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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중구, 전통시장-백화점 상생협약 지원

    [현장 행정] 중구, 전통시장-백화점 상생협약 지원

    “시장 상인들 마인드가 바뀐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마케팅 노하우 전수 등을 통해 본인 가게 손님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 손님에게도 친절하려고 노력하거든요. 물론 매출도 늘었습니다.” 중구 신당동 약수시장 상인회 최복수 회장은 25일 “매월 고객들을 겨냥한 이벤트를 펼치는데 홍보효과도 커 용산, 이태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온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고객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백화점의 선진 유통기법을 알려줌으로써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중구에서 마련한 ‘전통시장 살리기’ 특화사업 덕분이다. 올해 4월 상생협약을 맺은 롯데백화점은 약수시장 홍보, 환경개선, 상인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상인들은 지난 22일 동 주민센터에서 ‘웃음 강의’를 들었다. 지난 4월엔 친절 교육도 받았다. 최 회장은 “롯데에서 꾸준한 친절 교육과 제품 배치, 쇼핑백 제작, 고객 응대법 등도 알려줬다”며 “전국 8개 시장 상인회장과 3개국 전통시장도 다녀왔고 정보교류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장애인 부부가 운영하는 부산기름집을 시범점포로 선정해 벽과 바닥을 타일로 교체하고 간판, 조명 등을 리모델링했다. 원산지와 가격 표시판도 만들어줬다. 김복순 사장은 “가게가 깨끗해져 손님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세계백화점이 남대문시장 발전 협약을 맺었다. 남대문시장상인회는 신세계와 매월 상생협의회를 갖는다. 구도 진행사항을 점검하면서 행정 지원에 나선다. 구는 첫 프로젝트로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신세계 본점 식품매장에서 남대문시장 먹거리 특별전을 갖는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호떡, 용수염, 이남설한과, 순이네 빈대떡, 떡볶이, 죽 등을 판매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꾸준한 노력으로 지난달 제10회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받았다”며 “전통시장과 백화점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89개 서울 전통시장 우수상품 한자리에

    서울 시내 89개 전통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우수상품과 자랑거리를 뽐낸다. 서울시 전통시장 이벤트로서는 최대 규모다. 시는 19~20일 서울광장에서 ‘제1회 서울 전통시장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함께 만드는 전통시장, 함께 누리는 마을시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들의 전통시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장마다 과일, 건어물, 떡, 반찬, 과자, 한약, 족발 등 특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시의 컨설팅으로 브랜드가 된 신응암시장 ‘끄덕반찬’과 목3동시장 ‘깨비만두’도 맛볼 수 있다. 먹거리 판매부스에서는 광장시장 빈대떡, 남대문시장 호떡, 송화시장 빨간어묵, 신원시장 순대, 영천시장 꽈배기 등을 각 시장 달인들이 직접 만들어 판다. 종로 통인시장 도시락카페, 동대문 답십리 현대시장 MT몰 및 산악패키지, 구로 구로시장 전통혼례 의식 등 시장별 홍보부스도 들어선다. 골동품이나 추억의 영화포스터를 전시하는 추억의 거리, 기업이나 은행들이 참여하는 상생협력관 등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개막식 후에는 서울시 홍보대사인 가수 조항조가 공연을 펼친다. 상인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비롯해 사물놀이, 탈춤 등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최동윤 경제진흥실장은 “이렇게 대규모로 열리는 전통시장 박람회는 처음”이라며 “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이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사설] 익명신고제 순기능 살리되 부작용 경계해야

    안전행정부는 어제 안행부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지방공기업 임직원 등 모두 36만여명을 대상으로 ‘공직비리 익명신고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직 비리 신고의 경우 실명으로 하던 것을 익명으로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비리 신고자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아도 된다면 자연 비리 신고가 늘어날 것이다. 공직사회의 비리를 척결하고 청렴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익명으로 비리 신고를 할 경우 음해성 투서 등이 난무할 수도 있어 이를 걸러내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내부고발자의 신분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까지 마련돼 있지만 공직사회에서 내부 고발이 어려웠던 것은 이런저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리 고발자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사상의 불이익도 문제지만 동료를 배신했다는 따가운 눈총 속에서 조직생활을 하기란 더 어렵다 보니 동료들의 비리를 눈앞에서 보고도 질끈 눈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 비리 신고의 경우 1년에 10건이 채 안 될 정도로 신고 실적이 저조하다고 한다. 앞으로 익명으로 비리 신고를 할 수 있다면 공직자의 금품수수나 공금횡령, 부당한 업무처리, 복무기강 이완 등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더구나 안행부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하면 되니까 신고 방법과 절차도 간편해졌다. 하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듯이 익명으로 남의 비리를 신고하는 것은 자칫 음해성 투서 등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리 신고를 실명으로 해도 사정기관 등에 날아드는 신고 대부분이 인사를 앞두고 경쟁자에 대한 음해성 투서가 대부분이라고 하니 앞으로 이런 식의 ‘남 죽이기’용 투서 등이 더욱 횡행할 소지가 많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비리 제보가 들어오면 사실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돈 받는 나쁜 공직자를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로 인해 자칫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선량한 공직자들이 없어야 한다.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장 꼴불견 선배 1위는 ‘허세 떠는 선배’…꼴불견 후배는?

    가장 꼴불견 선배 1위는 ‘허세 떠는 선배’…꼴불견 후배는?

    가장 꼴불견 선배 1위로 ‘허세 떠는 선배’가 꼽혔다. 아르바이트 전문 사이트 알바몬은 최근 전국 대학생 1266명을 대상으로 ‘새 학기 캠퍼스 선후배 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가장 꼴불견 선배’는 남녀 모두 ‘허세 떠는 선배’가 32.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든 후배에게 작업 거는 카사노바 선배’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에도 ‘밥 한 끼 안 사주는 짠돌이 선배’(8.2%), ‘자기 공부만 열심히 하는 개인주의 선배’(7%), ‘있는지 없는지 흔적도 안 보이는 그림자 선배’(4.4%) 등의 응답이 있었다. 반면 ‘가장 꼴불견 후배’ 1위는 ‘필요할 때만 달라붙는 깍쟁이 후배’가 36.1%, ‘별로 안 친한데 밥 사달라고 조르는 빈대 후배’가 23.5%, ‘선배니까 다 챙겨줄 거라고 믿는 뻔뻔한 후배’가 17.4%로 뒤를 이었다. 가장 꼴불견 선배 1위 설문조사 결과를 접한 네티즌들은 “가장 꼴불견 선배 1위, 허세 떠는 선배가 제일 우스워보인다”, “가장 꼴불견 선배 1위, 공감된다”, “가장 꼴불견 선배 1위, 내 주변에도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현실성 갖기 어렵다

