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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통일 “남북정상회담 꼭 열려야”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5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몇년간의 한반도 평화와 여러 과제들을 해결한 것처럼 이번에도 꼭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년사에서 ‘북한 빈곤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란 점에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李통일 “남북정상회담 꼭 열려야”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5일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몇년간의 한반도 평화와 여러 과제들을 해결한 것처럼 이번에도 꼭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앞서 신년사에서 ‘북한 빈곤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받은 직후란 점에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장관은 이날 녹화된 MBC ‘통일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고 “북측에서 이제는 답변을 해야 할 때다.북측이 준비를 부지런히 해서 빠른 시일 내에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대선용’이란 지적에 대해선 “남북관계가 때로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민족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너무 고려하지 말고 순수하게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북측에)구체적으로 어떤 요청을 하는 것은 현 단계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李통일 발언 주사파 전형 같아”

    한나라당은 3일 이재정 통일부장관이 전날 신년사를 통해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의 빈곤에 대해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대단히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이 장관을 ‘친북사대주의자’‘친김정일 좌파’‘주사파’ 등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도 높게 질타한 데 이어 해임건의안 제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 신년사를 신주단지 모시듯 외우는 이 장관의 발언은 주사파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면서 “현 좌파정권이 북한의 요구에 의해 간첩을 석방하고, 북한은 더 나아가 일부 중요직책까지 요구하는 걸로 아는데 이 장관 역시 북에 의해 임명된 장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파격적인 대북지원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1월 말까지 지켜본 뒤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 장관은 북한에 빈곤이 초래된 책임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이라는 한반도 미래를 설계할 때 북한 주민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같은 민족으로서의 도덕적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나 구체적인 대규모 대북지원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구시대적 색깔론을 제기하며 이념대립을 선동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이 장관의 대북인식을 환영하며, 지금이라도 즉각 대북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혁신 상품 ‘베스트15’

    혁신 상품 ‘베스트15’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2.0 인터넷판은 2일(현지시간) 2007년에 예정된 가장 혁신적인 상품과 행사 등 ‘베스트 15’를 선정했다. 첫번째 혁신은 오는 9월 인도가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발사하게 되는 달 탐사선 ‘찬드라얀-1’호. 중국도 4월 쓰촨성에서 달 선회탐사 위성인 ‘창어 1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 잡지는 “달 탐사를 계획하는 곳이 오직 미 항공우주국(NASA)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틀렸다.”고 지적했다. 기획·개발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100달러 노트북’은 오는 7월쯤 처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개발한 이 노트북은 올해부터 브라질,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제3세계 국가의 빈곤 어린이들에게 1000만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기적의 다이어트 음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엔비가(Enviga)’도 화제에 올랐다. 일명 ‘다이어트의 성배(聖杯)’로 평가받는 이 음료는 자체 함유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체내 칼로리를 소비하는 신제품이다. 시청자가 광고주 대신 돈을 내고 보는 ‘무(無)광고 24시간 뉴스채널’ 등장, 비아그라 기능이 포함된 콘돔인 자니필, 아이팟(i-pod)의 뒤를 이어 컴퓨터와 연동된 애플사 신제품인 아이티브이(iTV),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 PC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38개의 감각 센서가 달린 250달러짜리 공룡 로봇인 ‘플레오(Pleo)’ 등도 혁신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국민연금 공격적 투자”

    “국민연금 공격적 투자”

