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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서울 G20 국회의장 회의] 反테러 국제 안전망 구축 공조 토론 열기

    ‘글로벌 화두는 반테러(Counter-Terrorism)이다.’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과 중동·북아프리카 소요사태 등을 계기로 테러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반테러 등 국제적 난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가 19일 개막됐다.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G20 국회의장 회의에는 국회의장 참가국 14개국를 비롯, 모두 26개국이 참여했다. ‘안전한 세계, 더 나은 미래’를 구호로 내걸고, ‘공동 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의장국 대표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인류는 글로벌 자연재해, 빈곤과 테러, 원자력의 안정적 관리 등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 모두 지혜를 다해 보다 나은 세계, 보다 나은 미래를 창출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각국 의장들은 글로벌 테러의 ‘아이콘’이었던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반테러를 위한 공조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스페인 상원의장은 “유엔의 ‘글로벌 대테러 전략’에 기초한 효율적인 국제공조를 전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존 스탠리 영국 하원의원은 반테러를 위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28개 회원국 의회 간 공조 체제를 소개하면서 “폭넓은 정책 공조가 필요한 분야 중 하나는 무기·군사기술 수출에 대한 국제적인 통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알렉산드르 토르신 러시아 상원부의장은 “빈라덴 사살로 테러가 주춤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테러를 양산할 수도 있다.”면서 양자 간 또는 국제기구 차원에서 공조 필요성을 제안했다. 메이라 쿠마르 인도 하원의장도 “민주주의가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테러에 관한 종합적 협약이 있다면 국제사회는 통합된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메흐멧 알리 터키 국회의장은 “알 카에다 테러로 이슬람이 타격을 받았고, 반 이슬람 감정과 문명 간 갈등은 더 많은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이슬람과 테러를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서는 또 일본 원전사태와 북아프리카 지역 소요 등 전 세계 안전에 대한 우려와 각국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됐다. 개발도상국 발전전략으로는 각국 의회가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회복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재확인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미국 하원의원은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통해 50년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공동 번영을 위해 타국의 경험을 배우고 그것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 폐막하는 서울 회의에서는 ‘반테러’와 ‘안전한 세상’ 등을 위한 세계 주요국 의회의 의지와 노력을 담은 공동선언문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돈 풀어 ‘親美’ 심는다… 오바마 중동구상 주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국무부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 약속을 골자로 한 ‘신(新)중동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이 지역 친미 독재정권들의 잇단 몰락에 따른 영향력 상실을 타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종전에는 독재자와의 결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앞으로는 경제적 지원으로 미국식 시스템을 주입시킴으로써 국가의 체제와 민심을 친미적으로 변형시키려 하는 대담한 구상이라 할 수 있다. 18일 블룸버그와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최근 민주혁명이 성공한 튀니지와 이집트에 경제적 지원을 제안함으로써 다른 중동국가에 모델을 제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집트가 미국에 빚진 돈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0억 달러의 빚을 탕감해 주고 새로 10억 달러를 대출해 준다는 것이다. 또 이집트의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통해 20억 달러를 지원하고 6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이집트 기업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개발은행들을 통해 이집트와 튀니지에 수십억 달러를 추가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이들 국가의 비정부기구(NGO)와 대학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이들 기관이 글로벌화된 경제 정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을 억압하며 유혈 사태를 부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등에게는 ‘채찍’을 들 것임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멘과 바레인 등의 독재자들에게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발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백악관은 18일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 6명에 대해 자산 동결 등의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관련, “지난 10년간 미국의 초점은 주로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노력과 오사마 빈라덴 추적, 알카에다와의 싸움 등에 맞춰졌다.”면서 “앞으로도 알카에다와의 싸움은 계속되겠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가치를 진전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중동 문제 중 하나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은 포함될 가능성이 낮아 절름발이 중동 구상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새로운 ‘중동 독트린’ 발표 임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동 정책 관련 연설을 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이번 연설은 중동평화협상 문제를 포함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광범위한 연설”이라고 말했다.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대테러 전쟁의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된 데다 중동의 민주화 도미노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독트린’ 형식의 중동전략을 천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6월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이슬람권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역사적인 화해 연설을 한 바 있다.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미국이 어떻게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말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문제도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소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역사적 순간에 있다.”면서 “이는 그 지역 주민들의 삶과 미국의 안보를 개선할 변화를 미국과 동맹국들이 지지할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연설 내용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면담한 뒤 “중동 지역에서의 빠른 전환은 충분한 정치적·경제적 개혁을 수반해야 한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중동 지역의 민주화 바람 속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 재개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제성장·민주화 선배 한국의 도움 절실”

