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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50대 이상 근로자 40% ‘워킹푸어’

    한국 50대 이상 근로자 40% ‘워킹푸어’

    우리나라 근로자 4명 중 1명이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특히 ‘워킹푸어’(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임금 근로자) 10명 중 7명은 저임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반복 저임금 근로자(근로소득이 중간값의 3분의2 미만인 근로자)였다. 특히 중고령층의 워킹푸어 비율이 절반을 넘어 대책이 시급하다. 6일 OECD와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5.1%로 미국과 동률 1위다. 우리나라의 저임금 근로자는 평균 근속 기간이 24.7개월로 비저임금 근로자(80.6개월)보다 크게 짧았다. 여성 중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37.1%로 남성(15.3%)의 2배를 넘었다. 특히 노동패널조사 결과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의 75.3%가 6년 이상 저임금 근로자였다.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까지 포함해도 70.5%가 6년 이상 저임금 근로자 상태를 경험했다. 저임금 수렁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있는 사다리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선진국은 여성, 청년, 이주민 그룹에서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층에서 특히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다. 근로소득 외에는 생계유지를 위한 다른 선택이 여의치 않아서다. 우리나라에서 55세 이상의 저임금 근로자는 39.2%로, 영국(23.8%)은 물론 스페인(8.8%), 이탈리아(6.8%), 덴마크(3.4%)보다 월등히 높다. 2002년부터 10년간 전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23.2%에서 24.8%로 1.6% 포인트 늘었다. 15~49세는 20.1%에서 19.9%로 20% 정도에서 유지된 반면 50세 이상은 39.9%에서 40.5%로 40% 정도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빈곤족쇄법 부양의무제

    빈곤족쇄법 부양의무제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얘기를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두렵기도 하고요.” 서울 강서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김모(41)씨는 5일 인터뷰 내내 한숨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2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김씨는 같은 해 3월 1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을 신청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당국이 김씨의 부모가 부양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사는 경기 평택의 집은 공시지가 2억 4000만원. 하지만 김씨 어머니(61)가 심장질환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병원비와 생활비로 1억 1000만원을 담보대출 받아 현재 압류 상태다. 김씨 아버지(75)는 군부대에서 청소 노동을 하면서 번 돈으로 매달 100만원이 넘는 대출이자와 세금을 내기에도 빠듯하다. 이런데도 부모가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했다. 김씨 아내(32)가 매달 받는 장애수당 20만원과 최근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수급자 지정에 따른 지원금 60만원 등 80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지체장애 2급으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김씨는 이 돈으로 지체장애 2급인 아내와 두 살, 세 살, 네 살짜리 자녀를 부양해야 한다.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을 비롯해 최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르게 한 부실한 복지정책과 사회부조제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가난한 부양 의무자에게 떠넘기는 일종의 연대책임 제도인 ‘부양의무제’는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힌다. 5일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2010년 155만명에 이르던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2011년 146만 9000명, 2012년 139만 4000명으로 매년 줄고 있다. 반면 탈락자 수는 2010년 17만 2654명에서 2011년 23만 5679명으로 늘더니 2012년에도 21만 3679명으로 2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기초생활수급 탈락자 중 최대 30%가량이 부양의무제 때문으로 추정한다. 부양의무제란 수급 대상자의 부모나 자녀에게 재산이 있거나 일할 능력이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탈락시키는 제도다. 2010년 현재 부양의무제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비수급 빈곤층’은 117만명에 이른다. 지난 1월 아버지의 유산 때문에 수급 신청에서 탈락하고 단칸방에서 홀로 지내던 아들이 투신자살한 사건과 지난해 9월 딸이 취업하면서 수급 탈락 통보를 받고 딸에게 병원비를 부담시킬 수 없다며 아버지가 자살한 사건의 이면에는 부양의무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병수 한국빈곤문제연구소장은 “기초생활수급 탈락자 가운데에는 부정 수급으로 탈락한 이들도 있지만 30% 정도는 부양의무제 때문에 탈락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수급자 기준을 강화하면서 피해자도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허선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분한 심의 없이 정부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정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단계적으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부 방침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복지사각 안놓친다] 용산구 1000여명 발굴단 꾸려 수급 탈락자 등 도움

