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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윌리엄 존스턴 지음

    프로이트, 루카치, 비트겐슈타인, 슘페터, 말러, 브로흐, 볼츠만, 부버, 후설, 만하임, 클림트, 곰브리치, 쇤베르크…. 전 세계가 기억해 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기억할 사상가이자 예술가인 이 이름들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모두 오스트리아가 낳은 거목들이란 점이다. 이들의 사상과 예술이 무르익은 시간적 공간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하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역사학과 교수였던 윌리엄 존스턴은 세계적 지성들이 한데 어울렸던 합스부르크 제국의 황혼기에 주목했다.‘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변학수 등 옮김, 글항아리 펴냄)은 1848년에서 1918년 사이 오스트리아의 지식인들이 그토록 거대한 정신적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어떻게 사회와 유기적으로 교류했는지를 짚었다. ●프로이트 등 오스트리아 지성 70여명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근 600년 동안 유럽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조가 몰락하면서 대제국은 극도의 혼란을 맞았다. 합스부르크의 마지막 황제 카를 1세가 왕위를 포기하자 제국은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 등 모두 6개 민족국가로 분열돼 혼돈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수도 빈을 포함해 700만 인구를 거느린 오스트리아의 사정은 가장 열악했다. 호프부르크 궁전의 비품들은 식량과 바꿔치기되는 신세가 됐고, 수백년 세를 떨쳤던 쇤브룬 성은 고아원으로 전락했다.1921년 몰아친 혹한으로 이듬해 빈대학은 문을 닫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딸 조피아와 화가 에곤 실레 등 수천명이 죽은 것도 이 시기였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 오스트리아의 문화유산과 사상적 가치들은 독일의 아류쯤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사상과 예술이 대접받는다는 건 당시 형편으로는 사치였다. 시대정황을 정밀묘사한 책은, 그럼에도 그 시점의 오스트리아 사상가와 예술가들을 홀대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세기말, 오스트리아라는 이름의 ‘정신적 대륙’을 누빈 거목들은 세계 지성사에 결정적 자양이 됐기 때문이다.730여쪽의 방대한 저술 속에서 호명된 오스트리아 지성들은 줄잡아 70여명. 사회민주주의자 빅토르 아들러, 오토 바우어, 막스 아들러, 법률가이자 정치학자 요제프 슘페터, 안톤 멩거, 한스 켈젠이 있다. 음악 장르를 확장시킨 브루크너, 볼프, 말러, 쇤베르크를 비롯해 화가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등에 이르기까지 예술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명단도 화려하다. ●세계 역사·문학·예술 등서 족적 남겨 세기말 혼란기를 살았던 거목들의 족적 자체를 상세히 추적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의 목표지점은 일관되게 하나다. 그들의 정신적 허기와 지적 위기를 버티게 해준 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추적이다. 예컨대 당시 빈에서 야유와 모함을 받았으며 오늘날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당시 프로이트의 사회적 좌표를 되돌아보는 것은 기본이고, 그의 제자들과 반대론자들에 관한 에세이 두 편을 실어 그의 학자적 삶이 시대와 어떻게 유기적 호흡을 시도했으며 또 불화했는지를 되짚는다. 빈을 떠나 보헤미아 지역과 부다페스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프로이트의 면모를 새롭게 읽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연구에 천착한 지은이의 학문적 깊이 덕분에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된 사실도 적지 않다. 하이데거의 스승이자 오늘날 프랑스어권에서 집중연구되고 있는 에드문트 후설. 보헤미아의 정신권에 뿌리를 대고 빈과 그라츠로 지평을 확장해 간 일련의 재조명 작업 등은 깊이 있는 사상사를 기다려온 독자라면 반색할 만하다. 유럽을 넘어 세계의 문화·사상사 전반을 끝점없이 활강하는 지적 편력, 그 사유의 깊이에 번번이 발목이 잠긴다.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잊혀진 한 시대의 정신사적 성과들을 새삼 확인하는 의미는 선명하다. 저자는 물었다.“온고지신(溫故知新)이 없다면 우리의 정신적 삶은 얼마나 공허하며 얼마나 황량한 것이겠는가?” 2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총선 D-22] [총선 격전지를 가다]‘정치 1번지’ 종로 손학규 vs 박진

    [총선 D-22] [총선 격전지를 가다]‘정치 1번지’ 종로 손학규 vs 박진

    “박진 그 양반은 옛날에도 가끔 오셔서 빈대떡도 드셨지.”“한나라당에 다 몰아 줘서야 되겠느냐.”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찾는다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상인들은 “날이면 늘 찾아 오니 이제 하나둘씩 찾아 오겠지.”라며 4·9 총선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터줏대감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는 친밀감을 표시하면서도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지지해야 한다는 당위론까지 내놨다. ●박측 “표밭 다질만큼 다져” 광장시장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이진옥(가명·52·여)씨는 “손학규 대표는 잘 모르겠고 누가 직접 와야 ‘아, 저분이 그 분이구나.’하지.”라면서 “그래도 박진 의원은 부인도 몇번 봤다.”고 말했다.2002년 16대 국회의원 재선거에 당선된 후 17대까지 6년간 꾸준히 지역구를 관리해 온 박 의원의 성과랄 수 있다. 반면 건너편 옷가게의 양혜자(가명·57·여)씨는 “손 대표를 뵌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절대 한나라당을 찍어 주면 안 된다.”고 손 대표를 옹호했다.4·9총선의 최대 쟁점인 정권 안정론과 정권 견제론의 기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구의 주민다운 반응이다. 종로구 숭인동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김흥영(48)씨는 “손 대표도 한나라당에 있었고 인물도 비슷비슷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인봉 변호사도 나온다고 하는데 손학규, 박진 빼고는 힘든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창신동의 한 미용실에서는 가벼운 설전까지 벌어졌다. 미용실 주인인 이혜정(가명·37·여)씨는 “박 의원은 이 지역에서 일해 왔는데 손학규 그 분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반면 머리를 깎던 오용석(가명·34)씨는 “경기지사 이미지가 강하지만 손 대표도 똑똑한 분”이라고 맞섰다. 박 의원측은 “표밭을 다질 만큼 다졌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박 의원은 “인물론으로는 차세대 리더 박진 대 과거 인물 손학규로 맞서고,‘종로의 자존심’이라는 타이틀로 조직을 다질 것”이라며 전략을 밝혔다. ●손측 “바람은 지금부터” 손 대표측은 ‘바람은 지금부터’라는 반응이다. 핵심 측근은 “본격적으로 뛰면 바닥 정서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박진 의원과의 대립각이 아니라 전국적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 의원은 양강구도, 손 대표는 다자구도를 선호하는 형국이다. 자유선진당의 정인봉 변호사를 변수로 보는 전략에서다.17대 총선에서는 0.7%,16대는 8.8%의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정 변호사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당선자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셸모자이크페인팅, 세계에 뿌리내려요”

    “셸모자이크페인팅, 세계에 뿌리내려요”

    윤병석(73) 창원대 명예교수의 ‘셸 모자이크 페인팅(Shell Mosaic Painting)’이 세계속에 뿌리를 내린다. 조개 껍데기를 이용한 모자이크 회화기법을 창시한 윤 화백이 오는 28일 미국 뉴저지주립대학에서 열리는 ‘윤병석 교수의 셸 모자이크 페인팅에 관한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 주제 발표를 한다. 윤 화백은 1995년부터 3년간 이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이 대학을 떠난 지 10년 만에 다시 강의하는 셈이다. 뉴저지대학에 재직한 인연으로 윤 화백의 작품 ‘만남Ⅰ’(가로 122㎝ 세로 232㎝)은 1997년 유엔 환경계획 본부에 한국 정부 이름으로 소장돼 있다.‘만남Ⅱ’는 뉴저지대학에 소장돼 미술학도와 제자들의 교범이 되고 있다. 윤 화백이 이 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때는 서울대 미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55년. 자신의 고향인 경남 마산의 바닷가에 지천으로 널린 조개 껍데기를 보고, 이를 회화기법으로 발전시킨 것. 셸 모자이크 페인팅은 모자이크와 콜라주, 페인팅이 어우러진 회화기법. 조개 껍데기로 모자이크를 하고, 여기에 전혀 다른 이물질을 첨가해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다. 이 기법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9년 ‘USIS NEWS’에 소개되면서부터. 같은 해 이상욱 교수가 펴낸 중등미술 교과서 ‘새로운 조형’에 등재돼 국내에도 소개됐지만 윤 화백은 유럽이나 미국에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어 74년에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요한 베버 대주교의 초청으로 그라츠국립대학교 바로크홀에서 3개월간 전시회를 가졌다. 이를 계기로 빈대학과 잘츠부르크대학, 그라츠대학, 성 폴턴대학 등에서 강의하면서 연구에 매진,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호평을 받았다. 86년 미국으로 건너간 윤 화백은 사우스웨스턴대학과 조지타운 텍사스대학에서 강의와 예술활동을 하다 95년 뉴저지주립대학에 초빙돼 강의와 연구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 54점은 예술의 전당과 유엔환경계획 본부 및 유네스코, 빈국립박물관 등에 영구소장돼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시민의식과 새 정권이 가져야 할 경각심/박현갑 기획탐사부장

