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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추석 선물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지난 주말과 휴일에는 성묘객들로 도시 외곽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한국인들은 없이 살아도 명절만큼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따뜻하게 지내려고 한다.손에는 자그마한 선물꾸러미를 들고.‘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그래서 생긴 것일 게다. 올해 추석은 5일 연휴가 된다.백화점 등 쇼핑업체나 여행업계에서는 추석특수 잡기에 여념이 없다.벌써부터 선물을 나르는 택배업체 차량들로 곳곳에서 지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하지만 이런 들뜬 분위기와는 달리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이번 추석에는 근로자들이 노는 날은 늘어났으나 전체적으로 추석 보너스 지급액수는 줄어들었다고 한다.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가난으로 인한 자살비율이 3년 전보다 2배나 증가했다고 한다.행정자치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현재 자살자 6005명 가운데 빈곤으로 인해 자살한 사람은 408명에 이른다고 한다.자살 얘기까지 해서 좀 뭣하지만 전반적으로 불황이 서민들을 옥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저께 민주당의 정대철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 끝에 역대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명절선물을 공개했다고 한다.박정희 전 대통령은 봉황문양이 새겨진 인삼과 수삼을,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문양이 새겨진 인삼을,노태우 전 대통령은 100만∼200만원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보내왔고,김영삼 전 대통령은 멸치를 보내왔으며,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시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선물이 없어 자칫 정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대통령은 판공비를 써서라도 선물을 보내야 한다.”고 권유까지 했다.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추석 선물로 전북 고창 복분자술과 경남 합천 한과를 묶음으로 한 ‘국민통합형 선물’을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여야 정치권 인사 등에게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정성을 나누는 것은 많을수록 좋다.하지만 각종 비리니 불황이니 하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와 여당 대표가 선물얘기를 주고받은 것은 뭔가 ‘엇박자’인 듯한 느낌이 든다.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얘기가 아니라 남의 얘기처럼 들리게 하기 때문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 [사설] 종합 부동산세 위헌 소지 없어야

    정부가 어제 발표한 ‘부동산 보유과세 개편 방안’은 전국의 토지 과다 보유자들의 세금을 더 무겁게 물리는 가칭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현행 종합토지세와는 별도로 땅부자 5만∼10만명을 가려내 일종의 ‘부유세’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이다. 우리는 종합부동산세의 신설 취지에 공감하며,정부의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우리 사회에는 땀 흘리지 않고 거액의 불로소득을 누리는 계층이 있다.그들의 세금 부담을 무겁게 하는 것은 조세형평에 부합하고,소득 재분배를 통해 빈부격차를 완화하며,땀 흘려 일하는 많은 근로자와 빈곤층의 사회적 박탈감을 줄여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종합부동산세의 입법화 과정에서 위헌 소지가 없도록 사전에 검토와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한다.아무리 입법 취지가 좋아도 위헌 시비에 휘말리면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충격이 너무 커 안 하니만 못한 결과가 될 수 있다.1990년에 도입했다가 1998년에 폐지한 ‘토지초과이득세법’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걱정되는 대목이 있다.현행 종합토지세와 신설될 종합부동산세는 동일 세원에 대해 두번 세금을 물리는 것이므로 이중과세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크다.헌법재판소가 1994년에 토초세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 중 하나가 이중과세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의욕만 앞세워 땅부자들의 세금을 일시에 너무 높이는 것도 조세저항을 유발해 입법화를 어렵게 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이외에도 재산세 부과 기준을 건축물 면적에서 시가로 전환하는 문제와,종토세의 과표 현실화 등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므로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특히 아파트·상가 등의 건물에 물리는 재산세도 합산 누진과세를 적용해야 한다.차제에 재산세와 종토세를 단일 세목으로 통합해 누진과세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
  • 매주 연휴시대/‘주5일제’ 국회본회의 통과

    세상이 바뀐다…,인생이 바뀐다…. 수년 동안 국가적 논란을 벌여온 주5일 근무제가 마침내 29일 법제화됐다.이제 주말은 일주일간 쌓인 노동의 피로를 푸는 휴일의 개념을 넘어 지금의 삶을 즐기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기회의 시간으로 떠올랐다.경제·사회·문화·레저 등 모든 분야에서도 획기적 변화가 예상된다. ●연 근로시간 대폭 단축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 230명이 출석한 가운데 주5일제 시행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1,반대 57,기권 32명으로 가결했다. ▶관련기사 6·7면 이에 따라 현재 주 44시간인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으로 줄고,연간 휴일·휴가 일수는 91∼101일에서 134∼144일로 43일 늘어난다. 공공·금융·보험업종 및 1000명 이상 사업장은 2004년 7월부터,300명 이상 사업장은 2005년 7월부터,100명 이상 사업장은 2006년 7월부터,50명 이상 사업장은 2007년 7월부터,20명 이상 사업장은 2008년 7월부터 시행된다.20명 미만 사업장은 2011년까지 시행토록 대통령령으로 위임했다. ●늘어난 24시간의 축복 주5일제는 개개인의 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동반한다.이틀의 휴일로 전국은 ‘1일 생활권’을 넘어 ‘1일 여가권’으로 접어들게 된다.한국관광공사는 연평균 7%의 관광수요 증가로,해마다 1조 7000억원 규모의 관광지출 증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한 연구기관은 주5일제 시행으로 신용카드 사용률이 15∼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5일제가 시범실시되고 있는 금융기관 직원들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배우자나 자녀와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응답,이혼율 급증 추세도 꺾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용불안정 확대될 듯 노동시장과 산업형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업계에서는 주5일제 도입으로 대략 60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실업해소에 상당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비정규직 채용 확대와 변형근로시간제 적용 등으로 고용의 불안정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기협중앙회는 “전체 중소기업의 37%가 해외이전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며 주5일제 도입후 이전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인프라 확충 시급 주5일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휴일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는 개인의 지혜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정부 차원의 문화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야기될 수 있는 저소득층과 빈곤층,실업자 등 소외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할 제도적 보완책도 절실하다. 진경호기자 jade@
  • 盧대통령 6개월 진단 / 정국위기 극복 어떻게

