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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낮에는 인터폴 지부장, 밤에는 마약 장사

    [여기는 남미] 낮에는 인터폴 지부장, 밤에는 마약 장사

    "돈버는 데 뭘 못해?" 인터폴지부장, 알고 보니 코카인 장사 도둑에게 도둑을 잡으라고 한 셈이었다. 마약장사를 하던 경찰들이 무더기로 검거돼 베네수엘라가 발칵 뒤집혔다. 남미국가 간 마약거래를 수사하던 인터폴지부장이 알고 보니 마약장사를 하고 있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해외로 마약을 밀매한 혐의로 경찰 10명과 기업인 1명 등 총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경찰 중에는 인터폴지부장, 공항경찰 최고책임자 등이 포함돼 있다. 수사는 지난달 24일 도미니카공화국 남동부 라로마나 공항에서 코카인을 잔뜩 실은 경비행기가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경비행기에 실려 있던 마약은 코카인 359kg. 세계에서 코카인이 가장 싸게 거래된다는 남미 최저가로 계산해 봐도 약 750만 달러(약 87억원)어치다. 루트를 추적해보니 문제의 경비행기는 베네수엘라 북서부 바르키시메토 공항에서 이륙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넘어갔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마약조직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깜짝 놀랐다. 마약사업에 돈을 댄 건 베네수엘라 기업인, 운반과 판매을 책임진 건 경찰이었다. 인터폴 베네수엘라 지부장과 공항경찰 총책임자가 코카인이 무사히 공항을 빠져나가도록 주도적 역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엘리에세르 가르시아 토레알바 인터폴지부장, 후안 란스 디아스 공항경찰 총책임자 등 11명을 긴급 체포했다.자금을 댄 기업인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0명은 모두 현직 경찰이다. 관계자는 "총 11곳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현찰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했지만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베네수엘라 검찰의 수사협조 요청을 받은 도미니카공화국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5명이 검거됐다. 카리브에 위치한 베네수엘라는 지리적 특성상 남미에서 미국과 유럽 등으로 마약이 반출되는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마약거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압력을 넣고 있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며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베네수엘라 검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두바이 여객기 사고조사기구 “조종사 실수로 추락” 잠정결론

     지난달 19일 러시아 남부 도시에서 추락한 두바이 항공사 ‘플라이두바이’ 소속 보잉 여객기 사고를 조사해온 당국이 사고 원인이 조종사 실수 때문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8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두바이 여객기 사고를 조사해온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 항공기 운항 관리기구 ‘국가간항공위원회(MAK)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블랙박스 분석 결과에서 여객기가 급강하하며 추락한 이유가 조종사의 기체 기수 내리기와 급강하 각도로의 꼬리 날개 조정이 동시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객기는 첫번째 착륙에 실패하고 약 2시간 뒤 재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박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종사들은 초속 18m의 돌풍이 불고 비가 오는 악천후 상황에서 수동 조작으로 1차 착륙을 시도했다.그러나 여객기가 고도 340m까지 내려갔을 때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급속하게 바뀌는 돌풍에 관한 기내 시스템의 경고 메시지를 받고 고도를 올려 선회 비행에 들어갔다.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공항 주변에서 약 2시간 동안을 선회비행한 뒤 역시 수동 조작으로 2차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활주로 약 4㎞ 전에서 비행기 고도가 220m까지 내려간 지점에서 다시 고도를 올리기로 결정하고 엔진을 이륙 상황으로 조정해 급격히 고도를 높였다.  뒤이어 고도 900m 지점에서 조종사가 조종간을 앞으로 밀어 기수를 아래로 내렸고 꼬리날개도 급강하 방향으로 5도 정도 기울이면서 기체가 급격하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상과의 추락을 피하기 위한 조종사들의 노력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여객기는 시속 600km의 속력으로 지면과 50도 각도로 충돌해 산산이 부서졌다.  블랙박스 분석에는 러시아는 물론 프랑스,미국 전문가들까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항공사 ’플라이두바이‘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지난달 19일 오전 3시40분(한국시간 오전 9시40분)쯤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 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승객 55명과 승무원 7명 등 62명 전원이 사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해 5도 관광객 뱃삯 50% 할인 재개

    인천시가 올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중단됐던 옹진군 서해 5도 관광객 뱃삯 지원사업이 재개된다. 7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2013년부터 시와 군은 각각 연간 7억원을 들여 서해 5도 관광객의 여객선 운임 50%를 지원하는 사업을 펴 왔다. 이로 인해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백령·대청·연평도 등 서해 5도는 수려한 경관을 갖춰 섬 관광지로는 최적의 입지를 갖췄으나 고액의 여객선 운임으로 제약을 받아 왔다. 인천항∼백령도 왕복 운임은 13만 1500원으로 저가 제주도 비행기 값보다 비싸다. 또 인천항∼대청도는 12만 4900원, 인천항∼연평도는 11만 8100원이다. 이로 인해 도서지역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섬 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서해 5도 방문객에게 여객선 운임 절반을 할인해 주는 사업은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는 동시에 옹진군 관광의 숨통을 트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는 올 들어 재정난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삭감했고, 옹진군은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관광 위축을 우려한 옹진군이 유정복 시장의 연두방문에서 해당 사업 지속을 강력히 건의하자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시는 옹진군과의 사업비 분담률 등을 조정해 관련 예산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 관광은 5, 6월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서해 5도 방문객 뱃삯 지원사업이 재개되면 올해도 예년과 같이 관광객들이 운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홍콩판 땅콩 회항?’ 홍콩 행정수반의 항공사 갑질

    ‘홍콩판 땅콩 회항?’ 홍콩 행정수반의 항공사 갑질

    권력을 쥐면 그 힘과 범위에 둔감해지는 걸까. 이번에는 홍콩의 행정장관(행정수반)이 공항보안규정을 어기면서 항공사에 편의를 요구하는 등 '갑질'을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 현지언론은 7일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사진)이 지난달 28일 수화물 검색지역 밖에 있는 자신의 딸의 짐을 찾아 전달하라고 캐세이퍼시픽 항공사 직원에게 직접 요구해 권력 남용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의 막내딸 렁충얀(梁頌昕·23)은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뒤에야 검색 지역 밖에 짐을 놔두고 왔음을 알았다. 캐세이퍼시픽 직원은 공항 보안규정상 물건을 두고 온 승객이 직접 수화물 검색 지역 밖에 가서 물건을 찾은 뒤 출국 수속을 다시 밟아야 한다며 직접 다녀올 것을 권유했다. 그러자 렁충얀은 그의 부친에게 전화했고, 렁 장관은 전화를 걸어 캐세이퍼시픽 직원에게 최대한 빨리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어쩔 수 없이 홍콩 공항관리국 고위 관계자들은 렁 장관의 딸에게 예외를 적용하기로 하고, 수화물 검색 지역 밖의 짐을 찾아 전달했다.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노조 측은 "주인이 없는 수화물에 누군가가 위험 물질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인이 동반하지 않은 수화물을 제한구역 안으로 가져오는 것은 안전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항관리국 대변인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행정장관 판공실과 캐세이퍼시픽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승기, 비행기에서 ‘점프’...무슨일이

