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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老사상가 백낙청, 대전환을 고하다

    老사상가 백낙청, 대전환을 고하다

    1966년 당시 28살의 젊은 논객은 ‘새로운 창작과 비평의 자세’라는 도발적 논문을 썼다. 개인적 감상(感傷)과 감각적 문체가 각광받던 당시 한국의 문단 풍토에서 주창한 ‘시민문학론’은 파천황적인 충격이었다. 김승옥, 이청준 등의 문학은 찬탄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 됐다. 미국 유학을 갓 마치고 온 뒤 계간 학술문예지 ‘창작과비평’을 창간시켰던 백낙청(77) 서울대 명예교수다. 1970년대 들어 서구 문학에 주눅들어 온 문단에 민족문학론을 내세우며 주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물줄기를 뚫었고, 문학이 시대와 별개로 존재하지 않음을 각인시켰다. 백 명예교수는 이후 분단체제론, 중도주의 변혁론, 2013년체제론 등으로 시대적 실천담론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제시해 왔다. ●한국사회의 근본적 탈바꿈을 위한 동력 찾아나서 반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인 2015년, 이제는 문학평론가, 인권운동가, 통일운동가 등 실천적 지식인에서 노사상가로 자리매김된 그가 다시 한번 한국사회에 파천황적인 대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올 초부터 정치·경제·교육·환경·여성·노동·남북관계 7개 분야의 현장에서 내공을 쌓아 온 전문가들을 차례로 만나 묻고 답하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대담집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창비)를 펴냈다. 현장에 깊숙이 뿌리내린 이들의 목소리에서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방향과 동력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계간 창비 가을호에 ‘큰 적공, 큰 전환을 위하여’를 기고한 것이 대담 기획의 계기였다. ‘적공’과 ‘전환’은 내공을 깊게 쌓고 변화를 준비하자는 의미다. 실제 백 명예교수와 얘기 나눈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사회 전체에 대한 설계가 가능할 전문가들이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이범 교육평론가,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김영훈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박성민 정치평론가다. ●대중과 함께하는 중도노선 큰 틀 속 변혁의 관점 놓치지 말아야 백 명예교수는 지난 대선 전에 내놓았던 ‘2013년체제론’에 대해 “당시 선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스스로도 대선에 많은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그럼에도 2013년체제는 만들어지지 못했다”면서 “좀 더 겸허하게 묻는 자세로 나아가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가만히 있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이번에는 내 생각보다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대화하면서 이 세상이 어떤 면에서 바뀌고 있고 어떤 면에서 안 바뀌는지, 안 바뀌고 있다면 왜 안 바뀌는지를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고 대담집 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각 대담을 관통하는 것은 ‘중도주의 변혁론’이다.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가 힘을 합치고, 더욱 광범위한 대중과 함께하는 중도 노선을 강조하면서도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변혁의 관점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백 명예교수의 문제제기와 대안 제시가 곳곳에 깔려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화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화제

    지난 6일 시상식을 마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최대 화제작은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출품된 200편의 상영작 중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이정현 주연의 블랙코미디로 엉뚱하면서도 억척인 여성 수남(이정현 분)의 눈으로 바라본 삶의 역설, 세상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다. 맹한 듯하면서도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수남은 식물인간인 남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요행을 바라지도 않고 그저 소박한 행복만을 바랄 따름이다. 하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병원비는 불어나기만 한다. 영화는 갖은 굴욕적인 상황을 겪던 수남이 작은 행복만을 좇으며 결국 세상을 향해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아니나다를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받았다. 4년 전 이 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서 ‘더블 클러치’로 수상한 전력이 있는 안 감독은 첫 장편영화를 내놓자마자 충무로의 ‘무서운 신예 감독’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여리고 애처롭다가 세상에 대한 광기와 분노를 터뜨리는 캐릭터가 이정현과 똑 맞아떨어진다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함께 시네필들로부터 ‘한국의 쿠엔틴 타란티노’, ‘리틀 박찬욱’ 등의 호칭을 얻었던 안 감독에 대한 호평들이 영화제 상영을 전후해 쏟아졌다. 한국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동아시아 영화 전문 비평가 토니 레인즈는 “멜로드라마의 최루성과 정치풍자의 결합을 통해 블랙코미디의 공식을 전복시킨 작품”이라면서 “웃기지만 충격적이고 때론 잔인한 이 작품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힘으로 충만하다”고 상찬했다. 이와 함께 국제경쟁부문에선 쥐안치 감독의 다큐멘터리 ‘변방의 시인’이, 단편경쟁부문에선 ‘토끼의 뿔’(감독 한인미)이 대상을 차지했다. 비경쟁부문인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작 중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에는 안슬기 감독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9일 폐막식까지 수상작을 중심으로 상영회를 계속 진행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다른 시는 권할 만 하다…뻔한 동시 아냐”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다른 시는 권할 만 하다…뻔한 동시 아냐”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다른 시는 권할 만 하다…뻔한 동시 아냐” 잔혹동시 논란 한 초등학생이 쓴 이른바 ‘잔혹동시’가 수록된 동시집 ‘솔로 강아지’가 논란 끝에 출판사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보유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폐기하기로 했다. ’솔로강아지’를 펴낸 출판사 가문비는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솔로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30일 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 중 일부 작품의 내용과 삽화가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잔혹하다는 지적이 일어 논란을 빚었다. 가장 논란이 된 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다. 여기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등의 다소 폭력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시가 수록된 장에는 여자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쓰러진 여성 옆에서 심장을 뜯어먹고 있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한편 이와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이 같은 논란을 ‘인민재판’에 빗대어 비판했다. 진 교수는 “’솔로강아지’ 방금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 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면서 “읽어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 합니다”면서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잔혹동시 논란, “눈을 파먹어”..진중권 “잔인함 절반은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 경악