    25일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맞는다.느낌으로는 몇 년이 흐른 것 같다.지난 6개월동안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아무튼 현 정국은 위기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다. 경제는 민생을 떠받쳐주는 하부구조이다.그 하부구조가 흔들리고 있다.청년실업은 늘어만 가고 노사분규는 정도를 더해 간다.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늘어가고 미래 경제전망은 불투명하다.가계에는 주름살이 져가고,소비는 크게 위축되어 있다.민생부분이 열악해져 가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바로 저소득층,빈곤층,소외계층의 증가로 연결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아닌가? 또한 계층,지역,세대,이념간의 대립과 갈등은 점차 심화되어 결과적으로 국민에너지는 분산되어 가고 있다.국민통합을 이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 잘 지켜질지 걱정된다.왜 집권 6개월만에 우리 사회가 엄청난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는가를 곰곰이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참여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야 한다. 완벽한 정부가 없듯이 전적으로 나쁜 정부도 없다.노 당선자는 특유의 뚝심과 행운으로 승리를 일궈낸 국민대표이다.아직 집권 6개월이다.지금부터 국민통합의 대통령,국가발전을 이끌어 낸 대통령,반대자를 잘 설득한 대통령,민생을 잘 챙긴 대통령,국민이 안심하고 살게 한 대통령,국민을 행복하게 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민주사회에서 정치적 영웅은 있을 수 없다.왜냐하면 항상 반대편의 비판의 화살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권력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권력을 견제·비판하는 것을 악의적인 비난으로만 폄하하지 말고 자기 수정을 위한 밑거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이럴 때 비로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통령,신뢰받는 정부가 될 것이다.야당이나 언론도 비난보다는 건전한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 [사설] 경제 비상대책 시급하다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한국은행은 어제 우리 경제의 실질 성장률이 지난 2·4분기(4∼6월)에 1.9%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이는 외환위기 이후 지난 4년반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지난 1·4분기(1∼3월)의 3.7%에 이어 다시 2%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이같은 성장률 급락 현상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나란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불황 속에서도 한동안 호조를 보이던 수출마저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우리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본다.젊은 층의 취업난과 실업 급증,절대빈곤 계층의 생계형 자살 등은 이미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경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불안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될 위험이 크다.그런데도 여·야 등 정치권은 물론이고 정부조차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경제 살리기’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노무현 대통령부터 앞장서야 한다.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에 실패하고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둔 지도자는 없었다.노 대통령은 “경제를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그 실천의지가 읽혀지지 않는다.노 대통령과 여·야는 ‘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경제 살리기’에 지혜를 짜모아 비상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그 것이 내년 총선을 앞둔 각 정파의 지지율을 높이는 길이 되기도 할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고는 경제를 살리기가 어렵다고 본다.현재 상장기업들은 총 20조원의 현금을 은행에 쌓아두고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노 정부의 경제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투자를 안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노동계도 이제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내 밥그릇을 키우려다 모두의 밥상을 엎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마당] 돈 이야기

