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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 생활 부양의무자 2022년까지 완전 폐지”

    “기초 생활 부양의무자 2022년까지 완전 폐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2022년에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제도의 틀을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고자 내년 1월을 목표로 복지부 내에 질병 예방을 전담하는 ‘질병예방정책실’(가칭)도 신설할 계획이다. ●국가가 가난 구제… 文대통령도 긍정 반응 박 장관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늦어도 2022년까지 완전히 폐지하겠다”며 “내년에 새로 만드는 기초생활보장 3개년 종합계획에 완전폐지 계획을 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 욕심으로는 (2022년보다) 폐지 시기를 1~2년이라도 앞당기고 싶다”며 “정부 내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고 문재인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고 전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가난을 구제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제도다. 소득과 재산이 있는 1촌의 직계혈족과 배우자가 있으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다. 연락도 닿지 않는, 부모를 부양할 의사가 전혀 없는 부양의무자 때문에 가난하지만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이 지난해 기준 89만명으로 추정된다. 박 장관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모두 없애면 매년 3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치료→예방’ 질병예방정책실 신설 계획 복지부 조직도 전면 개편한다. 박 장관은 “100세까지 장수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질병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를 예방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이 일만을 전담하는 부서를 복지부 내에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이 사회보장 재정의 안정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국민이 건강해져서 의료비를 적게 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설 조직은 업무 총괄·조정 권한을 가진 ‘실’이다. 질병예방정책실을 만들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예방에 집중하도록 하고 건강보험 비용 효율화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영업 실패로 빈곤의 나락… 성북 네 모녀 놓친 ‘구멍난 복지’

    자영업 실패로 빈곤의 나락… 성북 네 모녀 놓친 ‘구멍난 복지’

    주얼리 판매하던 딸들 근로능력 있어 공과금 밀려도 기초생활수급 못 받아 모친은 부양의무 조건 탓 수혜 어려워 갑작스러운 실직·채무로 사망 잇따라 “자영업 소득 공백 도울 체계 마련 시급”“자영업자는 다 마찬가지예요. 그분들도 결국 잘 안 됐어요.” 지난 2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성북동 네 모녀 중 첫째와 셋째 딸이 운영했던 동소문동 주얼리매장의 옆 가구점 주인은 6일 “평균 200만원 정도 되는 월세를 내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2013년부터 이곳에서 장사했던 두 딸은 2016년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얼리 판매를 했다. 네 모녀는 2016년 성북동 다세대주택에 전입신고를 했는데, 온라인 쇼핑몰에 적혀 있는 ‘개인사업자 사업장 소재지’도 집이었다. 네 모녀가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만원인 집에서 살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심한 빈곤 때문에 죽은 게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형적 극빈층은 아니지만, 오히려 전통적 복지망이 챙겨 주지 못한 사각지대라 비극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네 명이 살았던 14평짜리 집은 사실상 일터였고 비싼 월세 액수는 보증금이 큰 집에 들어가기 어려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홍석만 주빌리은행 사무국장은 “성북동 네 모녀의 사망은 현시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네 모녀가 현재 복지제도의 대상자인 취약계층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저소득 취약계층에 해당하고 이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딸들이 사업을 했지만 재무 상태를 따져 보면 소득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네 모녀는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했고 월세도 2~3개월 밀렸다. 우편함에는 카드·신용정보 회사 등에서 보낸 고지서 20여통이 쌓여 있었고, 빚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기초생활수급권자가 아니었고 긴급복지지원도 받지 못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복지제도는 소득과 재산 중심이고 불법 사금융이나 사인간 부채는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어머니는 딸들이 부양의무자였고 세 딸은 근로능력이 있기에 제도의 수혜를 받기는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모녀는 사망 이후에도 고독했다. 이들이 숨진 시점은 한 달 전쯤으로 추정되지만, 건물 리모델링을 하려고 집을 찾은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뒤늦게 발견됐다. 시신을 안치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는 “장례식장으로 연락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인척뿐만 아니라 주변에 왕래한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같은 층에 살았던 이웃, 과거 매장의 주변 상인들 모두 “교류가 없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경제적 빈곤이 관계적 빈곤으로 이어져 도움을 구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올해 성북동 네 모녀처럼 채무 등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5월 경기 시흥에서 개인회생 중 실직한 30대 부부가 두 자녀와 함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9월에는 대전에서 건축 사업 실패 뒤 사채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지난달에는 제주도에서 사채와 대출에 고통받던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영업 비율이 높은데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극단적 생각까지 하게 되는 이들이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자영업 육성책 외에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때 심리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네 모녀에 대한 1차 부검을 진행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소견을 내놨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홀트아동복지회, 아트펌∙끄라몽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공헌협약 체결

