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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락방서 잠자던 그림…알고보니 1000만 달러

    오랜 시간 다락방에 처박혀있던 그림이 알고보니 무려 1000만 달러(약 112억원) 가치의 작품으로 알려져 화제에 올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애리조나 주 선시티에 위치한 한 저택 다락방에서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무려 1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매겨진 이 작품의 화가는 미국의 대표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잭슨 폴록(1912~1956)이다. 그는 캔버스 위로 물감을 끼얹고 튀기는 방식의 액션 페인팅의 대가로 20세기 현대미술의 큰 족적을 남겼다. 다락방에서 먼지가 켜켜이 쌓인 그림이 세상 빛을 보게 된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지난해 1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저택 주인은 애리조나 경매회사인 J.래빈 옥션에 집에 보관된 NBA 농구팀 LA레이커스 기념품의 감정을 요청했다. 이 기념품 중에는 스타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의 사인도 있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 계약에 따라 경매회사는 그의 집에 방문해 조사를 벌이던 중 다락방에서 심상치 않은 작품들을 발견했다. 이중에 포함돼 있던 것이 바로 폴록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작품. 이에 경매회사는 미술 전문가와 과학자들을 동원해 1년 여에 걸친 조사에 들어갔고 최근에서야 이 작품을 폴록의 진품으로 결론지었다. 경매회사 대표인 조쉬 래빈은 "현 주인은 폴록이라는 이름을 나를 통해 처음 들었다"면서 "진품임을 확인하는데만 무려 5만 달러(약 5600만원)가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인도 모르는 폴록의 작품이 어떻게 다락방 속에서 잠자고 있었던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현재 노인요양시설에 사는 주인은 이 저택을 사망한 이복 누이인 제니퍼 고든에게 물려받았다. 고든은 뉴욕의 저명한 예술비평가인 클레멘트 그린버그(1909~1994)의 절친이자 같은 모임 멤버. 특히 고든이 그린버그와 잘 아는 사이라는 점은 폴록과의 강력한 연결고리가 된다. 당대의 탁월한 비평가였던 그린버그는 말주변이 없던 폴록을 대신해 설명하기 힘들었던 그의 작품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해줬다. 곧 폴록을 세계적인 화가의 반열에 올린 인물이 바로 그린버그였던 셈이다. 래빈은 "작품 자체의 감정과 취득 경로까지 완벽하게 폴록의 진품이 확실하다"면서 "오는 20일 경매에 부칠 예정으로 최소 1000만 달러에 낙찰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원더우먼’ 예매관객수만 10만 명 육박 ‘히어로물 사상 최고 신선도 97%’

    ‘원더우먼’ 예매관객수만 10만 명 육박 ‘히어로물 사상 최고 신선도 97%’