    “경제성장·민주화 선배 한국의 도움 절실”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이 22일로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이집트는 여전히 폭풍의 한복판에 위태롭게 서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이슬람 신도와 콥트 기독교인 간 유혈충돌로 최근 10여명이 숨지는 등 치안마저 불안하다. 이집트 시민혁명의 도화선으로, 타임이 정한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첫번째로 선정됐던 와엘 고님(31)은 걸음마 단계의 이집트 민주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30년 넘게 억압받아 온 이집트 국민에게 민주화 과정의 홀로서기 연습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고님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모두 이룩한) 한국을 존경한다.”면서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집트 사회가 안정화될 수 있으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국 내 빈곤과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설립을 추진 중인 고님에게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 물었다. “문제는 역시 경제다.” 고님은 ‘경제난’을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집트 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혁명 성공 이후에는 반대로 민주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라고 걱정했다. 고님은 특히 “이집트 국민 중 관광업에 종사하는 가구 구성원이 100만명 이상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혁명 이후 직업을 잃거나 관광객 감소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5일 이후 석 달 동안 관광수입이 22억 7000만 달러(약 2조 4740억원)나 감소, 관광대국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00억~12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님은 “아랍혁명의 이정표가 된 이집트 사회가 혁명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주려면 경제성장이 지속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에 혼란이 계속될 경우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독재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치안문제와 민주적 정부 운영방식 및 반부패제도 확립을 둘러싼 혼란도 이집트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또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의 피살 이후 아랍권역에 극단주의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부정했다. 특히 ‘아랍권의 민중 봉기가 빈라덴이 이끈 성전의 일부였다.’는 알카에다의 주장에 대해 고님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시위는 평화혁명이었다. 지난 1월 이집트인들이 거리에 모여 처음 외친 구호 역시 ‘평화’였다.”면서 “무바라크 반대 시위가 이집트인 수백만명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건 철저히 평화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아랍의 봄’이 어느 지역까지 확산될지 묻자 “‘아랍의 봄’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재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국민으로부터) 공경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인 표현 안에는 ‘물러날 시기를 놓치면 시위대는 걷잡을 수 없이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독재자들은 이집트와 튀니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봐야 한다. 이곳의 낡은 독재자들은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님은 아랍권역의 젊은 세대가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줄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혁명의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뜻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화 선배 국가로서 더 나은 이집트를 위해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집트의 한국대사관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이집트의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려 줬으면 좋겠다.”면서 “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 국민이 있다면 다음 관광지로 이집트는 어떻겠느냐.”고 부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알카에다 임시지도자에 사이프 알아델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라덴의 후임으로 이집트 특수부대 대령 출신의 사이프 알아델을 임명했다고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와 미국의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발행되는 ‘더 뉴스’는 알카에다가 최근 모처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알아델을 ‘임시’ 최고책임자로 선출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무장조직 ‘리비아전투그룹’ 지도자 출신인 노만 베노트만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알아델이 ‘최고책임자 대행’으로 임명됐다고 확인했다.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알아델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테러현상범’ 명단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이집트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1980년대에 빈라덴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의 대소련 항쟁에 참여했고, 1998년 케냐 및 탄자니아 미국 대사관 테러사건과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폭탄 테러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2001년 탈레반 실권 이후 이란으로 도망친 뒤 사우디에 알카에다 지부를 세워 활동해 오다 지난해 파키스탄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 뉴스’는 빈라덴 후임자로 지목돼 온 알자와히리는 알아델의 후원자로서 해외 네트워크를 총괄하게 됐다고 전했다. 알아델의 알카에다 차기 지도자 임명 보도에 대해 테러리즘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양하다. 베노트만은 먼저 알아델의 임명에 예멘과 사우디 등 알카에다 내 아라비아반도 출신들이 반발할 가능성을 꼽았다. 베노트만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알아델을 ‘관리형’ 지도자로 표현하고 “알카에다 재건을 위해 일종의 ‘빈라덴 대행’으로 일정기간 활동하면서 아라비아반도 출신이 아닌 지도부에 대한 조직 내 반응을 점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아델이 북아프리카, 예멘 등 세계 각지의 알카에다 지부조직 책임자들로부터 ‘바야’(충성서약)를 받아낼 수 있을지가 그의 지도력을 판단하는 첫 번째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파키스탄 언론들의 보도가 맞다면 알자와히리가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자와히리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라크와 예멘의 과격 성향 알카에다 조직과 알아델을 지지하는 세력 간 내분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라크 국방부는 18일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의 지도자 미클리프 모하메드 후세인 알 아자위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외신보도의 문제/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외신보도의 문제/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때 종속이론이 한국 학계를 풍미한 적이 있다. 한국경제가 대외 선진경제에 종속되어 독자적인 발전의 길을 모색할 수 없다는 이 이론은 현상이 그렇지 않게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조했다. 언론학계에도 비슷한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허버트 실러는 미국의 양심이라는 촘스키 교수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미국 비판론자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 치열할 때인 1969년에 나온 ‘미국 제국’은 그의 대표작으로, 미국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자 얼마나 정보·문화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폭로한 책이다. 