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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향군인회 “서해 북방한계선(NLL) 고수해야”

    김진호 재향군인회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면담 김 회장 “NLL, 전작권 환수 신중히 접근해야”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23일 최근 한반도 비핵화 정책 추진과정에서 이뤄진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호 재향군인회 회장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최근 군사합의에 따른 군의 조치 등 안보현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빈발했던 서해 NLL을 완충지역으로 설정해 근원적으로 우발적 충돌이 재발되지 않도록 합의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다만 향후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구역 설정 시 NLL 고수를 전제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9·19 군사합의로 향후 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이 되면 NLL 주변 서해 평화수역 조성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NLL에 대해 “서해 NLL지역은 항상 우발적 무력충돌이 잠재해 있고 그간의 발생한 남북 쌍방간에 무력충돌의 빈도로 볼 때 확전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이라며 “지난 2000년을 전후해 발생했던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격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모두 이곳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 최근 군이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해서도 국민에게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 정부가 어떤 시기를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기초해 국·내외적 안보상황 등 조건이 성숙됐을 때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이 잘못 알려져 국민이나 미국의 군 관련 주요 인사들까지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김 회장은 “한미동맹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필수조건일 뿐만 아니라 비핵화 달성 이후에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유지 및 강화돼야 한다”면서 “한미안보협의회(SCM) 50주년을 맞아 양국 국회에서 통과 예정인 ‘한미동맹 강화 지지결의안’을 포함해 미국 워싱턴에서 실시되는 각종 기념행사의 내용도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문 대통령, 평양공동선언·군사분야합의서 곧 비준…자유한국당 반발

    문 대통령, 평양공동선언·군사분야합의서 곧 비준…자유한국당 반발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가 23일 국무회의를 통과, 곧 비준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곧 비준해 공포한다. 앞서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 이행의 성격이 강한데, 판문점선언이 이미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어 평양공동선언은 따로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라고 유권 해석을 내렸다. 또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서는 국회가 비준 동의권을 갖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통일부에 회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곧바로 비준 절차를 밟았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은 한반도의 실질적인 전쟁 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 관계 해소, 민족 관계 균형적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이산가족 문제 해결, 다양한 분야의 협력·교류 추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인식,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을 합의했다.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는 남북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 연습의 중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길일 뿐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그 동안 불이익을 받아왔던 접경 지역 주민에게 가장 먼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길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판문점선언도 국회가 비준 동의를 하지 않아 대통령 비준도 못한 상황에서 후속 합의서를 대통령이 먼저 비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새로운 논란이 나오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은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알맹이에 해당하는 평양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해서는 비준이 필요없다고 하는 인식 자체가 대통령이 독단과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말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판문점선언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고 대통령이 직접 비준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바른미래당도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맨 앞에 있는 가장 중요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안 하고 있어 대통령이 비준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그 뒤에 있는 평양공동선언 등을 비준해서 가버리는 것은 문제”라면서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논의를 더 지켜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판문점선언과 마찬가지로 후속 이행 성격의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서 역시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닌 대통령 비준 사항”이라면서 “이후 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구체적인 합의서가 있다면 그 부분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볼턴 “2차 북미정상회담, 내년 1월 1일 이후 열릴 것”

    볼턴 “2차 북미정상회담, 내년 1월 1일 이후 열릴 것”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코 모스크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새해 1월 1일 이후에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의 내년 초 개최 가능성을 공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19일 익명의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내년 1월 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지만, 실명의 고위 인사가 이 내용을 확인하거나 공식 언급한 적은 없었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역시 네바다 주 유세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잘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라”라고 언급해, 백악관 내에서 이러한 기조가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에도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과 관련, “시간 게임(time game)을 하지 않겠다”고 속도 조절론을 내보인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 ‘슈퍼 매파’로 분류되는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작년 북한에 대한 핵공격 아이디어를 논의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라면서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직접 협상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대통령은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전례 없는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신냉전 우려되는 미·러 핵전력 조약 파기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이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를 공식화했다. 현지시간 22일 러시아에 파견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을 만나 조약 파기를 통보한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의 파기 위협은 러시아가 조약을 어기고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데에 있지만, 실은 조약에 가입돼 있지 않는 중국이 미사일을 자유롭게 개발하며 핵강국화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양수겸장의 의도도 있다. 미국의 INF 파기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맹반발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의 자제를 당부했다. 미 공화당 내부조차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핵무기 통제 협정들을 무효로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서방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의 맹방인 영국이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1987년 미국과 소련이 맺은 INF는 사거리 500∼5500㎞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냉전을 끝낸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각종 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에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자 서로 “상대방이 INF를 위반했다”며 티격태격해왔다. 미국이 INF를 정말로 파기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무역이든 안보든 이슈를 가리지 않고 자국 이익을 앞세워 이란 핵합의를 비롯해 국제 합의를 줄줄이 깨온 트럼프 행정부의 무모한 행적을 감안할 때 할리우드 액션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 우려된다. 문제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이다. 뉴 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에 상한을 두는 조약으로 2021년 갱신을 앞두고 있다. 만에 하나 INF가 파기된다면, 강대국의 군비경쟁 제한에 빗장이 풀려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미·중·러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미·러의 진지한 협의,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정책 결정을 촉구한다.
  • [데스크 시각] 대북 제재의 추억/김미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북 제재의 추억/김미경 국제부장