    민주당이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국가정보원 개혁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대공수사권을 비롯해 모든 수사권을 폐지할 뿐 아니라 국내정보 파트를 분리하고 국회의 국정원 통제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익에 대한 고려가 박약한 위태로운 발상이다. 검찰과 경찰에 대공수사 기구를 만들어 수사권을 넘기자는 것은 도상으로나 가능한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석기 사태’에서 보듯 종북세력은 보란듯이 국회까지 진출해 활보하고 있다.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이 헌법기관이 돼 군(軍) 기밀 자료까지 당당하게 요구한다. 현실이 이럴진대 국정원의 핵심기능인 대공수사권 폐지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국정원에서 대공수사 기능을 떼어낸다면 국가안위와 관련된 민감한 수사는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공수사에 관한 한 국정원은 나름의 축적된 자료와 수사 노하우가 있다. 검경에 맡길 경우 과연 그만한 수준의 대공수사 역량을 기대할 수 있을까. 얼마나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수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국정원이 정국을 주도하다시피 하면서 본연의 임무마저 정치적 시선으로 보는 측면이 없지 않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그제 “국정원은 사라지고 유신시대 중앙정보부가 부활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원 개혁은 분명한 원칙을 갖고 단호하게 추진해야 한다. 제일의적인 기준은 단연 국익이다. 수십년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이라는 ‘업보’도 차제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국회 차원의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한달 넘게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국정원 개혁 방향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은 국가를 무장 해제시키는 것과 같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안의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대목을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
  • 박대통령 ‘코리아 세일즈’ 시동… 경제·외교 한국 위상 각인시켜

    박대통령 ‘코리아 세일즈’ 시동… 경제·외교 한국 위상 각인시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5일(현지시간)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박근혜 대통령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잇는 가교 역할에 주력하며 ‘코리아 세일즈’에 시동을 걸었다.박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첫 세션(성장과 세계경제)에서 G20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이고 균형 있는 성장에 기여하는 데 있어 한국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한국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개발도상국 성장을 위한 신규행동계획 중 인적 자원 개발과 인프라 분야 공약 이행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과 신흥국이 공동운명체임을 앞세워 “세계경제가 지금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선진국 경제도 함께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신흥국에도, 선진국에도 모두 이익임을 인식하고 한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하에 G20 회원국 간 공조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G20의 3대 정책 공조 방향은 이런 의미에서 선진국·후진국의 가교 역할과 함께 중진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성장 활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시점에 무역자유화는 더욱 중요한 정책이며 신용 버블, 재정건전성 훼손 등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통화·재정 완화 정책과 달리 무역 확대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윈윈’ 정책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국제사회의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시장 간 신뢰 확보를 위한 G20의 역할도 강조함으로써 세계 8대 무역 대국의 지위에 걸맞은 경제·외교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2016년 이후 각국 중기재정건전화 전략이 발표된 만큼 이를 이행하는 데 매진해야 함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 재정전략과 관련해 “일부 선진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위기의 불씨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재정건전화는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G20이 합의한 ‘역외 조세회피방지 액션플랜 이행’과 ‘글로벌 조세정보 교환모델의 개발’을 환영하며 한국도 합의 이행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개막 직전 이탈리아의 엔리코 레타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유럽 지역 국가들과의 정상외교 첫발을 내디뎠다. 박 대통령은 내년에 수교 130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의 협력이 증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고리로 양국 간 협력 공간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탈리아의 디자인, 예술, 문화 등에서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가 창조경제 전반에 퍼지면 두 나라 간 협력 공간이 더욱 커지고 직접 투자도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 밀라노에서 열리는 창조경제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새로운 협력 관계 구축을 희망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언급하며 “개성공단을 국제화하기로 합의해 국제적 수준의 보장이 이뤄지도록 했다”며 “지금은 쉽지 않겠지만 이탈리아 기업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레타 총리는 박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을 공식 요청하면서 “창조적인 산업,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이탈리아 기업들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인 콘스탄틴궁 주변 정상빌라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시리아 사태 등 국제 현안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4일 러시아의 CNN 격인 뉴스 전문 채널 ‘러시아TV 24’에서 방송한 인터뷰에서 한국 알리기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의 명소로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서울 동대문시장을 비롯한 전통 시장을 꼽았고, 외국 손님들에게 추천할 한식으로는 비빔밥과 잡채, 빈대떡 등을 소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보소, 올 한가위 고향 내려오믄 추억 총총 썰어, 인심 푹푹 끓인 시장통 국시 한그릇 먹으러 오소

