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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나이지리아에 새마을운동 보급

    경북도는 아프리카 최대 재벌인 단고테 그룹과 손잡고 나이지리아의 빈곤 퇴치를 위한 식량 증산과 새마을 보급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단고테 그룹은 지난 2일 경북도에 대리인을 파견해 통일벼 개발 등 식량 생산 증대 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국의 가난극복 모델인 새마을운동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는 농업기술원과 산하 새마을세계화재단 전문가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이른 시일 내에 이 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나이지리아 국민이 선호하는 쌀 품종 보급과 새마을정신 전파에 나설 계획이다. 단고테 그룹은 시멘트를 비롯해 쌀과 설탕, 유제품 등 농업 분야를 주력으로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아프리카 최대 기업이다. 그룹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리코 단고테는 재산 규모가 15조원에 이르고 2014년 미국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평생 이웃 돕다가 극빈층 전락…“사회활동가도 입에 풀칠은 해야죠”

    한평생 이웃 돕다가 극빈층 전락…“사회활동가도 입에 풀칠은 해야죠”

    사회는 진보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삶은 더욱 곤궁해지고 있다. 단체 활동을 자선사업이나 봉사활동 정도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도 그대로다.2016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활동가들을 돕기 위한 ‘풀빵 나눔사업’을 진행해 온 전태일재단은 지난달 31일까지 사회활동가 33명으로부터 활동지원기금 지원서를 받았다. 전태일 열사는 버스비를 아껴 자신보다 더 가난한 어린 ‘시다’들에게 풀빵을 사줬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도봉구 창동 자택까지 2시간 30분씩 걸어다니며 버스비를 아낀 전태일의 정신을 계승하는 게 바로 ‘풀빵 나눔사업’이다. 13일은 전태일 열사 분신 48주기다. 재단에 지원을 요청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일정한 급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청소년단체 활동가는 지원서에 “열악한 재정 탓에 교통비 명목으로 8만원을 받고, 홍보물 디자인을 만들어 가끔 수입을 얻는다”고 적었다. 인권단체 활동가는 “따로 임금은 없다. 가끔 받는 강의료로 활동비를 충당한다”고 밝혔다.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청년이었다. 특히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빈곤단체 활동가들은 노동조합 소속 활동가보다 경제적으로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활동가들에게는 적어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가 지급되지만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무급으로 활동하기 일쑤였다. 한석호 전태일 50주기 사업 위원장은 “그동안 노조 조합원의 임금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사회활동가들의 삶을 함께 걱정해 주지 못했다”면서 “생계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는 진보 운동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1980년대 사회운동이 활발해졌을 때부터 기반을 닦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노조를 비롯해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 활동가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태일재단이 지원하는 활동가는 15명이다. 2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규모가 줄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원금이 부족한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본 지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200만원으로 2명을 추가로 지원하게 됐다. 지원금이 1인당 100만원에 불과하지만, 활동가들에겐 가뭄 속 단비와 같다. 사회활동가 지원은 추천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한 장애인 단체의 30년차 활동가에 대한 추천서에는 “다른 사람의 활동비를 챙겨 주려고 동분서주하면서 정작 자신은 강의료만으로 버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재단은 2020년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풀빵기금을 대대적으로 모아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 자녀의 장학금과 사회활동가 지원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숨어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파란색을 상징하는 민주당의 물결)나 상원 우위를 지킨 ‘레드 월’(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벽)은 겉으로 드러난 승자일 뿐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분석을 쏟아내는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숨은 승리자’들로 미 주류 정치에 등장한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이 꼽힌다.절대적인 당선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반(反)증오단체를 추적하는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른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마샤 블랙번(테네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조시 홀리(미주리) 등은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단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머는 55.4%의 득표율로 현역인 하이디 하이트캠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반(反)성소수자(LGBT)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RC)의 대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대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테네시주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인 블랙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3차례나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그는 득표율 54.7%로 민주당 필 브레드슨 후보에게 압승했다. 블랙번은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프리덤 센터’에서 연설했고 반(反)무슬림,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 ‘미국을 위한 행동’에서 상을 수상했다. 미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여성을 지지하지만, 블랙번은 지지할 수 없다”고 올려 과거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한 그의 전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스위프트의 음악을 덜 좋아할 것”이라고 응수해 뒤끝을 드러냈다.50.9%의 득표율로 두 번째 상원의원 임기를 이어나가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현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경선 때부터 반정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익으로 거듭났다. 그는 티파티(강경 보수세력)나 SPLC가 반정부단체이자 군국주의그룹이라고 규정한 ‘맹세의 수호자’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선된 조시 홀리(51.5%)는 미주리대 교수를 하던 2013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며 8700달러를 받았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는 하원에서는 인종차별 등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스티븐 킹(아이오와), 스티브스 칼리스(루이지애나), 론 데 산티스(플로리다)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복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백인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캘리포니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걸쳐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다”면서도 “그러나 극우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에서 대부분 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등 지역에서 9명의 상원의원 후보도 이 때문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우월주의 선전 요인은… 트럼프? “트럼프 시대가 증오·극단주의를 앞세운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미 보수성향 정치매체 더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2일 “‘헤이트스피치’(증오연설)를 하는 네오나치부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종차별에 더 관대해진 현역 정치인들까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공화당 후보는 20명을 넘어섰다”면서 “비록 이들 후보 대부분이 선거에선 지더라도 백인 국수주의자들에게 정치권이라는 더 큰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반(反)이민주의, 반(反)무슬림, 여성 혐오 등 언사를 서슴지 않은 데다 극우 포퓰리즘 정책은 그의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언사를 정당화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공화당 전략가 겸 소통 책임자인 더글러스 헤이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단주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슬림 배척, 이민자 가정 분리, 합법 이민 단속 등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시대의 급진적 우파의 대두’라는 제목의 책 저자 겸 극단주의 연구자인 데이비드 니에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확실히 그런 태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9·11 이후 대테러전략 강화… 진짜 적은 내부에 “사법당국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인 무관심 속에서 치명적인 움직임이 전이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가 백인 국수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제목의 탐사 보도를 실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미 정부는 테러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2조 8000억 달러(3161조 2000억원)를 썼다. 해당 기간 미국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것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반(反)이민·무슬림 등 미 국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 수는 387명으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우파 극단주의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럼에도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를 운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의제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 선임연구원인 피터 W 싱어는 NYT에 “‘이슬람국가’(ISIS)와 마찬가지로 우익 극단주의가 위협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선임관료들을 만나 대테러 전략의 대상을 넓혀야 하며, 위협 요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 측은 오로지 무슬림 극단주의만을 언급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백인우월주의를 꺼내들 경우 그만큼 정치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대 공공정책연구소인 브레넌정의센터가 지난달 31일 출간한 보고서에서도 미 정부가 증오범죄 등 국내 요인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 의회는 반테러 정책 자원을 일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 고려보다는 서로 다른 집단이 국민들 삶에 미치는 물리적 위협을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73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4270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 증오범죄 피고인으로 기소된 이는 27명에 그쳤다. 브레넌정의센터 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FBI 요원 마이클 저먼은 “FBI는 지난해 은행 강도가 몇 명이었는지는 알아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의 공격으로 다치고 숨진 사람들의 수는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드러내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용자 수는 수백만에 이르지만 FBI에 감시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시원 일용직, 죽음마저도 외로웠다