    홀트아동복지회, 아트펌∙끄라몽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공헌협약 체결

    지난 5일 홀트아동복지회(회장 김호현)는 서울 마포구 양화로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회 본부 1층 공감홀에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아트펌 주식회사(PD 김형석), 끄라몽 주식회사(대표 한현진)와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나눔 문화 확산과 더불어 소외된 아동들을 후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트펌 주식회사(이하 ‘아트펌’)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투자 및 기획, 제작을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 컴퍼니로, 코리아 아트의 전시와 페스티벌, 콜라보레이션 진행, 팝아트와 파인아트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와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하고 있다. 끄라몽 주식회사(이하 ‘끄라몽’)는 디자인 소셜 플랫폼과 티셔츠 SPA 브랜드로 다양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 공모전을 통해 신인 디자이너들의 데뷔를 지원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제품화하며, 기업의 CSR 활동을 돕고 꾸준한 도네이션 및 리사이클 프로그램을 통해 윤리적 소비를 이끌고 있다. 한편 아트펌과 끄라몽은 아트펌 소속 작가인 팝아티스트 찰스장과 ‘해피하트 공모전’을 진행 중에 있다. 찰스장 작가의 해피하트를 변형하지 않은 채 이를 활용한 티셔츠 디자인을 주제로 공모전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 작가와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신진 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학생과 일반인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김호현 회장은 “평소 아트펌의 김형석 PD가 홀트아동복지회의 미혼한부모 지원사업부터 해외아동 지원사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윤리적 소비와 나눔을 실천하는 끄라몽과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감사하다”고 전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현재 국내외를 대표하는 아동복지기관이다. 1955년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고 고통받고 있던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복지를 시작으로, 미혼한부모복지, 장애인복지, 지역사회복지를 비롯해 다문화가족지원, 캄보디아∙몽골∙탄자니아∙네팔의 해외빈곤 아동지원에 이르기까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문적인 사회복지를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기업, 왜 사회적 가치에 힘써야 하나/이지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기고] 기업, 왜 사회적 가치에 힘써야 하나/이지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며칠 전 한 의류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올겨울엔 어떤 옷들이 유행할 것 같은지 물었더니 의외의 두 가지 답이 돌아왔다. 하나 “올겨울은 이미 과거 일이며 이제는 내년 봄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둘 “고민은 디자인보다 어떻게 친환경 소재를 더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라는 것이었다. 더 신선했던 것은 그런 고민이 부담이라기보다 새로운 기회라는 기대감을 그분의 표정에서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회책임경영이나 지속가능경영은 기업들에 추가로 부과되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핵심 고객의 불편 혹은 고통, 즉 고객이 처한 문제를 공감하고 분석한 후 혁신적인 방법으로 개선했다. 이제는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고객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난제’와 밀접히 결합돼 나타나고 있기에 시선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축을 모색할 여지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은 정부나 비영리단체보다 훨씬 더 강한 혁신성과 재창조 능력을 축적해 왔다. 이 능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발굴하고 사업모델을 창조하는 기업은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존재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20세기 초 포드자동차가 대량생산에 성공한 Model T는 8000대 수준이던 미국 내 자동차 숫자를 10년 만에 2300만대(약 2800배)로 늘려 대중의 모빌리티를 경이적으로 높였다. 사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사회 변혁도 촉진한 것이다. 소외, 빈곤, 낭비, 기후변화, 고령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류가 봉착한 과제를 혁신적, 선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기업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오면 저성장 위기 또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의 대표적 이벤트로 실리콘밸리에서 매년 열리는 SOCAP(Social Capital Markets)가 있다. 12회째를 맞은 지난 10월 행사에 전 세계에서 30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SK그룹이 SOVAC(Social Value Connect)를 처음 개최했는데 460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기반 삼아 미래 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어느 나라 못지않게 무르익어 있는 것 아닐까.
  • 참여연대 “내년 예산, 빈곤문제 해결 역부족···보편적 복지로 전환해야”

    참여연대 “내년 예산, 빈곤문제 해결 역부족···보편적 복지로 전환해야”