    “개성공단을 닫으라는 미국 등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요구를 계속 막았었는데 결국….”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한 직후 만났던 한 전직 외교관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유엔 외교 현장에서 활동했던 그는 유엔의 대북 제재는 어쩔 수 없지만 남북경협 상징인 개성공단까지는 닫을 수 없다는 신념에 안보리 이사국들의 폐쇄 요구를 오랫동안 저지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이어지면서 박근혜 정부는 결국 유엔 제재 동참을 이유로 들며 하루아침에 개성공단의 문을 닫아버렸다.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북 강경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도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5·24조치로 대표되는 대북 제재에 앞장섰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으며, 이어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5·24조치를 발표,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류를 중단했다. 한국 정부가 취한 가장 강한 대북 제재로 꼽히는 5·24조치에서도 개성공단은 빠졌었다. 그러나 몇 년 후 국제사회의 개성공단 폐쇄 요구를 한국 정부가 결국 수용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각종 대북 제재는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한국 기업 등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됐고, 한국 정부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했다. 한국 정부는 특히 2013~2014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며 압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역사도 10년이 넘었다.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1695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제재 결의 2397호까지 굵직한 제재가 11개나 채택됐다. 안보리 결의상 대북 제재 대상은 개인·단체 120개가 넘는다. 또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는 경제·인권 제재뿐 아니라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까지 포함돼 안보리 제재보다 더 강력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렇다면 5·24조치로 상징되는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미 정부의 대북 제재는 얼마나 효과를 거뒀을까.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전직 외교관은 “제재 효과 여부는 진짜 효과가 날 때까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각종 대북 제재가 나올 때마다 효과에 대한 논란이 항상 있었지만, 효과를 산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려워도 결국 어떤 방법으로든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협상에 나섰듯 북한이 올 들어 협상에 나선 배경에도 제재의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또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가하는 제재는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용한 수단이다. 제재를 통한 경제적 불이익뿐 아니라 심리적 타격도 상당하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남북, 북·미 협상 국면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제재 완화 제안은 제재 부과와 ‘동전의 양면’인 제재 해제라는 또 다른 외교적 방법을 쓰자는 것이다. 올 들어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골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체제 안전 보장’이다. 대북 제재 해제는 체제 보장의 핵심인 경제 발전과 관계 정상화, 평화 협정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했다면 ‘비핵화 운전대’를 잡은 만큼 이제는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동참도 이끌어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러시아 “美, 중거리 핵조약 일방 파기땐 군사 대응”

    러시아 “美, 중거리 핵조약 일방 파기땐 군사 대응”

    체결 당사자 고르바초프 “비핵화 흔들어” 美, 중·러 압박해 새 핵군축 체결 가능성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NF)을 파기 선언하자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정부의 일방주의적 ‘엄포’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미국·중국·러시아 3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핵군축 협상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핵합의나 만국우편연합(UPU)처럼 각종 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다면 우리는 군사적인 것을 포함한 대응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INF 파기를 통보하러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22일 만날 예정이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87)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한 INF는 사거리가 500∼5500㎞인 중거리 핵미사일의 생산, 실험, 배치를 금지하고 있다.INF 폐기는 러시아로서는 2001년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조약(ABM) 탈퇴에 이은 또 다른 전략적 불균형의 악화를 의미한다. 미국이 INF뿐 아니라 2010년 체결한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마저 재검토하며 압도적 경제력을 활용해 핵군비 경쟁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이날 인테르팍스통신 인터뷰에서 “INF 폐기 시도는 옛 소련 지도부와 미국 그 자신이 비핵화를 이루려고 쏟은 모든 노력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 정부는 조약 파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INF 파기 이유로 지목당한 중국도 반발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미국이 INF에서 탈퇴하면 세계적으로 또 한 번 탄도미사일 무기와 군비 경쟁이 일게 될 것”이라며 “이는 매우 위험한 한 걸음으로 여겨진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엄포가 결국 협상을 통해 러시아의 INF 이행을 압박하고 INF의 제약에서 벗어나 있는 중국까지 한데 묶어 3자 간 새 핵군축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대통령의 언급대로 INF 조인국이 아닌 중국의 중거리미사일 개발이 문제가 된다면 중국과도 협정을 맺어야 한다”면서 “역사적 협정에서 경솔하게 탈퇴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11·6 중간선거] 공화 져도 ‘대북 기조’는 불변… 민주, 주요 협상마다 제동 걸 듯

