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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공항 국제노선 13개로…“이제는 무늬만 국제공항 아녀유”

    청주공항 국제노선 13개로…“이제는 무늬만 국제공항 아녀유”

    청주공항이 국제 정기노선 확충에 속도를 내면서 ‘무늬만 국제공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청주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이 일본 후쿠오카·삿포로, 대만 타이베이 정기노선 공동 취항식을 가졌다. 후쿠오카, 타이베이 노선은 취항식 당일 운항을 시작했고, 일본 삿포로 노선은 지진 여파로 다음달 18일부터 취항한다. 후쿠오카, 삿포로 노선은 주 2회(목, 일) 운항한다, 타이베이 노선은 주 2회(목, 일)로 운항을 시작한 뒤 다음달 2일부터 1회를 증편해 총 3회(화, 목, 일) 운항할 예정이다. 이들 노선에는 189석 규모의 항공기(B737-800)가 투입된다. 도는 그동안 일본노선 개설을 위해 일본 현지 항공사, 언론사, 여행사 방문마케팅 추진 등 꾸준하게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대만노선 개설을 위해서는 지난해 대만 현지 3개 항공사(원동항공, 중화항공, 타이거항공) 및 여행사 방문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로써 청주공항의 국제선 정기노선은 총 13개로 늘어났다. 1997년 4월 개항한 이래 가장 많은 국제선 정기노선 숫자다. 국가별로는 중국 8개(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하얼빈, 옌지, 닝보, 선양, 다롄), 일본 3개(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미국 괌, 대만 타이베이 등 이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당시 청주공항은 비참했다. 중국노선이 유일한 국제 정기노선인데다 사드보복으로 중단노선까지 속출하면서 최대위기를 맞았다. 도는 여세를 몰아 박항서 감독의 폭발적인 인기 등 한류열풍이 강한 베트남 정기노선 신설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현재 부정기노선으로 운항중인 태국(방콕), 몽골(울란바토르), 캄보디아(씨엠립) 등도 정기노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한때 중국노선에 집중된데다 운항횟수도 적고,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의 대부분이 부정기노선이라 ‘국제공항이 맞냐’는 치욕적인 얘기를 들었으나 이제는 당당히 국제공항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 같다”며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준비중인 에어로K가 국제항공운송면허를 받으면 청주공항의 국제노선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기노선들이 아직 아시아권에 집중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럽 등 장거리노선은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가야 이익이 남는데, 지방공항에서 항공기를 띄우는 저가항공사들은 주로 소형항공기를 투입하고 있다. 또한 청주공항은 짧은 활주로 등 때문에 현재 대형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영화·드라마 보면 경품이 ‘펑펑’…통신·인터넷업계 추석 이벤트

    영화·드라마 보면 경품이 ‘펑펑’…통신·인터넷업계 추석 이벤트

    스마트폰과 인터넷, IPTV 이용량은 추석연휴 5일 동안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온갖 이벤트를 준비하는 이유다. 다양한 콘텐츠를 저렴하게 즐기고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이동통신·인터넷 업체들의 추석 행사를 정리했다. ●IPTV로 영화 보면 포인트·선물 IPTV로 영화나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할인이나 경품이 제공된다. Btv(SK브로드밴드), 올레tv(KT), U+tv(LG유플러스)를 통해 연휴 동안 최신 영화 3편을 보면 5000원~1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나 쿠폰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6편을 보면 2만 포인트를 준다. 인기영화 반값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한다. Btv는 연휴 때 몰아보기 좋은 드라마 10편(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백일의 낭군님, 아는 와이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미스터션샤인 등)과 예능 10편(유 퀴즈 온 더 블록,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즌2, 아는 형님, 슈퍼맨이 돌아왔다, 런닝맨 등) 시청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00명에게 베스킨라빈스 패밀리사이즈 기프티콘을 선물로 준다. 올레tv는 시니어 전용메뉴인 ‘청.바.지.’에서 다음달 3까지 해당 콘텐츠를 시청하는 고객 중 추첨해 500만원 상당의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를 선물한다. ●모바일 경품 이벤트도 각사는 모바일 이벤트도 준비했다.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를 통해서 22~26일 사이 매일 무료영화(22일 ‘추룡’, 23일 ‘주토피아’, 24일 ‘스타워즈: 한 솔로’, 25일 ‘도리를 찾아서’, 26일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를 상영하며, 이중 3개 이상 시청하면 옥수수 포인트 3000점을 지급한다. 오는 26일까지 옥수수 추석특집관 내 최신 영화 중 3편 이상을 시청하면 옥수수포인트와 굿즈를 증정하고 3~5편 시청할 경우 옥수수포인트 10000점을 지급한다. 6편 모두 시청하면 20000점을 지급한다. 특히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인천공항 1·2터미널,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 등 총 5개 주요 출국장의 T로밍센터에서 로밍 신청 시 옥수수포인트 10000점을 제공한다. 옥수수 포인트로 다운로드한 콘텐츠는 비행기 안이나 해외에서 볼 수 있다. 올레tv는 모바일 단독으로 26일까지 매일 ‘100% 당첨 윷놀이 이벤트’를 준비했다. 올레tv 모바일 앱을 통해 TV포인트 100점부터 1만점까지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TV 서비스 ‘U+비디오포털’ 특집관인 ‘추석 특선영화관’을 통해 ‘버닝’, ‘리틀포레스트’,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강철비’, ‘바람 바람 바람’,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안녕, 나의 소녀’ 등 최신/인기 영화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이버, 주제별 추석 콘텐츠… N스토어에서 영화 100원 네이버는 모바일 메인에서 주제판별로 특화된 추석 콘텐츠를 제공한다. ‘푸드판’에서는 명절 준비를 위한 기본 요리팁, 귀성길에 만나는 휴게소 대표음식에 대한 정보를, ‘리빙판’에서는 추석 선물 포장법, 유기 그릇 관리법 등 추석 살림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게임판’에서는 추석기간 게임별 이벤트 소식을 모아서 보여준다. ‘건강판’에서는 명절 과식을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영양사가 알려주는 추석 음식 저열량 조리법’을 제공하고, 부모님의 동작으로 알아보는 질병 증상 등에 관한 콘텐츠를 전할 예정이다. ‘쇼핑판’에서는 추석 선물 세트, 선물용 핸드메이드 상품 등 추석에만 만날 수 있는 테마쇼핑 기획전을 진행한다. ‘경제M판’에서는 추석 상여금 재테크 방법, 추석 경비 줄이는 방법 등을 제공한다. ‘자동차판’에서는 추석연휴기간 자동차 정비 점검 리스트와 응급상황 대처 상식을 소개한다. ‘함께N판’에서는 해피빈 공감가게에서 구매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5배로 적립하는 추석 이벤트를 제공한다. 특히 네이버 N스토어 영화, 방송에서는 구매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앱의 이름을 ‘시리즈 on’으로 리브랜딩하면서 ‘본 시리즈’, ‘브리짓 존스 시리즈’, ‘컨저링 시리즈’ 등 시리즈 영화를 100원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와함께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한 ‘플로리다 프로젝트’, 소지섭 & 손예진의 로맨스가 돋보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올해 인기 영화와 함께 ?‘패딩턴 시리즈’, ‘로렌스 애니웨이’ 같은 키즈, 가족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당신의 캐리어가 공항서 망가지는 이유 찾았다 (영상)

