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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원달러 1480원은 말 안돼…국민연금 환 헤지 높여야”

    이창용 “원달러 1480원은 말 안돼…국민연금 환 헤지 높여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1480원 가까이 오른 것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 중 “원화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평가절하되기 시작한 이유를 되돌아보면 정말 의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 대담 내용을 3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 총재는 당시 환율 급등 배경에 대해 “일종의 ‘풍요 속의 빈곤’”이라며 “수출 호조 등으로 달러가 풍부했지만, 사람들이 달러를 현물 시장에 팔기를 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과 국민연금,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들은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봤다”며 “이런 기대 심리에 대응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며 “이는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최소한 2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재 국민연금 환 헤지 비율 목표는 0%”라며 “경제학자로서 사견으로 말이 안 된다. 헤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헤지 수단이나 달러 자금 조달원도 확보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여부를 논의 중으로, 아마 3∼6개월 내 한국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반도체, 방산, 자동차, 조선업 수출”이라며 “특히 반도체 산업, 인공지능(AI) 관련 수출이 상당히 강세”라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환율이 1470∼1480원 선에서 장기간 머무르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더 높여야 할지도 모른다”면서도 “올해 물가를 2% 안팎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른바 ‘K자형 회복’과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이 중앙은행에도 책임을 묻는다”며 “그러나 금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부와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계속 낮추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처럼 대출 제한 중심의 정책을 지속한다면 수도권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같은 다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근식 “학맞통 지원 체계 구축”…3대 패러다임 전환

    정근식 “학맞통 지원 체계 구축”…3대 패러다임 전환

    서울시교육청이 위기 학생을 지원하는 학생맞춤형통합지원(학맞통) 시행을 앞두고 학교와 지역사회 등이 협력하는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8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계획에서 서울교육의 3대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지식이해 중심 교육에서 역량 기반 교육으로의 전환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정책 실행 방식 전환 ▲학생 성장을 중심에 둔 파트너십 기반 동반자적 거버넌스 구축 등이다. ‘역량 기반 교육’은 암기와 성취도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배운 것을 어떻게 적용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 교육이다. 정 교육감은 “초·중·고 이음과 대학·평생학습까지 연계되는 역량 기반 교육으로 전환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실현 과정은 상향식으로 전환해 학교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사례를 정책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생·학부모·교사가 정책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 참여하도록 한다. 주요 정책은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고, 이러한 모델이 국가 전체로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한다. 정 교육감은 지난해 학생 마음 건강, 대입 제도, 독서교육, 인공지능(AI)교육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굵직한 중장기 과제를 제시해왔다. 올해는 새로운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정책을 점검·보완해 서울 교육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단단한 책임교육 실현,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미래역량 교육 강화, 안전과 성장의 교육 울타리 조성을 서울시교육청의 3대 과제로 삼았다. 올해 3월 시행을 앞둔 ‘학맞통’과 관련해선 기존 업무를 재구조화하고 학교·교육지원청·교육청·지역사회가 연결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학맞통은 기초학력 미달, 빈곤, 심리·정서 위기, 가정 문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학교가 조기에 발굴하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교사의 부담이 커진다는 현장의 우려를 덜기 위해 ‘학맞통 원스톱 콜센터’, 지역교육복지센터, 각 지역청의 실무 지원 AI플랫폼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주배경 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통번역 학습 상담, 강북권·중부권을 아우르는 ‘제2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 설립, 기초학력 부족 학생 교육기관인 ‘학습진단성장센터’ 25개 자치구로 확대 등을 추진한다. 특수학교 설립과 일반학교 특수학급 확대를 병행해 지역 간 특수교육 격차를 완화한다. 정 교육감은 AI 교육센터 설립 추진, 에듀테크(교육정보기술) 선도교사 1300명 선발을 골자로 하는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도 강조했다. 서울형 독서·토론 프로젝트 등 기초소양교육과 해외 항일 유적지 탐방 등 민주시민교육도 강화한다. ‘유치원 무상교육’의 점진적 도입을 위해 올해부터 유치원 지원비를 5만원씩 올려 공립은 20만원, 사립은 40만원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노후 학교의 공간 재구조화, 교원 연구 역량 예산 2배 증액, 학부모·보호자 교육 강화, 새 청사 ‘서울교육마루’ 이전 계획 등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은 붉은 말처럼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면서 “시민과 교육공동체와 함께 100년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 AI發 고용 쇼크 현실로… ‘사회 붕괴’ 막을 골든타임 남았나 [해시드 김서준 대표]

    AI發 고용 쇼크 현실로… ‘사회 붕괴’ 막을 골든타임 남았나 [해시드 김서준 대표]

