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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36.7도… 전국 열사병 주의보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24일까지 보고된 온열질환자 146명 가운데 3명이 사망했다. 24일에는 경북 칠곡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70대 노부부가 폭염으로 인한 급성 폐 손상으로 숨졌다. 사고 당일 칠곡은 낮 최고기온이 36.4도를 기록해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24일 하루 전국에서 응급실로 이송된 온열질환자는 21명에 달했다. 불볕더위의 기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 25일 낮 최고기온은 밀양 36.7도, 대구 35.3도, 강릉 34.6도, 서울 32.1도까지 올랐다. 민간 기상전문업체인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도시의 열사병 예방지수가 28도를 넘어 ‘위험’ 또는 ‘매우 위험’ 단계에 이르렀다. 열사병 예방지수란 기온, 습도, 복사열, 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열에 의해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수치다. 28도를 넘으면 마라톤 경기 등 실외에서 하는 격렬한 운동을, 31도 이상이면 모든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지난 17일 많은 비가 내린 뒤 장마가 끝났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달 18일 시작된 올 장마는 제7호 태풍 카눈으로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밀려나면서 평년보다 일찍 사라졌다. 기상청은 “앞으로 대기 불안정이 원인인 국지성 집중호우 외에는 뚜렷한 비 소식이 없다.”고 예보했다. 무더위는 다음 달 초에 절정을 이룬 뒤 9월까지 이어지겠다. 특히 다음 달 초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지만 중순과 하순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가운데 덥고 습한 남서풍이 불면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대도시는 열섬효과 때문에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반복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최대 전력사용량 하루 만에 또 갱신

    최대 전력사용량 하루 만에 또 갱신

    연일 30도가 넘는 찜통더위로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연이어 여름철 전력 수요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순간 전력 수요가 7328만㎾로 여름철 사상 최대 전력 사용량을 하루 만에 갱신했다. 최대 공급 능력(7732만㎾) 대비 예비율은 5%대인 5.52%를, 예비 전력도 405만㎾를 기록했다. 전날 순간 전력 최대 사용량이 7285만㎾로 지난해 8월 31일 7219만㎾를 뛰어넘으며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전력 예비율은 예비 전력을 전체 공급 능력으로 나눈 수치로 전력을 얼마나 더 공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이다. 보통 5%대를 밑돌면 전력 당국은 비상에 돌입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전력예비율이 5%대로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 불안으로 전력공급량을 40만㎾ 정도 늘리고 수요 관리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전력 당국도 당분간 전력 사용량이 늘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비 소식이 없고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기상 예보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오후 2~3시에는 가급적 냉방을 자제하는 등 전기 아끼기에 국민적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위안부 할머니들 새 보금자리 마련

    서울 위안부 할머니들 새 보금자리 마련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우리집’이 새로운 터전으로 옮긴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3일 ‘우리집’이 이르면 오는 9월 마포구 연남동에 마련된 새집에 둥지를 틀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복동 할머니 등 3명이 함께 생활 지난 2003년 12월 입주한 방 6개의 2층 건물인 ‘우리집’에는 이순덕(95)·김복동(86)·길원옥(84) 할머니 3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지어진 지 34년이 지나 낡고 비가 새, 생활하기에 적잖이 불편했다. 보수하려 해도 정대협에서 전세로 빌린 탓에 쉽지 않았다. 더욱이 ‘우리집’이 위치한 지역이 재개발 대상지로 지정돼 지난해 초에는 건물을 비워 달라는 계고 통지까지 받았다. 강동구에 있는 명성교회(담임목사 김삼환)는 2010년부터 정대협을 돕는 봉사단의 주선으로 ‘우리집’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적극 나섰다. 마포구 연남동에 대지 313.5㎡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단독주택을 새 거처로 마련해 준 것이다. 새 쉼터 ‘우리집’은 매입 비용과 공사비 등 16억원가량을 투입, 새롭게 단장했다. 현재 내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교회와 봉사단은 할머니들의 편의를 위해 1~2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새 가구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할머니들 여생 좀 더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명성교회 측은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계시는 한 불편없이 지낼 수 있도록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생 봉사단 사무총장은 “1990년대에 위안부 문제를 처음 대내외에 알릴 때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기독교계에서 시작을 함께한 만큼 할머니들이 좀 더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시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집주인이 그동안 전세금을 올리지 않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해 세들어 살았지만 정도 많이 들었다.”면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새집으로 간다는 소식에 할머니들이 모두 기뻐하신다.”고 전했다. 봉사단은 25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1032번째 수요집회에서 새 쉼터 개소 사실을 보고하기로 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몸길이 15cm… ‘몬스터 달팽이’ 침략’에 英 몸살

    몸길이가 15㎝가 넘는 ‘몬스터 달팽이’가 영국서 발견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데번주에 사는 돈 프록터는 최근 자신의 집 마당에서 몸길이 6인치의 대형 달팽이를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록터는 “아내가 어느 날 자신이 심어놓은 채소들에서 무엇인가에 뜯어먹힌 흔적들을 발견했지만 가족 모두 원인을 찾지 못했었다.”면서 “연일 쏟아진 비 때문에 습기를 머금은 토양이 달팽이 성장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올 들어 영국 전역의 온화한 기후와 지난 5월의 이상더위, 최근 내린 비로 인한 습기가 많은 날씨 등이 달팽이 성장을 촉진시키고 개체수를 급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전국농민연합(National Farmers Union)의 조사에 따르면 1m²당 평균 1000마리의 달팽이를 관찰할 수 있으며 영국 전역에만 150만 마리의 달팽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농민연합 대변인은 “‘달팽이 침략’이 가져온 피해가 매우 크다.”면서 “달팽이들은 하룻밤 새에 땅에 심은 밀 씨앗 50개가량을 씹어 먹을 수 있다.”면서 “달팽이 개체수가 급증한 것은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똥지빠귀나 찌르레깃과의 검은새 등 일부 조류에게는 반대로 희소식일 수 있다.”면서 “어미 새가 새끼에게 주는 먹이(달팽이)가 풍부해지면서 성체로 살아남는 새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이스피싱? 해킹?… 화면 해킹 보안이 솔루션”

    “보이스피싱? 해킹?… 화면 해킹 보안이 솔루션”

