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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결식아동 방학이 싫다

    “학교에 가면 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차라리 방학이 없었으면…” 끼니 때우기가 힘든 결식아동들의 바람이다.이들은 학기 중에는 학교 급식을 통해 급우들과 함께 식사를 해결했지만 방학 중에는 한 사람당 2,000원에 불과한급식비로 가족들과 함께 끼니를 때우고 있다. ■굶는 초·중·고생 실태…올 19만8,000명 지원. 결식아동은 소년·소녀 가장이거나 생계유지형 맞벌이 부부,건강이상 등으로 자녀들을 돌볼 틈이 없는 저소득 가정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보호자가 있더라도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가출 등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결손가정인 경우도 많다. [실태] 교육부에서 중식을 지원받는 초·중·고생은 지난해 16만4,000명,보건복지부에서 중식과 석식을 지원받는 결식아동이 1만4,218명(미취학 1,087명 포함)에 이른다. 올해 교육부 지원대상은 19만8,000명으로 늘어난다.물론교육부에서 중식지원을 받는 학생들이 결식아동은 아니다. 당초 절대빈곤,결손가정의 학생에게만 중식제공을 하다 학교급식이 활성화됨에 따라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생들까지무료급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결식아동 선정규정은 학교급식비 납부 능력이 부족하거나 도시락 미지참 학생이 주된 대상이다. 복지부에서는 빈곤 또는 가족기능 결손 등으로 결식하는 아동들을 주대상으로 분류,읍·면·동의 사회복지행정 전담요원들이 관리하고 있다. [급식지원] 교육부에서 1,135억원(국고 569억원,지방비 566억원)과 복지부에서 172억원(국고 86억원,지방비 86억원)등 모두 1,307억원을 지원한다.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1인당 1,500∼2,000원 상당,급식을 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도시락 비용으로 2,5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아침을 거르는 1,857명의 결식아동들이아침밥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거주지 인근 사회복지관,단체 무료급식소,지정음식점 등을 이용하도록 했으며 사정이여의치 않은 아동들에게는 도시락이나 곡류,농산물상품권등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초등3 희진이의 겨울나기. ***작은 도시락 두개로 네식구 ‘힘겨운 하루’. 결식아동은 밥을 굶지 않는다? 서울 노원구 중계3동 목련아파트에사는 소녀 가장 정희진양(9·서울 C초등학교 3학년)은 겨울방학이지만 즐겁지는않다.또래들처럼 바깥에서 찬 바람 맞으며 뺨이 얼얼하도록 한창 뛰어놀아야 하지만 방학이 더 바쁘다.중풍으로 드러누운 외할아버지 길모씨(68)와 외할머니 박모씨(57),어머니(32)의 손발이 되어야 한다. “친구들하고 노는 것보다 할아버지 할머니,엄마 심부름하고 도와드리며 같이 있는 게 더 좋아요.” 희진이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간혹 창 밖을 바라보는 눈빛이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눈썰매장으로 놀러가거나 컴퓨터·태권도 학원을 다니느라 바쁜 친구들이 부럽지만 감히 꿈꾸지도 못한다. 그래도 희진이는 의젓하다. 엄마는 희진이가 백일때 외할머니와 똑같은 ‘소뇌 위축증’이라는 유전성 질병에 걸려 몸이 마비됐다.이제는 잘 안들리고 보이지 않는다. 외할머니가 방바닥을 기다시피 움직이지만 모든 끼니 해결은 고스란히 희진이 몫이다. 복지센터에서 가져다주는 도시락 2개를 할아버지,할머니,엄마와 함께 세끼에 나눠 먹는다.할머니는 “우리는밥을조금밖에 안 먹어 괜찮다”고 말한다.희진이의 평일은 그나마 낫다. 복지센터가 쉬는 토·일요일은 영락없이 희진이가 끓인 라면이나 남은 찬밥이 주식이다. 희진이는 “안 굶어요” “얼마 전에는 닭도 삶아 먹었는걸요”라고 말한다.실제 희진이는 굶지 않는다. 학교에 다닐 때는 점심 급식을 하고 저녁은 복지센터에서가져다주는 도시락을 먹는다.방학에도 점심을 도시락으로가져다준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관심이 끊기거나 장애인 할아버지,할머니,엄마가 혹 잘못되면 희진이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희진이는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받을 정도로 공부도 잘한다.곧잘 “내가 커서 의사가 돼 엄마 병 고쳐줄 테니까 오래 살아야 돼”라고 말한다. 희진이 아버지는 3∼4년 전 이혼한 뒤 지금은 행방을 모른다. 희진이 집을 자주 찾는 중계3동사무소 사회복지사 김정한씨는 “희진이가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외할머니,어머니로 내려오는 유전성 질병이 있을까 가장 두렵다”면서 “종합검사를 받으려 해도 형편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결식아동은 16만여명.미취학 결식아동은 공식통계가 없지만 1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3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사회와 어른들의 관심 밖에 방치되고 있는셈이다. 희진이처럼 소녀가장으로 결식아동인 경우도 있지만 저소득 계층의 부모가 일하느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전달체계의 미비로 밥을 굶는 아이도 있고,아이들 끼니 해결을 위해 지원된 돈을 부모가 다른 쪽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도 있어 결식아동은 쉽게 줄지않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정부 급식지원 문제점. ‘점심은 교육인적자원부가,저녁은 보건복지부가 준다?’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결식아동들과 시민들은 끼니를 주는 곳이 서로 다른 등행정체계가 복잡한 사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현재 급식 지원체계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다.교육부는 지난 89년부터 점심을 지급하고 있으며,2000년부터는 복지부가 저녁을 지원하고 있다.형평성이나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교육부는 복지부에서 국민기초생활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다.복지부는 결국 통합으로 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시행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학교급식과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은대상자나 예산지원(교육부 특별예산,복지부 일반예산) 형태부터 다르다고 설명한다.그러나 이는 수요자의 입장을 감안하기보다는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나눠먹기란 지적이다. 급식 지원사업은 방학 및 공휴일까지 확대 실시되고 있지만 대상자 선정 등에 문제가 많다.애초 중식 지원사업은 학기 중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상.그러나 학교급식이 활성되면서 급식비를 내지못하는 학생들까지 지원하면서 예산과 지원대상자도 크게늘었다.그렇다고 기초생활보장법의 보호를 받는 32만명의빈곤아동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따라서 빈곤아동들이 지원받지 못하는 등 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학 중 결식지원 방법으로 농산물상품권을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그러나 가족 생계나상품권을 현금화해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인 급식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일부에서 운영하고있는 급식소·식당 이용도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식아동들에 대한 신원이 노출돼 성장기 정서에 나쁜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유진상기자 jsr@ ■전문가 제언. ***“부처간 협력 아쉽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결식아동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처간 협력체계 강화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조흥식(曺興植·사회복지) 교수는 “방학·공휴일까지 제대로 급식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시설 활용과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부처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현재의 급식지원 체계로는 서비스의 누락·중복 사례가 발생될 수 있어 일관성있는 행정·제도적 장치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단순히 대상과 예산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지역사회의 사회복지행정 전담요원,사회복지사,담임·양호교사,영양사들간 협력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해당 아동·청소년의 비밀보장과 함께 교육지원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성공회 사회선교국 김한승(金翰承) 신부는 “결식아동 문제는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져야할 부분”이라면서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10년 뒤 또다른 사회적 문제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 신부는 “교육부,복지부,농림부를 총괄하는 관련부서를 만들어 남아도는 쌀을 걱정하는 농민을 살리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결식아동도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총리실 산하에 ‘결식아동 급식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사회단체 결식아동 지원활동. 결식아동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 공백을 그나마 민간이 메우고 있다.주로 종교단체들이다. 부스러기선교회(www.busrugy.or.kr)는 ‘신나는 집’이라는 놀이방을 만들어 실직·결손가정의 아이들이 마음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쉼터 사업을 한다.무료급식 서비스는 물론 학습지도와 특별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심리정서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한다.전국 29곳에서 하루 평균1,094명이 이용하고 있다. 관계자는 “급증하는 결식아동으로 신청은 늘고 있으나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확대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성공회 푸드뱅크(www.sfb.or.kr)는 전국 30곳에서 결식아동 및 가난한 이웃을 위한 먹거리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푸드뱅크란 식품을 기증받아 결식아동·무의탁노인·노숙자보호소·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는 ‘식품은행’으로 외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고광석(高光錫) 기획실장은 “1,500여명의 아이들에게 급식 및 생활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랑의 친구들(www.friends.or.kr)’ ‘결식아동후원회(www.gyulsik.co.kr)’ ‘한국이웃사랑회(www.gni.or.kr)’ 등이 방학이 더 서러운 결식아동들을 돌보고 있다.