    31일 개봉한 영화 ‘원더우먼’이 국내외 언론과 평단,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예매율 40%, 예매관객수만도 10만 명을 육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7%를 기록해 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도 역대 최고로 좋은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 ‘원더우먼’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다. 국내에서는 기 개봉한 작품이나 동시기 개봉작 등 화제작들을 모두 제치고 압도적인 차이로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31일 오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원더우먼’은 예매관객수만도 10만 명에 육박해 금주 흥행 돌풍을 예고한다. 또한 해외에서의 호평 역시 대단해 주목 받고 있다. ‘원더우먼’은 현재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7%의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다크 나이트’(94%), ‘아이언맨’(94%), ‘어벤져스’(92%), ‘로건’(92%) 등을 모두 뛰어 넘는 역대 최고로 높은 기록이다. 해외 언론은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크레이브 온라인), “현명하고, 찬란하며, 슈퍼히어로 영화가 충족해야 할 모든 방면으로 만족스럽다”(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지혜와 감동, 아드레날린을 최고의 할리우드 스타일로 결합한 영화”(더 랩), “강력하고 품위 있는 영화. 대단하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다”(AP) “영화의 액션 장면은 폭발적이고 흥미롭다”(USA 투데이), “여성뿐만 아니라 모두의 승리다. 흥미진진한 액션신과 반짝이는 유머, 로맨스와 갤 가돗의 연기가 결합된 대단한 영화다”(뉴스데이), “갤 가돗은 진실과 정의, 아마존 강의 삶의 방식을 제대로 의인화했다”(버라이어티), “기존의 히어로 영화들과는 차별화된 반갑도록 독특한 영화다”(할리우드 리포트)라고 평했다. 특히 개봉과 동시에 국내 포털 사이트에 ‘원더우먼’과 ‘갤 가돗’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해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외 언론과 관객들은 원더 우먼 그 자체인 갤 가돗의 폭발적인 매력과 크리스 파인과의 신선한 조화, 역대 히어로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캐릭터의 탄생, 시원한 액션과 로맨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당초 오프닝 예상 수익 8천만 달러에서 1억 1,100만 달러까지 높아져 전 세계적인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원더우먼’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이자 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히어로인 원더 우먼의 활약을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원더 우먼’은 최강의 파워와 굳은 정의감, 강렬한 카리스마와 우아하고 지적인 아름다움 등 놀라움으로 가득한 가장 이상적인 히어로로 꼽힌다. 이번 영화에서는 1차 세계 대전으로 지옥 같이 변해버린 인간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향인 데미스키라를 뛰쳐나와 스스로 전장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활약하는 한편 자신의 정체성과 능력에 대한 사명을 깨닫고 오직 인간을 위해 싸우는 히어로의 새로운 기준을 완성한다. 타이틀롤을 맡은 갤 가돗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크리스 파인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두 배우와 더불어 코니 닐슨, 로빈 라이트, 데이빗 듈리스, 코니 닐슨 등 명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또한 실제 복싱 챔피언, 우슈 전문가, 크로스핏 챔피언, 5종 경기 선수, 육상 스타를 비롯한 35명의 아마존 전사들이 등장해 최강의 전투력을 과시한다. ‘몬스터’를 연출한 패티 젠킨스 감독은 깊어진 세계관과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통해 고전영화처럼 우아하고 화려한 슈퍼 영웅을 선보인다. 31일 2D, 3D, 애트모스, 4D, IMAX 3D의 버전으로 개봉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낯섦 택한 칸… 43살 신예 외스트룬드 ‘더 스퀘어’ 황금종려상