    보이스피싱, 컴퓨터 해킹 등을 통한 금융거래 사기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개인정보와 금융거래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마저 이용한 수법까지 등장해 그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5월 25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50대 김모씨는 “개인정보 유출로 보안 승급 필요”라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김씨는 메시지를 보낸 이가 금융 기관을 지칭하고 있고 자신의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 별 의심 없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다. 하지만 그가 접속한 사이트는 정교하게 만든 피싱 사이트였다. 즉 김씨가 입력한 개인정보로 사기범은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통장에 있던 잔액 1200만원을 빼 간 것이다. 이렇듯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싱사이트로 유도한 금융 사기 사례는 올 초부터 5월까지 1,310건이 발생했으며 그 피해액은 210억원에 이른다고 금융감독원은 밝히고 있다. 즉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뉴스 등의 소식을 접했어도 사기범들의 수법이 더욱 치밀하고 정교해지고 있어 그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피해 사례를 소개하고 사기범들이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도 일절 응대하지 말고 신고하라는 대응 요령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역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법이기에 확실한 대응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처럼 나날이 진화하는 금융사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있는 것일까. 최근 대두하고 있는 대응책으로는 ▲사용자가 지정한 PC로만 금융거래할 수 있도록 한 지정 PC의 사용, ▲스마트폰 등을 통한 통신단말기로 다시 한번 인증 과정을 거치는 2채널 인증 방식, 그리고 ▲가상 키보드 등을 이용한 화면 해킹 보안 솔루션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여기서 나온 지정 PC의 사용과 2채널 인증 방식은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서도 권장하고 있지만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할 수 있고 IP 및 MAC주소 확인을 통해 인식하기 때문에 이 역시 이들 주소만 알아내면 조작할 수 있다. 또 일부 보안 업체가 내놓은 가상 키보드 역시 캡처방지나 펑션키 차단 등의 기능이 있지만 원격에서 화면 해킹이 가능하다는 취약점이 있다고 지난 2009년 11월 금융보안연구원은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안 전문가 표세진 비이소프트 대표는 “투채널 보안 인증 방식이나 지정PC를 이용한 보안 솔루션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보면 화면 해킹 보안이 가장 확실하고 편리한 대응책이 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표세진 비이소프트 대표 영상 인터뷰 보러가기 비이소프트는 지정PC와 2채널 인증 방식에 관한 국내 특허를, 화면 해킹 보안에 관해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보안 솔루션 업체다. 특히 이 업체가 7년간 120억원을 들여 개발한 화면 해킹 보안 솔루션 ‘유세이프온’은 해커가 원격에서 화면 해킹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특허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CPU에서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으로 명령을 내려 화면에 출력하는 방식이 아닌 특정 기술로 그래픽카드에 직접 명령을 내려 오버레이라는 특수 영역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해커가 심어놓은 악성코드 같은 해킹 프로그램은 가상키보드를 실행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또 경로를 안다 하더라도 특정 기술로 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어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글·사진=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수해방송은 ‘먹통’… SNS는 通했다

    수해방송은 ‘먹통’… SNS는 通했다

    서울시가 하천 범람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자동안내방송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방송 내용이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등 미비점이 드러났다. 트위터를 통해 폭우 상황을 시시각각 전달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날로그형 방송’의 빈 자리를 거뜬히 메웠다. 6일 0시 무렵,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박모(55)씨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잠을 깼다. 간간이 ‘도림천’이니 ‘고지대로 이동’이라는 말이 토막토막 들렸지만 빗소리에 묻혀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박씨는 “뭔가 대피하라고 한 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밤새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은 도림천에 설치된 자동경보시스템에 연계돼 자동으로 발동된 안내방송이었다. 하천의 수위가 평소보다 1.2m 이상 높아지거나 20분당 강우량이 15㎜ 이상일 경우 하천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자동으로 방송이 나간다. 이날 방송은 이 일대 주민들에게 하천 일대 접근을 삼가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은 고지대로 이동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서울지역에 내린 비는 154㎜. 도림천과 목감천이 지나가는 서울 구로구와 관악구, 광명시 일대, 그리고 불광천이 흐르는 은평구, 정릉천 주변 등에서 방송이 이뤄졌다. 트위터에도 ‘대피방송이 나온 것 같은데 빗소리 때문에 잘 안 들려 불안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방송 내용을 잘 듣지 못한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도림천 범람해서 대피방송 나와요. 관악구 서원동 사시는 분들 대피!’라는 엉뚱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어 ‘서원동에서 식당 영업 중인 사람입니다. 도림천 범람한다고 대피하라는 내용이 아니라 주의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찰에 확인했습니다.’라며 정확한 소식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밖에 잠시 나가 보니 도림천 수위가 아직 여유가 있네요. 그러나 아직 완전히 안심할 정도는 아닙니다.’라는 등 곳곳의 상황을 알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지난해 7월 폭우로 인한 피해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던 SNS가 또다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의 수준의 안내방송이라도 다양한 재난 전달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준 건국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피 수준의 긴급상황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지역 내 비상연락망 및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수단으로 재난상황을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중국통신] ‘천재’ 침팬지의 동물원 탈출기

    인간에 버금가는 두뇌를 가진 침팬지 한마리가 동물원을 탈출, 경찰력이 대거 동원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고 선양완바오(沈陽晩報) 4일 보도했다. 올해로 9세가 된 침팬지 인야오는 1개월여 전 랴오닝(遼寧)성 번시(本溪)시 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해당 동물원의 인기스타가 되었다. 그러던 중 최근 번시시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고, ‘똑똑한’ 인야오는 뜻밖에도 빗속에서 동물원 탈출의 가능성을 엿봤다. 지난 3일 폭우가 지나간 뒤 전력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동물원을 찾은 사육사의 움직임을 관찰, 모방하면서 동물원 탈출에 성공한 것. 전선 주위를 아무렇지 않게 누비고 다니는 정비사를 보며 인야오는 평소 두려워하던 ‘전선’과 철조망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인야오는 전력망 점검을 위해 잠시 우리가 아닌 잔디밭에 머무르던 중 사육사의 관심이 소홀한 틈을 타 4.2m에 달하는 철조망을 단숨에 뛰어 넘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인야오의 탈출 소식이 전해진 뒤 동물원을 비롯한 번시시는 황급히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30여명의 경찰력이 동원되고, ‘침팬지 경보’가 내려진데 이어 마취제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총까지 준비되었다. 침팬지 추격전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으로부터 인야오가 산쪽으로 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시민과 구조팀은 곧 해당 부근으로 향한 뒤 인야오가 평소 즐겨마시던 음료수를 미끼로 유인했다. 앉은 자리에서 미끼로 마련된 음료수 6병을 비운 인야오는 결국 구조팀이 쏜 마취제에 맞아 정신을 잃고 쓰러졌으며 안전하게 동물원으로 되돌아왔다. 한편 인야오의 사육사는 “시민 안전을 위해 발포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며 “인야오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단속 피하자” 에어컨 잠깐 OFF…“손님 잡아라” 자동문 교체 러시

    “단속 피하자” 에어컨 잠깐 OFF…“손님 잡아라” 자동문 교체 러시

    에어컨을 켠 채 출입문을 열어두고 영업하는 점포에 대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부의 정책이 1일 시행되자 적발하려는 단속반과 피하려는 상가 주인들과의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점포 측은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정부의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면서도 출입문을 닫은 채 손님들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일부 점포는 단속에 대비, 잠시 출입문을 닫거나 아예 에어컨을 끄고 출입문을 열어놓는 곳도 적지 않았다. 오후 2시 유명 의류 매장과 구두가게 등이 밀집된 서울 중구 명동길. 단속반이 떴다는 소식에 구두가게 점원은 매장 안으로 뛰어들어가 에어컨을 꺼버렸다. 점원은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에어컨을 끈 지가 한참 됐는데 냉기가 남아 있네요.”라며 둘러댔다.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적발할 수 없는 탓에 단속반은 발길을 돌렸다. 바로 옆 화장품가게에서는 단속반과 주인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고장을 발부한다는 말에 주인은 “원래는 문을 닫고 있었지만, 손님이 방금 나가면서 열어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속반은 이곳에서도 허탕을 쳤다. S의류매장은 과태료 50만원 통지서를 받았다. 지난달 홍보·계도기간에도 지침을 위반한 적이 있는 이 매장은 이날 에어컨도 틀어놓고 문도 열어두다 적발됐다. 매장 관계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출입문을 닫고 있으면 고객이 확연하게 줄어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 서울시, 담당 구 등 관계부처 직원 400여명은 이날 중구 명동과 강남역 일대를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단속에 나섰다. 특히 상점 간 경쟁이 심한 명동에서는 70여명의 직원들이 3시간 동안 집중단속으로 벌였다. 그러나 경고장을 받거나 과태료를 부과받은 점포는 서너 곳에 그쳤다. 지난 한 달 동안 홍보 기간을 가진 데다 명동의 단속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서 단속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날 내린 비로 오후 2시 중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22도에 그쳐 에어컨을 끈 곳이 적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주들의 불만은 만만찮았다. 출입문을 닫고 있으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화장품매장 관계자는 “다른 매장도 출입문을 닫으면 상관없지만, 화장품 업체끼리 경쟁이 심한데 협조가 잘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출입문이 열려 있으면 부담 없이 들어가 둘러보다 상품을 사기도 하는데 꼭 사야 할 물건이 아니라면 굳이 들어가기가 꺼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 때문에 아예 500만원 정도 들여 자동문으로 교체한 점포도 있다. N 화장품매장 관계자는 “미닫이문은 손님들이 열고 그냥 지나가는 일이 많아 다음 주 중 자동문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면서 “인테리어 업체의 자동문 공사 일정이 밀려 제때 공사를 못하는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서울시 측은 “업체들의 사정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보다는 시정 의지를 갖추고 고쳐나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올 첫 ‘폭염주의보’