    이승기, 비행기에서 ‘점프’...무슨일이

     육군특전사령부에서 근무 중인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항공기에서 지상으로 강하하는 훈련에 참가한다. 특전사 관계자는 7일 “특전사 증평부대에서 근무 중인 이승기가 11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공수교육에 참가할 것”이라며 “교육 중에 800여m 상공의 헬기 또는 수송기에서 2~3차례 점프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기는 이 훈련을 앞두고 한강 미사리에 있는 특전교육단에서 2주간 애드벌룬 등을 이용해 사전 강하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상에서 이뤄지는 강하 자세 훈련도 통과해야 한다. 특전사 관계자는 “특전사에 근무하는 병사나 간부는 예외 없이 강하훈련을 받아야 한다”며 “정보 주특기를 배정받은 이승기도 다른 병사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근무하고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기는 컴퓨터 추첨을 통해 지난날 21일 특전사 증평여단에 배치되어 행정병으로 근무 중이다. 특전사 병사는 부대 본부와 참모부에서 근무하는 행정병과 취사병, PX(국방마트) 관리병 같은 근무지원병으로 나뉜다. 특전사에서 팀 단위로 운용하는 특수부대는 장교와 부사관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병사인 이승기는 특수작전에는 투입되지는 않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서해 5도 관광객 뱃삯 지원 재개