    당신의 캐리어가 공항서 망가지는 이유 찾았다 (영상)

    긴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면 소지품 특히 여행용 캐리어 가방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최근 영국의 한 20대 여성은 여행을 떠났다가 영국 맨체스터공항으로 돌아온 후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수하물 칸에 실었던 자신의 여행용 가방이 화물운송업체 직원에 의해 내동댕이쳐지고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 것. 엘리자베스 에반스(28)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에스파냐 말라가에서 출발해 맨체스터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에서 내렸다. 비행기에서 내려 화물칸에 실었던 가방이 공항 내로 들어오길 기다리던 에반스는 충격적인 장면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한 공항직원이 자신의 분홍색 여행용 가방을 수화물 트럭에 던져버렸고, 그 바람에 가방이 트럭 밖으로 ‘날아가는’ 모습이었다. 던져지는 것은 에반스의 가방만이 아니었다. 대다수 승객들의 캐리어 가방은 망가지기 충분할 정도로 거칠게 다뤄지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에반스는 해당 내용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리며 “나의 핑크(캐리어 가방)가 날아가고 있다”고 적었고, 해당 영상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12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매우 화가 났고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내동댕이 친 것은) 새 가방이었다. 나의 새 여행용 캐리어 가방은 찌그러졌고 표면 페인팅이 벗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문제의 글로벌 화물운송업체인 스위스포트(swissport)는 “현재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의 행동에 매우 실망했으며,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창정 집 공개, 정원+수영장까지 “제주도살이, 행복지수 높아져”

    임창정 집 공개, 정원+수영장까지 “제주도살이, 행복지수 높아져”

    가수 임창정이 ‘해투3’에서 제주도 집을 공개했다.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의 ‘해투동:우유남녀 특집’에는 임창정-서유정-박은혜-우주소녀 보나-NCT 루카스가 출연했다. 이날 임창정은 제주도에 마련한 집을 공개했다. 정원에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분양받은 집”이라며 “12채가 수영장을 같이 쓰는데 우리 집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혜가 “아 저기구나! 되게 좋은덴데?”라고 하자 임창정은 “되게 싸”라며 “베리 칩”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창정은 제주도에서의 삶에 대해 “제주도로 간 지 1년 정도 됐다. 서울에서 일을 몰아서 하고 스케줄 소화 후에 저녁 비행기로 퇴근한다. 불편할 거 같지만 실제로는 안 그렇다. 행복 지수가 높아졌다”면서 “서울에 오면 일을 해야 하는데 제주도에는 일이 없어 거의 논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임창정은 “제주도에 이효리, 이정, 이재훈, 탁재훈, 윤진서 등이 산다. 근데 다들 이효리만 알고 있다. 우리 애들도 이효리를 보고 싶어 한다”면서 “이효리 씨가 많이 돌아다녀서 한 번쯤은 만날 것 같았는데 1년 동안 못 봤다”고 아쉬워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 활주로 3시간 대기 후에도 “전용기 매각한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 활주로 3시간 대기 후에도 “전용기 매각한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가 민간항공을 이용했다가 이륙하지 못해 3시간 동안 계류장에 붙들려 있은 뒤에도 취임하면 대통령 전용기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7월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좌익 지도자인 오브라도는 오는 12월 취임할 예정인데 당선 사례 투어 중이던 지난 19일 남부 오아사카에서 수도 멕시코시티로 돌아오는 길에 민간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런데 많은 비 때문에 계류장에 붙들려 있었다. 3시간을 다른 100여명의 승객과 함께 꼼짝 없이 앉아 있던 오브라도 당선자는 이래도 전용기를 팔 생각이냐는 한 탑승자의 질문에 “결코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을 것이며 취임 뒤에도 민간항공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확언했다. 로이터통신이 문제의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했고, 영국 BBC도 20일 전했다. 그는 “가난한 이들이 넘쳐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호화로운 비행기에 탑승하면 난감할 것”이라며 “이 일 때문에 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바보같은 짓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무례하게 행동하는 정치인은 누구라도 오래 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로 2012년 펠리페 칼데르 전 대통령이 주문해 2년 전에야 전달 받은 2억 1870만달러 짜리로 당시만 해도 세계 지도자들의 전용기 가운데 가장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비행기로 얘기됐다. 그러나 멕시코시티의 몇몇은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알레한드로 아귈라는 “전용기는 구입해 놨으니 그는 그냥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몇시간 이륙하지 못하고 붙들려 있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아르투로 미란다는 당선자니까 국민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국제 행사에 참석할 때 어떻게 대통령이 여행하느냐를 우리 모두 자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축을 표방한 오브라도 당선자는 대통령 전용기 매각 말고도 대통령궁을 문화센터로 바꾸고 좀 더 소박한 사저에서 살고 대통령 봉급을 삭감하고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북, 남북정상 백두산 등반 보도…“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

