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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리용품 지원 업무를 왜 남성에 맡겨”...英여성계 반발에 결국 백지화

    “생리용품 지원 업무를 왜 남성에 맡겨”...英여성계 반발에 결국 백지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지난달 세계 최초로 학생 등에 대한 생리용품 무상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지역 당국이 해당 업무의 총괄 책임자를 남성으로 임명하려다 여성계의 반발로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생리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에게 생리 관련 업무 총괄을 맡기는 것은 부적적하다는 비판이 쇄도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테이사이드(Tayside) 지역 당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생리 존엄성 수석 담당관’(period dignity lead officer)을 신설하고 그 자리에 남성을 임명하려던 당초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던디 앤 앵거스 칼리지, 퍼스 칼리지, 앵거스 의회, 던디 시의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 지역 당국(생리 존엄성 워킹그룹)은 “최근 몇 주에 걸쳐 개인에 대한 위협과 괴롭힘이 지속되면서 생리 존엄성을 담당할 간부직을 존치할 수 없게 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생리용품 지급 서비스를 활성화할 다른 대안을 찾기로 했다. 이번 파문은 테이사이드 지역 당국이 지난달 생리용품 무상 제공 업무를 총괄할 수석 책임자에 남성인 제이슨 그랜트를 임명한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앞서 2020년 11월 스코틀랜드 의회는 ‘생리 빈곤’ 퇴치를 목적으로 초중고와 대학을 포함한 공공시설에서 생리대와 탐폰 등 생리용품을 무상 제공하는 ‘생리용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테이사이드 지역 당국은 올해 8월 생리용품법 발효에 맞춰 해당 업무를 총괄할 ‘생리 존엄성 담당관’을 스코틀랜드에서도 최초로 모집했다. 여러 지원자 가운데 담배회사 ‘임페리얼 타바코’ 출신으로 퍼스널 트레이너 경력을 갖고 있는 그랜트가 낙점됐다. 워킹그룹은 “그랜트가 과거 대학에서 학생 복지 담당자로 근무하는 등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지역 안팎에서 격렬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전설적인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트위터에서 “우리 여성들이 면도하는 법이나 전립선 관리하는 방법 등을 남성들에게 설명하려고 한 적이 있었던가. (남성에게 이 정책을 맡기는 것은) 완전히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했다. 여성인권 활동가 수전 달게티도 “그(그랜트)가 다른 사람 앞에서 드레스가 피투성이가 되는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생리가 오지 않는 가슴 터질 것 같은 불안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고 공격했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그의 임명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테이사이드 지역 당국은 반대 여론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랜트에 대한 임명 철회는 물론이고 생리 존엄성 정책 총괄 책임자의 자리까지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생리용품법 통과를 위해 노력해 온 스코틀랜드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잘해 보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 분노와 적대감 속에 무산된 데 대해 실망을 나타낸 뒤 “이번 일로 어렵게 성사된 스코틀랜드의 선구적인 정책이 퇴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 베트남의 ‘허세 쌀국수 노점상’ 반국가 선전을 이유로 경찰에 체포

    베트남의 ‘허세 쌀국수 노점상’ 반국가 선전을 이유로 경찰에 체포

    터키의 유명 셰프 누스렛 괵체는 ‘소금 배’(Salt Bae)로 불린다. 허세 넘치게 소금을 뿌려 넣는 요란한 동작으로 이름을 알렸다. 베트남 다낭의 쌀국수 노점상 부이 투안 람(38)은 괵체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해 많은 이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런 람이 반국가 선전 혐의로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의 부인은 BBC 베트남 지국에 남편이 지난 7일 저녁 경찰에 납치됐으며 몇 시간 뒤 수색영장을 갖고 경찰이 남편과 다시 돌아와 가택 수색을 했다고 전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베트남의 한 장관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 토 람 공공안전부 장관이 괵체가 영국 런던에서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을 찾아 금가루 뿌린 스테이크를 대접받는 것을 패러디한 것이었다. 당시 금가루 스테이크 가격은 레스토랑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 않았지만 850 유로(약 118만원)에서 1500 유로(약 207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인들의 한달 월급이 보통 600 달러(약 83만원)에서 800 달러(약 111만원) 사이이기 때문에 어떻게 장관이 터무니없이 비싼 요리를 버젓이 사먹을 수 있느냐는 비난이 들끓었다. 베트남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허용하는 이 나라에서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를 비판했다가 반대파로 몰려 곤욕을 치르는 일은 종종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람의 부인은 지난해 11월 남편이 경찰 소환 통보를 받은 뒤부터 부부는 마음의 각오를 하고는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에도 람은 왜 경찰이 소환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BBC에 말했으며 경찰은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개했다.그가 체포된 법률 근거는 국가에 반하는 정보를 생산하거나 퍼뜨리는 이들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이른바 ‘117호 조항’(Article 117)이다. 경찰은 당국이 지도자들의 명예와 명성을 깎아내리는 콘텐트를 소셜미디어에 올린다며 람에게 계속해 경고를 날려 왔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슨 아시아 부국장에 따르면 람은 지난 몇십년 동안 베트남의 민주화를 외쳐온 인물로 2014년 이후 출국 금지돼 이 나라를 떠날 수도 없었다. 로버슨은 “베트남 당국은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을 ‘국가에 반하는 선전’으로 규정하는 일이 허다했다. 대중의 비판에 직면해 역내에서 가장 민감하게 구는 정부”라며 “조롱도 범죄로 여겨지면 안되는 표현할 권리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베트남은 지난 30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여전히 인구의 상당수가 빈곤선 아래 살고 있다. 일당 독재인 베트남은 반대파를 용납하지 못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들어왔다. 2018년 반체제 지도자이며 블로거인 ‘버섯 엄마’ 응우옌 응옥 뉴 꾸인(38)이 감옥에서 풀려나 출국이 허용돼 현재는 미국에 살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올해의 용기 있는 세계 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궐석 상태로 시상했던 그녀에게는 국가에 반하는 선전을 유포했다는 혐의로만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베트남 당국은 그 해만 두 번째로 베트남을 찾아 관계 회복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꾸인의 석방을 허용했다.
  • 고양, 실시간 수돗물 사용량 파악해 1인 가구 위험 막는다

