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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연대·민변 검수완박 우려 “충분한 논의 없는 속도전 곤란”

    참여연대·민변 검수완박 우려 “충분한 논의 없는 속도전 곤란”

    “형사사법특위 국회가 수용을”변협 “빈대 미워 집에 불 놓나”일각 “檢공정 논란 매듭 기회”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을 4월 내 처리하기로 당론을 정했지만 법학 교수나 변호사단체 등은 ‘속도전은 곤란하다’고 입을 모았다.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중대한 개혁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너무 급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연착륙이 우선 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두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남짓 됐는데 또다시 검찰 수사권을 수술대에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란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평가를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에게 공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법안을 급히 통과시킬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긴급 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제도 및 기관을 포괄하는 대단히 복잡한 영역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수사 업무는 주로 경찰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러려면 수사 시스템을 좀더 정교하게 대비해 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입장문을 발표해 “법률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반세기 이상 형사사법의 기본 축을 맡아 오던 검찰을 일체의 범죄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빈대 미워 집에 불을 놓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까지도 없애 버리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제대로 된 수사를 못 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 청구권을 검사에게만 부여하는 헌법의 기본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정권 5년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무리한 검수완박을 시도하는 그 의도가 상당히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제안한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국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특정 모델을 흉내 내 하루아침에 논란 없이 올바른 구조를 만들 수 없는 문제다. 특위에서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논평을 내고 “검수완박 방향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경찰의 수사 능력과 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사건 관계인의 불만과 불평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검수완박 논란은 윤석열 정부가 역주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수사 공정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에 형사 사법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이미 20년 이상 논의된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중수청? 경찰로 이관?… 대안 마련 때까지 檢수사 ‘올스톱’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의원총회에 나서면서 법조계에서는 수사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검찰 수사권을 배제하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도 모두 멈춰 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의 핵심은 현재 검찰이 맡은 6대 범죄(공직자·부패·경제·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한 수사 권한의 삭제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6대 범죄와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이마저도 할 수 없다. 수사기능이 폐지되면 검찰은 기소 기능만 맡는 가칭 ‘공소청’과 같은 역할로 축소된다.  사라지는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을 대안은 마땅치 않다. 별도의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수사를 담당하게 하자는 논의도 있지만 정작 해당 법을 발의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조차도 일단 다른 대안은 접어두고 검찰의 수사권부터 삭제하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5일 동료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급한 법안인 검찰 직접 수사권 근거 조항 삭제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고 5월 10일 이후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자”고 말한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분간 검찰 수사는 사실상 모두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 의원은 앞선 편지에서 “검찰 수사권을 분리하면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증발하는 것”이라며 “국가수사 총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자인하기도 했다. 당장 검찰에서 진행 중인 수사는 경찰이 넘겨받는 게 아니라 ‘증발‘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경우 사회적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 양홍석 변호사는 “검찰이 전문성을 가진 특수수사는 지금 당장 경찰이 넘겨받기에는 경찰의 수사 전문성이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비춰 봤을 때 제대로 준비돼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갖는 순기능을 무시하고 대체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은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 법학자도 변협도 “검수완박 속도전 곤란”…檢 수사 공정성 문제는 해결해야

    법학자도 변협도 “검수완박 속도전 곤란”…檢 수사 공정성 문제는 해결해야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추진에 법학 교수나 변호사단체 등은 ‘속도전은 곤란하다’고 입을 모았다.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드는 중대한 개혁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너무 급박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연착륙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두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남짓됐는데 또다시 검찰 수사권을 수술대에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란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2일 “지금은 검경수사권조정 등에 대한 평가를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에게 공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법안을 급히 통과시킬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긴급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제도 및 기관을 포괄하는 대단히 복잡한 영역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수사 업무는 주로 경찰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러려면 수사 시스템을 좀더 정교하게 대비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대한변호사협회는 입장문을 발표해 “법률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반세기 이상 형사사법의 기본 축을 맡아오던 검찰을 일체의 범죄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빈대 미워 집에 불을 놓는 격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수완박 법안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까지도 없애버리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제대로 된 수사를 못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 청구권을 검사에게만 부여하는 헌법의 기본 정신에도 맞지 않다”면서 “정권 5년 내내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무리한 검수완박을 시도하는 그 의도가 상당히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제안한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국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특정 모델을 흉내내 하루 아침에 논란없이 올바른 구조를 만들 수 없는 문제다. 특위에서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논평을 내고 “검수완박 방향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경찰의 수사 능력과 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사건 관계인의 불만과 불평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검수완박 논란은 윤석열 정부가 역주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수사 공정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에 형사 사법의 미래 맡길 수 없다. 이미 20년 이상 논의된 사안이기 때문에 이번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중수청? 경찰?…대안 마련 때까지 검찰 수사 ‘올스톱’ 될 듯

    중수청? 경찰?…대안 마련 때까지 검찰 수사 ‘올스톱’ 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의원총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법조계에서는 수사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검찰 수사권을 배제하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도 모두 멈춰 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검수완박의 핵심은 현재 검찰이 맡은 6대 범죄(공직자·부패·경제·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한 수사 권한의 삭제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6대 범죄와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검수완박이 이뤄지면 이마저도 할 수 없다. 수사기능을 폐지되면 검찰은 기소 기능만 맡는 가칭 ‘공소청’과 같은 역할로 축소된다. 사라지는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을 대안은 마땅치 않다. 별도의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수사를 담당하게 하자는 논의도 있지만 정작 해당 법을 발의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조차도 일단 다른 대안은 접어두고 검찰의 수사권부터 삭제하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는 지난 5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급한 법안인 검찰 직접수사권 근거 조항 삭제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고 5월 10일 이후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자”고 말한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분간 검찰 수사는 사실상 모두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 의원은 앞선 편지에서 “검찰 수사권을 분리하면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증발하는 것”이라며 “국가수사총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자인하기도 했다. 당장 검찰에서 진행 중인 수사는 경찰이 넘겨받는 게 아니라 ‘증발‘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경우 사회적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 양홍석 변호사는 “검찰이 전문성을 가진 특수수사는 지금 당장 경찰이 넘겨받기에는 경찰의 수사전문성이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비춰봤을 때 제대로 준비돼 있다고 보긴 힘들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갖는 순기능을 무시하고 대체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은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 홍원화 대교협 새 회장 “14년 묶인 등록금 규제 풀어야”

    홍원화 대교협 새 회장 “14년 묶인 등록금 규제 풀어야”