    보소, 올 한가위 고향 내려오믄 추억 총총 썰어, 인심 푹푹 끓인 시장통 국시 한그릇 먹으러 오소

    시장에 가면 뭐가 좋을까. 우선 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올 한가위 차례상 비용(4인 가족 기준)은 전통시장이 18만 5125원, 대형유통업체는 26만 2941원으로 예상됐다. 전통시장이 30% 가까이 저렴했다.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고, 여기저기 기웃대다 군것질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인심은 한 되, 추억은 한 말쯤 챙겨올 수 있다. 이제는 명소가 된 각 지역의 전통시장을 정리했다. 한가위 귀성객들이 가볼 만한 곳들이다. ‘향수 어린 장터’ 장흥 토요시장 예부터 장흥시장은 나주 영산포의 홍어시장, 함평 학다리 우시장 등과 함께 전남 3대 시장으로 유명했다. 2005년엔 시설 보수작업을 거쳐 토요일에만 문을 여는 주말 관광형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이게 주말시장의 효시가 됐다. 그렇다고 평일에 문을 닫는 건 아니다. 소고기집들이 늘어선 시장 뒤편으로 청과물과 해산물 등을 파는 전통시장이 형성돼 있다. 여기 정말 싸다. 그리고 싱싱하다. 올여름 장흥시장에서 3000원에 미나리 한 아름, 2000원에 시장바구니 한가득 콩나물을 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1만원의 가치’를 재확인해 보고 싶다면 꼭 장흥시장에 들러보시길. (061)864-7002, 860-0741. ‘콧등치기 국수’ 정선 아리랑시장 강원 정선 아리랑시장은 1966년 개설됐다. 지금은 ‘정선 5일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실제 5일장이 서는 날만 골라 정선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있을 정도다.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장이 선다. 강원도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과 약초는 물론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 국수 등 추억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메밀전병, 메밀전 등 토속적인 먹거리는 반드시 맛보는 게 좋다. 시장 뒤 문화예술회관에선 장날마다 정선아리랑 창극 ‘신들의 소리’ 공연이 열린다. (033)563-6200. ‘아홉 번째 볼거리’ 단양 구경시장 충북 단양 구경시장은 상설시장과 전통 5일장이 공존하는 곳이다. 저 유명한 단양 8경에 더해 아홉 번째 자랑거리라는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다. 구경시장은 ‘동국문헌비고’에 1770년쯤 장이 개설됐다는 기록이 나올 만큼 연륜이 깊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자리를 옮겨 현재 단양군 도전리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양은 예부터 토양과 기후 여건이 마늘을 재배하는 데 맞춤하다고 알려졌던 곳이다. 단양육쪽마늘과 관련된 다양한 요리를 장터에서 맛볼 수 있다. 씹을수록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단양 마늘순대와 양념이 독특한 흑마늘 닭강정 등이 별미로 꼽힌다. (043)422-1706. ‘마약 김밥·육회’ 서울 광장시장 1905년 문을 연 뒤 100년이 넘도록 종로를 지켜온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특히 먹거리장터가 발달해 식객들의 발길로 하루 종일 분주하다. 꼬마김밥은 ‘마약김밥’, 돼지고추장구이는 ‘동그랑땡’으로 불리는 것도 재밌다. 서울 토박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빈대떡은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신선해서 고소하기까지 한 육회와 큼지막해서 더 먹음직스러운 왕순대 등이 뒤를 잇는다. 여기에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 혜화문에서 흥인지문에 이르는 서울성곽을 한 시간 정도 걷고 광장시장에 가 보자. 적당한 허기에 각종 먹거리가 입에 착착 붙는다. (02)2272-0967. ‘부산 별미 집합소’ 부산 국제시장 해방 후 ‘도떼기시장’으로 출발해 부산 최대의 만물 시장으로 성장한 시장이다. 올해 10월 10일까지 부산관광공사에서 벌이고 있는 ‘부산 그랜드 세일’ 이벤트에 전통시장이 참여하면서 한층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먹자골목이 특히 유명하다. 아리랑거리를 중심으로 비빔당면 골목(충무김밥을 함께 판다)과 팥빙수 골목, 떡볶이 골목이 밀집돼 있다. 밀면과 완당, 냉채족발, 유부전골 등 별미가 즐비하다. ‘1박2일’ 이승기 덕에 이름을 알린 BIFF 거리의 씨앗호떡도 늘 인기 상종가다. 이제는 쇠락한 광복동 고갈비 골목의 남마담집과 할매집에서는 여전히 옛날 추억의 맛을 팔고 있다. (051)600-4511. ‘200m골목 맛집들’ 수원 못골시장 경기 수원의 팔달문 인근에 있는 못골시장은 늘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이다. 채 200m도 안 되는 골목에 87개 점포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못골시장이 이름을 얻게 된 건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 덕분이다. 못골시장에선 반찬, 정육, 생선 등을 주로 판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냉면보다 칼국수와 녹두빈대떡이 유명한 ‘냉면’집, 밤과 단호박, 서리태 등이 가득 든 영양 백설기가 맛있는 떡집 등이다. 인근에 통닭 골목, 수원 화성 등 돌아볼 곳도 많다. (031)246-5638. ‘서해 싱싱함 가득’ 서천 특화시장 충남 서천 특화시장은 2004년 문을 열었다. 수산물동, 일반동, 농산물동, 노점동 등으로 구성됐다. 수산물만 파는 곳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는 않다. 입점한 상점 수로 따지면 청과류 매장이 수산물 매장보다 곱절 가까이 많다. 다만 지역 특성상 서천특화시장 하면 역시 수산물이 첫손 꼽힌다. 홍원항과 마량항, 장항항이 지척이니 늘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해산물을 맛보려는 이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시장 2층에 20여곳의 식당이 있다. 1층 시장에서 횟감을 사서 올라가면 돈을 받고 회를 떠준다. (041)951-1445. ‘서민의 삶과 낭만’ 춘천 낭만시장 강원 춘천 낭만시장은 서민의 삶과 낭만이 깃든 곳이다. 중앙시장에서 이름이 바뀌며 새 단장했지만, 전해지는 사연과 소박한 풍취는 예전 그대로다. 낭만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과 인근 서민이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과 약사리고개를 넘어온 농산물이 모였던 곳이기도 하다. 50년을 넘어선 내장 골목, 닭집, 국숫집 등도 대를 이어 구수한 맛을 지켜간다. 최근엔 시장 구석구석에 벽화를 그리고, 콘서트를 여는 등 문화의 옷을 입기도 했다. 낭만시장에서 간식 골목을 거쳐 근대사와 예술가의 흔적이 서린 망대골목까지 산책에 나서는 것도 좋겠다. (033)250-3068.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글로벌 시대] 정보화 시대, 국제적 수준의 정보기관의 중요성/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정보화 시대, 국제적 수준의 정보기관의 중요성/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 교수

    얼마 전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 소속 테러리스트들의 활동과 이를 저지하는 영국정보국 MI-5(Military Intelligence Section 5)에 대해 다시 한 번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게 한 영화가 상영됐다. ‘섀도 댄서’(Shadow Dancer)다. 이 영화는 국가 간의 ‘이념과 갈등’ 상황 하에서 어머니이자 개인으로서 가족을 위해 겪을 수밖에 없는 강한 모성애와 비극적인 상황을 잘 그려냈다. 이처럼 영국을 대표하는 정보기관인 MI-5는 주로 국내 정보를 담당한다. 1992년 세계정보기관으로는 최초로 여성 총수 스텔라 리밍턴이 취임했는데, 최근 그는 오랜 전통을 깨고 주요 활동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35쪽짜리 소책자를 소개했다. MI-5에 대한 “갖가지 오해와 억측을 해소하고, 알릴 것은 과감히 알려 업무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고, 본래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겠다”는 조치에 따른 것인데,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특히 2001년 9·11 테러의 영향으로 MI-5 외에 미국의 NSA, 프랑스의 DST, 캐나다의 CSIS, 호주의 ASIO, 러시아의 FSB 등 오늘날 대다수 국가들의 정보기관은 테러리즘에 대한 정보수집·분석·평가 및 보급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로써 정보기관의 영역이 더 확장됐다. 자국민 안전과 정치 및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이들 정보기관이 통폐합·보강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확산되면서 한 국가에 대한 위협이 더 이상 국내문제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 국가 간의 해외 방첩활동에 대한 정보 협조가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 실정인가. 대표적인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NIS, 약칭 국정원)은 1999년 1월 출범했다. 그동안 중앙정보부(1961년)로 출발하여 안전기획부(1980년)를 거치면서 민주화 및 대북 위협과 안보 환경변화에 의해 역할과 임무도 강화되고 변화됐다. 국정원 역시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처럼 21세기 초국가적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안보 상황을 감안해 ‘테러·마약·기술 보안’ 등 업무도 취급하지만, 한반도 국가안보 최대 위협 요소인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장 중요한 업무로 꼽힌다. 최근 이른바 댓글의혹 사건으로 인해 일부에서 ‘국정원 국내파트’ 해체 주장이 제기됐는데, 이것은 국정원 고유의 기능 훼손과 국가안보 자체를 뒤흔드는 어불성설로 간주된다. 어느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의해 국가정보기관의 본래 기능과 조직이 좌지우지되어선 안 된다. 국정원 개혁은 국가안보와 국익을 최우선하는 본래의 역할에 의해 재정립돼야 한다. 국정원 개혁방향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잘못을 되짚어 보고 발전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은 반드시 필요하겠으나, 뚜렷한 대안도 없이 비전문가들이 조직 해체 등을 운운하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국정원 개혁은 수십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정보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국정원은 이번 국정조사를 계기로 향후 정치 개입 배제와 국제적 수준의 정보기관화를 추구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의 계속된 도발 위협과 사이버 테러 같은 초국가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잘 지켜내기 위해 정체성 확립과 정보역량 강화에만 주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女風에 역풍?… 여가부에 증오 쏟아내는 남성들