    고양, 실시간 수돗물 사용량 파악해 1인 가구 위험 막는다

    경기 고양시가 장시간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과다 사용하는 이상 현상을 감지해 독거노인 등 1인 취약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스마트미터링’을 도입한다. 시는 취약가구가 많은 5개 지역 3659가구에 오는 11월까지 스마트미터링 시스템을 활용한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시범 구축하고 이후 전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스마트미터링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해 온 수도계량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수돗물 사용량을 먼 거리에서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물 소비량 정보를 원격 검침을 통해 일 및 시간 단위로 분석할 수 있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누수를 비롯한 수도 사고는 물론 독거노인이나 중증장애인 등 취약가구의 위험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령 스마트미터링 운영팀이 취약 계층으로 미리 등록한 가구에서 수돗물 사용이 3일째 갑자기 중단되거나 현저히 줄어들면 기계는 이상 징후로 판단한다. 이상 징후는 곧바로 관할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 사회복지사 또는 사례관리자의 휴대전화에 문자로 전달되며, 문자 알림을 본 담당자는 즉시 현장에 출동해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2018~2021년 고양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연평균 54명에 이르며, 지난해 말 현재 고양지역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수 대비 34.1%에 달한다. 이 시스템을 처음 제안한 정금영 수도정보팀장은 “노인뿐 아니라 중장년층 등 복지 사각지대 대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사회적 단절과 빈곤·실직·질병 등에 의한 위험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고독사에 대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권성동 “이준석, 총 난사하듯 공격하는 태도…부메랑 될 것”

    권성동 “이준석, 총 난사하듯 공격하는 태도…부메랑 될 것”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듯이 공격하는 그런 태도야말로 결국 부메랑이 돼 이준석 전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는 국민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원이 어떻게 생각할지 심사숙고해서 자중자애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당원 만남과 기자회견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금의 국민의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 말을 막으려 한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사법부의 판단마저 무시하려 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을 향해서도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공부할 만큼 했는데도 지성이 빈곤한 것이겠느냐, 아니면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겠느냐”며 “비유를 하면 조롱하고 비꼰다고 지적하고, 사자성어를 쓰면 동물에 사람을 비유한다고 흥분하는 저 협량한 사람들에게 굴복할 이유가 없다”고 강한 비판을 했다.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 중단을 촉구한 것과 관련해 비판의 글을 올렸다. 권 원내대표는 “오늘 민주당이 의총을 열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를 ‘전면전 선포’라고 성토했는데 범죄와의 전쟁을 비난하는 것은 범죄자를 옹호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와 관련된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법인카드 유용 등 각종 의혹은 세기조차 어려워 가히 ‘범죄종합선물세트’라 할만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총의 본질은 정치적 인질로 전락한 민주당이 오히려 범죄자를 공감하고 지지하는 ‘정치적 스톡홀롬 신드롬’”이라고 덧붙였다. ‘스톡홀롬 신드롬’은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인질범을 옹호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이번 검찰의 출석 요청은 대장동, 백현동 관련 이 대표의 발언이 거짓말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말꼬투리’라고 하는데, 오히려 그렇게 사소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당 대표까지 됐다. 즉 이 대표야말로 정치보복 프레임의 최대 수혜자”라며 “반면 최대 피해자는 민주당이다. 정치보복 프레임에 길들여진 나머지, 사법리스크가 가득 찬 정치인을 당 대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스스로 정치적 인질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준석 “당헌·당규 졸속 개정 반헌법적…대구가 심판해달라”

    이준석 “당헌·당규 졸속 개정 반헌법적…대구가 심판해달라”

