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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슈켄트(외언내언)

    『조선사람으는 김치랑 밥이랑 먹을 째비지.빵만 먹고 어찌 살갔음』우즈베크공화국에 사는 한인들은 그렇게 말한다.그렇다고 그들이 교민 1세들만도 아니다.50·60대의 그곳서 태어난 2세들도 그렇게 말한다.「째비」란 말이 많이 나와서 무슨 말인가고 물었더니 「조선사람으가」어째서 조선말도 모르느냐고 오히려 핀잔만 줄뿐 딱히 설명도 못한다. 억양이나 사투리로 보아 1930년대의 함경도언어쯤 되는 말투를 그들은 쓰고있다.그시절의 우리말과 생활풍습 그대로 타임캡슐 속에 칩거해 있다가 방금 튀어나온 사람들같은 한인들이 우즈베크공화국에만 20여만명이 살고 있다. 거의가 30년대 말께 소련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원동 연해주로부터 옮겨온 후예들이다.열사의 중앙아시아땅에 내버리듯 던져졌지만 지혜롭고 억척스럽게 살아남아 오늘을 보게된 우리의 동포들이다.아마도 그들을 여전히 그렇게 「조선사람」이게 한 힘이 오늘의 그들을 있게 했을 것이다.우수하고 지혜로워서 『잘 사는 소수민족』으로 존중받으며 살고있다. 소연방에 합쳐져 70여년이 되었지만 결코 러시아에 동화되기를 원치 않았던 민족의식이 강한 이 나라는 소련해체후 제일 먼저 독립을 하고 언어부터 우즈베크어를 공식언어로 바꿨다.타슈켄트만 해도 민족주의 회귀로 소수민족에게 가혹하게 구는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도시다.그러면서도 한국처럼 신생국이면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당찬 나라에 대해서는 배우고 지원받을 것이 많다고 생각되어 손짓하는 나라다. 그 수도 타슈켄트를 오늘 대한민국의 김영삼대통령이 방문한다.최상의 국빈대접을 받으며 찾아온 조국의 대통령이 그곳 동포들에게는 참으로 자랑스럽고 소중할 것이다.그 먼 이역에까지 조국을 옮겨다 보여주는 대통령에게 오랜 세월 한맺혔던 그곳 한인동포들은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대통령의 방문이 큰 위로와 고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명분보다 중요한 적법성/우득정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상무대 정치자금 의혹사건과 관련,수표추적 문제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되며 금융실명제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권은 실명제의 「금융거래 비밀보호」 조항을 들어 난색을 표하는 반면 야권은 정치자금 의혹을 규명하려면 수표추적이 필수적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정치권의 이런 논쟁만 보면 「실명제만 되면 돈의 흐름이 투명하게 돼 검은 돈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게 된다」던 실명제의 명분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실명제가 검은 돈을 햇볕 아래로 끌어내기는 커녕 도리어 비리를 숨겨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과거 법의 범위를 넘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자금추적의 향수를 생각하면 지금의 금융거래 비밀조항은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융통성이 없다.또 검은 돈이 「거처」를 옮길 때마다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자금추적을 해야 하는 관련법은 자칫 독소조항으로까지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듯한 정치 명분에도 불구하고 자금추적이 비리를 척결하는 만병통치약인 듯 내세우는 주장에도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 야권의 주장대로 정치권의 합의나 여권의 「성의」를 앞세워 과거의 투망식 자금추적 관행을 답습한다면 편의성이 적법성을 압도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명분이 법과 제도를 압도하는 명분 만능주의가 성행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는 것이다. 실명제의 궁극 목표는 소수의 비리를 척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자금의 흐름을 정상화하자는 데 있다.실명제 이전까지 국민총생산의 약 10%인 30조원으로 추정됐던 음성자금을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자는 데 보다 큰 뜻이 있는 것이다. 이같은 취지를 감안한다면 당장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금융거래의 비밀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정치권의 주장대로 편의에 따라 금융거래의 비밀이 보장되지 않는다면,「금융대란」은 아니라도 소란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공연히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지나 않을 지 걱정된다.
  • 시와 무용·음악 한자리서 만난다

    ◎오늘 국립중앙극장 「초 여름 밤의 시축제」/서정주·박두진 등 출연,자작시 낭송/창극·합창·무용단등이 분위기 돋워 한국문단의 기라성 같은 시인들과 공연예술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초 여름 밤의 시축제」가 21일 하오 6시부터 2시간동안 국립중앙극장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서정주와 김남조 박두진 정공채 강계순 이근배 신달자 김종원 허영자 하재봉같은 시인들과 안숙선 김성녀등 국악인,테너 임정근과 소프라노 진귀옥,그리고 무용단 극단 합창단 창극단등 국립극장의 산하단체가 총 출연한다.사회는 김수남 색동회장. 이 행사는 국립극장이 매주 토요일 하오에 여는 「문화광장」 프로그램의 하나이며 시축제는 지난 해에 이어 세번째. 고급 문화행사이면서도 입장료가 없어 청소년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 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특히 갈 곳이 없어 고민하는 연인들이 이곳을 찾으면 축제가 끝난 뒤 극장 아래 장충동 족발집을 찾아 빈대떡 한 접시를 안주로 소주 한잔을 나눌 수 있는 비용이 굳는 셈이다.또 조금 전 보고 들은 행사를 주제로오랜만에 「우아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또 평소 좋아하는 시인이 있다면 이날 행사의 출연료 봉투가 그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족발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뒤따르면 시보다 더 진한 시인의 체취와 함께 소주와 빈대떡까지 공짜로 포식할 가능성이 크다. 시축제는 김남조 시에 장일남이 곡을 붙인 「시인만세」를 오세종이 지휘하는 국립합창단이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다.이어 시인들의 자작시 낭송 사이 사이에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갖가지 이벤트가 선을 보인다. 판소리명창 안숙선은 피리와 장구 반주에 맞추어 서정주의 「국화옆에서」를 창으로 부른다.현대시에 내재해있는 전통음악의 운율을 되살려 보려는 소리꾼의 노력이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박이도의 시 「아지랑이」가 낭송되는 가운데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브라나」중 「새봄」대목을 배경음악으로 국립발레단원 9명이 펼치는 「시와 발레와의 만남」도 관심거리.하재봉이 자신의 베스트셀러 「비디오천국」을 낭송하는 가운데 유망주 박호빈·조성주의 현대춤도 신세대의 감각을 짙게 내비칠 것이다. 만능탤런트 김성녀의 「논개」 낭송은 지난번 행사에서 큰 갈채를 받아 다시 선보이는 「앙코르 프로그램」.시축제는 신동엽의 「금강」을 권성덕 국립극단장이 특유의 비장하면서도 서민적인 어투로 채상묵 무용단과 함께 마지막을 장식한다.문의는 274­1151.
  • 예술의 전당 어린이날 축제 펼친다