    [美 11·6 중간선거] 공화 져도 ‘대북 기조’는 불변… 민주, 주요 협상마다 제동 걸 듯

    미국 정치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11월 6일 중간선거가 22일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북한과 강온 양면의 비핵화 협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등 정치적 위상뿐 아니라 북·미 협상 국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미 연방의회 상원 100석 중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 미국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 판세는 현 시점에서는 야당인 민주당 쪽에 다소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산층 감세 등 선심성 정책뿐 아니라 이민정책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백악관과 공화당은 지지층 결집에 ‘공’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초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레지스탕스’ 기고문과 밥 우드워드의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출간 등으로 한때 30% 후반으로 주저앉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의 임명 강행 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중간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3회에 걸쳐 미 중간선거 판세 및 변수, 그리고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전망한다.●민주 하원 안정 의석 최소 205석·공화 198석 예상 20일(현지시간)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미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이 연일 수직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정치적 평가인 동시에 재선 풍향계가 될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일 유세장을 누비며 총력전 양상이다. 사전투표 개시일인 20일 네바다 유세에서 ‘중산층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산층 감세안 처리 시기를 “11월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특히 지난 14~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고인 47%까지 오르는 등 공화당의 ‘세’가 본격적으로 규합되는 판국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근소하지만 우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히는 러시아 스캔들과 캐버노 대법관의 성추문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 등이 겹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WSJ와 NBC방송 공동 여론조사에서 ‘이번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48%가 민주당을, 41%가 공화당을 꼽았다. 실제 투표 가능성이 큰 ‘적극 투표층’에서는 50%가 민주당을, 41%가 공화당을 선택했다.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분석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지난 19일 435석의 하원 의석 가운데 민주당의 안정 의석을 최소 205석으로, 공화당은 198석으로 예상했다. 경합 32석을 놓고 민주·공화 양당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과반의 매직넘버인 218석까지 민주당은 13석, 공화당은 20석을 남겨둔 만큼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반면 상원은 현재 51(공화) 대 49(민주)로,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수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거가 치러지는 35곳 중 26곳이 민주당(무당파 포함)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현재 35곳 중 공화당은 8곳에서, 민주당이 21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고, 경합이 6곳이다. 공화당은 50석+알파, 민주당은 44석+알파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경합지역 6곳 모두 민주당이 이겨도 과반 확보가 어렵다. 공화당이 막판 총력을 쏟으면 절반을 훌쩍 넘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北 이슈 최대 활용… 회담 선거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간선거 이후에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초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연말이나 내년 초로 미뤄지는 분위기로 급변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예고를 통해 중간선거 국면에서 미국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외교·안보 분야의 치적으로 자랑하고 있다”면서 “북한 이슈를 선거에 최대한 이용하면서도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또 6·12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지 등으로 미국 내 북한 위기감이 낮아진 것도 이번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대북 위기감 감소로 ‘표심’에 미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영향이 제한적이 됐다는 인식이 짙다. 특히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논란’만 가중됐지, 실제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도 고려한 듯하다. 이 밖에 11월 6일 선거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내놓지 않는 등 북·미 정상회담 세부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자, 아예 중간선거 이후로 정상회담 시기를 못박으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의 판세를 바꿀 ‘한 방’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선거 이후로 북·미 정상회담을 미루는 것이 정치적 위험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협상의 주도권도 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정부 중간선거 영향으로 제네바합의 제동 가장 큰 관심사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 미칠 영향이다. 워싱턴 정가는 공화당이나 민주당 어느 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해도 ‘대북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해법에서 ‘관여’를 주장해 왔던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도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기조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가톨릭대 앤드루 여 교수는 “북한 관련 의제는 대통령과 백악관이 설정한 것이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 진전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이 연기되거나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의회가 가로막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당인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1석이라도 많은 다수당이 위원회와 상임위원장 전체를 다 갖는 독식 체제다. 하원의 다수당에 오른 민주당이 북핵 해법과 밀접한 외교·군사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을 장악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국방 전략마다 제동을 걸고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 1994년 10월 21일 빌 클린턴 정부와 북한이 제네바 합의에 극적 타결을 이뤘지만 같은 해 11월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미국의 제네바 합의 의행에도 제동이 걸린 전례가 있다. 당시 제네바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북한에 전력 생산용 경수로를 건설해 중유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게 골자였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의회는 경수로 건설 예산 승인을 거부했다. 2001년 출범한 조지 W 부시 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결국 제네바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통 큰’ 빅딜이 이뤄져도 중간선거 이후의 정치지형 변화로 인해 의회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한반도 비핵화 협상도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선거 결과에 따라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멀어지거나, 의회로 인해 손발이 묶이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INF 파기 선언, 北비핵화 변수 될까