    고시원 일용직, 죽음마저도 외로웠다

    종로 화재 사망 7명 모두 생계형 노동자 5명은 빈소조차 없어…분향소엔 낙엽만고된 노동에 지쳐 2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서 쓸쓸히 잠들었던 일용직 노동자들은 죽음마저도 외로웠다. 지난 9일 새벽 5시에 발생한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로 숨진 7명의 쓸쓸한 장례가 11일 모두 끝났다. 두 명의 시신이 안치된 빈소는 적막했다. 나머지 5명은 빈소조차 차려지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는 추모객 대신 낙엽만 널브러져 있었다. 지난 10일 밤 찾은 국립중앙의료원 조모(35)씨 빈소에서는 가족들이 둘러앉아 슬픔을 나눴다. 조씨의 아버지는 “못난 부모를 만나 고생만 하던 큰아들을 가슴에 묻게 됐다”며 눈물을 쏟았다. 8년 전 서울에 올라온 조씨는 막노동과 우체국 비정규직으로 돈을 벌었다. 주거 비용을 아끼려다가 고시원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화재 이후 사망자들의 시신은 6개 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됐다. 그나마 빈소가 차려진 사망자는 조씨와 김모(56)씨 둘뿐이었다. 11일 두 고인의 발인이 끝나 빈소는 금방 철거됐다. 고대안암병원과 서울백병원에 옮겨진 장모(72)씨와 양모(57)씨는 장례 절차 없이 화장됐다. 유족들은 “처자식도 없고 오래전 고향을 떠나 친구도 없다”며 화장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세브란스병원에 시신이 안치된 이모(62)씨의 빈소도 차려지지 않았다. 유가족 측은 병원 측에 장례 절차에 대해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곤사회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등 주거권 관련 시민단체들이 고시원 화재 현장 앞에 차려 놓은 임시분향소에도 쓸쓸함이 감돌았다. 바닥과 테이블에 놓인 국화꽃 40여 송이가 그나마 희생자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고 있었다. 추모객은 1시간에 한두 명에 불과했다. 경기 시흥에서 온 김모(69)씨는 “가난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 초라하다”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도 ‘부익부 빈익빈’인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화마를 피한 생존자들은 이날 고시원을 찾아와 자신의 짐을 챙겨 어디론가 떠났다. 326호에 살다가 화재 당시 창문으로 뛰어내려 탈출한 홍모(58)씨는 “임시로 다른 고시원을 잡았다”면서 “대피하기 쉬운 2층, 창문이 있는 방을 요구했고 입주하자마자 대피 통로부터 살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층에 살면서 특별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면서도 “바로 앞방에 살던 일본인과 다리에 장애가 있던 어르신이 피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시원 원장 구모(69)씨는 고시원 앞 땅바닥에 앉아 통곡했다. 구씨의 남편 고모씨는 “건물주는 아직도 연락 한 통 없다”면서 “건물주가 스프링클러 설치에만 동의했어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일고시원 입실료는 월 28만~32만원이다. 창문이 있는 방은 30만원대, 창문이 없는 방은 20만원대였다. 희생자 4명은 창문이 없는 구석진 방에 살다가 변을 당했다. 국일고시원 바로 앞에 있는 원룸텔의 입실료는 월 45만~50만원이었다. 주로 대학생 등 젊은층이 사는 이 원룸텔은 창문과 비상구, 스프링클러가 갖춰져 있다. 고시원에서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5만~10만원은 생사를 가르는 큰돈이다. 주거권네트워크 등이 연 기자회견에 참가한 김바울씨는 “이번 사고는 인재”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현실, 집 같지도 않은 곳에서 사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마크롱의 뼈 있는 연설

    1차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마크롱의 뼈 있는 연설

    “서로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지 말고 희망을 건설합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7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뼈 있는 연설을 했다. 이날 기념식은 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 성대하게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연설에서 굳은 표정으로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라면서 “낡은 망령들이 혼돈과 죽음의 씨앗을 뿌리려고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역사는 때로는 조상들이 피로 맺은 평화의 유산을 뒤엎고 비극적인 패턴을 반복하려고 한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마크롱은 이어 “우리는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빈곤, 기아, 질병, 불평등, 무지 등 세계에 닥친 위협들을 함께 물리치자. 퇴행과 폭력, 지배에 맞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1차대전 당시 승전국이었던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은 물론, 패전국인 독일과 터키(옛 오스만튀르크) 정상들까지도 한데 모여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 평화를 염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면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각별히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이날 트럼프 부부가 탄 차량이 행사장으로 접근할 때 급진페미니스트 단체 페멘(Femen)의 여성 회원이 상의를 벗은 채 반라로 접근하다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여성의 상반신에는 트럼프를 겨냥해 ‘가짜 평화중재자’(fake peacemaker)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다양한 문화적·인종적 배경의 고교생들이 모여 1차대전에 참전한 10대의 어린 병사들이 남긴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수현 소통·조정능력 靑참모들 인정…“뒤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 아니다”

    참여정부 때 인연…文캠프서 공약 설계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사안도 핵심 정리 무리하게 일 처리 않고 충분히 얘기 들어” 보수진영선 “사회수석 때 정책혼선” 비판 김수현(56)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사회수석에 임명돼 비서관 진용이 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1~2개월간 부동산·에너지·복지·교육 등 경제·사회 정책 전반을 주도했다. 그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왕(王)수석’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첨예한 현안들을 관장하다보니 부동산과 에너지전환 정책(탈원전), 대학입시 등 교육 현안과 관련한 정책 혼선이 적지않았고, 소득주도성장의 기조 전환을 요구해온 보수진영의 반발도 거셌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부동산 정책 실패와 개혁성 후퇴를 이유로 비토론이 제기됐다. 참여정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아 경제를 모르는 사람은 곤란하다”고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관리형 관료 출신인 홍남기 내정자와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역인 김수현 정책실장으로 이뤄진 새 경제팀은 경제개혁 정책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2년, 2017년 두 차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과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2005년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일하며 8·31 부동산 정책을 만들었다. 지난해 대선 때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임대주택 확대 등 핵심 공약을 주도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꼽는 그의 강점은 소통과 조정 능력이다. 김 실장도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의 팀워크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압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충분히 이야기를 듣는다. 관련 부처 장관들과 수시로 통화한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방향을 제시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곤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정책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고,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라도 단순화시켜 핵심을 잘 정리한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이 일했던 사회수석실은 보건·복지, 교육, 부동산, 기후·환경, 저출산 문제 등을 총괄하는 곳이다. 풍부한 국정경험과 전문성은 물론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해야만 다룰 수 있는 업무들이다.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 대입제도 개편, 부동산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는 외부에서 굉장히 문제 제기가 많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본인의 판단이 명확하면 끝까지 밀고 나갔다”며 “강하게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를 했을 때도 김 실장(당시 사회수석)은 “이번 정부는 어떤 경우에든 부동산 가격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마 등) 뒤를 생각하며 사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대통령이 신임하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그가 주관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실패한 정책’으로 낙인찍힌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그도 입버릇처럼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참여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를 입안했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 못한 데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지난해 8·2 대책과 올해 9·13 대책에 대한 평가도 분분하다. 한동안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아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사회수석 경질론이 일기도 했다. 김 실장은 경제 전문가는 아니다. 20대 때 판자촌 철거 반대 운동에 참여했고, 30대 들어 한국도시연구소에서 빈곤을 연구했으며, 40대 때 제도권으로 들어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도시 정책을 다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박원순 시장의 정책 분야를 총괄했다. 굳이 따지자면 ‘도시 정책 전문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장하성 전 실장처럼 경제적 전문지식이 있으면 좋을 수도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정책실장의 본분은 큰 틀의 방향을 설정하고, 담당부처가 올바른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그 점에서 김 실장의 능력을 대통령이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 정부 출범 때 첫 정책실장으로 대통령이 김 실장을 비중 있게 고려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지구촌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북한 2014년 지원한 적 있지만 현재는 … ”