    아무리 써도 바닥이 나지 않을 만큼 많은 돈이 갑자기 생긴다면,이를테면 로또 복권에 당첨이 되거나 모르고 있던 먼 친척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상속을 받는다면,가장 먼저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라면 우선 한 일년쯤 계속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겠다.그 다음엔 물론 평생 먹고 살 만큼의 돈을 통장에 넣어두고,배고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에 쓰고 싶다.그러나 자기가 쓰고 싶은 것 다 쓰고는 남을 돕지 못한다.아무리 부자라 해도 마찬가지다.뿐만 아니라 돈이란 생기면 생길수록 더 큰돈을 벌고 싶은 욕심에 그나마 있는 돈도 다 날리기 십상이다.살아 있는 날들 동안 자기가 쓰고 가는 돈만이 제 돈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제나 저제나 세상은 늘 불공평한 법.한쪽에서는 죽을 때까지 가난에 시달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남아도는 돈을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또한 세상이다.이렇게 불공평한 세상을 고르게 평준화시키자는 마르크스의 원대한 이상이 무참히 무너져버린 오늘에도 사람들은 아직 그 아름다운 꿈을 잊지못한다.그 누구도 가난하지 않은,평등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듭시다.그러나 아무리 들어도 매혹적인 이런 말들은 어디까지나 듣기 좋은 말일 뿐일지 모른다.돈이란 게 원래 열성 인자여서 모두가 잘 사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 하다가는 모두가 배고픈 세상으로 전락해버리는 건 아닐까? 요즘 자주 듣는 신 빈곤층이라는 낯선 단어는 알고 보면 우리의 낯익은 이웃이다.아니 이웃보다 더 가까운 내 형제 자매 친척들이다.이른 나이에 퇴직을 하고 얼마 되지 않은 퇴직금을 주식투자로 다 날려버린 사람들,하루하루 늘어가는 카드 빚더미 아래서 숨도 쉬지 못하는 사람들,빚 때문에 아파트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하는 사람들.요즘처럼 자살이 마치 교통사고처럼 흔한 시대도 없을 것이다. 로또 복권을 사는 일은 온 국민의 하루 일과이며,꿈의 행위이며 유일한 취미생활이다.믿을 수 있는 건 학벌도 직장도 아니고 자기 자신은 더욱 아니다.오로지 운수대통에의 오랜 꿈일 뿐이다.최근 모 재벌 2세 기업인의 자살은 먹고 살기 힘든 이 땅의 많은 서민들의 마음에도 큰 파문을 던졌다.가난하든 부유하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의 죽음은 어쩌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며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잠시 동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사진 속에서 울고 있는 그의 모습은 재벌 기업인의 오만한 얼굴이 아니라 너무도 연약하고 인간적인 사람의 숨김없는 표정을 보여준다.누군들 이 시대에 고통스럽지 않으랴? 아니 고통스럽지 않은 세상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지 모른다.통일이 되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질 듯 낭만적인 생각들을 하기도 하지만,통일 이후에 우리가 겪어야 할 ‘고통의 예방주사’를 맞는 기간이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민족의 염원인 통일과 개인의 소원인 로또 복권 당첨은 지금 이 시대를 함축하는 가장 상징적인 단어가 아닐까? 납골당이나 묏자리를 미리 분양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돈이란 이렇게 삶뿐만 아니라 죽음의 형식에도 영향을 미친다.흔히들 말하는 준비된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 죽어서 어디에 묻힌들 무슨 상관이랴? 죽어서 머물 곳을 미리 사두는 것과 고품격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은 무엇이 다를까? 하지만 죽음을 미리 준비하기엔 지금의 삶이 너무 절실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어딘가에 기대야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로또 중독증….그들을 짓누르는 세상의 하늘이 너무 무거운 탓인가 보다. 황 주 리 화가
  • 말말말˙˙˙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30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삼풍백화점 같은 초대형 사고가 상반기 중 10번 이상 발생해야 가능한 수치이다. -한나라당 서명림 부대변인이 15일 논평에서 빈곤층이 자살하는 사회가 되고 있는 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민생대책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 복지부 앞에 서면 작아지는 재경부

    재정경제부장관은 부총리,그렇다면 보건복지부장관은 무슨 급?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18개 정부 부처의 순위는 재정경제부가 1위인 반면 복지부는 13위다.그런 탓에 재경부장관은 부총리까지 겸하고 있다. 순위가 그대로 부처의 파워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재경부와 복지부의 위상이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재경부는 실제로 경제부처의 수장으로서 부처간 협의에서도 항상 주도권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서는 유독 복지부와 겹치는 현안만 나오면 복지부의 주장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재경부’라고나 할까. 김화중 복지부장관은 이달 초 건강보험료의 3개월 이상 체납 가구 중 납부 능력이 없는 빈곤층의 밀린 보험료를 면제해 주겠다고 밝혔다.재경부는 국고 부담 증가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했지만,결국은 복지부 방침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100조원을 넘어선 국민연금기금의 운영을 맡고 있는 기금운영위원회의 독립은 재경부와 기획예산처가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지만,복지부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기금운영위가 복지부 영향권에 계속 머물 공산이 크다. 담뱃값 인상도 물가 불안과 범죄 양산 등의 이유를 들어 재경부가 처음엔 반대했지만,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우리도 담뱃값 인상에 동의한다.”면서 복지부 의견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돌아섰다. 비록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겠지만,재경부와 복지부의 위상이 이처럼 뒤바뀐 데 대해 관가 안팎에서는 장관의 정치력 차이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김 장관이 결국 김 부총리보다는 한수 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간 묘한 대립구도로 몰고가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들어 우리 부 직원들의 기가 살아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데스크 시각] 가난과 함께 오는 절망감