    인천시가 올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중단됐던 옹진군 서해 5도 관광객 뱃삯 지원사업이 재개된다. 7일 인천시와 옹진군에 따르면 2013년부터 시와 군은 각각 연간 7억원을 들여 서해 5도 관광객의 여객선 운임 50%를 지원하는 사업을 펴 왔다. 이로 인해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일시적인 굴곡이 있었지만 옹진군 관광 선호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갔다. 백령·대청·연평도 등 서해 5도는 수려한 경관을 갖춰 섬 관광지로는 최적의 입지를 갖췄으나 고액의 여객선 운임으로 제약을 받아 왔다. 인천항∼백령도 왕복 운임은 13만 1500원으로 저가 제주도 비행기 값보다 비싸다. 또 인천항∼대청도는 12만 4900원, 인천항∼연평도는 11만 8100원이다. 이로 인해 도서지역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섬 경제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서해 5도 방문객에게 여객선 운임 절반을 할인해 주는 사업은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는 동시에 옹진군 관광의 숨통을 트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는 올 들어 재정난을 이유로 관련 예산을 삭감했고, 옹진군은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관광 위축을 우려한 옹진군이 유정복 시장의 연두방문에서 해당 사업 지속을 강력히 건의하자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시는 옹진군과의 사업비 분담률 등을 조정해 관련 예산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 관광은 5, 6월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서해 5도 방문객 뱃삯 지원사업이 재개되면 올해도 예년과 같이 관광객들이 운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삼양로 캠퍼스에서 만난 이원복(70) 덕성여대 총장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주인공을 닮아 있었다. 깔끔한 인상이 그랬고, 빠르고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화법이 또 그랬다. 그는 50년 이상 만화를 그려 왔지만, 정해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첫 어린이 신문 연재로부터 55년째를 맞은 그의 만화와 인생 얘기를 들어 봤다. -“원복이라고 했지? 네가 만화를 그렇게 잘 그린다며? 어디 실력 좀 한 번 볼까?” 친구 아버지가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셨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찾아간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소년한국일보 편집국. 1962년 당시 나는 경기고 1학년이었고, 친구 아버지는 그 어린이 신문의 주간이셨다. 아들로부터 ‘교내 학보에 만화 그리는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분은 내가 즉석에서 그린 만화를 보시더니 꽤 만족해하셨다. “우리 신문에 만화 연재해 볼 생각 없니?”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나에게 다른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조풍연(1914∼1991) 선생이셨다. 조 선생은 한국일보에서 문화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내고 이태 전 소년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초대 주간으로 왔다. -그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만화를 그렸다. 솔직히 만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와 돌아다니던 명작만화들을 ‘베끼는’ 일이었다. 원본 만화 위에 습자지를 대고 그 아래 비치는 그림의 선을 따라 본을 뜨는 게 나의 일이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영어 번역자가 만화 속 말풍선에 한글 대사를 집어넣었다. 나의 첫 연재물은 월터 스콧의 소설을 만화로 만든 ‘아이반호’였다. 이어 ‘엉클 톰스 캐빈’, ‘마르코 폴로’ 등을 차례로 그렸다. -아무리 베낀 그림이라고는 해도 나의 손끝을 떠난 그림들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실린다는 건 고1 학생에겐 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기쁘게 했던 건 찢어지게 가난한 고등학생의 손에 쥐여진 노란 봉투였다. 처음 받은 돈이 3000원이었는데, 그 돈은 온전히 내 마음대로 처분했다. 1000원을 떼어 형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영한사전 한 권 사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벤허’를 봤다. 그랬는데도 몇백원이 남았다. 만화가 내 생계수단이 된 출발점이었다. -내가 다섯 살 때 6·25가 터졌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대전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다. 아버지가 고무신 공장을 운영하면서 시내에 큰 여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그것들은 모두 폐허가 돼 있었다. 아버지는 이것저것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서울에 가면 좀 나아질까 해서 7남내 중 막내인 내가 열 살 되던 1955년 가족을 데리고 마포에 정착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코딱지만한 월세방에 부모님과 4형제가 누우면 몸을 뒤집기도 버거웠다. 우리 7남매 중에 큰누나가 결혼해 부산에서 형을 데리고 살고, 둘째 누나가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있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한데에서 잠을 자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되는 일 없기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옷수선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대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 갑작스럽게 고생을 만난 탓인지 서울에 올라오고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셨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는 몇 년 뒤 낙향하셨고, 내가 스무 살 되던 해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7남매에게 물려주신 게 없었지만, 약간의 재능은 주셨다. 대체로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그림에 대한 재능까지 내려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내 그림 실력은 유명했다. 너댓 살 때부터 영화 같은 걸 보고 나면 그것들을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국민학교에 전학했는데, 공부는 늘 1등 아니면 2등이었다. 어렵지 않게 경기중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미술반에 가입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외제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난 그걸 살 돈이 없었다. 얼마 후 미술반을 나왔다. -점심이면 식모 아주머니가 자가용차를 타고 와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가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을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절대빈곤의 시대.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다 우리 집 수준이었다. -고1 때부터 신문에 만화를 연재했으니 학업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전체 석차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내가 경기고 학생이라는 데서 오는 대학입시의 자신감, 이런 것은 좀 있었다. (실제로 우리 경기고 61회 동창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 “내가 만화 그리느라고 시간을 빼앗겨서 그렇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서울대 의대는 충분히 갈수 있을 거야.”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한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는 환자를 보게 됐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바꾼 장래 희망이 건축가였다. 당시 나에게 건축가는 T자와 제도기를 들고 폼 잡고 앉아 ‘언덕 위의 하얀 집’을 그리는 직업이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던 걸까, 대학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재수를 해서 196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세계의 유명한 거장들처럼 나만의 랜드마크를 하나 만들겠다는 야심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업 첫날부터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 미적분이라니….’ 의지가 차츰 꺾이더니 얼마 후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수업 그냥 빠질란다. 대신에 이따가 저녁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갔다.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만화를 그리고 빨리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달디 단 술이 나와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나갈 생각뿐이었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 그 시절, 나와 안 노는 친구는 있었어도, 나를 알면서 내가 사는 술을 안 마신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이 돼서는 나름 나만의 그림체와 스토리를 갖게 됐다. 순수한 나의 창작 만화를 그려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다. 명랑만화, 스포츠만화, 순정만화 등 분야도 다양했다.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사랑의 학교’, ‘자마곰 삼형제’ 같은 작품이 그 시절 내 대표작인데, 신문사에서 편집국 한쪽에 내 자리를 따로 만들어 줬을 정도였다. 사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적당히 인기 있는 원고 넘겨주지, 마감시간 또박또박 잘 지키지, 원고료 많이 줄 필요 없지 나 같은 보물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소년한국일보에 작품 3개를 동시에 싣기도 했는데, 그걸 다 ‘글·그림 이원복’으로 할 수가 없어서 ‘이상권’, ‘성창경’ 같은 친구들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도 했다. 상권이나 창경이는 자기 이름이 공짜로 신문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술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다. -결국 나는 만화가 생활 때문에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 1972년 군대에 들어가 1975년까지 만화만 그렸는데, 그러는 사이 형들은 ‘형제들의 다짐’을 속속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둘째 형을 제외한 우리 형제들은 1966년 첫째 형(이정복·86·전 한양대 교수)이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간 뒤 약속을 한 게 있었다. 우리도 학비가 무료인 독일로 유학을 하되 먼저 간 형이 바로 아래 동생의 초기 정착금을 위해 1년간 돈을 벌자는 거였다. -셋째 형(이창복·80·전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쾰른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러 갔다. 형은 대학 입학을 1년 동안 미루고 식당에서 일해 넷째 형(이정춘·74·전 한국언론학회장)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 주었다. 넷째 형은 독일 뮌스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나중에 중앙대 교수가 됐는데, 나 역시 그 형의 덕을 보았다. 1975년 뮌스터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독일에 도착한 날부터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창작한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새소년’에 6년간 연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전편인 셈이다. 그런데 너무 초기에 그린 만화여서 나중에 보니 오류가 많았다. -여행과 독서는 내 창의력의 밑천이자 큰 자산이었다. 사람들은 내 유학생활이 꽤 어려웠을 것으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유학생들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면 난 100만원을 쓰고 살았다. 한국에 그려 보낸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원고료 덕이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1000달러쯤 주고 사서 1만∼2만㎞ 정도 달리고 버렸다. “내가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이곳저곳 다니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내 인생과 내 청춘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독일 유학 중에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당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끝나 있던 상태였다. 다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자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 1981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5년여에 걸쳐 총 1376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87년 그걸 묶어 책으로 만드니 6권(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이 나왔다. 2012년 전체적으로 새로 그려 재발간을 하고 2013년 스페인편까지 완성했다. -잠시 귀국해 덕성여대 교수 임용을 확정 짓고 1984년 5월에 짐을 싸기 위해 독일에 다시 들어갔는데, 스물세 살의 한국 여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 마을에 와 있었다. 당시 나는 서른 여덟이었다. 3개월간 교제를 했다. 그녀는 유학을 포기하고 15세 연상인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결혼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국내에서만 1700만부가 팔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라는 세계적인 기조의 순풍을 잘 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책의 인기를 높여 주었다. 유럽편의 내용들은 상당 부분 내 삶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 자체다. 그렇지 않은 중국편과 일본편을 위해서는 공부를 위해 각각 20회와 50회 이상 현지를 다녀왔다. 미국은 1999년 방문교수로 가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교수를 하는 동안 외부 활동을 주로 했다. 정작 덕성여대를 위해 기여를 못한 게 아쉬워 지난해 3월 총장직을 맡았다. 선거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세웠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젊어서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독거 노인’이 됐다. 얼마 전 서울 잠실의 우리 집으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요즘 혼자 살다가 변사하는 노인이 많아서 현황 파악을 하겠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왔지만, 내 현실인 걸 어쩌겠나. 내 건강의 비결은 운동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가장 정밀한 기계이기 때문에 아껴 쓸수록 오래 쓴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인데, 최대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교양 만화의 선구자로 불린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글로벌 시대 지구촌 각국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한국인의 국제적 시야를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55년의 만화 경력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독일 뮌스터시·코스펠트시 초청 개인전을 가졌고, 권위 있는 200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전에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1946년 대전 출생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수료), 독일 뮌스터대 서양미술사·시각디자인 석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석좌교수, 제10대 총장 ▲한국 애니메이션 만화학회 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먼나라 이웃나라’, ‘가로세로 세계사’, ‘와인의 세계·세계의 와인’,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세계사 산책’ 등 저서 다수
  • ‘땅콩회항’ 박창진·김도희 승무원 복귀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승무원 김도희씨가 1년여 만에 회사로 돌아간다. 대한항공은 6일 박 사무장과 김씨가 업무 복귀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두 승무원이 현장에 복귀하는 만큼 이전과 동일하게, 다른 승무원과 동등하게 대우를 받고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장은 7일 산업재해에 따른 요양 기간이 끝난다. 김씨는 지난달 18일자로 무급휴직 기간이 끝났다. 2014년 12월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승무원 김씨의 마카다미아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회항시킨 뒤 박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정신적 상처를 입은 박 사무장은 외상 후 신경증, 적응장애, 불면증을 호소했고 산업재해를 인정받아 총 435일간 요양을 했다. 김씨도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내고 90일간 병가를 사용한 뒤 1년 동안 무급휴직 기간을 보냈다. 항공사 측은 “업무 복귀에 앞서 육아휴직이 끝난 다른 승무원들과 함께 서비스 안전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씨와 박 사무장은 각각 지난 연말과 올해 초 미국 뉴욕법원에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일본 항공자위대 사고…과거 동료 전투기 격추시키기도

