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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빈곤층 지원 늘리고 무상복지 줄여야”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이 현재의 재정 여건으로는 도저히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임기 중 재정 로드맵인 ‘공약가계부’의 이행도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금을 더 거둬 공약을 지켜야 할지, 세금을 건드리지 않고 공약을 축소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증세’와 ‘복지 축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복지 축소가 답이라고 밝혔다. 특히 빈곤층의 복지는 확대하되 보편적인 무상복지는 줄여야 한다고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 정부가 진행 중인 세원(稅源) 확대 방안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29일 “박 대통령이 복지 공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미루겠다고 했는데 정권 말기로 갈수록 공약을 지키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복지를 늘리면 다음 정부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예산 부족을 단순히 저성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에는 구조적 원인들이 많다”면서 “세수 확충이 쉽지 않다면 복지를 우선 구조조정한 뒤 최소한의 ‘미니 증세’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내년에 3.9% 성장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장밋빛 전망이며 5년간은 고성장으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세율 인상 없이 증세를 한다고 하지만 증세를 하지 않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 큰 복지”라고 밝혔다. 현 교수는 “정부가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증세를 할 수 있다지만 국민투표를 의미하는 것인지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추상적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정책이 경제성장을 앞서가면 결국 ‘어리석은 복지’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면서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모든 정권이 추구했던 세수 증대 대책이지만 대규모 복지정책에 부응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비과세·감면 축소를 없애는 일도 증세와 마찬가지로 이해집단의 반발이 커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에 따라 복지 공약을 계속 미룰 경우 국민의 신뢰를 더욱 잃게 된다”면서 “복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원 방안을 새로 마련해 사회적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지각 정기국회 민생 급한 불부터 꺼라

    정기국회가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늘부터 정상화된다. 늦어진 국정감사 또한 새달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정기국회는 지난 2일 개회했지만 민생 현안은 손도 대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로 28일을 허송했다. 지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후반으로 착각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래선지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당장 첫날 시작해 12월 10일까지 10차례 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국민 여망을 외면하고 정쟁에만 매달린 것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을 법도 하다. 문제는 정기국회는 어렵사리 정상화됐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정기국회마저 공론(空論)의 장으로 만들어 실망을 안겨준다면 국민은 아예 정치를 외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야는 정기국회를 시작부터 ‘정치국회’로 몰고 가려는 조짐이 보인다. 민주당이 요구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내일 예정돼 있다. 청와대의 사표 수리를 두고 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공직자의 윤리’와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내세운 격돌은 불을 보듯 뻔하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기초연금 공약의 수정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도 이튿날 열린다. 가뜩이나 첨예한 이슈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거취 문제까지 불거졌으니 생산적인 결실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처리한다는 여야 합의의 이행이 여의치 않을 것이 우려된다. 추후 논의하기로 한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구성도 논란거리다. 요컨대 정치 현안에서 한 걸음 물러나 국민의 삶을 먼저 바라보는 정기국회가 돼야 한다. 기초연금 이슈만 해도 본질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노년층, 나아가 조만간 노년층이 될 중·장년층의 빈곤이라는 절박한 삶의 문제다. 결코 많은 액수라고만은 할 수 없을 20만원의 기초연금이 현실적 삶의 조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구가 그만큼 많다. 국민의 행복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지금 공약을 놓고 끝없는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님을 알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절대 빈곤층이 엄존하는 현실을 잊지 않는다면 대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여야는 정쟁에 앞서 민생 현안을 점검해 급한 불부터 끄기 바란다. 상대를 곤경에 몰아넣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국민 생활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 곧 민생이 정치의 본령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민주당이겠지만, 국민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때론 통 큰 양보에 국민은 더 박수를 보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민생국회를 기대한다.
  • “기초연금 공약이행시 필요하다는 157조는 과장”

