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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에 쏜 최루가스 강한 역풍 타고 도리어 경찰 덮쳐

    시위대에 쏜 최루가스 강한 역풍 타고 도리어 경찰 덮쳐

    시위대에게 쏜 최루가스가 강한 역풍을 타고 도리어 경찰을 덮쳤다. 데일리메일은 18일(현지시간) 의회 앞에서 농성 중이던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살포한 불가리아 경찰이 생각지 못한 강풍에 ‘자승자박’ 하게 됐다고 전했다.지난 주말 불가리아에서는 ‘부패와의 싸움’과 ‘직접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의 격렬한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를 강타한 ‘노란 조끼’ 시위가 유럽국가로 번지면서 불가리아 시위대도 부패와 저임금, 빈곤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불가리아 경찰은 이날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를 살포했지만 강한 역풍에 도리어 최루가스를 뒤집어썼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꼴이 된 불가리아 경찰들은 생수로 눈을 씻어내며 한참을 괴로워했다. 이 모습은 SNS를 타고 번지면서 불가리아 시위대에게 비웃음을 샀다. 불가리아 당국은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경찰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불가리아 내에서는 최루가스로 시위대를 진압하려 한 것은 과도했다는 비판과 바람의 방향조차 고려하지 않은 것은 경찰의 미숙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Btvnovinite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취업난·빈곤 때문에”… 20대·70대 조울증 환자 급증

    “취업난·빈곤 때문에”… 20대·70대 조울증 환자 급증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조울증’ 환자가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20대와 빈곤에 허덕이는 70대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 70대· 20대 순으로 증가율 높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조울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2013~2017년)간 전체 환자는 21.0% 늘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4.9%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70대 이상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12.2%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8.3%로 뒤를 이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제 막 노년기로 접어든 60대 환자 연평균 증가율도 7.2%로 나타나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3년만 해도 1만 491명이던 20대 환자는 2017년 1만 4424명으로 3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70대 환자는 8770명에서 1만 3915명으로 58.7% 늘었다. 반면 다른 연령대보다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30~50대는 조울증 환자 연평균 증가율이 2% 안팎에 머물렀다. 생계 불안과 스트레스가 사회 취약계층을 병들게 하는 셈이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20대는 흔히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지만 최근 무한경쟁으로 인한 극심한 학업·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국내 2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70대 이상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선 “젊었을 때 조울증 진단을 받고 노년기에 접어든 경우가 많아졌고 노년기에는 가까운 이들의 사별, 신체 질병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 조울증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자살률과 빈곤율이 매우 높다. ●여성이 남성의 1.4배 “임신·출산 영향” 성별로는 전 연령층에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1.4배 많았다. 이 교수는 “예전에는 남녀 관계없이 동일한 조울증 유병률을 보인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연구를 보면 여성의 유병률이 좀더 높다”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늙으면 가격만 따진다고? 노인에 대해 모르는 말씀!

    늙으면 가격만 따진다고? 노인에 대해 모르는 말씀!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조지프 F. 코글린 지음/김진원 옮김/부키/488쪽/2만원 케첩으로 유명한 세계적 기업 ‘하인즈’는 틀니 착용 노인이 ‘거버’의 이유식을 사 먹는다는 한 조사결과를 눈여겨본다. 이후 10년간 연구해 야심차게 신상품을 출시한다. 재료를 으깨 만든 노인 전용 통조림 57가지다.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제품에 대해 “미국 60세 이상 노인이 2300만명이나 되는데, 이들이 15년 동안 이 제품을 찾게 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결과는 아주 참담했다. 노인들이 제품을 사지 않아 결국 관련 사업도 접어야 했다. 제품이 팔리지 않은 이유가 무얼까. 노인들이 거버 이유식을 살 때 ‘손자 주려고 산다´고 변명하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노인 전용 통조림을 산다는 것은 곧 “저는 늙고 가난하고, 게다가 이도 성치 않아요”라고 스스로 광고하는 꼴이다. 그러니 자존심을 내동댕이치면서까지 이 제품을 집어들 노인은 없었을 것이다.우리는 노인에 대해 경제력이 부족하고, 그래서 물건을 살 때 가격을 더 따진다고 생각한다. 건강에 더 신경 쓰느라 디자인은 개의치 않으리라 여긴다. 사고력이 무뎌져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은퇴 이후에는 실버타운에서 편안하게 쉬길 바란다고도 생각한다.●고령화 시대, 새로운 시니어 시장 열려 신간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저자는 이런 노인에 관한 편견을 ‘노령담론’이라 이름 붙인다. 노인을 디자인이나 다른 요소는 따질 겨를 없는 중환자 등과 동일시하는 데에서 오는 오류다. 50세 이상을 위한 기술과 디자인을 연구하는 메사추세츠공대(MIT) 에이지랩 창립자이자 20년 동안 연구소를 운영한 저자는 고령화에 따라 새로운 시니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기업이 이 노령담론의 벽에 막혀 제대로 된 상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허둥거린다고 지적한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광고주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서 쓴 돈은 다른 연령 집단을 모두 합친 것보다 5배나 많았다. 반면 전체 기업의 31%가 고령화에 대비해 시장 조사와 판매 계획을 고려했고, 고령층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 전략을 세운 기업은 15%에 불과했다. 저자는 노인들이 젊은 시절에 비해 신체상 한계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하며 상품을 사용할 것이라 생각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또 노년을 안락한 여생을 보내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시기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인을 사회로부터 분리하고 그들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노령담론부터 우선 깨라는 이야기다. 그러려면 노인들의 사회적, 문화적 욕구에 우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예컨대 세스 스턴버그가 어머니의 간호인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은 간호 서비스 ‘아너’가 이런 사례다. 제대로 된 간호인을 연결해주는 이 서비스는 특히 간호의 고수들만 선별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종전의 3시간 단위의 서비스를 1시간 단위로 신청할 수 있게 세분화해 성공했다. 저자는 또 노인을 보살피거나 간호하는 사람이 대개 여성이라는 사실, 그리고 가족 전체의 소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도 대체로 여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의 의견을 더 경청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0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스티치’ 어플은 성적 만남을 의도한 다른 온라인 데이트앱과 달리 여성의 취향에 맞는 친구를 사귀도록 유도해 성공했다. ●노인의 사회·문화적 욕구에 귀 기울여야 노인이 은퇴하고 따뜻한 해가 내리쬐는 바닷가로 이사할 것이라는 추측을 보기 좋게 깨뜨린 ‘비컨힐 마을’도 좋은 사례다. 노인들은 굳이 번거롭게 거주지를 옮겨 사회와 분리되어 살길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인들만 가득한 노인 공동체 역시 대안이 아니다. 비컨힐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면서 요긴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운전, 수리, 장보기, 애완동물 돌보기와 같은 일을 힘들어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책은 노인 관련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른 나라보다 고령화가 빠른 데다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달리는 우리에게 이 문제는 더없이 절박하다. 노인을 위한 좀더 제대로 된 정책을 비롯해 좀더 나은 물건들이 나올 수 있게 우리부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어차피 나도, 당신도 곧 늙을 테니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센징, 꼬레아노 그리고 한국인 -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조센징, 꼬레아노 그리고 한국인 -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