    북, 남북정상 백두산 등반 보도…“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함께 백두산에 오른 사실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1일 보도하면서 “북남 수뇌분들께서 민조의 상징인 백두산에 함께 오르시어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의 새 시대에 뚜렷한 자욱을 아로새기신 것은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통신은 “삼천리 강토를 한 지맥으로 안고 거연히 솟아 빛나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격동의 순간을 맞이하였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의 백두산 등정에 남측 수행원들과 북측 간부들이 동행했다. 통신은 남북 정상이 백두산 장군봉에서 오랫동안 전경을 감상한 뒤 천지에 내려가 호반을 거닐며 백두산에 오른 소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 부부가 장군봉과 천지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남북 인사들이 서로 어울려 뜻깊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 일행의 삼지연 도착, 삼지연에서 남북 정상의 오찬, 삼지연 공항에서 문 대통령 환송과 관련한 내용도 별도 기사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통신은 문 대통령이 탑승한 비행기가 전날 오전 8시 15분 삼지연 공항에 착륙했으며, 그 이전에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도착해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한 사실도 전했다. 통신은 또 다른 기사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가 삼지연 초대소 오찬에 앞서 삼지연 연못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두 정상이 못 가에서 산책하며 환담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삼지연에서 귀로에 오르는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환송한 소식도 전하면서 “북남 수뇌분들의 역사적인 9월 평양 상봉과 회담은 북과 남이 손잡고 마련한 귀중한 성과들을 더욱 공고히 하며 북남관계를 새로운 평화의 궤도, 화해·협력의 궤도에서 가속적으로 발전시켜 통일 대업의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데서 획기적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어린이 책] “너랑 친구 안 해”라고 말할 때

    [어린이 책] “너랑 친구 안 해”라고 말할 때

    공평하지 않아/스테파니 블레이크 글·그림/ 한울림어린이/32쪽/1만 2000원 어렸을 적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안 해”였다. 엄마가 “밥 먹자~” 하면 “안 해!”, “학교 가자~” 해도 “안 해!” 정말로 안 하겠다기보다는 그저 어깃장 놓는 게 취미였던 거 같은데, 세상 너처럼 말 안 듣는 아이가 없었다고 지금도 엄마는 회상한다. 그러다 막상 친구로부터 “안 해”를 들으면 세상 슬펐다. 가장 윗길로는 “너랑 친구 안 해”가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면 억울해서 눈을 껌벅이면서도 꾸역꾸역 친구의 바람대로 움직이게 됐다. 그림책 ‘공평하지 않아!’의 단짝 친구 시몽과 페르디낭은 커다란 종이상자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러다 시몽이 잔뜩 화가 났다. 펜, 쿠션, 종이접시까지 재료를 가져오라고 페르디낭이 자꾸 시켰기 때문이다. “왜 계속 나만 찾아와야 해?” 따지는 시몽에게 페르디낭은 말한다. “네가 안 하면, 난 너랑 친구 안 할 거니까.” 그날 밤 비명을 지르며 악몽까지 꾼 시몽. “이건 공평하지 않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깬 시몽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동생 에드몽은 말한다. “그럼 나는 페르디낭 형이랑 친구 안 해!” 다음날 시몽은 이날도 “네가 술래 안 하면, 너랑 친구 안 해!”를 외치는 페르디낭에게 동생에게 배운 ‘신의 한 수’를 시전한다. “나도 너 같은 애랑 친구 안 해!” 이거, 가만 보니 실용서다. 어른들 말로 풀면 ‘습관적으로 절교를 말하는 친구에게 대처하는 자세’쯤 될까.이름조차 아이들 취향 저격인 ‘까까똥꼬 시몽’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책이다. 단순하지만 풍부한 감정을 가진 아기토끼 시몽으로 프랑스에서 인기를 누리는 시리즈다. 에드몽의 절묘한 한 수는 어른들도 써먹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씨하고는 앞으로 일 못해!”, “나도 당신 같은 상사하고 일 안 해!” 하는 식이다. 마음껏 활용해도 되지만, 결과는 장담 못함.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백두산 천지 오른 남북정상… 文 “소원 이뤄” 金 “남측 인원 와야”

    백두산 천지 오른 남북정상… 文 “소원 이뤄” 金 “남측 인원 와야”