    “입으로만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대학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규제도 풀어야 합니다. 지금이 좋은 기회입니다.” 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26대 회장으로 취임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대학예산 확보와 자율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취임을 앞두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 지방, 큰 대학, 작은 대학, 종교 재단 대학 등 전국에 다양한 대학이 있지만, 교육부가 그동안 일관된 잣대로 재정지원을 해왔다” 진단하고 “그래도 교육부를 타 부서와 통합하거나 이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앞서 지난 1일 대교협 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함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찾아 ‘대학 발전을 위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현재 초·중·고교는 지방재정교부금법을 통해 연 70조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그러나 대학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홍 회장은 “대학 재정지원 규모가 11조원 정도인데, GDP(국내 총생산)의 0.6% 정도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 국가들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를 1.1%까지 늘여야 세계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서 “인수위에 고등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제정과 고등교육세 신설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또 대학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들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인 대학 등록금 동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 시행한 등록금 규제가 14년 동안 이어지면서 대학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능력 있고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우수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이제 발목을 풀어줘야 합니다. 국가장학금 유형1을 없애고 등록금도 현실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늘린 예산 가운데 상당수를 인문·사회 분야 살리기에 써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 회장은 “현재 대학 인문사회 분야 R&D(연구개발) 지원은 연 9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인문학을 홀대해선 안 된다”면서 “과학 발전만 강조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인문학도 챙기자”고 제안했다.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면서 부실대학 구조조정은 필수적으로 넘어야 한다. 그는 ‘한계대학 종합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교육법에는 대학이 문을 닫을 때 모든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게 돼 있는데, 그러다 보니 사립대학 설립자가 문을 닫고 싶어도 닫지 않고 명목만 유지하는 사례가 많다. 홍 회장은 “쉽게 말해 퇴로가 없어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정부 재정지원을 받았던 만큼, 부실대학이라 해도 무조건 돌려주자는 주장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출산 인구가 한 해 20만도 안 되는데 대학 전체 정원은 46만명에 이른다. 지금이라도 이런 방식을 만들지 않으면 그야말로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회장은 특히 이런 일을 추진하려면 교육부를 축소하거나 다른 부서와 통합해선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교육부 축소·통합은 그야말로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면서 “빈대 싫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어리석은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권투는 한 방이 있지만 인생은 한 방이 없죠”, 전설의 프로복서 박종팔

    “권투는 한 방이 있지만 인생은 한 방이 없죠”, 전설의 프로복서 박종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권투를 할 겁니다. 내 인생에서 제일 쉬웠던 게 권투였으니깐요. 사람들은 저렇게 맞고 때리는 운동을 왜 하냐고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권투 빼고는 아무것도 성공 못 해봤어요.” 1977년 프로복싱 신인왕 출신으로 19연속 KO승, 동양타이틀 15차 방어 연속 KO승, IBF 슈퍼미들급 챔피언으로 8차 방어 성공, IBF(국제복싱연맹)와 WBA(세계복싱협회) 양대 기구 챔피언에 오른 오리엔탈 특급 슈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64). 총 전적 53전 46승 5패 중, KO승이 무려 39회. 5패 중 4번이 KO패. 이겨도 KO, 져도 KO. 우리나라 역대 챔피언 중 가장 많은 돈을 거머쥐었던 박씨. 하지만 링 위에서 화끈했던 복서였던 그가 은퇴 후 일반인으로 돌아와 빈손이 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돈 보고 달려든 주변의 ‘파리떼’로부터 끝없는 배신에 만신창이가 되고 스스로의 삶까지 정리하려 맘먹기까지 했다. 하지만 재혼한 두 번째 부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인생 3라운드 시작 종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박씨는 아내와 함께 경기도 남양주 불암산 자락에 건강힐링센터를 지어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나에게 권투란 내 인생의 전부다. 권투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 잽으로 맞은 것만 쳐도 몇 십만 몇 백만은 족히 된다. 레슬링, 유도선수들 귀가 오그라든 것처럼 내 한쪽 귀도 오그라들었다. 상대방 주먹을 안 맞으려고 피하기만 하다 보면 공격을 하지 못 한다. 그래서 상대방 잽을 일부러 맞다 이렇게 된 거다. 그래야만 상대방을 공격할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권투는 ‘정직한 운동’이다. 상대방도 두 손이고 나도 두 손이다. 하지만 두 손이 여러 개의 손이 될 수 있다.  (Q) 별명이 ‘돌주먹 복서’, 약한 수비가 약점 나도 사람인지라 완벽할 수가 없다. 커버를 올리고 있으면 주먹이 잘 안 나오고 커버를 내리고 있으면 순발력이 있는 선수들은 손쉽게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 나 보고 왜 커버를 안 올리고 그렇게 불안하게 하냐는 분들이 많았지만, 그냥 때려서는 상대방을 KO 시키지 못한다.  (Q) 권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시골에서 중학교 때 유제두 선수와 와지마 고이치 선수의 세계 타이틀매치를 보게 됐다. 유제두 선수가 경기에서 이겼을 때, 팬티만 입은 채 챔피언 벨트를 차고 트로피를 받았을 때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나도 서울 가서 권투를 배우면 저렇게 멋진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꿈이 생겼다. 당시 사촌 형님이 흑석동에서 철물점을 하고 있었는데 버스 타고 아버지가 보내주신 쌀 찾으러 영등포역을 가다가 ‘권투’라는 글씨가 내 눈에 딱 들어왔다. 쌀을 찾아놓고 단숨에 권투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체육관으로 달려가게 된 거다.(Q) 열악한 훈련 환경 참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 당시 권투를 했던 친구들은 운동만 한 게 아니었다. 모두 직장을 다녔다. 치킨집 다니는 선수, 빵집 다니는 선수, 나 같은 경우는 중국집에서 일했다. 밤 되면 일터에서 남았던 음식을 가져와서 같이 나눠 먹고 했다. 지금 체육관은 정말 호텔이다. 그 당시엔 체육관 바닥에 훈련하면서 흘린 땀과 코피로 인해 빈대가 그렇게 많았다. 체육관 바닥도 지금처럼 촘촘한 게 아니라 틈이 넓은 마루였다. 수많은 빈대가 천장으로 올라가서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런 여건 속에서도 희희낙락 거릴 수 있었던 이유는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여건 속에 처해 있더라도 그런 생각에 배고프고 힘들다는 생각 못 했다. (Q) 체육관 동기이자 친구였던 고 김득구 선수 그렇게 허무하게 경기 중 사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 보다 두 살 많았지만 같은 체육관 동기였고 친구처럼 지냈다. 그렇게 동고동락했던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너무 안타까운 선수다.(Q) 전성기 시절 파이트머니가 1억 5천만 원, 은퇴 후 부동산 수십 개 권투를 하면서 목표가 3억이었어요. 밥 먹기도 힘든 시절이다 보니깐 3억만 벌면 세상에 태어나서 내 할 도리는 다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1억만 있으면 100평 이상짜리 집을 살 수 있었을 때니깐. 하지만 돈에 대한 욕심은 막상 3억을 모으니깐 30억으로 올라가고 30억 모으니깐 100억으로 올라갔다. 동양타이틀 방어전 한 번만 해도 오천평~만평의 땅을 살 수 있었다. 나는 시합이 잡히면 땅하고 집을 먼저 보러 다녔다. 돈이 불어난다는 게 굉장한 희망이었다. 돈 있는 사람들이 더 무섭구나라는 걸 느꼈다.(Q) 은퇴 후 번 돈 90억 원이 허공으로 운전하다가 사고가 날 거 같으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나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사람이었다. 그 누구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나만의 똥고집이 그만큼 강했단 뜻이다. 그러다 보니깐 망하게 됐다. 마음속으론 내 주위에는 도둑놈이나 사기꾼들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깐 망하게 된 거 같다. 한 번은 나를 사기 친 놈을 잡으려고 일주일간 그 사람 집 앞에서 보초까지 서면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 인간을 잡아 죽이고 나도 세상을 끝내려고 했다. 나를 도와주려고 그랬는지 결국 그 인간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Q) 새로운 삶의 원동력은 지금의 아내 금전만 잃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되니깐 정말 설 자리가 없게 느껴졌다. 그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그 사람을 안 만났다면 지금의 내가 없다고 보면 된다. 어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날뛰는 야생마인 나를 아내가 조금씩 길들였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해다. 정말 아침에 일어나 눈 뜨고 감사하고 눈 감기 전에 감사하고 그러면서 살고 있다. 더는 과거의 아픔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 나와 아내, 자식들 건강하고 무탈하게 살면 바랄 게 없다. (Q) 유튜브를 통해 활발한 활동 중 나는 다시 태어나도 권투를 할 거다. 내 인생에서 제일 쉬었던 게 권투였기 때문이다. 저렇게 맞고 때리는 운동을 왜 하냐고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권투 빼고는 아무것도 성공해 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유튜브 영상을 찍는 게 권투에 관련된 콘텐츠가 아니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다. 후배들에게 권투 기술을 가르쳐 줄 땐 내 몸을 사리지 않는 편이다.(Q) 복싱 선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우리 때는 복싱장에 오는 사람은 전부 권투선수를 꿈꾸는 사람이었다. 요즘은 전부 다이어트용으로 체육관을 찾는다. 요즘 젊은 친구들 몸이 정말 좋다. 체육관도 과거보다 훨씬 많다. 근데 어려운 시절을 겪지 못했다. 조금만 추워도 춥다 하고 조금만 더워도 덥다 한다. 머리와 몸은 좋은데 정신력이 약한 거 같다. 이왕에 권투선수를 꿈꾼다면 희망을 품고 위를 보면서 어려움을 잘 이겨나갔으면 한다.
  • 땅도 金도 빼앗겨도 한바탕 웃음… 슬프도록 신명 나는 ‘치유의 가락’

