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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석유매장량 1위 맞아? 베네수엘라 휘발유 대란

    [여기는 남미] 석유매장량 1위 맞아? 베네수엘라 휘발유 대란

    생수보다 휘발유가 싸다는 베네수엘라에서 초유의 에너지부족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화력발전에 사용할 연료마저 모자라 자칫 전국적인 전력부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석유매장량 세계 1위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시의원 토마스 단젤(야당 프리메로 후스티시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카라카스의 에너지위기를 고발했다. 단젤에 따르면 카라카스에서 에너지부족이 가시화한 건 약 20일 전부터다. 회견에서 단젤은 "카라카스에 가솔린과 경유가 모자라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며 "석유매장량 세계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도저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상황은 주유난에 그치지 않는다. 화력발전소엔 발전용 연료가 모자라 전력생산까지 차질을 빗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화력발전에 가솔린과 디젤연료를 사용한다. 단젤은 "이미 카라카스에선 화력발전을 못해 선별적 단전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면서 "카라보보, 안소아테기, 라라, 차치라 등 다른 주로도 전력위기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는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책임 추궁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단젤은 "정부와 국영석유회사에 이유를 묻자 카리브에 일기가 불순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단젤은 "날씨가 안 좋아 가솔린과 경유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에너지부족은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정책의 작품"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에서 가솔린이 부족한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초유의 사태에 대해 정부는 책임을 지고 당장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공시 정보] 시·도 사회복지직 시험과 겹쳐… 시험장소 헷갈리면 낭패

    [공시 정보] 시·도 사회복지직 시험과 겹쳐… 시험장소 헷갈리면 낭패

    역대 최다 공시생이 응시하는 올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필기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6일 원서 접수를 진행한 올 국가직 9급 시험에는 22만 8368명이 몰렸다. 서울신문은 26일 국가공무원 채용을 총괄하는 인사혁신처 손무조(45) 채용관리과 과장에게서 다음달 8일 국가직 9급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이 유의해야 할 사항을 들어봤다. 같은 날 지방 16개 시·도에서 실시되는 사회복지직 시험에는 2만 2730명이 응시한다.“올해에는 이례적으로 25만명이 넘는 공시생이 같은 날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시험 장소를 혼돈해 잘못 찾아온 경우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시험 장소를 반드시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작년 결시율 26%… 노쇼는 행정력 낭비 다음달 9일 치러지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손 과장은 이렇게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5일자로 채용관리과 과장으로 임용된 그는 올해 5급 공채 1차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시작으로 요즘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 필기 시험이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이 늘었기 때문에 시험장도 더 많이 확보하고, 차출되는 감독관 수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10명 중 2명 이상은 실제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공시생입니다.” 인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결시율은 26.0%다. 2012년 27.1%였던 결시율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감소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손 과장은 “저출산으로 학교와 학급 숫자가 계속 줄어드는 탓에 시험장을 확보하기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쇼’ 현상으로 합격이 절실한 수험생들이 접근성 떨어지는 시험장에 배치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컴퓨터용 사인펜 NO… 모자는 YES 예년과 달리 올해 국가직 9급 시험 날 16개 시도에서는 사회복지직 시험을 치른다. 손 과장은 “사회복지직의 경우 자격증이 있어야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직 9급과 시험 일정이 같아졌다고 해서 응시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줄거나 늘진 않았다”며 “국가직 9급 시험을 응시하는 수험생은 오는 31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서 응시번호별 시험장을 정확히 확인해 지방 사회복지직 시험장으로 가는 착오가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험 당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20분까지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다. 손 과장은 “휴대전화 등 전자·통신 기기는 단순 소지만으로도 부정행위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험 도중 귀마개나 모자를 착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손 과장은 “감독관이 부정행위와 관련된 사항이 없는지 확인 후엔 착용할 수 있지만 시험 도중 본인 확인을 위해 모자를 벗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답안지 선택과목 체크, 응시표 순서대로 마킹을 원서 접수 기간 이후 개명한 수험생은 개명 후의 신분증과 주민등록 초본을 지참하고 시험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시하면 문제 없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장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는 실수 사례도 있다. 오래된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용하는 바람에 답안지 마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합격하는 경우다. 손 과장은 “오래되면 묽어지거나 마르기 때문에 반드시 새 컴퓨터용 사인펜을 준비해야 한다”며 “또 답안지에 선택과목을 체크할 때 수험생 자신의 응시표에 나와 있는 순서대로 제4과목, 제5과목을 마킹해야 채점 결과가 이상 없이 나온다”고 말했다. 시험을 볼 때 시간 관리를 하려면 블루투스·통신 기능이 없는 시계를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워치 등은 사용이 금지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조직 개편, 헌법에 충실해야/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조직 개편, 헌법에 충실해야/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1976년 11월 2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이 임박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자진 사임한 후 선출된 대통령이다. 선거 유세 시작부터 그가 외쳤던 핵심 공약은 놀랍게도 ‘연방정부의 전면 개편’이었다. 남부 주지사 출신의 아웃사이더로서 연방정부의 폐해를 실감했기 때문이었을까. 선거 전날 뉴햄프셔주 마지막 유세에서는 “연방정부 조직 개편을 원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투표하지 않아도 좋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연방 교육부와 에너지부를 신설하고 인사관리처와 재난관리청을 설치한 것도 카터 대통령 때다. 최근 대통령 선거가 확정되면서 정부조직의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돌이켜보면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70년 동안 총 62회의 개편이 있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설과 폐지를 반복하느라 공무원들은 ‘이삿짐’을 싸기 일쑤였고, 관료사회의 업무 혼란과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 정치적이고 즉흥적인 결정으로 부작용만 많고 효과는 적었다는 지적이 많다. 정권 초기에 조직 개편에만 매달리다 실질적인 국정 개혁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잘못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을까. 이제부터는 정부조직 개편의 기준과 원칙을 ‘헌법’에 두자. 정부조직은 헌법의 목적과 정신,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국정 실패와 정책 실패는 정부기관들이 헌법상 책무를 망각한 결과였다. 촛불 시민혁명 역시 헌법을 농락한 행정부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정부조직의 개편도 헌법상 규정된 책무와 역할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헌법 제119조 제2항에 따르면 국가의 경제적 책무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그리고 경제 민주화’다. 현재의 기획재정부가 이런 헌법상 책무에 맞게 편제되고 운영되는지 의문이다. 막강한 예산 권한에 빠져 경제적 책무를 소홀한 것은 아닌지. 산업부의 헌법상 책무는 ‘기업의 자유와 창의의 존중, 중소기업의 보호와 육성, 대외무역의 육성과 관리’로 명확하다. ‘통상자원’은 분리하고 미래산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헌법 제127조 제1항은 과학기술 혁신과 정보, 과학기술 인력의 개발을 명확히 규정하여 ‘과학기술부’를 상정하고 있다. 교육, 노동, 복지 기능은 헌법 제31조, 32조, 34조에서 각각 5개 이상의 세부 조항으로 헌법상 막중한 책무와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정치적 기능이나 불필요한 규제는 대폭 축소하되, 헌법상 책무와 가치 비중에 맞게 편제해야 한다. 해양 등 헌법상 책무가 명확하지 않은 부처는 통합 또는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제 모든 부처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조직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헌법 제4장은 행정 각부를 정부 정책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 각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인정한 셈이다. 따라서 대통령은 행정 각부를 통하여 정부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즉 헌법은 비대한 대통령비서실이나 국무조정실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 현행 ‘부총리’제도 역시 위헌적 요소가 있다. 경제부처의 과도한 정부 독점을 억제하고 헌법상의 가치와 기능에 따라 균형 잡힌 배분이 필요하다. 헌법상 행정 각부의 서열은 없다. 인사처나 예산처와 같이 행정 각부를 지원하는 참모 기능도 행정 각부와 구분하여 편성해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상 불필요한 개입과 통제로 비효율적이고 제왕적 국정 운영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카터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 비서실 인력을 약 30% 감축했고, 비서진 역할도 의전·홍보·의회·여론·위기·안전 등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것에 한정했다. 정부 현안을 몇 명의 백악관 참모들과 상의하기보다는 내각 장관들을 불러 함께 논의했다. 또한 내각의 고위관료들은 장관이 선임하도록 위임하였다. 그는 미국 헌법상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정의, 인권과 평화를 실천한 정직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촛불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 이후 새 국정 운영 체제를 바라고 있다. 성공적인 정부를 위해서는 부처 단위의 구조 개편만으로 부족하다. 정부 내 수평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권위적인 계층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헌법상 책무와 역할에 충실한 정부조직 개편과 운영을 기대한다.
  • [자치광장] 골목자치를 위한 자치분권대학/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자치광장] 골목자치를 위한 자치분권대학/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지방자치는 중앙집권의 비효율을 극복하고 주민의 실수요에 더 효율적으로 부응하는 제도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정책 시행과 재원의 중앙정부 집중 등으로 지방정부의 손과 발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에겐 국가 주도의 상명하달식이 아닌 생활근거지로부터 소통하고 수렴하는 그야말로 아래로부터의 정책이 필요하다. 이제는 시민이 자기가 살아가는 마을과 동네에서 생활공동체를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동네의 시대, 마을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바로 ‘자치’와 ‘분권’이다. 자치와 분권이 정치인들만의 이야기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의도 정치만 하는 사람을 위한, 목소리가 큰 사람을 위한, 힘이 있는 일부를 위한 이야기라고 말이다. 그러나 마을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골목자치 실현의 주체는 보통의 시민, 바로 우리, 개개인이다. 때문에 삶의 현장에서 이웃과 더불어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해 나가는 생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주인공은 일부 특권층이 아닌 보통의 시민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깨어 있는 마을시민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주민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지방정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전국 27개 지방정부가 구성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가 주도해 같은 고민을 하는 전문가들과 손잡고 ‘자치분권대학’을 개설한 게 대표적이다. 자치분권대학은 일반 시민과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 자치분권과 내 삶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더 나은 자치분권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법과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15강 내외로 다루고 있다. 시민사회의 자치분권 전문지도자 양성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3월부터 전국의 지방정부가 순차적으로 캠퍼스를 열고 있으며 성북구도 오는 5월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성과 창의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치와 분권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미래 경쟁력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이 주도하는 자치분권 운동의 허브로, 지방자치를 가로막는 법률들에 대해 입법을 청원하고 연구하는 자치 입법 공장으로, 자치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자치분권대학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전국 234개 지방정부가 모두 캠퍼스가 되어 보통의 시민이 삶의 질을 높이는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자치분권의 시대, ‘동네의 시대’가 시작되려면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 안철수 “세종시, 행정수도로 명시…청와대 국회 모두 이전”

