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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촛불 ’ 사라진 자리에 인간 내면·관계의 틈새 묻다

    20대· ‘촛불 ’ 사라진 자리에 인간 내면·관계의 틈새 묻다

    “끝까지 읽어 봐야 당락을 가늠할 만큼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았다.”(편혜영 작가) “자신만의 감각에 집중한 흥미로운 작품들 덕분에 장시간 심사에도 피로감이 없었다.”(정용준 작가)우리 문단을 풍요롭게 일군 작가들을 배출해 온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올해도 기본기 탄탄한 신예들의 작품이 답지했다. 지난 6일 마감한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응모작은 총 4340편. 분야별로는 시 3053편, 단편 465편, 동화 224편, 희곡 126편, 시조 454편, 평론 18편이다. 올해 단편소설·희곡·동화 등 여러 분야에서 ‘허수가 빠졌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습작 수준이 고르다는 호평이 나왔다. 지난해 촛불시위, 국정농단 사태 등 격변의 시기를 통과한 만큼 사회적 이슈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작품은 줄어들고 개인의 내면, 관계의 틈새를 탐색하는 작품이 많았다. 단편 부문 예심 심사위원인 편혜영 작가는 “사회적 이슈가 덜어지고 소소한 연애담이나 일상담이 주류를 이루며 관계에 집중한 이야기가 많았다”며 “미스터리 구조를 선택한 작품들은 서사의 힘이 결말까지 쭉 유지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던 고시원,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는 20대, 출구 없는 N포세대를 내세운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고 중년의 인물들이 실존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여러 편 있었다. 황예인 평론가는 “회사에서는 더이상 올라갈 곳도 내려갈 곳도 없는, 가정에서도 아내와 자녀와의 애정 없이 고립된 중년 남성 화자들의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기성 작가를 흉내 내지 않고 자신만의 서사를 밀고 가는 신예들의 필력에 주목하기도 했다. 정용준 작가는 “치기 어린 감성을 앞세우기보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듯 냉정한 시선이 느껴지는 건조한 문체로 단단하게 서술해 가는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며 “이는 전반적으로 오래 습작해 잘 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 부문에서도 시대의 현실이나 역사 등 거시적인 이야기에서 눈을 돌려 개인의 내적 갈등으로 파고드는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예심 심사위원인 김선우 시인은 “지난해 작품들에 사회정치적 사안들이 담겼다면 올해는 개인의 정체성 혼란, 해체감, 고립감 등 정서적 감정을 여과 없이 토로하는 시편들이 다수였다”며 “이는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사회와의 단절감이 심화돼 불안을 겪는 현재 개인들의 서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과학 용어 등 생경한 어휘를 조합하려는 시도나 내면을 토로하며 산문화 경향이 강해진 것도 올해 응모작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언 시인은 “일부 습작생들은 자유로운 글쓰기 방식이 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시쓰기의 단련이 덜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완성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시들은 요즘 인기 있는 젊은 시인들의 문법을 따라해 기시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조 부문에서는 역사적 인물이나 문화유산, 자연에 편중되어 왔던 시적 소재가 청년 실업, 노인 빈곤,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 등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현실로 대폭 바뀌었다. 시조 부문 심사위원인 박기섭 시인은 “올해는 큰 정치, 사회적 변화를 겪고 난 뒤여서인지 인간의 내면이나 당면한 삶의 현장에서 나오는 애환, 표정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등 시적 소재들이 현실적이고 다양해졌다”며 “시조가 당대 현실의 이야기를 녹여 낸다는 뜻의 ‘시절가조’의 줄임말임을 돌이켜 보면, 그 본령에 접근하는 방향으로 밀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인공지능(AI), 4차 혁명 등 SF적 상상력이 하나의 흐름을 이뤘던 동화에서는 언론에서 뜨거운 이슈로 다루는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최근 가족 내 어린이 학대, 특히 죽음에까지 이르는 끔찍한 사건들에 언론이 조명의 밝기를 높이면서 작가들의 시야에 더 크게 들어온 것 같다”며 “국내 아동문학에서는 오랫동안 죽음이 금기어로 여겨졌으나 올해 투고작에서는 반려동물의 죽음,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통한 삶에 대한 성찰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예심 결과 시는 15명의 작품이, 소설은 10편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 결과는 이달 말까지 개별 통보하고 내년 1월 1일자 신년호에 심사평과 함께 발표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미국이여, 맞서 싸워라’ 노래한 U2

    ‘미국이여, 맞서 싸워라’ 노래한 U2

    아일랜드가 배출한 세계적인 록밴드 U2는 할 말은 하는 밴드다. 종교 및 인종 차별 철폐, 전쟁 반대, 환경문제, 마약 퇴치 등과 관련한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정치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심치 않게 노벨 평화상 후보로 언급될 정도다. 2005년 타임지는 빈곤 문제 해결에 헌신해 왔다며 U2의 리더 보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런 U2의 새 앨범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개가 1년이나 늦어졌던 그 앨범이 최근 발매돼 화제다. 14집 ‘경험의 노래’(Song of Experience)다.이 앨범은 결성 40주년인 지난해 말 발표하려고 했다.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를 강력하게 비판해 온 U2는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자 새 앨범에 담을 메시지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원래는 3년 전 나온 13집 ‘순수의 노래’에 이어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으려 했지만 돌아가는 세상에 대해 해야 할 말을 담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두 앨범 제목은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 ‘순수와 경험의 노래’에서 따왔다.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복고적인 느낌이 도는 이번 앨범은 어두운 시대에 좌절하기보다 극복해야 한다는 긍정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얼간이라고 맹비난한 래퍼 켄드릭 러마가 참여한 ‘겟 아웃 오브 유어 오운 웨이’와 ‘아메리칸 솔’은 U2가 미국을 향해 보내는 편지나 다름없다. U2는 이들 노래에서 ‘자유의 얼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맞서 싸워라’거나 ‘단결해서 미국의 영혼을 찾으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 ‘블랙아웃’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특검, 박근혜 대구 영진전문대 방문 최순실과 연관성 주장