    땅도 金도 빼앗겨도 한바탕 웃음… 슬프도록 신명 나는 ‘치유의 가락’

    원제목은 김용환의 ‘눈깔먼노다지’수탈된 아픔, 신명으로 치환한 ‘만요’38세 요절할 때까지 가수·배우 활약 동생 김정구가 이어 부르며 알려져‘서울구경’ ‘오빠는 풍각쟁이’ 등 계승감내하기 힘든 슬픔과 고통을 겪었을 때 그것을 오히려 웃음으로 풀어 내는 슬기는 우리 한민족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특히 국권을 강탈당한 일제 강점기에 시대적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치유 형식의 가요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그중 하나가 만요(漫謠)다. 만요는 1930년대에 나타난 익살과 해학을 담은 노래로, 웃음과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코믹 송 장르다. 음악적으로는 트로트와 신민요는 물론 재즈 등 다양한 형식을 갖췄으며, 노랫말에 해학 및 골계적 성분이 있어 다른 장르와 변별된다. 이 같은 만요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노래가 김용환이 처음 부른 ‘노다지 타령’이다. ‘노다지 노다지 금 노다지/ 노다지 노다지 금 노다지/ 노다진지 칡뿌린지 알 수가 없구나/ 금 당나귀 나올까 기다렸더니/ 칡뿌리만 나오니 성화가 아니냐/ 엥야라차 차차 엥야라차 차차’‘노다지 타령’은 빅타레코드에서 1939년에 출반한 곡으로 ‘정어리 타령’과 함께 실렸다. 김용환이 곡을 쓰고 김성집이 가사를 붙인 이 곡은 출반 당시 ‘눈깔먼노다지’라는 제목이었지만, 김용환이 세상을 뜬 1949년 이후부터는 동생 김정구가 부르면서 대중에게는 김정구의 ‘노다지 타령’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노다지’는 풍부한 광맥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 확장해 금이나 재물 또는 행운을 뜻하기도 한다. 조선 말기 서세동점하는 열강들에 밀려 조선은 광물채굴권, 삼림벌목권, 철도부설권 등 자원에 대한 권리를 속속 외국에 내줬다. 이때 미국은 금광 사업에 관한 이권을 차지했다. 미국은 평안도 운산 광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금 채굴에 조선인 노동자를 고용했다. 노동자들이 금을 발견하고 일제히 “금이다”를 외치면, 미국인 감독이 달려와 눈을 부릅뜨고 만지지 말라며 “노 터치!”(No touch)를 외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운산 일대의 주민들이 미국 금광회사의 철조망으로 모여들자 이를 제지하려는 미국인들의 ‘노 터치’를 ‘노다지’로 알아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운산 금광에 노다지가 쏟아진다는 소문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조선인 사업자들도 운산 금광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근대식 광산 기술자와 채광 기계를 갖춘 미국인들과 달리 전근대식으로 금맥을 찾는 조선인 사업자는 경쟁이 될 수 없었다. ‘집 팔고 논 팔아서 모조리 바쳤건만’이란 가사에서 보듯이 전 재산을 금광에 투자했지만 ‘나오라는 노다지는 안 나오고 칡뿌리나 도라지만’ 나오는 상황인 것이다. 조선인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미국인에게만 보이는 노다지. 그래서 ‘눈깔먼노다지’인 것이다. 그래도 화자는 자신의 노다지 사업을 ‘하룻밤 흥망춤’에 비기며, ‘물레’처럼 돌고 도는 세상의 이치와 같이 곧 대운이 터질 것을 꿈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노다지 타령’은 굿거리 장단의 신명 나는 신민요이지만, 우리 땅에 묻힌 금을 남이 파 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던 수탈의 아픔이 녹아 있다. 그러나 원통하고 분하다고 해서 외세에 무작정 대항하면 혹심한 탄압을 받는 것은 물론 조선의 존립조차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리하여 골계적으로 외세의 수탈행위가 부당함을 고발하고, 내적으로는 슬픔을 한바탕 웃음으로 치환한 만요라는 장르가 탄생한 것이다. 강홍식의 ‘유쾌한 시골영감(서울구경)’, 박향림의 ‘오빠는 풍각쟁이’, 이종조·이진진의 ‘영감타령(잘했군 잘했어)’, 김용환의 ‘장모님전 항의’, 김정구의 ‘왕서방 연서’ 등에서도 볼 수 있듯 만요에는 풍자와 낭만, 해학이 서려 있다. 이 같은 만요의 전통은 해방 이후에도 한복남의 ‘빈대떡신사’, 김용만의 ‘월급날 맘보’, 최희준의 ‘엄처시하’로 이어졌다.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문희옥의 ‘천방지축’, 김용임의 ‘서울은 가고 있다’ 등도 만요 장르를 계승하는 노래들로 볼 수 있다.김용환은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유명한 가수 김정구의 형이며, 소프라노 김안라의 오빠다. 1912년생인 그는 38세에 사망할 때까지 음악인으로서의 재능을 펼치며 일제 강점기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다. 1930년 무렵 원산 지역 극단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배우 겸 가수로 활약했다. 1933년 ‘이팔청춘’을 발표했고 왕수복과 듀엣으로 ‘최신 아리랑’을 냈다. 1943년 나운규의 극영화 ‘아리랑’을 악극으로 해석해 주연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악극 ‘심청전’에서는 심봉사 연기를 펼쳤고, 아세아가요단을 운영하며 ‘심청전’으로 전국을 순회했다. 작사와 작곡에도 능해 ‘눈깔먼노다지’ 외에도 ‘장기타령’, ‘정어리타령’, ‘꼴망태 목동’, ‘가거라 초립동’, ‘어머님 전상서’ 등 작품이 있다.김정구는 그의 형 김용환 사후 한평생 ‘노다지 타령’을 그의 무대에서 불렀다. 1936년 뉴코리아레코드에서 김용환 작곡의 ‘삼번통 아가씨’를 최선과 듀엣으로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1938년 만요 ‘왕서방 연서’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김정구는 ‘왕서방 연서’를 노래할 때면 이를 까맣게 칠해, 마치 이가 빠진 우스꽝스러운 중국인처럼 분장하고 노래를 불러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어린아이들도 ‘띵호와 띵호와’를 합창할 만큼 대단한 인기였다. 무대에 가만히 서서 정적으로 노래하던 당시 기발한 만요에 파격적인 제스처와 코믹한 율동을 곁들여 부르며 최고의 스타로 각광받았다. ‘앵화폭풍’, ‘총각 진정서’, ‘모던 관상쟁이’, ‘복덕장사’, ‘십삼도 총각회의’ 등이 당시 대표곡이었다. 이후 국민가요가 된 ‘눈물 젖은 두만강’과 ‘바다의 교향시’로 오랫동안 사랑받았고, 1975년 가요계 사상 처음으로 회갑 기념 쇼를 열었다. 1980년 대중 가수로는 처음으로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고, 1998년 미국에서 노환으로 타계했다. 작곡가·문학박사
  • [달콤한 사이언스] 극한기후가 투표 성향까지 바꾼다