    안철수 “세종시, 행정수도로 명시…청와대 국회 모두 이전”

    15일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개헌을 통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시하고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통령 집무실도 비서동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래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혁명을 시작하겠다”라며 이런 내용의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안 전 대표는 “국가 의사결정 과정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효율적인 정부 및 국회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또 국민의 참여를 대폭 늘리기 위해 국민투표의 실시 주체 및 범위를 확대하고 국민발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의 법률심사우선청구권과 국민공천제를 도입한다고 공약했다. 국민에게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제소권을 부여하고 윤리위 심사에서 국민배심원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해 국회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불량의원에 대한 리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사건의 경우 기소여부를 결정할 때 국민 배심원들이 참여하도록 기소배심원제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다당제 체제의 정착을 전제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 과반이 찬성하면 법안이 처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도 폐지하고 예산결산위원회의 상임위원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대통령 인사권을 축소해 장관급을 모두 국회에서 인준을 받도록 할 것”이라며 “입법권도 대통령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행정부의 법률안 제출권을 폐지하고 예산법률주의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소속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고 상시국회와 상시청문회, 상시국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행정부가 국회로부터 감사받으며 제대로 일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도입을 주장해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도 정치개혁안에 포함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전체 의석수 중 비례대표 비중을 확대하고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안 전 대표는 밝혔다. 또한, 정당의 공천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 정당투표 1표에 더해 정당명부 내 후보에 대한 1표를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의원 투표까지 1인 3표제가 되는 셈이다. 정치신인의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비후보자 등록을 선거일 전 1년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안 전 대표는 국고보조금 분배의 공정성 강화하기 위해 의원 수 중심 배분에서 정당득표율 중심 배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제도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선 정치후원금 기부자의 신원과 기부액을 인터넷으로 상시공개하고, 정치후원금 지출내역을 인터넷으로 상시 공개토록 할 방침이다. 정당 회계를 완전공개하고 출판기념회에서 정가를 넘는 가격으로 책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도 담았다. 안 전 대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없애는 대신 대법관들의 대법원장 호선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법관의 임기도 현행 6년에서 대통령 임기를 고려하여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기를 연장하도록 했다. 안 전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개헌 시 권력구조에 대해 “국회가 여전히 갈등을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권한을 국회로 가져오긴 힘들다. 국민투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의원내각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면서 “이원집정부제와 권력축소형 대통령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조직개편 ‘괴담’… “준비 기간 짧아 대수술 힘들 것”

    기재·교육·미래부 등 조마조마 “인수위 없어 조율 못해 더 불안” 5월 초로 예정된 ‘장미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자 관가가 조직 개편 ‘괴담’에 떨고 있다. 일손을 놓은 채 대선 주자들의 내각 새판 짜기에 촉각을 세우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차기 정부는 정부 조직안을 손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 운영을 맡기 때문에 내각의 재편은 아직은 먼 일이다. 반복되는 조직 개편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여론이 있어 대선 후보들조차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조직 개편의 칼자루가 관료사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시급한 과제도 아닌 만큼 공무원들이 소모적인 논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조직 개편 논의가 자칫 정책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었던 노태우,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아예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지 않기도 했다. 이번에도 누가 당선되든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정쟁을 불러올 게 뻔한 정부 조직 개편을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획재정부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부처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경제정책과 예산·재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최근 들어 반대 여론이 거세다. 기재부의 한 국장은 “부처 칸막이가 생기면 경제정책, 국제금융,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고급 경제관료가 나오기 힘들고 정책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폐지론’이 거론되는 부처 가운데 하나다. 대선 주자를 비롯해 일부에서는 국가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국가교육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초·중등 교육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학 교육은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부의 한 과장은 “교육부가 담당하는 일이 매우 방대해 몇 달 만에 해체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본도 교육정책이 바뀌지만 문부과학성이 없어진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의 한 고위 간부는 “차기 정부에서 조직 개편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외청들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유력 후보 진영 쪽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의 국장급 공무원은 14일 “대선 주자들이 하나같이 정부조직 개편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조직 개편 얘기가 나오면 적어도 6개월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수위가 있으면 정책 조율을 할 텐데 차기 정부에서는 그마저도 없어 더욱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대선 주자들은 정부 부처에 불안감을 줄 것을 우려해 명시적인 ‘조직 개편안’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정책 구상과 정당 소속 연구원 보고서 등에 비춰 볼 때 일부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래부를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과기부로 개편한다는 구상을 내놨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미래부 조직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다. 이수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여러 가지 조직 개편설이 떠돌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면서 “조직을 흔드는 소문에서 관료 스스로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번 주 대선일 지정 ‘50일 대권전쟁’