    일본 항공자위대 사고…과거 동료 전투기 격추시키기도

    지난 6일 오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에 가노야(鹿屋)기지를 이륙했다가 실종된 항공자위대기 'U-125'기에 타고있던 6명 전원이 7일 오후 1시 15분 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교도통은 7일 "이들은 전날 항공자위대기가 통신두절된 해상자위대 가노야 항공기지 북방 10km 지점에 있는 산 정상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사고 현장 주변에는 항공자위대기의 파편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기장인 40대 남성을 포함해 6명이 탑승한 자위대기는 전날 오후 2시 35분 쯤 가노야 기지를 이륙해 11㎞가량 비행한 뒤 통신이 두절됐다. 항공자위대에 따르면 U125기는 자위대 시설을 상공에서 점검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다. 엔진이 2기 탑재됐으며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저고도에서 고고도까지 다양한 높이에서 시설 점검이 가능하다. 한편 일본 항공자위대의 어처구니없는 과거 사고 소식 또한 SNS 공간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1995년 11월 당시 미사일 사격훈련중이던 항공자위대 제 6항공단 303비행대 소속 F-15J 전투기 편대 중 전투기 한 대가 갑자기 앞서가던 동료 비행기 후미에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시킨 바 있다. 이는 조종사의 기기조작 미숙으로 드러났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수송기서 드론 출격과 착륙…美 ‘그렘린 프로젝트’ 착수

    수송기서 드론 출격과 착륙…美 ‘그렘린 프로젝트’ 착수

    하늘 위 수송기에서 여러 대의 드론(drone)이 출격,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귀환하는 SF영화같은 장면이 현실이 된다. 최근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일명 ‘그렘린 프로그램’(Gremlins program)을 위해 록히드 마틴, 제네럴 아토믹스 등 회사 4곳과 1단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름도 특이한 이 프로젝트는 폭격, 정찰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들을 비행 중인 수송기에서 발사해 다시 귀환시키는 계획이다. 잘 알려진대로 ‘그렘린’은 지난 1984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기획하고 조 단테가 감독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원래 그렘린의 시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파일럿이 목격했다고 주장한 요정의 이름이다. 그렘린을 목격하면 비행기가 고장나는 일이 발생해 사실 ‘악동 요정’으로 더 유명하다. DARPA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드론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작전 반경이 짧기 때문에 수송기를 이용하면 이같은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특히나 이 드론은 20차례나 재사용이 가능해 경제성도 높다. 결과적으로 그렘린 프로젝트의 핵심은 드론 개발과 이 드론이 안전하게 이륙하고 착륙하는 수송선 개발이다. DARPA측은 미국의 대표적인 전술수송기인 C-130을 활용할 계획이다. DARPA 프로그램 책임자 단 퍼트는 "우리가 원하는 계획을 충족시켜줄 기술과 개발력을 가진 회사와 최종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무인 시스템으로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면 경제적인 비용으로 전세계 위험지역에서의 작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원한 맞수 대한항공 vs 아시아나항공, 일본·중국 노선 대결

    영원한 맞수 대한항공 vs 아시아나항공, 일본·중국 노선 대결

     국내 대표 라이벌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단거리 해외 노선 확보 경쟁을 벌인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일본 오키나와와 중국 이창에 신규 취항한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5일부터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주 7회 정기편을 운항한다. 출발편은 오후 3시 30분 인천을 출발해 오후 5시 55분 오키나와 공항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오후 7시 5분 오키나와를 출발해 오후 9시 35분 인천에 도착한다. 주력 기종은 248석 규모의 B777-200이다. 오키나와는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일본 최남단 섬으로 해마다 약 7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이에 맞서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부정기편 전세기를 띄운다. 현재 32개 한·중 노선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노선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인천~이창 노선은 6월 1일까지 2개월 동안 주 2회 운항한다. 후베이성 남부의 이창은 삼국지 ‘이릉대전’의 실제 무대로 알려져 있다. 인근에는 적벽대전이 일어난 장강 ‘산샤’(三?)와 영화 ‘아바타’ 촬영지로 유명한 ‘장자제’(長家界) 등이 위치해 있다.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중국지역본부장은 “한중간 우호증진을 위한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296억 들여 새로 단장한 포항공항, ‘유령공항’ 우려