  • [사설] 우울한 세모 나누는 기쁨을

    세밑이 우울하다.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진승현·이용호·윤태식으로 이어지는 게이트 시리즈가 국민의 마음을심란하게 만든 탓이다.여기에다 정치권까지 힘겨루기로 세밑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는 나라 밖 소식도 충격의 연속이었다.세계경제의 침체와 9·11 테러,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고 받은 자살테러와 응징,최근에는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사태까지 겹쳐 근심을 보태 주었다.남북관계도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 그런가.세밑 인정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보건복지부 산하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들어온 기부금은 올해 목표액 426억원의 23%인 99억600만원에 그쳤다.그나마 지방의 실적이 36%인 데 비해 서울은 목표액의 5%에그쳤다는 것이다.서울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예년에비해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고사리 손을 비롯해 개인의 온정에 의존하는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목표액 17억원을 초과한 데 비하면 어려울수록 개인은 인색하지 않은 데 비해 기업이 더 움켜쥔다는 뜻이다. 여러 자료도 세밑을 우울하게 한다.노동부가 발표한 올해실업급여액은 8,030억원.지난해의 4,708억원에 비해 무려 70%나 증가한 것으로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직후인 1998년의 7,992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실업급여를 받은 실업자수도 36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30만4,000여명에 비해 19.1%나 증가했다.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그 수혜가 살아남은소수에게 돌아가 일자리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소득의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 결과다.통계청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올 3·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상위 10%의 월평균 소득이 17.3% 늘어난 데 비해 하위 10%의 소득증가율은 8.8%에그쳐 둘 사이의 소득격차가 8.47배에서 9.13배로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소득의 불균형 현상은 결식 청소년과 노인의 증가로 나타난다.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결식노인과 청소년이 27만명이며 서울에서만 올 겨울방학 점심값을 지원받는 학생이 1만8,138명으로 지난해 대비 44%가증가했다. 이들은 실상 연말연시에만 춥고 배고픈 것이 아니다.그러므로 이제는 ‘반짝 동정’이 아니라 생활화된 나눔이 필요하다.따라서 민간공익재단들이 추진하는 ‘월급의 0.1% 나누기’‘유산 1% 나누기’와 같은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그 나눔은 이웃의 고통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연대의식에서 출발해야 함은 물론이다.당장은 얼어붙은 세밑이 문제다.세모의 쓸쓸함은 풍요 속의 빈곤처럼 더욱 허전하기 때문이다.‘나눔의 정신’을 발휘하자.받아서 고맙고 주어서흐뭇한 ‘나눔의 기쁨’으로 세밑을 녹이자.
  • 정치&인터넷/ (하)선거와 정치사이트

    ***그래도 '전자민주주의'는 온다. 지난 1997년 대선이 TV토론으로 좌우된 ‘미디어 선거’였다면,내년은 ‘인터넷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투표 연령이 19세로 낮춰지는 데다 네티즌 인구가 2,500만명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인터넷 토론을 통한 후보자 검증,인터넷 후원회,인터넷 투표,인터넷 여론형성,인터넷 홍보 등이 효용의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다.그러나 구태의연한 선거법,정치 사이트나 유권자들의 수준 시비 등 풀어가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민주당은 “내년 대선에 국민의 정치참여를 보장하기위해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고,그 방법으로 인터넷 선거를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실제로 미국 민주당은 부분적이긴 해도 애리조나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인터넷으로 치른적이 있다.아직 논의 중이지만,민주당의 인터넷 선거는 역사상 첫 실험으로 그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한나라당도 인터넷 민의 잡기에 중지를 모으는 중이다.이상희 의원 등이 중심이 된 가상정보가치연구회가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다.연구회 한 관계자는 “인터넷 활용에 족쇄를 걸고 있는 각종 법제도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서,혼탁 선거를 막을 수 있는 비상구를 찾고 있다”고밝혔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곧 인터넷을 활용한 정치가 일상적이되면 현재의 정치구도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대의민주주의에서 참여민주주의로의 전환은 더 이상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학계에선 전자민주주의를 ‘참여형’과 ‘직접형’으로 분류하는데,유권자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직접 투표를 한다는 점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려대 박동진 교수는 “직접형이 도입되면 소수의 기득권력은 축소되는 등 권력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E윈컴 김능구 대표는 “오히려 정보와 권력의 불균형은 오프라인이 심한 편”이라면서,“온라인은 정보독점 대신에 동등한 의견개진이 가능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반면 참여연대 손혁재 사무처장은 “오프라인 정치의 모든것을 인터넷에 그대로 옮겨 오기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하면서 “인터넷 선거의 불완전성 때문에 조작 시비가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민주당 한 관계자는 “작은 실수라도 발생하면 후보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3월 미 애리조나주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전에선 기술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빈곤층의 참여도 10배이상 높아지는 등 투표율이 98%로 치솟았다.하지만 우리의경우 장밋빛 전자민주주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첫째 정치 사이트들이 국민의 일상과 가까운 공간으로 바뀌어야한다.치적 홍보 수단이 아니라 민의를 경청하는 곳이 돼야한다는 지적이다.특히 정치권이 사이버 공간에 투자를 해야할 부분이 아직 많다.의원21닷컴에 따르면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전체 4,183명 중 홈페이지 보유 의원은 단 4%인 184명에 불과해 전자민주주의의 토대가 전무한 실정이다. 둘째 네티즌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필요하다.한 정당 관계자는 “흑백논리나 지역감정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시판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면서 합리적인 토론문화의 정착을 위해 유권자인 네티즌의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포스닥 신철호 대표는 “그동안 유권자를 위한 공간과 인터넷민의의 현실정치 반영도 없었던 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셋째 정부와 정치권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아낌없는 예산 배정과 관련 선거법의 손질이 요청되고 있다.