    이번 주 대선일 지정 ‘50일 대권전쟁’

    각 당 3월 말~4월 초 후보 확정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번 주 대선일을 확정해 공고한다. 각 정당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과 규칙을 속속 확정하며 대선체제로 전환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12일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에서 선거일을 지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대선일 공고 시한일이 오는 20일인 만큼 이번 주(17일)를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일은 주무 부처인 행자부가 지정하면, 황 권한대행이 확정·공고한다. 또 행자부가 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작업도 착수한다. 선거일 지정 안건은 이르면 14일 정례 국무회의 또는 이후 임시 국무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일 공고 시점을 전후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다. 선거일은 5월 9일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파면 이후 60일 내에 선거를 해야 하는데 5월 첫째 주에는 근로자의 날(1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등으로 징검다리 연휴가 있고, 8일은 연휴와 이어지는 월요일이어서 선거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남은 날짜는 60일이 되는 시점인 9일뿐이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파면 이후 청와대가 비어 있지만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를 이어 간다. 또 이미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로 주어지는 권한이나 의전은 없다는 게 총리실 측 입장이다. 황 권한대행 측은 “대통령 파면 이후 황 권한대행의 업무가 크게 바뀌거나 추가되는 사항은 없다”면서 “현재 업무나 회의도 서울청사에서 하고 있는 만큼 굳이 청와대로 옮길 경우 장관들의 이동시간 등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에 옮길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력 주자가 많은 더불어민주당은 1차 선거인단 모집에서만 166만명이 신청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3일에 누적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치른다. 최종 후보는 4월 8일 선출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이달 31일 개최한다. 여당 지위 상실로 침체된 당 분위기를 대선 후보 경선 흥행으로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가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현장투표 80%,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선출하는 경선 규칙을 확정했다. 최종 후보는 4월 초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국민 선거인단 투표 40%, 당원 선거인단 투표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트럼프 압박 못 견뎌 치솟는 임금 무서워 대륙 뜨는 中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트럼프 압박 못 견뎌 치솟는 임금 무서워 대륙 뜨는 中기업들

    중국 기업들이 중국 대륙을 떠나간다. 중국 내 치솟는 임금과 하루가 다르게 뛰는 임대료, 비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비싼 에너지 비용 등 중국 내 생산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45%에 이르는 높은 세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무역장벽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중국산 제품에 대해 막대한 세금을 물리겠다는 미국의 방침에 저비용 대량생산 모델을 추구할 수 없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 공장을 옮기거나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했던 중국의 제조업 부문 시간당 임금이 11년 만에 3배로 치솟은 것이다.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5년 1.2달러(약 1375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3.6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아시아 지역의 태국과 필리핀, 남미 지역의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를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임금 수준의 70%까지 육박한 상태다. 반면 다른 신흥국들은 되레 떨어졌다. 브라질은 시간당 2.9달러에서 2.7달러, 멕시코는 2.2달러에서 2.1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4.3달러에서 3.6달러로 각각 하락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은 업종·지역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인다.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의 ‘국민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업은 전통적 고소득 업종답게 임금 수준이 가장 높았고,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 업종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농업과 임업, 목축업, 어업, 도소매업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지역별로는 2015년 수도 베이징과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의 연봉 수준이 각각 평균 11만 1000위안(약 1826만원), 10만 9000위안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임금 상승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세계 경제와 접촉면을 넓히면서 생산성이 향상된 덕분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앨릭스 울프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신흥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임금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산성을 감안한 중국의 임금 수준은 미국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가 중국의 저임금 매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바람에 중국 기업들을 해외로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소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내놓은 보고서에서 생산성을 감안한 중국의 노동비용은 미국과 비교하면 4% 정도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제조업체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40%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의 노동생산성은 25%, 영국은 30% 각각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중국의 임금 상승이 생산성을 크게 웃돈 데다 위안화도 강세를 보여 미국과 중국의 노동비용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했다는 얘기다. 중국 기업들을 해외로 떠나도록 하는 요인은 또 있다.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위해 무역장벽을 쌓기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수입품을 배격하고 중국산 제품에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행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틸로 하네만 로디엄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 투자인 그린필드(투자 대상국의 토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 등을 짓는 방식) 투자는 지난 5년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중국을 대신할 저비용 생산 거점을 찾아 나섰다. 이들 기업은 동남아 지역을 주목하고 있지만, 남미 지역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취약국도 눈여겨보고 있다. 남미의 경우 중국 임금이 치솟는 사이 임금이 정체되거나 줄었다.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경기가 냉각되는 바람에 2009년 이후 임금 수준이 반 토막 났다. 인도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7년 이후 줄곧 0.7달러 수준을 맴돌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주목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연한 노동시장과 값싼 에너지,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제조업체들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중국의 해외 투자를 연구하는 미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2000∼2016년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778건의 그린필드 투자로 460억 달러를 투입했다.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지역은 미 캘리포니아주다. 이 기간 동안 370개사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텍사스(56억 달러, 138개사), 노스캐롤라이나(55억 달러, 80개사), 일리노이(40억 달러, 111개사), 뉴욕(38억 달러, 120개사) 등의 순이다. 하네만 로디엄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증가한 것은 낮은 비용과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미국 소비자들과의 근접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 투자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섬유업체 커얼(科爾)그룹의 자회사 커얼아메리카는 5년간 2억 1800만 달러를 투자해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랭커스터 공장의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주산칭(朱善慶) 커얼그룹 회장은 “비용 이점이 분명하다”면서 랭커스터 카운티의 전기료가 항저우보다 최대 40% 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상하이에 있는 첨단 의료장비 업체 롄잉(聯影)은 미 텍사스주에 생산 공장을 세우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며, 2013년 미 앨라배마주에 첫 번째 미국 현지공장을 건설한 진룽퉁관(龍銅管)은 두 번째 미국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그렇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 노동자들의 생산성 수준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들어 단순 임금 상승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루 모히우딘 유로모니터 전략 애널리스트는 “중국 노동자들의 생산성 수준이 월급보다 빠르게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 상승을 생산성 향상과 함께 봐야 한다”며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이점을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만큼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마이클 크로티 MKT 회장은 중국산 제품에 45% 세금이 붙으면 커튼과 다른 제품을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에서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팔리는 커튼의 90%는 중국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면서 “또 가격 경쟁력이 있는 커튼을 생산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갖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 폭이 가파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국내 시장이 거대하다는 점도 이들을 붙잡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모히우딘 전략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전 분야에서 2020년까지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런 점유율은 인도 4.8%, 브라질 3.3%보다 훨씬 높은 만큼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있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khkim@seoul.co.kr
  • 54개국가 여성 기업인 문화 우간다보다 못한 대한민국

    54개국가 여성 기업인 문화 우간다보다 못한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여성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평가에서 우간다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태국, 베트남, 중국보다도 훨씬 뒤처진다. 마스터카드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 세계 54개 국가의 여성 기업가 현황과 사회 환경적 지원 정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 기업가들이 각국의 고유한 환경에서 다양한 조건을 통해 얼마나 사회로 진출하고, 기업가로 성장하는지를 지수로 측정해 산출했다. 1위는 100점 만점에 74.4점을 받은 뉴질랜드다. 우리나라는 57.6점을 받아 42위를 차지했다. 필리핀(8위), 태국(10위), 베트남(19위), 중국(31위)은 물론 우간다(41위)보다도 밀린다. 중국과 우간다 등은 여성 기업가를 지원하는 환경적 제도는 부족했으나 전체 기업가 가운데 여성 비율이 30%를 넘었다. 마스터카드는 여성의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로 ▲금융지원 및 벤처캐피탈 비활성화 ▲과도한 규제 및 제도적 비효율성 ▲자기확신 및 기업가정신 부족 ▲실패에 대한 두려움 ▲사회·문화적 제한요소 ▲교육 및 트레이닝 부족 등을 꼽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공무원 퇴근 후 최소 9시간 휴식 보장”

