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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축을 홀리는 핑크·무드 신종(新種)직업

    가축을 홀리는 핑크·무드 신종(新種)직업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시험이라는 별스런 시험이 있다. 서울시가 4월3일에 치를 예정인 실기시험이 벌써 10회째. 가축들을 「섹스·무드」로 속여 잔뜩 기분을 돋구게 해놓고 정충을 도둑질(?)하는 계면쩍은 시험. 태초에 창조주 말씀이 「생육하고 번성하라」- 축복해 줬는데 이젠 가축들로부터 그 축복의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빼앗고 또 그걸 자격시험이라하여 「콘테스트」한다니 -. 자연출산보다 더 경제적…인공수정사 적극 양성케 5년전만 해도 가축의 인공수정이라면 점잖은 신사들이나 숙녀들이 입에 올리기 꺼려하는 해괴한 것으로 통했다. 사람이 가축의 국부를 「마사지」하거나 전기충격을 가하여 가축으로 하여금 성교상태로 빠뜨린 뒤 정충을 채집해서 수정하는 것이 바로 인공수정. 그 생소하던 분야가 이젠 「가축 번식학」이니 「가축 인공수정학」이라는 이름으로 버젓하게 「학(學)」자를 달고 행세하게 됐다. 뿐만아니라 아주 축산법으로 인공수정사를 양성하고, 일정한 자격시험을 거쳐 자격을 얻게 하는등 적극적으로 「가축인공수정사」의 배출을 정부가 권장하게 됐다. 물론 가축에 대한 인공수정이 여러 측면에서 「자연출산」보다는 춸씬 경제적이고 우생학적으로 보아 압도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 이번 제10회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시험은 서울시가 관장하는 것으로, 필기시험은 4월2일, 실기시험은 4월3일에 실시한다. 시험과목은 ①축산 수의법규 ②가축 번식학 ③가축 위생학 ④가축인공수정학 및 실기시험. 응시 자격자는 1개월 이상의 가축인공수정학 강습을 수료한 사람으로 강습회수료증이나 교육필증을 제시해야 된다. 「실기시험」이란 것이 특히 자격시험의 관건을 쥐고 있다고 서울시 산업국 농정과에서는 귀띔. 말은 전기충격법에 의해 닭은 마사지로 정액채취 실기시험은 모두 모의물(模疑物)로 실시하게 된다. 냉동되어 있는 가축의 정충을 응시자에게 주어 그것을 희석화(稀釋化)하고 냉동하고 조작하는 실습. 물론 이쯤되면 응시자가 어느정도 인공수정의 실습을 해왔으며 능력이 있나를 알 수 있다고. 가축에 대한 인공수정은 대체로 소 말 닭 돼지등에 실시한다. 경제적인 가치가 있어야만 인공수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소는 종자가 좋은 수소앞에 암소를 끌어다 놓고 「핑크·무드」를 조성해준 뒤, 수소가 발정하여 올라타게 되면 「인공수정사」는 수놈이 암놈의 질속으로 삽입하기 직전, 그것을 질외로 오도(誤導)하여 손가락으로 성기 끝부분을 꼭 쥐어 준다. 워낙 소는 조루증이 있어 토끼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사정, 약 3백「그램」의 정액을 포함한 물을 발사한다. 암소가 없을 때는 「의빈대」(擬牝臺=허재비암놈)라는 모의 성기를 쓴다. 말하자면 허수아비암놈이다. 의빈대의 뒷부분에 암소가죽을 뒤집어 씌우는데 수소는 암소의 진짜 털로 착각하고 기분을 돋군다는 것. 의빈대 밑에는 암놈의 질과 비슷한, 길이 53.5㎝의 인공질이 있다. 수소는 그부분이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런 성교로 생각하고 정액을 발사한다. 말의 경우는 좀 난처하다. 말은 인간이상으로 정력이 좋아 적어도 30분 이상 한시간을 끌기 때문에 전기충격을 가하여 단시간내에 뽑아낸다. 닭은 전적으로 「마사지」법. 종자좋은 수탉을 골라 하복부 성기근처를 「마사지」해주면 1분도 못가 정액을 사정하는데 1회분이 병아리 30마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분량. 암탉에 엎드려 매일 달걀 1개씩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우량 품종으로 개량할 수 있다. 돼지는 소와 마찬가지로 의빈대를 사용하여 사정시킨다. 발정기가 된 종돈을 골라 암퇘지 모양의 의빈대를 넣어둔 교미돈사에 넣으면 말랑말랑한 가짜 질에 삽입하고 「꽥 꽥」소리까지 쳐가며 사정. 인공사정에 숙달(?)이 된 돼지는 의빈대만 보고도 전혀 주저하는 기미없이 자기신부로 알고 기분을 낸다고. 양은 질내 채취법을 쓴다. 자연 교미한 뒤 암놈의 질내에 주사기를 꽂아 그걸 빼내는 좀 잔인스런 방법이다. 개의 경우는 자연 교미가 주로 되지만 불가피하게 인공사정을 시키는 수가 있는데 「전기충격법」을 사용한다. 개도 말에 못지않게 장시간을 필요로하는 동물이어서 전기충격이 아니고선 인간이 지쳐 나가 자빠지기 때문. 냉동 저장된 정액으로 억지 임신시켜 이렇게 동물에 따라 갖가지 방법을 써 인공으로 정액을 채취하면 분비물에서 정액을 분리한다. 사출된 분비물이 전부 정액만으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 정액을 보호하기 위한 분비물이 사출되는데 이것을 분류하여 냉동 저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채취한 정액은 소의 경우 질 개구기(開口器)나 유리통 같은 것으로 질부분을 열고 1~2㏄정도의 정액을 넣는다. 동물에 따라서 손으로 외음부를 젖히고 넣는 수도있고, 대부분 유리통으로 넣어 「억지임신」을 시킨다. 현재 이러한 훈련과 실습, 자격시험을 거쳐 인공수정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서울시에서만 3백여명. 주로 가축병원 수의사가 취득하는 경우가 많고, 오로지 인공수정 자격만을 취득한 사람은 국가기관에 취직하거나 인공수정만을 전문으로 맡아 개업하기도 한다. 자격시험은 물론 서울시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전국 시·도 농정과에서 실시한다. 이렇게 인공수정 자격시험을 거쳐 수정사가 된 사람이 전국적으로 7백여명쯤 될거라는 서울시의 얘기. 『가축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한, 인간의 동물이죠. 인간의 경제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대상이기 때문에 그것들이 정서적인 동물이라 생각하면 그 짓을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좀 안된 생각도 들기는 해요. 수놈들이야 가짜건 진짜건 기분을 누릴 수는 있는데 암놈은 먹고 자고 낳고하는 것밖에 못하잖아요?』서울시의 한 인공수정 담당자의 동정섞인 친동물적 발언.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3월 14일호 제4권 10호 통권 제 127호]
  • [열린세상] 소수자 권익보호와 사회 건전성/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소수자 권익보호와 사회 건전성/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의사결정과정에의 구성원 참여보장과,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이다. 그러면, 사회적 소수자(social minority)에 대한 권익옹호 정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원칙적으로는 다수의 무리속에 소속된 소수 집단들의 권익을 전부 보장해 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회를 다수의 의견을 중심으로 이끌어 간다면, 소수자들은 점점 더 소외되고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사회에 대한 부적응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모든 사회에는 상호간 이견을 가진 다양한 소수집단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소수자의 존재는 오히려 그 사회의 건전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다수의 획일성에 대한 적절한 견제의 역할이 가능하며, 다양한 사고와 문화의 풍성함을 전체 사회에 제공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도 가능한 것이다.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 상호간에 다양한 차이를 보여주는 집단들이 서로간에 조화를 이루면서 양보하고 협조해 나가는 것이라면, 다수의 권익이 크게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수자의 권익도 당연히 보장되는 방향으로 배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수자들의 권리가 잘 보호받고 있는 사회는 상대적으로 선진화되고 건강한 사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대다수의 발목을 잡고, 그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소수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은 전체속에서 개별적인 특성을 보호하는 것이지, 소수자들의 특성을 대다수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조치가 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틀을 깨거나, 대다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조치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즉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수자 집단에 대한 배려는, 예외적으로 소수자의 권익이 보호되도록 조치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판단되며, 그 예외도 영속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일시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거나, 일정한 범위에 한정하여 적용되는 엄격한 제한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만 이러한 조치들이 과도기적인 기간동안만 존재하면서,‘사회발전의 완충적인 역할’을 통하여, 일반적 원칙과 특수성 간의 갈등을 피해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종교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책이 바로 이러한 완충적 조치를 잘 활용하여 해결될 필요가 있다. 만약 종교적 병역거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일반적인 징병관련 원칙이 수정된다면, 이에 따른 혼란과 함께, 또 다른 병역거부 주장의 명분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고, 많은 다수의 성실한 병역의무 수행자들의 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현행의 병역법 시스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완충적 방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에도 활용되고 있는 ‘대체복무제도’의 범위 내에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제한된 범위에서의 해결방안이, 전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성숙된 사회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 교포(僑胞)집뜰안에 솟아오른 유전(油田)노다지