    외환위기 때 파산한 한 기업인은 반지하 17평짜리 셋집으로 이사갔다.그는 첼로를 배우던 딸아이의 레슨을 중단시키면서 가장으로서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돈이 없어 절감하는 궁핍감과 절망감은 사실 겪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그는 강조했다.첼로는 사치일 것이다.가난 때문에 아파트 밖으로 아이들을 던지고 동반자살한 어머니나,아들이 진 수천만원의 빚 때문에 목숨을 버린 아버지가 겪었을 절망은 얼마나 깊었을 것인가.실직자로 수만원이 없어 아픈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했던 빈곤이 주는 절망감,내일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불안감,빚 상환 독촉에 시달리는 심적 고통…. 가난은 그저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는 ‘불편함’만은 아니다. 한 방송이 벌이는 빈민층의 집고쳐주기 프로그램을 보면 가난한 사람들은 천장에서 물이 새고 벌레가 기어다니는 집에서 산다.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 우중충한 집은 아무리 밝은 성격이라도 어둡게 만들 것 같아 보인다.가난이 얼마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가를 보여주는 풍경의 단편들이다.최소한 돈에 아쉬울 것 없는 재벌 회장이 투신자살한 충격에 접하면서 사람들은 ‘그래,돈이 삶의 전부는 아니구나.’ 하고 깨달으면서도 사회 다른 일각에서는 돈이 없어 삶의 전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목격한다.이른바 ‘빈곤 자살’이 계속 증가,경찰청은 작년 600명에서 올해는 700명 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죽음에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헤매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사실 가난은 단순히 파산했다거나 빚을 진 상태라고 돈의 측면에서만 단정짓기에는 훨씬 더 복잡하다.‘가난의 문화구조’가 있으며 이 구조는 국가차이를 넘어 공통된 점이 있다고 한다.계속되는 생존 투쟁,실업,불완전 고용,저임금,어린이 노동,저축 부재와 만성적인 현금 부족,고리채 의존 등이 그것이다. 빈곤층은 알코올 중독자의 높은 발생률,가족 구타,빠른 성(性)경험,낮은 교육,열악한 주거 환경,파산 가정,여자 가장 등의 사회·심리적인 특징도 여럿 공유하고 있다. 궁핍은 정부 등 공식 기구와 기존 가치관에 대한 가난한사람들의 반(反)사회적인 공격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가난한 사람들이 절망감을 자학이 아니라 외부로 향할 때 드러내는 파괴적인 행동을 서구 사회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연구하고 대처해왔다.집값 폭등,빈부 격차 심화 등이 초래하는 바닥 계층의 절망감은 깊어지고 있다.이들이 저지르는 사회 범죄의 증가와 이를 막기 위한 안전 산업 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치르기 시작한 사회적 비용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과 실수로 가난의 구렁텅이로 빠지기도 하지만 카드 신용불량자처럼 사회와 제도 탓도 있다.부(富)와 마찬가지로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것은 정설에 속한다.따라서 복지정책을 성장에 저해된다는 논리로,단칼에 거부하기에는 가난의 사회적 과제는 크다.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누리도록 돕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들의 사회에 대한 분노를 삭이는 길은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자살한 재벌 회장의 측근은 상가에서 “진작 좀 도와주지 그랬어요.”라고 조문객들에게 한탄을 했다고 한다.가난한 주검들을 대변해주는 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여야는 복지정책 논쟁만 벌이지 말고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정말 좀 도와주었으면 싶다. 이 상 일 경제부장
  • 경제 플러스 / 한화그룹 ‘사랑의 집수리’ 활동

    한화그룹은 12일 기업의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자원 봉사활동인 ‘사랑의 공부방’과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날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세계적인 빈곤퇴치기구인 월드비전과 저소득층 지원단체인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와 실행 협약식을 가졌다.
  • ‘빈곤’자살 크게 늘었다

    빈곤과 삶에 대한 비관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자살한 6005명의 자살동기를 분석한 결과 ‘비관’이 3064명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이는 지난해 비관으로 인한 자살비율 42%보다 9%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또 빈곤 때문에 자살한 사람이 408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지난해 4.6%보다 훨씬 늘어났다. 다른 자살 원인으로는 병고 1108명,가정불화 407명,사업실패 215명 등으로 집계됐다.자살 전체 규모는 7월말 현재 지난해 전체의 46%에 그쳐 경찰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자살 건수가 약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자살자 수는 지난 97년 9109명에서 98년 IMF 영향으로 1만 2458명으로 급증했다가 99년 1만 1713명으로 줄었다.하지만 지난 2000년 1만 1794명에서 2001년 1만 2277명,지난해 1만 3055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택동기자
  • 목타는 지구촌

    지구가 말라가고 있다.유엔이 정한 ‘물의 해’를 맞아 1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된 물 심포지엄에서 유엔은 향후 20년간 전세계 1인당 물공급량이 3분의1 줄어들 것으로 경고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2025년까지 1인당 가용 수자원이 40% 이상 급감,최악의 물부족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됐다.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이 유일하게 40% 이상 수자원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미국과 유럽,중국 등 대부분의 공업국가들은 1인당 가용 수자원이 20∼4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물부족 실태 유엔은 2025년 세계 48개국 28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을 경험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이 가운데 40개국이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다.21세기 중반에 접어드는 2050년이 되면 물부족 국가가 54개국으로 늘어나며 최악의 경우 60개국 70억명의 인구가 식수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부족은 우선 인구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인구가 증가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물소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수질오염으로 가용 수자원은 점점 줄고 있다.여기에다 농업과 산업의 발전,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의 장기화로 세계 곳곳의 강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후진국 빈곤 더욱 심화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이 특히 물부족 취약 지역이다.중국에서 2030년까지 매년 2000억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는 현재 중국의 한해 물 소비량을 초과하는 양이다.요르단은 한해 1인당 물사용량이 176㎥밖에 되지 않는다.유엔은 1인당 물사용량이 1000㎥ 미만일 경우 극심한 물부족으로 규정하고 있다. 에이즈·기아 문제와 더불어 ‘3대 재앙’으로 일컬어지는 물부족은 특히 아프리카 지역 후진국의 식량난과 위생·보건 문제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체 물 사용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용수 부족은 농산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져 기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또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 부족은 이 지역 질병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부적절한 식수사용으로 매년 300만명이 죽어간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각국 물부족 타개 부심 물위기에 직면한 세계 각국은 수자원 확보에 치중하고 있다.중국은 수량이 풍부한 남부 양쯔강의 물을 황허로 끌어올리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 또한 히말라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건조한 남부·동부 지역의 강으로 유입시킨다는 방침이다.스페인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도 비슷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열린세상] 복지 지향적 성범죄 해법