    [달콤한 사이언스] 극한기후가 투표 성향까지 바꾼다

    지난 3일 4당 대통령후보들의 첫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RE100’, ‘EU택소노미’에 대해 잘 모른다는 답변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국민의힘과 지지자들은 물론 일부 언론은 ‘대선 토론은 장학퀴즈가 아니다’며 반발했지만 점점 심해지는 기후변화와 그에 대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상식조차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전문가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들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에 따라 시민들의 지지세가 크게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친환경 정책을 내놓는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빈 인구학연구소,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이탈리아 볼로냐대 통계과학과, 보코니대 사회정치과학과 공동연구팀은 극한 기후에 대한 경험이 정치권의 친환경적 태도에 지지세를 높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2월 8일자에 실렸다. 유럽의 경우 최근 20년 동안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각국 의회 내 녹색당처럼 환경을 강조하는 정당들의 의석수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자들은 과거 극한 기후에 대한 경험이 이 같은 변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질적 인과관계에 대한 분석연구는 많지 않다. 연구팀은 EU집행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인 ‘유로바로미터’에 참여한 34개국의 데이터와 28개국 유럽 역내 국가들의 의회선거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기온, 홍수, 가뭄과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폭염이나 홍수, 폭설 같은 극한 기후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나 나라일수록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게 나타났으며 실제로 선거에서도 반영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경향성은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남유럽 지역보다는 온대 대서양 기후나 서늘한 대륙성 기후를 가진 중부, 북부 유럽지역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극한 기후를 경험한 지역이나 나라라고 하더라도 국내총생산(GDP)나 지역 재정이 취약한 곳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낮았고 녹색친화적 정치인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전반적으로 기후환경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친환경적 정책에 뒤쳐지는 지역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피에로 스타니그 보코니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변화를 완화시키거나 막기 위한 정책제시나 행동 없이는 시민들의 지지를 얻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유럽 중심의 연구결과이기는 하지만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존하는 가장 심각한 위협이니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성향은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재명 “대장동, 억울해 피 토할 지경...산적떼가 비난”

    이재명 “대장동, 억울해 피 토할 지경...산적떼가 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관련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을 향해 “그 인간들이 나한테 (혐의를) 덮어씌운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24일 경기 양평 라온마당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수년을 싸워 악착같이 성남 시민 이익을 챙겼더니 그걸 뺏어먹으려고 하던 집단이 ‘너 왜 다 못 빼앗었어’라면서 나를 비난한다”면서 “얼마나 억울한지 피를 토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성남 시장 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에 개발 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않아 민간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산적떼’, ‘도둑’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산적떼들이 훔친 물건을 동네 머슴 몇이 가서 도로 빼앗아 왔는데 손이 작아 다는 못 빼앗았다”면서 “도둑들이 변장하고 나타나 ‘저걸 남겨뒀더라. 머슴 한 사람이 하나 집어 먹었다더라. 이재명이 나쁜 놈’이라고 한다”고 주장이다. 그러면서 “나는 국민 여러분께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왜냐하면, 내가 직원 관리를 잘못해서 오염된 게 일부 있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국민에게는 사과하고 책임지지만 국민의힘에 대해선 책임질 일이 아니다.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 국민의힘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앞서 경기 이천 중앙로문화의거리 유세에서도 “빈대도 낯짝이 있다”면서 “부정한 개발 이익을 나눠 먹은 게 누구냐. 환수 못하게 막은 게 국민의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과학계는 지금]SNS 대신 신문 열심히 읽어도 행복도 안 높아져 등

    코로나 백신, 여성 생리주기 늘려 ●미국 국립아동보건·인간발달연구소(NICHD),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이 여성의 생리주기를 1~2일 정도 늘린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 1월 7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여성 2403명과 미접종 여성 1556명을 대상으로 생리주기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신 1차 접종자는 생리주기가 0.71일, 2차 접종자는 0.91일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생리주기가 가장 길어진 사람도 이틀에 불과했다. 국제 산부인과학연맹에서는 생리주기 변화가 8일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SNS 쓰든 TV 보든 행복도 비슷 ●영국 옥스퍼드대, 창조산업정책연구센터, 오스트리아 빈대학 공동연구팀은 TV, 신문, 잡지 같은 전통미디어 소비가 웰빙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1월 7일자에 실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시간이 긴 사람들이 전통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들보다 웰빙지수가 떨어진다는 속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2159명의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6주 동안 미디어 사용습관과 행복도, 불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SNS 사용시간보다 전통미디어 소비시간이 긴 사람들도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 사용 행태와 웰빙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 30달러에 산 낡은 스케치…‘수천만 달러’ 가치의 르네상스 명화였다