    # 이민의 역사 :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 항으로 떠나다. “나두야 가련다. / 나의 이 젊은 나이를 / 눈물로야 보낼거냐.”<박용철, 떠나가는 배 中에서, 1930> 시인 박용철(1904-1938)은 일제강점기 당시 조국을 떠나야 되는, 떠날 수 밖에 없는 조선 젊은이들의 눈물을 <떠나가는 배>를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 이주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되었는 데, 재외한인으로서의 첫 해외 이주 공식 기록은 1903년 1월 13일로 남아 있다. 당시 101명의 조선인들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이민'의 형태가 아니라 ‘계약 노동자’의 신분으로 호놀룰루 항에 도착하였고 이후 1905년까지 약 7,226명의 조선인들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물론 1800년대 후반부터 많은 조선인들이 삶의 터전을 찾아 유랑민의 형태로 만주나 연해주, 러시아 등지로 이주한 비공식적인 기록도 남아있다. 격동하던 20세기 초 조국을 떠나야 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는 곳, 인천의 한국 이민사 박물관이다.우리나라의 이민의 역사는 크게 4단계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바로 1860년대부터 한일강제병합이 일어난 1910년까지다. 이 시기는 구한말의 농민, 노동자, 동학 농민 운동에 참가했던 수많은 민중들이 기근, 빈곤, 압정을 피해 만주, 연해주, 하와이, 멕시코, 쿠바로 경제유민(流民)의 형태로 이주하였다. 이중 중남미로의 이주는 1905년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에네켄 농장의 계약 노동자로 1,033명이 떠난 것이 시작이며, 이들 중에서 300여명이 다시 1921년에 경제난을 피해 쿠바로 재이주한 기록이 남아있다.하지만, 본격적인 재외 한인 이주는 일제 강점기 시기인 1910년부터 1945년까지로 본다. 바로 두 번째 시기다. 이 시기에는 일제로부터 토지와 생산수단을 빼앗긴 농민과 노동자들이 만주와 일본으로 대거 이주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난민들과 독립 운동가들이 중국, 러시아, 미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다.특히 1931년의 만주사변과 1932년의 만주국 건설을 계기로 일제는 만주 지역에 25만명에 이르는 한인들을 강제로 집단이주시킨다. 또한 일본에는 1937년 중일전쟁과 1941년 태평양전쟁을 계기로 대규모 한국인들이 광산, 전쟁터로 강제 이주를 하였는데, 1945년 8월까지 약 230만 명이 이주하였다. 이후 일본의 패전이후 한인들이 조국으로 귀환하자 급속히 감소하여 1947년에는 598,507명으로 급감하였다. # 나라 잃은 딸들의 절규, 8만 명이 종군위안부의 이름으로 이중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가 등장한다. 일제는 1937년 중일전쟁을 개시하면서 전선확대에 따른 병력과 일본 본토의 전시산업을 지탱할 노동력 확보가 필요하게 되자 1938년 4월에 국가총동원법을 발표한다. 바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1945년까지 조선인 노동자징발과 학도징용이 이루어졌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강제 연행된 조선인 숫자만 724,787명에 이르고 여기에 군인, 군속 365,263명을 합하면 조선인 강제연행자 수는 100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다. 물론 공식적인 기록이어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들이 강제 이주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런데 당시 일제는 ‘여성자원봉사대’라는 명목으로 20만 명의 여성을 전시 준비에 동원하였다. 이 중에서 소위 ‘종군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여성이 공식 기록으로만 8만 명에 이른다. 따라서 ‘종군위안부’ 이주 기록은 우리 민족에게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해외 강제 이주 역사의 가장 비극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재외 한인 이주 세 번 째시기는 1945년부터 1962년까지다. 이 시기에는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발생한 전쟁고아, 미군과 결혼한 여성, 혼혈아, 학생 등이 입양, 가족재회, 유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 또는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시기는 1962년부터 현재까지다. 1962년에 한국정부는 남미, 서유럽, 중동, 북미로 집단이민과 계약이민을 시작하였는데, 최초의 집단이민은 1963년 브라질로 103명의 농업 이민자들이 떠난 것이었다. 이후 독일로의 광부, 간호사 이민, IMF 외환위기 시절의 이민, 최근의 취업 이민 등으로 해외 이주의 역사는 계속 이루어져 오고 있다.바로 이러한 재외 한인 이주 역사의 기록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바로 인천에 위치한 이민사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첫 공식 이민의 출발지였던 인천에 2008년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축면적 4천100㎡ 규모로 만들어진 이민사박물관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100년의 재외 한인들의 고단한 이민 역사를 잘 담아 놓고 있다. <인천 이민사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월미도에 갈 일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해도 좋다. 역사적인 의미가 풍부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방문. 3. 가는 방법은? - 지하철 인천역 하차→ 버스 45번 승차→ 해사고등학교 앞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 생각보다 오래된 이민 역사. 특히 일제 강점기 시절의 강제 동원 역사.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특색있는 박물관으로서 의미가 풍부한 곳인데 비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 이주한 우리 민족의 역사. 우토로의 사진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박물관 바로 앞이 월미도 관광지구다. 많은 식당과 횟집, 카페들이 있어 먹거리 걱정은 없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icmuseum.incheon.go.kr/articles/13446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월미도 관광지구, 차이나 타운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던 우리 민족의 아픈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지금은 재외국민이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 선거를 할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내 아이가, 우리 아이가 주입식 암기교육·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 병들고 아파하는데 침묵할 수 없었고요. 아파하는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경쟁교육 더 이상 못하겠다고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들이 해직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참교육학부모회 창립은 왜곡된 교육열로 아이들을 고통 속에 방치했다는 자성의 외침이었습니다. 아이들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해주고자 학부모들이 나선 거지요.”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 신임회장의 일성이다. 실수실행(實修實行). 즉 아는 것을 실천하는 진정한 지성인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교육 민주화에 헌신한 그의 모습에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소설이 생각난다. 유럽 선진국과 OECD 국가의 50% 이상이 법으로 금지하고 실시하는 ‘취학전 문자교육 금지’를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이 유일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결정하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발표를 보며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라는 나 회장.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제도, 그리고 사회 풍조를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내 아이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선각자의 길을 걸어온 나 신임회장을 만나 교육 민주화와 21세기 참교육에 대한 그의 소신을 확인하며 ‘없던 길을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된다’는 말이 새삼 지혜로 다가온다. 편집자 주→양육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지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학교급식만큼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지방 곳곳 급식업체 실사를 다니며 학교 참여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바쁘다 보니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수업준비물을 빠뜨리는 일, 받아쓰기를 챙겨주지 못 하는 일 등 손길이 느슨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 애나 잘 챙기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교사나 주변의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를 오직 ‘한 아이의 부모’, 가장 사적인 존재로만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더 힘들었던 것은 능력주의 신화를 의심 없이 강요하는 교육시스템과 거기에 무기력하게 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는 우리 교육 현장과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는 초등 저학년부터 매번 시험점수로 친구와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아예 칠판에 학급 등수를 써놓고 복도에 전교등수를 기록합니다. 소고기 등급 나누듯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잘한 자에게는 보상을 주고, 못한 자는 루저 취급하는 것을 당연시 여깁니다. 학교 교육과정 내내 아이들은 시험점수만이 개인의 역량을 파악하는 도구라는 ‘능력주의’ 프레임에 익숙해집니다. 내 아이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학부모운동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연대와 참여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했습니다. →참교육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활동하면서 느꼈던 보람은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학교학부모회는 제가 아는 어떤 조직보다 비합리적이었어요. 자원하지 않은 자원봉사, 공교육이라면서 걷는 찬조금, 결산보고도 없는 예산 운영 등이 보편화된 사업방식이었어요. 19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키운다는 비판을 하잖아요. 그야말로 19세기 학부모회였지요. 그런데 의외로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교육혁신을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있어요. 교육혁신을 위한 큰 무기이자 힘이죠. 교육의 변화를 위해 누군가 여기까지 끌어왔구나, 내 몫의 참여와 개혁을 외면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공급받기 위해 참교육학부모회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학생인권조례, 학부모회지원조례, 친환경 무상급식, 불법 찬조금 금지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제왕나비를 떠올렸어요. 제가 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해준 최고의 선물은 교육운동을 한 것, 우리 세대와는 다른 출발지점에 서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발자취를 이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함께 ‘참교육학부모회’라는 지속가능한 활동에 함께 하는 학부모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계단 덕분에 뒤에서 오는 누군가는 좀 더 쉽게 올라갈 거고, 저 역시 누군가가 쌓아놓은 계단을 딛고 덜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30년 역사의 참학은 87년 6월항쟁 이후 교육 민주화와 궤를 함께한 듯합니다. 기간의 역사와 활동에 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됐는데 이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해직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는 우리가 지킨다’라며 선배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했지요. ‘전교조 탄압저지 및 참교육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시민사회와 함께 결성했습니다. 전교조합법화 집회에 나갈 때면 많은 협박이 있었다고 해요. 심지어 장학사가 와서 시비를 걸기도 했고 선배님들은 거리에서 집회 현장에서 수시로 연행되었답니다. 1989년 9월 22일 창립대회가 열렸던 향린교회를 전경들이 원천봉쇄하였는데 450여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그 수보다 전경과 사복경찰이 더 많았대요. 학부모가 두려웠나 봐요. 오늘날에는 당연한 것이 그때는 불온시 되던 엄혹한 시절이었지요. 창립과 동시에 ‘육성회비 반환청구소송’을 했어요. 소송으로 육성회비는 수업료와 다른 잡부금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으나 재판에는 패소했어요. 그러나 이후 육성회비는 폐지되었습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가 ‘불법찬조금신고센터’를 설치해서 부당한 찬조금과 촌지 요구에 대해 제보를 받았었는데 어찌나 제보가 많았던지 당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감사청구도 하고 고발도 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데 근거자료가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참교육학부모회 하면 촌지 없앤 단체’라고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촌지로 인한 고통이 컸다는 반증이라 봅니다. 그 외에도 학교급식법 개정 및 무상급식운동,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등등 다양한 일들을 했습니다. →최근 참교육학부모회가 중점을 두는 활동은 무엇인지요.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지요. 학교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이 산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하고 지원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한 텅 빈 학교운동장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넓은 운동장 한켠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불렀어요. ‘와글와글 놀이터’는 그렇게 태어났어요. 놀이터를 지켜주는 학부모를 ‘놀이터 이모’라고 불렀어요. 저희는 운동장에서,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기꺼이 놀이터 이모가 되려 합니다. OECD 35개국 중 만 19세에 선거권을 갖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에요. 오스트리아는 만 16세에 선거권을 갖는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선거권도 안 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심한 모순이죠.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선거연령 18세 미만 하향, 정치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정당법개정, 어린이 청소년인권법 제정, 학생인권법제정 운동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신임회장으로서 포부와 하시고자 하는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 중에 동엽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가 침몰하는 배에서 하던 말 “나는 꿈이 있는데, 살고 싶은데” 동엽이가 펼치지 못한 꿈,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과거 정권에서 우리 아이들은 꿈꿀 틈이 없었어요. ‘고교다양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줄 세우고 고등학교 입시부터 아이들을 경쟁시키기에 바빴죠.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없이 바로 입시정글에 내던져진 셈이지요. 다행히도 국가교육회의 중심으로 미래 교육을 제시하는 2030교육체제를 마련 중에 있습니다. 입시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올해는 참교육학부모회 30주년입니다. 그 역사를 기록하고 총정리하려 합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교육계와 다양한 사회의 지성들과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하려 합니다. →현 정부 취임 1주기를 맞이하여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를 보냈다는데요. -세월호참사로 250명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그 아이들이 유예시킨 꿈을 생각하며 진도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대학이라는 세월호’에 갇혀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사 호소하기 위해 글을 올렸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의 가치가 교육에 녹아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발표했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교육 시장에 정부가 굴복했다고 봅니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시장과 거기에 영합하는 교육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거죠. 또한 부모의 비능력적 요소의 격차를 없애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 대한민국의 참교육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체제는 국가책임이 빈곤한 공공성 부재 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내 자식의 교육은 학부모의 각자도생과 경쟁우위라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으며 학력과 학벌이 계층상승의 주요한 수단이 되어 입시 중심 교육이 지배해 왔습니다. 이는 경쟁과 수월성(秀越性)과 소비자 선택권 추구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체제가 우리 교육의 골간이 되어버린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교육선택권이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가 비싼 사회로 유명한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사회공공성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유럽 나라들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연대 의식이 보편화되고 공동체는 활성화됩니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단순히 교육비 부담의 문제가 아니며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는 참교육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저소득노인 집에서 의료급여로 돌봄서비스