    낯섦 택한 칸… 43살 신예 외스트룬드 ‘더 스퀘어’ 황금종려상

    경쟁부문 추가진출작 선정 ‘파격’ 감독상에는 코폴라 감독 딸 영예 한국, 2년 연속 본선진출에 만족올해 칸의 선택은 익숙함보다는 낯섦이었다. 미하엘 하네케, 프랑수아 오종, 토드 헤인즈 등 쟁쟁한 명성의 단골 대신 신선한 얼굴들이 단상을 장식했다. 평단의 호평으로 기대를 모았던 봉준호의 ‘옥자’, 홍상수의 ‘그후’가 수상에 실패하면서 한국 영화는 2년 연속 본선 진출 성과에 만족해야 했다. 29일 새벽(한국 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제70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는 황금종려상에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트룬드(43)가 연출한 ‘더 스퀘어’가 호명됐다. 존경받는 현대미술 큐레이터가 설치 미술 작품을 광장에 전시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도둑맞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외스트룬드는 경쟁 부문 첫 진출에 최고 영예를 거머쥐는 파격을 연출했다. 초청작 발표 당시 명단에 없다가 추가 합류한 경우라 더욱 그렇다. 외스트룬드는 2010년 베를린 단편 부문 황금곰상, 2014년 칸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받기는 했으나 널리 알려진 연출가는 아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은 국제 에이즈 운동 단체 액트 업(ACT UP)의 이야기를 다룬 ‘120 BPM’이 받았다. 모로코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뱅 캉필로(55)가 연출했다. 각본가로 더 많은 작업을 한 캉필로는 이번이 세 번째 장편 연출이다. ‘120 BPM’은 전날 국제비평가협회상도 수상했을 정도로 영화제 내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감독상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로 유명한 소피아 코폴라(46)에게 돌아갔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남부의 한 여학교 기숙사에 부상당한 북부군 장교가 찾아오며 펼쳐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매혹당한 사람들’을 연출했다. 1971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작을 여성 시선에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영국의 여성 감독 린 램지(48)는 성매매에 연루된 소녀를 구하려는 전직 군인이 주인공인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로 각본상을 탔다. 이 작품의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스타 호아킨 피닉스가 남우주연상을, ‘인 더 페이드’(감독 파티 아킨)에서 폭탄 테러로 남편과 아이를 잃고 복수를 계획하는 여인을 연기한 독일의 다이앤 크루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수상 감독 중 칸 경쟁 수상 경력이 있는 경우는 각본상을 공동수상한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그리스 요르고스 란티모스(44)와 심사위원상을 받은 ‘러브리스’의 러시아 안드레이 즈뱌긴체브(53) 정도다. 각각 ‘랍스터’로 2015년 칸 심사위원상, ‘리바이어던’으로 2014년 각본상을 받았다. 즈뱌긴체브는 2003년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올해 네 편의 출연작이 초청받은 니콜 키드먼은 칸 70주년 특별상을 받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토 전 日대사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혐한 서적 출판

    무토 전 日대사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혐한 서적 출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에 보낸 한국인의 온정에 대해 감사했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 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출판한다. 네티즌들은 일본인의 이중적 인격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비판했다.무토 전 대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년 2개월간 일본대사로 근무한 바 있다. 일본 고쿠(悟空)출판사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무토 전 대사의 책을 다음달 1일 출판한다고 밝혔다. 출판사가 사전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그는 이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내가 과거 만났을 때 그는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억지주장을 폈다. 이어 “다음은 반드시 노골적인 반일정책을 펼 것이며, 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면서 “미·일과의 틈새로 부는 바람이 한국을 더 궁지로 몰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무토 전 대사는 지난 2월에도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이번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를 통해 치열한 교육열과 대학입시 경쟁, 취업난, 결혼난, 노후 생활 불안 등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0년 8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재임했던 무토 전 대사는 재임 기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은 바 있다. 그로 인해 그는 일본으로 일시 귀국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재임 기간 당시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에게 한국인이 보낸 배려와 온정에 감사를 표한다며 한국민에 대한 호의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2011년 3월 본사를 찾아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려운 일을 당했는데 한국 국민들이 자신의 일처럼 챙겨주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언제든 말하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해 주셨다”며 “이런 한국인의 온정과 배려에 감사 드리려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태어나기도 싫은나라에서 왜 훈장까지받으셨나?”(nice****), “쪽바리세기들 근성이 어디가냐.! 앞에서 꼬리치고 뒤에서 뒷통수 때리는 민족성은 안바뀌네”(kims****), “자국내의 심각한 문제들은 외면한체 남의나라 흉보기 바쁜 인간이 누구를 비판하고 비평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topt****)와 함께 “근데 거의 팩트폭력 수준이던데”(liuy****) 등의 글이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정부’로 가는 길

