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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중산층 혁명/육철수 논설위원

    지난 연말 세계은행(IBRD)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중산층’(Global Middle Class)이란 새 키워드를 던졌다. 이들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1인당 연간소득이 4000∼1만 7000달러이며, 가구당(4인 기준) 1만 6000∼6만 8000달러다. 세계시장에 적극 참여해 국경을 넘나들며 상품 생산과 소비를 하고, 자가용 구입과 해외여행을 시작하는 계층이다. 질 높은 교육·의료서비스를 갈망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글로벌 중산층은 현재 세계인구 65억명의 6%인 4억명쯤 된다.2030년에는 85억명 중 14%인 12억명으로 늘어난단다. 특히 중국·인도·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편입인구가 급속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IBRD가 글로벌 중산층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른바 ‘지구촌 혁명군’으로서 세계를 누비며 경제·문화·교육·의료 등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더하는 개방과 세계화의 물결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바야흐로 중산층에 의한 혁명이 시작돼 나라마다 생존·지속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러나 중산층 혁명이 밝은 면만 있는 게 아니다. 영국 국방부가 최근 내놓은 향후 30년 글로벌전략 보고서는 중산층을 ‘경제적 계층’이 아닌 ‘사회적 계급’ 차원으로 조명해 관심을 끈다. 지금처럼 최상위 부유층(Super Rich)과 중산층 사이에 부(富)의 격차가 커지면 중산층이 빈곤층을 규합해서 계급혁명의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란 섬뜩한 예측이다.1917년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혁명 같은 게 또 일어나 마르크시즘이 부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전망에는 세계적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로 도시 저소득층이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현실을 고려했다고 한다. 특히 지식과 정보접근권, 기술을 갖춘 전세계 중산층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치면 계급혁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국 국방부가 예언이 아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지만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다. 양극화의 완충역할과 사회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게 중산층이다. 그런데 이들이 혁명 계급화해서 세계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돌변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발등의 불로 다가온 한반도 기후재앙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가 지구 온난화 현상이 가져올 재앙을 과학적으로 정리해 경고한 보고서 내용은 충격적이다. 온난화를 방치해 지구 기온이 섭씨 1.5∼2.5도 상승하면 지구상 동식물의 30%가 멸종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유엔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부가 시뮬레이션한 결과는 한반도에서의 온난화 재앙 역시 엄청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금세기 말에 이르면 한반도에 현존하는 모든 산림생물이 멸종위기를 맞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온난화 재앙이 여러차례 지적되었지만 발등의 불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환경부 시뮬레이션 결과는 우리 정부와 국민이 당장 온난화 대책 캠페인에 나서야 할 당위성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의 온난화 추세를 막지 못하면 소나무, 전나무, 밤나무 등이 고사하고, 태풍과 홍수 피해가 크게 늘며, 여름철 이상고온에 따른 사망자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910년에 비해 1.5도 상승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 상승폭의 두배가 되며,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미국·중국 등의 방해로 한때 유엔 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뻔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과학적 연구 결과마저 왜곡시키려 한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진국과 신흥산업국은 온난화의 주범으로서 빈곤국에 피해를 주는 현실을 직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에너지 절약, 재생·바이오 에너지 개발, 환경교육과 환경외교 강화에 범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환경부에만 맡길 게 아니라 청와대나 총리실에 전담기구를 두고 국가존망이 달렸다는 인식 아래 종합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작가 분신’ 지필묵 화폭 속의 독서인

    ‘작가 분신’ 지필묵 화폭 속의 독서인

    소설가 김훈은 지금도 연필과 지우개가 없으면 글을 쓰지 못한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드시 지우고, 다시 써야 하기 때문”이란다. 김남조 시인은 수십년째 사인펜으로만 시를 쓰고 있다. 그는 “사인펜 한 박스를 들여와 원고지 옆에 가지런히 두고 쓰는 일이 나에겐 작은 행복”이라면서 “글의 속도는 빠르지 않아도 글씨 자체는 쾌적하게 쓰여 편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 건국대 명예교수)이 작가들이 사용해 온 다채로운 문구류를 모아 ‘지필묵의 문화사’ 전시회를 오는 13일부터 한달간 연다. 현역 작가들이 실제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는 붓과 벼루, 연필과 필통, 볼펜, 만년필, 워드프로세서 등 다양한 집필도구 200여점을 선보인다. 춘원 이광수에서 소설가 권지예에 이르기까지 현대문학사 100년을 빛낸 문인들의 집필 모습을 담은 사진 100여점도 함께 전시된다. 50년 가깝게 볼펜을 선호하고 있는 고은 시인은 볼펜과 함께 보낸 원고에서 “볼펜, 이 볼펜을 가지면 내 마음은 벌써 서술의 춤을 춘다.”고 말했다. 아내인 강인숙 교수와 함께 영인문학관을 운영하는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전자펜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개막일 당일에는 김남조·이어령·서영은씨의 문학강연회도 함께 열린다. 입장료는 성인 4000원, 학생 2000원.(02)379-3182. 또한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는 책읽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담은 그림 전시회 ‘책과 사람전’을 서울 종각역 독서문화광장에서 4일부터 하고 있다. 박학성, 신영진, 신재남, 채기선, 안성용, 김복동씨 등 대한민국인물화가회 회원들이 책과 사람을 테마로 그린 작품 65점을 선보인다. 그림 판매 수익금은 빈곤층 어린이를 위한 교재 구입과 독서 지원에 사용된다.30일까지 계속되는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는 ‘음악이 있는 미술-클래식 공연’과 ‘독자들에게 초상화 그려주기’ 등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관람료는 없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생보사 공익기금 1조5000억 출연

