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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한반도서 핵철수 구상”/불 르몽드지 보도

    【파리 연합】 북한이 앞으로 2∼3년 후에 핵무기를 보유할 위험성이 최근보다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보장을 조건으로 한국으로부터 자체 핵무기를 철수시킬 것을 구상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의 르 몽드지가 3일 보도했다.
  • 여자탁구 세계제패 “한마음 축배”/평양 IPU총회 이틀째 이모저모

    ◎남북,본회의서 핵발언 자제/유경호텔 합작 건설 제의에 “좋은 말씀”/“문산∼개성 철도 가설 노력” 즉석 합의도 ▷본회의◁ ○…국회대표단은 29일부터 시작된 IPU총회 본회의에서 북측이 핵 및 군축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면서 우리측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한 점을 감안하여 30일 본회의 연설원고를 온건하게 수정하는 등 이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 우리측 대표로서는 이날 첫 발언에 나선 조순승 의원은 북한의 영변지역 핵개발 시설문제를 거론하는 대목을 수정,북한을 지칭하지 않은 채 많은 개도국들이 핵시설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조속히 핵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 조 의원은 『세계는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때에 어떤 나라가 핵무기개발을 시도하는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 주장과는 자가당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북한을 지칭하지 않고 북한의 핵개발을 우회적으로 겨냥. ▷김일성대학 방문◁ ○…평양방문 4일째를 맞은 국회대표단의 채문식 김용채 박관용 김원기 조순승 의원은 30일 하오 김일성종합대학을 방문,최장룡 부총장의 안내로 김일성·김정일 선물실,도서관열람실,민족고전열람실 등을 관람. 의원들은 접견실에서 최 부총장으로부터 김일성대학의 연혁과 현황을 설명듣고 학사제도와 학생수·학교규모 등에 대해 질문을 한 뒤 박시형(81·역사학),채희국(73·고고학) 교수 등 사회과학부 교수 5명과 인사. 김원기 의원은 『체육분야의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학술분야로 확대시켜 역사학·고고학·언어학 분야의 남북교류와 공동연구를 실시해 보자』고 제의했으나 최 부총장은 즉답을 회피. ▷제일백화점 쇼핑◁ ○…일행은 이어 평양 번화가의 하나인 승리거리에 위치한 제일백화점을 찾아 북한제 상품들을 살펴보고 판매원 및 손님들과 잠시 얘기할 기회를 가졌는데 대낮에는 시내가 적막에 싸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사람의 흔적이 적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오 5시가 넘은 이때는 노동자들의 퇴근 시간이어서인지 비교적 많은 시민들이 백화점에 들러 화장품·문구류·옷가지를 사는 모습. 또 5층의 시계매점에는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이 친히 다녀가신 매대(판매대)」라는 붉은 팻말이 붙어 있었는데 50대 판매원 리영근 여인은 『왜 곳곳에 위대한 수령님이 다녀갔다는 팻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위대한 수령님은 인민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 50년대에는 세계 최강인 미제의 콧대를 꺾었고 해방 이후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서 살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장황하게 자랑. ▷시내관광◁ ○…평양시민들의 생활상을 알아보기 위해 시내관광에 나선 박영숙,조세형,김광일 의원은 도보로 인민문화궁전 앞에 있는 천리마 거리의 이발소,청량음료점,과실 남새점 등을 돌아보고 시민들과 만나 잠시 대화. 정재문 의원은 평양 역전 부근의 23층짜리 아파트를 방문,내부구조를 둘러보고 집주인과 취사방법 등에 대해 담소. 정 의원은 직장에 나갔다가 들어온 한 주부를 만나 취사연료의 조달방법을 물었는데 이 주부는 고층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가스통으로 취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 ▷대표단 주최 만찬◁ ○…한국대표단은 30일 저녁 윤기복 통일정책심의위원장과 여연구 부의장 등 북측 IPU대표단을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 초청,약 3시간 이상 만찬을 같이하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남북대화 재개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이날 만찬은 지난 28일 저녁 북측이 우리 대표단을 초청했을 때 남북대표단간 통일문제를 놓고 가시돋힌 설전을 전개한 것과는 달리 우리측 박정수 단장이 미리 『오늘은 정치 얘기를 하지 말자』고 쐐기를 박아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박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남북한간 상호 이해증진을 위한 남북국회의원들의 상호 교환 방문을 촉구하면서 북측이 그 동안 세심한 배려를 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고 윤기복 위원장은 『남북한 정치인들이 세계를 제패한 코리아 여자탁구팀보다 뒤지고 있다』며 『통일을 가꾸는 원예사가 되자』고 답례. 분위기가 무르익자 박관용 의원과 북측의 손정철 대의원은 『부산 대구를 지나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철로구간 가운데 우선 개성에서 문산까지 28㎞라도 먼저 잇는 방향으로 노력키로 했다』고 즉석 합의사항을 발표하기도. 건설위원장인 김용채의원은 평양에 있는 1백5층의 유경호텔이 골재만 건설된 채 완공이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동석한 윤 위원장에게 『한국 건설업체와 합작투자를 해 건설을 하면 어떠냐』고 제의했으나 윤 위원장은 『좋은 말씀』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 ▷탁구 우승 반응◁ ○…평양 시민들은 30일 코리아 탁구팀이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여자팀 우승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연출해 낸 것을 대단히 환영하는 모습들. 국회대표단이 이날 하오 평양의 제일백화점을 방문하는 동안 만난 시민들은 『어젯밤 코리아 유일팀이 탁구 강국인 중국을 물리치고 이긴 장면을 보았느냐』고 물으면서 『코리아팀이 싸우는 것을 보고 눈물을 마구 흘렸다』고 감격을 표시.
  • 김일성,「연방제」 되풀이/IPU총회 개막연설/새 통일방안 제시안돼

    ◎「한반도 비핵화」 지지 호소/남북정상회담 조속개최 제의/박정수 한국대표단장,김 주석 연회장서 만나 【평양=국회공동취재단】 제85차 국제의회연맹(IPU)총회가 29일 한국 국회의원 등 86개 회원국과 10여 개 국제기구대표 1천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개막됐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조국의 통일은 민족 자주성에 기초해야 한다고 전제,『하나의 민족·하나의 국가,2개의 제도·2개의 정부를 기초로 한 연방정부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해 북측이 종래 주장해 온 연방제안을 되풀이했다. 김 주석은 약 10분간의 연설을 통해 『남북이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가 존재하는 시점에서 연방제안만이 가장 현실적인 통일방안』이라고 강조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연방제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 주석은 핵무기 철폐문제는 민족의 운명과 관련된 절실한 과제라면서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 창설을 평화를 옹호하는 모든 국가들이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수 IPU한국대표단장은 개막식이끝난 뒤 『김 주석이 제시한 연방제안은 종래 주장과 대동소이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김 주석의 전반적인 연설내용은 비교적 유화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정수 단장은 이날 저녁 금수산의사당 대연회장에서 열린 각국대표단 환영연회에서 김일성 주석을 직접 대면,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박 단장은 이날 김 주석이 연회가 끝날 무렵 각국 대표단장석을 돌며 건배를 제의하다가 자신의 앞자리에 이르자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통일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해주십시오』라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김 주석은 『감사합니다』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북측 10여 명에 둘러싸여 각국 대표단장석을 돌아본 김 주석은 걸음걸이가 다소 느렸으나 79세라는 노령에 비해 건강은 비교적 좋은 것처럼 보였다. 이에 앞서 한국대표단은 28일 밤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측의 갑작스런 제의로 남북국회대표간의 비공식 회담을 갖고 유엔가입문제,불가침선언 채택,각급 대화재개 방안,남북 의원교류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박 한국대표단장은 윤기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을 대표로 한 북측 의원단에게 『남북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남북 양측의 정상이 만나 기탄없이 모든 것을 논의하면 안 될 것이 없다』고 노태우 대통령과 김 주석간의 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IPU총회는 개막식에 이어 각종 이사회의에 들어갔으며 오는 5월4일까지 핵무기 및 대량파괴무기의 확산방지문제,아동 및 여성에 대한 폭력방지대책 등의 의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 사라지지 않는 핵누출의 악몽/소 체르노빌원전 폭발사고 5주