    “기초연금 공약이행시 필요하다는 157조는 과장”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연금을 대선공약에서 후퇴시킨 배경 가운데 하나로 ‘과도한 재정부담’을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소요재원을 과장했으며, 정부안대로 하면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빈곤대책으로는 재정지출규모가 턱없이 부족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재정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26일 밝힌 ‘공약대로 할 경우 2040년 157조원 재정소요’ 발언은 재정부담을 실제보다 부풀리도록 하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장기재정추계를 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불변가격이 아니라 경상가격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자료를 보면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20만원(현재가치 기준)을 내년부터 지급할 경우 소요재원은 2040년에는 경상가격 기준으로 161조원이었지만 불변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72조 40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차이가 난다. 불변가격(실질가격)은 물가변동을 제거한 개념을 말한다. 물가변동을 제거하지 않은 것은 경상가격(명목가격)이라고 부른다. 이 개념을 쓰는 것은 물가변화를 배제하지 않으면 비용변화를 제대로 살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초연금 수급액을 현재가치 기준으로 20만원이라고 강조하거나, 국민연금공단이 가입자들에게 미래 받을 수 있는 연금 수급액을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통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가령 국내총생산(GDP) 추이를 살필 때도 가격변동효과를 배제하지 않으면 진정한 생산활동을 측정하는게 불가능하다. 가격이 모두 2배 올라 국내총생산이 2배 증가했다고 해서 그 나라의 재화와 서비스생산이 2배로 늘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가상승에 따른 효과를 제거해 생산활동의 진정한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실질 GDP’라는 개념을 쓴다. 박 대통령이 강조한 “미래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넘기는 문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실을 호도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OECD 28개국이 공적연금으로 GDP 대비 평균 9.3%를 지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지출액이 GDP 대비 0.9%에 불과하다. 국민행동에 따르면 대선 공약처럼 모든 노인에게 차별없이 20만원을 기초연금으로 지급할 경우 GDP 대비 지출액은 정부 계산대로 해도 2020년 0.9%, 2040년 2.1%, 2050년 2.4%였다. 2050년에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GDP 대비 지출액 5.5%와 합해도 2050년에 GDP 대비 공적연금 비중은 7.9% 수준이다. OECD 28개국과 유럽연합(EU)이 2010년에 공적연금지출 투자한 평균 예산이 GDP 대비 8.4%와 9.4%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한마디로 ‘새발의 피’인 셈이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을 포함하더라도 국제수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에 따르면 2050년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을 합한 공적연금 재정소요액은 GDP 7.9%를 넘고, 여기에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공약에 따른 5.5%를 더하면 대략 10% 안팎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있다. 2050년에 OECD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28.7%이지만 한국은 37.4%로 8.7%p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기초연금을 대선공약대로 시행하더라도 공적연금지출 비중이 많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절대액이 아니라 기초연금액의 GDP 비중을 기준으로 재정부담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면서 “수십조원 수백조원이 들어간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전문가는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기초연금 역차별 해소할 보완책 강구하라

    논란을 빚던 기초연금안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기준 하위 70%에게 매월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기초연금 차등은 국민연금 수령액과 연계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 이하면 20만원 전액, 여기서 1년씩 늘어날수록 1만원씩 줄어 20년 이상 가입자는 10만원을 받는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한 약속이 깨진 셈이다. 야당과 노인 관련 단체들은 공약 파기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우선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위 30%에 속하는 노인들의 불만이 클 것이다. 대도시 지역에서 공시지가로 4억 3000만원 이상 주택을 보유한 노인 부부는 기초연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소득이 없는데도 집 한 채 있다고 소외돼야 하느냐는 반발이 나올 것은 당연하다. 국민연금과의 연계에서 발생하는 역차별도 문제다. 소득 하위 70%의 차등 지급 기준으로 국민연금을 삼은 탓이다. 성실하게 국민연금을 내온 가입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며 임의가입자들의 탈퇴를 부를 것은 뻔하다. 차등지급안이 알려진 뒤 올 7월까지 벌써 2만 210명이 국민연금에서 탈퇴했다고 한다. 연금안이 의결됐지만, 정부는 앞으로 차별 해소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소외된 소득 상위 30% 중 일부에 ‘시니어 사회공헌활동비’를 지급하는 보완책도 내놓긴 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연금가입자들을 붙잡을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애초에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차등지급의 기준으로 삼은 게 잘못됐다. 연금 가입기간이 길고 짧은 것이 부유와 빈곤을 가를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정 형편상 어쩔 수 없었다면 13만~17만원씩으로 상하한선을 조정해서라도 역차별 소지를 줄였어야 했다. 그런 다음 재정 여건이 풀리면 조금씩 올려주는 방안이라도 검토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박 대통령이 사과했지만 공약을 믿고 표를 준 노인들의 상실감은 클 것이다.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중에서 현재 50대 아래의 계층은 그들대로 불만이 많다. 20년 이상 국민연금을 납부해 온 이들은 기초연금을 10만원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대 갈등도 걱정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생각하지 말고 보완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국회 통과 과정 등 보완할 시간은 있다.
  • 朴대통령 “노인에 죄송” 거듭 사과