    내년도 보건·복지 예산이 올해보다 약 14%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빈곤 문제 해결이나 보육 서비스 향상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해 빈곤·보육 부분 복지는 모든 국민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4일 기초생활보장, 보육, 노인복지, 보건의료 등 분야의 2020년 예산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보건·복지 예산 중 보건복지부가 집행하는 예산은 82조 8203억원으로 올해(72조 5148억)보다 14.2%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기초생활보장 분야 13조 9939억원, 보건 분야 12조 9738억원, 보육 분야 5조 8069억원 등이다. 참여연대는 “예산이 증가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면서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생계급여·의료급여(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에서 배제되는 사각지대 규모는 약 63만 가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공공의료와 보육 분야에서의 질적 개선 필요성도 지적됐다. 참여연대는 “보건산업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약 20% 늘었는데, 이는 R&D 신규사업이 확충되었기 때문”이라면서 “공공의료 관련 예산은 오히려 삭감되거나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보육 분야도 보육교사 처우 개선,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해결할 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부족한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정부 4년차 예산은 정권 초기에 공언했던 사람 중심의 복지국가를 확대하는 게 아니라 물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과거 개발국가 시기의 패러다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보편적 복지를 늘리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시대의 화두, 빈곤 극복에 성공하려면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시대의 화두, 빈곤 극복에 성공하려면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빈곤과 경제발전을 연구했던 하버드대의 마이클 크레이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에게 공동 수여됐다. 지난 2015년 프린스턴대학의 앵거스 디턴 역시 빈곤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데 이어 불과 4년 만에 유사한 주제를 연구한 이들에게 상이 수여된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경제학자들이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최근 이 분야에서 수상이 잦아진 것은 빈곤과 이를 극복하는 문제가 시대의 화두라는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빈곤은 그 자체로 경제학의 오랜 연구 주제였다. 산업혁명이 빈곤층에게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기존의 견해와 대조적으로 실제로는 빈곤층의 삶을 크게 개선시켰다고 지적한 유명한 경제사학자인 맥스 하트웰은 ‘경제학은 본질적으로 빈곤에 대한 연구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경제발전의 결과 그 숫자 자체는 감소했지만 절대빈곤 계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구가 세계적으로 여전히 상당히 존재하고, 개별 국가 내에서의 소득불평등과 빈곤 문제는 심지어 경제발전을 이룬 선진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반적인 소득불평등 자체는 세계적으로 평균 수준에 머물지만, 빈곤층 비율은 높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중위 가계소득의 절반 정도를 빈곤선의 기준으로 측정한 빈곤층 비율은 2017년 기준 0.174 정도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66세 이상의 노인빈곤층 비율은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빈곤을 정의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극복할지를 연구하는 것은 쉬운 주제는 아니다. 빈곤을 극복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빈곤층에게 돈을 주거나 이들의 임금을 올리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빈곤이 극복될 수 있다면 세계에 가난한 국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저소득국 내지는 빈곤국에 대한 대외 원조는 엄청난 규모로 이루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국가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빈곤층이 고단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많다. 개인이나 국가의 투자를 위한 노력과 연계되지 않는 일방적인 현금 지원은 단발성 효과에 그치며 가난과 빈곤을 오히려 고착화시킨다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발전론의 이름으로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네르지와 뒤플로 교수는 소규모 원조개발협력 프로젝트의 효과를 엄밀하게 평가하는 과정에서 실증적인 증거를 축적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빈곤퇴치 정책을 과학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좋은 뜻이 있어도 인간 행동을 이해하고 시장의 원리를 고려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 없이는 그 의도를 발현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나라도 최저임금의 상승 내지는 청년층에 대한 현금 지원을 비롯해 빈곤 극복과 소득재분배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이 수행됐다. 그러나 그러한 정책이 실제 의도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심지어는 정책 부작용으로 오히려 저소득층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하거나 정책을 지속가능할 가치가 있는지 또는 실제로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결국 정책이 효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경제 원리에 입각해 세밀하게 설계돼야 하고, 여러 측면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또 한 명의 올해 노벨상 수상자인 크레이머 교수는 ‘오링’ 이론을 통해 마치 작은 링 하나가 빠져도 기계가 오작동하는 것처럼 기술이나 지식을 갖춘 인재 그룹이 형성돼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빈곤 퇴치를 위한 정책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정책이 의도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작은 하부 요소들이 경제 원칙에 따라 잘 설계되고 경제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전문가적 식견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시대의 화두를 해결하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실제로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얻거나 오히려 정반대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정책 실패에 따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 최태원 “SK, 작년 150억 달러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SK, 작년 150억 달러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인류가 직면한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SK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같은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테러와 빈곤, 환경오염 같은 오랜 숙제에 더해 지정학적 불안정 심화와 급격한 과학 혁신 및 기술 변화라는 새로운 양대 도전에 마주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공동 행동하는 한편 담대한 도전과 혁신을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씀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SK가 지난해 세전 이익 280억 달러를 얻는 동안 150억 달러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1달러를 버는 동안 53센트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라면서 “개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3일까지 댜오위타이, 베이징대 등에서 진행됐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하오핑 베이징대 총장, 위르겐 코카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등 60여개 국가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 ‘주거로 고통받는 아이들’ 위한 정책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 ‘주거로 고통받는 아이들’ 위한 정책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봉양순, 노원3)는 1일 ‘아동주거빈곤 지원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의 제안으로 열린 정책 간담회에는 민생실천위원회 의원 10명이 참석해 아동주거빈곤의 실태를 확인하고 서울시의 대책을 점검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서울시는 현재 전국 최초로 ‘아동빈곤가구 주거 등 지원 추진사업’을 통해 2019년 100호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580호의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근거가 국토부의 업무처리 지침 변경(국토부훈령 제1054호,‘18.7.25)으로 취약하고, 사업의 기본이 되는 객관적인 통계자료도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개괄적인 자료에 그치는 등 사업 추진의 근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간담회에서 서울시의 아동빈곤가구 주거지원 사업을 설명한 김정호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서울시에서는 아동주거빈곤가구 샘플조사에서 나타난 아동 빈곤가구에 대한 대응으로 주거이전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사업이 확대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의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생위 김재형 부위원장은 “서울시에서 전국 최초로 아동빈곤가구 주거지원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사업의 법·제도적 근거가 취약하고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아 심사를 해 100여 가구를 선정하는 시혜적인 사업으로 사업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생위 이준형 부위원장은 “서울 전 지역에서 4000가구를 대상으로 내년에 실사하는 연구용역의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100여가구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택바우처 지원 사업 등 실효적인 사업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민생실천위원회 봉양순 위원장은 정책 간담회를 마무리 하며 “전국의 주거빈곤 아동의 1/4이 서울에 거주하는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주거에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근거를 만들고 정책을 생산하는 일을 민생위가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년 동안 남동생 치료비 보태려고 하루 330원만 쓴 24세 중국 여대생

    5년 동안 남동생 치료비 보태려고 하루 330원만 쓴 24세 중국 여대생

    5년 동안 아픈 남동생의 치료비 등에 보태겠다고 하루 2위안(약 330원)으로 버텨 극심한 영양실조로 입원한 24세 여대생의 사연이 중국을 울리고 있다. 사람들이 앞다퉈 80만 위안(약 1억 3243만원)을 모금했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주인공은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귀저우성의 구이양에 사는 우후아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숨쉬기가 곤란해 이달 초 병원을 찾았다. 키 135㎝에 몸무게는 20㎏를 조금 넘었다. 의료진은 5년 동안 너무 적은 양의 음식을 먹어 심장과 신장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네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역시 얼마 뒤 여읜 형제자매들은 할머니에 의해 양육됐고 나중에는 이모와 삼촌 손에 길러졌다. 이모와 삼촌은 형제자매들에게 한달 300 위안(약 4만 9650원)의 생활비만 건넸다. 이 돈 대부분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남동생 치료비로도 빠듯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후아얀은 자신을 위해선 하루 2위안만 쓰기로 마음먹었다. 해서 쌀과 고추장으로만 배를 채웠다. 딱한 그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은 뭐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는 한편, 대학도 수수방관했다고 꾸짖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보다 못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에 흥청망청 쓴 돈이면 이들을 훨씬 낫게 돌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 이는 남동생을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대단하다며 대학을 마칠 때까지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고교 시절의 교사와 급우들도 4만 위안을 모금했고, 마을 주민들도 3만 위안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지방정부 관리들은 최소 정부 보조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한달에 300~700위안 밖에 안됐다. 이제는 긴급 지원을 받아 2만 위안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모금 캠페인은 지난해 한 중국 소년이 학교에 등교하면서 내린 눈과 우박 등을 그대로 맞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애처롭다며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사례와 비슷해 보인다. 중국 경제는 급속한 성장을 구가했지만 가난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빈부 격차는 심해졌다고 BBC는 지적했다. 2017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3046만명의 농촌 인구 평균 생계비는 하루 1.9달러도 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내년까지 빈곤이란 말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 다짐했을 정도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이 나라가 “1990년대 중간 정도의 불평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이카 국민 서포터즈, ‘SDG 알리기 캠페인’ 릴레이