    잔혹동시 논란, “눈을 파먹어”..진중권 “잔인함 절반은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 경악

    ‘잔혹동시 논란’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세 소녀 이모 양의 동시집 ‘솔로 강아지’의 내용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솔로 강아지’ 방금 읽어 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며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 한 동시가 아니다”고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가했다. 진 교수가 지적한 문제의 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란 제목의 동시.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 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머리 채를 쥐어 뜯어 / 살코기로 만들어 떠 먹어 /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 가장 고통스럽게”라는 내용이다. 진 교수는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하다”고 이 양의 시를 옹호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 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 교수는 “근데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이라며 “그림 형제의 언캐니(uncanny)한 동화+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하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출판사는 논란이 된 시집을 전량 회수해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전날 밝힌 출판사의 입장에서 “‘솔로 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있는 ‘솔로 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 사진 = 서울신문DB (잔혹동시 논란)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읽어봤는데 다른 시는 권장할 만 하다”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읽어봤는데 다른 시는 권장할 만 하다”

    잔혹동시 논란…진중권 “솔로강아지 읽어봤는데 다른 시는 권장할 만 하다” 잔혹동시 논란 한 초등학생이 쓴 이른바 ‘잔혹동시’가 수록된 동시집 ‘솔로 강아지’가 논란 끝에 출판사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보유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폐기하기로 했다. ’솔로강아지’를 펴낸 출판사 가문비는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솔로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30일 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 중 일부 작품의 내용과 삽화가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잔혹하다는 지적이 일어 논란을 빚었다. 가장 논란이 된 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다. 여기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등의 다소 폭력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시가 수록된 장에는 여자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쓰러진 여성 옆에서 심장을 뜯어먹고 있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한편 이와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이 같은 논란을 ‘인민재판’에 빗대어 비판했다. 진 교수는 “’솔로강아지’ 방금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 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면서 “읽어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 합니다”면서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잔혹동시 논란 “엄마 심장 마지막에 먹어야…” 섬뜩..진중권 발언이 더 충격

    잔혹동시 논란 “엄마 심장 마지막에 먹어야…” 섬뜩..진중권 발언이 더 충격

    잔혹동시 논란 “엄마 심장 마지막에 먹어야…” 섬뜩+경악..진중권 발언이 더 충격 ‘잔혹동시 논란’ 잔혹동시 논란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세 소녀 이모 양의 동시집 ‘솔로 강아지’의 내용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일명 잔혹동시 논란과 관련해 “‘솔로 강아지’ 방금 읽어 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며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 한 동시가 아니다”고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가했다. 잔혹동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란 제목의 동시.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 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머리 채를 쥐어 뜯어 / 살코기로 만들어 떠 먹어 /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 가장 고통스럽게”라는 내용이다. 진 교수는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하다”고 이 양의 시를 옹호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그냥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서슬퍼렇게 도덕의 인민재판을 여는 대신에…” 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진 교수는 “근데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이라며 “그림 형제의 언캐니(uncanny)한 동화+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하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당 출판사는 잔혹동시로 논란이 된 시집을 전량 회수해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전날 밝힌 출판사의 입장에서 “‘솔로 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있는 ‘솔로 강아지’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잔혹동시 논란)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와일드 테일즈’ 외신 극찬 ‘어떤 영화기에?’

    ‘와일드 테일즈’ 외신 극찬 ‘어떤 영화기에?’