    생보사 공익기금 1조5000억 출연

    생명보험사 상장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생보업계의 사회공헌사업에 삼성생명이 20년간 7200억원, 교보생명이 2500억원 등 1조원을 출연할 전망이다. 두 회사를 합해 생보업계 전체의 출연 규모는 1조 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외국계 생보사들도 참여한다. 남궁훈 생보협회장은 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년 안에 1조 5000억원이 모이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막바지 작업중인 생보사 상장안 마련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생보사들은 세무상 이익(세전 이익)의 0.25%를 출연한다. 상장할 경우에는 0.5%로 늘어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삼성생명은 1.5%, 교보생명은 0.75%나 1.0%를 출연한다. 지급여력비율이 150% 미만인 회사는 출연대상에서 제외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 상장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이익배분 등에서 주식회사로서의 속성을 갖출 것(35조 2항)’이란 규정이 보다 구체화된다. 이어 거래소가 금융감독위원회가 규정개정 승인을 요청하고 금감위는 20일 회의를 열고 이를 의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장을 원하는 생보사는 다음달부터 예비상장신청서를 낼 수 있다. 이어 상장을 위한 이사회 의결, 유가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에 넉달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9월쯤 생보사가 상장될 전망이다. 현재 상장조건을 갖춘 생보사는 삼성·교보·동부·신한·녹십자·LIG·흥국생명 등 7개사다. 이 중 교보·동부생명이 상장에 적극적이다. 반면 보험소비자연맹, 경제개혁연대 등 4개 시민단체는 “과거 계약자의 기여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상장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생보사 상장 때 상장차익 배분을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다. 공익기금은 소외계층 지원, 생명경시 풍조 지양, 소비자 신뢰구축 등에 쓰인다. 저소득층과 빈곤층을 대상으로 중대 질병, 사망, 장례 등 각종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이크로인슈어런스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소액대출을 받은 사람이 죽을 경우 유가족에게 부채를 탕감해 주는 ‘소액보험’도 나올 전망이다. 생활습관, 주거환경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밝혀 이를 알리는 생명건강연구소가 세워진다. 자살예방협회 등과 연계, 자살예방 활동을 하고 상담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보험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한 산학협동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생보협회는 회사 차원에서는 어려운 사업을 중점적으로 할 공익재단을 연내에 출범시킬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온난화 재앙 선진국 책임

    온난화 재앙 선진국 책임

    |파리 이종수특파원|2080년 지구 기온은 섭씨 1.5∼2.5도 상승하고 지구상 동식물은 30%까지 멸종될 위험에 직면한다. 또 2억∼6억명이 기아로 고통받고 11억∼32억명이 물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도 해마다 상승해 연안 지역과 도서국가 주민 수억명이 홍수 피해를 받게 된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린 경고음이다.IPCC는 5일 동안의 격론을 거쳐 이날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이어질 경우 닥칠 재앙을 담은 4차보고서 2권을 발표했다. 보고서 2권은 지난 2월2일 전문가들이 발표한 1권을 바탕으로 온난화가 인간의 건강, 도시, 농업·산업, 생물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것으로 정책 입안자를 위한 제안서에 해당한다. ●“가난한 국가 피해 클 것”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빈곤 국가들이 온난화에 주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적시한 데 있다. 보고서는 “인구 증가와 도시 집중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아시아 지역의 충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아프리카도 기근 지역이 증가하고 수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젠트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빈곤 국가 국민들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은 지구적 책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빈곤 지역이 기후변화 재앙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진국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회의 막판 보고서 요약본의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국·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정치인들이 이의를 제기, 발표시한을 넘기며 진통을 겪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학자들도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선진국들은 혜택을 받고 책임에서 훨씬 자유로운 빈곤 국가들이 피해 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해 왔다. ●“해수면 상승으로 매년 700만명 홍수 피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모기·진드기 등의 서식 범위가 늘어나 말라리아·콜레라·꽃가루알레르기·열사병·심장질환 등 질병이 확산돼 인류 건강이 크게 위협받을 전망이다. 또 가뭄·홍수·폭염 등으로 수억명이 식량부족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농촌 주민들의 대거 이주로 도시 빈민층이 늘어나면서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도 제기됐다. 한편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의 빙하 면적도 크게 축소된다. 이에 따라 해수면이 계속 상승해 해마다 700만명이 홍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IPCC는 새달 4일 태국 방콕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대안에 무게를 둔 보고서 3권을 발표한 뒤 오는 11월16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4차 종합보고서를 발표한다. vielee@seoul.co.kr
  • [최태환칼럼] 감동도 메시지도 없는 대선정국