    올 첫 ‘폭염주의보’

    25일 오전 11시를 기해 경기 북부와 인천 지역에 올해 처음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동두천·연천·양주·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 강화를 제외한 인천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해제했다. 25일 전북 정읍이 33.7도로 기온이 가장 높았으나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경기 동두천의 최고기온은 32.6도로 기준 온도인 33도를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일 때,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무더위는 이번 주 내내 계속되겠다. 26일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는 주말 들어 잠시 수그러들겠다. 27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금요일에는 전남 지역에 비 소식이 있으며, 주말에는 서울 등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정부는 이날 고열이 발생하는 작업장이나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오후 2~5시에 휴식을 유도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서는 등 폭염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전국 1278곳의 119구급대에 얼음팩 등 폭염 구급장비를 갖추도록 했으며, 보건복지부는 ‘방문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약자를 집중적으로 챙기도록 했다. 또 초·중·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학교별로 단축수업이나 임시휴업 등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국토해양부는 폭염에서는 철로가 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전국 40개 취약 지역에 감시원을 배치했다. 김진아·박성국기자 jin@seoul.co.kr
  • “틀니 선물로 조그만 효도 하고 싶었는데…”

    “틀니 선물로 조그만 효도 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께서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비록 사회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죄인으로 살아가는 아들이지만 조그만 효도라도 하고 싶었는데….” 한 재소자의 편지가 공무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15년 장기형을 선고받고 대구에서 수형 생활 중인 청년이 최근 고재득 성동구청장 앞으로 보내온 두 번째 편지였다. 25일 성동구에 따르면 이 재소자는 ‘건강한 치아가 자식보다 낫다’는 고재득 구청장의 본지 칼럼을 읽고 ‘치아보다 못한 나 자신이 후회스럽다. 이가 아파 씹지도 못하는 아버지를 위해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지난 9일 편지<서울신문 6월 11일 자 10면>를 보낸 주인공이었다. 마침 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쓱쓱싹싹 3·3·3’이라는 양치시설 설치 사업을 하던 터였다. 고 구청장은 곧장 자신의 죄와 불효를 뉘우치는 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아버지의 주소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고 구청장은 “재소자와 통화하기 어려워 편지로 가족들의 연락처를 물었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면서 “겨우 주소를 알아내 연락한 그의 동생으로부터 아버지가 지난 12일 별세해 발인을 치르고 돌아오는 길이라는 말을 듣고 또다시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멈추고, 겨우 슬픈 마음을 추스르며 이 글을 씁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받아 보기 힘든 사랑을 받았습니다. 비록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하늘나라에서 이런 인연을 알고 좋아하실 것입니다.” 비록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재소자는 고 구청장에게 이 같은 글을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치료다운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떠나 보내 드려야 하는 아버지께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면서 “진심으로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돼 훗날 떳떳한 모습으로 아버지를 만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구청장은 이 재소자와 나눈 편지의 내용을 직원 게시판에 올렸다. 고 구청장은 게시판을 통해 “직원 여러분, 풍수지탄(風樹之嘆·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의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곁에 있는 부모님을 한번 더 살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글을 읽은 한 직원은 “재소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 직원들의 가슴을 울렸다.”면서 “정말 치아보다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레인부츠 신은 그녀 “장마야 오라”

    레인부츠 신은 그녀 “장마야 오라”

    지난 4월 잦은 비에 레인부츠 등 장마철 상품이 반짝 특수를 누렸다. 금강제화에서 운영하는 신발 편집매장 레스모아에 따르면 5월까지 레인부츠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0% 신장했다. 최근 3년 새 비 오는 날에도 멋지게 차려입어야 한다는 유행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업체뿐 아니라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모두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철을 손꼽아 기다린다. 올여름 비소식에 대한 간절함은 유독 더하다. 업체마다 대목을 노리고 물량과 스타일 수를 대폭 늘리거나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속속 들여오고 있는데 야속하게도 6월 들어 시원한 비 한방울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매출이 다소 주춤거리는 모양새지만 마치 비를 부르는 기우제라도 지내는 듯 브랜드마다 아랑곳하지 않고 각양각색의 레인부츠를 쏟아내고 있다. 레스모아는 올해 레인부츠 수량과 스타일 가짓수를 지난해보다 각각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 회사의 신발 브랜드 스프리스는 올해 처음 레인부츠를 출시했으며, 해외에서 인기 높은 영국 브랜드 ‘락피쉬’까지 들여왔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기후변화로 변덕스럽게 내리는 비 탓에 레인부츠 등은 장마철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 성인용과 아동용 등 총 14가지 스타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레인부츠에 승부를 걸고 있다. K2는 여성용 레인부츠 ‘썬샤워’를 이번 시즌 처음 선보였으며, 아이더 역시 여성용 제품 ‘로레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밀레는 일찌감치 3월에 프랑스 브랜드 ‘르샤모’를 들여와 분위기를 잡았다. 아울러 레인부츠에 어울리는 레인재킷 2종과 판초 우의까지 내놓으며 장마철에 단단히 한몫 보겠다는 심산이다. 레인부츠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수입 브랜드는 ‘헌터’. 이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하고자 세계 각국의 낯선 브랜드들이 속속 상륙하고 있다. 최근 들어오는 수입브랜드 제품은 100% 천연고무로 만들어 피부에 자극이 없고 모양이 변하지 않아 오래 신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PVC 제품과 달리 발냄새도 유발하지 않는다. 또한 100% 핸드메이드를 표방한 브랜드들도 있다. 무엇보다 ‘레인부츠 춘추전국시대’의 도래로 색상과 디자인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발 디자이너 브랜드인 슈콤마보니는 이스라엘의 ‘다프나’ 제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승마 부츠를 재해석한 날렵한 외관이 매력적이다. 덴마크에서 온 ‘일센야콥’은 부츠 앞면에 끈 장식이 독특해 눈도장을 받는다. 1993년 출시된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로 핸드메이드란 점을 내세운다. 끈 장식은 그야말로 장식이 아니라 종아리 굵기에 맞춰 통을 조절할 수 있어 편안함을 준다. 비 올 때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신발 선택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했다.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여성용에만 열을 올리는 가운데 크록스가 이번에 남성 제품을 내놓아 단번에 시선을 끈다. 크록스의 ‘맨즈 웰리 부츠’는 워커 부츠 스타일로 청바지 차림은 물론 여름철 정장 차림에도 잘 어울릴 만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명의 진보는 교통혁명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축소했다. 종자 개량 기술은 식량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약품 개발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았다. 한마디로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사회를 질적으로 편리하고 풍요롭게 변화시켰으며, 인간이 과거에 매우 위험하다고 느낀 것들을 위험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달은 과거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염려하지 않았던 환경오염, 핵위협, 신종 전염병, 사이버 테러 등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재해의 규모도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울리히 벡 교수는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정의하면서 기술의 발전과 근대화에 내재한 위험잠재력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현대사회는 국적, 계급, 계층, 직업, 성이나 연령, 지역에 상관없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모두를 희생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구성체의 네트워크 특성 때문에 위험이 즉각적으로 확산되고 피해가 광범위하게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의 위험 수준을 낮추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언론이다. 또한 위험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 제시와 앞으로 다양한 대안 마련을 위한 여론 수렴에도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위험 보도와 관련한 언론의 관행은 보도 자체의 선정성과 비과학성 탓에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나타나는 위험 관련 보도의 특징은 첫째, 사회적 위험을 과장하고 자극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보도의 내용이 위기상황의 파급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나치게 비관적인 표현으로 일관한다. 예를 들어 ‘초유의 사태’ ‘대란’ ‘초비상’ 등 극단적인 언어 사용은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다. 둘째, 언론의 위험보도에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하다. 6월 18일 자 서울신문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공포감 확산을 보도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용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전력관리 부족 시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주로 날짜별 예비전력량 추이와 관계 당국의 비과학적인 대처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실질적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얼마만큼의 피해가 예상되고, 피해 발생 시 개인·가정·학교·병원·공공기관 등은 각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해당기사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관계당국이 온도 상승에 따른 냉방기 사용을 절제시키려고 비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부분은 오히려 블랙아웃 무대책에 대한 공포감을 증폭시킨다. 21세기 첨단 국가 브랜드를 자랑하고, 엑스포를 개최하며,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칭해지는 대한민국이 전력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언론은 우리나라 전력 수급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불합리성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물어야 한다. 또한 실제로 블랙아웃에 의한 재난 발생 시, 국민이 대처해야 할 체계적인 요령을 계몽하고 숙지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 전력난을 타개할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지 여론을 환기시키고, 심층적인 분석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여름 찜통더위 속에서 정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냉방장치의 온도를 올려야 하는 우리 현실이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돌이켜 보게 한다. “실내온도를 26도로 정하자.”라는 구호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언론은 우리 사회의 실질적 위험 수준을 알려야 한다. 언론은 위험에 대한 경종만 울리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일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위험사회에 소속된 현재 언론의 참역할이다.
  • 장마야, 어서오렴…남부지방 18일·19일 장마전선