특히 전자의견,전자투표,전자메일을 활용한 여론조사 등 다양한 전자캠페인의 활성화를 현행 선거법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무엇보다 선거 운동 기간이 아니면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정치 의사 및후보에 대한 평가 공표는 법에 저촉받도록 돼 있다.즉 현재로서는 활발한 사이버 선거 운동이 원천적으로 어렵게 돼 있는 것이다.공명선거시민운동 실천협의회 도희윤 사무처장은“내년 각급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유포될 것이 예상된다”면서 “비방전에 휩쓸리지 않는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사이버 운동을 조장하는 현행 선거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선거전이 치열해질수록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전자 감시 사회로의 변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 만능주의도 경계해야 하지만,인터넷을 통한 주권 확보에 비중을 둔다면 전자민주주의의미래는 밝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자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정치 사이트들의 변화가 필요하다.▲재미와 유익함을 주는 콘텐츠 개발 ▲정치 전문 사이트의 기능 강화 셋째 ▲체계적인 유권자와 커뮤니티관리 등이 그것이다.E윈컴 김능구 대표는 “정치인들은 인터넷에서 한번 찍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피해의식이 있다”면서 “이의 긍정적 요소들을 살려 정치 캠페인으로 확대하는운동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유영규,전효순 kdaily.com기자 wonhor@
  • [인물 2001] (3)코피 아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63)은 세계 평화와 인권을 증진시킨 공로로 올해 100주년을 맞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유엔과 공동 수상이다. ‘외유내강형’인 아난 총장은 국제적인 균형감각과 뛰어난 친화력으로 유엔 내부에서는 물론 회원국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아난 총장은 지난 96년 유엔 직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무총장에 선출된 뒤 재임기간중 유엔 개혁을 주도했다.에이즈 퇴치,지역분쟁 중재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둬 유엔의위상을 높였다.아프리카와 기타 개발도상국들의 목소리를최대한 수용하고 강대국으로부터는 포용을 이끌어냄으로써‘합의 외교의 명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지난 7월 만장일치로 재선돼 5년간 유엔을 다시 이끌게 됐다. 아난 총장은 지난 11일 노벨상 100주년 기념식에서 빈곤퇴치와 분쟁 방지,민주주의 발전을 21세기 유엔의 3대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국제사회의 변함없는 관심을 촉구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아프가니스탄의 과도정부 수립과 평화유지 활동 등을 주도하고 있다.동티모르에서의 평화적인 권력 이양 전례가 아프간에서도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과 첫 인연을 맺은 정통 ‘유엔 맨’이다.유엔 사무국에서 인사관리,기획예산 책임자,감사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1996년사무총장에 선출되기 전까지 평화유지활동(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일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아르헨 소요 왜 일어났나

    경제침체로 인한 폭동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에 19일(이하현지시간) 마침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아르헨티나 정부가소요사태에 대항할 강력한 권한은 가졌지만 문제의 원인인경제침체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생활고를 심화시킨 내핍정책] 이번 사태는 극심한 경제침체 하에서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이 선택한 내핍정책이촉발시켰다.도밍고 카발로 경제장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팀은 관세 확대,공무원 봉급 삭감,수출 지원,예금 동결 등을실시했다.올들어 9번째 실시된 초긴축정책으로 월급과 연금이 일률적으로 13% 깎였다. 현금 부족에 시달리던 정부는 이달초 은행예금 지급을 부분 동결했다. 반면 국민들은 4년간 생활고에 시달렸다.1인당 수입이 그동안 14% 줄었다.지난 11월의 공식 실업률 18%를 포함,잠재실업을 포함하면 실업률은 35%에 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추산이다. 3,600만 인구중 1,500만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1,320억달러의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 정부가 국민들을희생시키고 있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진퇴양난의 정부] 이번 사태는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의조기 사임을 불러온 1989년 사태와 비슷하다.가게에 들어갈때와 나올 때 물가가 다른 살인적인 고인플레와 높은 실업률,가망 없는 정부 등으로 불만이 극에 달한 시민들이 약탈과 방화를 일삼아 무정부 상태를 만들었다. 알폰신 전 대통령은 당시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 당선자에게 예정보다 6개월 먼저 정권을 넘겨줬다. 이번에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카발로 경제장관은 경제실정의 책임을 지고 19일 자진사임했다.야당이 주도하는 상·하 양원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델라루아 대통령은 불순한 목적을 가진 배후세력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조만간 의회는 사회 분야와 공무원 봉급에서 40억달러 이상을 삭감한 2002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 이 예산안은 국제통화기금이 13억달러를 추가지원하고 450억달러의 외채를 낮은 금리의 외채로 전환하는 조건이다.이예산안이 채택되면 국민들은 더욱 반발할 전망이다. 그러나 예산안이 부결되면 외채를 약속대로 상환하지 못해디폴트를 선언해야 한다. [중남미 타격 불가피] 아르헨티니발 경제위기가 1990년대신흥시장을 휩쓴 도미노식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영국 BBC방송은 19일 경제위기를 경험한 국가들이 나름대로 내성을 길렀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금융위기를 촉발한 핫머니(투기성 자금)에 대한 의존도도 줄었다.올 초 아르헨티나,브라질,터키가 동시에 위기상황을 맞았지만 국제사회가 큰 충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그 예다. 확산의 규모는 작겠지만 중남미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경제·지리적으로 아르헨티나와 밀접한 중남미 국가들도 과도한부채를 갖고 있다. 또 국제투자가들은 이들을 아르헨티나와 같은 범주에 넣을수 있다.장기적으로는 중남미 경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다시 무너지게 됐다. 전경하기자 lark3@.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일지. ■1983년 라울 알폰신,대통령 당선으로 민선정부 들어섬.물가,900% 이상 폭등. ■1989년 카를로스 메넴,대통령 당선.경제 긴축계획 강행. ■1992년 페소화(貨)를 미 달러화(貨)에 고정하는 새 통화제도 도입. ■1995년 메넴 재선. ■1996년 도밍고 카발로 재무장관 해임.경제위기,9월 총파업으로 확산. ■1999년 페르난도 델라루아,대통령 당선.경제위기 지속. ■2000년 파업 및 연료세 항의시위 발생.국제통화기금(IMF),400억달러 구제금융 승인. ■2001년 3월 델라루아 대통령,거국정부 구성.잇단 각료들의 사임으로 재무장관 3명 교체. ■7월 정부의 지출삭감 정책에 반발한 총파업으로 대부분지역에서 산업 마비 사태 속출. ■10월 야당인 페론당,총선에서 상하원 장악. ■11월 델라루아 대통령,아르헨 경제붕괴 위기 방지를 논의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회동.주가 최저치 기록. ■12월 카발로 경제장관,은행예금 인출 금지에 대한 규제철폐 선언.IMF,아르헨의 디폴트(지급불능)가 임박했다며 예정된 13억달러 지급 거부. ■12월13일 공공근로자,연금 지급 연기 및 은행예금 인출동결 등에 항의,24시간 총파업 돌입. ■12월19일 아르헨티나 소요사태 발생.비상사태 선포.