    전담 의료기관 연계… 임대주택 제공도 저소득 노인이 요양병원에서 퇴원해 집에서 방문 의료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在家)의료급여 시범사업’이 오는 6월부터 2년간 시행된다. 대상은 65세 이상 의료급여 수급자 100명이다. 보건복지부는 6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한 노인 중 집으로 돌아와 생활하길 원하는 이들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대개 병원에 오래 입원한 노인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 ‘돌봄 절벽’에 맞닥뜨리게 된다. 수시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니 집에 있어도 불안하고, 홀로 사는 노인은 식사조차 해결하기 어렵다. 임은정 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장은 “노인을 돌볼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돌볼 여유가 없는 빈곤층은 원하지 않게 살던 곳을 떠나 병원이나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봐도 4개월 이상 장기 입원한 의료급여 수급자의 약 48%가 의료적 치료보다 돌봄·주거, 통원 치료와 식사 불편 문제 등을 해결하려고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급여 수급 노인에게 의료, 이동지원, 식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담 의료기관을 연계해 의사·간호사·의료사회복지사·영양사가 한 팀으로 움직이며 실시간으로 의료·영양·외래 이용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에게는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노인돌봄서비스, 일상생활지원서비스 등을 우선 연계해 준다. 부족한 부분은 의료급여를 활용해 많게는 월 36시간 추가 지원한다. 퇴원하길 원하나 돌아갈 집이 마땅치 않은 노인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의료급여관리사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며 개인 맞춤형 돌봄 계획을 수립한다. 현행법상 의료급여는 의료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어 복지부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시범사업은 노인, 정신질환자, 장애인 등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돌봄·주거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의 일환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기는 중국] 정치행사 양회 참석한 성룡, 빈민 농가 대변인 자처하다