    [데스크시각] 시민의식과 새 정권이 가져야 할 경각심/박현갑 기획탐사부장

    며칠전 일이다. 택시기사가 조수석 창문을 빼꼼히 열고 행선지를 묻더니 그냥 갔다. 승차거부였다. 평소에도 몇차례 경험한 일이라 별 생각없이 보냈다. 다행히 뒤이어 온 택시에 탈 수 있었다. 왜 타지 않았느냐고 기사가 묻는다. 거부당했다고 하자 안타깝다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한다. “승차거부는 금지사항입니다. 사실 나도 아파트촌으로 들어가면 나올 때 손님 태우기 힘들어요. 그렇다고 승차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를 방치하는 것은 더 나빠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고발해야죠. 서울시 다산콜센터 120번으로 차량번호하고 시간 등을 신고하면 돼요.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고발의식이 없어요.” 맞는 말이다. 폐해가 심각하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고치면 누구나 혜택볼 수 있는 불합리한 관행들을 개선하려면 개개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머릿속 시민의식이 손·발로 이어져야 한다. 서울 용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5살짜리 아이의 알몸체벌 사건도 이를 인터넷 카페에 올린 한 외국인이 있었기에 공개됐다.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으나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정권교체기다. 시장, 실용, 자율, 효율이 시대 화두다.‘잃어버린 10년’이라는 거창한 사색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새 정부 관계자와 서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공직사회 문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노무현 정부간의 정권 인수인계작업은 처음부터 원활하지 않다.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갈등에서 드러나듯 신·구 정권간 불협화음으로 쌀 목표가 산정이나 종합부동산세 변경 등 민생현안은 표류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제 살길 찾기에 급급한 공직자들도 있는 모양이다. “일반 공무원들 참 대단하더라. 아침에 정기조회할 때면 다들 열심히 참석했다. 그런데 대선 이후에는 하나둘 참석자가 줄더라.‘이거 검토하시면 어떨까요?’ 하고 물으면 NO라고 말하지 않고 하나같이 ‘알았습니다.’라며 고개숙이던 사람들이었는데….”한 별정직 공직자가 전하는 정권 교체기의 관가 표정이다. 이들을 탓할 수 있을까?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를 고치지 않는 한 5년 뒤에도 이런 공무원들은 또 나올 것이다. 무리한 정책 추진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권 출범초기 강남 타워팰리스 60평에 입주하려면 샐러리맨이 수십년간 저축해야 가능하다는 식의 보도가 있었다. 강남 집값 잡겠다는 참여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하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강남 집값은 오히려 올랐고 행복도시 추진발표 등으로 전국 부동산값도 덩달아 뛰었다. 그렇다고 이른바 강북사람들이 좋아한 것도 아니다. 상대적 박탈감만 더 커졌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인 셈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어떤가? 인수위 행보를 지켜보노라면 과거 정권의 실수를 답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기업적 정책추진에만 관심을 보이는듯한 당선인의 행보에서 비정규직 차별해소 등 사회적 약자나 노동자 권익보호에 대한 관심은 찾기 어렵다. 친기업보다는 시장친화적으로, 당선자보다는 당선인으로 불러 달라는 인수위 발표는 국민보다는 당선인만 의식한 변죽 울리기다. 대운하 공약이나 영어교육 강화방안도 우려스럽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반대 목소리와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추진은 부작용만 키울 것이다. 새 정부 정책결정자들은 다른 의견을 가진 유권자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서민들도 당당히 자기 주장을 개진하며 잘못 돌아가는 상황에는 ‘경고’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열린다. 박현갑 기획탐사부장 eagleduo@seoul.co.kr
  •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자장면은 왜 자장면일까?

    ‘여기 짜장면 한 그릇 갖다 주세요’하고 전화 한 통화하면 ‘짜장면 시키신 분’하고 금세 달려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짬뽕한 그릇이면 마음속에 해가 뜬다. 학교 다니면서 졸업식과 입학식에는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것이 최고의 외식이었다. 직장인이 되었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이 한 잔 하잖다. 돈이 궁했던 학창시절에는 덤으로 받았던 짬뽕 국물 한 그릇은 그 시대 최고의 안주였다. 그 추억을 떠올리며 골목 어귀에 있는 중국집에 가기로 했다. 양장피 한 접시에 이과두주 두어 병이면 소주를 마시는 것 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흠뻑 취할 수 있으니 여러 면에서 이득이다. 이렇게 중국음식은 우리 곁을 지켰다. 그러다 보니 너무 만만하다. 그래서 젊은 학생들은 친구가 하는 일이 이해가 안되면 ‘너 진짜 웃기는 짬뽕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친근한 중국음식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먹나? 우리가 자주 먹는 자장면은 무슨 뜻일까? 탕수육은 왜 탕수육이라고 하지?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조리를 전공하는 1학년 학생들에게 자장면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일까요? 라고 물으면 ‘짠 맛이 나는 장이 들어가서 짜장면이라고 해요’라고 답한다. 그럼 탕수육은 무슨 뜻인가요? 라고 물으면 “탕수육은 국물이 있으니까 탕이라고 하고 고기 먹을 때 수육 느낌이 나기 때문에 수육이라고 해요”라고 자신있게 답한다. 자장면의 뜻은 장(醬)을 튀겨서(炸) 만든 면이라는 소리다. 자장면 만들 때 쓰는 장은 춘장이다. 춘장도 다른 장과 마찬가지로 콩으로 만든다. 콩에 밀가루를 넣어 만든 춘장은 처음에는 된장과 같은 갈색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짙게 변한다. 그러나 춘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그 색깔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워 캬라멜 소스를 넣어 검은 색이 나게 만든다. 탕수육은 왜 탕수육일까? 중국요리는 요리의 이름에 그 요리의 성격을 모두 담아 놓았다. 탕수육의 탕은 설탕당(糖), 수는 식초 초(醋), 육은 고기육(肉)이라는 뜻이다. 돼지고기를 달콤하고 새콤하게 만든 요리라는 뜻이다. 원래 중국어 발음은 탕추러우였으나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어를 따라서 하는 과정에서 탕수육이라고 변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량주의 안주로 제일인 양장피는 해파리와 같은 해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양장피는 고구마나 감자의 전분을 익혀서 대나무 발에 넣어 말린다. 바싹 마른 전분은 한 장의 종잇장 같아 껍질‘피’라는 의미로 피라고 부르는데 요리 한 접시를 만들 때 두 장의 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양장피(兩張皮)라고 한다. 팔보채는 얼핏 이름만 보면 여덟 가지 보물을 넣어 볶은 요리다. 보물이라고 하니까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의 보석이 떠오른다. 설마 그런 보석들을 넣어 요리를 했을까. 여기서의 여덟가지 보물은 해물이나 채소 중에서 여러 가지를 함께 볶았다는 의미이지 꼭 여덟 가지 일 필요는 없다. 오향장육도 마찬가지다. 다섯 가지 향을 넣어 만든 돼지고기 요리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하면 팔각, 산초, 계피, 진피, 정향 등 다섯가지 향을 모두 넣어야 하지만 대강 팔각, 산초만으로도 향이 진하게 나오므로 요리에서 숫자가 나오면 여러 가지 향을 넣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최근 중국음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송대의 문인 소동파가 만들어 먹기 시작해서 유명해 졌다는 동퍼러우(東坡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소동파가 중국 항주의 태수로 발령이 나서 내려갔더니 항주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 서호가 제방이 무너져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를 본 소동파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함께 제방을 원 상태로 복구를 시켜 놓았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삼겹살을 선물했다. 소동파는 주민들이 선물로 준 삼겹살에 간장과 황주를 넣어 맛난 요리로 만들어 지역주민과 나누어 먹었다. 고기의 맛을 본 사람들이 소동파에게 이 요리의 이름을 물었다. 소동파는 내가 만든 요리라서 이름이 없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럼 동파께서 만들었으니 동파육이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건의하면서 이 요리를 동파육이라고 불렀다. 대학에서 나의 전공은 중국어문학이었다. 학교 졸업 후 중국요리를 업으로 삼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중국음식점 주방에 들어가서 일하기 시작했다. 손님 중에서 난자완즈를 시키는 손님이 계시면 홀에서 서빙하는 아가씨는 주방에 있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언니 남자 빤스하나 만들어주세요”. 그러면 나는 “어른 빤스 만들어 줄까? 아니면 애기 빤스 만들어줄까?”라고 물었다. 난자완즈 큰 접시, 아니면 작은 접시냐고 묻는 소리다. 난자완즈는 완자(丸子)를 지지기(煎) 어렵다(難)는 소리다. 그러나 요리이름에 어려운 글자가 있으니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아 발음이 똑같으면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南자로 바꾸어 난젠완즈(南煎丸子)가 된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지지고 볶으면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두가지는 모두 음식을 요리할 때 사용되는 조리방법이다. 지짐은 빈대떡이나 생선을 지져서 익힐 때 전(煎)부친다고 하는 바로 그 전이다. 볶음은 초(炒)인데 중국집에서 먹는 볶음밥이 차오판(炒飯)이다. 탕수육 먹고 요리 하나 더 먹고 싶을 때 가장 인기 메뉴는 깐소새우(干燒蝦仁)다. 소(燒)자의 왼편에도 火자가 있으니 이 또한 ‘조림’을 뜻하는 조리법이다. 깐소새우는 양념이 새우를 좋아해서 새우의 몸에 감겨 절대로 떨어지면 안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새우조림이다. 중국요리하면 프라이팬을 휘감아 올라가는 강한 화력이 생각난다. 그래서 요리 이름 속에 불(火)이 들어간 글자가 자주 등장한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중국 요리 집에 가도 늘 요리만 먹을 수 는 없다. 가끔 물만두가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중국에서 만두라고 하는 음식은 속이 없는 맨 빵이다. 그리고 우리가 물만두, 왕만두, 군만두, 찐만두로 구분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구분한다. 재미있는 사연은 물만두에 있다. 중국어로 물만두와 하룻밤은 모두 ‘수이자오’라고 말한다. 또 하룻밤과 한 그릇은 모두 ‘이완’이다. 단지 성조를 몇 성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그 뜻이 달라진다. 중국어를 갓 배우기 시작한 한 아저씨가 중국의 식당에 들어갔다. 아저씨는 아가씨 만두 한 그릇에 얼마예요? 라고 묻는 다는 것이 성조를 잘 못 발음하는 바람에 아가씨에게는 “아가씨랑 하룻밤 자는데 얼마예요?”라고 묻고 말았다. 이 말은 들은 아가씨 처음 보는 손님이 하룻밤을 자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어이가 없다. 순간적으로 화가 난 아가씨는 아저씨의 뺨을 때리고 말았단다. 100년이 넘도록 우리 곁에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자장면, 탕수육.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인다고 했는데 이제 자장면과 탕수육을 알고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생활 속에서 작은 행복을 하나 더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신계숙 : 단국대중어중문학과, 이화여대 식품학 박사. 중국어문학을 전공하고 중국음식에 필이 꽂혀서 중국집 ‘향원’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시작했다. 2001년 경영자총회에서 ‘중국음식문화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시작했다. 최근 SK, LG, 신세계 등에서 중국비지니스 성공비법에 대한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글 신계숙 배화여자대학 중국어통번역과 조교수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깔깔깔]

