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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가 하면 참사”…김 여사 사진에 정치권 설왕설래

    “김건희가 하면 참사”…김 여사 사진에 정치권 설왕설래

    여야, 김 여사 사진 두고 논란 과열“김정숙 여사가 하면 선행이라더니…”“김건희 여사에 민주당 딴지, 가관”※ 이 기사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페이스북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을 혼동해 사진 설명이 틀리게 나갔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야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동남아 순방 사진과 관련해 이른바 ‘헵번 따라하기’ 논란에 여야가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A(14)군의 집을 찾았다. 야권에선 대통령실이 공개한 김 여사 사진과 관련 구도, 옷차림 등이 배우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따라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 “‘정선건참’도 아니고…억지 생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 여사가 하면 참사라는 ‘정선건참’도 아니고 이런 억지 생떼가 어디 있는가”라며 “정권을 빼앗기더니 정신줄마저 놓았는가. 시비를 걸려면 제대로 걸어라”라고 했다. 김 의원은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며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돌보는 모습이 공개되자 민주당 사람들의 딴지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가관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더니, 딱 그 짝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거 김정숙 여사의 봉사활동 사진이 올라오면 ‘이 같은 겸손함과 진정성은 높은 자존감과 이타성, 그리고 측은지심을 구비한 분에게만 가능하다’며 낯뜨거운 ‘정비어천가’를 부르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 무슨 낯짝으로 그 입을 함부로 놀리시는 것인가”라며 “당신들은 오로지 권력에만 눈이 멀어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인가”라고 썼다.이어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영부인의 자리를 악용한 김정숙 여사에 비하면 김건희 여사의 이번 선행 행보는 천 번 만 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영부인이랍시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를 쏘다닌 김정숙 여사처럼 관광지나 쫓아다니는 영부인을 신줏단지처럼 모시던 민주당이 부끄럽지도 않나”라고도 했다. 그는 “저는 이 같은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 배 천 배 더 좋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요즘 민주당 사람들 하는 작태를 보면 이건 정당도 아니다”라며 “그저 윤석열 정부 빨리 망하라고 고사 지내고 있는 ‘더불어 시비당’ 같다. 지금 하는 꼴들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한마디 하면 왜 한마디 했냐고 시비 걸고, 안 하면 왜 입을 가지고 한마디 안 했냐고 시비 걸 사람들이다. 민주당은 존재 자체가 국민 민폐다. 이제 그만 좀 작작 하시라”라고 당부했다. 김연주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김혜자씨나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조하시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모방의 욕구…작작 좀 하시라” 주장 앞서 야권 일각에서 김 여사가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따라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개된 사진 속 김 여사는 묶은 머리에 검은색 반팔 상의를 입고 두 팔로 A군을 안고 있다. 이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 오드리 헵번의 사진은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소재 유니세프 급식센터에서 촬영한 것이다. 헵번 역시 서 있는 상태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다.이와 관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회의 주최 국가의 의사를 존중하여 앙코르와트를 단체로 방문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만 혼자서 심장병 앓는 아이를 만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캄보디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김 여사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행보다”라고 했다. 김진애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의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한가”라며 “무슨 사진을 이 같이 뿌리는가.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일정을 바꿔 A군의 집을 방문한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영부인이란 사람이 이 같이 하면 될까”라며 “아무리 모방의 욕구가 솟구더라도 이번엔 참았어야지 않을까. 작작 좀 하시라”라고 주장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빈곤 포르노’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이보다 앞선 전날에도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 “김건희 여사 사진, 왜 뿌리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vs “해도 너무 하다”

    “김건희 여사 사진, 왜 뿌리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vs “해도 너무 하다”