    「시카고」에서는 공연이 끝나기가 바쁘게 다시 「로스앤젤리스」로 돌아가야 했다. 27일의 「로스앤젤리스」 「앰배서더·호텔」공연때문. 대륙횡단 비행이란 참으로 지리한 것이다. 더욱 혼자 여행하기는 따분하기 짝이 없다. 누구하고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아는 얼굴이 있어야지. 다른 승객들은 저마다 쌍쌍으로 짝 지어 이 고독한 나그네의 말상대 해줄 눈치는 전혀 보이질 않고. 「로스앤젤리스」에서의 공연은 퍽 성공적이었다. 1천5백명 가량의 교포가 모였다. 「후랭키」손(孫)악단의 연주와 한국국악원 출신의 젊은 악사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판소리와 한국무용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로미(李魯美)양을 만났다. 이종철(李鍾哲)씨(코미디언)의 맏딸인 이양이 송민영 악단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쇼」가 끝난 다음 아래층에서는 다시 김광수(金光洙) 악단의 연주로 새벽2시까지 「댄싱·파티」가 벌어졌다. 망년회를 겸한 오랜만의 모임. 해외에 나와서 맞이하는 망년회「파티」란 무엇인가 각별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인 교포들이 모두 한집 식구처럼 오순도순 단란한 분위기. 미국에서도 이「로스앤젤리스」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있다 한다. 약 3만명 가량. 「라스베이거스」가 가깝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가장 많이 집결돼있다. 그동안 「유럽」순회공연으로 인기를 떨친 유주용(劉胄鏞)·윤복희(尹福姬)부부가 10월20일께 미국에 와서 「로스앤젤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스앤젤리스」에서 한시간 거리에 송민영(宋旻榮)부부가 「기타리스트」조현과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트럼피트」를 불며 「암스트롱」흉내를 잘 내던 장경환, 양철씨등이 역시 큰 인기. 가수 양우석군은 김광수씨와 함께 한국인 경영의 「나이트·클럽」에서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김광수씨 집에는 교포들의 출입이 거의 끊이지를 않았다. 「로스앤젤리스」에 와있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새벽까지 많은 교포들이 모여 굶주렸던 얘기의 꽃을 피운다. 아주머니가 내주는 진짜 김치 맛도 교포들에게 큰 인기. 처음엔 퍽 고생을 했다는 김광수씨는 이제 「비크」8기통을 손수 운전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고국소식 전하며 웃음꽃 각지역 교민회와 유대도 「로스앤젤리스」에는 현재 한국인 경영의 「개솔린·스테이션」이 50군데나 된다고 한다. 낮에는 기름묻은 작업복에 싸여있지만 밤만 되면 1급 멋장이 신사가 된다. 최신형 자가용차를 몰고 유유히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고생들을 했다한다. 이곳 「로스앤젤리스」의 교민회는 다른 도시보다 잘 조직되어 미국 각지의 「센터」역을 하는 것 같다. 각지의 교민회와 연락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이미자(李美子)양을 초청했었고, 나도 이들의 초청으로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연예인들을 초청할 것이라 한다. 사실 나는 12월이란, 가장 바쁜 「시즌」에 와서 손해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고국소식에 굶주린 교포들을 만나 웃음을 나눠주면서 각 지역 교민회의 유대강화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71년 정초, 나는 「샌프런시스코」로 갔다. 2일 저녁에 새해 최초의 공연. 공연장엔 「밴드」도 없고 가수도 없었다. 「피아노」하나를 갖다놓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에게 반주를 부탁하고 내가 「원맨·쇼」와 노래를 했다. 1시간가량 웃기고 나니 시장기가 들었다. 공연 뒤엔 한국영화 상영이 있었다. 장일호(張一湖)감독의 『황혼의 블루스』. 「토키」가 잘나오지 않아서 감상하는데 고생깨나 했다. 뜰안 손질하다 석유 솟아 이 지방에선 가끔 있는 일 이제 미국에서도 국산영화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교포들의 말은 한결같이 『왜 그렇게 눈물 짜는 영화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간을 영화관에서 갖자는 것인데 눈물이나 짜고 있으니 실망 안할수 없다는 것이다. 어색하고 촌스런「나이트·클럽」장면, 춤추는 「엑스트러」는 어느 영화나 똑같은 인물, 남자 주연이 여자 주연을 때리고,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잔인할 정도로 울리고 - 등등 불만이 많다. 한국서 최고로 멋있다는 모 남자배우의 「무스탕」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뒤로 「클로스·업」되지만 사실상 미국서는 학생들이나 몰고다니는 싸구려 자동차. 이왕 해외에 내보내는 영화라면 섣불리 현대문명을 내보일게 아니라 한국만이 가진, 한국 고유의 것을 담은 영화였으면 하는 것이 한 교포의 얘기였다. 대부분의 교포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부유한 생활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없지 않다. 그 하나가 자기집 뜰에서 석유가 솟아올라 갑자기 노다지를 잡은 경우. 「로스앤젤리스」의 실업가 이경동씨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뜰을 손질하다가 이 석유광맥을 잡아 벼락부자가 된 것인데 석유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따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국인 많은 「로스앤젤리스」에선 나는 그 잘하는 영어회화 한번도 못해봤다. 그리고 그 흔한 미국음식 한번 못먹었다. 「로스앤젤리스」야 말로 영어 못하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곳이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 신문에 한국어 방송, 한국음식점, 한국식품점. 식품점에 가면 젓갈, 오징어포등 없는게 없다. 서울서 얼마전 만났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매일같이 교포집에 초대를 받는다. 교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국사람을 환영하는 뜻으로 빈대떡이며 콩나물, 김치, 찌개등을 대접한다. 나야 서울서 실컷 먹어온 음식이니까 조금도 귀한 진미가 아니다. 한식요리에, 서울서 지겨울 만큼 들어온 이미자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빈대접을 하는데, 그 정성에 싫다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놀날놋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섹스」영화가 공공연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점이다. 나도 교포의 안내로 구경을 했다. 「스크린」에 펼져지는 그 질펀한 「무드」에 나는 배 창자가 당기고 숨결이 차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퇴장해 버렸다. <계속>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외국인근로자들 한국 요리 체험에 비지땀

    외국인근로자들 한국 요리 체험에 비지땀

    얼마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하며 한국에게 단일민족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한국 사회에 외국인근로자와 혼혈인에 대한 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머나먼 타국 땅, 한국이란 나라에 와서 새 삶을 꾸리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은 이 벽을 어떻게 허물어가고 있을까? 또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징검다리를 놓아 주고 있는 것일까? 일요일인 26일 오전, 인천 외국인근로자센터를 찾아 한국문화 체험에 열심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봤다. 이 곳에서는 일요일마다 한국어 수업이 열린다. 하지만 이날의 메인 행사는 한국어 수업이 끝난 뒤 열리는 ‘한국음식 만들기 체험’이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김치와 불고기 등을 직접 만들어 본다는 기대에 한껏 들떠있었다. 수업시간에는 서툰 한국말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근로자들도 몇몇 보였으나 요리수업이 시작되자 그 부끄러움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앞다투어 앞치마를 둘렀다. 베트남에서 온지 8개월째라는 천 꾸임창(21)과 천 빙밍(17) 자매는 생전 처음 해보는 불고기 요리가 마냥 신기한 듯 했다. 빙밍양은 “불고기 처음 먹어봐요. 오늘 불고기 만들면 언니랑 맛있게 먹을래요.”라며 들떠 있었다. 이들 자매는 “이런 기회를 통해 자매간의 정도 느끼고 그 동안 보기만 했던 불고기 요리법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중국 내몽골 출신의 류서강(25)씨는 고향에서 같이 온 여자친구 얼굴도 보고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에 KTX를 타고 창원에서 올라왔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의 김치 겉절이 무치는 손동작을 놓칠세라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고 유심히 바라봤다. 그는 “김치 담그는 법을 정말 배우고 싶었어요. 늘 사먹기만 했거든요.”라며 고향에서 함께 온 여자친구 펑밍(25)씨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김치를 버무리다 남자친구의 시선을 받은 펑밍씨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흘렀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김치 맛에 신기해 하면서도 이런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안타까워했다. “유학생들은 잘 모여서 놀러 다니기도 하는 것 같은데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해요. 일하고 나면 다들 각 자 집에서 쉬느라…”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막상 다른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단다. 한국말과 영어에 서툴러 아직은 의사 표현에 서툰 파키스탄인 임란(24)씨도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이슬람 교리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그는 이날의 요리가 소고기라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임란씨는 자신이 직접 지진 감자빈대떡 맛을 보며 “오, 뷰티풀 뷰티풀. 베리 굿”이라고 연신 외쳤다. 이날의 한국요리수업을 기획한 인천 외국인근로자센터의 김선옥 소장은 행사를 마친 뒤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한지 5년이 흘렀어요.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일요일에는 쉬고 싶을 텐데,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나오기도 하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지요. 무엇보다도 근로자센터 직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썩 좋은 환경이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배우고 또 가르쳐주기 위해 일요일마다 모인다는 외국인 근로자와 센터 가족들. 비록 유엔에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종 차별을 지적할 만큼 높은 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지만, 낮은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그들을 보며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해군 군악대 빈대욱 중사 제주대 교육대학원 수석졸업