    중화권 대표 배우 청룽(성룡)이 ‘빈민 농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화제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两会)가 한창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습을 드러낸 성룡은 최근 “빈민 농가가 발전할 수만 있다면 전국에 있는 농민 친구들을 위해 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5일 시작된 양회에서는 특히 중국의 문화,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성룡의 ‘빈민 농가’의 입장을 자처, 대표하겠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는 분석이다. 매년 이 시기 전국인민대회대회(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구위원회 회의에는 약 5000여 명에 달하는 각 분야 소속 위원들이 베이징에 집결한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중국 문화계의 현안을 논의, 업무 보고 하는 자리에서 일명 ‘탈빈곤전략 행동 정책’이라는 주제의 화두를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룡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6월 산시성(山西) 따둥시(大同市)에서 진행했던 영화 촬영 시 경험한 빈민 농가의 현실이 매우 참혹했다”고 회상, “영화인으로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감히 빈민 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경험하지 못했던 부족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를 위해 한 걸을 더 나아가려는 젊은 청년 농민들을 보며 이들을 대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농업에 대해 열정적이고 진실한 농민들의 모습을 보연서 이들을 돕기 위해 농가의 대변인을 자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약 1660만 명에 달하는 빈곤 농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통계국은 올 초 시진핑 주석을 주축으로 구성된 제18대 중앙당 집권 이후 전국 농촌 빈곤 인구수는 총 8239만 명 이상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기준 중국 전역에 거주했던 농촌 빈곤 인구수는 약 9899만 명 대비 2018년 12월(1660만 명)까지 총 8239만 명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성룡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중국 전역에 소재한 29곳의 빈곤 농업 지역을 찾으며 국가의 빈곤 퇴치 정책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그는 이 시기 약 10만 ㎞에 달하는 빈곤 농가 돕기 사업 강행군을 직접 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룡은 “평생 영화를 촬영하고, 배우로 사는 것에만 집중하고 살았다”면서도 “빈곤 농가와 농민들을 돕는 공익적인 업무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게 열정과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빈곤 농가라고 할지라도 각 지역에는 오랜 민속 문화와 현지에서 통용되는 특색 있는 먹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시켜서 일반 대중에 알릴 수 있다면 좋은 관광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성룡이 대표로 몸담고 있는 영화사 JC 그룹 측은 최근 빈곤 농가가 밀집한 전국 각 지역을 대상으로 영화 촬영, 광고 촬영, 엔터테인먼트 사업 장소 등의 목적지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성룡은 “지금껏 내가 몸담아 왔다는 점에서 가장 익숙한 영화 사업을 통해 빈곤 농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해당 지역을 찾아 이들이 가진 특색 있는 문화를 일반에 쉽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대중의 빈곤을 퇴치하는 것은 곧 국가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더 많은 영화사들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열정과 믿음을 가지고 국가의 빈곤 퇴치 사업에 관심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룡은 현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자격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정협 참석 자리에서 양회 참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을 향해 “대단하다, 내 나라”라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성룡이 참석해오고 있는 양회는 전인대와 정협 등 두 개 회의로 구성, 유력 정치인과 군인으로 구성된 전인대와 비교해 정협에는 영화감독 펑샤오강, 배우 성룡, 텅쉰(腾讯)의 창업주 마화텅 회장, 샤오미(小米) 레이쥔 회장 등 민간 영업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올해 양회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중심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사설] 국민 81%가 찬성한 안락사 도입, 공론화할 때다

    서울신문의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 연재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지는 조력자살을 허용하고 있는 스위스 현지 취재를 통해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인 2명이 스위스에서 자발적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같은 방식의 죽음을 스위스에서 준비 중인 한국인이 107명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우리는 효를 중시하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죽음을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본인이나 가족 동의로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일명 존엄사법)이 지난해 2월부터 시행 중이나 존엄사를 스스로 결정한 환자는 30% 정도다. 연명의료 중단을 동의한 유족들은 여전히 죄책감에 시달린다. 존엄사를 둘러싼 법과 현실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본지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8명은 안락사 허용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1년 전 조사보다 15% 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절반 정도는 ‘죽음의 선택도 인간의 권리’인 만큼 진통제로도 질병의 고통을 덜 수 없을 때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생의 욕망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근원적인 본능이다. 환자에게 영양분 공급을 중단하거나 치명적인 약물을 주입하는 안락사의 제도화는 부작용도 적잖다.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수 있는 데다 제도의 악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의학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생명 연장의 선물을 선사한 반면 존엄을 유지할 수 없는 순간에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환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극단적인 고통에,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에 시달려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곤을 겪다 못해 10만명 중 50명이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게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다. ‘웰다잉’에 대한 공론화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까닭이다. 존엄사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제도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존엄한 삶 못지않게 존엄한 죽음도 소중하다.
  • [월드피플+] 6명 고아 키우며 평생을 바친 100살 독신 할아버지의 삶