    지난달 26일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투신 이후 여성가족부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무분별한 비판이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은 사회 전반의 여풍(女風)에 반대하는 ‘반(反)여성주의’의 확산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부 남성의 사회적 박탈감이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여가부에 대한 맹목적 증오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에 대한 비난은 네이버 등 각종 포털의 게시판과 블로그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오는 10일 서울 종로구 여가부 청사 앞에서 부처 폐지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여가부 폐지 서명 운동에는 6일 현재 9000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했으며, 각종 블로그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성재기 헌정만화’에서 여가부는 남성들을 억압하는 거대한 팔뚝으로 묘사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조윤선 여가부 장관을 사칭한 한 네티즌이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성 범죄자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여성전용 인도를 만들고 남자가 들어오면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여가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여가부 폐지론자들은 여가부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을 조장하며 여성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여성에게 속물근성과 빈대근성이 있다며 증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30대의 한 남성 정치학 박사는 “군 가산점 반대와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규정한 아동청소년 보호법 등 여가부가 여태까지 주도한 정책들을 고려하면 심정적으로 동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존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현실 속에서 느끼는 박탈감과 일부 성공한 여성들에 대한 불만이 여가부에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2년 세계 성 격차 지수(GGI)’에서 한국 남성과 비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전 세계 135개국 가운데 108위로 여전히 하위권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일부 남성을 중심으로 기존에 여성을 약자로 생각하던 인식이 경쟁의식으로 바뀌고 남녀갈등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상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연구교수는 “여성운동이 남성을 적대시한다는 오해가 증오의 발단이며 여가부가 폐지된다고 해서 여성계에 대한 증오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네놈이 십이령길 소금 상단이 내린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주색에 빠져 지금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라는 것을 염탐하여 알아냈다. 네놈이 상단으로 복귀하려 든다면 필경 엄중한 견책을 당해 장문으로 다스리려 들 것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첩지조차 빼앗기고 훼가출송 당할 것은 빤하지 않은가. 네놈도 장차 당할 치욕이 훤히 바라보였기에 이때까지 상단을 따돌리고 색주가로 뛰어들어 몸을 숨긴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슬하에 딱 부러진 혈육도 없이 사고무친한 네놈이 마땅히 갈 곳도 없지 않은가. 지금처럼 비알진 산비탈에 발을 붙이고 살기는커녕 필경 유리걸식하며 비렁뱅이 노릇으로 연명하다가 역병에 걸려 길송장으로 숨을 거두겠지. 아니면 산 설고 물 선 먼 타관으로 흘러가 저자의 풍속을 어지럽히는 무뢰배들과 어울리며 하루하루 죽지 못해 연명하다가 그 논다니 계집이 나에게 팔아먹었던 것처럼 무고로 악명 뒤집어쓰고 쫓기는 신세 되기 십상이 아니겠나. 종국에 가서는 기찰하던 고을 군교들에게 걸려들어 결옥이 되어 짐승처럼 섬거적이나 뜯어먹고 살다가 목이 메어 뒈지고 말겠지. 고을의 군교들이 죄수가 죽으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둔한 네놈도 익숙하게 보아온 터로 모를 턱이 있겠나. 내 말에 그름이 있느냐?” 채근해서 들었으나 듣고 보니 가슴속으로 찬바람이 불어갔다. 어렴풋이 가슴에 담아두긴 하였으나 이젠 말래 도방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는 말이 위인의 입에서 떨어지는 순간, 호비칼로 폐부를 후벼내듯이 아렸다. 잠시였지만 십이령길을 함께하였던 상단의 동무들과 샛재 숫막의 구월이 얼굴이 뇌리에 스쳐 저절로 눈물이 고였다. “나를 끌고 시방 어디로 갈 것입니까. 그 말대로라면 나는 댁에게도 아무 쓸모없는 무지렁이가 아닙니까.” “이놈 봐라. 속내가 해망쩍은 놈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닐세. 내가 네놈을 그 논다니에게 적지 않은 용채를 건네고 넘겨받은 까닭을 적실하게 꿰고 있구만. 바로 그것이다. 네놈이 이제 소금 상단과 평생 등지고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도방 대처에 내려앉아도 아무 쓸모없는 놈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네게는 오히려 크게 소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네놈을 거두어줄 사람은 이제 이승에서는 나뿐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네놈이 엄장이 장대하여 힘에 겨운 부담롱을 지운다 하여도 오금을 쭉쭉 뻗으며 걸을 것이고, 가근방 지리에도 나처럼 익숙하여 영리한 나귀보다 말을 잘 듣지 않겠느냐. 이번 행보만 무사히 치르고 내 수하에서 고분고분하면 네놈의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한몫을 톡톡히 안길 것이니 내 말을 명심하거라.” “그럼 어디로 갈 작정입니까.” “아직 신지까지 알려줄 만치 네놈과 친숙하지는 않다.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알게 될 것이니, 입을 다물고 있거라.” 그때서야 위인의 정체가 산적의 두령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번쩍 뒤통수를 쳤다. 상단이 적소를 소탕하였으나, 간계에 속아 놓치고 말았다던 그 두령이었다. 그가 내성 저자에 매복하고 은신처를 찾아 헤맸던 바로 그놈이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금방 모골이 송연해지면서 등골에는 금세 식은땀이 배어나왔다. 그러나 호랑이 등에 업혀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길 도모가 있더라고, 이럴수록 내색해선 안 된다고 속으로 다짐하였다. 그런데 그의 속내를 꿰뚫고 있기라도 하듯 위인이 한마디 툭 던졌다. “왜? 말미 봐서 줄행랑이라도 놓고 싶으냐?” “도망 가도 갈 곳이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물색 모르고 냅뜨지 마라, 내 눈앞에서 몇 발짝 못 가서 네놈의 잔등에 비수가 박힐 것이야. 도망도 못 가고 괜한 목숨만 공중 날리게 되겠지. 그러지 않고 내게 붙임성 있게 군다면, 네놈은 살길이 트일 것이야.” 위인이 괴나리봇짐을 풀었다. 그 속에서 꽁꽁 묶어 두었던 도포 두 벌이 나왔다. 변복을 하자는 것이었다. 오가는 길목에서 길세만의 면목을 알아보는 길손들이나 원상들과 마주칠 것을 염려한 까닭이었다. 위인은 처음 계획했던 것을 단념한 눈치였다. 처음엔 낮에는 산속에 숨었다가 인적 없는 밤에만 걷기로 하였는데, 무슨 꿍심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처음 작정을 바꾸어 낮에도 걷기로 한 모양이었다. 다급하게 처분해야 할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위인은 그제야 길세만의 결박을 풀고, 도포까지 입혀주었다. 난생처음 입어보는 도포였기에 거북하기 짝이 없었으나, 안면이 발각되지 않으려면 변복이 대순가 싶었다. 정한조가 이끄는 상단에 끌려 다니며 놀림가마리가 되고 갖은 고초 겪어가며 빈대 벼룩에 물어뜯기며 보잘것없는 이문을 좇아 동분서주하기보다는 위인을 주인으로 모신다면 뼈가 부러지는 듯한 등짐을 지지 않고 편안하게 살길 도모가 생길지도 몰랐다. 위인이 봇짐 속에서 무거리 떡 한 주먹을 꺼내어 내밀었다. 그리고 갈밭에서 나와 길바닥으로 내려섰다. 어엿한 행색의 두 도포짜리가 아침나절의 시원한 바람을 소매로 떨쳐가며 현동 저잣거리가 바로 코앞인 맷재를 넘어 곧은재로 들어섰다. 천만다행으로 그때까지 길손들이나 행상꾼들과는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일테면 적막강산이었다. 그 적막강산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일행과 더불어 곧은재를 넘고 있다는 자각이 들 때마다 길세만은 깜짝깜짝 놀라곤 하였다. 독자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분천에 당도하였을 때는 해거름 녘이었으니, 두 사람의 행보는 축지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빨랐다. 나루터가 빤히 바라보이는 산기슭에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한숨 돌리고 있었다.
  •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커버스토리-팝업스토어 전성시대] “기회는 지금뿐”… 서울고객 줄세운 지방빵집·일본손님 애태운 공주객실