    특검, 박근혜 대구 영진전문대 방문 최순실과 연관성 주장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 대구를 찾았을 때 영진전문대를 방문한 것이 최순실씨와의 관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13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이 방문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정황 증거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본인의 뇌물 혐의와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날 지역에 있는 영진전문대를 방문했다.이때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5분 단독 면담을 하며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합의했다고 특검이 주장한 날이다. 박 전 대통령이 방문한 영진전문대는 그해 대학 설립자의 교비 횡령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방문 시기엔 이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던 때다. 이에 따라 당시 언론에서는 수사 중인 사학을 박 전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비판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영진전문대가 대구에서 자란 사람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대학”이라고 주장하며 “영진전문대에서도 청와대에 대통령 방문을 요청한 적이 없고 청와대에서 연락이 와서 준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영진전문대는 최씨가 1988년∼1993년 부설 유치원 부원장을 지냈던 곳이며,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시간강사로 임용됐던 곳”이라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방문 배후에도 최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통령이 2014년 9월 15일 대구에서 어디를 방문하고 누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 사전에 최씨와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를 추단할 수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즉 박 전 대통령이 특정 전문대를 방문한 배경에 최씨와의 교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난 배경에도 최씨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특검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측은 본인 재판의 뇌물 혐의와 이 부분이 법리적 연관성이 없고 증거도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측은 “사실 여부를 차치하고 대통령의 대학 방문이 이 사건에서 뇌물수수를 공모했다는 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 측은 “오히려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부분에 대해 입증 증거가 빈곤함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 증인으로 소환된 고영태씨는 신변 위협 등을 이유로 또 불출석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고씨에 대한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엔 최씨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연합뉴스
  • 안양시, ‘카카오톡 발굴단’과 협약 소외계층에 복지 손길

    경기 안양시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겨울철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겨울철 위험도가 높아지는 고위험가구(1인 가구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능 예상 가구, 정부와 민간의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이 중점 대상이다. 시는 기초수급 가정을 중심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증 질병을 앓고 있는 가족이 있는 가구, 생계유지 곤란 가구, 전기·수도·가스 차단 가구, 난방이 어려운 에너지 빈곤층 등도 모두 포함된다. 이를 위해 시는 ‘안양시 카카오톡 발굴단’과 협약을 체결해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카카오톡 발굴단은 동 단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우체국 집배원, 도시가스 검침원 등 25개 기관 3000여명으로 구성됐다.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발견하면 발굴단뿐만 아니라 누구나 동주민센터, 보건복지콜센터, 인터넷 홈페이지 ‘복지로’(www.bokjro)로 신고할 수 있다. 또 시는 본인이 어려움에 처했거나 주변의 위기 가정 발견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무한돌봄 희망편지함’도 다중이용시설 10곳에 설치했다. 이외에도 시는 복지콜센터를 설치해 전문 맞춤상담과 복잡한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안내하고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동 주민센터와 협력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가 발굴 가구에 대해서는 긴급복지와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공적급여를 제공하고, 생활이 극히 어려운 빈곤계층으로 분류된 가구는 안양시 나눔운동본부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이필운 시장은 “민·관이 협력을 통해 이웃이 서로 돌보는 안양형복지모델을 추진해나가고 있다”라며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 운영으로 소외된 이웃 없이 모두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길섶에서] 사랑의 연탄/최광숙 논설위원

    이번 주 강추위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춥다 해도 어린 시절의 매서운 겨울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외풍은 심하고 난방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진 때라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는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이맘때쯤이면 집집마다 월동 준비를 했다. 어머니께서 연탄 100장을 창고에 들여놓은 뒤 겨우살이 준비를 끝냈다며 환한 웃음을 짓던 기억이 난다. 올해 연탄값이 19.6%나 대폭 인상돼 550원 하던 연탄 1장 가격이 650원으로 100원 정도 올랐다고 한다. 여전히 연탄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연말을 맞아 사랑의 연탄 나눔 활동도 이어지지만 태부족이란다. 과거 연탄 기부에 앞장서던 기업들이 최순실 파문 등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연탄값은 오르고 기부의 손길은 줄어드니 에너지 빈곤층의 설움만 커지는 계절이다. 더욱이 예전에는 모두가 추웠지만 지금은 반소매를 입고 한겨울을 나는 이들도 많으니 심리적 추위는 더 클 수 있다. 연탄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에게는 늘어나는 복지예산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bori@seoul.co.kr
  • 의왕시, 신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적극 발굴.

    경기 의왕시는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정부의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에 따른 조치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기초수급 신청자의 부모와 자녀의 소득·재산을 조사해 수급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실제 본인의 소득이나 재산이 선정 기준을 충족해도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을 경우는 기초수급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제55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개최하고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추진현황 및 중위소득 산출방식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8월 수립·공표된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되며, 주요 과제는 빈곤 사각지대 해소, 보장수준 강화, 탈빈곤 촉진, 빈곤예방, 사후관리 등 5대 분야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부터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빈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이 포함되어 있고 부양의무자 가구에 기초연금 수급자 또는 장애인연금 수급자가 포함돼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20세 이하의 1~3급 중복 등록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는 완화이전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던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200여가구를 대상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시는 차상위계층에 대해 안내문을 발송하고, 주민 홍보 등을 통해 부양의무자 완화기준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폭넓은 대상자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자녀에게 실질적인 부양을 받지 못해 생계가 곤란한데도 기초수급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정부의 완화조치로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전망이다. 이정순 희망복지과장은 “이번 완화조치에도 기초수급에서 탈락한 실생활이 어려운 대상자에 대해서는 다른 복지제도와 생활보장심의위원회를 통한 권리구제를 적극 활용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전철수 서울시의원 “임대주택 입주민 고독사 적극젖 대책 있어야”

    전철수 서울시의원 “임대주택 입주민 고독사 적극젖 대책 있어야”