    [김형준의 정치비평]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정부’로 가는 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정도 지났다. 국민의 80% 이상이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41.1% 득표한 것과 비교해 보면 두 배 이상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문 대통령이 국민과 격의 없는 소통, 야당과 협치하려는 진정성,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탕평 인사, 적폐 청산과 민생 과제 위주의 업무 지시 등이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문 대통령은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우리는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며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확립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의지나 선언만으로 이런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말하기는 쉽지만 성과를 내기 위한 실천은 어렵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의 새 역사를 쓰려면 무엇보다 참여정부 집권 초기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출범한 참여정부는 집권 초 몇 가지 치명적인 패착을 범했다. 첫째, 전임 정부와의 어설픈 차별화를 시도했다. 집권하자마자 김대중(DJ) 정부의 불법적인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을 해 DJ의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을 구속했다. 둘째, 선거 과정에서 노무현을 지지했던 선거 연합을 깼다. 특히 집권 세력을 스스로 분열시켰다. 당시 집권당의 핵심 지역 기반인 호남은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청산을 명분으로 취임 9개월 만에 집권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이로 인해 호남에서 반노무현 정서가 거세게 분출됐고 각종 재보궐선거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에 완패했다. 결과적으로 참여정부는 확고한 지역 기반 없이 집권 초기부터 국정 주도권을 상실했다. 셋째, 자주외교, 자주국방, 동북아 균형자론, 전시작전권 반환 등을 내걸면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흔들렸다. 이로 인해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분출됐다. 넷째, 참여 폭발의 위기를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집권 초기 화물연대를 포함한 각종 이익 집단들의 요구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지만 이를 해결할 정부의 능력을 키우지 못해 사회 갈등이 증폭됐다. 다섯째, 도덕 우월주의에 빠져 끊임없이 편 가르기를 하고 국민을 가르치고 이끌려는 계도 민주주의에 빠졌다. 최근 문 대통령의 행보는 이런 참여정부 실패를 철저하게 분석해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호남 인사를 중용하고,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라고 하면서 당·청 일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위험 인자는 여전히 숨어 있다. 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으로 전 분야에서 정규직화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국정기획자문위를 상대로 ‘팩스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4대강 정책감사 지시로 야권에서는 협치 대신 정치 보복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가 북한의 도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5·24 조치는 현실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정상적인 거래는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선 북한 태도 변화 후 대화’의 틀을 깨는 것이다. 대북 정책을 둘러싼 혼선은 한?미 동맹을 위태롭게 하고, 외교 고립화를 자초할 수 있다. 대통령의 업무 지시는 각 부처에 ‘명쾌한 정책 의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의 리더십에 빠질 수도 있다. 일자리, 사드 배치, 정치 정상화 등 그동안 해결되지 못한 민감한 현안들은 그만큼 대통령 선의만으론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상이 높아도 현실의 벽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현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열한 논의 과정을 통해 국정 운영의 최우선 항목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급함과 과욕을 버리고 “진보든 민주주의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만큼만 나아간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깊이 음미해 보길 바란다.
  • 간호사 복장 사진이 너무 예뻐서…사표 낸 여성

    간호사 복장 사진이 너무 예뻐서…사표 낸 여성

    태국의 간호사가 지나치게 섹시한 유니폼을 입어 간호 업계에 수치심을 남겼다는 이유로 간호사직을 사임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3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한 개인병원에서 근무하던 파리찻 챗쓰리(26)의 사진 한 장이 사건의 시초가 됐다고 전했다. 사진에는 늘씬한 몸매를 드러내듯 짧은 길이의 치마와 몸에 꼭 들어맞는 옅은 자주색 유니폼을 입은 챗쓰리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은 급속도로 인터넷에 퍼졌고, 소셜미디어 페이지 ‘태국 간호사를 사랑하는 협회’(Thai Nurse Lovers Association)에 공유됐다. 많은 비평가들은 “부적절하게 옷을 입었다”며 “간호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실례를 범했다”고 챗쓰리를 비난했다. 유니폼은 서구 기준으로 일반적인 편에 속하지만, 태국인들의 눈에는 도발적인 수준이자 품위나 체면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여겨진 것이다. 논란이 크게 일자 챗쓰리는 병원 측과 간호사협회 측의 평판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느껴,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녀는 사과문을 통해 “병원 이사회에 선처를 구했지만, 그들은 병원 이미지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병원측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고, 큰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태국 간호·조산사 의회와 병원에 사과드리고 싶다. 대중들이 내 이미지에 입각해서 모든 간호사들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은 모두 제 탓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덤벼라 문빠들” 논란…한겨레, 사과문 게재

