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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가 구 113만원 식료품비는 삭감

    4인가 구 113만원 식료품비는 삭감

    내년도 국민기초생활 보장자의 최저생계비가 평균 8.9% 인상됐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위원장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는 1일 오후 과천청사에서 2005년도 최저생계비를 심의, 이같이 결정했다. ●1999년에 이어 두번째 높은 인상률 가구별 세부인상 내역은 1인 가구의 경우 올해 36만 8000원에서 40만 1000원,2인 가구는 61만원에서 66만 9000원으로 각각 9%,9.7%씩 오른다. 또 3인 가구는 83만 9000원에서 90만 8000원(8.2%),4인 가구는 105만 5000원에서 113만 6000원(7.7%)으로 인상됐다. 이번 최저생계비 책정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실시되는 가계부조사 등 현장실사(최저생계비 계측)를 통해 결정됐다. 기초생활보장법 시행 첫해인 1999년 9% 인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인상률이다. 실사를 하지 않은 예년의 경우 물가 인상률에 맞춰 3∼3.5% 인상에 그쳤었다. 이번 현장실사에서는 통신수단 발달 등 정보화에 맞춰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료가 신규 포함됐고 삶의 질 향상에 따른 문화시설 관람료, 고용보험료 등도 최저생계비 산정과정에 반영됐다. 반면 식료품비는 오히려 삭감됐고 휴대전화 요금과 연금보험료(최저등급 적용), 우편요금 등은 논란 끝에 반영 항목에서 제외됐다. ●시민단체 “인상액 너무낮다.” 현재 최저생계비 수급자는 140만명이다. 최저생계비 인상에 따라 예산은 올해 1조 5122억원에서 1조 5428억원으로 2564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결정에 대해 ‘최저생계비로 생활해 보기 운동’을 전개했던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두 자릿수 대폭인상을 요구했는데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최저생계비로 한달 나기-희망 UP’ 캠페인을 통해 기존 최저생계비의 두자릿 수 인상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면서 “결과적으로 한 자릿수 인상에 머물러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강훈중 선전국장은 “최저생계비 수급자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1∼2인 가구의 지원금이 너무 낮다.”면서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단체와 연계해 개선투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허선 교수는 “단순히 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적 변화를 반영한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최저생계비를 책정할 때는 가구의 특성이나 의료욕구 등 세부적인 면까지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삼성하우젠K-리그2004] K리그 5일 플레이오프 격돌

    [삼성하우젠K-리그2004] K리그 5일 플레이오프 격돌

    올해 국내 프로축구 ‘왕좌’는 어느 팀이 차지할까? 2004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을 가릴 플레이오프(PO)가 5일 단판승부로 펼쳐질 4강전을 시작으로 개시된다.4강 플레이오프 대진은 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 포항 스틸러스-울산 현대. 여기서 이긴 팀들은 8일과 12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올 시즌 챔피언을 결정짓는다. ●수원 vs 전남,‘브라질용병’활약 관건 수원은 후기리그 우승팀으로, 후기리그 막판 8경기에서 6승1무1패를 기록하며 한껏 상승세를 탔다. 팀득점이 31득점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개 팀 가운데 단연 앞선다.31골 가운데 브라질 1부리그 출신의 투톱 나드손(12골)과 마르셀(8골)이 무려 20골을 쓸어담았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 김대의의 측면돌파와 월드컵 대표팀에서 복귀한 김두현, 최성용이 얼마나 활약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수원은 홈경기에서 11승 2무 5패(컵대회 포함)를 기록,3번 싸우면 2번은 이길 정도로 높은 승률을 보인 것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전남은 막판에 플레이오프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용병 비리설과 함께 이장수 감독의 경질성이 새어 나오는 등 구단내부의 불협화음이 전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구단은 이런 ‘갈등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플레이오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전남이 믿는 것도 브라질 출신의 용병 투톱이다. 모따는 21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이따마르는 6골로 팀내 득점 2위다. 팀이 넣은 29골중 20골을 두선수가 책임졌다는 게 수원과 비슷하다. 결국 수원-전남전은 브라질 용병들의 활약에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스타감독’간의 맞대결. 차범근 수원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한국축구의 대명사. 이장수 전남 감독도 중국 프로리그에서 하위권이던 충칭 룽신과 칭다오를 정상에 올리며 ‘충칭의 별’이라고까지 불렸다. 양팀간 정규리그 성적도 1승1무1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결과가 주목된다. ●포항 vs 울산,‘득점력을 높여라’ 포항은 전기리그 1위지만 후기에서는 ‘10경기 연속무승(3무 7패)’이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기며 13개 팀중 꼴찌로 리그를 마쳤다. 개막전과 마지막 경기에서만 간신히 승리를 거둔 셈. 최순호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좀처럼 골을 못 넣는다는 데 있다. 후기리그에 들어서는 겨우 7골(12실점)을 넣었다. 위안을 삼는다면 마지막 광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우성용(10골)이 해트 트릭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는 것. 따바레즈(5골)만 제 기량을 발휘하며 우성용과 공격의 보조를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부진한 코난(1골)과 까를로스(2골)가 얼마나 공격에 가세해줄지가 관건이다. 울산도 득점력 빈곤에 허덕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올 시즌 22득점에 그쳐 플레이 오프에 진출한 4개 팀중 꼴찌다. 카르로스(7골)와 도도(2골)의 공격라인에 대표팀에서 돌아온 최성국이 얼마나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그러나 울산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막강한 수비력.‘새신랑’ 골키퍼 서동명은 올시즌 24경기에 출장,14골만 허용, 경기당 0.58골만 내주며 4팀중 가장 듬직하게 골문을 지키고 있다.2년 연속 0점대 방어율이다. 두 팀간의 경기는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감독이었던 김정남 울산 감독과 선수였던 최순호 감독이 만난 ‘사제’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은 2000년 울산에 온 이후 ‘만년 2위’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더 재밌는 승부가 예상된다. 양팀간 올 시즌 전적은 2승1패(컵대회 포함)로 포항이 앞서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여성&남성] 부부공동재산제 오해와 편견