    朴대통령 “노인에 죄송” 거듭 사과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기초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거듭 사과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 대한노인회 간부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것처럼 모든 분들께 다 드리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저도 참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데 이은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그래도 당장 내년부터 형편이 어려우신 353만명의 어르신들께 매월 20만원씩을 드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어르신들이 노후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은 국가가 보장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초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래서 지난 대선 때 기초연금제를 도입해 모든 분들께 20만원씩 드리겠다고 공약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다 어려워 우리도 세수가 크게 부족하고 국가의 재정상황도 안좋아 비교적 형편이 나으신 소득 상위 30%의 어르신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어르신들께 매월 20만원씩 드리는 기초연금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어제 발표했다”고 기초연금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새 정부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탄탄히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재정여건이 나아지고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면 소득상위 30% 어르신들께도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어르신들께서 노후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드리고 1인1연금을 정착해 OECD 최고수준인 노인빈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해외진출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의식 높여야/남영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시론] 해외진출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의식 높여야/남영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우리 기업의 글로벌 활동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해외진출 한국기업이 현지 지역사회에서 야기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국제적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1990년대 이후 저임금을 좇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현지에서 인권침해, 환경파괴, 야반도주 등의 문제를 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현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과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이거나 노동착취, 인종차별, 성차별, 소비자 기만 등으로 잇달아 제소되고 있다. 이는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동규약 등 관련된 국제적 규범에 반하는 행위들이다. 해외진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 여부는 해당 기업이 현지에서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뿐만 아니라 나라의 국격과도 직결된다. 최근 국제적 이슈가 된 원양어업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세계 3위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원양 강국’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아프리카 저개발국의 연근해에서 이루어진 불법 조업과 더불어 남획, 인권침해 등의 행위로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국제적 환경 비정부기구(NGO)인 그린피스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한국 원양어업의 불법 조업과 인권탄압 실태를 고발했고, 미국 상무부는 올해 초 한국을 콜롬비아·에콰도르·가나·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불법어업국(IUU)으로 지정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를 고려해왔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어업허가 거부에 나섰다. 이러한 국제적 비판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원양업계와 관련 정부부처는 안이하게 대응했다. 이는 이후 한국(부산)과 일본(도쿄)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던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 사무국 유치의 실패로 이어졌다. 국제사회에서 요구되는 기업의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등한히 하다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동반실추로 이어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역동적이고 글로벌화된 기업 환경은 새로운 이윤창출의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지만, 국제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때는 더 큰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사업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국제적 규범이 보다 엄격하게 적용될 뿐 아니라 기업 활동에 대한 국제적 감시도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법적, 사회적 제재를 피해갔던 행위들도 국제사회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 1990년대 중반 동남아시아 하청업체의 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인해 국제적 비판에 직면했던 나이키 등 다국적기업의 사례들은 한번 잃은 기업의 이미지와 명성을 되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우리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를 통해 저개발국의 경제발전과 빈곤퇴치에 기여하고 동시에 국격을 높이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원조를 제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불법조업과 남획으로 현지 주민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기업의 행위를 방치한다면 그 국가적 노력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윤리, 지속가능성, 사회적 책임이 화두가 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흐름은 앞으로 우리 기업과 정부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를 제시해준다. 이미 많은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진출국 현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에 기초해 지역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공동의 가치창출을 통해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이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진출 기업들도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기업 전략에 통합하고 현지사회와 공동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할 때이다.
  •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스웨덴 복지 맨얼굴과 산소 주변 등나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노후소득보장 분야에서 중요한 국제교류가 있었다.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과 스웨덴 정부의 인구고령화 포럼’과 스웨덴 대사관저에서의 만찬을 통해서다. 양국 복지부 장관의 주제 연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와의 진지한 토론과 여러 스웨덴 전문가들을 통해 스웨덴 복지의 맨얼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평균수명 증가와 경제성장률 감소가 연금재정에 부담을 주는 만큼 연금액을 자동 삭감토록 한 1998년 스웨덴 연금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가 다니엘손 대사에게 연금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물었다. 연금 운영에서 정치논리 배제와 오랜 역사의 기초연금 폐지가 1998년 연금 개혁을 통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손 대사는 오래된 스웨덴 복지 역사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오랜 역사의 복지 학습효과를 통해 복지제도 필요성이 국민들 뼛속 깊이 녹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금운영을 책임지는 정부가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싫어도 개혁 필요성이 있겠지 하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빈번해진 정권교체가 정치권의 책임의식을 높였다는 설명도 중요하게 들렸다. 언젠가 정권을 잡을 터인데 대책 없는 반대 또는 지나친 포퓰리즘이 야기할 정치적 부담 등을 감안, 정치권이 복지 관련 논쟁에서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변화에 끊임없는 적응하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참모습이라는 답변도 가슴에 와 닿았다. 과거에 도입한 제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핵심이라는 대목에서 특히 그러했다. 이미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금 개혁을 단행했음에도 인구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추가적인 연금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스웨덴 포럼 참석자들의 견해가 이를 입증하는 것 같았다. 반면에 논란이 되는 우리나라의 기초연금 도입방향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역사·문화·전통을 고려하여 한국적 상황 및 정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도입이 최선일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였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과 급속한 인구고령화를 반영한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있을 것이나, 구체적인 제도 도입방향은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라는 지극히 절제된 답변이었다. 우리 사정은 우리가 가장 잘 알 터인데도, 외국 사람들에게 구태여 해법까지 물어봤던 이유는 바람직한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만남의 여운을 간직하며 맞이한 추석 성묘 길, 산소 주변의 등나무 숲이 눈에 들어왔다. 여름철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는 등나무가 야생의 산 속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자라는 도심의 등나무가 훌륭한 쉼터와 아름다운 꽃을 선물할 수 있는 반면, 적절한 통제가 없는 야생상태의 등나무는 그 특유의 강한 번식력으로 10m가 넘는 소나무까지 고사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심과 야생상태 등나무의 기능차이는 복지문제를 둘러싼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현실과 환경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처럼 보였다. 복지에 대한 학습효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부담정도, 소득 파악 관련 인프라 등에서 존재하는 양국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한다면 해법은 간단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심각한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우리가 추구할 복지의 제1원칙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노인 집단 내에서의 큰 소득격차를 고려할 때 논란이 되는 기초연금은 선별지급과 저소득 노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차등지급이 바람직해 보인다. 기초연금만으로는 노인빈곤 해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소득 노인을 위한 추가 복지지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제도 운영원리가 상이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운영은 자칫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의 국민연금을 고사시키는 야생의 등나무 기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연계 운영방식 대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에 노출된 취약노인 중심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배경이다.
  • “2050년 지구온난화 극심… 세계 인구 20% 굶주릴 것”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작물 생산 감소로 2050년에는 세계인구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굶주림에 시달릴 것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기후변화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이날 공개한 ‘식량 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이 기간 농작물 생산성이 10~20% 감소해 향후 20년간 주요 농작물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아 상태의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20%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의 영양결핍 문제가 심각해져 미래 세대의 식량난 위협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연간 강우량 감소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아열대 지역에 있는 저소득 국가들이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현실 벽 높기만 한 결혼… 한·중·일 청춘들의 고민과 좌절