    ‘유연근무제와 연가 활성화로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을 세우자.’ 인사혁신처가 8일 내놓은 2017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의 주요 내용이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은 “일은 많이 하는데 생산성은 낮은 비효율적 문화에서 탈출하고, 퇴근 후 최소 9시간의 휴식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무원 근무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통일부의 50대 국장이 갑자기 쓰러지고, 고용노동부 과장과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업무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직사회에는 건강 경보등이 켜졌다. 낡은 근무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인사혁신처는 공직사회 근무혁신을 지난해에 이어 더 강도 높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할 땐 집중해서 일하고, 쉴 때 제대로 쉬는’ 효율적 근무문화를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대한다. 주말 근무와 퇴근 후 단체문자는 제한하기로 했다. 유연근무제를 통해 주 40시간 범위에서 하루 근무시간을 4~12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만약 오전 1시에 퇴근했다면 9시간 이상 쉬고,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다. 출근시간뿐 아니라 점심시간의 앞 또는 뒤 1시간도 자유롭게 활용해 자녀 돌봄과 자기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에 조기 출근했다면,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하교한 자녀의 점심이나 간식을 챙겨준 뒤 다시 사무실로 복귀할 수 있다. 불필요한 주말과 공휴일 근무와 퇴근 직전 업무지시, 퇴근 뒤 단체 카톡 등도 금지다. 어쩔 수 없이 초과 근무를 하게 만드는 퇴근 직전 회의나 퇴근 후 업무전화, 문자도 자제 대상이다. 3월부터 ‘자녀돌봄 휴가’도 도입된다. 자녀돌봄 휴가는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둔 공무원이 학교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이틀이 부여되는 휴가다. 자녀돌봄 휴가를 이용해 학부모 공무원은 평생에 한번 있는 자녀의 졸업식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졸업식 외에 운동회, 입학식 등 학교 공식 행사와 교사와의 상담에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돌이 안 된 유아를 키우는 여성 공무원이 하루 1시간 이용할 수 있는 ‘육아시간’과 임신 12~36주의 공무원이 하루 2시간 이용 가능한 ‘모성보호 시간’도 널리 알려 사용을 권장한다. 자유로운 연가 사용을 위해 기관은 권장 연가일수를 전년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 10일 이상 장기휴가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저축 연가도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손학규 징크스 이번에도…‘공정만세’ 공약 발표하자 사드 배치

    손학규 징크스 이번에도…‘공정만세’ 공약 발표하자 사드 배치

    ‘손학규 징크스’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공약을 발표한 7일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착수하면서 그의 공약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거취 문제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전격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17일 국민의당 입당을 선언했을 때에도 같은날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손학규가 큰 일을 하면 더 큰 일이 터진다는 ‘손학규 징크스’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염두하고 떠난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때마침 그날 ‘북한 제1차 핵실험’이 터졌다. 2007년 한나라당 탈당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그의 정치적 행보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해 의미가 반감되거나 퇴색됐다. 2010년 11월에는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에 반발하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요구를 위해 정치인 최초로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바로 다음날 북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장외투쟁은 마무리됐다. 2016년 10월에는 칩거하던 만덕사에서 내려와 정계복귀와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지만 이날 역시 ‘최순실 태블릿PC’ 발견이라는 초특급 이슈가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이와 관련 손학규 전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하늘이 저에게 좀 단단히 준비해라 단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징크스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공공부문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정만세’ 공약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 공공기관의 임금을 향후 5년간 동결하는 한편 퇴직자의 절반만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하는 등 한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48.8%를 기록했던 공공분야 지출을 30%후반까지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제리의원 “시내버스 400번 남대문시장까지 노선 연장”

    서울시의회 김제리의원 “시내버스 400번 남대문시장까지 노선 연장”

    400번 시내버스가 지난 4일 첫차부터 기존 노선에서 변경된 노선으로 조정되어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김제리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산1)에 따르면 당초 염곡동차고지를 출발하여 용산을 거쳐 서울역에서 회차하던 400번 시내버스 노선이 남대문시장, 을지로입구와 서울시청을 경유하는 것으로 변경하여 운행한다고 밝혔다. 김제리 의원은 “400번 시내버스 노선의 회차구간을 연장시킴으로써 용산구와 중구 주민들이 을지로입구, 남대문시장 등 주요 도심지로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시내버스 이용편의성이 증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시내버스 400번 노선의 회차구간인 서울역에서 염천교 구간은 승객의 이용편의 보다는 단순히 시내버스 노선의 회차를 위해 운행하는 구간에 해당함으로써 그동안 대당 평균 6~7분의 비효율적인 회차 운행을 해 왔다. 김제리 의원은 “이번 시내버스 400번 노선의 노선 조정으로 운행거리가 약 2km 연장되고 배차시간은 약 1분, 전체 운행시간도 약 10분 정도 늘어나게 되었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숭례문~을지로입구~서울시청 구간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시내버스 이용편의와 도심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신중한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김제리 의원은 “서울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시민편의를 최우선으로 하고 비효율적인 회차구간 해소 등 서울시의 재정적자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내버스 노선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명예가 아들의 학비 대 주나…‘에이스’마저 사표 내던졌다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명예가 아들의 학비 대 주나…‘에이스’마저 사표 내던졌다