    [여성&남성] 부부공동재산제 오해와 편견

    ‘뒤웅박의 끈처럼 남편에게 매인 것이 여자의 팔자’라는 속담처럼 여성의 경제활동은 폄하되기 일쑤다. ‘돈이 곧 힘’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사회이지만 돈 많은 여성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나아가 경제적 주체로서 여성에 대한 시각은 노골적인 비하로 이어질 때가 많다. ●명의자만 재산처분 가능 그렇다면 탁월한 이브의 재테크 혹은 내조로 아담이 사과를 수확했다면 사과는 누구의 것일까. ‘부부 공동재산제’란 가정 경제의 공동주체인 부부의 수확은 두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는 상식에 다름아니다. 남편이 돈을 벌어오고 주부는 소비만 하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실질적인 부부간의 경제적 평등권은 멀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현행 민법에서는 부부라도 명의자만 재산처분이 가능하다. 즉, 배우자가 이혼하기 전 재산을 감추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혼과 함께 빈곤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여성을 주변에서 찾아 보기 어렵지 않다. 최근 이혼한 40대 여성 황모씨는 하루아침에 막막한 신세가 됐다. 남편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던 아파트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몰래 바꿔 놓은 것. 황씨는 유일한 재산이 사라진 상태에서 재산분할 청구도, 위자료나 양육비도 해결하지 못한 채 두 아이의 양육만 떠맡게 됐다. 이미혜 현실요법전문가는 “굳이 이혼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부부간의 실질적인 평등은 서로의 노동력과 가치를 인정하는 데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이름으로 하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세금 감면의 효과를 본다. 주택 매매로 양도소득세가 발생해도 세율이 낮아진다. 양도차익이 1억원일 때 세율은 최고 36%가 적용되지만 부부 명의라면 양도차익이 5000만원으로 나눠져 세율도 27%로 낮아진다. 배우자가 사망해도 전체 재산에 대한 상속이 아니라 일부에 대한 상속세만 내면 된다. 또 부부간 증여는 3억원까지 공제가 된다. 부부간에 6억원짜리 아파트의 절반을 증여한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등기 전 취득한 아파트 분양권도 절반을 증여하게 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낼 필요가 없는 이점이 있다. 또 부부가 함께 지분을 나누고 있더라도 남편 혹은 부인이 서로 동의하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공제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친구나 친척들로부터 부탁받은 보증 요청도 피할 수 있다. 부부의 공동명의인 탓에 일방적인 담보 제공이나 처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부간 애정-신뢰쌓기’ 가능 실질적으로 함께 이룩한 재산을 공동명의로 등기하면서 부부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작하는 전업주부의 일은 가사노동부터 육아·교육노동까지 일생동안 계속된다. 2001년 여성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생산되는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 부가가치는 143조원에서 169조원으로 GDP의 30.0∼35.4%를 차지한다. 김정혜 서울 여성의전화 인권센터장은 “평등한 가정문화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가계경제의 생산주체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당 4대입법 강·온 갈등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의 운명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의 ‘현재’는 서로 으르렁거린다. “한나라당이 끝내 반대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라도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强)이라면,“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온(穩)이다. 그런데, 이런 강과 온은 ‘과거’를 바라보는 자리에서 기묘하게 화해한다. 그 코드는 후회다.‘강’이 “지난 9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 입장을 밝혔을 때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푸념하면,‘온’은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지난 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 과거사 진상규명법이라도 통과시켰여야 했다.”고 한숨짓는다. 과거의 후회는 현재의 긴장보다 솔직하다는 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데는 아무래도 과거를 동원해야 할 듯싶다. 후회는 현실적 불가능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의 사선(射線)에서 ‘강’을 역설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4대 입법이 연내에 가능하겠느냐.”는 ‘가능성’의 질문 앞에선, 하나같이 위축된다.“되든 안되든 해야죠.”가 기자가 들은 가장 낙관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이런 빈곤한 솔직함마저 공식석상에 나오면 지조를 잃고 만다. 웬만한 ‘온’도 카메라 앞에서는 ‘강’으로 화장하기 십상이다. 지난 26일 국보법 등의 연내 강행 처리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들을 만나 “연내 처리 사실상 불가”를 토로했던(서울신문 11월29일자 보도) 천정배 원내대표는 29일 아침 상임중앙위원회 석상에서는 ‘강’을 역설했다.“한나라당이 끝끝내 (국보법) 상정조차 거부한다면 국회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4대 입법의 연내 강행처리에 무게를 싣는 당내 시각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천 대표가 이날 밝힌 ‘강’은 섬뜩하기보다는 쓸쓸한 느낌을 준다. ‘강’이 ‘강’답지 않은 데는, 법안 외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내년 3월 당 의장 선출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역학관계는 4대 입법을 바라보는 데 있어 보다 복잡한 시각을 요구한다. 재야파와 개혁당파 등 비(非)당권파는 벌써부터 “내년 전당대회에서 국보법 폐지 실패 등 당권파의 개혁 입법 실패를 심판하자는 논리를 내세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이들 비 당권파 대부분이 ‘강’의 범주에 든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4대 입법의 실패는 곧바로 당권 가도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이들이 4대 입법의 연내 처리에 그리 극렬하게 매달리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마저 던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메뚜기 떼/이기동 논설위원

