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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줌마는 주책이고 성에 굶주렸다?

    아줌마는 주책이고 성에 굶주렸다?

    여성의 생활을 소재로 했거나 여성 연예인이 대거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증가했으나 방송의 남성 중심적 시각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최근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 모니터 결과보고서를 내고, “여성 중심 예능프로그램조차도 남성제작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아줌마와 비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모니터링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방송한 MBC ‘세바퀴’, ‘오늘밤만 재워줘’, SBS ‘골드미스가 간다’를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는 우선 KBS 2TV ‘여걸식스’ 이후 주춤했던 여성연예인 중심 프로그램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재미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줌마 연예인들이 주축이 된 MBC ‘세바퀴’의 독립편성을 비롯해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예능 프로그램 속 여성 연예인들의 특징 및 장점으로는 ‘내숭과 편견을 벗어던진 활약’, ‘세대를 뛰어넘는 수다’, ‘게스트에 대한 포용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등 많은 문제점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아줌마는 주책이고 성에 굶주렸다는 식의 표현이 많아 아줌마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고 했다. 그 예로 1월18일 방송한 ‘세바퀴’에서 그룹 빅뱅의 멤버 탑이 먹던 생수를 쟁취하기 위해 출연자들이 몸을 날린 장면, 2월27일 ‘오늘밤만 재워줘’에서 출연자들이 탤런트 김준을 경쟁적으로 끌어안거나 팔짱을 낀 장면을 들었다. 토크쇼에서 설정처럼 등장하는 아줌마의 무섭고 억척스러운 모습도 편견을 강화한다고 했다. 또 SBS ‘골드미스가 간다’는 미혼 여성의 일상을 너무 결혼에만 초점을 맞춰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으로 맞선에 나갈 멤버를 정하고 맞선 장면을 중계해주는 이 프로그램은 “39세 미혼 연예인도 등장해 미혼 연령이 높아진 현실은 반영했지만, 결혼지상주의에 함몰된 설정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여성의 활동공간은 늘었으나 여성 안에 웃음 코드를 발굴하려는 노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여성 예능인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는 제작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산수유 활짝 핀 전남 구례 3색 매력

    산수유 활짝 핀 전남 구례 3색 매력

    소설가 정지아(44)는 전남 구례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1990년 부모의 뜨거웠던 청춘을 고스란히 옮겨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 ‘빨치산의 딸’을 쓴 뒤 공안당국에 오랫동안 수배됐고, 책은 판금되는 등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다.섬진강을 끼고 있는 지리산 자락의 전남 구례가 이렇듯 아픈 현대사의 한복판 무대에서 내려와 단지 뛰어난 자연의 아름다움만으로 칭송받기까지는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까마득해진 50여년 전, 골골마다 조심스럽게 서려있는 빨치산 혹은 토벌군을 애써 기억하기 위해 구례를 찾는 이는 이제 거의 없다. 그저 봄이면 온 산하에 만발하는 노란 산수유와 분홍빛 벚꽃의 향연을 만끽하기 위해, 가을이면 붉은 피아골의 단풍과 함께 루비처럼 점점이 맺힌 산수유 열매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이 있을 뿐이다. 이렇듯 잊혀짐으로써 구례와 지리산에 얽힌 역사의 화해가 이뤄지고 있다. 1. 산수유 - 현천·상위 마을 꽃천지…오늘부터 축제 지난 13일 지리산 자락 일대에는 비가 흩뿌렸다. 귀한 비다. 지리산은 더욱 푸르러졌고, 섬진강은 촉촉함을 더했다. 사람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서기동 군수는 “올 들어 20㎜, 10㎜, 3㎜ 온 것에 이어 고작 네 번째로, 지난해 강수량과 비교하면 3분의1도 안 된다.”면서 심각한 봄가뭄을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아주 조금이지만 비 맞은 뒤 더욱 풍성해진 산수유를 보니 훨씬 아름답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산수유 마을로 더 잘 알려진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과 현천마을의 산수유는 수줍게 움을 틔웠다. 두 번 꽃을 피운다는 엄지손톱만 한 산수유는 이달 초순 수줍게 첫 노랑 방울을 내밀었다. 이달 하순, 4월 초순이면 꽃받침에서 왕관처럼 튀어나온 20여개의 꽃봉오리가 활짝 벌어지고 5~6개 수술까지 모두 아우성을 치며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남짓, 시들지도 않고 지리산 자락에 노란색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이 마을에는 중국 산둥지방에서 시집온 처녀가 산수유를 가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리산 온천지구를 내려와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쪽으로 5분 남짓 가다 보면 산동면 위안리 계척마을에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다. 약간 생뚱맞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산둥성 산해관의 모형까지 만들어 놓아 그 뜻을 기리고 있다. 산수유는 익히 알려졌듯 신장기능을 좋게 한다. 남정네들이 의미심장한 웃음 지으며 내밀히 찾아올 수밖에 없는 곳이다. 물론 마음만은 여전히 10대인 여인네들 역시 노란색의 더미 앞에서 연방 감탄사를 쏟아낸다. 산수유 축제 기간은 19일부터 22일까지다. 2. 문학의 향기 - 소설가 황석영 등 문인들 즐겨 찾는 곳 광의면, 문척면, 마산면, 반내골, 질매재, 피아골 등 구례의 골골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빨치산의 딸’과 같은 아픈 한국 현대사의 흔적 외에도 지리산의 맑은 정기와 섬진강의 유려함은 많은 시와 소설을 쏟아냈다. 구한말의 애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년)은 굳은 의기와 대쪽같은 선비혼을 ‘매천야록’, ‘오하기문’ 등 작품집에 고스란히 남겼다. 친일파, 부패한 왕실과 고위관료, 백성을 수탈하는 지방 수령 등이 그의 준엄한 꾸짖음의 대상이었다. 황현은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절명시(絶命詩) 4수를 남기고 자결했다. 구례는 넉넉함과 불꽃같음을 함께 품고 있기에 문인들이 절로 찾아든다. 소설가 황석영은 ‘문인마을’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구례군 산동면 둔기마을에 4만 5000여평의 널찍한 땅을 샀다. 아직은 제대로 된 진입로도 없는 두메산골이지만 직접 찾아보면 옛시절 ‘산사람들’이 누비고 다녔을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까지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곳이다. 3. 화엄사 - 구층암 수백년된 나무 기둥 숨은 볼거리 구례를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는 곳의 하나가 화엄사다. 불교에서는 ‘불(佛)·법(法)·승(僧)’을 삼보(三寶)라고 하여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를 각각 대표 사찰로 꼽고 있다. 구례군 문화관광해설가 박미연(36)씨는 “화엄사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갖고 있어 불보, 80권의 대방광불 화엄경을 갖고 있어 법보, 수행하는 스님이 100명을 넘어서니 승보 등 삼보를 모두 아우른 사찰로도 손색이 없다.”고 자랑했다. 이른 아침의 화엄사는 고즈넉하다. 댓잎들이 서로 비벼대며 사그락거리는 바람소리는 간간이 울리는 풍경 소리와 어우러져 산문에 들어선 객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하다. 국보 67호인 각황전은 물론, 국내에서 가장 큰 각황전 앞 석등, 그리고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적멸보궁이 된 4사자삼층석탑 등 문화재를 찬찬히 둘러보려면 한두 시간은 벅차다. 대웅전 오른쪽으로 돌아가 100m 남짓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백년 된 아름드리 모과나무 두 그루를 다듬거나 가공하지 않고 기둥으로 쓴 구층암을 만날 수 있다. 이 곳을 봐야 한다. 천불전을 왼쪽으로 둔 구층암의 기둥 2주는 훤칠하게 뻗어오르는가 싶더니 군살없는 근육처럼 굵직하게 뒤틀려서 버티고 있다. 찾는 이 누구나 남북으로 시원하게 뚫린 차방에 앉아 암주(庵主)인 덕제스님이 직접 가꾸고 만든 발효차를 맛보며 지리산의 주인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천불(千佛)’이 있으니 삼배(三拜)만 해도 삼천배의 효과가 있다는 너스레도 함께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내친걸음을 여기에서 멈출 수 없다. 50m쯤 더 올라가면 만나는 봉천암도 반갑다. 세월에 허물어진 석탑이 애써 손대지 않은 채 암자 앞에 그대로 놓여 있다.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며, 옛 그대로인 해우소, 장독 항아리 등을 엿볼 수 있어 수행하는 스님들의 질박한 삶을 엿보는 듯 하다. 글 사진 구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가는 길 서울 남부고속버스터미널에서 2시간 간격으로 있는 구례행 버스를 타면 3시간40분 걸린다. 첫차 7시30분. 기차는 서울역에서 구례구역까지 새마을호(하루 2회)와 무궁화호(하루 12회)가 운행한다. 승용차로는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빠르다. 부산에서는 고속버스로 구례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대구에서는 남원을 지나오면 2시간20분에 닿는다. 구례터미널에서 군내버스가 어지간한 구례군 여행 명소를 다 데려다준다. ▲맛집 구례는 웰빙 맛여행의 천국이다. 전라도 하고도 구례니 밑반찬만으로도 80점 이상 먹고 들어간다. 어느 식당문을 열고 들어서도 지리산에서 나는 더덕, 곤드레, 고사리, 두릅, 도라지 등이 풍성하다. 이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연산 송이와 섬진강 참게, 그리고 흑염소다. 1만원에 향긋한 자연산 송이전골 정식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강남가든(061-782-7644)은 정갈한 밑반찬이 특히 인상적이다. 산동면 좌사리 산골짜기에 있는 양미한옥가든(061-783-7079)은 산닭과 흑염소, 멧돼지 구이를 낸다. 놓아먹인 것들이라 무엇을 골라도 인공 아닌, 자연의 맛을 느끼게 한다. 참게와 보리새우, 지리산 바람에 말린 시래기가 어우러진 참게매운탕은 큰 것(5만원)을 시키면 4~5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천수식당(061-782-7738)은 섬진강 바로 곁에 붙어있어 눈의 호강은 덤이다. ▲묵을 곳 화엄사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지리산 한화리조트(061-782-2171)가 있다. 1984년에 지어져서 시설은 조금 낡았다. 하지만 고즈넉하게 아침 구름 걸어놓고있는 지리산과 화엄사의 새소리, 바람소리, 계곡소리를 들으며 아이들 손잡고 아침 산책 하기에 딱 제격인 곳이다. 송원리조트(061-783-8200)는 산수유마을 바로 곁이면서도 지리산 온천지구에 있어 몸과 눈이 모두 호강할 수 있다. 봄이면 송원리조트나 한화리조트 모두 고로쇠 수액을 판매한다.
  • 프랑스 출산율 30년전 수준 회복