    김 여사, 프놈펜 14세 아이 집 찾아오드리 헵번과 닮은 사진에 설왕설래※ 이 기사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페이스북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을 혼동해 사진 설명이 틀리게 나갔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두고 여야가 대립했다. 야권은 김 여사가 일정을 바꿔 영화배우이자 자선사업가인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고 주장했고, 여권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 김 여사, 일정 바꿔 환우 집 찾아 김 여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A(14)군의 집을 찾았다. 이날 김 여사는 본래 캄보디아 측이 마련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의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된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기존의 일정 대신 A군의 집을 찾았다. 김 여사는 A군이 최근 뇌수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어 헤브론의료원에 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직접 집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전날 김 여사가 방문한 헤브론의료원에서 지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다. 가족은 생활고를 겪고 있고, 소년은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브론의료원, 김우정 원장이 시작‘친구들의 마을’…매년 6만명 치료 헤브론의료원은 지난 2007년 김우정 원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프놈펜 외곽의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무료진료소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곳이다. 헤브론은 히브리어로 ‘친구들의 마을’이란 의미다. 현재 직원 100명, 12개의 진료과, 심장·안과 전문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환자 6만명을 치료하고 있다. 김 여사가 A군의 집을 방문한 후,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A군을 안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일부 야권 인사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 김 여사가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따라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개된 사진 속 김 여사는 묶은 머리에 검은색 반팔 상의를 입고 두 팔로 A군을 안고 있다. 이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 오드리 헵번의 사진은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소재 유니세프 급식센터에서 촬영한 것이다. 헵번 역시 서 있는 상태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다. 이와 관련,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회의 주최 국가의 의사를 존중하여 앙코르와트를 단체로 방문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만 혼자서 심장병 앓는 아이를 만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캄보디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김 여사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행보다”라고 했다.● “무슨 사진을 이 같이 뿌리나” 김진애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의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한가”라며 “무슨 사진을 이 같이 뿌리는가.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일정을 바꿔 A군의 집을 방문한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빈곤 포르노’라는 제목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앞서 전날에도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김혜자씨,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 사진 많아” 이 같은 야권의 주장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해도 너무하다. 왜 사진을 많이 뿌리냐며, 혹자는 봉사 활동을 했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 시사평론가는 “생활이나 의료 환경면에서 비교적 취약한 곳에 있는 어린이들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발육도 여의치 않아, 방문하게 되면 당연히 껴안는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마저도 비판의 소재로 삼거나 혹은 비아냥의 대상으로 할 요량이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김 시사평론가는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배우 김혜자씨,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고하라”고 강조했다. 앙코르와트를 방문하지 않고 헤브론병원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의사인 김우정 원장이 캄보디아에서 이미 2006년경부터 의료 봉사를 하다가 프놈펜 외곽의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저소득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기 위해 세운 의료원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평론가는 “국내에서 벌어진 일을 온 세계가 알고 위로의 말을 전했기에,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의 별도 일정에 대해서는 이해는 물론이고 오히려 사려 깊다는 평이 있지 않았겠는가”라며 “현지의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일은 매우 잘 된 결정이라는 개인적 생각이다”라고 했다.
  • 작은 아씨들,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 사랑의 바다에 녹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작은 아씨들,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 사랑의 바다에 녹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오직 시끌벅적한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잠깐의 평화를 아시나요. 일도 많고 탈도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지극히 짧은 낮잠 같은 평화. 온갖 수다와 야단법석이 폭풍우처럼 지나간 뒤, 식구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홀로 깨어 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평화 같은 만, 저마다 열정적으로 각자의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 있을 때는 산속의 암자처럼 고요한 곳.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 조 마치네 집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불행과 슬픔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수없이 봤지만, 단란함과 행복함을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표현한 작품은 ‘작은 아씨들’이 단연코 최고라고 믿습니다. 나에게 ‘문학작품 속의 공간 중에서 가장 가 보고 싶은 곳 1위’는 바로 조 마치네 집,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오처드 하우스’였습니다. ●한국어 안내문도 있어 더 반가워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 이야기를 충실하게 반영하면서도 슬기롭게 변형한 ‘작은 아씨들’은 메그, 조, 베스, 에이미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이웃집 소년 로리네를 비롯해 마을 공동체의 따스함을 풍요롭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 마치네는 무척 가난하지만, 그 모든 경제적 결핍을 보상하고도 남을 가족 간의 사랑과 이웃끼리의 보살핌이 네 자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 어떤 고통도 언제든 ‘함께’ 이겨냄으로써 단 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않고 서로의 아픔을 격렬하게 보듬어 주지요. 그들은 항상 ‘우리에게 없는 것’보다는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는 것’에 눈길을 줍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차마 할 수 없는 것보다는 우리가 끝내 해낼 수 있는 것으로 생을 충만하게 만듭니다. 자매들은 선물도 없는 크리스마스는 너무 싫다고, 이 가난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다가도 셋째 딸 베스가 ‘그래도 우리에겐 우리가 있잖아’라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모두들 환하게 미소 지으며 서로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처럼 바라봅니다. 저에게 조 마치네 집, 오처드 하우스는 눈물로 얼룩진 슬픔조차도 서로를 향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의 바다에 녹여 버리는 신비로운 마력을 간직한 장소로 다가옵니다. 오처드 하우스는 ‘작은 아씨들’을 사랑하는 전 세계 독자들이 찾아오는 문학작품 속 명소이기도 합니다. 매우 훌륭하게 보존돼 있지만 워낙 낡은 목조건물이기에 현장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소규모 투어가 진행됩니다.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걸을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의 소리까지도 정겹습니다. 집안 곳곳에 다정한 자매들과 지혜로운 어머니 마치 부인의 숨결이 살아 있는 듯 느껴집니다. 이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쟁터에서 딸들에게 보낸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렸던 네 자매의 발그레한 볼을 생각하면, 제가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있던 따스함과 다정함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오처드 하우스는 매일매일 축제 같은 소란스러움이 있지만 동시에 매일매일 맹렬한 지적 탐구와 긴장감 넘치는 토론이 가능한 곳입니다. 엄마와 네 자매는 학교의 도움 없이도 자기들끼리 가르치고 배우며 이 세상 하나뿐인 독창적인 홈스쿨링을 실천했습니다. ‘작은 아씨들’의 둘째 딸 조는 절대로 천천히 걷는 법 없이 어디서나 전속력으로 달리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갑니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자신들도 배가 고프면서도 크리스마스이브를 기념하는 오랜만의 만찬을 당장 바구니에 쓸어 담아 자신보다 더 배고픈 이웃에게 가져다줍니다. 이 모습을 본 이웃집 소년 로리는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만찬을 준비해 작은 아씨들의 집에 몰래 가져다 놓습니다. 저는 이 네 자매와 어머니의 사랑이 서로를 향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해 열려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리하여 로리의 할아버지 로런스씨의 극적인 변화가 더욱 놀랍고 감동적인 것이지요. 로런스씨는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딸과 사위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기에 평생 그에 대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오직 손자 로리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살아왔지요. 조 마치네 가족을 만나기 전 로런스씨의 로리에 대한 사랑은 지극히 독점적이고 폐쇄적이었습니다. 로리는 이 세상 하나뿐인 혈육이니까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로런스씨의 사랑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로리의 영혼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뜻밖에도 로리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은 이웃집 소녀들, 조와 메그, 베스와 에이미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지요. 로리는 로런스씨로부터 어마어마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지만, 그 재산은 결코 로리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로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마음을 닫고 끝없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닫힌 사랑이 갑갑했던 것입니다. 로리는 이 마을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 옆집에서 반짝이는 구원의 불빛을 발견합니다. 겉으로 봐서는 무척 가난해 보이고, 아버지도 전쟁터에 나갔기에 든든한 가장도 없어 보이는 조 마치네 집이 이상하게도 활기차 보이고, 웃음소리와 정겨운 수다가 끊이지 않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것은 로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떠들썩한 사랑이었습니다. 자매들은 엄마가 없을 때조차도 자기들끼리 연극놀이를 하며 축제처럼 신명 나는 일상을 만들어 갑니다.●서로의 모자람, 사랑으로 끌어안아 이 모든 것이 문학의 힘에서 나왔습니다. 자매들은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을 각색해 연극놀이를 하고, 때로는 조가 직접 대본을 써서 창작 연극을 하기도 합니다. 터무니없는 실수와 엉터리 연출이 가득해도, 그들은 까르르 웃으며 서로의 모자람조차 사랑으로 끌어안습니다. 로리는 그 떠들썩함, 그 온기, 그 웃음소리를 사랑한 것입니다. 로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왁자지껄한 단란함, 모든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은 무장해제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조가 로리를 ‘자매들끼리의 비밀 연극’에 초대한 것이야말로 외로운 이방인 로리를 환대하는 가장 따사로운 마음입니다. 여자들끼리, 가족끼리, 우리끼리만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낯선 이웃집 소년 로리를 기꺼이 초대해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행사인 연극을 함께 공연함으로써 두 가족은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코 학교는 아니지만 모든 장소에서 뜨거운 배움과 가르침의 열기가 느껴지고, 결코 병원은 아니지만 매일 누군가의 아픔을 치료해 주는 따스한 손길이 있는 곳. 결코 자선단체는 아니지만 매일 어디선가 빈곤과 아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지극정성으로 보듬어 주고 어루만져 주는 따스한 손길이 넘쳐나는 곳. 그곳이 바로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가 태어난 장소, 오처드 하우스입니다.내 안의 모든 치유의 말들이 고갈돼 버린 듯한, 텅 빈 느낌에 가슴이 시려 오는 요즘입니다.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학과 심리학을 평생 공부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그 모든 공부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에 막막해집니다. 그럼에도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디 조 마치네 가족들처럼 어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끝까지 붙드는 따스한 손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를 그동안 버티게 해 온 모든 시간과 장소와 언어의 힘을 필사적으로 끌어모아, 서로를 돌보고 보살펴야 합니다. 제가 간직한 모든 생의 온기를 끌어모아, 깊은 슬픔의 늪에서 홀로 흐느끼는 당신의 어깨를 꼭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슬픔에 빠진 당신이 내 손을 뿌리치고 싶어 해도, 저는 절망으로 얼어붙은 당신의 차가운 손을 끝까지 붙들고 있겠습니다. 문학평론가·작가
  • 정의선, B20 서밋서 호소… “에너지 빈곤 해결 위한 리더십 절실”

    정의선, B20 서밋서 호소… “에너지 빈곤 해결 위한 리더십 절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와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지구와 우리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여정에 함께해 주길 바랍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세계는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에너지 빈곤은 공동체의 안전, 건강, 복지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 문제”라며 이렇게 호소했다. B20 서밋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정책 협의 과정에 경제계의 정책 권고를 전달하기 위한 민간 경제단체와 기업 간 협의체로, G20 정상회의 직전에 열린다. 정 회장은 이날 ‘에너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금융, 인프라’ 세션 기조연설에서 ‘에너지 빈곤과 공정하고 질서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주제로 7분간 연설했다. 주최국의 요청을 받은 연설로, 현대차 입장에서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자동차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도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지만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이뤄 낼 수 없고 모두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각자의 역할을 다해 전 세계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100만대에 달하는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동남아 국가 가운데 전기차 확대 의지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배터리에 쓰이는 원자재 광물도 풍부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대차에 유리하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아세안 첫 제조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는 이날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광물자원 생산기업인 아다로미네랄과의 협력을 통해 알루미늄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전동화 시장 확대에 따라 자동차 제조용 알루미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외 변수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아다로미네랄에서 생산하는 알루미늄을 공급받고 알루미늄의 사양, 공정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아다로미네랄은 알루미늄 제품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폐허 위에 선 소녀의 위로