    임대주택 입주민의 자살과 고독사에 대한 서울주택도시공사의 관심과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1)이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임대주택 자살사고는 총 62건(`17년 9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철수 의원은 “전체 임대주택 거주세대에 비교하면 62명이라는 숫자가 작게 느껴질 수 있으나, 생명은 단순히 숫자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임대주택 입주민의 자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SH공사의 적극적인 노력과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자살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자살사고는 영구임대 및 재개발임대주택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자살한 가구주의 연령이 대부분 50~70대라는 점에서 고령가구의 주거빈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하며, “전문가 자문 및 특강, 자살예방 홍보 및 캠페인 등 자살예방 프로그램도 좋지만, 주거빈곤가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전 의원은 “자살자의 대부분은 소득이 없거나 극히 낮은 빈곤계층이므로, 향후 SH공사는 임대주택 거주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또는 일자리 연계지원, 창업지원 등 다양한 자립지원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 밖에도 정부 및 서울시의 소득보전 정책도 함께 확대·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많은 생명을 구할 간이 ‘황달 측정기’ 개발

    수많은 생명을 구할 간이 ‘황달 측정기’ 개발

    신생아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황달은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저절로 해결된다. 하지만 산모와 신생아의 영양 및 보건 상태가 좋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치명적인 질병인 핵황달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황달은 혈액 속의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서 생기는데, 너무 높은 경우 뇌까지 침범해서 치명적인 신경 장애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핵황달의 위험도는 미국의 100배에 달한다. 하지만 의료 기관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이 많아 치료는 커녕 진단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간단한 피검사로 혈중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할 수 있지만, 빈곤층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이스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빌리스펙(Bilispec)은 앞으로 신생아 황달의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하게 생긴 장치지만, 혈당 측정기처럼 한 방울의 피만 있으면 2분 안에 혈중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 번 검사하는데 가격이 5센트에 불과해 일반적인 피검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는 점이다. 또 일반 혈당 측정기보다 약간 큰 크기로 쉽게 휴대할 수 있어 병원뿐 아니라 간이 진료소나 이동 진료소는 물론 필요하다면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68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빌리스펙이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수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물론 일반적인 피검사에 비해 정확도는 좀 떨어질 수 있으나 앞서 말한 장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생아 황달이 심각한 아프리카 국가에 우선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빌리스펙은 NEST(Newborn Essential Solutions and Technologies) 프로젝트의 일부로 개발되고 있으며 완성되면 아프리카 병원에 보급할 예정이다. 물론 저렴한 휴대용 빌리루빈 측정 장치가 개발되면 혜택을 보는 것은 신생아만이 아닐 것이다. 간이나 담도에 질병이 있어 황달이 생긴 경우 외래나 집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어 질병 치료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 관리에 혈당 측정기가 매우 유용한 것처럼 앞으로 빌리루빈 측정기도 환자와 의사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시론] 정부의 위험한 경제현실 인식/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시론] 정부의 위험한 경제현실 인식/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내년도 예산을 설명하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국정 연설에 나타난 문 대통령의 경제현실 인식은 현실과 괴리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문 대통령은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는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중소기업 중심 경제, 서민 중심 경제로의 정책 전환을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창업 현황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문 대통령의 인식과 정반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2014년의 OECD 국가 기업규모별 고용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25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고용 비중은 12.8%에 불과하고, 9인 이하 영세사업장의 고용 비중이 43.4%에 이르고 있다. 25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고용 비중이 이렇게 낮은 국가는 우리나라와 그리스뿐이다. 러시아는 70%, 미국은 60%, 일본은 50%에 달하고 대다수 유럽 선진국가들도 40% 이상의 고용을 250인 이상의 사업장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250인 이상 고용을 창출하는 우리나라 제조업 대기업의 평균 고용 인원은 미국, 일본, 브라질에 이어 네 번째로 많고 실질임금은 벨기에에 이어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문제는 이렇게 질 좋은 고용을 일으키는 대기업의 수가 너무 적다는 데 있다. 한국 기업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지 못하고 영세한 상태라는 것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3분의1 수준인데 기업 수는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은 미국의 7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육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은 500인 이상 고용 광공업 기업이 1987년 746개에서 최근 300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다방면으로 진행돼 왔다. 1986년 이후 출자총액규제, 상호출자금지, 채무보증제한 등 사전적 규제와 기업집단 공시제도 등 사후 규제, 그리고 최근 들어 일감 몰아주기 등의 행위 규제에 이르기까지 대기업 옥죄기를 지속해 왔다. OECD 창업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고용 없는 자영업자의 창업과 폐업만 활발할 뿐 고용을 만드는 기업의 창업은 극히 부진한 영세업자의 지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문제의 본질은 대기업의 절대 부족과 영세 중소기업의 과도한 비중 때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성실하게 하루 8시간만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이 없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OECD 통계에서 우리나라 근로시간이 길게 보이는 것은 특수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적은 데서 오는 착시현상이다. 선진국은 자투리 일자리라도 만들어 가족 구성원의 경제 참여를 높이는 방식으로 고용과 빈곤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독일의 하르츠 노동개혁은 우리 돈으로 월 40만원, 80만원의 일자리라도 자유롭게 만들어 저소득층의 빈곤화 및 복지의 비대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데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의 기사 등과 같은 이른바 ‘특수고용’이 큰 기여를 했다. 근로자 연평균 근로시간을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문 대통령이 말하는 ‘8시간의 질 좋은 고용’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지 알 수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이 2075시간이었던 것에 비해 실질소득이 우리나라의 2.3배인 싱가포르는 2606시간이었고 국민소득이 우리나라보다 1.5배 높은 홍콩은 2380시간, 대만은 2163시간이었다. 현실과 괴리된 인식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정책들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불러오거나 국민에게 ‘희망고문’만을 안겨 줄 뿐이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역설적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 당국자들의 냉철하고 정확한 경제현실 인식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
  • 휴전 중재 사흘 만에 피살된 독재자 “사우디, 반군에 군사적 옵션만 남아”

    휴전 중재 사흘 만에 피살된 독재자 “사우디, 반군에 군사적 옵션만 남아”