    해군 군악대 빈대욱 중사 제주대 교육대학원 수석졸업

    18년 전 고교 졸업장만 들고 군문을 두드렸던 해군 부사관이 국립대 교육대학원을 수석졸업한다. 해군 제주방어사령부 군악대에 근무하는 빈대욱(38) 중사다. 빈 중사는 24일 제주대에서 열리는 교육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전체 수석의 영예와 함께 최우수논문상을 받는다. 석사과정 3년 동안 전과목 만점을 기록한 유일한 졸업생이다. 고교시절 교내 밴드에서 트럼본을 시작한 게 인연이 돼 1989년 해군 군악대를 지원, 이듬해 부사관으로 직업군인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품어 왔던 음악교사의 꿈은 그를 쉼 없는 배움의 길로 이끌었다.99년 2년제 대학을 마친 뒤 경남대 음악학과에 진학,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시작했다. 긴 산고 끝에 탄생한 논문이 ‘한국 군악대의 발전 방향에 관한 조사연구’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어제 8월16일은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1977년 그의 죽음 이후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 무려 6명의 대통령을 맞았고, 광주민주화운동과 외환위기를 겪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했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다. 세계적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천안문 소요사태가 일어났으며,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다.9·11 테러에 이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탈레반에 억류된 우리 가족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건만 엘비스의 팬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비롯하여 런던·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열린 추모행사는 역시 모창대회. 의상과 모습은 물론 춤과 노래가 흡사 그를 닮은 많은 사람이 그의 부활을 염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엘비스는 이제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할 또 하나의 친구가 사라졌다. 영국의 생물학자들이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0만년 동안 양쯔강에서 살아온 민물돌고래가 거의 확실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 돌고래는 비록 물에 살았지만 가슴지느러미의 뼈가 우리의 손뼈와 비슷한 엄연한 포유동물이다.1950년대만 하더라도 6000여 마리가 살았으며 1999년에 실시한 한 조사에서도 10여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6주에 걸친 최근 조사에서는 아무런 생흔도 발견하지 못했다. 비록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동물인데 이제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양쯔강 돌고래는 최근 반세기 동안 인간의 영향으로 멸종한 최초의 거대 척추동물이다. 하지만 양쯔강 돌고래처럼 우리 인간이 몰아낸 동물은 수없이 많다. 미국 개척시대에 북미 대륙 거의 전역에서 가장 흔한 새 중의 하나이던 나그네비둘기는 20세기에 사라진 대표적인 척추동물이다.19세기 초반에는 무려 30억∼50억마리가 서식했건만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1910년쯤에는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도도새 역시 1505년부터 유럽인들이 이주해 들어오면서 마침내 1681년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는 현대 생명과학의 도움으로 멸종한 공룡들이 되살아났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생명복제 기술이 발달하여 멸종한 생물을 복원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소수의 개체들을 복원하는 데 그칠 뿐 다양한 유전자 구성을 갖춘 개체군 전체를 되살릴 수는 없다. 자연계에서는 한번 떠난 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 나그네비둘기, 양쯔강 돌고래는 물론 그들의 문화 역시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의 멸종은 도도나무의 연쇄멸종을 불러왔다. 도도나무의 열매는 도도새의 장을 통과하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사람은 파리나 빈대처럼 멸종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나는 오히려 파리나 빈대보다 우리가 먼저 멸종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손에 무참하게 멸종의 벼랑으로 밀려 떨어지는 그 수많은 생물들이 붙들고 있는 끈에 우리의 발목도 함께 묶여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기다란 직육면체의 나무토막들을 켜켜이 쌓은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젱가라는 놀이가 있다. 하나 둘씩 우리 손에 뽑혀나가는 그들과 함께 끝내 우리도 연쇄멸종의 희생물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하나뿐인 지구를 살려내야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부고]

    ●김흥식(전 서울시의회 의원)씨 별세 욱(헬리오 부장)혁씨 부친상 김욱중(한국은행 통화금융팀 차장)나승제(삼성카드 법인지원팀 과장)씨 빙부상 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072-2011●김운용(CJ개발 클럽나인브릿지 대표)씨 빙부상 2일 부산 삼신전문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6시 (051)323-0044●염홍섭(KBC 광주방송 회장)씨 상배 명곤(서산콘크리트 대표)창곤(성암토건 〃)씨 모친상 2일 조선대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62)231-8901●최명근(강남대 석좌교수)씨 별세 미희(국회예산정책처 산업사업평가팀장)씨 부친상 1일 영동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2019-4001●김종옥(전 연세대 사회사업학과 교수)씨 별세 2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02)392-3099●임진웅(우인인더스트리즈 사원)진석(세미텍코리아 〃)씨 부친상 임해원(삼성물산 차장)씨 형님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9●김지연(전 김이비인후과병원 원장)씨 별세 영훈(삼성제약 이사)기현(TCP 대표)연정(연합뉴스 사진부 기자)씨 부친상 2일 중앙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860-3580●정진원(케이디정보기술 대표)진용(테라디엔씨 〃)씨 부친상 2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30분 (02)2650-2741●조성현(사업)석현(〃)명현(재미 사업)씨 부친상 채현숙(사업)김지영(재미 간호사)씨 시부상 진규식(일산 고양우체국장)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3일 오전 7시 (02)3010-2236●박영현(코리스컴 대표)씨 모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62●김종헌(아세아시멘트 과장)성창기(엠투스네트웍스 부장)씨 빙모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61●남창우(삼원사우나 대표)씨 부친상 박도현(에이알택 수석연구원)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63●윤현중(전 대교문화재단 사무국장)금옥(남양유업 광고팀장)씨 부친상 2일 평촌 한림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31)384-2464●조철권(전 전북도지사)씨 별세 백상(외교통상부 아태 심의관)윤상(더 잼존 대표이사)명희(칼빈대 교수)씨 부친상 천규승(한국경제교육협의회 사무국장)씨 빙부상 2일 오후 10시 서울 순천향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798-1421●지성호(연합뉴스 진주 주재 차장)씨빙부상 2일 오후 9시 사천전문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8시.(055)852-5454
  • [길섶에서] 장마와 빈대떡/이목희 논설위원

    장마철을 맞아 “소주·막걸리에 빈대떡이 먹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한 TV프로에서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음향전문가를 찾아가 빗소리와 빈대떡 부치는 소리의 파장을 비교해봤다. 아주 흡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빗소리를 들으면 빈대떡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모아 비와 빈대떡의 함수관계를 분석한 신문기사가 있었다. 저기압이 강해지면 공기의 울림이 적어 음식의 향기가 날아가지 않아 식욕이 증진된다고 했다. 사람 기분을 좋게 하는 영양소를 가진 밀가루와 헛헛함을 달래주는 기름을 본능적으로 찾게된다는 해석도 있었다. 재미있으면서도 “글쎄?”라는 의문이 든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비가 줄기차게 올 때 드는 생각의 첫번째가 “또 비야?”라는 짜증이었다고 한다. 비가 와 농사일을 쉬거나 용돈이 없으면 집에서 오순도순 부침개를 부쳐먹던 습성이 정답 아닐까. 따뜻한 전통에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 빈대떡의 낭만을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정부, 서울시 인사개혁 본받아야