    단기간 ‘구름 떼 고객’을 모아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인 팝업스토어가 길거리를 벗어나 백화점과 호텔 안으로 파고듦에 따라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차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업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특산물 담당 전호영 CMD(선임상품기획자)는 4년 전부터 대전에 갈 때마다 지역 명물 빵집 ‘성심당’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 유명한 ‘튀김 소보루’의 맛을 잊지 못해서만은 아니었다.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심당을 언젠가 꼭 한번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은 57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전국 각지의 맛집 순례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통한다. 성심당은 2년 전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 정보지 ‘미슐랭 가이드’에도 등재돼 국제적인 명성까지 획득했다. 한국도 모자라 외국서 밀려드는 손님을 다 소화하기가 힘들어 한명당 6개 이상 빵을 팔지 않는 다소 ‘야속한’ 원칙까지 세워 놓았다. 전 CMD는 이 대단한 빵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문턱이 닳도록 성심당을 드나들었고 올 1월 그 소원을 이뤘다. 지난 1월 14~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관에 차려진 ‘성심당 팝업스토어’는 소위 대박을 쳤다. 7일간 찾은 방문객이 1만 7000명에 달했고 1500~5000원짜리 빵으로 1억 5000만원어치의 매출을 올렸다. 관계자들이 흐뭇해한 건 짭짤한 수입 때문만은 아니다. 지역의 소박한 맛집이 화려한 도심의 백화점에 잠시나마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은 고객들에겐 색다른 추억거리다. 다수의 언론 매체엔 재미난 뉴스거리로 두고두고 화제를 낳았다. 롯데백화점은 성심당의 성공을 발판으로 4월엔 ‘대한민국 1호 빵집’으로 단팥빵과 야채빵이 유명한 전북 군산의 ‘이성당’을 불러올렸고, 두 달 뒤인 6월에는 강원도 속초의 ‘만석닭강정’도 불러와 연이어 홈런을 쳤다. 지역 명물의 서울 상경은 입소문이 퍼져 이성당과 만석닭강정의 경우 각각 1주일·9일 동안 3만명, 2만 2000명의 고객 유치와 2억 4000만원, 3억 7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로 멋지고 화려한 의류나 화장품을 홍보하기 위해 활용되던 팝업스토어가 백화점에서는 지역 명물 및 특산품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 같은 브랜드와 상품으로 고루해진 백화점업계에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은 요즘 구세주가 되고 있다. 고가의 외국 수입 브랜드를 들여오기 위해 글로벌을 부르짖던 백화점들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황기 소비심리를 조금이나마 자극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삼 ‘로컬’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지방 맛집을 유치하는 데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향수와 추억을 제공해 꽁꽁 언 소비심리를 그마나 풀 수 있다. 여기에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요즘 지역과 상생한다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전국 팔도의 유명 맛집과 특산품을 발굴하는 것은 ‘특명’이 됐다. 업계의 맏형답게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지난해 12월 상품본부에 ‘특산물 담당’이란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흐름의 물꼬를 텄다. 성심당, 이성당 등이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거둔 성공 사례가 퍼지면서 전국 각지의 맛집 앞에 백화점 바이어들이 줄을 선다는 과장된 얘기도 떠돌 정도다. 전통을 이어 가는 지역 강자들 앞에서 백화점들은 ‘슈퍼 갑’의 체면도 던졌다. 롯데백화점의 전 CMD는 “성심당 사장님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대형 오븐 등의 설비를 백화점 식품 매장에 들여오는 일도 쉽지 않았다”며 “성심당에서 사용하는 오븐의 전기 용량을 맞추기 위해 전기 설비 공사까지 했다. 내가 알기로는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유명 향토 맛집을 발굴하기 위한 ‘제왕의 귀환’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상품본부 생활사업부 내 바이어 20명으로 꾸려졌는데 팀 이름처럼 왕년에 날렸거나 아직 유명해지지 않은 지방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내는 게 이들의 임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접한 맛집이나 먹거리를 속속 보고하는 한편 지인들이나 인터넷 블로거들의 추천을 토대로 맛집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이들의 첫 결실은 지난 4월 15~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점에 차린 ‘전주 PNB 풍년 제과’ 팝업스토어다. 대표 상품은 1600원짜리 수제 초코파이. 전주에 있는 본점에서만 연평균 180만개가 팔리는 히트 상품이다. 소식을 듣고 고객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하루 평균 2000여개 이상 팔렸다. 물건이 없는데도 계산을 먼저 하고 간 고객도 상당수였다. 지난 15~18일에는 롯데백화점에서 이미 ‘파워’가 검증된 만석닭강전 초대전을 열어 하루 준비 물량(1500마리) 완판 기록도 세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경기라 그런지 소박하지만 전통 있는 맛집처럼 추억과 향수를 주는 먹거리 아이템이 고객을 유도하는 효과가 높다”며 “백화점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시장 먹거리에 문턱을 과감히 낮춘다. 다음 달 9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 식품 매장에서 일주일 동안 광장시장, 남대문시장, 신포시장 등의 소문난 맛집으로 구성된 임시 저잣거리를 운영한다.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남대문시장 가메골 만두, 부산 승기 호떡, 대구 납작만두, 신포시장 어묵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호텔방을 팝업스토어 개념으로 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수동적으로 고객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노르웨이 고급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와 손잡고 9월 15일까지 ‘스토케 VIB(Very Important Baby) 패키지’를 판매한다. 디럭스룸을 ‘유모차계의 벤츠’로 불리는 스토케 익스플로리 유모차를 비롯해 침대, 의자, 기저귀 탁자 등 스토케의 유아용 가구들로 꾸몄다. 어린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고객들에게 직접 제품을 체험하게 해 호감을 주고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침구, 목욕용품, 모자 달린 목욕가운 등 고급 섬유로 만든 ‘스토케 텍스타일’ 제품도 함께 비치해 고객 반응을 살핀다. 롯데호텔의 스토케 패키지는 지난해 9월부터 석달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룻밤에 42만원 이상으로 비쌌지만 한번 이용해 본 고객들이 인터넷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후기를 올리면서 입소문이 났다. 수차례 행사 재개 요청을 받은 롯데호텔과 스토케는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시 제휴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 입장에서도 가족 고객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큰 ‘팝업방’을 반기는 눈치다.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서울 중구 명동에도 팝업스토어 형식의 호텔방이 생겨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과 에뛰드하우스는 명동 한복판에 있는 스카이파크호텔 센트럴점의 9층과 10층을 각각 ‘전세’냈다. 한 층에 있는 24개 객실과 복도 등을 모두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꾸민 것이다. 일명 레이디스 플로어(여성 전용층)다. 욕실에는 해당 브랜드의 화장품과 샴푸, 샤워용품 등을 비치해 써 볼 수 있게 했다. 마스크팩이나 색조 화장품 등 잘 팔리는 상품을 선물로 준다. 복도에는 여러 색의 매니큐어를 재미 삼아 발라 볼 수 있는 화장대를 뒀다. 특2급의 스카이파크호텔은 하루 평균 10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하는데 이 중 80%가 일본인이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의 90% 이상이 항상 차 있는데 여성 전용층은 1순위로 예약이 끝난다”면서 “일반 객실보다 비싼 10만~30만원대인데도 찾는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한나무재에서 결박해온 적굴 사람들에게 혹독한 징벌을 내리는 대신, 접소 근처의 숫막에다 우선 사처 잡고 수용하였다. 그들 대부분이 아녀자와 늙은이들인데다 사고무친으로 올데갈데없는 처지였고, 적굴에 인질로 잡혀 있어도 죄를 저지른 흔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들 대다수는 결옥이 되지 않고 접소 근처 숫막의 중노미 노릇으로 박히거나 여염에서 더부살이로 안접을 시켰다. 소금장수 상대로서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여서 돌아온 셈이었다. 해토머리가 되면서 관아의 감옥은 옥바라지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자니 옥전 거리는 행로가 번다한 비석거리 못지않게 구메밥을 파는 밥장수며 떡장수와 죽장수들로 북적거렸다. 관아에서 결옥된 죄수들을 먹일 양곡을 내는 법이 없었으니 가족이 없는 죄수들은 옥리들이 먹다 남긴 턱찌꺼기를 주워먹고 연명하거나, 감옥 바닥에 깔아둔 섬거적을 뜯어 짚신을 삼아 팔아 연명하다가 종국에 가서는 굶어죽는 수밖에 없었다. 천만다행으로 굶주림을 이겨낸다 할지라도 밤이 되면 또 다른 질곡이 뒤따랐다. 허기지고 병추기가 되어도 맘대로 잘 수 없는 것이었다. 빈대, 각다귀, 바퀴, 모기, 당비루, 쉬파리, 사면발이 같은 지독한 물것들이 창궐하여 온전히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은 그렇다 치고, 만약 쪽잠이라도 자다가 옥졸들에게 발각되면 난장 박살을 겪어야 했다. 대갈통이나 뱃구레며 팔다리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얻어터지다가 죽을 지경이 되면 시체방에 갇히게 되고 숨을 거두면 감옥 밖의 쓰레기 더미에 내던져 태워버렸다. 얼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고, 굶어 죽어도 태워서 버렸다. 적굴에 잡혀 있으면 대궁밥을 얻어먹든 풀뿌리를 캐먹든 그럭저럭 죽지 않고 연명할 만했다. 그런데 정작 관아의 감옥에 갇히면 굶어 죽는 일이 허다하였으니, 차라리 적굴 생활로 되돌아가야겠다는 말이 헛소리 아니게 되었다. 정한조가 그들을 결옥하지 않았던 연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결옥이 되면 옥졸이 다가와 죄수의 애꿎은 사정도 소상하게 알아보지 않고 무턱대고 곡식이나 무명을 낼 수 있느냐고 묻고, 죄수가 고개를 내저으면 다짜고짜 발길질이었다. 신참 행하도 못 낼 놈이 화적질은 왜 했느냐고 눈알이 쑥 빠지도록 뒤통수를 내리쳐서 기절시키는 일이 다반사였다. 늙은이들을 그런 감옥에 처넣는다는 것도 또한 내키지 않았다. 울진 관아에서도 그런 사정을 빤히 알고 있으면서 도방에 찾아와서 아무런 내사가 없었다. 배고령은 발설하면 쥐똥 같은 소릴 한다고 면박을 들을까봐 주저하다가 손톱여물만 썰 수는 없어서 정한조에게 나직하게 일렀다. “회정길에 샛재 월천댁을 들렀습니다.” “거기서 하룻밤 유숙하고 왔다면서 뭘 새삼스럽게 얘길 하나?” “월천댁이 도감 어른께 만기와 구월이의 혼인이 성사되도록 중신애비 노릇을 해달라는 청탁을 넣었다는 얘길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월천댁이 그러던가?” “아니올시다.” 불쑥 말을 해놓고 나서야 아뿔싸하였다. 그런 내밀한 얘기였다면 월천댁 아니면 구월이만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쏟아진 물그릇이었다. 주저주저하다가 엉뚱한 사람을 둘러대고 말았다. “노닥다리 중노미가 그럽디다.” 정한조는 어설프게 둘러대는 말을 곧이듣고 중노미를 나무랐다. “그 늙은이는 주둥이가 나불나불 헤픈 사람이 아닌데, 임자하고는 자별한 사이인가보군. 월천댁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말 같잖은 소리여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네…… 그런데 남의 혼사에 임자가 어째 안달인가.” “안달이 아니라, 만기로 말하면 다소 굼뜬 게 병통이긴 하나 사내로서 의젓하고 말수도 적어서 그만한 신랑감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구월이도 산중 처자치고는 외양도 반반하고 총기도 있어서 만기의 평생 반려로서 손색이 없지 않습니까.” “두 사람의 속내를 소상하게 꿰고 있다면 임자가 중신애비로 나서보면 어떨까?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릴세. 월천댁도 임자 때문에 한시름 놓게 되었군.”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찾고 있던 길세만의 소식은 듣지 못하고 하소연만 듣다 숫막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배고령은 하루 말미를 더 두고 그의 은신처를 찾아보려 하다가 단념하고 피륙 짐을 흥정하여 지고 말래로 떠나 버렸다. 내성을 떠날 때는 안면 있는 행상들 대여섯을 만나 동행하였으니, 중로에서 짐승을 만나 경난을 겪을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길세만을 찾지 못해 찜찜하였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말래까지 가는 십이령길 어디에서 그와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말래 접소에서 도감 정한조에게 면박을 듣더라도 아무런 소득이 없는 내성에 두 사람만 머물고 있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포주인 윤가의 집이 바로 코앞이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동나무골 생달에서 왔다는 상단의 말을 곱씹어 보면, 길세만이가 이미 내성 저잣거리를 떠나고 없다는 언질을 준 것인지도 몰랐다. 겪은 사정도 그러하거니와 작반하는 일행이 차인꾼 한 사람뿐으로 단출할 때 샛재 비석거리에 당도해, 소금 상단이 눈치채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내성을 떠나서 샛재까지 해가 나절가웃으로 기울 때와 아귀가 맞게 당도하도록 행보를 조절하였다. 동행한 차인꾼은 도중에 있는 숫막에 당도할 때마다 배가 맹꽁이가 되도록 술을 퍼먹었다. 길세만을 찾아내지 못하고 빈손으로 회정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까닭이었다. 배고령은 그를 잡고 꼬드겼다. “급히 서둘러서 좋은 세 가지가 있네. 하나는 역병을 피하는 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곤경에 처한 장소에서 달아나는 것이고, 나머지 다른 하나는 빈대, 벼룩 잡는 일이네.” “다른 것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소만, 벼룩 잡는 것은 빠를수록 좋겠지요.” “임자는 왜 그렇게 말이 많은가.” 두 사람은 예정했던 대로 내성 떠난 지 사흘째 되던 날 샛재 비석거리에 당도하였다. 중도인 밭재의 밥자리와 빛내골에서 내성길로 나선 행상들과 마주쳤으나 정한조가 행수로 있는 소금 상단은 아니었다. 샛재 숫막의 월천댁은 담꾼과 일행이 되어 회정하는 배고령을 알아보고 알은체하였으나, 마침 그 어름에 들이닥친 상단들을 수발하느라 엉덩이에 불이 붙어 있었다. 월천댁 숫막에 사처를 잡자, 동행한 차인꾼은 남의 속내도 모르고 해가 나절가웃이나 남았으니 내처 말래까지 가자고 짓조르고 들었으나 배고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월천댁과 노닥다리 중노미가 길손들 수발에 숭어뜀을 하며 정신없이 돌아가는 틈을 타서 배고령은 정주간을 가로질러 구월이가 거처하는 방문 앞으로 다가가 속삭였다. “구월이. 나 왔네.”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야무진 한마디가 새어 나왔다. “알고 있었어요.” “엄니는 길손들 수발에 분주한 터에 방 안에서 무얼 하나?” “깨어진 바가지 꿰매고 있어요.” “달이 뜰 임시에 묫자리로 나오게.” “누가 보기 전에 문 앞에서 얼른 비켜나세요.” 봉노에서는 조금 전에 당도한 상단들이 모여 앉아 밥을 먼저 먹을까, 술추렴을 먼저 할까를 두고 양단간에 담판들 한답시고, 부질없이 다투고 있었다. 방바닥이 헐벗은 각설이 불알이라고 강짜를 놓아 늙은 중노미는 군불 지피느라 바쁘고, 월천댁은 조껍질로 담근 술을 거르랴 초벌 안주 마련하랴 오지랖 챙길 겨를도 없었다. 정주간에서 나온 배고령이 시치미를 잡아떼고 봉노로 돌아와 다리쉼을 하였다. 차인꾼은 밥자리나 숙소참을 만날 때마다 술을 퍼마셨으니 저녁 먹을 일이 없었고, 그는 밥 먹을 경황이 없었다. 배고령 밤이 이슥하기를 기다렸다가 구월이와 약조한 장소인 묫자리를 찾았다. 5월이지만, 산속의 야기는 아직도 차가웠다. 비석거리 왼편으로 소나무들이 울창한 산기슭을 타고 조금만 오르면 두 사람이 밀회 장소로 자주 이용하였던 무덤 하나가 나타났다. 십이령 벼랑길가에는 그 무덤 말고도 주인 없는 무덤이 여럿이었다. 모두 그 길을 내왕하며 살았던 보부상들의 무덤이었다. 후사를 두지 않았으니 명절이 되어도 무덤을 찾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만나기로 약조한 무덤은 바로 구월이를 낳아 준 아비의 무덤이었다.
  • 국내 정치파트 존폐 놓고 의견 분분