    미국의 온라인 보험사 레모네이드가 최근 테슬라 운전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Driving)가 실제로 작동한 주행 구간에 한해 보험료율을 약 50% 낮추는 내용이다. 차량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데이터를 통해 ‘사람이 운전한 구간’과 ‘FSD가 운전한 구간’을 구분하고 후자에 훨씬 낮은 보험료를 물리는 방식이다. 점점 무너지는 ‘모라벡의 역설’AI·로봇이 노동자 대체하는 시대단순 노동마저 로봇에 잠식 당해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자율주행이 안전해 보인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다. 보험사가 FSD 주행에 대해 인간 운전의 절반 수준 보험료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자율주행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논쟁의 시대가 끝나고 “(기계가)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다”는 경제적 사실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물류 회사도 자율주행 트럭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보험료와 사고 비용, 인건비가 동시에 떨어지는 구조에서 인간 기사를 고용할 경제적 근거는 희박해진다. 오랫동안 인공지능(AI) 연구자들 사이에는 ‘모라벡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었다.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건 컴퓨터에게 쉽지만 방 안을 걸어 다니는 것처럼 인간에게 쉬운 일은 기계에 어렵다는 뜻인데 이제 이 역설이 무너지고 있다. 의료, 법률, 회계 등 전문 분야는 물론 조리, 청소, 배송 등 단순 노동 분야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하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된다고 해도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3억 7500만 명이 직업을 바꿔야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여기서 우려되는 건 AI 시대로 전환하는 속도다.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고용은 무너지며 사람들의 지갑은 얇아진다. 그러나 생활비가 획기적으로 싸지거나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사회는 훨씬 천천히 온다. 이 같은 전환의 구간을 스타트 업계에서는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투자금은 떨어지고 매출은 아직 안 나오는 이 구간에서 많은 회사가 사라진다. AI와 로봇의 시대에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이 계곡을 건너야 한다. 헨리 포드는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준 이유에 대해 “(그들이) 내 차를 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드는 사람이 사는 사람이어야 경제가 돌아간다. 그런데 AI와 로봇은 월급을 받지 않고 소비도 하지 않는다. 로봇이 물건을 만들고 배송하지만 그걸 살 사람은 돈이 없다. 공장은 돌아가는데 시장은 텅 빈 기묘한 풍경이다. 사회 지켜낼 완충장치 만들자일자리 줄어들면 소비력도 붕괴변화 충격 흡수할 정책 준비해야수백만 명의 실직자를 부양할 재정이 마련되거나 생활비가 극적으로 싸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모두에게 돌아가기 전에 일자리 감소로 인한 소비력 붕괴가 먼저 올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균형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전에 통과해야 할 어두운 시간이 얼마나 길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이 간극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충격을 분산시키는 완충 장치들은 상상해 볼 수 있다. ① 디지털 연금 배당 2019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데이터 배당’이라는 개념을 꺼냈다. 데이터로 돈 버는 기업들이 그 원재료를 제공한 시민들에게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테슬라의 자율주행이든 챗GPT든 결국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먹고 자랐다. 이 논의를 조금 더 발전시키면 AI 기업이 모델을 학습시킬 때마다 일종의 저작권료를 내고 그게 국민에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설계가 나온다. 이는 세금이나 복지가 아니라 정당한 대가다. 노동 소득이 끊겼을 때 과거에 내가 만들어낸 데이터가 나 대신 돈을 벌어오는 셈이다. 일종의 디지털 연금이다. ② 자동화 절감 비용의 복지 기금화 빌 게이츠가 ‘로봇세’를 이야기한 이후 자동화로 인한 세수 감소를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자동화로 절감된 비용을 고정된 세금 대신 ‘전환보험’ 기금으로 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류 회사가 로봇 도입으로 인건비를 40% 줄였다면 그중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넣는 식이다. 특정 직종이 자동화로 사라졌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되면 해당 노동자에게 수십 년간 이전 소득의 60~70%를 자동 지급하는 방식이다. 자동차 보험이 사고 위험에 따른 피해를 보전해 주는 것처럼 전환보험은 기술 변화의 충격을 분산한다. ③ AI 초과 이윤으로 민간 소비 보장 소비가 무너지는 걸 막으려면 소득이 아니라 소비 자체를 지켜야 한다. 현금을 주는 대신 식료품, 전기, 통신, 교통, 기본 의료 등 꼭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는 바우처를 주는 방식이다. AI와 로봇 덕분에 물건값이 떨어지는 영역부터 적용하자. 핵심은 “사람에게 돈을 준다”가 아니라 “사람이 소비자로 남아 있게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자동화로 이익을 본 기업의 초과 이윤을 소비 쿠폰으로 돌리는 구조다. 돈이 아니라 장바구니를 채워 주는 것이다. ④ 공공 AI의 보급 병원비, 변호사비, 학원비, 교통비의 상당 부분은 ‘전문가 인건비’다. AI가 이를 대체하면 원가는 급락해야 한다. 그런데 그 혜택이 기업 이윤으로만 간다면 사회적 완충 효과는 없다. 국가가 직접 무료 또는 거의 무료인 공공 AI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AI 의사’가 1차 진료를 무료로 보고 자율주행 공공버스가 24시간 무상 운행되는 식이다. 월급이 50만원으로 줄어도 아프거나 이동하거나 배우는 데 돈이 거의 안 든다면 버틸 수 있다. 돈을 더 주는 대신 돈 쓸 일을 없애는 전략이다. ⑤ AI의 보편적 자원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보편적 기본 연산’이라는 개념을 내놨다. 모든 사람이 AI 컴퓨팅 자원의 일부를 받아서 쓰거나 팔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더 구체화하면 AI는 보편적 기본 도구가 된다. 모든 시민에게 AI 비서, 코딩 도구 등을 주는 것이다. “일자리를 드립니다”가 아니라 “혼자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도구”를 쥐여 주는 것이다. 창업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맨손인 상태를 막는 안전망이다. ⑥ 일자리 나누기 아이슬란드에서 2015년부터 몇 년간 주 4일제 실험을 했다. 주당 근무 시간을 40시간에서 35~36시간으로 줄이되 월급은 그대로 뒀다. 결과는 놀라웠다. 생산성은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오른 곳도 있었다.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확 줄었다. 지금 아이슬란드 노동자의 90% 가까이가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자동화 시대에 이 모델을 확장하면 어떨까. 일자리가 100개에서 50개로 줄 때 50명을 자르는 대신 100명이 절반씩 일하게 하는 것이다. 줄어든 임금의 일부는 정부가 자동화세로 메운다. 이렇게 하면 실업자가 되어 기술에서 뒤처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사회 전체가 AI 시대에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⑦ 사회 안정 비용의 창출 “기술 혁명은 늘 새 일자리를 만들어왔다”는 말이 이제 틀릴 수 있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직업이 생길까?” 대신 “어디에 사람을 일부러 많이 쓸 수 있을까?”이다. 교육, 돌봄, 예술, 지역 공동체 같은 영역은 효율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사람이 많을수록 좋을 수 있다. 한 반에 학생 50명보다 15명이 낫고 노인 한 명을 10분 돌보는 것보다 1시간 함께하는 게 낫다. 생산성 대신 참여도, 정서적 가치, 사회 안정 기여도를 측정하자. 국가가 의도적으로 ‘비효율’을 사는 것이다. 노동은 더 이상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안정시키는 비용’이 될 수 있다. 공원의 잔디를 로봇이 깎을 수 있어도 사람이 깎게 하는 선택, 그게 고용이고 사회 안정 비용이다. ⑧ 복지 쿠폰 발급 일본 후레아이 키푸에서는 1995년부터 노인을 돌보면 시간 크레딧을 준다. 이 크레딧은 나중에 내가 쓰거나 당장 멀리 사는 부모님에게 줄 수 있는 쿠폰 같은 것이다. 흥미로운 건 노인들이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보다 이 크레딧으로 일하는 사람을 더 좋아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을 발전시켜 노인 돌봄, 아이 돌봄, 동네 봉사 등 AI 대신 인간이 하면 크레딧을 주고 정부가 이 크레딧으로 공과금이나 식료품을 살 수 있게 보증하면 어떨까. 실직자들이 “나는 이제 쓸모없다”고 느끼지 않게 하면서 AI가 필요 없는 틈새에서 인간이 경제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이자 시민 역할 계속되려면“자동화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새로운 사회로 가는 시간표 필요”기술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책의 역할은 브레이크가 아니라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완충장치다. 전면 자동화를 한꺼번에 허용하는 대신 분야별로,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도입해야 한다. 역설적인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기계가 만든 서비스가 표준이 되고 저렴해질수록 사람이 직접 하는 서비스는 부유층을 위한 사치품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택시, 사람이 서빙하는 식당, 사람이 가르치는 학교가 오히려 프리미엄이 되는 세상이다. 대부분은 기계의 서비스를 받고 일부만 ‘인간 프리미엄’을 누리는 계층화된 미래다. 수제 가죽 구두가 대량 생산되는 공장 신발보다 비싼 명품 대접을 받는 것과 같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명은 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왔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과거의 자동화는 육체노동을 대체하면서 사무직으로 이동할 길을 열었지만 지금은 AI가 사무직마저 대체하고 로봇공학은 남은 육체노동까지 가져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사회 계약이다. 사람이 더 이상 생산에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닌 시대로 가고 있지만 소비자이자 시민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는 ‘일한 만큼’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 자체에 대해 최소한의 몫을 보장해야 한다. 가치의 기준을 ‘무엇을 하느냐(Doing)’에서 ‘존재한다는 것(Being)’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전환이 늦어질수록 우리는 기술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사회적으로는 빈곤한 시대를 겪게 된다. 창고는 가득 찼는데 가게는 텅 빈 마을과도 같은 상황이다. 레모네이드의 보험 상품은 단순한 신상품이 아니다. 기계의 행동 기록이 곧 신용이 되고 가격이 되는 시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오더라도 사회는 사람 없이 돌아갈 수 없다. 우리가 설계해야 할 건 더 빠른 자동화가 아니라 자동화 이후에도 사회가 무너지지 않는 시간표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
  • 구걸로 번 돈, 사채로 불렸다…인도서 드러난 ‘동정심 장사’의 민낯