    용산구가 틈새 빈곤계층 및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송파구 단독주택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는 5일 1000여명으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단’을 꾸렸다. 350개 통별로 3~5명이 활동한다. 법정 지원 대상에서 빠진 주민이나 틈새 빈곤계층이 있는지 집중 조사한다. 주민들에게 복지제도를 알리고 불이익이 없도록 홍보 도우미 역할도 한다. 김효정 희망복지지원팀장은 “지난 1월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 중병을 앓는 어르신의 병원비 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데다 도시가스마저 끊겨 전기장판과 휴대용 가스버너로 버티고 있었다”며 “며느리의 경우 직장을 가진 까닭에 법적 혜택에서 소외돼 후원금, 생필품 지원 등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틈새 계층은 ▲가스, 전기, 수도가 끊긴 가구(최근 3개월 이상 체납가구 위주) 및 건강보험료 6개월 체납 가구 ▲최근 3개월 이내 기초생활수급자 탈락가구 및 신청을 했으나 부양의무자기준 초과 등으로 탈락한 가구 ▲창고, 공원, 화장실, 역이나 터미널 주변, 비닐하우스, 교각 아래, 폐가, 컨테이너 등에서 지내는 비정형 거주자 등이다. 구는 복지·보건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복지 정책 종합 체계 융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흩어져 있는 복지, 보건, 고용 등의 업무를 하나로 묶어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도 곁들인다. 우선 6일 16개 동 주민센터 담당 팀장과 합동 회의를 갖는다. 이후 동별로 발굴단 교육과 홍보 등을 추진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10기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으로 해외연수 떠난다

    10기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으로 해외연수 떠난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이상철)가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신청자를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신한금융그룹(회장 한동우)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는 장애∙비장애 청년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적극적이고 유능한 국제사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와 사회적참여를 제공하는 종합연수프로그램이다. 오는 4월 23일까지 최종선발된 66명의 드림팀은 총 7개 팀으로 나눠 6대륙으로 해외연수를 떠나게 된다. 도전자들은 ‘Creating the world together’라는 주제로 기획테마 2팀과 공모테마 5팀으로 나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배우는 연수에서 기여하는 연수’로 확대·발전하기 위해 장애인 빈곤과 국제협력이라는 지정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획테마Ⅰ(한국팀)팀은 TED형식의 심포지엄, 기획테마Ⅱ는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 협력이라는 주제로 미얀마를 방문하고, 공모 테마팀은 자유선정 주제로 각 남미, 북미,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에서 청년들의 기획한 활동을 펼친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관계자는 “장애청년드림팀이 이번 공모전을 통해 좋은 일에 젊음의 에너지를 폭발시키길 바란다”며, 도전정신 있는 장애·비장애 청년들의 많은 신청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외교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 및 지원하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신청접수에 앞서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청년들이 해외연수프로그램에 대해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설명회를 마련했다. 사업설명회는 3월 12일 수요일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제1 세미나실, 3월 13일 충남대학교 한누리회관 506호에서 2차례에 걸쳐 실시된다. 사업설명회에서는 2014년 연수 소개와 함께 드림팀 前 참가자(드림홀릭OB)의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으며 사업설명회 참가자에 한해 서류심사 시 가산점이 주어질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홈페이지(www.freeget.net)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지사각 안놓친다] 강남구 민·관 협력체계 구축…복지재단 5월 출범

    강남구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부문화 조성과 ‘강남 더하기 행복지원단’ 운영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화려한 도시 풍경 속에서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여덟 번째로 많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사는 등 매년 복지 수요가 늘어나는 그늘 때문이다. 올해 처음으로 운영하는 ‘강남 더하기 행복지원단’은 우리 이웃을 우리 동네에서 돕는다는 목표 아래 법적 복지 급여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위기가정을 발굴해 복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협력체계다. 복지담당 직원과 지원단 민간위원들이 여러 사정으로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찾아가 각종 문제 해결과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5월 비영리 법인인 ‘강남복지재단’도 만든다. 공공복지에서 드러난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기업체 등 지역사회 구성원이 복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사랑방 역할을 할 강남복지재단은 ▲저소득 위기가정의 자활능력향상 사업 ▲중증질환가구의 의료·주거·생계비 지원사업 ▲빈곤 대물림 차단을 위한 장학사업 등 지역사회 안전망을 빈틈 없이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는 ‘1인 1기부계좌 갖기 운동’과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G+스타존’을 활용한 상시 기부사업 추진, 구 직원들의 매월 ‘자투리 봉급 기부’ 등 모금활동을 연중 펼치고 있다. 지난해 41억 2000여만원을 모아 주민들에게 지원했다. 신연희 구청장은 “이젠 주민 모두가 나서서 이웃을 돌봐야 한다”며 “건강한 지역 공동체 형성을 통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저들도 못 버티는데 나라고…” 어긋난 공감 자살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저소득층의 신병 비관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세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지난 2~3일 경기 광주와 동두천, 서울 강서구에서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리던 가족의 동반 자살이 잇따랐다. 유명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일반인의 자살이 늘어나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자신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계층의 자살이 알려진 뒤 모방 자살하는 경향이 나타난 셈이다.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해 빈곤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과 함께 우울증 등을 돌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심리적 복지 프로그램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사회복지 예산 탓에 도움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빈곤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한다. 허선 순천향대 교수(사회복지학)는 4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되려면 가구 총소득이 월 133만원보다 적고 부양 의무자가 전혀 없어야 하는 등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들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 빈곤층은 사회안전망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산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예산 낭비를 막아 복지예산을 조금 더 편성한다면 더 많은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고 등으로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면 ‘내가 저 사람들보다 힘든데 더 버틸 이유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기 쉽다. 안용민 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2005년 이후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뒤 2개월간 자살자 수가 평균 600명 증가했는데 비슷한 소득 계층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뉴스가 되면 모방 자살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 계층의 자살 이후 모방 자살이 발생한 사례는 최근 빈번하게 나타났다. 2012년 서울 마포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 10명이 연쇄적으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2011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는 재학생 4명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지나치게 동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자살의 전염력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예컨대 부모가 어린 자식과 함께 자살했을 때 우리는 ‘동반 자살’이라고 표현하지만 외국에서는 ‘영아 살해 후 자살’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언론 등이 안타까운 개인적 사생활 등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다 보니 잘못된 방법까지도 미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저소득층에 맞춘 내실 있는 심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살 방지를 위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익 강원대학교병원 교수(정신과)는 “생활고로 힘들거나 아플 때 털어놓고 의지할 모임 등이 필요한데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이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국립중앙의료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정부가 자살 방지를 위해 지난해 투자한 예산은 30억원(2012년 기준)가량으로 일본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정치게임에 빠져 사회안전망 구멍 안 보이나