    장마야, 어서오렴…남부지방 18일·19일 장마전선

    농민들의 가슴을 타들어 가게 하는 가뭄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 장마전선은 18일 제주도에서 비를 뿌리기 시작해 전남·경남지방에 19일 오전까지 영향을 주다가 다시 주춤하겠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가 60~100㎜, 남해안 20~60㎜, 전남·경남지방은 5~30㎜ 정도다. 중부지방에는 비 소식이 없다. 그러나 이날 내릴 비의 양은 해갈에 턱없이 부족하다. 5월 평균 강수량은 36.2㎜로 평년의 36.4%에 그쳤다. 지난 1일부터 17일 현재까지 인천에는 1㎜의 비도 내리지 않았고 서울에는 2.4㎜만 내렸을 뿐이다. 한창 모내기를 할 농촌 지역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충북 충주는 지난달부터 17일 현재까지 70.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5월 평년 88.7㎜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충남 서산도 지난달 초부터 지금껏 내린 비가 17.6㎜다. 기상청은 충남·북과 전남·북, 강원, 경북과 경기 일부 지역은 이미 ‘가뭄’ 단계를 넘어 ‘매우 위험’ 단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비 소식은 25일쯤에야 기대할 수 있겠다. 기상청은 “현재는 전국이 가물어 있지만 다음 달에는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 남부지방에는 6월 10일 장마가 시작됐고 중부지방은 6월 22일부터 장마의 영향권에 들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써클라인’ 신수원 감독 “뭔가 만들어 내는 것이 내 ‘길’이다”

    ‘써클라인’ 신수원 감독 “뭔가 만들어 내는 것이 내 ‘길’이다”

    ‘길’이든 ‘천직’이든 때론 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 우연한 선택이 결과를 바꿔 놓기도 한다. 그도 그랬다.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독어 교사로 발령이 나지 않아 복수로 취득한 사회 과목을 가르쳤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런데 그는 글을 쓰고 싶었다. 이미 1991년 청소년 소설 ‘날마다 자라는 느낌표’를 발표할 만큼 쓰는 데 대한 갈망이 컸다. 특히 시나리오에 끌렸단다. 덜컥 휴직계를 냈다. 서른셋이던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과정에 입학했다. 그런데 웬걸. 수업 시간에 단편영화를 한두 편 찍다 보니 시나리오보단 연출에 본능적인 끌림이 있었던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12년이 흘렀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제65회 칸국제영화제의 관심사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경쟁부문에 나란히 오른 ‘두 상수’(홍상수·임상수)의 수상 가능성에 쏠렸다. 하지만 상을 받은 건 무명의 40대 여성 감독이었다. 비평가주간 단편부문 1등상 격인 카날플러스상을 받은 ‘써클라인’의 신수원(45)이 주인공이다. 유럽 최대 케이블 방송사 카날플러스가 후원하는 상인데 6000유로(약 880만원) 상당의 장비를 지원받고, 수상 작품은 카날플러스 채널을 통해 유럽 전역에 공개된다. ‘써클라인’은 중년 가장이 임신한 아내와 딸에게 실직 사실을 숨긴 채 지하철 2호선(순환선)을 타고 하루를 보내면서 만난 인간 군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차기 작 ‘명왕성’의 촬영 시작을 앞두고 분주한 신 감독을 지난 1일 서울 잠원동 SH필름에서 만났다. ●“수상 예정 엠바고 요청… 가족한테만 살짝” 비평가주간 시상은 경쟁부문 폐막보다 이틀 앞선 지난달 24일 있었다. 신 감독은 애초 24일 귀국 예정이었다. “22일 주최 측에서 전화가 왔어요. 출국 일정을 늦춰 달라고.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수상을 할 텐데 24일까지 엠바고(보도유예)를 지켜 달라더군요.” 그는 정말 엠바고를 지켰을까. “가족들한테만 문자로 살짝 알렸다.”며 슬며시 웃었다. 아직 조금은 얼떨떨한 모양이다. 그럴 법도 했다. 멀쩡하게 잘 다니던 학교에 사표를 던진 지 10여년이 흘렀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남편과 두 아이는 물론 본인도 짐작조차 못 했을 터. “한예종에 원서를 낼 때, 1년 뒤 교육청에 사표를 낼 때 고민을 많이 했죠. 처음에는 ‘간’만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 보니까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게 아주 좋았고, 이게 내 길이다 싶은 거죠. 고등학교나 대학교 땐 공부하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해 교사의 길을 택했는데 길을 잘못 들었던 거예요.” 2003년 단편 ‘면도를 하다’ 이후 공식 기록이 없다. 감독에게 필모그래피가 없다는 건 본격적으로 고생길이 열렸다는 얘기다. 신 감독은 “두 번쯤 엎어졌다(영화 제작이 중단됐다는 뜻). 첫 번째는 초기 투자까지 이뤄졌는데 흐지부지됐고, 두 번째도 시나리오를 계약까지 했는데 안 풀렸다. 상업영화 준비하는 데 2~3년씩 걸리니까 나처럼 두 편이 엎어지면 5년쯤은 훌쩍 지나간다.”라며 씁쓸한 기억을 떠올렸다. ●“일기장 보니 그만둘까 생각도 했더라” 조금씩 초조해졌다. 맞벌이 때에 비하면 살림살이도 팍팍해졌다. 그는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사표를 냈기 때문에 다시 교사를 하려면 임용고시를 봐야 한다. 기간제 교사는 할 수 있지만 그건 젊은 친구들 위주다.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일기장을 보면 그런 고민을 했더라.”고 털어놓았다.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영화감독을 꿈꾸는 평범한 30대 아줌마의 실패담을 다룬 자전적인 장편영화 ‘레인보우’를 찍은 게 2009년. 이듬해 전주국제영화제 장편부문과 도쿄 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바람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그는 “꼭꼭 묻어 둔 퇴직금에 지인에게 빌린 1000만원 등을 보태 4700만원으로 찍었다. 첫 장편인데 상도 받고 극장 개봉도 하면서 비로소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상금은 후반 작업에 쓰고, 투자받은 돈 갚느라 다 날렸다. 한 푼도 챙긴 건 없다.”며 웃었다. ●“차기작 ‘명왕성’ 내 영화 중에선 최대규모” 차기 작 ‘명왕성’은 명문고에서 입시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불러일으킨 사건을 다룬다. 10년을 교육현장에서 보낸 그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든 작품이다. 저예산 영화라고는 하지만 고교생으로 등장하는 김꽃비, 이다윗, 성준과 조성하, 황정민 등 묵직한 조연까지 나선다. 기대치를 한껏 높이는 탄탄한 캐스팅이다. ‘블록버스터급 캐스팅 아니냐’고 장난처럼 물었다. 신 감독은 “30회차 촬영(장편영화 평균은 40~60회차, 대작은 80~90회차까지 찍는가 하면, 홍상수·김기덕 감독은 10회차 안팎이다)이니 블록버스터는 아니지 않나.”라면서 “지금껏 내 영화 중 최대 규모인 것만은 틀림없다. 투자가 덜 된 상황인데 수상 소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표를 던질 때 품은 꿈은 이룬 것일까. “글쎄… 영화감독의 꿈은 이뤘지만 이 바닥이 워낙 금방 잊혀지는 곳 아닌가. 현장에선 모두가 감독만을 바라본다. 항상 긴장하고 있다.”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라가야의 심장 함안에서 만난 낙화놀이