    코이카 국민 서포터즈, ‘SDG 알리기 캠페인’ 릴레이

    대한민국 개발협력 대표기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는 국민 서포터즈와 함께 10월 15일부터 31일까지 SDG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아이 서포트 SDG(I Support SDG)’ 릴레이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SDG는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로, 2015년 9월 유엔총회에서 국제사회가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을 슬로건으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경제‧사회‧환경 분야의 17가지 목표를 뜻한다. SDG의 주요 내용으로는 △모든 곳,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양질의 교육 보장과 평생 교육 기회 장려 △국가 간 및 국가 내 불평등 감소 △기후 변화 대응 △평화, 정의, 강력한 제도 구축 등이 있다. 이번 캠페인은 코이카 국민 서포터즈 ‘위코(WeKO)’가 SDG의 의미를 되새기고 SDG 이행을 위한 코이카의 노력을 응원하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서포터즈는 SDG 로고를 들고 찍은 사진을 해시태그(#WEKOSDG)와 함께 개인 SNS 계정에 게시하고, 게시물을 본 국민들이 릴레이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산됐다. 현재 SNS에 #WEKOSDG를 검색하면 91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코이카 관계자는 “SDG 달성을 위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기 위해 국민 서포터즈와 함께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국민들이 SDG와 국제개발협력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이카는 지난 9월 시민들에게 KOICA와 SDG, ODA를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코이카 국민 서포터즈를 발족했다. 코이카 국민 서포터즈는 오는 12월까지 월별 미션 및 온·오프라인 코이카 홍보 활동, 코이카 홍보채널 및 개선 아이디어 제안, SNS를 통한 전 국민의 소통과 공유의 창구 기능을 수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박정희 유산’ 새마을운동 첫 참석… 전방위 소통 행보

    文 ‘박정희 유산’ 새마을운동 첫 참석… 전방위 소통 행보

    文대통령, 모친 위독해 행사 후 부산행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징적 유산’인 새마을운동 행사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축사에 나선 문 대통령은 총 23차례 박수를 받을 만큼 호응을 받았다. 지난 22일 시정연설에서 “저 자신부터,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듯 검찰개혁과 대입제도 개편 등 공정을 위한 개혁과 함께 전방위적 소통 행보를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청와대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마다 한 번씩 참석했던 행사”라며 “새마을운동이 빈곤 극복 운동에서 생명살림운동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문 대통령은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새마을운동이 조직 내부의 충분한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생명·평화·공경 운동’으로 역사적 대전환에 나선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며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태동한 새마을운동이지만, 국가 발전에 기여한 긍정적 역할을 평가하는 한편 시대 변화에 발맞춰 활동상을 새롭게 변모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빈곤 극복과 농촌 환경 개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군부 독재 정당화에 악용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2009년부터 개도국에 발전경험 전수 등 활동 영역을 넓혔고, 관련 기록물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문 대통령은 “새마을지도자는 공무원증을 가지지 않았지만 가장 헌신적인 공직자”라며 “지역발전의 주역이 돼 주셨고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 주신 새마을지도자와 가족 여러분께 대통령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세계는 새마을운동이 이룬 기적 같은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도자들과 함께 지구촌 국가들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우리 발전 경험을 나누고 함께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대한민국 밑바탕에 새마을운동…깊이 감사드린다”

    문 대통령 “대한민국 밑바탕에 새마을운동…깊이 감사드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며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해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이 조직 내부의 충분한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생명·평화·공경 운동’으로 역사적 대전환에 나선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기적이란 말을 들을 만큼 고속 성장을 이루고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경제 강국이 된 것은 농촌에서 도시로, 가정에서 직장으로 들불처럼 번져간 새마을운동이 있었고 전국 3만 3000여 마을에서 새마을운동에 함께한 이웃과 앞장서 범국민적 실천의 물결로 만들어낸 새마을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새마을지도자는 공무원증을 가지지 않았지만 가장 헌신적인 공직자”라며 “새마을지도자가 나서면 이웃이 함께했고 합심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로 바꿔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새마을지도자들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발전의 주역이 돼주셨고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주신 새마을지도자와 가족 여러분께 대통령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마을운동은 나에게서 우리로, 마을에서 국가로, 세계로 퍼진 공동체 운동”이라며 “세계는 새마을운동이 이룬 기적 같은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3년 유네스코는 새마을운동의 기록물을 인류사의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며 “2015년 유엔개발정상회의는 빈곤타파·기아종식을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새마을운동을 꼽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새마을운동 전파로 우리는 경제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지구촌이 함께 잘 살 수 있게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 라오스와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며 “올해 최초로 중남미의 온두라스에 시범마을 4개를 조성하고 내년엔 남태평양 피지, 2021년엔 아프리카 잠비아 등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확산하겠다”고 설명했다.또 “특히 다음 달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 국가들과 다양한 새마을운동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새마을지도자들과 함께 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지구촌 국가들과 새마을운동을 통한 우리 발전 경험을 나누고 함께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우리는 지금 ‘잘 사는 나라’를 넘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며 “나눔·협동의 중심인 새마을지도자들이 이끌어주셔야 할 길”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살아있는 운동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함께하며 가난과 고난을 이겨냈다. 우리는 다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함께 잘사는 나라’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제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온 새마을운동 정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마을중앙회는 이미 유기농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한편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해 전기·가스·수도 사용량을 20% 가까이 절감하고 있다”며 “에너지 20% 절감에 국민 모두 동참한다면 석탄화력발전소 15개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새마을운동 시작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18만 새마을지도자와 200만 회원께 진심 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며 “여러분은 새로운 공동체 역사를 쓰고 있다. 정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마을지도자 여러분이 마을·지역의 새로운 성장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될 때 대한민국 미래도 함께 열릴 것”이라며 “새마을운동이 우리 모두의 운동이 되도록 다시 한번 국민의 마음을 모아 달라. 상생·협력·국민통합·주민참여의 주역이 돼주시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이버 괴롭힘·차별에… 청소년 ‘죽음 고민’ 급격히 증가