    ◎엄마·아빠와 함께 즐길수 있는 다양한 행사 마련/사랑의 꽃 나눠주기·먹거리장터 설치/야외춤판·음악회·제기차기 대회도 예술의 전당이 5일 하루 「어린이의 전당」으로 탈바꿈해 먹거리 장터와 신나는 놀이공간이 있는 축제마당으로 꾸며진다.또 어린이날 특선음악회와 꽃축제한마당,서예한마당,한국종이미술전등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갖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먼저 예술의 전당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들어서는 순간 꽃한송이씩을 선사받게 된다.8일까지 모두 10만본을 줄 이 「사랑의 꽃 나누어주기」행사는 한국절화협동조합이 도왔다. 「꽃축제한마당」은 가족단위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통체증을 뚫고 멀리있는 일반위락시설을 찾지않더라도 흥미있고 의미있는 날이 되도록 꾸민 잔치.엿장수의 엿가락소리를 배경으로 빈대떡 파전을 비롯한 먹거리가 가득하다.또 최규호의 마임공연,이정희 현대무용단의 야외춤,고적대의 팡파르,사물놀이,마술쇼,기네스 우승자들의 묘기,베틀짜기게임,타이어공튀기기,훌라후프,제기차기,벽돌차기,동요노래방등 직접 참여하거나 보고즐길수 있는 갖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어린이날 특선음악회」는 하오 2시 음악당에서 열린다.개그맨 이경규가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코믹하게 지휘하고 탤런트이자 가수인 손지창이 「언제까지나 널」「사랑하고 있다는 걸」을 부른다.또 「오데로 갔나」로 잘 알려진 MBC합창단이 만화영화주제가를 부른다.국민학교 1학년에서 6학년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협연하는 순서도 마련되어 있다. 또 서울오페라극장에서는 하오 3시와 6시에 「피터팬」이 공연된다. 「어린이서예한마당」은 예술의전당이 2번째 주최하는 행사.휘호대회를 거쳐 입상한 어린이들의 한글과 한문 사군자 전각 작품이 4일부터 8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된다.어린이날에는 시상식이 상오 10시 서울서예관 4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다. 「한국종이미술전」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의미있게 돌아볼수 있는 행사.예술의 전당과 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가 종이가 무엇이고,미술에는 어떻게 이용되며,보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함께 마련했다.공예미술과 팬시디자인 생활미술등 3개 분야에서 국민학생에서 성인에 이르는 60여명의 출품작 1백여점과 4개단체의 공동작업이 전시된다.4일부터 20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와함께 5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5시까지 미술관앞 광장에서는 닥종이 전문가 영담스님의 지도아래 가족단위로 우리 고유의 종이인 닥종이를 만들어 봄으로써 우리종이의 우수성을 인식할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마련된다. 이와함께 의상관련 학교나 단체에서 종이로 만든 옷을 전시하는 「종이옷 특별전」과 나무와 종이의 문화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부대행사로 열린다. 한편 종이접기협회의 도움으로 어린이들에게 종이접기를 지도하는 「종이접기이벤트」가 15일 하오 2시부터 한가람미술관 앞 광장에서 펼쳐진다.
  • 연료봉 교체 입회 요청/북,IAEA에 서한/영변 5㎿원자로 대상

    【파리=박정현특파원】 북한은 20일 앞으로 수주일 안에 있을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의 연료봉 교체작업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입회해주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IAEA 본부에 전달했다. 북한이 스스로 입회를 요청한 연료봉교체작업은 핵사찰의 과정이긴 하지만,추가사찰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사찰활동이다. 빈주재 대표부와 원자력기구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빈대표부의 윤호진 참사관은 지난 2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서한을 IAEA사무국에 전달하고 답신을 요구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 서한에서 사찰대상인 나머지 6개 핵시설에 대한 추가사찰 수락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또 연료봉 교체에 대한 입회에 대해서도 오직 「입회(PRESENSE)」라고만 언급해 어느 수준까지 사찰을 받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6,7월 미국과 북한의 1,2단계 회담과 그에 따른 실무접촉에서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교체하면 IAEA의 입회를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제껏 미뤄왔었다. 5메가와트실험용 원자로는 북한의 핵활동에서 가장 중추적인 시설로 북한은 이 원자로에서 90g의 플루토늄을 추출한바 있다고 IAEA에 신고했었다.
  • 주점:상/길손에 술·밥 팔던 주막이 원조(서울 6백년만상:24)