    “진정으로 재미있고 동시에 무서운 최고의 영화” 영국 가디언은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이하 와일드 테일즈)에 대해 이같이 호평했다. 또 미국 연예지 할리우드리포터는 “극도로 웃기고 재미있다”고 했고,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유쾌하고 창의적이며 뛰어난 코미디”라 평했다. 이처럼 해외 언론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와일드 테일즈’는 예상치 못한 분노의 순간에 직면했을 경우, 이를 시원한 복수로 날려주는 6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바람피운 남자친구, 2차선 도로에서 기 싸움을 유도하는 운전자, 융통성 없이 답답하게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분노 유발자’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은 6개의 에피소드를 차례로 소개하며 이들의 화끈한 복수극을 예고한다. 특히 ‘오늘도 잘 참아낸 당신을 대신할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는 카피처럼 영화는 속 시원한 복수로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줄 예정이다. ‘와일드 테일즈’는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과 2014년 전미 비평가협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총 23개 부문 수상, 3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일찌감치 기대작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데미안 스지프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와일드 테일즈’는 오는 21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22분. 사진 영상=와이드릴리즈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애니메이션 속옷 광고 어린이 채널 방영 논란

    애니메이션 속옷 광고 어린이 채널 방영 논란

    디즈니풍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속옷 광고가 어린이채널의 전파를 타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 등에 따르면, 속옷 브랜드 ‘트라이엄프’(Triumph)는 최근 제작한 뮤지컬 형식의 애니메이션 속옷 광고를 어린이 채널 ‘카툰 네트워크’(Cartoon Network)에 내보냈다. 광고에는 미국 출신 유명 모델 한나 퍼거슨(23)이 애니메이션화 된 캐릭터로 등장, 친구들과 함께 자신에게 딱 맞는 완벽한 브래지어를 찾아 노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요정의 도움을 받은 한나 퍼거슨은 현실세계로 돌아와 거울 앞에서 돋보이는 몸매를 자랑하며 트라이엄프의 브래지어를 착용한다. 광고는 “(완벽한 브래지어를) 찾았다”는 한나 퍼거슨의 속삭임과 함께 끝이 난다. 부모들은 트라이엄프의 광고가 어린이 채널에 방영되기에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불쾌하다”며 영국 광고심의기구 ‘ASA’(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에 민원을 넣었다. 특히 한 시청자는 해당 광고가 (아동 시청 가능 여부에 따른) 방송 경계선인 9시 이전에 방송된 점을 지적하며 “명백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라이엄프 측은 “모든 혁신적이고 새로운 캠페인은 다양한 비평을 유발시키기 마련”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진·영상=Vuz TV/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사유의 무대서 찾은 영화 속 인문학

    사유의 무대서 찾은 영화 속 인문학

    씨네샹떼/강신주·이상용 지음/민음사/880쪽/3만 3000원 대한민국에서는 한 해 1억명이 영화를 본다. 그런 가운데 ‘영화도 인문학’이라는 도발적인 선언을 한 이들이 있다. 철학자 강신주와 영화평론가 이상용은 영화를 텍스트 삼아 그 안에서 인간을 둘러싼 의미망을 포착해 내려 한다. 1895년 최초의 영화가 탄생한 이래 세계 영화사를 빛낸 걸작 25편을 추렸다. 저자들은 지금껏 감상과 향유의 대상이었던 이들 영화를 사유의 시선 앞에 두고 그 안에 투영된 인간과 사회의 맨 얼굴을 성찰한다. 히치콕의 ‘싸이코’에서는 나를 보는 시선이 가져다주는 근원적인 공포를 이해하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서는 한국 중산층 가정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유럽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통해서는 전쟁의 참상을 창조적인 현실 인식으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찾아내기도 한다. 각 영화마다 줄거리를 단편소설처럼 재구성한 시놉시스와 작가에 대한 설명을 실었으며 철학자와 비평가의 시각을 대조해 보여 줘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뤼미에르 형제에서 시작해 ‘밀리언 달러 베이비’(클린트 이스트우드)까지 유명하거나 다소 생소한 작품들을 쭉 훑다 보면 120년 영화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의학은 우리 삶과 역사 그 자체다