    사이버 괴롭힘·차별에… 청소년 ‘죽음 고민’ 급격히 증가

    자살·자해시도 청소년 매년 2000명 넘어 학교성적·가족 갈등 이유 ‘극단 생각’ 많아 16.6%는 SNS서 욕설·모욕적인 말 들어사이버 괴롭힘과 차별을 경험할 때마다 청소년들이 죽음 등 극단적인 생각을 할 가능성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자살시도자 가운데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49.9%로, 전체 자살시도자의 과거 시도경험(36.5%)보다 높아 청소년의 외침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가 28일 ‘청소년 자살·자해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공개한 각종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9~24세) 자살률은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7.7명으로 청소년 사망원인 가운데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 3년간 자살·자해를 시도한 청소년은 매년 2000명을 웃돌았다. 2016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조사’에선 학교성적(40.7%), 가족 간 갈등(22.1%), 선후배·또래 갈등(8.3%) 등으로 청소년이 극단적 생각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선후배·또래 갈등은 따돌림이나 사이버 괴롭힘, 차별 등으로 나타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중학생의 자살생각에 대한 사이버 괴롭힘 피해 및 차별 경험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경험이 잦을수록 ‘죽고 싶은 생각’을 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중학생 3775명을 조사했을 때 사이버 괴롭힘 피해 정도가 1점(‘없음’ 1점, ‘1~2회’ 2점, ‘연 1~2회’ 3점, ‘월 1~2회’ 4점, ‘주 3회 이상’ 5점) 증가할수록 극단적 생각을 할 가능성은 58% 늘었고, 차별 경험은 1점 오를 때마다 164%나 증가했다. 지난 1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들은 청소년은 16.6%에 달했고, 밝히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공개된 응답자는 6.0%, 성희롱 피해 3.0%, 따돌림 피해자는 2.5%로 조사됐다. 연구책임자인 최정아 경일대 교수는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며, 차별에 대해 보다 민감하고 주의 깊은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럼에서 이동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다른 연령에 비해 자살 경고 신호가 낮게 관찰되는 반면 사망 비율은 높다”면서 “(자살 시도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빈곤 상태, 자해 경험과 관련성이 있으며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고등학생 그룹은 관심을 둬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무리한 긴축에… 아르헨 민심 4년 만에 다시 좌파로

    무리한 긴축에… 아르헨 민심 4년 만에 다시 좌파로

    아르헨티나 차기 대통령에 중도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0)가 당선되며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권력을 잡게 됐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대선 개표 97%가 완료된 시점에서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의 페르난데스 후보가 48.1%를 득표해 40.4%를 얻은 중도우파연합 ‘변화를위해함께’ 후보 마우리시오 마크리(60) 대통령을 꺾고 당선이 확정됐다. 온건 좌파 성향인 페르난데스가 중도층을 흡수하며 승기를 잡았다. 중남미 ‘핑크타이드’(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 퇴조의 시발점이었던 마크리 대통령은 경제를 되살리지 못하면서 결국 패배했다.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은 지난해 35%를 기록했으며, 올해 물가상승률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리는 이런 와중에 무리한 긴축을 강요하며 민심을 등 돌리게 했다. 한편 페르난데스 후보의 당선으로 4년 전 물러났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도 정치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에 이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대통령에 재임했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앞으로 4년간 부통령직을 역임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모든 사람에게 월 30만원씩 지급, 국내에서도 가능”

    “모든 사람에게 월 30만원씩 지급, 국내에서도 가능”

    민간연구소 국민기본소득제 연구“기본소득 시행 때 불평등 줄어” 국내에서 세금 신설 없이 소득세 비과세, 감면만으로도 모든 국민에게 월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65만원까지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민간독립연구소 LAB2050은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기본소득제: 2021년부터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한 모델 제안’ 연구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에는 이원재 LAB2050 대표, 윤형중 LAB2050 연구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승주 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연구교수가 공동 참여했다. 기본소득제는 아동, 노인 등 모든 사회구성원의 삶을 질을 보장하기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해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2021년(월 30만원·40만원), 2023년(35만원·45만원), 2028년(50만원·65만원) 등 시점별로 2개 방안씩 총 6개 모델을 제시하고 국내에서도 기본소득이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6개 시나리오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월 65만원(2028년 상위안)은 생계급여 수준으로 책정됐다. 2028년 중위소득 추정액 208만 3399원으로 산정한 1인당 생계급여 금액을 62만 5075원으로 보고 책정한 금액이다. 가장 낮은 수진인 월 30만원(2021년 하위안)은 기초연금에 준하는 금액이다. 연구진은 개인 기준 연소득 4700만원을 기준선으로 그 이하 개인들은 세액공제 및 감면제가 없어지더라도 기존보다 소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설계했다. 4700만원은 소득자 상위 28%선으로 국민 전체 상위 12%에 해당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국민기본소득제를 시행하면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율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함) 측정 결과, 국민기본소득제를 도입했을 때 현재보다 많게는 34%까지 지니계수가 낮아졌다. 이들이 3인 가구, 생계급여로만 생활하는 2인 가구, 은퇴부모 등이 포함된 4인 가구 등 대상으로 모의 실험한 결과 불평등 완화, 빈곤 감소, 소비 진작 등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기존 소득세·액 공제를 대부분 폐지하고, 소득세 누진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인구특별추계에 따라 인구수를 추산해 보면 필요한 예산은 최소 187조원에서 최대 405조원 정도다. 이원재 대표는 “사각지대가 없는 국민기본소득제는 재분배 효과가 높고, 행정 비용을 최소화하며 민간 소비를 확대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중앙정부가 국가기본소득위원회를 구성해 개인에게 자유와 안정성을 제공하는 복지국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투수 빈곤’ 독수리 추락… ‘수비 불안’ 거인들 자멸