    리설주 “전설 많은 백두산에 새 전설” 文 “새 역사 썼다” 金 “새 역사 또 써야” 金 “제가 사진 찍어드리면 어떻겠나” 남측 수행원 “아이고 무슨 말씀을…” 알리가 아리랑 부르자 두 여사 제창도 金여사, 金위원장 부부에게 운동 권유“반드시 나는 (중국 쪽이 아닌) 우리 땅으로 해서 (백두산에) 오르겠다 다짐했는데 소원이 이뤄졌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남쪽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습니다.”(문 대통령)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천지에 함께 갔다. 남한 정상이 백두산에 오른 건 처음이다. 등산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39분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우리 공군 2호기를 타고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김 위원장, 리설주 여사와 꽃을 든 주민 1000여명이 나와 환영했다. 남북 정상 내외는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서 10분가량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에 도착했다. 다소 쌀쌀한 탓에 두 정상 내외는 두꺼운 외투를 입었다. 백두산행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갔는지, 방북 후 백두산 일정이 정해지자 서울에서 뒤늦게 공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 내려간다. 우리는 내려갈 수 있어 중국 사람이 부러워한다”고 했다. 리 여사는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오늘은 두 분이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도 다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여기가 제일 천지 보기 좋은 곳인데 다 같이 사진 찍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기념 사진을 찍던 중 문 대통령은 “여긴 아무래도 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야겠다”고 말했고,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들어 올리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김 위원장은 “남측 대표단도 대통령 모시고 사진 찍자. 제가 찍어드리면 어떻겠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에 남측 수행원들은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며 웃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천지로 내려가 손을 담그며 즐거워했다. 리 여사가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500㎖ 생수(삼다수) 페트병을 들고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 갈 것”이라며 리 여사의 도움을 받아 페트병에 천지 물을 담았다. 깜짝 공연도 있었다.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부르자 음악을 전공한 김 여사와 리 여사가 따라 불렀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흐뭇한 표정으로 감상했다. 1시간가량 천지에 머문 뒤 하산하는 케이블카에서 김 여사가 김 위원장 부부에게 운동을 권유하는 듯한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김 여사가 “저희도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한다. 시작이 중요하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하겠다고 마음만 먹은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이후 오찬 장소인 삼지연 초대소 밖 산책로 다리 위에서 두 정상이 수행원 없이 잠시 대화를 나누며 ‘판문점 도보다리’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정상 내외는 삼지연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 내외는 비행기에 오르는 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문 대통령이 탄 공군 2호기는 오후 5시 36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백두산공동취재단·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기내서 프러포즈 받은 中 스튜어디스 해고 당해

    기내서 프러포즈 받은 中 스튜어디스 해고 당해

    기내에서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항공사 스튜어디스가 해고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 5월 중국 동방항공(China Eastern Airlines)의 한 여성 승무원이 비행 중 남지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화제가 됐던 영상에는 올해 5월 19일 이륙한 비행기에서 사귄 지 4년된 남자친구로부터 구애를 받는 여성 승무원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남자친구는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넨 후, 기내 승객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다. 이어 둘의 가벼운 포옹과 입맞춤이 이어진다. 승객 중 일부는 둘의 로맨틱한 장면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다. 하지만 이 커플의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지난 10일 중국TV 방송사는 최근 해당 승무원이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채널8에 따르면 동방항공사 측은 커플의 행동이 승객들의 안전을 무시했고 그녀 개인의 낭만적인 행동으로 인해 승객들에게 소란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해고된 여성 승무원의 소식이 보도되자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 사건을 놓고 갑을논박을 벌였다. 일부 소셜 이용자들은 “남자친구의 행동으로 그녀를 해고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근무시간 동안 ‘사적인 업무’를 하는 일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사진·영상= ntv7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청와대 “문 대통령 서울로 귀환 중…북에서 송이버섯 선물”

    청와대 “문 대통령 서울로 귀환 중…북에서 송이버섯 선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 산책을 마치고 현재 공군2호기를 타고 서울로 귀환 중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그리고 공식 수행원을 태운 비행기가 서울로 지금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수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새벽 송이버섯 2t을 선물로 보내왔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오늘 새벽 5시 36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수송기 편으로 김 위원장이 선물로 보낸 송이버섯 2t이 도착했다”면서 “이 송이버섯은 아직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모두 나누어 보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특히 고령자를 우선하여 4000여명을 선정했고, 각각 송이버섯 약 500g씩을 추석 전에 받아보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의 인사말을 대독했다. “북한에서 마음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왔습니다. 북녘 산천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산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픈 가족 얼굴 보듬으며 얼싸안을 날이 꼭 올 것입니다. 그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 “남쪽 국민들 백두산 관광할 수 있는 시대 올 것”

    문 대통령 “남쪽 국민들 백두산 관광할 수 있는 시대 올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일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 올라 평생 소원을 이루게 해준 데 대한 감사함을 김 위원장에게 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 이후 마련된 환영만찬에서 건배사를 통해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두산 천지에 올라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에 많이 갈 때 나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져 영 (백두산에) 못 오르나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격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백두산에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공언해 왔다”면서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여러 번 초청했지만 그 말 때문에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 후회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천지에 도착했을 때 김 위원장은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 겠다”고 화답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러시아 정찰기를 방패로 쓴 이스라엘의 패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러시아 정찰기를 방패로 쓴 이스라엘의 패기