    “운용자산이 180조원에 이릅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 손으로 불릴 만한 덩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큰 돈을 안정성에만 집착해 낮은 수익률로 묶어 놓지는 않을 겁니다. 국내 기반시설 건설부터 해외 광산·유전 개발까지 단 0.1%라도 수익이 높은 곳이면 어디든 공격적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게 되는 구조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다음달 임시국회에 상정된다.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주목받은 사람이 김호식(58)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었다. 연금에 대한 불신이 요율 인상으로 현실화됐다는 힐난도 들었고, 재정 안정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는 축하의 말도 들었다.2일 김 이사장을 만났다. ●조변석개식 제도 땜질이 국민 불신 키워 “국민연금이 제대로 운용될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법 개정만 성공하면 절대로 잘못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전 국민이 혜택을 보는 게 국민연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라는 삼성 이건희 회장도 우리 공단으로부터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1988년 제도 도입 초기 연금을 너무 적게 내고 너무 많이 받는 구조로 만들었다가 이를 고치려고 계속 땜질을 해 온 게 불신의 골을 키운 듯하다.”고 말했다.“소득의 3%만 보험료로 내고 평균소득의 70%를 보장받는 터무니 없는 구조로 제도가 출발했습니다. 이후 보험료를 6%,9%로 차차 확대하고 보장액을 60%까지 끌어내리긴 했습니다만 국민들의 불신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지요.” “현 상태대로라면 국민연금이 2047년 고갈될 것이란 추계가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뻥튀기한 것이란 주장도 있더군요.5년마다 재정추계를 갱신하도록 돼 있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2003년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해 계산했던 것인데, 지금 계산하면 오히려 더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추계 당시보다 금리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어떨지는 2008년에 나올 추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빈곤계층의 제도권 편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현재 가입자는 1700만명이 넘지만 실제 연금을 내는 사람은 1200만명 밖에 안 됩니다.500만명 중 상당수는 안 내기보다는 못내는 사람들인데 이들이야말로 정말로 노후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저소득층 100만명에 대해 농어민 지원기준을 적용해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투자 그는 “현재 180조원으로 세계 5위인 기금이 머잖아 200조원을 넘어서면 2,3위 수준이 된다.”고 규모를 소개했다.“안정적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권 투자는 줄이고 그 대신,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국내외 주식투자는 지난해 말 12.0% 수준에서 올 연말 16.4%로 4.4%포인트 늘릴 예정입니다.” 공사는 이미 울산신항, 부산~울산 고속도로, 인천공항철도, 지방 하수도사업 등 실물투자를 본격화했다. “금융시장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이 국내시장에 계속 참여해선 안됩니다. 우리 기금의 덩치가 너무 커져 버렸거든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단 얘기입니다. 싱가포르의 국영투자공사(GIC)와 같은 수준을 목표로 삼고는 있지만 아직은 역량이 달립니다.” 그는 “일단은 따라 하면서 배우는 게 최상책”이라면서 해외 벤치마킹의 방향을 3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경험 많은 해외 자산운용사와 제휴할 계획이다. 현재 7곳으로부터 전략적 제휴 제안을 받아놓은 상태로 연초에 2곳을 선정한다. 또 미국 캘퍼스(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 캐나다 CPP(국민연금) 등 해외 유수의 연기금과도 손잡는다는 복안이다.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세계은행(IBRD)에도 사람을 보내 배우고 돌아오게 할 예정이다. “직접투자도 확대합니다. 광업진흥공사가 추진하는 해외 광물개발 펀드와 석유공사의 해외 유전개발 펀드 투자를 우선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광산 등은 워낙 리스크(위험)가 큽니다. 이번에 리스크관리팀을 실(室) 조직으로 격상했습니다. 수익성도 높여야 하지만 위험관리를 통해 국민들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 이사장은 공단의 자체 의사결정 권한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주요 결정사안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게 돼 있어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약하다.”면서 “예산과 인력은 물론이고 기금운용의 수익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단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주고 이를 평가하는 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중계석]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더 커졌다/김대중 前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은 2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망과 관련,“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는 조건을 풀어줘 어디서든 만나겠다고 했기 때문에 상당히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같이 말하면서 “문제는 북한의 태도이며 북한은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남북관계 진전을 정략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선거는 선거이고 남북관계는 남북관계일 뿐”이라며 “남북이 계속 협력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거 때문에 그러지는 않으리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정책의 신뢰회복 방안과 관련,“좋은 정책의 잦은 변경보다는 나쁜 정책의 일관성이 오히려 낫다는 말이 있다.”며 “일단 한번 정하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을 국민이 알아듣게 쥐어주듯이 설명하고 정책을 세우면 일단 세운 대로 가야 한다.”며 “국민이 잊어버리지 않게 되풀이해주고 국민과 같이 가는 정책을 집행하면 국민이 안심하고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 “경제 여건이 전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중산층과 중소기업이 튼튼하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며 “대기업은 자기 힘에 맡기되 중소기업, 부품소재 기업 육성에 힘써야 하고 사회적 불안요인인 사회 빈곤층과 주택문제는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년 대선에서도 내가 개입하지 않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나이도 많고 건강도 안 좋은 점이 있는 사람이라 국내 정치까지 개입할 짬이 없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룰라 “경제 성장·치안 안정에 전력”

    실용적 좌파 노선을 앞세워 경제 초강대국을 꿈꾸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연임에 들어갔다. 임기는 오는 2010년까지 4년이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들이 전혀 초청되지 않았다. 일반 시민과 사회단체 회원, 집권 노동자당 당원 등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취임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2003년 첫 취임식에는 15만여명이 참석했다.룰라는 브라질 역사상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대통령. 그는 취임사에서 경제성장과 소외계층 해소에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연평균 5%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실용정책으로 경제성장에 치중 그는 미국과 각을 세우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과 달리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도 실용적 협력의 기존 외교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취임식에서 지난해 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생한 폭동을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해 치안안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밝혔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다른 브릭스(BRICs) 경쟁국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과 고질적인 치안불안은 룰라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강화를 앞세운 중남미 통합 논의 확대도 룰라 2기 정부 주요 과제다. 룰라 대통령은 이달 중순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 꾸러미들을 풀어놓은 뒤 2월 초 새 내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 등이 전했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정당간 각료직 배분 협의가 끝나지 않아 새 내각 명단은 2월 초에 발표될 전망이다. 현재 전체 34개 장관급 각료직 가운데 17개를 집권당이 차지하고 있다.●치안 안정이 발등의 불 경제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유임시키는 등 기존 정책의 골격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이날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빈곤층을 줄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자신이 2003년 집권 이후 추진해온 각종 사회정책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은 오는 19일 리우 시에서 메르코수르 정상회담과 7월 아메리카 대회를 개최한다. 또 2014년 월드컵,2016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국가적 과제인 치안불안 해소에 전력을 쏟을 전망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北빈곤, 같은민족으로 책임 감수해야”