    33년 집권 퇴진 뒤에도 권력 욕심 후티 반군·사우디 ‘양다리’ 행보 중재자 사라져 내전 격화 불가피 예멘 후티 반군이 4일(현지시간)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을 살해했다. CNN 등 외신은 살레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예멘 내전이 더 처참한 지경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살레 전 대통령은 사망하기 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았었다. 살레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민병대는 후티를 대상으로 복수전을 시작, 내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살레 전 대통령은 ‘아랍의 봄’의 여파로 2012년 권좌에서 밀려났다. 그때까지 그는 33년간 제왕과 같은 권력을 휘둘렀다. 퇴출된 뒤에도 권력욕을 버리지 않고 후티 반군과 손을 잡아 예멘 과도정부를 흔들었다. 후티 반군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해 본격적으로 내전이 시작됐다. 살레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후티 반군과 동맹을 유지하는 척하면서 물밑에서는 사우디와 협상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 1일 “새 장을 열겠다”며 사우디가 주도하는 동맹군이 예멘 봉쇄를 풀고 공격을 중단한다면 휴전을 중재하겠다고 밝혔다.후티 반군은 즉시 “(살레 전 대통령의 발언은) 쿠데타”라면서 “그는 자신의 말에 막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은 사흘 뒤 살레 전 대통령을 총살하고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후티 반군의 대변인 무함마드 압델살람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살레 전 대통령의 반역을 사주하고, 그를 치욕적 종말로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UAE는 사우디 동맹군의 일원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살레 전 대통령 사망 사실이 발표된 직후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후티 반군을 공격해 최소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BBC는 “살레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예멘의 미래는 암울해졌다”면서 “이제 사우디가 협상할 수 있는 반군 세력은 없다. 군사적 옵션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중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살레 전 대통령의 협상력에 내전 종식의 희망을 걸었었지만, 다 끝났다. 전쟁은 예멘을 파산으로 몰고 갈 것”이라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승자는 아무도 없다”도 내다봤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예멘을 통일하고, 다시 분열시킨 독재자가 75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했다. 1990년 남예멘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일해 통일 예멘의 수반이 됐다. 살레 전 대통령 집권 기간 내내 예멘은 빈곤과 기아에 시달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계가 감동할 노래, 못다 핀 꽃 피워야죠”

    “세계가 감동할 노래, 못다 핀 꽃 피워야죠”

    작곡가·국악인 등 음악 40년 정리 “우리 소리 젊은 세대에게 전달할 것”“죽기 전에 지구촌이 감동하는 노래 한 곡 만들 수 있다면 음악인으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면 못다핀 꽃 한송이를 피웠다고 말할 수 있겠죠.” ‘젊은 그대, 잠깨어 오라’고 노래하며 결코 나이 들지 않을 것 같던 그가 벌써 환갑이다.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작은 거인’으로 통하는 김수철. 대학 시절 결성한 밴드 퀘스천으로 KBS 라디오 방송으로 데뷔한 지 40년을 맞아 자신의 음악 인생을 돌아본 ‘작은 거인 김수철의 음악 이야기’(까치)를 펴냈다. “작가에게 맡기면 제 뜻과는 다르게 포장될 것 같아 직접 연필로 썼는데 열 달이 꼬박 걸렸네요. 글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더라고요.” ●“수치·돈 계산만 하니 문화 뒷걸음” 책은 프리즘 느낌이다. 처음 기타를 잡았던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음악적 발자취가 오롯이 담겼다. ‘일곱색깔 무지개’, ‘못다핀 꽃한송이’, ‘다시는 사랑을 안 할테야’, ‘나도야 간다’, ‘젊은 그대’, ‘정신차려’ 등 무수한 히트곡을 만든 그는 직접 출연도 했던 ‘고래사냥’은 물론 ‘칠수와 만수’,‘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 등의 영화와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가까지 만들 정도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책에선 그가 30년 넘게 천착해 온 우리 소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끝없는 집념이 특히 도드라진다. “친구들과 단편 영화 ‘탈’을 만든 게 계기가 됐어요. 국악으로 영화음악을 해보고 싶어 중학교 교과서부터 뒤져가며 간신히 만들었는데, 제가 록만 알지 우리 소리는 너무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웠죠.” 그렇게 1980년부터 국악을 배우고 현대화를 고민해 온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음반 37장 중 국악 음반만 25장이다. 이러한 열정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전야제, 1988년 서울올림픽 전야제, 2002년 한일월드컵 조추첨과 개막식 등 국가적 행사의 음악을 담당한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국악을 둘러싼 환경은 37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해요. 생활화, 대중화는 갈 길이 멀지요. ‘서편제’ 때 큰 사랑을 받았지만 금방 사그라지더라고요. 전통문화를 뿌리로 현대화한 것이 나라마다 다 있는데, 글로벌을 외치는 우리는 정작 외국인에게 이야기해 줄 고유의 것이 없죠. 정부나 기업의 지원, 후원 또한 서양 문화 쪽으로 풍요롭지 국악 등 전통문화 쪽으로는 빈곤해요. 우리 것만 좋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반적인 문화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은 게 문제죠. 수치만 따지고 돈 계산만 하다 보니 문화가 뒤로 가는 것 같아요. 우리 소리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계승·발전시켜 젊은 세대들이 자긍심,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아이유·혁오·도끼·비와이 음악 좋아해” 책을 통해 음악 동료는 물론 영화, 문학, 미술, 사진 등 여러 분야 예술가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던 김수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그 시대의 낭만이라면 낭만이지요. 요즘은 그런 교류가 힘든 것 같아요. 음악은 세련되고 다들 잘하는데 색깔이나 개성을 찾아보기 힘들어 아쉽기도 하죠. 요즘 후배들 가운데 혁오, 도끼, 비와이 음악도 좋아합니다. 특히 아이유는 만난 적은 없지만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찾아가려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 대중 음반을 낸 것은 2002년이 마지막이다. 김수철은 여건이 되면 언제라도 신곡을 발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눈을 빛냈다. “지금까지 음악을 공부하고 실험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노래를 사랑해 준 분들 덕택이에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국악 현대화를 위한 페스티벌, 유행이 아닌 자신의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을 위한 대중음악 페스티벌도 열어 보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글로벌 인사이트] 소 잡으면 종신형…인도 농축산업 망하겠소