    ◎기형돼지 속출,사망자 5천 넘어/생태계 복구 불능… 음식물 여전히 외부반입 26일로 소련 우크라이나공화국 체르노빌에서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5주년이 됐다. 유례없는 핵누출사고로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체르노빌사고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도 핵누출사고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환경론자와 핵관계자들은 사고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의 비핵화 논의와 북한에서 3∼4년 안에 개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핵무기로 인해 핵문제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는 우리에게도 체르노빌사고는 더 이상 강건너 불이 아니다. 체르노빌에는 원래 원전 4기가 가동되고 있었다. 이 가운데 4호기에서 86년 4월26일 새벽 1시23분 정비과정에서 냉각계통에 이상이 생기면서 거대한 핵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원자로에서는 반감기가 4시간에서 38만년까지 되는 방사능물질 6∼7t이 화산처럼 터져나왔다. 소련당국은 현장에서 31명이 죽고 그 뒤 2백6명이죽었다고 발표했으나 많은 환경전문가들은 적어도 5천명 이상이 죽었으며 그밖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정확하게 측정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후 반경 30㎞ 이내에 거주하던 주민은 소개됐으며 원전 부근의 프리피아트시는 유령의 도시로 바뀐 채 버려져 있다. 지금은 나머지 3기의 원전을 운용하는 1만3천명의 기술자와 당국의 만류를 무릅쓰고 죽어도 고향에서 죽겠다는 원주민 1천2백여 명만이 30㎞ 이내 지역에 살고 있다. 하지만 사고 발생 뒤 기형돼지가 태어나고 나뭇잎이 커지는 등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이상현상이 나타났던 터라 모든 음식물,심지어는 물까지도 외부에서 일일이 들여다 먹는 실정이다. 사고 발생 후 소련당국이 문제의 원자로를 콘크리트와 철골구조물로 관을 짜듯이 봉쇄하고 부근에 10층 높이의 콘크리트벽을 쌓았지만 체르노빌은 무엇 하나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지하수와 토양의 오염으로 그곳에서 나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다. 또 원자로를 봉쇄한 콘크리트관 안에는 핵물질들이 남아 있어 다시폭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핵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사고 원자로 속에 다시 콘크리트를 부어 넣거나 제2의 콘크리트관을 뒤집어씌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체르노빌 주변 지하수의 오염을 막기 위해 원자로 주변에 길이 20㎞의 벽을 지하 30m 깊이로 설치하는 작업도 진행중이지만 결국 원전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치지 않고 있다. 체르노빌의 시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사고원인이 소련이 개발한 원자로가 밀폐용기시설이 없으며 흑연으로 핵분열을 조절하는 구식 VVER형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독일은 통일 후 동독에 세워져 있던 4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지시켜놓은 상태다. 이런 유형의 원자로는 불가리아에 4기,체코에 2기가 더 있다. 또 핀란드 체코 헝가리 등에도 다소 개량된 형이기는 하지만 거의 비슷한 VVER형 원자로가 다수 있다. 서방의 원전 관계자들은 이밖에 전문인력 부족과 교환부품 부족 등 불충분한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는 동구원전의 안전상태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련내에서의 영향도 적지 않다. 사고 당시 실상을 숨긴 채 어물어물 넘기려 하고 자기 자식들은 도피시키고서 5월 메이데이행사에는 어린이들을 동원했던 우크라이나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환멸이 주민들을 분노케 했고 소련 공산당 지도부가 사태의 부담을 우크라이나공화국에 지우면서 민족주의 감정도 부채질했다. 소련정부는 지금도 사고로 인한 피해의 규모를 87년 공식발표한 이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체르노빌을 찾는 외국기자와 환경론자의 주머니를 노리면서 안내코스를 마련하고 호텔을 지었다. 비록 그렇다 해도 인류 역사상 가장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체르노빌은 해마다 봄이 오면 핵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사고 5주년을 맞아 『체르노빌의 비극은 과거 속으로 사라져 가지 않는다. 그로 인한 문제는 이제 인류가 겨우 깨닫기 시작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 유엔가입·북의 핵문제가 핵심/한·소 제주정상회담 어떤 얘기 오갈까

    ◎한국 유엔정책에 명시적 지지 요청/한·중­일·북 수교 관련,깊숙한 논의 예상/동북아 정세 검토·경협방안도 모색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오는 19일 제주 한소정상회담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체제의 본격적인 태동의 신호가 될 것 같다. 한소 양국 정부는 제주회담과 관련,이미 의제를 합의했고 이들 의제에 일관하게 흐르는 맥락은 바로 동북아 평화체제의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의 샌프란시스코회담,12월의 모스크바회담에 이어 10개월여 만에 3번째 갖는 이번 회담에서는 『동북아 나아가 아태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이 핵심과제』라는 공동인식을 재확인하는 바탕 위에서 각 의제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회담의 의제는 대체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남북대화 등 남북한 관계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한소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 ▲동북아 전반의 안정과 평화,지역정세 검토 및 아태 협력문제 등 5개 의제로 절충되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들 의제는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분리시켜 논의하기보다는 동북아 평화정착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1∼2개의 의제를 묶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한반도 평화와 통일,남북한 관계개선,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 등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차원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의제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될 문제는 첫째 한국의 유엔가입 실현,둘째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화해질서를 구축하는 첩경임을 강조하고 북한이 끝내 동시가입을 거부한다면 한국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이러한 목표를 앞당기는 현실적인 방도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 동안 한국의 유엔가입에 대해 묵시적 지지를 견지해온 소련이 차제에 명시적 지지를 표함으로써 안보리에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도 같은 입장을 취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음을지적할 것 같다. 소련측은 이미 유엔의 보편성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북한이 주장하는 유엔의 「단일의석」 가입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진전된 입장 천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 문제에 관해서는 양국 정상의 의견이 거의 일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수행하고 있는 이그나텐코 대통령궁대변인,마르티노프 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 등은 이미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에 모든 핵연료와 핵관련 협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소련은 북한이 지난 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으면서도 1년6개월 이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 있는 핵안전협정 가입을 계속 미뤄오자 지난해 핵폭탄 제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핵 재처리 기술진을 모두 철수시켰고 기타 기자재 지원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련은 대북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 입장을 공식화하지 않았는데 이번 제주회담을 계기로 한 번 더 공식표명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도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 촉구에 관한 한 이미 소련과 같은 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사찰 문제와 관련,소련측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문제를 다시 한 번 꺼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지대화 문제는 소련측이 산발적으로 제안해온 동북아 집단안보체제 문제와 함께 미국 등 다른 나라와도 연관된 문제이고 특히 중국 등 주변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만이 비핵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우리의 입장이 감안돼 원칙적인 언급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대화 등과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이 그 동안 팀스피리트훈련 등으로 중단된 남북고위급회담의 재개,그리고 남북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이 개방화·민주화할 수 있도록 소련측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련측은 노 대통령의남북한 관계개선 노력을 평가하고 최선의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최근의 소­북한 관계에 비추어 북한에 대한 설득이나 영향력 행사에는 한계가 있음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소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하면서 구체적인 문제는 양국 외무장관회담·경제장관회담에서 논의토록 할 것 같다. 동북아 전반의 안정과 평화,아태지역의 협력문제는 최근의 이 지역 정세검토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구축되고 있는 화해의 새로운 질서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아태지역에도 구축되어야 한다는 공동인식 위에서 일소정상회담의 결과를 논의하고 5월 중순에 있을 소중정상회담과 관련,깊숙하게 의견교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 긴장완화·냉전종식을 위한 소중의 공동노력 내용,한중 수교,일­북한 국교정상화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도 병행될 것 같다. ◎“소서 추가경협 요청 없었다”/「제주회담」 준비차 귀국 공로명 주소대사/“KAL기 사건해명에 적극적 자세/이번은 실무방문… 별도 공식방문 있을 것” 『이번 한소정상회담은 양국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의제 등을 정해놓고 대화하기보다는 양국 협력관계 증진방안과 아태지역 평화정착 및 긴장완화 구축문제 등 전반적인 상호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것입니다』 제주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15일 일시귀국한 공로명 주소 대사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을 사흘 앞둔 16일 외무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동안 모스크바에서 소련 외무부측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협의를 하면서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회담의 의미와 전망 등에 대해 주재국 대사로서 견해 등을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이 제주도로 결정된 데 대해 일부 비판적 시각도 있는데. 『회담장소는 소련측이 먼저 제의해와서 노태우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양국 정상이 교환한 메시지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공식 국빈방문이 아니고 실무방문(Working Visit)인만큼 언젠가는 공식방문을 하게 될 것이며 소련측도 그렇게 알고 있다』 ­소련측이 한소정상회담 개최사실을 북한에 통보했는지. 『통보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소련은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지 않는 한 대북 핵개발기술 및 원료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마르티노프 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소장 등이 도쿄에서 한 발언은 소련의 입장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 12월 모스크바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됐으며 우리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에 외교채널을 통해 수시로 얘기해왔다. 소련측은 그 동안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해야 된다는 기본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이번 제주정상회담에서 소련의 대북 핵원료 공급중단 등에 대한 공동선언이 있을 것인지. 『공동선언(코뮈니케)은 없을 것이다. 회담 후 양국 대변인이 회담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안다. 핵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인만큼 이 문제가 정상간 거론될 것이며 진일보된 설명이 있을 것이다』 ­KAL기 사건에 대한 소련측 입장은. 『소련은 기본적으로 KAL기 희생자 유족들의 슬픔을 달래는 데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 사할린 추락지점에서 가까운 한 도시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 건립운동도 비공식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오는 9월1일 8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기리는 뜻에서 유족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상추모제에 대해서도 방문인원 및 방법 등을 통보해 달라고 했으며 우리측은 곧 소측에 알려줄 것이다』 ­소련측에서 추가경협 요청이 있었나. 『없었다. 다만 대소 경협이 빨리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소련 경제는 올 여름부터 내년까지가 어려운 고비라고 본다. 여태껏 제도가 나빠 소 경제가 침체됐지만 언젠가는 부흥할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데. 『소련 내부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세력도 있지만 막상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대신할 인물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련은 현재 일종의 혼란스러운 전환과정에 있다. 이 과정에서 보수파와 개혁파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다』 ­주소 대사관과 소련 외무부와 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나. 『우리가 면담을 요청하면 소련 외무부 직원들은 곧잘 응해와 접근이 쉬운 편이다』
  • 「한반도비핵화」겨눈 다중포석/소의 대북한 「핵협력 중단」통보 의미