    ‘투수 빈곤’ 독수리 추락… ‘수비 불안’ 거인들 자멸

    올 시즌 닮은꼴이 많았던 두 팀.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에게 2019년은 암흑기였다. 두 팀은 일찌감치 순위경쟁에서 탈락하며 보기 드문 탈꼴찌 경쟁으로 주목받았다. 한화가 시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롯데와 8.5경기까지 승차를 벌렸지만 그래도 9위와 10위(롯데)에 머물렀다. 한화는 시즌 시작을 앞두고 이용규(34)가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파문의 당사자가 됐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25)이 무릎 부상으로 5경기 만에 시즌 아웃되면서 센터라인(포수와 2루수·유격수를 거쳐 중견수로 이어지는 핵심 수비공간)에 구멍이 생겼다. 다른 선수들이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시즌 내내 숙제로 이어졌다. 젊은 투수진이 성장하지 못한 점도 한화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29(전체 1위)로 든든했던 불펜의 힘으로 정규리그 3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74(10위)로 부진했다. 토종 투수 확보는 레전드 투수(정민철 단장, 한용덕 감독, 정민태 코치, 송진우 코치)들로 구성된 한화의 리더들에게 비시즌 기간 주어진 절대 과제다.롯데는 이대호(37), 손아섭(31)으로 대표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부진이 컸다. 여기에 프로야구 사상 단일 시즌 최다 폭투(103개)의 불명예 신기록과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비 실책(114개)이 보여 주듯 불안한 수비로 자멸했다. 타율이 .124에 불과한 프로 3년차 나종덕(21)이 주전 포수를 맡아야 할 만큼 빈약한 선수층도 문제였다. 내부적으론 사장과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전반기를 마친 후 동반 퇴진했다. 공필성 감독대행이 남은 시즌을 이끌었지만 반전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지난 9월 롯데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 출신 성민규(37) 단장이 취임하며 변화를 시작한 상태다. 소문만 무성했던 1군 감독은 허문회(47) 전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가 맡았다. 허 신임 감독은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을 통해 롯데가 롱런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생활복지… 중구민 위한 ‘洞 정부’ 열린다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생활복지… 중구민 위한 ‘洞 정부’ 열린다

    서울 중구의 면적은 9.96㎢로 서울시의 1.6%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 안에 온갖 매력이 다 있다. 수많은 역사자원과 문화예술시설, 대형 쇼핑가와 대기업 등 주요 문화와 산업이 몰려 있다. 38개에 달하는 전통시장과 노포(老鋪)도 있고, 최근에는 한때 야간 공동화로 고심했던 을지로 골목까지 젊은 사람으로 가득한 ‘핫플레이스’가 됐다. 반면 개발과 지원이 필요한 곳도 많다. 회현동 쪽방촌과 신당동 개미골목, 황학동 여인숙촌, 중림동 호박마을 등 군소 단위의 생활 쪽방지역이 여럿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역대 구정이 겉으로 보이는 도시의 화려함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민선 7기는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노인복지와 젊은층을 위한 보육·교육 등 주민의 삶을 바꾸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서 구청장은 올해 2월부터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매일 새벽 황학동 집을 나서 중앙시장, 신당동 아리랑고개 등 지역 곳곳을 걸으며 주민들의 소리를 들은 뒤 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구 직영 초등돌봄교실 2호점이 있는 중림동 봉래초등학교 뒷마당에서 그를 만나 180도 바뀐 중구의 구정 패러다임에 대해 들었다.-‘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정 목표로 잡았는데. “신당동, 약수동, 황학동 등이 있는 중구 동부에 구 전체 인구의 70%가 산다. 그런데도 생활환경과 공공서비스 체계는 부실하다. 일례로 올해 1월 황학동 중앙시장 인근 다세대주택 밀집지로 이사했는데 동네에 공원과 공영주차장, 공공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생활폐기물 무단 투기, 불법 주차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중구 문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역대 구정은 이렇게 어두운 면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 따뜻함이 없었고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됐다. 중구는 외형적 성장보다 사람에 대한 강력한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가 노후화되고 젊은이들이 떠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노인들에게는 ‘어르신 공로수당’을 지원하고, 젊은층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육·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어르신 공로수당과 보육·교육(교육 4종 세트) 사업은 중구가 올해 각각 150억원과 200억원을 투입한 핵심 전략사업이다.”-교육 4종 세트 사업 가운데 가장 속도가 나는 분야를 꼽는다면. “교육 4종 세트란 초등돌봄교실, 국공립어린이집, 진학상담센터, 진로체험버스 직영이다. 그 가운데 전국 최초 ‘구 직영 초등돌봄교실’은 학부모들이 돌봄에서 원하는 부분을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교와 같은 안전한 곳에 내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충족했다. 지난 7월에는 행정안전부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개최한 ‘지자체 저출산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박정희 기념공원’의 의혹을 낳았던 동화동 공영주차장 사업지에 교육혁신센터가 완성된다. 지하 2층~지상 3층으로 구 직영 교육 4종 세트 등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구 교육정책 전반을 조율하게 된다.” -어르신 공로수당의 경우 현금복지 논란도 있었는데. “보건복지부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협의 중이다. 다만 중구는 65세 이상 비율이 17%로 서울 자치구 평균(14%)보다 높다. 85세 이상 어르신과 독거 어르신의 빈곤율도 서울시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사회복지 지출을 보면 우리나라는 전체 GDP에서 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나라에서 취약계층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금복지라는 말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은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복지정책을 확대해 나갈 때다. 복지 경쟁이 필요하다.” -어르신 공로수당과 교육·보육 외에 주민 삶 개선을 위한 ‘동 정부’ 구축 방안도 눈에 띄는데. “주민들 입장에서는 구보다는 동이 생활 거점이다. 지난 4월부터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동 정부 등 구가 하려는 중요 사업들을 설명했다. 몇 명이 모이든 상관없이 가서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7~9월 동안 103회에 걸쳐 5372명을 만났다. 동 정부는 공공서비스와 각종 생활복지시설 운영의 축을 동주민센터로 옮기는 것이다. ‘어디서든 걸어서 10분’ 내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구청에 집중된 업무와 권한을 동주민센터로 분배하려고 한다.”-구도심인 을지로에는 기계·공구·정밀·조명·인쇄 등 산업이 밀집해 있는데 발전 청사진은. “중구의 전통 산업들은 지원·육성하면서 지역 개발도 해야 한다. 기계·공구·정밀업체가 몰려 있는 을지로 3구역은 서울시가 협의 중이다. 6구역에는 인쇄업체들이 몰려 있는데 산업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구 주도로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만들려고 한다. SMP는 도심 산업의 순환적 재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거·산업·문화 복합시설을 만들어 인쇄업체들이 SMP에 저렴하게 입주해 기술 지원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 정비가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구 발전 방향이 역대 구정과 달라진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구의회, 구청 직원, 구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주민을 대표하는 구의회와도 힘을 합쳐 중구를 발전시키려고 한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운동권 → 정치인 → 구청장…맨몸으로 달린 비주류의 길…시사평론가로도 종횡무진전태일 평전과 광주민주화운동 기록 등을 읽고 뜻을 세워 대학에서 학생운동에 전념했다. 1987년 숭실대에 입학했지만 그 탓에 복적과 제적을 거듭했고 2003년에야 졸업할 수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에 뛰어들었고 전국대학생연합에서 정책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운동권 선배들을 돕기 위해 1995년 지역위원회 자원봉사자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고 4년 뒤 김희선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면서 정치인으로서 길을 열었다. 그 길은 철저한 비주류의 길이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김근태 전 국회의원과 이인제 전 국회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왔고 그는 계파 없는 비주류인 ‘노무현’을 선택했다. 맨몸 하나 앞세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노 전 대통령을 보며 그의 삶은 전환점을 맞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서 구청장은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으로 4년 동안 일했다. 그리고 2007년 홀연히 청와대를 나와 중앙당으로 옮겨 당대표 비서실,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다. 대선을 앞둔 시기였다. 보수는 이명박 후보를 통해 혁신을 시도하는데 진보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는 모습을 비판하며 진보 진영의 외연 확대를 주장했다. 2011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조직특보를 맡았고 2016년에는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그리고 이 무렵부터 종편과 라디오에서 시사평론가로 활약했다. 정치라는 종목에서 선수로만 뛰다가 해설가를 한 셈이다. 선거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일주일에 30개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 그 덕에 서울 중구청장이 된 지금도 어떤 주민은 그를 만나면 (구청장인지 모르고) 왜 요샌 TV에서 안 보이냐는 얘기를 한다. ▲경남 창녕 출생(1967) ▲서울 석관초, 서울 경희중, 서울 청량고, 숭실대 철학과 졸업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대위 청년특위 부위원장(1997) ▲김희선 국회의원 보좌관(2000)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실 메시지전문위원(2002)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2003)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직특보(2011)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2016)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2018) ▲민선 7기 서울 중구청장(2018~) ▲저서 ‘길 위에서 만난 중구’
  • 제주서 국제청소년 포럼 열린다 학교폭력 평화구축 등 토론