    ◎“5전내면 술과 안주한점” 선술집 인기/일제말엔 술귀해 비싼 밀조주 찾기도 막걸리집에서 룸살롱 요정에 이르기까지 천태만상을 이루고 있는 서울 술집의 원조는 강변나루터나 장터 또는 번화가에 자리잡았던 주막에서 찾을 수 있다.모처럼 차리고 나선 장꾼들이나 길손 그리고 하릴없는 한량들이 들려 목을 추기고 허기를 때우며 한담을 나누는 그런 공간이었다. 이런 주막말고도 서울에는 내외주박이라는 곳이 번창하기도 했다.외부에서 보면 여염집이지만 대문옆에 내외주가라고 한문으로 써 붙여 행인들의 발길을 끌었다. 내외주막보다는 격이 낮지만 일반서민들은 오늘의 스탠드바격인 목로주점이라는 선술집을 즐겨 찾았다.선술집이란 말은 앉아서 먹는 주막의 대칭어이고,원말은 「목로」집이다.목로는 널빤지를 앞에 깔고 좌우가 터졌으며,술 따르는 사람은 복판에 앉았다.술꾼이 목로판앞에 나란히 서서 술을 요구하면 옆에 묻은 술독에서 구기로 술을 사람 수에 맞춰서 양푼에 담고 그 양푼을 끓는 물에 얹어 뱅그르르 돌린다.술이 중탕되면 사기잔을끓는 물에서 건져내 목로판에 『탁』하고 한번 엎었다가 제친다.잔속의 물을 빼는 것이다. 손님이 셋이면 탁,탁,탁하고 세번 소리가 나면서 나란히 잔이 놓인다.그 위에 다시 구기로 데워진 술을 붓는다.안주는 안주장 속에 보기좋게 늘어놓여 있다.1937년까지 5천을 내면 수한잔에 안주 한 점이 거저 달렸다.구운고기·빈대떡·산적·편육·제육·묵·두부 부침등이다.찌개 종류가 나온것은 술값이 오른 한참뒤의 일이다. 일본인들도 이 선술집의 재미를 알아 서서 마신다는 뜻으로 「다치노미」(입음)라고 했다.일제말 서울에 등장한 것이 「나라비」술집이다.나라비란 일렬로 줄을선다는 일본말의 수투리. 2차대전중에는 술이 매우 귀해 얻어 먹으려면 석달에 한번 차례가 올까 말까 하는 배급 청주(속칭 정종)거나 아니면 밀조주를 찾아 먹는 방법밖에 없었다. 서울에서 밀조주를 먹자면 비밀조직을 알아야 되므로 어렵고 한번 들어갔다하면 부르는게 값이다.바가지를 쓰기 때문에 문밖(변두리)으로 나가야 했다. 나라비술집은 당국의 허가를 받고 파는 막걸리집이다.술 먹기 시작하는 시각이 하오 5시로 정해져 있었다.몇집 안되는 나라비술집 앞에는 3∼4시쯤부터 술꾼들이 장사진을 친다.안주를 집어먹을 젓가락이 없어 아예 몸에 만년필처럼 젓가락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개문되자마자 들어서서 술을 급히 마시고는 부랴부랴 튀어나와 삥돌아 그 행렬의 뒤에 가 또 선다.운이 좋으면 두차례는 걸리고 대웅이 믿치면 세차례까지는 걸리는 수가 있는데…차례가 가까워 초조해 하던중 대망의 내 차례가 왔을 때 술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면…』(변영로의 「명정사십년」) 해방후 서울에는 바·카바레가 늘어났고 6·25직후부터는 명동과 무교동 일대에 맥주홀이 번창했다. 그러나 50,60년대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한 것은 선술집과 대폿집.이들 주점은 가난한 예술인·문인·학자·기자들에게 암당한 현실에 대한 울분을 토로하는 안식처였다.
  • IOC의 권위(외언내언)

    세상에는 명예로운 자리가 많지만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 만큼 화려하고 권위있는 직함도 없을듯 싶다. IOC헌장을 보면 「IOC위원은 상당한 지위,고결한 품성,올바른 판단력,굳건한 실천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올림픽정신에 투철한 인사라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때문에 IOC위원은 세계어디를 가나 귀빈대접을 받고 어느 나라든 비자없이도 입국이 허용된다.IOC위원이 투숙한 호텔에는 그위원이 속한 국가의 국기가 게양되는 것이 관례이며 어느나라 국가원수와도 면담이 가능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 IOC에 가입한 국가는 1백94개국이지만 IOC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두 IOC위원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2명의 위원이 있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한명의 위원도 없는 국가가 대부분이다.94년 2월현재 IOC위원은 75개국 91명이다. IOC위원은 명예직이지만 동·하계올림픽의 개최지를 선정하고 TV중계료등 올림픽수익금을 관장하는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러한 IOC의 철옹성같은 권위에 도전하는 심상찮은 사태가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일어났다.IOC규탄에앞장선 사람은 노르웨이의 스키영웅 울방.그는 지난11일의 기자회견에서 『사마란치는 독재자 프랑코에 빌붙어 파시스트체제를 구축하는데 협력한 인물로 IOC위원장으로 부적합하다』면서 『권위주의에 빠진 IOC는 올림픽운동을 주도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발끈한 IOC는 『악의에 찬 음해』라고 반박했지만 일부선수들과 보도진들이 울방을 지지하면서 『비대해진 IOC를 물리치자』고 나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올해로 창립 1백주년을 맞은 IOC가 이처럼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은 올림픽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는 상업주의와 권위만을 앞세운 배타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IOC와 반IOC간의 대결이 어떻게 수습될지 알수 없으나 IOC는 지금부터라도 올림픽 본래의 정신을 되찾을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것 같다.
  • 내 욕심만을 위해 산 날들/지명관(시론)

    ◎이땅서 서로 아끼고 돕는 심성 키울때 요즘 나는 10대나 20대에 읽었던 우리나라 문학작품을 때때로 펼치곤 한다.우리 선인들의 심성이나 사상을 찾아보고 싶어서이다.얼마전에는 이광수의 「유정」을 다시 읽었다. 조금 읽어나가다 주인공인 최석이 하얼빈에서 망명 조선인 R라는 소비에트장교와 만나는 대목에 부딪쳤다.R는 고국이 그립지 않느냐는 최석의 물음에 전혀 뜻밖의 대답을 한다.「그 빈대 끓는 오막살이가 그립단 말인가,나무 한개 없는 산이 그립단 말인가,그 무기력하고 가난한 시기 많고 싸우고 하는 그 백성을 그리워한단 말인가…」하고 R는 흥분까지 했다는 것이다.최석은 이에 대해서 「나는 R를 괘씸하게 생각하기 전에 내가 버린다는 조국을 위해서 가슴이 아팠소」라고 편지에 적고있다.우리는 이러한 글속에서 「유정」을 쓰던 1930년대 초에 이광수가 우리나라 우리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 가를 짐작할 수 있다. 일제지배하의 조국에 대해서 그가 그처럼 어둡게 느낀데 우리도 공감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여기서 나는 「유정」을조국탈출기 또는 유민문학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나라 우리땅에 대한 이처럼 어두운,말하자면 부정적인 이미지란 물론 이광수 개인에게만 한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일제하의 거의 모든 지식인의 심성에 깃들어 있던 「조선」의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그후 우연히도 조선실학의 한 선구자 이중환(1690∼1752(?))의「택리지」를 읽게 되었다.이 「택리지」는 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뛰어난 인문지리서로서 조선조말까지 양반계층 사이에서 아주 높이 평가되고 널리 애독되었다고 한다.그런데 오늘에 있어서도 매우 흥미있는 것은 이 「택리지」의 결론이다.한번 사대부가 되면 이땅에서는「거의 그 몸을 용납할 곳이 없다」(태무소용기신)는 것이다.몸담고 살아갈만한 고장이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도 이나라 이땅에 대해 대단한 부정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거야 18세기에 이르면 조선조가 크게 피폐해져 몰락했으며 이중환도 유배를 당해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 까닭이라고 말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중환이 「사군자가 뜻을 가지고 거처할 땅」을 찾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말하자면 그는 유교적인 의미에서 이상향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향을 찾는 맑고 아름다운 이상주의를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그런 이상향을 가졌기 때문에 보다 나은 것을 찾아서 전진하고 진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그러나 또한편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대해서 긍정하고 만족하기 보다는 불만을 품게되는 것이 아닐까.자족할줄 모르는 사회에 안정이란 없다. 그러한 이상이 실현된 땅으로 우리는 흔히 우리보다 앞섰다는 나라들을 주목해온 것같다.그것이 옛날에는 중국이었고 근대에는 지배를 받으면서 저항한 일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전후에는 미국이었다.그러니까 특히 지식인들은 앞서있는 다른나라와 비교해 우리의 현실을 비판해온 것이라고 보인다.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신라시대의 도당 유학생이래의 전통일는지 모른다.그 나라들은 가치를 지니고 있고 우리에게는 그러한 가치가 결여돼 있다고 여겨온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우리들의 가정을 그려본다.우리는 여기에서도 남의 가정은 이런데 우리집은 왜 이러냐고 떼를 쓸 것인가.남은 큰 집에서 여유있게 사는데 우리는 오막살이에서 된장찌개만 먹는다고 투정을 할 것인가.사실은 모두가 오순도순 주어진 능력과 환경과 기회속에서 서로 아끼고 나름대로 힘을 다하면서 가족을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거기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따뜻한 심성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것이 마을살림이나 나라살림의 이상이 아닐까 하고 나자신도 되돌아다보고 싶어진다. 새날 새아침에 나는 지난해말 어느 소극장 콘서트에서 들은 젊은이들의 노래를 되새기고 있다.『지난날에는 나만 자유스러워지려고 했다.내 욕심으로 살아왔다.그러나 그것은 슬픈 날들이었지 않는가.이제는 그것들은 뒤로 돌리고 앞으로 찾아오는 날들에 있어서는 서로 의지하고 서로 위로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리』라고 열창하는 것이었다.어떤 뜨거운 감격같은 것이 조그만 극장에 물결치고 있었다.
  • 연말 잦은 손님맞이 알뜰 상차림법