    “北빈곤, 같은민족으로 책임 감수해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일 “빈곤이 있는 한 평화도 안보도 이뤄질 수 없다.”면서 “북의 빈곤에 대해 3000억달러 수출국으로서, 세계경제 10위권 국가로서, 또 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북의 빈곤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한 한반도의 안보는 언제나 위험스러울 것이며 평화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이 북한 빈곤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것은, 북한이 전날 신년사에서 먹는 문제 해결 등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이 장관은 “북한은 핵무기나 핵프로그램이 북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공동번영을 통한 빈곤문제 해결이 안보와 안전을 담보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북한의 태도변화도 촉구했다.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인도적 문제인 대북 식량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핵실험으로 유보된 쌀·비료 지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북한이 핵폐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6자회담이 북한의 극단적 상황을 깊이 분석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갈 필요가 있으며, 남북간 대화를 통해 이를 뒷받침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책임이 있다.”며 북한 핵폐기를 위해 6자회담과 남북대화를 병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시각] 고구려를 추억함/심재억 문화부차장

    최근 문화재연구소가 펴낸 ‘고구려 벽화고분 보존실태 조사보고서’의 도록을 넘기다가 ‘안악 3호분의 벽화’를 찍은 기록사진에 눈길이 멎었습니다.‘5000년으로 소급하는 우리의 핍진한 역사, 그 허리쯤에 마치 살진 시궁쥐라도 꿀꺼덕 삼킨 배암처럼 커다란 결절을 만들고 있는 고구려의 기억은 지금 우리의 삶과 정신에 있어 과연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귓전에서 문득 대륙을 말 달리던 고구려 사내들의 우렁우렁한 외침이 들립니다. 그러나 오로지 갈망의 부산물인 이런 환청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고구려는 하나의 추상입니다.‘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가당찮은 의식의 빈곤은 우리 삶에서 고구려를 통째로 거세했습니다. 그 바람에 우리가 가진 고구려적인 것이라야 불가시(不可視)한 피(血)의 섞임 같은 것뿐이니 도무지 실체를 잡아낼 수 없는 추상일 수밖에요. 그런 추상의 고구려가 안악묘 벽화의 기록사진 속에서 오롯이 되살아납니다. 푸줏간의 아궁이에서는 활활 불길이 일고, 가마솥에서는 돝고기가 맛있게 삶기고 있습니다. 숨소리 거칠게 드넓은 요동벌을 말달리던 사내들의 허기를 채울 요깃거리겠지요. 갓 삶아낸 돝고기에 독한 술 몇잔 걸친 그 사내들, 문득 ‘사추리 뻐근하게’ 뻗치는 억센 힘을 감당하지 못해 벌건 대낮부터 ‘안해’를 껴안고 나뒹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치미와 용머리기와를 얹은 푸줏간의 정경은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시대의 퇴행적 신분사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조선시대라면 천민 중에서도 맨 앞줄에 섰을 백정이 어찌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서 저다지 말끔한 옷을 입고 비린 고기를 다뤘겠습니까. 관청에 잡혀가 태질이라도 당할 죄였을 터인데, 그 벽화속 어디에도 조선 백정의 그런 주눅든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집도 그렇습니다. 측벽의 반듯한 인(人)자 대공과 추녀끝 낙수 자리에 깎은 듯 만들어 놓은 단은 이 건물이 막 지은 집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푸줏간에 내걸린 살집 푸짐한 멧돼지와 꿩, 그리고 노루가 보기에도 넉넉합니다. 일하는 사람들도 편해 보입니다. 삶은 고기를 건지거나 그릇을 쌓아 안은 여인의 표정이 강퍅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 풍경에서 고구려의 자유로움을 읽습니다. 불길이 활활 이는 아궁이와 한 세트인 온돌은 고구려가 낳은 우리 민족 창의력의 결정체입니다. 어떻게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방구들을 덥힐 생각을 했을까요. 세계 역사에 유일한 이 빛나는 창의의 근본은 바로 자유분방함일 것입니다. 자유는 속박받지 않는 상태이고, 속박 없음은 모든 제약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합니다. 그러니 조선시대처럼 한 줌도 안 되는 양반층이 모든 권력과 부, 사회적 절차와 결과까지도 독점했던 그런 막힌 의식으로는 도저히 고구려라는 역사적 실체를 이해할 수 없겠지요. 고구려는 강건한 나라였습니다. 중국에 맞서 한뼘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던 그 억센 강단은 우리 민족이 가진 역동성의 실체였고, 고리타분한 신분의 굴레를 씌워 인민을 속박하지 않았던 자유분방함은 굴종을 거부하는 자존감의 원천이자 발랄한 창의력의 모태였습니다. 새해 벽두에 그 고구려를 추억합니다. 지리멸렬한 현실이 그렇게 제 생각을 이끌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모두가 지쳤다고들 말하고, 모두가 가망 없다고들 외고 다닙니다. 그러나 힘이 다해 허리가 휘면 다리 힘으로 버티고, 다리가 꺾이면 사지로 땅을 짚고 서야 합니다. 지난 한해, 참 힘든 여정을 헤쳐 왔습니다. 그러나 힘겨움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방증입니다. 너른 대륙을 짓치며, 산과 들을 아우르던 그 고구려 사내들의 기상으로 이 한해 끝까지 줄달음질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에서 고구려 사내들의 ‘발정 같은’ 힘을 얻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심재억 문화부차장 jeshim@seoul.co.kr
  • “반총장 브랜드 가치는 우즈 수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적인 골프스타인 타이거 우즈에 맞먹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조정실 허만형 특정평가심의관이 국무조정실 직원들로 구성된 ‘알기 쉬운 통계연구회’와 함께 공무원, 연구원, 회사원, 대학생 등 5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반 총장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를 돈 많이 버는 스포츠 스타와 견주어 물었을 때 연봉 927억원을 버는 타이거 우즈 수준이라는 답변이 32.7%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15.1%는 야구선수 박찬호(연봉 150억원)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88올림픽과 2002월드컵보다는 낮게 평가했다. 반 총장이 한국의 입장에 서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는 현안은 독도 및 역사에 관한 한·일 관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문화 유산 반환과 같은 외교문제, 동북공정 등 한·중관계, 남북관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 총장이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 영역과 관련해서는 핵확산금지와 같은 국제평화활동에 둬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고, 지구 살리기 등 환경운동, 최빈국 빈곤퇴치 등의 순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기구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 국제기구에서의 활동보다 국내의 환경, 노동, 복지분야에서의 국제수준 준수라는 압력도 만만찮을 것으로 지적했다. 성공적인 사무총장을 만들기 위한 지원으로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고, 그 방법으로는 유엔분담금 증액보다는 외교적 지원을 더 주문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시론] 부동산과 세밑 거리의 아이들/김지우 소설가