만약 어떤 나라가 패권을 차지하고 이를 유지하려 한다면 정보·문화의 지배는 필수적이다. 한 나라의 패권에는 지배당하는 자의 불만이 있게 마련이고 이를 무마하려면 큰 비용이 드는데, 패권적 정보와 문화는 아예 이런 인식을 막아 불만이 생기지 않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국제 뉴스는 이 점에서 단적인 사례다. 잘 알려졌다시피 서울신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대부분의 국제 뉴스를 CNN이나 로이터 같은 국제 뉴스사들이나 국제 정세에 민감한 선진국 언론들의 공급에 의존한다. 우리도 특파원이 일부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교류가 많은 나라에 국한된다. 허버트 실러가 한참 인용될 때인 1980년대 초중반에도 그랬지만 그때에 비해 나라의 부가 몇 배나 증가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수시로 벌어진 전쟁 탓에 국제 뉴스의 온상이 된 중동의 경우는 최근의 재스민 혁명이나 리비아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들 국제 언론사의 취재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고 최근 연구는 말한다. 그러나 이 점은 이들 뉴스의 진위 여부를 떠나 중동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크게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동침 언론’으로 직역될 수 있는 이른바 ‘임베디드 저널리즘’(embedded journalism)은 이들 언론의 약점을 지적한 말로, 전쟁에 참여한 한쪽 군대와 같은 침상을 쓰는 기자가 어떻게 양쪽을 공평하게 볼 수 있겠는가를 빗대는 말이다. 결국, 그 뉴스들은 미국(또는 영국, 나토 등)의 시각을 그대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언론 통제에 실패해 낭패를 봤던 베트남 전쟁 이후 매우 체계적이고 집중적이 된 미국의 전쟁 언론정책, 특히 걸프전쟁을 떠올려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이들 언론사가 미국의 정책을 무작정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나름의 관점과 상당한 자율성을 가지고 취재에 임한다. 또 지금은 국제 언론사들이 이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알자지라 같은 중동 소재의 뉴스사들도 뉴스를 생산하고, 심심치 않게 우리 언론에도 인용된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대안들은 압도적인 군사력과 정보력을 앞세운 미국의 체계적인 정보관리에 턱없이 못 미친다. 빠르고 생생한 뉴스를 추구하는 이들 언론에 문제의 핵심에 있는 사담 후세인이나 오사마 빈라덴, 카다피 등에 대한 각종 정보는 그야말로 금쪽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군사적으로 매우 비밀스러운 것이며, 그에 준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가까이 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이다. 미국의 국방부나 CIA 같은 정보기관이 언론에 중요하게 취급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이 전략적으로 흘려주는 정보는 국제 언론사들에 의해 다시 가공되고 전 세계로 전파된다. 가치 높은 뉴스를 얻으려면 이들의 이런 관리를 받는 게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두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각종 의문과 루머, 리비아 사태의 향배를 둘러싼 확인할 길 없는 이런저런 예단과 추측성 전망은 앞으로 생길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어떤 사태에서 큰 차이 없이 반복될 것이다. 마치 이라크전이 걸프전의 쌍둥이였던 것처럼. 지난 1980년대에 실러의 주장을 처음 들으면서 충격을 느꼈던 우리 언론이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다른 돌파구 없이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 [단독]이집트 혁명영웅 “한국에 무한한 존경과 경의”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이 22일로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이집트는 여전히 폭풍의 한복판에 위태롭게 서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이슬람 신도와 콥트 기독교인 간 유혈충돌로 최근 10여명이 숨지는 등 치안마저 불안하다.  이집트 시민혁명의 도화선으로, 타임이 정한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첫번째로 선정됐던 와엘 고님(31)은 걸음마 단계의 이집트 민주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30년 넘게 억압 받아 온 이집트 국민에게 민주화 과정의 홀로서기 연습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모두 이룩한) 한국을 존경한다.”면서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집트 사회가 안정화될 수 있으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국 내 빈곤과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설립을 추진 중인 고님에게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 물었다.  “경제난이 혁명 이후 최대 걸림돌”  “문제는 역시 경제다.”  고님은 ‘경제난’을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집트 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혁명 성공 이후에는 반대로 민주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라고 걱정했다. 고님은 특히 “이집트 국민 중 관광업에 종사하는 가구 구성원이 100만명 이상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혁명 이후 직업을 잃거나 관광객 감소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5일 이후 석 달 동안 관광수입이 22억 70000만 달러(약 2조 4740억원)나 감소, 관광대국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00억~12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님은 “아랍혁명의 이정표가 된 이집트 사회가 혁명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주려면 경제성장이 지속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혼란이 계속될 경우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독재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치안문제와 민주적 정부 운영방식 및 반부패제도 확립을 둘러싼 혼란도 이집트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화시위로 과격세력 준동 없어한국 도움이 절실”  고님은 또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의 피살 이후 아랍권역에 극단주의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부정했다. 특히 ‘아랍권의 민중 봉기가 빈라덴이 이끈 성전의 일부였다.’는 알카에다의 주장에 대해 고님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시위는 평화혁명이었다. 지난 1월 이집트인들이 거리에 모여 처음 외친 구호 역시 ‘평화’였다.”면서 “무바라크 반대 시위가 이집트인 수백만명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건 철저히 평화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아랍의 봄’이 어느 지역까지 확산될지 묻자 “‘아랍의 봄’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재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국민으로부터) 공경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인 표현 안에는 ‘물러날 시기를 놓치면 시위대는 걷잡을 수 없이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독재자들은 이집트와 튀니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봐야 한다. 이곳의 낡은 독재자들은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님은 아랍권역의 젊은 세대가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줄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혁명의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뜻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화 선배 국가로서 더 나은 이집트를 위해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집트의 한국대사관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이집트의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려 줬으면 좋겠다.”면서 “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 국민이 있다면 다음 관광지로 이집트는 어떻겠느냐.”고 부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마오는 냉소적… 저우는 통찰력 뛰어나”