    폐허 위에 선 소녀의 위로

    사회운동가이자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가 그린 벽화가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됐다고 가디언 등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뱅크시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부서진 건물 잔해 위에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균형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를 그린 벽화① 등을 찍은 사진 3장을 공개하고 ‘보로카, 우크라이나’라고 남겼다. 보로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도시로, 러시아가 지난 2월 침공 직후 수주일간 점령했다가 철군한 곳이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곳곳에 뱅크시의 작품이 있다고 소개했다. 보로카의 다른 건물 벽면에는 유도 유단자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듯 작은 체구의 소년이 거구의 남성을 업어치기하는 모습②을 그려 넣기도 했다.키이우의 콘크리트 바리케이드에도 ‘어른들의 전쟁놀음’을 비꼬는 벽화가 등장했다. 바리케이드 벽면 앞에 놓인 X자 모양의 철제 대전차 장애물을 어린아이 2명이 올라탄 시소③로 재치 있게 표현했다. 우크라이나는 동북부 하르키우와 돈바스에서 대반격에 나서 러시아 점령 지역을 탈환 중이며, 지난 11일 점령 8개월 만에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수복하는 등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다. 뱅크시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작품부터 환경오염, 난민, 아동 빈곤 등을 풍자하는 그림을 벽화로 남기고 있다.
  • 우크라 폐허에 새겨진 反戰그림

    우크라 폐허에 새겨진 反戰그림

    사회운동가이자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가 그린 벽화가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됐다고 가디언 등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뱅크시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부서진 건물 잔해 위에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균형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를 그린 벽화 등을 찍은 사진 3장을 공개하고 ‘보로?카, 우크라이나’라고 남겼다. 보로?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도시로, 러시아가 지난 2월 침공 직후 수주일간 점령했다가 철군한 곳이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곳곳에 뱅크시의 작품이 있다고 소개했다. 보로?카의 다른 건물 벽면에는 유도 유단자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듯 작은 체구의 소년이 거구의 남성을 업어치기하는 모습을 그려 넣기도 했다. 키이우의 콘크리트 바리케이드에도 ‘어른들의 전쟁놀음’을 비꼬는 벽화가 등장했다. 바리케이드 벽면 앞에 놓인 X자 모양의 철제 대전차 장애물을 어린아이 2명이 올라탄 시소로 재치 있게 표현했다.우크라이나는 동북부 하르키우와 돈바스에서 대반격에 나서 러시아 점령 지역을 탈환 중이며, 지난 11일 점령 8개월 만에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수복하는 등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다. 뱅크시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은 작품부터 환경오염, 난민, 아동 빈곤 등을 풍자하는 그림을 벽화로 남기고 있다.
  • 정의선 회장, B20서밋서 호소… “에너지 빈곤은 더 나은 미래 위협하는 중대 문제”

    정의선 회장, B20서밋서 호소… “에너지 빈곤은 더 나은 미래 위협하는 중대 문제”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와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지구와 우리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여정에 함께 해 주길 바랍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세계는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에너지 빈곤은 공동체의 안전, 건강, 복지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렇게 호소했다.B20 서밋은 G20 정상들의 정책협의 과정에 경제계의 정책권고를 전달하기 위한 민간 경제단체와 기업 간 협의체로, G20 정상회의 직전에 열린다. 정 회장은 이날 ‘에너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금융, 인프라’ 세션 기조 연설자로 나서 ‘에너지 빈곤과 공정하고 질서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주제로 약 7분간 연설했다. 이번 서밋에는 G20 주요국 정상과 장관급 인사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쩡위친 CATL 회장 등 G20회원국의 주요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국제 기구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것은 지금까지도 쉽지 않았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치 있는 행동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위기와 심각한 에너지 빈곤의 문제를 언급하고, 정부, 기업 등 글로벌 사회의 책임 있는 모두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도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고 있지만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고 모두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각자의 역할을 다해 전 세계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탄소중립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구매부터 제조, 물류, 운행,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 사슬에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기업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새로운 자원과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글로벌 리더들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번 연설은 주최국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인도네시아와의 공고한 협력을 통한 현지 입지 강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100만대에 달하는 아세안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동남아 국가 가운데 전기차 확대 의지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배터리에 쓰이는 원자재 광물도 풍부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대차 입장에선 유리하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아세안 첫 제조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산업단지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 중이다.현대차는 이날 인도네시아 아다로미네랄과의 협력을 통해 알루미늄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아다로미네랄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광물자원 생산 기업이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전동화 시장 확대에 따라 자동차 제조용 알루미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외 변수에 따른 공급 불확실성을 없애고 알루미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이번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는 아다로미네랄에서 생산하는 알루미늄을 공급받고, 알루미늄의 사양, 공정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아다로미네랄은 알루미늄 제품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푸틴 메다꽂는 소년, 우크라이나 폐허를 찾아 전한 뱅크시의 위로

    푸틴 메다꽂는 소년, 우크라이나 폐허를 찾아 전한 뱅크시의 위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60㎞ 떨어진 보로디얀카 마을은 러시아 군의 포격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곳으로 손꼽힌다. 이 마을의 파괴된 건물 벽면에 세계적인 그래피티 화가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등장해 세계인의 눈길을 붙잡았다.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는 11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세 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보로디얀카, 우크라이나’란 제목이 붙여져 있었다.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맨아래 콘크리트 파편들이 너덜너덜 기둥에 붙여져 있는데 그 한 조각 위에 손을 짚고 물구나무 자세를 취한 여자 체조 선수가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그는 이렇다 할 설명을 보태지 않았다. 다음날 이 마을에 뱅크시의 그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키이우에서 달려온 이들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알리나 마주르(31)란 여성은 “우리 나라를 위해 아주 역사적인 순간이다. 뱅크시와 같은 사람, 다른 유명한 인물들이 여기 와서 러시아가 우리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로디얀카 마을의 파괴된 다른 건물 벽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화려한 유도 기술로 메다꽂는 소년이 그려져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이 최근 헤르손을 수복하는 등 승기를 잡고 있는 때인 만큼 이 그림은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체구가 훨씬 작은 소년이 상대적으로 커다란 몸집의 푸틴 대통령을 시원하게 무찌르는 모습은 약소국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평소 반전(反戰)을 주제로 여러 작품을 그려 온 뱅크시가 전쟁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보로디얀카 마을을 직접 찾아가 건물 벽에 그림을 남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도 감동을 안긴다. 참다운 예술인이란 그래야 한다는 것을 어떤 말도 보태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유도 소년 그림을 자신이 그렸는지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유도 검정띠 유단자이며 평소 종합격투기를 엄청 좋아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소식을 12일 전한 영국 BBC 뉴스의 제러미 보웬 국제전문기자는 현지를 찾아 르포를 했을 때 보로디얀카 마을이 포격에 철저히 파괴됐다며 당시 최악의 피해를 목격했다고 전한 일이 있다. 여러 목격자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파손된 건물에서 생존자들을 구하려는 시도를 못하게 막았으며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눠 위협하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BBC 뉴스는 당시 부모와 형제, 할머니, 아내, 한 살짜리 딸 등 모두 6명의 가족을 단 한 번의 공습으로 잃었다는 한 경찰관의 사연을 보도한 일도 있었다.체조 선수 그림은 다른 곳에서도 눈에 띄었다. 키이우 외곽 이르핀 마을의 한 건물 벽에 포격 탓에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그 구멍 위에 발을 딛어 중심을 잡으며 리본을 돌리는 여자 리듬체조 선수를 그렸다. 그녀의 목에는 보호대가 둘러져 있었다. 이 마을은 러시아 군에 의해 수백명의 민간인이 잔인하게 학살된 곳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네 번째 그림은 키이우의 콘크리트 방호벽에 그려져 있었다. 앞에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한 철제 X자 블록이 놓여져 있는데 이를 시소처럼 활용해 두 어린이가 타는 것처럼 그려졌다. 한눈에 봐도 뱅크시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뱅크시는 철저히 신원을 숨겨 언론에 은둔자, 비밀스러운 화가로 불린다. 1990년대 초반 영국 브리스틀 주변에서 작품 활동을 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쟁과 아동 빈곤, 기후재앙 등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찾아내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몇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유타주 파크 시티, 팔레스타인 등에도 그의 작품이 나타났다.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그의 ‘풍선과 소녀’는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그림이 액자 밑으로 떨어지면서 여러 조각으로 갈갈이 찢겨 큰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지난해 ‘사랑은 휴지통에’란 제목으로 다시 소더비 경매에 나와 1860만 파운드(약 300억원)에 낙찰됐다.
  • [포착] 푸틴에게 한판승?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새 작품 우크라서 발견