    [월드피플+] 6명 고아 키우며 평생을 바친 100살 독신 할아버지의 삶

    6명의 고아를 키우며 한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100살 할아버지의 사연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하얼빈 TV는 지난 4일 100세 생일을 맞은 펑윈송(彭云松)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은 1954년 당시 35살의 펑 씨가 철길 위에서 굶주린 8살 남자아이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금세 쓰러질 듯 굶주린 아이에게 만두를 건넨 펑 씨는 차마 아이를 두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나랑 함께 가자꾸나”라고 말하며 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15년간 그는 5명의 남자아이와 1명의 여자아이를 집에 들였다. 모두 버림을 받거나 부모를 여읜 채 오갈 데 없는 고아들이었다. 이렇게 각기 성이 다른 6명의 아이는 한집에 살면서 가족이 되었다. 펑 씨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하얼빈의 공사장에서 막노동하거나, 폐지를 주우며 돈을 벌었다. 1954년 당시 한 달 월급은 30위안(한화 약 5000원)에 불과했지만, 귀갓길에는 늘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들고 왔다. 또 누가 맛있는 걸 주면 잘 간직했다가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먹였다. 아이들은 날마다 아빠가 돌아오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동네 어귀에 푸른 작업복을 입은 아빠의 모습이 보이면 6명의 아이는 한꺼번에 달려가 아빠를 맞았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나눔의 기쁨은 컸다. 한번은 중추절에 펑 씨가 받은 월병이 하나뿐이었다. 펑 씨는 월병 하나를 6조각 내어 아이들에게 한 조각씩 먹였다. 아이들은 평생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그 시절 나누어 먹었던 작은 월병 조각을 꼽는다. 펑 씨에게는 한가지 신념이 있었다. 아이들을 비단 먹고, 입히는 것뿐 아니라 제대로 교육을 받도록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비록 가난했고, 아이들 학비를 벌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지만, 아이들을 돈벌이에 동원하지 않았다. 한번은 아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폐지를 줍다가 펑 씨에게 들켰다. 그는 “또다시 폐지를 줍는다면 다시는 너희를 키우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돈을 벌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그릇된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웃들은 펑 씨에게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내고, 어서 장가를 들라”며 여자를 소개해 주었다. 여성은 펑 씨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6명의 고아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고는 줄행랑을 쳤다. 아이들은 아빠가 결혼하면 버림받을까 두려워 “아빠,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마세요”라고 울며불며 매달렸다. 펑 씨는 “누가 너희들을 버린다고 했느냐?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절대 그럴 리도 없다”고 말했다. 이후 누가 선을 보여준다고 하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펑 씨의 보살핌에 아이들은 모두 바르게 자라나 성인이 되어 제각각 가정을 꾸렸다. 자식들은 서로 아버지를 모시겠다고 했지만, 펑 씨는 홀로 고향인 산동성의 누추한 집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2013년 펑 씨가 94살 되던 해, 더는 참을 수 없던 자식들의 간곡한 설득에 비로소 하얼빈으로 돌아와 자식들과 살고 있다.한편 각기 성이 다른 6명의 자식의 평생소원은 성씨를 ‘펑’ 씨로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펑 씨는 “너희들이 비록 고아일지라도 근본을 나타내는 성이 있는데 이를 바꿀 순 없다”고 고집했다. 하지만 2013년 그의 자식들은 눈물을 쏟으며 “다음 생에 태어나도 우리는 한 가족이다”라면서 ‘성’을 바꾸게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펑 씨는 자식과 함께 한 지 60여 년 만에 아이들에게 ‘펑’ 씨 성을 허락했다. 한때 세상에 버림받아 홀로 남겨져 어둠 속에서 살아갔을 아이들이 지금은 모두 반듯하게 자라 행복한 가정을 일구었다. 장성한 자식들은 펑 씨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기적’이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받은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갚고 있다. 다섯째 아들은 17년 전부터 노인을 위한 무료 서비스 여관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130명이 넘는 과부, 빈곤 노인을 위해 무료 숙박, 음식을 제공하는데 100만 위안(1억700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그는 “아버지에게 배운 인애(仁爱) 정신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100살이 된 펑 씨는 “내가 아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지는 못했을지라도 반듯하게는 키웠다”면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손주들이 할아버지에게 수시로 연락을 하고 찾아온다. 빈곤한 생활이었지만, 가슴으로 품은 고아들은 아들, 딸이 되어 그에게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한 사랑의 열매를 가져다주고 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책꽂이]

    [책꽂이]

    땀 흘리는 소설(김혜진 외 7명 지음, 김동현 외 3명 엮음, 창비교육 펴냄)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준비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등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작가 8명의 단편 소설이 실렸다. 272쪽. 1만 5000원.질의 응답(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겐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 펴냄) 노르웨이 여성 의사와 의대생이 전문 지식을 활용해 친구와 대화하듯 써 내려간 여성 성기 사용 설명서. 성기 모양부터 임신, 피임, 여성 질병까지 여성 성기의 생물학·해부학적인 면모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448쪽. 1만 4800원.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 ‘사실충실성’이란 뜻의 ‘팩트풀니스’는 팩트에 근거해 세계를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을 의미한다. 공중 보건 전문가이자 통계학자인 저자가 우리 편견과 달리 빈곤, 교육,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세상이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자료와 통계로 증명한다. 474쪽. 1만 9800원.중국 미학사(장파 지음, 신정근 외 2명 옮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펴냄) 세계 문화사라는 거시적 맥락 속에 고대부터 근대까지 중국 예술 미학을 재구성. 중국 미학의 근원으로 유가·도가·굴원·선종(불교)·명청 사조를 꼽으며 이 다섯 가지가 분류되고 합류하는 지점을 파헤쳤다. 1052쪽. 6만원.왜?(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희정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세계적인 인문학자인 알베르토 망겔이 자신의 지적 여정의 이정표가 된 책들을 통해 호기심으로 점철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철학, 문학, 예술, 종교 등 인간이 남긴 인문학적 유산 속에서 인간의 탐색 본능이 어떻게 인간과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확인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호기심이란 개념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제시한다. 508쪽. 3만 5000원.금융과 회사의 본질(김종철 지음, 개마고원 펴냄) 철학·역사·정치학을 아우르는 학제적 접근법으로 현대 경제체제에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주식회사, 금융제도, 대의제 등 경제체제의 근본인 세 범주를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라는 개념으로 관통해 낸다. 248쪽. 2만원.
  • [씨줄날줄] 당신도 ‘미세먼지 빈곤층’?/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당신도 ‘미세먼지 빈곤층’?/황수정 논설위원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다. 눈 감고 귀 닫는 게 상책일 수 있다. 보고 듣는 정보가 많을수록 심기가 더 불편해지니까. 미세먼지 대란이 내리 엿새나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던’ 환경제품들이 며칠 만에 생필품으로 굳어진 분위기다. 대기환경 전문가들의 미세먼지 해법은 ‘기·승·전·공기청정기’다. 실내 이산화탄소도 미세먼지만큼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나 같은 사람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바깥이 미세먼지 굴뚝이더라도 일단 환기를 시켜라, 그다음은? 공기청정기를 돌려 유입된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아니면 생체필터가 돼 마셔서 없애든가. 이러니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린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열흘간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무려 250%를 넘었다. 숨을 못 쉬겠다는 아우성 뒤에서 크게 웃고 있는 대기업들이 보인다. 공기청정기 관련 주가는 연일 급등세다. 미세먼지 파동에 ‘홈쇼핑 채널 기피증’에 빠진 사람이 많다. “미세먼지 제품을 파는 채널은 재빨리 건너뛰는 게 상책”이라는 주부가 주위에 여럿이다. 보고 있자면 속만 터진다는 거다. 집 안에 침투하는 1급 발암물질을 퇴치해야 한다며 공기청정기를 위시한 신종 생필품들은 물 만났다. 의류건조기는 미세먼지 범벅인 바깥바람에 빨래를 말려서야 되겠냐고, 스타일러(의류 관리기)는 초미세먼지 칠갑인 외투를 옷장에 그냥 거는 게 제정신이냐고, 초강력 무선청소기는 창문을 닫고 돌려도 실내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이는 요술방망이라고, 전기레인지는 유해가스가 없으니 환기를 안 시켜도 된다고. 미세먼지 대란에 필수품으로 부상한 이들 ‘5종 세트’는 대충 계산해도 500만~600만원선. 환경제품의 효용을 알고도 눈감아야 하는 일은 미세먼지 견디기만큼 께름칙하다. 미세먼지 파동에 정부는 일선 학교, 군 부대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주기로 하루아침에 결정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해야 할까. 빈곤감은 상대적 개념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기청정기로 미처 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주눅들게 하는, 철없는 즉흥 행정이 아닌가 의심해 볼 문제다. 미세먼지 앞에서 미세먼지처럼 작아지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므로. 환경 재앙만은 누구한테나 평등해서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라고 사회학의 거장 울리히 베크는 꼬집었다. 그는 틀렸다. 그가 지금 살아 돌아온다면 이 문장을 손봐야 할지 모른다.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아무래도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 sjh@seoul.co.kr
  • 이낙연 총리 “차량 2부제 안 지키는 공직자 인사 불이익”