    구걸로 번 돈, 사채로 불렸다…인도서 드러난 ‘동정심 장사’의 민낯

    인도 중부의 한 도시에서 수년간 구걸해온 남성이 사채업으로 거액의 재산을 축적한 사실이 드러나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인도 현지 언론인 NDTV와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 시내에서 구걸하던 50대 남성 망길랄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2021년 무렵부터 인도르의 대표적인 상업 지역인 사라파 금시장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체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망길랄은 바퀴가 달린 철제 판 위에 앉아 시장 골목을 오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걸했다. 말을 걸거나 손을 내밀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지키며 이른바 ‘침묵의 구걸’ 방식으로 동정심을 자극했다. 그 결과 하루 400~500루피(약 6200~7800원)를 손에 넣었다. 이는 인도 현지의 일반적인 일용 노동자 임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인도르가 속한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미숙련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정 최저임금은 하루 467루피(약 7300원)로, 망길랄의 구걸 수입은 최저임금과 거의 같았다. 당국은 그의 구걸을 단순 생계형이 아니라 일정한 수입을 전제로 한 행위로 판단했다. ◆ 말없이 번 돈, 해가 지면 ‘사채 종잣돈’으로 해가 지면 그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망길랄은 낮에 모은 돈을 생계비로 쓰지 않고 사채업의 종잣돈으로 돌렸다. 그는 사라파 지역 상인들에게 단기 대출을 해주고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이자를 거뒀다. 당국은 그가 지금까지 수십만 루피를 빌려줬으며 이자 수입만으로 하루 1000루피(약 1만 5700원) 이상을 벌어들인 날도 적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지 미숙련 노동자 하루 최저임금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수준으로, 그는 구걸보다 사채업에서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 집 세 채·차량까지…복지 악용 의혹도 망길랄은 이런 방식으로 적지 않은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3층짜리 건물을 포함해 주택 세 채를 소유했고, 인도에서 택시처럼 운행되는 삼륜차인 오토릭샤 세 대를 임대해 고정 수익을 올렸다. 운전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승용차 한 대도 보유했다. 문제는 그가 이미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장애를 이유로 정부 지원 주택까지 제공받았다는 점이다. 당국은 복지 제도 악용 여부를 비롯해 그의 금융 거래 내용과 가족의 구걸 연루 가능성까지 함께 조사하고 있다. 망길랄의 이중생활은 인도르 시가 추진 중인 ‘구걸 근절 캠페인’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지 당국은 이 캠페인을 통해 수천 명의 구걸인을 취업이나 재활 프로그램으로 연계했다며 구걸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빈곤 문제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불쌍한 척 구걸했더니 집이 3채”…낮엔 거지, 밤엔 사채업자 [핫이슈]

    “불쌍한 척 구걸했더니 집이 3채”…낮엔 거지, 밤엔 사채업자 [핫이슈]

    인도 중부의 한 도시에서 수년간 구걸해온 남성이 사채업으로 거액의 재산을 축적한 사실이 드러나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인도 현지 언론인 NDTV와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 시내에서 구걸하던 50대 남성 망길랄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2021년 무렵부터 인도르의 대표적인 상업 지역인 사라파 금시장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체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망길랄은 바퀴가 달린 철제 판 위에 앉아 시장 골목을 오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걸했다. 말을 걸거나 손을 내밀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지키며 이른바 ‘침묵의 구걸’ 방식으로 동정심을 자극했다. 그 결과 하루 400~500루피(약 6200~7800원)를 손에 넣었다. 이는 인도 현지의 일반적인 일용 노동자 임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인도르가 속한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미숙련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정 최저임금은 하루 467루피(약 7300원)로, 망길랄의 구걸 수입은 최저임금과 거의 같았다. 당국은 그의 구걸을 단순 생계형이 아니라 일정한 수입을 전제로 한 행위로 판단했다. ◆ 말없이 번 돈, 해가 지면 ‘사채 종잣돈’으로 해가 지면 그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망길랄은 낮에 모은 돈을 생계비로 쓰지 않고 사채업의 종잣돈으로 돌렸다. 그는 사라파 지역 상인들에게 단기 대출을 해주고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이자를 거뒀다. 당국은 그가 지금까지 수십만 루피를 빌려줬으며 이자 수입만으로 하루 1000루피(약 1만 5700원) 이상을 벌어들인 날도 적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지 미숙련 노동자 하루 최저임금의 2배 이상에 이르는 수준으로, 그는 구걸보다 사채업에서 훨씬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 집 세 채·차량까지…복지 악용 의혹도 망길랄은 이런 방식으로 적지 않은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3층짜리 건물을 포함해 주택 세 채를 소유했고, 인도에서 택시처럼 운행되는 삼륜차인 오토릭샤 세 대를 임대해 고정 수익을 올렸다. 운전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승용차 한 대도 보유했다. 문제는 그가 이미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장애를 이유로 정부 지원 주택까지 제공받았다는 점이다. 당국은 복지 제도 악용 여부를 비롯해 그의 금융 거래 내용과 가족의 구걸 연루 가능성까지 함께 조사하고 있다. 망길랄의 이중생활은 인도르 시가 추진 중인 ‘구걸 근절 캠페인’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지 당국은 이 캠페인을 통해 수천 명의 구걸인을 취업이나 재활 프로그램으로 연계했다며 구걸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빈곤 문제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한푼줍쇼’ 구걸해 번 돈으로 집 3채 샀다”…‘동정심 사업’ 논란 터진 인도