    메뚜기만큼 여러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곤충도 흔치 않을 것이다. 채신머리없고, 정서불안에다 행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우, 우리는 개구리와 함께 메뚜기를 먼저 떠올린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원작의 Grasshopper는 메뚜기)’에 등장하는 메뚜기는 더 한심하다. 여름 내내 춤과 노래로 허송세월하다 추운 겨울이 오자, 개미를 찾아가 자비를 구하는 몰골은 대책 없고, 자존심까지 내팽개친 무능한 인간의 표상이다. 시대 따라 메뚜기 이야기도 약간씩 버전을 달리해 등장한다. 기원전 6세기 이래 오리지널 버전은 춥고 배고픈 겨울을 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최선이라는 가르침이다.20세기 들어 미국에서는 빈곤층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개미의 따뜻한 마음씨를 부각시키는 각색본이 나돌았다. 메뚜기를 배려하는 개미의 마음씨에 초점을 맞춰, 풍요속에서 소비자들이 빈곤층에 대해 갖는 양심의 일단을 반영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에서는 분배를 강조하는 민주당정권을 비아냥대는 버전이 나돌았다. 겨울이 오자 메뚜기들이 기자회견을 자청, 왜 개미만 잘 먹고 잘 사느냐고 항의했다. 메뚜기를 동정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클린턴 대통령이 나서서 메뚜기를 구하기 위해 모든 정책을 동원하겠노라고 약속했다. 개미가 메뚜기를 착취, 부당한 부를 일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민주당의원들까지 등장하는 버전이다. 중동, 아프리카 중서부 일대가 메뚜기떼의 공격으로 대재앙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의 벼메뚜기와는 구분되는데 수십억 마리가 몰려다니며, 지나간 자리는 몇분만에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실은 남극·북극을 제외하고 전세계에 메뚜기떼가 쓸고 다니지 않는 곳은 없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메뚜기떼의 습격, 펄벅의 ‘대지’와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메뚜기떼는 이들의 횡포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메뚜기떼의 번성 이유를 기후 온난화 탓으로 돌린다. 특히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첫째 이유다. 메뚜기들은 곡식만 먹어치우는 게 아니라 극심한 악취, 호흡기질환을 일으켜 인명까지 앗아간다. 경작지가 크게 줄어든 탓인지 우리는 이들의 무서움을 모르고 지낸다. 메뚜기가 사는 무공해 논의 쌀임을 내세워 수입을 올리는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생겨났다. 메뚜기의 이미지를 해치는 외신 보도로, 이들이 수입에 지장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한국 25년만에 IDB가입

    우리나라가 25년만에 미주개발은행(IDB)에 가입했다.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DB는 18일(현지시간) 총회를 열고 36개 회원국의 91% 찬성을 얻어 우리나라의 회원가입을 확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IDB의 47번째 회원국이 됐으며 이는 아시아에서 지난 1977년 일본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아프리카개발은행(AFRD) 등 세계 5대 국제개발금융기구에 모두 가입하게 됐다. IDB는 자본금이 1010억달러로 ADB(520억달러)의 2배가 넘는 세계 최대·최고의 지역개발금융기구다. 특히 중남미에서 영향력이 커 이번 가입이 89억달러에 달하는 중남미 시장에 국내기업이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경부는 평가했다. 가입을 위한 2억달러의 특별기여금이 6∼10년에 걸쳐 납부되며 이는 중남미 지역의 빈곤퇴치와 기술혁신 등에 사용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주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것은 이제 우리 일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삶에 대해 무심하다. 동성애자, 양심적 군복무거부자 등도 사회적 이슈로 잠시 떠들썩했을 뿐 우리 사회는 아직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수준이다.‘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한국사회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공동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재구성한 23편의 논문. 저자들은 최근 사회 계층, 성, 세대 격차가 커지면서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생겨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특히 세계화, 냉전체제의 해소에 힘입어 외국인 노동자와 조선족, 고려인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IMF 이후 절대빈곤층, 불안정취업자, 정신질환자, 홈리스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장애인, 빈민 등 전통적인 소수자들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 ‘타자’들의 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실태조사와 대안 제시를 아우르는 것이 이 책의 미덕.1부에서는 홈리스, 동성애자, 장기수, 정신병자 등 사회적 계급과 권력 관계에서 소외된 소수자 집단을,2부에서는 해외 한인과 국내 화교를,3부에서는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 국제적 성매매 등 세계화의 이면에 숨겨진 소수자들을 조명한다. 인류학자와 사회학자의 공동 성과물인 만큼 거시적인 원인 분석부터 개인적 수준의 자료까지 포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치열한 보고서.‘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독자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할 만하다.2만 3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국제플러스] 英·佛정상 “이라크재건 협력”

    |파리 함혜리특파원|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8일 이라크전쟁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 이라크 재건에 힘을 쏟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후 런던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쟁에 대한 양국의 견해 차이를 인정했으나 이라크 재건과 중동 평화, 아프리카 빈곤 퇴치, 지구온난화 완화 등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lotus@seoul.co.kr
  • [발언대]