    의학은 우리 삶과 역사 그 자체다

    역사가 의학을 만났을때/황상익 지음/푸른역사/291쪽/1만 5000원 요즘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지나칠 정도로 높다. 이런저런 정보가 범람하고 잘못 유통되는 정보 탓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오류와 실수는 대부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역사가 의학을 만났을 때’는 바로 그 점에 착안했다. 역사와 지금 현실에서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문제들을 사료로 점검해, 건강이 우리 삶과 어떻게 관련돼 왔는지를 꼼꼼하게 살핀 책이다. 그리고 그 종착점은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방이 개인 치료의 임상의학뿐 아니라 사회적 병리 해결에도 필수라고 정리한다. 우선 저자는 우리 사회에 사이비 문명비평자며 치료사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건강·질병의 현황과 역사를 너무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터무니없는 진단과 백해무익한 처방을 내는 이들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헷갈리는 진단·처방이 적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유통된다. 모성 사망과 출산율의 함수 관계며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 같은 것들이 왜곡된 인식의 사례이다. 그 오차와 오용을 바로잡기 위해 ‘의학’ 속의 역사를 들췄다. 현대사회에서도 질병이 개인적, 사회적으로 모두 가장 큰 문제인 것처럼, 마땅한 의학적·의학외적 대처방법이 거의 없었던 시절에는 더욱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의학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지는 않는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문제를 해결하면 어김없이 새로운 난제가 등장했음을 역사적 사료를 들어 설명한다. 소크라테스의 유언에 얽힌 비화며 ‘의학의 아버지’라는 히포크라테스 다시 보기가 일화로 소개된다. 저자는 의학이 의사나 의학장르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삶과 역사 자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 단적인 사실은 이렇게 적시된다.“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장수국이 됐지만 세계 최악의 노인빈곤율(50%)을 보이며 개선이 요원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인 첫 심사위원 이용우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인 첫 심사위원 이용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를 지낸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 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5월 9일~11월 22일) 심사위원에 초빙됐다. 베니스비엔날레조직위는 23일(현지시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 5명(미주지역 1명, 유럽 2명, 아시아 2명)을 발표했다. 이번 비엔날레 심사위원은 이 전 대표이사 외에 전 뉴욕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이자 현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현대미술관 관장인 자비네 브라이트비저, 비엔나 21세기 미술관 마리오 코도냐토 수석큐레이터, 시카고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나오미 벡위스, 인도의 미술비평가이자 시인인 란지트 호스코테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베니스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2개(국가관 및 작가상)와 촉망받는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 1개, 특별 언급상 3개를 심사하게 된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을 지낸 경우는 일본 미술이론계의 대부 격인 도쿄대학 다카시나 슈지 교수, 모리미술관의 후미오 난조 관장 그리고 중국의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인 캐럴 잉화 루가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작은 신문이 맵다… 美지방지 퓰리처상 수상

    작은 신문이 맵다… 美지방지 퓰리처상 수상

    직원 80명, 발행 부수 8만 5000부에 불과한 미국의 지방신문이 퓰리처상을 받았다. 뉴욕 컬럼비아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지역에서 발행되는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의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를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다뤘다. 이 부문은 퓰리처상 가운데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히며 작은 지방 언론이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속보 부문 퓰리처상은 지난해 3월 시애틀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를 보도한 시애틀타임스가 차지했고 속보 부문 사진상은 백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사건인 미주리주 ‘퍼거슨 사태’를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에 돌아갔다. 탐사 보도 부문에서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스트들의 활약 실태를 고발한 뉴욕타임스와 노인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의 문제점을 다룬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외에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현장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담아내 일반 사진 부문 퓰리처상을, 에볼라 관련 심층 기사로 국제 부문 퓰리처상을 함께 거머쥐어 단일 언론사로서는 가장 많은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서부 지역의 유력 언론사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비평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김혜수와 김고은이 주연한 영화 ‘차이나타운’이 다음달 13일 개막하는 제54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1962년 시작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최하는 비경쟁부문이다. 국내 장편 영화로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등이 초청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이 초청을 받아 또 한번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준희 감독은 “첫 작품의 첫 행선지가 칸이라니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있을까. 배우들, 제작진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이나타운’은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주연 ‘차이나타운’ 초청된 칸 비평가주간이란? ‘김혜수 김고은’ 김혜수와 김고은이 주연한 영화 ‘차이나타운’이 다음달 13일 개막하는 제54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1962년 시작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최하는 비경쟁부문이다. 국내 장편 영화로는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등이 초청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이 초청을 받아 또 한번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준희 감독은 “첫 작품의 첫 행선지가 칸이라니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있을까. 배우들, 제작진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이나타운’은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양 딴스, 그 발칙한 시작