    1296억 들여 새로 단장한 포항공항, ‘유령공항’ 우려

    KTX 개통으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아시아나·대한항공 재취항 확답 안해 경북의 현안인 포항공항과 예천공항 재개항에 빨간 불이 켜졌다. 포항공항은 대형 항공사들이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재취항을 기피해 개점휴업 상태이고 경북도청이 이전한 신도시에 있는 예천공항은 항공사들의 재취항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 해군 공항인 포항공항은 지난달 25일까지 1년 9개월간에 걸친 공사를 끝냈다. 활주로 총연장 2133m 가운데 900m를 4m가량 높인 뒤 전체를 다시 포장하고 안전운항 계기시설 등을 새로 설치했다. 총 1296억원을 들였다. 포스코 신제강공장 건설로 항공기 이착륙 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2014년 7월부터 활주로 확·포장 공사를 위해 21개월간 공항이 임시 폐쇄된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종 장비와 100여명의 인력을 다른 공항으로 이전했다. 두 항공사는 그동안 포항~김포 간, 포항~제주 간 노선을 주 62편 운항했다. 연도별 이용 승객은 2012년 26만 2198명, 2013년 23만 9516명이다. 일일 평균 687명이 찾은 셈이다. 같은 기간 화물운송량은 2012년 886t, 2013년 909t 등이었다. 하지만 포항공항은 공사 완료 이후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나타나지 않아 재개장을 못 하고 있다. 벌써 공항이 공회전을 거듭해 막대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유령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사 완료 후 바로 재취항하기로 약속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4월 서울~포항 간 KTX가 정식 개통하면서 항공 여객이 줄어들었고 KTX와 비교해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항공 수요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대며 재취항을 기피하고 있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폭만 커진다고 볼멘소리도 쏟아낸다. 두 항공사가 재취항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지난 2월 중순까지 국토교통부에 운행 계획을 제출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두 대형 항공사가 포항노선 재취항을 두고 머뭇거리자 일부 저비용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항시는 “대형 항공사 재취항이 먼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가 취항하면 대형 항공사 재취항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항공항 재개장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시와 시의회, 지역 경제단체 등은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강덕 시장은 같은 달 말 항공사들을 방문해 수요가 충분한데도 국민의 항공교통 이용 권리를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재취항 약속을 지켜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시는 포항지역 경제계 등과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 촉구’ 대책회의를 여는 등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시는 경북도와 함께 항공사 적자 분을 메워 주기 위한 10억원(도비 3억원, 시비 7억원)의 지원금도 마련했다. 시의회는 포항공항에 민항기 재취항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다. 시의회는 결의문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포항시민의 항공교통 이용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재취항 약속을 이행하고 정부와 포항시도 재취항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포항상공회의소도 포항지역발전협의회 등 지역 사회단체와 함께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을 위한 경북 동해안 5개 시·군(포항·경주시, 영덕·울진·울릉군) 서명운동을 펼쳤다. 지난달 30일엔 이 시장과 윤광수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을 잇따라 방문해 포항공항 민항기 재취항을 촉구하는 경북 동남권 5개 시·군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35만여명이 서명한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 시장은 또 “세계적인 철강산업, 역사, 문화, 에너지 클러스터 및 천혜의 관광지인 경북 동해안 지역이 포항공항을 통해 다시 비상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두 항공사는 지금까지 재취항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지난 2월부터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조만간 취항 결정을 하지 않으면 특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반발했다. 포항지역 사회단체 등은 오는 13일 국회의원 선거일까지 항공사들의 포항공항 재취항 결정이 없을 경우 이후 항의 집회 개최와 함께 불매운동 전개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항공사의 재취항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취항까지는 최소 1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운항재개 승인과 공항 발권시스템 가동 점검 등 제반 준비 절차에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가 안동·예천 신도청 시대를 맞아 본격 추진하려던 예천공항 재개항도 어려워졌다. 도가 대구경북연구원에 ‘예천공항 민항기 재취항 가능성 연구’를 의뢰하자 최근 ‘수요 부족으로 일반 항공사 취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노선 폐지 당시 탑승률이 20∼30%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현재도 적자 노선이 확실시되며 결국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어렵다. 북부권의 인구 감소와 육로 교통망 확충이 수요 부족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예천공항 이용권(주변 50㎞, 6개 시·군) 인구가 2003년 62만명에서 2014년 56만명으로 10% 줄었다는 것. 또 고속도로(중앙·중부내륙), 철도(중앙선·중부내륙복선) 등 육로 교통망 확충에 따라 장래 항공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구공항, 청주공항이 가까워 예천공항 수요를 잠식,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도는 지난해부터 민선 6기 도지사 핵심 공약인 예천공항 재개항을 위해 관련 용역을 의뢰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예천공항은 1989년 11월 개항해 아시아나항공의 예천~서울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예천~제주 노선 운항 등 한때 연 40여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민간 항공사의 적자 누적으로 2003년 11월 잠정 폐쇄됐다. 이어 2004년 5월 건설교통부가 공항 폐쇄를 최종 결정했으며 2006년 1월 소유권과 공항관리권이 모두 국방부로 이관됐다. 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과 대학이 있는 포항공항의 경우 재정 지원 문제가 있더라도 조속히 대형 항공사를 우선적으로 재취항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고 예천공항은 저비용 항공사를 취항시켜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기적으로는 이들 공항과 2020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을 연계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이 활짝 핍니다, 마음이 콩닥 뜁니다