    [시론] 부동산과 세밑 거리의 아이들/김지우 소설가

    한차례 눈도 지나가고 이른바 세밑이다. 유난히 가족애가 강조되고 그 어느 때보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온정적인 달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에 절대적 빈곤감까지 가세되어 세밑이 온통 아우성이다. 화두도 부동산이요, 딜레마도 부동산이요, 오로지 부동산만이 생의 증거인 것처럼 자발없다. 그리고 가출 청소년들은 여전히 차가운 겨울 밤거리를 헤매고 있다. 가정과 학교를 완전히 떠나 ‘거리의 아이들’로 소위 독립생활을 하고 있다. 거리의 아이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 속칭 ‘삥뜯기, 자판기 털이, 차털이’ 등 범죄의 유혹에 빠져 들기도 한다. 원조교제 등 성매매를 통해 생활비를 벌기도 한다. 가출한 미성년자라는 불안한 신분 때문에 20만∼30만원에 불과한 아르바이트 돈을 떼이는 일도 허다하다.PC방이나 찜질방을 전전하거나 1평도 채 안 되는 쪽방에서 하루를 한 끼니로 때우거나 굶으면서 산다. 이런 거리의 아이들이 적게는 10만, 많게는 100만명이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건 가출 청소년 4명 중 1명이 초등학생이다. 급속한 가족해체의 단면을 보여준다. 가출 유형도 옛날과는 너무 다르다. 집 바깥의 세상에 마음을 빼앗겨 세상을 향해 나가는 추구형 가출이나 시위형 가출, 부모의 과도한 통제나 기대로부터 자유롭기 위한 도피형 가출은 서랍 속 고전이 됐다. 유희추구형 가출은 더더욱 아니다. 가정 내 폭력을 피하기 위한 탈출형 가출이나 가정이 파괴되면서 거리로 나선 버려진 가출인 경우가 태반이다. 말하자면 생계곤란형 가출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청소년정책은 가정과 학교에 소속된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 소속이 없는, 존재하면서도 존재감이 없는, 유령같은 존재인 거리의 아이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쉼터나 그룹 홈 같은 시설은 수용 위주의 정책으로 통제와 관리가 우선이다. 따라서 거리 생활로 지친 아이들에게 그다지 쉴 만한 공간이 되지 못한다. 집과 가족에게서 탈출했음에도 거리의 아이들은 ‘가족적인’ 공간과 ‘집 같은’ 공간을 너무도 절실히 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그리운 게 가족이라고 눈시울을 붉힌다. 그나마도 단기쉼터는 한두 달 정도밖에 머물 수 없다. 결국 아이들은 다시 거리에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가정이 해체됐기 때문에 돌아갈 가정, 부모도 없고 학교도 다니지 못한다. 기능적으로 해체된 가정이 많아 집으로 돌려보내도 가출을 반복한다. 그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집은 없다. 이들의 장래가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몰락한 계층, 낙오자 계층을 이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들을 각종 범죄의 세계로 유혹하는 인터넷 ‘청소년가출’ 관련 카페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이 홈리스나 부랑아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사회적 관심과 실질적 도움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 숙식제공과 보호로는 이 복잡하고 다양한 위기의 아이들을 가정과 사회로 복귀시키기 어렵다. 가족적 분위기에서 학업 등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중장기 쉼터나 그룹 홈이 필요하다. 세밑 화제가 단연 부동산인 작금, 부동산을 소재로 시를 쓰겠다는 시인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할 말 다 하지 않았는가. 집은 없고 온 천지에 부동산만이 있을 뿐이니, 집과 부동산 사이의 머나먼 갭 속에서 이 세밑에 집을 나와 집을 찾는 아이들, 그들이 돌아갈 집은 어디인가. 김지우 소설가
  • [메디컬 라운지] 해외 심장병어린이 수술 300명 돌파