    “덤벼라 문빠들” 논란…한겨레, 사과문 게재

    한겨레신문 안수찬 기자가 자신의 SNS에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겨레신문사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겨레신문사는 16일 홈페이지에 “독자와 주주, 시민 여러분께 한겨레 한 구성원의 부적절한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사과 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사과문에서 한겨레신문사는 “안수찬 편집국 미래라이프에디터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단히 적절치 않은 공격적 언사로 독자 여러분들께 커다란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구성원 개개인이 가급적 차분하고 사려 깊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도록 주문해왔다”면서도 “안수찬 에디터의 이번 글은 독자와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글은 회사의 입장과 관련 없는 개인적 글이었지만, 독자 여러분 입장에서는 한겨레신문사와 별도로 생각하실 수 없었을 터이다. 한겨레신문사 또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다”고 적었다. 한겨레신문사는 안 기자의 글에 대해 경위 파악 조사를 마친 뒤 엄중 경고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구성원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독자들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활동준칙 제정을 위한 기구를 17일 구성할 계획”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정밀하고 체계적인 ‘소셜미디어 활동 준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안 기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한 번 사과글을 올리는 한편,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계정을 폐쇄하고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안 기자는 “어젯밤 제가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독자 신뢰를 바탕으로 삼는 기자가 절대 하지 말아야할 일을 저질렀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썼다.한편, 이날 언론 비평지인 미디어오늘도 자사 김도연 기자가 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을 ‘개떼’라고 칭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니꼽다고 좌표 찍은 뒤 개떼처럼 몰려가 일점사해서 굴복시키는 시대면, 언론이 왜 필요한가. 그게 파시즘인데”라며 “기자 사냥꾼들, 그거 당신들 주인에게 부끄러운 짓이오”라는 글을 올려 안수찬 기자 페이스북에 항의한 누리꾼들을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조국 민정수석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으면서 가겠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 조국 민정수석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으면서 가겠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습니다.”조국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했던 트위터에서 12일 작별을 고했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5시쯤 자신의 트위터(@patriamea) 타임라인에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습니다. 능력 부족이지만 최대한 해보겠습니다”라면서 “마치고 학교로 돌아올 때까지 트위터를 접습니다. 다들 건강 건승하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기사가 실린 CNN의 헤드라인을 캡처해 올리는 등 최근까지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사회·정치 문제에 목소리를 내 왔다. 하지만 앞으로 비평이 아닌 현실정치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된 이상 전처럼 트위터에서 활동하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이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이라고 예상한 대로 정치권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나 폴리페서 논란, 가족 세금체납 의혹 등이 불거지고 있다. “맞으면서 가겠다”는 건 이에 대한 심경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트위터에서와 같은 글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선배인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가 “독재하 국보법 위반자는 민주화 운동 아니었던가요”라며 조 수석에 대해 자문자답 식으로 쓴 글과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웅동학원의 예산총괄표를 다룬 기사 등을 공유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무엇보다 조국 민정수석! 쌍수로 박수 보냅니다. 김한정 의원과 절친이기도 하지만 저는 그분을 좋아합니다”라면서 “저는 왜 안(철수) 후보에게는 조국 교수 같은 지식인, 멋쟁이, 치열하게 글과 행동으로 지지하시는 분이 없느냐고 원망도 했습니다”라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북핵 위기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문재인