    서울시가 향후 3년동안 공무원 1300명을 줄이겠다고 한다. 현 인원의 13%다. 오세훈 시장은 “분명히 잉여인력이 있다.”면서 “공무원이 제대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 행정효율을 높이고, 세금 내는 시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인력감축 방안으로는 연간 300∼400명에 이르는 퇴직 등 자연감소분을 활용하고 충원을 되도록 줄이겠다고 한다. 동시에 기존 인력의 전문화 교육을 통해 필요한 행정분야에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가 선진국의 추세임을 고려할 때 서울시의 방침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공무원노조가 “사람이 줄면 일이 많아진다.”면서 불평하는 모양인데, 업무의 전문성·효율성·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인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사실 서울시가 지난 4월 ‘3% 퇴출제’ 시행에 앞서 검증했듯, 놀고 먹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시 사례를 보면, 업무는 제쳐두고 개인 자격증 취득 공부, 장기휴가와 무단 자리이탈, 출근해서 잠자거나 TV시청·컴퓨터오락으로 시간 때우기 등 근무태만이 적나라하게 나왔다. 이런 공무원들이 바로 시민의 세금만 축내는 ‘빈대’들이고 솎아내야 할 잉여인력인 것이다. 잉여 공무원의 존재가 어디 서울시만의 현상이겠는가. 중앙정부도 실태를 살펴보면 이에 못지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할 일을 하는 정부´를 내세워 지난 4년동안 공무원 5만명을 늘려왔다. 그러고도 모자라 2011년까지 5만명을 더 증원한다고 한다. 국가경영 철학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큰 정부 치고 효율적인 정부는 별로 보지 못했다. 공무원이 늘면 쓸데없는 규제와 간섭만 많아지게 돼 있어서다. 더구나 요즘 들어 정부 각 부처들이 차기정부에서 감축을 고려해 인원 늘리기에 급급하다니 참으로 못 말릴 일이다. 정부는 이번 서울시의 인사개혁에서 뭔가 느끼고 배워야 할 것이다.
  •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하기로 하고 전자대변인을 언론 접촉 창구로 제한하는 문제와 관련, 법조계에선 대체로 ‘언론의 취재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자실운영 당연한 행정서비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내다 3월 퇴직한 서상홍 변호사는 22일 “행정부내 지침이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를 통해 구현되는데 그동안 기자실 운영과 공무원 접촉 등으로 누릴 수 있던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알권리 침해와도 직접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실 운영이 정부가 주는 시혜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국민 자체가 국가인 이상 행정서비스를 시혜로 볼 수 없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고 있던 것을 없애는 것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박용상 변호사 역시 “신문은 국민의 정보 소스이고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기자의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연구관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는 “기자실은 정부부처의 소유물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설치한 국민의 것이다.”면서 “자기 뜻에 안 맞는다며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건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기본권의 핵심인 보도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공공복리 위해 비밀공개 금지는 합헌적 반면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시윤 변호사는 “정부부처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를 막는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지만 국가안전보장·공공복리·질서유지를 위해 직무상 비밀 공개를 금지한다고 본다면 제한이 합헌적일 수 있다.”면서 “정부의 세세한 조치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단지 기자실이라는 공간의 자유로운 사용권을 놓고 따지는 문제라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자대변인 등으로 언론 접촉 창구를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이재연기자 cool@seoul.co.kr ■ 시민·사회단체·학계 우려…“언론감시 거부하겠다는 것” 정부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일제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자는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방안을 마련하면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무시한 데다 해당 부처와의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밀실행정’이라는 비난도 높았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문종대 교수는 “기존의 폐쇄적인 기자실 운영에 따른 폐단을 수정하는 것이 통폐합뿐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쳐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정보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사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내용이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공간의 무단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정부 문건을 몰래 빼돌리는 등 법적으로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사무실 출입을 막아선 안 된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각종 정책을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고, 그것을 기자들이 대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 역시 “기자실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식의 하나로 기자들의 공적 취재원인 공무원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기자실 운영의 폐해를 고치겠다는 의도는 전해지지 않고,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한 비난만이 쇄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 친정부, 반정부를 떠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열리고 참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정부라면서 홍보 효율성 차원에서 기자실이나 브리핑룸 등을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나 공론 형성 없이 정부 입맛에 맞는 것만을 강요하는 민주주의의 전횡”이라면서 “몇몇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던져 주고 나머지는 가린다는 이야기인데 참여정부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일 때 경찰 수뇌부는 ‘검찰과 달리 일선 경찰서에는 기자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숨길 게 없다. 어항 속처럼 투명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경찰이 이제 와서 기자실을 폐쇄한다면 고문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원래 어항 속처럼 투명한 조직이 아니었던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도 “경찰서에서 감시의 눈길이 없어지면 분명 인권 침해의 요소가 높아질 수 있다. 일선 경찰서의 인권침해가 많이 개선됐지만 지금도 폐쇄적인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홍환 임일영 정서린 박창규기자 stinger@seoul.co.kr ■ 정부 브리핑 표정 이날 정부중앙청사 10층 브리핑실에는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총출동했고, 외신기자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호 홍보처장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듯 브리핑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한 기자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가?”라는 지적을 했다. 그러자 김 처장은 “그럴 리는 없다.”면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만큼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되받았다. 다른 한 기자가 “사무실 무단 출입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김 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해 보고 만약에 있으면 한두 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낡은 관행”이란 단어를 반복하자 한 기자가 “낡은 관행 속에서도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미묘한 감정대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신문기자 출신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항의성 질문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입 기자들은 “청와대 송고실인 춘추관은 참여정부의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하게 운영되고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는 윤 수석의 설명에 대해 “취재원 접근이 막히고, 알권리도 차단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기자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다. 비서관들이 전화도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안해 주고, 전화 걸었다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찬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자브리핑 실효성 의문 정부가 브리핑실 통폐합과 함께 내놓은 취재 지원 서비스 강화 방안의 핵심은 전자브리핑제 도입과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이다. 전자브리핑제는 프랑스 외교부가 실시중인 방식으로, 브리핑 참석이 어렵거나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기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국정홍보처의 주장이다. 브리핑 내용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송출하고, 속기로 풀어 텍스트로도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잇단 질의·응답 힘들어 그러나 기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언론브리핑은 질의와 응답, 또 그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 꼬리를 물고 이루어지는데, 전자브리핑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한번에 응답이 끝날 수 있는 간단한 질문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문에 대한 답변 속도와 질이 보장될지도 미지수. 언론 속성상 분초를 다툴 때가 많은데, 전화 혹은 대면을 통했을 때만큼 답변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을 올릴 경우 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하기도 매우 어렵다. 답변 여력 때문에 기자별, 혹은 사별로 질문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부작용이 예상된다. 홍보처 관계자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서는 기자들의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을 경우 정부가 입맛에 맞는 질문에만 답변하는 폐단이 있을 수 있다. ●‘정보공개법 개정´ 구체내용 없어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 방안은 정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인상이 짙다. 개정 방향만 내놓았을 뿐 어떤 조항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 답변 시한(15일)이 너무 길고, 답변 예외 기준이 추상적이라는 점, 빠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언론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인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선 홍보처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깔깔깔]

    ●이혼의 이유 한 부부가 이혼 조정 신청을 했다.재판관:“왜 이혼하려고 하는 거죠?” 아내:“남편은 항상 일거리를 가져와 집안에서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재판관:“아니, 그럴 수도 있지요. 그것이 어떻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 그러자 아내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남편은 장의사거든요.”●환자의 특별메뉴 한 사내가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온몸에 열이 무척 나고 괴로워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의사 선생님은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하며 입원을 하라고 했다. 게다가 악성 바이러스성 병이라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고 했다. “세상에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일단 오늘부터 환자식으로 피자, 빈대떡, 납작한 호떡 등으로 식사를 넣어 드리겠습니다.” “그런 음식이 치료에 도움이 되나요?” “아, 그런건 아니고요. 입원실 문을 열지 않고 문밑으로 넣을 수 있는 음식은 그것 밖에 없잖아요.”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상큼한 우리식탁 竹이네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상큼한 우리식탁 竹이네