    이낙연 총리 “차량 2부제 안 지키는 공직자 인사 불이익”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일부 공직자는 차량 2부제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가 정한 대책도 따르지 않는 공직자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응과 관련한 공공기관의 솔선수범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관용차량 운행 제한을 강화하든가 2부제를 적용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직자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음에도 일부 공직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또 “환경부는 주무 부처로서 더욱 확실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며 “환경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무 부처는 주무 부처다워야 한다”며 환경부에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지시했다. 그는 “미세먼지를 완화하려면 정부와 국회의 비상한 노력과 함께 국민 여러분의 고통 분담도 불가피하다”며 “국민들께서 분담할 고통은 앞으로 더 커질 수도 있다. 그 점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국회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오늘부터 열린다”며 “민생과 개혁 관련 법안의 처리를 이제라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13일이면 국회가 미뤄왔던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야당도 과거 정부의 미세먼지 실태와 대처 경험을 생각하며 지혜를 내주는 등 함께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1349달러를 기록했고 실질 경제성장률도 2.7%였지만, 상당수 국민은 그것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급속한 노령화와 노인 빈곤층의 급격한 증가 등에 따른 저소득층 확대와 빈부격차 심화가 특히 엄중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의 중장기적 흐름을 주시하며 효율적으로 대처하되, 당장 생활이 어려운 국민께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어제 민주노총 총파업은 (규모가) 예상보다 많이 축소됐다”며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자제하고 사회적 대화에 동참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기는 남미] 과테말라 10~14살 임신 급증…대부분 성폭행 피해자

    [여기는 남미] 과테말라 10~14살 임신 급증…대부분 성폭행 피해자

    과테말라에서 10대 임신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과테말라의 10~14살 임신이 급증했다고 성건강전망대(OSAR)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성건강전망대에 따르면 2018년 공식적으로 확인된 10~14살 임신은 모두 2153건으로 2017년 1488건에 비해 44.6% 늘어났다. 대부분은 낙태로 어린 엄마가 되진 않았지만 끝내 아기를 낳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0~14살 여자어린이 28명이 출산을 했다. 빈곤가정 출신이라는 게 출산한 10~14살 여자어린이들의 공통점이었다. 과테말라는 성폭력과 착취, 인신매매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 14살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하지만 법의 집행에 대해선 허술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로 처벌을 받은 사람은 단 7명뿐이었다. 성건강전망대의 코디네이터 아나 말도나도는 "아무리 법이 완벽해도 집행이 허술하면 허사"라며 "사법부가 보다 엄중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대 임신의 경우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그리고 가해자가 가족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은 특히 심각한 대목이다. 성건강전망대에 따르면 지난해 과테말라에서 임신한 10~19살 여자는 7만3000명으로 2017년 5만1110명보다 2만 명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80%가 가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아기를 가진 경우였다. 성건강전망대는 "해마다 10대 임신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인디언들이 거주하는 낙후 지역이나 통신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오지에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특별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성건강전망대는 지적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버티는 마두로 뒤엔, 640만명 빈곤층 ‘차비스타’

    버티는 마두로 뒤엔, 640만명 빈곤층 ‘차비스타’

    마두로, 차베스의 빈곤율 완화 정책 계승 복지 혜택 차비스타 “우파로 회귀 안돼” 美 퇴진 압박·경제난에도 마두로 지지‘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베네수엘라가 한 달이 넘도록 국난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과 정적의 등장, 극심한 경제난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함께해 온 지지 세력 ‘차비스타’ 덕분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2주간의 남미 순방 일정을 마치고 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인근의 이케티아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에게 “모든 베네수엘라인은 길거리로 다시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과이도 의장은 그러나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차비스타들이 경제난에도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PBS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정권 하에서도 식료품과 교육, 의료 등 각종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 빈민층은 마두로 지지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가 하면 미국의 정치적 개입을 막아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이며 정권교체 위기에 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차비스타들이 베네수엘라 인구의 5분의 1인 640만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차비스타는 우파 야권의 집권이 차베스 시대 이전 상황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0년 전 베네수엘라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으나 40년간 지속된 보수 양당체제 하에 빈곤율이 60%에 달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1998년 12월부터 2013년 3월 사망할 때까지 ‘빈곤율 완화’를 목표로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해 2011년 빈곤율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13년 집권한 마두로 대통령도 각종 복지 정책을 계승해 전체 인구의 90% 이상인 700만 가구에 고탄수화물 식단을 배급하고 있으며 여기에 매달 4억 달러(약 4500억원)의 정부 예산이 소요된다.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의 원인이 미국의 경제 제재에 있다고 강조해왔다. 차비스타들에게 과이도는 ‘미 제국주의의 꼭두각시’일 뿐이다. 한편 차베스 정권 때부터 베네수엘라의 우방임을 자처한 사회주의 국가 쿠바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미 국무부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압수한 자산을 토대로 한 쿠바 기업을 상대로 미국민이 미국 법원에 자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소송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은퇴 앞둔 50대 가처분소득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 감소