    “마오(쩌둥)는 냉소적이었고, 저우(언라이)는 통찰력이 뛰어났다. 장쩌민 전 주석은 절대 외국 압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철학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1971년 ‘비밀·잠행 외교’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냈던 헨리 키신저(88) 전 국무장관이 두 나라 외교 관계를 다룬 ‘중국에 관해’(On China)를 17일 출간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키신저의 마지막 저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책에는 수교 당시 외교 비사는 물론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의 대화 내용 등도 담겨 있다. 키신저는 책에서 “중·미 협력 관계는 세계 안정과 평화에 필수 불가결하다.”면서 “두 나라 관계가 ‘제로섬 게임’이 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닉슨 전 대통령이 대중국 외교 정책을 시작할 때 키신저가 맡았던 역할을 설명했을 뿐 아니라 중국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서방에 대한 외교 정책과 견해를 형성해 왔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키신저는 중국의 도약으로 양극 체제가 다시 만들어지고, 새로운 냉전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부에 군사 강국을 추구해 미국과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민족주의적인 사고를 하는 진영이 있고, 미국 워싱턴에도 대결 관계를 선호하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회고록 출간에 맞춰 이뤄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사담 후세인(전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한 뒤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넘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을 훼손하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응징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빈라덴 시신 사진 공개될까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빈라덴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ABC방송은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의해 사살된 빈라덴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주택에서 가져온 정보들을 분석한 결과 “빈라덴이 직접 쓴 글에 (오바마) 대통령을 암살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촉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또 “빈라덴은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방해할 방법들을 모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프로파일러 출신인 브래드 개럿은 “빈라덴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교의 신앙을 훼손해 사적으로 매우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고, 암살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얼마 전 공개한 아보타바드에 은신 중인 생전의 빈라덴 동영상을 보면 빈라덴은 TV를 보다가 오바마가 나오면 리모컨으로 서둘러 채널을 바꾸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 대통령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빈라덴이 미국의 고위 관료들을 공격 목표로 삼길 원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빈라덴이 미국과 영국, 독일, 캐나다, 스페인, 이스라엘 등 6개국을 테러 목표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보수 사법 감시 단체인 ‘주디셜 워치’는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빈라덴의 사진과 작전 기록물 등을 공개하라고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프간 PRT 자문단장 박정동 교수에게 듣는다