    30달러에 산 낡은 스케치…‘수천만 달러’ 가치의 르네상스 명화였다

    한 미국 남성이 30달러(약 3만 6천원)에 구매한 낡은 스케치가 르네상스 시대 명화로 인정받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익명의 남성은 지난 2016년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한 이스테이트 세일(사망자의 소유물 처분 판매)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그려진 작은 그림 한 점을 30달러에 구매했다. 남성은 이 그림을 집에 보관해놓고 이따금 지인들에게 보여주었는데, 희귀서적 전문 서점을 운영하던 친구 브레이너드 필립슨은 이 그림을 눈여겨봤다. 해당 작품 하단 중앙에 적힌 ‘A.D’라는 표식이 16세기 독일 최고의 미술가로 알려진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의 이니셜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지난 2019년 선물을 사러 필립슨의 가게에 들렀다가 이 그림의 존재를 알게 된 보스턴의 미술품 중개상 클리퍼드 쇼러는 소유주 집에 달려가 그림을 직접 본 뒤 “걸작이거나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본 최고의 위작일 것”이라고 전했다. 쇼러는 소유주에게 10만 달러(약 1억 2천만원)의 선금을 지불하고 그림을 입수한 뒤 뒤러의 진품여부 확인에 들어갔다. 진품이라면 나중에 그림을 팔아 수익금을 나눠 갖는다는 계약이지만, 만약 뒤러의 작품이 아니라면 선금을 모두 날리는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였다. 쇼러의 의뢰로 작품을 감정한 대영박물관 자문위원 제인 매카우슬랜드는 처음에 가짜라고 판단했다가 뒤러의 그림에서만 보이는 세 갈래 투명무늬를 확인한 뒤 진품 가능성에 손을 들어줬다. 뒤러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토프 메츠거를 비롯해 쇼러가 만난 여러 전문가 중 한 명만 빼고 모두 뒤러의 진품이 맞다고 판단했다. 메츠거는 이 그림이 1503년에 그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뒤러는 이 작품처럼 성모 마리아가 풀이 우거진 벤치에 앉아있는 비슷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전문가들은 30달러짜리 이 그림이 수천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가가 5천만 달러(약 594억원)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빈대학 예술역사연구소의 선임연구원 프리츠 코레니는 이 그림이 뒤러가 아닌 그의 제자 한스 발둥의 작품이라고 판단했다. 이 경우 뒤러의 작품이라고 전제해서 추산한 가격의 4분의 1 정도만 받을 수 있다. 현재 런던의 한 갤러리에 보관된 이 그림은 내년 1월 뉴욕의 갤러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 세포 무늬로 그린 의자… 미술·과학 손잡은 명작

    세포 무늬로 그린 의자… 미술·과학 손잡은 명작

    그림 속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앉아 있는 의자는 기묘한 패턴으로 장식돼 있다. 조개 모양으로 자리잡은 검은 형태들은 인간의 상피세포 조직과 닮았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던 베르타 추커칸들은 오스트리아 빈 사교계의 핵심 인물이었고, 그의 남편 에밀 추커칸들은 빈대학의 해부학 교수였다. 추커칸들 부부는 당시 빈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던 생물학의 최신 지식을 클림트에게 전해 줬고, 클림트는 이들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과 현미경으로 관찰한 세포의 형태를 접할 수 있었다. 인간의 근원, 생명의 본질을 그리고자 했던 클림트는 현미경으로 본 세포의 모습에 매혹됐고, 이를 작품에 담아냈다. 미술과 과학, 화가와 의대 교수라는 낯선 조합은 시대를 앞서가는 명작을 탄생시킨 운명적인 만남이 됐다.
  • [기고] 식당 자영업의 위기를 극복한 숨은 협업/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기고] 식당 자영업의 위기를 극복한 숨은 협업/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냉면과 돼지갈비 등의 메뉴를 주로 판매하는 식당 봉피양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400명이나 되는 직원 중에서 인원 감축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식당들이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폐업했는데 봉피양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봉피양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유통업체 마켓컬리와 함께 기획, 출시한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ㆍ레스토랑 간편식) 덕택이라고 말하고 있다. RMR로 구현된 봉피양의 냉면, 돼지갈비 등이 마켓컬리에서 내는 매출은 실제 운영 중인 봉피양 매장 한 곳의 매출과 비슷한 정도까지 성장했다. 고객들이 매장으로 올 수 없으면 집에서 매장의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발상의 전환과 유통업체와의 협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음식을 집에서 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즐기는 기존의 가정 간편식(HMRㆍHome Meal Replacement)에서 한발 더 나아간 RMR은 식당의 메뉴를 집에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구현한 제품이다. 유명 맛집, 호텔, 그리고 지역의 허름한 노포(老鋪)까지도 RMR 제품을 내놓으며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식당의 메뉴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집 냉장고에서 꺼내 덥혀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RMR의 매력이다. RMR은 배달음식과 달리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 배송되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든 멀리 떨어진 식당의 메뉴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그러나 RMR은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시설, 전국 유통에 맞는 패키지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 식당 단독으로 뛰어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런 생소한 과정을 함께 고민했던 숨은 조력자가 새벽배송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사들이다. 온라인 유통사들은 고객들의 수요, 식품 제조사들의 특성 등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당과 제조사를 적절히 연결하며 RMR을 함께 기획하고 유통하며 위기에 처한 식당들에게 큰 힘을 실었다. 예컨대 마켓컬리가 식당과 협업한 RMR은 700여개에 달하며 봉피양뿐만 아니라 50년 된 작은 노포 ‘유림면’의 메밀면, 광장시장 터줏대감 ‘박가네’의 빈대떡, 부산에 위치한 ‘사미헌’의 갈비탕을 전국 어디서든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이 식당들은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RMR에 만족한 고객들이 직접 그 맛을 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선순환 구조도 생기고 있다. 식당과 유통사의 협업이 코로나로 침체된 자영업과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심현희 기자의 술이야기] 광장시장 맥주, 변화와 혁신를 위해 건배!

    [심현희 기자의 술이야기] 광장시장 맥주, 변화와 혁신를 위해 건배!