    “‘한푼줍쇼’ 구걸해 번 돈으로 집 3채 샀다”…‘동정심 사업’ 논란 터진 인도

    인도에서 구걸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남성이 적발돼 사회적 논란이 번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NDTV에 따르면 인도 여성아동개발부는 17일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에서 취약계층 행세를 하며 구걸한 억만장자를 적발했다. “전통시장에서 정기적으로 구걸하는 한센병 환자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구조 작업에 나선 시 당국은 해당 인물이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한 사실을 포착하고 후속 조치에 나섰다. 현지 당국 조사에 따르면 망길랄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2021~2022년부터 인도르시 사라파 시장에서 구걸해왔다. 허름한 가방을 멘 그는 철제 수레에 앉아, 손을 신발 속에 넣고 바닥을 밀며 시장 바닥을 돌아다녔다. 남성은 행인들에게 직접 “한 푼 달라”고 구걸하지 않았다. 그는 ‘말 없는 구걸’로 사람들의 지갑을 열었다. 그저 조용히 시장바닥에 앉아 있기만 하면 나머지는 동정심이 알아서 해결해줬다. 사람들은 ‘불쌍한 망길랄’ 앞에 기꺼이 동전을 놓고 갔고, 그는 하루 400~500루피(약 6200~7800원)의 공돈을 손에 쥐었다. 인도르시 포함 마디아프라데시주 최저임금은 미숙련자 기준 하루 467루피(약 7200원)다. “낮엔 구걸…해 지면 ‘진짜 사업’ 일수놀이”“매일 거둬들인 이자, 최저임금 4배 규모”3년여만에 노른자 땅 주택 3채 매입 성공하지만 이 남성의 ‘진짜 사업’은 해가 진 뒤부터 시작됐다. 그는 구걸로 번 돈을 곧장 생활비로 쓰는 대신, 시장 상인을 상대로 한 ‘일수놀이’에 쏟아부었다.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을 하면서, 매일 저녁 구걸이 끝나면 이자를 걷으러 다녔다. 시 당국은 그가 지금까지 40만~50만 루피(약 620만~785만원) 규모의 자금을 시장 상인들에게 빌려주었으며, 이자를 포함해 하루 1000~2000루피(약 1만 5700~3만 1500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한다. 2000루피면 미숙련자 일급의 4배가 넘는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그는 3년여 만에 3층짜리 건물을 포함해 노른자 땅에 있는 주택 3채를 사들였다. 또한 고급 승용차와 오토릭샤(삼륜차) 3대를 임대하며 매일 대여료도 받았다. 문제는 그가 빈곤층 행세를 하며 저소득층 주거 지원을 위한 공공주택 보급 정책(PMAY)에 따라 임대주택을 배정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미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정부 지원 혜택을 누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급 승용차에 오토릭샤 3대 임대 사업도취약계층 행세, 임대주택 지원 혜택도 누려당국 조사 착수…“수익성 높은 동정심 사업”현지 당국 관계자는 “현재 망길랄은 보호시설로 옮겨졌으며, 그의 은행 계좌와 재산을 조사 중이다. 그에게 돈을 빌린 시장 상인들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임대주택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한 상태이며, 후속 지시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NDTV는 이번 사례에 대해 “동정심이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번 건은 현지 당국이 ‘거지 없는 도시’(city beggar-free) 캠페인 일환으로 2024년 2월 시작한 구걸 근절 운동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인도르시는 구걸로 생계를 이어가던 6500명 중 4500명을 상담을 통해 일터로 내보냈으며, 1600명은 구조해 재활센터로 인계했다. 아동 172명은 공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
  • 전국 첫 경남도민연금, 사흘 만에 1만명 달성

    경남도가 도민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지원하고자 전국 최초로 시행한 ‘경남도민연금’이 신청 접수 사흘 만에 조기 마감됐다.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 소득 공백을 메워주겠다는 취지가 40~50대의 바람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경남도는 21일 도민연금 신청자 수가 1만명에 달해 올해 목표치를 채웠다고 밝혔다. 앞서 도는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18개 시군마다 가입자 수를 배분하고 지난 19일 연 소득 3896만원 이하 도민부터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첫날 모집 시작과 동시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 지연과 전산 처리 지체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일 오후 4시 불가피하게 모집을 중단했다가 시스템 개선·검증 절차 변경 작업 등을 거쳐 다음날 접수를 재개했다. 이후 신청자는 빠르게 증가했고 출시 3일 차인 이날 낮 12시 21분 올해 모집 정원이 다 찼다. 신청자들은 자격 적격 여부 심사를 거쳐 ‘가입 완료’ 통보를 받으면 2월 28일까지 NH농협은행과 경남은행 중 한 곳을 골라 경남도민연금(IRP)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경남도민연금은 가입자가 월 8만원씩 10년 동안 960만원을 내면 경남도와 시군 지원금 240만원에 이자 2%까지 약 1302만원이 적립되고, 가입자가 만 60살이 되거나 가입일로부터 10년이 되면 5년 동안 매월 21만 7000원을 받는 방식이다. 앞서 도가 인용한 보험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은퇴를 앞둔 50대의 64.4%는 소득 공백기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거나 들어 본 적도 없고, 83.9%는 소득 공백기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는 자격심사 결과가 부적격하거나 2월 28일까지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인원만큼 3월 초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이어 앞으로 매년 1만명씩 10년간 총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경남도민연금은 노후 빈곤 방지는 물론 지역 사회 전반의 복지 비용 감소·노년층 구매력 유지 등으로 이어져 지역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옷 겹겹이 껴입고 냉골서 잠 청해… 씻기도, 화장실도 참아요”

    “옷 겹겹이 껴입고 냉골서 잠 청해… 씻기도, 화장실도 참아요”

    “차라리 밖이 더 따뜻할 때도 있어공용 화장실까지 가는 것도 고역”당분간 한파… 오늘 최저 영하 17도“옷이란 옷은 다 껴입어야 해요. 안 그러면 병 나요. 추위만 막을 수 있다면 뭐든 걸쳐야죠.” 2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방문을 열자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몸을 누일 수 있는 좁은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웃풍을 막으려 벽지를 여러 겹 덧댄 흔적이 보였지만, 얇은 문 틈새로 찬바람이 스몄다. 패딩 점퍼 위에 커다란 가죽 재킷까지 겹쳐 입은 고병덕(78)씨는 “여기서 산 지 5년 됐는데 겨울만 되면 보일러를 틀어도 바닥이 냉골”이라며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서울 지역 체감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이날 쪽방촌에선 집 안에서도 패딩 점퍼를 입은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벽이 얇고 건물이 오래돼 냉골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주거 취약계층은 유난히 길고 매서운 이번 한파를 온 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층마다 공용 화장실은 하나뿐이고, 온수마저 나오지 않다 보니 일상마저 사실상 멈췄다. 고씨는 “겨울엔 화장실 가는 게 제일 고역”이라며 “추워서 웬만하면 가지 않게 된다. 씻고 싶어도 참다 보니 피부가 간지러울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인근 서울역 쪽방상담소에는 공용 샤워실이 있지만, 언덕 꼭대기에 있다 보니 눈이라도 오면 노인은 물론이고 젊은 사람도 길이 미끄러워 이동이 쉽지 않다고 한다. 주말과 휴일에는 샤워실 문도 닫는다. 일찌감치 ‘주말 목욕’을 포기했다는 신백철(60)씨는 “평일엔 상담소에서 씻지만 주말엔 방법이 없다”면서 “뭐, 사람이 꼭 매일 씻어야 하나”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영등포 쪽방촌도 사정은 비슷하다. 20년째 연탄으로 겨울을 버텨왔다는 조상현(56)씨는 “이번 겨울은 유독 더 춥다”고 말했다. 그는 “연탄을 때도 방이 차서, 차라리 밖에 나가 햇볕을 쬐는 게 더 따뜻할 때도 있다”며 “차가운 물로 설거지하고 샤워하는 게 매년 겨울마다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아예 노숙인 쉼터를 찾아 나선 사람들도 있다. 영등포구의 한 쉼터에서 만난 김용준(73)씨는 “단칸방이 너무 추워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집에 웅크리고 있느니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지 싶어 한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말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초고령사회와 높은 노인 빈곤율을 고려해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하권을 밑도는 추위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서울 기온은 영하 11.8도까지 떨어졌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6년 이후 2004년(영하 16.0도), 1976년(영하 14.2도), 1983년(영하 12.0도)에 이어 4번째로 서울 최저기온이 낮았다. 2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영하 4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6~영상 3도로 예보됐다. 22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9도~영하 5도까지 곤두박질치며 추위가 정점에 달하겠다.
  • 연탄공장 문 닫고 가격 치솟아… 겨울나기 힘겨운 취약계층