    ◎“미도 한국 핵 철수” 명분 축적용/평양측 호응땐 대미관계등 진전 북한의 핵개발을 지원해왔던 소련이 최근 북한에 대해 『핵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핵관련 협조를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함에 따라 북한이 핵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이 핵개발과 관련해 국제적인 우려를 사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북한이 아직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85년 12월 국제 다자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였으나 그로부터 18개월 안에 국제원자력기구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의무를 지금까지도 외면하고 있다. 현재 핵확산금지조약 규정은 가맹국은 핵무기를 제조·취득하지 않으며(제2조),원자력이 핵무기로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IAEA와 사찰협정을 체결하고,그 보장조치를 수락할 의무를 지도록(제3조)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현재 평양 북방 88㎞ 지점 영변 근처에 3기의 원자로를 비롯하여 핵연료재처리시설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공위성 등을통해 이미 명백하게 밝혀졌으며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93년까지 핵실험이 가능하며 오는 95년쯤에는 미국이 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규모의 원자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도 북한이 95년쯤에는 원자폭탄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줄곧 자신들은 군사적 목적의 핵개발은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왔으나 지난해 11월 미 핵군사정보팀은 북한의 핵시설이 단순한 산업발전용이 아닌 핵무기제조용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 북한의 원자로에는 송전선이 없으며 핵연료재처리공장이 원자로 부근에 건설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변 원자로시설 주위에는 미사일과 방공포가 배치돼 있으며 인근에서는 폭발실험의 흔적도 엿보였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핵사찰 수용을 촉구했으며 일본도 올해초 일·북한 수교 1차회담에서 북한의 핵사찰 수용문제를 전후보상 문제 등과 함께 묶어 처리하는 입장을 취했다. 소련은 그 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한반도 정세안정을 위해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식의 우회적인 표현으로 핵사찰의 수용을 촉구해왔다. 소련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지극히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것이어서 미국은 그 동안 소련이 북한에 대해 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데 대해 심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소련의 기존 공식입장은 북한의 핵안전협정 체결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한국내 미 핵무기의 철거를 주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번 소련의 「대북 공개압력」은 기존입장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소련의 이같은 입장변화가 동북아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를 노린 다목적 계산의 일환이라고도 보고 있다. 그간 한반도지역의 비핵화를 강조해왔던 소련은 이번 조치를 통해 북한에 대해서는 핵사찰 수용을 강요하는 한편,미국과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내의 미군 핵무기 철수라는 반사적 압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도 북한의 핵사찰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가시적인 태도변화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핵사찰을 받아들이면 미·북한 관계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북한의 핵사찰 수용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가 미묘하게 얽혀 있어 향후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 소,한반도 비핵화 강조/고르비,방한 뒤 적당한 때 방북

    ◎소콜로프 대사 회견 【서울 연합】 소콜로프 주한소련 대사는 11일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제주회담과 관련,『이번 회담에서는 세계정세와 이 지역문제 그리고 양국간의 관계 등 광범위한 의제를 놓고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남북한간에 적대와 긴장 대신 안정·평화·안보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이날 서울 한남동 주한 소련대사관에서 연합통신과 단독회견을 갖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후 적당한 시기에 북한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사전에 북한측과 방한에 관해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한국의 유엔가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소콜로프 대사는 『우리는 유엔에 관한 한 보편성 원칙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으며 유엔헌장과 목표를 같이하며 이를 지키는 나라는 어떠한 나라도 유엔에 가입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문제에 대해 『앞으로의 국제관계와 특히 이 지역에서의 국가간 관계는 핵무기와 같은 무기의 양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이들을 감축시켜 나가 종국에는 핵무기를 모두 없애야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소련은 이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하는 첫 국가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와 같이 미국도 이 지역에서 이 같은 공약을 한다면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상황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강조,최근 비핵지대화의 어려움을 주장한 그레그 주한 미 대사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 한반도 비핵화/소서 다시 주장

    【도교 AFP연합】 도쿄의 한 소련 외교소식통은 10일 한반도는 비핵지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련은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핵시설에 대한 국제적 조사의 허용을 거부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우리는 한반도가 비핵지대화 하는 것을 최선의 방안으로 생각한다』고 답하고 소련은 한국과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위해 국제적 안보가 필요하다면 그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 한·소 정상회담을 보고(서울시평)