    아프간 PRT 자문단장 박정동 교수에게 듣는다

    30년에 걸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 아프가니스탄. 한국이 이 나라를 일으키기 위한 중장기 부흥재건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아프간 지방재건팀(PRT)을 뒤따라 들어간 자문단그룹 단장인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말하자면 아프간 재건의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의 총 책임자이다. 그는 “수시로 포탄이 떨어지고 바로 옆에서도 지뢰가 터지는 곳”이라면서도 “부흥재건 계획이 성공하는 모습을 꼭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3주간 휴가를 맞아 일시 귀국한 박 교수를 지난 11일 만나 아프간 재건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나. -전공이 후진국의 개발경제학이다. 2001년 당시 재정경제부의 요청으로 캄보디아 훈센 총리실에 경제자문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원래 작년부터 안식년인데 외교통상부에서 1년만 맡아달라고 해서 갔다. 식구들은 “군인도 외교관도 아니면서 꼭 아프간에 가야 하느냐.”고 반발이 많았다(웃음). →아프간 재건계획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국의 경제기획원 같은 정부기관이 경제개발정책 계획과 공공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했다. 재건계획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농촌개발 ▲인적자원 개발 ▲도시경제 개발 등 크게 세개의 축으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계획을 짤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아프간은 국민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국가다. 기본적으로 새마을 운동의 방식으로 정신개혁이 일어나야 하고, 거기서 생기는 유휴인력을 마산 수출가공지역 같은 도시로 보내는 것이다. 이들이 섬유·신발 업종에 취업해서 수출 경제를 끌고 가게 된다.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인적자원개발도 필요하다. 정신교육뿐 아니라 농고·공고·상고를 통해 기술교육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개발 계획과 많이 닮았다. -실제로 60년전 폐허의 한국 상황과 아프간이 너무 흡사하다. 우리는 3년 전쟁이지만 아프간은 30년 전쟁을 치렀다. 세계 어떤 경제개발 모델보다 한국의 경험이 가장 적합하다. 우리도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가 됐으니 국제사회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 →아프간에서도 새마을 운동이 잘될까. -어떤 식의 인센티브를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그랬듯이 마을 간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도록 하면 된다. 다리 하나를 짓더라도 현지 주민들이 소액이나마 돈을 내도록 해서 스스로 참여의식을 높이고 보상성과가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100% 해외 원조는 실패한다. →이 모델이 잘되면 다른 후진국으로도 전파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는 박정희식 경제성장 모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지만 1960~70년대 경제개발 모델은 굉장히 유익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에서 후진국에 개별적으로 농장이나 학교, 병원 등을 짓는 단기성 지원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민·군이 함께 들어가 개발 전략을 짠 것은 처음이다. →아프간 정부가 거는 기대가 크겠다. -파라완주의 경제국장, 국회의원 등 25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강의를 했다. 한국의 지난 60년동안의 발전상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눈물을 펑펑 흘렸다. 자신들의 상황이 60년전 한국과 똑같다면서 “우리도 한국처럼 되고 싶다. 이렇게 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아프간 파병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많은데. -우리는 한·미동맹 테두리에서 자라왔다. 중국 속담에 “우물물을 마실 때는 우물 판 사람을 기억하라.”고 했다. 미국과 유엔의 도움으로 경제대국이 됐는데 이제는 돌려줄 때다. 경제규모에 비해 해외원조가 가장 인색한 나라가 한국이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줄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은 한국 뿐이다. 우리는 베풀 만한 재료를 가지고 있다. →왜 한국이 재건 계획을 세우게 됐나. -미군은 10년간 아프간에 주둔하면서도 전문인력이 없고 전쟁만 하느라 중장기 계획을 짜지 못했다. 성공적으로 압축성장을 이룬 한국의 경제개발 전문가가 계획을 짜달라고 부탁해 왔다. 처음에는 국유기업이 개발 초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이 성공한 모델이라고 설명하니 더이상 묻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돈이다. 아프간도 한국도 여력이 없다. 결국 국제사회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주도가 돼 국제사회에 호소해서 건설비용을 충당해야 할 것이다. →오사마 빈라덴도 사망했고 지역 정세가 많이 불안할 것 같다. -귀국하기 전날에도 막사 주변을 순찰하던 미군 병사 2명이 지뢰가 터져서 다리가 잘려 나가는 사고가 있었다. 내가 묵고 있는 막사 담벼락이었다. 평소에도 부대 밖을 한 발짝이라도 나갈 때는 군인 동승하에 전차를 타고 나간다. 영외활동을 할 때는 20㎏짜리 방탄조끼를 입는다. 당분간은 매우 위험할 것 같다. →미군이 아프간 병력을 축소할 계획인데. -빈라덴이 없는 상황에서는 탈레반도 미국과 싸울 이유가 없다. 미국 정부와 화해를 모색할 것이고 아프간 정부도 화해 중재에 나설 의향이 있다. 미군의 전투병력이 빠지면 주한미군의 형태가 될 것이다. 아프간에 평화의 시기가 돌아오면 아프간도 본격적인 개발의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민·군 협력체제가 전개되면 한국 PRT의 역할이 보다 커질 것이다. →빈라덴 사망 이후 아프간 민심은 어떤가. -미국에 의해 아랍계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대해 반미감정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쟁의 명분이 없어졌으니까 전쟁이 끝나는 시점이 빨리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에 가장 어둡다.’라는 표현이 지금의 아프간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인 것 같다.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개발모델링을 완료해서 지금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세련된 모델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박정희 스쿨’(가칭)을 만드는 게 꿈이다. 후진국의 지도자를 불러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교육하고 싶다. 미국의 케네디스쿨처럼 왜 안 되나. 한국에서는 이 자산 가치에 코웃음을 치지만 소중한 자산이다. →아프간 모델을 통일 후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북한은 바로 현재 상황을 타개해 줄 수 있는 한국이라는 스폰서가 있다.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지만 가능하다. 한국도 북한인력의 저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노릴 것이다. 인센티브 제도만 잘 갖춰진다면 새마을 운동도 성공할 것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아프간에 더 체류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1차적인 계획을 짠 것이고 실행과정을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이 계획이 휴지통으로 갈 건지 조금씩이라도 땀흘리는 농부, 공인의 모습으로 나타날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빠르면 1년안에 소규모 프로젝트라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그 작은 욕심 때문에 근무를 연장할 지 고민하고 있다. 식구들이 알면 큰일인데…(웃음).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프로필 ▲51세 ▲도쿄대 경제학 박사 ▲베이징대 연구교수 ▲하버드대 방문교수 ▲캄보디아왕국 경제자문관 ▲대통령자문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 전문위원 ▲국회 한중포럼 자문위원
  • 파키스탄 軍훈련소 자폭테러… 탈레반 보복 본격화

    파키스탄 북서부 차르사다 샤브카다에 있는 국경수비대 훈련소에서 두 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13일(현지시간) 오전 발생해 최소 80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쳤다. 범인은 ‘파키스탄 탈레반운동’(TTP) 대원이었다. 본격적인 보복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P는 사망자 가운데 66명이 신병이었고 민간인 희생자도 일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올해 들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폭탄 테러 직후 아사눌라 아산 TTP 대변인은 AFP통신과 전화통화를 통해 “우리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오늘 공격은 오사마 빈라덴의 순교에 대한 첫 번째 보복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더욱 강력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 땅을 지키려는 파키스탄 군의 작전은 실패했다.”고 조롱했다. 테러가 발생한 샤브카다는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장악한 북서부 중심도시 페샤와르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지점이다. TTP는 현재 최고 지도자인 하키물라의 형 바이툴라 메수드가 2007년 조직한 단체다.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내 남(南) 와지리스탄을 본거지로 삼아 활동해 왔으며 3만∼3만 5000명으로 추산되는 대원 대다수는 파슈툰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2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과 2009년 3월 라호르 경찰학교 습격사건 등 굵직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더욱 악명을 떨쳤다. 미국은 당시 지도자였던 바이툴라를 잡기 위해 500만 달러나 되는 현상금을 내걸었다. 결국 2009년 무인기를 이용해 바이툴라를 죽였지만 TTP는 곧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군 훈련소 입구에서 폭탄 조끼를 두른 테러범이 오토바이를 몰고 신병들이 타고 있는 군 차량에 접근해 폭탄을 터뜨렸다. 훈련과정을 마친 신병들이 열흘 휴가를 받고 훈련소를 나서던 찰나였다. 난장판이 된 현장으로 또 다른 테러범이 오토바이를 몰고 와 폭탄을 터뜨렸다. 삽시간에 훈련소는 ‘피의 웅덩이’로 변했고, 시신과 군인 모자, 신발 등이 처참하게 뒤섞였다. 신병들이 타고 있던 차량 10대도 파손됐다. 경찰은 테러 용의자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 폭발물의 무게가 6~8㎏이나 됐고, 다른 폭발물에는 볼베어링과 못 등을 파편으로 사용해 살상력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다리에 부상을 입은 한 군인은 “차 안에 앉아 있는데 작은 폭발음이 들려 왔다. 잠시 뒤 두 번째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면서 “순간 길바닥에 내던져져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그림자’ 보이자 바로 탕! 탕!… ‘생포 후 처형’ 아니었다