    [최태환칼럼] 감동도 메시지도 없는 대선정국

    최근 한 언론이 한국정치학회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71%가 올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가 눈길을 끈다.‘한나라당 후보의 인기’ 때문으로 보는 이는 3%에 불과했다.85%가 ‘노무현 정권 실정’때문이라고 봤다. 한나라당 대선 주자만 드러난 상황이다. 감동이나 감명의 메시지가 없다는 의미가 함축됐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얼마 전 “통합은 심봉사 눈을 뜨듯 감동을 줘야 한다.”고 했다. 범여권 대선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그다. 그는 “악수만 있을 뿐 그랜드 비전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기성 정치세력·후보군에 대한 폄하다. 그의 발언엔 과장과 거품이 담겼다. 하지만 일정 부분 공감이 간다. 기성정치에 대한 거부감이다.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대감이다. 대선 정국이 눈앞이다. 하지만 미래 가치나 새로운 시대정신을 지향하는 메시지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경쟁 상대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하고, 반사 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당이든, 제3 세력이든, 예비후보든 마찬가지다. 국민들 가슴에 닿을 리 없다. 정치 세력의 흐름을 보면 두 축이다. 반한나라당·한나라당 포위의 흐름이 한 축이다. 노무현 정권의 부정과 배척이 또 다른 축이다. 정반대 축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네거티브 효과에 기대를 건다.‘반한나라당’은 범여권 통합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든 통합신당파이든 민생정치연합이든 지향점이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DJ도 거들었다.‘선 후보단일화 후 신당’ 훈수이다. 하지만 반한나라당의 논거가 명쾌하지 않다. 지금까지 목소리를 보면 그렇다. 일각에선 독재, 반민주, 반개혁, 반통일 세력이라 비난한다. 작위적이고 관념적이다.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반개혁, 통일 대 반통일의 대결 주장이 공허하다. 시대착오다.“노무현 정부는 실패했다. 내용도 없으면서 다시 모여 재집권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다.”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말이 오히려 공감이 간다. 대척점의 한나라당도 미래비전이 빈곤하긴 마찬가지다.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대결 목소리만 요란하다. 사사건건 충돌이다. 국민의 관심을 끄는 데 한계가 있는 건 당연하다. 당도 다를 바 없다. 노 정권의 ‘진보좌파, 아마추어리즘’ 이미지 부각만 있을 뿐이다. 대안이나 미래가치가 없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최근 ‘7·4·7 신화’를 들고 나왔다.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뜻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둘 다 경제와 실용의 의지를 내세운다. 하지만 국정운영의 철학이나 미래비전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들 캠프 사람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제도권 바깥에서는 통합과 제3의 가치를 주장하고 있다. 비노무현, 반한나라당의 기치다. 하지만 대안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잡히지 않는다. 치열하고 절박한 메시지가 없다. 기존 정치권의 거부감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승부를 걸겠다면, 기만에 불과하다. 미래 비전과 철학의 빈곤은 선거를 포퓰리즘 경연장으로 만들 수 있다. 중도와 통합, 경제를 내세운 껍데기 공약의 대결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다시 세몰이, 지역대결, 계층대결의 구도로 갈 가능성이 보인다. 새로운 인기투표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한국 정치의 퇴보이고 불행이다. yunjae@seoul.co.kr
  •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한·미 FTA 시대] 1994년 NAFTA 발효후 환란 맞은 멕시코 그후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1994년 멕시코에는 농민봉기와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이듬해부터는 물가가 30%대까지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FTA 반대론자들은 미국 경제에 종속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10년 뒤 멕시코의 경제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외환보유고는 NAFTA 발효 직전인1993년 249억달러에서 10년 뒤인 2004년에는 628억달러로 2.52배로 증가했다. 물가도 2000년부터 한자릿수로 떨어져 2005년에는 4%를 기록했다. 멕시코에 대한 직접투자액도 93년 47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166억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멕시코를 비교한 보고서에서 “만약 멕시코가 NAFTA와 같은 개방정책을 취하지 않았으면 여전히 부패와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농민들 역시 절대빈곤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NAFTA 출범으로 미국 자본이 진출하면서 임금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토지제도 붕괴로 남부 지역의 이농현상이 격화되는 등 부작용이 적잖게 드러났다. 그러나 1996년을 고비로 물가는 안정되고 실업률도 2%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초기의 불안은 94년 세디요 정권이 교육과 의료 등 복지정책을 줄이면서 재정개혁을 단행한 데다 NAFTA 출범으로 생필품 등에 대한 가격지원정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상업자본이 등장한 북부 농업지역에선 생산규모가 확대되고 기업농이 나타나면서 활기를 띤 반면 보조금에 의존하던 남부 농업지역에선 지역 토호들의 횡포까지 겹쳐 농민봉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농촌으로부터 비숙련 노동력이 공급되면서 임금이 하락,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반면 기술집약적 분야에서의 근로자 임금은 증가했다. 다만 2000년 이후 소득불균형 지표는 개선과 후퇴를 거듭했다. 김형주 책임연구원은 “멕시코는 소수 엘리트 집단이 눈앞에 닥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FTA를 서둘러 전략산업 육성이나 후속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그 결과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무너지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유치산업들은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치인·관료·금융인·기업인·농장주들이 밀착한 탈법행위로 개혁이 지연되고 경제주체간 불신과 갈등이 심화됐다.2000년이 지나서야 이같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으나 소모적인 찬반 논쟁으로 아직도 후유증을 적잖게 앓고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3일 “멕시코는 우리와 많이 다른 나라이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했고 미국과 FTA를 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FTA 추진의 최대 수혜자는 (국적을 초월한) 자본이고, 기업이고, 주주”라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1995년 페소화 위기를 맞았다. 김 연구원은 “순서는 바뀌었지만 두가지 경험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났던 미국식 자본주의 이식과정으로 ‘자유교역의 증진’,‘주식시장이 중시되는 주주 자본주의’ 등이 도입됐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멕시코가 농민들의 저항운동과 반세계화 운동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마킬라도라’라 불리는 단순 조립 가공산업은 성공했지만 발전이 덜 돼있던 내수 지향의 전기전자 업종은 몰락했고, 농업도 미국과 가까운 북부지역은 흥하고 남부의 곡물생산농가는 퇴출되는 등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mip@seoul.co.kr
  • “한국과 에너지·IT 협력 확대 희망”

    “한국과 에너지·IT 협력 확대 희망”

    “룰라 대통령은 한국과 전략적인 협력관계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한한 비센치 파울로 다 시우바 하원의원은 29일 룰라 대통령이 에탄올 개발 등 바이오 에너지 및 생명공학기술 협력, 정보기술(IT) 등의 교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한 직전 룰라 대통령을 만났더니 ‘한국과 브라질이 거리는 멀지만 공통점이 많다.’면서 ‘한국의 자본·기술, 브라질의 에너지 자원 및 시장이 상호보완된다.’며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에도 이같은 협력강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두 지도자의 민주화 투쟁 경험을 공유하고, 지난 2004·2005년 두 정상의 만남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룰라 대통령과 함께 집권 여당인 노동자당(PT) 창당 주역으로 룰라의 최측근이자 오랜 ‘동업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힌다. 룰라에게 금속노조위원장, 전국 단일노조 위원장(CUT), 국회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이번 방한은 채일병(민주당) 의원이 주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센치 의원의 방문을 룰라의 ‘에너지 특사’로 보기도 하는데. -룰라 대통령은 에두아르두 발리 에너지 고문 겸 경제발전위원회(ABD) 국장을 함께 보냈다. 이 분야 협력강화의 기대를 보여준다. 에탄올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자본이 한국의 자본·경영 노하우와 결합될 때 동반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다. ▶협력 가능성은. -한국 기업들은 환경에 관심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 자원약탈적·공해유발 산업은 브라질에서도 더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정책적으로 환경보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고용확대 등 차세대 산업의 견인차로 기대돼 투자를 늘렸다. 이를 총괄하는 ABD를 세워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열, 수력·풍력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좌파인 룰라 정부가 예상과 달리 친미정책을 쓴다는 평인데. -부시 방문 때 거리는 반부시 시위로 넘쳐났지만 룰라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빈곤퇴치와 경제발전을 위한 실용 외교정책에 무게를 뒀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처럼 미국에 각을 세우진 않을 것이다. ▶브라질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상베르나두가 지역기반인데. -폴크스바겐·도요타 공장이 있는 공업도시다. 룰라 대통령처럼 나도 빈곤한 북동부에서 이주했고 1977년부터 그를 도와 노동운동을 해왔다. 지역에 기술연구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들어왔으면 한다. 해남·진도군과의 자매결연도 추진 중이다. 비센치 의원은 자신의 고문역을 맡고 있는 한국계 교민 토머스 황(한국명 황경하)과의 친분 덕분에 한국에 대해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수립 후 최초 이민국은 브라질”이라며 돌아가 룰라 대통령에게 방한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한국에 온 비센치 의원은 임채정 국회의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조성준 노사정 위원장 등을 만난 뒤 31일 출국한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시각] 유럽의 환희,‘푸르’의 눈물/박건승 국제부장