    ◎“제정러시아의 행보를 반추하라” 외교관계의 진행에 있어서 국민의 의식과 정부의 정책추진간에 시차가 생기는 일은 흔히 있다. 아예 국민의 의사를 무시할 수 있는 시대나 정치체제하에서는 그것이 별문제가 될 리가 없다. 그런데 소련은 지금 격심한 국내정치의 혁명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소련국민들의 시각에서는 한국과의 수교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위시해서 소련정부가 하고 있는 일에 회의적인 희망을 갖고 있는 정도가 소련국민들의 일반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러시아 앞세우려 노력 그리고 소련에서는 과거 70년간의 공산주의 역사를 깨끗이 버리기를 주저하는 자세가 없지 않다. 그러면서도 한편 그들은 「소련」을 뒤로 밀어 넣고 「러시아」를 앞세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소련으로서는 다만 군사대국을 이루었으나 다른 분야는 망치고 말았다. 이제 러시아를 부활시킴으로써 그들이 유럽문명의 일원이며 종교와 문화에 있어 위대한 독창적 전통을 갖고 있었다는것을 내세워 새로운 대국으로서의 자세를 세워 보려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실패한 역사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위상설정에 대한 기대가 모두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이 소련국민들의 의식상태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수교하는 일에 대한 소련정부의 정책과 국민의 의식간에 괴리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련국민들의 북한 김일성 체제에 대한 태도는 비판적인 단계를 넘어 혐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한국에 대한 태도는 어떠할까? 극히 일부의 지식인 그것도 고르바초프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지식인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김일성 정권이 우리를 비판하던 그 수사적 표현에 젖어있는 것이 지배적인 현상이 아닐까? 그러면서도 후진국 중 경제발전에 성공한 거의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북의 변화 촉진에 기대 지난 6월초에 있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가 마치 내키지 않는 일을 저지른 것 같은 표정이 있던 것에 비한다면이번 모스크바정상회담에서는 무엇인가 새로운 결심을 한 것 같은 인상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선입견인지 모르겠으나 고르바초프가 유럽의 정상들과 어울릴 때처럼 신나게 웃는 장면을 못 본 것 같다. 물론 국내문제가 어려워 크게 웃을 형편이 못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취재하던 어떤 TV의 기자는 붉은 크렘린궁성을 가리키며 우리나라 대통령이 별과 낫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는 저 높은 담 속에서 소련측 상대와 회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러시아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소련과의 관계설정이 이렇게 급속히 진행되는 데 어리둥절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저 좋은 세상이 오려나보다 하는 기대를 갖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 좋은 세상이란 어떠한 것일까? 우리가 소련과의 외교관계 설정에 거는 기대는 북한 김일성 정권의 개방과 변혁을 촉진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 나아가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고 남북한간에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기대는가장 합리적이고 또 당연한 것이다. 소련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고 또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북한은 1989년 11월 현재 소련에 13억달러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1991년부터 경화로 소련의 석유를 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기왕에는 시장가의 반액으로 공급해왔는데 이 제도를 폐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련의 영향력은 줄어든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모스크바선언에서 「남북한간에 정치적 군사적 대결의 종식」 운운하였으나 소련이 그 동안 표현해온 정책원칙을 천명한 데 지나지 않는다. 다만 소련이 그 동안 북한의 군사력을 부추기는 기본세력이었으나 이제는 그러한 정책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지역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소련은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라는 점에서 북한과 태도를 같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사실은 기존 한미우호와 안보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과는 최근 통상정책면에서 마찰을 빚어 전통적인 우방이라는 국민의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젠 부산까지 영향력 이렇게 볼 때 한소 수교와 협력관계의 증진이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으면서 미국과의 관계냉각화로 이어질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사실을 중요시하여야 할 것이다. 국제관계란 묘한 것이어서 예기치 않은 오해를 가져올 수 있고 이것이 또 외교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소련을 시장으로서의 가치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시해왔다. 그러나 소련은 경제협력 못지않게 아시아지역으로의 전통적인 러시아적 세력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소련으로서는 북위 38도선이 종착역이었으나 러시아로서는 부산 또는 제주도가 종착역이었던 것이다. 외교에는 반드시 앞면과 뒷면이 있다. 우리의 한소 관계도 이같은 일반원칙의 거울로 보아야 할 것이다.
  • “한반도평화 다지는 대 북한정책 펴라”

    ◎노대통령 맞는 고르바초프에게/분단에 책임… 「결자해지의 묘책」 기대/미군철수 전제 비핵지대 구상은 비현실적 한국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향한다고 할 때에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한반도의 냉전을 시발시킨 모스크바 3상회의다. 한반도에 대한 신탁통치를 결정하였을 때에 한국의 대내정치,특히 좌익이 3일만에 「반탁」에서 「찬탁」으로 돌아선 것이 전후 세계질서인 냉전을 우리의 대내정치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시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족주의를 실질상 분단시킨 곳이 모스크바였다. 한반도에 얄타협정을 적용하기로 한 곳이 모스크바였다. 오늘날 한국민이 감회깊게 노대통령을 모스크바로 보내면서 깊은 숙고에 빠지는 것은 독일통일을 허용한 소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무엇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초점이라고 본다. 오늘날도 독일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게 한 한반도문제의 핵심인 한국전쟁의 책임이 역시 김일성체제와 소련에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 북방정책의 시동은 조지 케넌이1946년에 봉쇄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했을 때 명제였던 세계혁명적인 성격을 띤 소비에트권력을 꾸준히 봉쇄하면 끝내는 사회주의의 대내체제가 「변질」할 것이라는 데서 보듯이 우리가 소련에 접근하는 것은 소련이 「변질」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변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소련의 정치변동을 기대하나 소련의 대내정치,경제의 난관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소련의 정치변동을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끝내는 우리 국민이 깊이 보려는 것은 과연 소련의 한반도정책이 얼마나 변했는가 하는 점이다. 소련이 편견없이 한반도의 근대사적인 민족주의의 성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민은 민족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생존양식으로의 자유주의 경제체제라는 「시장」을 향하여 지금까지 노력해온 민족이다. 위에서 편견이라 하는 것은 최근 소련정부일각(정보)에서 서울올림픽 이래 한국의 사회를 결론지었다는 항목들이 알려져 있다. 그들은 ①한국사회에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있다. ②한국민은 반일적이다. ③한국민은 군을 반대한다. ④공무원이 부패했다. ⑤한국은 재벌정치다. ⑥국민의 과반수가 한국전쟁을 모른다. ⑦젊은층이 반미적이다라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이같은 평가에서 첫째 한국국민에게 사회주의성향이 있다는 것은 도시 거리가 먼 얘기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치르고 견뎌낸 국민이다. 가난하고 약한자에 동정하는 민족적 성격을 갖고 있다. 둘째 반일적이다라는 평가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립후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양국간의 사회교류·경제교류 더욱 나아가서 안전보장상의 깊은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는 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반하는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것이며 한국전쟁 이래 국민과 국군과의 관계는 어느나라에도 없는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는 것이다. 넷째 공무원이 부패했다는 말에는 한국경제의 경이적인 근대화에서는 공무원의 기본적인 윤리수준이 엄존하였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확언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국민의 새로운 세대가 한국전쟁을 모른다고 하였으나 적어도 한국전쟁을 다시 원하는가 라고 물었을때는 철저하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아직도 모든 국민이 한국전쟁은 소련의 명령에서 시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젊은 세대에게 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것이 반사적으로 친소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스크바를 여행한 우리 학생들은 다시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라는 것은 이것들이 소련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노대통령의 소련 방문으로 고르바초프와의 본격적인 「균형된 이익」을 거래하는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의 실질상의 민족을 옹위하고 있는 남한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으로서는 한국경제의 활력이 매력일 것이며 또한 상호간에 경제협력이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기대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안전보장문제에 소련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하는 의아심과 기대다. 가령 고르바초프가 거듭 제의한 집단안전보장 구상은 지금에 와서는 한반도의 안전보장체계와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특사로 왔던 메드베데프가 서울에서 운을 뗀 미군의 철수를 전제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에서 보듯이 거리가 너무 먼 일이기 때문에 의아심을 갖게 한다. 당분간은 한 미 동맹관계는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발되는 한 소 관계에서 소련은 한 미 동맹관계를 건드려서는 결코 안된다. 현재 한반도의 유일하고 믿을 수 있는 안전의 발판은 한 미 군사동맹관계 뿐이라는 점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도리어 한반도의 문제점은 소련이 스탈린적인 소비에트파워 때문에 오늘의 파탄이 있다면,소련은 북한에 대한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을 허용하고 가능케한 고르바초프라면 한반도에서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를 본질적으로 기반화할 수 있는 대 북한정책에 대담하게 나서야 한다고 본다. 소련이 중국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이해하나 대 북한 정책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일괄타결할 각종 협정은 거의가 경제적인 성격을 띤 협정이다. 소련의 새로운 대 한반도 정책에 대한 대가가 솔직히 한국의 대소 경제협력인 것이다. 이미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보좌관(페트라코프)의 솔직한 말을 빌리면 서방측에 1천억달러에 이르는 경제원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금 독일 다음으로 한국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도 소련정부가 서방의 경제협력을 대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가 되어 있는지가 의아스럽다. 자본주의국가는 「시장」의 조성없이는 그 경제적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은 북한을 포함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은 감회와 동시에 현실적인 성숙된 감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국과 소련 국민간의 관계가 조직적으로 형성되려는 새로운 역사적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본에서부터 어김없는 이해를 갖고 솔직하고 대담한 한 소 관계의 역사적첫발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한반도 비핵화」는 비현실적”