    오는 15일 발매예정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 아시아판의 커버스토리 인물로 선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영문기사의 한글번역본이 나왔다. 타임은 5일 인터넷으로 공개한 기사에서 문 후보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공격이 아닌 ‘신중한 포용(measured engagement)’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타임은 특히 문 후보를 ‘협상가’라고 표현,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문 후보의 협상력을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국방개혁연구소의 권영근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기사를 번역해 올린 내용이다. 1976년 8월 18일 이른 아침 2명의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에 있던 미루나무를 절단할 목적으로 출발했다.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지속되던 6.25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인해 효과적으로 종료된 이후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공산 국가인 북한을 분리시키는 비좁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있던 이 나무가 유엔군과 북한군 경계초소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유엔군과 북한군 측은 이 나무의 절단에 동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중지시킬 목적으로 병사를 보냈다. 미군 대위 보니파스(Arthur Bonifas)와 바렛(Mark Barrett) 중위가 북한군의 저지에 저항했다. 그러자 북한군은 곧바로 이들을 도끼로 살해했다. 유엔군사령관이던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대장은 유엔군의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이 나무의 완벽한 절단을 명령했다. 이 나무 절단을 지원할 목적으로 파견된 병사 가운데에는 문재인이란 이름의 나이 어린 한국군 병사가 있었다. 당시 긴장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북한군이 당시의 미루나무 절단 작업을 방해했더라면 곧바로 전쟁이 발발했을 것입니다.” 재차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곧바로 문재인은 한반도 전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의 64세의 문재인은 부정부패 스캔들로 인한 박근혜 탄핵 때문에 있게 될 5월 9일 선거에서 분명히 말해 선두주자다. 대한민국은 아태지역에서 빈부격차가 최악이며, 청년 실업과 저성장을 포함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북한 핵 문제를 놓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김정은을 최상의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방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4월 15일에 있었던 현란한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은 새로운 세대의 탄도미사일을 선 보였으며, 4월 29일 일련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는 트럼프가 말한 미 해군 타격함대의 한반도 도착 예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몇 시간 이전이었다. 중국 외무장관 왕이는 “한반도에서 항상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은 걸핏하면 화를 내는 독재자인 김정은과 지정학(地政學)의 초보자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립하고 있는 등 깊어만 가는 위기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한 약간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은 70년 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을 보다 가깝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거의 5,000년 동안 남한과 북한은 동일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던 한 민족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재차 통일되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월남한 가족의 아들인 문재인은 김정은 정권을 무력 침공이 아니고 적절한 형태의 포용정책을 통해 다루는 등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상태다. 현재의 반복되는 적대감정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장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보다 그러하다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공산주의가 싫어 남하했습니다. 나 또한 북한 공산체제를 혐오합니다. 그렇다고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을 고통 받도록 방치해야 한다고 제가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은 6.25 전쟁의 흔적이 짙게 드려져 있던 시기에 출생했다. 그의 부모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1950년 12월 유엔군 보급선에 탑승한 상태에서 북한을 탈출했다. 문재인은 그 후 2년 뒤 거제도에서 출생했다. 전후 대한민국은 보다 풍성한 삶을 누렸던 북한과 달리 산업시설도 기름진 옥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가난이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여 나는 보다 독립심이 있었으며 보다 성숙했습니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했습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이 성인이 되었을 당시 대한민국에 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출 주도의 과학기술, 자동차 및 선박 붐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한 것이다. 1980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 저명 변호사 활동 이후 문재인은 노무현 행정부에 합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늘날 문재인이 주도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GDP를 기준으로 지구상 12번째 규모다. 반면에 북한은 소련 유형의 계획경제 아래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2천 5백만 인구의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통일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안게 될 것임을 문재인은 잘 알고 있다. 남북통일의 첫 단계가 남북 경제협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는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 남한 기업들이 접근하고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문화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인 남북통합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도전 이외에 생존 측면에서의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오늘날 비무장지대는 두 개의 불균형한 국가, 즉 고도 소비국가인 대한민국과 성장이 멈춘 병적인 북한이란 국가를 분리하는 지역인 것만은 아니다. 지구상 어느 국가도 그처럼 인접해 있으면서 그처럼 차이가 나는 국가는 없다. 지구상 어디에도 김정은과 같은 불량 독재자, 중무장한 상태에서 대립을 일삼고 있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국가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가 변함없이 직면하게 될 주요 도전은 김정은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북한 관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다. 