    프랑스 출산율 30년전 수준 회복

    과감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온 프랑스의 출산율이 2.0명을 넘어서 30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프랑스 통계청(INSEE)은 자국의 지난해 출산율이 2.02명으로 2007년 1.98명에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신생아 수는 80만명을 넘어서 최근 3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최고의 출산 국가 자리를 지키게 됐다고 AF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평균 출산율은 1.5명이다. 지난해 출산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30~40대 여성의 출산율 상승이 있다. 35세 이상의 여성이 낳은 아이가 신생아의 5분의1을 차지했다. 여기에는 프랑스의 ‘가족 친화 정책’이 주효했다. 출산은 물론 보육 비용을 지원해 줄 뿐만 아니라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1993년 프랑스의 출산율은 1.66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적극적인 출산장려제도 도입으로 출산율은 상승세를 탔다. 또 프랑스 노동법은 충분한 출산 및 보육 휴가를 보장해 주고 있다. 프랑스의 법정 출산 휴가는 출산 전후로 16주다. 이는 젊은 부부의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2006년 이후로는 비혼 커플의 출산도 프랑스 출산율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동거 커플에게도 결혼한 부부와 거의 동등한 법적 지위를 보장해 주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우리는 당신을 ‘엄마’라 부릅니다

    우리는 당신을 ‘엄마’라 부릅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만 할 수는 없지요.” 한상순 원장(59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번듯한 시설만 지원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어요.” 20여 년간 미혼모 보호시설 ‘애란원’을 이끌고 있는 그는 홀로 남겨져 뱃속의 아기와 삶의 기로에 서게 된 어린 여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 ‘미혼모’‘비혼모’‘리틀맘’‘싱글맘’ 등 뭐라 부르든 상관없다. 이 여성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서로의 삶을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사실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랑을 심는 곳’이라는 뜻의 애란원은 이처럼 오갈 데 없는 미혼모들의 친정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60년 설립 후 꾸준하게 미혼모 보호사업을 펼쳐왔으며, 현재는 미혼모자 40여 명이 동고동락하고 있다. 출산을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거나 출산한 지 6개월이 안 된 미혼 임산부들에게 6개월에서 1년까지 생활의 편의를 제공한다. “예전에는 입양을 위해 거쳐가는 곳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미혼모들이 양육을 선택하는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자립의 길로 나서는 엄마들이 많아요.” 한상순 원장은 애란원의 존재 이유가 당당하게 미혼모자 가정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끔 삶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가장 외롭고 약한 이들에게, 가장 강한 모성을 찾아주는 역할인 셈이다. 낙태가 만연한 이 시대에 어린 여성들이 이러한 선택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애란원은 출산과 육아 교육은 물론 구직을 위한 학습 지도에서 탁아 지원까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다. 엄마들이 수업을 받거나 일을 할 때 대신해서 아기를 돌봐주는 오주연 씨(22세)와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일손은 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젖병 물리기하고 기저귀 갈아주기가 어렵지만 내 아이라는 책임감만큼은 투철해요. 엄마 훈련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죠.” 엄마들 중엔 자신과 비슷한 또래가 많아 말과 행동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그는 요즘 부쩍 중학교 때 이미 아기를 가져 고민했던 친구의 안부가 궁금하다. 희끗한 머리에 털털한 차림의 윤현주 씨(64세) 역시 정기적으로 이곳 엄마들을 찾는다. 한상순 원장과는 부임 초기부터 인연을 맺어왔으며 자원봉사자 중 최고참이다. “봉사는 무슨, 와서 밥만 많이 먹지 뭐.” 멋쩍은 웃음으로 애써 말을 돌리는 그는 초등학교 음악 선생님 경력을 살려 엄마들에게 악기를 가르친다. “옛날에는 통기타 몇 대로 수업을 했는데, 기타가 모자라서 나머지는 ‘가수’가 될 수밖에 없었지.” 그의 유쾌한 언변으로 미루어 분위기 메이커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전기 아껴라’‘휴지 아껴라’‘어른들께 인사 잘해라’ 등 따끔한 잔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단다. 한 원장이 뭐든 받아주는 친정어머니라면 그는 엄한 시어머니랄까. 어쩌면 무관심으로 홀로 내몰렸던 어린 엄마들에게 그의 간섭은 오히려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에는 이곳에서 돌봤던 아이가 다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가 되어 나타났지 뭐예요. 이곳에서 나가 자립한 엄마들이 아이와 손잡고 나타나 몰래 후원금과 아기용품을 내놓고 가는 일도 다반사고요.” 한상순 원장의 입가에 맴도는 미소 속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의 탄생’을 본다. 취재, 글 이만근 기자
  • 여배우 캐릭터 끝없는 변신

    여배우 캐릭터 끝없는 변신

    여배우들의 변신의 끝은 어디인가. 최근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요즘 작품의 성패는 줄거리보다 인물 캐릭터에 달려 있는 만큼 보다 색다른 이미지와 공감가는 연기를 위한 여배우들의 ‘의미있는 모험’이 계속되고 있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TV 미니시리즈의 성공 공식으로 여겨지던 80~90년대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이른바 ‘캔디형’ 여주인공이 대세를 이뤘다. 착하고 순종적인 성격에 온갖 역경을 이겨낸 뒤 찾아오는 ‘결실’은 능력남과의 사랑이다. 때문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들이 인기를 끌었다.‘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신애라, ‘별은 내가슴에´의 최진실이 대표적이다. ●80·90년대 보호본능 자극하는 청순 이미지가 인기 2000년대 초부터는 ‘자아’를 강조한 여성 캐릭터들이 붐을 이뤘다. 영화 ‘싱글즈’(2003)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등을 필두로 ‘사랑이냐 일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늘었다. 이 때문에‘결혼’이라는 현실을 앞에 두고 있는 30대 전후의 싱글 여성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다.‘생얼’과 망가지는 캐릭터가 인기를 끈 것도 이때부터다. 하지만 최근 대중문화 속 여성 캐릭터들은 한층 다양하고 더욱더 주체적으로 변하고 있다. 싱글맘으로서 당당히 세상에 맞서거나, 이혼 뒤에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심지어 지난해 SBS ‘내 남자의 여자’는 단골 악역이었던 ‘불륜녀’를 내세우고도 큰 성공을 거뒀다. 올해도 나이와 상황을 불문한 싱글맘, 이혼녀 캐릭터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김삼순 “사랑이냐 일이냐” 고민 현재 SBS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불한당’의 이다해는 웬만한 일에는 기죽지 않는 스물여섯의 싱글맘 진달래 역으로 열연중이고, 새달 2일 첫방송하는 MBC 새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종옥도 이혼한 뒤 때론 수다스럽고 뻔뻔한 형사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이미숙은 자기 일은 물론 연하남과의 사랑에도 적극적인 40대 싱글맘 역을 연기했다. 한편 새달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도 남편을 두고도 또 다른 결혼을 주장하는 발칙한 캐릭터 인아역으로 출연한다. 주로 20대 미혼 여성에 한정되던 드라마나 영화속 여주인공들이 이처럼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혼율이 증가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비혼모(非婚母)’가 증가하는 현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이들 여성 캐릭터들은 더이상 우울하거나 과거에 연연하는 여성으로 나오지 않는다. 대신 주어진 상황을 개척하고, 일과 사랑에 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세상과 당당히 맞서 자신의 삶 개척 이같은 변화는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하고자 하는 여배우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예전 같으면 주위의 시선 때문에 출연을 꺼렸을 법한 20대 여배우들이 이혼녀와 싱글맘 연기에 적극적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오히려 다양한 인생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 캐릭터를 통해 사실성을 부각시켜 연기의 진정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늘 연기력으로 도마에 오른 김태희가 자신의 두 번째 영화 ‘싸움’에서 과격한 이혼녀 진아 역으로 연기변신에 도전하거나 지난해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공효진이 ‘봄이 엄마’ 미혼모 영신 역으로 대중적 인기와 연기적 평가를 동시에 얻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태희, 문근영, 김민정, 김지수 등이 소속된 나무액터스의 권성열 실장은 “시나리오에 반영된 시대적인 흐름도 많이 변했고, 대중도 예전과 달리 작품속 역할과 배우를 동일시하지 않을 정도로 의식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여배우들도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연기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연기하는 데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열정’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나라, 브라질. 브라질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리우 데 자네이루는 ‘1월의 강’이라는 뜻으로 리우만의 독특한 축제와 문화로 지구촌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정열로 유혹하는 도시. 코르코바도, 팡데 아수카르로 대변되는 리우의 매혹적 풍경 속으로 떠나본다. ●며느리 전성시대 스페셜(KBS2 오후 7시55분) 최근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며느리 전성시대’.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며느리 전성시대’가 방영 내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을 알아본다. ●깍두기(MBC 오후 7시55분) 수술로 일단 고비를 넘긴 수남은 회복이 돼도 정상적인 활동은 힘들 거라는 진단을 받는다. 재우와 재영은 의식없는 수남을 바라보며 속만 태운다. 한편 사야는 사고 당하기 전 수남이 보낸 편지를 받는다. 사야에게 속죄한 수남은 호텔 명의 변경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며 호텔을 맡아 달라고 하는데….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집을 나간 화신은 산동네에 허름한 옥탑방을 얻고 식당에 취직한다. 원수와 지란은 화신이 없어지자 마치 신혼이라도 되는 듯 가구를 고르며 즐거워 한다. 화신을 찾아간 복수는 집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한다. 서러움에 눈물을 떨구던 화신은 보란 듯이 성공해 원수와 지란에게 반드시 복수할 거라고 벼른다. ●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소리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장군’은 우리 소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과의 실험적 작업을 시도해 온 여성 보컬이다.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존재로 새로운 음악을 개척해 온 ‘장군’은 이번 공연에서 전통 창을 바탕으로 스윙, 트로트,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조화를 이룬 곡들을 들려 준다. ●생생웰빙테크(YTN 오전 7시25분) 노인병이라고 알려졌던 뇌졸중이 최근에는 나이와 계절에 관계없이 발병하고 있다. 한번 쓰러지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단일질환 사망률 1위가 된 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한 국내 의료기술의 현주소 등에 대해 심층 분석해 본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5분) 결혼이라는 제도적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비혼모(非婚母)들. 그들에게 결혼과 아이의 의미는 무엇일까? 비록 최선은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차선의 행복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미스 엄마’들의 선택.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과학카페-큰 소리, 뇌를 깨우다(KBS1 오후 7시10분) 큰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큰 소리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소음공해의 하나로, 그리고 고집스러운 사람의 상징이 돼버렸다. 큰 소리가 외면받고 있는 지금, 우리 속에 숨어 있던 큰 소리의 반란이 시작된다. 뇌와 마음을 움직이는 큰 소리의 효과, 그 과학적 비밀을 밝힌다.
  • [性 소수자들 절망의 외침] 그들에게도 봄날은 올까