    ◎주부클럽,음식찌꺼기 줄이는 요령 소개/백일·돌상은 꼬지중심… 남는것 재활용/집들이땐 식사·술상차림을 함께 준비/안주상엔 빈대떡 등 올리고 남은재료로 전골 만들어 93년을 「음식물 쓰레기 분리의 해」로 정하고 음식물 찌꺼기 감량과 재활용에 앞장서온 대한주부클럽연합회(회장 김천주)가 9일 신세계 동방플라자점에서 음식 남기지않는 손님맞이 알뜰 상차림을 개최,좋은 반응을 모았다.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8조원. 이는 일본이나 영국등의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분량으로 차리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 모두 알뜰함이 요청된다. 손님접대가 많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마련된 이 행사에서는 집안의 대소사에서 주부들이 덜 사고,알뜰하게 먹고,안 버리는 검소한 상차림을 기본으로 하여 간소한 안주상부터 집들이 손님맞이 상차림,어린이 생일상과 도시락,백일과 돌·회갑연·결혼식 피로연때의 손님맞이 상차림등을 다양하게 선보였다.특히 이날 전시회에서는 각종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재료를 활용,음식 한가지를 더 만들어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않는 방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안주상◁ 안동소주나 두견주등과 함께 차리는 전통 민속주상은 빈대떡·오향장육·수육·어선·수삼꼬치산적을 기본으로 준비하고 남은 재료를 활용,모듬전골을 만들어 대접한다. 술을 양주로 쓸 경우엔 치즈나 햄·안심편채·양송이찜·모듬야채 샐러드를 마련하고 남은 재료로 햄 베이컨말이를 만든다. ▷백일·돌 손님맞이 상차림◁ 젊은 세대가 즐겨찾는 낙지꼬지를 중심으로 하여 국과 밥·야채샐러드·구이·팔보채·김치·잡채·떡등을 준비하고 낙지꼬지에서 남은 꽈리고추와 잡채에 사용하고 남은 느타리버섯으로 야채튀김을 만든다.이렇게 상차림을 할 경우 경비는 1인당 재료비와 양념비를 합해 약 1만1천원선 이다. 이밖에 조금 더 싼 1만원선의 메뉴로 돼지갈비에 국·밥·냉채·탕수·오징어통구이·김치·떡·깻잎과 맛살튀김에 남은재료를 이용,냉채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집들이 손님맞이 상차림◁ 식사를 위한 상차림이라해도 집들이에는 으레 술을 곁들이게 되는만큼 술상차림까지 가능하게 준비한다.재료비와 양념비를 합해 1만5천원선으로 할 경우의 메뉴는 밥·국·수삼냉채·안심 스테이크·부추잡채·한치무침·김치·유산슬·해물파전등.수삼에서 잔뿌리는 생강을 넣고 끓인후 잣을 띄워 식후 마시는 차로 만들어 곁들이면 분위기가 있다.
  • 안동 민속마을 「헛제삿밥집」(맛을 찾아)

    ◎“맛의 향수” 일깨우는 전통제사 음식/깔끔·담백한 맛 일품… 식혜도 곁들여 자정이 넘어까지 기다려 맛보던 우리네 제사음식은 모처럼 진수성찬을 즐길 절호의 기회.집안 아낙들이 전부 모여 정성스럽게 차려내던 제사음식이야말로 맛의 향수를 일깨우는 진미로 기억된다. 안동시 성곡동의 민속마을을 찾아가면 바로 이 제사상 음식만을 전문으로 차려내는 「헛제삿밥집」이 유명하다.제사를 지내지 않고도 제삿밥을 먹을수 있다해서 붙여진 상호에 「헛」자가 들어있다.민속마을은 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의 옛 가옥들을 영남산 기슭에 옮겨 놓은 곳.그 한 가운데 자리한 헛제삿밥집은 맛깔난 음식은 물론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과 웅장한 안동댐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려한 주변경관이 일품이다. 주인 조계형할머니(68)는 친정이 함안 조씨 종가집이고 시댁도 워낙 법도를 따지는 가문이라 어려서부터 제사음식 장만에 이골이 났다.당시의 손맛을 살려 15년전 이곳에 개업한 헛제삿밥집이 지금은 깔끔하고 담백한 전통 제사음식을 찾아오는 미식가들로온종일 붐빈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 만나는 싸리문을 들어서,우선 초가삼간 방안으로 들어갈지 광목천 차양아래 마당에서 상을 받을지 고민해야 한다.그다음 1인분 3천원하는 제삿밥을 주문하면 황동색 놋주발에 쌓인 가마솥 하얀 쌀밥과 역시 놋주발 대접에 무·콩나물·고사리·숙주나물·도라지·가지 등 12가지 채소를 참깨로 버무려 내온다.제사음식에는 고춧가루와 마늘이 금물이라 조선간장만으로 간을 본 맑은 동태국이 시원하고 밑반찬은 생선구이와 전 몇가지로 간단하다. 인근 양조장에서 가져오는 동동주와 약주를 곁들이면 푸짐한 안주로 배추전·고추전·호박전·미나리전·정구지전·감자빈대떡이 한 접시 2천원이고 파산적·쇠고기산적·상어꼬지·가오리산적이 4천원이다.식사를 마치고 찹쌀·엿기름·무·생강 등을 발효시켜 만든 안동식혜 한잔을 마시면 소화가 절로된다. 교통편은 안동시내에서 민속마을까지 매30분간격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되며 안동역에서 택시를 타면 15분 거리다.(☎ 0571­3­2944)
  • 퇴임사 3분… “파문 진정됐으면”/김대법원장 퇴임식 이모저모