오늘날 남한과 북한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남한과 북한 간의 마지막 정상회담은 10년 전에 있었다. 2013년 이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공식적인 대화조차 없었다. 그런데 북한 측과 대화를 원했던 2013년 당시 유엔군은 비무장지대 사이로 메가폰을 이용하여 의사를 전달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김정은이 비합리적인 지도자인 경우에서조차 우리는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과 대화해야 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통제의 고삐’를 약화시키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몇몇 징후가 있다. 아직도 이단자들을 가혹하게 진압하지만 김정은은 시장이 자리잡도록 해주었으며, 국가의 배급체제를 허물었다. 평양에 새로운 건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양에 평판 TV와 가라오케 머신은 매우 흔하며 평양 시민들이 러시아워를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조차 했다. 이 같은 대화 측면에서 아직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북한 핵 문제다. 북한이 기댈 부분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북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폐기와 같은 가시적인 결과가 보장된다면 남북대화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 같은 유형의 협상이 이전에 가동되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으며, 이들 협상이 재차 가동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무현의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은 2007년 당시 노무현과 김정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그리고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속된 6자회담을 지원한 바 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로 6자회담이 종료되었다. 문재인을 비평하는 사람들은 햇볕정책이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간 45억$로 인해 북한 핵무기 개발이 가속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 북미 평화협정과 북미외교관계정상화를 망라하고 있던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문재인은 그 후 10년 동안의 고립 및 비난과 비교하여 햇볕정책이 보다 좋은 정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핵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조차 했습니다. 동일한 접근 방안이 아직도 가능합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핵무기 거래를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트럼프가 상대방에게 양보하지 않고자 하는 김정은 정권과 유사한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핵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실패작이었다는 점에 자신과 트럼프가 이미 동의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분명히 말해 색다른 접근 방안을 택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가 실용주의자라며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저는 우리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보다 잘 대화하고 보다 잘 협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5월 1일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불룸버그 통신에 말한 바 있다. 오늘날 트럼프는 평양에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은행에 조치를 취하라고 북한 무역의 90%를 감당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습니다”고 트럼프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북중관계는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다. 중국은 2017년 잔여기간 동안 북한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그 전례가 없는 유엔 제재에 서명했다. 중국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이 없지 않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주는 50만 톤의 원유를 차단한 결과 2003년 북한이 6자회담에 응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도 한계가 있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는 경우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대거 진입할 것임이 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되는 경우 이들 미군이 한만국경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북한 붕괴를 초래할 정도로 중국이 자국을 압박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귀하의 카드를 볼 수 있는 포커 판에서 호들갑떠는 것과 동일합니다.”고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한국학 책임자인 John Park은 말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항한 북한의 보복 가능성 외에도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는 경우 한미동맹에 금이 갈 것이며, 아태지역 국가들이 보다 중국과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의 북한 공격을 통해 득을 볼 국가는 어디인가?” 용산에 있는 트로이 대학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Daniel Pinkston은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은 미친 짓입니다.” 이들 모두를 고려해보면 문재인의 대북 포용정책이 성공할 여지가 있다. 5월 9일 선거에서 문재인의 주요 경쟁자인 과학기술을 통해 억대 부자가 된 안철수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할 목적에서 보다 군사적인 접근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자국을 모욕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포함된다. 4월 29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와 비교하여 21% 앞서고 있는 문재인은 사드에 대해 보다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당시 대한민국이 소외되는 현상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군사적 대립의 최초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과 동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보다 연로한 세대들은 문재인이 그처럼 열망하고 있는 통일을 원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 가족 가운데 남한으로 내려온 유일한 분입니다. 어머니는 90살입니다. 어머니 여동생이 아직도 북한에 생존해 있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여동생을 재차 보는 것입니다.”고 문재인은 말하고 있다. 이는 남한과 북한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전쟁을 딛고서 평화가 우뚝 서기를 원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종차별 소재로 한 공포영화 ‘겟 아웃’ 메인 예고편