    ◎“동북아 전반적 안보정세 고려돼야”/최 외무,메드베데프 소 의원 주장 반박 최호중 외무장관은 24일 『주변국가가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배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반적인 동북아 안보정세를 고려하지 않고,주변관계국간의 완전한 합의와 보장없이 한반도라는 극히 좁은 지역에 비핵지대화를 창설하자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혀 최근 소련측이 제기한 한반도 비핵지대화 및 주한미군 완전철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외무장관이 한반도 비핵지대화문제와 관련,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특히 오늘날과 같이 육·해·공중 수단에 의한 핵무기 운반장비가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핵 보유여부보다는 핵무기 사용여부에 대한 정치적인 의지가 보다 본질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 위원회 자문위원은 방한기간중인 지난 22일 한반도 남쪽의 핵무기 설치를 전제로 『한반도문제의 전면적인 조정은 아태지역의 평화·안보·협력을 보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소련은 한반도 전체를 평화적인 비핵지대로 바꾸는 구상을 검토중이며 여타 핵 강대국들과 함께 한국을 비핵지대로 만들기 위한 보증인이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장관은 『메드베데프 위원의 이같은 연설내용은 지난 9월4일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의 블라디보스토크연설 및 10월2일 이스베스티야지 기고문 내용과 똑같은 것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우리 정부는 한반도 핵무기 보유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북한의 「핵사찰」 동의(사설)

    우리는 아직도 조개껍질 속에 들어 있는 듯한 북한에 대해서 약간의 변화라도 눈에 띄게 되면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적어도 변화의 조짐이라도 없나 해서 눈여겨 보는 것이다. 북한이 일본과 요즘 북경에서 수교교섭을 갖는 데 대한 관심도 그중의 하나이다. 최근 북한은 그동안 계속 거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사찰 문제와 관련,IAEA측과 그 대상 및 방법 등을 규정한 협정문서의 내용에 합의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아직 북한 당국은 물론 IAEA측의 공식언급은 없다. 북한으로서도 그동안 핵협정 가입을 고집스레 거부해온 만큼 우선 공식적인 입장천명을 유보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측은 하루라도 빨리 이를 공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남북대화의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지금 대일교섭을 서두르고 있는 북한측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국제외교면에서 북한측은 바로 이 핵문제와 관련해서 더욱 고립되고 있다. 지난 8월 제네바에서 열린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에서도 세계는 북한을 규탄한 바 있다. 북한은 85년 12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으나 그로부터 18개월 안에 IAEA와 핵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평양북방 영변근교에 원자로를 비롯하여 핵연료 처리시설을 갖추는 등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세계에 대해서,또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의 마당에서는 거꾸로 한반도의 비핵화 주장을 하고 나선다. 또한 그들이 전략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자 할 때는 항용 주한미군과 핵문제를 한데 묶어 대화중단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겨왔다. 북한은 지난번 두 차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불가침선언 채택을 주장한 바 있다. 「불가침」에 관해서는 우리측도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가침」은 그 평화적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문제여서 상호 군축,군사정보교환 및 공개훈련참관,군축결과검증 등 군사적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일본과 수교협상을 하고 있고 우리 견해로는 북한이 궁극적으로는 일본이라는 대서방 창구를 통해 서방측과의 관계개선,특히 미국과의 수교를 겨냥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측의 대북한 인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미측은 북한의 완강한 「핵자세」를 통해 그들의 호전성과 대남전략의 불변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미측이 북한에 대해 핵안전협정에 가입할 것을 계속 촉구ㆍ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군사적 목적의 핵개발은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지금까지 핵안전협정 체결을 거부해온 만큼 그들의 진정한 평화의지가 국제적으로 공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북한이 변해야 하고 고립되지 말고 국제무대에 당당히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사찰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사실이기를 바란다. 그것이 북한 내부로부터의 괄목할 변화는 아니라 할지라도 핵사찰 동의만으로도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완화되리라고 확신한다.
  • 세르게이 로고프 박사/소 과학아카데미 미ㆍ가 연구소(특별기고)

    ◎“남ㆍ북한 군축이 통일의 첫걸음”/주변국 포함,신뢰구축에 주안 둬야/일의 잠재적 군사력도 제한 바람직 최근 한국을 방문중인 소련의 군축문제 전문가 세르게이 로고프 박사가 한반도를 비롯한 극동지역의 군축문제에 관해 본지에 특별 기고를 해왔다. 한반도를 둘러싼 극동지역에서의 급격한 냉전질서 청산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요즘 남북한 군축문제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소련과학아카데미 산하 미국 및 캐나다연구소 군축연구부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그의 기고문은 군축문제에 관해 인식의 지평을 넓혀 줄 뿐만 아니라 남북한 군축문제에 관한 소련측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그의 기고문의 전문이다. 냉전은 종식됐고 세계질서는 양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며,군사적 안정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변화를 북돋울 것인가,이것이 이 시대의 주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나토나 바르샤바조약기구 같이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안보기구들은 새로운 상황에서 비효율적이다. 전지구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지역적인 차원에서도 새로운 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하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빚어진 페르시아만사태에서 보듯이 냉전질서가 무너진 지금 새로운 안보협력체제가 없이는 군사력으로 패권을 장악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계속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반도를 비롯한 극동지역은 아직도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장 위험한 지역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독일이 통일된 현재 한반도는 냉전으로 분단된 유일한 국가가 됐다. 한반도의 군사력 집중은 유럽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대규모이다. 유럽에서는 빈협정의 결과,군사적 대치상황이 멀지 않아 종식되지만 한반도에서는 군축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한반도에는 아직도 군비경쟁이 계속되고 있고 보다 정밀화된 신형무기들이 양측 모두에 의해 도입되고 있다. 상황은 한반도에 배치된 전략 핵무기에 의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하에서 극동지역의 군비축소와 군사적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시급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포함,평화로운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미소간 군축회담과 나토­바르샤바조약기구간의 군축회담 경험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촉진시키는 데 6가지 분야가 있음을 보여준다. 6가지 분야는 다음과 같다. ­병력 수ㆍ배치ㆍ군사조직 개편 등 상호 군사력 감축 ­무기생산 기술의 제한 및 군사예산 감축 등 경제적 기술적 제한 ­방어적 군사교리의 개발 그리고 이에 입각한 훈련 및 군사연습. ­군축조약 실현검증을 위한 방안 마련 ­군비통제를 항구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 ­군 조직 상호간의 연계강화 6가지 분야에서 마련된 방안들은 군축의 전통적 목표를 넘어서,미국과 소련으로 하여금 경쟁을 완화시키고 나아가 적대감으로부터 상호협력으로 두 나라의 관계를 변화시켰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이러한 방법들이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사견으로는 한반도가 유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잘못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군축의 몇가지 방법은 한반도에서 시도한다면 성공을거둘 수 있을 것이다. 군축이 정치과정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사견으로는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반드시 실질적인 군축을 거쳐야 한다고 보여진다. 군축의 첫번째 단계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기습공격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군사력 감축,특히 비무장지대에 집중돼 있는 병력의 감축협상이 요구된다. 비무장지대는 정말로 비무장화 돼야 하며 이에 덧붙여 비무장지대의 인접지역에 공격용 무기 제한지역이 새로이 설정돼야 한다. 이외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이 시급히 취해져야 한다. 한반도의 군축에는 이밖에 다음과 같은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그리고 공격용 전투기와 탱크 등 공격용 무기의 제한. ­남북한 양측이 군사교리를 비공격적으로 바꾼다. ­국방예산의 동결,나아가서는 군비지출의 감축. ­군사정보와 계획의 교환을 위한 쌍무 위원회의 창설. ­군사훈련의 횟수와 범위 제한. ­위기방지센터의 창설. 한반도의 군축방안들은 극동지역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군축노력과 연계돼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 소련 중국 일본이 포함돼야 한다. 극동지역 전체의 군축논력은 신뢰구축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며 일정 시점에 이르러서는 지상군과 해군력 특히 미소 양국의 군사력 감축을 가져 올 것이다. 극동지역의 새로운 군축틀 속에는 일본의 군사적 잠재력에 대한 제한도 다뤄져야 할 것이다. 극동지역에서의 군축틀은 관련당사국들의 집중적인 협상으로서만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지만 공식적인 협상 이전에라도 공식협상에 대비하기 위해서 군축전문가 사이에 활발한 논의가 전개될 필요가 있다.
  • 안보환경 변화와 국군의 위상/건군 42돌 세미나 중계