    서양 딴스, 그 발칙한 시작

    “…요사이에 무도대회를 여는 자들은 어디서 되지 못한 ‘항가리안 딴스’나 ‘러시안 컨츄리 딴스’나 ‘스페인 딴스’의 저급한 무도와 또는 보기에도 구역질 나는 소위 사교딴스를 하여….”(매일신보 1924년 11월 20일자) 일제강점기 망국의 설움이 채 가시기도 전, 몰려다니면서 해괴망측한 서양춤을 추는 젊은이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궁중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권번의 검무, 승무, 춘향무, 살풀이춤 정도의 민속춤, 조선춤이어야 춤 대접을 받던 세상이었다. 서양춤이 대중적으로 퍼진 것은 1921년 4월 블라디보스톡 청년학생음악단이 찾아오면서부터다. 원산을 시작으로 한 달 남짓 동안 경성(서울), 평양, 황주 등지로 전국 순회공연을 다녔다. ‘보헤미안 폴카’, ‘서반아무’, ‘코사크춤’ 등은 그간 듣도 보도 못한 몸짓이었다. 문화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고 흥겹기 그지없는 장면들이었다. 특히 러시아 카자크족의 전통춤으로 앉아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추는 코사크춤을 추던, 당시 20대 초반의 러시아 원동대학생 박시몬(본명 박세면)은 요즘 여느 아이돌을 뛰어넘는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매번 피날레 공연은 박시몬의 몫이었다. 순회하는 공연장마다 마지막을 장식하며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박시몬은 순회공연 뒤에도 고국에 남아 1923년 경성 안국동에 무도학원을 열었다. 박시몬이 서양춤 대중화의 씨앗을 뿌렸다면, 조택원(1907~1976)은 그 씨앗에서 싹을 틔워 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조택원은 휘문고보 학생 시절 박시몬으로터 코사크춤을 배웠고 젊은 시절 서울의 댄스홀을 휩쓸었다. 보성고보(현 고려대)를 졸업해 얌전하게 회사원으로 지내다 1927년 한국을 찾은 일본의 근대무용가 이시이 바쿠(1887~1962)의 춤을 보고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이시이 바쿠로부터 체계적으로 춤을 배웠다. 이렇게 일본, 프랑스를 거쳐 돌아온 ‘남자 최승희’ 조택원은 모던댄스를 토착화, 한국화시킨 1세대 춤꾼이 됐다. 춤이 예술이 되고, 학문의 영역으로 들어온 지는 꽤 됐지만 체계적인 연구성과를 담아내지 못했다. ‘한국춤통사’(보고사 펴냄)는 우리 춤 장르 전반을 다루면서 그간 무용사 연구의 성과를 망라한 사실상 첫 춤 역사서다. 파편적이고 특정 시기에 머물렀던 지금까지의 춤 역사서와 달리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부족국가시대, 삼국시대, 발해춤까지 포함시킨 남북국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까지, 그리고 정서의 결을 약간 달리하는 북한춤까지 아울렀다. 역할을 분담해 공동집필한 춤연구자 5인(김채현·김영희·이종숙·김채원·조경아)은 근대춤의 기점을 1902년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로 잡았다. 그간 연구자들이 근대춤의 기점을 블라디보스톡청년학생음악단 내한공연(1921), 이시이 바쿠 내한공연(1926), 최승희의 ‘세레나데’ 공연(1927), 배구자의 ‘아리랑’ 공연(1928) 등으로 각기 달리 봤던 것과 다른 접근이다. 소춘대유희가 외부의 자극이나 단순한 표현 양식의 변화가 아닌 내부 스스로 깨달음에 의한 근대춤의 시원으로서 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 2층 객석을 갖춘 실내 극장(협률사) 무대에 섰고 공연 내용도 서양 문물에 대한 자기식 흡수였다. 또한 예술산업적 측면에서 상업적 흥행을 전제로 입장료를 받고 극장 공연을 유통시켰고, 관객의 반응에 맞춰 춤의 내용에 변화를 주는 등 대중적 교감을 이뤘다. 김영희 춤비평가는 서문을 통해 “그간의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논의해서 한국춤의 사록이 모여졌지만 무속춤, 불교의식무 등 여전히 한국춤 역사에 있어 해결하지 못한 한계점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 성글고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막중하고도 시급한 과제였기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무용학계, 공연예술계, 나아가 한국학계 연구자들의 질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수수한 옛것에 덤덤함 더하니 은은한 새것이