    “소들이 농작물을 모두 망가뜨리고 있어요. 밤마다 잠도 못 자고 소들을 쫓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1년 농사가 헛수고가 돼 버립니다.”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피팔리야미라 마을에서 밀과 콩 농사를 짓는 소한 랄(52)은 올해도 소 때문에 피가 마르는 나날을 보냈다. 버려진 소들이 밭에 침입해 수확 직전의 농작물을 몽땅 망쳐 버렸기 때문이다. 답답한 랄은 소들을 도축하거나 무슬림 국가인 인근 방글라데시에 팔아넘기고 싶지만 법에 위촉돼 실행에 옮길 수 없다. 주정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2004년 모든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소 가운데 특별히 암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암소가 아닌 물소는 도축하고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물소의 도축뿐만 아니라 이동이나 무역까지 금지해 버렸다. 설상가상 2012년 주의회가 해당 법안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까지 통과시키면서 소를 키울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밤에 몰래 소를 끌고 나와 도로나 인근 마을에 버리기 시작했다. 주인을 잃은 소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마디아프라데시주의 농경지는 곧 쑥대밭으로 변했다. 2014년 총선에서 이슬람을 적대시하고 힌두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BJP가 승리해 강력한 소 보호 정책이 시행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마디아프라데시주뿐만 아니라 현재 인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랫동안 날씨 변화나 들쭉날쭉한 물가 변동 등의 고질에 시달려 온 인도 농민들이 최근 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극단적인 소보호법이 인도의 농축산업 전체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힌두교의 나라인 인도는 전통에 따라 소를 신성시한다. 특히 힌두교도들에게 암소는 여신과 같은 매우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다. 암소를 돌보거나 암소 앞에 서 있거나 암소를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기 때문에 더이상 우유를 짤 수 없는 암소를 죽이는 행위는 어머니가 늙었다고 살해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인도 29개 주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암소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인도인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12억 인구 중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는 약 80%를 차지한다. 약 2억명의 무슬림은 소 사육과 도축, 우육 생산 및 수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 소고기는 일상의 식재료다. 대신 무슬림은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암소가 아닌 물소를 식육으로 삼는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소고기 수출국이기도 하다. 인도의 소 사육 마릿수는 3억 마리가 넘는다. 2위인 브라질보다 8000만 마리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소고기 수출량도 176만t으로 1위다. 세계 전체 소고기 수출량의 20% 가까이를 차지한다.그러나 극우 힌두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소는 훨씬 더 귀한 몸이 됐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모디 총리는 2014년 선거 유세 때 “소를 도살하는 이들은 우리나라 우유의 강을 파괴하는 자들”이라며 비난한 데 이어 50억 달러 규모의 소고기 수출 산업을 “끔찍한 분홍색 혁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인구의 절대 다수인 힌두교도들의 표를 의식한 주장이었다. 총리가 된 모디는 소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약속대로 초강력 ‘소 보호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모디 총리가 주지사를 지낸 구자라트주 의회는 지난 4월 암소를 도살하면 현행 7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받던 것을 최고 종신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동물보호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법에 따르면 단지 소고기를 운반하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징역이 부과되며 당국은 소고기 운반에 사용된 차량을 몰수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암소 도축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때에는 처벌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구자라트주 동물보호법은 암소 도축을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주민 2억명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정육점과 도축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대부분 이슬람 신자들이 운영하는 이들 정육점·도축장이 암소를 몰래 도축한 뒤 거래가 허용되는 양고기나 물소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침내 지난 5월 연방정부는 시장에서 암소뿐만 아니라 물소의 거래와 판매를 하지 못하게 했다. 새 금지령에 따르면 소를 사고팔기 위해서는 소를 기르는 집에 찾아가 직접 거래를 해야 한다. 또 가축을 거래하는 이는 판매하는 소가 식용을 목적으로 도축된 동물이 아니라는 서약도 해야 한다. 소의 판매 및 구매에 대한 엄격한 문서화도 의무화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도축 및 소고기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이었다. 연방정부의 소보호법이 발표되자 낙농업과 가죽산업, 소고기 수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소보호법으로 업계가 축소돼 실업자가 수십만명 양산될 뿐 아니라 수백만명의 기독교도와 무슬림, 빈곤층의 값싼 단백질 공급원을 박탈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농촌 경제가 박살날 것”이라며 “축산업을 비롯해 소고기, 낙농, 가죽 경제는 모두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낙농업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낙농업은 농장주가 소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야 발전하는 법인데 그런 자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우유 생산도 악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 경제학과 라비 스리바스타 바 교수는 “농부들이 여분의 소를 팔 수 없게 됐기 때문에 향후 우유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고기 가공산업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무슬림 신자가 많아 인도 식육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소고기 가공업체 알라나사는 지난봄 2개의 소고기 생산라인 가운데 하나를 가동중지했다. 공장장 아야스 시디키(42)는 “하루 평균 2000마리를 처리해 왔으나 4월 들어 300마리로 격감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냉동 소고기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수출한다. 인근 가죽 공장들의 기계도 멈췄다. 집권당의 과잉 소 보호가 지방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종교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소 수호자’들이 “왜 신성한 소를 죽이느냐”며 도축 등 축산업에 종사하는 무슬림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 4월 인도 북서부 알와르 부근 도로에서는 이슬람 주민들이 트럭 3대로 암소 10여 마리를 운송하다 힌두교도의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앞서 3월 말에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정육점 진열장이 집단 방화로 불에 타기도 했다. 정부는 이들의 공격 행위를 사실상 방관했고 공포에 질린 업자들이 손을 놓아 버려 소 공급 체인은 완전히 붕괴됐다. 모디 정권이 현 노선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소 보호는 힌두 민족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인도 대법원이 도축을 목적으로 가축시장에서 소를 거래할 수 없게 한 연방정부 행정명령에 대해 효력을 중지했음에도 정부는 거래를 하는 모든 이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밝히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뉴델리 아쇼카대 정치학과 질 베르니에 교수는 “모디 정권의 소 보호 정책은 경제적인 이유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집권당이 힌두교 지지자들을 집결할 수 있기 때문에 소보호법으로 얻는 정치적 이득은 이로 인해 치르는 비용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독거중년도 위험…짙어진 고독사 그림자