    서울이 활짝 핍니다, 마음이 콩닥 뜁니다

    서울의 벚꽃 개화일은 공식적으로 4월 6일.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식 개화일일 뿐 성격 급한 꽃들은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거나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벌써 성급한 벚꽃이 꽃망울을 피운 한강시민공원에는 개나리를 비롯한 다양한 봄꽃들이 나들이객들은 맞고 있다. 서울시도 이에 맞춰 ▲봄나들이 좋은 길 ▲드라이브길 ▲걷기 좋은 길 ▲색다른 꽃길 ▲축제길 등 5개 테마로 ‘서울 봄꽃길 156선’을 추천했다. 짧은 봄날 156곳을 다 가 본다는 것은 무리. 서울을 서북, 서남, 동북, 동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꽃놀이와 문화공연을 즐길 만한 곳을 엄선했다. 특히 2일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 개나리꽃길 걷기’는 청소도 하고 꽃구경도 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서북권:서대문 안산·불광천 음악 꽃… 경의선 철로엔 노랑붓꽃 서북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봄꽃길은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이다. 코스는 서대문구청 뒤편에서 서울시내 전경과 한강을 볼 수 있는 봉수대까지다. 서대문구는 이달 8~10일 6회에 걸쳐 안산 연희숲속쉼터에서 ‘벚꽃음악회’를 연다. 연희숲속쉼터로 가는 자락길에선 벚꽃 이외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도 즐길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선정해 추천한 ‘4월의 걷기여행길 10선’에도 뽑혔다.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은 새롭게 뜨는 명소다. 공덕역부터 대흥역까지 폐철로를 걷어 내고 700m 구간에 만든 이 공원에는 2014년 벚꽃길이 조성됐다. 분홍 벚꽃 외에도 새하얀 이팝나무 꽃과 노랑붓꽃 등 다채로운 수목이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다른 벚꽃 명소와 달리 사람만 다닐 수 있어 천천히 봄날의 평화를 만끽하고 싶은 이에게 추천할 만하다. 은평구 불광천에선 8일과 9일 이틀간 ‘한국문학관 유치 기원 불광천 벚꽃축제’가 열린다. 8일에는 은평구립합창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박상철(무조건) 등 인기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진다. 9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걷기대회에 자녀의 손을 잡고 참여해 볼 만하다. ●서남권:4일부터 여의도 북적… 개화산 둘레는 야생화 ‘빼꼼’ 서남권에는 서울 봄꽃축제의 대장 격인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있다.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간 국회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열리는데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여의서로 1.7㎞ 구간에서 수령 5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86그루와 진달래, 개나리, 철쭉, 살구나무,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20여종의 봄꽃을 만날 수 있다. 대표 봄꽃축제인 만큼 행사도 다양하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인파가 넘치는 여의도 봄꽃축제가 부담스럽다면 금천구청역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3.1㎞ 구간에 조성된 벚꽃로를 추천한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시흥대로에서 철산교까지 10㎞ 길이의 안양천로도 봄바람에 날리는 꽃비를 맞기 좋다. 금천구는 9일과 10일에 걸쳐 구청 광장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프린지페스티벌, 사생대회 등을 개최한다.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과 동작구 보라매공원, 국립현충원에서 즐기는 꽃놀이도 추천할 만하다. 서서울호수공원을 걷다 보면 항공기 소리에 따라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색다른 장면도 만날 수 있으니, 아이들은 하늘로 비행기가 지나가는지 유심히 살피는 것도 재미다. 산자락을 따라 들꽃을 보고 싶다면 강서구 개화산이 좋다. 방화근린공원부터 개화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코스에선 영산홍과 산철쭉, 찔레꽃, 자운영 등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23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화근린공원에서 걷기대회와 사물놀이, 허준가요제 등이 열린다. ●동남권:응봉산 개나리 절정… 어린이대공원·석촌호수는 벚꽃 품에 동남권에선 광진구 서울대공원이 강자다. 탁 트인 공원에서 흩날리는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8일부터 17일까지 호수둘레길을 중심으로 벚꽃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벚꽃 버스킹과 봄봄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가 기다린다. 송파구 석촌호수의 벚꽃길도 잠실 일대 거주자에겐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소다. 석촌호수를 따라 촘촘하게 심어진 1000그루의 벚꽃길은 평소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로이자 지역의 자랑이다. 송파구는 8일부터 3일간 ‘석촌호수 벚꽃축제와 잠실관광특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8일 송파구립교향악단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마야, 홍경민, 알리, 정동하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줄줄이 이어진다. ‘봄의 전령’ 노란 개나리를 즐기고 싶다면 성동구 응봉산 개나리꽃축제로 가 보자. 개나리꽃은 3월 27일부터 이미 개화가 시작돼 이번 주말이면 절정을 맞게 된다.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축제에는 초등학생 사생대회, 야간 산상 콘서트, 오케스트라 공연, 캘리그래피, 가훈 쓰기 체험, 꽃차 시음, 쿠키 만들기 등이 준비된다. 성동구에선 15일 금호산 맨발공원 일대에서 ‘금호산 봄꽃축제’도 예정돼 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양재천변, 남산공원 순환로도 걸으며 꽃내음을 맡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동북권:3개구 가로지른 우이천, 이름 모를 들꽃이 주인공 산이 많은 동북권은 조금만 나가면 꽃 천지다. 어디가 꽃 명소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도심의 명소를 꼽자면 우이천이다. 도봉과 성북, 노원을 관통하는 우이천변은 벚꽃은 물론 이름 모를 다양한 들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군데군데 작은 공원과 도서관, 휴식시설이 있다. 자전거길도 잘 조성돼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도봉구는 구청부터 노원교까지를 꽃 천지라고 부를 만하다. 일단 도봉구청 주변의 가로수가 모두 벚꽃이고, 중랑천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는 금계국과 사계장미가 쭉 늘어섰다. 노원구의 중랑천변(노원교~상계교 1㎞ 구간)을 노랗게 물들인 개나리 꽃길도 장관을 이룬다. 3월 말 꽃을 피운 개나리는 4월 20일쯤까지 아름다움을 뽐낸다. ●중랑천·안양천엔 유채꽃… 코가 먼저 즐거운 강동 허브공원 벚꽃과 개나리로만 채워진 꽃놀이가 지겹다면 조금 색다른 꽃도 있다. 서울창포원 ‘붓꽃길’, 청계천로, 성북구 월계로, 동작구 상도로, 송파구 로데오거리 ‘이팝나무길’, 한강 중랑천 둔치 ‘유채꽃길’, 양천구 신트리공원,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야생초화류와 허브류 꽃길’, 중랑캠핑숲 ‘배꽃길’ 등이다. 중랑캠핑숲의 배꽃길을 걸을 때는 벚꽃과 비슷하게 생긴 배꽃에 분홍 기운이 없이 깨끗한 흰색을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양천구 안양천 둔치의 유채꽃길이나 동대문구 중랑천 둔치의 꽃양귀비길 등도 볼만하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친구를 위해 드라이브를 준비했다면 종로구 인왕산길, 광진구 워커힐길, 강서구 곰달래로, 금천구 벚꽃로 등을 기억해 두자. 물론 새 운동화를 사서 갈아 신고 같이 걷는 방법도 있다. 꽃바람도 좋지만 포근해진 강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한강변을 찾아야 한다. 여의도 물빛무대에서는 4월 매주 금·토·일요일 ‘영화, 공연, 콘서트’가, 광진교 8번가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로맨틱 콘서트’가 개최된다. 또 뚝섬한강공원 자벌레에는 시민 참여 전시가 준비돼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충남 태안은 해안 풍경이 좋습니다. 리아스식 해안이 라면처럼 굽돌아 가면서 여기저기 절경들을 펼쳐 놓았지요. 조금 높은 언덕에 오르기만 해도 바다와 마을, 그리고 포구가 한눈에 잡힙니다. 이는 자리를 바꿀 때마다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런 풍경 즐기며 걸으라고 조성한 길이 있습니다. ’태안 해변길’입니다. 