  • 집중취재/ (하)갈 곳 없는 노인들의 겨울나기

    ◎겨울철 노인들 쉴곳이 없다. 노인들의 겨울나기는 더 고달프다.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4%인 354만명이나 되지만이 가운데 절반은 갈 곳이 없다. 동(洞)단위로 전국 4만여 곳에 설치된 경로당이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지만 겨울철에는 대부분 문을닫는다. 연간 25만원의 연료비 보조금으로는 난방은 엄두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무료 노인복지시설과 재가(在家)노인복지서비스의 수혜 대상자를 포함해 노인종합복지관,노인교실,경로당등 노인여가시설 이용자를 다 합쳐도 전체 노인 인구의 50%를 넘지 않는다.또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의 수용 인원은전체 노인인구의 0.3%인 1만3,558명으로 일본 6% 등 선진국의 평균 5% 수준에 턱없이 못미친다. 혼자 사는 노인과 노부부의 수가 전체 노인 인구의 53%를차지하고 있는 데도 정부·지방자치단체·사회단체가 제공하는 가정파견봉사원서비스 등 재가노인복지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노인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된 빈곤층 노인1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통계청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90만명이 관절,심장병 등 만성퇴행성질환으로 식사나 목욕,병원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제3자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특히 치매노인 29만명과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은 중풍 노인에게는 보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노인복지예산은 2,770억원으로 주무부처인보건복지부예산의 6.12%,정부 예산의 0.32%에 불과했다.우리나라와 유사한 노인복지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정부예산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원광대 사회복지학과 서윤 교수는 “집에서 소일하는 노인들을 위한 여가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보건의료를 포함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노인복지서비스는 모든 계층의 노인에게 확대 실시하되 소득 수준별로 자기부담비용액을 달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주석 안동환기자 joo@. ◎서울노인복지센터의 하루.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우리의 노인복지수요와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지난 4월 개관 이래 하루 평균 4,000여명씩 116만여명이 이용했다.19일 아침 8시30분.서울노인복지센터 앞에는 노인들이 500m나 장사진을 쳤다.아침 9시에 주는 무료식권을 받으려는행렬이다. 노인들은 현관에서 자원봉사원들에게 식권을 받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르신’이 된다.‘노인’은 없다.호칭은 ‘어르신’으로 통일돼 있다.식권 2,000장은 1시간이면 동난다.특히 주말에 자녀들의 집을 찾았다가 원래의 생활로 돌아오는 월요일에는 오전 8시쯤에 배부가 끝난다. 오전 11시쯤부터는 다시 점심식사줄이 이어진다.점심 식사는 오후 2시쯤에야 끝난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줄서기가 가장 잘 지켜지는 곳이다. ‘새치기’는 허용되지 않는다.식사 행렬 촬영은 절대 불가다.가족이나 친지,친구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노인들은 하루의 절반 가량을 식권 받기,식사 줄서기,식사 시간으로 보낸다. 노인들이 점심 식사줄을 서는 동안 식당 안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2,000명분 점심을 준비하는 자원봉사자 30∼60명이 쉴 사이없이 손을 놀린다.학생,회사원,종교단체회원으로구성된 1,000여명에 이르는 급식 자원봉사자들은 한달에 2∼3번꼴로 점심봉사에 나선다. 이 센터에 마련된 각종 프로그램과 시설은 하루 종일 가동된다.노인들은 별관 2층의 샤워실과 이·미용실,도서관을자주 찾는다.3층 자유토론실에서는 최근의 이슈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 컴퓨터교실,풍수지리,영어·일어 회화를 수강하려면 오랜시간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노래방과 영화관은 최고 인기 시설이다.김의현씨(70)는 “하루 평균 80명 정도가 ‘18번’을 노래한다”고 말했다.영화 관람실에서는 하루 1편이상영된다. 신성균씨(77)는 “‘씨받이’‘땡볕’같은 한국토속정취가 물씬한 에로물이 인기”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노인학대 예방 10계명. 천주교 까리따스수녀회유지재단은 지난 4월부터 전국에 25개 상담소를 개설,노인학대전문 상담신고전화(1588-9222)를운영한다. 이 센터 인터넷 홈페이지(www.15889222.net)에서는 노인학대 관련 자료 제공 및 상담을 하고 ‘노인학대 예방 10대 수칙’을 소개하고 있다.다음은 수칙. ■어떤 경우에도 노인을 학대할 권리는 없다.■자녀와 갈등을 빚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 ■건강 유지가 최대 관건이다. ■부양을 이유로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말라. ■사회적 관계 유지도 중요하다. ■도움을 받기보다 도움을 주는 일을 하라.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을 중단하지 말고 계속하라.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라. ■학대를 자책하지 말고 주위의 도움을 청하라. ■종교 활동 등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라. ◎전문가 제언/ “어르신복지 전면 재검토를”. 전문가들은 노인 문제가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데도 정책과 예산 배정의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홀대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또 우리 국민들은 개인적으로는 효자·효부이지만 사회·국가적인 면에서는 ‘노인학대 국가’에 해당한다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재간 한국노인문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노인문제는전체 노인의 절반 이상이 소일할 곳과 소일거리가 없이 방치돼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박 소장은 “각 지역에설치된 경로당과 노인정의 여가 프로그램은 전무하고 노인대학의 경우 국가 지원이 없으며 노인종합복지관은 대체로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절대 수가 부족하다”고말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고양곤 교수는 “자녀들이 부양을기피하는 저소득층 노인이 문제”라면서 “기초생활보장자보다 상위층인 이들 차상위 계층을 위한 시설은 물론 생활보호대상자인 노인들을 위한 시설도 태부족”이라고 꼬집었다. 또 “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절대 빈곤층이 아닌 준빈곤층노인의 경우 생계비나 주거비 지원이 전혀 없어 사실상 정책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인들은 자신에게 친숙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하지 양로원이나 요양원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데도 집에 있는 노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동배 교수는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정책은 대증요법으로 미봉책에 그치고 있으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장기적인 노인복지 정책의 청사진이 없다”면서 “10년전 만들어졌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국무총리산하 노인복지대책위원회가 올해 다시 생겼지만 역시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인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청소년보호위원회처럼 상설기구화해야 하며 노인 재취업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집중취재/ 노인학대(상)노인학대 위험수위 넘었다