    독거중년도 위험…짙어진 고독사 그림자

    “고령화에 각종 사회문제도 얽혀 정부, 생애주기별 대책 마련해야” 배우 이미지(58·본명 김정미)씨가 혼자 살다 숨진 사실이 2주 만에 알려지면서 ‘고독사’에 사회적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쓸쓸하게 사망하는 것을 뜻하는 고독사에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독사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의 확산 등이 꼽힌다. 고독사의 현황은 주로 ‘무연고자 사망’으로 설명돼 왔다. 사망자에게 유가족이 없거나 유가족이 시신 인수를 거부하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1년 693명에서 지난해 1232명으로 5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고독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히 ‘무연고 사망’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발견된다. 고독사하더라도 가족이 있으면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사한 이씨도 유가족으로 남동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되진 않을 전망이다. 이런 배경에서 고독사는 ‘현대판 고려장’에 비유된다. 고려장은 늙은 부모를 산속 구덩이에 버렸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빈곤’이 원인이었다. 오늘날 고독사가 ‘쪽방촌’ 등 홀로 사는 노인 가구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은 비슷하다. 특히 노숙인들의 사망은 고독사인 동시에 무연고 사망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 사회의 핵가족화로 인한 부모 부양 문제도 고독사와 관련성이 적지 않다. 자녀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며 홀로 사는 부모 가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정 내 갈등으로 인한 가족 해체도 고독사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자 1인 가구 수는 2010년 106만 6000가구에서 2016년 129만 4000가구로 6년 만에 21.4% 증가했다.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양극화되고 저소득층들이 개인화되면서 경제력까지 약화돼 고독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이런 고독사는 갈수록 저연령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독거노인’을 고독사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독거중년’까지 고위험군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무연고 사망자는 50대 이하가 2333명으로, 60대 이상 2265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 ‘청년 고독사’도 지난해 66건으로 매주 1명꼴로 목숨을 잃고 있다. 김수영 경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 가구 전체에 대해 생애주기별·계층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연대해 고독감을 이겨 내는 ‘컬렉티브하우스’(공동체주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은 해결방법이 되지 못한다”면서 “온라인화돼 있는 사회 커뮤니티를 오프라인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보다 먼저 고독사를 사회문제로 겪었던 일본은 민관 협력하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의 사가미하라시는 우유유통개선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우유배달부가 우편함에 신문이 그대로 있거나 비가 내리는데도 세탁물이 걸려 있는 가구를 발견해 시청에 연락하면 해당 가구를 살피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자체가 쓰레기 배출량과 가스·수도 사용량을 확인해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보편화돼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고독사 예방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고독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1인 가구 소득, 4년 만에 최대폭 감소…고령화·청년실업 등 여파

    1인 가구 소득, 4년 만에 최대폭 감소…고령화·청년실업 등 여파

    올해 3분기(7~9월) 1인 가구 소득이 약 4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2인 이상 가구 소득은 2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반면 1인 가구는 희비가 엇갈렸다. 고령화와 청년 실업 등의 여파로 1인 가구의 빈곤 위험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인 가구 소득은 167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1%(6만 1000원) 감소했다. 이는 2013년 4분기 3.54% 줄어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1인 가구 소득은 지난해 4분기 1.97% 줄어든 이후 4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1인 가구 소득이 4분기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 1∼4분기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소득 감소 폭도 올해 1분기 -1.65%, 2분기 -2.00% 등을 기록하는 등 점차 커지는 추세다. 가구원 수별로 보면 2∼4인 가구는 모두 소득이 늘었지만 5인 이상 가구(-0.98%)와 1인 가구만 소득이 뒷걸음질 쳤다. 1인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은 소득 중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이 4.40%나 줄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근로소득은 올해 1분기 1.48% 줄어든 이후 3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다. 1인 가구 소득의 감소세는 지난 3분기 2인 이상 가구 소득이 2.1% 증가하며 2015년 2분기(2.9%)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1인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은퇴한 노령층 1인 가구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의 가구주 연령대는 70세 이상이 17.8%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30대(17.6%), 20대(17.2%)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실업이 장기화하면서 혼자 사는 청년들의 소득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젊은 층과 노령층 가구주를 중심으로 소득 증가 폭이 둔화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분기 가구주 연령별로 소득을 보면 30대 이하 가구 소득과 60세 이상 가구 소득은 각각 2.7%, 1.7% 늘었지만 증가 폭은 모두 직전 분기보다 1.7%p(포인트), 0.2%p 떨어졌다. 반면 40대, 50대 가구 소득 증가 폭은 같은 기간 0.3%에서 2.8%로, 0.5%에서 3.3%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상당수가 60세 이상 노인들인데 이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이 많다”며 “이런 요인이 1인 가구 소득 증가 폭 둔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자체 앞다퉈 문학관 건립… 왜 문학계는 환영하지 않나