    ‘지구촌 최대 구호단체’ 옥스팜 “북한 2014년 지원한 적 있지만 현재는 … ”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지난 1990년대에는 옥스팜 영국지부를 통해 소규모 지원을 한 적이 있고, 2014년경 옥스팜 홍콩지부를 통해 지원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접근권이 허용된다면 지원활동도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지구촌의 가장 큰 국제구호단체 가운데 하나인 옥스팜에서 인도주의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리처드 코벳 옥스팜 인도주의사업 총책임자는 9일 서울 효자동 옥스팜코리아 사무실에서 옥스팜 활동과 국제구호의 협력 방안을 이야기하면서, 북한 지원사업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코벳 총책임자는 “한 번 지원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들이 지속적으로 자활하고, 정상을 찾아갈 수 있도록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옥스팜의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도 현지 정부, 현지 커뮤니티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반 구호 지원에서,구호금과 물품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사용처 조사인 모니터링과 트렉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옥스팜은 가능한 한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서 구호를 제공하고, 현지 자선단체나 정부와 우선적으로 협력한다는 원칙을 중시하고 있다.다음은 코벳 책임자에 대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전세계 긴급구호 현장의 옥스팜 대응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이날 경희대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사업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열린 ‘2018 옥스팜포럼’에 참석차 서울에 왔다. 최근 인도네시아 팔루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 및 쓰나미 사태에 대해 옥스팜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옥스팜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쓰나미에 대응하는 첫 단계에 있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해결책과 지역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2만 명의 피해주민을 대상으로 식수, 옷, 임시 숙소, 위생 키트를 제공했다. 오는 11월까지 지원 규모를 50만 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역 시장이 재정비될 경우, 일방적인 물품 지원을 넘어 현금 유통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려고 한다. 현금을 이재민들에게 직접 주겠다는 것인가. - 옥스팜은 ‘캐시 퍼스트’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현물에 비해, 가능하면 바우처(물건을 살 수 있는 권리증)와 현금을 제공하려고 한다. 물론 그 지역의 시장이 어느 정도 작동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중동 등에서는 현찰, 캐시 공여가 비용 대비, 효율적이었다. 바우처를 주면, 현지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난민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동시에 존엄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어떤 예가 있나. - 방글라데시 국경지역에 있는 (미얀마에서 추방된)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2주일 마다 한번씩 바우처로 신선식품을 살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1000 가구 규모로 시작해서, 지금은 2만 5000가구 14만명 대상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선식품, 생필품인 비누, 옷, 태양광 전등도 살 수 있다. 80만명이 살고 있는 이 난민촌에는 전기도, 조명도 전혀 없어서 밤에는 칡흙처럼 어두워진다. 현지 시장에서 태양광을 사서, 조명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캐시 퍼스트’ 방침을 또 어떻게 운용하나. - 방글라데시에서는 쓰나미 이후 잃어버린 가축을 대체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제공해 지역 사회 복원을 시도했다. 앞으로 또다시 지진 해일 등 홍수가 범람할 때 가축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보호소도 만들었다. 일시적인 지원을 넘어서 위기를 겪고, 피해를 입은 생존자들이 다시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그들의 터전에서 장기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지속적인 자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옥스팜의 목표이다.문제점도 없지 않을텐데. - 수용 지역이 방글라의 빈곤지역이라 지역 경제 등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살피고 있다. 현금이나 바우처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 등도 중시한다. 특히, 이를 사용하는 여성들의 안전에도 주목한다.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모니터, 피트백이 구호금·구호물품 제공 만큼 중요하다. 지역 주민들, 수혜자들의 반응, 적정성에 대한 입장을 묻고,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전란에 휩싸여 있지만, 이라크의 경우, 중등 소득국가라는 점에서 전자 바우처의 지원을 받는 수혜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해를 주어선 않된다”(Do no harm)는 것이 우리 구호이며, 이런 자세로 현지 상황에 동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우려도 있지 않을까. - 옥스팜 본부가 있는 영국에는 반테러법이 있다. 구호금이 테러단체에 갈 경우 등 잘못 전달됐을 경우를 상정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이 경우, 담당자가 징역 등 처벌을 받고 책임을 지게 돼 있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사용처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옥스팜은 시리아에 구호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관련법 등 구호의 법적 의무를 지키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게 여러 절차와 제도를 잘 구축해 놓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 방지를 위한 묘책이라도 있나. - 일차적으로 우리는 정부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코뮤니티에 지원한다. 현장에 구호금이 도달했는지 이들 코뮤니티와의 접촉·연계성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뮤니티와 사업을 하고, 코뮤니티를 지원한다는 것은 우선 개인들과 협의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여러 다양한 그룹들과 모임, 다양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들과 그런 개인들과 각각 별도 채널로 소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국제사회에서 특정국가들에 대해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옥스팜의 입장은. - 구호단체로서 비정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제재가 인도주의적인 구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경우, 우리 입장을 밝힌다. 인도적인 필요성이 있는데 명확한 연관성이 있을 경우, 반대활동도 한다. 미국, 영국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판매는 예멘에 대한 폭탄 투하 등으로 이어지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옥스팜은 단순 구호단체를 넘어서 빈곤퇴치와 지역 개발을 돕는 역할도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원 프로그램 및 캠페인 등도 열고, 운영한다. 영국 지부의 경우, 예멘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사업 및 공정무역을 위한 공급 사슬 문제에 대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운데 실재 재배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빈곤퇴치 운동도 벌인다. 농산물과 관련, ‘바코드 뒤를 보라’(Behind Bar code)란 기치아래, 뒷면, 이면을 들여다 보고,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보스포럼에서 공정무역, 빈부격차 문제 등에 대한 보고서도 내고 큰 반향도 얻고 있다. 한국의 구호사업, 개발사업에 대해 조언을 달라. - 공여국이 더 많아지면서, 방법, 프로그램들도 다양화해졌다. 많아진 공여국들이 모여서 공통 지원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게 됐다. 2016년 유엔 주최로 터키에서 열렸던 ‘인도주의정상 총회’ 같은 것이 그것을 위해서 였다. 비정부기구(NGO)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머리를 맞댈 수 있었다. 각국마다 지원 방식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NGO단체들의 어려움을 풀어갈 수 도 있었다. 현금의 활용, 현지화에 대한 권고, 보고 방식, 공여국과의 관계 형성 및 소통 방식 등 복잡한 문제를 공통의 틀과 제도로 풀어나가자는 취지였다. 새로운 지원국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한국은 이런 두 방식, 새롭고 다양한 접근법 및 공통의 접근법, 이 두가지에서 다 균형을 맞춰 나갔으면 한다. 한국은 대외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 지원 공여국이 된 전 세계 유일한 국가다. 이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높여 대외원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한다. 한국은 지금 북한에 대한 지원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조언을 달라. - 인도주의적 구호 사업이란 측면에서 ‘사람’을 보면서, 정치적 상황을 최대한 극복했으면 한다. 영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0.7% 원조로 제공하겠다는 약속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고해 달라. 글·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청년,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주택정책 강화해야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주거복지포럼이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주거복지 로드맵 1년과 이정표’ 토론회에서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 ‘지옥고’에서 불안정한 주거생활을 하는 20대가 늘고 있다”며 “부모 의존도가 커지면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근로빈곤층으로 전락하고, ‘흙수저론’이 고착돼 청년층의 상실감과 체념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생애주기상 과도기적 단계인 청년이 다음 생애주기로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윤활유를 공급하는 데에 정책 목표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청년 주택 공급을 주도하되 ‘복지 의존적’ 삶이 되지 않도록 저리 대출이나 일시적 지원 등 자립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청년주택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주택임대차 피해사례 발생 시 상담과 피해방지 방법 등을 교육하며 전입신고 자동화, 부동산중개수수료 인하 등 청년의 주택 탐색과 계약과정의 불안전성을 낮춰줘야 한다고 박 위원은 조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에 대비한 주거복지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정소이 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저출산은 삶의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가치관 변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청년의 신혼집 마련 지원과 육아하기 좋은 주거환경을 구축해야 출산율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신체적·경제적 자립도, 가구구성, 주택소유 형태 등 고령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주거복지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상지대 교수는 “생애주기 관점에서 주거복지 수요의 확충과 세분화가 필요한 그룹은 자녀 양육기 가구와 고령가구로 판단된다”며 “주거복지정책의 지속을 위해 비용 대비 효과성을 평가해보고 새로운 주거복지 지표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비핵화 난기류… 北 양보된 입장 내놓고, 美는 유연성 발휘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의 2인자’로 지목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8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하루 직전 무산됐다. 멈춰섰던 비핵화를 다시 나아가게 할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만큼 아쉬움을 남긴다. 다시 날짜를 잡아 회담을 가진다면 미국의 ‘선 비핵화·검증, 후 체제보장·제재완화’의 두터운 벽을 북한이 뚫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내년 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향배가 달려 있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판단하기에 미국이 아무리 비합리적인 주장을 해도 협상에서 미국의 항복을 받아 낼 방법은 없다”면서 “북한이 양보된 입장을 내놓고, 미국도 상응하는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뉴욕 고위급회담이 일단 무산되고 북·미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그런 측면이 있다. 북·미의 시소게임, 길항 작용은 과거 방식을 따르는 게 아니고 지금까지 안 해온 협상 문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미국은 기존 공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것이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로 나타나는데 북한이 신뢰에 기초한 비핵화 조치를 했다면 미국도 거기에 부응해 선의의 상응 조치로서 종전선언, 그리고 북한의 후속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1단계 제재해제를 요구하니까 서로가 안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신뢰’를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한 것이 6·12 북·미 정상회담의 특징이다. 그런데 미국 조야는 못 믿겠다는 거다. 불신이란 틀에서 북한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강하게 압박하고 북한이 먼저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북한은 절대 먼저 다 보여 주지 않을 거다. 리비아 방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 행사차 평양에 갔을 때도 북한 간부가 내게 물은 게 ‘리비아처럼 우리를 취급하는 게 아닌가’였다. 북한 지도부도 알고 있지만, 미국 방식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불신과 신뢰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그 절충점이라는 게 북·미가 가보지 못한 지점이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판은 안 깨질 거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로 나오는 이유가 하루 세끼 굶어서, 경제난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당장의 제재와 압박을 모면하려고 나선 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체제안전 보장만을 위해 나온 것도 아니다. 북한식 버전으로 생각하면 체제보장은 핵무기 가진 게 가장 낫다. 역시 제재해제다. 중국 못지않은 고도성장을 이루고 경제부국에 대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거다. 그래서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일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 해 본 일을 하기 때문에 불신이 깔린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실리적이고, 신뢰를 주고받는 일을 하자고 하니까 쉽지 않은 것일 뿐이다. 낙관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현재 구조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다.→11월 2일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장이 4월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폐기된 핵 병진노선을 언급했는데. -쉽게 말하면 당국자가 아닌 자의 하소연이다. 그래도 북한 정세 인식의 한 부분을 대변하고 있다. 협상이란 게 주고받기하는 것이지 미국 너희들처럼 일방적으로 껍데기를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북한이 시장경제, 경제개방 쪽으로 가고 있어서 김정은이 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미국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북한 발전 노선의 제1의 길은 제재해제를 통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지원도 받아서 경제성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3의 길이 있는 것 같다. 북한이 그동안 강조한 자립경제는 몇 년 전까지 허장성세로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자립경제는 어느 나라나 적정 수준으로 필요한데, 지난 4~5년 사이에 북한 소비재, 생산재의 국산화가 놀랄 만큼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적정 수준을 넘어 국산화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왜냐면 제재에 대비해야 하니까. 제재 때문에 자기완결성을 갖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국산화 추구가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기 제재에 대비한다는 것인가. -북한은 제재가 장기화됐을 때 빈곤을 벗어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세끼는 먹고 완만한 성장을 이루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것이 걱정이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찍어 누르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비핵화가 되면 제재해제,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믿음을 미국은 갖고 있지만 북한은 안 갖고 있다.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마당에 이 정도 하면 뭔가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알았는데, 북한의 이런 행동에 의미가 없다고 미국이 무시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막까지도 일방적으로 밀릴 것 같지는 않고, 결론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정한 상응 조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이 있다면 북한의 대미 불신도 있다. 미국은 북한의 조치에 대해 일정한 인정을 해야 한다. 당장 제재를 완화하라는 게 아니다.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을 폐기하면서 상응 조치로 본 게 종전선언이다. 선언이 나오면 영변 핵시설 폐쇄에 들어가고 또 다른 미국의 선의의 조치로 제재를 완화한다는 비전만 보여 줘도 되는데 미국은 전혀 그런 얘기를 안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김 위원장이 경제 청사진 때문에 나온 것이라면 그를 고무시키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핵을 버리는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하게 하고 더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 옳고 경제 올인이 옳았다는 판단을 하게 해 준다고 본다. →지난해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혼선투성이였는데 지금은 어떤가. -과거에 비해 체계는 잡힌 것 같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신뢰의 코드를 가미해 북한과 협상하고 있다면, 대북 정책 유관 부서의 중간 간부 이하 사람들과 미국 조야에는 북한 불신이 만연돼 있다. 그들은 협상 무의미론을 얘기해 왔다. 상층부에서 합의되고 인식이 공유된 것에 대해 아래에서는 계속적으로 의문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즉 물렁한 가래떡을 딱딱한 쇠꼬챙이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전선언이 대표적이다. 중간 간부 이하나 그들을 뒷받침하는 미국 조야의 여론에는 엄격하고 기계적인 대북 협상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상층 레벨의 정치적 합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경직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의 이런 상하 부조화를 뚫고 절충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북한도 양보적인 안을 내야 한다.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붙은 중국도 절충할 수밖에 없는 게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다. →비핵화 협의와 제재 이행을 위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 -비핵화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실무 수준에서 방법을 논의해 북·미 회담에 반영한다는 발상이 이상하다. 남북 관계 하나하나에 미국이 간섭하는 의도라면 곤란하다. 제재가 아닌 남북의 일반적인 관계 개선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남북 관계가 갖는 자율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북·미보다 남북이 너무 앞서면 안 된다”는 건 놀부 심보다. 반목과 갈등과 대결로 점철되던 남북 관계가 협력 관계로 바뀌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만들어 냈고 비핵화를 진전시켰다. 그걸 무시하고 미국이 “나만 따라오라”, “우리만이 비핵화건 한반도 문제건 결정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건 안 된다. 중간선거도 끝났으니 미국에 강력히 얘기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일반적 개선까지 문제시하면 우리가 북한을 설득할 최소한의 밑천도 갖지 못하게 된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비핵화 시한이 2년 1개월 남았다. 지금 속도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핵·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서 미국 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최대의 외교 관심사가 아닌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 북핵 문제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된 거다. 과거엔 트럼프가 급했는데 지금은 김정은이 급해졌다. 트럼프가 요즘 대북 상황을 관리 모드에 맞춰 놓고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되다 보니까 북한이 한 단계 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북·미 셈법이 정확히 한 군데서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고 약간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을 잘 맞춰 가는 게 비핵화 종료 시점일 텐데, 트럼프 임기 내에 될 수도 있지만 안 해 본 것을 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담하기는 어렵다. marry04@seoul.co.kr ■ 이종석 위원은 노무현 정권 말기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2003년 청와대에서 문 민정수석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저서는 ‘북한-중국 국경: 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 노무현 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
  •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파키스탄 방송사 사장 해임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파키스탄 방송사 사장 해임