    수수한 옛것에 덤덤함 더하니 은은한 새것이

    우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과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디자인의 본고장 밀라노에서 빛을 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주관하는 ‘한국공예의 법고창신(法古創新) 2015’ 전시회가 이탈리아 밀라노의 트리엔날레 디자인 전시관에서 14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에는 ‘수수, 덤덤, 은은’이라는 주제로 한국 전통 공예의 문화적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192점(6개 분야, 공예장인 23인의 작품)이 출품됐다. 공식 개막에 하루 앞서 13일 오후 열린 언론 공개설명회에서 현지 언론인들과 비평가들은 조용하고 기품 있는 한국의 독특한 전통 미감과 다양한 기법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린 작품들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올해로 세 번째 전시… 공예장인 23인의 192점 선보여 디자인 평론가 비페 피네시는 전시도록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오랜 시간에 거쳐 축적된 재질에 대한 완벽한 이해, 수공예 과정에 대한 높은 완성도를 통해 과거의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추출해 냈다”며 “전통이야말로 풍요로운 내일을 밝힐 등불이 된다는 것을 완벽하게 보여 준다”고 평했다. 최정철 KCDF 원장은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공예에 담긴 꾸밈없이 소박한 자연미와 절제된 아름다움을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다”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의 의미를 그대로 살린 작품들을 통해 세계인이 공감하고 아끼는 한국 디자인의 미래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여숙 화랑’의 박여숙 대표는 “이번 전시가 우리 공예문화와 장인, 작가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나아가 국제무대 진출을 도울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한국의 미, 꾸밈이 없이 소박한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정신성,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적 기법에서 현재를 표현하고 미래를 제시하고자 노력한 장인과 작가들의 시간과 기다림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별했다”고 소개했다. 이탈리아 최초의 디자인 전문 전시관인 트리엔날레의 2층에 마련된 187㎡ 규모의 전시공간은 한지로 만든 방패연을 이용한 천장 장식으로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연 소재의 물성을 살리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우리 전통 공예의 철학을 계승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장인과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공간을 풍성하게 장식했다. ●“과거를 통해 새로움 추출… 전통은 내일 밝힐 등불” 극찬 금속공예 분야에는 이용구 장인의 주전자와 노구솥, 김수영 장인의 안성유기, 전통 공예의 현대화를 도와주는 ‘예올 프로젝트’를 통해 조기상 디자이너와 김수영 장인이 협업한 옻칠유기, 이경노 장인의 은입사화로와 사각합이 출품됐다. 도자공예 분야에서는 도예가 박성욱의 덤벙분청입호와 탑들, 백자도판에 조선의 명품 청화백자와 철화백자를 평면화해 작가 고유의 기법으로 제작한 이승희의 도판작업이 선보였다. 이수종의 철화분청 항아리들, 이세용의 백자 이중합, 노경조의 분청귀얄합 등 중견 도예가들도 합류했다. 옹기장 이현배의 키다리 곤쟁이 항아리, 옹기장 안시성의 사각병 등이 질박한 아름다움을 추가했다. 지공예 분야에서는 이영순 작가의 지승항아리와 오제환 연장의 방패연을 통해 우리나라 천연 소재인 한지가 갖는 아름다운 물성을 보여 준다. 섬유 분야에서 김현희·이소라 작가의 조각보와 누비장 김해자의 복식을 통해 수수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죽공예 분야에선 염장 조대용의 대나무발이 선보였다. 칠공예 분야에서는 김설 작가의 건칠그릇, 양유전 장인의 채화칠 발우, 최영근 작가의 칠화, 정상길 작가가 뼈대를 깎고 박강용 장인이 칠을 입힌 발우, 최상훈 장인의 나전합 등이 소개됐다. 14일 오후 개막식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김창회 작가는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이덕무가 밀랍으로 매화꽃을 만들어 다기 옆에 놓고 감상했던 윤회매를 고증을 통해 재현해 출품했다. 오는 19일까지 계속되는 밀라노 디자인위크는 54회를 맞는 밀라노가구박람회를 중심으로 밀라노 전역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고의 디자인 경연장이다. 가구 외에 패션, 전자, 자동차, 통신 등과 관련된 세계적 기업과 각국 전시관이 운영되며 한국은 디자인위크 기간에 맞춰 한국 전통 공예의 문화적 가치와 현대적 의미를 조명하고 미래를 찾는다는 취지에서 2013년부터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전으로 열어 유럽 디자인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왔다. 밀라노(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영화이야기(양경미 지음, 스토리하우스 펴냄)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가이드해 준다. 10여년간 강단에서 영화 강의를 해온 강의노트를 바탕으로 영화란 무엇인가부터 영화분석과 비평, 영화사까지 영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50쪽. 1만 4800원. 인도에 등장한 김정은, 그 후의 북한 풍경(김승재 지음, 도서출판 선인 펴냄) 김정은 체제 등장 전후부터 현재까지 북한과 북한 사람들의 실상에 대해 기자의 눈으로 보고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본격적인 북한 탐사서. 24살 김정은의 인도 행적이 눈길을 끈다. 317쪽. 1만 8000원. 매출을 5배 올려주는 고일석의 마케팅 글쓰기(고일석 지음, 책비 펴냄) 온라인 마케팅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은 물론 직접 사업을 하며 체득한 마케팅 글쓰기 노하우를 담고 있다. 블로그·SNS 글쓰기, 세일즈 카피 등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것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336쪽. 1만 5000원.
  • 나는 누굴까 찾아가는 길 자서전 쓰기