    아라가야의 심장 함안에서 만난 낙화놀이

    교교한 달빛이 흐르는 연못 위로 불꽃비가 내립니다. 하늘에서 요란하게 터지는 불꽃놀이와는 양태가 사뭇 다릅니다. 아래로 아래로 잔잔하게 흘러내립니다. 한 가닥의 불꽃은 수천 개의 흐름으로 바뀌고 곧 불꽃비가 되어 연못을 적십니다. 경남 함안 무진정에서 열린 ‘함안 낙화놀이’ 풍경입니다. 꼭 낙화놀이가 아니더라도 함안을 찾아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너른 악양뜰과 국민 가요 ‘처녀 뱃사공’을 품은 악양루,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만큼이나 넉넉한 반구정, 칼날처럼 올곧은 선비들이 살던 고려동 등 다 돌아보려면 하루해가 짧지요. 함안은 겉보기와 다른 도시입니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지요. 빼어난 풍경들은 외려 도시의 이면에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함안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아라가야가 신라의 그늘에 가려졌듯 말입니다. 글 사진 함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함안은 사실 여행 목적지로 그리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경남에서도 오지에 속한다고는 하나 오지 특유의 적요함보다는 인근 창원의 위성도시 같은 들뜬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런데 꼭꼭 숨어있는 풍경들을 찾다 보면 느낌은 전혀 달라진다. 풍경 하나하나가 여느 곳에서 쉬 보기 어려울 만큼 빼어나다. 무진정은 그 가운데 첫손으로 꼽히는 경승지다. 조선 중종 때의 문신 조삼의 후손들이 그의 호를 따서 지은 정자다.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정자의 풍모도 좋지만 정작 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무진정 앞에 펼쳐진 연못이다. 둥근 석축이 감싼 연못 주변에는 왕버드나무, 느티나무 등이 아름드리로 자라났다. 연못 가운데 영송루를 중심으로는 구름다리가 놓여 운치를 더한다. # 물오른 참나무 7일간 태워 숯 만들고 광목 얹어 심지 삼아 무진정에선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해 낙화놀이가 열린다. 올해 21회째다. 경북 안동, 전북 무주 등에서도 비슷한 놀이가 열리는데 문화재(시도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된 건 함안 낙화놀이가 유일하다. 낙화놀이는 액운을 태워 없애고 한 해의 풍농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행사 시작 전부터 여간 정성을 쏟아야 하지 않는다. 핵심은 숯가루다. 함안군청 홍보담당 조정래씨에 따르면 음력 3월 중순께 물오른 참나무를 통째 자른 뒤 이를 넣고 7일 동안 흙구덩이에서 불을 때 숯으로 만든다. 숯이 만들어지면 들깨처럼 곱게 갈아 한지 위에 놓고 심지로 쓸 광목을 얹은 뒤 둘둘 만다. 이렇게 만든 낙화 2개를 두께 1~1.5㎝, 길이 15~20㎝로 꼰다. 광목에 녹아 있는 풀을 빼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풀을 녹이기 위해 양잿물을 넣는데 양잿물의 양을 조절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너무 많으면 심지가 너덜거리고 적으면 제대로 불이 붙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타래(전해 오는 정확한 이름은 없다) 3000개를 무진정 앞 연못에 설치한 줄에 걸고 불을 붙이면 숯가루가 거꾸로 타오르면서 바람에 날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2시간여 진행되는 낙화는 잔잔하게, 때로는 우수수 떨어지기도 한다. 일년에 단 하루 펼쳐지는 이 장면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진정 일대를 가득 메운다. 뭇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낙화놀이 횟수를 늘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 고운 꽃비처럼 날리는 숯가루, 일년 액운 다 가져가렴 함안의 경승지들은 대개 낙동강과 남강 등 물길 주변에 몰려 있다. 그 가운데 악양루는 가장 앞줄에 세울 만하다. 진주를 거쳐 온 남강이 유장하게 흘러가는 법수면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악양루에 서면 악양뜨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누런 황톳길이 ‘S라인’을 그리며 휘돌아 가고 물새 오가는 남강변엔 갯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뉘라서 이 광경에 미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적시면’으로 시작되는 노래 ‘처녀뱃사공’도 바로 이 풍경 속에서 만들어졌다. 조정래씨는 “6·25전쟁 당시 유랑극단 단장으로 함안에서 피란 생활을 하던 윤부길(가수 윤항기, 윤복희의 선친)씨가 대산장에 가기 위해 악양나루터에서 나룻배에 올랐는데, 마침 노를 젓던 처녀가 군에 입대한 뒤 소식이 끊긴 오빠(박기준, 6·25전쟁 때 전사)의 사연을 들려줬고 훗날 이 내용을 토대로 가사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가사에 남강이 아닌 낙동강이 등장하게 된 건 가사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였다는 것. 악양뜰 너머 남강변엔 악양둑방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져 있다. 둑 양편으로는 꽃양귀비 등 꽃들이 식재돼 있다. ‘에코싱싱길’이라 불리는 꽃길의 길이는 2.5㎞에 달한다. 남강에 악양루가 있다면 낙동강변엔 반구정이 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짙은 그늘을 선물하는 곳이다. 반구정에 들면 먼저 인스턴트 커피를 한 잔 타 마실 일이다. 반구정 쪽문을 열면 커피와 종이컵, 정수기 등이 준비돼 있다. 객들에게 늘 공짜 커피를 타 주시던 할머니는 올봄 타계했지만 손님을 접대하는 할머니의 뜻은 여태 이어지고 있다. 반려자를 먼저 보낸 조승도(88) 할아버지의 손님맞이 방식도 남다르다. 객들이 찾아오면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음료수를 준비하는데 느티나무 아래 정자에서 주객이 맞절로 예를 표시한 뒤에야 대화를 나눈다. 느티나무 아래 텃밭엔 ‘선화지허’(仙化之墟)라고 쓰인 비가 있다. 할머니가 숨을 거둔 장소로, 한학자 출신의 조 할아버지가 직접 작명했다. 조 할아버지에 따르면 밭일하던 할머니를 놀래주기 위해 뒤에서 몰래 끌어안았는데 호미를 손에 쥔 채 그대로 할아버지의 품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외모만큼이나 로맨틱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애틋한 이야기다. # 노예 같은 벼슬길 마다하고 자연 벗 삼은 선비가 살아난 듯 함안 안쪽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는 칠원면 무기리의 무기연당이다. 조선 후기 학자 주재성의 생가이자 주씨 집안의 종가에 딸린 전통 정원이다. 정원 곳곳마다 이름을 숨기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했던 선비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무기연당의 중심 건물은 하환정(何換亭)이다. ‘어찌 바꾸리오.’라는 뜻의 건물이다. 주재성의 학식이 높아 조정에서 세 번이나 관직을 권했지만 그는 매번 “자연과 벗 삼은 삶을 어찌 노예 같은 벼슬길과 바꾸리오.”라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환정 앞에는 사각형의 연못이 조성돼 있다. 물 가운데엔 원형의 석가산(石假山)도 세웠다. 땅은 네모요, 하늘은 둥글다는 우주관, 천원지방(天圓地方)을 표현한 것이다. 함안 선비 특유의 날 선 기개와 마주하려면 군북면 조려의 생가 일대와 산인면의 고려동(高麗洞) 유적지를 찾아야 한다. 군북면 원북리 일대의 채미정과 고바위 등에서는 ‘백세청풍’(百世淸風)이란 글귀와 자주 만난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본다면 백세란 말 그대로 100세대, 즉 3000년을 뜻한다. 이는 곧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푸른 바람처럼 허허롭게, 또 절개를 지키며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터다. 고려동은 고려 말 성균관 진사였던 이오가 칩거했던 집이다. 전정렬 문화관광해설사는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자 충절을 지키려는 이오가 산인면에 내려와 담을 높이 치고 평생을 담 안에서 살았다.”며 “후손들 또한 19대 600년 가까이 이곳을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함안박물관, 아라고분군 등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수도였다. 559년께 신라에 복속되기 전까지 500년 넘게 지속됐던 국가다. 아라가야의 후예라는 자존심은 지금도 함안 곳곳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대전통영 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부산 방향 남해고속도로로 바꿔 탄 뒤 함안나들목으로 나간다. 고려동유적지, 무기연당, 악양루 등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동선을 잘 짜야 한다. 잘 곳 읍내 장미모텔(585-8823), 황실모텔(585-1515) 등이 비교적 깔끔하다. 맛집 ‘처녀뱃사공’의 조카가 운영하는 악양루가든(584-3479)은 메기매운탕을 잘한다. 산초 등이 양념처럼 들어가는데 원치 않을 경우 미리 말해야 한다. 3대를 이어져 오는 어탕도 맛있다. 악양루 초입에 있다. 함안면 북촌리에는 한우 국밥촌이 형성돼 있다.
  • [일본통신] 이대호 ‘홈런 페이스’ 언제까지 이어갈까?