    제주서 국제청소년 포럼 열린다 학교폭력 평화구축 등 토론

    제주도는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제10회 제주국제청소년포럼이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새마을금고제주연수원에서 개최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이 공동주최하고,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와 도 교육청이 주관한다. 올해 제주국제청소년포럼의 대주제는‘도전에 대응하는 글로벌 책임-평화 구축과 유지에 있어서 세계 젊은 지도자들의 역할’로 전 세계 29개 도시의 청소년 157명의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8개 팀을 구성해 학교폭력,빈곤 감소와 평화 구축,이념적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젠더 및 비폭력 운동이라는 주제로 토론한다. 토론 외에도 제주 평화문화탐방, K-POP배우기, 문화의 밤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운영으로 공감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포럼의 주요 프로그램 안내와 진행은 제주 청소년들이 맡는다. 도 관계자는 “‘평화의 섬’ 제주가 차세대 글로벌 리더들이 본인들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국제교류의 네트워크 거점이 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기후변화 대응, 성장 포기 아닌 새로운 성장 찾는 과정이다

    기후변화 대응, 성장 포기 아닌 새로운 성장 찾는 과정이다

    지난 9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어린 얼굴의 학생이 연단에 올랐다. 스웨덴 출신의 16세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였다. 툰베리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 세계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로서 느끼는 두려움, 기성세대의 무책임에 대한 솔직한 분노와 강한 질타는 새삼 세계 주요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2018년 8월 ‘기후를 위한 학교파업’이라는 푯말을 들고 스웨덴 의회 건물 앞에 혼자 앉아서 시작한 툰베리의 1인시위는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대응촉구 집회로 확산됐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시위로 발전한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몇백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기상이변 속출 석탄을 사용하는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그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막대한 에너지와 힘을 가져다주었다.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수억년의 세월 동안 형성된 시간의 결과물이며, 이를 연소시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돼 온 에너지를 일시에 방출시키는 것이었다. 화석연료에 포함된 탄소들은 연소 과정을 거치면서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로 변화하고, 대기 중에 방출된 이산화탄소는 100~300년 동안 대기 중에 머무른다. 이산화탄소는 태양에서 지구로 쏟아져 들어오는 복사에너지를 흡수해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온도는 영하 18℃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온실가스는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농도가 인간에 의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기 중의 온실가스는 1800년대에 280 수준이었으나 1958년 315, 2000년에는 367으로 증가하고 있으며(그림 1), 2018년을 기준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은 1850~1900년에 비해 약 1℃ 증가했다. 이러한 온도 변화는 작아 보이지만 극지방 빙하의 축소를 가져와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바닷물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더 강력하며 잦은 태풍, 허리케인이 발생하도록 하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기상이변을 초래하고 있다. 온실가스 농도의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우리의 문명과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들어서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을 통한 과학적 논의가 진행되면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다. 냉전 종식으로 인한 국제협력 강화 흐름 속에서 국제사회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체결했다.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매년 개최되는 당사국총회(COP)를 통해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비롯해 발리행동계획, 코펜하겐합의, 그리고 2015년 파리협정에 이르는 일련의 합의를 통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온실가스 감축은 쉽지 않았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으로 대표되는 개도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온실가스 배출의 급속한 확대를 가져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점차 가시화됨에 따라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응 필요성이 개도국과 빈곤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개도국은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과 더불어 더 많은 역할 분담을 요구하는 데 비해 선진국은 개도국 역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의무를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앞으로 지구 평균온도가 1.5℃ 이상 상승한다면 파멸적인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는 IPCC의 경고에 따라 전 세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어도 45% 이상 감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2020년까지는 각 국가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들이 나와야 하지만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느리기만 하다. 이 와중에 기후변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이 툰베리를 통해 터져 나왔고,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모두가 인류의 미래 문제가 달려 있다고 하는 이 문제에 대해 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특정 국가 향해 ‘온실가스 악당’ 지목? 온실가스는 다른 오염물질과 달리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고, 발생 과정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중국 등 개도국에 대해 절대배출량 증가를 들어 감축에 동참하라고 압박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들어 반박하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적 배출량으로 따져 보면 선진국의 책임이 더 크다는 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국가 간의 이러한 다툼은 국가라는 단위로 온실가스 배출을 산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질문으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제조된 철근을 수입해 건물을 짓는다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철근의 운반 과정 및 건물 건축 과정으로 국한되지만 과연 이것이 정확한 계산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2를 포함한 많은 선진국가들은 해외 개도국에서 제조된 물건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선진국은 적게, 제품을 생산한 개도국은 과도하게 산정되게 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최종 소비지로 환산해 다시 계산하게 되면 변화하게 되는데, 영국의 경우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40%가 증가하게 되며, 유럽연합(EU) 전체적으로는 19%가 증가한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CP)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약 10% 수준에서의 상승이 나타나는 반면 중국의 경우 15% 이상 배출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정한 국가를 악당으로 간주해 비난하는 것은 쉽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있다.