    지난 2~4일 중국을 방문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뉴스 자막에서 ‘베이징(Beijing)’을 ‘구걸(Begging)’로 쓴 국영방송 대표가 해임됐다. 로이터통신은 8일 파키스탄 PTV가 지난 5일 칸 총리의 방중 뉴스를 전하면서 약 20~25초 동안 자막에 베이징 대신 구걸이라는 잘못된 단어를 보도했다고 전했다. 경제난을 겪는 파키스탄의 칸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을 앞두고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60억 달러(약 6조 8000억원) 규모의 차관 도입을 성사시켰고, 중국 방문도 경제 원조가 목적이었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몇 주 전 임명된 PTV 대표의 해임이 자막 오류와는 관련이 없으며 일상적인 업무라고만 밝혔다. PTV는 자막 오기에 대해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인터넷 소셜 미디어에서는 의도적이란 분석이 팽배했다. 칸 총리는 국제적 구제 금융을 요청한 전 정권을 비난하며 파키스탄의 전직 지도자들이 동냥 그릇을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을 방문한 칸 총리는 취임 직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해 부패 문제를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던 입장을 바꿔 일대일로 경제회랑 건설 사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중국의 발전 성과에 탄복했다”면서 “중국의 빈곤 퇴치와 반부패 등의 성공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부채 급증과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 있다. 올해 말이면 현재 보유중인 외환도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6일 재정 위기는 끝났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차관과 중국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원조로 외환 보유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IMF 실사팀은 1980년대부터 13차례에 걸쳐 이뤄진 파키스탄의 구제금융 요청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자 지난 7일 이슬라마바드를 찾았다. 파키스탄 외교부 측은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12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찾동’ 2년 만에 복지민원 3만건 해결