    은퇴 앞둔 50대 가처분소득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 감소

    금리 상승에 이자 늘고 근로소득 줄어 “실질 퇴직시점 늦춰 경제력 약화 막아야”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소득 급감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대 가구주 가계의 명목 월평균 가처분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 192원으로 2017년 4분기(422만 1786원)보다 2.4%(10만 1594원)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2분기(-2.9%)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이 2.1%(7만 4488원) 늘어났고, 특히 40대 가구주 가계가 6.3%(24만 8012원)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조세·연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이다. 따라서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가계가 실제 쓸 돈이 줄었다는 뜻이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는 고용 한파와 금리 인상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근로소득은 390만 1731원으로 1년 전보다 0.1% 줄면서 2013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월 이자비용도 전년보다 4만 1006원(48.2%) 늘면서, 비소비지출은 125만 7679원으로 1년 전보다 15.5%(16만 8370원) 급증했다. 은퇴 세대인 50대 가구주의 경제력 약화가 노후 준비 부실로 이어져 노인 빈곤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이 많은 이들을 위한 별도 지원책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4분기 50대 가구주 가계의 재산소득은 4만 2134원으로 전체 가계 평균(1만 9353원)의 두 배가 넘었다. 때문에 별도 지원책 마련보다 고령화 시대에 맞춘 실질적인 퇴직 시점의 연장, 노인 일자리 마련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장년층 고용 확대가 청년층 고용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둘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실제적인 퇴직 시기가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몰려 있는데 이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정은 “베트남 개혁·개방정책 ‘도이머이’ 전수 희망”

    김정은 “베트남 개혁·개방정책 ‘도이머이’ 전수 희망”

    “北, 세계은행·IMF 사전기술 지원 효과적” 美 브루킹스 연구소 ‘베트남 모델’ 조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베트남의 사회·경제 발전상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베트남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합의는 무산됐지만 베트남 방문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국제기구들의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 국민이 이룬 국제통합과 사회·경제발전에서 이룬 성과를 보게 돼 기쁘다”면서 “베트남과 국가 건설, 사회·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를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응우옌푸쫑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도이머이 도입 이후 30여년간 일군 성과를 공유하면서 양국 간 우호협력 확대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달러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이 ‘베트남 모델’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베트남식 성장을 하려면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의 사전 기술지원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달러는 도이머이를 단순화하면 민간이 주도하는 공간 마련, 무역·직접투자에 경제 개방, 물가 안정화와 무역을 위한 현실적 환율 설정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당시 WB와 IMF의 회원국이었으나 1995년 미국과 수교하기 전까지 각종 제재로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다. 다만 WB와 IMF는 1989년부터 대표단을 보내 베트남 경제를 조사하고 현지 경제부처 관리들을 교육했다. 달러는 “WB가 베트남에서 실시한 유용한 활동 중 하나는 통계부처를 돕는 것이었다”면서 “1991~1992년부터 전국 가계조사가 시행됐고, WB는 지금까지 빈곤과 사회진보에 대해 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는 베트남 경제가 제재 속에서도 5년간 기술지원만으로 성장했다며 “그때까지 정체된 베트남 인프라 개선은 금융지원과 함께 속도를 냈고 첫 사업인 도로·전력 프로그램에서 괄목할 성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 술집 심야영업 금지, 오늘 양회 개막

    중국 술집 심야영업 금지, 오늘 양회 개막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 가운데 정협(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 3일 개막해 13일까지 이어진다.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도 오는 5일 개막하면서 전국에서 정협의원 2000여명, 전인대 3000여명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모여들었다.올해 양회에서는 각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 및 국가 예산 수립 이외에도 환경 문제, 빈곤 퇴치 등과 관련된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 쟁점은 뭐니 해도 경제 문제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8년 만에 최저치인 6.6%를 기록했다. 올해는 취업률 하락과 민영기업의 어려움으로 지난해보다 더 낮은 6.0~6.5%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오는 5일 리커창 총리가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매년 양회의 가장 핵심 이슈는 경제 문제였지만 올해는 내부와 외부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경제 정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위원은 “민영 기업을 위한 사업 환경 조성이 이번 양회의 핵심 주제”라며 “지난 몇 년간 민영기업 문제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올해는 취업률부터 국영기업 개혁까지 훨씬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영기업의 사업 환경에 대한 보다 확실한 보장과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보복관세 부과가 이어져 온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올 양회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다. 비록 미국이 3월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한 추가관세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 등 양국 간 협의가 진전 국면에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중국은 지방에서부터 개최된 양회를 통해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구조적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양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더 나은 발전 계획을 세우기 위해 각 지방 대표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금 감면을 통한 기업 부담 해소,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성 강화, 유연한 통화정책을 통한 충분한 유동성 확보,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 정책 등이 안정적 성장을 위해 양회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지방 대표들이 베이징으로 속속 모여드는 가운데 보안 검색 및 통제도 강화됐다. 중국의 인터넷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가상사설망(VPN)이 이날부터 아예 실행되지 않는 가운데 보름 이상 계속되는 양회 기간에 심야 시간 술집, 클럽 등의 영업도 금지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2030 세대] ‘테헤란의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테헤란의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1979년 2월 1일 테헤란, 수염을 늘어뜨린 강렬한 눈빛의 노인이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는 63세에 이란을 떠나 14년 만의 망명을 끝내고 고국에 돌아왔다. 그는 이후 권력투쟁을 거쳐 신생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지도자가 된다. 반면 14년 전에 그를 유배시킨 이란의 전제군주,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는 망명길에 올랐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불린다. 세계에 끼친 파급효과에 비해 이란 혁명의 의의는 여전히 흐릿하다. 처음 듣는 인명은 차치하고, 혁명의 주요 이념인 시아파 이슬람주의, 이후 등장한 이슬람 신정체제까지 이질적이다. 거기에 여성들이 청바지를 입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혁명 전의 대학가 풍경과 칙칙한 검은 베일을 뒤집어쓴 혁명 후 사진들을 비교하자면 이것은 전근대 세력이 주도한 거대한 퇴보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도한 일반화를 무릅쓰고 다른 문화권 특유의 고유명사들을 잠깐 지우면, 1979년의 이란에서는 더 익숙한 이야기를 역시 관찰할 수 있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갑작스럽게 큰돈을 만지게 된 팔레비 왕조는 열정적 근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테헤란을 중심으로 한 도시 경제는 세계와 급속도로 연결됐고, 자연스레 서구화된 문화를 향유하는 중산층도 출현했다. 문제는 그 같은 발전 와중에 전혀 수혜를 받지 못한, 아니 오히려 절망에 빠지게 된 인구집단이 광범위하게 남았다는 것이다. 토지개혁이 실패한 이란에서 농업은 파탄 났고, 빈곤한 농민들은 도시의 슬럼가로 계속 들어왔다. 도시의 중소상공인들도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을 잠식하는 서구화에 위협을 느꼈다. 여기에 성직자들이 합세하면서 혁명의 불씨는 타올랐다. 즉 이란 혁명은 불균등 발전하에서 벌어진 문화적 균열로 발생한 분노가 만들어낸 혁명이었다. 40년 전 이란에서 벌어진 일들에 서구 사회는 큰 교훈을 얻지 못했다. 이란 혁명이 제3세계 어딘가에서 일어난 괴상한 사건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란 혁명이 서구 사회가 30여년 뒤에 겪게 될 미래를 보여 줬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평가할 능력이 없었던 것에 가까웠다. 하지만 불균등 발전과 문화적 균열로 촉발된 분노, 그리고 그 분노를 정치적 에너지로 동원해내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로 요약할 수 있는 ‘테헤란의 길’은 40년간 꾸준히 세력을 확대해 왔다. 우리는 그 같은 정치적 운동을 ‘포퓰리즘’이라고 부른다. 2019년 현재, 서구의 정치적 갈등이 어떤 축으로 이루어지는지 살펴보자. 한쪽에는 세계경제에 편입돼 점점 더 부유해지고 문화적으로도 세련된 대도시 중산층이 있다. 반대쪽에는 세계경제에서는 배제되고 문화적으로 멸시당하는 ‘자기 땅의 이방인들’이 있다. 이 두 집단의 갈등이 현재 미국과 서유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대립의 요체다. 호메이니가 이란에 도착하고 4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테헤란의 혁명’은 진행 중이지 않을까.
  • 국민연금 수급 증가로 기초연금 25만원 다 못받는 노인 매년 늘어