    [性 소수자들 절망의 외침] 그들에게도 봄날은 올까

    7년째 동성 파트너와 함께 살고 있는 김현정(가명·여·30)씨는 파트너가 미국지사로 발령을 받아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김씨는 법적 가족관계로 인정받지 못해 ‘가족비자’가 아닌 ‘학생비자’로 체류할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학교를 다니며 6개월마다 비자를 갱신했던 김씨는 결국 학비부족으로 1년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위해 가족을 일군다. 그러나 김씨와 같은 성(性)적 소수자에게 가족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성소수자라는 고된 손가락질을 이겨내고 끝내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일궈도 험난한 제도적 차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족은 ‘안정된 삶’이 아닌 ‘고된 삶’의 시작이다. ●수술 동의서에 도장도 못 찍는 부부들 성적 소수자 김흥근(가명·42)씨는 2006년 여름 위경련이 일어나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는 검사를 위해 가족 동의서를 요구했으나, 같이 살고 있는 파트너는 김씨와 법적인 가족이 아니라 도장을 찍을 수 없었다.“서로 연락이 뜸한 동생은 보호자로 인정되는데 배우자나 마찬가지인 파트너는 보호자가 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김씨는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친구사이’에 몸 담으며 수 많은 제도적 차별 사례를 봐왔다. 현정씨가 겪었던 비자문제도 김씨가 많이 접했던 사례다.“제가 아는 한·일 동성애 커플은 법적 부부로 인정받지 못해 비자 문제로 6개월에 한 번씩 일본을 다녀옵니다. 부부지만 부부가 아닌 셈이죠.” 레즈비언 커플들은 제도적 차별이 더 심각하다.5년째 동성 파트너와 살고 있는 손규희(가명·27·여)씨는 신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대출을 받지 못했다. 대부분의 은행이 내세우는 ‘남편을 보증인으로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단지 배우자가 여자라는 이유였습니다. 대출문제는 미혼모 등 모든 비혼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여성 커플들은 성적 소수자의 아픔과 비혼여성의 아픔을 모두 품고 살아가야 합니다.” ●법적 어려움에 위장 결혼도 6년째 동성 파트너와 살고 있는 성민현(가명·44)씨는 국민연금 문제를 지적한다.“지금까지 국민연금으로 2000만원을 납부했는데, 내가 죽는다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서로 법적인 혼인관계가 아니므로 전혀 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죠.” 남들과 다를 바 없는 부부생활을 하고 있는 성씨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는 ‘배우자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도 큰 상처다. 또 파트너가 직장의료보험의 혜택도 받지 못해 지역의료보험에 따로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김경배(가명·29)씨는 이런 작은 차별이 성적 소수자들에게는 인생이 달린 문제라고 말한다. 심지어 법적인 차별을 피하기 위해 게이와 레즈비언이 위장결혼을 하는 경우도 많다.“커밍아웃을 할 자신은 없고, 결혼을 해야 하니 집안에 핑곗거리를 삼는 거죠. 어쩔 수 없이 두 동성커플이 합의해 서로 엇갈려 위장 혼인신고를 합니다. 제도적 차별이 일반인에게는 별 것 아닌 듯보이지만, 성적 소수자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성적 소수자 문제는 소외 계층의 문제 “왜 이렇게 어렵게 사니?그냥 생긴 대로 살지.” 레즈비언 조미선(가명·여·37)씨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항상 되묻는다.“왜 꼭 정상가족의 틀에 맞춰야 하죠?” 조씨는 법률이 규정하는 정상가족에게만 제도적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소수자처럼 제도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가족을 이룰 권리조차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씨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성적 소수자만의 행복추구권이 아니다. 성적 소수자의 문제를 통해 ‘제도적 차별’을 받고 있는 다른 소외계층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제도가 원하는 가족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복지의 시작이 아닐까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그들이 느끼는 제도적 차별 제도적 차별은 성적 소수자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게 다가올까. 이들은 제도적 차별이 주변의 왜곡된 인식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 사회의식조사 기획단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387명의 성적 소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적 소수자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가.(복수응답)’란 질문에 38.2%가 ‘제도적·법률적 차별’이라고 답했으며,‘가족으로부터의 소외 및 차별’은 30.0%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났다.‘교제와 결혼의 어려움’(25.2%)과 ‘정체성 형성 과정의 혼란과 갈등’(23.9%)이 그 뒤를 이었다. 성적 소수자들이 세간의 손가락질보다 제도적 차별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에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제도 개선은 불투명하다. 이들에 대한 편견이 너무 깊어 과연 제도적 변화가 가능할지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성적 소수자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팽배한 이 시점에 과연 제도 개선이 가능할지 스스로 의심할 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타나냈다. 제도적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할 정부조차 이 일에 관심이 없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못해 ‘적대적’이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난 10월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차별금지법에 ‘성적 지향’등 7개 부분이 삭제된 것이 불을 지폈다. 성적 소수자는 여전히 인권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다. 성적 소수자 모임은 연대를 이뤄 지금까지도 이 법안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친구사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성적 소수자 인권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한국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런 문제점의 근본 원인은 사회 제도의 눈높이가 ‘정상가족’에 맞춰져 있는 현실이다. 가족에 대한 제도적 혜택이 ‘일정연령 이상의 남성과 여성이 만나 혼인신고를 한 가족’에 한해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최현숙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의 모든 기준이 정상가족의 기준에 맞춰져 성적 소수자와 같이 정상 가족을 일굴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큰 폭력으로 다가온다.”면서 “성적 소수자들은 가족을 구성할 권리조차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장은 커밍아웃을 한 성적 소수자로서는 처음으로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보호장치 무엇이 있나 동성애 가족들은 ‘사랑’으로 맺어져 ‘친밀감’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에서 일반 가족과 차이가 없다. 정서적이고 경제적인 공유관계를 오랫동안 맺고 살아도 그들의 삶은 순탄치 않다. 그러나 일부 선진국에서는 성적 소수자들의 아픔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프랑스에서 1999년 제정된 PACS(민간결합계약)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성인 커플에게 기혼자와 동등한 재정적·사회적 권리를 주는 법안이다. 거주지의 관할 법원에 등록을 하면 배우자 사망에 따른 상속권 보장, 사회보장과 파트너의 경조사 등에 따른 유급 휴가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등록 뒤 3년이 지나면 세금 감면 혜택도 따른다. 최근 PACS법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성애자들의 결혼 도피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법안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혼한 남녀를 중심으로 묶여 있었던 ‘가족의 경계’를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덴마크와 독일은 각각 1989년과 2001년에 ‘동반자 등록법’을 제정해 동성 커플의 법적 관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나라에서는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성적 소수자의 인권 확대가 세계적 시류인 만큼 이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를 직접 등록하는 방법으로 제도적 차별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배우자 등록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쯤 발의할 예정이다.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배우자 등록법은 동성혼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동성혼이 기존의 혼인제도에 그대로 편입된 형태라면 배우자 등록법은 혼인제도와는 별도로 운영되며, 등록이 된 커플에 한해 혼인 관계에 버금가는 제도적 혜택을 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최현숙 위원장은 “일반 국민들이 동성혼을 정서적으로 과격하게 느낄 수 있고, 또 동성애자들을 현 혼인제도에 그대로 편입시킨다면 또 다른 비정상 가족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배우자 등록법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문제제기로 견고한 한국의 가족주의 한계를 되짚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대선후보 동행 25시] (5) 세상 바꾸려는 권영길