    나는 누굴까 찾아가는 길 자서전 쓰기

    자서전/유호식 지음/민음사/304쪽/1만 9000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고, 알리려는 소통의 방식으로 글쓰기를 자주 택한다. 자서전, 편지, 회고록, 일기, 자전적 소설…. ‘자기에 대한 글쓰기’는 문명과 함께 진화했고, 자서전은 가장 대표적 장르로 꼽힌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자서전의 대중 확산은 가파르게 늘고, 그 일탈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나름의 규범과 형식을 갖춘 자서전의 본질을 무시한 채 자기과시에 매몰된 궤도이탈은 대중에게 손가락질을 당한다. 진실의 서술이 아닌 허위의 자기미화가 지나칠 경우 심각한 결과를 부르기도 한다. 국내에선 드물게 ‘자서전학’에 천착해 온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작정하고 자서전의 본질을 세상에 알려 왔다. 신간 ‘자서전’을 통해서다. 서양의 고전들을 훑어 자서전의 의미와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이론서이면서도 대중적인 재미가 쏠쏠한 작품으로 읽힌다. ‘한 실제 인물이 자신의 존재를 소재로 하여 개인적인 삶, 특히 개성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쓴 산문으로 된 과거 회상형의 이야기’. 자서전 분야의 획기적 저서 ‘자서전의 규약’(필립 르죈·1975)이 제시한 자서전 정의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자서전은 작가와 화자, 그리고 등장인물이 동일해야 한다. 여기에서 세 가지 특징이 생겨난다. 우선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만 충실하게 고백할 것을 공개 선언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자서전 작가는 쓴 내용에 도덕적 책임을 지며, 독자는 자서전 사건을 상상이 아닌 실제경험으로 믿게 된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로마에는 자서전이 없었다. 그리스에서는 현대적 자서전이 토대를 두는 개인의식보다 시민공동체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자기 성찰은 보편 지혜에 이르는 길일 뿐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가장 오래된 자전적 작품인 이소크라테스(변론가·BC 436-BC 338)의 ‘교환에 대하여’도 사회가 인정하는 모델에 자신의 삶을 일치시켜 기존의 가치를 찬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고대 로마에서도 마찬가지로 자기에 대한 글쓰기는 금욕주의 태도와 관련됐다. 자신의 행위·사유를 기록하고 타인에 공개하는 행위는 정신적, 도덕적 행동을 실천하기 위한 지침서에 머물렀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와 달리 중세 교회의 신학을 완성한 성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고백록은 한 인간의 개인사를 토대로 전기적 사실을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최초의 자서전’이란 평가가 따른다. 회개와 세례, 어머니 죽음까지 다룬 이 종교적 자서전은 기독교가 절대 권위를 행사하던 천년간 중세의 삶을 전형화해 보여준 모델 자리를 지켰다. 지금 통용되는 근대적 의미의 자서전은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고백록(제1부 1781년, 제2부 1788년)이 효시다. “나는 한 인간을 사실 그대로 털어놓고 세상 사람들 앞에 내보일 작정이다. 이 인간은 나 자신이다” 루소 사후에 출간된 이 고백록은 평범한 개인의 사소한 일상사가 이야기 대상이 된 최초의 작품으로 작가 지위를 서민에까지 끌어내린 ‘자서전 전범’으로 통한다. 이에 앞선 프랑스 철학자 미셸 몽테뉴(1533-1592)는 자서전 작자를 평범한 사람으로 확장한 최초의 인물이지만 삶을 하나의 논리적 여정을 지닌 이야기로 만들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문학가들이나 문학 비평가들은 흔히 ‘내’가 ‘나’를 말하는 문학인 자서전에 편견을 보인다. “자아는 가증스러운 것”(파스칼), “자서전에 비해 허구가 훨씬 진실된 장르”(앙드레 지드), “자서전은 예술가 아닌 자들의 예술, 소설가 아닌 자들의 소설”(알베르 티보데)…. 이런 삐딱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궤적에서 건져 올린 자서전의 교훈은 녹록지 않다. ‘자서전 작가들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삶에 대해 최후의 판결을 내리고자 한다’‘자신의 삶을 서술함으로써 자기 삶의 작가이자 해설자이며 심지어 비평가로 남기를 원한다’‘자서전 작가는 삶을 자유롭게 만들어 내는 주체로 자기 자신을 제시한다’…. 저자 역시 자기 성찰이 자기 정당화와 연결된 담론이란 측면에서 고백은 과거를 연금술적으로 변용하는 시도라고 말한다. “누구나 예외 없이 무한한 변화에 직면해 있고, 스스로 제 삶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영원히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매 순간 삶을 디자인해야 한다. 자서전은 새롭게 삶을 디자인할 때 시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깊고 큰 성찰 없이 위기 극복 없다