    ●가장 가벼운 것? 어느 물리학 시간의 일이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물체는 무엇입니까?” “우라늄입니다.” 그때 강의실의 홍일점인 Y양이 매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것은 남자의 거시기입니다.” “남자의 그것은 얼마나 가벼운지 생각만으로도 세워 올릴 수 있거든요.” ●빈대 한 나그네가 하룻밤을 묵기 위해 싸구려 객줏집에 들어갔다. “어이구, 여기 빈대가 있는 걸.”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 빈대는 죽은 것입니다.” 주위에 다른 객줏집이 없던 터라 나그네는 할 수 없이 그 방에 묵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주인이 와서 물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나리. 빈대는 확실히 죽은 것이었습죠?” “음, 확실히 죽은 것이더군. 하지만 문상객이 많더군.”
  • 가축을 홀리는 핑크·무드 신종(新種)직업

    가축을 홀리는 핑크·무드 신종(新種)직업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시험이라는 별스런 시험이 있다. 서울시가 4월3일에 치를 예정인 실기시험이 벌써 10회째. 가축들을 「섹스·무드」로 속여 잔뜩 기분을 돋구게 해놓고 정충을 도둑질(?)하는 계면쩍은 시험. 태초에 창조주 말씀이 「생육하고 번성하라」- 축복해 줬는데 이젠 가축들로부터 그 축복의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빼앗고 또 그걸 자격시험이라하여 「콘테스트」한다니 -. 자연출산보다 더 경제적…인공수정사 적극 양성케 5년전만 해도 가축의 인공수정이라면 점잖은 신사들이나 숙녀들이 입에 올리기 꺼려하는 해괴한 것으로 통했다. 사람이 가축의 국부를 「마사지」하거나 전기충격을 가하여 가축으로 하여금 성교상태로 빠뜨린 뒤 정충을 채집해서 수정하는 것이 바로 인공수정. 그 생소하던 분야가 이젠 「가축 번식학」이니 「가축 인공수정학」이라는 이름으로 버젓하게 「학(學)」자를 달고 행세하게 됐다. 뿐만아니라 아주 축산법으로 인공수정사를 양성하고, 일정한 자격시험을 거쳐 자격을 얻게 하는등 적극적으로 「가축인공수정사」의 배출을 정부가 권장하게 됐다. 물론 가축에 대한 인공수정이 여러 측면에서 「자연출산」보다는 춸씬 경제적이고 우생학적으로 보아 압도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 이번 제10회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시험은 서울시가 관장하는 것으로, 필기시험은 4월2일, 실기시험은 4월3일에 실시한다. 시험과목은 ①축산 수의법규 ②가축 번식학 ③가축 위생학 ④가축인공수정학 및 실기시험. 응시 자격자는 1개월 이상의 가축인공수정학 강습을 수료한 사람으로 강습회수료증이나 교육필증을 제시해야 된다. 「실기시험」이란 것이 특히 자격시험의 관건을 쥐고 있다고 서울시 산업국 농정과에서는 귀띔. 말은 전기충격법에 의해 닭은 마사지로 정액채취 실기시험은 모두 모의물(模疑物)로 실시하게 된다. 냉동되어 있는 가축의 정충을 응시자에게 주어 그것을 희석화(稀釋化)하고 냉동하고 조작하는 실습. 물론 이쯤되면 응시자가 어느정도 인공수정의 실습을 해왔으며 능력이 있나를 알 수 있다고. 가축에 대한 인공수정은 대체로 소 말 닭 돼지등에 실시한다. 경제적인 가치가 있어야만 인공수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소는 종자가 좋은 수소앞에 암소를 끌어다 놓고 「핑크·무드」를 조성해준 뒤, 수소가 발정하여 올라타게 되면 「인공수정사」는 수놈이 암놈의 질속으로 삽입하기 직전, 그것을 질외로 오도(誤導)하여 손가락으로 성기 끝부분을 꼭 쥐어 준다. 워낙 소는 조루증이 있어 토끼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사정, 약 3백「그램」의 정액을 포함한 물을 발사한다. 암소가 없을 때는 「의빈대」(擬牝臺=허재비암놈)라는 모의 성기를 쓴다. 말하자면 허수아비암놈이다. 의빈대의 뒷부분에 암소가죽을 뒤집어 씌우는데 수소는 암소의 진짜 털로 착각하고 기분을 돋군다는 것. 의빈대 밑에는 암놈의 질과 비슷한, 길이 53.5㎝의 인공질이 있다. 수소는 그부분이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런 성교로 생각하고 정액을 발사한다. 말의 경우는 좀 난처하다. 말은 인간이상으로 정력이 좋아 적어도 30분 이상 한시간을 끌기 때문에 전기충격을 가하여 단시간내에 뽑아낸다. 닭은 전적으로 「마사지」법. 종자좋은 수탉을 골라 하복부 성기근처를 「마사지」해주면 1분도 못가 정액을 사정하는데 1회분이 병아리 30마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분량. 암탉에 엎드려 매일 달걀 1개씩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우량 품종으로 개량할 수 있다. 돼지는 소와 마찬가지로 의빈대를 사용하여 사정시킨다. 발정기가 된 종돈을 골라 암퇘지 모양의 의빈대를 넣어둔 교미돈사에 넣으면 말랑말랑한 가짜 질에 삽입하고 「꽥 꽥」소리까지 쳐가며 사정. 인공사정에 숙달(?)이 된 돼지는 의빈대만 보고도 전혀 주저하는 기미없이 자기신부로 알고 기분을 낸다고. 양은 질내 채취법을 쓴다. 자연 교미한 뒤 암놈의 질내에 주사기를 꽂아 그걸 빼내는 좀 잔인스런 방법이다. 개의 경우는 자연 교미가 주로 되지만 불가피하게 인공사정을 시키는 수가 있는데 「전기충격법」을 사용한다. 개도 말에 못지않게 장시간을 필요로하는 동물이어서 전기충격이 아니고선 인간이 지쳐 나가 자빠지기 때문. 냉동 저장된 정액으로 억지 임신시켜 이렇게 동물에 따라 갖가지 방법을 써 인공으로 정액을 채취하면 분비물에서 정액을 분리한다. 사출된 분비물이 전부 정액만으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 정액을 보호하기 위한 분비물이 사출되는데 이것을 분류하여 냉동 저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채취한 정액은 소의 경우 질 개구기(開口器)나 유리통 같은 것으로 질부분을 열고 1~2㏄정도의 정액을 넣는다. 동물에 따라서 손으로 외음부를 젖히고 넣는 수도있고, 대부분 유리통으로 넣어 「억지임신」을 시킨다. 현재 이러한 훈련과 실습, 자격시험을 거쳐 인공수정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서울시에서만 3백여명. 주로 가축병원 수의사가 취득하는 경우가 많고, 오로지 인공수정 자격만을 취득한 사람은 국가기관에 취직하거나 인공수정만을 전문으로 맡아 개업하기도 한다. 자격시험은 물론 서울시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전국 시·도 농정과에서 실시한다. 이렇게 인공수정 자격시험을 거쳐 수정사가 된 사람이 전국적으로 7백여명쯤 될거라는 서울시의 얘기. 『가축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한, 인간의 동물이죠. 인간의 경제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대상이기 때문에 그것들이 정서적인 동물이라 생각하면 그 짓을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좀 안된 생각도 들기는 해요. 수놈들이야 가짜건 진짜건 기분을 누릴 수는 있는데 암놈은 먹고 자고 낳고하는 것밖에 못하잖아요?』서울시의 한 인공수정 담당자의 동정섞인 친동물적 발언.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3월 14일호 제4권 10호 통권 제 127호]
  • [열린세상] 소수자 권익보호와 사회 건전성/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소수자 권익보호와 사회 건전성/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의사결정과정에의 구성원 참여보장과,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이다. 그러면, 사회적 소수자(social minority)에 대한 권익옹호 정책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원칙적으로는 다수의 무리속에 소속된 소수 집단들의 권익을 전부 보장해 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사회를 다수의 의견을 중심으로 이끌어 간다면, 소수자들은 점점 더 소외되고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사회에 대한 부적응의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모든 사회에는 상호간 이견을 가진 다양한 소수집단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소수자의 존재는 오히려 그 사회의 건전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다수의 획일성에 대한 적절한 견제의 역할이 가능하며, 다양한 사고와 문화의 풍성함을 전체 사회에 제공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도 가능한 것이다.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이, 상호간에 다양한 차이를 보여주는 집단들이 서로간에 조화를 이루면서 양보하고 협조해 나가는 것이라면, 다수의 권익이 크게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수자의 권익도 당연히 보장되는 방향으로 배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수자들의 권리가 잘 보호받고 있는 사회는 상대적으로 선진화되고 건강한 사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대다수의 발목을 잡고, 그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소수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은 전체속에서 개별적인 특성을 보호하는 것이지, 소수자들의 특성을 대다수가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수자들에 대한 배려조치가 사회 전체의 근본적인 틀을 깨거나, 대다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조치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즉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수자 집단에 대한 배려는, 예외적으로 소수자의 권익이 보호되도록 조치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판단되며, 그 예외도 영속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일시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거나, 일정한 범위에 한정하여 적용되는 엄격한 제한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만 이러한 조치들이 과도기적인 기간동안만 존재하면서,‘사회발전의 완충적인 역할’을 통하여, 일반적 원칙과 특수성 간의 갈등을 피해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종교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책이 바로 이러한 완충적 조치를 잘 활용하여 해결될 필요가 있다. 만약 종교적 병역거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일반적인 징병관련 원칙이 수정된다면, 이에 따른 혼란과 함께, 또 다른 병역거부 주장의 명분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고, 많은 다수의 성실한 병역의무 수행자들의 사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현행의 병역법 시스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완충적 방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에도 활용되고 있는 ‘대체복무제도’의 범위 내에서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제한된 범위에서의 해결방안이, 전체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성숙된 사회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 교포(僑胞)집뜰안에 솟아오른 유전(油田)노다지