    [포착] 푸틴에게 한판승?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새 작품 우크라서 발견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새로운 작품이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우크라이나의 한 마을에 그려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뱅크시의 새 작품이 우크라이나 키이브 인근 보로디얀카 마을에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마을은 러시아의 침공 초기 폭격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 중 하나다. 지난 4월 러시아군이 물러간 이후 현재 우크라이나 측은 파괴된 도시 재건에 한창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파괴된 건물 벽 등에 총 3점이 그려졌다.작품들을 보면 거꾸로 자세를 취한 체조 선수, 시소를 타는 어린이 그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한 소년이 유도로 제압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평소 반전(反戰)을 주제로 한 여러 작품들을 그려온 뱅크시가 실제로 보로디얀카 마을에 가서 벽화를 그린 셈. 뱅크시는 11일 이 작품들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보로디얀카, 우크라이나'(Borodyanka, Ukraine)라고 적었다.  일명 ‘얼굴 없는 화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뱅크시는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그렸다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특히 지난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15억 원)에 낙찰된 직후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그림이 액자 밑으로 통과하면서 여러 조각들로 갈갈이 찢겨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사랑은 휴지통에‘(Love is in the Bin)라는 이름으로 다시 소더비 경매에 올라 1860만 파운드(약 300억 원)에 낙찰됐다.   
  • [씨줄날줄] 트럼프 키즈/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 키즈/이순녀 논설위원

    2016년 6월 미국에서 출간된 ‘힐빌리의 노래’는 백인 빈민가정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로 성공한 JD 밴스(38)의 자전적 에세이다. 힐빌리는 미국 남부에 사는 가난하고 보수적인 백인 노동계층을 부르는 멸칭. 러스트벨트(제조업 중심지였다가 몰락한 지역)인 오하이오주의 힐빌리였던 밴스가 약물중독과 폭력이 만연한 불행한 가정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인생 스토리는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류층이 외면해 온 백인 노동계층의 빈곤과 소외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 때문에 그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백인 노동계층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작 밴스는 당시 트럼프를 무능력하고 편협한 인물로 평가절하했다.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가 하면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정계에 입문한 후엔 태도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트럼프를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고, “선거가 도둑맞았다”는 ‘2020 대선 음모론’에도 동의했다. ‘트럼프 키즈’를 자처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밴스는 지난 5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10선 하원의원 출신인 팀 라이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선거 전날 마지막 유세에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하원 및 각 주의 주요 공직에 출마한 공화당원 중 300여명이 트럼프 키즈이며, 이들 가운데 160여명이 당선됐다.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 대변인을 맡았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아칸소주 주지사),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정치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주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초 예상했던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실종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 키즈의 자질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공화당에 몰표를 주지 않은 민심을 트럼프 키즈들이 어떻게 보듬느냐에 따라 트럼프의 대선 재도전 향방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현행 국민.기초연금 제도 유지시 2045년에도 노인빈곤율 30%

    현행 국민.기초연금 제도 유지시 2045년에도 노인빈곤율 30%

    현행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기초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45년 이후에도 노인빈곤율이 30%를 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정인영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0일 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노인 70%에 기초연금 30만원 지급하는 기초연금 제도를 그대로 뒀을 때 2045년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이 31.49%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OECD 평균 노인빈곤율은 13.1%다.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과 함께 전체 인구빈곤율 대비 노인빈곤율이 매우 높은 국가에 속한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의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은 18.6년, 실질 소득대체율은 24.2%다. 낮은 실질 소득대체율로 인해 2019년 국민연금 노령연금 평균 급여액은 52만원이며, 기초연금 23만 6000원을 합해도 근로자 평균소득의 19.7% 수준이라고 정 부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노인빈곤율을 낮추려면 소득대체율을 올려 공적연금의 기능을 강화해야 하지만, 재정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간단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정 부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며, 근로자는 물론 사용자와 자영자의 수용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되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현행 소득하위 70%보다 더 축소하고 급여 수준을 높여 보편적 기초연금이 아닌 저소득 노인에 대한 공공부조 성격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연금 재정건전성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인하하되 기초연금을 연령·거주요건 정도만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수당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있다. 현재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고 있는데, 이를 100%로 높이자는 것이다. 이 때 캐나다처럼 최고소득층이 받은 기초연금은 일부 환수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정 부연구위원은 덧붙였다.
  •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진보하지 않는 진보의 가치/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박철희의 글로벌워치] 진보하지 않는 진보의 가치/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일본에서 정권 교체 없이 자민당 우위 체제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야당 진보 세력이 보수인 자민당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진보 세력은 이름과 달리 역설적으로 보수적이다. 전후 만들어진 평화헌법의 개정을 반대하는 호헌 세력이고, 일본의 군사 대국화 방지를 위해 자위대의 능력 강화에 반대하며, 원전 재개에도 반대한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론이 부족하다. 여당에 대한 반대와 견제 세력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수권 능력에 유권자들이 물음표를 다는 이유다. 개혁이 주무기여야 할 진보가 예전 질서를 지키는 데 주력하다 보니 자민당의 대안이 못 되고 있다. 한국의 진보도 옛일을 상기하고 지키려는 게 많다. 한 사회과학자는 한국의 진보가 과거사로 향하는 ‘역진보’(逆進步)라고 표현했다. 과거에 대한 진보의 기억은 다분히 선택적이다. 진보가 주로 기억하는 것은 일제에 대한 저항과 권위주의에 대한 투쟁이다. 한국사의 불행한 과거임이 틀림없고 반복돼서는 안 되는 일들이다. 반일의 기치는 식민지 시대를 넘어 이승만 정권의 수립까지 넘나든다. 이승만이 반일 투사였음도 물타기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한국을 침범했던 사실, 자유 한국을 지키기 위해 한미가 함께 싸웠던 사실, 중국이 참전해 통일의 기회가 차단된 점은 애써 잊으려 한다. 불평등의 기억은 되새기지만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 정부와 국민이 혼연일체로 ‘잘살아 보자’고 노력한 결과 세계가 존경하는 경제성장 모델이 된 성취의 역사는 언급하지 않는다. 과거 기억의 선택적 소환에는 강한데 미래에 대한 비전이 묻어나지 않는다. 진보가 추구하는 한반도의 평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의다. 하지만 북한과의 화해·협력만으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은 공감하기 어렵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지속가능한 평화’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의 요구를 굴종적으로 들어준다고 평화가 오는 것도 아니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반대한다고 평화가 제 발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북한의 핵이라는 비대칭적 힘을 제거하지 않는 한 우리는 ‘공포스러운 평화’ 속에 숨죽이며 살아야 한다. 국방에도 친일을 논하고 안보 협력에도 친일을 논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최대의 위협은 북한의 점증하는 군사력이다. 한미일 안보 협력은 북한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지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공세적 전쟁 연습이 아니다. 평등과 분배도 수긍할 수 있는 가치다. 그러나 분배의 공정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진보의 고민은 덜해 보인다. 가진 사람들의 자산을 거두어들여 못사는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세상이 나아지진 않는다. 잘 먹고살게 하려면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데 잡은 고기만 나눠주는 식이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공정하게 고쳐야 하는데 사람들을 갈라치고 세몰이하는 데 역점을 둔다. 소득주도성장론이 소득의 일시적 이전은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계층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 이유다. 진보의 기본 가치인 민주와 인권은 더욱 선별적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바쳤던 민주화 세력의 중심에 선 진보 세력이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대해 한마디 말도 꺼내지 않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깝다. 북한의 권위주의는 그냥 현실로 인정하고 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한국 체제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민주와 인권은 보편적 가치로 인정되고 적용돼야 맞다.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고, 과거의 소환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길 바란다. 반대와 견제에만 만족하지 말고 건전한 대안 제시로 경쟁하기 바란다. 편가르기에 앞장서지 말고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통합의 힘을 키우기 바란다.
  • “마지막 가는 길 존엄하게”… 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한다