    [대선후보 동행 25시] (5) 세상 바꾸려는 권영길

    “비 오는 날, 흐린 날도 햇살처럼 웃기 위해 기호3번 권영길 세상을 바꾸자….” 회식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 ‘곤드레만드레’가 울려퍼지는 서울 명동거리. 지난 1일, 유난히 칼바람이 몰아치는 명동 유세현장에 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목소리가 상기됐다. 대선가도에 뛰어든 지 세번째다. 이제 담담할 법도 한데 떨리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한다. 도대체가 바뀐 것 하나 없는 세상 때문이란다. 권 후보는 “서민들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비정규직, 삼성 비자금 문제로 고통받는데 그 고통을 안겨준 부정부패 후보들이 선거전에 나설 자격이나 있느냐.”며 손을 치켜올린다. ●“서민지갑에 211만원 채워주겠다” 서민 지갑에 211만원을 채워주겠다는 다짐이 이어진다.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대형 의제들과 싸우느라 정작 서민경제의 지킴이를 자처해 온 권 후보의 정책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자성이기도 하다. 매달 100만원씩 서민 가정의 소득을 올리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사회복지를 통해 서민 지갑에서 111만원씩 절약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서민 경제의 친구, 권 후보의 첫번째 약속이다. ●성소수자 위한 ‘동반자 등록법´ 공약 성 소수자들과의 만남이 예정된 장소로 옮길 때 기자는 대선 삼수생의 소회를 물었다. 권 후보는 “많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무슨 소릴까,3%대 안팎의 지지율을 받는 후보가. 전국을 다니면서 절대적 지지층이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한다. 권 후보는 “지난 2002년 배타적 지지를 결심하는 데 그쳤던 민주노총이 이번에는 아예 상황실을 만들어 권영길 승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이른바 ‘8010’(80만 조합원이 10명씩 조직하기)운동이라고 소개한다. 전농과 전빈련도 2002년에는 배타적 지지조차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직별로 지지를 결의하는 등 기층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낮은 지지율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분당(分黨)’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골 깊어진 내홍은 또 무엇이라 변명할 것인가. 권 후보는 “언론이 지지율의 신화에만 빠져서 그렇지.”라며 오히려 여유를 보인다. 동성 커플과 비혼 이성 동거인, 장애인 여성…. 흔히 성 소수자로 일컬어지는 이들이다. 권 후보는 이번에 ‘동반자 등록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독일의 파트너 등록법이나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법(PACS)처럼 동성이나 이성 동거커플에게 동반자 관계를 인정하는 법안이다.‘배우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할 수도 없고, 조세혜택은 물론 재산상속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권 후보는 딸 이야기를 꺼냈다. 노동운동 지도자로 수배받던 시절, 자신은 명동성당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어 결혼식에도 못 가본 첫딸 이야기였다. 권 후보는 딸이 동성동본의 상대와 결혼하자 집안에서 의절을 하겠다던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권 후보는 “정서적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안다. 민노당이 이분들을 껴안고 가지 못한다면 진보 정당이라는 이름을 떼야 한다.”며 어렵지만 끝까지 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차별과 금기를 깨는 사회, 권 후보의 두번째 약속이다.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마지막 유세장소인 서울 을지로 한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후보는 잠겨버린 목소리 탓인지 연방 따뜻한 물을 찾았다. 행사장은 권 후보를 위한 춤과 노래로 가득찼다. 이내 힘을 낸 권 후보는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묻는 젊은이들에게 “권영길이 대통령 돼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20&30]한·일 남녀 젊은이들의 비슷한 결혼관

    [20&30]한·일 남녀 젊은이들의 비슷한 결혼관

    한국과 일본 20&30의 결혼관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일본 결혼정보회사인 오네트는 최근 두 나라의 24∼33세 미혼남녀 500명씩을 대상으로 ‘미혼관’,‘결혼관’,‘생활가치관’ 등 세 영역에 걸쳐 설문조사했다.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슷한 문화적 토양과 끈끈한 가족 중심주의 문화를 지닌 두 나라 젊은이들의 결혼관은 대체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상적인 남편감과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에서 두 나라 여성들은 눈에 띄게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결혼에 대한 한·일 20&30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조건은 무용지물 김용진(32·회사원)씨는 30∼33살이 결혼 적령기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한다. 빠르면 27살, 늦으면 30살쯤 취직하는 점을 감안하면 3년 정도는 모아야 대출을 받아서 전세라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22일 결혼식 날짜를 잡은 김씨는 “어릴 땐 돈 많은 여자가 좋더니 나이가 드니까 말이 통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그런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됐죠.”라고 털어놓았다. 취업 준비에 올인하고 있는 김모(27·여)씨가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는 29살. 김씨는 “백수라서 직장을 잡는 일이 우선이다. 한 1년 정도 직장에 적응하고 나서 좋은 짝을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도 일이지만 부모님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하려면 축의금도 어느 정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결혼 상대에 대한 특별한 기준은 없다. 연애와 다를 것도 없고, 무엇보다 ‘사람’이 좋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사람만 좋고 무능력하면 그것도 좀 문제있을 것 같네요.”라며 웃었다. 물론 ‘취직’이 아닌 ‘취집(결혼을 평생직장으로 여기는 것)’을 원하는 친구들은 아직도 여자 팔자는 남자 만나기에 달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결혼한 두살 터울인 언니에 대해 김씨는 “주위의 (성격) 좋은 남자들 뿌리치고 펀드매니저란 직업을 보고 형부를 택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임수현(27·대학생)씨는 결혼 상대로 자신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랑도 중요하지만 서로 편하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결혼은 심리적 안정감 때문에 하고 싶다. 젊었을 때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른 목적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가족’인 것 같다. 평생 혼자 산다면 나중에 공허해지지 않을까.” “집 앞 골목에서 불꺼진 내 방을 보면 정말 들어가기 싫다.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다.”는 황경우(27·대학원)씨는 “결혼의 조건은 무엇보다 생각이 잘 맞아야 한다. 얼굴 예쁜 것은 일년이면 끝”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또 “결혼을 하지 않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결혼을 통해 사회적 관계가 확장되는 것이 더 좋다.”고 덧붙였다. ●성격·경제력·외모 3박자 갖췄으면 이수진(29·여·회사원)씨는 “서른 정도가 적령기가 아닐까 싶다. 좌충우돌할 나이도 지났고 안정적으로 삶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 상대를 고르는 기준으론 성격과 경제력, 외모 순으로 꼽았다. 이씨는 “성격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평생 같이 살 사람인데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경제력은 당연한 것이고, 외모는 매력포인트 하나 정도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금 당장 결혼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부모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때로는 미혼으로 남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씨는 “주위를 둘러보면 이혼율도 높고, 헤어지는 커플을 보면 안 좋은 얘기들이 많이 들린다. 이럴 땐 차라리 미혼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살짝 귀띔했다. 교사 박경주(26·여)씨는 “남자의 결혼 적령기는 31∼33세, 여자는 26∼28세 정도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이다. 남자는 군대 문제로 사회에 늦게 진출하기 때문에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늦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씨는 결혼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으니 평생을 같이 살려면 적절한 지적 수준과 취미가 비슷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주의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주위에서 ‘결혼도 못했다.’는 눈총을 받아야 하고 사회 제도도 가족 단위로 돼 있어 결혼을 못한 사람을 비정상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삶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결혼 꼭 해야 하는 거니? 하인성(27·회사원)씨는 스스로 ‘미혼(未婚)’이 아니라 ‘비혼(非婚)’이라고 소개한다. 하씨는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지만, 만약 생각을 바꿔 혼인을 한다면 마흔살쯤이 적당하지 않을까.”라면서 “마흔쯤 되면 집안이나 배경 같은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고 밝힌 하씨는 “예전에 생각이 다른 사람과 사귈 때, 내 생각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아닌,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기 때문에 당장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하씨는 “사랑이 꼭 결혼이란 제도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 않냐.”면서 “일본인 친구가 상대 집안의 조건에 개의치 않고 결혼을 준비하는 모습이 부러웠다.”고 밝혔다. ●문화적 차이 있어도 배우자 기준 한·일 흡사 가전제품 매장 직원으로 일하는 아야 나카다와(24·여)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없는 결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는 일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로맨티스트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결혼을 하거나 애인을 만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사랑, 그리고 느낌이다.TV를 같이 보면서 웃을 수 있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지하루 이마오카(27·여·요리사)는 “결혼 상대의 성품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한 가정을 이루는 일이 얼마나 어렵나.”라고 말했다. 그는 “내 직업을 인정해 주고 서로 배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을 것 같다. 내 외모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도 좋지만 나를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남편감으로선 더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는 일찍 결혼하고 싶었다던 그는 “지금도 반드시 30살 전에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부마쓰 다카마쓰(23·대학생)는 “남자라면 누구나 가정적인 여성이 아내였으면 하는 생각이 있을 거다. 너무 주장이 강한 여자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성격이 밝았으면 좋겠다. 무뚝뚝한 여자랑은 단 5분도 이야기하기 지겹다. 늘 웃고 발랄한 성격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료(29·경비업체 직원)는 여성의 능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생각이 있고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여자였으면 좋겠다. 또 자기를 가꾸고 늘 아름다움에 신경 쓰는 여자, 유머 감각도 있다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나 할머니 세대와 같은 여성상보다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미란다 같은 커리어우먼이 아내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는 “결혼을 사실 내일이라도 하고 싶다.”면서 “한국과 일본인 사이에 분명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 등은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치코 다카사시(27·여·회사원)는 30대 중반쯤 결혼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하지만 또래 일본인 친구들은 25살 전에 결혼하고 싶어했다고 미치코는 귀띔했다. 결혼 상대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히 돈”이라고 말했다.“돈이 없다면 자식들을 교육시키기도 어렵고 자식의 미래에도 좋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란다. 일본도 한국에서처럼 교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을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韓 “돈 많은 남자가” 日 “따뜻한 남자가” 한·일 두 나라의 미혼 남녀들은 배우자에게 어떤 것들을 원할까. 한국 여성은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남성을 배우자로 가장 선호하는 데 비해 일본 여성은 따뜻한 성격과 애정을 가진 남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일본 여성보다 훨씬 까다로우며 능력·성격·가족관계 등 여러 요소를 두루 갖춘 배우자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일본의 오네트가 최근 한국과 일본의 미혼남녀 1000명(남·여 500명씩)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 상대 선택시 고려하는 요인(복수응답)으로 한국 여성은 ‘능력’과 ‘장래성’(각각 99.6%)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데 비해 일본 여성은 ‘성격’과 ‘애정’(각각 98.8%)을 선택했다. 이어 한국 여성은 ▲성격·애정(각각 99.2%)▲수입(99.1%) 등을 든 반면, 일본 여성은 ▲가치관(94.2%)▲건강(92.6%)▲가사능력(90.9%) 등을 꼽았다. 한국 여성이 일본 여성에 비해 배우자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셈이다. 특히 한국 여성은 건강(98.8%), 가족관계(98.4%), 자신의 일에 대한 이해(96.3%), 가사능력(95.9%), 가치관(95,5%) 등 배우자에 대한 기대치가 극단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본 여성들은 종교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 모두에서 한국 여성들보다 기대치가 낮았다. 특히 배우자 직업에 대해 한국 여성 중 93.0%가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일본 여성은 67.4%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여성들이 가치를 두는 학력(79.0%)과 키(68.7%) 또한 일본 여성(41.3%,28.1%)들은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일본 여성들이 경제력이 다소 떨어져도 따뜻하고 자상한 성격을 가진 남성을 선호하는 데 비해 한국 여성들은 능력에 외모, 성격까지 겸비한 ‘완벽남’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남성은 두 나라가 비슷한 성향을 나타냈다. 한국 남성들의 경우 배우자 선택의 요인으로 ‘애정’(97.6%)과 ‘성격’(97.1%)을, 일본 남성은 ‘성격’(97.0%)과 ‘애정’(96.2%)을 꼽았다. 이어 한국 남성은 ▲자신의 일에 대한 이해(95.1%)▲건강(94.7%) ▲가치관(92.3%) 등을 들었다. 일본 남성은 ▲가사능력(84.4%)▲자신의 일에 대한 이해(84.0%)▲외모(84.4%) 등을 꼽아 두 나라 남성들은 대체로 가정생활을 원만히 이끌어갈 수 있는 배우자 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듀오 측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경기 불황이 장기간 이어진 데다 여성들의 취업도 어려워 경제적인 어려움을 배우자를 통해 극복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일본은 최근 경기 호황기에 접어들다 보니 ‘굳이 남자에게 경제력을 의지하지 않아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기혼女 35% “아이 필요없다”