    「시카고」에서는 공연이 끝나기가 바쁘게 다시 「로스앤젤리스」로 돌아가야 했다. 27일의 「로스앤젤리스」 「앰배서더·호텔」공연때문. 대륙횡단 비행이란 참으로 지리한 것이다. 더욱 혼자 여행하기는 따분하기 짝이 없다. 누구하고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아는 얼굴이 있어야지. 다른 승객들은 저마다 쌍쌍으로 짝 지어 이 고독한 나그네의 말상대 해줄 눈치는 전혀 보이질 않고. 「로스앤젤리스」에서의 공연은 퍽 성공적이었다. 1천5백명 가량의 교포가 모였다. 「후랭키」손(孫)악단의 연주와 한국국악원 출신의 젊은 악사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판소리와 한국무용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로미(李魯美)양을 만났다. 이종철(李鍾哲)씨(코미디언)의 맏딸인 이양이 송민영 악단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쇼」가 끝난 다음 아래층에서는 다시 김광수(金光洙) 악단의 연주로 새벽2시까지 「댄싱·파티」가 벌어졌다. 망년회를 겸한 오랜만의 모임. 해외에 나와서 맞이하는 망년회「파티」란 무엇인가 각별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인 교포들이 모두 한집 식구처럼 오순도순 단란한 분위기. 미국에서도 이「로스앤젤리스」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있다 한다. 약 3만명 가량. 「라스베이거스」가 가깝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가장 많이 집결돼있다. 그동안 「유럽」순회공연으로 인기를 떨친 유주용(劉胄鏞)·윤복희(尹福姬)부부가 10월20일께 미국에 와서 「로스앤젤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스앤젤리스」에서 한시간 거리에 송민영(宋旻榮)부부가 「기타리스트」조현과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트럼피트」를 불며 「암스트롱」흉내를 잘 내던 장경환, 양철씨등이 역시 큰 인기. 가수 양우석군은 김광수씨와 함께 한국인 경영의 「나이트·클럽」에서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김광수씨 집에는 교포들의 출입이 거의 끊이지를 않았다. 「로스앤젤리스」에 와있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새벽까지 많은 교포들이 모여 굶주렸던 얘기의 꽃을 피운다. 아주머니가 내주는 진짜 김치 맛도 교포들에게 큰 인기. 처음엔 퍽 고생을 했다는 김광수씨는 이제 「비크」8기통을 손수 운전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고국소식 전하며 웃음꽃 각지역 교민회와 유대도 「로스앤젤리스」에는 현재 한국인 경영의 「개솔린·스테이션」이 50군데나 된다고 한다. 낮에는 기름묻은 작업복에 싸여있지만 밤만 되면 1급 멋장이 신사가 된다. 최신형 자가용차를 몰고 유유히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고생들을 했다한다. 이곳 「로스앤젤리스」의 교민회는 다른 도시보다 잘 조직되어 미국 각지의 「센터」역을 하는 것 같다. 각지의 교민회와 연락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이미자(李美子)양을 초청했었고, 나도 이들의 초청으로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연예인들을 초청할 것이라 한다. 사실 나는 12월이란, 가장 바쁜 「시즌」에 와서 손해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고국소식에 굶주린 교포들을 만나 웃음을 나눠주면서 각 지역 교민회의 유대강화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71년 정초, 나는 「샌프런시스코」로 갔다. 2일 저녁에 새해 최초의 공연. 공연장엔 「밴드」도 없고 가수도 없었다. 「피아노」하나를 갖다놓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에게 반주를 부탁하고 내가 「원맨·쇼」와 노래를 했다. 1시간가량 웃기고 나니 시장기가 들었다. 공연 뒤엔 한국영화 상영이 있었다. 장일호(張一湖)감독의 『황혼의 블루스』. 「토키」가 잘나오지 않아서 감상하는데 고생깨나 했다. 뜰안 손질하다 석유 솟아 이 지방에선 가끔 있는 일 이제 미국에서도 국산영화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교포들의 말은 한결같이 『왜 그렇게 눈물 짜는 영화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간을 영화관에서 갖자는 것인데 눈물이나 짜고 있으니 실망 안할수 없다는 것이다. 어색하고 촌스런「나이트·클럽」장면, 춤추는 「엑스트러」는 어느 영화나 똑같은 인물, 남자 주연이 여자 주연을 때리고,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잔인할 정도로 울리고 - 등등 불만이 많다. 한국서 최고로 멋있다는 모 남자배우의 「무스탕」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뒤로 「클로스·업」되지만 사실상 미국서는 학생들이나 몰고다니는 싸구려 자동차. 이왕 해외에 내보내는 영화라면 섣불리 현대문명을 내보일게 아니라 한국만이 가진, 한국 고유의 것을 담은 영화였으면 하는 것이 한 교포의 얘기였다. 대부분의 교포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부유한 생활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없지 않다. 그 하나가 자기집 뜰에서 석유가 솟아올라 갑자기 노다지를 잡은 경우. 「로스앤젤리스」의 실업가 이경동씨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뜰을 손질하다가 이 석유광맥을 잡아 벼락부자가 된 것인데 석유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따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국인 많은 「로스앤젤리스」에선 나는 그 잘하는 영어회화 한번도 못해봤다. 그리고 그 흔한 미국음식 한번 못먹었다. 「로스앤젤리스」야 말로 영어 못하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곳이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 신문에 한국어 방송, 한국음식점, 한국식품점. 식품점에 가면 젓갈, 오징어포등 없는게 없다. 서울서 얼마전 만났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매일같이 교포집에 초대를 받는다. 교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국사람을 환영하는 뜻으로 빈대떡이며 콩나물, 김치, 찌개등을 대접한다. 나야 서울서 실컷 먹어온 음식이니까 조금도 귀한 진미가 아니다. 한식요리에, 서울서 지겨울 만큼 들어온 이미자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빈대접을 하는데, 그 정성에 싫다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놀날놋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섹스」영화가 공공연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점이다. 나도 교포의 안내로 구경을 했다. 「스크린」에 펼져지는 그 질펀한 「무드」에 나는 배 창자가 당기고 숨결이 차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퇴장해 버렸다. <계속>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외국인근로자들 한국 요리 체험에 비지땀