    “김정은 핵무기 폐기 전세계에 공언 협상의제로 핵군축 올릴 명분 없어” 미국의 중거리핵전력협정(INF) 파기 선언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까. 일각에서는 북한이 과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비핵화 협상을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계기로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완전한 비핵화, 즉 핵군축이 아닌 핵폐기가 북·미 협상의 목표임을 분명히 했기에 북한이 핵군축 협정인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감축하겠다고 했으면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계기로 자신들도 감축을 덜하겠다며 미국을 압박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경쟁에서 빠져나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상호 핵군축을 협상 의제로 올릴 명분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파기한 데 이어 INF마저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불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란 핵합의와 INF는 트럼프 정부가 아닌 이전 정부의 합의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와 직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더 많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 신냉전 구도 프레임에 북한 비핵화 문제가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지난 2000년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립으로 종국에는 실패로 돌아간 사례를 반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무역 갈등에 이어 핵무기 갈등까지 벌이는 와중에 한반도 문제까지 전선을 확장할 여유가 없을 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한다고 발표할 때마다 중국이 북한에 과도하게 간섭해서 북·미 관계가 퇴행하고 있다며 ‘중국책임론’을 들고 나왔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미임을 분명히 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지금 한반도 문제를 두고 미국과 대립해서 입을 손해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서 얻을 이익보다 더 크다”며 “한반도에서 중국은 운신의 폭이 좁기에 신냉전 구도가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대통령 유럽순방 평가 한국·바른미래 ‘극과 극’