    중앙 부처 ‘에이스’로 인정받던 A국장은 얼마 전 사표를 내고 대기업 임원이 됐다. 차관 자리까지 거뜬히 오를 것으로 기대됐기에 그의 퇴직은 단연 관가의 화제였다. “공직사회 노하우를 민간에서 활용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추측성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는 주변에 “자녀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어 (이직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20년 남짓 공무원 생활을 한 A국장이 한 달에 받았던 급여는 대기업에 다니는 대학 동기들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10년 넘게 지방에서 집배원 생활을 했던 B씨도 고민 끝에 사직서를 냈다.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물과 택배 상자를 나르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와 최근에는 서 있기도 힘든 지경이 됐다. 집배원 일을 그만두고 딱히 할 만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오토바이만 안 타도 살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그는 동기들에게 “몸에 무리가 와 오래전부터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해 왔다”면서 “몸이 나아지면 아파트 경비 일부터 찾아볼 생각”이라고 전했다.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공무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텼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공무원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와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으로 재취업이 힘들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인생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여겼던 공무원연금도 크게 줄어들면서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으려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사회가 뿌리부터 흔들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자발적 퇴직, 정년퇴직자보다 훨씬 많아 5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5년 한해동안 의원면직(자발적 퇴직)한 공무원은 1만 7835명(국가직 1만 5535명, 지방직 2300명)으로 정년퇴직한 공무원 1만 1517명(국가직 7559명, 지방직 3958명)보다 50% 이상 많았다. 정년퇴직자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스스로 공직을 떠나고 있다. 국가직의 경우 외무와 경찰, 소방, 검사, 교육 등이 포함된 특정직 공무원이 1만 913명으로 전체의 70%나 됐다. 특히 교사 등 교육직 퇴사자가 9437명에 달했다. 일반직(4488명)에서는 공직사회의 ‘허리’로 불리는 4~7급 종사자들이 대거 퇴직했다. 가만히 버티기만 해도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들이 ‘철밥통’으로 비난받을 만큼 안정적인 일자리를 스스로 걷어차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서울청사의 한 고위공무원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돈을 많이 받거나 명예·권력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공무원들은 전형적으로 후자를 원하는 이들”이라면서 “그런데 (관피아 논란 등으로) 그런 게 사라지니 공무원들이 어디서 보람을 찾아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하위직 공무원 “박봉과 열악한 처우에 실망” 실제로 하위직의 경우 낮은 임금과 처우 때문에 공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한 7급과 9급 직원의 첫 달 기본급은 각각 173만 4000원과 139만 500원이다. 세금을 떼면 실수령액은 더 줄어든다. 직급수당과 가족보조비, 시간 외 수당이 추가로 나오지만 민간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다. 2004년 95.9%였던 공무원 보수의 민간 임금 접근율이 2016년 83.4%를 기록하는 등 임금 격차도 다시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앞으로 받게 될 연금이 크게 준 것도 하위직 공직 포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새 연금법에 따르면 연금 받는 나이는 60세에서 65세로 늦어지고 연금액도 매월 수만~수십만원씩 줄어든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한 사무관은 “9급 공무원 일부는 첫 월급에 충격을 받고 퇴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청사 주변 원룸에서 생활하는 20~30대 9급 주무관의 경우 급여 130여만원(실수령액)에서 월세로 40만원 정도를 내고 남은 80만~90만원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한 달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근무 여건을 견디지 못해 공직을 떠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1만명 가까이 공직을 떠난 교육직이 대표적이다. 한국교총 측은 “지난해 전남 신안 초등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도 드러났듯 몇몇 지역은 교사의 인권을 보장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게 사실”이라면서 “이 때문에 일부는 격오지 발령을 받으면 미련 없이 사직서를 내고 다른 일을 찾거나 서울·경기 등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 새로 임용 시험을 본다”고 설명했다.#고위직 “더 늦기 전에 제2의 인생 찾으려” 소방직이나 경찰 등 특수직의 경우 일선 현장에서의 업무 강도와 군기, 노후화된 시설·장비 등에 실망해 입직한 뒤 1년도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꽤 있다. 경찰직은 1330명이 중도 퇴사했고, 날마다 오토바이로 이동해야 하는 우정직도 620명이 사직서를 냈다. 해경의 경우 50~100t급 소형함에 승선했다가 배멀미 등을 호소하며 공무원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반면 고위직으로 갈수록 급여나 처우보다는 비효율적 조직 문화나 보이지 않는 차별 등에 회의를 느껴 ‘새길’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몇 년 전 공무원을 그만둔 중앙 부처의 한 과장은 “행시에 합격한 뒤 5급 사무관으로 20년 가까이 일하고도 과장(주로 4급 서기관)을 못 다는 사람이 있다. 민간 기업이라면 가만히 뒀겠냐”면서 “공직사회 전반에 비효율이 만연하고 조직 관리에도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 “비효율적 조직문화…보이지 않는 차별도” 위계질서가 중요한 군이나 경찰에서는 ‘계급정년’(간부급의 경우 한 계급에서 일정 기간 이상 진급을 하지 못하면 조직을 떠나게 하는 제도) 때문에 원치 않더라도 퇴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출신 엘리트가 계급 정년에 걸려 50대 초반에 퇴직한 뒤 9급 교정직 공무원시험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면서 “이 경우 경찰 근무 기간을 호봉에 반영해 주기 때문에 민간 경호업체로 가는 것보다 급여도 높다”고 설명했다. 계급정년이 없더라도 조직 내 분위기를 읽고 알아서 사직서를 내야 하는 곳이 있다. 검찰이 그렇다. 검사도 74명이 스스로 옷을 벗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기 인사에서 ‘OOO조사단’, ‘XXX연수원’ 등 특정 부서에 두 차례 이상 발령이 나면 ‘조직을 떠나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대부분 사표를 낸다”면서 “잔인하기는 해도 검찰 나름의 위계와 규모를 유지해 온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이런 ‘시그널’을 줘도 퇴직하지 않는 검사가 늘어 인사 적체가 심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과거에 비해 전관예우가 많이 사라졌고 경기침제가 이어져 변호사 개업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 “비고시 출신 50대初 4급 이상 승진 어려워” 비(非)고시 출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에 퇴직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비고시 출신 공무원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50대에 4급 서기관을 달면 더이상 승진은 어렵다.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의 4~5급 공무원 상당수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정년이 충분히 남아 좀더 ‘유리한 협상 조건’을 가졌을 때 산하기관이나 민간기업 등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보려 사표를 낸다. 한 경제 부처 소속 서기관은 “선배들은 정년을 마치고도 민간으로 나가 여러 방식으로 보상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거의 없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과거에는 주목받지 않던 대민(對民) 업무 부서에 지원해 노하우를 쌓고 일찌감치 고액 연봉을 주는 민간 업체로 이직하겠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고 전했다. 부처종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대륙을 떠나고 있는 중국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대륙을 떠나고 있는 중국 기업들

    중국 기업들이 중국 대륙을 떠나간다. 중국 내 치솟는 임금과 하루가 다르게 뛰는 임대료, 비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비싼 에너지 비용, 어려운 자금 조달 등 중국 내 생산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해 45%에 이르는 높은 세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국내 생산 여건 악화로 과거와 같은 저비용 대량생산 모델을 추구할 수 없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막대한 세금을 물리겠다고 선언한 것을 계기로 아예 선제적으로 미국으로 생산공장을 옮겨가거나 현지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다.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했던 중국 제조업 부문의 시간당 임금이 11년 만에 3배로 치솟은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5년 1.20 달러(약 1355원)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3.6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때문에 중국의 임금 수준은 아시아의 태국과 필리핀,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를 넘어선지는 오래고,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임금 수준의 70%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상태다. 반면 다른 신흥국들은 오히려 떨어졌다. 브라질은 시간당 2.90달러에서 2.70달러, 멕시코는 2.20달러에서 2.10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4.30달러에서 3.60달러로 각각 하락했다. 중국 임금 수준은 업종·지역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인다.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의 ‘국민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고소득 업종인 금융업은 모든 업종 가운데 임금 수준이 가장 높았다.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 업종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농업과 임업, 목축업, 농업부산물업, 어업, 도소매업의 임금 수준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지역 별로는 2015년 수도 베이징(北京)과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의 연봉 수준이 각각 평균 11만 1000 위안(약 1831만원), 10만 9000 위안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임금 상승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세계 경제와 접촉면을 넓히면서 생산성이 향상돼 제조업 임금이 중간소득 국가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알렉스 울프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신흥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임금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생산성을 감안한 중국의 임금 수준이 미국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점도 중국의 저임금 매력을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내놓은 보고서에서 생산성을 감안한 중국의 노동비용은 미국과 비교하면 4% 정도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제조업체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40%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일(25%) 영국(30%) 등의 생산성 상승폭을 크게 앞섰다. 반면 이 기간 중국의 임금 상승률은 생산성 증가율을 크게 웃돈 데다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는 바람에 미국과 중국의 단위 노동비용은 엇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들을 해외로 떠나도록 압박하는 요인은 또 있다.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위해 무역장벽을 쌓기 시작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다. 여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품을 배격하고 중국산 제품에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행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틸로 하네만 로디엄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새로운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투자인 그린필드(해외 자본이 투자대상국의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투자 방식) 투자는 지난 5년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중국을 대신할 저비용 생산거점을 찾아 나섰다. 이들 기업은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주목하고 있지만, 남미 지역이나 유로존 취약국도 눈여겨 보고 있다. 남미의 경우 중국의 임금이 치솟는 사이 임금이 정체되거나 줄었다. 유럽의 그리스는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경기가 냉각되는 바람에 2009년 이후 임금 수준이 반 토막 났다. 인도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7년 이후 줄곧 0.7달러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이 주목하는 곳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연한 노동시장과 값싼 에너지,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제조업체들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은 수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다. 중국의 해외투자를 연구하는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2000∼2016년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778건의 그린필드 투자로 460억 달러를 투입했다.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지역은 캘리포니아 주이다. 이 기간 동안 370개사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어 텍사스(56억 달러,138개사) 노스캐롤라이나(55억 달러,80개사) 일리노이(40억 달러,111개사) 뉴욕(38억 달러,120개사) 등의 순이다. 하네만 로디엄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증가한 것은 낮은 비용과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는 점과 미국 소비자들과의 근접성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더 높은 관세와 이 밖의 다른 시장 접근 장벽으로 중국 제조업들이 미국 생산기지에 투자할 필요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일부 중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 투자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있는 섬유업체 커얼(科爾·keer)그룹의 자회사 커얼아메리카는 5년간 2억 1800만 달러를 투자해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랭커스터에 있는 공장의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주산칭(朱善慶) 커얼그룹 회장은 “비용 이점이 분명하다”면서 랭커스터 카운티의 전기료가 항저우보다 최대 40% 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 노동자들의 생산성 수준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점을 들어 단순 임금 상승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루 모히우딘 유로모니터 전략 애널리스트는 “중국 노동자들의 생산성 수준이 월급보다 빠르게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금 상승을 생산성 향상과 함께 봐야 한다”면서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이점을 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까닭에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마이클 크로티 MKT 회장은 중국산 제품에 45% 세금이 붙으면 커튼과 다른 제품을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에서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팔리는 커튼의 90%는 중국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면서 “또 가격 경쟁력이 있는 커튼을 생산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갖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 폭이 가파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국내 시장이 거대하다는 점도 이들을 붙잡아 두고 있다. 모히우딘 전략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전 분야에서 2020년까지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점유율은 인도 4.8%,브라질 3.3%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면서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있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칼퇴하면 일 잘해”… ‘강퇴 작전’ 쓰는 회사들