    ***하늘같은 부모님 은혜 '무색'…무너지는 인륜. [꼬집고] 서울에서 파출부일을 하고 있는 손영자씨(43·가명)는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는 친정엄마(85)를 볼 때마다 부아가치민다.벌써 10년째다. 친정엄마는 아들 둘에 딸 셋을 둬 노후 걱정과는 무관한듯했다.21년 전 남편을 여읜 엄마는 자식 중에 살림이 넉넉한 둘째아들(50) 집에 살며 5년 동안 아들 내외가 하는음식점의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하지만 중풍으로 앓아눕자 며느리는 ‘내가 왜 시어머니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하느냐’며 간병과 시중을 거절한 것은 물론 팔다리를 꼬집거나 할퀴어 상처를 남겼다.사흘 동안 대소변을 갈아주지 않고 골방에 가둔 적도 있다. 보다 못한 세 딸은 엄마를 모시기로 했다.현재는 두세 달씩 돌아가면서 간병한다.손씨는 “엄마가 5년 동안 오빠집에서 봉사한 돈을 한달에 20만원씩 쳐서 600만원을 받아내 엄마 노후 치료에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때리고] 인천에서 5,000만원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 세들어 사는김순임 할머니(75·가명)는 최근 딸(52)에게 어이없는구타를 당해 형사 고소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5년 전 남편을 잃고 지난해 큰아들(56)마저암으로 저세상으로 보낸 뒤 직장에 다니는 손녀딸(22)이벌어오는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왔다.그런데 최근 딸이 수시로 찾아와 ‘실직한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돈이 모자란다.전셋돈을 빼내 꿔달라’고 요구해 왔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남편이 남긴 전재산 4,000만원을 꿔간 뒤 갚지 않은 딸 부부의 요구를 거절했다.조카딸에게도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당부했다.이 말을 전해들은 딸이찾아와 ‘딸과 사위는 재산받을 자격도 없느냐’며 전기밥통을 가슴에 던지고 빗자루를 마구 휘둘러 이를 피하려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기다시피 집 근처 파출소에 피신한 탓에 구타 사실이 세상에알려지게 되자 김 할머니는 “창피하다.없던 일로 해달라”고 했지만 ‘평소에도 사위를 앞세워 행패를 일삼는 패륜 딸에게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주위의 충고에 아직 갈피를 못잡고 있다. [못본척] 부산에 사는 권근배 할아버지(78·가명)는 아들과 며느리의 학대를 견딜 수 없어 부양료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중소기업 간부인 외아들(51)은 200여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2억원을 호가하는 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경제권을 아내에게 뺏긴 상태.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1억원을 지원해준 권 할아버지는 며느리에게 한달용돈 15만원을 요구했지만 한푼도 받지 못했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아들 내외와 손자들의 철저한 무관심.집에 있거나 동네 노인복지관에 나갔다가 돌아와도 인사는커녕 아는 체를 하지 않아 함께 살아도 혼자 사느니만 못하다. 권 할아버지는 “가족들이 무언의 학대를 하고 있다.나가서 혼자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무일푼이라서 법률사무소를 찾아 아들로부터 부양료를 받아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있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노인학대 6대 유형. ◆신체적 학대 때리기,치기,밀기,꼬집기,차기,신체의 구속,타박상,골절 등 신체에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폭력적 행위. ◆정서적·심리적 학대= 모멸,겁주기,자존심에 상처 입히기,어린애 취급하기,의도적인 무시,비웃기,대답 안하기 등정신적 또는 정서적인 고통. ◆재정적·물질적 학대= 재산이나 돈을 악용,연금·저축 등 가로채기,노인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처리,생활비나 용돈주지 않기 등 자금·재산의 부당한 착취,오용. ◆성적 학대= 노인이 싫어하는 모든 형태의 성적 접촉이나강제적 성행위. ◆언어적 학대= 욕설,질책,놀림 등 언어로 정신적 고통을주는 행위. ◆방임 본인이 할 수 있는 신변의 청결이나 가사행위 등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약복용 등 의료복지서비스 거부. ***버림받는 노인 '피난처' . ■군포 제1가정센터.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군포 제1가정봉사원파견센터(031-397-2021).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와 연결된 전국 31개 노인학대 예방·상담센터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군포 시내에 사는 65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이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노인 부부,장애 노인,손자 혹은 손녀와 사는 조손(祖孫)가족 등 120명을 돌보는 재가(在家)노인복지시설이다.재가시설로는 가정봉사원 파견센터와 함께 오갈 데 없는 노인에게석달 가량 머물 수 있게 하는 단기보호시설과 낮에만 노인을 돌보는 주간보호시설이 있다. 이 곳에서 파견하는 가정봉사원은 2∼3평짜리 방 한칸에세들어 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가사를 도맡아 처리해 주는 것은 물론 말벗,은행과 동사무소 업무,도시락 제공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일하는 정식 직원은 시설장,사회복지사,사무원,차량 기사 등 4명에다 유급봉사원 26명과 자원봉사자 60명이다. 1년 운영비는 1억2,000만원.지난해부터 정부가 지원하는7,700만원을 뺀 나머지는 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장로교 군포제1교회가 내는 법인부담금으로 충당한다.정부지원 예산은 직원 4명의 인건비로 사용한다.법인부담금으로는사무실 유지비와 유급봉사원 교통비에 쓰기에도 빠듯하다. 군포는 지역 특성상 산본신도시에 위치한 영구임대아파트 3개 단지가 들어서 있어 빈곤층이 많다.봉사원들은 거동에 큰 불편이 없는 노인들이 낮에 노인복지센터 등에 나가 소일하다 저녁에 집으로 귀가해 손이 덜 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긴다. 사회복지사 장영신씨(50)는 “노인학대가 발생해도 전화로 위로하거나 직접 찾아가 병원에 가야 할만한 상황이 아닌지 살피는 것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면서 “가족은 물론 사회에서 버림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일할 맛 나는 사회의 실현

    우리 사회는 참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그때그때는 잘 모르지만 몇 년이 지나고 보면 시가지의 모습도,우리가 쓰는 생활 도구들도 참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우리가 스스로 느끼는 변화의 속도보다도 외국의 잘 짜여진사회체계 속에서 살다 온 분들의 눈에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를 것이다. 그러나 변화가 빠르다 보니 사회에 활력이 넘치고 부(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어 좋기는 하지만,사회가안정된 느낌이 없이 나사가 풀린 기계처럼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떨쳐버리기 어렵다.사회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아직 취약한 분야가 많다 보니 각종 사건·사고도 많고 자기노력에 의하지 않은 부의 축적과 벼락부자가 생겨나는 불안정한 사회의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는 부의 축적이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정직하게 일하여 돈을 버는 것이 미련하게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해치고 있다는점이다.또한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추진해 오는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따랐고 건전한 중산층이 약화되면서 분배구조도 악화되어 일할 맛들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과 근로자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빈곤감이 커지면 사회통합이 저해되고,열심히 일해도 꿈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사회도 희망이 없는 것이다. 기분과 신바람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우리 국민들의 근로의욕을 진작시키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기어렵다.무엇보다도 어느 사회든 위로부터 깨끗해지지 않으면 아래로부터의 성실한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그리고정부는 사회통합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제도적 시책 마련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하며,기업은 경영을 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근로 동기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국민과 근로자들이 자기의 일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일할수 있는 자분지족(自分之足)의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지금처럼 바쁘게 일들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인가 상대적으로 손해보는 삶을 살고 있다는 국민들의 공허한 마음들이 줄어들 수 있을것이다. 유용태 노동부장관
  • [대한포럼] 테러와 빈곤