    현실 벽 높기만 한 결혼… 한·중·일 청춘들의 고민과 좌절

    청춘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결실이자 또 다른 좌절의 시작이다. 부부가 살 수 있는 작은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빚을 떠안는다. 아이가 태어나도 행복은 잠시, 치솟는 육아비용과 교육비를 대기 위해 부부는 또 한번 허리를 졸라맨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한 한, 중, 일 3국에서 결혼은 여유 있는 부모와 좋은 직장, 높은 연봉이라는 조건이 있지 않는 한 넘기 힘든 관문이다. 26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되는 KBS 파노라마 ‘결혼없는 청춘’ 편에서는 결혼도, 연애도 힘든 한·중·일 3국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제작진은 결혼과 출산을 앞뒀지만 형편 때문에 포기할 처지에 놓였거나, 현실에 체념하고 결혼을 회피하는 청춘들의 고민과 좌절을 6개월 동안 밀착 취재했다. KBS에서 기획하고 아시아방송연맹(ABU)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탄생한 다큐멘터리다. 한국의 승아씨는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딸 민영이를 낳았다.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하고 민영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버지는 “부녀의 정을 끊겠다”는 말과 함께 승아씨를 집에서 내쫓았다. 아버지의 말은 승아씨의 가슴에 비수로 꽂혔지만, 아버지는 딸의 뻔한 미래가 그저 속상하기만 하다. 승아씨와 남자 친구는 어떻게든 결혼을 허락받고 싶지만, ‘분유값 걱정을 하는데 무슨 결혼’이라는 아버지의 말은 곧 현실이다. 중국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상하이의 27평 아파트 시세는 한화로 약 3억원이다. 월평균 80만원 정도를 버는 청년들이 4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 고속 성장 속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계층 간, 지역 간 빈부 격차는 청춘들 사이의 괴리를 더 크게 만든다. 시골에서 상하이로 왔지만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리궈팡과 “자전거 뒤에서 웃느니 BMW 뒤에서 우는 걸 택하겠다”면서 갑부와의 결혼을 꿈꾸는 장리, 두 여성 모두에게 결혼은 회피 혹은 체념의 대상이다. 일본에서는 30대 초중반 남성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미혼이다. 여자는 남자에게 관심이 없고 남자는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없다.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는 ‘초식남’이 늘자 여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즐기는 ‘육식녀’가 된다. “지금도, 앞으로도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28세 야마다는 사랑과 연애에 대한 의욕을 모두 잃어버린 일본의 청춘남녀들을 대변한다. 제작진은 이들을 통해 청춘들에게 결혼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에 미래는 있는지 묻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복지공약 축소, 장관 사퇴보다 靑 해명부터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이 이번 주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선 공약은 곧 발표될 새해 예산안에서 기초연금 외에도 일부가 수정 반영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 형편 탓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복지공약 후퇴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설과 관련해 “기초연금을 후퇴시키고는 진 장관이 속죄양을 자처하면서 물타기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진 장관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기초연금 공약 세부안(案)을 마련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그가 사의를 표명하는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년 서울시장 선거보다는 핵심 복지공약인 기초연금의 축소 시행 발표를 앞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진다. 본질적 문제는 복지공약이 재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 평균 27조원씩, 5년간 135조원이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인복지 지출 비중은 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8%)의 4분의1에 불과하다. 노인빈곤율은 45.1%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의 선의는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공약대로 이행하려면 대통령 임기 동안 60조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정부가 확보한 총예산은 34조원으로 대선 공약보다 축소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국민행복연금위원회안(案)대로 시행한다 해도 9조원가량 부족하다. 이쯤 되면 ‘증세 없는 복지’ 실행을 위해 공약을 수정하든, 공약 고수를 위해 증세를 하든 선택을 하는 게 불가피하다. 경기가 살아나 세금이 많이 걷히면 좋겠지만 세계 경제 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재계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따른 고강도 세무조사로 바짝 엎드려 있다.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8조원 가까이 줄었다. 경기 관련 세금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감소 탓이 크다. 쥐어짜기식 세무조사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봐야 한다. 청와대는 진 장관 사퇴설과 맞물려 제기된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여론 흐름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편한 진실’ 앞에 서 있는 셈이다. 새해 복지예산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복지는 한 번 늘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최대한 신중히 추진해야 할 이유다. 진 장관의 사퇴로 복지공약의 축소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 박 대통령은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불가피한 정책 변경에 대해 사과를 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 [위클리 포커스] ‘유럽 맏형’ 獨총선에 쏠린 눈