    국가정보원 개혁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권에선 개혁 주체와 강도를 놓고 고심 중이다. 국회가 먼저 나서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지, 아니면 국정원의 개혁안을 받아 본 뒤 뜯어고치기를 해야 하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국내 정치 파트를 존치시킬지가 핵심이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국정원 개혁특위를 구성,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청사진을 밝힐 방침이다. 중진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이미 “국내 정치 파트 철폐”, “초당적 개혁위원회 구성”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당 지도부 내에서도 개혁안을 놓고 온도 차가 상당하다. 우선 국정원 손에 개혁의 메스를 쥐여 줄 것이냐에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황우여 대표는 8일 전화 통화에서 “국정원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보인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정보기관 특성상 한계가 있고 국회 정보위 차원에서도 국정원 활동이 민주주의 질서에 맞게끔 운영돼 왔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개입의 핵심으로 지목된 국내 정치 파트 폐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지도부 내에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남북 대치 상황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폐지 반대파’는 “종북세력이 있는 한 정보 수집을 위한 국내 정치 파트 존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종북세력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국정원의 수사 권한을 줄여야 한다”는 당내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정권의 돌격대 역할을 하는 상황에선 국내 정치 파트 폐지가 개혁의 필요조건”이라면서 “오히려 국내 정치 쪽 예산, 인력을 대북·해외 정보 강화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은 여야 대치 국면이 극으로 치닫던 시점에서 청와대가 국정원 개혁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자 “무거운 짐은 다소 벗었다”는 분위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노무현 부관참시하는 재미에 우파들 국익훼손 깨닫지 못해”