    반 탈레반군이 알 카에다 병력의 마지막 거점인 토라보라를 장악함에 따라 아프간 사태는 일단 대미(大尾)로 치닫고 있다.이제 세계의 이목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이쯤으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내친 김에 세계를 확실하게줄세우려 할 것인지 그의 의중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다.다만 미국이 이 전쟁을 처음부터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했고 미 국민의 여론도 62%가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 또는사살하지 않으면 승리라고 할 수 없다”는 쪽이어서 확전은않더라도 최소한 ‘꺼진 불’ 다시 보는 작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빈 라덴을 제거한다고 테러와의 전쟁이 끝나겠는가.그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오히려 세계의 지성들은 전쟁이 증오를 양산하고그 증오의 씨앗이 있는 한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폭발할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핵무기와 미사일도 궁극적인 평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제정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한 평화상 수상자들은 “빈부격차 해소 없이는 21세기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김 대통령은 “파괴적 원리주의나 세계화 반대의 저변에는 빈부격차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고,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빈곤에서 파생된 좌절감과 시샘이 테러리즘의 원인”이라고 했다.그리고 과테말라의 리고베르타 멘추 통씨도 “테러리즘은 절망을 낳는 불안정과 기아로부터 태동한다”고 했다.테러가 반드시 빈곤 때문에만 생긴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 해결없이는 테러의 근절도 없다는 의미다. 테러의 원인과 근절책으로 맨 먼저 빈곤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그는 지난 10월 “국제사회는 어떤 조건에서 테러운동이 일어나는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빈곤 완화와 민주주의 고양”을 주창했다.그는 또 지난주에는 “1년에 120억달러면 모든 테러 위협을 없애고도 남는데 이는 전쟁 비용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는 처방도 내놓았다.전쟁이 끝나면 전쟁보다 더 무서운굶주림에 시달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을 방치할 수 없는 일이고 보면 클린턴의 주장은 백번 옳은 말이다. 그러나 빈곤문제를 시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근본적인해결책은 아니다.시혜로는 빈곤이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시혜를 주고 받는 관계의 지속은 또 다른 종속관계로 이어질것이기 때문이다. 이쯤해서 우리는 제3세계 빈곤의 원인을 한번쯤 짚어봐야한다.대개 이들의 빈곤은 내전,그리고 가뭄과 홍수 등 천재지변을 꼽는다.그런데 과연 내전과 가뭄 등이 이들 나라만의 사정인가? 제3세계 내전이 실은 2차대전 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자연스럽게 그어진 국경 때문이라는 것은오래된 이야기다.가뭄과 홍수도 마찬가지다.지구온난화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렇다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선진국이 가뭄과 홍수의 원인제공자임을 부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산업화가 한 국가의 농촌을 해체했듯이 서구식 개발 프로그램이 제3세계의 빈곤을 가속화시켰다는 이론도 이미 고전에속한다.식탁의 서구화는쇠고기 소비를 늘려 그 수요를 위해 대략 12억8,000만마리쯤 되는 소가 사육된다고 한다.그만큼 농경지와 숲이 초지로 바뀐 셈이다.그뿐인가.세계 기아인구 10억을 먹여살릴 수 있는 곡물(3억5,000만t)을 비육우들이먹어치운다고 한다.뉴욕 시민에게 햄버거 한 개를 5센트 싸게 공급하기 위해 중앙·남아메리카 삼림 0.8㎡가 벌채된다면 우리가 먹는 햄버거 하나,맛있고 연한 비프 스테이크 한끼가 제3세계의 굶주림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제3세계의 빈곤을 원인제공자의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테러와 빈곤이 바로 우리가 낳은 이란성 쌍둥이일 수 있기때문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中 ‘고무줄 통계’ 바로잡는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이 통계 부패현상에 대해‘칼’을 빼들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라국제사회의 정확한 통계수치 수요에 부응하고 수치조작·허위기재 등 일부 지방의 통계부패현상을 뿌리뽑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국 통계감사기관 관계자회의를 열고향후 3년내 자연·환경파괴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한 ‘녹색국내총생산(GDP)’ 통계법을 채택할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중국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시장경제 조치에도 불구하고계획경제의 통계관념이 그대로 남아있어 통계를 조작하는일부 지방의 통계부패 현상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부지방의 빈곤지역은 정부의 목표에 애써 맞추거나 보조금을타내기 위해 실적을 부풀려 보고하는 반면,부유지역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실적을 축소보고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올들어 10월까지 적발한 수치조작·허위기재 등 통계수치 위법행위는 6만2,000건에 이른다. 이중 1만3,000건에 대해서는 관련 책임자를 해임 등 엄중문책했다.지방 정부의 통계수치 위법사례는지역 담배공장을 성공사례로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담배로지급하거나, 전화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지방 정부가 돈을강제로 대출해줘 전화를 가설토록 한다는 것 등이다. 중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통계수치가 경제성과의 객관적지표가 아니라 달성해야할 목표나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산술적 증거로 보는 계획경제 시절의 타성이 남아 있는 게문제”라며 “특히 통계를 조작하는 지방관리들과 취합하는담당자들이 상하관계로 연결돼 있는 탓에 조작된 통계수치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khkim@
  • 유엔 “분쟁·빈곤 막고 민주주의 발전”

    [오슬로 AFP 연합]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유엔 사무총장은 10일 빈곤퇴치와 분쟁 예방,민주주의 발전을 21세기 유엔의 3대 주요과제로 선언하고 이를 위한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노벨상 100주년 기념식에서 유엔총회의장자격으로 유엔을 대표한 한승수(韓昇洙) 한국 외교부장관과 함께 올해의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를 받은 뒤 “분쟁속에 새로운 천년으로 들어섰다”면서,“만일 9.11 테러 참사를 겪은 우리가 혜안으로 미래를 더 잘 본다면 인도주의가 불가분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벽두에서 우리는 이미 평화와 번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게됐다”면서,“이같은 현실은 더 이상 도외시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특히 새로운 세기에 유엔의 역할은 “인종이나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신성함에 대한새롭고 보다 심오한 인식에 따라 설정돼야 한다”면서,빈곤퇴치와 분쟁방지,민주주의 발전을 21세기 유엔의 3대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아난 총장은 9.11 테러와 관련,“우리 모두는 스스로의믿음 또는 유산에 자긍심을 느낄 권리를 가질 수 있지만,우리의 소유물이 다른 사람들의 것과 필연적으로 충돌할것이란 개념은 거짓이며 위험한 생각으로,끝없는 증오와분쟁만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난 총장과 유엔은 지난 10월 국제평화와 안보에 기여한공로로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며 1,000만크로너(미화 95만달러)를 부상으로 받았다.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하랄드 5세 노르웨이 국왕과 하아코 왕자,레흐 바웬사,데스몬드 투투 전(前)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노벨상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역대 평화상수상자 20여명은 이날국제형사재판소(ICC)의 즉각적인 설치와 인권선언 내용 전면이행 등을 촉구하고 대량살상 무기를 비롯한 모든 무기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아난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스톡홀름 콘서 투셋 콘서트홀에서는 칼 구스타프 국왕이 2001년 노벨 의학상과 문학상,물리학상,화학상,경제학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 김대통령 “e유라시아 실현하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한국시간)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로 연결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정보화 실크로드’를 구축, ‘e유라시아’를 실현하고 한국과 유럽을 육로로 직접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세계평화와 한·EU간 협력’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말하고 “‘e유라시아’ 구축과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날 아시아와 유럽은 실질적인 하나의 대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EU가 한국을 기반으로 중국과 일본등 동아시아의 거대시장에서 동반자적 협력을 확대시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 대통령의 유럽의회 연설은 아시아 국가원수로는 처음이다. 