    국민연금 수급 증가로 기초연금 25만원 다 못받는 노인 매년 늘어

    기초연금 전액 받는 단독가구 2.4%P↓ 감액 수급자 2014→2018년 41만여명↑ 소득역전 방지 등 숨은 감액장치 때문 국민연금 연계 감액제도 영향 가장 커 복지부 “연계 감액제 폐지 검토 단계 아냐 미래 세대 부담·노인 인구 증가 감안해야”국민연금 수급자 증가 등으로 기초연금 25만원을 다 받지 못하는 노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2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2027년 기초연금 재정소요 추계’에 따르면 기초연금을 전액 받는 단독가구 비중은 2014년 56.0%에서 2018년 53.6%로 2.4% 포인트 하락한 반면 기초연금 감액 수급자(부부 가구 포함)는 2014년 191만 5000명에서 2018년 233만 1000명으로 41만 6000명 증가했다. 전체 수급자 가운데 감액 수급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44.0%에서 46.4%로 2.4% 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노인에서 기초연금을 다 받지 못하는 감액 수급자가 발생한 이유는 소득역전방지 감액 제도, 부부 감액 제도(부부가 받으면 20% 감액),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른 연계 감액 제도 등 기초연금 제도 안에 숨은 감액 장치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의 영향이 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늘면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연계해 기초연금이 깎이는 수급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연계 조항은 2014년 7월 기초연금을 도입하면서 생겼다. 애초 박근혜 정부는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한다’고 공약했으나 소득하위 70% 노인으로 대상을 축소하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2년을 넘으면 1년씩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액이 약 1만원씩 줄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제도를 유지하면 국민연금 연계 감액 수급자 수가 2019년 29만명에서 2022년 36만 2000명, 2025년 45만 3000명으로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2025년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이 노인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6%로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해 8월 현행 연계 제도가 복잡하고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어 “연계 폐지를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쥐꼬리만한 국민연금 때문에 기초연금 30만원을 다 못 받는다면 국민연금 가입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란 얘기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재정 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를 폐지하면 2027년까지 연평균 6000억원이 더 든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 폐지는 아직 깊이 있게 검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노인 빈곤이 심각하기는 하나 미래 세대 부담도 생각해야 하고, 일단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늘린 데다 노인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기초연금 예산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연금은 오는 4월부터 월 25만원에서 25만 3750원으로 오른다. 정부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기초연금을 올리고 있다. 다달이 들어오는 소득이 5만원 이하인 노인 단독가구, 8만원 이하인 부부 가구는 소득하위 20% 노인에게 주는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다 받을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년 새 5만여명 줄어 158만명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년 새 5만여명 줄어 158만명

    공적자료 확보 늘어 재산·소득 추가 확인 부양의무자 파악 증가 보장 대상서 탈락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포함…신청 않기도정부로부터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조건’인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도 2014년과 2016년 각각 5.4%로 가장 낮았으나 2017년 5.9%로 증가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 5.9%로 반등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8’에 따르면 2017년 기초생활수급자는 158만명(수급률 3.1%)으로 전년(163만 1000명) 대비 5만 1000명(0.1% 포인트) 감소했다. 2007년 155만명(3.2%)이었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11년 146만 9000명(2.9%)으로 하락한 데 이어 2013년 135만 1000명(2.6%)으로 떨어졌다. 급여 체계를 개편한 2015년 164만 6000명(3.2%)으로 늘었다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줄어든 데에는 우선 2010년 ‘사회보장 정보시스템’(행복e음) 도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복e음 도입으로 공적자료 확보 범위가 넓어져 수급자가 등록하지 않은 소득과 재산이 추가로 확인되고, 취학 연령층의 자연 감소로 기초생활보장의 4대 급여(생계·주거·의료·교육) 가운데 교육급여만 받는 사람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행복e음 도입으로 부양의무자와의 관계 파악마저 쉬워졌다. 연락이 끊긴 자식이라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한다. 2014년 기초연금 도입 이후 매달 받는 기초연금이 전액 소득으로 잡혀 아예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상실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초연금은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연금 혜택을 제공해 노인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최빈층인 기초생활수급 노인은 소득인정액에 기초연금이 포함돼 기초연금액만큼 차감된 생계급여를 받고 있다. 아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하거나 수급 자격을 상실할까 두려워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고시원 거주 늘어 비주택에 사는 가구 2% 지난해 4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계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는 등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려면 최하위 계층에 대한 공적부조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가구 비율은 약 2%로 나타났으며, 최근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4월부터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소득하위 노인 20%의 기준(저소득자 선정기준액)을 정했다. 노인 단독 가구는 다달이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소득이 5만원, 배우자가 있는 부부 노인가구는 8만원 이하여야 월 30만원의 기초연금을 다 받을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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