    [일본통신] 이대호 ‘홈런 페이스’ 언제까지 이어갈까?

    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30)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그리고 이대호의 활약에 긴장을 하며 소식을 알아봤던 팬들은 이제 마음 놓고 그의 소식을 즐기고 있다. 이대호가 시즌 10호 홈런으로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대호는 28일 요코하마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교류전에서 4번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해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팀이 0-2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3구째 가운데 낮은 공을 걷어 올려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투수는 좌완투수 후지이 슈고(35). 니혼햄 파이터스와 요미우리를 거쳐 올 시즌 요코하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다. 이대호는 4회 홈런에 이어 6회 타석에서도 아롬 발디리스(29)의 안타에 이어 2루타를 터뜨렸지만 후속 타자들이 빈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아쉽게 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최근 경기에서 드러났듯 오릭스는 발디리스와 이대호 등 외국인 타자들을 제외하곤 타석에서 기대를 할만한 타자가 없는 약체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오릭스는 에이스인 카네코 치히로(28)를 선발로 내보내고도 터지지 않은 팀 타선 때문에 4연승에 실패했다. 이대호는 홈런 포함 4타석 3타수 2안타(1볼넷) 1타점을 기록하며 어느새 타율을 .271(166타수 4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대호의 홈런은 팀이 패배하는 바람에 다소 빛을 잃었지만 전날(27일) 경기에서 터뜨린 9호 홈런은 실로 대단한 한방이었다. 요코하마의 오랫동안 정신적 지주, 그리고 팬들에겐 ‘대장’(반쵸)으로 불렸던 에이스인 미우라 다이스케(39)를 상대로 믿을수 없는 홈런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이대호는 미우라를 상대로 첫 타석과 두번째 타석에서 삼진과 플라이에 그쳤지만 팀이 2-1로 앞선 5회초 2사 1루 찬스에서 미우라의 바깥쪽 낮은 코스의 공을 밀어쳐 우월 투런 홈런포를 뽑아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방이었다. 이대호의 홈런은 단지 시즌 9호 홈런을 터뜨렸다는 의미보다는 그 홈런 자체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을만큼 아름다운 스윙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가 컸다. 타자가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코스의 공은 바깥쪽 낮은 공이다. 이 코스의 공은 건드리지 않아도 볼로 판정을 받지만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는 커트라도 해야 하는 공이다. 왜냐하면 일본 프로야구의 드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감안하면 자칫 스트라이크로 선언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일본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대호지만 그동안 당했던 것에 경험이 축척돼 있다는 듯 이대호는 이 코스의 공을 가격했고 맞는 순간 외야 플라이가 될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쭉쭉 뻗어가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대호의 홈런에 자극을 받아서인지 이날 오릭스는 팀 타선이 동시에 폭발하며 8회에만 5점을 더 추가하며 9-2 승리를 거뒀다. 최근 이대호의 홈런은 단지 홈런을 때렸다는 것에 국한 되서는 안될 듯 싶다. 홈런 하나하나가 모두 알토란 같은 한방이었고 특히 상대 투수들의 면모를 보면 쉬운 투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야쿠르트와의 교류전(19일)에서 9회초 마무리 토니 바넷에게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와 실점을 안기며 터뜨린 극적인 투런홈런(6호), 다음날인 20일 경기에서도 야쿠르트 최고수준의 중간투수인 오시모토 타케히코를 상대로 9회말 쐐기를 박는 투런홈런(7호), 22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 역시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투런홈런(8호, 상대투수 츠루 나오토), 그리고 9호 홈런은 절묘한 코스에 떨어지는 그리고 상대팀 에이스의 공을 밀어쳐 우월투런 홈런, 10호 홈런은 자신이 친 타구에 고통스러워 하며 상대투수를 방심하게 만든 후 곧바로 다음 공을 공략해 타구를 담장 넘어로 보내는 홈런까지, 나무랄데가 없는 순간순간이었다. 최근 교류전만 놓고 보면 이대호를 상대로 던질 코스가 없다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일본을 정복할 기세다. 물론 교류전은 타자에 대한 분석이 덜 돼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이대호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교류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대호의 최근 페이스가 그만큼 절정에 올라왔다는 뜻이다. 이대호가 퍼시픽리그 홈런 1위에 오르자 일본 언론을 비롯, 오릭스 팬들마저 고무 돼 있다는 느낌이다. 오릭스에 입단했을 당시 이대호는 정교한 상위 타선 뒤에서 타점을 쓸어담는 역할을 기대했던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릭스는 기대했던 사카구치 토모타카(4년연속 골든글러버)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지난해 주로 3번타순에 들어섰던 주장 고토 미츠타카(2011년 타율 .312)가 올 시즌엔 부진(타율.225 11타점)을 거듭하며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뒤에 포진한 이대호가 타점을 올리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할것으로 예상됐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부진해 처음 생각했던게 원천적으로 빗나간 것이다. 또한 2010년 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젊은 거포 T-오카다 역시 허벅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오릭스 타선은 오로지 이대호와 아롬 발디리스가 주도해 나간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이런 오릭스의 물타선을 감안하면 최근 이대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팀을 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한방은 일본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다. 덧붙여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대호가 홈런 20개만 기록해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시선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도 오릭스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물론 이제 오릭스는 46경기를 소화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수보다 앞으로 남아 있는 경기가 훨씬 많다. 그리고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 것이기에 이대호가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갈지도 장담할수 없다. 하지만 시즌 초반 외국인 타자들이 양 리그 홈런 부문 선두(센트럴리그 블라디미르 발렌타인 12개, 퍼시픽리그 윌리 모 페냐 9개)에 오르며 일본을 정복할 기세가 한풀 꺾인 지금 현재 이대호의 연이은 홈런 소식은 상승세란 측면에서 여타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2010년 김태균(당시 지바 롯데)이 교류전에서 맹활약 한 뒤 후반기부터 기록이 하락됐다는 점에서 이대호 역시 안심할수는 없지만 지금의 페이스는 일본 야구에 완전히 녹아 든 모습이다. 무더위가 극심한 8월까지 지금처럼 굴곡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올해 이대호는 2006년 이승엽(당시 요미우리) 이후 홈런왕 경쟁을 하는 첫번째 한국인 타자가 될수도 있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김문이 만난사람] 패션 인생 60년 기념전 여는 디자이너 노라노