    [김형준 정치비평] 깊고 큰 성찰 없이 위기 극복 없다

    #1.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차떼기당’이란 오명이 너무나 두터웠던 2004년 3월 23일 당 대표로 선출됐다. 선출 다음날 박 대표는 당 간판을 떼서 여의도에 천막 당사를 짓고 입주했다. “국민에게 지은 죄를 진심으로 참회하면서 천막에서 새로운 한나라당의 길을 설계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각오와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호소는 결국 한나라당을 살려 냈다. 총선에서 50석도 못 건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121석을 획득했다. #2. 박 대표가 2006년 5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르는 순간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박 대표는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대전은요?”라는 말로 대전시장 선거 상황부터 챙겼다. 당시 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열세였던 대전 지역 선거 판세를 뒤집어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 줬다. #3. 2007년 8월 20일 치러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2450표(1.5%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박 후보는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고 밝혔고 “한나라당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대선 막판에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박 전 대표의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를 단호히 거절하고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올인했다. #4. 박 전 대표는 2010년 6월 29일 국회 본회의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을 했다. 박 전 대표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신뢰가 깨지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될 것이므로 이로 인한 국력 낭비와 비효율이 매우 클 것이다”라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였던 세종시 수정안은 결국 재석 275명 중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부결됐다.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좋은 이미지와 ‘박근혜의 힘’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히 박 대통령은 참회와 책임감, 자기 절제와 소명 의식, 원칙과 신뢰, 약속과 실천 같은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었다. 이를 극대화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현시점에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 사례들을 반추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처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집권 2년 동안 박 대통령에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특유의 장점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정치 실종, 인사 실패, 정책 혼선, 소통 부족, 임기응변, 약속 파기 등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인사(2012년 12월 19일)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책임총리제, 대탕평 인사,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통한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 공기업 낙하산 인사 척결, 4대 중증 환자 국가 보상, 대학생 반값등록금, 전시작전권 환수, 증세 없는 복지 등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들이 파기됐거나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바뀌고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약은 수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그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이를 애써 무시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교만한 태도이며 평소 박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 전체 임기의 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급격하게 추락하는 것은 나쁜 징조다. 그런데 민생 경제를 살리지 못한 채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을 교체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대통령 특보를 임명하고, 전략적 모호성으로 민감한 외교안보 문제를 풀려고 해도 위기는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 극복의 최고 해법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다시 살려 내는 것이다. 국민들이 싫어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대통령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추진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원칙대로 할 것 같아서’ 지지한 면이 강하다. 따라서 박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자신이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와 원칙’이 없었는지 깊이 성찰해 이를 시정하는 것이다.
  • 4·3문학 대표 소설가 40년 문학인생 오롯이

    4·3문학 대표 소설가 40년 문학인생 오롯이

    제주 4·3 사건의 은폐된 진실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던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74)의 중·단편전집(전3권·창비)이 나왔다. 등단 4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서다. 작가는 1978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순이 삼촌’을 발표하며 문단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금기시돼 실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4·3 사건’을 최초로 파헤쳤기 때문이다. 학살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농약을 먹고 자살하고 마는 순이 삼촌을 통해 제주 현대사의 비극을 그렸다. ‘4·3 소설’의 최고봉이자 ‘4·3사건’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첫째 권 ‘순이 삼촌’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10편의 소설이 실렸다. ‘순이 삼촌’ ‘도령마루의 까마귀’ ‘해룡 이야기’ 등 4·3 사건의 비극을 다룬 초기 3부작이 돋보인다. 지식인의 고뇌와 개인의 무력감을 그린 ‘아내와 개오동’, 소시민의식을 역설적으로 비판한 ‘동냥꾼’ 등 작가의 사회의식이 잘 드러난 작품도 있다. 둘째 권 ‘아스팔트’에는 ‘잃어버린 시절’ ‘아스파트’ 등 ‘4·3 소설’ 외에도 제주 출신 영세민의 애환을 그린 ‘귀환선’, 식민지 잔재가 온존하는 교육현장을 고발한 ‘나카무라씨의 영어’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실렸다. 셋째 권 ‘마지막 테우리’에는 “단편소설이 요구하는 모든 요소를 고루 갖춘, 우리 단편문학 역사에 빛날 명작”(염무웅 문학평론가)이라는 극찬을 받은 표제작을 비롯해 자전적 소설 ‘위기의 사내’, 당대 현실을 다룬 ‘야만의 시간’ 등 7편의 소설과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를 각색한 희곡이 수록됐다. 최원식 문학평론가는 “현기영은 제주도 문제를 민족 내부의 종속 지역에 대한 문제로 보면서도 민족사의 심상부로 끌어들임으로써 보편적 차원으로 들어 올리고 있다”며 “그의 문학이 제주도의 것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문학의 중대한 자산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평했다. 작가는 “군사독재의 공포정치 속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자기검열에 찌들면서, 어떻게든 ‘아니다’고 말해보려고 부심하는 모습들…. 중·단편전집 발간을 계기로 작품들을 되돌아보니 젊은 날의 그 생생한 열정, 분노, 두려움, 우울증이 부럽다”고 회고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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