    보수 성향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평가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에 관해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입장 차가 뚜렷하게 유지되는 셈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순방하고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북한 에이전트(대리인)로 남북 문제를 보고 다루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많이 느끼고 왔으리라 생각한다”며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의 경우 비핵화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 문제도 강하게 문제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페이스북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방문이 성사돼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와 인권 존중의 기운이 북한 사회에 가득하기를 염원한다”면서 “무엇보다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 큰 전기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하도록 한 것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다만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지도자가 하나같이 완벽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선행조건으로 내걸고 아셈에서 북한에 CVID를 요구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보고 국제사회 인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의 이 같은 반응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무조건 반대하는 한국당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주도의 보수 통합론에 날을 세워 온 손 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 개편이 이뤄진다 해도 그것은 ‘극우보수 잡탕밥’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뉴스 in] ‘비핵화 분수령’ 美 중간선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미국의 11월 6일 중간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성추문 논란을 계기로 결집한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의 민주당을 바짝 뒤쫓으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북·미 간 정치 기류는 이전에도 급변했었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 판세와 비핵화 국면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했다.
  • [사설] 속도 조절 북·미, 비핵화 동력 유지 만전 기하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현지시간 19일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약 열흘 내에 나와 북한의 카운터파트와의 회담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담 장소는 특정하지 않았으나 이달 말 내달 초 워싱턴이 될 공산이 크다. 미 국무부가 제안한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북측 고위관리와의 회담이 불투명한 가운데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폼페이오 장관이 손수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담 상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부부장도 거명된다. 미국은 북·미 고위급회담은 예고했으나 정상회담 개최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상회담이 내년 초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 입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시한에 대해 자신의 임기인 ‘2021년 1월 이내’를 강력히 시사하다가 지난 유엔 총회에서 말을 바꾸면서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면서 2년이든, 3년이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2021년 1월 이내 비핵화’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말한 것이라며 미국의 속도조절론에 못을 박았다. 핵탄두, 미사일 폐기에 이르는 완전한 비핵화에는 난관이 있고 시간도 걸린다. 지난한 여정을 감안해 제대로 된 협상을 하겠다는 게 미국의 속도조절 의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조속한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원하는 북한과의 인식 차는 분명하다. 그럼에도 한·미 국방장관이 12월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의 연기를 발표한 것은 비핵화 동력을 계속 이어 가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담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과거 북·미 협상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톱다운 방식을 기조로 깔면서 양측이 협상 동력을 세심하게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교황의 방북 의사를 전달받고 비핵화 촉진을 위한 제재 완화 공론화의 성과를 거뒀지만, 국제사회의 높은 비핵화 요구 수준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천천히 가더라도 북·미 양측이 비핵화 단계에 맞춰 주고받을 행동에 대한 시간표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것은 틀림없다.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 4개월이 경과한 만큼 북·미는 꼼꼼한 시간표를 만들어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실천해야 하겠다.
  • [열린세상] 북폭과 제재/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북폭과 제재/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1997년 6월 하노이에서 30년 전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과 베트남의 고위 관료와 군인, 그리고 관련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격론을 벌였다. 4일 동안이나 진행된 토론은 전쟁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가 주도했다. 대화의 제목은 ‘Missed Opportunities?’(기회를 놓쳤는가)로, 양측은 전쟁을 피하거나 일찍 끝낼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면 과연 언제였고 왜 놓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노이 대화의 교훈은 베트남전쟁이 서로 이해하고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참화였다는 점이다.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친 것은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북한이 언제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에 표면화된 것은 1980년대 말 북한 핵시설이 인공위성에 노출되면서이다.