    봄비 촉촉히 내리는 날, 전남 담양의 대나무 밭에 가면 쑥쑥 자라나는 죽순을 볼 수 있다. 죽순은 봄에 싹이 올라오는 대나무의 순이다. 뿌리에서 번식하기 위해서 올라오는 순으로 이 죽순을 늦은 봄에 뽑아서 껍질을 벗기고 연한 살을 길게 찢어 여러 가지의 음식을 해 먹는다. 죽순의 요리 중 죽순회가 생죽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인데, 죽순이 많이 나는 담양의 죽순 음식점들은 대부분 살짝 삶은 죽순을 우렁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죽순회를 내놓는다. 회라기보다는 무침이라 할 수 있지만, 생죽순의 질감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그 외 생죽순으로 죽순국, 죽순나물, 죽순채 등을 만들 수 있고, 중식당에도 여러 가지 요리의 부재료로 쓰인다. 죽순은 물기가 많아서 쉽게 변질되므로 제철이라도 서울에서 생죽순을 먹기는 힘들다. 우리가 흔히 중식당이나 한식당에서 먹는 죽순은 국산이라도 염장한 것이거나, 혹은 수입산 통조림이 대부분이다. 씹는 맛이 남다른 죽순은 4월에서 6월까지 먹는다. 대나무 밭에서 땅 위로 한두 뼘 정도 올라왔을 때 뽑아야 식용으로 제격이다. 생죽순을 고를 때는 껍질과 마디 길이, 무게를 살펴본다. 껍질이 마르지 않고 마디가 짧은 것, 들어봐서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이 신선하고 연하다. 또 떫은맛이 있으니 일단 삶아서 써야 한다. 이 때는 쌀뜨물을 사용해 삶으면 잡맛을 제거할 수 있다. 채취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아린 맛이 강해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삶아야 한다. 죽순은 좋은 음식재료일 뿐 아니라 몸에도 좋다. 단백질이 많고 무기질과 비타민B2, 비타민C가 풍부하다. 식이섬유 함량이 23.3%나 되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므로 변비 해소나 숙변 제거, 대장암 예방 효과도 있다. 칼륨을 포함하므로 체내에 있는 여분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으며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서울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담양죽순추어탕’은 담양에서 공수한 생죽순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담양군지정 향토음식점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요즘 제철을 맞은 싱싱한 죽순회를 맛볼 수 있다. 우렁과 오이, 부추 등을 넣고 도톰하게 썬 싱싱한 죽순을 듬뿍 넣어 새콤달콤한 초장으로 무쳐낸 죽순회는 질감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죽순즙과 죽순을 넣고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이는 죽순추어탕도 별미이고 죽순추어깐풍기, 죽순추어매운탕, 죽순추어튀김, 죽수추어숙회, 죽순추어빈대떡 등의 다양한 메뉴가 있다. 보성녹돈을 죽순즙과 와인에 48시간 담가 내는 죽초액생삼겹살도 저녁에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메뉴이다. 전화 (02)597-0036. 죽순회 1만 3000원, 죽순추어탕 7000원, 죽순추어매운탕 2만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 [부고]

    ●김석환(칼빈대 교수)종채(상지대 외래교수)씨 모친상 8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30분 (02)483-3320●김진현(전 신세계백화점 대표)씨 별세 주한(신세계이마트 주임)씨 부친상 이재훈(GS칼텍스 대리)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410-6915●곽영균(KT&G 사장)영권 영신(미국 거주)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30분 (02)3410-3153●송태종(전 광주광역시의원)씨 부친상 8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 (062)515-4488●안원배(전 충남도시가스 사장)문배(전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씨 부친상 신무영(전 제일은행 지점장)임웅규(전 우리증권 지점장)씨 빙부상 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11-740-1214●이종찬(해영글로벌로지스틱스 이사)준호(싱가포르 GSA 상무)창훈(진성항공여행사 이사)씨 부친상 변철희(타이항공 부지사장)씨 빙부상 박정원(싱가포르 GSA 이사)씨 시부상 9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5시30분 (02)2072-2022●이홍기(신한은행 부지점장)춘기(매일경제TV 관리부 과장)씨 모친상 9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860-3500●유준석(F.G.C골프클럽 대표)도석(상장회사협의회 과장)민석(주한 미공군 근무)용석(미국 거주·AMKOR 근무)자실(영성여중 교사)씨 모친상 정왕호(예금보험공사 부장)씨 빙모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410-6912●유정호(한국관광용품센터 주임)동훈(슈어엠)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2●박한철(울산지검 검사장)한욱(에드윈코리아 대표)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30●박장섭(산업은행 전주지점장)씨 상배 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30분 (02)590-2352
  • [하이 서울 축제] 美러클! 味러클! 미樂클!

    [하이 서울 축제] 美러클! 味러클! 미樂클!