    생활고를 못 이긴 가족들의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팔을 다쳐 생계가 막막해진 세 모녀가 동반자살한 데 이어 2일 서울 강서구 한 주택에서 간암 말기인 택시운전사 안모씨가 50대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같은 날 경기 동두천의 한 아파트에서 가정주부 윤모씨가 네 살 된 아들을 끌어안고 투신자살했다. 3일에도 경기 광주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인테리어 기술자 이모씨가 지체장애 2급인 딸 등과 동반자살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들의 자살을 두고 신병 비관과 우울증 등 정신의 취약성을 거론하지만, 노동할 형편이 못돼 월세와 공과금 납부가 막막해지거나 고액의 의료비 부담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잇단 동반자살을 계기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국민은 멘털붕괴 상태에 빠졌다. 특히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한 박근혜 정부나 말로는 민생을 외치는 정치권이 지방선거에만 몰두할 뿐 실질적 복지 개선안을 내놓지 않아 분노는 커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방기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의 자살률을 기록한 지 한두 해가 지난 게 아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평균인 12.5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본의 20.9명과 비교해서도 훨씬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자살자는 1만 4160명으로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6502명의 약 세 배다. 이는 2011년 자살자 1만 5906명보다 1746명이 줄었지만, 하루에 38.8명이 자살하는 높은 수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살을 포함하면 자살자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자살은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 40대와 50대에서 사망원인 2위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높은 자살률은 3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국민행복지수(33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절망적인 ‘생활고형 자살’을 예방하려면 정부와 국회는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이번에 동반자살한 세 모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해도 탈락하는 것이 맹점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은 실제 벌이가 없어도 노동력을 가진 가족 1인당 추정수입을 60만원 정도로 산정한다. 세 모녀의 추정수입이 3인 최저생계비 133만원을 넘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추정소득액을 축소하거나 실소득으로 수급 여부를 평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현행 부양가족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노인인구의 70%가 빈곤층으로 파악되는데, 부양할 자식이 포착됐다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끊게 되면 노인은 한계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보장 추가도 요구된다. 더불어 사회안전망 확대와 복지사회 구현은 정부의 예산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니, 통반장들과 주민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기초생활수급제나 긴급복지지원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 이런 공동체로서의 시민의식이 최근 경찰이 수사를 통해 107명의 ‘염전노예’를 뒤늦게 적발해낸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인권 훼손과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를 구제하는 방법이다.
  • [사설] 서민들 일자리가 최고의 사회안전망이다

    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의 자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노인자살률도 1위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적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저소득층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기만 하다. 서민층의 삶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요원하다. 서울 송파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목숨을 끊은 데 이어 그저께 저녁에는 경기 동두천에서 30대 주부가 4살배기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15㎡ 남짓한 원룸에서 살던 주부가 생활고 등으로 우울증이 심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한 지자체에서는 지난 2월 한 달간 40여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도 있고, 가게가 잘되지 않는 것을 비관한 중년층도 있다. 10대는 진학 문제로, 20~30대는 취업 문제로, 40대 이상은 구조조정 공포나 제2의 인생 설계 문제로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있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선진복지국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전체 지출액 가운데 생활보호비나 노인복지·아동보호 등의 사회복지비, 국민연금 등 정부의 사회보장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핀란드나 프랑스, 일본은 40%대다. 송파구 세 모녀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실업이나 빈곤 등으로 인한 채무 증가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이들이 더는 비극적인 방법으로 삶을 마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고용보험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을 정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저소득층이나 노인, 장애인, 보육 등으로 나눠 시행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도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복지는 일자리에서 찾아야 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기초연금의 지급 범위와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3.4%는 적자 가구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병원 가는 것까지 참을 정도로 아껴 쓴 탓에 그나마 적자 가구 비율이 약간 줄었다고 한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사다리를 갈아 타기는 무척 힘든 반면 중산층은 속속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소득불균형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으로 사회 내부의 긴장을 초래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환경·문화·지역개발 등 사회적 일자리를, 민간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양질의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한다.
  • 복지 사각지대 해소 대책 마련 착수