    ◎직원들 침통한 표정… “신뢰회복 계기로” 11일 열린 김덕주 대법원장의 퇴임행사는 25분만에 간략하게 종료. 그러나 이날 김대법원장의 짧은 퇴임식을 지켜본 법원관계자들은 그의 용퇴가 지난 7월 소장판사들의 사법부 개혁 요구 파동과 이번 재산공개 후유증으로 만신창이가 된 사법부의 신뢰와 권위를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람을 한결같이 피력. ○25분만에 끝나 ○…이날 퇴임식은 13명의 대법관과 각급 법원장등 법원 간부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퇴임사 낭독,꽃다발 증정 순으로 숙연한 분위기속에 9분동안 진행. 김대법원장은 10시 정각에 식장에 입장,기립박수로 맞이하는 참석자들에게 착잡한 표정으로 인사를 한뒤 국민의례가 끝나자 미리 준비한 퇴임사를 3분가량 평소와 다름없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낭독. 퇴임사 낭독에 이어 여직원의 꽃다발이 증정되는 동안 대법관등 참석자들은 지그시 눈을 감은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일부 참석자들은 간간이 고개를 떨구기도. ○조기수습 부탁 ○…김대법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사법부에 대한 애정과 용퇴의 아쉬움을 밝힌뒤 자신의 사퇴로 사법부에 몰아닥친 재산공개 파문이 진정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 그는 특히 외압에 밀려 퇴진했다는 일부 여론을 의식한듯,『 지금의 모든 법관들이 정직,깨끗한 마음으로 법률과 양심에따라 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고 사법부의 독립도 어느때보다 보장돼 있다』고 강조해 눈길. 한편 이날 김대법원장의 퇴임식에는 법원간부들뿐 아니라 일반직원들까지 일손을 놓고 나와 침통한 표정으로 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으며 하루빨리 신망있는 후임 대법원장이 임명돼 사법부의 위기를 추스르기를 기대. ○…김대법원장은 퇴임식을 마친뒤 강당옆 귀빈대기실에서 김비서실장과 법원행정처 서성 기획조정실장만을 불러 5분가량 머무르면서 사법부 진통이 조기에 수습되기를 당부하는 의견을 거듭 천명. 그는 취재진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짧게는 2년9개월의 대법원장직을, 길게는 35년동안 법관으로 몸담았던 법관생활의 감회에 젖는 듯 한동한 창밖을 응시하기도. 이어 그는 대법원 현관앞에서 법원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대법원 정문까지 도열해 있던 법관들과 일일이 고별악수를 한뒤 한차례 손을 흔들어 보이고 승용차편으로 청사를 떠났다.
  • 금융자산의 평가 잣대/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저축추진중앙위원회는 8일 전국의 근로청소년 중 저축을 많이 한 20명을 뽑아 상을 주었다.은행연합회도 매년 한두차례씩 저축유공자에 대한 포상행사를 갖는다. 재무부에는 저축심의관이라는 직제가 있다.국민들의 저축실태를 파악하고 저축증대를 위한 정책들을 개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한국은행도 저축부라는 기구를 두어 같은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근로자 장기저축,근로자 장기증권저축,재형저축 등은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도 깎아 준다.이밖에 정부는 저축 유공자들에게 훈장도 준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국민들의 저축의욕을 높이기 위해 범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저축증대 운동의 일환이다. 저축을 하면 그 결과로 금융자산이 쌓인다.우리나라의 금융자산은 92년말 현재 1천35조원으로 경상GNP(국민총생산)의 4.5배(골드스미스 비율)이다.일본은 이 비율이 6.9배나 되고 미국도 5.7배로 우리보다 월등히 높다.그만큼 개인의 여유자금이 금융기관으로 모여 산업자금으로 효율적으로 쓰인다는 얘기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고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금융자산을 지닌 사람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금융자산 최다 보유 10인」의 명단이 「부동산 최다 보유 10인」의 명단과 나란히 각 신문들에 대서 특필되기도 한다.감사원과 공직자윤리위는 금융자산 과다 보유자들의 자산실태를 조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대다수 선량한 금융 자산가들의 저축의욕을 싹 가시게 만들고 있다. 부정축재자를 가려내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금융 자산가를 부동산 투기꾼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고 죄인처럼 매도해서는 안된다.부동산으로 흐르는 돈은 인플레의 해악만 빚지만 금융권으로 몰리면 GNP 창출을 통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빈대 몇마리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금융 자산가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 결코 매도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자산형성 과정이 정당한지 여부를 따질 일이다.
  • 대전 대흥동 「사리원 면옥」(맛을 찾아)