    “지금의 국민의힘, 朴정부시절보다 더 위험”“‘양두구육’ 하나 참지 못해 길길이 날뛰어”“당헌·당규 졸속 개정…대구가 ‘죽비’ 들어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의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겨냥해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 모두, 특히 국민의힘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자유만큼의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적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설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달 26일 법원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직무 정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이후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다음날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 개최를 앞두고 있다. ●“대구가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 보여달라” 이 전 대표는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며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 그들의 침묵에 대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암묵적 동조에 대구는 암묵적으로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 문건’을 공개했다가 보수진영에서 파문당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 말을 막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공부할 만큼 했는데도 지성이 빈곤한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겠습니까”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어 “대법원에서도 ‘양두구육’은 문제없는 표현이라고 적시한 마당에 이것을 문제 삼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았다면 사리분별이 안되는 것이고, 지시도 없었는데 호들갑이면 영혼이 없으므로 뱃지를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저는 대구의 정치문화를 비판하고 변화와 각성을 요구하고자 이자리에 섰다. 지금 대구의 정치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그룹도 겨냥해 “세금에 허덕이고 고생할 국민을 위해 자기 이야기를 하던 정치인은 배신자로 몰고, 대구시민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늘도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돼서 활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사자성어만 보면 흥분하는 우리 당의 의원들을 위해서 작금의 상황을 표현하자면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말로, 거짓된 말로 윗사람을 농락한다는 뜻)”라며 “‘윤핵관’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을 때, 왜 초선의원들이 그것을 말이라고 앞다퉈 추인하며 사슴이라고 이야기한 일부 양심있는 사람들을 집단린치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국위 개정안 통과, 헌법무시…개탄” 이 전 대표는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며 “어렵게 되찾아온 정권, 그리고 처음으로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한 대선의 결과, 결코 무너지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동하는 대구의 정치인들에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더 약해지라는 명령을 내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5일 당 전국위가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 의결을 추진하는데 대해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며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전국위에서 이것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한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다. 부끄러움과 함께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을 겨냥해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자유”라며 “하지만 그 자유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 [취중생] 반복되는 ‘모녀’의 비극···여성 빈곤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취중생] 반복되는 ‘모녀’의 비극···여성 빈곤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반복되는 ‘모녀’ 복지 사각지대 사건발굴과 함께 여성 빈곤율도 낮춰야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 40%“공적 연금 손 봐야” 근본 대책 필요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에서 희귀병과 채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일명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엔 기시감이 듭니다. 말 그대로 ‘또’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2018년 충북 증평 모녀 사건, 2019년 성북 네 모녀 사건 등 서울에서, 충북에서, 70대 노모부터 6살배기 아들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가정도 있었고 아사를 하거나 지병으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부의 복지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고립된 채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점 그리고 그 비극에 ‘어머니’가 따라붙는다는 점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지원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전담팀을 1일 발족했습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과 논의하고 지자체 및 현장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눠 취약가구를 찾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으로부터 소재 파악 수사기법을 공유받는 등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대책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대책에는 빈곤 사각지대의 또 다른 양상인 ‘어머니’, 즉 여성 가구주 가구 관점으로서의 접근이 빠져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저소득 가구나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원 세 모녀 사건의 경우 전입 신고 등의 문제 탓에 지원 대상에 발굴이 안된 사건이라 여가부와 복지부가 따로 협의 중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복되는 모녀 및 모자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고질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인 ‘빈곤의 여성화’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이 특히 더 높다는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1월 통계청의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청년(18~24세), 장년(35~49세), 중년(50~64세), 노년(65세 이상) 전체 연령층에 걸쳐 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은 40.1%로 남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율인 13.6%보다 보다 약 3배 더 높습니다. 특히 청년층에서 16.8%(여성)와 10.5%(남성)에 머무르던 빈곤율은 노년층에서 65.1%(여성), 30.7%(남성)으로 급격히 늘었습니다. 여성 가구주 가구 중 3분의 2는 빈곤층이라는 뜻입니다. 1인 가구에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청년층에서 21.2%(여성), 15.9%(남성)을 기록하는 1인 가구의 빈곤율은 노년층에서 72.6%(여성), 55.7%(남성)을 기록했습니다. 이 통계는 우리 사회가 여성이 한 가정의 가장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더 가난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이나 임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여성 비율이 높고 소득이 낮은 등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낮아 여성 가구주 가구의 소득이 더 낮은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현재 노년층인 여성의 경우 사회 경제적인 활동 비율이 더 낮았고 여성의 평균 수명이 더 길어 남성이 생계를 부양하다가 사망하면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여성의 노동력 참가율이 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등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로 인해 애초에 공적 연금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면서 “생애 주기별로 남녀 간 빈곤율 격차가 상이하다는 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지원 체계를 손보는 것과 동시에 여성 빈곤이라는 근본적 차원에서의 접근도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여 선임연구위원의 지적처럼 여성의 연금 수급권을 강화하는 등 여성 노인과 여성 가구주 가구에서 두드러지는 소득보장 체계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게 수원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출발점일 것입니다.
  • “봉은사 폭행은 우발적 행동… 불교 중흥시킬 것” 진우 스님의 포부

    “봉은사 폭행은 우발적 행동… 불교 중흥시킬 것” 진우 스님의 포부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 스님이 불교계 개혁과 중흥을 다짐했다. 진우 스님은 2일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당선 인준을 받고, 차기 총무원장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고불식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축하를 받은 진우 스님은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부대중이 함께한다면 불교는 달라진다”면서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불교 역시 신도와 수행자가 줄어드는 것이 해결해야 할 현안 중의 하나다. 진우 스님은 “제가 생각하는 불교중흥은 불자를 늘리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시대를 이끌어가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불교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물질적 풍요 속에서 마음이 빈곤한 현대인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종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진우 스님은 “시스템을 통해 머지않은 시기에 실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웃과 사회가 평화로워지면서 불교중흥의 시작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상힐링치유센터의 건립은 그 방편 중의 하나다.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불교를 포교하겠다는 계획이다.다만 이런 계획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다. 조계종에선 지난달 서울 강남구 봉은사 앞에서 스님이 폭행 사건을 일으킨 것을 비롯해 스님들이 벌인 일이라고 믿기 어려운 일이 수차례 벌어졌다. 아직 벌어지지 않았지만 태고종이 관리하는 전남 순천 선암사도 조계종에서 실력 행사를 운운하며 점거하겠다는 입장이라 전운이 감돈다. 이날 진우 스님에게 폭행 사건에 대해 묻자 사회자가 “9월 28일부터 총무원장을 수행하는데 지금 총무원집행부가 한 것에 대해 여쭤보는 것은 현집행부 소임에 우리가 관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질문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질문이 또 이어지자 진우 스님이 조심스레 답변을 꺼냈다. 진우 스님은 “신체적 접촉이나 폭력이 조금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당사자 스님께서 자기 스님을 욕하는 내용이 있어서 우발적으로 행동했다.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사자가 충분히 참회했고, 여타 위법적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종단 호법 기구에서 충분히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진우 스님은 백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보현사에서 관응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98년 통도사에서 청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총무원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재심호계위원, 불교신문사 사장, 총무원 총무부장, 기획실장, 호법부장, 사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제18교구본사 백양사, 담양 용흥사 주지를 지냈으며 지난 2019년 제8대 교육원장으로 취임 후 소임에서 물러나 이번에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진우 스님은 오는 28일 공식 취임해 4년간 총무원장직을 수행한다.
  • [서울포토]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 규탄한다!’