    [커버스토리] “칼퇴하면 일 잘해”… ‘강퇴 작전’ 쓰는 회사들

    #1. 국내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는 김성재(36·가명) 과장은 지난 21일 퇴근 시간 30분을 남겨 놓고 임원실로 불려 갔다. “김 과장, 지난번에 말한 기획안 어떻게 됐어? 내일 오전 8시까지 내 책상에 갖다 놔.” 며칠 전 임원이 지나가는 말로 뭘 하자고는 했지만, 그때만 해도 당장 기획을 해 보자는 취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임원 앞에서 단 한마디도 못하고 책상 앞으로 돌아온 김 과장은 오랜만에 가족과 외식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자정이 다 되도록 대략적인 기획안도 만들지 못한 그는 잔뜩 서류를 싸 들고 퇴근했다. 머리가 멍한 채로 서류를 뒤적이다 잠이 든 그는 새벽 5시 30분으로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 씻는 둥 마는 둥 정신없이 집을 나왔다.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45분.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이 한 시간 남짓 동안 만들어 임원실에 갖다 놨지만, 되레 임원은 호통을 쳤다. “이게 아니잖아!” 이 한마디에 김 과장의 이날 저녁 시간도 실종됐다. 그는 24일 “정규 근무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이지만, 이건 남의 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2. 외국계 기업에서 국내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ING생명의 이성훈(38·가명) 차장. 사내에서도 일이 많다고 알려진 상품기획부에서 근무하지만 그의 출근 시간은 오전 8시 50분이다. 회의는 주로 오전에 끝내고 점심을 먹고 와서는 오후 2시부터 낮잠을 청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오후 2시부터 2시 20분까지를 낮잠 시간으로 정했다. 2시가 되면 사무실 전체 불이 꺼지고 안내방송과 함께 클래식(드뷔시 ‘달빛’) 음악이 잔잔하게 깔린다. 20분 동안 꿀잠을 잔 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2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오후 업무를 본다. 퇴근 시간은 오후 6시. 가끔 제시간에 일을 끝내지 못해도 오후 7시 전에는 사무실을 나선다. 7시가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이다. 이 차장은 “PC가 꺼지기 전에 일을 끝내야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더 몰입하게 된다”면서 “저녁에는 주로 회사 근처 수영장에 간다”고 말했다.●年 2124시간 근무… OECD 평균보다 354시간 많아 우리나라 기업의 살인적인 근무 강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전체 취업자의 1인 연평균 근로시간은 2124시간(2014년 기준)으로 멕시코(2228시간) 다음으로 길다. OECD 34개국 회원국 평균(1770시간)보다 연간 354시간 더 많이 일한다. 주당 평균 6.8시간 더 일하는 셈이다. 지난 23일 정부가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한 금요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고 대신 월~목요일에 30분씩 초과 근무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직장인들이 반가워하지 않는 것도 정부 정책이 현실과 괴리돼서다. 이미 초과 근무(야근)는 일상화됐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상의)가 컨설팅업체 매킨지와 함께 직장인들의 평균 야근 일수를 조사한 결과 주 5일 중 2.3일은 야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3%는 3일 이상 야근을 했다. 회의와 보고 등 비효율적 업무가 야근을 부르고, 야근이 또 야근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게 상의의 진단이다. 야근을 하면 생산성이 높아질까. 주 5일 내내 야근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45%인 반면, 2.3일을 야근하는 직장인은 57%의 생산성을 올렸다. 근무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생산적 업무 시간이 정비례하는 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의는 이를 ‘습관적 야근의 역설’이라고 했다. 기업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임직원들이 야근을 하면 초과 근무 수당(임금의 1.5배)을 줘야 하는 까닭에 생산성이 높지 않으면 그만큼 손해다.●‘PC 오프제’ 효과 좋아 도입하는 회사 늘어나 다음달부터 LG유플러스가 ‘PC 오프제’를 본격 시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PC 오프제는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기 위해 업무 시간이 끝나면 컴퓨터 접속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제도를 말한다. 통신 업계에선 첫 도전이다. “아침에 눈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권영수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앞으로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오후 6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PC를 쓸 수 없다. 사무실 외 장소에서도 PC를 쓸 수 없다. 지난달 초부터 시범 운영했는데, 직원 절반 이상이 이 제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둘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에는 오후 5시에 퇴근한다.현재 PC 오프제를 가장 잘 활용하는 곳은 IBK기업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퇴근 시간이 오후 9시를 넘고, 오후 11시가 돼서야 불을 끄는 점포가 수두룩하자 2009년 당시 윤용로 행장은 전 직원 오후 8시 퇴근을 목표로 ‘퇴근문화개선운동’을 실시했다. 이듬해 영업점마다 PC가 꺼지는 평균 시간을 경영 평가(5%)에 반영했고, 11월 본점 및 영업점에서 PC 오프제를 실시했다. 오후 7시 30분이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게끔 한 것이다. 2012년 PC가 꺼지는 시간을 오후 7시로 30분 더 줄이고, 2014년 11월부터는 매주 수요일(가정의 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 지난해 평균 퇴근 시간은 오후 6시 42분. 2008년 대비 2시간 30분 단축됐다. 기업은행 측은 “늦게까지 남아 야근하는 직원이 우수 직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정시에 퇴근하는 직원이 인정받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기업은행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현대백화점은 2014년 유통업계 최초로 PC 오프제를 실시했다. 롯데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도 질세라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 증권업계에선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이 동참했다. 이 회사는 오후 6시 30분이 되면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PC에 뜨면서 화면이 차단된다.●이랜드 오후 5시 퇴근 안내방송… 6시 일괄 소등 사무실 소등과 같은 방식을 채용한 기업들도 등장했다. 이랜드는 오후 5시가 되면 “퇴근하세요”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낸 뒤 한 시간 후 일괄 소등한다. 밤낮이 바뀐 채로 근무하는 디자이너의 야근을 없애기 위해 2012년 정시 퇴근 제도를 도입했는데, 지금은 전 그룹사로 확대됐다.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월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면서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는 정시 퇴근하는 것으로 정했다. 오후 6시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 안내방송과 함께 임원들이 띠를 두르고 각 팀을 방문한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엔 정시 퇴근보다 1시간 더 일찍 조기 퇴근하는 제도도 운영한다. 2015년 정시 퇴근 비율은 30% 이하였지만, 지난달 평균 정시 퇴근율은 75%까지 올라왔다. 24시간 방송되는 홈쇼핑 특성상 불가피하게 연장 근무를 하는 직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칼퇴근을 하는 셈이다. ●SK이노 “강제 칼퇴 대신 장기휴가” 기업은 직간접 비용을 줄이고 직원은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정시 퇴근 제도에 대해 ‘윈윈’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일부 기업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2013년 7월 ‘오후 6시 칼퇴’를 외쳤던 SK이노베이션은 당시 “만성적인 야근은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악(惡)”으로 규정했다. 일명 ‘야근 잡기’에 나서면서 초과 근무 상위 10개 팀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1년도 채 안 돼 접었다. 강제 퇴근 제도가 오히려 비효율을 야기한다는 자체 분석 때문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오후 7시 이후 냉난방을 중단하고 석식을 폐지하는 등 강력한 수단을 썼지만 강제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능률이 오를 때 에너지를 최대한 쓰고, 쉴 때 푹 쉬는 제도(2주 휴가)로 갈아탄 배경”이라고 말했다. 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은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눈치 보지 않게 정시 퇴근을 유도하는 제도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인 만큼 조직문화 전체의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시장·군수 등 기초자치단장들, 지방분권 개헌 촉구하는 ‘대전 선언문’ 채택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대표회장 최명희 강릉시장)가 24일 오후 대전 리베라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을 촉구하는 ‘대전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비효율과 적폐를 혁신하는 국가 대개혁이 필요하다”며 “지방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고 진정한 풀뿌리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방분권 개헌안의 핵심내용으로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임을 천명, 지방정부를 헌법기관으로 인정, 자치법률 제정권 보장, 자주재정권 확보, 지방4대 협의체가 참여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 등을 제시했다. 최명희 대표회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혁은 지방분권 개헌이 답이고, 정치권에서 개헌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이번 기회가 지방분권개헌의 골든타임”이라며 “전국 시·군·구의 역량을 결집해 지방분권 개헌을 반드시 성취하자”고 말했다. 총회에는 기초자치단체장 120여 명과 심대평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방자치 대상’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지방자치 분야별 발전에 헌신한 고재득 전 서울 성동구청장과 강형기 충북대 교수(이상 지방행정), 이삼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지방재정), 정순관 순천대 교수(지방분권), 강위원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상임이사(주민자치)가 대상을 받았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성숙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선정