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 위기가, 2000년대에는 제2차 북핵 위기가 있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했고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하고는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북핵 문제가 세상에 나온 지 30여년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과연 문제 해결의 기회는 없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 핵 위기 시에는 1994년 북ㆍ미 간 제네바합의를 맺었고 2000년엔 미 국무장관과 북한의 총정치국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교차 방문하고 북ㆍ미코뮈니케를 맺었다. 2차 핵 위기 시에는 6자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과 2·13, 10·4 합의를 이끌어 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인 2012년에는 2·29 합의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 역시 상대에 대한 불신과 무지의 결과이다. 역사적인 첫 북ㆍ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린 지도 4개월여가 지났다. 싱가포르선언 이후 큰 기대와는 달리 북ㆍ미 사이에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전선언이 비핵화 진전을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허들이었다.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만만치 않았다. 미국이 신고와 같은 북한의 실질적인 선(先) 행동을 요구하며 허들의 높이를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북ㆍ미 협상의 프레임이 변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에서 제재 완화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종전선언에 더이상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제재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종전선언을 포기하고 제재로 목표를 전환한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종전선언 포기나 목표의 전환이 아니라 판 자체를 더 키운 것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더 구미가 당기는 통 큰 베팅으로 종전선언을 덮어버렸다. 미국에는 제재 완화라는 더 큰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카드를 내밀었다. 핵개발의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종전선언만으로 맞바꿀 만큼 북한의 계산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맥나마라는 미국이 비밀리에 제의한 7차례의 평화협상을 베트남이 거절한 것이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베트남 측은 북폭을 하면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이와 같이 폭탄이 비 오듯 퍼붓는 가운데 왜 협상에 응했는가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베트남인들은 폭격을 받으며 협상 제안에 응할 만큼 노예의 평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 미국이 나약해 보일 수 있는 행동은 모두 협상을 방해하고, 압박과 제재의 확대야말로 협상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설은 잘못되었다. 북한에 제재가 경제적인 북폭이라면 과연 제재 속에서 비핵화 협상을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현실이 어떻든 북한 주민들이 압박에 굴복해서가 아니라 잘살기 위해,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핵을 내려놓겠다고 이야기했다면 제재 속에서 비핵화란 북한에 노예의 행복이 아닐까. 제재 완화는 가역적이다. 해제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나중에 지금을 되돌아보며 놓쳐 버린 기회라고 후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 [In&Out] 북핵이 가르게 될 한반도의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In&Out] 북핵이 가르게 될 한반도의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가치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부는 예외 없이 한반도의 평화증진을 위해 외교를 하고 대북정책을 추진했다. 올 4월 판문점, 9월 평양의 남북 정상회담 주제도 평화였다. 남북한이 평화를 주제로 대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평화란 마음으로 소원하고 말로 외친다고 이룩되지 않는다. 평화는 분명한 현실로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다. 현재 한반도에는 진정한 평화의 조건이 갖춰져 있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북한 핵문제의 향방이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를 가르는 기준이다. 북핵 문제 해결 없이도 남북한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까? 겉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평화는 ‘가짜 평화’다. 한 울타리 안에 사자와 토끼가 같이 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살육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평화스럽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짜 평화는 사람을 홀리고 방비를 게을리하게 만든다. 이것은 결국 피비린내의 판을 더욱 키우는 나쁜 평화다. 임진왜란이 그랬고 2차세계대전이 그랬다. 그런데 사람들은 가끔 가짜 평화, 나쁜 평화에 안주하고 때로는 거기에 환호하기도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차원의 대화를 하고 교류를 할 수 있다. 핵문제가 없었을 때에는 그것이 평화를 증진하는 지표이자 수단이었다. 그러나 핵탄두가 만들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그것의 효용은 전과 같지 않다. 세력균형이 엄청 기울어지고 있다. 우리는 사실을 냉철하게 말하며 본말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으나 사실은 그것도 너무 분명하다. 북한의 비핵화란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그리고 핵무기 연구기관의 전모를 밝히고 그것을 완전히 폐기하고 연구를 중단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방법으로 사찰하고 검증하면 비핵화는 완성된다. 우리나라와 국제사회는 이 본질 문제 해결에 악착스럽게 집중해야 한다. 본질에서 벗어나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비핵화를 오히려 방해한다. 동창리 시설이나 풍계리 시설은 우리가 이룩해야 할 비핵화의 본질과는 이미 거리가 멀어진 것이다. 그런 것으로 비핵화의 진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가 한반도의 ‘진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다. 이는 북한의 발전과 인민들의 민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이제 그것을 행동으로 내놓으면 된다. 관련 당사국이 추구하는 바가 진정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관계 정상화’라면 이 상황에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지금 당장 통 큰 협상과 통 큰 행동을 시작하고 단시간 내에 목표지점으로 직통해야 한다. 우회로가 많거나 작은 협상을 지속하거나 조건이 많고 시간이 늘어지는 협상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들며 실패를 예고하는 것이다.
  • 문재인·김정은 ‘평화를 위한 용기’상 공동 수상