    보건복지부 지정 심장ㆍ혈관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은 지난 1989년 중국 교포어린이를 대상으로 시작한 ‘해외 빈곤국 심장병어린이 수술사업’의 수혜자가 300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수혜 국가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의료 후진국이며, 세종병원은 18년 동안 연 평균 16.7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병원 측은 이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에도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의 심장병 어린이 5명을 초청,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 병원 박영관 이사장은 “지금까지 100%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 한국인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가 한국을 주시… 국민들 성원 부탁”

    “유엔 일을 하다 보면 우리 국민들이 서운하실 때도 있겠지만, 세계가 한국인 사무총장은 물론 한국을 주시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저와 함께 일한다고 생각하고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무대인 ‘반기문 UN 사무총장 취임 기념, 희망 2007 신년음악회’가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음악회에는 반 총장을 비롯해 각국 외교사절단과 국회의원들, 일반 시민들까지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김덕수 사물놀이와 KBS 국악관현악단이 함께 한 사물놀이 협주곡 ‘마당’을 시작으로 리틀엔젤스 합창단의 ‘옛님’,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독창이 뒤를 이었다. “이렇게 좋은 날엔, 이렇게 좋은 날엔…” 비록 정확하지 않지만 한국어로 코트디부아르, 엘살바도르, 핀란드,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세르비아 대사 등 7개국 주한 대사들이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열창하고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멋진 드럼 연주로 반 총장의 취임을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총장은 “역시 노래는 화합이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이 따뜻한 격려와 성원으로 총장에 당선되었고 앞으로도 그 성원을 원동력으로 세계 인권·평화·빈곤퇴치 등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반 총장은 낮에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정오쯤 ‘친정’인 외교통상부에 들러 송민순 장관 등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오찬을 나눈 뒤 그의 총장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청사 2층에 설치된 대형 기념판 제막식에 참석했다. 지난 24일 귀국한 반 총장은 외교부로 오기 전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을 수상했다. 특히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특별손님으로 초대돼 반 총장과 함께 입장, 주목을 받았다. 반 총장은 오후에는 청와대 초청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공식적인 국가정상급 의전을 받았다.27일에는 임채정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내년 1월2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사무총장 취임전 국내에서 갖는 마지막 밤을 지인들과 보낸 뒤 28일 오전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한준규 김미경기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 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 황성기 논설위원