    [서울포토]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 규탄한다!’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빈곤사회연대와 민주노총 등 177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재난불평등추모행동’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을 규탄하고 있다. 2022.9.1
  • [서울 인싸] 복지 사각지대의 현실과 안심소득/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서울 인싸] 복지 사각지대의 현실과 안심소득/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오랜 투병과 생활고를 겪고 유명을 달리한 ‘수원 세 모녀’의 추모식이 지난 25일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서울에서도 지난 5월 낡은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창신2동의 모자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잇따르는 취약계층의 아픈 현실 속에 관련 6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들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고, 빈곤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국가가 개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50%(3인 가구 기준 월 소득 210만원) 이하 121만 가구 중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구는 88만 가구(72.8%)에 달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지난 20여년 동안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했지만 재산의 소득환산이라는 기준과 근로능력 평가 심사 등의 절차로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를 막지 못하고 있다. 빈곤 가구의 연이은 사망 사건은 현 복지제도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며, 대안적 복지시스템 마련이 시대적 과제임을 말해 주고 있다. 국내외 안팎으로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소득양극화 완화를 위한 대안적 소득보장정책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다. 독일에서는 3단계에 걸친 소득보장정책실험을 계획해 지난해 6월부터 첫 소득을 지급하고 연구 중이다. 미국에서도 LAㆍ시카고 등 42개 도시가 실험을 추진하거나 계획 중이다. 서울시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이 까다로운 절차와 기준 등으로 더이상 가슴 아픈 일을 겪지 않도록 지난 7월부터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과 재산을 별도의 기준으로 선정해 취약계층의 복지 문턱을 대폭 낮췄다. 수급자와 차상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서울시민의 4.3%만이 복지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안심소득은 대상 범위를 서울시민의 약 33%로 확대해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88만 가구까지 포용했다. 무엇보다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돼 현재 논의되고 있는 소득보장모형 중 소득분배 효과가 가장 크다. 소득이 발생하면 그 절반이 소비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근로의욕을 고취시킨다. 기존 복지 전반을 개편하는 큰 틀의 논의인 만큼 객관적 연구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안심소득의 효과가 개인의 삶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소득양극화를 완화할 새로운 복지 모델 구축을 위한 유의미한 시도가 될 것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서울시의 시도와 지속적인 관심이 ‘복지사각지대의 비극’을 사라지게 할 든든한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연결돼 더이상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 돈돈, 돈이 뭔데예? 샤프 노인의 7500개 약속

    돈돈, 돈이 뭔데예? 샤프 노인의 7500개 약속

    이름 정동문. 75세. 기초생활수급자다. 독거노인이기도 하다. 대구가 고향이지만 40세부터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살았다. 젊을 땐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렸다. 60세가 되자 고혈압에 당뇨까지 겹치면서 몸 상태가 급속히 나빠졌다. 다니던 동네 병원에서 확인서 한 장을 써 줄 테니 동사무소로 가라 했다. 그 길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홀로 사는 처지에 돈도 없지만 정씨는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 했다. 자신이 만든 수제 샤프 연필에 이름을 새겨 전국 어린이에게 나눠 주는 게 즐거움이라고 했다. 무려 17년째다. 31일 오후 그를 만난 작업실. ‘열악’의 ‘끝’을 보는 듯했다. 외양간을 대충 고쳐 쓰는 작업실이라 지붕에선 비가 샜고 에어컨도 없었다. 먼지로 뒤덮인 멀티탭에선 곧 불이 날 것 같았다. 그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니 “나라에서 나에게 도움을 줬으니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여름 작업실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도 땀 흘리며 샤프를 만드는 게 ‘천직’이라고 했다. 이날 정씨는 코에 호스를 꽂고 있었다. 휴대용 산소발생기에 호흡을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흡이 가빠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했다. 최근에는 신장까지 안 좋아져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자나깨나 약속을 어떻게 지켜야 하나 고민”이라고 했다. ‘약속’은 우리나라보다 빈곤한 동남아 국가의 어린이 7500명에게 자신의 수제 샤프 연필을 선물하는 것이다. 3000개는 이미 전달했다. 그는 “죽는 날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지만, 이번 약속은 지키고 죽어야 한다”며 고개를 돌린 채 눈물을 흘렸다. 눈물에서 비장함까지 엿보였다. 병원에선 입원을 권유했지만 약속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도 했다. 정씨는 특히 ‘포스코’를 연이어 되뇌며 “정말 감사한 분들”이라고 했다. 샤프 연필 몸통으로 사용하는 나무를 가공하는 기계를 포스코에서 개량해 줬기 때문이란다. 그는 “기존 기계로 작업하면 월 500개가 한계인데 포스코에서 개조한 기계를 쓰면 월 1200개는 거뜬히 만들 수 있다”고 자랑했다. 기초생활비로 한 달에 52만원을 받는 정씨는 샤프 연필 재료비로 27만~28만원 정도를 쓴다. 원목은 경산에 있는 야구방망이 제조업체에서 자투리 나무로 대준다. “나머지 돈으로 생활이 가능하냐”고 하니 “돈돈돈, 돈이 뭔데예? 25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 ‘위기 가구’ 6배 폭증… 까다로운 기준 탓에 복지혜택 못 받았다