김 대통령은 “빈곤과 문화적 갈등의 확대가 각종 과격주의의 원천이며 정보화와 세계화가 21세기의 세계평화를 해칠 수도 있다”면서 “EU 등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정보화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하며 한국도 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남북이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이룩하자는 정책”이라며 “우리 민족의 통일염원이살아 있는 한,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세계의 성원이 계속되는 한 민족통일은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해나감으로써 테러발생의 근원을 해소시켜야 한다”면서 “내년의 월드컵 대회를 세계평화와 인류의 안전을 입증하는 일대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이어 12일 새벽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9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한·EU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EU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EU의 대한 투자 증대 및 한·EU 교역확대를 위한 집행위원회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10박11일간의 유럽순방을 마치고 12일 오후귀국한다. 스트라스부르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김대통령 유럽의회 연설 의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1일 오후(한국시간) 아시아 정상으로선 최초로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관계는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이번 순방과정에서 ‘유럽과의 전면적 협력관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연설에서도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로 연결하는 21세기 ‘정보화실크로드’, 즉 ‘e-유라시아’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해유럽을 중시하는 외교 행보를 펼쳤다. 두 대륙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지난 6일 노벨평화상 심포지엄에서 강조했던 정보화 격차 해소 및 빈곤 타파를 또다시 화두(話頭)로 던진 것은 김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 맞물려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유럽의회가 아시아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김 대통령에게본회의 연설 기회를 부여한 것도 EU가 한국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정보화 격차는 바로 빈부격차로의 확대를 말한다.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각국은 미국 일변도의 수출 의존도를 줄이면서 별도의 활로를 열어야 되겠다.그 하나가 내수를 진작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EU 여러 나라를 위해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한국과EU 모두가 오늘의 경제적 불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번영을위해 힘차게 활로를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한반도의 통일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우리 민족의 통일염원이 살아있는 한,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여러분과 세계의 성원이 계속되는 한,우리는 민족통일을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반문명적범죄다.테러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국제질서는 무너지고 말것이다.종교간·문명간 대화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날로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해 나감으로써 테러발생의 근원을 해소시켜야 되겠다. 스트라스부르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김대통령 유럽순방 결산/ 유럽과 전면 협력시대 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영국·노르웨이·헝가리 등 3국 방문에서 ‘세일즈외교’와 함께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9일 저녁(한국시간) 부다페스트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단 및 수행원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유럽과의 전면적인 협력의 시대’를 강조했다. ▲경제적 성과=김 대통령은 ▲과거 서구에 치중했던 대 유럽관계를 북유럽 및 중동부 유럽으로 확대하고 ▲무역과 투자에 치중됐던 유럽국가들과의 관계를 제3국 공동진출과 합작투자,북극탐사,정보기술(IT) 분야 협력 강화 등 새로운 형태의 경제협력 관계로 한 차원 발전시킨 것을 이번 유럽순방의 성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에서 16억8,000만달러 투자유치,24억6,000만달러 투자상담 등 41억4,000만달러 규모의 직·간접 투자성과를 올렸다.노르웨이에서도 ▲선박수출 10억2,000만달러▲플랜트시장 공동진출 6억5,000만달러 ▲IT 분야 전략적 제휴 및 수출 3억달러 ▲외국인 투자 4,000만달러 등 모두 20억1,000만달러를 수주,목표치를 초과했다. 또 헝가리와 유고·크로아티아 등 발칸지역 시장에 공동진출키로 해 ‘교두보’를 마련했다.이 지역에 앞으로 4∼5년내 12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어서 우리 건설업체의 활발한진출이 예상된다. 수행한 이기호(李起浩)청와대 경제수석은 “북구 및 동구와의 공식 경제협력 정상외교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출촉진과 외자유치,플랜트 및 건설진출 등 경제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이미지 제고=김 대통령은 지난 6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심포지엄 주제발표에서 전년도 수상자로서 나름의 이론을 제시,새로운 ‘지평(地平)’을 열었다.AP·APF·아사히 등 주요 외신들이 “주제발표 내용이 훌륭하며,특히 세계평화 실현에 있어 빈부간 격차해소,즉 빈곤타파가 중요하다는 견해의 접근법이 독특하고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식기반경제와 디지털산업의 중요성 강조 ▲인권보호의 필요성 강조 ▲남북관계 정상궤도 복원에 대한 희망과 믿음 등도 주목을 받았다. 노벨위원회 군나르 베르게 위원장은 “특히 세계평화와 빈곤문제를 연결한 발상이 탁월했다”고 평가했으며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세대 문정인(文正仁)교수 역시 “김 대통령의주제발표가 내용이나 품격,설득력 등에서 단연 높은 평가를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부다페스트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김대통령 노벨상 심포지엄 연설 “전쟁·빈부차 없는 지구촌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세계평화를 실현합시다’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강조한 대목은 ‘전쟁종식’과 국가간 ‘빈부격차 해소’를 통한 세계평화의 구현이었다. 김 대통령은 주제별로 나눠진 전체 9개 회의(Session) 가운데 제1회의(20세기 전쟁과 평화)에 참석,첫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리의 위상을 높였다. ■연설 요지. 우리는 21세기가 ‘평화의 세기’가 되기를 원한다.세계평화야말로 온 인류가 걸어가야 할 가장 숭고한 목표이며 반드시 성취해야 할 지상과제이다. ‘제3의 물결’로 불리는정보화혁명은 인류에 ‘지식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지식과 정보가 부를 창출하는 핵심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의출범은 본격적인 세계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상품과 서비스,자본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되면서,말 그대로 ‘하나의 지구촌’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빈부격차의 해소 없이는 21세기의 세계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 핵무기도 미사일도 완전하지 못하다.그것은 전쟁의 양상이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이제는 테러와의 전쟁이 문제이다. 또 대화와 협력의 실천을 통해 인류는 빈곤문제를 위시한 21세기의 새로운 문제에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믿어 의심치 않는다.그렇게 될 때 전쟁의 그림자는 사라질것이다.우리 모두 마음속에 있는 전쟁의 문화를 씻어 내자. 그리고 그 자리에 대화와 협력의 문화를 심어나가자. 오슬로 오풍연특파원. ※김 대통령의 연설문 요지는 대한매일 뉴스넷(www.kdaily. com)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김삼웅 칼럼] 해 저물기전 민주의열사 묘역 착수를