    지중해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지난 17일 밤 11시(현지시각),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Latakia) 해안 35km 상공을 비행하던 항공기 1대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라진 비행기는 지중해 일대에 전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력에 대한 정찰 비행을 마치고 시리아 흐메이밈(Hmeimim) 공군기지로 귀환하던 러시아 공군 IL-20M 전자정보(ELINT) 정찰기였다. 시리아 인근 지중해 일대에 배치된 NATO 해군과 공군의 군함과 전투기에 대한 레이더 및 통신정보 수집을 위해 시리아에 배치된 이 정찰기에는 15명의 러시아 장병이 탑승해 있었다. 이 정찰기가 귀환 도중 통신이 두절되자 러시아 국방부는 레이더 스크린에 나타난 정보를 바탕으로 이 정찰기가 지중해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구조대를 급파했다.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러시아 국방부는 긴급 성명을 내고 이 정찰기의 추락에 시리아와 이스라엘, 프랑스가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러시아 정찰기를 격추한 것은 시리아 정부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이거나 인근에 있던 프랑스 호위함이 발사한 함대공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으며, 정찰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시점에 정찰기 인근 공역에서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비행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스라엘 연루 가능성도 제기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정찰기가 비행하던 곳은 지중해 공해상이었다. 이 인근에는 프랑스가 파견한 아퀴텐(Aquitaine)급 호위함 오베르뉴(FS Auvergne)가 작전 중이었는데, 러시아는 자국 정찰자산이 오베르뉴함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포착했다며 자국 정찰기가 프랑스 군함에 의해 격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해상에서의 타국 공군기 격추는 상호 적대적 행위가 있었을 때는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격추된 IL-20M 정찰기는 임무를 마치고 복귀 중이었고, 프랑스 호위함과 상호 적대적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는 또 다른 무력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본다면 프랑스 군함이 러시아 공군기를 공격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국 정찰기 격추 용의자가 프랑스 군함이라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오인 사격 가능성도 제기했다. 라타키아 일대에 배치되어 있던 시리아 정부군 S-200 지대공 미사일이 자국 정찰기를 격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는 러시아와 군사동맹관계이고, 격추된 정찰기는 시리아 정부군을 위협하는 NATO 군사력에 대한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우군’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시리아가 러시아 군용기를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러시아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의 주장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러시아 정찰기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다. 사건 당시 격추된 정찰기가 비행하던 공역에는 이스라엘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있었다. 이들은 야간을 틈타 지중해를 저공비행하여 시리아에 접근했으며, 시리아 영토 내에 이란이 건설한 무기제조시설을 공습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한밤중에 무기 공장이 폭격을 당하자 놀란 시리아 정부군이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를 가동했는데 이 레이더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포착됐고 곧이어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됐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미사일 발사를 확인하고 곧바로 회피 기동에 들어갔다. 시리아 정부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은 S-200으로 지상의 사격통제소에서 미사일을 유도하는 지령유도 방식의 구식 미사일이었다. 문제는 시리아 정부군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자신들이 미사일을 쏜 지역에 아군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러시아 국방부 주장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크고 둔중한 러시아 정찰기 근처에 바짝 붙었다. 이렇게 되면 시리아군 레이더 스크린 상에 레이더 반사 면적이 가장 큰 1개의 표적만 보이게 된다. 시리아군의 구식 지대공 미사일은 자신이 노린 표적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분간조차 못하고 레이더 상에 떠 있는 표적을 향해 돌진했고, 결국 미사일은 러시아 정찰기에 명중했다. S-200이 운용하는 V-860 지대공 미사일의 탄두중량은 무려 217kg이다. 명중과 동시에 표적은 가루가 된다는 의미다. 미사일에 피격당한 러시아 정찰기가 지상 관제소에 구조 신호를 보낼 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산산조각 났다는 것이다. 상황만 놓고 보자면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러시아 정찰기를 방패막이로 삼아 미사일을 피한 것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행위를 적대적 행동으로 평가하며, 대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엄청난 파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격추된 정찰기가 초강대국인 러시아의 군용기였고 사건이 발생한 곳은 국제법적으로 비행이 보호되어야 할 국제공역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무려 15명이 폭사했는데 자국민에 대한 공격 행위를 러시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강력 보복으로 일관해 온 푸틴 대통령의 성격 상 이번 일을 묵과할 가능성도 낮았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러시아 정찰기를 방패로 삼았다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이스라엘은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정찰기가 격추되어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조의를 표하지만, 이 사건의 책임은 전적으로 시리아 정부군, 나아가 이란과 헤즈볼라에게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입장이었다. 사건 당시 이스라엘이 공습한 표적은 이란이 시리아에 건설해 준 무기 공장이었는데, 여기서 생산된 무기들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헤즈볼라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었고, 예방적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공습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주장이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들이 공습을 마치고 복귀하는 중에 시리아군이 피아 식별도 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이번 참극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사건의 책임은 시리아 정부군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향해 강경 대응을 선포하고 나선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사자 발생에 대한 조의를 표한 뒤 자위권 차원에서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리아에서 이란이 군사적 활동을 계속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한, 시리아 공습은 멈출 수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끓기 시작했다. 건방진 이스라엘을 이 기회에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의 일부 전문가들과 누리꾼들은 이스라엘이 러시아 군용기를 방패삼아 미사일을 피하고도 재발 방지 약속은커녕 공습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분개하며 러시아 정부의 강경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강경 성향의 푸틴은 매우 의외의 반응을 내놓았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한 것은 아니며, 이번 사건은 비극적인 우연의 연속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장관이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나선 지 몇 시간 만에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이었다. 강경 성향의 푸틴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데는 여러 가지 정치적 고려사항이 배경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안보에 있어서는 타협 자체를 거부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이스라엘을 적국으로 돌리는 것은 초강대국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정규군을 동원한 공격은 물론 정보기관을 동원한 암살과 사보타주에 거리낌 없이 나서는데, 이것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탱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가 그동안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시리아 공습을 수수방관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시리아를 공습하기 위해서는 지중해를 우회해 시리아 서부 해안지역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지역에는 러시아군의 임차 공군기지인 흐메이밈 기지가 있으며, 여기에는 러시아군의 최신예 Su-35S 전투기와 A-50 조기경보기, 심지어 세계 최강의 지대공 미사일이라는 S-400 포대도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난해부터 200차례 이상 시리아를 공습하는 동안 흐메이밈의 러시아군은 항상 침묵해왔다. 공격에 나서는 순간 어떤 결과가 뒤따를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이 같은 ‘패기’는 강대국들에게 둘러싸여 하루가 멀다 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한국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던져준다. 자국의 주권과 영토를 지키는 데는 힘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그 힘을 사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평화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패라는 사실을 우리 위정자들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박건승 칼럼] 평양의 환희가 끝난 뒤