    ##유럽은 환호했다.2007년 3월25일, 유럽통합의 시발점인 로마조약 체결 50돌을 맞아서였다. 그들은 ‘꿈’을 이뤄냈다는 자긍심이 넘쳐났다. 특파원은 이 순간을 현지에서 이렇게 전했다.“베를린에 도착한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베토벤의 ‘운명’이었다. 베를린 필의 선율을 타고 흐른 장쾌하고 호방한 명곡은 지난 50년에 대한 자족(自足)과 향후 50년에 대한 열정이 투영된 것 같았다.” EU는 수세기동안 그토록 갈망해온 평화와 통합을, 그리고 대제국 미국에 견줄 만한 경제력을 일궈냈다. 유로화는 탄생 5년만에 미국 달러화를 넘보는 세계 2대 통화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EU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4조달러를 웃돌았다. 미국보다 1조달러가량 앞섰다. 세계 수출입의 18%를 차지하는 지구촌의 최대 단일시장으로도 우뚝 섰다. 당연히 그들은 환호할 만했다. 유럽통합 50년은 그들의 말대로 전쟁 대신 평화를, 빈곤 대신 번영을 이룬 발자취였다. ##그들은 오늘도 죽어갔다.2003년 2월 이후 4년여만에 무려 20만명의 생명이 스러져 갔다.25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르푸르 사태’의 현실이다. 지난 세월, 어림잡아 1년에 평균 5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니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할까. 아랍어로 ‘푸르민족(Fur people)’의 ‘집(Dar)’이란 뜻을 가진 다르푸르. 대략 한반도의 2.5배 크기의 땅 ‘푸르민족의 집’.‘이 집’만큼이나 불명예의 꼬리를 많이 달고 사는 곳이 지구촌에 또 있을까.‘21세기 대학살의 대명사’‘인권 사각지대’‘금세기 최악의 인권지옥’‘인종청소 지역’‘아프리카판 킬링필드’…. 다르푸르의 비극은 2003년 초 아랍계 무슬림이 장악한 수단 중앙정부에 기독교계 흑인 반군조직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겉으로 드러났다. 정부 민병대가 반군 소탕작전에 끼어들면서 ‘인종청소’로 번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흑인들에 대한 무차별적 폭력과 살인, 강간, 방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이 통합의 축배를 들며 환호하던 그 날,‘축제’에 찬물을 끼얹은 유럽 지성 10인의 ‘반란’이 있었다. 그들(독일 작가 권터 그라스,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극작가 헤럴드 핀터 등)은 이렇게 절규했다. 유럽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대륙 수단에서, 가장 소외되고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죽임을 당하는데도 우리 유럽인들은 어떻게 감히 EU통합 50돌을 떠들썩하게 축하할 수 있느냐고. 그러나 그들의 외침은 이내 축제의 환호 속에 묻혀 버렸다. 수단 내전의 뿌리는 130여년전 영국의 식민 통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역을 둘러싼 ‘불행의 씨앗’은 19세기 후반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 분쟁에서 잉태됐다. 오늘날 북부 이슬람세력과 남부 기독교세력간의 갈등은 ‘불행한 씨앗의 산물’일 뿐이다. 유럽이 다르푸르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을 껴안아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통합 50돌을 기념해 발표한 베를린 선언문에는 유독 ‘평화’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우리는 세계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지지하며 인류가 전쟁,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너무 관념적이다. 공허한 메아리다. 화려한 수사(修辭)이다. EU는 소망대로 국제사회의 한 축을 이룬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축제는 끝났다. 그렇더라도 유럽통합 50돌이 ‘그들만의 잔치’로 막을 내리게 해서는 안 된다. 다르푸르 사태의 본원적 원인 제공자인 유럽은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올해에도 다르푸르에는 여전히 봄은 오지 않았다. 박건승 국제부장 ksp@seoul.co.kr
  • 70대 노인이 12년째 전국을 누비고 있다, 왜?

    70대 노인이 목숨을 걸고 12년째 전국 방방곡곡으로 돌아다니며 ‘풍찬노숙(風餐露宿)’하고 있는 까닭은? 해답은 간단하다.가정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할 수 없는 빈민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다. 중국 대륙에 한 70대 노인이 빈곤학생들을 위해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12년째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의 인물’로 등장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 샹탄(湘潭)시 샹탄현에 살고 있는 자오짜이허(趙在和·73)씨.12년전 직장에서 퇴직한 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르고 있는 ‘성자(聖者)’다. 자오씨는 지난 1995년 직장에서 물러난 이후 무려 12년째 중국 전역 8만㎞를 발섭하며 100만 위안(약 1억 2000만원)을 모금해 471명의 빈곤 학생들을 도와준 덕분에 중국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불리고 있다고 북경일보(北京日報) 인터넷신문 천룡망(天龍網)이 28일 보도했다. 천룡망에 따르면 자오씨는 상탄현 문화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12년동안 퇴직 수당을 장두전으로 삼아 ‘풍찬노숙’하며 모금운동을 펼쳤다.이 덕택에 그는 ‘빈곤 학생들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고. 그가 빈곤 학생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지난 1995년 상탄현 한 산촌의 초등학교 5학년생인 왕샤오훙(王小紅)양을 만나면서부터이다.다 넘어갈 듯한 벽돌집에 살고 있던 그녀는 성적과 품행이 모두 우수했으나 부모님이 장애인이어서 경제능력이 없는 까닭에 학교를 그만둔 상태였다. 자오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해도 샤오훙양의 희망을 잃어 어깨가 축처진 모습만 떠오르는 바람에 그날밤을 꼬박 지새웠다.그날부터 그녀를 위해 돈을 모금하기로 작정했다.문화관 홍보 업무를 담당한 그는 동네 주민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받은 돈을 한푼두푼 모아 1만 위안(약 120만원)을 마련,1차로 전달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모금 활동을 펼쳤다.같은 동네에서만 계속 모금 활동을 할 수 없는 탓에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기로 결정했다.매달 나오는 퇴직수당 900위안(10만 000원)중 집안 생활비로 700위안(8만 4000원)을 떼주고 나머지 200위안(2만 4000원)을 모금 경비로 사용했다.이같은 샐닢으로 1개월 동안 생활하려다보니 ‘풍찬노숙’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우선 깨끗하고 튼튼한 중고 자전거 1대와 휴대전화를 구입한데 이어 손수 명함도 만들었다.명함 뒷면에는 ‘돈과 재물은 아무 쓸데 없다.남을 도와주는 것은 천금과 같다.’·‘나는 공산당원 출신이고 정정당당하게 퇴직한 간부이다.’는 등의 문구를 집어넣었다.모금 활동을 할때 사람들에게 거지 취급을 받지 않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전 준비가 끝나자 행탁을 가볍게 꾸린 그는 대장정(大長征)에 올랐다.샹탄시의 한 시민은 “자오씨가 한 기업체 사장으로부터 모금을 하기 위해 아침 8시부터 낮 12시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모습을 여러번 봤을 정도로 열심히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오씨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무려 12년 동안 쉬지 않고 모금 활동을 해왔다.이같은 고생을 한 덕분에 그는 지난해말까지 현금 100만 위안과 학용품·옷가지 등 6000여가지 물품을 모금해 모두 471명의 빈곤 학생들을 도와줬다. 그는 요즘 도움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기에 바쁘다.그의 3평짜리 사무실에는 “나의 할아버지….”·“사랑하는 할아버지….” 등등의 문구를 사용한 편지 2000여통이 수북히 쌓여 있다. 자오씨의 도움을 받은 우(吳)모 학생은 졸업을 앞두고 보낸 편지를 통해 이렇게 다짐했다.“할아버지의 크나큰 마음을 한번에 모두 갚을 수는 없습니다.앞으로는 할아버지의 높으신 뜻을 이어받아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국가에 보답하는데 저의 조그마한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현장행정] 강남구 빈곤층 무료진료 사업