    격차 사회. 이달 초 일본에서 발표한 2006년 유행어 톱10에 든 말이다. 일본인이라면 올 한해 질리도록 접했을 터이다. 전 국민이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에 똘똘 뭉친 ‘1억 총(總)중류’ 일본이 거품경제와 붕괴의 20년을 지나면서 계층간 격차가 벌어지는 바람에 생활에서도 실감하는 일상어이다. 몇년 전 일부 학자들이 이런 현상에 주목하고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 일본 사회를 보는 하나의 틀이 됐다. 마이니치 신문이 연초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64%가 ‘격차사회가 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나아가 71%는 ‘향후 격차사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일본에서 자신을 ‘중의 하’층 이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66%나 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의식 면에서 일본의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음을 이 조사는 보여준다. 완만히 진행돼 온 일본의 격차사회가 5년 넘게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시절 추진한 신자유주의 경제, 글로벌화로 인해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심화됐다는 데 이론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고이즈미 정권을 승계한 아베 신조 총리는 ‘재도전 가능한 사회’가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국민을 달래고 있지만 격차사회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일본이 패전 후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쳐 거품 경제가 붕괴되기 전까지는, 노력하면 누구나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사회를 지향하고 그 목표를 실현했다. 그러나 거품이 붕괴해 주가와 부동산의 대폭락, 은행·기업의 줄도산에 이어 구조조정이 전 부문에서 이뤄지면서 노력하면 희망이 실현되는 사람과 노력해도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람으로 분명히 나뉘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마다 마사히로 같은 사회학자는 ‘희망 격차사회’라고 이름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미국도 뒷모습을 들춰 보면 상위 5% 미만이 전체 부의 60%를 소유한 것이 엄혹한 현실이다. 한때 전 국민의 60∼70%가 중산층이라고 자랑하던 미국은 의료보험조차 못 드는 사람이 3억명에 가까운 인구 중 4500만명에 이른다.70년대 이후 중산층이 상당수 해체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맹국으로 따지면 미국의 빈곤층은 17.1%로 세계 2위, 일본은 15.3%로 5위이다. 일본은 아직 고용과 소득 면에서의 격차만 문제시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를 넘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집중과 세습에 의한 격차의 확대까지 겹쳐 계층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의 길을 걷게 됐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여러 해결책이 제시됐으나 양극화가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초기의 양극화가 고용과 소득 면에서 버는 자와 못 버는 자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면 최근의 양극화는 자산, 특히 부동산을 지닌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형 격차사회와 미국형 계층사회가 지닌 모순이 동시에 진행되며 양극화라는 단순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계층의 분화와 고정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한국사회학회의 의식조사에서 나타난 ‘월 소득 500만원, 자산 보유 10억원 이상’이란 중산층의 잣대는 빈곤층으로 인식하는 국민을 양산시키고 있다. 노력을 해도 희망을 갖지 못 하는 ‘희망 격차사회’의 공포가 병술년 세밑,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장애인 행정도우미 내년 2000곳 채용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전국 읍·면·동 사무소의 장애인 담당 행정 도우미로 장애인들을 채용한다고 26일 밝혔다. 전국의 읍·면·동 사무소는 총 3585곳으로 내년에는 이중 2000곳에 장애인 도우미를 둔다.2008년에는 3000곳으로 확대하고 2009년에는 모든 자치단체에서 채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들은 장애인 보건, 복지행정 등의 업무를 전담하며 불우 장애인을 보살피는 등 행정 일선을 누비게 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장애인을 제외한 빈곤층 장애인을 대상으로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내년 월급은 83만원 정도가 지급된다. 복지부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이 정도 수입을 갖게 되면 수급권을 박탈당하게 되기 때문에 채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내년 중 직업재활시설에 1만개, 취업 프로그램 개발로 8000개, 매점·자판기 우선 허가 7200개, 복지 일자리 2990개 등 3만개 이상의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이어 2008년 4만 8200개,2009년 7만 2100개,2010년 10만개의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창출할 방침이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지구촌 성탄절 표정

    성탄절에도 지구촌의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유혈충돌, 테러 등으로 긴장은 계속됐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고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의 ‘인종청소’는 더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쇼핑 대목을 맞은 영국 런던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콩 등 대도시 중심가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5일 성베드로 성당의 자정 미사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맞아 세계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교황은 이날 1만명의 신자들에게 낙태 문제를 언급,“베들레헴의 아기(예수)는 (우리로 하여금) 태어났거나 혹은 태어나지 않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빈곤, 굶주림에 고통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면서 “하느님의 빛나는 사랑이 세상 어린이들을 감싸주기를 기도하고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다. 교황이 라틴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Pax vobis)”라고 선창하자 신도들은 “교황께도 평화를(Et cum spiritu tuo)”라고 답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44개국에 생중계됐다. 그는 “예수가 성탄절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축제를 즐기느라 바쁘기만 하다.”면서 “질병과 외로움 등 고통 속에 성탄절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촉구했다. ●캐럴 끊긴 베들레헴, 트리 반짝이는 카불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적막 속에 빠졌다.AP통신은 25일 베들레헴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럴 방송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파 분쟁이 악화되면서 베들레헴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베들레헴 주민들의 경제적 곤궁도 커지고 있다. 빅토르 바타르세 시장은 “어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느냐.”면서 “슬픈 크리스마스”라고 한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파타간 폭력사태 우려로 성탄절 축하 행사가 취소됐다. 급진적 이슬람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거리엔 처음으로 색색 조명으로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트리 가격은 아프간인들의 한달 수입보다 많은 20∼200달러. 거의 전량이 카불에 체류중인 외국인 고객을 위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에선 이날도 인종청소를 명분으로 한 살육전이 계속됐다. 이곳에선 지난 3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흥청이는 두바이… 인도네시아 테러 경계령 ‘아랍의 미래’에서 ‘세계의 허브’를 꿈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는 성탄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왔다. 호텔과 쇼핑몰,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산타 복장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바이 고급 호텔에는 ‘크리스마스 디너’ 행사가, 도심 곳곳에선 외국인과 현지 무슬림이 참가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올해 두바이에서 시작된 성탄 축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하지)와 함께 12월30일부터 시작되는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로 이어진다. 반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크리스마스는 ‘반목과 긴장의 대명사’가 됐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31곳의 교회는 무장 경비원들이 테러에 대비, 경계를 서고 있었다. 서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발리 등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들에서는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1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매년 성탄절마다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빈곤층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