    60년 ‘박가네빈대떡’ 이어받은 상인 3세전·떡볶이 등 어울리는 ‘골든에일’ 탄생생존법칙 고민하다 광장시장 브랜드화3층 건물에 식료품·와인바 그로서리숍“맥주 한잔이 세상, 아니 ‘시장’을 바꿀 수 있을까요?” 최근 기자에게 독특한 콘셉트의 맥주 한 캔이 도착했습니다. 빨간색 라벨 바탕에 꽃무늬가 그려진 ‘광장시장 1905’라는 수제맥주였는데요. 지역성을 중시하는 수제맥주의 특성상 인천, 제주 등 특정 지역 이름을 차용한 맥주는 많지만 ‘전통시장’ 자체가 맥주 브랜드가 된 사례는 해외에서조차 드물어 눈길이 갔죠. 더군다나 국내 최초의 상설시장인 ‘광장시장’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서울 재래시장의 상징입니다. 대체 이 맥주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궁금했습니다.‘광장시장 1905’ 맥주를 기획한 추상미(43) 박가네빈대떡 대표를 지난 23일 이 맥주를 판매하는 광장시장 내 그로서리숍(식료품점) ‘365일장’에서 만났습니다. 추 대표는 “현재 광장시장을 브랜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익숙한 광장시장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상품이 필요했고, 그게 수제맥주였다”고 설명하더군요. 맥주 스타일도 광장시장에서 판매하는 각종 전, 떡볶이, 김밥 등과 잘 어울리고 마시기 편한 ‘골든에일’입니다. 그는 “광장시장이라는 브랜드를 입힌 이 맥주가 1905년에 문을 연 광장시장의 변화와 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10년 전 ‘박가네빈대떡’ 매장 경영을 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았습니다. 그는 성장 과정을 광장시장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상인 ‘3세’입니다. 60년 전부터 그의 할머니는 노점에서 나물 등 각종 식재료를 팔았고, 부모님도 노점에서 빈대떡 장사를 시작해 매장으로 장사를 확대했습니다. 부모님의 ‘빈대떡 장사’의 규모가 커지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나선 그는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박가네빈대떡’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매장의 상품들을 가정간편식(HMR)으로 제작해 판매 활로를 온라인으로 넓혔죠. 이 과정 속에서 그는 자연스레 경영·브랜드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광장시장 내 ‘생존 법칙’을 발견하죠. 박가네, 순희네, 육회집 등 잘되는 가게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브랜드’화가 돼 있었지만 운영이 힘든 가게들은 ‘시장 내 생선가게, 시장에 있는 포목집’ 등으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그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국내 방문객에게 광장시장은 단순히 음식을 싸게 먹으러 오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상품들은 음식뿐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 의류, 천, 식재료 등으로 구색이 다양하고 품질도 뛰어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광장시장은 과거 특급호텔이나 청와대 등에 식재료를 납품했던 터라 식재료의 품질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하네요. 광장시장은 그의 가족이 평생 함께 해 온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이 ‘상인 3세’는 “광장시장에서 힘들게 장사하는 각 상인들의 상품력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결국 ‘브랜드’를 입혀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는 지난해부터 ‘광장시장 브랜드’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시장 내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1층에는 전국 소규모 로컬 브랜드의 식료품과 와인, 전통주, 맥주 등의 주류,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파는 그로서리숍으로 꾸몄습니다. 2~3층엔 시장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반대되는 고급 와인바 ‘히든 아워’를 차려 다양한 고객층의 발길을 이끌고자 했습니다. 우선 맥주를 만들어 ‘광장시장’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그는 추후 시장 내 각 상점들의 물품을 ‘made in 365’라는 이름으로 브랜딩해 365매장과 온라인에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어느 영역이든 선구자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쇼핑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금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전통시장을 브랜딩해 글로벌 무대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는 앞으로 닥칠 힘겨운 장애물부터 예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는 “광장시장에서 나고 자란 내가 먼저 변화해 우리 전통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전해 들은 종로구청 관계자들도 “서울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의 새로운 물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더군요. 불타는 주말 밤, ‘광장시장 1905’ 맥주 캔을 따서 잔에 따라 봅니다. 그리고 외쳐 봅니다. “광장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건배!”
  • [씨줄날줄] 피맛골 유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피맛골 유물/임병선 논설위원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 2번 출구를 나와 의금부터 지나면 ‘열차집’이 보인다. 원래는 지금의 D타워 자리에 있었다. 술꾼들이 빈대떡에 어리굴젓, 굴전을 안주로 막걸리 퍼넘기며 세상을 다 가진 듯 웃고 떠들던 곳이다. 옆에는 생선구이 가게들이 즐비해 피맛(避馬)골에 들어서면 연기가 자욱했다. 조선 태종이 광화문 네거리부터 동대문까지를 육의전 상점 거리로 만들었다. 대로를 다니다 양반 행렬 마주치면 고개를 조아리고 붙들려 있어야 했다. 먹고살기 바쁜 평민들은 말 행차 피하려고 골목에 숨어들었고, 자연스레 허기를 면하게 하는 음식점들이 모여 들었다. 열차집 뒤편 골목에 ‘삼경원’이 있었는데 안주인은 늦은밤 술꾼들이 들이닥쳐 뭘 먹고 싶다고 성화를 해대면 뚝딱 내왔다. 피맛골 안쪽, 현재 그랑서울 자리에 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옥과 홍어삼합이 유명한 목포집이 있었다. 청진동이란 이름은 한성 중부 8방 중 징청방(澄淸坊)과 수진방(壽進坊)에서 한 자씩 따붙였다. 연로한 문신들의 친목과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로소(耆老所)가 이 동네에 있었다니 낙원동과 탑골공원에 어르신들이 많은 것에는 오랜 내력이 있는 셈이다. 피맛골 일대는 1980년대 도심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고 2003년 서울특별시 건축위원회에서 재개발을 허가했다가 공사터에서 조선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나오고, 사람 사는 맛이 밴 전통의 거리를 없앤다는 비판이 거듭 제기돼 종로 2가에서 6가까지 수복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D타워와 르메이에르 빌딩이 들어서 길이 잘렸고, 지금은 서울YMCA 건물 오른편부터 흔적이 남아 있다. 어제 서울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막을 올린 ‘인사동 출토 유물 공개전’을 다녀왔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6월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에서 출토된 세종 때의 금속활자 1632점과 총통, 천문 관측 장비 등이 아주 짜임새 있게 전시돼 있다.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 항아리를 실제로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전시회장 출구 쪽에서는 동영상이 나오고 있었는데 발굴 관계자들이 도기항아리를 처음 발견했을 때 얼마나 흥분했는지 들려주고 있었다. 항아리 윗부분은 파손돼 있었는데 흙을 걷어내니 총통 조각들, 일정성시의(日星定時儀)와 금속활자들, 물시계 부속품 주전(籌箭)의 일부가 나오더란 것이다. 인쇄본으로만 전해지던 갑인자(甲寅字) 활자가 600년을 견뎌내 오롯이 모습을 드러냈다. 몇몇 활자는 돌인지 흙인지 모를 것들과 뭉쳐 있었다. 구텐베르크가 인쇄하던 시기보다 이른 활자와 인쇄본을 동시에 보유하는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그렇게 자랑하는 고려 때 직지심체요절은 활자도 없고, 인쇄본도 프랑스에 있는 멋쩍음을 조금은 덜게 됐다. 고궁박물관을 나와 인사동 79번지까지 걸었다. 광화문 맞은편 의정부터, YMCA 바로 뒤 승동교회 일대도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79번지는 예전보다 발굴 면적이 한결 넓어져 있었다. 한성 중부 견평방(堅平坊)에 속하던 곳으로 세종의 여덟째 아들 영웅대군의 집, 순조의 딸 명온공주가 머무르던 죽동궁, 어용 상설시장인 시전행랑(市廛行廊)이 있었다. 이렇게 소중한 유물을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이렇게 보관했을까 궁금해지는데 연구자들이 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자본과 재개발의 논리에 힘겹게 맞서며 조상의 얼과 지혜를 찾아내고 있으니 적이 안심이 된다. 이곳에 유물 전시관이 들어설 계획이라니 기대가 되기도 한다.
  • [이은경의 유레카] 모든 과학자에게 필요한 워라밸/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이은경의 유레카] 모든 과학자에게 필요한 워라밸/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올해 정부와 국회는 여성 과학자의 일·가정 양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관부처의 실천과제 탐색, 관련 내용을 포함한 법안 발의 등이 있었다. 여성 과학자들이 출산과 육아를 가장 큰 장애로 여기기 때문이다. 과학계에서 불평등이 지금보다 심했을 때 여성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마리 퀴리, 리제 마이트너, 캐슬린 론즈데일 등 이 3명의 사례를 보자. 이들은 과학자로서 많은 공통점을 가졌다. 차별을 극복하고 각자의 연구 분야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고, 여러 번 ‘최초의 여성’ 타이틀을 기록했다. 그리고 많은 후대 여성 과학자들에게 역할모델이 되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퀴리는 ‘라듐’을 발견했고 방사성물질에 대한 연구로 노벨 과학상을 두 번 받았고, 소르본대학 최초의 여성 물리학 교수가 되었다. 독일에서 활동한 마이트너는 ‘프로트악티늄’을 발견했고 원자력 에너지 기술의 출발점이 된 핵분열 현상을 규명했다. 그녀는 빈대학 첫 여성 물리학 박사였고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과학 분야 여성 정교수가 되었다. 영국 과학자 론즈데일은 엑스선을 이용해 벤젠고리가 납작한 구조임을 규명했고 엑스선 결정학 초기에 데이터 분석 방법을 정립했다. 그녀는 런던대(UCL)에서 정년을 보장받은 첫 여성 교수가 되었고 나중에는 영국 왕립학회와 영국과학진흥협회의 첫 여성 회장으로 뽑혔다.그렇지만 육아 문제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마이트너는 평생 독신이었기 때문에 육아 문제가 없었다. 론즈데일은 육아 문제를 해결한 후에 연구에 본격 몰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석사학위를 받은 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브래그가 이끄는 왕립연구소의 엑스선 결정학 연구팀에 합류했다. 결혼하고 다른 지역에서 지내던 시기에는 가사와 육아를 하면서 집에서 혼자 연구했다. 그녀가 다시 왕립연구소로 돌아왔을 때 브래그는 그녀에게 급여 외에 육아도우미를 고용할 비용을 지급했다. 브래그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연구비 덕분이었고 당시에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퀴리는 연구 초기에 첫째 딸을 낳았는데, 시아버지가 아들 부부의 집으로 이사 와서 손녀를 돌봤다. 노벨상을 받은 후 직장이 생기고 피에르 퀴리가 사망했을 때는 둘째 딸도 태어난 뒤였다. 시아버지 사망 전까지는 시아버지와 도우미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았다. 육아 문제를 개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했던 이 선구자들과 비교하면 오늘날 여성 과학자들은 보육기관, 출산휴가, 육아휴직, 아동 수당, 유연근무 등 다양한 지원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제도들은 과학연구의 특징이 반영되지 못해 실효성이 낮다. 여성 과학자, 특히 연구과제 책임자의 경우 육아휴직을 하려면 과제 종료 기간 연장, 연장된 기간 동안 실험실을 운영할 추가 지원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경력 중단을 감수해야만 육아휴직을 선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성 과학자의 일·가정 양립 논의에서 ‘가정’의 문제는 육아, 그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이는 가족의 형태와 가족 내 육아의 주체가 다양해지는 사회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논의는 과학자의 일·가정 양립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청년 과학자, 중견 과학자, 소속 기관 등 연구 현장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여성 과학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은 론즈데일과 퀴리 시대에 비해 별로 나아가지 못한다.
  • “한국의 맛 함께 요리해 봐요”… 앞치마 두른 송파구청장