    정부가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자살과 동두천 모자 자살 등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3일 “정부의 각종 복지혜택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을 직접 발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날 월례회의에서 “국민들이 쉽게 각종 복지혜택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낼 수 있도록 발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을 포함한 정부의 복지제도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복지혜택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원치 않는 이들은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세상을 떠난 세 모녀처럼 정부의 복지제도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려는 이들을 직접 찾아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고 각종 체납·독촉 고지서에 관련 정보를 수록하는 등 정부 복지혜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복지부는 아울러 이번 세 모녀 사건처럼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가장의 사망 이후 질병과 신용불량, 사고 등이 겹치며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과정의 문제점을 연구해 단계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세 모녀 벼랑 끝으로 내몬 우리의 불편한 진실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지난 26일 저녁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반지하 집에 세들어 살던 세 모녀가 힘든 삶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 박씨가 한 달 전 다쳐 일을 그만두면서 수입이 끊겼다고 한다. 이들은 삶을 내려놓는 순간에도 방세와 공과금 등 70만원이 담긴 봉투를 남겨 놓고 떠나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국가와 이웃으로부터 어떤 도움의 손길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이 되레 주인에게 ‘죄송하다’고 ‘착한 유서’를 남긴 것을 보면서 10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복지 예산이 과연 필요한 서민들에게 가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세 모녀의 비극은 사회안전망의 한계와 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복지제도인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의료급여제도의 대상임에도 이들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큰딸은 당뇨 등으로 고생했지만 이들 가족은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 전형적인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송파구청 측은 “동주민센터에서 기초수급자를 발굴하는데 박씨 모녀는 직접 신청을 하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이들에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어려운 형편의 이들을 방치해 죽음으로 내몬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도 모른 채 여전히 빈곤의 나락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을 찾아내 그들을 따뜻한 복지의 제도 속으로 품어 안는 것은 사회공동체의 최소한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지금 복지예산은 100조원에 이른다. 복지를 통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하지만 양적인 복지 시대가 도래했다 해도 세 모녀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보았듯이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복지 정책의 최종 집행자인 지자체는 사회안전망과 복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재점검하길 촉구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 모녀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과연 삶의 끈을 놓아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한국가스공사-취약층 에너지 복지 돕는 溫누리 사업단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한국가스공사-취약층 에너지 복지 돕는 溫누리 사업단

    한국가스공사는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는 뜻의 ‘온(溫)누리’를 사회공헌브랜드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0.15%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쓰고 직원 1인당 ‘사회공헌 마일리지’를 도입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회공헌을 실천한다는 게 중장기 목표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으로 취약계층의 에너지 복지를 강화하는 ‘온누리 열효율개선사업’을 들 수 있다. 전국 쪽방촌 공동시설과 지역아동센터의 바닥 난방과 벽체 단열, 창호 교체를 통해 소외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에너지 빈곤층에는 가스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지난해 5월 사회적 배려대상자와 사회복지시설의 도시가스요금을 정액제로 감면하고 다자녀 가구도 감면 대상에 포함해 한 해 동안 482억원을 깎아줬다. 전년(349억원)보다 38% 증가한 규모다. 가스공사는 생활이 어려워 가스요금을 내지 못한 저소득층을 돕고자 지난 1월 한국에너지재단에 3억 4933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2급 이상 임직원 264명이 지난해 임금인상분 전액을 내놓아 성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미래세대와 공익 개선을 위해 문화예술을 후원하고, 해외 자원개발 대상국 출신의 외국인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공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효성-장애인 일자리창출 ‘굿윌스토어’ 사업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효성-장애인 일자리창출 ‘굿윌스토어’ 사업