    서울 관광객 1200만명 시대를 이끌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이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월6일까지 열흘 동안 펼쳐진다. 지금까지의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지역축제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됐다. 그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의 양이 늘어나고 질이 높아졌다.1000만명이 사는 서울같은 메트로폴리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축제는 초유의 시도이다. 봄의 한가운데 서울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보다 쉽고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특집을 준비했다. ‘축제에 빠진 서울.’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서울의 봄을 달군다. 올해 행사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광 서울’‘한강 르네상스’를 알리는 세계의 축제로 마련했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무대가 한강과 도심 고궁으로 확대됐다. 축제 기간도 지난해 4일에서 10일로 늘어났다. 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20세기 경제기적을 이룬 서울이 21세기에는 문화의 기적을 선도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27일 오후 8시 여의도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선박 10척이 한강을 오가고 북의 대합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비행선 30여 대에서 레이저 불빛이 한강을 수놓는다. 인기가수,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한류스타 특별공연’과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세계적인 도시 축제로 육성한다 2003년 시작된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그동안 진행해 오던 10월 서울 시민의날 행사를 5월로 옮기면서 하이서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울시는 앞으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나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도시 축제로 육성할 방침이다. 서울시 박희수 문화과장은 “세계적으로 100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의 종합적인 도시축제는 찾아 보기 어렵다.”면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발전시켜 관광객 1200만명을 달성하는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기간에 외국 관광객 25만명을 포함,60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6만명 등 130만명이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찾았다. ●‘역사’‘한강’이 축제의 축 올해 축제는 고궁과 북촌 한옥마을, 서울광장 등 역사성이 깃든 공간을 중심으로 ‘서울역사축제’와 한강을 무대로 한 ‘한강미러클축제’가 양대 축으로 진행된다. 역사를 테마로 한 축제의 간판 행사는 ‘정조 반차 재현’이다.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선 ‘북촌 조선시대 체험’이 준비됐다. 서민촌·양반촌·장터·포도청 등 조선시대 마을을 재현해 놓은 재동초교에서 당시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한강 미러클축제로는 뚝섬 난지 여의도 노들섬 등 한강시민공원 6개 지구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손에 손잡고… “놓치면 후회할 걸” 10일동안 열리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7’행사에는 48개의 프로그램이 담겨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 인순이와 SG워너비, 이효리, 싸이 등이 펼치는 ‘개막제’행사와 신명나는 축제를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폐막식’사이에 있는 많은 행사 가운데 놓치면 후회할 프로그램이 있다. 표재순 총감독이 추천할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서울시가 “시간이 없어도 이것만은 꼭 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있게 준비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소개한다. ●서울의 전통을 재현한다 가장 기대되는 행사는 단연 ‘정조 반차 재현’이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리며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가 묻힌 화성(현재의 수원)까지 문무백관 나인 호위군사 1779명, 말 799필을 동원해 8일 동안 행차하는 내용이다. 29일 오전 11시부터 창덕궁 돈화문에서 시작해 종로 3가·보신각·명동·남대문·서울역·용산역·한강둔치 이촌지구를 거쳐 노들섬까지 12.57㎞에 이르는 거리에 역사의 한 장면을 현대로 옮긴다.212년 만에 재현되는 정조반차에는 시민 930명이 참가하고, 말 120필이 동원된다. 규모는 다소 축소됐지만 번잡한 서울거리에서 시도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고 볼거리다.27∼29일에 종로구 가회동과 계동 등 북촌을 찾으면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종로구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 만들어진 ‘북촌마을 조선시대 체험장’에 들어서면 서민촌 양반촌 포도청 장터 등 조선시대 길이 열린다. 이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이용해 상거래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옥마을 일대를 걸으며 전통공방, 박물관 등을 들러 역사와 문화 속으로 산책해도 좋다. ●문화와 미래를 느껴 보자 젊은층의 문화를 접하면서 서울의 미래를 가늠해도 좋을 것 같다. 밤새도록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면 5월 4∼6일 난지지구에서 열리는 ‘서울 월드 DJ 페스티벌’을 찾아가자. 독일의 닥터 모트(Dr.Motte), 일본의 몬도 그로소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DJ가 추축이 돼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행사다. 최고의 DJ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몸을 맡기는 댄스 페스티벌, 힙합 문화가 총출동하는 비보이 파크, 인디밴드들이 참가하는 라이브 공연으로 구성했다. 28∼30일 여의도지구에는 공연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인 국악과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비보이댄스가 만나 ‘서울의 몸짓’(28일), 빛·소리·영상이 어우러진 ‘논버벌 퍼포먼스’(29일)가 진행된다. 명성황후·그리스·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 등 인기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중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사하는 ‘오!해피 뮤지컬’(30일)도 입맛 당기는 프로그램이다. ●기적을 만난다 차를 타고, 또는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한강을 즐기는 기회도 있다. 강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미러클 수중다리 건너기’가 행사기간 내내 열린다. 노들섬과 이촌지구 사이에 놓인 철제 수중다리를 이용해 맨발로 한강을 건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가장자리 난간에 수중식물을 설치하고, 수중 안전 요원을 배치해 안전성도 높였다. 시민들이 강 위를 걷는다면 세계 줄타기 명인들은 하늘을 걷는다. 한강 생태공원인 선유도에서는 ‘제1회 세계 줄타기 대회’(5월 3∼5일)가 열려,18명의 줄타기 명인들이 외줄에 의지해 1㎞에 이르는 한강을 횡단하는 아찔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최장거리 외줄타기 기네스 기록(400m)이 깨질지도 관심사다. ●나도 잊지 말아 주오 대형 프로그램에 가려진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작은 배들을 한 줄로 띄워 만든 다리를 건너는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30일∼5월6일)와 각국의 모형배를 등불로 장식한 ‘유등 선박 퍼레이드’(27일∼5월6일)도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행사인 유등 선박 퍼레이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수도방위를 담당했던 중앙군의 군례 대열의식(28일∼29일)이나, 우리나라의 전통의식과 역사속 주요장면을 드라마 형식으로 재현한 ‘왕실문화재현’(28∼5월 6일),8도의 민속놀이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8도 대동 민속놀이’(28∼29일)는 외국관광객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시민들에게도 훌륭한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예약후 대중교통 이용하세요 ●지하철 이용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의 모든 행사 장소는 지하철로 통한다. 지하철역을 따라 알짜배기 축제를 즐겨 보자. 축제의 첫날 28일 일정을 이렇게 짜 보면 어떨까.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왕실 문화재현을 보고, 걸어서 서울예술체험장터, 북촌 조선시대 체험을 즐긴다. 이어 가까운 시청역을 찾아 청계광장에서 You토피아를 구경하면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시티투어 버스이용 지하철이 싫증난다면 서울 시티투어 버스를 타 보자. 시티투어 버스는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해진 코스를 순환 운행한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하차하고, 관광한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여정을 계속할 수 있다. 어린이날 코스를 추천하자면 광화문에서 궁중의 일상을 즐긴 뒤, 덕수궁 정거장에서 서울 예술체험장터를 체험해 보자. 이어 경복궁에서 세종대왕 즉위식을 관람하고, 용산역에서 내려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를 구경하자. 버스가 다시 서울시청으로 오면 한류스타 패션 페스티벌이 기다릴 것이다. ●예약은 필수 여유로운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예약을 서두르자.48개 프로그램 중에는 주말에 시민들이 몰려 혼잡할 것을 예상, 예약 접수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열기구 체험이나 미러클 수중다리 건너기,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 소망띄우기, 성곽밟기, 한강수영대회가 대표적이다. 성곽밟기는 접수가 이미 종료됐다. 또 인터넷 접수와 현장 접수를 동시에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열기구 체험의 경우 현장 접수분은 전체 30% 정도. 주말을 피해 방문하면 선착순으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뚝섬 곰탕·비빔밥 원조집 ‘군침’ 코엑스 세계 음식 경연 ‘눈요기’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만큼이나 맛있고 별난 먹거리가 넘치는 맛의 향연이다. ‘서울을 맛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을 내건 ‘서울사랑 음식축제’가 여의도와 뚝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다. ●4월27∼30일, 여의도 젊은 연인이나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부스가 여의도 일대에 40곳이 생긴다. 주 메뉴는 치킨류, 소시지류, 순대, 떡볶이, 빈대떡 등이다. 밤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한강축제를 즐기며 입을 즐겁게 하는 퓨전음식도 많이 선보인다. ●5월5∼6일, 뚝섬 어린이날이 낀 다음달 5∼6일 뚝섬에는 ‘하동관 곰탕’‘오장동 냉면’‘인사동 전주비빔밥’ 등 서울의 원조·유명 음식점 44곳이 야외부스를 차린다. 시중보다 10∼20% 싸게 즐길 수 있는 점도 장점. 한강 주변에서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되도록 국물이 있는 음식을 피했다. 한쪽에서는 김치에 이어 제2의 한류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떡을 주제로 ‘한국 전통 떡 한마당’도 열린다. 예쁜 떡 전시회, 떡 찧기 체험, 즉석에서 찐 떡 맛보기 등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4월25∼29일, 코엑스 이 기간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는 ‘세계관광음식박람회’가 열린다. 메인 행사인 국제요리경연은 세계조리사연맹(WACS)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요리대회. 국내외 대학과 음식학원, 호텔, 외식업체 등 50여팀이 경합을 벌인다. 찬요리·더운요리, 해산물 요리 등 총 10개 부문이다. 군인 요리대회, 대사부인 요리 페스티벌, 얼음조각 경연 등도 이색적인 여흥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입장권은 일반 8000원, 학생 5000원. ●4월28∼5월6일, 시청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지구촌한마당’은 빼놓을 수 없는 도심 음식잔치다. 시청뜰에 48개국 대사관에서 운영하는 세계음식전이 열린다. 인도의 카레, 터키의 캐밥, 멕시코의 토리토나 파히타스 등이 참가자들을 이색적인 맛과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8일∼5월5일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에서도 세계 전통음식 레스토랑들이 참여하는 음식축제가 열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노동절·日골든위크 맞춰 외국인관광객 유치에 집중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 조성용으로 기획됐지만 축제 프로그램 마련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축제 기간을 한국행 관광객이 급증하는 중국의 노동절(5월1∼3일)과 일본의 골든위크(4월28일∼5월6일)에 맞췄다. 또 개막식을 제외한 축제일을 지난해 4일에서 9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에 따라 축제 참가자는 총 600만명, 이 가운데 외국인은 50만명을 목표로 잡았다. 참가자를 지난해보다 5배 정도 늘려 잡은 셈이다. 그러나 항공기 예약현황 등을 감안하면 축제 기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약 25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축제 프로그램 선정이 늦어지면서 현지 설명회가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지 못하고 이미지 홍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흔히 해외 홍보는 6개월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24일 현재 중국과 일본의 황금연휴 덕분에 서울 시내 호텔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서울시는 모텔을 개조해 호텔급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간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올해 축제의 진행과 홍보는 사실상 내년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BDA자금 러 거쳐 北으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지난 22일 휴회된 제6차 6자회담의 발목을 잡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송금과 관련, 자금 이체를 거부한 중국은행을 거쳐 러시아 은행으로 송금된 뒤 북한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BDA 문제가 해결되면 정부는 ‘2·13합의’ 초기조치 시한인 다음달 14일 전에라도 6자회담을 재개, 비핵화 이행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중국은행이 BDA로부터의 송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제3국 은행 북한계좌로의 송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오스트리아 빈대학 북한경제전문가인 루디거 프랑크 교수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BDA 북한자금 송금의 제3국 은행으로 러시아 금융기관이 유력하다.”며 “북한이 돈을 되돌려 받도록 도와줄 은행은 북한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의 은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24일(현지시간) 중동 방문길에서 기자들에게 북한 자금 송금 지연 논란과 관련,“자금 이체를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적 문제가 조금 남아 있을 뿐”이라며 금명간 북한측에 송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데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25일 중국을 방문, 중국측과 함께 제3국 은행을 찾는 한편 북한자금을 받아도 불이익이 없음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chaplin7@seoul.co.kr
  • [박성서의 7080X파일] 35년 만에 재결합한 자니브라더스