    요즘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불안뿐 아니라 유괴,동반자살 등 각종 사고들이 거의 매일 보고되고 있다.그 중 특히 끊이지 않는 것이 성범죄이다.성폭력의 피해자는 성인 여성을 비롯하여 새벽 등굣길의 여고생,심지어 유치원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된다.더구나 이제는 군대 내부에서 동료나 상관에 의한 성추행이 심각하다고 알려지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성과 관련된 폭력적 행위가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성폭력은 단순 폭력에 비해 피해자에게 말할 수 없는 수치심과 두려움을 유발한다.단순 폭력을 당한 경우 쉽게 남에게 피해 사실을 알려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성폭력 피해자들은 그렇지가 못하다.가해자들도 이런 점을 이용하여 심지어 금품갈취 후 입막음용으로 성폭력을 이용하기도 한다.하지만 성폭행 피해자들은 정신적 상처가 상당히 심각하다.특히 어린 시절에 성폭력을 당한 여성의 경우 성인이 되면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정신장애를 가질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히 높고 성에 대해 왜곡된 상을 가지게 된다.성폭력의 피해자들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몹시 필요하다. 성폭력 가해자들 역시 일반적인 범죄자들과 다른 특징이 많다.평소에는 선량한 시민으로 잘 지내다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추행을 오랜 기간 해 오는 경우도 흔하다.이 경우 범죄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우며,설사 범죄가 밝혀져 처벌받은 후에도 변태적인 행위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최근에는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어려져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하기도 한다.이런 아동들은 어려서부터 음란물에 노출되어 거의 중독이 되다시피 한 경우가 많으며 변태적인 성적 발달이 심각한 상태이다.또한 이들의 부모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녀가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살펴보는 여유가 부족하고 심지어 성범죄를 저지른 이후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따라서 이들은 연령이 어리므로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나 본인의 의지로 치료를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같은 문제를 계속 일으킬 가능성이 몹시높다.따라서 이들 가해자들이 본인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치유하기는 어려운 상태이므로 사회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복지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빈곤층에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복지 사회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성범죄는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가 사회적 복지 차원에서 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해 별도의 치료교육 기관을 제공한다든지,청소년 가해자의 경우 처벌보다는 치료를 더 우선시하는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체계적으로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가해자들의 치료재활을 통해 성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의 복지제도가 없는 점이 너무 아쉽다.실제 임상에서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심각한 정신적 문제와 청소년 가해자들의 대책 없음을 자주 접하면서 이제는 우리 모두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그리고 현재 우리의 성폭력 피해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어려움과 수치심,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어떤 조처도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몇몇 시민단체와 병원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고 최근에는 성폭력 피해 아동들의 진술을 한번만 받도록 개선하기로 한 점들은 고무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보인다.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복지가 한 단계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신 의 진 연세대 의대 교수 소아정신과
  • “기자들과 식사자리 안된다”

    “기자들과 식사하기도 눈치보이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참여정부 2차 국정토론회에서 또다시 언론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자 공무원들이 기자들과 식사자리를 갖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하지만 일부 ‘개혁장관’들은 보란 듯이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져 대조를 이뤘다. A부처 장관은 4일 간부회의에서 “대통령의 (대언론)생각이 상상 이상인 것 같다.”며 “당분간 기자들과 식사하기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직원들은 사실상 ‘오찬 금지령’으로 받아들이는 기류다. 이런 금지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문화관광부는 보도자료를 낸 뒤 기자들과 오찬행사를 갖던 관행을 아예 없애버렸다. 기자접촉이 기자들에게 술이나 밥을 사는 것이냐는 노 대통령의 지적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노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소줏집에서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얘기하다 보면 다음날 시커멓게 (기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B부처는 이달 말 기자들의 워크숍 지원계획을 취소했다.중앙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갑작스럽게 오찬·만찬이 사라지기는 힘들겠지만 점차적으로 줄어들면서 결국에는 없어질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갖는 오찬모임도 눈치보면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청사 한 공무원은 “노 대통령의 강도높은 발언 이후 주변의 간부들은 기자들과 식사 자리를 갖는 것을 상당히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개혁장관인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탈빈곤층 대책을 내놓은 뒤 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앞서 장관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김 장관은 이날 대통령이 기자들과 식사·술자리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찬자리를 갖는 것은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기자들과 식사 등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고,뒷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정색했다. 김 장관은 “나는 뒷거래를 한 적이 없고 언론에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혁장관인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대언론 관계를 최대한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수 조현석기자 sskim@
  • [열린세상] 돈 때문에 죽는 사회