    ◎“평양냉면의 진수” 동치미육수맛 일품/쇠고기 썰어 양념한 김치비빔도 별미 『평양냉면의 참맛을 보려면 저희 집으로 오십시오』 대전시 중구 대흥동 사리원면옥 주인 옥인숙씨(67)의 음식 자랑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사리원면옥의 자랑은 정문에서부터 시작된다.흰 벽돌담에 덩그러니 구멍을 뚫어놓은 정문은 단순하면서 고풍스럽다. 정문을 지나면 북적대는 손님에 놀란다.점심 때는 1·2층 1백여평이 오히려 비좁다.하루 평균 5백여명은 보통이고 휴일에는 7백여명에 이른다. 냉면을 한입 먹어본 손님들은 금방 더위를 잊는다.그 체감온도는 무척 오래 간다. 이 맛은 옥씨의 40년 가까운 솜씨에서 우러나온다.지금은 둘째 아들 김형근씨(45)가 물려 받아 맛을 고스란히 대내림하고 있다.벌써 3대째다. 재료는 제분공장에서 곱게 빻은 순수 국산 메밀만 쓴다.쇠고기를 폭 삶은 물에 동치미 국물을 넣어 만든 육수는 독특하다.삶은 메밀가락에 냉장고로 차갑게 한 육수를 붓고 삶은 쇠고기와 계란을 곁들인 뒤 입맛에 따라 식초·겨자등을 넣으면 평양냉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그 옆에 동치미 무가 딸린다. 게다가 삶아 식힌 쇠고기를 잘게 썰어 볶은 김치와 참기름·설탕·다진 마늘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김치비빔은 가히 별미다.입에 사르르 녹는 감칠 맛으로 미식가를 사로 잡는다. 물냉면과 김치비빔이 한 그릇에 각각 3천5백원과 8천원으로 3∼4명이 2만원 정도면 족하다. 겨울철에는 가끔 아들 김씨가 직접 잡아온 꿩으로 냉면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녹두 빈대떡과 만두국도 겨울철에만 만드는 독특한 이 집의 계절음식이다. 옥씨는 황해도 사리원에서 시댁 식구들과 6·25때 피란와 지난 56년 12월 시어머니 김봉득씨(작고)와 함께 이 집을 시작했다.금방 손님이 불어 지금은 종업원 15명을 둘 만큼 커졌다. 대전역에서 옥천 방면으로 가다 원동 네거리에서 우회전하거나 대전시청에서 보문산으로 가다 첫번째 네거리에서 좌로 돌아 4백m쯤 가다 보면 대전여중 옆에 간판이 보인다.042­256­6506
  • 「평생교육」 정부지원 시급하다/김신일 서울대 교수(정경문화포럼)

    ◎교육훈련비의 공공 부담 세계적 추세/우리는 거의 자부담… 제도개선 아쉬워 지난 7월 초에 오스트리아 사회교육진흥청의 초청을 받아 이 나라의 사회교육기관들을 돌아보고 빈대학과 어깨를 겨룬다고 자부심이 대단한 그라츠대학의 사회교육학과 교수들과도 이 분야의 현황과 문제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었다.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인구 7백60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빈은 물론이고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로 유명한 문화예술의 나라이다.그런가하면 관광수입이 전체 국민소득의 7%를 차지할 정도의 관광국가이기도 한데 알프스산록은 물론이고 전국 어디를 가나 산림과 농토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가꿔져 있어서 전세계로부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산림과 농토를 비롯하여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농민들이므로 관광수입의 절반은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농민조합의 주장에 절로 수긍이 간다.정치수준도 높아서 크고 작은 국정의 결정은 물론이고 지방 소유의 행정도 주민의 참여하에 민주적으로 꾸려간다. 이문열씨의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유럽의 어떤 도시보다도 아늑함과 평온함을 느끼게하고 고향에 돌아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고 묘사한 그라츠에 한주일 머물면서 이 도시 안팎의 각종 사회교육기관들을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테어마르크주의 노동자회의소가 설립한 직업훈련원은 16개의 지역센터와 1백50명의 전임직원과 1천명에 가까운 강사로 구성된 방대한 조직이다.이렇게 방대한 조직이지만 이 훈련원이 담당하는 지역은 그라츠시가 수도인 인구 95만의 스테어마르크주에 국한되어 있다.그런데 직업훈련기관은 이것만이 아니고 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것,대학이 운영하는 것 등이 있어서 교육대상자의 확보가 어렵겠다는 걱정이 들 정도이다.실제로 직업훈련기관들은 훈련생의 유치를 위하여 마케팅기법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훈련생들은 미취업자와 실업자도 있지만 전직을 희망하는 취업자,승진이나 승급을 위하여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사람들도 많다.그러므로 훈련생들의 배경과 연령이 다양하고 훈련내용이 수백가지에 이른다. 이 직업훈련기관들은 비영리기관이지만 정부나 설립자의 직접 재정지원은 없고 대부분 훈련생이 납부하는 교육비로 운영된다.즉 교육비는 무료가 아니고 유료이다.그러므로 훈련생을 많이 유치하지 못하면 훈련원의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직업훈련기관들이 마케팅기법까지 활용하여 훈련생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비가 유료라고 해서 그 비용을 훈련생이 직접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훈련생들은 직업훈련비를 주정부나 연방정부로부터 받는다.노동자회의소 직업훈련원의 경우 전체 훈련생의 80%는 교육비를 정부로부터 받고,15%는 현재의 직장으로부터 받으며,5%만이 순수한 자비부담이라고 원장이 설명한다.결국 직업훈련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되 훈련기관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직업훈련을 원하는 국민들에게 지원함으로써 훈련기관들이 훈련의 질을 높이기 의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들고 국민들에게는 선택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라츠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민 3천명의 작은 읍 후리드베르그는 주민들의 평생교육을 위해 주민대표와 교육자대표들로 교육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평생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시골의 작은 읍이므로 유능한 강사의 확보가 어려운 문제이지만 주정부의 사회교육진흥원과 교회교구교육부가 강사를 파견해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운영한다.재정은 읍과 주정부가 지원하므로 주민들은 명목적인 적은 수강료만 내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스테어마르크주의 수많은 소도시와 읍들이 모두 이런식의 주민 평생교육을 운영하고 있다.즉 주민들의 평생교육을 정부부담하에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직업훈련이나 평생교육을 공공부담으로 운영하는 나라는 비단 오스트리아만이 아니다.독일과 북유럽 제국을 비롯하여 모든 나라들에 평생교육의 공공지원이 오래전부터 정착되어 있다. 이웃 일본만해도 마찬가지이다.각종 평생교육을 통하여 국민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가고 있는 것이다.국민의 수준이 바로 국력이다.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직업훈련과 특히 평생교육은 공공지원이 미약하여 자비부담이 주축이다.공공지원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 영광 노루목(한국의 종교성지:7)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 대각한곳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대종사가 25세 되던 1916년 4월28일 원기 원년을 연 대각지로 전남 영광군 백수면 길룡리에 있다. 영산선원에서 남서쪽으로 5백여m 떨어진 중앙봉 기슭의 나즈막한 언덕인 이곳은 원래 허름한 빈집이 있던 곳으로 대종사가 그해 장마비로 집이 허물어져 임시 거처로 와있었다.그곳에서 이름 모를 병으로 여러날을 앓던 대종사가 대각일 새벽,어둡고 침묵이 가득찬 방안에 묵묵히 앉아있다가 문득 정신이 맑아지고 전에 없던 영기가 와닿음을 느끼면서 그동안의 모든 의문이 다 풀리는 대각의 경지로 몰입했다는 것이다.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이가운데 생멸없는 도와 인과응보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뚜렷한 기틀을 지었도다」라는 대각일성은 원불교의 기본교리가 되고 있다. 원기56년(1971년) 9월 원불교 개교 반백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만고일월」 대각기념비가 있다.원불교 최고의 성지로 매년 수많은 참배교도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 배우자외도,고금의 고민이라(박갑천칼럼)