    외국인근로자들 한국 요리 체험에 비지땀

    얼마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하며 한국에게 단일민족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한국 사회에 외국인근로자와 혼혈인에 대한 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머나먼 타국 땅, 한국이란 나라에 와서 새 삶을 꾸리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은 이 벽을 어떻게 허물어가고 있을까? 또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징검다리를 놓아 주고 있는 것일까? 일요일인 26일 오전, 인천 외국인근로자센터를 찾아 한국문화 체험에 열심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봤다. 이 곳에서는 일요일마다 한국어 수업이 열린다. 하지만 이날의 메인 행사는 한국어 수업이 끝난 뒤 열리는 ‘한국음식 만들기 체험’이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김치와 불고기 등을 직접 만들어 본다는 기대에 한껏 들떠있었다. 수업시간에는 서툰 한국말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근로자들도 몇몇 보였으나 요리수업이 시작되자 그 부끄러움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앞다투어 앞치마를 둘렀다. 베트남에서 온지 8개월째라는 천 꾸임창(21)과 천 빙밍(17) 자매는 생전 처음 해보는 불고기 요리가 마냥 신기한 듯 했다. 빙밍양은 “불고기 처음 먹어봐요. 오늘 불고기 만들면 언니랑 맛있게 먹을래요.”라며 들떠 있었다. 이들 자매는 “이런 기회를 통해 자매간의 정도 느끼고 그 동안 보기만 했던 불고기 요리법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중국 내몽골 출신의 류서강(25)씨는 고향에서 같이 온 여자친구 얼굴도 보고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에 KTX를 타고 창원에서 올라왔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의 김치 겉절이 무치는 손동작을 놓칠세라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고 유심히 바라봤다. 그는 “김치 담그는 법을 정말 배우고 싶었어요. 늘 사먹기만 했거든요.”라며 고향에서 함께 온 여자친구 펑밍(25)씨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김치를 버무리다 남자친구의 시선을 받은 펑밍씨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흘렀다.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김치 맛에 신기해 하면서도 이런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안타까워했다. “유학생들은 잘 모여서 놀러 다니기도 하는 것 같은데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해요. 일하고 나면 다들 각 자 집에서 쉬느라…”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막상 다른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단다. 한국말과 영어에 서툴러 아직은 의사 표현에 서툰 파키스탄인 임란(24)씨도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이슬람 교리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그는 이날의 요리가 소고기라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임란씨는 자신이 직접 지진 감자빈대떡 맛을 보며 “오, 뷰티풀 뷰티풀. 베리 굿”이라고 연신 외쳤다. 이날의 한국요리수업을 기획한 인천 외국인근로자센터의 김선옥 소장은 행사를 마친 뒤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한지 5년이 흘렀어요.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일요일에는 쉬고 싶을 텐데,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나오기도 하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지요. 무엇보다도 근로자센터 직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썩 좋은 환경이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배우고 또 가르쳐주기 위해 일요일마다 모인다는 외국인 근로자와 센터 가족들. 비록 유엔에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종 차별을 지적할 만큼 높은 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지만, 낮은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그들을 보며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해군 군악대 빈대욱 중사 제주대 교육대학원 수석졸업

    해군 군악대 빈대욱 중사 제주대 교육대학원 수석졸업

    18년 전 고교 졸업장만 들고 군문을 두드렸던 해군 부사관이 국립대 교육대학원을 수석졸업한다. 해군 제주방어사령부 군악대에 근무하는 빈대욱(38) 중사다. 빈 중사는 24일 제주대에서 열리는 교육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전체 수석의 영예와 함께 최우수논문상을 받는다. 석사과정 3년 동안 전과목 만점을 기록한 유일한 졸업생이다. 고교시절 교내 밴드에서 트럼본을 시작한 게 인연이 돼 1989년 해군 군악대를 지원, 이듬해 부사관으로 직업군인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품어 왔던 음악교사의 꿈은 그를 쉼 없는 배움의 길로 이끌었다.99년 2년제 대학을 마친 뒤 경남대 음악학과에 진학,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시작했다. 긴 산고 끝에 탄생한 논문이 ‘한국 군악대의 발전 방향에 관한 조사연구’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최재천 인간견문록] 엘비스 프레슬리와 양쯔강 돌고래

    어제 8월16일은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1977년 그의 죽음 이후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에 이어 무려 6명의 대통령을 맞았고, 광주민주화운동과 외환위기를 겪었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했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렀다. 세계적으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천안문 소요사태가 일어났으며,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했다.9·11 테러에 이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탈레반에 억류된 우리 가족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후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건만 엘비스의 팬들은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비롯하여 런던·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열린 추모행사는 역시 모창대회. 의상과 모습은 물론 춤과 노래가 흡사 그를 닮은 많은 사람이 그의 부활을 염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엘비스는 이제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다시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할 또 하나의 친구가 사라졌다. 영국의 생물학자들이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난 300만년 동안 양쯔강에서 살아온 민물돌고래가 거의 확실히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 돌고래는 비록 물에 살았지만 가슴지느러미의 뼈가 우리의 손뼈와 비슷한 엄연한 포유동물이다.1950년대만 하더라도 6000여 마리가 살았으며 1999년에 실시한 한 조사에서도 10여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됐는데,6주에 걸친 최근 조사에서는 아무런 생흔도 발견하지 못했다. 비록 엘비스 프레슬리에 비할 바는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지닌 동물인데 이제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양쯔강 돌고래는 최근 반세기 동안 인간의 영향으로 멸종한 최초의 거대 척추동물이다. 하지만 양쯔강 돌고래처럼 우리 인간이 몰아낸 동물은 수없이 많다. 미국 개척시대에 북미 대륙 거의 전역에서 가장 흔한 새 중의 하나이던 나그네비둘기는 20세기에 사라진 대표적인 척추동물이다.19세기 초반에는 무려 30억∼50억마리가 서식했건만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1910년쯤에는 단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던 도도새 역시 1505년부터 유럽인들이 이주해 들어오면서 마침내 1681년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는 현대 생명과학의 도움으로 멸종한 공룡들이 되살아났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생명복제 기술이 발달하여 멸종한 생물을 복원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소수의 개체들을 복원하는 데 그칠 뿐 다양한 유전자 구성을 갖춘 개체군 전체를 되살릴 수는 없다. 자연계에서는 한번 떠난 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 나그네비둘기, 양쯔강 돌고래는 물론 그들의 문화 역시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도도새의 멸종은 도도나무의 연쇄멸종을 불러왔다. 도도나무의 열매는 도도새의 장을 통과하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사람은 파리나 빈대처럼 멸종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나는 오히려 파리나 빈대보다 우리가 먼저 멸종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손에 무참하게 멸종의 벼랑으로 밀려 떨어지는 그 수많은 생물들이 붙들고 있는 끈에 우리의 발목도 함께 묶여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기다란 직육면체의 나무토막들을 켜켜이 쌓은 후 하나씩 빼다가 전체를 무너뜨리는 사람이 지는 젱가라는 놀이가 있다. 하나 둘씩 우리 손에 뽑혀나가는 그들과 함께 끝내 우리도 연쇄멸종의 희생물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하나뿐인 지구를 살려내야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부고]

    ●김흥식(전 서울시의회 의원)씨 별세 욱(헬리오 부장)혁씨 부친상 김욱중(한국은행 통화금융팀 차장)나승제(삼성카드 법인지원팀 과장)씨 빙부상 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072-2011●김운용(CJ개발 클럽나인브릿지 대표)씨 빙부상 2일 부산 삼신전문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6시 (051)323-0044●염홍섭(KBC 광주방송 회장)씨 상배 명곤(서산콘크리트 대표)창곤(성암토건 〃)씨 모친상 2일 조선대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62)231-8901●최명근(강남대 석좌교수)씨 별세 미희(국회예산정책처 산업사업평가팀장)씨 부친상 1일 영동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2019-4001●김종옥(전 연세대 사회사업학과 교수)씨 별세 2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02)392-3099●임진웅(우인인더스트리즈 사원)진석(세미텍코리아 〃)씨 부친상 임해원(삼성물산 차장)씨 형님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9●김지연(전 김이비인후과병원 원장)씨 별세 영훈(삼성제약 이사)기현(TCP 대표)연정(연합뉴스 사진부 기자)씨 부친상 2일 중앙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30분 (02)860-3580●정진원(케이디정보기술 대표)진용(테라디엔씨 〃)씨 부친상 2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30분 (02)2650-2741●조성현(사업)석현(〃)명현(재미 사업)씨 부친상 채현숙(사업)김지영(재미 간호사)씨 시부상 진규식(일산 고양우체국장)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3일 오전 7시 (02)3010-2236●박영현(코리스컴 대표)씨 모친상 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62●김종헌(아세아시멘트 과장)성창기(엠투스네트웍스 부장)씨 빙모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61●남창우(삼원사우나 대표)씨 부친상 박도현(에이알택 수석연구원)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010-2263●윤현중(전 대교문화재단 사무국장)금옥(남양유업 광고팀장)씨 부친상 2일 평촌 한림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31)384-2464●조철권(전 전북도지사)씨 별세 백상(외교통상부 아태 심의관)윤상(더 잼존 대표이사)명희(칼빈대 교수)씨 부친상 천규승(한국경제교육협의회 사무국장)씨 빙부상 2일 오후 10시 서울 순천향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798-1421●지성호(연합뉴스 진주 주재 차장)씨빙부상 2일 오후 9시 사천전문장례식장, 발인 4일 오전 8시.(055)852-5454
  • [길섶에서] 장마와 빈대떡/이목희 논설위원