    [현장행정] 강남구 빈곤층 무료진료 사업

    “그동안 왜 안 오셨어요.” “안 아픈 곳이 없지만 형편이 안 돼서….” 2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경희장수한의원 진료실. 윤성중(44)원장의 물음에 황다임(68) 할머니가 말끝을 흐린다. ●강남에도 영세민 있어요 달동네에서나 오갈 법한 얘기지만 사실은 강남구 주민의 얘기이다. 황 할머니의 손가락은 마디마다 퉁퉁 부어 있었고, 오른쪽 무릎 역시 관절염이 진행돼 울퉁불퉁했다. 당연히 걸음걸이는 불편했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고역을 넘어 고행이었다. 황 할머니는 2년 전까지는 이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런 할머니가 치료를 중단한 것은 생활고 때문이었다.1988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줄곧 혼자 살아왔지만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도 제외돼 생활비는 물론 의료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복지 사각지대 찾아나선 강남구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깊듯이 부자 동네 강남구에도 영세민이 적지 않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4370가구에 8258명으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열 번째로 많은 것이다. 또 황 할머니처럼 생활은 어렵지만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 들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도 580가구에 1430명이나 된다. 강남구는 이에 따라 2002년부터 강남구의사회의 협조를 얻어 독거노인이나 한 부모 가정의 가장 등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해왔다. 올해는 그 수가 독거노인 73명, 한 부모 가정 가장 98명 등 171명이다. 이달부터는 여기에 강남구한의사회 소속 한의원 40곳이 가세했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219곳으로 늘었다. 이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고혈압·당뇨·관절염 상태를 알려주고, 큰 수술을 제외한 어지간한 병은 치료를 해준다. 또 상·하반기 한 차례씩 유방암 진단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진료를 받은 황 할머니는 “웬만한 것은 참고 살았는데 이렇게 무료 진료를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면서 “빨리 나아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일원동의 한 노인정에서 근로유지형 자활사업의 하나로 청소를 하고 있다. 황 할머니를 진료한 윤 원장은 무료진료에 참여한 배경을 묻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면서 할머니의 손, 발, 무릎, 목에 쉴 사이 없이 침을 꽂았다. ●“어렵다고 숨지 마세요.” 강남구가 무료 진료활동 등을 통해 차상위 계층을 돕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어렵게 산다는 게 창피해서인지 조사를 해도 쉽게 얘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취재에 동행한 강남구 보건소 의약과 김영술 팀장은 “사는 게 바빠서 자신이 차상위 계층에 해당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고, 부끄러워서 내색을 하지 않는 분들도 많아 안타깝다.”면서 “주저하지 말고 조사에 협조해 무료진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죽음으로 내몰린 ‘보트 피플’

    죽음으로 내몰린 ‘보트 피플’

    ‘예멘 앞바다의 비극’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비극은 지난 2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예멘 근해인 아덴만에서 일어났다. 내전과 빈곤을 피해 예멘으로 입국하려던 450명의 소말리아·에티오피아 난민들이 상어가 득실대는 바다로 내던져진 것이다. 밀무역상들은 난민들이 바다에 뛰어들지 않자 그 자리에서 흉기로 찌르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잔인한 폭력이 이어졌다. 네 척의 밀항선에 나눠탄 450명 가운데 생존자는 290여명이다. 미 CNN방송은 26일 예멘 경비대의 추격을 받자 밀무역상들이 배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발표를 전하면서 최소 29명이 숨지고 71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참혹한 상황은 속속 전해지고 있다. 바다로 던져진 ‘보트 피플’ 일부는 상어에게 물려 신체 일부가 절단된 채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다. 일부 여성은 선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예멘 경비대는 생존자로부터 돈까지 빼앗으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나선 UNHCR는 “우리는 이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최악의 반인륜 범죄가 발생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자유를 찾아 바다를 헤매는 ‘보트 피플’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2006년 1월 이후 3만여명이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를 탈출했고, 그 중 500여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말리아 보사소는 탈출 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밀항선의 출발지이다. UNHCR 에리카 펠러는 “희생자들은 정치적 박해와 폭력, 빈곤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탈출에 나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CNN은 24일에도 330명의 난민을 실은 두 척의 배가 예멘에 도착했지만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씨줄날줄] 결혼 격차/함혜리 논설위원