    [박건승 칼럼] 평양의 환희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아침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3당 정당대표들과 함께 활주로를 걸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였다. 3당 대표의 평양 동행을 최대한 예우하려는 뜻을 담았을 것이다. 정당 대표들이 남북 정상회담에 동참한 것은 처음이다. 그날 오전 10시의 평양. 그곳에서는 미처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조선인민군 의장대는 “‘대통령각하’를 영접합니다”라는 귀를 의심케 하는 사열신고를 했다. 이어진 21발의 예포 발사는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적이 있지만, 북측이 남측 정상에게 예포를 발사하며 영접한 것은 처음이다.평양 동행을 거부한 채 그 시간 서울 당사에서 TV로 생중계를 지켜봤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 대통령이 앞서 각 정당 대표들에게 방북동행을 제안했지만,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북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다”라는 이유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들러리 서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의 체통도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공식 특별수행원이 아닌 특별대표단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수행하는 것이어서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의 논리를 뒤집어 해석하면, 비핵화에 진전이 없기 때문에 평양에 동행하는 것이 맞다. 비핵화가 잘 이행되고 있다면 제1야당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차 평양에 가는 대통령과 동행할 필요가 있겠는가. 심지어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방북 거부대열에 동참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이 (대통령이 가는) 남북 정상회담에 따라가는 건 마치 들러리로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입법부 수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는 이유를 댔다. 결국 가겠다는 사람만 간 것으로 평양 동행문제는 정리됐지만 아쉬움은 진하게 남는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좀체 뇌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다. 이제 와서 동행 거부를 탓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다. 지금으로선 북·미 협상 진전이 최우선이지만 남북 협상 진전이 비핵화 진전의 추진동력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역사적 만남에 국회가 반쪽 참여하는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국회의장단이나 보수야당도 할 말은 있었을 것이다. 애초 청와대가 시간을 갖고 설득하는 게 옳았다. 보수야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대화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동참했어야 한다. 어제 평양 정상회담이 끝났다. 그렇지만 비핵화의 여정은 여전히 멀다. 비핵화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협조가 필수적이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비준도 안갯속이다. 정부가 제출한 비준동의안 요청서가 정상회담 뒤 국회에서 논의되더라도 표결 시 상임위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인다. 범여권 11명 대 야권 11명이 팽팽히 맞선다. 남북 정상은 어제 비핵화와 남북 적대행위 중단, 남북 경협을 아우르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비핵화를 처음 입에 올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연내 서울을 답방할 예정이다. 그러고 보면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구체적 결실을 보기 위한 물밑 협상은 연말까지, 아니 이후에도 계속될 듯하다. 여기에 ‘평양공동선언’의 국회비준 여부도 새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서울 남북 정상회담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이다. 남북 문제나 안보 분야에서 눈치만 보고 관행만 답습하려들면 역사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보수 정치권만 ‘난 모르는 일일세’하며 오불과언(吾不關焉)해선 안 된다. 여야 모두 평양 동행을 둘러싼 논란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한번쯤 반추해 보기 바란다. 보수야당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평화의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에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물론 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한 전례는 없다. 그렇지만 전례 없다는 것을 ‘전가의 보도’로 쓰듯 해선 안 될 일이다. 비핵화와 관련한 거대 보수야당의 몫은 남아 있다. 평양 회담 이후 야당이 대승적 면모를 보여 준다면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것이다. 최소한 남북 문제에 관해서는 남측 내부에 적은 있을 수 없다. ksp@seoul.co.kr
  • “너무 더워요”…이륙한 비행기 30분 만에 되돌린 승객 (영상)

    “너무 더워요”…이륙한 비행기 30분 만에 되돌린 승객 (영상)