    연탄공장 문 닫고 가격 치솟아… 겨울나기 힘겨운 취약계층

    한때 서민의 대표적인 겨울철 난방 수단이던 연탄 사용량이 줄어 생산 공장은 줄줄이 문 닫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 여전히 연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일부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 수는 2006년 27만 100가구에서 지난해 5만 9695가구로 줄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사용이 늘면서 나타난 변화다. 1960년대 400여 곳에 달하던 연탄 생산공장도 지난해 16곳으로 급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탄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연탄을 ‘서민 연료’로 지정하고 가격 상승을 억제하던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장당 150~18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639원까지 올랐고 올해 들어 950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배달이 어려운 산간 지역의 경우 소매 가격이 장당 1600~1700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산업통상부가 연탄 공장에 지원하던 생산 보조금도 2028년 폐지가 결정돼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는 연탄 도매가를 생산 원가보다 낮게 책정해 차액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 연탄 사용 가구의 80.5%인 4만 8062가구는 수급·차상위·소외 가구 등 취약계층이다. 서울은 1129가구인데 무허가 주택이나 달동네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고 월평균 소득도 30만원 남짓의 저소득층이라는 게 연탄은행의 설명이다. 정부가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취약계층에 가구당 47만 2000원의 연탄 쿠폰을 지원하고 있으나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대구 달서구 쪽방촌에서 만난 한 주민은 “혼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날이 추워지면 난방비 걱정부터 앞선다”면서 “겨울에 적어도 1000장은 쓰는데 쿠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탈석탄 정책과 취약계층 난방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환경 측면에서 탈석탄 정책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에 연탄은 여전히 효율적인 난방 연료”라며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난방 기구 교체와 난방비 지원 등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밥 한 그릇의 환대… 존엄에 허기진 이들까지 보살핍니다” [월요인터뷰]

    “밥 한 그릇의 환대… 존엄에 허기진 이들까지 보살핍니다” [월요인터뷰]

    ‘청량리 588’ 한복판서 지켜낸 밥퍼나흘 굶은 노인에게 대접한 한끼유학 준비 접고 나눔 시작한 계기위협했던 조폭도 봉사자로 활동지금의 가난은 배고픔 아닌 외로움자원봉사·후원자 있기에 나눔 가능밥퍼 찾아오던 노인도 전 재산 기탁해외 빈민촌 학교 짓는 ‘꿈퍼’ 확장 문을 여는 순간, 밥 짓는 온기와 구수한 냄새가 찬 바람을 밀어냈다. 거대한 솥단지에서 된장찌개가 펄펄 끓고, 자원봉사자들의 칼질 소리가 쉼 없이 이어졌다. 점심 배식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지만 밥퍼나눔운동본부 급식소는 이미 먼 길을 온 노인들로 가득했다. ●이웃과 밥 넘어 삶 나누는 ‘밥퍼 목사’ “밥퍼를 찾는 분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환대’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고, 정중히 인사를 건네며 내가 오기를 기다려주었다는 그 사실 하나가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워줍니다.” 지난 12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만난 다일공동체 이사장 최일도(69) 목사는 밥 한 그릇 나눔을 “고통받는 이웃의 존엄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인간적인 연대”로 정의했다. 현장에서는 그를 ‘밥퍼 목사’라고 부른다. 배고픈 이웃을 위한 ‘밥퍼 나눔’은 1988년 청량리역 광장에서 시작됐다. 경춘선을 타러 가던 최 목사의 눈앞에서 한 노인이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사람들이 모여들었죠. 그런데 누가 오더니 ‘아무도 손대지 말라. 저절로 깨어난다. 구경났냐, 갈 길 가라’고 하더라고요. ‘내 일이 아닌가 보다’ 싶어 춘천에 갔다가 저녁 어스름에 돌아왔는데, 믿기지 않게도 할아버지가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어요. 하루 종일요.” 최 목사는 노인에게 다가가 “아직도 여기 계세요? 진지는 드셨어요?”라고 물었다. 노인은 초점 잃은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맞은편에 설렁탕집 간판이 보였다. “설렁탕을 사 와 국물을 몇 모금 떠먹여 드리니 그제야 저를 똑바로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물었죠. ‘할아버지, 오늘 세 끼를 다 굶으신 거예요?’ 그랬더니 손가락 네 개를 펴시더군요. 네 끼가 아니었어요. 나흘을 굶은 거였어요.” 최 목사는 다음 날 역 광장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노인은 배고픈 이웃들을 더 데려왔다. 사람이 늘자 최 목사는 광장 한편에 풍로를 놓고 매일 라면을 끓였다. 1990년부터는 청량리 채소 시장 한쪽을 빌려 밥을 지어 대접했다. 38년째 이어온 ‘밥퍼 나눔’의 시작이었다. 신학대를 다니며 독일 유학을 준비하던 청년은 한 사람의 굶주림을 만나 청량리의 ‘밥퍼 목사’가 됐다. ‘다시 태어나도 같은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최 목사는 “물론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인데 왜 갈등이 없었겠어요. ‘내 청춘이 청량리에서 다 가는구나’ 싶었죠. 훗날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다시 만난 제 독일어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독일의 유수한 대학보다 청량리 588 대학을 선택하길 잘했네.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가도 자네는 이 길을 걸을 걸세.’ 그 말을 듣고 제가 가야 할 길이 더 또렷해졌습니다.” 다일공동체가 주관하는 ‘밥퍼나눔운동본부’의 본거지는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던 동대문구 전농동 집창촌이었다. 지금의 건물로 옮기기 전까지 ‘밥퍼’는 청량리 뒷골목 가건물에서 소외된 이웃과 밥과 삶을 나눴다. “그곳 조폭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기절한 적도 있었어요. 제가 ‘588’ 한복판에 있었으니까요. 성매매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자원봉사자들이 식자재 수레를 끌고 다니니 ‘영업방해’라고 본 거죠. 그때 저를 때렸던 조폭이 나중에는 ‘밥퍼’ 자원봉사를 했어요.” ●588 주민들 십시일반 ‘무료 병원’ 모금 밥퍼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일공동체가 세운 기독교 최초의 무료 병원 ‘다일천사병원’의 씨앗을 뿌린 이들 또한 ‘588’ 주민들이었다. “어느 날 가난 때문에 문을 걸어 잠그고 굶어 죽기로 결심한 모녀가 있으니 도와달라는 전화가 왔어요. 알고 보니 목사의 부인이었죠. 중풍으로 쓰러진 그분을 차에 태워 가톨릭 무료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거절당했어요. ‘기독교는 돈이 생기면 예배당만 짓고, 병원 하나 만들지 않으면서 이제는 평생 봉사한 목사의 부인까지 무료 병원에 오게 만드느냐’고 하시더군요. 얼굴이 화끈거려 돌아오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울었습니다. 이런 기독교도 싫고, 다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왔는데, ‘588’ 주민들과 봉사자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날 밤, 성매매 여성들과 포주, 펨프(호객꾼)처럼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받아온 이들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호주머니를 털어 즉석에서 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인 돈이 47만 5000원이었다. “큰 교회도, 돈 많은 장로도, 기업인도 아니었습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이 ‘우리도 무료 병원을 짓자’고 하니 제게는 하늘의 명령처럼 들렸습니다. 다일공동체 식구 11명이 각자 100만원씩 보태고, 그날 모인 47만 5000원을 더해 1147만 5000원. 그것이 기독교 최초 무료 병원 건립기금의 마중물이었습니다.” 최 목사는 다일천사병원에 호스피스 병동과 장례시설을 갖춘 ‘다일작은천국’도 만들었다. “가장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은 오랜 시간 밥을 드시러 오던 어르신이 단칸방에서 홀로 세상을 떠날 때예요. 밥은 나누었지만 그분의 외로움까지 다 나누지 못했다는 자책이 남았죠. 어르신들이 자주 하시는 말이 있어요.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요. 그래서 약속했습니다. 종교가 있든 없든 가장 정중하게 장례를 치러드리겠다고.” 그는 “밥퍼를 시작한 1988년의 가난이 ‘텅 빈 배’를 채워야 하는 절대적 빈곤이었다면, 오늘날의 가난은 ‘텅 빈 마음’을 견뎌야 하는 관계적 빈곤”이라고 했다. 가난은 38년 새 ‘배고픔’에서 ‘외로움’으로 얼굴을 바꿨다. “밥퍼는 단순히 밥을 퍼주는 곳이 아닙니다. 끊어진 관계의 끈을 다시 잇는 곳이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인터뷰 도중 점심 배식이 시작됐다. 멀리 천안에서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식판에 밥과 국, 고기, 나물을 담아 일반 식당에서 손님을 대하듯 식탁 앞까지 정성스레 가져다 놓았다. 허기보다 더 깊은 결핍, ‘존중의 결핍’을 채우는 밥상이었다. “밥을 건넬 때 우리는 그분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인사합니다. 그 순간 밥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당신은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선언이 됩니다.” 이곳 자원봉사자 중 80%는 비종교인이다. 20년 전 신혼여행을 ‘밥퍼’로 온 부부도 있다. 여행비를 후원금으로 내고 일주일간 배식 봉사를 했고 지금도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이곳을 찾는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 꿈꾼다 지난해 7월에는 밥퍼를 30년 넘게 찾던 95세 노인이 9500만원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고무줄로 묶인 오만원권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지폐와 고무줄을 보니 방금 은행에서 찾아온 돈이 아니더군요. 오만원권이 생긴 뒤부터 평생 모아온 전 재산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밥퍼에서 밥을 먹은 세월이 꽤 길다며, 더 늦기 전에 꼭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갑자기 죽으면 이 돈을 의미 있게 쓰지 못한다. 가장 보람 있게 쓰고 싶다’고요.” 최 목사는 “밥퍼는 한 사람의 힘으로 온 것이 아니다”며 “매일 새벽마다 달려와 채소를 다듬는 자원봉사자, 쌀 한 포대를 보내는 이름 없는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작은 사랑의 이어달리기’라고 불렀다. “솥단지가 식지 않고 펄펄 끓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쌀 한 줌, 시간 한 조각을 기꺼이 내어준 수만 명의 ‘이름 없는 이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38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청량리 뒷골목을 지키며 깨달은 진실은 우리 사회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살려내고 있다는 거예요. 흔히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눔을 통해 내 삶이 먼저 살아납니다.” 최 목사는 해외 빈민촌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학교를 세우고 도서관을 만드는 ‘꿈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가평에 ‘다일숲속요양원’을 열었다. 그는 “청량리에서 밥 한 그릇으로 인연을 맺은 어르신들이 이제는 숲속에서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 가난이 없는 사회. 어느 쪽을 꿈꾸십니까.’ 그에게 물었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를 꿈꿉니다. 인류 역사상 가난이 완벽히 사라진 적은 없어요. 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고립되거나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는 만들 수 있습니다. 가난이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돌봐야 할 공동체의 숙제로 여겨질 때 비로소 그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가난해도 당당하게 밥 먹으러 올 수 있는 사회가 더 따뜻한 사회가 아닐까요.”
  • 美역사의 변곡점마다 ‘노래’가 있었다