    장마철을 맞아 “소주·막걸리에 빈대떡이 먹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한 TV프로에서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음향전문가를 찾아가 빗소리와 빈대떡 부치는 소리의 파장을 비교해봤다. 아주 흡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빗소리를 들으면 빈대떡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모아 비와 빈대떡의 함수관계를 분석한 신문기사가 있었다. 저기압이 강해지면 공기의 울림이 적어 음식의 향기가 날아가지 않아 식욕이 증진된다고 했다. 사람 기분을 좋게 하는 영양소를 가진 밀가루와 헛헛함을 달래주는 기름을 본능적으로 찾게된다는 해석도 있었다. 재미있으면서도 “글쎄?”라는 의문이 든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비가 줄기차게 올 때 드는 생각의 첫번째가 “또 비야?”라는 짜증이었다고 한다. 비가 와 농사일을 쉬거나 용돈이 없으면 집에서 오순도순 부침개를 부쳐먹던 습성이 정답 아닐까. 따뜻한 전통에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 빈대떡의 낭만을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정부, 서울시 인사개혁 본받아야

    서울시가 향후 3년동안 공무원 1300명을 줄이겠다고 한다. 현 인원의 13%다. 오세훈 시장은 “분명히 잉여인력이 있다.”면서 “공무원이 제대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 행정효율을 높이고, 세금 내는 시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인력감축 방안으로는 연간 300∼400명에 이르는 퇴직 등 자연감소분을 활용하고 충원을 되도록 줄이겠다고 한다. 동시에 기존 인력의 전문화 교육을 통해 필요한 행정분야에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가 선진국의 추세임을 고려할 때 서울시의 방침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공무원노조가 “사람이 줄면 일이 많아진다.”면서 불평하는 모양인데, 업무의 전문성·효율성·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인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사실 서울시가 지난 4월 ‘3% 퇴출제’ 시행에 앞서 검증했듯, 놀고 먹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시 사례를 보면, 업무는 제쳐두고 개인 자격증 취득 공부, 장기휴가와 무단 자리이탈, 출근해서 잠자거나 TV시청·컴퓨터오락으로 시간 때우기 등 근무태만이 적나라하게 나왔다. 이런 공무원들이 바로 시민의 세금만 축내는 ‘빈대’들이고 솎아내야 할 잉여인력인 것이다. 잉여 공무원의 존재가 어디 서울시만의 현상이겠는가. 중앙정부도 실태를 살펴보면 이에 못지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할 일을 하는 정부´를 내세워 지난 4년동안 공무원 5만명을 늘려왔다. 그러고도 모자라 2011년까지 5만명을 더 증원한다고 한다. 국가경영 철학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큰 정부 치고 효율적인 정부는 별로 보지 못했다. 공무원이 늘면 쓸데없는 규제와 간섭만 많아지게 돼 있어서다. 더구나 요즘 들어 정부 각 부처들이 차기정부에서 감축을 고려해 인원 늘리기에 급급하다니 참으로 못 말릴 일이다. 정부는 이번 서울시의 인사개혁에서 뭔가 느끼고 배워야 할 것이다.
  •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취재자유·알권리 침해 헌법소원 대상 된다”

    정부가 기자실을 통폐합하기로 하고 전자대변인을 언론 접촉 창구로 제한하는 문제와 관련, 법조계에선 대체로 ‘언론의 취재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자실운영 당연한 행정서비스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내다 3월 퇴직한 서상홍 변호사는 22일 “행정부내 지침이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를 통해 구현되는데 그동안 기자실 운영과 공무원 접촉 등으로 누릴 수 있던 취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알권리 침해와도 직접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실 운영이 정부가 주는 시혜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국민 자체가 국가인 이상 행정서비스를 시혜로 볼 수 없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고 있던 것을 없애는 것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박용상 변호사 역시 “신문은 국민의 정보 소스이고 기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기자의 취재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연구관 출신인 이석연 변호사는 “기자실은 정부부처의 소유물이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설치한 국민의 것이다.”면서 “자기 뜻에 안 맞는다며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건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기본권의 핵심인 보도의 자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공공복리 위해 비밀공개 금지는 합헌적 반면 헌법재판관을 지낸 이시윤 변호사는 “정부부처에 대한 자유로운 취재를 막는다는 점에서 언론통제지만 국가안전보장·공공복리·질서유지를 위해 직무상 비밀 공개를 금지한다고 본다면 제한이 합헌적일 수 있다.”면서 “정부의 세세한 조치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단지 기자실이라는 공간의 자유로운 사용권을 놓고 따지는 문제라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자대변인 등으로 언론 접촉 창구를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이재연기자 cool@seoul.co.kr ■ 시민·사회단체·학계 우려…“언론감시 거부하겠다는 것” 정부가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학계는 일제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자는 “빈대 한 마리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방안을 마련하면서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무시한 데다 해당 부처와의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은 ‘밀실행정’이라는 비난도 높았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문종대 교수는 “기존의 폐쇄적인 기자실 운영에 따른 폐단을 수정하는 것이 통폐합뿐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방법이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쳐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정보가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사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내용이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무공간의 무단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정부 문건을 몰래 빼돌리는 등 법적으로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사무실 출입을 막아선 안 된다.”면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각종 정책을 자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고, 그것을 기자들이 대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 역시 “기자실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식의 하나로 기자들의 공적 취재원인 공무원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기자실 운영의 폐해를 고치겠다는 의도는 전해지지 않고,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한 비난만이 쇄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상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 친정부, 반정부를 떠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열리고 참여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정부라면서 홍보 효율성 차원에서 기자실이나 브리핑룸 등을 없애고 통폐합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나 공론 형성 없이 정부 입맛에 맞는 것만을 강요하는 민주주의의 전횡”이라면서 “몇몇 언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맛에 맞는 정보만 던져 주고 나머지는 가린다는 이야기인데 참여정부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일 때 경찰 수뇌부는 ‘검찰과 달리 일선 경찰서에는 기자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숨길 게 없다. 어항 속처럼 투명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경찰이 이제 와서 기자실을 폐쇄한다면 고문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원래 어항 속처럼 투명한 조직이 아니었던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도 “경찰서에서 감시의 눈길이 없어지면 분명 인권 침해의 요소가 높아질 수 있다. 일선 경찰서의 인권침해가 많이 개선됐지만 지금도 폐쇄적인 공간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홍환 임일영 정서린 박창규기자 stinger@seoul.co.kr ■ 정부 브리핑 표정 이날 정부중앙청사 10층 브리핑실에는 신문·방송 등 국내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총출동했고, 외신기자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창호 홍보처장도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는 듯 브리핑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한 기자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예산 낭비가 아닌가?”라는 지적을 했다. 그러자 김 처장은 “그럴 리는 없다.”면서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만큼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되받았다. 다른 한 기자가 “사무실 무단 출입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잠시 머뭇거린 김 처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사해 보고 만약에 있으면 한두 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낡은 관행”이란 단어를 반복하자 한 기자가 “낡은 관행 속에서도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린 분”이라고 쏘아붙이면서 미묘한 감정대립이 일어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도 신문기자 출신인 윤승용 홍보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다 항의성 질문이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입 기자들은 “청와대 송고실인 춘추관은 참여정부의 개방형 브리핑제의 취지에 가장 근접하게 운영되고 있어 존치하기로 했다.”는 윤 수석의 설명에 대해 “취재원 접근이 막히고, 알권리도 차단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기자는 “취재에 어려움이 많다. 비서관들이 전화도 받지 않고, 사실 확인도 안해 주고, 전화 걸었다는 메모를 남겨도 콜백이 안 온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박찬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전자브리핑 실효성 의문 정부가 브리핑실 통폐합과 함께 내놓은 취재 지원 서비스 강화 방안의 핵심은 전자브리핑제 도입과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이다. 전자브리핑제는 프랑스 외교부가 실시중인 방식으로, 브리핑 참석이 어렵거나 신속한 답변을 원하는 기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국정홍보처의 주장이다. 브리핑 내용을 동영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송출하고, 속기로 풀어 텍스트로도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잇단 질의·응답 힘들어 그러나 기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언론브리핑은 질의와 응답, 또 그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 꼬리를 물고 이루어지는데, 전자브리핑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한번에 응답이 끝날 수 있는 간단한 질문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문에 대한 답변 속도와 질이 보장될지도 미지수. 언론 속성상 분초를 다툴 때가 많은데, 전화 혹은 대면을 통했을 때만큼 답변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을 올릴 경우 제대로 된 답변을 요구하기도 매우 어렵다. 답변 여력 때문에 기자별, 혹은 사별로 질문 수를 제한하겠다는 방침도 부작용이 예상된다. 홍보처 관계자는 “시스템 정착을 위해서는 기자들의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질문을 했을 경우 정부가 입맛에 맞는 질문에만 답변하는 폐단이 있을 수 있다. ●‘정보공개법 개정´ 구체내용 없어 정보공개법 개정 추진 방안은 정부가 ‘마지못해’ 내놓은 인상이 짙다. 개정 방향만 내놓았을 뿐 어떤 조항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 답변 시한(15일)이 너무 길고, 답변 예외 기준이 추상적이라는 점, 빠르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언론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인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선 홍보처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깔깔깔]