    ●안경률(한) 2002년 이후 공기업 상근감사 93명 중 32명의 낙하산 여권 인사들이 공기업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 ●이철우(우) 부실한 한탄강댐 건설비용이 1조 2000억원인 데 반해 경기북도를 만드는 데는 1조원이면 가능하다. ●강기갑(노) UR협상, 한·중 마늘협상 등 많은 농·어업 통상은 모두 정부가 엉터리로 해놓고 결과만 공개해 왔다. ●노영민(우) 충청 지역을 행정기능 전담 성격 도시 외에 행정과 교육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김정훈(한) 시장에 의한 감시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정부는 출자총액제한규제를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김태년(우) 남북 교류 수준을 높이고 통일비용 분산을 위해 ‘남북표준선언’과 ‘남북기술교류선언’이 필요하다. ●김종률(우) 헌법학계는 물론 헌법재판소 내부에서도 위헌 결정에 대해 여러가지 법리적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주성영(한) 국가보안법 폐지는 안 된다. 여당의 주장처럼 형법을 보완하면 국보법보다 오·남용과 악용 여지가 크다. ●김낙순(우) 기초자치단체를 전국적으로 약 80∼90개의 기초행정단위로 개편하고 지방분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낙연(민) ‘성장이냐 분배냐.’ 말싸움은 요란하지만, 분배정책이나 빈곤층을 줄이려는 정책을 본 적이 없다. ●양승조(우)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로 통과된 법에 관습헌법을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중대한 입법권 침해다. ●원희룡(한) 국보법 독소조항은 삭제돼야 하지만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새로운 안보형사법 체계’가 필요하다. ●신학용(우) 지지부진한 개혁에는 야당 등의 반대도 있지만 국민, 야당 설득에 소홀했던 우리에게도 원인이 있다. ●김충환(한) 여당이 추진하는 친일진상 및 과거사규명법은 정략적으로 부관참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열린우리당(우), 한나라당(한), 민주노동당(노), 민주당(민)
  • [여성&남성] 통계로 본 가정폭력

    매맞는 남편의 이야기가 종종 소개되곤 하지만 통계에서 나타난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분명 아내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람은 모두 1만 3141명이다. 이 가운데 아내학대가 83.8%인 9985명을 차지한다. 남편학대가 2.2%인 242명, 노인학대가 1.5%인 202명, 아동학대가 0.7%인 92명이었다. 이것도 신고된 숫자만을 파악한 것이어서 실제 가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폭력의 수단은 손이나 발을 쓰는 단순폭력이 84.5%인 1만 1104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흉기를 이용한 폭행도 1128건 8.6%나 됐다. 전체 가정폭력사범 가운데 2.2%인 285명이 구속되고 나머지 1만 2068명은 불구속처리됐다.‘가정사’라는 이유로 흉기를 사용하더라도 사법기관에서조차 암묵적인 용서가 이뤄지는 일이 아직은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피해자의 43.5%인 5714명이 상처를 입었고 이 가운데 908명 6.9%는 전치 2주 이상이었다. 전치 4주 이상으로 장기입원을 해야 하는 피해자도 97명이나 됐다. 그럼에도 가해자의 92.1%는 전과가 없어 가정폭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범한 가장이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폭력의 발생원인은 가정불화가 44.5%인 5854건, 음주가 22.1%인 2905건, 성격차이가 14.1%인 1851건, 빈곤이 10.2%인 1339건, 외도가 9.1%인 1192건이었다. 가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44.1%인 57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30.9%인 4067명,50대가 15.3%인 2013명,20대가 6.1%인 804명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은 결혼 10∼15년차 부부가 28.8%로 가장 많았고,5∼10년차가 23.6%,15∼20년차가 16.4%의 순이었다. 하지만 신혼 초기부터 가정폭력이 일어나는 부부도 15.7%나 차지했다. 가정폭력은 피해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거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참고 견디는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피해자의 대부분은 5년 이상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이금형 과장은 “심지어 아내를 감금해 폭행하는 등 폭력의 강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지만 남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서 “사회적인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정폭력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부는 가정폭력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국 6000가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말까지 이루어지는 이번 조사에서 가정폭력의 발생 정도 및 빈도, 유형, 원인을 밝히고 대처방법 등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본회의 발언대]

    ●정두언(한) 이해찬 총리는 국회 공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안민석(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반드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주호(한) 사립학교장의 임기제 도입과 개방형이사제가 이총리가 교육장관 시절 추진하려 했던 정책들과 같은 맥락 아닌가. ●강기정(우) 저소득 빈곤층에 대한 공공부문 의료기반 구축 등 한국형 사회안전망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류근찬(자) 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면 개헌을 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인영(우) 사학재단은 사실상 정부보조금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비리와 분규가 계속된다. ●정형근(한) 총리는 정부부처중 필요한 곳에 복수차관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옳은가. ●이목희(우) ‘대령연합회’가 내란, 군사반란을 선동했는데 정부가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선교(한) 정부 집권 세력이 국가 갈등을 조장하며 심화시키는 것은 나라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다. ●서재관(우) 충청인의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의 위기감이 크다. 이들의 박탈감을 치유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구식(한) 현 정부의 정책이 거꾸로 가는 것은 ‘대통령이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배숙(우) 정수장학회와 관련, 공식적 조사위를 설치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한다.
  • [뒷골목 맛세상]동대문시장 먹자골목