    美역사의 변곡점마다 ‘노래’가 있었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르네 니콜 굿을 추모하는 집회에서 ‘디스 리틀 라이트 오브 마인’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찬송가인 이 곡은 1963년 미국 민권 운동의 분수령인 워싱턴 행진에서도 불렸다. 노래는 공식 문서가 기록하지 못한 감정과 분노,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미국 문화 전문가인 저자는 역사를 움직이고 기록해온 매개체로 음악을 바라보고 노래라는 렌즈로 미국 자본주의 성장과 모순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대규모 목화 농업에 동원됐던 흑인들은 찬송가에 아프리카의 리듬을 얹은 영가를 탄생시켰고 이는 저항의 언어가 되었다. 노예들은 차별을 피하고 존엄을 찾아 북부로 향하는 대이동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블루스 음악은 도시의 리듬인 재즈와 록으로 진화했다. 1960년대에 이르러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비폭력 노선과 맬컴 엑스의 블랙파워 운동은 음악과 결합해 흑인 민권 운동의 정점을 이뤘다. 투쟁의 강력한 무기가 된 노래는 미국 사회의 결정적 변곡점마다 등장했다. ‘고 다운, 모지스’ 같은 영가는 흑인 노예 탈출 작전인 ‘지하철도’의 비밀 암호로 사용되며 해방의 길을 열었고 20세기 초 광산 파업 현장에서 처음 불린 ‘솔리대리티 포에버’는 전 세계 노동운동의 상징이 됐다. ‘위 셸 오버컴’은 1960년대 민권 운동의 공식 찬가였고 존 콜트레인의 ‘어 러브 슈프림’은 흑인 해방운동의 정신적 무기였다. 기성세대의 보수주의와 인종차별, 베트남전쟁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맞선 1960년대 포크 음악에는 저항정신이 담겨있다. 현대 흑인들은 빈곤과 차별, 경찰 폭력을 랩과 힙합 음악을 통해 고발했다. 저자는 “노동요와 흑인 영가에서 출발한 미국의 저항 음악은 시대의 모순을 폭로하고 연대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 불륜 논란 딛고 “자산 23조” 대박…가난한 시골 소녀 ‘인생역전 스토리’

    불륜 논란 딛고 “자산 23조” 대박…가난한 시골 소녀 ‘인생역전 스토리’

    가난한 농촌의 공장 노동자에서 시작해 자산 23조원 규모의 세계적 기업을 일군 저우췬페이(56) 렌즈테크놀로지 회장의 성공 신화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농가 출신인 저우 회장은 최근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중국 여성 기업가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의 현재 순자산은 약 1100억 위안(약 23조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저우 회장의 유년 시절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5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시각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함께 극심한 빈곤 속에서 자랐다. 생계를 위해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15세의 나이에 광둥성 선전으로 향해 건설 현장 경비원과 유리 공장 조립 라인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일과 후 독학으로 회계와 컴퓨터를 공부하며 관리자로 승진했고, 1993년 친척들과 함께 실크스크린 인쇄업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시계용 유리 제조로 사업을 확장한 그는 2003년 ‘렌즈테크놀로지’를 설립하며 휴대전화 유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성공의 결정적 계기는 기술력이었다. 2004년 모토로라가 요구한 ‘충격에 강한 유리 기술’을 독자 개발하며 계약을 따냈고, 2007년부터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며 ‘애플 공급망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5년 회사 상장은 저우의 자산을 크게 불렸지만, 동시에 논란도 불러왔다. 저우가 한때 유부남의 내연녀였고, 그 남성의 자금으로 창업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저우 회장은 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뜬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성공했을 때 너무 흥분하지 말고, 힘든 시기에 우울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1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옛 소련 작가의 소설책 한 권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강해지라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최근 저우 회장은 특정 기업(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동차 전장 부품과 로봇 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렌즈테크놀로지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며 기업 규모를 더욱 확장했다. 저우 회장은 “나의 성공은 행운이 아니라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결과”라며 “지금도 사회 밑바닥에서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 노인 기초연금 수급률, 농어촌·대도시 격차…최고 3.5배