    ●이혼의 이유 한 부부가 이혼 조정 신청을 했다.재판관:“왜 이혼하려고 하는 거죠?” 아내:“남편은 항상 일거리를 가져와 집안에서 밤늦게까지 일합니다.” 재판관:“아니, 그럴 수도 있지요. 그것이 어떻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 그러자 아내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남편은 장의사거든요.”●환자의 특별메뉴 한 사내가 아프리카에 다녀온 뒤 온몸에 열이 무척 나고 괴로워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의사 선생님은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하며 입원을 하라고 했다. 게다가 악성 바이러스성 병이라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고 했다. “세상에 그럼 어떻게 해야하죠?” “일단 오늘부터 환자식으로 피자, 빈대떡, 납작한 호떡 등으로 식사를 넣어 드리겠습니다.” “그런 음식이 치료에 도움이 되나요?” “아, 그런건 아니고요. 입원실 문을 열지 않고 문밑으로 넣을 수 있는 음식은 그것 밖에 없잖아요.”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상큼한 우리식탁 竹이네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상큼한 우리식탁 竹이네

    봄비 촉촉히 내리는 날, 전남 담양의 대나무 밭에 가면 쑥쑥 자라나는 죽순을 볼 수 있다. 죽순은 봄에 싹이 올라오는 대나무의 순이다. 뿌리에서 번식하기 위해서 올라오는 순으로 이 죽순을 늦은 봄에 뽑아서 껍질을 벗기고 연한 살을 길게 찢어 여러 가지의 음식을 해 먹는다. 죽순의 요리 중 죽순회가 생죽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인데, 죽순이 많이 나는 담양의 죽순 음식점들은 대부분 살짝 삶은 죽순을 우렁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린 죽순회를 내놓는다. 회라기보다는 무침이라 할 수 있지만, 생죽순의 질감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그 외 생죽순으로 죽순국, 죽순나물, 죽순채 등을 만들 수 있고, 중식당에도 여러 가지 요리의 부재료로 쓰인다. 죽순은 물기가 많아서 쉽게 변질되므로 제철이라도 서울에서 생죽순을 먹기는 힘들다. 우리가 흔히 중식당이나 한식당에서 먹는 죽순은 국산이라도 염장한 것이거나, 혹은 수입산 통조림이 대부분이다. 씹는 맛이 남다른 죽순은 4월에서 6월까지 먹는다. 대나무 밭에서 땅 위로 한두 뼘 정도 올라왔을 때 뽑아야 식용으로 제격이다. 생죽순을 고를 때는 껍질과 마디 길이, 무게를 살펴본다. 껍질이 마르지 않고 마디가 짧은 것, 들어봐서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이 신선하고 연하다. 또 떫은맛이 있으니 일단 삶아서 써야 한다. 이 때는 쌀뜨물을 사용해 삶으면 잡맛을 제거할 수 있다. 채취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아린 맛이 강해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삶아야 한다. 죽순은 좋은 음식재료일 뿐 아니라 몸에도 좋다. 단백질이 많고 무기질과 비타민B2, 비타민C가 풍부하다. 식이섬유 함량이 23.3%나 되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므로 변비 해소나 숙변 제거, 대장암 예방 효과도 있다. 칼륨을 포함하므로 체내에 있는 여분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으며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서울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담양죽순추어탕’은 담양에서 공수한 생죽순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담양군지정 향토음식점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요즘 제철을 맞은 싱싱한 죽순회를 맛볼 수 있다. 우렁과 오이, 부추 등을 넣고 도톰하게 썬 싱싱한 죽순을 듬뿍 넣어 새콤달콤한 초장으로 무쳐낸 죽순회는 질감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죽순즙과 죽순을 넣고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이는 죽순추어탕도 별미이고 죽순추어깐풍기, 죽순추어매운탕, 죽순추어튀김, 죽수추어숙회, 죽순추어빈대떡 등의 다양한 메뉴가 있다. 보성녹돈을 죽순즙과 와인에 48시간 담가 내는 죽초액생삼겹살도 저녁에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메뉴이다. 전화 (02)597-0036. 죽순회 1만 3000원, 죽순추어탕 7000원, 죽순추어매운탕 2만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 [부고]

    ●김석환(칼빈대 교수)종채(상지대 외래교수)씨 모친상 8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30분 (02)483-3320●김진현(전 신세계백화점 대표)씨 별세 주한(신세계이마트 주임)씨 부친상 이재훈(GS칼텍스 대리)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410-6915●곽영균(KT&G 사장)영권 영신(미국 거주)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30분 (02)3410-3153●송태종(전 광주광역시의원)씨 부친상 8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8시 (062)515-4488●안원배(전 충남도시가스 사장)문배(전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씨 부친상 신무영(전 제일은행 지점장)임웅규(전 우리증권 지점장)씨 빙부상 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11-740-1214●이종찬(해영글로벌로지스틱스 이사)준호(싱가포르 GSA 상무)창훈(진성항공여행사 이사)씨 부친상 변철희(타이항공 부지사장)씨 빙부상 박정원(싱가포르 GSA 이사)씨 시부상 9일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5시30분 (02)2072-2022●이홍기(신한은행 부지점장)춘기(매일경제TV 관리부 과장)씨 모친상 9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2)860-3500●유준석(F.G.C골프클럽 대표)도석(상장회사협의회 과장)민석(주한 미공군 근무)용석(미국 거주·AMKOR 근무)자실(영성여중 교사)씨 모친상 정왕호(예금보험공사 부장)씨 빙모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410-6912●유정호(한국관광용품센터 주임)동훈(슈어엠)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62●박한철(울산지검 검사장)한욱(에드윈코리아 대표)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30●박장섭(산업은행 전주지점장)씨 상배 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30분 (02)590-2352
  • [하이 서울 축제] 美러클! 味러클! 미樂클!

    [하이 서울 축제] 美러클! 味러클! 미樂클!