    서울 영등포구가 8일 영등포아트홀에서 2018년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성과공유 및 자치회관 프로그램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출범 2돌을 맞아 추진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행사에는 구청 및 동주민센터 직원과 주민,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300여명이 참여한다. 영등포구는 2016년 7월 사회복지직, 방문간호사 등 인력 107명을 충원하고 ‘찾동’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동별로 현장방문 전용차량 ‘찾동이’를 배치해 기동성을 높이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마을공동체 조성을 돕고 주민 중심 복지행정에 한발 다가섰다. 어르신과 임산부·영유아 보편방문 1만 5077건, 빈곤위기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 발굴 3877건, 복지서비스 연계 1만 2889건, 마을 장터 46회 개최 등의 성과를 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단순 민원처리 공간이었던 동주민센터가 현장으로 찾아가는 복지사업과 주민 주도의 자치회관 운영 등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위한 지역사회 거점으로 변화했다”며 웃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회담 앞두고 트럼프 회유?…中, 이방카 상표권 또 승인

    회담 앞두고 트럼프 회유?…中, 이방카 상표권 또 승인

    중국이 오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에게 상표권 예비승인을 무더기로 내줘 무역전쟁 회유책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패션·반도체 등 16건 무더기 예비 승인 미국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신발, 셔츠, 선글라스, 핸드백, 웨딩드레스, 보석 등 패션 관련 아이템과 투표 기기, 반도체, 요양원, 소시지용 케이스 등과 관련해 중국에 신청한 상표권 16건의 예비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상표권은 ‘이방카 트럼프 마크스 LLC’가 2016년 중국 당국에 신청한 것으로 패션 관련 제품은 ‘이방카 트럼프’란 상표로 판매됐다. 이방카는 지난 7월 의류기업의 문을 닫았고 사업 복귀 시점은 유동적이다. 중국 특허청은 지난 5월에도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기업 ZTE에 대한 제재 해제를 앞두고 이방카의 상표권 13건을 승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서 100건 이상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용인한다고 밝힌 뒤 38건의 상표권을 승인해 이해 충돌 논란을 낳았다. ●왕이도 빌게이츠 만나 “중미 관계 힘써달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며 추켜세웠다. 왕 부장은 게이츠에게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 주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게이츠는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 크게 감동했다”며 “게이츠재단은 농업, 빈곤 퇴치 및 보건 분야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프리카에서 삼자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 중구의 파격 노인복지 “어르신 공로수당 드립니다”

    서울 중구의 파격 노인복지 “어르신 공로수당 드립니다”

    1만 2800여명에게 156억 ‘안전망’ 역할 관내용 카드 지급… 지역경제도 살려서울 중구는 내년 1월부터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어르신 공로수당’을 신설해 지급한다. 관내 만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또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구 차원에서 매월 10만원씩 추가 지원하는 것이다. 무상급식, 청년·아동수당 등과 같이 지자체 제안으로 시작되는 또 하나의 보편적 복지제도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6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구 어르신 공로수당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서 구청장은 “중구는 인구의 17%가 노인이다 보니 서울시에서 노령화지수 1위, 85세 이상 초고령층 빈곤율 1위, 노인 고립과 자살 우려 비율 1위 등 어르신 생활위험도가 극에 달해 있다”면서 “지금의 사회·경제 발전을 있게 한 어르신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실정에 맞는 지자체 차원의 노인 사회보장급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중구 내 지급 대상은 1만 2800여명이며, 금액으로는 구 전체 예산의 3.6% 수준인 156억원이다.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내년 1월부터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재원은 전시성 행사, 불필요한 토목 사업 등을 줄이면 마련할 수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에서 쓸 수 있는 카드 방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특히 “양육수당이나 장애인연금과 달리 기초생활수급자가 기초연금을 받으면 소득으로 간주해 그만큼을 (기초생활수급) 지원액에서 공제한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실질적으로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인 만큼 공로수당을 신설해 이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기초연금 시행 후 서울 65세 이상 자살률이 10만명당 10명 이상 줄었고 기초연금을 10만원 추가 지급하면 전체 노인가구 빈곤율이 22.8%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공로수당이 어려운 어르신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희생과 노고에도 불구하고 빈곤에 내몰린 처지를 감안하면 결코 많지 않은 금액”이라면서 “역사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공로수당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게 될 것인 만큼 2020년까지 수급 대상을 넓히고 금액도 인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美 원유제재 후폭풍… 이란, 실업·물가 폭등에 反美감정 증폭