    [뒷골목 맛세상]동대문시장 먹자골목

    머잖아 겨울이다. 강원도의 백두대간 어름에서는 때 이른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서 그런지 무심코 지나치는 지하철역이나 지하도, 공원의 어둑한 귀퉁이에 신문지며 얇은 담요 한 장을 덮고 누워있는 홈리스들의 새우등이 새삼스럽게 눈에 시리다. 어디서 대낮부터 소주 한 병이라도 얻어 마신 것일까. 발치께에는 빈 소주병이 나뒹굴고 있다. 나라 전체에 아무리 불황이 깊다지만, 요즈음 들어 부쩍 늘어난 길거리의 새우등들은 결코 예사롭게 흘려 넘길 수 있는 정경은 아니다. 그런 겨울의 초입에, 이를테면 30대의 한 젊은이가 역시 30대의 아내와 초등학교 저학년의 여자아이 그리고 갓 돌이 지난 사내아이를 거느린 채 어느 날 느닷없이 직장을 잃었다고 치자. 직장을 잃는다는 일은 그에게는 어쩔 수 없이 마른하늘에서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 같은 가공할 충격임에 틀림없을 터이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맞이한 생존에 대한 두려움은 금방 공포로 변하고, 사랑스러운 처자식마저도 자칫 두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으로만 여겨진다. 그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처럼 불행한 사람은 다시 없으리라.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일상을 즐기면서, 쇼핑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맛있는 집을 찾아서 외식을 하는 등 한껏 행복감에 젖어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 또한 그들처럼 즐기던 일상의 행복감이 벌써부터 까마득한 옛날의 일처럼 기억에 흐리다. 아아, 아침에 일어나 아직 덜 깬 잠을 투정하며 서둘러 세수를 하고 아침밥을 먹고 부랴부랴 지하철역으로 달려가던 일상이 저렇듯 눈부시고 화려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생각한다.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한가. 어쩌면 나에게 닥친 불행은 결코 내 탓만은 아니다. 뭔가 이 사회의 정치가, 경제가 크게 잘못된 탓이다. 그런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상대적 빈곤감과 상대적 불행감이리라. 그이가 직장을 잃든 말든, 그리하여 처자식들이 굶주리게 되든 말든, 세상은 전혀 무관심하게 하루하루 잘도 흘러가는 것이다. 이쯤에 이르면 그는 세상을 향해 기어이 복수심을 드러내고, 끝내는 범죄적 충동에까지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그리고 벌써부터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처자식을 버려둔 채 길거리를 방황하는 또 한 명의 새로운 홈리스가 그림자처럼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듯 이제 막 직장을 잃은 젊은이에게 권하고 싶다. 아직은 세상에 대한 복수심이 싹트기 전에, 그렇게 범죄적 충동에 사로잡히기 전에, 그리고 마음속에 홈리스의 그림자가 자리잡기 전에, 처자식과 함께 한번쯤 동대문시장을 가보면 어떨까. 동대문 시장에서도 1950년대의 낡고 허름한 복고풍 건물이며 가게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먹자골목을 찾아가서 마지막 만찬이라도 하듯 처자식과 함께 뜨거운 닭한마리 칼국수를 먹으면서 자신이 서있는 현재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면 어떨까. 지하철 1호선이나 4호선의 동대문역 9번 출구를 빠져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여자아이는 걸리고, 사내아이는 가슴에 안은 채 한 손으로는 아내의 손을 잡고서.9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번듯한 빌딩의 동대문종합시장이 나온다. 주로 비단이며 이불 같은 혼숫감을 파는 동대문종합시장 1층의 중앙통로를 빠져나오면 시장의 물건을 나르는 오토바이들이 무슨 사열식이라도 벌이는 것처럼 도열해 있다. 오토바이들을 지나면 곧바로 대학천길이라고 부르는 복고풍의 먹자골목이 시작된다. 대학천길이라고 해서 드넓고 화려한 길을 상상한다면 곧장 실망하게 된다. 네 식구가 한꺼번에 지나치기가 어려워 끝내 앞뒤로 서야 할 만큼 비좁은 골목일 뿐인데, 골목 양쪽으로 처마를 마주 대면서 낡고 허름한 식당들이 줄지어 서있다. 대학천길은 끝에서 광장시장 출입구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먹자골목은 대학천길의 중간에서 끝나고 천막상회며 등산장비점 등의 다른 업종으로 바뀐다.100여m쯤 되는 먹자골목에는 주로 닭한마리 칼국수를 위시하여 생선구이, 민물매운탕, 돼지곱창, 이렇게 네 가지 종류의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먹자골목의 중간쯤에 이르면 한 식당 앞에서 그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출 것이다.‘진할매 원조 닭한마리’라는 상호인데, 유리창에 커다랗게 광고판이 나붙어있다. 그는 무심코 광고판에 눈을 준다. 거기에는 진할매인 듯싶은 유복하게 생긴 할머니의 사진과 함께, 닭한마리 칼국수를 시작하던 무렵의 모진 고생으로부터 마침내 성공하기까지 이러저런 이야기가 입지전적으로 나와 있다. 그가 이야기에 끌려 솔깃한 마음으로 식당 안을 들여다보면, 벌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려서 얼핏 빈 자리가 없을 정도이다. 식당 안에 가득한 손님들에 그는 까닭없이 주눅이 드는 기분이어서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만다. 먹자골목을 얼마 걷지 않은 동안에도 벌써 대여섯 군데의 닭한마리 식당을 지나친다. 그러는 사이에 거짓말처럼 닭한마리가 끝나고 이번에는 민물매운탕이며 돼지곱창이 시작되고 있다. 그는 몇번인가 두리번거리다가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02-2279-2078)라는 맨 끝집으로 들어선다. 이 골목의 닭한마리집 치고 원조라는 관형어가 붙지 않은 식당이 없지만, 식당 안의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그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기실 이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는 내가 그와 똑 같이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십년 가까이 다니는 단골집이기도 하다.) 자신도 모르게 식당의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은 그는 닭한마리를 주문한다. 이미 꼬박 하루를 엄나무와 황기, 마늘을 넣고 푹 고와서 전혀 닭냄새가 나지 않는 닭한마리는 육수에 기름기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닭한마리에 곁들여 감자와 떡이 들어있는 커다란 양푼냄비가 적당히 끓기 시작하자 그는 우선 아내에게 먹을 것을 권한다. 아내는 새콤달콤한 야채 겨자소스에 닭고기며 떡, 감자 따위를 찍어먹으며 모처럼만에 환한 표정이다. 아내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닭고기보다는 떡이며 감자를 좋아하자 그는 추가로 떡사리를 한 접시 더 시킨다. 닭한마리와 떡사리 한 접시에도 좋아라 신명이 나있는 식구들을 바라보자, 그는 불현듯 눈시울이 뜨거워져 온다. 그는 할 수 없이 소주 한 병을 시킨다. 그리고 말없이 자작으로 한 잔 두 잔 목 안으로 깊이 털어 넣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돌아 아내에게 잔을 내밀자 아내는 두 말 없이 잔을 받는다. 아내가 단숨에 술잔을 비운 다음에 그에게 다시 잔을 건네고, 그는 또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져 온다. 닭고기가 비어지자 이번에는 칼국수를 시켜서 닭한마리의 남은 국물에 끓인다. 아내는 아예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까지 맺혀가며 아이들 먹이랴, 틈틈이 자신도 먹으랴, 정신이 없다. 칼국수를 먹고 나면 이번에는 공깃밥 한 그릇을 시켜 국물에 볶아먹는 것으로 닭한마리의 전과정을 끝낸다. 가만 있자, 모두 얼마가 들었더라. 닭한마리에 1만 3000원, 떡사리 한 접시 추가 1000원, 공깃밥 1000원, 칼국수사리 2000원, 소주 3000원, 모두 2만원이다. 결국 네 식구의 마지막 만찬에 2만원이 든 셈이다. 닭한마리 식당을 나서며 그는 직장을 잃은 후 처음으로 가슴이 훈훈해져 온다. 그리고 저 밑바닥에서부터 비롯하여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거느린 채, 공구점이며 공업사, 천막가게, 헌구두며 군복가게들이 줄지어 서있는 전혀 비현실적인 1950년대 복고풍의 대학천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문득 국화빵이며 붕어빵 같은 각종 빵틀을 파는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가격을 묻는다. 둘 다 20만원 정도이다. 그가 아내를 돌아보자 아내가 그에게 눈으로 묻는다.“왜 붕어빵 장사하게요?” 그 역시 눈으로 대답한다.“못할 것도 없지.”내친 김에 냉면 만드는 기계며 통닭 튀기는 기계에도 관심을 갖는다. 뜻밖에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 40,50만원 정도이다. 이번에는 건축자재 가게에서 벽돌 쌓거나 콘크리트 작업할 때 쓰는 쇠손을 만져본다. 가격은 4000원이다. 그는 어쩐지 그런 막일도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원조 소문난 닭한마리’에서 마주 보이는 골목길을 들어서면 곧바로 왼편에 ‘청천강’(02-2266-7091)이라는 민물매운탕집이 숨어 있다. 그가 만일 닭고기를 싫어한다면, 먹자골목에서 찾을 곳은 당연히 청천강이다. 역시 네 식구가 간다면 메뉴 중에서 메기매운탕을 권하고 싶다. 대중소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2만 5000원,2만원,1만 5000원이다. 이중에서 1만 5000원짜리에도 팔뚝만한 메기 두 마리가 들어있어 네 식구 먹기에는 충분하다. 청천강의 자랑은 2000원짜리 돌솥밥인데, 검은 콩을 넣어 금방 내놓는 돌솥밥은 매운탕에 말아먹어도 좋지만 정갈한 반찬과 함께 맨밥으로 먹어도 찰진 달콤함이 금방 입안에 가득 찬다. 네 식구라도 돌솥밥은 두 솥이면 된다. 청천강에는 메기매운탕 이외에도 추어탕(6000원), 통추어탕(7000원)이 있고, 빠가사리매운탕, 메기빠가사리매운탕이 역시 대중소로 나누어져 각각 2만 5000원,2만원,1만 5000원인데, 주인은 메기빠가사리매운탕을 추천한다. 주인의 말인즉, 메기는 살이 많은 대신 고소한 맛이 덜하고 빠가시리는 고소한 맛은 강한데 살이 없어서 둘을 섞으면 서로의 장단점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3만원짜리 잡탕이 있는데 다른 집과는 달리 모래무지며 누치 따위 물고기를 쓰지 않고 메기, 빠가사리에 미꾸라지만을 섞어 진한 맛을 낸 것으로, 네댓 명의 술꾼들이 진한 맛을 즐기며 술안주로 먹기에는 그만이다. 닭한마리에 비하면 1만원쯤 더 들어서 3만원 가까운 가격인데, 그로서는 네 식구의 마지막 만찬이라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을 터이다. 더군다나 오늘의 만찬으로 인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비롯하여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오른다면 결코 비싼 값이 아니다. 어떤가, 먹자골목에 와서 그 정도의 힘을 얻었다면 그동안 몸과 마음에 쌓인 거품을 걷어내고 자신이 선 자리에서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가 무슨 일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 ‘지점 10군데’ 자긍심 대단 ‘진할매 원조 닭한마리’ 는 확실히 닭한마리 업종에서는 출세한 집이다. 이미 10군데에 지점을 내어 닭한마리를 프랜차이즈화시킨 자긍심이 대단하다. 그런 식당의 유리문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문이 붙어있다. ‘나는 지금 70노인입니다.1978년 우리 식구가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놓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무엇인가 먹는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여러 가지 연구를 하던 중 닭요리가 생각났습니다. 나는 원래 마음먹은 일을 끝내지 않고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성질인지라 밤을 새워 고민하면서 닭을 재료로 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놓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시식을 시켰습니다. 그렇게 열흘 정도 지나자 한 가지 요리에 열 명 중 칠팔 명이 칭찬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닭한마리입니다. 모든 음식의 맛은 첫째로 재료의 신선함에서 찾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그날그날 항상 물을 끓여놓고 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중앙시장에 가서 한 마리 두 마리 닭장에서 산 채로 잡아오곤 했습니다. 재고는 절대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닭한마리 요리를 하면서 땀이 눈, 코, 입으로 흘러내려도 힘들지 않았던 것은 오직 식구들의 목숨이 걸려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지요. 당시 닭 한 마리에 1200원에 사오면 1300원에 팔 정도로 마진 없이 오로지 많은 사람에게 시식시킨다는 생각으로 전념한 결과,3년이 지나자 손님이 줄을 섰고,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물고 각종 신문잡지며 TV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 정부 ‘일하는 빈곤층’에 최저생계비 보전