    “노무현 부관참시하는 재미에 우파들 국익훼손 깨닫지 못해”

    “죽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부관참시하는 재미에 (우파 세력들은) 자신들이 국익 훼손의 선봉에 서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나도 노무현 싫다. 그러나 안 그래도 다 죽어 가는 친노(친노무현) 궤멸시키려고 정작 국익을 내팽개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타격이 된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반대해 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연일 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놓고 있다. 7일과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하 의원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현재까지도 노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기로 했으니 이를 지키라고 우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니 박근혜 정부도 당연히 과거 노무현 정부가 NLL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북한에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록 공개 국면을 되돌리기 힘들다는 지적에는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었다. 박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도 없고 인정해서도 안 된다는 게 딜레마”라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회의록 공개를 둘러싼 여야 대결 국면은 치킨게임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진단했다. 여야가 출구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국내 정치 파트 폐지가 능사가 아니라 종북세력 범위를 합리적으로 축소하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정원 구조조정 등 하드웨어 개혁이 아닌 소프트웨어 개혁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사태는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에서 비롯됐지만 근원에는 종북세력 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잡고 4대강 사업 등 관련 없는 분야로까지 수사를 확장시킨 탓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 파트 폐지에 대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북한 간첩이 국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도 안 할 것인가”라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학연금 대납’ 연세대, 16년간 524억

    교육부가 교직원들의 개인부담금을 사립대들이 대납해 준 사실을 적발하고도 그 명단을 공개하지 않다가 여론과 정치권 비판에 5일 뒤늦게 공개했다.<서울신문 7월 4일자 10면> 교육부에 따르면 39개 대납 대학 가운데 연세대가 교직원을 대신해 내준 금액이 524억 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급 기간도 1996년 3월에서 지난해 2월까지로 가장 길었다. 연세대를 포함해 아주대(192억 1000만원), 한양대(177억 4000만원), 영남대(135억 3000만원), 계명대(122억 5000만원) 등 5곳이 100억원 넘게 대납했다. 서울신학대(54억 9000만원), 그리스도대(20억 9000만원), 침례신학대(17억 7000만원), 감리교신학대(17억 2000만원), 합동신학대학원대(2억 9000만원), 칼빈대(2억 8000만원) 등 종교 관련 대학도 다수 포함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데스크 시각] 뒤가 걱정되면 투자고 뭐고 없다/최용규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뒤가 걱정되면 투자고 뭐고 없다/최용규 산업부장