    기혼女 35% “아이 필요없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결혼관 약화로 갈수록 비혼(非婚)자가 느는 데다, 자녀 양육, 일과 가정을 동시에 꾸리는 데 따른 부담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은 미혼 남성의 71.4%, 미혼 여성의 49.2%에 그쳤고, 취업 중인 주부 2명 중 1명은 첫 아이 출산을 전후해 취업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4∼6월 실시한 ‘2005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조사’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는 20∼44세의 전국 기혼여성 3802명과 미혼 남녀 2670명을 대상으로 해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빠르게 변하는 결혼·자녀관이 저출산의 요인으로 확인됐다. 미혼자 중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은 남성 82.5%, 여성 73.8%였으나 35세를 넘긴 미혼여성의 경우 50%만이 결혼을 희망하는 등 나이가 들수록 결혼 포기율이 높았다. 결혼 적정 연령은 남성이 평균 31.8세, 여성은 29.7세라고 답했으며, 배우자의 조건으로 남성은 성격(38.2%), 신뢰·사랑(22.5%), 건강(10.1%), 신체적 조건(9.4%)을, 여성은 경제력(30.8%), 성격(23.8%), 신뢰·사랑(19.5%)을 들었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는 미혼 남성의 64.2%, 미혼 여성의 40.9%가 동의했다. 미혼 남성의 93.1%, 미혼 여성의 88.7%는 결혼 후 자녀를 두고 싶다고 밝혔으며, 기혼 여성은 64.4%가 자녀를 갖겠다고 답했으나 20∼24세는 55.7%,25∼29세는 60.8%,30∼34세는 63.5%로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가 낮았다. 결혼·출산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것도 저출산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직장여성이 결혼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둔 경우가 61.2%였으며, 기혼 취업여성 중 첫 아이 출산을 전후해 직장을 그만 둔 여성이 전체의 49.9%나 됐다. 또 상용직 여성이 결혼·출산으로 직장을 잃은 후 재취업 때 다시 상용직으로 복귀한 경우는 3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임시·일용직으로 하향 이동했다. 기혼 여성의 58.5%는 남편과의 가사 분담이 불공평하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가사에 여성이 하루 평균 5시간 20분을 들이는 데 비해 남편은 1시간9분에 불과했다. 맞벌이 부부는 여성이 3시간17분, 남편이 1시간12분이었다. 양육과 교육이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전체 생활비 중 자녀 교육비로 가장 많은 지출을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1.7%를 차지했으며, 이 경우 자녀가 1명일 때는 23.8%였으나 2명일 때는 59%,3명 이상이면 63.8%로 급증해 양육·교육비 부담 때문에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비 규모는 초등생이 1인당 월평균 26만 4000원, 중학생 35만 5000원, 고등학생 44만 3000원이었다. 주택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아 20∼24세 기혼여성의 경우 주택 보유자의 평균 자녀수가 0.88명인 데 비해 무주택자는 0.66명에 그쳤다.25∼29세 기혼여성도 주택 보유자는 1.14명이었으나 무주택자는 1.04명으로 낮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저출산대책 인프라 구축 필요하다/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2000년대에 들어 지속되는 초저출산 현상(합계출산율 1.3명 미만)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인구증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도에 17조원의 예산을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사용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제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회현상으로서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시간과 돈을 갖고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대책 마련을 위한 원인 분석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우선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함께 경제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가치관으로는 결혼의 필요성이 약화되고, 결혼과 자녀출산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젊은 층들의 직업 불안정, 사교육비를 포함한 높은 자녀 교육 및 양육비용,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따른 일-가정 양립의 곤란, 육아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인프라 및 서비스 부족, 불임 등 생식보건 수준 저하, 여성의 육아 및 가사역할 전담 현상, 가족친화적인 고용문화 부재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들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미혼자들의 결혼을 연기 또는 포기, 기혼자들의 출산 감소 또는 중단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제반 정책들은, 첫째, 기혼자들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관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결혼을 통한 자녀출산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혼인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못하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문제점과 정책이 부재하여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셋째 아이를 두는 가정은 쉽지 않으므로, 오히려 미혼자들이 결혼을 하여 자녀를 갖도록 하거나 비혼모가 자녀를 입양 혹은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여건 마련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래 노동구조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른바 3D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현 시점에 외국인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저출산·고령화 대책 전담 부서 설립과 더불어 관련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전담 연구소가 없어 인구 감소에 대한 시계열적인 분석, 인구의 감소가 경제적 구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고령화 사회에 국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서비스의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자료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여성개발원, 한국개발원 등 국책연구소에서 저출산·고령화와 관련된 기초자료,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의 설립 목적이 전적으로 인구문제만을 연구하고 있는 기관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1945년 인구문제연구소(INED)를 설립하여 6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인구 감소 및 관련 문제점에 대한 기초자료 생산과 더불어 중장기 대책을 세우고 있는 점은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다. 그럼에도 일단 감소된 출산율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이고 사회문화적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파악하고,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인구문제연구소를 신설하여, 기초적인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에 입각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예산(17조원)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이지만, 정책수립에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인프라인 것이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는 지금 ‘제2의 베이비 붐’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프랑스는 지금 ‘제2의 베이비 붐’