    [위클리 포커스] ‘유럽 맏형’ 獨총선에 쏠린 눈

    유럽 경제의 맏형 격인 독일에서 22일 치러진 총선거에 유럽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제기금 최대 분담국인 독일 차기 정부의 향방에 따라 유럽 정책의 노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소재 선거조사 기관 일렉셔니스타가 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38.8%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메르켈 총리의 3선 연임이 거의 확실한 가운데 현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소수 정파 자유민주당(FDP)의 득표율이 원내 의석 확보 기준인 5%를 넘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만약 현 연정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는 현재 예상 득표율 2위인 사회민주당(SPD)과 손을 잡고 대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현 연정을 유지하든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구성하든 그 구성이 다소 바뀌더라도 기민·기사당 연합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유럽 정책 관련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민당은 야당이지만 기민·기사당과 같이 친(親)유럽 정당인 데다가 정책 대립 역시 크지 않은 편이다. 다만 현 연정은 유럽연합(EU) 내 재정연합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에 부담이 큰 유로본드, 부채상환기금 창설 등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사민당은 유로화 지역의 부채를 공동화하는 것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상대적으로 유럽의 경제적 통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기민·기사당과 달리 사민당은 연소득 10만 유로(약 1억 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비율을 현행 42%에서 49%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4일자 최신호에서 메르켈 총리의 3선 성공을 예상하면서 메르켈이 연임할 경우 그동안 유로화 위기에 대처하는 데 몰두하느라 미뤄 왔던 국내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이 독일의 가장 큰 내부 문제로 꼽히는 빈곤층 확산,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의 문제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도하는 ‘은행동맹’을 완성해 유로화 위기를 근절해야 하는 과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메르켈, 獨 총리 3선 파란불

    메르켈, 獨 총리 3선 파란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출구가 보이면서 이해당사국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유로존 해결사’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정 파트너의 압승으로 3선에 신호등이 켜졌지만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는 3차 구제금융 압박 속에 짧은 허리띠를 다시 조여 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서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의 보수 연정인 기독교사회당(CSU)이 유효투표의 49%를 얻어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DPA 통신이 공영 방송 ARF와 ZDF의 TV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이번 선거는 집권 연정의 총선 승리 여부에 대한 바로미터였다는 점에서 메르켈 총리의 3선 연임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2010년 남유럽발 재정위기 발생 당시 악역을 자처한 메르켈 총리는 재정지출 축소와 구조조정 등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유로존을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탈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공무원에게 부여해 온 6일간의 유급휴가제도를 25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행정 개혁장관은 “위기의 시대를 맞아 더는 시대착오적인 공무원의 특권을 유지할 수 없다”며 제도 폐지 이유를 밝혔다. 신문은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유럽연합(EU) 등 대외채권단의 구제금융 개혁 이행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직전에 두고 ‘보여주기’ 차원에서 이 같은 깜짝 발표를 내놨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알바니아 의회는 이날 에디 라마(49) 사회당 당수와 그가 임명한 20명의 장관에 대한 신임투표를 찬성 82표, 반대 55표로 가결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최빈국 중 한 곳인 알바니아에서는 지난 6월 총선 당시 빈곤 탈출과 실업률 감소를 위해 EU 가입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내세운 사회당 야권 연합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중년 남성들이 기저귀 차고…

    중년 남성들이 기저귀 차고…

    멕시코의 한 거리에서 남성들이 기저귀를 차거나 속옷만 입은 차림으로 한참동안 줄지어 서 있어 화제를 모았다. 이 남자들의 정체는 멕시코 농민 인권단체 ‘400 푸에블로’. 이들은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기저귀를 차거나 속옷 차림으로 연례 시위를 벌였다. 400 푸에블로는 이날 시위를 통해 멕시코 남부 빈곤지역 출신 농민들의 토지 권리를 주장했고, 지난해 3월 시위를 탄압한 전 멕시코시티 시장과 경찰서장의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90분간 악착 같았기에… 간신히 한 골은 건졌다