    ◎“군개방ㆍ민주화로 「국민의 군대」 발돋움”/사회갈등 해소로 정치개입 소지 없애야/국제정세 불확실,「공세적 방어전략」 필요/북한 핵무장 따른 대응수단 선택 신중히 한국국방연구원(원장 황관영)은 27일 건군 42주년을 맞아 「안보환경변화와 국군의 위상 및 과제」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가졌다. 한국사회과학원 원장 김경원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학술토론회에서 연세대 김달중교수는 「안보환경의 변화와 국군의 과제」,유사 온창일 교수는 「군군의 자주화 및 정예화」,상명여대의 조성대교수는 「민군관계와 국군의 사회적 위상」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세 논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안보환경의 변화와 국군의 과제(김달중교수)=90년대의 국제정세는 냉전요소와 탈냉전요소,과거와 미래,순기능과 역기능,기회와 위협이 공존 혼재하는 「불확실성」과 「유동성」이 특징적으로 부각되며 국제안보 측면에서도 동서진영의 군사적 대결보다는 협력,봉쇄보다는 개방,절대안보대신에 공동안보,군비경쟁대신에 군비통제로의 전환추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의 주변 안보환경의 변화내용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냉전질서의 변화와 그에 따른 미소의 전략적 이해관계의 조정국면으로서 소련은 「군축」과 「비핵화」라는 대 한반도전략적 접근방식을,미국은 전통적인 「전진기지 방위전략」의 수정국면에 따른 주한 미군 3단계 철수안을 가시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른 한국안보와 국군의 당면과제는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의 기초인 가상적설정에 대한 장기적 총체적인 접근 ▲포괄적 안보개념의 필요성 ▲대 북한 군사력 균형을 위한 이중적 접근의 필요성 ▲한미 안보협력체제의 변화에 따른 한국방어의 한국화 특히 주한 미군 규모 및 역할조정에 따른 작전지휘권의 환원문제,방위비 분담문제,휴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데 따른 제반정책의 수립,국방관리체제의 전환 등이다. ◇국군의 자주화와 민주화(온창일교수)=국군의 자주화 정예화를 민족의 생존을 위해 통일이 되기전이든 후이든간에 무형적 요소별로 진행되어야 한다. 개인의 체력ㆍ담력ㆍ의지ㆍ전투기술뿐만 아니라조직의 효율성ㆍ생동감ㆍ비경직성ㆍ융통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요소의 자주화,정예화는 실로 끝이 없다. 통일전의 군사전략개념은 공세적 방어가 적합하며 통일후에도 수세적 방어가 적합하다고 본다.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본보기는 스위스와 스웨덴,그리고 일본의 예를 들 수가 있다. 전쟁지도체제는 위협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대처해야 할 수단을 적절하게 선정할 능력이 있어야하며 일단 군사적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면 군사지휘체제는 신속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화생무기를 가진 북한이 핵무장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현상태에서 이에 대한 독자적인 대응수단을 보유해야할지 미국에 의존해야할지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수세적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는 나라의 거의 대부분이 비핵수단에 주로 의지하고 있다. 자주화의 수준을 결정함에 있어 어떠한 종류,어떠한 수준의 위협을 우리 자위력으로 막고 그 이외의 것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정해야 한다. ◇민군관계와 국군의 사회적 위상(조성대교수)=한국의 민군관계를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문민우위시대(1948∼61)와 군부우위시대(1961∼87)로 대별할 수 있다. 문민우위시대는 정부수립 이후부터 민주당정권까지로 문민이 군부우위에 존재했고 군은 문민의 통제 감독하에 직업주의에 따른 대외적인 국방업무만을 전담했고 군엘리트의 정치권 참여도 미미했다. 군부우위시대는 5ㆍ16 군사혁명 이후 제5공화국까지의 시기로 군부가 문민의 우위에 존재하며 민을 통제감독한 시기이다. 초기 군부우위체제는 성공적인 경제개발을 통해 긍정적 민군관계를 가졌으나 말기에는 유신체제에 의한 억압적인 장기집권과 10ㆍ26 이후 군부의 재등장으로 부정적 대군의식을 초래했다. 군의 사회발전기여는 순 기능적 역할로는 산업화의 성공적추진,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국가안보체제의 확립 등을 들수 있으며 역기능적 역할로는 민주화의 지체,군의 정치개입과 독재유산,민군간의 위화감 조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바람직한 민군관계를 위해서는 민과 군이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하며 민은 군의정치참여요인을 배제하고 비판과 비난을 삼가 군을 궁지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회내에 증폭되는 갈등ㆍ불화ㆍ대립을 해소시키면서 국민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조성해야 한다. 군을 전문화해 전문직업집단으로 양성시키고 군의 정치적 중립화를 제도적인 장치로 보장하며 군을 국민에게 개방하여 군민화합을 꾀하고 군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기초한 민주화를 이룩하는 것이 필요하다.
  • “「유엔 동시가입」이 남ㆍ북한 안정에 기여”

    ◎미 헤리티지재단 「한반도」 세미나/북한,10년내 민주화… 통일 가능성/주한 미군 추가철수는 군사력균형 저해/소,평양의 개혁거부에 실망… 신뢰성 균열 워싱턴의 보수두뇌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은 11일 「한반도 냉전긴장완화:미 정책입안자들의 선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현홍주 유엔주재 한국대사를 비롯,스티븐 솔라즈 미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스펜스 리처드슨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참석,한반도의 비핵화문제와 대 북한 통신개방문제 등을 주요 관심사로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이날 참석자들의 발언요지이다. ▲스티븐 솔라즈(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위원장)=남북한 총리회담의 개최는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유럽의 변화가 아시아에 도래한 것은 아니다. 한반도 적화통일 의도를 포기한 적이 없는 북한은 한국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남북한간의 적대적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우리가 해서는 안될 것과 해야될 것이 있다. 미국은 주한 미군의 1차 감축계획인 7천명 이외에 더이상의 극적인 감축은 자제해야 한다. 주한 미군은 한반도 안정과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해왔으며 한반도에서의 군사력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미 의회가 주한 미군의 추가 감축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나는 남북한 총리회담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내가 평양을 방문했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북한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이번 총리회담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지도부에 변화가 없는 한 한반도에서 상황진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동독의 민주화가 독일통일의 길을 열었듯 한반도 통일도 북한의 변화가 있어야 길이 열린다. 북한의 핵개발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며 이는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 안전협정서명을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이에 대한 미ㆍ중ㆍ소의 보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금세기 말까지 북한이 민주화되고 결국한반도 통일이 이루어 지리라고 본다. ▲현홍주(유엔주재 한국대사)=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첫째,이 사태는 냉전 종식이 지역분쟁의 억제와 관계가 없으며 냉전이후 시대에는 유엔만이 분쟁 해소와 평화유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둘째,유엔의 그런 역할은 관련국들의 이해가 일치됐을때 효과적 일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셋째,유엔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치적ㆍ군사적 힘이 필요하며 넷째,미국이 국제위기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교훈은 한반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두개의 한국이 함께 유엔에 들어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국의 유엔 가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는 상충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미일은 오래 전부터 한국의 유엔 가입을 지지해 왔고 중국은 한반도의 전쟁 재발을 원치 않고 있어 한국의 가입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곧 한국과 수교할 소련 역시 한국 가입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유엔에 가입하면 회원국으로서 유엔의 권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만일 지금 한국이 유엔 회원국이었다면 한국의 납세자들은 유엔의 대 이라크 봉쇄조치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불편한 느낌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어느 강대국도 한반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한 의미가 없다. 더욱이 북한이 핵 안전협정에 서명조차 않는 상황에서 솔라즈 의원의 주장은 바로 북한이 바라고 있는 바다. ▲스펜스 리처드슨(미 국무부 한국과장)=미국은 한국의 북방정책을 지지하며 북방정책의 성공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길 것으로 믿고 있다. 분명히 밝히지만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이 아니라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우리는 1988년 북경에서 북한과 외교관 접촉을 개시한 이래 북한에 대해 남북 대화진전ㆍ핵 안전협정 체결ㆍ테러포기 입증ㆍ미군 유해송환 등을 촉구해왔다. 북한이 우리 요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진전된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가 대 북한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미국은 모든 한반도 문제를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브렌트 프랜젤(킷 본드 상원 의원보좌관)=미 의회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한 책임 분담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특히 일부 의원들은 한국의 협조를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의 안보 그늘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한 데다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 방위분담 압력을 가중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데릴 프랭크(헤리티지재단연구원)=소련은 평양의 개혁 거부자세에 실망하고 있으며 북한을 정치적ㆍ경제적 능력을 가진 상대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접촉한 한 소련관리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대화를 원치 않고 있다. 김일성이 죽기 전엔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과의 안보협력을 긴밀히 하는 가운데 적정수준의 주한 미군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주한 미군의 추가감축은 북한이 공격형 군사배치를 포기했을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은 남북간 협상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 “통일독일 화생방무기 폐기 병력 37만명ㆍ국경조약 확정””