    세월의 옷 단추를 잠시 풀어보자. 1956년 1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반도호텔 그랜드볼룸. 경쾌한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피아노 연주는 ‘마포종점’ ‘초우’ ‘비 내리는 호남선’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킨 젊은 작곡가 박춘석씨가 맡았다. 이어 원피스 코트 앙상블 등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처음 보는 광경에 시선을 집중했다.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바이올린 선율 속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나온 여인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또다시 흥분했다. 마지막으로 그해 최고의 여배우상을 수상한 조미령씨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등장했다.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모델들이 나란히 무대에 섰다. 사회자가 “오늘의 주인공 디자이너 노라노!”라고 외쳤다. 그러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답하며 많은 꽃다발을 주인공에게 안겼다. 우리나라 최초의 패션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열정 하나로 60여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오롯이 패션 인생을 살아온 디자이너 노라노(84)씨. 그에게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국내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 최초의 해외 유학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연 디자이너 등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 노창성은 최초의 방송인이었고 어머니 이옥경 또한 최초의 아나운서였으니 말 그대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연이어 만들어낸 특별한 집안이다. ●“50년대 옷 딸에게 물려줄 것”에 큰 감명 노씨는 요즘 또 하나의 ‘최초’를 준비하고 있다.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을 처음 연 후 올해로 6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호림미술관 JNB갤러리에서 ‘Nora Noh의 LA VIE EN ROSE展’(노라노의 장미빛 인생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 패션계에서는 60년 동안 의상실을 운영하면서 한번도 빠짐없이 계절마다 패션쇼를 하고 60주년 행사를 갖는 디자이너는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의미 부여를 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세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들과 다양한 분야의 VIP 고객들로부터 증정받은 노씨의 작품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또한 작품을 연도별로 전시해 195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의상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노씨의 작품을 오마주한 현재의 내로라하는 스타일리스트, 포토그래퍼 및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 등도 다수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유명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씨 등에 의해 기획됐다. 한국 패션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특히 노씨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과거의 여배우 등 국내외에서 자신의 옷을 소장한 사람들을 만나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의상을 다시 수집해 한곳에 모은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84살이란 나이를 뛰어넘어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가는 노씨를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의 의상실에서 만났다. 검은 커튼 레이스 재킷 차림이 인상적일 만큼 젊어 보였다. 까만색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원래 흑색이라는 것은 상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여성에게는 자주 독립을 상징한다.”며 웃었다. 평생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살아온 자신감을 녹여낸 듯한 옷차림이라고나 할까.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직접 옷을 만들어 입는다. 노씨가 앉은 자리 뒤편에는 하얀 웨딩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궁금해하자 “1959년 미스 코리아 오현주씨가 미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을 때의 의상이다.”라면서 “이번 전시에 선보이려고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전시 얘기부터 나왔다. “젊은 친구들이 (전시를) 하는 거고, 저는 단지 지난 60년 동안 만들었던 옷들을 다시 제공받아 전시장에 건네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요. (잠시 생각하더니) 사실은 나이 80이 넘게 되자 60년 세월에 대해 뭔가 현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편하고 참 오래 입었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50년 전에 제가 만들었던 옷을 아직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뜻에서라도 어떤 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이러한 노씨의 생각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에서 그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50년 전 약혼식 때 옷을 입었던 사람과도 연락이 닿았고 1962년 당시 양단 코트를 가지고 있다는 재미교포에게서도 소식이 왔다. 1950년대에 만든 한복 느낌의 ‘아리랑 드레스’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해외 교포에게는 여러 번 사정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빌려 오기도 했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이 유명했을 무렵 배우 엄앵란씨가 즐겨 입었던 오드리 헵번의 원피스나 1960년대 T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나옥주, 사미자, 윤소정, 정혜선 등 유명 스타들이 드라마를 통해 입었던 의상도 어렵지 않게 제공받았다. 또한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가 부임지에 갈 때 입었던 의상도 기증받았다. “해외에 계신 어떤 분은 아리랑 드레스를 지금도 매년 8·15 때 입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간직했다가 꼭 딸한테 물려주겠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너무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 400벌 정도 모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특색 있는 것 위주로 60벌 정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영화배우, 음악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분들이 아직도 옷을 갖고 있어 참 고맙더군요. 저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엄앵란씨가 제 옷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알게 됐습니다(웃음).” ●“옷은 잘 절제된 멋 나와야”가 신념 이어 의상의 시대적 변천사와 관련해 잠시 언급한다. “1950년대는 아시다시피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었지요. 영화나 연주 의상, 쇼 의상, 창극 의상 등을 제작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유행에 따라갔습니다. 1960년대에는 TV드라마가 생겨나면서 의상 협찬을 통해 제 옷이 대중들에게 다가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성복 시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투피스 형태의 여성용 정장이 생겨나 인기를 끌었지요.” 노씨는 이 무렵 미국 뉴욕의 고급 백화점 ‘삭스’에 진출해 ‘메이드 인 코리아’ 패션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아울러 뉴욕에서의 패션쇼 등을 통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아마 2000년 봄이었지요. 미 브라운대학 초청으로 강의를 할 때였습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교수였는데 제가 1940년대에 미국에서 패션 공부를 했던 일, 1980년대 뉴욕 7번가에 진출해 한국산 실크를 널리 알리며 외화를 벌어들인 일 등 50년을 한결같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옷이란 잘 절제된 멋이 나와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더니 다들 많은 박수로 대접을 해주더군요. 특히 50년 외길을 걸어온 점에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이때 미국의 패션업계에서는 “노라노는 한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창조한 여인이며 그녀의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씨는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3월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유복한 집안의 차녀로 태어났다. 어릴 적에는 혼자 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과거에 급제한 뒤 영어 공부를 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영친왕 이은의 영어 교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아버지는 1927년 초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국인 경성방송국을 개국한 공로자이며 일본어를 할 줄 알았던 어머니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게 됐다. 이처럼 일찍부터 ‘멋을 내는 가풍’의 외가 쪽이나 부모들을 보고 자란 덕분인지 자연스럽게 패션 디자이너의 끼를 타고 났다.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 기다리는 것” 경기여고 재학 시절에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문학 소녀였다. ‘이와나미 문고’라는 일본의 문고판 책은 거의 다 읽다시피 했을 정도다. 그러다 고 3때 일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결혼했으나 얼마 안 가 이혼하게 되면서 원래의 끼를 살려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다. 광복 직후 외환은행 설립을 위해 한국에 온 미국인 스미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가끔 각국의 대사들과 장관들이 참석하는 파티를 도울 때 직접 드레스를 만들어 본 것이 계기가 돼 스미스의 추천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 프랑스와 일본 등을 오가며 토종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렸다. 학창 시절 읽었던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주인공 ‘노라’가 집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찾듯 노씨 역시 ‘노라’라는 이름을 갖고 새 인생을 펼쳤던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60년 동안 쉼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첫째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했고 둘째는 어떤 목적이나 욕심을 두지 않았으며 사람 만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산다는 것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고 놀고먹는다는 것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도전은 하되 욕심을 버렸기에 오늘날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군가에 의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노라노 디자이너는 본명은 노명자다. 192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194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프랭크 왜건 테크니컬 칼리지’를 졸업하고 귀국했다. 6·25전쟁이 한창일 때 피난지인 부산에서 쇼 의상 등을 만들었고 1952년 서울 명동에 의상실 ‘노라노의 집’을 열었다. 이후 패션의 중심지 파리로 건너가 ‘아카데미 줄리앙 아트스쿨’에서 수학한 뒤 1956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한국 최초의 패션쇼를 열었다. 1966년에는 최초의 기성복 패션쇼를 열었고 1970년부터 1973년까지 파리 프레타포르테 패션쇼에 참가했다. 1974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이후 매년 계절마다 국내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60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 세계 패션그룹 ‘패션대상’(2000) 등이 있다.
  • “선생님 깨어나세요” 中 여교사, 버스 덮치는 순간 제자 밀치고 중태… 응원 물결