    가족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공영장례’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8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지난달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이 장례를 치르는 데 드는 식장 대여비, 인건비, 용품비, 안치료, 운구료, 화장비용을 도가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원 대상이 되는 저소득층은 미성년자, 중증장애인, 75세 이상 노인이다. 조례안은 오는 23일 상임위원회인 사회문화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여야 모두 공영장례에 공감하는 분위기여서 조례안은 상임위와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연고 없이 사망한 고인에 대해 1일장을 치르는 공영장례를 시행하고 있다. 김종필 창원시 복지여성보건국장은 “공영장례는 사회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평안한 세상에서 영면하길 바라며 갖는 추모 의식”이라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의회는 지난달 11일 본회의에서 ‘무연고 사망자 등에 대한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진천군은 내년 1월부터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재명 진천군의원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사망자의 존엄성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조례를 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영장례가 확산하는 이유는 1인 빈곤 가구 증가 등으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치솟았다. 이 기간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2만 906명에 달한다. 지난 8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장례도 경기 수원시가 지원하는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공영장례는 2007년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했고,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8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11월 기준으로 공영장례 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82곳이다. 이 가운데 15곳은 올해 조례를 제정했다. 정재웅 의원은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강원처럼 초고령화된 지역에서는 공영장례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존엄하게”…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존엄하게”…지자체들 ‘공영장례’ 속속 도입

    가족이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이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공영장례’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8일 강원도의회에 따르면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지난달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무연고자와 저소득층이 장례를 치르는 데 드는 식장 대여비, 인건비, 용품비, 안치료, 운구료, 화장(火葬)비를 도가 지원하는 게 골자다. 지원 대상이 되는 저소득층은 미성년자, 중증장애인, 75세 이상 노인이다. 조례안은 오는 23일 상임위원회인 사회문화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여·야 모두 공영장례에 공감하는 분위기여서 조례안은 상임위와 본회의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연고 없이 사망한 고인에 대해 1일장을 치르는 공영장례를 시행하고 있다. 김종필 창원시 복지여성국장은 “공영장례는 사회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평안한 세상에서 영면하길 바라며 갖는 추모의식이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의회는 지난달 11일 본회의에서 ‘무연고 사망자 등에 대한 공영장례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에 따라 진천군은 내년 1월부터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비용을 지원한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재명 진천군의원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사망자의 존엄성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조례를 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영장례가 확산하는 이유는 1인 빈곤가구 증가 등으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 치솟았다. 이 기간 무연고 사망자 수는 모두 2만 906명에 달한다. 지난 8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장례도 경기 수원시가 지원하는 공영장례로 치러졌다. 공영장례는 2007년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했고, 광역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8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11월 기준으로 공영장례 조례가 있는 지자체는 82곳이고, 이 가운데 15곳은 올해 제정했다. 정재웅 강원도의원은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강원처럼 초고령사회, 고령사회인 지역에서는 공영장례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 카이리 어빙의 징계 부른 ‘블랙 헤브루 이스라엘사람들’ 왜 위험한가