    예로부터 결혼이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하여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동서고금을 불문한다. 결혼에 대해서 명언을 남긴 사람으로 18세기 후반 영국의 문학비평가이자 작가인 새뮤얼 존슨을 꼽을 수 있다. 존슨은 부친의 헌책방 일을 거들며 10대 후반에 거의 모든 고전을 섭렵해 학자로서 자질을 키웠지만 가난 때문에 옥스퍼드 대학을 중도포기해야 했다. 학위도, 뚜렷한 자격도 없이 지방의 문법학교 교사로 근무하기도 하고 번역일을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나가야 했던 그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것은 결혼이었다. 결혼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던 그는 “결혼에는 많은 고통이 있지만, 독신에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다.”는 소신을 갖고 26세에 20세 연상의 돈많은 과부와 결혼한다. 아내에 대해 평생 변함없는 애정을 지녔던 존슨은 이런 말도 남겼다.“단지 돈만을 위해 결혼하는 사람보다 더 나쁜 것은 없고, 단지 사랑만을 위해 결혼하는 사람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없다.” 결혼은 잘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이라고 한다. 이왕이면 잘 하면 좋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최근 미국에서는 결혼이 새로운 계급간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케이 하이머위츠 맨해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결혼에 따른 빈부격차와 그 대물림 현상을 소개했다. 하이머위츠에 따르면 저학력자의 이혼율이 급증함에 따라 편부모 가정이 증가하는데 이들의 상당수가 흑인들과 교육수준이 낮은 계층에 집중돼 있다. 빈곤층 편부모 가정은 정상 가정에 비해 자녀양육에 신경을 그만큼 덜 쓰게 되고, 자녀들은 온갖 사회문제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결국 그 자신도 편부모가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 편부모 가정에 비해 양친 부모가 수익도 두배, 자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두배인 것이 결혼 격차를 만들어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결혼을 잘 하면 누구든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인류는 결혼을 통해 이뤄진 가족제도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그 결혼제도가 새로운 계급간 격차를 만들어내는 함정이 되고 있으니 참 유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의료급여 개혁안 7월 시행

    외래진료비를 내지 않던 빈곤층도 올 7월부터 병원을 찾을 때마다 1000∼2000원씩 본인 부담금을 물게 된다. 대신 1인당 월 6000원씩의 건강생활 유지비는 미리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의료급여의 불필요한 누수를 줄이고 재정 안정을 꾀하기 위해 ‘의료급여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해 이날 공포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1종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한 차례 동네의원을 이용할 경우 1000원,2차 의료기관은 1500원, 서울대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은 2000원, 약국은 500원을 부담해야 한다.또 CT(컴퓨터 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법)를 찍으면 비용의 5%를 내야 한다. 그러나 1종 수급권자가 입원할 때는 현재처럼 본인부담금이 면제되며 외래진료비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월 2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절반을,5만원 이상이면 초과금액 전부를 정부에서 지원받는다. 희귀난치성질환자,18세 미만 아동, 임산부, 장기이식환자, 가정간호대상자, 행려환자, 선택병의원 대상자가 1∼3차 선택병의원을 이용할 때는 본인 부담이 없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유럽연합 창립 50돌] 대륙이 잔치판 - 현장르포(중)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50주년을 맞은 25일(이하 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EU의 성과와 도전 과제를 담은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다.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 한스 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이 서명한 선언문은 EU 통합을 위해 노력한 과정과 앞으로의 지향 가치, 목표 등을 담았다. 처음엔 27개국 정상이 모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정상들이 거부하는 등 순탄치 않은 미래를 예고했다.2쪽 분량의 선언문은 “유럽통합은 평화와 번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차이를 극복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 모델은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빈곤·기아·질병과의 투쟁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5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24일 베를린에 도착한 27개 회원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베토벤의 ‘운명’이었다. 베를린 필의 선율을 타고 흐른 이 장쾌하고 호방한 명곡은 지난 50년에 대한 자족(自足)과 향후 50년에 대한 열정이 투영된 것 같았다. 시몬 래틀러의 지휘 아래 회원국이 공유하는 가치·단결·다양성의 염원을 담은 EU 송가(訟歌) 등도 울려 퍼졌다. 이어 정상들은 정상들은 기념일인 25일 독일 역사박물관에서 역사적인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뒤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50주년에 대한 모든 것’을 주제로 한 50개 도시 순회 전시회 진수식을 주재하면서 통합 5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베를린 시민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역사적 기념일을 자축했다. 브란덴부르크문 일대와 시내 곳곳의 박물관·미술관엔 특별전시회·공연이 이어졌다. 젊은이들은 ‘클럽의 밤’ 행사에서 밤새 춤을 추며 온 몸으로 즐겼다. 25일 정오부터 기념식 하이라이트인 대규모 야외 콘서트 ‘오픈 에어’ 축제가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을 달구었다.‘유럽의 소리들’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영국 로커 조 코커, 이탈리아의 지아나 나니니니, 독일의 몬로제 록밴드 등 내로라하는 광대들이 신명난 잔치판을 벌였다. 또 27개국에서 온 거리 악사들은 전통 음악을 선보이면서 ‘선율의 통합’으로 열기를 더해줬다. 브란덴부르크문 동쪽 운터덴린덴 거리는 24일부터 EU 50년의 역사를 담은 자료전이 열렸다. 회원국 수에 맞춘 듯 27개 코너를 마련, 석탄철강공동체, 로마조약, 동구 확대 등의 주제를 담은 입간판이 세워졌다. 베를린공대생 요제 라모스(21)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앞으로 회원국들의 지향점,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통일된 입장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브란덴부르크문을 바라보는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폴란드에서 10대를 보낸 뒤 독일로 건너왔다는 요나힘 야너(70). 그는 “전쟁의 참상을 맛본 세대로서 지난날의 심각한 갈등과 반목을 딛고 하나가 된 유럽이 50년을 맞는 장면을 지켜보게 된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며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더 단합된 힘으로 대륙은 물론 세계 평화 증진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가 양쪽에는 27개국에서 마련한 천막 부스가 즐비했다. 회원국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햄과 포도주 시음회가 열리는 스페인관에 들러봤다. 대사관 교역위원회에 근무하는 지저스 고메스(35)는 “스페인은 1986년 EU에 가입했는데 그뒤 발전된 모습과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저녁 6시부터 25일 새벽 2시에는 ‘심야 박물관’이 열렸다. 포츠담 광장의 ‘쿨투르포룸(문화포럼)’ 일대와 베를린 동부 ‘박물관 섬’ 지역의 박물관 10여곳을 14유로(약 1만 4000원)짜리 티켓 1장으로 순회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박물관 한 곳 입장료가 8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가격이다. 자정이 다가올 무렵 ‘클럽의 밤’ 행사장을 찾았다. 시내 35곳의 나이트클럽을 12유로의 입장료로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나이트클럽 입장료는 10유로다. 이 행사 역시 27개 회원국의 의미를 살려 27개국 출신 디스크자키(DJ)들이 다양한 장르의 신명난 음악을 들려준다. 젊은이들의 문화 공간으로 유명한 북동부 쿨투르브라우라이 지역에 있는 ‘소다 클럽’.5개층의 이 클럽은 평소 하루 1000여명의 젊은이들이 찾는 곳인데 이날 15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리듬&블루스와 재즈풍 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젊은 남녀가 삼삼오오 모여 몸을 흔들고 있었다.‘토요일 밤의 열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뜨거워졌다.EU 50주년의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vielee@seoul.co.kr
  • 대북송금 특검·땅투기 의혹 공방