    앞으로 근로소득이 일정액 이하인 저소득층은 일정 수준의 생계형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북돋우고, 생계비를 지원한다는 차원이다. 정부는 10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정과제회의를 열고 ‘근로소득 보전세제(EITC)’제도 도입을 검토, 내년 상반기중 시행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구별 소득 파악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선행돼야 하고, 재정 부담도 만만치 않아 시행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소득 늘면 지원금 받아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는 EITC는 미국 영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근로소득이 일정액 이하인 저소득층의 소득세액이 최저생계비 등을 고려해 산정한 공제액(지원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환급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일정 수준까지는 소득이 늘어난 만큼 공제액도 늘어난다. 미국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연소득 1만 350달러까지 지원금이 달러당 40센트씩 늘어나 최고 414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소득세를 제외하는데 세금이 1000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에 최고 3000달러 이상 지원금을 챙길 수 있다.1만 4520달러까지는 지원금이 4140달러로 고정되며, 연소득이 1만 4520달러를 넘을 경우 지원금이 달러당 21.06센트씩 감소해 연소득 3만 4178달러 수준에서 ‘제로’가 된다. 이같은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연소득 1500만원(4인 가족 면세점 기준)까지 지원금을 400만원으로 정할 경우, 세금이 없어 최고 4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1500만∼2000만원 구간은 400만원에서 소득세 일부를 제외한 만큼 돌려받게 되며,2000만원 이상이면 지원금이 줄어든다. ●넘을 산 많아 난항 예상 그러나 EITC 도입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현행 과세 및 비과세·공제기준인 개인단위 소득을 가구(부부)합산단위로 파악해야 하고, 자영업자나 일용근로자 등 저소득자에 대한 소득파악도 개선돼야 한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한 최저생계비 지원 등과의 중복을 막을 수 있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급대상·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수준으로 지급할 경우 2조∼4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과다환급 방지 및 중장기 재정부담 등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민 환란때보다 더 고통”