    효성은 버려진 물품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입혀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사회적기업을 지원 중이다. 2011년 이후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사회적기업 6곳에 지원금을, 성장단계에 있는 9개 기업에는 월 1회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했다. 이 같은 자원순환을 통해 환경보호와 취약계층 고용과 지원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회적 기업인 ‘효성굿윌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1년여 간 공들인 사업으로 지난해 9월엔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500㎡ 규모의 매장을 마련했다. 효성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등 취업이 어려운 취약 계층의 자립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속 건강한 경제주체로 자리 잡게 하려고 설립됐다. 취약계층 7명 등 10여 명이 근무 중이다. 굿윌스토어는 세계 최대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 중인 ‘국제 굿윌’이 선정한 한국의 우수 사례로 꼽혔다. 효성은 빈곤탈출 기금 조성을 위한 ‘희망나눔페스티벌’에 3년째 후원 중이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일정금액을 기부하면 기업에서도 동일한 금액을 기부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왜’…새벽종이 울린다 새희망이 솟았다 亞최빈국 네팔에

    ‘왜’…새벽종이 울린다 새희망이 솟았다 亞최빈국 네팔에

    연간 국민소득이 600달러에 불과한 아시아의 최빈국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6시간쯤 달리면 ‘피플레7’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선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고 있다. 7년 전, 소수 민족 출신 마을 지도자인 타망은 가난과 차별을 겪으며 성장한 터라 누구보다 잘살고 싶은 의지로 새마을운동을 시작했다. EBS 특별기획 ‘한국을 수출하다’는 대한민국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새마을운동’을 집중 해부한다. 26~27일 밤 9시 50분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유네스코가 새마을운동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1부 ‘2만 2000점 기록의 비밀’에선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관련 자료 등을 살펴본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파란 눈의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누구보다 새마을운동을 잘 기억하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 자라난 그는 한국에 5대째 뿌리를 내린 미국 선교사 집안 출신이다. 인 소장은 “어렸을 적 순천에서 목도한 결핵진료소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인근 초가집이 하나둘 없어지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변하면서 새마을운동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1970~1979년 새마을운동 과정에서 생산된 대통령 연설문과 행정부처의 사업 공문, 새마을 지도자들의 성공 사례 원고와 마을 주민들의 편지, 관련 사진과 영상 등 2만 2000여 점으로 구성된다. 조이 스프링거 유네스코 기록유산 담당관은 “우리는 새마을운동 관련 문서가 빈곤 퇴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국가에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당시 피폐한 농촌을 다시 일으켜 세운 원동력 중 하나가 ‘시멘트 과잉생산’이란 사실도 공개한다. 전국 3만 5000여곳의 마을에 시멘트를 300여 포대씩 배급하면서 새마을운동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된다. 아울러 프로그램은 새마을운동의 숨은 영웅으로 새마을지도자를 꼽았다. 경기 이천의 이재영씨는 농민 새마을지도자로선 이례적으로 청와대 새마을 담당관 제의를 받았다. 전북 임실군 성수면의 정문자씨는 부녀회장으로 일하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깨뜨렸다. 2부 ‘코리아 뉴 브랜드, 지구촌의 희망이 되다’에선 지구촌에 부는 새마을운동 바람을 살펴본다. 새마을운동은 매년 150여개국 청년 지도자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고 있다. 또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25개국으로 수출됐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르완다에선 새마을운동 도입 후 황무지 개간을 통해 벼 삼모작에 성공하는 등 한국형 정부개발원조(ODA)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표만 의식해 기초연금 담합할 것인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기초연금법 제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법안이 처리돼야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수 있는데 7월 시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기초연금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재정 여건을 고려해 시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이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안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무리한 대선공약의 문제점을 지켜봤다. 여야 모두 냉정하게 판단하기 바란다. 아쉽게도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활동 시한을 넘긴 그저께도 논의는 했으나 법 제정안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안(案)대로 6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10만~20만원을, 민주당은 소득 하위 80%에게 일괄적으로 20만원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절충안으로 소득 하위 75%선에서 막판 타협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한다.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의 수급 비율이 전체 노인의 30%를 밑도는 상황에서 1인당 월 9만 6800원 수준인 현행 기초노령연금으로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안으로 도입하려는 제도다. 기초연금 재원은 전액 국가와 지자체가 조달하게 된다. 기초노령연금의 지난해 국고지원 비율 74.4%, 지방부담률 25.6%를 적용해 계산해 보면 올해 기초연금 지자체 부담 규모는 1조 2219억원, 2018년에는 3조 1282억원 필요하다. 지난해 기초노령연금 국고보조액은 1조 5840억원, 지방비 부담은 5309억원이었다. 기초노령연금도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60%에서 출발해 70%로 높였다. 기초연금도 재정 형편에 맞게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하면 된다. 국민연금과 연계할 경우 최소 가입기간 요건만 채운 뒤 탈퇴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둘 다 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자체는 기초연금의 국고지원 비율을 대폭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월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노인 빈곤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해 노후 소득을 확보하게 해 주는 것이다.
  • 동·서 빈부 격차로 대립 심화… 親러·親유럽 갈팡질팡