    빚 독촉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생활비는커녕 아이들 병원비도 없어 안 죽겠다고 울부짖는 자식을 껴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주부가 있다.카드 빚을 돌려 막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어머니와 아들의 목을 조른 가장이 있다.아예 궁핍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온 가족이 자동차 안에서 함께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너무나 참담하고 슬픈 일이다. 외환 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부실기업들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기존의 조직과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이에 따라 수없이 많은 실업자들이 생계수단을 잃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이 과정에서 정부는 경기회복을 명분으로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어 소비와 투자를 적극 권장했다.그러자 신용카드 발행이 넘쳐나고 나라는 빚 소비와 부동산 투기로 들떴다.하지만 정작 일자리 마련을 위해 필요한 기업들의 투자는 늘어나지 않았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부유층에는 호화 소비와 투기 혜택을 집중시킨 반면 빈곤층에는 생계 불안과 빚더미의 굴레를 씌운 결과를 낳았다.정부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정책이 남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쫓아낸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셈이다.이렇게 되자 우리 사회는 공동운명체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더 이상 삶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 부도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했다.그러나 극빈층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정망은 절대적 조건이다.이를 무시하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소비와 투기까지 조장하여 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까지 몰고 간 것은 반사회적 행위이다.침몰하는 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인명부터 구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급해도 빈민층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돈 때문에 죽는다는 사람들의 인식은 더 큰 문제이다.아무리 살기가 어렵다고 할지라도 목숨을 스스로 끊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우리 민족은 수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으며 가난과 고난 속에 살아왔다.그러나그럴수록 강인한 생명력을 기르며 정체성을 지키고 꿋꿋이 살아왔다.6·25 전쟁 때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상태에서 1000만명이 가족을 잃고 헐벗은 채 전쟁터를 헤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어떻게 다니던 직장을 잃거나 카드 빚을 돌려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자살을 하는가? 그것도 자신에 그치지 않고 자식과 부모의 생명까지 빼앗는가? 참담한 죽음의 행렬은 무조건 중단되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극빈층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파악하고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현재 부양자가 없고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공식적 극빈층은 135만명에 이른다.또 극빈층은 아니지만 가족이 실직을 하고 빚이 많아 사실상 생계가 어려운 준 극빈층이 300만명을 넘는다.전인구의 10%가 삶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며 모든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는 기업정책은 지양돼야 한다.임금인상 억제,일자리 나누기,기업투자 확대,신산업 발전 등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사는 공생의 전략이 필요하다.더 이상 가난한사람들을 방치하지 말고 재기의 꿈을 안겨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사람들의 의식개혁도 절실하다.돈은 벌어야 한다.그러나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우리는 남을 이기지 못하면 자신이 죽는 약육강식의 경제전쟁 시대에 살고 있다.이 전쟁에서 이기고 사람답게 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정신무장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생활고에 넋을 잃은 나약한 패배자에서 벗어나 세상이 무너지는 전쟁 포화 속에서도 강인하게 일어서는 의지인으로서 우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이것이 진정 경제동력을 찾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가는 길일 것이다. 이 필 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
  • 건보료 생계형 체납 100만명 / 보험료 새달부터 전액 면제