갯마을과 조붓한 고샅길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해당화는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따스한 갯바람에 귀밑머리 날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봄은 가슴속에 차고 넘칩니다. 먼저 서해의 대표적인 갯마을인 서산부터 찾는다. 유기방 가옥(충남 민속 문화재 제23호)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태안이 목적지이긴 하나 다소 돌아간다 해서 조급해할 까닭은 없다. 이맘때 유기방 가옥은 활짝 핀 수선화들로 꽃대궐을 이룬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택의 자태도 단아하지만, 노란 수선화와 어우러진 모습은 더욱 빼어나다. 이제 갓 꽃들이 피기 시작했으니 4월 중순까지는 주변이 온통 노란 빛으로 물들 터다. 지금 이 모습 못 보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 고택이 속한 여미리도 둘러볼 곳이 많다. 고려시대 세워진 여미리석불입상, 300년 동안 마을을 굽어본 비자나무 등이 옛 건물 주변에 몰려 있다. ●학암포~영목항 230㎞ 리아스식 해안 태안은 세로로 길쭉한 반도다. 학암포에서 영목항까지 얼추 230㎞에 걸쳐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다. ‘해변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이 해안을 따라 2011년부터 조성한 걷기 길이다. 코스는 모두 8개, 길이는 100㎞에 이른다. 그 가운데 몽산포, 별주부마을 등을 품은 제4코스 솔모랫길과 일몰 명소 꽃지해변이 속한 제5코스 노을길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번 여정에선 4코스 솔모랫길을 위주로 걸었다. ‘해변길’의 여러 코스 가운데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다. 몽산포탐방지원센터에서 드르니항까지 13㎞ 정도 이어져 있다. 험한 구간이 없어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이름에서 보듯 솔향기 가득한 솔숲과 부드러운 모래 밟으며 산책하듯 걷는 코스다. 들머리는 몽산포해수욕장이다. 개인 소유의 캠핑장을 지나야 하는 게 아쉽다. 도보 여행자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관리사무실을 지날 때 왠지 기분이 머쓱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변에 들면 병풍처럼 둘러친 솔숲이 객을 맞는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방풍림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수직세상을 펼쳐 놓았고, 그 너머로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솔숲을 지나면 길은 달산포로 이어진다. 숲으로 난 길은 시원하고 촉촉하다. 쏟아져 내리던 햇살은 솔잎에 부서지며 은은하게 숲을 밝히고, 부드럽게 얼굴을 스치는 바닷바람과 촉촉한 공기에선 봄의 향기가 묻어난다. 몽산포와 이웃한 곳은 청포대 해변이다. 해안가엔 작은 바위가 솟아 있다. 들물 때마다 잠기는 일종의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다. 이 바위가 바로 ‘자라바위’다. 안내판은 ‘별주부전’의 주인공 자라가 죽어 변한 바위라는 전설이 전해 온다고 적고 있다. 청포대 해변을 품은 원청, 양잠, 신온 등 세 마을이 ‘별주부 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사실 이 바위의 전설에 기댄 측면이 크다. ●‘별주부전’의 전설 품은 마을 ‘별주부전’ 이야기야 익히 알려져 있다. 자라(별주부)의 등을 타고 용궁 간 토끼가 기지를 발휘해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한데 공교롭게도 이 일대의 지명 가운데 일부가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지명과 흡사했다. 예컨대 ‘용새골’은 자라가 용왕의 명을 받고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에 올라온 곳, ‘묘샘’은 토끼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간을 떼어 두고 왔다고 둘러 댄 장소라는 식이다. 자라바위도 비슷하다. 토끼에게 속은 자라가 탄식하며 용왕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죽은 자리가 변해 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세 마을이 ‘별주부마을’이라는 일종의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경남 사천의 비토(飛兎)섬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전한다. 이 탓에 두 지역 간에 한때 ‘원조’ 논쟁이 일기도 했다. 실제 ‘별주부전의 고향’이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별주부 마을’을 나서면 길은 한서대학교 태안 비행장으로 이어진다. 산길 중턱에 서면 활주로와 계류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장난감처럼 작은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는 모습이 봄날의 꿈처럼 아련하다. 비행장 주변엔 염전이 많다. 이제 갓 초봄인데도 염전마다 ‘소금꽃’이 활짝 피었다. 염도가 오른 물이 증발하면서 물 위에 하얀 소금 결정을 피워 올리는데, 염부(鹽夫)들은 이를 소금꽃이라 부른다. 흔히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에 소금이 생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지 염부들은 “오뉴월, 치맛자락이 살랑댈 정도의 미풍이 일 때 소금이 가장 맛있게 익는다”고 전했다. ●240m 바다위 다리 ‘대하랑 꽃게랑’ 길은 이제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길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곧 드르니항이다. 항구 이름이 독특하다. ‘들르다’란 우리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쓰이다가 2003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드르니항 건너편은 백사장항이다. 두 포구 사이엔 해상보도교가 세워져 있다. 길이 240m, 폭 4m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다.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인도교로, 2013년 조성됐다. 다리 이름은 ‘대하랑 꽃게랑’이다. 다리 위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짜릿하다. 바닷바람이 교각 사이를 훑고 지날 때마다 윙윙 소리를 내는데, 머리카락이 쭈뼛 솟을 만큼 전율스럽다. 바다 한가운데서 맞는 해넘이도 일품이다. 밤에는 경관조명이 켜지며 한결 요염한 모습으로 변한다. 눈으로 즐기는 호사가 이만저만 아니다. 4코스 솔모랫길은 여기서 끝나지만, 풍경은 계속된다.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에서 시작해 꽃지해변까지 11.5㎞ 정도 이어진다. 전 구간을 다 돌아볼 수는 없더라도 꽃지 해변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 ‘꽃지’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할매바위와 할배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며 사위를 붉은빛으로 칠하는데, 태안의 여러 절경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날물 때면 두 바위는 모래톱으로 연결된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할배바위)과 이를 기다리던 아내(할매바위)의 전설만큼이나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나가 9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가는 게 간명하다. 서산유기방가옥을 들르려면 서산 나들목으로 나간다. 태안 해변길 가운데 솔모랫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 남면분소(674-2608), 노을길은 안면도분소(673-1066)에서 각각 담당한다. 솔모랫길 인근의 마검포에서는 오는 16일부터 태안세계튤립축제가 열린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리솜오션캐슬 리조트(671-7000)를 권할 만하다. 노천 스파인 아쿠아월드에서 걷기 여정의 피로도 풀 수 있다. 유황해수탕에서 꽃지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안면읍 정당리의 소무(050-2673-5119)는 유럽형 부티크 펜션이다. 객실은 만화가 허영만 등 문화예술계 명사 8명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사진과 작품, 책 등을 전시하고 취미생활을 공개하는 갤러리 형식으로 꾸며졌다. 1만 5000여종의 수목이 식재된 천리포수목원(672-9982)에도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맛집:요즘 주꾸미가 제철이다. 한데 어획량이 적어 거의 ‘금값’이다. 몽대포구 쪽에 맛집들이 많다. 포장마차 형태의 횟집들도 늘어서 있다. 태안의 별미 가운데 하나가 ‘아나고 통구이’다. 갓 잡은 붕장어를 양념 없이 굵은 소금만 뿌린 뒤 석쇠에 구워 먹는다. 만리포 옆 모항항의 음식점 대부분에서 맛볼 수 있다. 태안등기소 앞 토담집(674-4561)은 우럭젓국, 태안읍 바다꽃게장횟집(674-5197)은 꽃게장정식으로 각각 이름났다. 글 사진 태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꽃보다 청춘 박보검 “감사..축복합니다” 천사보검다운 마지막 인사