    2005년 겨울, 정통부 출입기자로 적(籍)을 올렸을 때의 일이다. 다른 건 기억이 안 나도 “지난 건 몰라도 돼요”라는 이 한마디는 지금도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KT 직원의 이 ‘한방’은 당시 정보기술(IT) 초짜였던 나에겐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때 분위기로는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고, 과하지도 않았다. 한국의 IT 기술은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하루하루가 달랐다. 세계시장의 테스트베드라고 우쭐대도 노(NO)라고 강하게 치고 나올 나라가 없었다. IT 국제표준을 ‘한국형’으로 하겠다고 덤벼들어도 한두 나라 빼고 태클 거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잘나간 게 어디 IT뿐이랴. 그때는 10대 주력 수출품 중 죽을 쑤는 업종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었다. 현대·삼성·대우 등 글로벌 조선 3사는 밀려드는 일감에 입맛에 맞는 배들을 골라서 수주했다. 이렇게 배짱을 내밀어도 주머니 빵빵한 전세계 유력 선주들은 ‘빅3’ 조선사에 물건을 맡기지 못해 안달했다. 창고에 쌀가마니가 빽빽하게 쌓여 있듯 일감은 차고 넘쳤다. 회사 이익도 허리 굵어지듯 탱탱하게 불었다. 글로벌 반열에 오른 철강도 중국을 우습게 봤다. 계속 잘나갈 줄만 았았다. 그러나 그게 환상이라는 사실을 아는 데는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6~7년 전 장밋빛은 흙빛으로 변했다. 지금 우리 산업계는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조선은 물론 철강·해운 다 거꾸러졌다. ‘슈퍼갑’ 조선은 ‘을’ 신세로 전락했다. 뱃값을 깎아달라고 으름장을 놓는 선주들에게 받은 돈 일부를 돌려주고 있다. 옛날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꼬리 내린 게 조선만이 아니다. 해운사는 자식 같은 배를 내다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장을 도려내는 것과 다름없다. 철강업체는 “현재의 상황은 공포에 가깝다”고 기겁을 한다. 그나마 전자나 자동차가 버텨주고 있지만 이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이나 LG를 어린애 취급하던 노키아가 저렇게 몰락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런데도 정부는 장밋빛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 발표 때의 2.3%보다 0.4% 포인트 높은 2.7%로 높였다. 정부가 나름대로 근거를 대고 있지만 정작 재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의 상황보다 낫다고 응답한 기업은 23.1%에 불과했다. 올 하반기에 경제회복이 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은 7.9%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좋아질 게 별로 없는 게 ‘팩트’에 가깝다. 내수도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저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지갑을 열 정도는 아니다. 이런데도 정치권이나 당국은 ‘기업 때리기’에 열중이다. 질 좋은 일자리는 누가 만드나. 다른 말 할 필요 없다. 기업이다. 정부 예산으론 언감생심이다. 투자는 환경이다. 서슬 퍼런 칼날이 등 뒤에서 휙휙 춤추고 있는데 마음 놓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간덩이 부은 기업인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라. 앞만 보고 가는 데는 뒤에 걱정거리가 없어야 한다. 기업이 일로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만이 창조경제도 가능하다. 이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워서야 되겠는가. ykchoi@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퍼핏 뮤지컬 ‘애비뉴 Q’…19금 웃음, 찡한 힐링

    어른들을 위한 퍼핏 뮤지컬 ‘애비뉴 Q’…19금 웃음, 찡한 힐링

    동그란 눈이 초롱초롱한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로 가득한 공연 포스터를 보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뮤지컬인 것 같다. 하지만 어째 캐릭터들의 옷차림이 불량스럽다. “엿 같은 내 인생!” “인터넷은 진짜 진짜 좋아요.(야동용으로!)” 순진한 눈의 캐릭터들이 ‘SNL코리아’에서나 볼 법한 ‘19금’ 대사들을 마구 쏟아낸다. 뮤지컬 ‘애비뉴 Q’(Avenue Q) 이야기다. 배우들이 손에 인형을 끼워 연기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으며 2003년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근 10년간 브로드웨이에서 유례없는 흥행 돌풍을 이어 왔다. 2004년 토니상에서는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경쟁작 ‘위키드’를 제치고 최고 작품상과 극본상, 음악상 등 3개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그런 ‘애비뉴 큐’가 8월 한국을 찾아온다. 작품의 아이디어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주인공들이 어른이 돼 세상에 나오면 어떨까 하는 물음에서 착안됐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 백수 프린스턴이 뉴욕 외곽의 ‘애비뉴 Q’에 둥지를 틀면서 마주치는 천태만상 인물 군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유치원 교사 케이트, 야동 마니아인 트레키 몬스터, 주체할 수 없는 성욕에 빠져 사는 클럽 가수 루시, 월스트리트 투자 전문가 로드와 그를 게이로 의심하는 빈대 룸메이트 니키 등이 저마다의 욕망과 고민을 발칙한 화법으로 쏟아낸다. 다소 낯 뜨거울 수 있는 이야기는 사람이 아닌 인형이 전달하기 때문에 귀여워 보인다. 프로듀서 폴 그리핀은 “퍼핏(인형)은 순수하다. 퍼핏이 연기하므로 사람이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배우와 인형은 시선과 입 모양, 손동작 등에서 혼연일체의 연기를 펼친다. 케이트와 루시를 연기하는 배우 칼리 앤더슨은 “1인 2역을 하면서 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게 목소리 변신을 하는 것도 볼거리”라고 소개했다. 청년 실업, 포르노 중독, 동성애, 인종차별 등에 관한 ‘돌직구’ 대사와 노래들이 한국의 관객에게 얼마나 통할지가 관건이다. 전 세계 보편적인 사회문제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미국식 유머 코드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또 영어로 된 코믹 대사 등을 한국어 자막으로 풀어내는 것도 과제다. 그리핀은 “한국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게 대본과 가사를 수정하고 있다”면서 “사랑, 실업, 직장 생활 등의 주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자신했다. 작품은 ‘19금 코드’로 아찔한 웃음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인들의 말 못할 고민을 인형을 통해 쏟아내 찡한 감동으로 가슴 한편을 정화시킨다는 점에서 ‘힐링 뮤지컬’이다. 8월 23일~10월 6일 서울 샤롯데시어터. 5만~13만원. (02)1577-335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빈대 잡으려다 집 홀라당 태워먹은 남성

    한 남성이 빈대 잡으려다 집을 태워 먹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의 우드버리에 사는 한 남성이 빈대를 잡으려다 집에 불을 냈다고 보도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은 ‘골칫거리’ 빈대를 완벽하게 퇴치하기 위해 스페이스 히터(실내 공기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난방기)와 헤어드라이기, 히트건(뜨거운 공기를 불어넣는 공구)을 동시에 사용했다. 하지만 높은 온도의 기계가 서로 충돌하며 오작동을 일으켜 결국 화재로 이어졌으며 남성 역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미국 환경보건국은 “매우 높은 열을 계속해서 가하면 벌레를 죽일 수 있지만 기기의 온도 조절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드버리의 소방관은 “인터넷에서 찾은 잘못된 해결책은 큰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며 전문가에게 문의하라고 당부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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