    美 원유제재 후폭풍… 이란, 실업·물가 폭등에 反美감정 증폭

    리알화 가치 1년 만에 3분의1 수준 폭락 약값 80%↑… 기업 이탈로 실업자 급증 “트럼프, 가면 벗어라” 이란 국민들 분노 외무장관 “美, 제재 명단 부풀려 심리전” 볼턴 “추가 제재”… 재무부 “어기면 응징” 스위프트 “이란 일부 은행 서비스 중단” 미국이 5일(현지시간) 전면 복원한 대이란 제재 후폭풍이 이란 민중의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이번 제재가 “이란 국민이 아니라 이란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물가 폭등과 실업에 직면한 이란인들은 분노와 절망에 빠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리알화 가치는 1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리알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당 4만 500리알(약 1082원)이었지만, 현재 15만 리알이다. 물가는 급등했다. 특히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값이 80%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테헤란대 대학원생 마흐디 아타르는 6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에게 잔인한 짓을 했다. 이란 국민의 편에 선 척하지 말라. 그 가면을 벗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는 이란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무하던 유럽계 석유·가스 기업이 대이란 제재를 우려해 6개월 전 철수하면서 실업자가 된 악바르 삼소디니는 “우리와 같은 소시민에게 제재는 실업, 빈곤, 의약품 부족, 달러 가격 상승 등을 의미한다”면서 “지금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내 조국을 떠나 유럽으로 갈 것인가 뿐”이라고 털어놨다. 바히드 하타미는 은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며 한 달에 130달러(약 14만 6200원)를 번다. 그는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라면서 “사람들은 절망하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보면 내 기분까지 우울해진다”면서 “우리는 조국을 좋아하지만 분노를 표출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스카프 판매상인 모하마드 가세미는 “정부는 부자이고 해외에 석유를 팔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신경을 안 쓴다”면서 “우리 마음의 상처를 조금도 치유하지 못하는 곳에 돈을 낭비한다”며 이란 정부가 큰 돈을 들여 시리아와 이라크 등 역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워터를 통해 “미국이 제재 명단을 최대한 부풀리는 방법으로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6년 전 문을 닫은 은행과 올해 초 바다에 침몰한 유조선까지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미국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현존하는 제재 또한 매우 엄격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데 대해서는 “결코 영구적 면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란을 강하게 쥐어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도 이날 “제재를 어기는 사례가 나오면 가혹한 벌칙을 부과해 가차 없이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각 나라 금융기관들의 데이터와 메시지를 전송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는 이날 일부 이란은행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기고]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김경수 경남도지사

    [기고] 지방자치단체? 지방정부!/김경수 경남도지사

    우리나라는 지방 행정부를 ‘지방자치단체’라고 부른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우리나라와 일본만 ‘지방자치단체’라고 할 뿐 대부분 나라들은 ‘지방정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방 행정부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단체’에 불과하다. 중앙정부에 재정과 권한이 쏠려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통제와 관리의 대상이다.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인구가 100만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도시에 부시장이 7명이나 된다. 총괄시장 1명과 우리나라 부시장에 해당하는 분야별 시장 7명이 지방정부를 책임진다. 그에 비해 인구 1000만명의 서울시는 부시장이 불과 3명이다. 350만명이 사는 경남에는 부지사가 2명뿐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며칠 전 정부에서 자치분권 확대를 추진하면서 서울과 경기는 2명, 나머지 시·도는 1명씩 부단체장을 늘려 주겠다고 발표했다. 꼭 이렇게 시혜를 베풀 듯 찔끔찔끔 풀어 주는 방법밖에 없었을까. 이 정도는 지방정부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지방정부를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제는 바꿔도 되지 않을까. ‘뜨는 도시, 지는 국가’는 미국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벤저민 바버가 2014년에 쓴 책의 제목이다. 기후변화와 빈곤, 불평등, 테러 등 우리 앞에 놓인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국가’가 아닌 ‘도시와 지역’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시민이 태어나고 자라며 일하고 함께 늙어 가는 곳은 결국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지역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지방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그만큼 커져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7년째다. 그동안 꾸준히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해 왔지만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는 낮고 중앙정부 중심의 국가 운영체제는 강고하다. 그사이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역 간 격차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창의성, 혁신, 자율이 요구된다. 중앙정부의 획일적 정책만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국가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지방정부의 손발을 묶어 놓고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약속했다. 정부가 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좀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분권 확대가 필요하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가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 건강보험·보육료 등 정부 지원 더하면 소득분배 개선…하위 20% 소득 60% 증가