    문재인·김정은 ‘평화를 위한 용기’상 공동 수상

    인도네시아의 외교안보 싱크탱크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평화를 위한 용기’상을 공동 수여했다.자카르타 소재 싱크탱크 ‘인도네시아 외교정책 커뮤니티’(FPCI)는 지난 20일 국제평화에 기여한 외국 인사에게 수여할 특별상으로 평화를 위한 용기 상을 제정하고 남북한 정상을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현지 매체 ‘리푸탄6’ 등이 전했다. FPCI는 “두 정상의 친분 관계 구축과 새롭고 담대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려는 노력은 남북한 상황의 급격한 개선을 가져왔다”면서 “올해 한반도 상황은 대립과 긴장, 위협으로 점철됐던 지난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 첫 북·미 정상회담도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에서 비롯됐다면서 “비핵화와 통일을 위해 앞으로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 남북한 관계의 개선은 2018년 아시아와 세계에서 가장 긍정적인 변화”라고 수여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이날 오전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린 FPCI 연례 콘퍼런스에서 진행됐으며,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와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북한대사가 대리 수상했다. 약 3000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는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조정장관도 참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폼페이오 “북미 고위급 대화” 언급… 김여정 ‘방미 카드’ 급부상

    폼페이오 “북미 고위급 대화” 언급… 김여정 ‘방미 카드’ 급부상

    ‘백두혈통’ 중 첫 미국행 성사 전망 고조 기존 파트너 김영철은 거친 협상력 문제 비건·최선희 실무라인 교착… ‘실세’ 필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도 ‘빅이벤트’ 기대 일각 “현송월 등 문화사절단 대동할 수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1주일 하고 절반 정도(열흘 정도) 후에 북한 측 상대(카운터파트)와 여기에서 고위급 대화를 갖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이른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화 상대나 장소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은 장소를 ‘여기’라고 표현한 데 대해 미국 워싱턴DC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회담 상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은 그간 폼페이오 장관과 짝을 맞췄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이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방문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김 부위원장의 거친 협상 스타일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리 외무상의 활동 범위가 더 넓다.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했고,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전 세계에 대북 제재 완화를 처음으로 주장했다. 당시 그는 폼페이오 장관도 만났다. 다만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평양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풀어내던 고무적인 때였다. 반면 지금은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상의 실무회담 일정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북·미 간 고위급 채널을 병행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즉 국면을 돌파할 ‘실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김 위원장의 친동생이자 사실상의 비서실장 격인 김 제1부부장이 거론된다. 김 제1부부장은 그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깊이 관여했고, 김 위원장의 뜻을 깊게 이해하며, 정통 관료에 비해 재량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과 함께 김 부위원장이나 리 외무상이 동행하는 방미 대표단이 꾸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단장이었지만 김 위원장의 특사는 김 제1부부장이었다. 당시 국내외 언론은 북측 단장보다 김 제1부부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다음달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건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리스크가 있는 반면 김 제1부부장의 방미는 부담이 적으면서도 선거에 유리한 이벤트로 활용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참석한 오찬에 대해 노동신문은 ‘조미수뇌(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조미관계발전을 위해 쌍방사이에 의사소통과 접촉래왕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데 대한 흥미진진한 의견들이 교환됐다’고 보도했다”며 “이는 북·미 간 인적 교류를 뜻하는 것으로 김 제1부부장이 미국에 간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김 위원장이 리모델링이 마무리된 삼지현관현악단극장을 직접 현지 지도한 사안을 노동신문이 2개면을 할애해 보도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때처럼 김 제1부부장이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등을 거느린 채 방미해 문화사절단의 역할도 겸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2008년 3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처럼 북·미 간 문화 외교가 진행될 수도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미 2차 정상회담 내년 초로 밀려도 김정은, 예정대로 연내 서울 답방하나

    북·미 2차 정상회담 내년 초로 밀려도 김정은, 예정대로 연내 서울 답방하나

    대화모드로 북·미 협상 동력 유지 원해 한 번 연기한 북·러 정상회담도 곧 개최 교황, 내년 5월쯤 北·日·中 순방 가능성2차 북·미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북·러, 북·중 정상회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등 동북아 빅이벤트들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엘코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현장에서 “그것(북한 문제)은 잘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라”면서 “미사일 발사도 없고 인질들도 돌아왔다”고 말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날 로이터통신 등 일부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1월 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말해 올해를 넘겨 내년 초에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를 연내로 못박은 만큼 이를 연기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21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남북이 다시 한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함으로써 북·미 관계를 최악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는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러 정상회담도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상관없이 연내에 개최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러는 이미 지난 6월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김 위원장의 남북, 북·미, 북·중 정상회담 스케줄로 인해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회담을 내년으로 미루기엔 북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북한 입장에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통적 우방의 지지를 확보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북·중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열리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열린다면 중국이 북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이는 중국도 북한도 바라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교황의 방북은 기본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에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기에 북한과 교황청의 협의 결과에 따라 날씨가 풀리는 내년 봄쯤 이뤄질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에 일본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내년 4월 아키히토 일왕이 퇴임하고 새로운 왕이 즉위한 이후 5월쯤 북한과 일본, 중국을 순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러시아를 방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軍 “美,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먼저 제안… 韓공군 단독훈련은 실시”

    일각 “방위비 분담금 협상 압박용” 한·미 양국이 올 12월로 예정된 공군 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사실상 유예하기로 결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 차원에서 12월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미루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훈련 유예 제안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군사적 지원 유예가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것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군사 준비 태세를 위한 조정 방안이 꼭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2015년부터 한·미 공군의 전투기가 참여해 매년 12월 개최되는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이다. 지난해 훈련에서는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가 참여해 북한 입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미국이 훈련 돌입 시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 유예를 제의한 것은 우선 북미 비핵화 협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등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론 미국이 먼저 훈련 유예를 제안한 것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자 압박용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에서 미국의 전략 자산이 동원되는 것을 분담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한국이 거부해 왔다”며 “만일 미국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협조를 안 한다고 느낀다면 소규모 훈련을 제외하고는 한·미 간 훈련은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비질런트 에이스가 실시되지 않더라도 예정된 기간에 한국 공군의 단독 훈련이 진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병대는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올해 축소됐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을 내년도 24회로 적극 실시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로 예정된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은 대규모로 실시해 고비용이 소요되는 비질런트 에이스 등 다른 연합훈련에 비해 대대급에서 시행되는 소규모 훈련으로 북한에 대한 위협 요인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은 올해 19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8차례의 훈련이 취소됐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文대통령 “北 비핵화 목적은 경제발전… 대동강 수질 개선하자”