    노인 기초연금 수급률, 농어촌·대도시 격차…최고 3.5배

    농어촌과 대도시 간 기초연금 수급률 격차가 최대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률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실제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12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본 2024년 기초연금’ 보고서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세종시의 기초연금 수급률이 54.2%로 가장 낮았다. 서울도 54.5%로 60%를 밑돌았다. 반면 전남은 77.9%로 가장 높은 가운데 경북이 74.1%로 뒤를 이었다. 강원은 전국 평균(66%)을 소폭 웃도는 68%로 집계됐다.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수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고흥군(87.0%)이었다. 이어 완도군(86.6%), 진도군(85.0%), 장흥군(84.1%), 신안군(84.0%) 등 전남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대로 서울 서초구는 24.5%로 최저였다. 강남구(25.0%), 경기 과천시(28.1%), 서울 송파구(36.6%), 용산구(40.3%) 순으로 낮았다. 최고치인 고흥군과 최저치인 서초구의 수급률 차이는 약 3.5배에 달했다. 노인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농어촌과 대도시 간 지역별 수급자 비율은 뚜렷한 격차가 확인된 셈이다. 기초연금 수급률이 높다는 것은 노인층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 공적 의존도가 크다는 경제적 신호이다. 이는 농어촌의 노인 빈곤율이 높고 개인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기초연금은 노인의 생활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7월 도입된 제도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매년 선정 기준액을 정해 지급한다. 다만 공무원·군인 등 특수 직역 연금 수급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재산 공개를 꺼려 신청하지 않거나 거주 불명 상태인 노인도 있어 실제 수급률은 매년 60%대에 머물고 있다.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예산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24년 전체 예산은 24조 35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비가 82.8%, 지방비가 17.2%를 차지했다.
  • 무주택 청년 월세 지원 대상 확대…월 509만원 벌어도 연금 안 깎는다 [2026 성장전략]

    무주택 청년 월세 지원 대상 확대…월 509만원 벌어도 연금 안 깎는다 [2026 성장전략]

    소상공인이 폐업할 경우 은행권에서 저금리로 철거지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주택 청년 월세 지원 대상은 확대를 추진하고, 일하는 노인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월 소득 509만원까지는 연금을 깎지 않는다. 정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민 균형성장과 양극화 극복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폐업(예정) 소상공인을 위해 최대 600만원, 만기 1년 조건의 은행권 저금리 철거지원금 대출을 신설한다. 새출발기금을 성실하게 상환한 소상공인에는 채무잔액 추가, 이자율 완화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월 300~500만원 한도의 중·저신용 소상공인 햇살론 신용카드 등 재기 지원 카드 상품도 나온다. 약 300만명의 전체 대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매출·신용정보 등을 활용한 위기 징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경영 위기를 선제적으로 안내·지원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신제품 개발·공정 개선 등 공동사업을 개발하면 80개 조합에 최대 3억원 한도 내에서 정부 매칭으로 지원한다.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 현장 실무인력 양성과정을 신설해 훈련비를 전액 지원하고, 훈련장려금과 특별수당 등을 지급한다. 비수도권 소재 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는 근속장려금을 지급해 장기근속을 유도한다. 무주택 청년에게 매달 20만원씩 24개월간 지원하는 월세 지원은 계속사업으로 전환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지원 대상 확대를 추진한다. 4.5% 금리의 미소금융 청년상품(최대 500만원·만기 5년)을 시범 도입해 사회진입 준비 자금을 지원하고, 청년미래적금을 도입해 3년간 최대 2200만원의 자산 형성도 돕는다. 주택 연금 산정방식 개선4.5% 취약계층 대출 신설중·고령층의 경우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위해 다층적 소득보장체계를 구축한다. 소득 활동에 따른 연금 감액을 축소해 올해 6월부터 월 평균 소득 509만원까지는 연금이 깎이지 않는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부부가구 대상으로 부부 감액(각각 20%)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주택연금은 산정방식을 개선하고 취약 고령층 지원을 강화해 실거주 요건 완화 등 제도 활성화를 추진한다. 재취업 지원 의무 사업장은 2029년까지 300인 이상 사업장(현행 1000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정년 연장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월 30만원을 3년간 지급하는 고령자통합장려금을 추진한다. 취약계층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4.5% 금리의 취약계층 대출(최대 500만원·만기 5년)을 신설해 사회적배려대상자와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완제자를 지원한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실질 금리 부담은 6.3%로 낮추고, 사회적배려대상자는 5%까지 추가 인하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도 손질한다. 노인·장애인 등 근로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2027년까지 폐지한다. 근로능력있는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희망저축계좌 금리를 최대 4.5%에서 5%로 인상하고, 적립유예기간도 현행 6개월에서 12개월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부모 급여, 첫 만남 이용권, 아동수당 복지급여는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 지급되도록 우선 전환한다. 1인 가구 빈곤 대응 차원에서 현행 1인 가구 복지 제도 지원 효과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 김태희 경기도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기후위기 극복 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 참석

    김태희 경기도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기후위기 극복 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 참석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2)이 8일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주관 「기후위기 극복 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에 경기도의회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번 제2차 회의에서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선출의 건 ▲차기 회의 개최 지역 및 일정 선정 ▲농어업재해보험 보장 강화 및 국비 지원 확대 건의안 등이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됐다. 앞서 기후위기 극복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6일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전국 시도의회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 협력체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에 부합하도록 농어업재해보험의 보장 범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하고 국비 지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농어업재해보험은 재원의 상당 부분을 공공재원이 부담하는 정책보험으로, 위험 분산과 소득 안정, 빈곤 예방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보험이다. 이에 보장 범위를 현실화하고 제도 전반을 사회보험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어진 전문가 특강에서는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에서 ‘기후위기 시대, 깊이·다시·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의 주요 내용은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적응 관점에서 정책과 제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제도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이라며 “이번 회의는 기후위기를 ‘지구촌의 문제’를 넘어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지방의회 차원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위원으로서 경기도의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제도 개선과 현장 중심 대안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기후위기 극복 특별위원회」는 전국 광역 시도의회가 참여해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향후 지속적인 논의와 공동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 “불법 대통령 축출” vs “일방적 강압 행위” 둘로 갈린 안보리

    美·英·佛 “부정선거·마약 테러범”中·러시아 “무분별한 무력 사용”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논의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긴급하게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는 미국을 옹호하는 편과 비판하는 편이 극명하게 갈렸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와 중국·러시아는 이번 사태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유엔 차원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데 실패했다. 우선 당사국인 베네수엘라의 사무엘 몬카다 주유엔 대사는 “우리나라의 주권뿐 아니라 국제법의 신뢰 또한 위태롭다”면서 “미국이 어떤 법적 정당성 없이 자국을 공격했다”고 성토했다. 이에 마이크 왈츠 미국 대사는 “베네수엘라나 그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은 없다”고 반박했다. 왈츠 대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테러리즘’ 혐의로 미 법원에 기소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당한 법집행 작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대선 개표 부정 논란을 언급하며 마두로를 ‘불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서방 대표는 마두로 정권이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극심한 빈곤을 초래해 난민 위기를 낳았다고 지적하며 미국 편에 섰다. 반면 베네수엘라 최대 투자국인 중국은 미국의 공격이 ‘무분별한 무력사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쑨레이 주유엔 중국대표부 부대표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이며 강압적인 행위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라크 공격과 이란 핵시설 공격 등 과거 미국의 군사 작전을 일일이 언급하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도 미국의 행위를 불법적 무력 침략이라고 비난하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베네수엘라의 이웃인 남미 국가들 가운데 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는 미국 편에, 브라질·콜롬비아·멕시코·쿠바는 반대편에 섰다.
  • 이채명 경기도의원 “프로축구 시민구단은 공공재… 경기도 차원의 지원 확대 필요”