    ‘위기 가구’ 6배 폭증… 까다로운 기준 탓에 복지혜택 못 받았다

    정부가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기가구 발굴에 힘을 쏟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 기준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정부의 복지망에 포착되더라도 공공서비스 혜택에서 배제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6년간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분석 참여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은 29일 최근 6년간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통해 파악된 복지 대상자 지원 현황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단전이나 단수, 체납,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수집해 2개 이상의 징후가 포착된 위기 가구를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전체 복지 대상자는 2016년 20만 8652명에서 지난해 133만 9909명까지 6배 이상 증가했다. ●공적서비스 비율 24.9%까지 줄어 그러나 복지 대상자로 선별됐음에도 지원을 받지 못한 대상자는 같은 기간 16만 1872명에서 67만 6035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위기 가구를 발굴해 내는 역량은 늘어났지만 실제 복지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은 셈이다. 2016년 복지 지원 대상자의 65.5%가 공적 서비스를 받았지만 이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24.9%까지 떨어졌다. 복지 지원을 받는 대상자 중에서도 공적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의 비율은 줄어든 반면 이를 민간 서비스가 채우고 있어 공공의 역할이 발굴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공적 서비스로 편입될 때 적용되는 부양의무자 제도와 자산·소득 환산의 엄격한 기준이 공적 복지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직, 채무 등으로 긴급한 빈곤 위기 상황에 처했더라도 부양의무자가 있거나 집이나 차 등이 자산으로 잡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 단계에서 공적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설계돼 있다”며 “복지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크게 경계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위기에 돌입하는 단계에서 복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고 기준이 엄격해 선별적이고 지속가능성 없는 민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활고에도 복지 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사건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은 빈곤층에게 채무가 더 가혹하게 돌아가는 ‘채무 자본주의’와 의료기관이 환자를 사회 복지와 연결시키는 제도, 이사를 하면 복지 연계가 안 되는 전출입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제 기능을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분석했다. 류만희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적 서비스로 연계하는 과정에서 민간 서비스가 시급한 가구에 일시적인 지원 역할을 하며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복지 시스템 방식은 민간이 공적 서비스를 아예 대체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 위기가구 늘었지만 기준 까다로운 탓에 지원 줄었다···“기초생활보장제도 문턱 낮춰야”

    위기가구 늘었지만 기준 까다로운 탓에 지원 줄었다···“기초생활보장제도 문턱 낮춰야”

    최근 6년 간 전체 복지 대상자 늘었지만공적 서비스 수급 비율은 줄어 들어“부양의무자 등 공적 서비스 기준 엄격”“일시적인 민간 서비스에 의지” 지적도정부가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위기가구 발굴에 힘을 쏟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산 기준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정부의 복지망에 포착되더라도 공공서비스 혜택에서 배제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참여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은 29일 최근 6년간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통해 파악된 복지 대상자 지원 현황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단전이나 단수, 체납,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수집해 2개 이상의 징후가 포착된 위기 가구를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전체 복지 대상자는 2016년 20만 8652명에서 지난해 133만 9909명까지 6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복지 대상자로 선별됐음에도 지원을 받지 못한 대상자는 같은 기간 16만 1872명에서 67만 6035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위기 가구를 발굴해내는 역량은 늘어났지만 실제 복지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은 셈이다. 2016년 복지 지원 대상자의 65.5%가 공적 서비스를 받았지만 이 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해엔 24.9%까지 떨어졌다. 복지 지원을 받는 대상자 중에서도 공적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의 비율은 줄어든 반면 이를 민간 서비스가 채우고 있어 공공의 역할이 발굴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공적 서비스로 편입될 때 적용되는 부양의무자 제도와 자산·소득 환산의 엄격한 기준이 공적 복지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직, 채무 등으로 긴급한 빈곤 위기 상황에 처했더라도 부양의무자가 있거나 집이나 차 등이 자산으로 잡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 단계에서 공적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설계돼 있다”며 “복지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크게 경계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위기에 돌입하는 단계에서 복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고 기준이 엄격해 선별적이고 지속가능성 없는 민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활고에도 복지 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수원 세 모녀’ 사건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은 빈곤층에게 채무가 더 가혹하게 돌아가는 ‘채무 자본주의’와 의료 기관이 환자를 사회 복지와 연결시키는 제도, 이사를 하면 복지 연계가 안되는 전출입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제 기능을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분석했다. 류만희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적 서비스로 연계하는 과정에서 민간 서비스가 시급한 가구에 일시적인 지원 역할을 하며 공적 서비스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복지 시스템이 돌아가는 방식은 민간이 공적 서비스를 아예 대체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 전입신고 안한 ‘수원 세모녀’…복지서비스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전입신고 안한 ‘수원 세모녀’…복지서비스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수원 세모녀 사망사건’과 관련해 “복지 공무원 인원이 부족한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에서 “2018년 대비 작년에 3배가 넘는 숫자의 위기 가구가 발견됐는데, 같은 기간 ‘찾아가는 복지전담팀’ 인원 증가율은 19.5%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위기가구를 확인하는 것은 그동안 위기 정보를 확대함으로써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며 “이번에는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지속해서 점검을 했는데, 위기가구 당사자가 아무데도 신고하지 않고 옮겨버린 데 있었다”고 답했다. 최근 투병과 생활고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수원 세모녀는 2020년 2월 화성시에서 수원시로 이사할 때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긴급생계지원비나 의료비 지원 혜택,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임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국가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말과 똑같다”고 재차 지적하자, 한 총리는 “보완책을 마련하겠습니다만 저희가 판단하는 건 이번에는 인원의 부족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수원 세모녀 죽음은 사회적 타살…빈곤 사각지대 국가 책임져야” 수원 세모녀 사건은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에서 세 모녀가 극심한 생활고, 난소암과 희귀병의 고통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8년 전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복지의 사각지대가 다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등 종교시민단체는 “더 이상 비극적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66개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모녀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빈곤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국가가 제대로 개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취약계층 생존보장 정부가 책임, 복지 사각지대 즉각 해소, 국민복지예산 전면 확대, 공무원 복지인력 확대를 정부에 요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약자들을 찾아 어려운 삶을 배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기업 규제완화와 부자감세를 추진하며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취약계층은 더욱 확대되고 불평등 자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재벌과 부자가 아닌 사회에서 고통받고 어려운 국민들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북한 코로나로 최소 10만명 초과 사망…조건 없이 의약품 지원해야”

    “북한 코로나로 최소 10만명 초과 사망…조건 없이 의약품 지원해야”