    카이리 어빙의 징계 부른 ‘블랙 헤브루 이스라엘사람들’ 왜 위험한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카이리 어빙이 반유대주의 영화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다가 적어도 다섯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어빙이 공유한 영화는 ‘블랙 헤브루 이스라엘사람들’(BHI)란 단체가 만든 것으로, 이들은 일부 유색인종은 하느님이 선택한 진정한 인간, 선민이란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단체로 분류된다. 더욱이 이 단체의 일부 극렬 분파는 무장을 하고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미국 남부빈곤법센터(SPLC)는 파악하고 있다고 인사이더 닷컴이 5일 전했다. 브루클린 네츠 구단은 지난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반유대주의 영화를 홍보하려고 링크를 걸었다며 어빙을 징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삭제된 이 트윗에는 2018년 영화 ‘히브리인이 니그로에게, 블랙 아메리카여 깨어나라’가 링크돼 있다. 이 영화는 흑인 미국인을 비롯해 유색인종 일부야말로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인의 진짜 후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반명예훼손연맹(ADL)에 따르면 이 영화는 유대인들이 대서양을 오가는 노예 무역으로 흑인들을 압제하고 속이는 흉계를 꾸몄으며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본성을 담아내고 권력의 지위를 옹호하기 위해” 홀로코스트 역사를 거짓으로 꾸몄다고 주장한다. 어빙의 일탈과 브루클린 네츠의 징계 때문에 BHI 운동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단체의 반유대주의는 동성애·외국인 공포증, 여성 혐오와 결합돼 있어 더욱 위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 중에서도 날로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분파는 주류 사회의 논쟁에도 불을 지폈다. 배우 닉 캐넌은 2010년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유대인들이 히브리 이스라엘인들의 정체성을 훔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그들이 우리의 태어날 권리마저 빼앗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좀 더 최근에는 카녜이 웨스트(예)가 역시 지금은 삭제된 트윗에다 유대인들에 대한 “데스 콘 3”를 발령한다고 밝혀 입길에 올랐다. 그는 “흑인들이 실제 유대인들이기” 때문에 자신은 반유대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19세기 후반 노예로 태어난 뒤 17세에 도망쳐 자유인이 된 윌리엄 손더스 크라우디가 흑인 미국인이야말로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히브리인의 진짜 후손이라고 하느님이 자신에게 털어놓는 환영을 봤다고 했다. 1896년에 크라우디는 하느님의 교회 그리스도의 성인이란 교파를 세웠는데 이것이 BHI 운동의 모태가 됐다.BHI의 독트린(교조)은 기독교와 유대교를 적당히 섞는 한편 두 종교를 폭넓게 해석하는 개념들을 부정했다. 성경도 나름대로 해석하며 예수는 결코 피부가 하얗지 않다고 믿는다. 초기 몇몇 교회는 인종과 젠더에 상관 없이 품자고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과격해졌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각자 캠프를 꾸려 증오를 퍼뜨리고 무장을 해야 한다고 부추겼다. 이들은 유럽 유대인들이 “사탄의 시나고그”이며 수백만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노예로 만든 데 책임있는 “사악한 뚜쟁이들”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인종적으로 우열하며 미국 원주민(인디언)들과 라틴아메리카인들은 이스라엘 후손들이며 계속 밀려와 인구 구성을 어지럽게 만든다고 봤다. 이들은 엄격한 위계를 갖고 있어 주교 같은 고위직들은 성스러운 존재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많은 캠프에서 여성들은 바지를 입어선 안되며 남자 회원과 어울려서도 안된다. 동성애에 대해선 “흑인과 히스패닉, 토종 인도인 커뮤니티에 만연된 질병”이라며 성적 소수자(LGBTQ) 커뮤니티가 “추악하며 역겨운 갈망”이라고 주장한다. 2019년 12월에 저지 시티의 코셔 슈퍼마켓에서 4명을 살해하고 사망한 두 총격범도 BHI 운동 추종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도 코빙턴 가톨릭고교 학생들과 미국 원주민 활동가들이 열띤 설전을 벌인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어 BHI 운동이 새삼 주목받았다. 이들은 또 길거리에서 자신들이 적이라고 여기는 상대와 거침없이 설전을 펼치는 것으로도 이름높다. 백인들이 지나가면 희롱해 울게 만들기도 한다. 자카리야 벤 야코프는 1990년대 이 운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했는데 “복음을 테러로 전하라”고 독려하곤 했다. 2007년 다큐멘터리 ‘가즈 오브 타임 스퀘어’에는 한 강론자가 “너희 모든 백인들이 전쟁할 준비가 돼 있지. 우리는 너희 때문에 왔어. 하얀 애들아. 니그로들이야 말로 진짜 유대인이야. 전쟁을 준비하자!”라고 외친다. 어빙은 부적절한 SNS 게시물을 올린 책임을 지고 혐오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에 5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여전히 믿는다고 황당한 얘기를 늘어놓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 지난 시즌 정규리그 82경기 가운데 29경기에만 출전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행, 함께 가야 멀리 간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행, 함께 가야 멀리 간다/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맥주병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한국, 일본, 중국의 맥주병은 전통적으로 두서너 명이 나눠 마실 수 있는 크기다. 하지만 서양 맥주병은 딱 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사이즈다. 동양은 ‘우리’를 최소 단위로 여기고 서양은 비록 여럿이 있더라도 ‘나’, 즉 개인을 최소 단위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 준다.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한국인은 우리나라, 우리 집, 우리 회사와 같이 ‘우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심지어 ‘우리 남편’, ‘우리 마누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번역할 경우 정말 황당한 표현이 된다. 이처럼 서양과 동양은 여러 면에서 다른 길을 걸어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서양의 경우 내가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양은 나라가 잘되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공동체적인 사고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서구 선진국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공동체 자본주의를 동경해 오던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시장주의를 따를 것을 강권해 왔다. 서구 중심의 신자유주의 담론이 바로 그것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 조야는 아시아 각국에 영미식 주주 중심 모델, 또는 워싱턴 컨센서스에 기초한 신자유주의 담론을 적극적으로 전파했다. 당시 외환위기에 처한 김대중 정부도 시장주의, 신자유주의를 주저없이 도입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하면서 동아시아적 가치인 ‘우리’를 배려한 공동체 자본주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커뮤니티를 배려한 기업경영이라는 화두가 곧 공동체 자본주의의 진화된 모습이다. 실제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성장은 모든 사람을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금과옥조로 여기던 이른바 낙수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을 껴안지 못하는, 이른바 공동체성이 약한 국가는 사회적 자본과 신뢰의 결여로 인해 정책 추진이 어렵고 위기를 극복하는 대응력도 떨어진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이유가 된다. 1953년 하워드 보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개념을 처음 들고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CSR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전제로 한 경쟁과 효율성 원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개인이나 집단은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일찌감치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방치할 경우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낙오자들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사회불안은 계속된다. 우리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개방화, 자유화에 이어 지식기반 경제로의 급격한 전이로 인해 양극화 현상이 하루가 다르게 심화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하지만 절대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젊은층의 워킹푸어는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더 많은 예산을 분배, 일자리 정책에 투입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 앞다투어 낙오된 개인의 삶을 위한 대책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보듯이 절대가난은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소로 자리를 굳힌 지 오래다. 노인빈곤율 1위, 자살률 1위가 대한민국이다. 서울시청을 지나다가 문득 보았다. ‘동행 매력 특별시 서울’이라고 써 붙여 놓았다. 시대정신(Zeitgeist)을 반영한 적절한 슬로건쯤 된다. 문제는 실천이다. 가난한 자와 함께해야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말이다. 가난한 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게 된다. 시청 앞 차가운 지하도에 웅크리고 있는 노숙자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 패스트푸드, 녹색혁명, 시계… 효율성 만능주의 시대 끝났다

    패스트푸드, 녹색혁명, 시계… 효율성 만능주의 시대 끝났다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 녹색혁명, 인쇄술, 공용어, 시계의 발명.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것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효율성’이다. 패스트푸드와 패스트패션은 빨리 먹고 빨리 입어 생산성을 높이라는 것이며 인쇄술과 공용어, 시계는 통치를 수월하게 했다. 녹색혁명은 빈곤국가 국민들에게 더 많은 식량 공급을 목적으로 곡물을 빨리 재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효율성은 과학혁명과 산업혁명기를 거치면서 인류의 유일한 표준이 됐고 효율성을 통해 지금까지 진보의 시대를 누렸고 사회적 풍요를 추구할 수 있었다. 열역학과 공학기술 분야에서 쓰이는 ‘효율’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돼 쓰이면서 자연은 인류 번영을 위한 수단이 됐고 인류를 지배적인 위치에 올렸지만 ‘인류세’라는 단어에서 보듯 효율성 만능주의 때문에 인류는 지구 파멸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상황이 됐다.앨빈 토플러와 피터 드러커가 고인이 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다고 평가받는 경제·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신작 ‘회복력 시대’에서 인류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모든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 ‘효율성’을 버려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코로나19 대확산 이전부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리프킨은 시작부터 속도감 있게 보여 준다. 리프킨이 제시한 해법은 ‘회복력’이다. 지금까지는 속도와 생산성 중심의 효율성 시대였다면 이제는 다소 느리지만 주변과 함께 발맞출 수 있는 ‘2인 1각’의 공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효율성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온 개념이라며 시종일관 비판하고 있지만 그가 들고 나온 ‘회복력’(resilience) 역시 지리학과 생태학이라는 과학 분야에서 나온 개념이라는 점이다. 시스템 내·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극복해 시스템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이 바로 회복력이다. 또 사회과학적 개념의 회복력도 리프킨이 처음 제시한 개념이 아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같은 재난재해 이후 회복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리프킨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초반부터 근대과학과 경제학의 시발점부터 융단폭격하면서 독자를 책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그의 논리에 끌려다니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가 돼서야 리프킨은 왜 회복력 개념이 중요한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한 뒤 마지막엔 자신의 주장을 슬그머니 꺼내놓으니 설득되지 않을 수가 없다. 리프킨은 효율성 지상주의를 계속 밀어붙인다면 ‘여섯 번째 대멸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책 곳곳에서 암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식량위기와 생태위기에 직면한 인류가 지속가능한 진화와 생존을 위해서는 타인과 함께 평화롭게 공생해야 한다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주장하는 ‘호모 심비우스’ 개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번 책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발 빠르게 이슈를 선점하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폭넓게 바라보며 하나로 꿰는 능력은 리프킨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 다만 그의 출세작이지만 이공학 전공자들에게는 최악의 책이라고 꼽히는 ‘엔트로피’에서처럼 과학적 개념과 사실의 원래 의미를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는 점은 다소 불편하다.
  • 정치는 나를 소모시키고 책은 나를 축적시켜 준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정치는 나를 소모시키고 책은 나를 축적시켜 준다[김언호의 서재탐험]