    동·서 빈부 격차로 대립 심화… 親러·親유럽 갈팡질팡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가 내전에 버금가는 유혈사태로 치달은 데는 지역 갈등, 경제 위기, 외부 세계의 이해관계, 여야 리더십 실종, 극단주의자들의 시위 주도 등 복잡한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근본 원인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21일 겨우 도출된 합의안도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포기하고 러시아 차관을 받기로 함에 따라 벌이진 첫 시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던 10년 전 ‘오렌지 혁명’을 떠올렸다. 그러나 현실은 비극으로 흘렀다. 2004년 시위와 2014년 ‘유로마이단’(친유럽시위·마이단은 키예프에 있는 독립광장)의 발단이 된 인물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다. 2004년 총리였던 그는 집권당 후보로 대선에 나왔으나 부정선거 시비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오렌지색 옷을 입고 비폭력 시위를 벌여 재투표를 이끌어 냈고,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셴코를 당선시켰다. 그러나 서부 출신 유셴코는 미국과 EU의 요구대로 과도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다 2010년 동부 출신 야누코비치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야누코비치는 친러시아 정책으로 회귀하다가 현재의 위기를 맞았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친러시아냐 친서방이냐로 갈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다. 유럽과 인접한 서부 우크라이나계 시민들은 스탈린 정권의 수탈로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참사를 겪은 후 러시아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EU에 편입되는 것이다. 반면 동부 러시아계는 비율이 20%에 그치지만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EU에 편입되면 러시아와의 협력이 단절될 것이고, 동부의 침체를 부를 것이다. 피폐한 경제 상황도 시위의 원인이다. 우크라이나는 인구 4500만명으로 옛 소련권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이지만 독립 뒤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며 빈국으로 전락했다. 2008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았으나 경제 개혁에 실패했고 지금은 인구 5분의1이 빈곤층이다. 러시아의 ‘실질적 지원’과 서방의 ‘말뿐인 지원’도 사태를 꼬이게 했다. 시위대는 유럽을 꿈꾸지만 발등의 불을 꺼줄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170억 달러(약 18조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천연가스 공급 가격을 30% 인하하고 150억 달러를 빌려 주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EU는 강제 진압을 비판할 뿐 실질적 지원책은 내놓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관세동맹에 가입시킨 뒤 2015년 EU에 대응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구축한다는 ‘실존의 문제’로 바라보지만, 미국과 유럽엔 우선 과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야당의 리더십 부재는 유혈시위를 부채질했다. 2004년에는 유셴코와 율리야 티모셴코(전 총리) 등 야당 지도자들이 시위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대학생들이 이끌고 야당은 끌려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극우·극좌파, 무정부주의자들이 무장하고 나섰다. 시위대를 심층 취재한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시위대 지도부의 지침을 거부하고 혼자 행동하는 젊은이들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이들이 절망 속에서 극단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좌파 경제’ 볼리비아 봄바람