    빈곤층 외래진료비 본인 부담

    빈곤층에 대한 국가 의료서비스 지원 체계가 대폭 바뀐다. 무료 혜택은 줄고 자비(自費) 부담은 늘어나는 방향이다. 현행 의료급여 제도가 지나치게 ‘무임승차 심리’를 조장하는 등 적잖은 문제가 있다고 정부가 판단한 결과다. 여러 병원을 돌며 과도한 약 처방을 받음으로써 본인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국가재정을 축내는 것도 막겠다는 것이지만 일부의 잘못 때문에 애꿎은 영세가구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과다 의료이용이나 의료 쇼핑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의료급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총진료비가 올해 2조 7000억원에서 내년 3조 600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는 데다 중복 처방률이 18.5%, 병용금기 의약품 처방 발생건수가 8.13%에 이르는 등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1종 수급권자가 의원을 외래방문할 때 건당 1000원, 병원·종합병원은 1500원, 대학병원을 비롯한 3차 의료기관은 2000원, 약국은 처방전당 500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입원 진료시에는 본인 부담이 면제된다. 지금은 입원·외래 모두 무료다. 본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도록 건강생활유지비가 신설돼 매월 6000원씩 지급된다. 본인 부담금이 월 2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50%를,5만원 이상이면 초과금액의 전액을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선택 병·의원제’가 도입된다. 병·의원 이용이 아주 잦은 사람들은 의료기관 한 곳을 선택해 고정적으로 이곳만 다녀야 한다. 이 경우 본인부담금은 면제된다. 중복처방 등에 따른 건강상·재정상 손실을 막겠다는 이다.▲희귀난치성질환, 정신질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중 급여일수가 법적 상한일수(365일)를 90일 이상 초과하는 경우 ▲그 밖의 질환자 중 180일을 초과하는 경우가 적용 대상이다. 복합 질환자는 선택 병·의원을 1곳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급여제 수급권자는 대부분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들이다.1종은 근로 무능력자,2종은 근로 능력자이다.1종은 진료비가 전액 면제되고 2종은 입원의 경우 진료비의 15% 본인 부담, 외래의 경우 의원은 1000원, 종합병원 이상 15%를 내게 돼 있다.1종 수급자는 올 6월 기준 102만 848명,2종은 80만 4845명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혼 장애인 김씨는 민사망이 고맙습니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지체장애인 김모(43)씨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간사회 안전망’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김씨는 지난 89년 결혼, 어렵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그러나 5년여전 아내가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가정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잦은 불화를 겪다 최근 아내와 이혼한 김씨는 고2(17), 중1(14)짜리 남매를 뒷바라지하며 하루 하루 끼니 걱정을 해야만 했다. 일용직으로 일하다 몸이 불편해 이마저 최근 그만뒀다. 김씨의 딱한 사연을 접한 민간사회안전망은 김씨에게 성금을 건네 주고 기초수급대상자로 등록시켜 매월 70여만원의 생계비와 자녀들의 학비를 지원받도록 조치했다.김씨는 “민간사회 안전망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고 그나마 생계를 꾸려 가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기초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된 차상위계층을 돕는 연제구의 민간사회 안전망 활동이 세밑 화제가 되고 있다. 민간사회 안전망은 연제구 연산 8동 주민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1년 발족됐다. 현재는 13개 동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15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가입하는 회원도 크게 늘고 있어 내년에는 30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8500만원인 기금도 내년에는 1억 5000만원으로 크게 증가,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원 대부분은 재래시장 상인, 직장인, 자영인 등으로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지만 매월 일정액의 기금을 내 자신보다 처지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곳곳을 누비며 복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을 찾아내 도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100여명이 민간사회 안전망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연산8동 연천부녀경로당 할머니들이 자식들로부터 받은 용돈과 재활용품을 팔아 마련한 30만원을 흔쾌히 기탁했다. 자영업을 하는 김모(47·연산1동 )씨는 “나도 어렵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주민을 외면할 수 없어 회원으로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민간사회 안전망은 앞으로 이웃돕기에 한정하지 않고 환경 등 지역공동체 운동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위준 구청장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가정이 해체되거나 붕괴되면서 빈곤층으로 내몰리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며 “민간사회 안전망이 이들에게 도움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중계석] 日 양극화 원인/고바야시 게이이치로 日 경제산업硏 연구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는 ‘양극화’ 해소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양극화 원인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정권의 규제완화 때문이냐, 아니면 글로벌화의 후유증이냐는 것이다. 그런데 양극화의 원인에 대해 고바야시 게이이치로 일본 경제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이 2001년부터 커뮤니티(공동체) 기능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다소 독특한 분석을 내놓았다. 