    북한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지만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본적인 식량마저 부족한 상황이므로 어린이를 위한 영양식 지원도 제안했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8월호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최근 남북 정세 변화와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의 필요성’이라는 글이 실렸다. 저자인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북한에서는)부족한 식량, 생산원료, 의약품 등으로 인해 최소 10만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했고 식량과 연료 및 각종 생활용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1990년대말 30만명에서 100만명에 이르는 아사자가 발생한 ‘고난의 행군 시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다국적 백신 협력 공동체 코백스(COVAZ) 퍼실리티가 제안한 백신 지원을 북한이 거절한 것에 대해서 신 교수는 “전국민 2500만명에게 2~3차례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적은 분량의 백신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 붙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북한은 식량 부족으로 인해 결핵 등 감염병에 취약한 상황으로 추정된다. 2021년 국제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세계에서 결핵 환자가 가장 많은 30개국 중 하나이다. 북한은 2020년 자발적 국가검토보고서에서 식량 부족으로 5세 미만 어린이 17.4%가 영양 부족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의약품을 지원받은 데 대해 신 교수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한반도에서 한국 역할이 축소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백신, 의료보호장비, 항생제, 해열제, 결핵약,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식을 보내겠다고 직접 발표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 교수는 “부자 나라가 백신을 살 때 10% 빈곤국 이양을 의무화하는 등 새로운 국제 인도주의의 규범을 제안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일자리 찾으면 생활수급 끊는다고?… 빈약한 정보에 시름하는 한부모들

    일자리 찾으면 생활수급 끊는다고?… 빈약한 정보에 시름하는 한부모들

    #3세 자녀를 둔 청소년 미혼모 A씨는 아이 엄마라는 것이 밝혀지자 단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모두 거절당했다. “아기 엄마는 안 써줘요. 자기네는 아기 엄마 쓰기 힘들다고 그러고, 그 얘기 듣고 엄청 울었던 거 같아요. 아무것도 못하니까.” #미혼모나 한부모들 사이에는 ‘일자리를 찾으면 기초생활수급이 끊겨서 차라리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가짜 정보가 돌고 있다. 청소년부모 B씨는 “취업하면 수급비 끊긴다고 해서 그런줄 알았다”며 “근데 청소년부모는 뭔가 혜택이 있어서 취업을 해도 깎이지 않더라”고 말했다. 한부모가족의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네 번째로 높은 한국에서는 지원책의 실효성이 없거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이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 ‘미혼부모·한부모 자립지원 서비스 실태와 개선과제’에 따르면 이들 가족들에 정부 제공 취업지원제도나 아이돌봄 서비스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력이 높을 수록 취업 비중이 높고, 월평균 소득이 높았다. 반대로 학력이 낮은 한부모들은 취업 비중이 낮고, 월평균 소득 또한 낮아 생활고에 시달린다. 이들이 주로 지원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곳은 ‘구청 및 주민센터’(43.4%)다. 그러나 주민센터 등은 한부모가족지원 업무만을 전담하지 않고, 담당자 1명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김윤지 사단법인 비투비 대표는 “출생신고를 혼자 하러 가면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뜻인데 주민센터에서는 한부모가족 지원 등을 본인이 물어보지 않으면 알려주지 않는다”며 “가장 접점이 있는 주민센터에서 교육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고용노동부 취업지원프로그램은 한부모·미혼모 가족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보고서는 “취업목적이 분명해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 등록 학원을 결정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유용하지만, 고용 훈련에 대해 제대로 안내받은 적이 없고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구직자에게는 학원등록비 지원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적성검사에 따른 직업훈련을 추천받기보다는 요구가 분명한 구직자들에게 훨씬 유용하다는 것이다. 원가족과의 단절, 배우자 부재 등으로 자녀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 가족들에게 정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은 ‘하늘에 별 따기’다. 지난해 여가부 조사에서 한부모들의 18.4%는 ‘현재의 직업을 구할 때 겪었던 어려움’으로 ‘자녀를 돌봐줄 곳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등·하원을 위한 시간제 서비스, 긴급돌봄은 거의 구할 수가 없거나 대기 시간이 긴 탓이다. 보고서는 미혼부모·한부모가족 지원의 최일선에 있는 읍·면·동 행정기관의 정보 제공 역량 강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또 원가족과 단절돼 고립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한부모의 경우 기존 제도 연계 뿐 아니라 사례관리를 필수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원 노하우가 축적된 민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정보접근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허 조사관은 “보증금 마련이 어려워 정부 주거 지원을 활용할 수 없는 미혼부모·한부모 가족에 순환형 긴급 주택을 운영하고 아이돌봄 서비스 정부 지원 대상자에게 바우처 형식의 서비스를 제공, 긴급상황 시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후위기 지구의 외침 “빈곤부터 해결하라”

    기후위기 지구의 외침 “빈곤부터 해결하라”

    어느 연못에 매일 2배씩 증가하는 수련이 있다. 30일이 지나면 연못은 수련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그럼 연못의 반을 채우기까지는 며칠이 걸릴까. 프랑스의 유명한 연못 수수께끼다. 정답은 29일이다. 29일째의 연못은 아직 여유롭게 보인다. 하지만 이튿날이면 꽉 찬다. 순식간에 이음매가 터지고, 한계선이 깨진다.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지구가 딱 그 모양이다. 한때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지구가 29일째의 연못이 됐다는 건 이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과학적 진실이 됐다. 중요한 건 대처 방식이다. 새 책 ‘브레이킹 바운더리스’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시기에 인류가 따라야 할 규범들을 제시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와 안정적 경제 성장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환경을 위한 노력들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저자들은 에너지, 토지와 식량, 불평등, 도시화, 인구와 보건, 기술 등 6개 분야의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우선 과제는 소득의 재분배다. “환경오염의 90%는 극심한 빈곤으로 발생했다”는 한 경제학자의 주장처럼 불평등은 경계를 넘어 지구촌 전체의 문제가 됐다. 저자들은 이를 세금과 투자로 완화하자고 제안한다. 예컨대 소득세를 없애고 탄소세 같은 것을 만들면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은 사라지고, 각종 탄소 배출 행위에 무거운 세금을 물릴 수 있다. 동시에 녹색 투자도 유도한다. 예를 들어 사내 유보금이 4조 달러에 달한다는 구글 등 미국 기술 기업들이 친환경 시설 등에 투자하도록 만들면 경기침체도 막고 자본가와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도시화의 방향 전환도 키워드다. 1970년대에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는 뉴욕과 도쿄 두 곳뿐이었다. 현재는 무려 33곳이다. 80억 인류의 절반이 도시에 살고, 2050년엔 7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거꾸로 지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 도시를 바꾸는 데는 많은 돈이 들지만, 친환경 신도시로 설계하는 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이다.
  • 또 있을 ‘세 모녀’ 찾겠다지만… 인력·시스템 해법 없이는 또 반쪽