    |파리 함혜리특파원|사빈(37)은 셋째 아이를 낳으면서 3년간 육아휴직을 했다. 수입은 줄었고, 양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의 회계사였던 사빈은 막내 마농이 유아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됐을 때 다시 일을 하려 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해 8개월간 실업상태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 주고, 나의 삶도 그만큼 풍요로워졌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8살 된 조아킴과 5살 된 세바스티앙을 둔 소피(39)는 곧 셋째를 출산할 예정이다. 결혼한 지 15년째인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며 “아이는 셋이 이상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토마(8)를 둔 파비엔(36)은 5년전 딸 미리암(9)을 가진 부알렘(38)과 재혼했다. 이들 커플은 곧 태어날 셋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3자녀 이상을 갖길 원하는 프랑스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자녀가 한명, 혹은 둘인 가정에서도 터울을 뒀다 셋째를 갖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제2의 베이비 붐’이 일고 있다. ●젊어지는 프랑스 휴일에 파리의 공원에 나가보면 정말 아이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대부분의 나들이 가족은 1∼2명의 아이들을 동반하고 있다.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공놀이를 하면서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유모차를 끌고 나와 아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젊은 부부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아장아장 걷는 손자와 손녀의 재롱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입을 다물 줄 모른다. 프랑스 국가통계연구소(INSEE)에 따르면 2004년 79만 7400명의 아이가 태어났다.2003년보다 3500명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사망한 사람은 51만 8100명으로 27만 9300명이 자연증가했다. 전체 인구(6240만명)중 16.2%가 65세 이상으로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노령화가 심각하지만 20세 미만의 인구가 25.2%에 이른다. INSEE의 뤼실 뤼세마스탱 연구원은 “프랑스 인구의 자연증가분은 상당부분 의학의 발달과 평균수명의 연장(남자 76.7세, 여자 83.8세)으로 노인 사망이 줄었기 때문이지만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도 큰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2004년 현재 프랑스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1.91명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1.99명) 다음으로 높고,EU전체 평균(1.50명)을 크게 앞선다. 프랑스의 출산율이 높아진 이유는 제도적으로 육아와 보육문제를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회적으로는 30∼40대의 가치관이 가족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사회학자들과 인구학자들은 분석한다.10∼15년전에는 직업적 성취감과 사회적 성공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단란한 가정과 성공적인 자녀양육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비혼인(동거) 커플 사이의 자녀 출생이 많은 것도 중요 원인으로 꼽힌다.2004년 동거 커플 사이의 자녀 출생 비율은 47.4%나 된다. ●10커플 중 4커플이 3자녀 원해 INSEE의 통계에 따르면 24세 미만의 자녀를 가진 프랑스 가정의 경우 1자녀를 가진 경우가 42%로 가장 많고 2자녀 37.8%, 3자녀 14.7%,4자녀 3.6% 순이다. 한편 원하는 자녀수의 경우 2명이 47%,3명이 38%,4명 이상이 12%나 된다. 실제 자녀수에 비해 원하는 자녀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건 여건만 허락한다면 아이를 더 가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녀수가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출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평균 출산나이는 1994년 28.8세에서 2004년 29.6세로 높아졌다.2004년의 경우 프랑스 산모 2명 중 1명(49%)은 30세 이상이다.1990년 38%, 1980년 27%에 비해 나이 많은 산모 비율이 크게 늘었다.40세 이상의 산모가 아이를 낳는 경우는 3.4%로 낮은 편이지만 시험관 아기, 유전자 검사 등 의학기술의 발전 덕에 꾸준히 늘고 있다. 많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자명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과 노력을 요구한다. 특히 대도시에 사는 여성들 대부분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 경우 보육비와 교육비 부담 외에 자신의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실업률이 높고,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선뜻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최근 3자녀 이상을 갖는 가정에 더 많은 보조금 혜택을 주는 육아개혁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이 뒷받침 지난 9월22일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연례 가족정책회의에서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수준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출산 장려책을 내놓았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새 개혁안에 따르면 셋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1년 휴직기간 동안 월 750유로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최고 3년까지 무급휴가를 쓰며 매달 512유로를 받고 있으나 앞으로 셋째 아이를 낳는 산모는 2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새 조치의 시행으로 약 10만 가구가 셋째 아이를 갖게 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은 연간 1억 4000만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6세 이하 아동의 보육비에 대한 세액 공제도 2배로 늘리고, 유아원을 2008년까지 계획된 3만 1000곳 이외에 1만 5000곳을 더 짓겠다고 밝혔다. 또 3자녀 이상 가족에게는 ‘다자녀 가족카드’를 지급해 대중교통요금, 박물관 이용료 등 각종 서비스 이용료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 영국도 1.74명에 불과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최근 여성과 남성이 모두 장기 무급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동법과 가족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영국 남성들에게는 15일의 유급 육아휴직이 주어졌었다. 여성들의 육아휴직기간은 6개월에서 9개월로 늘었으며 급여수준에 관계없이 주당 155유로의 육아보조금을 받는다. 아기 엄마가 6개월의 육아휴직 후 복직을 원하면 나머지 3개월은 아빠가 이용할 수 있도록 탄력성을 뒀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10년에는 여성 육아휴직을 1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EU집행위가 최근 회원국 정부들에 출산율을 적정 수준으로 높이되 여성들이 가정과 사회생활을 조화롭게 이뤄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한 만큼 유럽 각국에서 프랑스 모델과 유사한 출산장려정책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lotus@seoul.co.kr ■ ‘게이비 붐’ 동성애 커플 자녀양육 증가세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에서 자녀를 갖는 동성애자 부부가 늘고 있으며 합법적으로 아이를 입양해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프랑스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수천명의 어린이들이 동성애자 부모에 의해 양육되고 있다. 또 그 숫자도 점점 증가세라고 최근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전했다.‘게이비 붐(gayby boom)’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게이 및 레즈비언 부모연합회(APGL)의 프랑크 탕기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개막된 국제심포지엄에서 “프랑스에는 베이비붐과 동시에 게이비붐이 일고 있다. 동성애자 가족의 자녀들도 어엿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의 변화추세에 맞춰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생태학자로 ‘그들도 다른 부모와 다르지 않다’는 책을 쓰기도 한 안 카도레는 심포지엄에서 “동성애자 부모의 존재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부모로서 이들의 권리와 자녀들의 권리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거 중인 여자 친구와 두 딸을 키우고 있다는 카롤린(35·교사)은 “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날 경우 내 여자친구는 우리 딸들에 대해 양육권을 주장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우리가 헤어질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두 딸을 데리고 사라져도 내 여자친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에서는 동성애자 부모의 자녀입양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가 행복한 가정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는데 어떤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유럽인권재판소의 프랑수아즈 튈켄 판사는 “동성애자 부모의 자녀 입양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누구도 완벽한 부모가 될 수 없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환경이 좋은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제도화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독신여성 나이 들수록 ‘룰루~랄라’

    독신여성 나이 들수록 ‘룰루~랄라’

    결혼은 새장과도 같다. 새장 밖의 새들은 새장 안의 안정된 삶을 원해 새장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막상 새장 안의 새들은 새장 밖의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며 훨훨 날아다니기를 원한다. 누구나 결혼에 대해서 고민할 때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듯한 이야기다. 과거 우리 여성들에게 새장 속의 삶이 ‘필수’였다면 요즘 여성들은 새장 속의 삶을 ‘선택’이라고 말한다. 평생을 누구의 남편, 누구의 엄마로 불리지 않고 자신의 이름 석자로 살아가는 독신 여성들에게 삶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연세대 심리학과 양은주씨의 박사학위 논문 ‘고학력 비혼(非婚)취업 여성의 일과 삶에 대한 생애사 연구’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추적해 보았다. #사례1 외국 증권회사 애널리스트 9년차 K(36)씨. 유복하게 자랐으며 지금은 독립해 혼자 살고 있다.1남 2녀 중 막내로 형제들은 모두 결혼했다. 부모는 모두 대졸로 아버지는 은퇴했고 어머니는 주부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갔고 외국에서 취업을 해 현재는 외국에서 살고 있다. 독실한 불교 신자다. 취미로 요가를 즐기며 1년에 두세 차례 여행을 즐긴다. 직장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일은 그녀 삶의 전부다. #사례2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6년차 L(35)씨. 부모와 함께 산다.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으며 1남 2녀 중 막내다. 두살 위 언니도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부모는 모두 대졸이다. 아버지는 은퇴 후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어머니는 전업 주부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갔다가 현지에서 취업한 경험이 있다. 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고 영화와 연극 등 공연 관람을 즐긴다.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일은 생계유지 수단이다. ●20대 직업 탐색 30대 심리적 방황 겪어 연세대 심리학과 양은주씨가 고학력 비혼(非婚) 여성 15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삶에 만족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자신의 논문에서 ‘미혼’이라는 말이 미래에 결혼 가능성을 포함하는 단어라는 여성학자들의 지적에 따라 현재 결혼 상태가 아니라는 ‘비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비혼’은 결혼 후 이혼한 사람도 포함한다. 고학력 비혼 여성들의 생활 방식은 평범한 남성이나 전업 주부들과는 분명 달랐다. 이들은 주로 20대에 직업과 진로를 고민했다.20대 후반에는 자신이 갈망했던 직업 분야에 첫발을 내디딘다.30대에 들어서면 자신의 직업 세계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다. 직업 여성들은 보통 이 시기에 결혼과 임신·출산·육아를 경험한다. 직업 여성과 어머니 또는 아내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 반면 고학력 비혼 여성들은 결혼한 여성들과는 다른 형태의 정서적 고통을 경험한다. 이들은 자신이 지금하고 있는 일을 평생 즐길 수 있을지, 직장 내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 일과 자신에 대한 전반적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결혼이다.30대 초반에 직업 세계에서 인정받고 삶을 즐기는 안정기를 겪었다면 30대 후반에는 결혼 압박과 직업 전환 등으로 심각한 우울감, 절망감, 무기력, 좌절감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경험했다.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Y(41)씨는 결혼에 대한 압박감, 일에 대한 비전 등을 고민하며 무력감에 젖어 생활했던 30대 중반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사흘 밤을 자다 말고 새벽에 일어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면서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바닥까지 떨어져 새로운 기반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그 시기를 버텨냈다.”고 말했다. ●40대, 종교·취미 생활에 심취…50대, 비혼에 만족 삶에서 한 차례 큰 변화를 겪은 비혼 여성들은 40대로 넘어가면서 안정을 찾는다. 이 시기에는 20∼30대처럼 새롭게 경력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 특히 이 시기에는 외적인 변화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주목하기 시작했다.40대에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자신이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 노년기에 대한 불안한 감정, 부모님 부양에 대한 염려도 컸다.40대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이들은 자신의 비혼 상태를 받아들이게 되고 종교에 귀의하거나 정신적 조력자가 되어줄 직장 동료나 옛 친구들을 찾아 취미 생활을 즐기는 등 삶의 안정을 찾아갔다. 연로한 부모나 가족들의 죽음을 보면서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50대에는 비혼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가장 높았다.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H(54)씨는 “50대에 들어서니 죽음과 삶의 양쪽에 발을 딛고 서 있다는 느낌으로 이제부터는 덤으로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 깨닫게 되고 앞으로는 삶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삶에 여유도 생기고 생활에 만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씨는 논문에서 고학력 비혼 여성들의 특징도 언급했다. 이들은 일, 취미생활 그리고 정신적 조력자를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했다. 특히 이들에게 일은 삶의 전부인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직업을 갖겠다는 뚜렷한 계획을 세웠고 20대에는 경력에 관한 구체적인 방향을 잡고 실행에 옮겼다. 결혼에 대해서는 30대에 들어서서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사랑보다는 일이 중요했다. 비혼여성들의 결혼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였다. 양씨는 “아버지가 딸의 비혼 상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가정의 비혼 여성은 결혼 동기가 낮은 반면 아버지가 전통적인 여성상을 강조하면 비혼 여성의 스트레스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육아집 ‘울지마 다빈아’ 펴낸 손영철씨