    한 비행기 탑승객이 너무 덥다는 이유로 난동을 부려 30분 전에 이륙한 비행기를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몬테리아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이 내려달라며 승무원을 질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신원미상의 남성은 일어나 객실이 너무 덥다며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이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뭔가 조치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며 승무원을 다그쳤다. 승무원이 남성을 진정시켜 비행을 이어가려했지만 그는 비상문을 열겠다며 오히려 위협하고 나섰다. 다른 승객들은 남성의 행동을 지켜보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장은 승객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결국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고, 남성은 그제야 웃음을 되찾았다. 비행기가 출발지점에 착륙하자 남성은 민간 항공 당국 관계자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기에서 내렸다. 일부 승객들은 냉소 섞인 야유를 보냈다. 그가 탑승해 내리기까지의 전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거나 환각성 마약을 섭취했을지도 모른다”, “버스를 타지 그랬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반면, “단순히 비행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 아닐까”라고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사진=유튜브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20일 백두산행…동선은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20일 백두산행…동선은 어떻게?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에 방문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여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 가능성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 스스로도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나는 백두산에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공언했다”며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여러 번 초청했지만 늘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 후회하곤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백두산 방문에 대한 관측이 또 제기됐다. 4·27 판문점 회담 당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도보다리 산책’과 같은 두 정상 간의 친교 일정이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러한 관측이 결과적으로는 맞아 떨어지면서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역사적 순간을 온 세계가 지켜보게 됐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순안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해 차편으로 백두산 정상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차량을 이용해 장군봉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지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장군봉 중턱까지 올라가 궤도열차를 타고 정상에 이동한다. 소요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다. 장군봉에서 천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날씨가 좋지 않으면 장군봉에서 일정이 끝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삼지연 지역은 구름이 조금 끼고 최저기온 4도, 최고기온 20도로 예상된다. 비가 올 가능성은 10∼20%여서 천지까지 가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장군봉에서 천지까지는 약 1.5㎞ 정도 떨어져 있는데 2000여개의 돌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조성돼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사이를 잇는 곤돌라를 탈 수도 있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천지를 돌아본 뒤 하산하는 길에서 간단한 식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 일행의 귀경은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항공편을 이용해 백두산을 찾은 뒤 현지에서 서울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를 인용해 “양강도 혜산에서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일대가 비상경비태세에 들어갔다”면서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도로 정비 작업에는 공장과 정부기관, 인민반 주민이 대거 동원됐다. 중앙정부와 양강도 고위 간부도 삼지연에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구체적으로 주민통제와 국경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공동취재단·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태풍에 비행기 끊기자 수업위해 737km 택시로 달린 교수

    [여기는 중국] 태풍에 비행기 끊기자 수업위해 737km 택시로 달린 교수

    중국의 한 교수가 광저우에서 태풍으로 비행기가 취소되자, 택시를 타고 737km를 달려 창사에서 비행기를 탄 뒤 난징에 있는 대학까지 이동했다. 이유는 단 하나, 개학날 첫 수업에 늦을 수 없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18일 장쑤TV 뉴스에 따르면, 동남대학(东南大学) 중문학과 왕커후이(王珂回) 교수는 지난 16일 오전 출장차 광저우에 머물렀다. 당시 광저우는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왕 교수는 이날 태풍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한 저녁 9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난징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이튿날 오후 2시 개강 첫 수업까지 무사히 도착할 거라 여겼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저녁 9시 30분 광저우-난징행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그는 서둘러 버스 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버스 역시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결국 그는 태풍의 영향권이 비교적 약한 창사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정했다. 창사에서 난징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다. 광저우에서 택시를 타고 창사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곳곳이 폐쇄되어 하는 수 없이 성급 간선도로를 탄 뒤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장장 7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오전 11시 43분에 출발한 택시는 12시간이 지난 자정이 다 되어 창사 공항에 도착했다. 택시비 2989위안에 통행료와 돌아간 비용까지 합해 총 4600위안(75만원)을 지급했다. 드디어 17일 오전 11시경 그는 난징 동남대학에 무사히 도착했고, 오후 2시 정시에 첫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개학날 첫 수업을 한 번도 늦거나 빠뜨린 적이 없는데,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면서 “’수업은 교사의 기념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수업할 때마다 나의 기념일이 지나간다고 여기니 오늘 수업도 빠뜨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8년간 한 번도 수업에 늦거나, 빠뜨린 적 없는 ‘모범 교수’로 알려졌다. 태풍을 헤치고 737km의 길을 미친 듯이 달려 무사히 수업을 마친 그에게 수많은 중국인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장쑤TV뉴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세 번째 회담인데도 울컥” “성과 없으면 실망”…기대 반, 경계 반