    서울시의회 박성숙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선정

    서울시의회 박성숙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이 「2016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됐다. 이 시상식은 수도권일보와 시사뉴스가 주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수도권일보·시사뉴스는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후, 소속상임위원회 피감기관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우수의원을 발굴하여 시상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는 시민의 혈세를 적절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자리” 라고 언급하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기에 더욱 신중하게 감사에 임했다” 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예산의 절감효과가 없는데도 무리하게 추진되는 서울시의 민간위탁 사업, 사업비의 과도한 편성 등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예산 편성 등을 지적하여 세금의 낭비를 막고, 「서울특별시 범죄예방을 위한 도시환경디자인 조례」등을 제정해 보다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왔다. 또한, 박 의원은 “이번에 주신 상은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 충실히 행정사무감사에 임하였는데 그것을 알아주신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 라고 감상을 전하며 “그동안 시의적절한 보도와 의정활동 홍보에 힘써주신 수도권일보와 시사뉴스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서울시의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필요하다면 쓴 소리를 아끼지 말아주길 바란다” 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전청사 24시] 중소기업부 신설 수면 위로… 셈법 복잡해진 관련 부처들

    [대전청사 24시] 중소기업부 신설 수면 위로… 셈법 복잡해진 관련 부처들

    탄핵 국면으로 대선시계가 빨라진 가운데 유력 대선 후보들의 ‘중소기업부’ 신설 공약이 잇따르면서 중소기업 정책을 집행하고 있는 관련 부처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소기업부 설치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단골 메뉴로 거론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인수위원회 가동 없이 즉시 정부가 출범하기에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기청, 미래부 벤처업무 등 이관 최소화 가시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지만 부처마다 내부적으로 논리 개발 등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은 부처별로 산재돼 중복 지원과 정책효과가 떨어지는 비효율성과 지원 기관 난립 등에 따른 예산 낭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처의 반발과 대립 등을 줄이는 방안으로 미래부의 벤처업무와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등을 이관받는 최소화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산업부와의 업무 관계를 염두에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판로와 산업재산 측면을 감안할 때 조달청과 특허청은 중기부 외청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중기부 외청설에 대해 ‘절대 불가론’을 피력하고 있다. 구매, 그나마 물품에서 중소기업 제품 구매율이 높고 신기술 제품 등에 대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강조하지만 중기 지원은 파생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간 10조원의 시설공사 발주와 15조원에 달하는 계약관리 등 국가예산 낭비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는 기능이 우선이라는 논리다. 한 간부는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업무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중기청이 지정하는 중기 간 경쟁제품이나 직접생산 기준 등을 집행기관인 조달청으로 이관하는 것이 현장과의 괴리를 막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 조달청, 중기부 외청설에 절대 불가론 특허청은 평가가 엇갈린다. 산업부 외청을 유지한 채 중기부 설치 시 산업재산정책국의 업무 이관이 불가피하다. 특허청으로서는 예산·인력·조직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지식재산 관련 사업이 위축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 업무 이관 불가피 일각에서는 전제를 들어 중기부 외청행을 지지한다. 중기부에 지식재산실이나 지식재산정책국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특허청은 심사·심판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문체부의 ‘저작권’을 이관받아 명실공히 지식재산권 총괄 부서로 위상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산업부 외청보다 중기부로 가는 것이 중소기업 지원 활성화에는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017 공직열전] “작지만 강하다” 265명 초미니…금융정책 진두지휘