    육아집 ‘울지마 다빈아’ 펴낸 손영철씨

    “둘이서도 힘든 육아, 네티즌의 도움으로 혼자 잘 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기 키우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 없이 혼자서 컴퓨터 한 대로 아기를 돌보고 있다면? 최근 ‘울지마 다빈아’를 펴낸 손영철(35)씨는 지난 9개월간 수많은 네티즌의 도움으로 딸 다빈이를 키워냈다. “삼칠일도 지나지 않은 딸을 혼자 키우게 됐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다 ‘난중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육아 카페에 아기 키우는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결혼 준비 중 아기를 가진 아내는 임신 우울증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지난해 6월 출산 직후 부녀를 떠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일을 했던 손씨. 벤처에 손을 댔다 좌절, 악성채무자에서 재기해 희망의 빛이 보이던 때 또다른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하루에 수많은 글이 올라오는 큰 카페에서 저한테 관심을 가져줄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그런데 글마다 꼬리말이 수십개씩 달릴 만큼 많은 분들이 격려와 육아 방법을 전해주셨습니다.” 네티즌의 정성은 조언으로 그치지 않았다. 분유, 옷, 유모차 등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은 물론 손씨를 위한 밑반찬까지 보내줬다. 수유를 위해 새우잠을 자고 항문폐쇄증으로 아이가 수술을 받는 등 지난 9개월은 험난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있게 대한민국 그 어떤 아빠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육아는 우울증을 불러올 만큼 어렵지만 그 기쁨 또한 큽니다. 전국의 수많은 비혼모들과는 달리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는, 저는 행운아입니다.”오는 23일에는 도움을 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영화제를 연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여성&남성] 한·일 2030 결혼관

    [여성&남성] 한·일 2030 결혼관

    지난해 말 일본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의 57%는 한국에 우호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인 4명 가운데 1명은 일본에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열풍이 불고 있고, 한국에서는 일본의 생활문화가 거의 실시간으로 유행을 타고 있을 만큼 두 나라의 정서적 공감대는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하지만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것이 두 나라 사회의 가치관. 한국은 결혼과 출산이 갈수록 줄고 있고, 일본은 이미 ‘독신 사회’ 혹은 ‘소자(少子) 사회’로 불릴 만큼 진전되어 있다. 두 나라 젊은이의 결혼관은 어떻게 닮았고, 어떻게 다를까. 2005년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일본의 결혼정보회사 오네트와 공동으로 두 나라의 수도권에 사는 24∼33세 미혼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결혼관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에서 504명, 일본에서 529명이 참여했다. ●4명중 3명 “결혼하고 싶다” 두 나라의 미혼남녀 4명 가운데 3명은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한국 젊은이의 49.6%, 일본 젊은이의 40.3%를 차지해 똑같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위는 두 나라가 확연히 달랐다. 한국은 42.3%가 ‘결혼자금 부족’을 꼽은 반면 일본은 36.7%가 ‘아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대답한 것. 한국은 심각한 경제불황 속의 청년실업을, 일본은 비혼 풍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혼자가 늘어나는 이유’(복수응답)는 두 나라 모두 ‘여성의 결혼관 변화’와 ‘여성의 경제적 자립증가’를 들었다. 두 나라 모두 여성의 사회적 위상변화를 주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하지만 ‘여성의 변화’ 다음으로 한국은 ‘불경기’, 일본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독신자의 증가 때문’이라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29∼33세 여성들이 독신을 유지하는 이유로 ‘자유로운 생활’을 든 것은 여성의 급격한 결혼관 변화를 실감케 한다. 특히 자유로운 생활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일본에서 45.5%에 그친 반면 한국에서 60.6%로 훨씬 많은 것도 특기할 만하다. ●불황 탓에 결혼을 미루는 것은 공통 경제불황은 두 나라 젊은이들의 결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국은 경제불황에 시달리고 있고, 일본은 장기불황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84.9%와 일본의 68.8%는 ‘경제불안 때문에 결혼을 미룬다’고 했다. 특히 한국은 5명중 1명꼴로 ‘불경기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약해졌다.’고 밝혔다. 불황은 결혼조건도 변하게 만들었다. 남성은 자신의 조건을, 여자는 상대의 조건을 더 따지게 됐다.‘불경기 이후 어떤 결혼조건을 더 고려하게 됐는지’를 놓고 이전보다 중요해진 3가지 항목을 꼽은 결과 남성은 한국의 71.5%, 일본의 46.6%가 ‘자신의 경제력’을 꼽았다. 또 한국의 68.7%, 일본의 41.0%는 ‘자신의 생활설계능력’이라고, 한국의 61.4%, 일본의 38.6%는 ‘자신의 직종·직업’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한국 여성은 81.9%가 ‘상대의 경제력’,75.8%가 ‘상대의 생활설계능력’,68.5%가 ‘상대의 직종·직업’이라고 답한 반면 일본 여성은 58.1%가 ‘상대의 생활설계능력’,57.4%가 ‘상대의 경제력’,51.6%가 ‘자신의 생활설계능력’을 꼽았다. 남녀 모두 한국은 여성의 능력보다는 남성의 경제력이 결혼의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여성은 전문직, 일본 여성은 회사원 선호 결혼상대로 한국 여성은 87.9%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을 원했다. 하지만 일본 여성은 92.6%가 기술직 회사원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한국 여성은 일본 여성보다 우선적으로 소득이 많은 남자를 결혼상대로 고르고 있는 셈이다. 한국 남성의 90.7%가 ‘공무원·교사’를 선호한 것도 경제적인 안정을 원한다는 점에서 여성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본 남성의 85.3%는 ‘사무직 회사원’을 원한다고 했다. 학력도 한국이 더 까다로웠다. 학력과 소득이 비례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남성의 84.6%와 여성의 96.0%가 ‘4년제 대졸자’를 희망했다. 하지만 일본 남성은 ‘고교졸업자이면 괜찮다.’는 의견이 78.9%에 이르러 학력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여성도 일본은 4년제 대졸자를 원하는 응답은 79.5%로 한국여성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일본 남성 79% “배우자감 고졸도 괜찮다” 두 나라 모두 결혼조건으로 성격과 애정을 1,2위로 꼽았지만 그 다음 조건은 조금 차이를 보였다. 한국 남성은 건강, 이해, 협력, 부모·친구와의 관계 등을 꼽아 ‘이해심 있는 아내’를 원했지만, 한국 여성은 건강, 장래성, 일의 능력이라고 ‘능력있는 남편’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남성은 이해, 협력, 가사·육아에 대한 능력 등을 중시하지만 여성의 학력, 수입, 직업 등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일본 여성은 건강, 이해, 협력, 능력 등을 주요조건으로 뽑았다. ‘결혼·이혼 경력’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82%가 ‘중요하게 본다.’고 답한 반면, 일본은 48.3%만이 그렇다고 답해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CBS 특집다큐 ‘가족의 발견’