    꽃보다 청춘 박보검 “감사..축복합니다” 천사보검다운 마지막 인사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이 종영한 가운데 배우 박보검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1일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가 감독판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tvN ‘응답하라 1988’의 주역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을 푸켓 포상 휴가 도중 아프리카로 납치하며 시작된 이번 여정은 숱한 화제와 논란 속에 막을 내렸다. 방송 이후 박보검은 자신의 트위터에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여정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축복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비행기에서 담은 하늘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 매일 당신의 하루는 꽃보다 아름다운 청춘 같을 것이다(You only live once. May your every day always be like youth more beautiful than flowers)”라는 글과 함께 ‘꽃보다 청춘’ 제작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여러 스태프들과 함께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박보검과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의 모습이 담겨 있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보내며 박보검이 남긴 말은 방송 내내 스태프와 동료들을 배려하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산 박보검다운 마무리였다. 사진=박보검 트위터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쿠바 공산당 관영지 기자, 뒤늦게 서구의 극찬 받다

    쿠바 공산당 관영지 기자, 뒤늦게 서구의 극찬 받다

    지난달 20일 로이터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보도하며 한 장의 사진을 띄웠다. 로이터라고만 출처가 공개된 사진엔 미국의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있는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향해 허름한 주택가 위로 낮게 비행하고 있었다. '하늘의 백악관'이라는 최신 에어포스 원과 1950년대 차량들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평범한 옷차림의 주민들은 꾸미지 않은 쿠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절묘한 포착에 성공한 이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서방세계는 이 사직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88년 만에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상징하는 최고의 사진기록 중 하나라는 호평도 꼬리를 물었다. 그러면서 제기된 "누가 찍은 사진일까?"라는 의문. 처음엔 "로이터통신의 콜라보레이터였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도더니 "알베르토 레예스라는 기자가 찍은 사진"이라며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사진은 쿠바 공산당 관영지 그란마의 사진기자 얀데르 사모라(33)의 작품이었다. 공산당 관영지 기자라는 특수한 신분이 부담스러워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던 사모라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가 처음부터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공산당 관영지 기자라는 특수한 신분 때문이었다. 뒤늦게 사진기자의 이름을 밝히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그는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찍은 사진 중 아마도 최고의 사진 같아 욕심이 났다"고 털어놨다. 오바마의 방문기간 중 로이터 취재팀과 함께 움직인 그는 처음부터 저고도 비행하는 에어포스원을 찍고 싶었다. 오바마가 쿠바를 방문하는 날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 인근 서민주택가에 대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때 빛을 발한 게 그의 동물 같은 감각이다.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내려오는 비행기가 좀처럼 택하지 않는 루트였기 때문이다. 사모라는 "뒤늦게 알아 보니 풍향 때문에 에어포스원이 그 루트로 착륙을 했다더라"며 "마치 별의 안내를 받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행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모라는 "비행기가 나타나기 1분 전까지 길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무언가 매우 쿠바적인 것을 함께 카메라에 담고 싶어 고민할 때 주민들이 집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사모라와 행운의 합작품인 셈이다. 사모라는 "사진이 뜻밖에 성공을 거둬 매우 기쁘다"며 "인생 최고의 사진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사진=중남미 언론 보도화면 캡처/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수도권·강원 GPS 전파 교란… 北 공격 추정

    수도권·강원 GPS 전파 교란… 北 공격 추정

    정부 ‘주의’발령… “아직 피해 없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위성항법장치(GPS) 혼신 신호가 탐지돼 정부가 GPS 전파 혼신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1일 오후 7시 36분 인천 강화군(70㏈), 강원 대성산(100㏈) 감시시스템에 GPS 혼신 신호가 탐지됐다고 밝혔다. 평소 GPS의 신호 세기가 -130㏈m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세기다. 발신원은 북한 황해도 해주와 금강산 일대로 추정된다. 정부는 즉각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지역에 GPS 전파 혼신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주의 단계는 경보 단계상 ‘관심’ 다음으로 높은 단계다.GPS 전파 혼신이란 2만㎞ 떨어진 위성으로부터 내려오는 전파 신호가 다른 신호의 교란으로 인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GPS 전파 혼신이 발생하면 이동통신 기지국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비행기, 선박 등이 GPS 신호를 받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동전화 기지국의 경우 혼신이 생겼을 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세팅해뒀고 비행기와 선박도 자체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피해상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항공기 2대에서 혼신이 발생했지만 운행에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 한 조종사는 “평소에도 종종 GPS 혼신이 발생하지만 GPS는 보조 시설로 전방향표지시설과 거리측정시설(VOR·DME)이 있기 때문에 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착륙 시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계기착륙장치(ILS)를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유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유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조현석 체육부장

    최근 6000여명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방한하면서 국내 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26일 입국한 중국 화장품 유통업체 아오란그룹 임직원들은 140여대 버스로 이동하며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닌다.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이들은 입국하는 데만 158편의 비행기를 이용했고, 인천과 주변의 26개 호텔 1500여개 객실을 사용하고 있다. 식사 장소로 마련된 송도컨벤시아 아오란 레스토랑의 면적은 8476㎡로 축구장 크기의 1.2배에 이른다. 지난달 28일 인천 월미도에서 진행된 ‘치맥 파티’에는 단번에 치킨 3000마리와 500㏄들이 캔맥주 4500개가 소진됐다. 같은 달 31일에는 서울의 면세점들을 돌며 대규모 쇼핑을 하기도 했다. 이들이 방문 기간에 쓰는 돈이 2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커의 대규모 단체 관광은 우리나라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중국 톈스그룹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직원 6400명을 이끌고 프랑스 남부 휴양지 니스를 찾아 3300만 유로(약 403억원)를 쏟아붇고 떠났다. 당시 이들은 니스 해변에 ‘사람으로 만든 가장 긴 문구’를 만들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유커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오란그룹의 방한은 침체된 관광업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MICE) 관광’ 유치의 신호탄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그중 하나는 국내 관광시장에서 유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현재 관광 정책과 관광 인프라가 지나치게 유커 위주로 짜여져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이 한국을 외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23만명으로 3년 전인 2012년 1114만명에서 200만명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유커 편중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결과였다. 2012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83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5.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명으로 전체의 45.2%를 차지했다. 유커를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831만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25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줄었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은 신성장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관광산업을 미래의 전략적 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광 정책을 다변화하고,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관광 정책이 지나치게 유커에 치중된 것이 아닌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관광 정책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라는 양적 목표에만 매몰돼 질적 성장과 관광 시장 활성화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한때 우리나라 관광 시장의 큰손이었던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351만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183만명으로 급감했다. 어느 순간 유커도 일본인 관광객처럼 한국을 떠날 수 있고, 그로 인해 국내 관광 시장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hyun68@seoul.co.kr
  • 비행기서 “요가하겠다” 난동부린 70대 한국인 하와이서 체포

    비행기서 “요가하겠다” 난동부린 70대 한국인 하와이서 체포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가는 여객기 내에서 한 70대 한국인 남성이 좌석에 앉지 않고 요가를 하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FBI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사진) 여객기에 탑승했던 배모(72)씨가 기내식이 제공될 때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비행기 뒤편으로 가서 요가와 명상을 했다.  배씨의 아내와 승무원들이 그에게 자리로 돌아가 앉으라고 말하자 그는 승무원에게 고함을 질렀고 말리던 아내마저 “(내 편을 안 들고) 승무원 편을 든다”며 밀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비행기에 타고 있던 해병대원들이 그를 제압하려 들자 이들에게 박치기를 하고 깨물려 했으며 승객들을 죽이겠다거나 신이 없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배 씨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기장은 하와이로 회항했고, 배씨는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호놀룰루 연방 유치장에 구금 중이다.  30일 열린 구속적부심에서 대런 칭 법무부 차관보는 “배씨는 승무원들이 자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느껴 화를 냈다”면서 “그를 풀어주면 아내와 다른 이들에게 위험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씨 측 변호인 김진태 씨는 농부인 배씨가 결혼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내와 하와이로 여행을 온 것이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최근 배씨가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휴가 기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배 씨를 한국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나 치안판사 케빈 장은 그러면 배 씨가 또 비행기에 타야 한다며 거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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