    90분간 악착 같았기에… 간신히 한 골은 건졌다

    축구대표팀이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세계랭킹 8위)를 상대로 따끔한 본선 예방주사를 맞았다. 세계적인 강팀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빈곤한 골 결정력과 세트피스 실점이라는 해묵은 숙제도 짊어졌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허무하게 두 골을 내줬지만 이근호(상주)가 후반 48분 만회골로 희망을 보여줬다. 홍 감독 취임 이후 6경기에서 1승3무2패. 지난 2월 크로아티아전 대패(0-4)를 설욕하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됐고, 상대전적도 2승2무3패가 됐다. 그래도 태극전사는 잘 싸웠다.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등 최정예 멤버가 빠졌지만 브라질(9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월드클래스임을 보여줬다. 장거리 이동에 시차적응 문제까지 있었지만 공격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했고, 수비라인은 견고했다. 탄탄한 체격과 긴 다리를 앞세워 편하게 공을 찼다. 홍명보호에서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포지션 찾기에 한창이어서 스쿼드를 대거 손질했다. 구자철을 내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고, 공격조합에 조동건(수원)·손흥민(레버쿠젠)·김보경(카디프시티)·이청용(볼턴)을 냈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처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삐걱댔다.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압박은 약했고, 전방으로 뿌려주는 패스도 질이 떨어졌다. 중앙에서 활약이 미미하니 왼쪽 날개 손흥민과 원톱 조동건이 고립된 건 당연했다. 전반 내내 오른쪽 이청용 혼자 ‘원맨쇼’를 펼쳤다. 우리가 날린 유효슈팅도 고작 1개. 홍 감독은 후반 한국영(쇼난 벨마레)을 넣으며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옮겼고 덩달아 한국의 흐름도 좋아졌다. 후반 1분 손흥민이 돌파 끝에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슈팅을 날리더니, 후반 15분과 17분에는 이청용이 거푸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장을 꽉 채운 4만 723명 붉은 악마의 파도타기 응원으로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고질적인 실점 루트인 세트플레이에서 거푸 골을 내줬다.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도마고이 비다(다이나모 키예프)가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6분 뒤엔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가 프리킥을 머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0-2. 이날 처음 발을 맞춘 포백 윤석영(QPR)·김영권(광저우)·곽태휘(알샤밥)·이용(울산)은 잽싸게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이근호가 ‘라스트 라스트 미닛’ 헤딩골로 영패를 면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엔 미드필드를 많이 내줘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를 했다. 어리고 경험 없는 선수들에게 좋은 경기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전형적인 원톱의 부재, 세트플레이에서 불안한 포백라인, 느슨한 수비조직력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이고르 스티마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테크닉·조직력·콤비네이션까지 전부 좋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면서 “축구에서는 골을 넣지 못하면 진다”고 훈수했다. 홍 감독은 조만간 영국으로 출국해 프리미어리거를 점검하며 박주영(아스널)·기성용(선덜랜드) 등 ‘겉도는’ 선수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새달 브라질(12일), 말리(15일)와 평가전을 치른다. 전주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기초생활보장 기준, 중위 소득 30~50%로

    정부는 1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어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복지전달 체계 개편안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앞으로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선정 기준이 ‘절대 빈곤선’인 최저생계비에서 ‘상대 빈곤선’인 중위소득으로 바뀐다. 가령 생계급여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 30% 수준, 주거급여는 소득·재산 기준이 중위소득 대비 43%, 교육급여는 소득·재산 기준 중위소득 50%로 변경된다. 기존 최저생계비는 중위소득 대비 40% 수준이었다. 복지전달 체계 개편은 동 주민센터를 복지정책의 중심에 놓는다는 게 핵심이다. 정보 시스템 고도화와 업무체계 개선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일선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복지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소득 늘어나도 복지급여는 계속 지원

    소득 늘어나도 복지급여는 계속 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틀이 2000년 도입 이후 14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정부가 10일 제4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확정한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안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 선정 기준을 최저생계비에서 중위소득으로 바꾼 것으로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중위소득 40%)의 0~100%에 해당하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각 수급조건에 따라 생계·의료 등 7가지 급여 중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급여별로 중위소득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별해 지원하도록 했다. 즉, 최저생계비라는 하나의 기준에 따라 모든 급여를 받거나 못 받는 현재의 제도와 달리 개편안은 급여마다 다른 맞춤형 지원 기준을 정했다. 피복·교통·식료품비 등을 지원하는 생계급여는 중위소득 30%(2013년 4인가족 115만원)에서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으로 바뀐다. 주거급여는 중위소득 43%(165만원) 이하, 교육급여는 중위소득 50%(192만원) 이하를 기준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소득이 증가할 때 소득 수준에 따라 생계급여는 받지 못하더라도 의료, 주거, 교육 급여 등은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양의무자 기준과 관련해서도 현재는 부양의무자 가구와 빈곤 대상자의 최저생계비 185%선이 부양 능력 유무의 판단 기준이 됐지만, 앞으로는 부양의무자가 빈곤 가족에게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고도 중위소득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때만 부양 능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따로 사는 아버지를 둔 아들 가구(4인)의 경우, 현재는 소득이 392만원을 넘으면 아버지의 기초생활수급권이 박탈되지만, 개편안에 따르면 적어도 441만원(중위소득 384만원+1인 최저생계비 57만원)을 넘어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제외된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소득이 늘어도 필요한 복지 급여는 계속 지원하면서 근로 능력을 갖춘 수급자들이 자립·자활을 통해 수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것”이라며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 전체 기초보장 수급자 수는 현재 83만 가구에서 약 110만 가구로 30%가량 늘어나지만 개별 가구에 따라서는 급여 수준이 현재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예산 규모가 가장 큰 의료급여(2013년도 기준 4조 2382억원)는 차상위계층이 받는 혜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상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개편안에서는 현행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교육급여(올해 기준 1295억원)는 중위소득 50%로 대상자를 늘렸다. 개편안이 문제점을 얼마나 개선했느냐 하는 점에선 이견도 있다. 김은정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는 “미약한 현행 보장수준을 일부 확대된 수급자 규모로 포장해 과대홍보하는 것”이라면서 “지금도 수급자들이 받는 생계급여는 대부분 주거비로 들어갈 정도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는데, 이번 주거급여 개편 역시 주택임대시장 현실을 감안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늘어나는 장수시대 어르신의 리더십