    “세 번째 회담인데도 울컥” “성과 없으면 실망”…기대 반, 경계 반

    “北 주민들 환영 인파에 가슴이 뭉클” “회담 이후가 더 중요” 신중한 반응도 DDP 모인 내외신 취재진 2700여명 열기는 있지만 차분히 생중계 지켜봐“한민족이라는 게 이런 걸까요. 울컥했습니다.”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평양에서 다시 만난 1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의 대형 텔레비전 앞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박수를 치는가 하면 옆 사람과 악수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학원 강사 김성준(34)씨는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때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한다고 했었는데 현실로 이뤄졌다”면서 “이렇게 하나씩 남북이 약속을 지켜 나가면 머지않아 통일도 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광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손을 흔들자 “나왔네, 나왔어”라며 환호했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도 역사적 장면을 놓칠세라 고개를 돌려 화면을 응시했다. 주부 전희진(55)씨는 “생중계로 회담을 지켜보면서 반세기 넘는 분단의 아픈 역사가 떠올라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희망이 엿보였다”면서 “하루빨리 통일을 이뤄내 작지만 강한 선진국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학생 김수연(24·여)씨는 “평양 도로가 생각보다 잘 정돈돼 있고 깨끗해서 놀랐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꽃다발을 흔들고 환영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고, 북한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회담 이후가 더 중요하다”면서 성과를 지켜보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직장인 김용재(28)씨는 “방북단 명단을 보면 주목적이 비핵화 협상인지 남북경협 추진인지 헷갈린다는 말을 주변에서 하길래 ‘둘 다’라고 말해 줬다”면서 “이번에도 명확한 결과물이 안 나오면 많이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 모인 내외신 취재진 2700여명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을 지켜봤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외신기자들은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포옹을 하자 신기하다는 듯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촬영하기도 했다. 중국 봉황TV의 웨이웨이 후오 기자는 “북한 내부에서는 남북 간 경제협력 부분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 많다”면서 “이번 3차 회담은 교착 상태의 국면을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프레스센터 밖은 정상회담으로 인한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센터 맞은편 쇼핑몰 외벽에는 ‘평화의 현장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쇼핑몰을 찾은 관광객들도 이따금 고개를 들어 문구를 읽거나 사진을 찍었다.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산책한 도보다리를 재현해 놓은 시설물도 프레스센터 입구 오른쪽에 설치돼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았다. 서울 신당동에 사는 문성국(73)씨는 “이번에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해져서 죽기 전에 평양이나 신의주를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김일성 초상화 내리고 평양 조형물… ‘눈맛 나는’ 순안공항

    공항청사 영어로 ‘Terminal 1’ 표기… 활주로 너머 다세대주택 대거 들어서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에 도착할 때 눈길을 끈 것은 순안국제공항의 세련된 외관이었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의 초라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온 공항청사 건물 외면엔 영어로 ‘Terminal 1’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순안공항 주변도 이전과 다르게 깔끔한 모습이었다. 특히 공항 활주로 너머 산기슭에 4~5층 높이의 건물이 대거 늘어선 것도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같은 다세대주택으로 추정된다. 국제공항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군색했던 순안공항이 세련된 모습으로 재단장한 것은 2015년이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14년 재건축이 시작돼 다음해 완공 직후 관광객을 비롯해 외빈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어릴 때 외국(스위스) 생활을 한 김 위원장이 외국 방문객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공항과 그 주변을 집중 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55년 평양시 북쪽에 세워진 순안공항은 주로 군수물자 운반 등 군용으로 운용되다 일부 재건축 후 1959년 평양~모스크바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공항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9년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 2개의 항공역사(1, 2여객터미널)와 2개의 활주로를 갖춘 현재의 모습이 됐다. 2015년 리모델링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건축 브레인’인 마원춘 국방위원회 건설국장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마원춘은 김정은 정권의 업적 사업인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등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순안공항 신청사 건설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양강도 오지의 농장원으로 좌천됐다가 1년 만에 복귀했다. 순안공항은 2015년 초 새롭게 단장하면서 전면 옥상에 설치했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를 내리고 그 자리에 ‘평양’이라는 글자를 새긴 조형물을 세웠다. 기존 3층에서 4층으로 증축됐다. 청사 내부에는 일식 초밥집과 휴대전화 대리점, 기념품 가게 등이 추가로 들어섰다. 평양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코드원’ 뜨자 KF16 2대가 평양행 호위… 北상공 진입 후에도 한반도 상공서 대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행에 나선 18일 한반도 상공을 관할하는 공군과 인천항공교통관제소(ACC)에는 긴박한 분위기가 흘렀다.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방북하는 동안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을 태운 대통령 전용헬기 ‘지휘헬기 VH92’(S92A)는 오전 8시 15분쯤 대통령 관저에서 이륙했다. 경호상의 이유로 같은 기종 헬기 3대가 함께 비행해 문 대통령이 어느 헬기에 탑승했는지를 알 수 없게 했다. 문 대통령 내외를 태운 전용헬기는 8분가량 후인 8시 23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서울공항에 착륙한 3대의 전용헬기 중 문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의 문이 열리자 대통령을 상징하는 청와대 휘장을 헬기 바깥에 부착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공항 귀빈실로 이동해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일명 ‘코드원’으로 불리는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코드원은 공항 관제탑에서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부르는 ‘콜사인’이다. 보잉 747-400(2001년식) 기종인 공군 1호기는 2014년 대한항공과 4년간 임차 계약을 맺어 전세기 형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코드원의 조종사도 대한항공 소속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군 1호기가 오전 8시 48분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한 후 내륙 상공에 진입하자 공군 KF16이 인근에서 초계비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지역 공군 기지에서 이륙한 KF16 전투기 2대는 공군 1호기가 서해 직항로에 진입할 때까지 호위 비행을 했다. 이 관계자는 “해상과 지상에서도 문 대통령의 평양행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코드원은 이륙 후 서울공항 관제탑의 관제를 받다 서울접근관제소로 관제가 이양됐다. 이후 한반도 상공 비행정보구역(FIR) 전체를 관할하는 인천ACC가 항로를 관제했다. 이후 1호기가 북한 상공인 평양 FIR로 진입하자 인천ACC 관제사는 북측 관제사에게 “핸드 오버”라는 관제 신호로 관제권을 이양했다. 공군 1호기는 오전 10시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1호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 공군 전투기들은 한반도 상공에서 초계비행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1호기가 순안공항에 도착하기 전 생중계 화면에는 ‘공군 2호기’(보잉 737-3ZB)가 계류장에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공군 2호기는 1호기에 앞서 청와대 풀기자단를 태우고 공식 환영식 준비 등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응급 환자 발생이나 1호기 고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예비기 성격의 2호기는 공군 소속이다. 평양공동취재단·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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