    지자체 앞다퉈 문학관 건립… 왜 문학계는 환영하지 않나

    문학계 “인기 작가 과잉소비 우려”… 설립 예정 국립한국문학관 활용 고민을문학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지만 문학관 설립은 전성기를 맞은 듯 활발하다. 전국 공·사립 문학관이 106개(3월 기준)에 이르는 가운데 이달 중순 경기 광명에 기형도 문학관이 들어섰다. 오는 30일에는 전남 고흥에서 조정래 가족문학관이 문을 연다. 조정래 작가와 부친인 시조시인 조종현, 아내인 김초혜 시인의 문학세계를 아우르는 문학관으로, 문인 가족의 문학관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조정래 작가는 작품의 배경지에 세워진 ‘태백산맥 문학관’(전남 보성), ‘아리랑문학관’(전북 김제)에 이어 세 번째 문학관을 열게 됐다.지난 9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제정한 서울 은평구는 내년 하반기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생태공원 인근에 이호철문학관을 세울 예정이다. 내년 11월에는 충남 논산에 김홍신 문학관·집필관이 들어선다. 2020년을 목표로 고은 시인 문학관 설립을 추진 중인 고은재단과 경기 수원시는 지난 5월 세계적인 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에게 설계를 맡긴 상태다. 고은재단 관계자는 “춤토르가 고은 시인의 독일어 번역 시집을 읽고 설계를 수락한 만큼 고은 시인의 문학 정신이 잘 구현된 공간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작가 개인 문학관뿐 아니라 강릉, 광주, 울산, 제주 등 각 지역에서도 지역 문학을 대표하는 문학관을 세우자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 회장은 “지난해부터 문학진흥법이 시행되면서 문학관도 학예사·프로그램 운영 등 제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여러 지방자치단체나 작가들의 관심이 커지며 최근 문학관 설립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문인력 배치를 위한 인건비 지원은 올해 18개(3억 5200만원) 문학관에서 2021년 50곳(10억원)으로, 프로그램 설계·운영을 위한 지원은 올해 26개(2억 5000만원) 문학관에서 2021년 50곳(1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문학계에서는 문학을 향유하는 분위기가 척박한 상황에서 다양한 성격의 문학관이 세워지는 것은 긍정적이나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초 자료조차 잘못된 부실한 콘텐츠, 문학관을 운영할 장기 기획 부재 등으로 독자들의 발길이 끊긴 ‘자료의 무덤’, ‘박제된 건물’만 양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문학계 인사는 “지방자치단체 수장들이 공약사업으로 내걸어 예산 따먹기 식으로 만들어 놓고 돌보지 않아 방치된 문학관이 부지기수인 건 문제”라며 “실제로 가 보면 문학관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볼만한 자료도 없고 문학정신을 배울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또 최근 하나둘 생겨나는 생존 작가 문학관의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금까지는 작고한 작가를 기리는 문학관이 대부분이었으나 2012년 강원 화천에 세워진 이외수 문학관이 관광명소로 성공을 거두며 지자체들이 지역 이미지 제고,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인지도 높은 생존 작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아직 문학적 평가가 완성되지 않은 생존 작가의 문학관을 성급하게 지어 올리는 건 장기적으로 볼 때 문학적 평가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며 “일부 지자체가 수익성만 따져 인기 작가를 과잉 소비함으로써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작가들을 사장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문학관은 작가에 대한 면밀한 평가, 콘텐츠·기획에 대한 고민과 함께 박제된 전시 공간에서 벗어나 독자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원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는 지난해 문예지 ‘작가와 사회’에 게재한 기고 ‘문학관과 장소정치’에서 “10여년 문학관 문을 열어 놓고 보니, 문학관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드나드는 사람들이고, 무엇보다 일상의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이라는 목소리들이 현장에서 나온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부터 ‘부지’를 둘러싼 논란만 거듭되고 있는 문학계의 숙원인 국립한국문학관 역시 문학관을 채울 콘텐츠와 시민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활용법 등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크다. 문체부는 지난 8일 ‘문학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통해 문학진흥정책위원회 표결 결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 구성되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가 내년 6월까지 부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문체부는 다음달 중 전문가로 구성된 자료수집위원회를 꾸려 문학관을 채울 ‘소프트웨어’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수집위원회에서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학 작품, 유물, 유적 등을 근대문화재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우리 문학 유산의 수집·보존 대책을 마련한다. 이와 관련, 오창은 중앙대 교수는 “지난해 독일 현대문학관은 ‘움직이는 전시’라는 기획을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 군인들의 병동에 있던 책, 기차에서 승객들이 두고 간 책 등을 보여 주며 1910년대 책이 어떻게 움직이고 공유됐는지에 대해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한껏 키우는 전시를 마련했다”며 “이와 같은 시선의 전환을 통해 앞으로의 문학관은 전형적인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콘텐츠를 다채롭게 즐기며 문화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참여형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우리 문학사를 아우를 국립한국문학관인 만큼 친일·월북 작가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정전(正典)을 확립하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최영수 서울시의회 환경위원장 ‘행복나눔 봉사대상’ 수상

    최영수 서울시의회 환경위원장 ‘행복나눔 봉사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최영수 의원(동작1.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에서 3년 연속 광역의회발전 공로상을 수상했다. 시사연합신문사와 대한민국행복나눔봉사대상조직위원회(위원장 김영준)가 주최·주관한 대한민국 행복나눔 봉사대상은 국가와 지역사회 행복지수 발전에 힘쓴 인물들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최영수 의원은 광역의회발전에 헌신적으로 기여한 공이 인정되어 ‘광역의회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최영수 의원은 9대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어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쾌적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생활악취 저감, 대기환경 개선, 음수대 설치 및 관리 등 서울시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조례를 발의해왔다. 또한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2016년8월~2017년7월)으로 활동하며 불합리한 법·제도 개선에 앞장서기도 했다. 최 의원은 바쁜 의정활동에도 장애인, 빈곤가정, 노인 등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와 나눔 실천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 필리핀의 어려운 아동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시의원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3년 연속 좋은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고 감사하다”면서, “우리사회에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어디에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하는지 방법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살기좋은 서울을 만들 수 있도록 섬세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地代 철폐, 조세가 아닌 경제적 자유로부터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地代 철폐, 조세가 아닌 경제적 자유로부터