    얼마전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거짓말 연구가인 사회학자 페터 슈티그니츠 교수의 한 주장이 외신으로 전해진바 있다.독일의 잡지에 기고한 내용인데 그 가운데 남성의 경우 결백과 사랑의 맹세는 85%가 거짓말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슈티그니츠 교수의 이 설은 「사내란 믿을게 못된다」는 우리네 속설과도 궤를 함께 한다는 인상이다. 이와 관련하여 도스토예프스키가 여행중에 그의 부인에게 했다는 편지도 한번쯤 생각해 봄직 하다.『…당신에게 천번의 키스를 보내오.천번의 키스는 틀림없이 할수 있겠지만 당신의 편지 속에 쓰인 천만번의 키스란 말은 분명 거짓이라 생각하오…』라고 썼던 그 편지.「85%」설에 의할 때 도스토예프스키도 그 여행중에 다른 여성과 「천번의 키스」를 나누는 가운데 그 아내에게는 가짓부리 편지를 썼던 것인지 모를 일이다. 「85%」설이 무색해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조선조 초기 정난공신(정란공신)1등으로 연산군(연산군)에 봉해지는 양효공 김효성(양효공 김효성)이 그런 사람이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많았고또 그런만큼 부인의 시새움도 대단했던 듯하다.어느날 밖에서 돌아오던 그는 부인의 자리 옆에 놓인 검정물 들인 모시 한필이 눈에 띄었다.어디다 쓸 것이냐고 묻자 부인이 대답한다. 『대감이 여러 첩한테 빠져 본처를 원수같이 대하기 때문에 나는 결연히 여승이 될 마음으로 이것을 물들여 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바람둥이 남편」의 대답은 이러했다.­『(웃으면서)… 내가 호색하여 여기(여기)·여의(여의)로부터 양가(양가)의 여자·천한 여자·코머리(현수)·바느질하는 종 할것 없이 얼굴이 뱐뱐하기만 하면 사통(사통)하여 왔으나 여승에 이르러선 아직 가까이해본 적이 없소.그대가 여승이 된다면 이건 내가 바라던 바이오』.바람둥이란 본디 넉살이 좋다던가.「청파극담」(청파극담)에 나오는 얘기이다. 하기야 사내들 바람기는 신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그리스 신화에서의 최고신인 제우스만 해도 그렇다.그는 스파르타왕의 아내 레다의 미모에 반한다.레다는 여름날 오후 깊은 숲속우물에서 목욕하는 것이 취미였다.제우스는 그 우물에 떠있는 백조로 변신하여 레다와 교접한다.헬레네는 이 결과로서 태어난 절세의 미녀였다.제우스의 「권리남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남편 암피트뤼온과 행복하게 사는 정숙한 아내 알크메네까지 탐한다.그래서 싸움터에 나간 남편으로 변신하여 침실로 침범한다.그리스 신화 최강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이 관계에서 탄생한다. 「사랑의 전화」가 지난 한햇동안 전화상담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가 알려졌다.그에 의할 때 부부문제가 가장 많았고 부부문제 가운데서도 「배우자의 외도」로 고민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32.2%).고금에 변함없는 바람기.다만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아내의 바람기로 고민하는 남편의 경우도 있는 것이리라.
  • 방배동 카페골목의 갈등/박찬구 사회1부 기자(현장)

    ◎단속강화에 업주들 “생존권위협” 호소 『마구잡이식 단속으로 3백여 영세업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회기강확립차원에서 심야 불법,변태 유흥업소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방침입니다』 16일 새벽1시쯤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의 이른바 「카페골목」에서 당국의 단속에 항의하며 농성을 하는 2백여 상인들과 이들을 설득하는 경찰관들의 목소리는 서로 달랐다. 상인들은 『지난6일 모방송국이 이 일대 유흥업소들의 변태영업이 여전하다는 보도를 내보낸후 경찰,구청에서 하루 1백여명의 단속반이 나와 보복성 단속을 펼치고 있다』면서 『밤10시를 전후해서는 골목으로 통하는 이 일대 10여개 진입로에서 전경들이 차량진입까지 통제하고 지난 서울올림픽때 당국이 설치한 노상주차장까지 아예 폐쇄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방배상가위원회」회장 조병모씨(40)는 『이 골목 3백여 가게 가운데 가라오케·노래방등 유흥업소는 1백여곳이고 그중 심야영업을 하는 업소는 20곳 남짓』이라면서 『당국이 객관적 기준없이 약국,편의점까지도 퇴폐업소로 몰아붙이는 것은 빈대잡기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적절한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관할 방배경찰서는 이에대해 『일부 건전업소들이 본의아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지만 불법·퇴폐영업의 온상인 이 일대 유흥업소를 더 이상 내버려 둘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 경찰관은 『대부분 10∼20평규모의 영세 임대업자인 이곳 상인들의 처지가 딱하긴 하지만 어린자식을 키우는 이 일대 4만여주민들의 목소리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곳 「카페골목」은 서울올림픽당시 「풍물거리」로 지정된 뒤 한때 「영화」를 누렸으나 90년 범죄와의 전쟁선포이후 된서리를 맞았다. 2년남짓 동안 20∼30%의 업소들이 문을 닫았고 남아있는 대부분의 업소들도 현상유지조차 어렵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했다. 이곳에서 2년째 옷가게를 경영해온 이한복씨(67)는 『늦은 밤에 취객들의 눈꼴사나운 행동을 보면서 단속의 필요성을 종종 느끼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확실한 원칙이나 대안없는여론무마용 단속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 수교 1백주년 기념/오 대통령에 메시지/노 대통령

    노태우대통령은 22일 한·오스트리아 수교1백주년을 맞아 쿠르트 발트하임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기념메시지를 교환했다. 노대통령은 메시지에서 양국이 호혜적 협력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온데 대해 만족을 표시하고 앞으로도 수교 2세기에 양국간의 친선우호관계가 계속 심화·발전되기를 희망했다. 우리나라와 오스트리아는 올 안에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문화예술공연,학술세미나교환개최등 각종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고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에서 한국우수영화시사회가 개최되고 오는 7월5일에는 사물놀이공연이 열린다. 오스트리아도 오는 26∼27일 양일간 한·오스트리아친선협회 주관으로 한·오 학술강연회를,오는 10월30∼31일에는 빈대학주관으로 학술심포지엄을 각각 열고 10월5∼6일간 빈소년합창단 공연,10월22일부터 11월21일까지 한달동안 오스트리아 현대미술전을 서울에서 열 예정이다.
  • IAEA이사회가 남긴것(북한핵:7)