    ◎「2+4회의」 최종합의문서 초안 【도쿄 연합】 동서독과 미ㆍ영ㆍ불ㆍ소 등 대독 4개 전승국은 통일독일의 국경선 확정,동독 영토부분의 비핵화,군사동맹 귀속의 자주결정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과 8개항목의 최종 합의문서 초안을 마련했다고 아사히(조일) 신문이 7일 본 발신 단독기사에서 밝혔다. 아사히는 문서초안이 7일 동베를린의 실무협의를 통해 마무리된후 오는 12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동서독과 전승 4개국등 6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조인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일독일의 국제적 테두리를 정한 이 초안은 전문에서 독일통일이 유럽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강조하고 8개항의 조항을 통해 통일독일의 국경선확정,독일에 대한 전승 4개국의 유보권 소멸,통일독일의 ABC(핵,생물,화학) 병기의 폐기 및 동독 영토부분의 비핵화,통일독일의 군사동맹 귀속의 자주적 결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초안은 또 독일에 있는 소련 전승 기념물의 보호와 파시즘 부활방지를 위해 양독정부가 소련측에 서한형식으로 이를 보증하는 한편 ABC병기의 폐기와 함께 총병력을 37만명으로 제한키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밝혔다.
  • “신데탕트시대”… 일본의 안보전략(해외논단)

    ◎이클레 전 미 고위관리ㆍ일 나카니시교수 공동진단/“「자체방위」보다 「범세계안보동맹」 모색할 때”/크렘린변화 따라 「지역방어」 수정 불가피/90년대말 「미ㆍ일ㆍ구 3각체제」 등장 가능성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세계 곳곳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방위력 증강문제로 국내외에 논란을 일으켜 온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일본은 내년 3월이면 중기 방위력증강계획이 일단락될 예정이어서 일본의 새 방위전략은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향후 방위전략과 관련,미국의 포린어페어즈지 (90년 여름호)는 「일본의 대전략」이란 제목으로 FㆍCㆍ이클레씨와 나카니시 데루마사씨가 공동집필한 논문을 싣고 있다. 이클레씨는 레이건행정부 시절 미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을 지냈으며 나카니시씨는 일본 시즈오카대 국제관계 교수로 재직중이다. 다음은 「일본의 대전략」 요지이다. 유럽의 변화와 소련의 중첩된 위기가 일본의 안보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동구에서의 공산주의 붕괴와 소연방의 해체움직임은평양 하노이 그리고 북경의 지도체제를 흔들리게 할 것이다. 일본의 안보전략은 미국과의 동맹을 골간으로 형성됐고 아직도 그속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곧 이 동맹의 목적과 성격은 유럽의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과거 일본에는 미국의 대소봉쇄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동의가 형성돼 있었고 미일동맹을 소련의 침입에 대항하는 방패로 평가해 왔다. 이 단순한 전략 개념은 아직도 유효하기는 하지만 곧 충분치 못하게 될 것이다. ○대소봉쇄 점차 탈피 일본으로서는 거대한 경제력ㆍ기술력에 걸맞게 세계평화에 이바지 한다는 목적의식을 고양시켜야 할 때가 됐다. 일본은 인본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이며 평화적인 국가라는 이미지에 상응하는 그리고 일본국민들로부터 널리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전략」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방위정책의 대상영역은 일본열도를 넘어 확장돼야 한다.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일본의 경제와 지역적으로 한정돼 있는 방위정책 사이의 불균형은 더 이상 유지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의 「대전략」은세차원에서 개발될 필요가 있다. 첫째 일본의 주변지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안보전략은 소련의 변화에 맞춰 조절돼야 한다. 둘째 원거리 국가와의 경제관계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역의 적대세력간 마찰과 전쟁확산도 고려한 범세계적 안보전략도 개발돼야 한다. 셋째 핵개발이 아닌 핵공격을 막기 위한 측면에서 핵전략문제가 검토돼야 한다. ○세계평화 지향해야 오늘날 일본의 방위정책은 아직도 소련 군사력의 위협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북한 남침에 대한 소련의 지원,소련의 위협적인 군사력 시위,북방 4개도서의 점령이 일본으로 하여금 소련과 적대적 관계를 갖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소련 국내외정책이 요즘처럼 계속된다면 이러한 역사적 이유들은 그 의미가 점차 희박해질 것이다. 또 일본이 장차 안보와 관련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국가는 소련만이 아니다. 일본의 「대전략」속에서 중국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중일관계는 일소관계에 비해 훨씬 가깝고 복잡하다. 따라서 훨씬 어려운 전략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의 「대전략」속에서 중국이 수행할 역할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5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중일관계는 위협적인 관계에서 화해의 관계로 바뀌었다. 이후 중일관계는 상당한 안정을 누려 왔다. 이는 주로 미일 동맹관계에 힘입은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변화도 안보전략에 문제를 던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평양의 공산독재정권이 마침내 무너져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통일 한국은 핵무기 개발을 완만하게나마 추진할지도 모른다. 일본의 「대전략」은 전세계를 고려하는 범세계적 차원에서 수립돼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고 여겨지는 나라는 시기와 분노의 대상이 되기 쉽다. 70년대 미국은 적대국 소련과는 무관하게 이란 리비아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국가의 안보전략은 목전의 관심사항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우발적 사건에도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재난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중동전은 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공급을 고갈시켜 일본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일본경제가 먼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군사 안보에 관한 한 지역적인 차원에서만 보는 경향이 있다. 지금처럼 무기가 발달되고 상호연관성이 긴밀한 시대에 독자방위전략은 동맹체제보다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미국과 유럽의 동맹이 필요하다면 땅이 좁고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를 가진 일본으로서는 미일동맹이 더욱 필요하다. 90년대 말에는 미국 유럽 일본의 3각 동맹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의 최근 변화가 아시아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든 또 군축이 어떻게 결말이 나든 핵무기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장기 전략도 핵무기의 존재를 피할 수는 없다. 미국의 핵전략은 NATO구조하에서 유럽의 상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은 반면 일본에 의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본인들의 핵에 대한 거부감은 일본정부로 하여금 핵에 관해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일동맹 덕분에 핵위협으로부터 보호됐을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핵논란으로부터도 면제됐다. 앞으로도 당분간 군축으로 인해 핵문제에 관한 날카로운 논쟁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일본은 핵무장국가들과 공존해야만 한다. 일본의 경제력과 잠재적 군사력은 다른 나라의 핵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은 핵과 관련,중요한 역할을 피할 수 없으며 문제는 역할을 할 것인가 말까가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핵방어대책 수립을 혹자는 일본의 비핵화와 함께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최소화하거나 비동맹국이 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비동맹주장자들은 일본의 산업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자위대만으로 방위에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독자방위정책은 이웃나라와의 군사적 긴장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소련 중국 그리고 아마도 통일한국의 핵위협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일본이 비동맹 핵무장국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은 국내외로부터의 거센 반발을 고려할 때 더욱 설득력이 없다. 미국과의 동맹은 일본에 핵위기시 안보우산을 제공할뿐만 아니라 SDI의 경우에서 보듯이 강대국의 전략 및 핵전력 감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핵부문에서의 미일동맹은 양국간의 신뢰유지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핵확산 및 핵위협에 억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자체 방위에 주력해 왔지만 앞으로 일본은 다른 민주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전세계의 평화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공동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일본정부는 핵시대에 2번이나 미래지향적 안보전략을 수립ㆍ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57년에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했으며 76년에는 중기방위계획을 세워 해상수송로 방위선을 확장하는 등 방위력을 증강해 왔다. 그러나 이 중기계획은 91년 3월에는 완료되므로 90년대와 21세기를 이끌어 갈 「대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바다를 항해하면서 목적지도 없고 나침반과 지도도 없다면 배는 바람 부는 대로 갈 것이다.
  • 북한의 DMZ 핵기지 건설(사설)