    [김병일 사람과 향기] 늘어나는 장수시대 어르신의 리더십

    언제부터인가 ‘구구팔팔이삼사’(998 8234)가 중장년들의 공통된 구호가 되어버렸다. 말인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죽자(死, 4)!”라는 뜻이다. 이 구호가 현실로 다가왔다. 2012년 한국인 평균수명이 81세(남자 77세, 여자 84세)라고 한다. 최근 40년 동안 20세가 늘어났으니, 100세 시대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의 도래가 과연 축복이기만 할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그 이면에 ‘우리나라 노인자살률 OECD 국가 중 1위’라는 매우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년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연령별 남성자살률을 보면 10만명당 50대 25.9명, 60대 37.7명, 70대 81.3명, 그리고 80세 이상은 120.9명으로, 50대에 비해 80대 노인의 자살률이 무려 5배나 높은 수치다. 과연 이런 현상이 지금 노인들만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겪게 될 공통의 문제다. 노인 자살문제는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왜 이렇게 ‘자살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걸까?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노인 우울증’ 때문이다. 노인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빈곤, 건강(질병)과 아울러 고독감이 지적된다. 노인들의 고독감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그건 바로 관계의 부재, 특히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소외감이다. 그런데 ‘관계’란 둘 이상의 대상이 만들어 내는 연결고리로,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바뀌어야 할까? ‘맹자’에 ‘반구저기’(反求諸己)라는 말이 있다. “모든 원인을 다른 데서 구하기보다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뜻이다. 그렇다. 소외감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으려 하지 말고 노인이 스스로에게 “과연 나는 가족을 비롯하여 주변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정보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노인들의 축적된 경험지식이 삶의 지혜나 다름없었다. 건넌방 할머니 곁에는 어린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듣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들었고, 사랑채 할아버지 방에는 진지한 모습으로 글공부를 하는 남자아이들로 늘 북적거렸다. 그러다 보니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도무지 느낄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다. 이젠 인터넷에 연결만 하면 각 분야의 고급정보가 넘쳐나고, 스마트폰 하나면 시공간을 초월한 엄청난 양의 지식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자녀들과 떨어져 사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니 노인들이 더욱 예전같이 제 몫을 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렇다고 세태 탓만 할 것인가? 그보다는 ‘반구저기’의 자세로 스스로 개척해 보도록 하자. 우선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주변사람, 특히 젊은이들과 어울리면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삶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낮춤’(겸손)과 ‘섬김’(배려)의 태도가 아닐까? 역사상 이를 가장 잘 실천한 이가 퇴계 선생이다. 퇴계는 신분이 미천하고 어린 사람이라도 소홀히 대하지 않았으며 제자를 친구 대하듯 했다. 벼슬길에 올라 한양생활을 할 때 바늘이나 분 등을 손수 구해서 시골에 있는 며느리에게 보내는가 하면, 아들과 손자, 며느리와 손부가 선물을 보내 오면 반드시 답례했다. 그러다 보니 그의 곁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처럼 노년이 되어서도 존경을 받았던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낮추고 주변을 보살피는 섬김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지 않고 “내가 옛날에는 이래저래 했는데…”라는 권위의식만을 내세운다면, 고독한 삶을 보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수 가르치기보다는 한 수 배우려는 낮춤의 자세’를 즐기고 ‘보살핌을 구하기보다는 보살펴 주는 섬김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세상의 발 빠른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장수시대 어르신 리더십’이 아닐까? 한국국학진흥원장
  • [씨줄날줄] 하층민 의식/박현갑 논설위원