    헨리 조지는 19세기 후반 토지에서 걷는 세금을 유일한 세원으로 하자는 ‘토지단일세’ 개념을 주장한 미국의 경제학자다. 그의 사상은 ‘조지주의’라는 이름으로 유럽 사회주의에 영향을 주기도 했고, 실제로 덴마크에서는 그의 사상에 기초해 토지단일세 주장을 정강으로 하는 ‘덴마크 정의당’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사상의 기초에는 빈곤의 원천을 토지로 보는 인식이 있다. 따라서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地代)수입을 모두 세금으로 징수해 토지 공유를 실현하는 것이 해결법이라는 것이고, 이렇게 하면 토지세만으로 충분한 재정 수입이 가능해 다른 세금은 없앨 수 있다는 개념이다. 마르크스 이론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마르크스가 자본 일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면 헨리 조지는 자본 가운데 토지에 초점을 두었다. 헨리 조지처럼 토지 소유자가 사용자에게서 받는 지대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회주의 경제학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근대 경제학자로 자유무역의 기반인 비교우위론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리카도도 관련 주장을 한 바 있다. 토지는 비옥한 땅부터 경작되기 시작해 척박한 땅은 나중에 사용되는데, 곡물 가격이 동일하게 책정된다면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 양의 곡물을 생산해 추가적인 대가를 얻게 되고, 이것이 지대, 정확히는 ‘차액지대’라는 것이다. 토지는 비옥도나 위치가 고정적이어서 좋은 위치에 비옥한 토지를 가진 사람은 외딴곳에 척박한 토지를 가진 경우보다 높은 지대를 얻는 데 정당하지 않다는 개념이다. 실제로 농경 사회에서 토지가 유일한 자본으로 독점적 생산 요소이면서 토지 조건이 고정적이고 불변이어서 생산성이 변화되기 어렵다면 어느 정도 타당성을 지닌다. 리카도가 활동하던 18세기나 19세기 초반은 물론이고, 토지를 공유 재산으로 만들자는 헨리 조지의 저술 ‘진보와 빈곤’이 출간된 1870년대의 미국은 초기 산업화에도 농업이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던 시기다. 더구나 헨리 조지에게 문제가 되는 생산 요소는 비단 ‘땅’만이 아니다. 심지어는 지적재산권도 독점적인 지위를 갖기 때문에 그에게는 철폐해야 하는 범주로 간주됐다. 그러나 지적재산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투자와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실제로 토지도 매립 같은 물리적인 면적의 증가는 물론이고, 어떠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투자되는지 그리고 어떤 건물과 인프라가 들어서는지에 따라 다른 부가가치를 가지게 된다. 심지어는 같은 면적, 위치의 토지라도 주변의 환경, 상권, 문화 등과 연결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즉 현대 경제에서는 토지가 불변의 생산 요소라기보다 여러 자본 유형 가운데 하나로, 다양한 투자와 혁신의 결과 생산성이 달라질 수 있는 생산 요소다. 그래서 토지에서 얻은 수익이라고 불로소득이나 비생산적인 지대로 치부할 수 없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하면서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독점적인 지위로 얻는 소득이다. 비합리적인 규제나 시장 원칙에 맞지 않는 정치적인 자원 배분으로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몰아내고 공급을 제한해 얻어 내는 비생산적인 독점 이윤이라면, 그 출처가 무엇이든 오히려 그것이 헨리 조지가 생각한 지대 개념에 부합한다. 농경 사회와 초기 산업화 시대의 지대 개념을 표면적으로 해석해 토지에서 발생하는 수입에 과중한 조세를 부과하는 것은 자칫 토지에 대한 투자만 저해하고 부가가치 높은 생산 요소로의 전환을 막을 수 있다. 심지어는 부가가치가 높은 토지의 공급을 제한해 정말 비생산적인 지대를 만들 수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토지도 부가가치를 만드는 투자 대상이 되는 다양한 자본의 하나임을 인지하고, 다른 자본소득에 대한 조세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토지와 부동산이라고 특별히 혜택을 줄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차별적으로 과중하게 징세해도 곤란하다는 뜻이다. 조지가 우려했던 비생산적 지대를 철폐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조세가 아니라 불합리한 규제에 의한 독점을 제거하고 경쟁이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자유이기 때문이다.
  • 관악, 옥탑방 전수조사로 우수행정사례 ‘최우수’

    관악, 옥탑방 전수조사로 우수행정사례 ‘최우수’

    서울 관악구가 서울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옥탑방 전수조사’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발표회에는 지난 23일 서울시청에서 개최됐다. 주민에게 감동을 주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낸 정책과 사례를 시 전체가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특히 시민이 현장에서 직접 ‘최고 행정’을 뽑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관악구는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지역 내 옥탑방, 지하방을 전수조사했다. 지역 내 지하방 2만 8000여 가구, 옥탑방 120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탑방은 불법이라 통계가 없지만,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복지 담당 공무원과 통·반장, 자원봉사 상담가 등이 발로 뛰어 찾아낸 수치다. 관악구는 이번 사업으로 발굴된 위기가정 사례와 조사 과정에서 느낀 내용을 담아 ‘옥탑방은 불법이지만, 사람은 불법이 아니잖아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구 관계자는 “관악구는 1인 청년 주거 빈곤율 55.5%, 1인 거주 세대 51.8%로 모두 서울시 자치구 중 1위”라며 “주거 취약계층 전수조사는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구는 이중 위기가정 5394가구의 상담을 진행했다.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도 방문했다. 관악구는 그동안 해당 발표회에서 다섯 번의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2년 ‘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175교육지원사업’, 2015년 ‘청년사회적기업지원’, 2016년 ‘365자원봉사도시, 관악’, 올해 ‘옥탑방 전수조사’ 등이다. 상금은 모두 2300만원에 달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민관 합동 조사를 통해 주민들이 지역사회 복지생태계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도 주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앉아서 기다리는 복지가 아닌, 발로 직접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하여 ‘복지관악’ 구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찬우·최불암 등 서울시 홍보대사

    정찬우·최불암 등 서울시 홍보대사

    서울시 홍보대사들이 23일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위촉식을 마친 뒤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위촉식에서 홍보대사들은 자신들의 애장품을 기증했으며, 서울시는 이를 에너지 빈곤층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기타리스트 신대철, 의학전문가 홍혜걸, 여에스더, 개그맨 정찬우, 배우 한예리, 박원순 시장, 배우 최불암, 개그맨 장도연, 요리연구가 최현석,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개그맨 김태균. 서울시 제공
  • 동장군 오는데… 연탄은행은 썰렁

    동장군 오는데… 연탄은행은 썰렁

    본격적인 겨울 추위를 보인 23일 강원 춘천시 동면 연탄은행 창고가 텅 비어 있다. 2004년부터 홀몸 어르신, 장애인, 빈곤층 등 취약계층에 연탄을 지원해온 이곳은 올해 서둘러 찾아온 추위 탓인지 후원금과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춘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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