    ◎핵의혹·안전성문제 부각이 성과/회원국들,“의무 자발적 이행” 한목소리/“남북동시사찰 필요” 적극지지도 소득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는 16,17일 북한핵시설에 대한 보고와 대응책을 논의한 끝에 북한이 IAEA의 모든 의무에 충실히 따를 것을 권유하고 일단 북한의 태도를 지켜본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북한핵시설이 공개된 후 처음 열린 이번 이사회는 북한의 핵개발 면모가 드러났음에도 의혹이 커졌다는 점에서 IAEA의 입장과 대응책에 지대한 관심이 쏠렸다. 이시영 빈대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측은 이번 이사회의 기본전략을 ▲북한핵개발 의혹을 회원국들에 주지시켜 ▲북한핵의 안전성 결여와 성실성·투명성을 강조하고 ▲남북간 이미 합의한 동시사찰을 유도해 낸다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북한이 지난 4월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이후 7년동안이나 끌어오던 사찰협정에 서명하고 5월4일 최초의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IAEA조사팀의 사찰(5월25일∼6월6일)을 실행한 만큼 과거 이사회 때와는 달리 대북한결의안 채택 등 국제적 압력이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정세판단에 따른 것이다. 즉 북한과의 정면대결이나 몰아세우기 작전을 피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IAEA와의 협약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실리를 꾀한다는 자세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핵안전기준은 자동차 안전기준과 마찬가지로 나라별로 기준이 다른 만큼 IAEA의 규범이 강제통용되지 않는 데다 북한이 지난해 6월이사회 이후 일련의 핵안전 법적조치를 이행하고 있어 일단 태도를 기다려본 뒤 오는 9월이사회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IAEA이사국들의 견해이다. 이같은 이사회의 분위기는 16일 한스 블릭스 IAEA사무총장 초청만찬에도 반영돼 한국측 이대표는 오창림 북한대표에게 『지금 북한에서 진전되고 있는 것은 핵안전 수속을 밟기 시작했다는 것이지 이사국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았다』고 유연한 태도로 설득했으며 북한의 오대표는 『우리도 모든 것을 잘하고 있으니 얘기할 것도 없고 이사회에서 토론할 필요가 있느냐』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16일 북한핵시설에 대한 토론에서도 일부 이사국들은 이번 이사회에서핵시설 공개이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사찰이나 강제사찰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오는 9월이사회 때 다시 검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일본대표는 『의혹이 있는 것들을 IAEA사무국이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북한이 스스로 모든 것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으며 호주대표는 과거 북한측이 발언한 내용과 핵사찰 이후 나타난 상황과 다른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성실성을 촉구했다. 가장 주목해야할 사항은 블릭스사무총장이 핵안전조치강화 회의보고를 통해 『안전조치는 신뢰도와 핵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만큼 국가간 쌍무 또는 지역협정의 실행도 중요하다』고 강조,한국측이 주장하고 있는 남북한동시사찰을 이사회에서 우회적으로 지지했다는 점이다. 블릭스사무총장이 지난달 북한핵시설을 둘러본뒤 북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남북한 합의한 상호사찰이 이행되길 바란다.북한사람들에게 더 개방성을 높이고 신뢰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충고했다』고 밝히긴 했으나 IAEA 공식석상에서 그것도 사무총장의 소관사항도 아닌 문제를 발언했다는 것을 한국대표단은 큰 소득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시설 보고서를 제출하고 핵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한데 이어 사찰을 받긴했으나 그 자료와 내용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핵의 모두가 드러났다고는 할수 없다. 북한이 제공한 자료만 하더라도 공장규모의 대형재처리 시설이나 평북태천에 건설중인 2백메가W급 원자로규모등 의혹은 더 커지고 있으나 IAEA의 사찰은 핵의 비평화적 목적만 감시할 수 있어 사실규명에는 한계가 있다.이때문에 핵사찰은 당사국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번 이사회에서 북한의 성실성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이유이다. 더욱이 오는 7월중순 쯤에는 전면적 대북사찰을 위한 북한과 IAEA와의 보조약정이 체결될 예정이며 곧 사찰팀이 북한을 재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이사회에서 블릭스사무총장은 북한이 IAEA가 추가로 확인하기를 바라는 핵시설과 지역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힘으로써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결국 이번이사회를 통해 한국측은 북한핵의 안전성 문제와 의혹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선에서 만족하고 있으며 핵안전문제는 북한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신뢰의 기틀을 쌓아야 함을 강조하는등 유연한 자세로 전환했음을 보여준 것이 두드러진 점이다.
  • 외언내언

    세상에는 명예를 상징하는 자리가 많지만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 만큼 화려하고 권위있는 직함도 없을듯 싶다.IOC헌장을 보면 IOC위원은 「상당한 지위,고결한 품성,올바른 판단력,굳건한 실천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올림픽정신에 투철한 인사라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때문에 IOC위원은 세계 어디를 가나 귀빈대접을 받고 비자없이도 모든 국가의 입국이 허용된다.IOC위원이 투숙한 호텔에는 그 위원의 국가국기가 게양되는 것이 관례이며 어느 나라 국가원수와도 면담이 가능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IOC 가입국가는 1백80여개국.그러나 IOC 가입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IOC위원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IOC위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78개국에 불과하다.◆그런데 IOC위원의 권위에 치명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사건의 진원은 영국의 두 저널리스트 비브시몬과 앤드루 제닝스가 공동집필한 책 「오륜의 영주들」(TheLordsoftheRings).최근 발간된 이책은 IOC위원들의 비리와 부조리,그리고 올림픽운동의 모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특히 사마란치IOC위원장을 「국제스포츠계에서 반드시 축출돼야할 인물」로 지탄하고 있다.또 네비올라 IAAF(국제육상경기연맹)회장은 서울올림픽때 경기일정 조정을 이유로 2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폭로했다.◆이에대해 당사자들은 「악의에 찬 음해」라고 펄쩍 뛰면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그러나 철옹성같았던 IOC위원들의 권위가 이 한권의 책으로 흔들리고 있으며 국제스포츠계에 엄청난 충격을 던지고 있다.◆이책의 내용이 어느 정도 진실에 가까운지 알수 없지만 「올림픽운동이 상업주의에 오염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이 간다.오는 7월25일에는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이 개막되고 다음 올림픽이 열리는 1996년은 근대올림픽창설 1백주년이 된다.IOC는 지금부터라도 올림픽정신을 되찾을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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