    늘어만 가는 이혼과 재혼,혼전동거,독신남녀,기러기아빠….최근 전통적 가족관계의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과연 한국 고유의 가족 문화는 붕괴되고 말것인가. CBS TV는 창사 50주년을 맞아 세계 각국의 가족문화를 담은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가족의 발견’을 오는 17∼19일(오전 11시·오후 4시30분·새벽 1시)에 연속 방송한다.제작진은 스웨덴,프랑스,미국,일본 등 새로운 가족 형태를 만들어가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가족 문화와 제도를 짚어본다.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가족 형태를 소개하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조명한다. 제1부 유럽,‘가족혁명,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가?’편에서는 동거 가족이 보편화된 스웨덴,동성커플을 제도권으로 끌어안은 프랑스 등 유럽의 현재 가족 형태를 보여준다. 제2부 미국·일본,‘이혼,새로 쓰는 가족이야기’편에서는 세계 최대의 이혼국인 미국과 이혼급증으로 가족해체의 빨간 신호등이 켜진 일본 두 나라의 개선 노력을 살펴본다. 마지막 제3부 한국,‘또 하나의 가족을 꿈꾸다’편에서는 지난해 이혼율 47.5%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하는 등 과거와 달리 가족 해체가 급속히 진행중인 우리나라의 가족문제를 조명한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동성애자 커플,결혼을 거부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비혼모 등 기존의 가족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 개념에 대해 살펴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시론] 누가 이 엄마에게 돌을…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위대한 성현으로서 예수의 인상 깊은 가르침을 기억한다.안식일에 밀이삭을 훑어 먹은 그의 제자들을 비난하는 교조주의자들에게 던진 한 말씀.“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 더불어 맹자를 읽을 때 감명 깊었던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양혜왕이 올바른 정치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자 특유의 비유법으로 맹자는 가르치셨다.사람을 죽이는 데 지팡이나 칼로 하는 것이 다른가,칼이나 정치로 하는 것이 다른가,지팡이로 죽이든 칼로 죽이든 또 정치로 죽이든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있어서는 같다는 말씀이다. 하물며 오늘날에 이르러 법과 제도와 관습과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새삼 물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다. 여기 한 엄마가 있다.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홀로 어린 두 딸을 3년 간 키웠다.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인생을 함께할 자신의 배우자인 동시에 두 딸의 아빠가 되어줄 사람이었다.그런데 새로 만난 아빠와 아이들은 성이 달랐다.아이들이학교에 가면 듣게 될 “너는 왜 아빠하고 성이 달라?”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지만 어린 마음에 상처가 되고 그늘이 될 이야기였다.얼마나 긴 시간을 고민했을까.결국 허위로 딸들의 출생신고를 했고,아이들의 입학 과정에서 경찰에 적발되었다. 호적조작(공정증서부실기재)이라는 죄명이 붙고,자신의 직책을 남용했다는 비난도 있다.일단 이 비난을 수긍하더라도 우리는 물어야 한다.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존엄을 존중받고 싶다면 누가 무엇이 이 엄마를 그렇게 몰고 갔는지 모두 아파하며 되돌아보아야 한다. 올해 초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는 재혼가정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그 때 아이들을 데리고 재혼한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 있었다.전혼 자녀를 데리고 재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나 아빠와 성이 달라 고통받는 아이를 지켜보는 심정을 이야기하며 그 여성들은 이야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런데 현행법과 제도와 관습이 수많은 재혼가정과 한부모가정과 비혼모가정의 평화를 짓밟고 있다. 가정문제에 관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내담자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된다.아이를 사망신고하고 다시 출생신고하는 방안을 너무 절실하게 물어오는 그들에게 그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어서 권할 수 없다고 대답해야 하는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호적조작이라는 위법을 감행한 엄마는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그이를 그렇게 몰아간 것은 다름 아닌 법과 제도이며 좀더 분명하게 말하면 재혼가정 자녀의 성과 본을 바꿀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친양자 제도’를 포함한 민법개정안을 몇 번의 회기 동안 한 번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국회이다.이들이 현행 민법 가운데 가장 독소조항인 호주제의 폐지를 담고 있는 법무부 민법개정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왜냐하면 저들은 바로 우리가 선출한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이다.구성원에게 편법과 위법을 강구하도록 만드는 사회에 우리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재혼한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자는 것도 사실은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이다.‘아버지’만 성을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불합리하다.자녀는 부모의 사랑의 결실이므로 궁극적으로는 아버지의 성이든 어머니의 성이든 선택적으로 따를 수 있는 법적 개정을 이루는 것이 시대적 요청일 것이다. 곽 배 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 ‘비혼모가정의 법적권리’ 심포지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郭培姬)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상담소 6층 강당에서 ‘비혼모에게 인권은 있는가-비혼모가정의 법적 권리와 복리’를 주제로 창립 47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갖는다.(02)780-5688.
  • “한국의 맛과 친절 알려주고 싶어요”/ ‘한국 문화관광 친선대사’ 日 톱스타 요네쿠라 료코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과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드라마를 끝내고 쉬러 간 곳이 2001년 9월 서울이었다.하와이쯤으로 가려 했다가 9·11테러로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첫 한국 방문이었다. 지난해에는 한·일 합작드라마(MBC-후지TV) ‘소나기,비 갠 오후’로 그 연을 잇더니 올해 한국 정부의 ‘한국 문화관광 친선대사’가 됐다.일본의 톱 모델이자,탤런트인 요네쿠라 료코(米倉子·28).그녀를 지난 8일 도쿄 시내에서 만났다. “지난 5월이었나요. 한국측에서 친선대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 왔어요.우연찮게 연을 맺게 된 한국을 좋아하게 됐던 터라 굉장히 기뻤어요.주저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지난 7월23일 도쿄에서 열린 ‘친선대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일 양국의 가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그녀다.한국의 문화와 관광산업을 두루 알리는 친선대사이지만 비중은 관광쪽에 있다.무보수에 기간은 1년. 국을 찾는 일본인은 2000년 247만명으로 정점을 이룬 뒤 재작년,작년 10만명,5만명씩 줄었다.올들어 5월 사이에는 20%나 감소했다.테러,북핵,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같은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방한 외국인의 45% 정도를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요네쿠라 대사’가 탄생했다. 한국 정부의 사상 첫 일본인 문화관광 친선대사로서 비책을 갖고 있을 법하다.그러나 뜻밖에 “아직 없다.”고 한다.대사 활동을 시작한 지 한달도 안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솔직한 대답이긴 하다. ●훤칠한 키에 뚜렷한 서구적 미모 “저는 여행가이드가 아니니까,다짜고짜 ‘한국에 가세요.’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뜻밖에 한국을 잘 모르는 일본인이 많고요.가보니까 좋은 게 아니라 ‘이런 곳이니까 가보는 게 어떠시냐.’라는 점을 전하고 싶습니다.한국말과 일본말이 왜 비슷한지,내가 한국에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그런 미각(味覺)같은 것을 전달해 주고 싶어요.‘일단 가보시라니까요.’는 아닌 거죠.”그럴 법하다. 훤칠한 키(168㎝),선이 뚜렷한 서구적 미모의 요네쿠라는 일본인들이 호감을 느끼는 탤런트라는 점,한국인에게도 ‘소나기’를 통해 알려졌다는 점이 고려돼 친선대사로 뽑혔다.지금은 NHK의 대하드라마 ‘무사시’에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17살 때 ‘전일본 국민적 미소녀 콘테스트’ 특별상을 수상,연예계로 나왔다.클래식 발레로 가꾼 몸매를 살려 7년간 모델을 한 끝에 1999년 배우로 돌아섰다.4년간 10편의 TV드라마,2편의 영화,10개사의 CF에 출연,짧은 시간에 톱스타의 궤도에 올라 승승장구하고 있다.지난 2년 동안에만 ‘베스트 드레서’같은 크고 작은 상을 13개나 거머쥐었다. ●좋아하는 음식은 삼계탕·칼국수 2년 전 여행 때 서울의 남대문,동대문과 압구정동을,‘소나기’ 촬영 때는 부여,공주 등을 다녔다. 삼계탕과 칼국수가 애호음식.술을 좋아해 한국에서 폭탄주도 권유받은 바 있지만 마시진 않았다.막걸리를 즐겨 750㎖짜리 한 통은 거뜬히 비운다.좋아하는 김치를 한국에서 사서 일본의 친구들에게 보냈더니 “(발효작용으로)다 터져버리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누구도 김치가 폭발한다고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깔깔대고 웃는다. “두 가지는 싫다.”는 요네쿠라.껍질 같은 것을 꼬치에 끼워 포장마차에서 파는 음식(오뎅으로 추정됨)과 온통 분홍빛의 러브호텔 같은 시골의 여관.그렇지만 한국에서 접한 한국 사람들은 “한번 만나면 금방 가족처럼 대해주는 뜨겁고 친절한 점이 좋다.”고 덧붙인다. 싫고,좋고,알고,모르는 건 분명히 말하는 그녀는 2001년 출연한 일본 TV 드라마 ‘비혼(非婚)가족’의 캐릭터와 아주 닮았다.“실제로도 그러냐.”고 물었더니 “직선적인 성격”이라고 한다. 한국말은 ‘소나기’ 촬영 때 대사를 외운 정도.지금도 조금씩은 배우지만 자신은 없다.‘소나기’에서 상대역이었던 지진희와는 지금도 연락을 취하는 ‘오빠,동생’ 사이. 네쿠라의 소원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다.이 장관의 영화 ‘박하사탕’을 봤다.기자에게 한국인의 이 장관 평가도 묻는다.“왠지 그와 말이 통할 것 같다.”는 그녀는 이 장관이 “함께 영화 만들자.”고 제의하면 응하고 싶다고 한다. 친선대사의 각오는 어떨까.“한국의 일본인 친선대사는 있지만 일본의 한국인 친선대사는 없으니까 저는 두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대단한 일은 할 수 없겠지만 한국인들이 저를 받아들여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임명장 수여식 때 한복을 입은 모습이 TV에 방송돼 “치마저고리가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요네쿠라.“가을쯤 서울에 갈 일이 생길 듯하다.”는 그녀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marry01@
  • ‘非婚여성 캠프’ 열린다

    지역 여성 중 결혼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대구·경북비혼(非婚)여성 캠프’가 이들 지역에서는 처음 열린다. 대구여성회가 11일부터 1박2일간 경북 경주온천관광호텔에서 여는 이번 행사는 보수적인 우리 사회 속에서 결혼하지 않은 채 생활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이들에게 자기 정체성 확보의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성단체가 3∼4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비혼 여성’은 미혼 여성의 대안 개념으로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존 결혼제도 속에서 자신의 행복과 선택의 가치를 중시,독립적으로 삶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여성들을 지칭한다. ‘냅둬! 나는 내가 책임져’를 주제로 하는 이번 캠프 참가자들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전문가의 강연을 통해 결혼에 대한 자신들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참가 자격은 결혼하지 않은 모든 성인 여성으로 행사 당일 오후 5시까지 대구시청 앞으로 오면 선착순 40명까지참가할 수 있다.(053)427-4577.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2000-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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