    ‘좌파 경제’ 볼리비아 봄바람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빈민국이던 볼리비아가 지난해 경제성장률 6.5%(잠정)를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좌파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볼리비아는 최근 4년간 경제성장률 4~5%대로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6.5%로 최근 3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더 고무적이다. 2010년 78억 달러에서 지난해 124억 달러로 약 60% 증가했다. 경제 규모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은 세계 최고인 중국을 넘어섰다. 2012년 기준으로 볼리비아의 국내총생산(GDP)은 27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외환보유액은 116억 달러(약 42%)에 달한다. 같은 해 외환보유액 세계 7위를 기록한 한국은 GDP 1조 1635억 달러에 외환보유액 3269억 달러로 28% 수준이다. 경제성장 징후는 사회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다. 볼리비아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빈민 도시 엘 알토에는 휘황찬란한 색의 집들이 곳곳에 들어섰고, 고급 케이크를 파는 빵집도 생겼다. 가축이 쟁기를 끌던 시골에는 트랙터가 등장했다. 볼리비아의 빈곤층 비율은 2005년 38%에서 2011년 24%로 감소했다. 볼리비아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주도한 정책 덕분이다. 2006년 취임한 그는 자본주의, 대기업, 미국 등을 비난하며 석유와 천연가스산업 등을 국유화했다. 중남미 4위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볼리비아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천연가스를 수출해 번 돈으로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거시경제정책에 대해 칭찬했다. 볼리비아 재무장관 루이스 아르세는 “사회주의 정책과 거시경제 운용 정책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경제정책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폐쇄적 산업구조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도 있다. IMF와 세계은행은 볼리비아에 외국인 투자를 늘릴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기초연금 해법을 위한 고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기초연금 해법을 위한 고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한국 사회에서 기초연금은 뜨거운 감자다. 연금문제가 2002년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 한나라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초연금 권고안을 받아들인 후부터다. 이후 패턴 전개는 유사하다. 정부는 재원조달과 미래세대 부담 측면을 고려해 선별적인 제도를, 야당은 표 확장 가능성으로 보편적인 기초연금을 선호한다. 노무현 정부 초기 기초연금 문제로 고성이 오가는 격론이 있었다. 1년여 논란 끝에 보편적 기초연금 불가로 결론지었다. 박근혜 정부와 유사한 기초연금 공약을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도 6개월의 논쟁 끝에 기초연금 도입을 유보했다. 이명박 정부 100대 국정과제였는데도 말이다. 18대 대통령 선거로 촉발된 기초연금 논쟁은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형국이다. 기초연금 문제를 협의할 여·야·정 협의체 회의 직전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기초연금 인식 조사가 논란을 키웠다. 가장 큰 쟁점인 연계조항 설문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부·여당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이유 자체에 대해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노인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려니 비용 줄일 방안을 찾았고 대안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늘어날수록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연계방안을 선택해서다. 그러나 가입기간 연계는 예상 국민연금액이 적은 취약계층의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보험료 인상 등 국민연금 재정안정 조치도 쉽지 않을 것이다. 기초연금과 엮인 상태에서는 국민연금 재정안정 필요성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에게 납득시키기 어려워서다. 연계안의 원활한 작동 여부를 떠나 연계할지라도 천문학적인 재원 소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65세 이상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한다는 법 조항으로 인해 연계해도 수급자가 장기적으로 3배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기초연금 최대 이해관계자인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야당은 현 정부의 공약(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지급) 준수를 주장하다 노인 70%로 낮춘 걸로 안다. 야당에서 양보했으니 이번엔 여당이 야당의 ‘국민연금 연계 불가’ 주장을 받아들여 체면을 살려줘야 한다고 본다”는 발언을 했다. 여·야·정 협의체에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하고 싶다. 출산율이 낮은 상황(2013년 1.18)에서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빈곤에 노출된 다수 어르신들을 보살펴 드릴 방안 마련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정부 여당은 논란이 적지 않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보고, 야당은 정부 여당이 제안한 차등지급의 효과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기 바란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지 않는 대신 70% 지급 규정은 본법에서 삭제하는 대안을 제안하고 싶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처럼 본법에 70% 지급규정이 없어도 노인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어서다. 그동안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어르신들도 70% 법 규정보다는 누가 얼마의 기초연금을 받을지에 관심이 더 많을 것 같다. 연금액은 차등 인상하되, 절대빈곤에 노출된 노인에게는 20만원 이상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높은 노인빈곤율을 완화할 수 있어서다. 기초연금법에 70% 지급규정을 꼭 넣어야 한다면 탄력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본법이 아닌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넣을 것을 제안한다. 보편적인 조세방식 기초연금을 권고해 기초연금 논쟁의 단초를 제공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미 2012년 선별적인 차등지급 방식으로 권고안을 바꿨다. 노인빈곤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면서도 노인인구 증가로 급격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서다. 10년 이상 기초연금 논쟁을 지켜본 필자의 고언(苦言)이다. ‘여·야·정’ 협의체는 현재 노인세대의 높은 빈곤완화 문제에 대한 결정만을 하기 바란다. 후세대에 두고두고 짐이 될 결정은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다. 지방선거를 고려한 당리당략 접근 대신, 미래세대 부담 전가 최소화와 높은 노인빈곤율 완화방안 마련에 골몰해 주기 바란다.