    ‘그림자’ 보이자 바로 탕! 탕!… ‘생포 후 처형’ 아니었다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최후의 순간이 담긴 영상물 내용이 자세히 드러났다. ‘제로니모 작전’(빈라덴 은신처 급습 작전)을 수행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팀6’ 대원들이 헬멧에 달린 소형 카메라로 촬영한 이 영상에는 작전의 모든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가족들의 주장과 달리 빈라덴은 생포된 뒤 사살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 CBS방송은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최근 워싱턴의 미 중앙정보국(CIA) 본부에서 이 같은 동영상을 시청했다며 12일(현지시간)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현지시간). 빈라덴이 숨어 있던 파키스탄 외곽 아보타바드 저택 안 마당에 미군 헬기가 내려앉았다. 문을 열고 뛰쳐나온 25명의 대원은 단층의 숙소 건물에서 빈라덴의 부하를 처음 맞닥뜨린다. 당황한 부하가 총구를 치켜들며 방아쇠를 당기자 특공대원들이 반격, 첫 번째 사살에 성공한다. 대원들은 이내 발걸음을 돌려 빈라덴이 머물고 있는 듯한 본관 건물로 향한다. 터질 듯한 긴장감 속에서 줄지어 건물 안 계단을 오르던 대원들의 눈에 3층 난간을 붙잡고 서 있는 검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190㎝가 넘는 장신, 사진 속에서만 봤던 ‘숙적’ 빈라덴이 틀림없었다.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은 채 편한 차림이었다. 대원들은 지체 없이 M4A1 자동소총을 조준했고 총구에서 불이 뿜어졌다. 그러나 총탄은 아슬아슬하게 ‘표적’을 빗나갔고 빈라덴은 황급히 자신의 침실로 몸을 숨겼다. 선두에 섰던 대원은 곧바로 침실문을 통해 방 안에 진입했다. 어린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사피아(12) 등 빈라덴의 딸들이었다. 대원은 딸들을 붙잡은 채 벽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고 두 번째로 진입한 대원이 빈라덴을 저격하려 하자 이번에는 부인이 앞을 가로막으며 달려들었다. 언뜻 빈라덴이 민 듯 보였으나 확실치 않았다. 대원은 여성을 거칠게 밀쳐냈고 빈라덴을 사격해 가슴을 맞혔다. 뒤에 버티고 있던 세 번째 대원은 다시 한번 빈라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총구를 떠난 탄환은 빈라덴의 머리를 정확히 관통했다. 작전 개시 40여분 만이었다. “제로니모 E-KIA(적을 사살했다.)”. 현장팀은 승전보를 CIA에 긴급히 보고했다. 대원들은 마지막으로 빈라덴의 일기장과 하드디스크 등 자료를 쓰레기 봉투에 급히 담은 뒤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왔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2일 “‘팀6’ 대원들이 자신들의 신변 안전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가족의 안전을 걱정했다.”며 “이들의 안전을 강화할 방법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팀6는 네이비실의 10개팀 가운데 최상의 엘리트 대원들로 이뤄진 올스타팀으로 그동안 존재 자체가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조직이었다. 하지만 빈라덴 사살 이후 미국 언론이 이들을 집중 조명하면서 신원이 노출되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빈라덴 시신 너무 섬뜩했다”

    “빈라덴 시신 너무 섬뜩했다”

    “너무 섬뜩했다. 그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사마 빈라덴 죽음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빈라덴 시신 사진 15장을 11일(현지시간) 일부 의원들에게 공개했다. 사진을 본 제임스 인호프(공화당·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진 속 인물은 의심할 여지 없이 빈라덴이었다. 총알이 그의 귀와 눈구멍을 관통해 눈두덩 밖으로 뇌가 다 튀어나와 매우 끔찍했다.”면서 몸서리쳤다. 15장의 사진 가운데 3장은 수장을 위해 아라비아해의 미 항공모함으로 옮겨진 시신을 포착한 것이고, 9장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그를 사살한 직후 찍은 사진이었다. 나머지 3장은 시신이 진짜 빈라덴인지 비교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과거 사진들이었다. 인호프 의원은 “빈라덴의 시체는 수장되기 전 무슬림 의례에 따라 씻겨진 상태였고 피와 장기를 빼냈기 때문에 얼굴을 알아보기 쉬웠다.”면서 “네이비실이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공모함에 옮겨진 깨끗한 시신 사진 2장은 식별이 가능하므로 대중에 공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통신은 CIA가 10일 미국 상하원의 군사·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사진 관람을 제의했으며, 인호프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 첫 번째 의원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진 복사는 허용되지 않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버지 수장은 모욕” 빈라덴 아들들 포문