    송두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송 후보자가 2003년 특별검사를 맡았던 ‘대북송금 의혹사건’과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 과정이 문제가 돼 공방이 벌어졌다.●“대북송금특검 남북정상화 일조 평가되길”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직을 수용한 것에 대해 역사의식 빈곤 등 비판적 시각이 많다.”면서 “특검으로 인해 남북평화협력의 분위기가 훼손됐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따졌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송 후보자 지명은 대북송금 특검의 정당성을 주장함으로써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하고 탈당파와 민주당 등 통합신당 추진세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은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남북관계를 경색시킨 사례의 하나”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특검직 수용배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희망하거나 원했던 것은 아니고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면서 “대북송금 특검이 긴 안목으로 본다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작은 일조가 됐다고 평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임야 1만3824평 `명의신탁´ 뒤 이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송 후보자가 판사 시절 연고가 없는 지방 땅을 차명으로 보유했다.”면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송 후보자의 부인 정모씨는 1988년 3월 전남 고흥군 풍양면 매곡리 산 46의 1번지 등 임야 4필지 약 1만 3824평을 구입했다. 송 후보자측은 당시 땅을 구입한 뒤 제3자 명의를 빌려 등기하는 이른바 ‘명의신탁’을 했다가 1996년 3월 정씨 명의로 등기를 이전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아내가 아는 사람의 권유를 받고 교원을 그만두며 받은 퇴직금으로 매입했다.”면서 “위치가 어딘지도 모르며 중개인의 권유를 아내가 가볍게 수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용도가 있어서 땅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즉각적인 이익을 노린 ‘투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10년새 빈곤층 확 늘고 중산층 줄었다

    10년새 빈곤층 확 늘고 중산층 줄었다

    중산층이 급감하면서 빈곤층이 10년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양극화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2.7∼16.8% 정도는 계층이 상승했고,9.0∼14.2%는 계층이 하락했다. 중산층의 상당수가 상류층이나 하류층으로 분화됐다는 의미다. 중산층 가운데 평균소득 70∼150% 범위의 중간층 비율은 96년 전체의 55.54%에서 2003년 42.76%로 최하점을 찍었고, 지난해에는 43.68%로 소폭 상승했다. 평균소득 50∼70%대의 중하층은 96년 13.19%에서 2000년 12.84%,2003년 11.69%,2006년 10.93%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빈곤층(평균소득의 50% 이하)은 96년 11.19%에서 2000년 16.12%,2003년 19.98%,2006년 20.05%로 늘어났다. 상류층(평균소득의 150% 이상)도 96년 20.08%에서 2000년 22.77%,2003년 25.56%,2006년 25.34%로 각각 늘어났다. 계층 상승 비율은 2003∼2004년 14.3%, 하락 비율은 14.2%에서 2004∼2005년에는 12.7%,13.3%로 역전됐다가 2005∼2006년 16.8%,9.1%로 하락 비율에 비해 상승 비율이 높았다. 여성 가구주 또는 저학력 가구주가 중간층에서 벗어나 다른 계층으로 이동한 경우가 많았다. 소득 이외 건강·주거 불평등도 심화됐다.98년과 2001년,2005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소득별 건강 수준을 분석한 결과,2005년 조사에선 소득 하위 10% 계층에서 22.1%만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아 98년 34.7%,2001년 29.7%에 비해 급감했다. 반면 상위 10% 계층은 56.8%가 양호판정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통계청의 가구소비실태조사 및 가계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생활실태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노숙 10년… 일흔에 다시 서다