    文대통령 “北 비핵화 목적은 경제발전… 대동강 수질 개선하자”

    덴마크 정상회담서 ‘北 녹색성장’ 제안 안보리 이사국 만나 대북제재 완화 설득 교황 방북 중재는 가장 큰 성과로 꼽혀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가 북한 경제 발전을 도울 방법의 하나로 대동강 수질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덴마크에서 가진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단계가 되면 북한의 녹색성장을 돕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북한 대동강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서울·평양 지방자치단체 간의 교류를 통해 대동강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는 것이다. 수질 개선은 인도적 차원의 협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미국 대북제재와도 충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북제재 완화를 촉진하고자 유럽 국가들이 정치적 부담을 크게 지지 않고 북한 경제 재건에 참여할 수 있는 낮은 수위의 사업 아이템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13~21일) 프랑스와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을 만나 끈질기게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했다. 지난 15일 프랑스와의 정상회담, 17일 이탈리아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19일 영국·독일과의 정상회담 등에서도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안보리에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21일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을 끝내고 귀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방북 의사를 명시적으로 확인받은 게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한편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된 것을 놓고 일부 일본 언론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을 성명에 넣는 문제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CVID 때문이 아니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이란 핵협정과 우크라이나 사태 부분에서 EU가 미국과 러시아 입장에 반하는 내용을 삽입하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무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뉴스 분석] 文대통령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제는 北비핵화·美상응조치 시간표 만드는 것”

    [뉴스 분석] 文대통령 “2차 북미정상회담의 주제는 北비핵화·美상응조치 시간표 만드는 것”

    제재 완화·ICBM 폐기 등 장기과제 염두 초조한 北에 트럼프 임기내 해결 시그널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비핵화 프로세스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시간표)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덴마크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이미 생산해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장거리 미사일을 다 폐기해야 완성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한·미 정상 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등을 통해 현재까지 드러난 시간표는 영변 핵시설 및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와 유관국 전문가의 ‘사찰’ 등이다. 문 대통령은 이보다 더 나아가 대북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영변 이외 핵시설과 미 본토 공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까지 포함하는 비핵화의 장기적인 프로세스를 염두에 두고 시간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 안에 완료해야 할 비핵화 프로세스의 밑그림을 그려야 북한도 안심하고 비핵화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간선거에 북한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쪽은 트럼프 대통령, 초조한 쪽이 북한”이라며 “문 대통령의 얘기는 미국도 북한의 행동에 상응하는 시간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덴마크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목적은 경제적 제재에서 벗어나 경제 발전에 있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는 단계가 되면 북한의 녹색성장을 돕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고서는 협상이 더는 진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미가 어느 정도 패를 보였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약 열흘 뒤에 이뤄질 폼페이오 장관과 북측 카운터파트와의 고위급 회담에서 제재 완화와 핵시설 신고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담판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고위급 접촉 예고한 폼페이오…김여정 방미 가능성

    北고위급 접촉 예고한 폼페이오…김여정 방미 가능성

    김영철·리용호보다 상징성 커이방카 트럼프 대면 가능성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약 10일 후 북한의 고위급 인사와의 대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면서 그가 어디서 누구와 만날 지 관심이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멕시코를 방문 중에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잡고 있다며 관련 논의를 위해 “약 열흘 내에” 북한 측 카운터파트의 고위급 회담이 “여기에서” 열리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향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 파트가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았고 대화 장소도 ‘여기’라고만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아닌 미국 워싱턴을 거론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미 외교당국은 추가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이자 ‘비서실장’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특사 자격 방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김여정이 ‘김씨 일가’라는 상징성과, 실세로서 다른 인사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논의의 재량권을 가졌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제1차 북미 정상회담(6월12일) 준비 과정에서부터 지난 7월초 폼페이오 장관 3차 방북때까지 폼페이오의 카운터파트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활동했지만 거친 스타일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이 그를 꺼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미 외교통인 리용호 외무상이 노련한 외교관으로서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9월말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 ‘폼페이오-리용호’ 회동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거나, 둘 간 ‘케미(궁합)’가 좋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이 미국에 ‘신선한’ 인물이라는 점도, 그의 방미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미가 치열한 기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의 김여정이 미국 방문을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외교 이벤트의 ‘최적임자’라는 분석도 있다.김여정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를 전달하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등의 일정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의 대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 미국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김여정”이라며 “(5월말 방미한 김영철 부위원장에 이은) 김 위원장의 두번째 특사는 김여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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