    지난 2월 서울을 방문했던 체니 미 국방장관은 귀국직후 미 의회증언에서 북한의 핵개발계획이 동아시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 무렵 동구권에서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민주화 개혁추세에 따른 국제적인 화해와 군축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동서의 모든 국가들이 전후 냉전체제의 종언을 선언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국제적으로 검증되고 있었던 북한의 핵개발은 이같은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무모한 전쟁대비책동으로 보여졌던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는 한반도의 휴전선 비무장지대(DMA) 부근에 새 탄도미사일의 발사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발사대 2기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을 개량하여 자체개발한 이 새 탄도미사일은 그 사정거리가 5백 내지 6백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남한전역이 그 사정권에 들며 핵 또는 화학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한반도 안전문제와 관련하여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이 특히 미국의 첩보위성에 의해 이미 이달초에확인됐다는 점에서 매우 심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나 핵운반수단의 확보 내지 실전배치는 크게는 국제정세의 신데탕트 분위기와 군축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는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근본적으로 깨고 나아가서는 동아시아에 또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실질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휴전선 일대에 그들 전병력의 70%이상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특히 전쟁상황 또는 기습공격시 전후방 이동 등 기동이 자유로운 자주포를 비롯하여 대공포ㆍ견인포와 주력 전차,장갑차등 모든 공격 전력을 휴전선 북방한계선에 은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제적인 추세발전에 힘입어 한반도에서의 군비통제 또는 군축논의가 활발해질 계제에 이른 것도 사실이다. 또 우리쪽의 대화노력과 방안 가운데에는 구체적인 군축협상도 포함돼 있다. 북한 당국 자신도 최근에는 남북한 군축문제와 관련하여 몇개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전해진 바로 본다면 북한의 태도는 실제와 다른 것이드러났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겉고 속이 다르다면,더구나 그것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직접 관련되는 군사적 사항이고 보면 우리로서도 만반의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미소를 비롯한 국제여론의 권유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핵안전협정(IAEA)에 서명하기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그들의 그같은 거부자세가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의 핵기지 설치와 관련됐다면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한소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ㆍ북한이 북경등지에서 접촉했다고 하나 그 역시 이 핵안전협정 서명과 관계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우선 북한이 핵무기 개발내지 새 미사일기지 설치설과 관련하여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본다. 북한이 그동안 한반도의 비핵화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해 왔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그들이 현명치 못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 소,유럽단거리핵 전면철거 제의/서독배치 미사일 겨냥

    ◎9∼10월 회담통해 비핵화 촉구/나토선 “재래식 감축뒤 가능”이유 즉각 거부 【브뤼셀 로이터 AFP 연합】 소련은 유럽을 사실상 비핵화하기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서방측과의 조기회담을 통해 유럽의 모든 단거리 핵미사일을 철거할 것을 제의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식통들이 15일 말했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러한 소련측 제의를 거부했다. 나토의 한 대변인은 나토가 단거리 핵미사일 감축을 위한 협상을 가질 준비가 돼 있으나 이같은 협상은 올해 하반기에 유럽배치 재래식 전력감축에 관한 동ㆍ서 양진영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서방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측은 금년말쯤 유럽배치 재래식 전력(CFE)감축 협정이 조인된 이후에 단거리 핵미사일문제에 관한 회담을 시작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소련은 CFE 감축협정과는 별도로 오는 9월 또는 10월에 회담을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나토 소식통들은 소련이 단거리 핵미사일 분야에 있어 14배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측은 단거리핵전력을어느 정도 감축할 것인가에 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인데 나토의 한 외교관은 소련이 SNF의 대부분이 배치된 서독을 겨냥,이같은 제의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교관은 『오는 12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독에는 현재 반핵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돼 있다』고 지적하고 『소련은 서독에 배치된 핵무기를 제거하기를 원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사정거리가 5백㎞ 미만인 단거리 핵미사일은 동구의 민주화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붕괴에 사실상 쓸모가 없게 됐으며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가장 골치아픈 정치적 논란거리로 대두됐었다.
  • 미ㆍ소 정상,대결시대 종식 선언의 의미

    ◎아태지역 새질서 구축의 “청신호”/“북한개방이 평화정착 열쇠”판단/소도 냉전구도 청산을 강력 희망/크렘린,한ㆍ일 등과 경협 확대… 긴장완화 추구 미국과 소련의 두 정상은 3일 양국정상회담을 마무리짓는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소양국의 대결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회담의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평가들이 있겠지만 이번 회담으로 전후냉전체제를 이끌어온 두나라는 대결시대를 마무리하고 상호협조의 터를 다지는 하나의 이정표를 마련했다.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입문제에 대해 양측의 이견이 아직 좁혀지지 않았으나 지난 6개월여 계속돼온 동유럽의 변화는 이번 미소의 만남으로 사실상 마무리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제 세계의 관심은 한반도를 비롯,중국ㆍ베트남 등 마지막 남아 있는 아시아공산국들의 변화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도 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와의 새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태평양권에도 새질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해 다음의 외교목표를 아시아지역에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이 계획의 일환으로 아태국들과의 경제협력체 구성을 위해 내년초 일본방문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노태우대통령과의 전격적인 한소정상회담 합의와 대한수교의사는 고르바초프의 이러한 정책의 구체적인 첫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소련은 고르바초프 집권이후 아시아 지역에서의 새 질서모색을 위해 정기적으로 여러 제안들을 내놓았다. 지난 86년 7월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에서 중국과의 화해를 천명한 것을 비롯,그해 11월에는 아태지역의 비핵화 등 군축을 제의한 「뉴델리 선언」,그리고 88년에는 이 지역국들의 경제협력과 집단안보 구상을 골자로 한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을 내놓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아프가니스탄과 캄보디아주둔 베트남군의 철수가 이뤄졌고 89년 5월과 금년 4월 두차례에 걸쳐 중국과의 수뇌회담이 성사돼 양국 국경의 병력감축 합의가 발표됐다. 그동안 동유럽에서는 소위 「브레즈네프 독트린」의 페지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산정권이 무너지는 일대 변혁이 진행됐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공산국들은 좀체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들도 80년대 들어 정치체제를 고수하면서 경제적인 변화만 추구한다는 소위 「위로부터의 개혁」방식을 도입,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했지만 그 정도는 너무 미약했다. 정치와 경제체제를 한꺼번에 바꿔버린 동유럽의 변혁물결이 일자 이들은 결국 체제안보를 위해 변화시도 자체를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6월 북경의 천안문 사태가 그 단적인 예이다. 북한은 동유럽 각국에서 유학생들을 불러들이고 남북대화를 교착상태에 빠지게 했다. 소련으로서는 아시아지역에서 유럽에 상응하는 군축,그리고 시베리아를 포함한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변화노력을 이곳에서 펼칠 때가 된 것이다. 아시아에서 동서대결구도가 청산되지 않는한 북한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인 가치를 소련은 포기하기 어렵다. 북한은 주한미군과의 대치지역이고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발진한 소태평양함대가 태평양으로 빠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소양국은 한ㆍ미ㆍ소 3국이 북한을 설득,개방을 촉진함으로써 남북한 대화와 미ㆍ북한관계개선 그리고 이 지역의 군축에 진척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한다는데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과의 수교를 단기적으로 북한에게는 충격이겠지만 결국 이지역의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는 게 소련의 판단인 듯하다. 북한의 충격완화를 위해 일시적으로는 주한미군철수,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 대체 등 북한의 입장을 부분적으로 지지하겠지만 소련이 한반도에서 바라는 것도 결국은 독일식의 해결방안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북방4개섬 반환문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아시아지역의 새질서 구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과의 본격 협력시대를 열어 새 아태협력체를 구성시키겠다는 것이 소련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북한ㆍ중국을 포괄하는 구상이다. 고르바초프의 내년 방일은 이런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동유럽의 변혁물결과 본격화될 소련의 아시아정책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유럽대륙에서와 같은 화해의 새바람이 불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오는 9월 북경아시아게임을 고비로 중국도 대외개방과 민주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들이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변화조짐이 없다. 노대통령은 3일 한소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면서 출국인사를 통해 『우리의 분단상황은 결코 21세기로까지 이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10년안에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남북한과 미ㆍ소ㆍ중ㆍ일 등 관련국이 무엇보다 먼저 할일은 이 지역의 긴장완화와 대결구도 청산일 것이다. 남북한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에게 주는 이번 미소정상회담의 의의는 바로 이런 노력의 첫발을 내딛게 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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