    노숙 10년… 일흔에 다시 서다

    일흔이라 믿기 어려웠다. 숱 많은 검은 머리에 윤기 나는 피부, 불혹(不惑)이라면 몰라도 고희(古稀)라니. 눈가, 입가에 잔주름이 있지만 나이 탓이라기보다는 웃는 표정 때문이라 생각됐다.10년이나 쪽방과 거리를 맴돌았다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18일 만난 박기충(70·가명)씨는 기자의 당혹스러운 표정에 재미있어하는 듯했다. “노숙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 불화로 집을 나왔는데 돈이 없으면 한뎃잠을 자는 거지요.” 박씨도 1997년 금융위기 때 사업에 실패해 집에서 나왔다. 그후 청량리역 부근 1평짜리 쪽방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건설경기가 나빠져 허탕치는 날이 자꾸 늘어가자 월세(20만원)를 낼 수 없었고, 결국 길거리로 쫓겨났다. 혜화동 대학로 긴 의자에서 신문지를 덮고 잠을 청했다. 오가는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이 추운 날씨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노숙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그러다 복지단체가 쉼터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고 2005년 9월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충정로 사랑방’을 찾아갔다. “규율이 싫어 쉼터로 입소하지 않는 노숙인도 있습니다. 술도 맘대로 마시지 못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저는 단체생활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쉼터에서 생활하며 자활을 꿈꾸었다.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내 집에서 먹고 자자는 소박한 꿈이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었다. 간혹 있다고 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박씨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데 이력서 나이만 따지는 풍토가 야속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서울시가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지하철 9호선 건설현장 막노동이었지만, 박씨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일당 5만원은 서울시와 건설사가 절반씩 부담했다. 그는 12월까지 평일에 빠짐 없이 일했고 ‘성실한 근로자’로 표창까지 받았다. 그 사이 박씨 통장에는 700여만원의 ‘거금’이 쌓였다. “건설현장에서 노숙인 출신이라고 무시하고 멸시도 받았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 반말도 하더군요. 그래도 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 힘든 줄 몰랐습니다.” 박씨는 마침내 꿈을 실현했다. 지난 1일 서대문구 대신동에 자택(9평)을 마련한 것이다. 집은 대한주택공사가 1997년에 지은 임대주택으로 보증금 220만원, 월세 10만 2400원짜리다. 박씨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자활에 성공한 첫 노숙인이 됐다.“첫날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기쁘기보다는 불안하더군요.‘일을 계속해서 이 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박씨는 올해도 서울시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돈도 없이 홀로 늙어간다는 것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허리띠를 졸라매 전셋집(1600만원)을 얻는 것이다. 술·담배를 줄이고, 외식도 아예 끊었다. 교통비를 아끼느라 무료 승차할 수 있는 지하철만 타고 다닌다. 가족과 재결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가족 얘기는 하고 싶지도, 할 수도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말 못할 사연이 숨어 있는 듯했다. ‘충정로 사랑방’ 김욱 사회복지사는 “서울시가 매월 저축액의 1.5배를 기부금으로 보태주는 빈곤층 지원사업을 올해 시작했다.”면서 “박씨처럼 자활을 꿈꾸는 노숙인들이 도움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이란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노숙인 자립지원 정책이다.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 안정적 수입을 올리고 자립하도록 돕는다. 지난해 1400개 일자리를 제공했고, 올해도 지난 5일부터 670개를 운영한다. 대부분 건설현장직이며 인건비는 서울시와 고용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하루 8시간씩 근무하면 60만∼100만원을 지급한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최저소득층 만성 적자 허덕인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최저소득층 가계가 매년 소득의 40∼50%대에 이르는 만성적 적자를 내고 있다. 빈곤탈출을 위해 무엇보다 소득증대가 필요하지만, 소득수준에 맞는 소비지출을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요구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18일 ‘한·일 최저소득층 평균 소비성향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도시가구 하위 10%인 최저소득층의 평균소비성향은 외환위기 전인 1982∼1997년 127% 수준이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에서 1999년 147%로 급등해 빚을 내 적자를 메웠다.”고 지적했다. 평균소비성향 상승세는 2002년 131%로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2003년·2004년에는 150% 이상으로 치솟았고,2005년·2006년에도 각각 148%와 14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박 연구위원은 “2003년 이후 최하위 10%는 내수 위축으로 소득수준이 다른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했지만, 소비지출은 별로 줄이지 않고 부채를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반면 일본의 최하위 계층의 경우 2001년 성장률이 전년의 2.9%에서 0.2%로 낮아지자 평균소비성향을 86.9%에서 82.8%로 낮췄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내수불황 때 평균소비성향을 20%포인트가량 높였던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평균소비성향 전체 소비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백분율로, 숫자가 100을 넘을 경우 가처분소득보다 지출이 큰 것을 의미한다. 이때 가처분소득이란 총소득에서 비소비지출(세금+이자지급)을 제외하고, 이전소득(사회보장비, 연금)을 합친 ‘소비+저축’을 말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노숙 10년… 일흔에 다시 서다

    노숙 10년… 일흔에 다시 서다

    일흔이라 믿기 어려웠다. 숱 많은 검은 머리에 윤기 나는 피부, 불혹(不惑)이라면 몰라도 고희(古稀)라니. 눈가, 입가에 잔주름이 있지만 나이 탓이라기보다는 웃는 표정 때문이라 생각됐다.10년이나 쪽방과 거리를 맴돌았다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18일 만난 박기충(70·가명)씨는 기자의 당혹스러운 표정에 재미있어하는 듯했다. “노숙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 불화로 집을 나왔는데 돈이 없으면 한뎃잠을 자는 거지요.” 박씨도 1997년 금융위기 때 사업에 실패해 집에서 나왔다. 그후 청량리역 부근 1평짜리 쪽방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건설경기가 나빠져 허탕치는 날이 자꾸 늘어가자 월세(20만원)를 낼 수 없었고, 결국 길거리로 쫓겨났다. 혜화동 대학로 긴 의자에서 신문지를 덮고 잠을 청했다. 오가는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이 추운 날씨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노숙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그러다 복지단체가 쉼터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고 2005년 9월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충정로 사랑방’을 찾아갔다. “규율이 싫어 쉼터로 입소하지 않는 노숙인도 있습니다. 술도 맘대로 마시지 못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고…. 저는 단체생활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쉼터에서 생활하며 자활을 꿈꾸었다.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내 집에서 먹고 자자는 소박한 꿈이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었다. 간혹 있다고 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박씨는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데 이력서 나이만 따지는 풍토가 야속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서울시가 ‘노숙인 일자리 갖기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지하철 9호선 건설현장 막노동이었지만, 박씨는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일당 5만원은 서울시와 건설사가 절반씩 부담했다. 그는 12월까지 평일에 빠짐 없이 일했고 ‘성실한 근로자’로 표창까지 받았다. 그 사이 박씨 통장에는 700여만원의 ‘거금’이 쌓였다. “건설현장에서 노숙인 출신이라고 무시하고 멸시도 받았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 반말도 하더군요. 그래도 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 힘든 줄 몰랐습니다.” 박씨는 마침내 꿈을 실현했다. 지난 1일 서대문구 대신동에 자택(9평)을 마련한 것이다. 집은 대한주택공사가 1997년에 지은 임대주택으로 보증금 220만원, 월세 10만 2400원짜리다. 박씨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자활에 성공한 첫 노숙인이 됐다.“첫날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기쁘기보다는 불안하더군요.‘일을 계속해서 이 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박씨는 올해도 서울시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돈도 없이 홀로 늙어간다는 것이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허리띠를 졸라매 전셋집(1600만원)을 얻는 것이다. 술·담배를 줄이고, 외식도 아예 끊었다. 교통비를 아끼느라 무료 승차할 수 있는 지하철만 타고 다닌다. 가족과 재결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가족 얘기는 하고 싶지도, 할 수도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말 못할 사연이 숨어 있는 듯했다. ‘충정로 사랑방’ 김욱 사회복지사는 “서울시가 매월 저축액의 1.5배를 기부금으로 보태주는 빈곤층 지원사업을 올해 시작했다.”면서 “박씨처럼 자활을 꿈꾸는 노숙인들이 도움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용어클릭]‘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노숙인 자립지원 정책이다.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 안정적 수입을 올리고 자립하도록 돕는다. 지난해 1400개 일자리를 제공했고, 올해도 지난 5일부터 670개를 운영한다. 대부분 건설현장직이며 인건비는 서울시와 고용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하루 8시간씩 근무하면 60만∼100만원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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