    “아버지 수장은 모욕” 빈라덴 아들들 포문

    아버지의 죽음 이후 침묵하던 오사마 빈라덴의 아들들이 미국을 향해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그동안 아버지의 테러 행각을 규탄하며 ‘평화의 전도사’를 자처했던 넷째 아들 오마르(30)가 “미국이 기본적인 국제법마저 어기고 아버지를 사살했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정조준했다. 또 ‘테러의 황태자’로 불리며 아버지의 총애를 받던 막내 아들은 미군 특공대의 급습 작전을 피해 파키스탄 은신처를 빠져나간 것으로 보여 아들들이 피의 보복전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오마르는 9일(현지시간) 형제들을 대표해 발표한 ‘아들들의 성명’을 통해 “왜 미국은 빈라덴을 체포한 뒤 법정에 세워 세계인들에게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빈라덴을 암살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며, 임의적 살해를 통해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 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빈라덴 은신처에서 붙잡은 부인과 자녀를 석방하고 유엔이 빈라덴 사살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미국이 빈라덴을 수장한 데 대해 “유족과 추종자를 모욕했을 뿐 아니라 이슬람교도의 감정과 종교 규정에 도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 흩어져 사는 3명의 아들이 함께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서명은 오마르 혼자 했다. 또 파키스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빈라덴의 부인들은 “은신처를 습격당한 뒤 막내 아들 함자(20)가 사라졌다.”고 밝혀 미국을 긴장시켰다. 백악관은 애초 함자가 작전 때 사살됐다고 밝혔으나 숨진 아들은 함자의 형인 할리드(22)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막내 아들이 작전 당시 은신처를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함자는 아버지로부터 훈련받으며 알카에다의 미래 지도자감으로 성장해 왔다. 그는 2007년 이슬람 극단주의 사이트에 올라온 선전용 영상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덴마크를 파괴하라.”며 테러를 조장했고 2007년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 암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알카에다가 미국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빈라덴은 알카에다의 지도자이자 전쟁에 참여한 전투원이라며 빈라덴 사살이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아들들의 성명’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농담하느냐.”고 일축했다. 하지만 미국은 파키스탄마저 “작전 중 추락한 헬기 잔해를 중국에 넘기겠다.”고 밝혀 당황하고 있다. 이 기종은 기존의 블랙호크기에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을 개발한 중국이 스텔스 헬기의 제작 기술까지 엿본다면 미국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파키스탄의 한 정부 관료는 10일 미국 ABC방송을 통해 “우리는 잔해를 관찰하는 데 흥미를 느끼며 중국 측이 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파키스탄이 중국의 미사일 기술에 접근하기 위해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 잔해를 중국에 넘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빈라덴의 죽음과 관련해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자 시신 사진을 상원 군사위원회 및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빈라덴, 인터넷 조롱거리 전락

    빈라덴, 인터넷 조롱거리 전락

    공포의 대상이던 오사마 빈라덴이 인터넷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CNN은 9일(현지시간) “제멋대로인 인터넷 세상의 사람들에게는 죽음마저도 충분한 벌이 아니다.”라는 말로, 테러리스트였지만 사망한 사람을 놀림거리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인터넷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은 웹 애니메이션 제작자 톰 스콧이 만든 ‘빈라덴이 보고 있는 것은?’(What’s Osama bin Watchin’?)이다. 지난주 미군이 공개한 빈라덴의 은신처 수집품 가운데 가장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빈라덴이 자신의 흔적을 추적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동영상이었다. 스콧은 이 동영상을 사진으로 캡처해 네티즌들이 사진 속의 TV에 자신이 원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걸도록 해 놓았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빈라덴이 팝스타 레이디 가가나 저스틴 비버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는 엽기적인 모습으로 꾸며 놓았다. 심지어 빈라덴이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에서 주인공인 찰리 신이 나온 장면을 보고 있는 모습도 연출됐다. 지난달 영국 왕실 결혼식에 참석한 베아트리스 공주가 쓴 과도한 장식의 모자를 빈라덴에게 씌워 놓은 동영상도 등장했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의 부부싸움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유명해진 타이완의 넥스트미디어 애니메이션TV는 빈라덴 사살 과정까지 기괴하게 재구성했다. 게임 웹사이트 코타쿠 에디터인 브라이언 크레슨트는 “승리한 뒤 축구공에 못을 박는 것과 같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던 행위들”이라고 비판했다. 알카에다 비디오를 방송해 온 한 웹사이트(Shoumoukh al-Islam)는 빈라덴이 TV를 보고 있는 모습이라며 미국이 공개한 영상이 가짜라면서 10일 유튜브에 증거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약 10분 분량의 이 영상은 유튜브 홈페이지(http://www.youtube.com/watch?v=Z0aiBXTPTk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라크 알카에다 “알자와히리 지지”