    나는 저술가 유시민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좋아한다. 그 자신의 생각과 삶의 자세를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유의 자서전 같기도 하다. 훗날 누군가가 ‘유시민 연구’를 하려면 많이 논의되고 인용되는 책일 것이다.“이 책을 쓰면서 나는, 오래 덮어두었던 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할 기회를 가졌고 그것을 드러낼 용기를 냈다.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감추거나 꾸미는 습관과 결별했다. 내 자신의 욕망을 더 긍정적으로 대하게 되었다. 마음이 내는 소리를 들었다. 삶을 얽어맸던 관념의 속박을 풀어버렸다.” 유시민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회과학도다. 독일 유학을 가서도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사회철학자’다. 사회현상·인간현상을 치열하게 탐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읽는 책, 그가 써내는 책들은 기본적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와 연계되어 있다. 그의 책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청춘의 독서’, ‘역사의 역사’도 사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살 것인가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성공하는 인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품격 있는 인생, 행복한 삶에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이 질문들은 독립한 인격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이미 예감한 중년들도 피해 갈 수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만추, 그의 서초동 연구실을 찾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그와 내가 나눈 대화의 주제였다. “당초엔 책 제목을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정하고 초고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 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시 썼습니다. 책 이름도 ‘어떻게 살 것인가’로 바꿨습니다.” ●한국 언론은 중세신학과 같아 -글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진부해지지 말자고 합니다. 진부한 이야기는 싫습니다. 새롭게, 보다 창조적인 주제를 써보자 합니다.” -유 선생이 지금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주제는 무엇입니까. “이른바 인문학이라는 것이 진리와 진리 아닌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같은 것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들 인문학, 인문학이라고 외치지만, 우리의 삶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는 인문학의 위기라고 진단합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현실적인 문제는 이른바 ‘언론’이 아닌가 합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을 말하고 싶습니다. 종교개혁가 장 칼뱅의 종교적 도그마를 다룬 소설인데, 종교개혁 한다면서 그와 맞서는 세르베투스를 불태워 죽입니다. 츠바이크는 이 소설에서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관용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오늘의 한국 언론의 담론 수준은 중세신학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종교재판 하듯이 단죄하고 침 뱉지 않습니까. 내 생각 내 논리를 무조건 옳다고 주장·주창합니다. 그 어떤 의심도 해 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언론인은 생각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고 판단해 버립니다.” -한 정치인이 전직 대통령을 총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막말을 합니다. 이런 정치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개인 김문수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생리학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그런 발언이 생각도 비판도 없이 그대로 보도됩니다. 끔찍합니다.” 유시민은 1987년 스물여덟 살에, 최루탄 가루가 날리는 거리에서 낮을 보내고, 구로공단 근처의 ‘벌집’ 자취방에 돌아와 밤새 글을 썼다. 그것이 베스트셀러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그 책에서 세기말 프랑스에서 일어난 ‘드레퓌스 사건’을 다루었다. 우파 언론이 극우 정치세력과 한통속이 되어 유대인 포병대위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집단 히스테리를 분석했다. 정의로운 소설가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는 준엄한 글을 발표하는 등 양심적인 정치인·지식인들이 궐기해 승리해 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언론의 범죄적 행태를 보게 된다. 프랑스 국민은 드레퓌스 사건을 겪으면서 인권과 언론의 가치를 새삼 체득하게 된다. 이 시대의 우리 언론은 드레퓌스 사건을 보도하던 그 시대의 언론과 다를까. 유시민은 언론다운 언론에 대해 다시 썼다. 2009년에 출간한 ‘청춘의 독서’에서 언론의 본능과 본성을 비판한다. 1980년 초반에 기획된 ‘한길세계문학’의 한 권인 하인리히 뵐의 다큐에세이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현시대의 잘못된 언론을 고발한다. 그러나 독일의 문제작가 뵐이 분석하는 독일 언론의 상황에 비해, 오늘의 한국 언론은 오히려 더 심각한 지경이 아닌가. “그대는 신문 헤드라인을 진실이라고 믿습니까? 아니요, 믿지 않습니다. 헤드라인을 진실로 믿어도 되는 그런 좋은 신문을 집에서 구독해 보는 것이 내 간절한,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내 소망입니다.”●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진보주의자 유시민은 ‘진정한 보수주의자’이자 ‘아름다운 보수주의자’ 맹자를 좋아한다. “맹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의(義)의 핵심이라고 말하지요. 내 잘못에 대해서 부끄러워하고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 화를 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인데, 우리 언론은 수오지심이 없습니다. 김문수의 폭언과 막말에 화내는 언론이 없습니다.” -왜 책을 읽습니까. “세상에서 내가 좀 잘할 수 있는 일이 책 쓰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나의 방식을 위해 글을 읽는다고 할까요.” -알릴레오북스는 왜 합니까.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책 소개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대화하자는 것이지요. 정치비평보다는 책을 이야기하는 일, 저자로부터 그 내용을 들어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지난번 알릴레오북스에서 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이오덕 선생의 후배 교육자 이주영씨와 함께 토론하는 걸 보고 유시민 선생의 또 다른 면모를 보았습니다. “저는 우리말 우리글로 책 쓰는 사람입니다. 이 땅에서 글 읽고 책 쓰는 지식인들이라면 응당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오덕 선생의 책을 통해 저는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글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이오덕 선생은 책 읽고 책 쓰는 저의 영원한 스승입니다.” -요즘은 어떤 책을 쓰고 있습니까. “제가 읽은 과학책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과학공부를 해야 인문학 공부가 온전해질 수 있습니다. 인문학 하는 사람들 과학책 거의 읽지 않습니다. 과학을 토대로 하지 않는 인문학 공부는 위험하지요. 과학공부를 하지 않아서 여러 문제가 제기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지은 제목은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입니다. 2009년 제가 50살이었습니다. 다윈 탄생 200주년이고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해 처음으로 과학교양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종의 기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생물학·뇌과학·우주론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놀랐습니다. 인문학 공부하면서 답이 없는 주제들이 많았습니다. 과학책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짜릿하고 감동적입니다. 생각이 달라집니다. 저의 인문학 주제와 독서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런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 인문학의 가장 큰 문제는 최근의 과학적 성과와 문제의식을 수용하지 못함에 있습니다. 지난 100여년의 눈부신 과학적 발전을 토대로 하고 있지 않은 전통적인 인문학이 문제입니다. 과학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인문학이 그 위기의 근원입니다.” -인문학을 탐구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권독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이기적 유전자’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브라이언 그린의 ‘엔드 오브 타임’, ‘맹자’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권독하고 싶습니다.” -어떤 책을 읽었습니까. “최인훈의 ‘광장’과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소설들,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읽었습니다. ‘토지’의 제1부는 열 번, 제2부는 일곱 번 정도 읽었습니다. ‘광장’도 열 번 이상 읽었습니다. ‘토지’는 다시 읽어도 언제나 좋습니다. 종합예술입니다. ‘자유론’도 열 번 이상 읽었습니다. 그러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세 번이나 도전했지만 완독에 실패했습니다. 최명희의 ‘혼불’도 완독에 실패했습니다. 나의 독서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최근에 출간된 정지아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노 전 대통령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이었습니까. “정말 매력 있는 분이었습니다. 법률가로서 실력 있었습니다. 대중적 언어 구사에 탁월했습니다. 정의감에 불탔습니다.” -대통령 시절엔 어땠습니까. “권위주의 같은 거 없었습니다. 대통령에게 무슨 이야기든지 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았습니다. 말과 논리로 싸웠습니다. 검사와의 대화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은 ‘받아 적는 거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원래 술도 잘 안 하셨지만, 대통령이 되면서는 와인 한 잔 하는 정도였습니다. 대통령이 취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노 전 대통령의 독서는 어떠했습니까. “제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청와대에 초청했는데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을 한 권씩 선물했습니다. 당신의 독서력이 대단했지요. 환경 관련 도서들을 늘 읽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더라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퇴임 후의 대통령 문화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겠지요. “63세에 돌아가셨는데, 저술도 많이 하셨을 것이고 멋진 정치담론을 펼쳤겠지요. ‘어이, 유 선생! 나도 알릴레오북스에 한번 출연시켜 줘요’ 이렇게 말씀했을 겁니다.”●유시민과 정치, 뗄 수 없는 질문 -다시 정치에 나설 계획은 없나요. “저는 체질적으로 정치에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정치를 하는 분들도 많지만, 제 경우 정치는 나를 소모시키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책 읽기, 책 쓰기는 나를 축적시키는 것 같습니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말했지요. 좋은 정치란 참으로 중요하지요. 저는 좋은 정치를 도와주는 책 읽기, 책 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좋은 정치는 우리들 개인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더불어 함께하는 정치, 정의로운 정치가 좋은 정치일 것입니다. 유시민 선생의 책 쓰기, 책 읽기 운동은 대한민국의 좋은 정치를 위한 하나의 기초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다른 모든 국민 국가가 그런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열정과 헌신, 눈물과 희생의 산물일 것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 더 좋은 정치가 구현되기를 소망합니다. 좋은 정치, 훌륭한 국가 없이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구현될 수 없습니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미 법원 “펭귄랜덤하우스-사이먼 앤 슈스터 합병 안돼”