(그림 2) ●한국, 2016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 세계 11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11위(그림 3),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는 6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09.100만tCO2eq로 1990년 대비 142.7% 증가했다.(그림 4) 1990년부터 2016년까지의 기간 동안 미국은 1.9%, 일본은 2.8% 증가에 그쳤으며, 독일의 경우 27.2% 감소 추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137% 증가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도 1인당 13.8tCO2eq로 나타났는데 이는 1990년 대비 103%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통계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지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국가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10억원당 배출량의 경우 2017년 456tCO2eq/10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990년 대비 35% 감소한 것이다.(그림 5)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던 시기였으며, 그 결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위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놓고 볼 때 우리나라 역시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효율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기후변화 악당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 분야로 전체 배출량의 86.8%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는 발전을 포함해 제조·건설 및 수송 등을 포괄하는 분야로서 에너지 분야 내부적으로는 발전(44%), 제조·건설업(30.3%), 수송(16%) 등의 순서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문제는 전력 생산방식과 산업 및 도시의 문제로 귀결된다.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감소시켜야 하지만 그 대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답하기 어렵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은 최근 몇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됐다. 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설치할 지역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화재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운 원자력발전은 탈원전이라는 흐름 속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역시 중후장대형 산업에서 탈피해 저에너지 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 왔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무조건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고용을 비롯한 더 큰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자동차의 경우 내연기관에서 탈피해 배터리전기차(EV)나 수소연료전지차(FCEV)로의 이행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전기와 수소의 생산방식을 고려해 보면 이것이 진정한 대책일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한국, 배출권거래제 등 거의 모든 제도 운영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배출권거래제를 비롯한 거의 모든 대책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 법률을 비롯한 다양한 제도를 완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기후변화를 그 자체의 문제로 바라보기보다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국제적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대응’의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생산방식과 사회의 근본적인 개선과 변화를 고려하지는 않았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단순히 생산공정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전기차 보급을 늘리며,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익숙했던 과거의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비용의 증가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라는 문제에 맞서는 것은 성장을 포기하고 축소 지향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문제는 개별적인 요소의 해결로 극복할 수 없으며 사회의 근본적인 해결, 그리고 전지구적인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인류가 경험해 온 어떠한 문제보다도 해결이 어렵다. 그렇지만 기후변화 문제는 당장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는 눈앞의 문제에 빠져 있는 우리에게 미래세대에게 어떠한 미래를 물려줄 것인지를 고민하도록 만들고 있다. 툰베리를 비롯한 어린 학생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일 것이다.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손피드’ 차붐보다 빨랐다

    ‘손피드’ 차붐보다 빨랐다

    즈베즈다전서 ‘폭풍 질주’ 2골… 5-0 대승 경기 수·나이 차범근 기록보다 앞서 BBC “MOM” 가디언 “선도자” 등 격찬‘121골’.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지난 30년 동안 깨지지 않은 차범근(차붐)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한국인 유럽 최다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차붐을 넘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안방경기에서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를 상대로 전반 16분과 44분 각각 120·121호골을 폭발시켰다. 2010년 유럽리그에 데뷔한 지 364경기 만이다. 경기 수만 따지면 차붐(372경기)보다 앞선다. 손흥민은 차붐이 36세(1989년 은퇴)까지 이룬 개인통산 121골을 20대 후반에 성취했다.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이 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인지를 입증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조별리그 1무 1패에 그쳤던 토트넘은 이날 작심한 듯 공격축구를 보여 주며 전반 9분 첫 골을 시작으로 5-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에릭 라멜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쪽으로 넘겨준 크로스를 침착하게 하프발리볼로 밀어넣었다. 전반 44분에는 골 지역 왼쪽에서 절묘하게 구석으로 차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BBC는 “대단히 발전된 경기력의 기폭제와 같았다”며 그를 최우수선수인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해리 케인과 에릭 라멜라와 함께 평점 9점을,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케인(10점)에 이어 2위인 평점 9.8점을 부여했다. 가디언은 “손흥민이 토트넘의 고민을 날려버렸다”며 승리를 이끈 “선도자”였다고 격찬했다. 손흥민의 유럽 무대 도전은 2008년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뽑혀 독일로 축구 유학을 가며 시작됐다. 손흥민은 18세에 명문구단인 함부르크 1군에 합류하면서 2010년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그해 10월 말 쾰른을 상대로 첫 골을 기록했고, 함부르크에서 세 시즌을 뛰며 팀의 빈곤한 득점력에도 20골을 넣었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2013~14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두 시즌 동안 29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이적한 첫 시즌인 2015~16시즌에 분데스리가 복귀까지 고민할 정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6~17시즌부터는 시즌마다 20골 안팎의 득점을 올리며 프리미어리그에 완벽히 적응했다. 특히 2016~17시즌엔 21득점을 올리며 차 전 감독이 보유했던 한 시즌 19골 기록을 넘어 한국인 최다 시즌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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