    오사마 빈라덴 사망 이후 누가 알카에다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가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ISI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명의로 된 이 성명은 “당신(자와히리)은 결코 굴복하지 않고 바른 길을 가는 ISI의 충실한 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알자와히리에 충성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알카에다 최고 전략가이자 이론가로 통하는 알자와히리는 빈라덴 사망 이후 가장 유력한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집트 태생으로 카이로 의대를 나온 안과 의사 출신이자 빈라덴 생전부터 알카에다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ISI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검은 집 안에 사는 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빈라덴 사망 이후 그가 테러와 공포 속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 5일 경찰관 24명을 숨지게 한 이라크 경찰서 자살 폭탄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ISI는 “피에는 피, 파괴에는 파괴로 상대해 주겠다는 것을 신께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ISI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빈라덴과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조직한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의 상부조직으로 2006년 10월 출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I는 2009년 바그다드 정부청사 연쇄 테러 등을 주도하는 등 이라크 내 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오바마, 파키스탄과 충돌 대비 지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사마 빈 라덴 급습 작전 계획을 짰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행정부와 군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을 맡은 병력이 파키스탄 군경과 충돌을 빚을 경우 싸워서 뚫고 나올 만큼 충분한 규모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작전 병력이 “가능한 한 (파키스탄 측과의) 어떠한 충돌도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파키스탄 내에서 탈출하기 위해 응사를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라는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작전 계획에 따르면 작전 병력에 파키스탄 군경과의 교전을 피하도록 엄명을 내리고,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 파키스탄 측 고위급 대화 상대와 통화해 무력 충돌을 회피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작전 실행 약 10일 전 계획을 검토하고는 작전 병력을 위한 보호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충돌 때 싸워서 뚫고 나올 수 있도록 병력을 충분히 확보하라고 압박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파키스탄과의 불편한 관계를 감안해 어떤 것도 우연에 맡기기를 원치 않았다.”며 “대통령이 필요시에는 추가 병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헬기 2대로 병력을 진입시키려던 당초 계획에 헬기 2대와 병력이 추가 투입됐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같은 보도와는 달리 미국과 파키스탄은 10년 전 이미 미국이 파키스탄 영토에서 독자적으로 공습을 펼 수 있다는 비밀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심지어 양국은 작전 이후 파키스탄이 미국의 기습에 대해 거세게 항의할 수 있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가디언은 2001년 빈라덴이 아프가니스탄의 토라보라 산맥에서 도주한 이후 조시 부시 당시 미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후 2008년까지 대통령 역임) 사이에 이 계약이 맺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미군이 파키스탄 내에서 빈라덴과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 등 알카에다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이들의 은신처를 발견할 경우 단독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국의 대테러작전에 대해 정통한 전직 미 고위급 관리는 “파키스탄이 강력 항의해도 그들은 우리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2일 빈라덴 사살 이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항의는 계약의 표면적인 입장(public face)일 뿐, 우리는 그들이 계약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파키스탄이 알카에다 지도부를 기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으며, 파키스탄 측이 미국의 독자 행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 불변”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9일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따른 보복테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관타나모 수용소를 궁극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마약 관련 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홀더 장관은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은 여전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뜻”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와 마찬가지로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함으로써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유지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내 일각에서 빈라덴 사살작전 성공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으로부터 취득한 정보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들어 수용소 폐쇄를 반대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의지대로 수용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英 해리왕자가 빈라덴 사살 보복 표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일부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들이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8일(현지시간) 영국의 급진 이슬람 단체인 ‘반(反)십자군 무슬림’(MAC)이 홈페이지를 통해 해리 왕자를 혐오하는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무슬림 급진주의 단체들이 해리 왕자를 빈라덴의 죽음에 대한 보복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MAC가 홈페이지에 올린 ‘나치주의자 해리’라는 제목의 3분짜리 영상에는 해리 왕자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0주간 영국군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당시 모습이 나온다. 아프간전 복무 동영상에 이어 2005년 해리 왕자가 한 파티에 나치 군복을 입고 등장했던 사진이 화면에 나오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신문은 문제의 동영상이 최근 영국 육군항공대 대위로 진급한 해리 왕자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기 위해 제작됐고 실제로 유튜브에 소개된 동영상에는 이에 동조하는 과격한 내용의 답글들이 달렸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알라가 해리를 파괴하기를”이라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은 “그가 지옥에서 썩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영국의 한 보안소식통은 “해리 왕자는 불가피하게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험이 커질수록 그에 대한 경호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MAC 대변인 안젬 추다리는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참전과 관련해 영국 왕실과 해리 왕자에 대한 분노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다리는 문제의 영상이 해리 왕자에 대한 테러를 선동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자신들은 군사적 행동이 아닌 정치적 행동을 추구한다고 해명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알카에다 12년간 1만명 살상

    오사마 빈라덴이 이끌어 온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현존하는 테러단체로는 가장 많이 인명을 살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8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대 국립 테러 및 테러대응 연구(START) 컨소시엄이 발간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 “빈라덴이 창설한 알카에다가 지난 12년 동안 일으킨 테러로 1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1998년 이래 세계 각지에서 84건의 테러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최소 4299명이 죽고 6300명이 부상했다. 이 수치에는 이라크 알카에다 등 연계조직의 테러는 제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이래 전 세계에서 테러에 가담한 조직은 600여 개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2만 204건의 테러를 일으킨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알카에다가 일으킨 테러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알카에다가 살상한 인명은 전체의 20%를 넘었다. 보고서는 “이는 알카에다의 과격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알카에다는 창설된 지 오래된 악명 높은 테러조직들보다도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스페인 바스크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ETA는 1972년부터 2008년까지 820명을 살해했고, 영국 내 분리독립 무장투쟁 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은 1970년 이래 18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30여 년 동안 4835명을 살해했지만, 4299명의 목숨을 앗아간 알카에다의 살상은 불과 10년 동안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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