    “선생님 깨어나세요” 中 여교사, 버스 덮치는 순간 제자 밀치고 중태… 응원 물결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생님’ 중국의 한 중학교 여교사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제자를 구하다 두 다리를 잃고 혼수상태에 빠진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헤이룽장(黑龍江)성 자무쓰(佳木斯)시의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 장리리(張麗莉·29)다. 14일 인터넷 매체 인민망과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지난 8일 저녁 자신의 반 학생들을 통학버스에 태우기 위해 학교를 나섰다. 비극은 이때 벌어졌다. 장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정문 앞 건널목을 건너는 순간 버스 3대가 연쇄 추돌하면서 이 가운데 한 대가 길 위의 학생들을 덮쳤다. 위기의 순간 장 교사는 학생 두 명을 길 밖으로 밀쳐 냈다. 사고를 목격한 동료 교사 리진루는 “장 교사가 달려오는 버스를 본 뒤 학생 한 명을 등으로 밀어내고 나머지 한 명을 힘껏 끌어당겨 길 밖으로 벗어나게 했다.”면서 “정작 자신은 버스 아래에 깔렸고 심각한 골절상을 당한 채였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장 교사는 갈비뼈와 척추, 골반, 엉덩이뼈 등이 골절된 상태였고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그의 두 다리를 절단했다. 하지만 14일까지도 그는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 있던 학생 5명은 가벼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사고 소식이 중국중앙(CC)TV 등 주요 매체와 온라인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장 교사의 헌신에 깊은 존경심을 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보건부 소속 전문가 4명과 하얼빈의 의사 6명 등을 현지에 파견, 장 교사의 치료를 돕도록 했다. 중국 보건부장은 의료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장 교사를 살리라.”고 지시했다. 국어교사인 장은 평소 적은 봉급을 쪼개 홀어머니와 어렵게 지내는 학생을 돕는가 하면 끼니를 거른 학생에게 자신의 밥을 나눠 주고 몸이 약한 학생에게는 영양제를 사주는 등 제자를 사랑으로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애쓰다가 결혼한 지 2년 가까이 됐는데도 아기를 갖지 않았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가카 빅엿’ 서기호 “이정희 지지 철회한다”

    통합진보당의 폭력사태 앞에서 진보진영 인사들은 개탄을 금치 못했다. 12일 트위터를 통해 통진당 중앙위원회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밤 당권파들이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집단 폭력 행사에 나서자 “오늘로 대한민국 진보는 죽었다.”고 통탄했다. 진 교수는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줌의 무리가 통진당에 표를 던진 200만이 넘는 유권자의 뜻을 사정 없이 짓밟는 민주주의 파괴의 현장을 보고 계신다.”면서 “낡은 진보는 저기서 확실히 죽었습니다. 그 시체 위에서 새로운 진보로 부활하기를. 저기에 굴하면 안 됩니다. 이 싸움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 대표들을 구타하는 것까지는 미처 예상 못했다.”면서 “마치 사교집단의 광란을 보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트위터에서 “통진당 중앙위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하며, “통진당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비극이며 이는 야권연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썼다. 그는 또 “통진당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이 차라리 다행이다. 11월 쯤 터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면서 “이번 기회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실히 하는 당 쇄신을 이뤄야 한다. 당 바깥에서도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사람 모두 날선 비판을 가했으나 이번 일을 진보진영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함을 강조했다. 비판보다는 안타까움을 드러 낸 인사들도 있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유구무언입니다.”라고 착잡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보진영의 원로인사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어젯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어나 산을 오르느라 아직(통진당 소식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진당 향배의 또 다른 열쇠를 쥐고 있는 민주노총은 이번 폭력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설령 지지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번에 폭력을 주동한 세력만큼은 그대로 두고 갈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만 “민주노총 안에도 통진당 당권파 지지층이 적지 않은 만큼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집단 탈당 방침은 대의원대회 등 전체회의에서 결정해야 하고 지지 철회를 넘어서 집단 탈당을 결정할 경우 민주노총 내 당권파 세력들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은 더 이상 통진당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진당 전체 당원 13만여 명 가운데 4만 5000여 명이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지지 철회가 이뤄질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가카 빅엿’ 발언의 주인공이자 통진당 비례대표를 승계하게 된 서기호 전 판사도 13일 트위터를 통해 이정희 공동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꿀벌 300만 마리 하루 만에 집단 폐사…원인은?

    최근 중국의 한 양봉장에서 꿀벌 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일간지 첸장완바오 등 현지 언론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 닝보시 전하이구(區)에 사는 양봉업자 진바오궈(57)는 지난 달 30일 아침 자신이 키우던 꿀벌 300만 마리가 한꺼번에 죽어있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향긋한 꽃향기를 내뿜던 벌통은 이미 악취로 가득했고, 꽃의 꿀을 나르던 벌 300만 여 마리는 죽은 채 길바닥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진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29일 저녁 양봉장을 나서기 직전 주위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를 맡았지만 당시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 날 아침 양봉장을 다시 찾았을 때에는 전날 맡았던 악취가 더욱 심해져 있었고, 꿀벌들은 모두 죽음을 당한 상태였다. 그는 “전날 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 사체로 가득한 바닥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당시 양봉장 주위에서 났던 악취가 꿀벌을 대량으로 죽게 만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 악취는 닝보시에 있는 화학공장에서 내뿜는 독성 매연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반드시 이번일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정부와 환경단체가 조사에 나선 결과, 꿀벌은 농약이나 집단 바이러스가 사인(死因)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정확한 집단폐사 원인은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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