    “한국의 맛 함께 요리해 봐요”… 앞치마 두른 송파구청장

    공유부엌서 이종임 요리연구가 강의외국인 10명은 랜선, 2명은 현장 수업LA갈비·녹두빈대떡·송편 등 만들어“평소 한국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더 어려지만 재밌었다. 오늘 배운 것을 한국 친구들에게 만들어 주고 칭찬받고 싶다.”(콜롬비아 국적 캐시)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변 ‘문화실험공간 호수’ 3층에 조성된 공유부엌. 추석을 앞두고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고 맛보기 위해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앞치마를 두르고 전통음식 체험에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 방문이 예전만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이번 행사로 초청하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 음식과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우리 송파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구는 매년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한국전통문화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는 현장과 온라인으로 ‘코리안푸드 쿠킹클래스’를 연다. 이날 행사는 한식진흥원 이사 겸 대한식문화연구원 원장인 이종임 요리연구가가 요리법을 안내를,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진행 겸 통역을 맡았다. 참가자들은 전채 요리인 녹두빈대떡부터 주요리인 LA갈비, 후식인 송편과 오미자배숙 등을 서툴지만 정성껏 만들었다. 박 구청장이 “오늘 배운 LA갈비를 가족들에게 한 번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자, 행사장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구는 사전 신청을 통해 외국인 참가자 12명을 선발했다. 프랑스, 미국, 홍콩, 중국, 벨기에 등 약 10개국 출신의 모델, 직장인, 주부 등이 뽑혔다. 이 가운데 2명은 현장에서, 나머지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각자 편한 장소에서 요리를 만들었다. 현장에 참여한 멕시코 국적의 나탈리아는 “요리를 잘 못하는데 같이 하니까 간단하게 할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한국을 알 수 있는 다른 행사도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시장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송파둘레길과 잠실관광특구 연계, 한국 국악기 아카데미 운영, 단풍·낙엽축제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박 구청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우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추석을 맞아 전통음식 만들기를 마련했다”면서 “강남3구 최초의 관광특구에 걸맞게 새로운 맛집 발굴, 다양한 비대면(온택트)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관광객들이 송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수술실 CCTV법 통과, 국회 문턱 넘었다…의료계 법적 투쟁 경고