    다음달부터 보험료를 제때 못냈던 약 100만명의 빈곤계층이 보험료 전액 면제에 따라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생계 곤란으로 인한 자살이 크게 늘어나자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내용의 빈곤층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건강보험료가 밀려있는 저소득층을 조사해 납부능력이 아예 없는 ‘생계형 체납세대’에 대해서는 밀린 보험료를 전액 면제해주겠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9월부터 기초생활보장수급자(월소득 102만원 이하)의 바로 윗계층인 차상위(次上位)계층(월소득 103만∼122만원) 320만명중 보험료가 밀려 있는 약 100만명은 보험료가 전액탕감되면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또 “건강보험료가 석달 이상 밀려 있는 일반체납자도 체납기간 중 진료를 받으면 건강보험공단이 급여비를 부당이득금(공단부담금)으로 환수토록 돼 있으나 보험료를 나중에라도 납부하면 이를 면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기 전에도 부모의 가출이나 주소득원의 사망 등 필요한 경우 한달간 긴급 생계급여 투입을 적극 실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녹색공간] 만들어가는 건강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1997년 현재 73세에 이른다.1960년에 55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8년을 더 살게 된 것이다.어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은 1840년 이후 매년 3개월씩 증가해 왔으며,이런 추세대로라면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를 분석해 보면,평균수명의 증가현상은 주로 영아사망률의 극적인 감소와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 그 주요 원인이 있었다고 한다.영아사망률이 감소했다는 것은,출생이라는 사건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그다지 위험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데,많은 사람들은 그 공을 현대의학의 발달로 돌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현대의학의 중심지이며 국민총생산의 14%라는 막대한 비용을 의료비로 지출하는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하지만 UNICEF가 1996년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미국의 유아사망률은 산업화된 서구 국가 중 25위라는 치욕적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이 크게 줄어든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도 현대의학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19세기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의 주요 원인별 사망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폐결핵과 백일해,홍역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은,항생제가 발명되고 백신이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회의학자들은 평균수명이 연장된 것은 질병의 원인균을 발견하고 그것을 죽일 수 있는 항생제를 발명한 의학자의 덕이라기 보다는,주거환경을 개선하며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정치가와,모성보건에 관해 헌신적으로 교육한 간호사나 교사의 덕으로 돌리고 있다.그렇다고 현대의학이 우리의 건강에 기여한 바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이제 우리는 더 이상 피부에 난 종기 때문에 죽지도 않고,당뇨병 환자라도 인슐린을 투여하기만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신부전 환자라도 정기적으로 투석치료를 받거나 신장이식수술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도있다. 문제는,이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구매하기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막연한 정서가 만연해 있다는 데 있다.매스미디어는 연일 무병장수 시대를 말하고,의료산업은 이렇게 만들어진 상징을 이용해 각종 건강상품을 생산하며,대중은 무비판적으로 그것을 소비한다.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의학상의 주요 발견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별 효용이 없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언론은 당장이라도 커다란 진전이 있을 것처럼 호들갑이고 산업체는 발 빠르게 그것을 상품화하며,기대를 키운 환자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일선의 의사에게 실망한다. 하지만 성형수술의 횟수가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니듯이 의료서비스의 소비 정도가 건강의 기준일 수는 없다.건강은 나 혼자의 재산이 아니라 내 가족과 직장,그리고 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가치이고 과정이어야 한다.그렇다면 우리의 보건의료정책도,기왕에 생산된 의료서비스를 분배하고 소비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건강을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바뀌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강 신 익 인제대 의대 교수 의철학
  • [열린세상] 교황의 한반도 해법

    상아탑에 갇혀 살던 필자에게 난데없이 대사(大使)라는 새로운 소임이 주어져 교황청에 파견받았다.현지에 부임하여 7월 4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하였는데 필자의 제정사(提呈辭)에 대한 교황의 답변서(둘은 라틴어로 문서를 주고 받았다)에는 한반도 주변에 일고 있는 국제정치의 풍랑을 지켜보는 종교지도자의 혜안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984년에 한반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교황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가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간에 대면하려는 공고한 의지”를 보이는데 희망의 실마리를 본다고 했다.휴전선을 사이에 둔 분쟁은 “동등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데서가 아니라 오로지 상호신뢰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하에 교황은 남북한의 “인내하고 과감하고 항구하며 사려깊게 지속되는 대화”만이 겨레에게 항속적 안정을 가져다 주고 “그것은 단지 두 나라의 화합만이 아니라 한반도가 위치한 주변 지역 전체의 공고한 안정을 가져다 주리라.”고 평가했다. 창경궁만한 넓이의 초미니국가이지만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모체인 교황청은 그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7월 한달에만도 이틀이 멀다 하고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외신으로 전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필자에게 북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량살상무기,특히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평등하게 또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세 마디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서기 5세기에 로마 제국이 붕괴되던 시대를 살았던 아우구스티누스는 ‘평화(平和)는 정의(正義)의 열매’라고 설파하였다.개인간에도 사회에도 국가간에도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표면적 평화는 패자의 죽음과 한시적 침묵을 의미할 따름이라는 말이다.지금 유럽의 지성인들은 아프간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아니 아랍 세계 전체에서 들려오는 이 ‘침묵의 외침’에 괴로워 하고 있다.고대 그리스 현자들이 정의를 “각자에게 자기 몫을 돌려 줌”이라고 단언했음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정치가나 외교관의 귀라면 북핵문제에 관한 교황의 발언에서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점진적으로 결연하게 폐기되어야 한다.”는 구절 사이에 끼어 있는 ‘평등하게’라는 단어를 놓치기 쉽다.세계의 현안문제에 중립적인 공평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교황은 한편은 강대국의 핵우산 밑에 앉아 있고, 한편은 같은 강대국의 반세기 넘는 경제봉쇄에 온 국민이 아사지경인 처지를 지적하여 이 단어를 쓴 듯하다. 비록 그 정신적 지도력과 특사 파견으로도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막지는 못했지만 20세기의 언론으로부터 ‘평화의 사도’로 칭송받는 교황의 발언은 누구보다도 남한 인구 30%에 이르는 크리스찬,특히 인구 9%에 도달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성프란치스코의 기도대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심겠다는 종교인들에게 교황은 “지나간 시대의 고통이 보다 나은 시대를 내다보는 자신감을 감소시켜서는 안 된다.인간에 대한 존중,정의와 평화의 항구한 추구라는 굳건한 바탕에서 한국의 현 시대와 미래를 정위시키라.”고 호소한다. 물론 교황은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인으로서 발언하고 있으며,인류와 민족의 역사는인간과 하느님의 두 의지가 밀고 당기면서 수행해나간다는 신학을 갖추고 있다.인류사의 지평선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는 83세의 노인은 한반도의 운명이 미국의 핵우산과 남한의 군사력에만 달려 있지 않고,한겨레가 국제정의를 구현하고 북한의 빈곤과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남한의 잉여가치를 내놓겠다는 도덕심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가르침을 건네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자기네가 믿는 하느님을 ‘역사(歷史)의 주님’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성 염 서강대 교수 주 교황청 한국대사
  • [사설] 양길승 향응전모 밝혀야