    이채명 경기도의원 “프로축구 시민구단은 공공재… 경기도 차원의 지원 확대 필요”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채명 의원은 5일 경인방송 「시선공감-경기포커스」에 출연해 “프로축구 시민구단은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공공재”라며 경기도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제387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을 언급하며 “경기도는 2025년 기준 전국 최다인 7개 시민구단을 보유한 ‘한국 축구의 심장’이나, 정작 현장은 ‘풍요 속의 빈곤’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FC안양의 K리그 1 안착과, 화성FC의 프로 진입 등 외연은 확장됐지만, 성남FC의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재정 양극화와 불안정성은 심화되고 있다”며, “예산 부족이 경기력 저하와 관중 감소,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도 차원의 과감한 마중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채명 의원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3~5년 단위의 중기 재정 지원 계획 수립 ▲성과 연계형 인센티브 도입 ▲노후 경기장 인프라 개선 지원 등을 제안하며, “시민구단에 대한 투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민 통합을 위한 효율적인 복지 정책인 만큼, 기획재정위원으로서 관련 조례 정비와 예산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페라리·일등석 타며 “지긋지긋한 가난”…이게 웃긴가요?(Feat. 김동완)

    페라리·일등석 타며 “지긋지긋한 가난”…이게 웃긴가요?(Feat. 김동완)

    최근 온라인 상에 가난을 호소하면서 실상은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는 ‘가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가난 챌린지는 재력을 과시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글로는 “가난하다”고 토로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주로 소셜미디어(SNS) 스레드를 통해 퍼지고 있다. 비행기 일등석에서 라면을 먹으면서 “지긋지긋하다. 라면 먹는 지독한 가난”이라고 적거나 고급 외제차 내부 운전석 사진을 올리면서 “지독한 가난. 기름 넣을 돈도 없어서 오늘도 출근한다”고 하소연하는 식이다. 한 네티즌은 “지긋지긋한 가난. 오늘도 겨우 먹는 한 끼가 컵라면이라니. 언제쯤 이 가난에서 벗어날까”라며 컵라면 위에 오만원권 현금 다발을 쌓아 올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밥, 라면이 차려진 식탁 위에 고급 외제차 키를 슬쩍 올려놓은 사진도 있다. 가난과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연출해 웃음을 이끌어내려는 의도지만 빈곤이 지닌 현실적인 고통 등을 외면하고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룹 신화 멤버 겸 배우 김동완은 자신의 SNS에 “이걸 자조 섞인 농담이라고 하기엔 타인의 결핍을 소품으로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며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도 홀어머니랑 반지하 생활을 오래했다”면서 “늘 걸리는 단어가 가난”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돈이 없어 삼각김밥 하나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손에 먹고 살기 위한 폰이 쥐어져 있으니 그만하라”고 당부했다. 다수 네티즌들은 “진짜 가난한 사람들 조롱하는 글로 느껴진다”, “가난이 웃음의 소재가 될 수 있나”, “가난은 누군가에겐 평생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다”라며 김동완의 의견에 공감했다.
  • 식료품점 없는 마을 2만 곳… 밥상과 함께 어르신도 말라간다

    식료품점 없는 마을 2만 곳… 밥상과 함께 어르신도 말라간다

    식료품점 도달 시간, 도시 평균 4배 행정리 2200곳엔 대중교통도 없어농촌 인구 감소로 생활 인프라 붕괴영양 불균형 심화로 성인 질환 유발“통합돌봄 연계해 사각지대 막아야” 강원 홍천군 남면 제곡리 주민들은 장을 보러 갈 때 반나절을 통째로 비울 각오를 한다. 버스는 하루에 딱 네 번 오는데 한 번 놓치면 다음 차를 3~4시간 기다려야 한다. 마을에는 라면과 음료를 파는 작은 가게 하나뿐이다. 채소는 텃밭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고기나 생필품은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마을에 사는 최모(69)씨는 “차로 20분 남짓이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 80대 어르신이라 차가 없다”며 “버스를 놓치면 이웃에 부탁하거나 자식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고, 그마저 안 되면 포기한다”고 말했다. 장을 보러 가기 어려운 환경에서 농촌의 밥상은 빠르게 메말라가고 있다. 육류와 생선 섭취가 줄면서 영양 불균형이 심화하고, 이는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진다. 25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행정리 3만 7563곳 가운데 2만 7609곳(73.5%)에 식료품 소매점이 없다. 인근 식료품점까지의 접근성도 크게 떨어진다. 차로 이동하는 평균 시간은 농촌이 14.4분, 도시는 3.9분으로 농촌이 3.7배 더 걸린다. 행정리 2224곳(5.9%)은 대중교통조차 없다. 장영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어촌 지역에 ‘식품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유통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품사막’은 물을 찾기 어려운 사막처럼 주변에서 신선한 식품을 살 수 없는 지역을 뜻한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영국에서 저소득층의 식생활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한국의 식품사막은 단순한 빈곤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 변화와 생활 인프라 붕괴가 겹친 결과라는 점에서 더 복합적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가구원 모두가 원하는 만큼 충분한 음식을 확보했다’는 응답률은 동 지역이 98.6%, 읍·면 지역이 96.9% 수준이었다. 정부는 식품사막화 대응을 위해 이동장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상 지역은 전북 완주·임실과 전남 함평·장성·순천 등 전국 9곳에 불과하다. 장 입법조사관은 “내년에 시행하는 통합돌봄 사업과 연계해 식생활 돌봄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서울 마포구의 ‘효도밥상’처럼 정부가 지역 여건에 맞춰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게 보편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24·2025년 러 군 사상자 80만명…최악 인명 소모전 러-우 전쟁의 비극

    2024·2025년 러 군 사상자 80만명…최악 인명 소모전 러-우 전쟁의 비극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의 인명피해를 낳는 소모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각각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특히 DI는 러시아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출신의 사상자 비율은 극히 낮은 수준이며 대부분 빈곤 지역, 소수 민족 거주 지역 출신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DI는 러시아의 독립탐사 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 정부 관리 중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전한 친척이 있는 사람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석은 곧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인명 피해가 불균등하며 엘리트층의 지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2년 2월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친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왔다. DI는 지난 10월 기준 러시아군의 총사상자 수를 111만 8000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과거 소련이 10년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입은 사상자보다 무려 15배나 큰 손실이다. 이에 비해 서방 싱크탱크와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수를 총 40~50만명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우크라이나보다 많은 이유는 희생을 대가로 영토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군은 병력의 수적 우위를 이용해 파상공세를 벌이는 소위 ‘고기 분쇄기’ 전술을 펼친다. 다만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도 공식적으로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는 않는데, 이는 전쟁의 승패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서다. 그간 두 나라 모두 국내외 여론과 군인들의 사기를 고려, 상대의 피해는 부풀리고 자신들의 피해는 축소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쟁이 민간인을 제외하고도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낳은 최악의 소모전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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