도쿄대 수리공학 석사, 미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통산성 관료를 지낸 그는 아사히신문 객원논설위원과 주오대공공정책연구과 객원교수, 닛케이신문 기고자로 활동한 논객이다. 그는 최근 일본 주재 외국특파원들에게 2007년 일본경제 전망을 브리핑한 자리에서 “일본 사회에서 기업, 특히 대기업들은 2차세계 대전이 끝난 뒤 40∼50년 동안 공동체 유지 기능을 수행해 왔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소속원들을 평생 보호해 줘야 한다는, 즉 공동체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인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회 전체의 흐름이요, 분위기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1990년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이후에도 10년 이상 대기업들은 공동체 기능 수행의 압력을 받아 평생고용 원칙에 매달려 구조조정을 하지 못해 고전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노동자가 요구하는 직장과 기업이 요구하는 노동자 사이의 불일치(미스매치) 현상이 깊어졌다. 노동의 비효율화도 심화됐다. 이 기간 일본 노동자들은 노동력에 비해 훨씬 많은 보수를 받아 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2001년에야 기업들이 공동체 기능을 포기하면서부터 기업들이 짐을 덜고 이후 5년간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반작용으로 해고노동자가 양산되고 비정규직 급증 등 고용 측면에서 기업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빈곤계층이 급증하고 양극화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물론 현재도 정부규제에 의해 지켜진 산업들은 공동체 기능을 맡고 있다. 공무원이 지키는 중앙·지방 정부도 공동체 기능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수십년전부터 고용과 해고를 반복하면서 공동체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기업들이 맡았던 공동체 유지 기능이 무너지면서 현재 일본 사회에서는 양극화 심화 해소를 위해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중에서도 누가, 어떻게 공동체 기능을 수행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 초점이다. 아베 신조 정권은 국가의 공동체 역할을 주장하고, 좌파·혁신계도 공동체 복원에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공동체 복원 역할을 국가에 맡기려는 풍조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부가 아닌 (비영리기구 등) 단체가 공동체를 만들어 시장경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taein@seoul.co.kr
  • 서울신포니에타 24일 예술의 전당서 공연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독특한 음악회는 단연 서울신포니에타가 24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갖는 ‘병사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우선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라는 타이틀과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음악을 선도한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라는 조합부터가 그리 어울려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병사의 이야기’는 연주에 내레이션과 연기가 더해지고 탱고·왈츠·재즈·행진곡이 곳곳에서 출현하는 흥미로운 총체극이지만, 머리를 싸맬 만큼 난해하지는 않더라도 마음편히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서울신포니에타가 공연장 대관마저 하늘의 별따기인 크리스마스 ‘대목’에 관람객 동원도 미지수일 수밖에 없는 이런 작품을 올리는 데는 뭔가 깊은 뜻이 있을 법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바이올리니스트의 한 사람인 김영준 서울신포니에타 음악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병사의 이야기’를 고른 이유를 물었다. 김영준 감독은 먼저 “이 작품은 1986년 바이올린 주자로 참여해 한 차례 연주한 적이 있었는데, 하도 어렵고 함의가 많은 곡이라 연주가 만족할 만큼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20년 동안이나 항상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이번엔 작정을 하고 한달째 씨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병사의 이야기’에는 크리스마스에 딱맞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웃으며 반문했다.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공주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던 병사가 고향을 찾아가지만, 과거의 행복까지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줄거리가 지금의 작은 행복에 만족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실제로 ‘병사의 이야기’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궁핍하던 1918년에 씌어졌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작품은 무대에 올릴 수 없었고, 작은 규모지만 내용은 결코 빈곤치 않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병사의 이야기’는 물론 배우들이 필요하지만, 연주에는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트럼펫, 트럼본, 타악기 주자만 있으면 된다. 결국 1차 대전 당시의 유럽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따라서 지원도, 유료 관람객도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여건에 맞는 음악활동으로 ‘작은 행복’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가 김 감독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번 음악회에는 함축되어 있는 셈이다. 이번에 김 감독은 지휘자로 나선다. 연극인들도 참여하는데 노청연과 여무영이 연출, 유지연이 내레이션을 맡고 여무영이 악마, 김관진이 병사, 강하라가 공주로 출연한다. 오후 3시,8시 두 차례 공연.(02)732-0990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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