    건강보험·보육료 등 정부 지원 더하면 소득분배 개선…하위 20% 소득 60% 증가

    건강보험과 무상교육, 보육료, 공공임대주택 등 정부나 민간 비영리단체 등의 지원을 더하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소득이 59.8%나 늘어나 양극화 문제가 개선된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사회적 현물 이전을 반영한 소득분배지표 작성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현물 이전 소득은 2016년 기준 평균 466만원으로 처분가능소득이 평균 15.7%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현물 이전 소득이란 국가나 민간 비영리단체 등이 가구나 개인에게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사회적 현물 이전 소득에 따른 소득 증가율은 소득 1분위가 59.8%로 가장 컸다. 처분가능소득이 875만원에서 1398만원으로 증가했다. 소득 2분위(하위 20~40%)는 증가율이 27.3%, 3분위(하위 40~60%)는 18.3%, 4분위(상위 20~40%)는 12.9%, 5분위(상위 20%)는 6.5% 등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사회적 현물 이전 소득에 따른 소득 증가율은 낮았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사회적 현물 이전 소득으로 소득분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는 0.357에서 0.307로 13.9% 내려간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의미한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5분위배율도 7.06배에서 4.71배로 33.3% 감소한다. 전체 인구 중 빈곤선인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율을 뜻하는 상대적 빈곤율도 17.9%에서 12.2%로 31.4% 줄어든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중독의 시대/강수돌·홀거 하이데 지음/개마고원/292쪽/1만 7000원중학교 때 뉴질랜드에 이민 갔던 친구가 성인이 돼 다시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그는 “사람들이 모두 지독하게 일만 한다. 그 스트레스를 술(회식)로 푸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그는 웃으며 반박했다. “그래 봤자 집 한 채 사기도 어려워. 그리고 그렇게 성공해서 뭐할 건데?” 그는 그러면서 내게 되물었다. “한국, 한국인은 왜 자신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가 던진 질문은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내 머릿속을 떠돌고 있다. 나라는 부유해졌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것일까. 강수돌 고려대 교수와 그의 스승인 홀거 하이데 전 브레멘대 교수가 함께 쓴 ‘중독의 시대’는 이 질문에 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바로 ‘중독’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저자들은 한국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회 문제가 중독 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한국을 ‘중독사회’로 규정한다. 여기서 중독사회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알코올 중독자처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일·알코올·마약·도박·섹스·게임·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빠져 있다. 전체 사회구조와 시스템 차원에서도 중독의 특징이 나타난다. 중독이란 인간적 욕구 충족에 실패한 경우 대리만족에 강박적으로 의존하는 병리적 행위를 가리킨다. 대체물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 한국이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더 큰 경제 성장을 요구하게 될수록 개인은 더 일해야 한다.저자들은 이런 중독의 원인을 현대사 밑바닥에서 끌어올린다. 책 표지에 ‘대한민국은 포스트 트라우마 중독사회’라고 적힌 것처럼, 현대사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지금의 중독사회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사회가 식민지 억압이나 전쟁, 군사독재, 보릿고개와 같은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집단적으로 겪으면 집단 트라우마로 이어진다.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개발독재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곤을 이겨 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취한 채 외환위기(IMF)를 맞았다. 레드 콤플렉스, 빈민 콤플렉스, 정리해고 콤플렉스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신자유주의 물결과 성장의 구호에 파묻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이런 일들이 결국 사회를 중독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회를 중독으로 내몬 이들은 누굴까. 저자들은 ‘재벌·국가 복합체’를 든다. 앞서 외환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 국가가 재벌을 길들이면서 ‘국가·재벌 복합체’가 생겨났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1997년 IMF 구제 금융까지 약 10년 동안 권력이 재벌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충기 삼성 사장 문자메시지는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들은 재벌의 철저한 관리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재벌에 충성을 다하고, 퇴직한 뒤엔 삼성 사외이사로 다시 수억원을 받는 ‘삼성맨’이 된다고 꼬집는다. 정경유착이 심하다는 폭로가 나왔을 때 건강한 조직이라면 공식 사죄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쇄신한다. 그러나 중독된 조직은 달리 반응한다. 언론과 학계를 단속하고, 검찰을 동원해 문제 제기자를 색출한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보인 박근혜 정권의 모습도 유사하지 않았던가. 중독 조직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이들은 숨기고 억압하기에만 급급했다. 중독은 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저자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억지로 내면의 두려움을 억압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체제나 강자의 논리에 동일시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누군가가 문제점을 지적하면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너무 먼 이야기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관행이잖아’, ‘난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할 뿐이야’,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어’라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중독 사회를 깨뜨리려면 그저 그런 해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정책 같은 ‘과감한 조치’ 이전에 아예 사회 체질을 바꿀 ‘과감한 발상 전환’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온 구절은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격언일지 모르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에게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생명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생계·의료·주거급여 차별받는 청춘들… 어른이면 청년을 품어라