    [박성서의 7080X파일] 35년 만에 재결합한 자니브라더스

    남성적인 매력이 한껏 돋보였던 남성 4중창단 자니브라더스가 35년 만에 재결합을 선언했다. 평균연령이 자그마치 68세. 이로써 우리나라 최장·최고령의 보컬 팀이 탄생한 것. 유독 박력 있고 시원스러운 가창력과 더불어 싱싱한 수목을 연상시키는 건강미가 매력 만점이던 이들 멤버는 각각 김현진(리드,71세), 양영일(테너,68세), 김준(본명 김산현, 바리톤,67세), 진성만(베이스,67세). 여전히 ‘빨간 머플러’가 썩 잘 어울릴 듯한 외모, 전성기 때 못지 않은 박력에 깊이까지 갖춘 이들의 정겨운 화음은 세월을 뛰어넘어 특히 중장년층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1961년, 당시 최고의 음악성을 갖춘 정예들로 구성된 예그린합창단 1기생으로 출발, 기량을 뽐내던 중 뜻이 맞는 이들 네 명이 모여 4중창단을 결성했다. 이어 문화방송 톱싱거대회 월별 예선을 통과, 연말 본선 결선을 앞두고 예그린이 해체된다. 아울러 이들은 당시 문화방송 톱싱거 경연대회, 동아방송 연말 중창단경연대회 등을 잇달아 휩쓸며 무서운 신예로 급부상했다. 특히 춤과 연기 실력으로 완전무장한 예그린 출신답게 TV쇼를 화려하게 바꾼 동시에 영화주제가 ‘빨간 마후라’를 비롯해 ‘방앗간 집 둘째딸’,‘아나 농부야’,‘수평선’ 등을 잇달아 발표, 정상에 오른다. 아울러 당시 꿈의 무대였던 워커힐에 전속되며 통행금지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마치 한 몸인 양 ‘사인오각(四人五脚)’을 이뤄 바쁘게 활동,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최정상에서 이들은 해체를 선언한다. 각자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솔리스트로 전향을 꿈꾸던 이들은 결국 1968년 6월8일 동양TV ‘쇼쇼쇼’를 통해 ‘자니브라더스 고별쇼’를 갖는다. 하지만 이들의 재능을 아쉬워하던 당시 장태화 서울신문사 사장 등 후견인들에 의해 다시 재결성, 그룹명을 ‘메아리진(전국에 메아리친다는 순수 우리 말)’으로 바꾸고 1970년 1월11일 mbc-TV ‘메아리진쇼’를 통해 컴백, 매주 30분씩 브라운관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들은 당시 중창단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제각각 부업전선에 나선 후 이어 1972년, 서울 을지로 4가에 ‘메아리진’이라는 음악 살롱을 차려 경제적 타개책을 적극 모색하지만 1년이 채 못돼 하나둘씩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오는 3월12일 공식적으로 KBS 가요무대를 통해 재결합을 선언, 컴백무대를 갖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함께 섰던 무대는 1973년 1월, 당시 TBC ‘쇼쇼쇼(PD 황정태)‘ 400회 특집프로그램. 오랜 만에 똑같은 의상으로 통일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비록 그동안 제각각의 길을 걸어왔지만 늘 음악과 함께 해왔기에 이 번 재결성은 매우 자연스레 이루어진 일”이라고. 실제로 멤버 중 바리톤 파트의 김준씨는 그룹 해체 후 솔로가수로 전향, 현재까지 매년 음반을 발표해오며 국내 유일의 남성재즈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고 멜로디 파트의 김현진씨는 그간 보험일을 거쳐 현재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본인이 이끄는 ‘울바우 남성합창단’과 더불어 매년 정기공연을 해왔다. ‘빈대떡 신사’의 작곡자인 양원배씨의 차남으로 경희대 음대 출신이기도 한 테너 양영일씨는 지난 23년간 음악교사로 재직해 왔다. 현재는 부산 코스모스악기사 상무로 재직 중이다. 그런가하면 동아방송 성우 1기생이기도 한 베이스 진성만씨는 영화배우 김지미씨의 여동생 김지애씨와 결혼, 지미필름 대표를 거쳐 현재는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자니브라더스’라는 이름으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는 이들은 이미 지난 가을부터 매주 한 차례씩 모여 호흡을 고르고 화음을 맞춰 왔다. 이전까지는 멜로디 위주의 유니송(Unison)을 주로 발표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하모니 위주의 4성, 즉 네가지 화음을 조화시켜 남성4중창단으로서의 매력을 한껏 펼칠 예정. 클래식과 교회음악에서 출발한 이들이 들려줄 주요 레퍼토리는 역시 올드팬들에게 친숙한 ‘올드송’들이다. 자신들의 히트곡은 물론 민요에서 올드 팝까지 폭넓게 펼칠 예정으로 편곡은 작곡가 김기웅(71)씨가 맡았다. .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이색거리 탐방] (5) 종로구 피맛길과 순랏길

    [이색거리 탐방] (5) 종로구 피맛길과 순랏길

    종로구에는 서민의 역사와 구수한 맛이 함께 어우러진 두 길이 있다. 종로를 끼고 도는 피맛길과 순랏길이다. 좁은 골목길이지만 나름의 유래에 따듯한 정감이 자리하고 허름한 음식점이지만 주인장의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이 오면 광화문 피맛길 입구에서 종로3가 순랏길까지 느긋한 마음으로 걸어보심이 어떨지. ●봇짐을 풀고 즐기던 먹자골목 교보문고 후문에서 종각 쪽으로 너비 2m쯤 되는 종로 뒤 골목길에 들어서면 ‘피맛길(일명 피맛골)’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원래 조선시대 평민들이 6전(六廛)이 열리는 종로를 빨리 오가도록 만든 길이란다. 괴나리봇짐을 등에 지고 큰 길인 종로를 걷다 보면 ‘길을 비켜라. 대감님이 나가신다.’는 호령에 놀라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큰 길 뒤에 편안한 골목을 만들어 말이나 가마를 피한다고 해서 ‘피마(避馬)길’이라고 했다. 자연히 허름한 음식점들이 생기면서 ‘피맛골’이라는 운치있는 별칭도 생겼다. 길은 종로3가 단성사 극장 앞까지 이어진다. 건너편에도 피맛길이 있었으나 지금은 도로확장으로 사라졌다. 피맛길은 ‘먹자 골목’이다. 교보문고 근처에는 ‘열차집’ 등 빈대떡 가게들이 많고 종로구청 근처에는 서린낙지 등 낙지집들이 즐비하다. 생선구이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도 한다. 청진동 근처에는 해장국집들이 많다. 오랜 경험에서 배어나는 맛이 잊지 못하고 또 찾게 만든다. 어디를 가나 대체로 5000원으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민들의 골목이다. ●순랏길을 대신한 종묘 돌담길 피맛길이 종로3가 근처에서 끝나면 그대로 순랏길을 탐방할 수 있다. 종묘공원 입구에서 왼쪽으로 반원을 그리는 길이 서순랏길이고 오른쪽으로 도는 길이 동순랏길이다. 순랏길은 조선시대에 육모방망이를 든 순라군이 한밤중에 도적 등을 막으려고 순찰을 돌던 골목이다. 길 근처에 순라청이 있었다는 유래에 따라 순랏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창덕궁이 가까워 조선시대에는 주변에 내시들이 많이 살았고, 일제시대에는 일반인들의 종묘접근을 막기 위해 일본 순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돌던 곳이다. 1.5㎞ 일방통행로인 서순랏길은 자동차 한대가 지나가면 그만인 한적한 골목이다. 멋지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가로수가 운치롭다.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종묘의 돌담 앞에는 나무의자도 있다. 동순랏길은 주택가의 작은 골목일 뿐이다. 맛집이 즐비한 피맛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서순랏길에도 맛집이 있다. 홍어삼합으로 유명한 ‘순라집’과 소껍질무침을 하는 ‘수구레집’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도 부담이 없는 곳이다. ●옛 정취는 간데없고… 종로구는 피맛길과 순랏길을 ‘역사문화탐방로’로 지정하고 보전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실망할 수도 있다. 지저분하게 방치되고 볼거리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종각 근처의 피맛길에는 야릇한 분위기의 모텔들이 야금야금 들어섰고 종로2가에는 어느새 성인오락실들이 자리잡고 있다. 종로3가는 귀금속 골목으로 변모, 옛 정취를 생각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을 실망시킨다. 순랏길도 골목 곳곳에 놓여 있는 노상 적치물이 쓴웃음을 짓게 한다. 종묘는 매주 화요일을 제외하고 문을 열지만 이벤트가 없어 아쉽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홍탁·수구레… 개성 넘치는 맛집들 피맛길에는 한두 집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맛집이 수두룩하다. ‘열차집’‘전주집’‘대림식당’은 생선구이와 빈대떡 전문집이다. 종로2가 근처의 ‘전봇대집’(일명 고갈비집)도 맛집을 챙기는 연예인들이 종종 찾는다. 제일은행 본점 뒤의 ‘한일관’은 1939년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 등 명사들이 드나들던 불고기집이다. 종각역 근처의 ‘신승관’은 화상(華商)이 45년째 운영하는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요리 음식점이다. 순랏길의 ‘순라길’은 순 흑산도 홍어를 열흘 이상 푹 삭힌 20여년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음식만화 ‘식객’의 작가 허영만 화백이 홍어삼합 부분을 이곳에서 취재해 더 유명하다. 홍어에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둘둘 말아 막걸리와 함께 먹고 마시는 맛이 탄성을 자아낸다. 홍어회, 홍어찜, 홍어탕이 크기에 따라 3만 5000∼6만원이다. ‘수구레집’의 수구레는 소껍질을 돼지껍데기처럼 삶아 고추장으로 양념해 볶았다. 술은 역시 막걸리가 제격. 쫄깃쫄깃한 고기 맛이 서민들의 고단한 시름을 잊게 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고] TV리모컨 발명가 로버트 애들러 타계