    [2017 공직열전] “작지만 강하다” 265명 초미니…금융정책 진두지휘

    금융위원회의 탄생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공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만수 사단으로 대표되는 이 당선자의 경제 브레인들은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3개로 나뉜 구조를 비효율적이라고 여겼다. 이듬해 조직 일원화 과정을 통해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정책 기능을 통합했다. 그렇게 해서 금융당국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금융위가 생겨났다.금융위는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을 합쳐도 직원 수가 265명인 초미니 부서다. 작지만 강하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 때문에 엘리트주의가 강하다는 시선도 있다. 금융 제도를 만들고 각종 인허가 및 제재를 담당하며 필요할 때 시장에 경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일상 업무다. 현직 관료 중 대표적인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로 통하는 임종룡 위원장 밑에서 일하는 업보(?)로 가뜩이나 높은 노동강도가 더욱 세졌다. 지난해 말 정부 1청사로 이사 온 뒤 가장 늦게 불이 꺼지는 부처다.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지만 조직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이 나뉜 현 경제부처 조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금융위 넘버2인 정은보(55) 부위원장은 행정고시 28회 재경직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선이 굵고 정책의 큰 방향을 잡는 데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옳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임 위원장이 경제부총리에 내정됐을 때 내부 직원들은 차기 위원장 1순위으로 꼽았다. 까칠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정이 많아 따르는 직원도 많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맏사위로, 방송인 강호동과도 친척이다. 김학균(53) 상임위원의 이력은 독특하다. 한국은행 정책부서에서 10년간 근무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이 발탁 이유로 꼽힌다. 영어에 능통하며 오랜 외국 생활로 매너가 좋다. 손병두(52) 상임위원은 누구보다 임 위원장의 신임이 두텁다. 금융위 핵심 현안인 조선·해운업 등 구조조정 업무를 손 위원에게 맡긴 이유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일 처리와 온화한 성격으로 기재부 시절부터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상사로 수차례 꼽혔다. 갈등 조정에도 능하다. 아버지가 손재식 전 통일부 장관이다. 유광열(52)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기재부에서 국제금융정책관부터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협력국장을 거친 국제통이다. 다양한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시야가 넓고 직원들과의 친화력도 좋다. 정완규(53) FIU 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금융협상,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금융 전반의 큰 틀을 많이 다룬 정통 금융 관료다.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할 줄 안다는 평을 듣는다. 젊은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한다. 김용범(54) 사무처장은 정책에 대해 학구적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아이디어가 좋고 정책입안 과정에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끊임없이 시장 및 소비자와 소통한다. 한때 재경부 ‘군기반장’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금융위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따뜻한 상사로 통한다. 임규준(53) 대변인은 오랜 기간 언론사 기자 생활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정부와 언론의 소통 방식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상 새로운 방식을 연구해 정책홍보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쇄신파다. 유재수(52) 기획조정관은 큰 그림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전반적인 금융정책 실무에 밝아 막혔을 때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려운 정국 속에서도 국회 업무를 원만하게 추진했다는 평가다. 도규상(50) 금융정책국장은 금융위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별명만큼 전반적인 금융위 업무와 인사를 꿰뚫고 있다. 일을 미루는 법이 없는 부지런한 성격으로 업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이 많고 업무 능력만큼 패션 감각도 뛰어나다. 김학수(52) 금융서비스국장은 ‘통화계장’이란 옛 직함이 자랑스럽다. 재경부 금융정책과에서만 5년(1997~2002년)간 근무하며 외환위기를 온몸으로 겪었다. 대우그룹 구조조정에도 참여했다. 온화한 성격으로 직원들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줄 줄 아는 상사다. 김태현(50) 자본시장국장은 원칙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별명은 불도저. 업무에 대한 열정이 높고 추진력이 강해 붙여졌다.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면도 있다. 술자리 등에서는 직원들과 격 없는 대화를 즐기는 소탈한 성격이다. 이명순(48) 구조개선정책관은 현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 멤버다. 금융위 내에서는 대책반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 민영화 등 어려운 사안들을 합리적으로 처리해 냈다. 임 위원장이 ‘사명감이 투철한 공무원’이라고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윤창호(49)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보살’로 통한다. 부하 직원이 큰 잘못을 해도 절대로 화내는 법이 없다. 카드 수수료 조정과 신용정보원 설립 등 갈등 현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이해관계 조정에 능하다는 평이다. 숫자에도 강해 업무보고 때 후배에게 의존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조직 내 소문난 주당이다. 박정훈(47) 금융현장지원단장은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던지고 직원들과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스타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을 합쳐 5년간 외국 생활을 해 국제 감각도 뛰어나다. 서재홍(52) 국제협력관은 뛰어난 국제 감각과 세련된 매너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소통을 중시한다는 평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수요 에세이] 틀리는 시계는 없느니만 못하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틀리는 시계는 없느니만 못하다/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얼마 전 해외여행을 하면서 시간을 지키지 못해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친 적이 있다. 시차를 감안해 손목시계를 차고 갔는데 그 시계가 틀린 탓이었다. 평소 잘 맞는 시계였다. 도착하는 날 밤 현지 시간으로 잘 맞추고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다려도 될 만큼 시간이 넉넉했다. 정해진 시간에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우리 부부만 식당에 있어서 어쩐지 이상했다. 시계를 보았다. 아직 충분히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일행들은 벌써 버스를 타고 있었다. 가이드에게 “왜들 이렇게 부지런하냐”고 물었더니, 약속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시계의 배터리가 거의 소진돼 시계가 느리게 갔던 것이다. 차라리 시계가 없었더라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틀리는 시계가 너무나 많다. 시간은 기준이다. 우리는 그 기준에 따라 약속하고 행동한다. 그 기준이 잘못되면 행동도 잘못된다.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가 그것이다. 좋은 사례가 산아제한 정책이었다. 1960년대부터 시행된 산아제한 정책은 성공적으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1983년 합계출산율이 2.08로 추락했을 때는 시계의 배터리가 약해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출산율인데도 정부는 계속해서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정책을 관성적으로 추진했다. 1990년에 출산율이 1.6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는 인구 복원력을 상실하는 임계점이었다. 그럼에도 산아제한 정책은 7년간 더 계속되었다. 국민들은 고장 난 시계를 충실하게 믿고 행동했다. 이제는 인구절벽이 시작되었고, 일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선진국들은 출산율 1.6 수준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출산율 증대 정책을 쏟아냈다. 농가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 쌀값을 올리면 좋겠지만, 쌀값을 올리면 농민들은 지금도 과잉생산되고 있는 쌀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 쌀은 더 쌓이고 시장에서 쌀값은 더 떨어진다. 보리, 밀, 콩 등은 상대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아 점점 생산을 기피하게 된다. 농업은 더욱 왜곡된다. 쌀값을 보전하는 데 재정은 더 많이 소요되고, 그렇다고 농업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정치인들을 욕하지만, 지금 같은 정당공천 제도와 선거 제도를 가지고는 훌륭한 정치인들을 배출할 수가 없다. 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당과 실력자에게 잘 보여야 한다. 지역갈등의 현실적인 벽 때문에 영남과 호남 지역은 공천이 거의 당선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정치철학과 정책 대결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치계는 현실적 이익 때문에 계속해서 잘못된 시계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 학생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벌써 지방대학은 위기로 숨을 헐떡이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모든 대학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정원을 비례적으로 줄이면서 학과와 학생수를 꽉 틀어쥐고 있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과와 정원을 조정하고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해 특별한 학교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운영도 독특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통폐합도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대비하는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좋은 대학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3년마다 바꾸는 것이 원칙이고, 대통령이 바뀌면 1~2년 만에도 바뀐다. 간섭에 머무르는 허울 좋은 경영평가가 자율경영을 옥죈다. 정부 재정 규모보다 3~4배가 크다는 공기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참으로 걱정이다. 선거 캠프에서 일하던 정치적 인물들이 CEO로 와서 단기간에 경영을 혼란스럽게 하는데, 직원들이 승복하고 사명감을 갖겠는가. 오히려 공기업들은 직원들의 이기주의로 주인 없는 관료적 조직이 될 뿐이다. 시그널인 시계가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이 선진사회이다. 이번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반목과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고 잘못된 시스템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재도약을 할 수 있다. 지금 세계는 강력한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주의 이익을 추구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금년에 고장 난 시계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공직자들이 미리 그 준비를 해야 한다. 시대에 잘 맞는 시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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