    또 있을 ‘세 모녀’ 찾겠다지만… 인력·시스템 해법 없이는 또 반쪽

    생활고를 겪다 세상을 등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 개선에 몰두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종합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의료급여 선정 기준인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인데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약 73만명이다. 2017년 실태조사에서 추정된 93만명보다 20만명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기본적으로 복지시스템은 신청주의에 기반을 둔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아동수당 같은 보편적 복지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 자신이 국가 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임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신청을 하더라도 복잡한 절차에 막혀 제도 진입 단계에서 포기하거나 엄격한 기준 탓에 탈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암과 희귀병 투병 생활을 한 수원 세 모녀 역시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될 수 있었다. 별다른 수입이 없으므로 생계비를 지원받고, 투병 중이라 의료비 수급도 가능한 상황이다. 주거비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원 신청 방법을 몰랐거나,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해 현장 공무원들이 움직이며 사각지대를 발굴해야 하지만 2020년부터 복지전담공무원들까지 코로나19 업무에 투입돼 인력난이 극심해졌다. 결국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재정적 보수주의, 고질적인 복지 인력난’으로 요약되는 복지제도의 3대 난센스가 사각지대를 넓히고 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리서치DNA가 지난해 9월 월소득 400만원 미만 52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3%가 지원이 필요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지만, 77.4%는 정부로부터 긴급하게 복지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은 36.0%가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모름’을 꼽았다.정부 복지 멤버십에 가입하면 시스템이 주기적으로 사회보장서비스 대상자 여부를 판단해 주는 제도가 다음달부터 확대 시행되지만, 이 또한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홍보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초생활보장을 신청했더라도 내야 할 서류가 많은 데다 제도 자체가 복잡해 접근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접근성 강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신청자 스스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 정부가 대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탈북민 모자 아사’ 사건의 경우 탈북민 한씨가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려고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과의 이혼 확인서를 받아 오라’는 공무원들의 냉대였다. 정부로부터 긴급생계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한 수급자는 “주민센터에서 냉대를 받거나 탈락하면 더 위축돼 다시 도움을 요청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급 기준이 엄격해 신청하더라도 지원받기는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 사회지출’ 자료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11.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0.6%에 크게 못 미친다. ‘2021년 한국복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생계가 어려워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 신청을 한 가구 가운데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를 모두 받은 가구는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79.4%는 4개 급여 중 일부만 받았고 17.9%는 탈락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탈락 가구는 정부가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을 통해 입수하는 34종 위기 정보에 포함돼 관리 대상이 된다. 어려워지면 정부나 지자체가 추가 복지 자원을 연결해 줘야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 29.3%는 부양의무자나 친지·이웃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고, 16.3%는 빚을 내 생활했다고 응답했다. 다른 복지서비스를 연계받았다는 응답은 없었다. 추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2018년부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 상담하고 복지서비스를 연계해 주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시행됐지만 인력난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3338개 전담팀에 1만 2736명이 배치돼 목표한 인원의 54%밖에 채우지 못했다. 한 곳당 3.8명 꼴이다. 이마저도 일부가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배치돼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또한 현원 기준으로 서울(4718명)과 경기(4709명)는 4700명이 넘고, 광주·대전·울산·세종·충북·제주는 1000명도 안 되는 등 지역마다 편차가 크다. 전체 인원은 2014년 1만 6475명에서 2020년 2만 8668명으로 1만 2193명 찔끔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병왕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25일 “기존 사회복지 인력으로는 부족하다”며 “시군구 전 공무원을 동원해 일시에 발굴 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인력 부족·문턱에 못 받는 복지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인력 부족·문턱에 못 받는 복지