    오늘도 TV 앞에서 이리저리 채널을 바꾸며 특별한 발명품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수많은 ‘귀차니스트’들은 그의 명복을 빌어야 하지 않을까. USA투데이,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현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은 TV 리모컨 발명가가 지난 15일 아이다호의 보이시 자택에서 93세의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인 로버트 애들러.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애들러는 미 전자회사 제니스에 입사,1956년 제니스 TV와 함께 리모컨을 처음 선보였다. 애들러는 1999년 제니스가 LG전자에 합병될 때까지 기술 고문으로 근무했다. 소파에 앉아 TV만 보는 게으른 사람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도 애들러의 리모컨 발명에서 비롯됐다. 애들러는 미국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주관하는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로부터 1997년 리모컨 발명의 공로를 인정받아 에미상을 받았다. 터치 스크린 등 180개가 넘는 미국 특허도 갖고 있다. 애들러는 종종 “리모컨을 발명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놀림을 받곤 했다.TV 리모컨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비만과 현대 귀차니즘에 기여한 것을 빗대는 농담이었다. 그러나 애들러는 TV 시청을 거의 즐기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몰두했다. 애들러의 부인 잉그리드는 “그는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과학도였으며 독서에 푹 빠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일요영화] 22시간 ‘석호필’ 매력에 푹

    “석호필이 누구야. 난 처음 들어보는 연예인인데.”라고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이미 ‘유행’에 관심이 없는 세대라는 증거다. 남녀를 막론하고 10∼30대에선 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잘 나가는 톱스타를 제치고 젊은층이 가장 선호한다는 캐주얼 브랜드 ‘빈폴’의 모델 자리를 꿰찬 것만 봐도 석호필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석호필은 한국인이 아니다. 미국 폭스TV의 시리즈물 ‘프리즌 브레이크’의 극중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의 한국식 이름이다. 스코필드 역을 맡은 웬트워스 밀러라는 배우에게 한국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석호필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케이블 채널 ‘슈퍼 액션’은 설날인 18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후 8시까지 22시간동안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을 연속 방송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두뇌 플레이로 미국 전역은 물론 국내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탈옥물의 결정판’이다. ‘프리즌 브레이크1’은 우리 팬들이 극중 주인공 이름 스코필드를 석호필이란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국내 ‘미드(미국드라마)’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는 천재 건축가 마이클은 부통령의 동생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게 된 형 링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감옥의 설계도를 문신으로 새기고 일부러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치밀한 탈옥 계획을 세우고 감옥에 들어간 마이클은 자신에게 도움을 줄 만한 죄수들을 찾아 함께 탈옥할 것을 제안한다. 인종문제, 세력싸움 등으로 갈등을 빚는 죄수들은 탈옥이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 마이클의 지휘 아래 힘을 모은다. 자신을 주시하는 간부들 때문에 수십 번의 위기와 고비를 맞지만 마이클은 사형일이 얼마 남지 않은 형과 다른 죄수들과 함께 탈옥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족애와 함께 부통령 동생 살해를 둘러싼 정치적 음모,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 거대 조직과 힘없는 개인의 대결, 협상의 힘 등 온갖 극적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한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어린이 영어방송 ‘키즈톡톡’은 18일 오후 4시 떡 산적과 빈대떡 등 명절 음식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아이들이 우리 음식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흥미로운 시간이다. 스카이라이프의 ‘MBCNET’은 18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한복과 한식, 한지, 한옥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1∼2편씩 마련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데스크시각] 위기의 정부/박정현 기획탐사부장

    문민정부가 끝날 무렵. 언론계 출신으로 차관을 지내던 이에게 1년여 동안 고관을 지낸 소감을 물어봤다. 차관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말도 마. 우리는 완전히 허깨비야.”라는 것이다. 고위 관리로서 잘 지내 놓고 볼멘소리를 하는 데는 직업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국·과장과 사무관들이 결재 서류를 들고 오면, 차관은 미심쩍은 생각에 “왜 이런 일을 추진해야 하느냐.”고 꼬치꼬치 묻는다. 간부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대답하면, 결재를 해주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사인을 해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간부들이 속이고 있든지, 그의 기자 출신다운 날카로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불신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불신은 직업공무원과 외부 출신간에 그치지 않는 듯하다.40여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행정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전직 고관은 결재서류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了”자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완료할 때의 ‘료’자다. 정식 결재가 아니고, 결재 서류를 봤다는 표시다. 나중에 ‘게이트’로 번질 경우에 대비한 자기보호책인 듯하다. 2005년 여름을 달궜던 행담도 개발 의혹은 당초에 동북아위원회가 아니라 균형발전위원회에 맡겨졌다. 말썽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균형발전위는 일처리에 미적지근했고, 그러는 통에 행담도 사업은 동북아위원회로 넘겨졌다. 의혹사건으로 번지면서 문정인 위원장과 정태인 비서관이 자리를 내놔야 했다. 무죄판결이 내려지기는 했지만, 행담도 의혹을 보면 결재 서류에 사인하지 않거나, 휘둘리는 느낌을 가졌던 고위 관리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를 핵심으로 한 1·11 부동산대책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집값이 잡히기만 하면 정부와 시장간 4년여 동안 끌어온 전쟁은 정부의 승리로 끝날 참이다. 1·11대책을 놓고 정부는 마치 대단한 정책인 양 홍보를 해대고, 건설업체들은 죽는 소리를 쏟아낸다. 그런데 알고보면 짜고 치는 고스톱에 가깝다. 건설사는 지방자치단체에 건설관련 비용을 세차례 신고한다. 그중에서도 감리자모집단계에서만 건설비용 관련 자료가 공개된다. 감리 입찰을 위한 불가피한 절차다. 무려 58개 항목이 공개된다. 이런 자료가 있는데도 정부는 7개 항목의 원가를 공개한다는 1·11 대책을 발표했다.7개 항목은 그물이 듬성듬성한 광주리쯤에 해당된다.‘무늬만 원가공개’다. 참여정부 4년 동안 퍼부은 부동산대책을 비웃듯 집값은 폭등했던 이유가 이해된다. 오죽했으면 과천청사 공무원조차 “원가공개가 아닌데, 언론이 그리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했을까. 정부 대책은 시장과의 심리전에 불과하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어제도 1·11 대책이 입법화되지 않을 경우 집값 폭등 가능성을 거론했다. 원가공개 방침을 발표하면 집값이 겁먹고 내려갈 거라는 순진한 기대가 깔려있다. 정부도 국회도, 건설사도 제대로 된 원가공개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 불쌍한 국민만 몰랐다. 원가공개를 지시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지금 정부는 카오스의 경계선을 걷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라는 경계선에서 조금만 오른쪽으로 기울면 집값이 다시 폭등할 거고, 왼쪽으로 쏠리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 집값을 잡을 수 있지만 거품붕괴라는 나락이 도사리고 있다. 집값이라는 빈대 잡으려다 나라경제라는 초가를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정작 위험스러운 장면은 정부가 불신이라는 카오스의 경계선에 서 있다는 점이다. 불신의 골짜기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에 더 이상 결재 사인을 해 주지 않을는지 모른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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