    수술실 CCTV법 통과, 국회 문턱 넘었다…의료계 법적 투쟁 경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환자·보호자 요청시 수술 촬영해야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해 온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법이 국회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023년부터 전신마취 등 환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병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의무로 달아야 하며 환자 요청이 있으면 촬영해야 한다. 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의료계는 CCTV 설치 조항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헌법소원 등의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CCTV 설치 의무화, 2015년 관련 법안 첫 국회 제출 이후 6년 만 2015년 관련 법안의 첫 국회 제출 이후 6년 만이다. 135명의 의원이 찬성했고, 24명이 반대, 24명이 기권했다. 앞서 지난 2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 2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통과한 개정안은 수술실 안에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CCTV를 설치·운영하도록 하는 걸 골자로 한다. 환자나 보호자 요청이 있으면 수술 과정을 녹음 없이 촬영해야 한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의 동의를 받는 경우 녹음도 가능하다. 응급·고위험 수술 등의 경우에만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수사 또는 재판 관련 공공기관 요청이나 환자와 의료인 쌍방의 동의가 있으면 열람도 할 수 있으며, 비용은 요구자가 부담한다.CCTV 설치 비용은 국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기관장은 CCTV로 촬영한 영상 정보가 분실·도난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촬영 영상 정보는 30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 촬영 정보를 유출하거나 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도록 하는 처벌 규정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 시행된다. CCTV 설치는 2014년 수술실 생일파티와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의료실 내 성범죄 등의 사건이 불거지면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의료계는 그러나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고 반발한다. 의료 분쟁에 대비해 의료 행위를 소극적으로 만들어 환자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의료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 3개 단체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의사들의 소신과 의욕을 꺾고, 의료의 질적 저하와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에 대한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떠한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번 법안 개정의 내용을 악법으로 규정한다”며 “악법을 저지하고자 함께 최선을 다해 행동하겠다”고도 했다. 의협은 성명을 내고 “절대 다수의 선량한 의료인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사상 최악의 법을 정부 여당은 끝내 관철시켰다”며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독소조항이 갖고 있는 잠재적 해악을 규명하는 동시에 헌법소원 등 법적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전공의 수련 교육을 위축시키고 필수 의료인 외과계 지원 기피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다. 벌써 외과 등의 필수과를 가지 않겠다는 전공의들이 나오고 있다”라며 “현장에서 수술 거부로 필수 의료가 무너질 정도의 상황이 되면 다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반면 이날 “6년 7개월간의 입법화 논쟁을 끝냈다. 환자가 안심하는 수술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다만 개선할 지점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촬영 거부 조항이 포괄적이라 웬만한 수술은 다 빠질 수 있고, 전공의 수련병원도 수련을 이유로 촬영을 거부할 수 있게 돼 있다. 향후 복지부령으로 예외 조건이 추가될 수도 있어 내부 설치의 의미가 무색하질 것이 우려된다”며 “영상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발급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도 한국소비자원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간의 유예 기간에 의료계와 환자가 잘 논의하면 CCTV 등으로 조기에 분쟁을 종결할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와 의료인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與 우군들도 언론중재법 반대

    與 우군들도 언론중재법 반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을 두고 진보진영 내에서 연일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당내 신중론이 퍼지는 가운데 당 밖에서는 해직언론인 출신이자 민주진영 원로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이 개정안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최후진술에서 “(재심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언론 자유 관련 논란에 좋은 시사점이 될 것”이라며 “현 집권 세력이 언론 자유를 위해 애쓴다고 하다가 이제는 언론중재법을 만들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고집을 부리고 밀고 나가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인 1979년 11월 13일 언론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이유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재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는 이날 포고령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던 이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민주당에 우호적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거대한 인재풀을 제공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반대하고 있다. 민변은 피해 구제라는 대의에는 동의하지만,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열람차단청구권과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내 반발도 만만찮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해 버리면 어쩔 수 없이 민주주의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워크숍에서는 노웅래·박재호·오기형·이용우·장철민·이상민·조응천 등 의원 7명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단독 상정·처리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관훈클럽,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6단체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정의·언론단체 “민주당 언론중재법, 유례없는 언론자유 침해”

    정의·언론단체 “민주당 언론중재법, 유례없는 언론자유 침해”

    “정권 입맛대로 좌지우지 독소조항 포함돼”“대선 앞두고 졸속 강행, 얕은 속셈 다 알아”정의 “민주당, 모든 언론을 사회악으로 규정”“與, 언론자유 최대수혜자면서 혐오 부추겨”文 “정부, 언론자유·민주주의 발전 함께할 것”정의당과 한국기자협회 등 4개 언론단체는 17일 더불어민주당에서 주도하는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을 핵심으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를 통과한다면 훗날 한국 언론사에 유례없는 언론 자유 침해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기자협회에 보낸 축하 글에서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면서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5배 징벌적 손배’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중단해야” 정의당과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서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정의당과 이들 언론단체는 “민주당은 개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모든 언론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언론 혐오를 부추기는 여론을 만들어 왔다”면서 “언론 자유 최대 수혜자인 민주당이 이제는 혐오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개정안을 폐기하고, 국민 공청회와 국회 언론개혁특위 설치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언론중재법은 정권의 입맛대로 언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독소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고, 되레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무엇이 급해 졸속으로 강행 처리하는 것인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얕은 속셈을 모르는 시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진정으로 민주당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이 본연의 역할로 회귀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언론 중재법 개정안을 전면 재논의 해야 한다”고 밝혔다.“정치권 입만 열만 가짜뉴슨데 언론탓?”“국제적 조롱거리 되는 악법 중단해야”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도 “언론 신뢰가 떨어진 게 과연 현업 언론인만의 책임인가. 정치권에서는 입만 열면 가짜뉴스가 나온다”면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언론을 위축하며 국제적 조롱거리가 되는 악법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언론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법안을 국민적 공감대가 없이 의석수만 가지고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에 따른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악질적 조국 삽화 국민 경악”“가짜뉴스 피해자 실효적 구제법” 앞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언론사의 자정 능력을 강화하고 피해자를 실효적으로 구제하는 가짜뉴스 피해 구제법”이라고 이달 중 처리를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선일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삽화)를 성매매 유인 절도단 기사에 사용한 것을 들어 “얼마 전 한 언론사의 악질적 삽화가 국민 경악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면서 “악마의 편집에 억울함과 고통을 호소하시는 국민도 여전히 많다. 압도적 다수 국민이 법 처리를 바란다”고 말했다.文 “언론자유는 민주주의 기둥…한국, 언론자유지수 아시아 1위” 기자협회 57주년 축사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기자협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라면서 “언론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한 언론자유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기자들의 용기와 열망이 뿌리가 됐다”면서 “한국 언론은 세계언론자유지수 아시아 1위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환경에 디지털화와 같은 변화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가 더욱 소중하다”면서 “한국언론이 끊임없는 비판과 성찰로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켜낸다면 국민들은 자유를 향한 한국언론의 여정에 굳건한 신뢰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써 내려간 모든 문장은 영원히 기억될 시대의 증언”이라면서 “정부는 여러분이 전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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