  •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은 최근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홍보대사를 그만뒀다. 이스라엘의 다국적 식음료업체 소다스트림이 그녀를 모델로 발탁하자 옥스팜이 “우리와 소다스트림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대계인 조핸슨이 소다스트림을 택하자 전 세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유는 이 회사의 주력공장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무단으로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한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이 가장 격렬한 곳이다. 옥스팜은 “불법 정착촌에서 운영되는 회사는 팔레스타인 공동체의 권리를 부정하고 빈곤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소다스트림과 같은 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BDS(보이콧, 투자회수, 제재) 운동’도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소다스트림은 “우리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회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빼앗긴 자신들의 땅에 세워진 이스라엘 기업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1일(현지) 이들의 애환을 보도했다. 소다스트림에서 근무했던 아메드 이사는 “우리도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 기업이 아니면 일할 기회조차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면서 “(소다스트림이) 안전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제 근로환경에서 적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열악한 근무 조건을 설명했다. 친팔레스타인 활동가인 오마르 바르구티는 “이곳에서 노동자의 권리나 근로조건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위해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무스타파 발한은 “불법 정착촌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 82%가 차선책만 있어도 일자리를 그만둘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서안지구에 존재하는 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노동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한 해 33만쌍이 결혼하고, 11만쌍이 이혼하는 우리나라에서 한부모 가정은 10년 동안 33%나 늘었다. 현재 10 가구 중 1 가구가 한부모 가정이다. 이들은 자녀 양육비를 혼자 떠안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양육비 문제로 빈곤의 늪에 빠진 한부모 가정의 실태를 진단하고, 이혼 부부가 합리적으로 양육비를 해결할 대책을 알아본다. ■TV소설 순금의 땅(KBS2 오전 9시) 순금(강예솔)이 우창(강은탁)을 밀수꾼으로 신고해 우창은 경찰에게 잡혀간다. 우창을 찾아간 진경(백승희)은 순금의 소식을 묻고, 마음이 착잡한 수복(권오현)은막걸리를 들이켠다. 순금과 정수(이병훈)는 약재상에서 마주치지만 알아보지 못한다. 여인숙에서 다시 순금을 만난 우창은 정순금이 아니냐고 묻지만 순금은 외면한다. ■TV 속의 TV(MBC 오후 2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새로운 매력으로 무장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예쁜 척’과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과감히 망가진 ‘미스 예능’들을 조명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엄친딸’ 이하늬는 현재 ‘사남일녀’의 홍일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글로벌 모델 장윤주는 ‘무한도전’에서 모델 포스도 버린 채 제7의 멤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침연속극 나만의 당신(SBS 오전 8시 30분) 준하(정성환)의 여동생이자, BJ패션 상무 유라(한다민)는 은정(이민영)의 남편 성재(송재희)를 만나 의심받기 싫으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한다. 희진(정시연)은 성재를 의심하는 발언을 하며 유라와 맞선다. 영숙(이휘향)은 희진에게 쫓겨나기 싫으면 유라와 맞서지 말라고 경고하는데….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세계 최초로 마운틴고릴라가 포악한 야수가 아닌 평화로운 초식동물이라는 것을 밝혀낸 야생동물 연구의 선구자 조지 셸러. 60년 동안 25개국을 누비고 여전히 현장에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종횡무진한다. 작은 노트와 연필, 예리한 통찰로 무장한 그는 우리에게 야생동물과 그들이 사는 환경을 보호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47년 전. 세계 일주를 하고 싶은 마음에 휴전선을 넘어 남한에 귀순한 자유로운 영혼 리영광씨와 도시에서 여느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던 박안자씨. 지금 이 부부는 강원도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있다. 소녀 같은 아내와 무뚝뚝해 보여도 아내의 말에 박자를 맞추는 개구쟁이 같은 남편의 아름다운 자연 속 일상을 담았다.
  • 대통령宮도 화염속으로 보스니아 폭력시위 격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1995년 내전이 종식된 후 최악의 유혈 폭력 시위가 발생, 수백명이 다쳤다. 정치 지도자들의 국가 운영 능력 부재로 사태가 악화할 수도 있다는 끔찍한 경고도 나온다고 AFP 등 외신들이 9일 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동북부 산업도시 투즐라에서 발생한 시위가 5일째 계속되면서 수도 사라예보 등 33개 도시로 확산됐다. 시위대 200여명과 경찰 100여명이 대치 과정에서 다쳤고 사라예보의 대통령궁을 비롯한 정부 청사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시위의 배경에는 1992~95년 10만여명이 숨진 내전 이후 실시된 민영화에 있다. 투즐라에 있던 가구 및 세제 공장 등 4개 국영기업을 민영화했으나 새로운 기업주가 자산을 팔아치워 결국 파산했다. 이에 중산층이 와해되고 노동자들은 더욱 빈곤해진 반면 몇몇 재벌의 배만 불렸다는 인식이 팽배해 투즐라에서 노동자 시위가 발생했고, 다른 도시들이 연대하면서 확산됐다. 이 나라의 평균 실업률은 44%이지만 15~24세 청년 실업률은 57.5%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또 국민의 20% 정도가 빈곤선 이하에서 살고 있다. 월평균 수입은 420유로(약 61만원)로 발칸 반도에서 가장 가난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유럽연합(EU)이 재정지원을 위해 2012년 중반 고위급 회담을 시작했다. EU가 투명성을 담보할 개혁을 요구했지만 인종별 정치 시스템이 이를 가로막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내전 후 이 나라는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보스니아인(무슬림 세르비아인) 간의 권력 분점 시스템과 함께 인종적으로 보스니아·크로아티아 연방과 세르비아 공화국으로 쪼개져 있다. 각각은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대통령과 의회 등의 정부를 가지고 있다. 또 연방에서는 10개의 주가 비슷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은 4개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중앙집권화는 자치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비효율적인 이 제도를 지키고 있다. 수년 동안 정치적 무기력에서 비롯된 문제가 터져 나온 셈이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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