    참여연대는 10일 최저생계비 현실화와 비정규직 관련법안 폐지 등 15개 민생개혁 정책과제를 선정, 국회에 입법을 청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각종 민생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 민간이 공동 참여하는 ‘민생대책회의’를 소집할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제안했다. 참여연대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현실은 지난 외환위기 때보다 가혹하고 고통스럽다.”면서 “정부는 개혁이 필요한 부문과 보호해야 할 취약계층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재정 편성·지원으로 종합적인 민생위기 극복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저소득 빈곤층의 획기적 지원,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해소와 보호, 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과 종합적 신용소비자 보호, 서민 주거안정 대책 등을 민생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중국 농촌경제 부양 都農격차 완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정부는 공공지출 감소와 산업 구조조정 가속화 등을 골자로 하는 내년도 거시경제정책 요강을 발표했다. 거시정책 결정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8일 ▲산업 구조조정 가속화를 통해 당국의 경제 조절을 강화하고 ▲농촌 활성화를 위한 사회사업 전개를 통해 빈부격차를 완화시키며 ▲도시·농촌의 소비를 활성화시켜 소비수요를 확대하고 ▲농촌 및 빈곤 층 생활수준 제고를 통해 인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한편 빈민들을 구제하고 ▲체제개혁 가속화로 공산체제를 강화한다는 등 5가지를 내년도 거시경제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즈신(朱之 ) 부주임은 ‘2005년 중국 경제 보고회’를 통해 “내년도 중국 경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속하되 농촌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5가지 정책 목표 중 3대 지표를 농촌경제 부양을 위해 배정함으로써 도농 격차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재정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공공지출을 줄여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되, 농가 세금 감면을 확대해 농촌 소비를 진작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동부 및 북부 도시에서 시범실시 중인 부가가치세 제도를 2006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들어 9월까지 집행된 중국 중앙정부의 공공투자는 501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으나,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투자액까지 합치면 26% 늘어난 1조 8600억위안에 달했다. 산업 구조조정은 국유기업 개혁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낙후 생산설비 교체와 효율적인 생산방식 도입에 집중될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과열경제 억제를 위한 거시조절 정책을 지속하되 농촌과 도시의 내수시장, 소비력 제고 등을 추진, 성공적인 연착륙을 전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과열 억제 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8.0∼8.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9%대에 이르는 올해 성장률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이다. 거시경제연구원은 올해 과열 억제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투자수요 확대를 중심으로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18%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급랭 가능성에 대해 중국 경제는 내년에 연착륙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는 이에 따라 내년에도 토지 규제와 함께 신용대출 억제, 철강·시멘트 등 과열업종 투자 억제 정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oilman@seoul.co.kr
  • 부시, 재선으로 자신감 넘쳐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을 마치 치과에 가는 것처럼 싫어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뉴욕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부시가 당선이 확정된 뒤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나 회견장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었기에 질문은 하나만 받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농담을 건넨 점은 과거에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동안 부시를 짓눌러온 중압감은 두 가지다. 부시가 과연 합법적 대통령인가 하는 문제와 재선에서 진 아버지 부시의 망령이 재현되느냐는 점이다. 부시는 합법성 문제를 일축했으나 논란을 부른 지난 대선에서의 승리가 주변에서 맴돌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그가 선거인단뿐 아니라 전체 득표율에서 이긴 점을 매우 기뻐하고 있으며 더이상 운좋게 한 차례 임기의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시는 국내에서 온정적 보수주의 정책을 펴 민주당의 관심영역으로 간주됐던 빈곤과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할 것이다. 부시는 의회의 속성도 알고 외교정책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경기도내 결식아동 해마다 급증