    생계·의료·주거급여 차별받는 청춘들… 어른이면 청년을 품어라

    노인 빈곤·저출산 직결되는 청년 빈곤… 청년·기성세대·전문가 한자리에 모이다 청년 빈곤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가 없어 청년의 독립이 늦어지면, 그 짐은 부모 세대로 고스란히 전가된다. 지난해 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 14% 이상)로 진입한 상황에서 ‘가난의 대올림’은 노인 빈곤의 확산을 가속화하는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불안한 일자리와 월세에 허덕이는 청년들은 이미 연애와 결혼,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은 0.97명을 기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우리나라 저출산의 원인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출산율이 1.05명으로 유지될 때 2060년 국내총생산(GDP)은 3.3~5.0% 감소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앞면과 뒷면의 구분이 무의미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청년 빈곤은 노인 빈곤과 저출산으로 직결되고 결국 우리 사회의 활력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서울신문은 지난달 19일 광화문 본사에서 기현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장,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과 함께 대담을 진행했다. 청년은 일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거급여 등 주요 복지 대상에서 차별받고 있는데, 이 지점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청년 빈곤 →우리 사회 청년 빈곤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 위원장 청년 빈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게 문제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청년은 빈곤하지 않다. 단지 소득 빈곤으로 청년 빈곤을 얘기할 수 없다. 기성세대가 열심히 일해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불가능하다. 심리적 빈곤도 논의돼야 한다. 소득이 낮고, 저학력 청년일수록 사회적 관계 단절이 쉽다. 문화자본과 관계자본 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소득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청년 세대 내에서도 빈곤 청년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의욕이 상실되며 빈곤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최 소장 과거가 성장시대였다면 지금은 성장이 거의 멈췄다. 청년 빈곤은 과거와 양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엔 열심히 일하면 월세, 전세, 자가로 한 걸음씩 상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거 사다리가 끊겼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부터 그랬다. 그때 가난한 청년은 지금 가난한 중년이 됐고, 그들의 자녀가 지금의 20대다. 지금의 중년들이 자녀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오랜 시간 누적된 빈곤의 결과다. 문제는 다른 아동, 노인 빈곤과 달리 청년은 가정의 책임으로 여전히 두고 있다. 사회는 바뀌는데 기성세대 인식이 바뀌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다.-기 센터장 청년 빈곤을 해석할 때 다차원이라는 키워드가 제일 중요하다. 소득 부족에서 발생하는 박탈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서울시 청년수당을 시작할 때 ‘청년에게 시간을 드립니다’라는 키워드를 사용했다. 청년들은 시간 빈곤을 느꼈고,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이 없었다. 시간 빈곤에 처한 청년은 사회적 관계에 쏟을 여력이 없었다. 인적 자본도 굉장히 줄고, 자신의 선택지도 줄 수밖에 없었다. 악순환이 발생하는 구조다. 일본에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 최근 청년 나이를 40세로 본다. 우리 사회도 그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주거 빈곤 →가난한 청년이 독립해 처음 마주하는 건 주거 빈곤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최 소장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1960년대 산업화 시대에 공장과 대학을 늘리면서 청년 주거 문제는 신경을 안 썼다. 미국 등 선진국은 대학을 만들면 기숙사는 의무로 지어야 한다. 주거 문제를 학생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의무가 없다. 주거 문제의 책임을 중앙정부와 지자체만 지면 안 된다. 대학과 기업 모두 나눠서 져야 한다. 교육부가 대학평가를 할 때 기숙사 수용률도 평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원, 구청장들도 나서야 한다. 청년 주거 지원 대상도 잘못됐다.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신혼부부가 주요 대상인데, 이미 자기 집을 소유한 이들이 44.7%(2017년 주거실태조사·청년가구 19.2%)다. 전체 가구의 자가 점유율이 57.7%인 것을 고려하면 10% 올려 주려고 국가가 힘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또 고시원 사는 청년 지원책은 거의 없다. 주거급여도 이달부터 부양의무제가 폐지돼 본인이 가난하면 주거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청년은 대상이 아니다. 부모가 수급자면 독립한 청년은 수급 대상이 아니다. 청년은 주거 문제에서만큼은 사회적 왕따를 당하고 있다. -김 위원장 주거 빈곤 당사자로서 서울 와서 8년간 다섯 번 이사했다. 지금도 5평 원룸에 산다. 그런데 청년 주거 정책은 전혀 나아지지 않은 걸 체감한다. 서울에서 안정된 공간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노동에 근로기준법이 있듯 주거에도 최저주거선에 대한 법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기 센터장 서울시가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추진하다가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면에는 집값 문제가 있다. 청년들만 집단으로 살면 시끄러워서 주변 집값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주택 공급에서 청년만 따로 분리하면 안 된다. 청년, 노인, 장애인 분리하지 말고 통 합해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특정 세대만 공격받는다. 주거수당을 (일정 기준을 적용한) 급여 말고 전면적으로 도입했으면 좋겠다. 서울시가 청년을 대상으로 전세자금대출을 고민하고 있는데, 주택 공급 물량도 늘려야 월세 상승을 낮출 수 있다. -최 소장 전·월세 상한제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 특히 서울은 시급하다. 뉴욕도 민간임대주택의 3분의2가 상한제 규제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주거 정책이 결정되는데, 지자체에도 정책의 권한을 줘야 한다. 서울시장에게 서울의 전·월세 임대료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임대시장 규제는 선진국에선 상식이다. #청년 실업 →청년실업이 문제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기 센터장 일자리의 질과 조직, 문화 모두 중요하다. 여성 청년은 성적 불평등을 겪을 때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6개월간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들은 진로를 탐색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일자리 결정에서 자기결정권이 높아지면 청년 스스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힘이 커진다.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이 점차 늘어나야 한다. -김 위원장 정권이 바뀌어도 청년을 바라보는 관점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나마 전 정부처럼 중동에 가란 말을 안 하는 게 다행일 정도다. 고용보험제도를 고쳐야 한다. 지금 청년 세대에게 평생 직장은 무의미하다. 이직이 잦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청년 노동의 특성인데 자발적 이직에 따른 실업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은 청년이 10명 중 1명(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청년 실업자 가운데 수급 비율은 2014년 기준 3.1%)도 안 된다. 가난한 청년일수록 기술 발전으로 위협받을 확률이 높다. 직업훈련을 받기 어려워 단순노무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질 좋은 직업훈련을 제공할 수 있는 공공정책이 필요하다. -최 소장 우리 때만 해도 석사만 따면 연구원에서 정규직 취직이 가능했다. 지금은 박사 학위를 받아도 안 된다. 예전엔 고등학교만 나와서 성실히 일하면 평생 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청년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 판이 바뀐 것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본소득 보장 →청년 빈곤에서 기본소득 보장은 의미가 있을까. -최 소장 기본소득을 논의하기에 앞서 기존 복지 틀에서 청년을 배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새로운 논의도 좋지만 이 지점부터 우선 논의를 해야 한다. 청년들도 가난하면 연령 차별 없이 급여를 받아야 하는데, 청년 대부분은 가난해도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못 받는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청년은 부모와 함께 묶여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초 복지가 가난한 부모에게만 쏠려 지급되는 형태다. 시행령을 보면 30세 미만 년은 지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교육이나 취업준비 때문에 서울에 와서 따로 살아도 별도 가구로 집계가 안 된다. 통계청은 두 가구로 집계하면서 기초생활보장 대상으로는 한 가구로 분류한다. 서울에 사는 청년과 지방에 사는 부모가 동시에 기초급여를 신청하면 한 가구만 받을 수 있다. 불합리한 조항이어서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수정하지 않고 않다. -기 센터장 청년수당 도입 초기에 대상을 선정할 때 가구소득 기준을 두지 않았다. 미취업 기간만 뒀다. 낙인을 찍지 말자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중위소득 150% 이하로 기준으로 둔다. 청년 세대 안에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청년끼리도 자산, 소득 격차가 심하다 보니 보편적 수당 지급에 대한 합의가 안 되고 있었다. 부모의 부가 청년에게 이어지고 있고, 청년 세대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어 빈부격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본소득으로 청년 빈곤 문제를 돌파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저소득 청년에게 실업수당과 주거수당 같은 다층적 지원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 다양한 시도 차원에서 기본소득은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우선순위는 필요해 보인다. 청년 세대는 양극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격차를 줄이려면 다층적 복지 정책이 나와야 하고, 더 열악한 청년에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수당은 전국적 확대가 필요하다. 서울시 모델이 바람직하다.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가난한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지원도 있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2007년 ‘88만원 세대론’이 등장했을 때 우석훈 박사는 ‘짱돌이라도 던져라’라고 충고했다. 지금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기 센터장 청년들이 이보다 얼마나 더 짱돌을 던져야 하나. 이미 온몸으로 던지고 있다. 사회 진입, 결혼,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이보다 어떻게 더 던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청년들의 몸부림을 외면하고 있는 거다. 청년들은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사는 거다. 살기 위해 안 맞는 사회와 제도에 몸을 끼워 맞추고 각자도생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이 각종 정책에 참여할 기회를 대폭 열어 줘야 한다. 각종 사회적 기구에 청년 참여를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짱돌을 던질 것만 요구하지 말고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해 줘야 한다. -김 위원장 짱돌은 혁명을 의미하는데, 1980년대 혁명 방식은 믿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청년에게 권한을 많이 줘야 그게 가능할 것 같다. -최 소장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기성세대가 알아줘야 한다. 어른이면 청년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0대 청년 중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20대라고 주거급여를 안 주는 것도 문제다.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저같이 목소리를 내는 기성세대는 사회적 힘이 없다.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특별취재팀 이성원·홍인기·민나리 기자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뉴스 in] ‘청년 빈곤 해결’ 어른이 나서라

    ‘2018 청년빈곤 리포트 - D급 청춘을 위하여’가 6회로 끝난다. 연재 기간 내내 온라인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어떤 이는 ‘좋아요’를 눌렀지만, 다른 이는 ‘화나요’를 클릭했다. ‘절박하다’는 공감 속, ’애들의 배부른 소리’라는 힐난도 터져 나왔다. 연재는 끝났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변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D급 청춘’ 전문가 셋이 모여 청년빈곤 대안을 모색했다.
  • 영국, 이달부터 의료용 대마초 사용 합법화…처방 가능

    영국, 이달부터 의료용 대마초 사용 합법화…처방 가능

    영국이 현지시간으로 11월 1일부터 의료용 대마초 처방을 합법화 했다. 의사의 처방전을 가진 환자라면 이제 합법적인 대마초 치료가 가능하다. BBC 등 현지 언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내무장관은 이미 지난 달 합법적인 의료용 대마초 처방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특정 질병 및 환자에 한해 합법적 처방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국제개발기구인 ‘보건 및 빈곤 퇴치를 위한 행동’(Health Poverty Action)은 지난 여름 보고서에서 영국이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연간 10억~35억파운드(약 5조 206억원)의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관련 범죄를 줄여 경찰, 법원, 감옥, 보호감찰 등에 사용되는 비용도 절감하는 동시에, 치료용으로 대마초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도 많았다. 간질이나 뇌전증 등을 앓는 어린 환자에게 예외적으로 대마초 처방전이 내려지긴 했지만, 이를 합법화 할 경우 대마초 접근성이 좋아져 범죄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아 논란이 이어졌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등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정도의 간질을 앓는 어린 환자 ▲항암화학치료를 받은 디 구토와 메스꺼움을 느끼는 성인 환자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근육긴장을 보이는 성인환자 등 특정 환자에게만 대마초 치료제 사용을 허가하겠다고 결정했다. 대마초 치료제는 알약이나 캡슐, 오일 형태로 지급되며, 대마초에 함유돼 있으며 위 질환의 호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항정신성 물질(THC) 및 카나비디올(CBD)이 적절하게 혼합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9개 주가 의료용뿐만 아니라 기분전환용(기호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 했으며, 캐나다 역시 의료용·기호용 대마를 합법화 한 상황이다. 대마를 전면 합법화한 국가는 우루과이에 이어 캐나다가 두 번째이며,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국가는 이스라엘, 호주, 독일,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등 29개국이다. 태국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계획을 밝혔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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