    아직 ‘수준 미달’의 분야도 적지 않지만 우리가 자부할수 있는 것은 짧은 기간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성취를 든다.많은 희생과 미해결의 과제를 남기면서 두 가지 목표를향해 치열하게 살아 왔다. 전근대에서 근대로,다시 탈근대라는 동시적이고 비동시적인 발전과정을 겪으며 경제는 여전히 전근대 또는 근대적인빈곤지대와 낙후성을 남기고 민주화 역시 사각지대와 망각부문을 방치하고 있다.최근 정부는 국가 인권위원회를 발족시켰다.그러나 행자부와 다툼으로 직제와 요원 선발도 하지못한 채 파행적인 출범식을 가졌다.문을 여는 첫 날부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억울한 소시민들이 인권위를 찾았다. 인권위의 조속한 체제정비가 요구된다. 지난해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구성돼 독재정권과 싸운 사람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에노력하고 있다.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적절한 보상도 받게 된다.그러나 활동이 지지부진하고 제주 4·3사건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비슷한 처지다.일부 위원회는 내부 갈등까지 겪으면서 역사적 소임이 표류되고 있다. 총체적인 ‘민주화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특히 민주화의‘정국공신(靖國功臣)’이라 할 의열사들에 대해서는 정부나 사회가 제대로 예우는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명예회복과 적절한 보상책이 논의되고 있지 않느냐고 할지모르지만 ‘살아남은 자’들에 비하면 지극히 홀대한 편이다.할복·투신·분신·고문사·의문사 등 온 몸을 불태우면서 민주제단에 산화한 의열사와 그래도 살아 남은 사람들과는 비중이 같을 수 없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와 유가협등은 ‘민주화기념사업’으로 10가지를 선정한다. ①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민주열사 등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안치하는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조성 사업’②민주화운동 기념관,민주주의 센터,민주화운동자료관 및 연구소 건립의 ‘민주공원조성사업’③민주화운동 일지,민주화운동단체,민주화운동 사건정리 등 ‘민주화운동자료총서 발간’④민주화운동 사적지에 푯말·동상 등 다양한 기념조형물 설치 등 ‘민주화운동 사적지발굴’⑤민주항쟁의 시발점이 되는 6월10일의 ‘6·10항쟁 국가기념일 제정’⑥민주화운동 관련 만화·비디오·영상자료 등 ‘교육자료 개발및 출판’⑦민주주의 학술논문상 제정·민주백일장 등 ‘민주화운동의 정신 선양사업’⑧민주화운동 ‘교과서 역사기술 및 기존 역사기술 정정작업’⑨기념전시회·민주역사기념제·시위문화제·마라톤대회 등 ‘추모제와 기획행사 개최’⑩민주화운동 연구소 및 시민교육,아시아 민주운동 지원사업 등 ‘민주시민 교육과 국제활동 전개’ 등이다.이중에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 조성사업은 정부가 추진하고나머지는 ‘명예활동 및 보상심의위’에서 맡기로 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희생자 묘역 조성이다. 그동안 민주 공원추진위원회는 남산 옛 안기부 터와 서울 서초구 내곡동 대모산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당국과 협의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배제되고 대안으로 용산가족공원과 효창공원이제시됐다. 유가족협의회나 민주 진영에서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높고 시민 접근이 용이한 두 곳 중에서 선정되기를 바란다. 공청회도 거쳤다. 우리는 독립지사와 6·25호국영령을 국립묘소에 모시고 4·19민주희생자는 4·19묘소,5·18광주항쟁 희생자는 광주민주묘역에 모셨다.당연히 군사독재와 싸우다 희생된 의열사를 모시는 민주묘역도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웬 일인지 정부와 서울시는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는 열심이면서 의열사묘역 조성에는 딴청을 부린다. 여야 정당에서 활동하는 민주화운동 출신 정치인들도 비슷한 모습이다.사회 전반의 보수화 기류 탓인지,기득권에 안주한 까닭인지 가신 영령들과 유가족들에게는 보통 서운한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를 이만큼 자유와 권리를 누리게 한‘민주화 정국공신’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 이 해가 저물기 전에 민주묘역 공사를 착수해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한국의 아나키즘-이호룡 지음/ 지식산업사

    학문이 엄밀해질수록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국내 학계의 한국 근현대 사상에 대한 상상력은 빈곤하다.으레 ‘백(白) 아니면 적(赤)’ 혹은 ‘민족주의와 공산주의’가 있을 뿐이다.그만큼 사상사 조명이 불구였다는 말이다.빈 자리 가운데 하나가 ‘제3의 사상’이라 불리는 아나키즘(무정부주의)이다.그 역할이 작지 않았지만 간헐적 조명에 그쳤다. 이호룡 박사가 내놓은 ‘한국의 아나키즘’(지식산업사)은 이런 틈새를 메우려는 노력의 결실이다.박사논문도 ‘한국인의 아나키즘 수용과 전개’를 쓴 그는 사상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아나키즘 연구를 한층 깊게 했다. 지은이는 먼저 1910년대의 역동성에 주목한다.이제까지의 연구가 민족주의에만 집중한 한계를 보는 데서 그의 연구는 출발한다.이 한계는 사회주의 수용 시기와 동기,공산주의 수용의 배경에 대한 기존 연구자들의 시야를 좁게 만들어 20년대의 사상 분화에 대한 오해를 낳았다고 이 박사는 보고 있다.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근대 사상계의 흐름을좌우의 대립으로만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이런 문제의식에 바탕하여 저자는 한국인 아나키스트들의 사상을 생생하게 복원시킨다.19세기말에서 해방이후 분단정부의 수립까지 한국 중국 일본의 아나키즘을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공산주의가 부각하는 20년대초까지 한국 사회주의의 주류는 아나키즘이었다.이후 아나키스트들은 민족주의,공산주의와의 두 싸움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사상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 원인으로 테러활동에 대한 탄압과 극단적 좌우대립을든 뒤 지은이는 내적 요인도 중요하다고 꼽는다.“개인의자율성과 창조성 강조,직접민주주의 제와 지방자치 제 등을 특성으로 하는 아나키즘이 통일 후 우리 민족의 새 사상을 정립하는 데 실마리를 준다”는 지은이의 지적도 시사적이다.1만9,000원. 이종수기자
  • 美 “對北 인도적 지원 계속”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인도적 차원의 대북 구호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북한이 직면한 인도적 차원의 빈곤과 국제적인 구호활동요청에 따라 비상식량 원조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동유럽·구소련 빈곤아동 1,800만

    [제네바 AP 연합] 동유럽과 구 소련 지역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역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근 1,800만명의 어린이들이 빈곤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이 28일 밝혔다. UNICEF는 이날 ‘변화의 10년’이라는 192쪽짜리 보고서에서 빈곤 어린이의 절대 다수인 1,600만명이 구 소련 국가들에 살고 있고 몰도바와 타지키스탄에서는 세계은행의 빈곤기준인 하루 2.1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실정이라고 적시했다.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또 다른 식솔 ‘이’

    빈곤했던 시절을 함께 보낸 또 다른 식솔이 있었다.인체에 기생해 연명했지만 누구와도 기꺼이 체온을 나누는 이흡혈충을 사람들은 이라고 불렀다. 그 시절,어렵사리 살던 서민들은 짧은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아랫목 구들장의 땟국 전 무명이불 속으로 모여 들었다.군불 지핀 구들장에 엎드려 보리알같이 살이 오른 이를 양쪽 엄지손톱이 벌겋도록 압살하며,온몸 뒤틀리게 스물거리던 흡혈충에게 통쾌한 설욕을 해댔다.이는 그렇게 온몸을 바쳐 동지섯달 긴 밤의 초입을 심심치않게 해준 동무였다. 꼬마들은 엄마가 건네준 어미 이 ‘퉁니’를 방바닥에 놓고 달리기 경주에 신명이 났다.피를 빨아대 배가 응애처럼 불거진 이는 뒤뚱댈뿐 들기름 먹인 방바닥에서 달리기에는 젬병이었다.그래도 ‘쌔까리’라 불린 새끼 이는 날렵해 제법 잰걸음으로 숨을 곳을 찾아들기도 했다. 그런 이도 혈통만은 확실해 몸니는 허여 멀겋고 덩치가큰 반면 머릿니는 까맣고 작아 한눈에도 종(種)을 식별할수가 있었다. 육족지충(六足之蟲) 발이 달린 놈이 어딘들 못가랴.모처럼사돈댁과 같이 한 자리에서 눈치없게 지랄발광을 해 점잖은 샌님 어줍잖게 등판이며 샅으로 손을 디밀게 하거나고운 누이의 단발머리에 하얗게 서캐를 슬어 참빗질에 해떨어지는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군대간 장정들은 훈련소에서 이잡이로 ‘입영신고’를 해야 했다.속곳차림으로 도열한 신참병들의 겨드랑이며 사타구니에는 어김없이 하얀 DDT가 살포돼 앞으로 보내야 할‘혹독한 3년’의 군기를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뭐라해도 이 때문에 가장 곤욕을 치른 이는 갓시집 온 새댁.신랑과 시부모,올케 눈치를 살피느라 내놓고이잡이를 할 수도 없어 무시로 새끼를 치는 이를 감당하기가 만만찮았던 것.이런 새댁에게는 산어름으로 갈비 긁으러 가는 날이 묵은 과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였다.다북솔밭에 숨어 앉아 속곳 까뒤집고 이를 털어내는 일이야말로이들에겐 시집살이의 체증을 씻는 또다른 희열이었다. 사시장철 줄기차게 알까고 새끼를 쳐대 “죽었다 깨어나도 이밭”이라며 진저리를 치던 그 이도 세상이 바뀌면서벼룩·빈대 등과 함께 하나,둘 자취를감춰갔다. 진저리치던 ‘이판’을 바꾼 것은 바로 새마을운동.‘산림보호’와 ‘부엌개량’은 연탄보급을 늘렸고 독한 연탄가스에 “베트콩보다도 독하다”던 이도 마침내 절멸해 갔다.여기에 거무튀튀한 ‘똥비누’ 대신 나온 신식 화학비누,합성세제도 이에게는 견딜 수 없는 수난의 독극물.요새는 게으른 꼬맹이들 머리에서나 ‘어머나,이게 다 뭐야’라는 말에서 엿보듯 근근이 연명해 백과사전이나 동물도감에서 찾는게 더 손쉬운,가난했던 시절의 또 다른 벗이었다. 어렵던 시절에 이 징그런 미물이 목숨걸고 날라다 준 인정과 우애의 교감조차도 지금은 온몸을 활보하던 스물거림의 추억과 함께 잊혀져가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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