    제때 식사를 할 수 없어 정부 및 지자체로부터 급식지원을 받는 경기도내 결식아동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경제적 빈곤, 부모의 이혼 및 사망 등으로 하루 3끼 밥을 제때 먹지 못해 공휴일과 방학기간 지자체로부터 급식지원을 받는 어린이가 미취학 어린이 208명, 취학 어린이 5343명 등 모두 555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02년초 2545명, 지난해 초 3276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급식지원 결식 아동수가 이같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지원대상 확대와 함께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도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급식지원 결식아동은 성남시가 652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시흥시 551명, 동두천시 492명, 하남시 423명, 부천시 380명 등의 순이다. 도 관계자는 “급식지원을 받고 있는 아동중에는 실제 제때 밥을 못 먹는 아동도 있지만 결식이 우려돼 지원받는 아동도 있다.”며 “비록 결식을 하고 있지는 않더라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아동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새 미국은 공동번영 추구해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재선을 확정지었다. 일부 미개표지역이 남아 있으나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은 없다. 이번 선거는 전세계 여론을 반분시키며 치열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세기의 선거였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 절반과 전통적인 우방들까지 자신에게 반대한 뜻을 되새겨 봐야 한다. 무엇보다 ‘전쟁 대통령’의 모습을 일신하고, 우방들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하루 빨리 새로운 미국을 만들어 나가기 바란다. 시급한 것은 무모한 일방주의 외교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라크침공 과정에서 유엔의 의사를 무시했고, 후세인 정권이 알카에다와 연관됐다는 정보왜곡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부른 무리수였다. 정당하지 않은 전쟁으로 희생된 이라크 군경과 민간인, 미군 희생자가 얼마인가. 이라크에서는 주권이양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 주둔기간을 연장하고 이란, 시리아 등 중동에서 새로운 적을 만든다면 엄청난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테러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한 선제공격론도 재고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첩보를 기준으로 무모하게 테러와의 전쟁을 벌임으로써 중동의 온건 아랍국들은 물론, 서남아시아의 회교국가들과 유럽까지 반미바람에 휩싸이게 만들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테러는 용납할 수 없는 인류의 적이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도 유엔이 지지하고, 많은 나라들이 동참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전세계 빈곤, 소외계층에 눈을 돌려 테러의 토양을 개선해나가는 진정한 강대국의 리더십을 부시 대통령이 보여주기 바란다. 군사, 외교 정책에서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는 이제 끝나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분열과 증오의 상흔을 치유하고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새로운 미국의 탄생을 기대한다.
  • 소득 최저생계비 미달자 기초생활보장비 지급토록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1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혜자를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직계 혈족,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부양 의무자가 있을 경우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행 부양 의무자 기준을 폐지, 소득이 최저 생계비에 미달하면 누구나 기초생활보장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최저 생계비는 국민의 평균 소득과 지출 수준을 상대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으며, 일정 수준 이하의 주거를 위한 주택과 보증금, 생계 및 장애, 질병 등의 사유로 보유한 자동차는 소득 환산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현 의원은 “소득이 최저 생계비 이하임에도 부양의무자 기준 등이 너무 엄격해 기초 생활비를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200만명을 넘는 등 현행법의 사각지대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 [기고] 여성·영유아 영양개선 정부가 나서라/장남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 교수

    이제 우리나라 여성의 저출산 문제는 온 국민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출산율 저하,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가 미래 한국의 발목을 잡지나 않을까 심각하게 염려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태아기 근원 가설’이라는 이론이 있다.1980년대 영국의 바커가 처음 주장한 이 이론에 의하면 태내의 환경은 태아의 성장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기에 나타날 수 있는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증·심장병 등 만성질환이 자궁 속에서 이미 결정된 채 태어난다는 것이다. 태아의 신체와 장기는 태아기라는 매우 짧은 기간에 모두 이루어지는데 만일 이 시기에 엄마로부터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할 경우 태아의 영양소 배분과 호르몬 상태가 변하는 적응 기전이 작용하여 태아의 구조 및 생리 기능과 대사가 영구적으로 바뀐다. 따라서 임신부의 영양상태는 태아의 자궁 내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출생 시 신생아의 크기를 결정하게 되며 수십년 후 중년기에 이르면 만성질환에 대한 감수성까지도 태내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미국에서 임상영양사 훈련을 받는 기간에 1974년부터 실시한 여성·영아·아동을 위한 특별 보조 영양 프로그램(WIC=Special Supplemental Nutrition Program for Women,Infants and Children )이라는 미국연방정부의 영양지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WIC 프로그램에서는 빈곤 기준 185% 미만의 소득이 있는 가정의 임신부·수유부와 만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양질의 식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며 동시에 영양교육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이 실행된 이래 아동의 성장 증가, 저체중아 출산율 감소, 임신부와 산모의 빈혈 비율 감소, 모유 수유율 증가 등의 모자보건 영양상태가 향상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용효율적인 면에서도 효과를 보았는데,WIC에 지불된 1달러마다 3달러의 보건의료 비용이 절약되는 것으로 산출된 바 있다. 또 필자가 지난 4년간 여러 교수들과 함께 수행한 가임 여성 및 아동의 영양개선 및 건강증진 연구를 통해서도 임신부와 수유부의 영양상태가 영아의 성장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과, 적절한 중재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아동의 영양문제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았다. 그 결과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생각할 때 여성·영유아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향상시키는 일은 국가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이들에게 적절한 식품을 제공하고, 적절한 영양교육을 통하여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장려하고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태도는 바꾸도록 유도한다면 이들의 영양상태를 개선할 뿐 아니라 국가경제적으로 의료비용의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꾀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저출산 문제의 중요한 해법의 하나인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과 영양상태 개선을 위한 투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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