    서울 명동에 4000원짜리 밥집이 있다. 사람들이 몰린다. 같은 명동엔 월 임대료만 9000만원대라는 150평짜리 가게도 있다. 건물주야 좋은지 모르지만 밥집 손님으로선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제 빈곤감의 확산을 확인하는 소식이 나왔다. 국민 3명 중 1명꼴로 자신의 소비생활 수준이 ‘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다. 한국소비자원이 성인남녀 1500명을 개별면접해서 밝힌 ‘2013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자신이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 비율이 34.8%로 나왔다. 1994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첫 조사에서 11.8%를 기록한 하류층 비율은 2002년 17.7%로 떨어졌다가 2007년 27.1%, 올해 34.8%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62.5%로 2007년에 비해 8.5% 포인트 줄었다. 중산층 몰락과 빈곤감의 확산이다. 최근 국가경쟁력 지표 하락에 이은 또 다른 우울한 소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48개국 중 25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떨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189개국 가운데 117위로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개인의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부채 비율이 136%로 2003년 한국은행의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빈곤감의 확산은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회사의 성장은 나의 성장이었다. 내가 열심히 일해 회사 수익이 나면 그 성과가 보너스로, 월급 인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회사의 성장은 주주의 성장일 뿐이었다. 국가 간·기업 간 경쟁으로 적자생존의 원리가 강화되면서 주주는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빴고, 근로자는 해고 아니면 뒷전이었다. 고용 불안을 느끼는 근로자로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자본주의 심장부라 할 만한 미국 뉴욕 월가의 ‘99대1 운동’은 자본주의로 인한 빈부격차를 더 이상 자본주의 시스템에 맡길 수 없다는 신호탄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에도 변화 조짐이 있다. 사회적 경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적 기업운동과 협동조합 설립은 정책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시사한다. 하층민 의식의 확산을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파하는 빈곤감의 표현으로 무시할 게 아니라 고용창출로 이끌 지혜가 필요하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선을 넘지 마시오

    9·12/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 지음/권민정 옮김/글항아리/448쪽/1만 9000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배터리파크시티는 대표적인 상류층 거주지역이다. 허드슨 강변의 노동계층 항구도시였던 이곳은 1960년대 초 데이비드 록펠러 당시 체이스맨해튼 부회장 등 금융인들과 뉴욕 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진행된 ‘배터리파크시티 개발 프로젝트’ 덕에 세계 최정상 엘리트들이 거주하고 근무하는 ‘글로벌 시티’로 변모했다. 한편으론 개발 과정에서 처음부터 부유층만이 진입할 수 있도록 경제적 장벽을 높이 쌓고,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주민과 외부인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배타적인 공간 설계로 인해 ‘요새’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은 2001년 9·11테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테러 공격을 당한 세계무역센터는 배터리파크시티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9·12’(원제 September 12)는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9·11이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의 일상과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신진 도시사회학자로 주목받고 있는 그레고리 스미스사이먼 브루클린칼리지 사회학과 조교수가 쓴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롭다. 하나는 9·11을 국제정치적인 시각이 아니라 공간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테러 이전과 이후 이 도심지의 생활터전이 어떻게 붕괴되고 재건되었는지에 대한 관찰을 통해 9·11을 반추한다. 기존에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엘리트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도 새롭다. ‘9·11 이후 뉴욕 엘리트들의 도시 재개발 전쟁’이라는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저자는 배터리파크시티의 상류층 주민들이 재난 이후 지역 재건 과정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과 욕망을 지키기 위해 애썼는지를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그들만의 ‘성채’ 안에서 자발적 고립을 즐겼던 배터리파크시티 주민들은 유례 없는 재난에 대한 전국적인 추모와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면서도 막상 자신들의 주거 공간이 침해당하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과 타인을 구별짓고자 하는 욕망은 혐오시설마저 수용하는 전략적 태도로 표출됐다. 2003년 주민들은 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일반적으로 혐오시설로 규정되는 고속도로와 혼잡한 버스 차고지를 유치하려고 애썼다. 이유는 하나였다. 고속도로가 배터리파크시티를 외부인으로부터 차단하는 물리적 장벽이 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하 터널 설립을 반대하고 고속도로 유지를 고수했다. 추모객을 위한 버스 차고지를 메모리얼 바로 아래에 건설되도록 목소리를 높인 이유도 추모객들의 동선을 한정시켜 자신들의 주거공간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처럼 원치 않는 시설의 영향을 최소화할 장소와 방식만을 인정하고, 그렇게 되도록 개입하는 주민들의 집단 행동을 저자는 ‘딤비(Definitely in My Backyard)’ 현상으로 규정했다. 저자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환경 위험이 아니라 위상을 지키려는 욕망이었다”고 분석한다. 메모리얼을 지을 때도 주민들은 평상시처럼 지하철로 편하게 걸어갈 길을 포함하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불편함은 없는지 등에 먼저 관심을 뒀다. 그들에게 메모리얼은 지나치게 감정을 자극하는 구조물일 뿐이었다. 주민들은 타인의 불편함보다 자신의 심리적 불편함을 먼저 고려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지역 주민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2002년 1월부터 3년간 현장 조사를 했다. 공식회의와 지역사회 행사에 관찰자로 참여했고, 다양한 주민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배터리파크시티 주민은 빈곤층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공공재원에의 기여 등 거대 담론에는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자신들의 공간 이미지에 어긋날 때는 냉정하게 지원 의사를 철회했다. 저자는 주민들이 보인 이러한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배터리파크시티 조성 당시 이뤄진 공간적 배타성에서 기인했으며, 이렇게 형성된 주민들의 배타적 태도는 역으로 공간적 고립을 강화하려는 욕망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책은 “엘리트 부문만 한정적으로 살찌우도록 의도된 배터리파크시티의 설계는 다음 세대 주민들 사이에서 상호 배타성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해로운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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