    청와대 양길승 제1부속실장이 향응 파문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어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저간의 속사정이야 어떻든,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제1부속실장이 접대부와 함께 향응을 제공받은 장면이 만천하에 알려졌으니 사표를 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특히 조세포탈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있는 호텔사장이 함께한 고급 술자리와 호텔 스위트룸 향응이었다는 점에서 청와대 직원들의 도덕적 무신경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이번 향응 파문의 심각성은 개혁 중추세력임을 자부하고 있는 청와대 직원의 공직 의식 빈곤과 도덕적 해이다.반드시 8월 인사의 새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아울러 당일 술자리 행적과 당시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몰래카메라에 찍힌 것도 양 실장의 잘잘못을 떠나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도대체 누가,무슨 의도를 가지고,어떻게 찍었는지 의문투성이다.청와대에서는 8월말 청와대 인사를 겨냥한 음모론,역음모론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는 모양인데,그렇게 간단히 치부할일이 아니라고 본다.청와대와 양 실장을 곤경에 빠트릴 목적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는 양 실장의 당일 행적과 ‘몰카테이프’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당일 행적을 놓고도 술값은 누가 내고,청탁은 없었는지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더구나 청와대가 이 사건이 보도되자 자체조사를 벌인 뒤 양 실장을 구두경고만 했다니 그럴 일인가.앞으로 교훈을 삼기 위해서도 사표수리와 관계없이 검·경의 수사이건,아니면 청와대 재조사를 통해서라도 진상이 철저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그래야 몰카에 의한 공직 모독과 인격 살인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청와대의 맹성을 촉구한다.
  • [시론] 참여정부 의료정책 유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19세기 후반부터 성장해온 복지국가의 중심적 기능은 국민의 삶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서,질병과 빈곤문제 해결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의료보장은 질병과 빈곤문제 해결의 첫 요소로서 인간 존엄성의 확보와 직결된다.의료보장제도는 의료행위를 통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인간생명을 지켜주고 근로능력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세계보건기구(WHO)헌장이 의료를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인정하고,우리 헌법에도 국민의 건강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나라 의료보장 현실은 어떠한가.건강보험의 보험료와 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국민의 보험 혜택은 나날이 줄어들고 보험 재정은 파탄에 이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한다.4조원에 달하던 법정 적립금까지 고갈돼 보험재정이 파탄나자,2001년 6월부터는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진료비를 지급하게 되었고,이를 보충하기 위해 환자 본인부담 인상,보험적용 약품 축소,차등 의료수가 실시,규격심사 등으로 의료의 공급과 국민의 의료 수요를 강력히 통제했다. 지난 4년간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매년 29.56%,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매년 45.03%씩 늘어났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올 상반기에 당기 보험재정 흑자를 달성했다고 하는데,국민부담금과 혈세로 만든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보험료 부담 가중으로 인해 의료혜택이 절실한 사회 취약계층은 적절히 치료받을 권리와 가치가 박탈되거나 제약받음으로써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같은 현상은 김대중 정부의 잘못된 의료보장 비용조달 방식과 공급 정책에서 초래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의료정책을 개혁하기는커녕 그대로 승계해 우리 의료보장제도의 위태로움을 더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는 의보통합을 명분으로 의료보험 운영시스템을 국가사회주의적 획일관리 체제로 변혁시켜 사회보험의 본질인 사회적 합의와 자율경쟁 구조를 폐지했다.그러면서도 사회적 합의구조 아래서만 존재 의의가 있는 건강보험공단이라는 전국적 조직의 거대한 보험자를 새로 설치해 막대한 비용을 쓰는 비효율 구도를 만들어 놓았다.또 의료인에 대한 통제 체제를 확립하려는 속내에서 의약분업을 내세워 의료공급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국민의 의료비 부담 가중은 물론 새로운 의약갈등 구조를 탄생시켰다. 의료보장 문제가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자 지난해부터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이유로 보건의료를 사회적 소유로 전환하려는 근본적 변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이래 추진해온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의료 사회화에 경도된 정책으로서 국민에게 부담과 고통만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의보통합과 의약분업이라는 잘못된 의료정책이 없었다고 한다면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지금보다 37.93%,건강보험에 투입되는 정부예산은 44.5%가 경감되고 보험급여비는 30.81%가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형적인 건강보험 시스템과 의약분업 구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한다면 연간 4조 167억여원의 비용(2003년 기준)을 절감해 보험료 부담을 대폭 줄이고,보험급여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자율과 경쟁이 보장되고 국민이 참여하는 의료보장 시스템으로 개혁하고,개인의 신체적·경제적 특성과 질병의 특징에 따라 국민이 다양하게 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김 종 대 한국복지문제연구소장 전 복지부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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