    생활고를 겪다 세상을 등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 개선에 몰두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종합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건복지부의 ‘2020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급여 선정기준인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인데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약 73만명이다. 2017년 실태조사에서 추정된 93만명보다 20만명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아는 사람만 받는 복지, 재정적 보수주의, 고질적인 복지 인력난’으로 요약되는 복지제도의 3대 난센스가 사각지대를 넓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복지시스템은 신청주의에 기반을 둔다. 아무리 어려워도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아동수당 같은 보편적 복지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 용기 내 신청하더라도 복잡한 절차에 막혀 제도 진입 단계에서 포기하거나 엄격한 기준 탓에 탈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런 이들을 위해 현장 공무원들이 움직이며 사각지대를 발굴해야 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복지전담공무원들까지 코로나19 업무에 투입돼 인력난이 극심해졌다. 현장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자조가 나온다. 수원 세 모녀 역시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돼 생계·의료급여 등을 받거나 긴급복지·생계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었지만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지원 신청 방법을 몰랐거나 복지 혜택을 스스로 포기했을 수도 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리서치DNA가 지난해 9월 월소득 400만원 미만 52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3%가 지원이 필요한 적이 있었다고 답했지만, 77.4%는 정부로부터 긴급하게 복지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은 36.0%가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모름’을 꼽았다. 정부 복지 멤버십에 가입하면 시스템이 주기적으로 사회보장서비스 대상자 여부를 판단해주는 제도가 내달부터 확대 시행되지만, 이 또한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전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홍보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원 세 모녀가 기초생활보장을 신청했더라도 내야 할 서류가 많은데다 제도 자체가 복잡해 접근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접근성 강화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신청자 스스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경우 정부가 대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탈북민 모자 아사 사건의 경우 탈북민 한씨가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려고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과의 이혼 확인서를 받아오라’는 공무원들의 냉대였다. 정부로부터 긴급생계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한 수급자는 “주민센터에서 냉대를 받거나 탈락하면 더 위축돼 다시 도움을 요청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급 기준이 엄격해 신청하더라도 지원받기는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 사회지출’ 자료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공공사회지출 비중은 11.1%로 OECD회원국 평균인 20.6%에 크게 못 미친다. ‘2021년 한국복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생계가 어려워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 신청을 한 가구 가운데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를 모두 받은 가구는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79.4%는 4개 급여 중 일부만 받았고 17.9%는 탈락해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탈락 가구는 정부가 위기가구 발굴시스템을 통해 입수하는 34종 위기정보에 포함돼 관리 대상이 된다. 어려워지면 정부나 지자체가 추가 복지 자원을 연결해줘야 하지만 해당 보고서에서 29.3%는 부양의무자나 친지·이웃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고, 16.34%는 빚을 내 생활했다고 밝혔다. 다른 복지서비스를 연계 받았다는 응답은 없었다. 추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2018년부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 상담하고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시행됐지만 인력난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3338개 전담팀에 1만 2736명이 배치돼 목표한 인원의 54%밖에 채우지 못했다. 1곳당 3.8명 꼴이다. 이마저도 일부가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배치돼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또한 현원 기준으로 서울(4718명)과 경기(4709)는 4700명이 넘고, 광주·대전·울산·세종·충북·제주는 1000명도 안 되는 등 지역마다 편차가 크다. 전체 인원은 2014년 1만 6475명에서 2020년 2만 8668명으로 1만 2193명 찔끔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병왕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기존 사회복지 인력으로는 부족하다”며 “시·군·구 전 공무원을 동원해 일시에 발굴조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사설] 갈 길 먼 사회안전망 확인한 수원 세 모녀 비극

    [사설] 갈 길 먼 사회안전망 확인한 수원 세 모녀 비극

    지난 21일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60대 어머니는 암환자였고, 40대 두 딸은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이었다. 어머니는 남편과 장남이 있었으나 지병 등으로 숨지면서 40만원가량의 월세를 제때 못 내는 고된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의 복지 지원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고, 빚 독촉을 우려해 거처를 옮기면서 전입신고도 하지 않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런 사정을 몰랐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도어스테핑에서 약속했듯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8년 전 생활고로 세상을 떠난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망 사건 이후 2015년부터 건강보험료 체납, 단전·단수, 가스 공급 중단, 의료비 과다 지출 등 30여개 지표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가구로 판정되면 월 120여만원의 긴급생계 및 의료비 지원, 주거 지원 등을 한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대상자가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 세 모녀는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이력이 없었다. 시군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이 복지지원제도를 알리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지하철역 등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에서도 정부의 복지 지원 서비스를 알기 쉽게 전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복지 관리 대상자 선정 기준도 바꿀 필요가 있다. 세 모녀는 건강보험료를 16개월이나 체납해 정부의 복지 관리 대상자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관청인 화성시에서는 전체 체납액이 27만여원으로 금액이 크지 않아 복지 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고, 거주지는 수사권이 없어 찾지 못했다고 한다. 체납 금액의 과다가 아니라 체납 기간이 긴 경우에도 복지 대상자로 분류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민관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짜야 한다. 예전에는 반상회 등을 통해 이웃 간 소통이 원활했으나 지금은 폐지된 데다 전입신고도 온라인으로도 가능해 통반장 등 현장의 공무원 조직과 이웃 간 교류가 단절된 상태다. 정부는 보편적 복지와 함께 이번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에 대한 실효성 있는 선별복지 대책을 늘리기 바란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말했듯 위기에 처한 주민이 단체장과 연락할 핫라인을 설치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美 체류’ 이낙연, 尹정부 향해 “북한과 계속 대화해야”

    ‘美 체류’ 이낙연, 尹정부 향해 “북한과 계속 대화해야”

    지난 6월초 한국을 떠나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 강연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남북 간 신뢰를 쌓으려면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애틀랜타 협의회’(회장 김형률) 초청 특별 강연에 참석, “종전선언과 북미 수교가 양자택일 관계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조지워싱턴대학의 한국학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전 총리가 공개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과제로 “한국의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면 대북정책이 근간부터 바뀌곤 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치도 대북 문제를 중심으로 양극화돼왔다. 그래서는 북한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대북정책의 근간을 세우고 양극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역량과 정책에 대한 미국, 중국 등 관련국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그러자면 우선 미국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하다”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선례를 예로 제시했다.북한에 대해선 “핵 개발로 질주하며 고립과 빈곤을 계속할 것인지, 핵 개발을 멈추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대화하며 발전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에 대해선 “북한에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용적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실용주의 정책으로 북한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한반도 종전선언에 미국이 협력하지 않은 것도 몹시 아쉽다”면서 “만약 미국이 종전선언을 실현했다면, 북한 비핵화에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패배한 이후, 대선 전인 올해 3월부터 미국 연수를 준비해오다 6월 출국했다. 이 전 총리는 미국 체류 기간을 1년으로 잡았다. 그는 당시 미국 워싱턴 덜레스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부도 할 만큼 하고 이 기간이 의미 있는 기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연구할 주제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와 관련되는 국제 정치”라며 “사실 진작했어야 되는데, 제 팔자가 이제 처음으로 자유인이 됐다. 백수가 된 것이다. 느긋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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