    미 법원 “펭귄랜덤하우스-사이먼 앤 슈스터 합병 안돼”

    미국 법원이 세계 최대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와 라이벌인 사이먼 앤 슈스터의 22억 달러(약 3조 1262억원) 규모의 합병 제안을 막았다. 지난해 미국 법무부가 “잘 팔리는 책들의 경쟁이 줄어들 것”이라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플로렌스 팬 판사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두 쪽 분량의 결정문을 통해 “기밀 정보와 고도의 기밀 정보” 때문에 자신의 결정문 상당 부분은 봉인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법정에서 합병을 용인하면 블록버스터 책들에 대한 경쟁이 줄어들며 25만 달러(약 3억 5525만원) 이상을 챙기는 저자에게 지급되는 선급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너선 칸터 법무부 반독점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합병이 허용되면 경쟁을 줄이고, 저자에 대한 보상을 줄이고, (출판의) 깊이와 넓이를 줄이고, 스토리의 다양성과 아이디어를 줄여, 우리 민주주의를 빈곤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팬 판사의 행동이 저자와 독자,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 이론의 승리라고 말했다. 펭귄랜덤하우스는 다음날 폭스 비즈니스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독자와 저자들을 위해 불행한 퇴보”라며 즉각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또 “우리는 이번 합병이 친(親) 경쟁적이며 다음 단계에 대해 파라마운트, 사이먼 앤 슈스터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 판사의 결정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고 폭스 비즈니스는 전했다. 지난 8월 3주 동안 이어진 재판 도중에 펭귄랜덤하우스가 22억 달러를 들여 사이먼 앤 슈스터를 사들이면 필수적인 문화산업을 훼손할 것이라는 법무부의 판단에 동의하는 듯한 발언들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P 통신에 공유한 사내 메모를 통해 조너선 카프 사이먼 앤 슈스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소식에도 우리 회사는 계속 번창할 것이다. 우리는 여러분 모두가 우리의 많은 대단한 저자들을 대신해 준 노력 덕분에 과거 어느 때보다 오늘 더 성공적이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펭귄랜덤하우스와 베르텔스만은 합병 시도가 최종적으로 결렬되면 대략 2억 달러의 위약금을 사이먼 앤 슈스터의 모기업인 파라마운트 글로벌에 지급해야 한다. 사이먼 앤 슈스터와 계약한 저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스티븐 킹은 그동안 계속 법무부와 같은 입장이었는데 이번 결정을 듣고 기뻤다는 소감을 트위터에 털어놓았다. 그는 “합병 제안은 독자와 필자들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PRH의 시장 점유율을 보존하고 (성장시키는 데), 달리 말하자면 $$$ 때문이었다”고 했다.
  • [사설] 7% 넘어선 대출금리의 그늘 서둘러 돌아봐야

    [사설] 7% 넘어선 대출금리의 그늘 서둘러 돌아봐야

    금리 급등으로 이달 중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약 13년 만에 7%를 넘어섰다. 연말에 미국에서 또다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가계대출의 최고금리는 8%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8%대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14년 만의 일로, 고위험군 가계대출자들에 대한 상환유예 등 가계대출 부실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난 28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금리는 주택담보, 신용, 전세 등 대출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연 7%를 넘었다.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의 일이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통화긴축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꾸준이 인상해 왔다. 앞으로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높이면 최소 0.25% 포인트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가계대출 최고금리는 8%를 웃돌 게 분명해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가구 중 매월 이자를 물고 있는 가구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35.7%에 이른다. 이들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23만원이다. 지난해보다 2.2% 늘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자산과 소득이 모두 줄어든 빈곤층의 대출 상환 부담은 상대적으로 다른 계층보다 클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문제는 일자리 창출과 물가 안정, 부동산시장 안정 등이 모두 뒷받침돼야 풀 수 있으나 지금처럼 저성장 국면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해법이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정책금융상품 공급을 늘리고 질병이나 실업 등으로 대출상환이 어려운 경우 원금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해 주는 프로그램 확대 등 단기 대책이라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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