    서울 관광객 1200만명 시대를 이끌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이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5월6일까지 열흘 동안 펼쳐진다. 지금까지의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지역축제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국제적인 규모로 확대됐다. 그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의 양이 늘어나고 질이 높아졌다.1000만명이 사는 서울같은 메트로폴리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축제는 초유의 시도이다. 봄의 한가운데 서울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보다 쉽고 알차게 즐길 수 있도록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특집을 준비했다. ‘축제에 빠진 서울.’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서울의 봄을 달군다. 올해 행사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관광 서울’‘한강 르네상스’를 알리는 세계의 축제로 마련했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무대가 한강과 도심 고궁으로 확대됐다. 축제 기간도 지난해 4일에서 10일로 늘어났다. 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20세기 경제기적을 이룬 서울이 21세기에는 문화의 기적을 선도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27일 오후 8시 여의도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선박 10척이 한강을 오가고 북의 대합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비행선 30여 대에서 레이저 불빛이 한강을 수놓는다. 인기가수,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한류스타 특별공연’과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세계적인 도시 축제로 육성한다 2003년 시작된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그동안 진행해 오던 10월 서울 시민의날 행사를 5월로 옮기면서 하이서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울시는 앞으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나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도시 축제로 육성할 방침이다. 서울시 박희수 문화과장은 “세계적으로 100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의 종합적인 도시축제는 찾아 보기 어렵다.”면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발전시켜 관광객 1200만명을 달성하는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기간에 외국 관광객 25만명을 포함,60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6만명 등 130만명이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찾았다. ●‘역사’‘한강’이 축제의 축 올해 축제는 고궁과 북촌 한옥마을, 서울광장 등 역사성이 깃든 공간을 중심으로 ‘서울역사축제’와 한강을 무대로 한 ‘한강미러클축제’가 양대 축으로 진행된다. 역사를 테마로 한 축제의 간판 행사는 ‘정조 반차 재현’이다.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선 ‘북촌 조선시대 체험’이 준비됐다. 서민촌·양반촌·장터·포도청 등 조선시대 마을을 재현해 놓은 재동초교에서 당시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한강 미러클축제로는 뚝섬 난지 여의도 노들섬 등 한강시민공원 6개 지구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손에 손잡고… “놓치면 후회할 걸” 10일동안 열리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7’행사에는 48개의 프로그램이 담겨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 인순이와 SG워너비, 이효리, 싸이 등이 펼치는 ‘개막제’행사와 신명나는 축제를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폐막식’사이에 있는 많은 행사 가운데 놓치면 후회할 프로그램이 있다. 표재순 총감독이 추천할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서울시가 “시간이 없어도 이것만은 꼭 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있게 준비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소개한다. ●서울의 전통을 재현한다 가장 기대되는 행사는 단연 ‘정조 반차 재현’이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리며 아버지 장헌세자(사도세자)가 묻힌 화성(현재의 수원)까지 문무백관 나인 호위군사 1779명, 말 799필을 동원해 8일 동안 행차하는 내용이다. 29일 오전 11시부터 창덕궁 돈화문에서 시작해 종로 3가·보신각·명동·남대문·서울역·용산역·한강둔치 이촌지구를 거쳐 노들섬까지 12.57㎞에 이르는 거리에 역사의 한 장면을 현대로 옮긴다.212년 만에 재현되는 정조반차에는 시민 930명이 참가하고, 말 120필이 동원된다. 규모는 다소 축소됐지만 번잡한 서울거리에서 시도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고 볼거리다.27∼29일에 종로구 가회동과 계동 등 북촌을 찾으면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종로구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 만들어진 ‘북촌마을 조선시대 체험장’에 들어서면 서민촌 양반촌 포도청 장터 등 조선시대 길이 열린다. 이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이용해 상거래를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옥마을 일대를 걸으며 전통공방, 박물관 등을 들러 역사와 문화 속으로 산책해도 좋다. ●문화와 미래를 느껴 보자 젊은층의 문화를 접하면서 서울의 미래를 가늠해도 좋을 것 같다. 밤새도록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면 5월 4∼6일 난지지구에서 열리는 ‘서울 월드 DJ 페스티벌’을 찾아가자. 독일의 닥터 모트(Dr.Motte), 일본의 몬도 그로소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DJ가 추축이 돼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행사다. 최고의 DJ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몸을 맡기는 댄스 페스티벌, 힙합 문화가 총출동하는 비보이 파크, 인디밴드들이 참가하는 라이브 공연으로 구성했다. 28∼30일 여의도지구에는 공연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인 국악과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비보이댄스가 만나 ‘서울의 몸짓’(28일), 빛·소리·영상이 어우러진 ‘논버벌 퍼포먼스’(29일)가 진행된다. 명성황후·그리스·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 등 인기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해 극중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사하는 ‘오!해피 뮤지컬’(30일)도 입맛 당기는 프로그램이다. ●기적을 만난다 차를 타고, 또는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한강을 즐기는 기회도 있다. 강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하는 ‘미러클 수중다리 건너기’가 행사기간 내내 열린다. 노들섬과 이촌지구 사이에 놓인 철제 수중다리를 이용해 맨발로 한강을 건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가장자리 난간에 수중식물을 설치하고, 수중 안전 요원을 배치해 안전성도 높였다. 시민들이 강 위를 걷는다면 세계 줄타기 명인들은 하늘을 걷는다. 한강 생태공원인 선유도에서는 ‘제1회 세계 줄타기 대회’(5월 3∼5일)가 열려,18명의 줄타기 명인들이 외줄에 의지해 1㎞에 이르는 한강을 횡단하는 아찔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최장거리 외줄타기 기네스 기록(400m)이 깨질지도 관심사다. ●나도 잊지 말아 주오 대형 프로그램에 가려진 아기자기한 프로그램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작은 배들을 한 줄로 띄워 만든 다리를 건너는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30일∼5월6일)와 각국의 모형배를 등불로 장식한 ‘유등 선박 퍼레이드’(27일∼5월6일)도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행사인 유등 선박 퍼레이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조선시대 수도방위를 담당했던 중앙군의 군례 대열의식(28일∼29일)이나, 우리나라의 전통의식과 역사속 주요장면을 드라마 형식으로 재현한 ‘왕실문화재현’(28∼5월 6일),8도의 민속놀이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8도 대동 민속놀이’(28∼29일)는 외국관광객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시민들에게도 훌륭한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예약후 대중교통 이용하세요 ●지하철 이용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7’의 모든 행사 장소는 지하철로 통한다. 지하철역을 따라 알짜배기 축제를 즐겨 보자. 축제의 첫날 28일 일정을 이렇게 짜 보면 어떨까.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왕실 문화재현을 보고, 걸어서 서울예술체험장터, 북촌 조선시대 체험을 즐긴다. 이어 가까운 시청역을 찾아 청계광장에서 You토피아를 구경하면 시간과 체력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시티투어 버스이용 지하철이 싫증난다면 서울 시티투어 버스를 타 보자. 시티투어 버스는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해진 코스를 순환 운행한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하차하고, 관광한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여정을 계속할 수 있다. 어린이날 코스를 추천하자면 광화문에서 궁중의 일상을 즐긴 뒤, 덕수궁 정거장에서 서울 예술체험장터를 체험해 보자. 이어 경복궁에서 세종대왕 즉위식을 관람하고, 용산역에서 내려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를 구경하자. 버스가 다시 서울시청으로 오면 한류스타 패션 페스티벌이 기다릴 것이다. ●예약은 필수 여유로운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예약을 서두르자.48개 프로그램 중에는 주말에 시민들이 몰려 혼잡할 것을 예상, 예약 접수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열기구 체험이나 미러클 수중다리 건너기, 충효의 배다리 건너기, 소망띄우기, 성곽밟기, 한강수영대회가 대표적이다. 성곽밟기는 접수가 이미 종료됐다. 또 인터넷 접수와 현장 접수를 동시에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열기구 체험의 경우 현장 접수분은 전체 30% 정도. 주말을 피해 방문하면 선착순으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뚝섬 곰탕·비빔밥 원조집 ‘군침’ 코엑스 세계 음식 경연 ‘눈요기’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만큼이나 맛있고 별난 먹거리가 넘치는 맛의 향연이다. ‘서울을 맛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을 내건 ‘서울사랑 음식축제’가 여의도와 뚝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다. ●4월27∼30일, 여의도 젊은 연인이나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부스가 여의도 일대에 40곳이 생긴다. 주 메뉴는 치킨류, 소시지류, 순대, 떡볶이, 빈대떡 등이다. 밤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한강축제를 즐기며 입을 즐겁게 하는 퓨전음식도 많이 선보인다. ●5월5∼6일, 뚝섬 어린이날이 낀 다음달 5∼6일 뚝섬에는 ‘하동관 곰탕’‘오장동 냉면’‘인사동 전주비빔밥’ 등 서울의 원조·유명 음식점 44곳이 야외부스를 차린다. 시중보다 10∼20% 싸게 즐길 수 있는 점도 장점. 한강 주변에서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되도록 국물이 있는 음식을 피했다. 한쪽에서는 김치에 이어 제2의 한류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떡을 주제로 ‘한국 전통 떡 한마당’도 열린다. 예쁜 떡 전시회, 떡 찧기 체험, 즉석에서 찐 떡 맛보기 등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4월25∼29일, 코엑스 이 기간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는 ‘세계관광음식박람회’가 열린다. 메인 행사인 국제요리경연은 세계조리사연맹(WACS)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요리대회. 국내외 대학과 음식학원, 호텔, 외식업체 등 50여팀이 경합을 벌인다. 찬요리·더운요리, 해산물 요리 등 총 10개 부문이다. 군인 요리대회, 대사부인 요리 페스티벌, 얼음조각 경연 등도 이색적인 여흥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입장권은 일반 8000원, 학생 5000원. ●4월28∼5월6일, 시청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지구촌한마당’은 빼놓을 수 없는 도심 음식잔치다. 시청뜰에 48개국 대사관에서 운영하는 세계음식전이 열린다. 인도의 카레, 터키의 캐밥, 멕시코의 토리토나 파히타스 등이 참가자들을 이색적인 맛과 정취에 흠뻑 빠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8일∼5월5일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에서도 세계 전통음식 레스토랑들이 참여하는 음식축제가 열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노동절·日골든위크 맞춰 외국인관광객 유치에 집중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 조성용으로 기획됐지만 축제 프로그램 마련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축제 기간을 한국행 관광객이 급증하는 중국의 노동절(5월1∼3일)과 일본의 골든위크(4월28일∼5월6일)에 맞췄다. 또 개막식을 제외한 축제일을 지난해 4일에서 9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에 따라 축제 참가자는 총 600만명, 이 가운데 외국인은 50만명을 목표로 잡았다. 참가자를 지난해보다 5배 정도 늘려 잡은 셈이다. 그러나 항공기 예약현황 등을 감안하면 축제 기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약 25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축제 프로그램 선정이 늦어지면서 현지 설명회가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지 못하고 이미지 홍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흔히 해외 홍보는 6개월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24일 현재 중국과 일본의 황금연휴 덕분에 서울 시내 호텔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서울시는 모텔을 개조해 호텔급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간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올해 축제의 진행과 홍보는 사실상 내년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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