    인종차별 소재로 한 공포영화 ‘겟 아웃’ 메인 예고편

    “충격적”이라는 평을 받은 영화 ‘겟 아웃’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겟 아웃’은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영화다. 공개된 예고편은 크리스와 그의 연인 로즈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크리스는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님을 뵙기 위해 짐을 챙기면서 “내가 흑인인 거 아셔?”라고 걱정스레 묻는다. 그런 크리스를 안심시키는 로즈의 모습은 둘의 애틋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차를 타고 가는 중 발생한 사고로 분위기는 반전된다. 이후 로즈의 마을에 도착한 크리스는 그녀의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왠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또 수상해 보이는 관리인들과도 마주한다. 이어 마을로 모여드는 백인들은 크리스에게 “나가”라며 거칠게 대하고, 그곳에서 크리스는 조금씩 공포를 느낀다. “절대 빠져들지 마라”라는 카피는 앞으로 크리스가 맞게 될 당혹스런 상황을 예상케 한다. 예고편만으로도 극도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사하는 ‘겟 아웃’은 미국의 비평 전문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9%라는 수치를 자랑하며 “충격적이다”(워싱턴 포스트), 규정할 수 없는 영화”(데일리 메일)라는 등 평단의 찬사가 이어졌다. 영화 ‘겟 아웃’은 오는 5월 18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5세 관람가. 104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KS 코스 밟은 엘리트… 1인 3역 특급 외조

    노동운동 동지 ‘운명의 짝’ 이승배 ‘5·9대선’ 유력 후보 중 홍일점인 심상정 후보의 남편으로 유일한 ‘퍼스트젠틀맨’ 후보인 이승배(61)씨는 이른바 비평준화 시절 엘리트 코스로 통하던 ‘KS’(경기고·서울대) 출신 수재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75학번이지만 시위를 하다 무기정학을 당해 1983년에야 졸업했다. 이후 노동 현장을 경험하고자 트럭 운전 등을 했고, 1988년부터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에서 본격적인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1992년 사회주의의 몰락과 맞물려 노운협은 분열됐고, 사무국장직을 그만둔 이씨는 작은 출판사를 인수했다. 그즈음 심 후보와 결혼식을 올렸고, 이듬해인 1993년 아들 우균(24)씨를 얻었다. 10여년간 출판·기획 일을 하던 이씨는 심 후보가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외조의 길을 걸었다. 가사는 물론 때로는 운전기사와 보좌진 역할까지 했다. 여전히 일부 국민은 심 후보의 남편으로 아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나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경기고 1년 후배로 오랜 인연이다. 현재는 이웃 주민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하는 사단법인 마을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중대(重大) 선거’의 관점에서 본 대선

    [김형준의 정치비평] ‘중대(重大) 선거’의 관점에서 본 대선

    대통령 선거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과 사뭇 달랐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당해 치러지는 보궐 선거여서 전통적인 여야(與野) 대결 구도가 사라졌다. 더불어 보수와 진보의 양자 대결 구도도 깨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수층이 찬성과 반대로 사분오열되면서 진보와 중도 성향 후보가 야야(野野) 대결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됐던 지역 몰표 현상이 크게 줄면서 영·호남 지역주의 대결 양상도 달라졌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4월 24~26일)에 따르면 보수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에서 문재인 후보(29.4%)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안철수(25.5%)·홍준표(22.9%)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호남에서조차 문 후보(55.3%)가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안 후보(31.1%)를 크게 앞섰다. ‘우리가 남이가’, ‘미워도 다시 한번’과 같은 감성적 지역주의 투표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하튼 1987년 이후 한국 대선에서 처음으로 영·호남에서 1위를 차지하는 대통령이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이런 특징들이 갖는 정치적 함의는 자못 크다. 무엇보다 ‘중대 선거’로의 전환이 기대된다. 미국의 키이 교수는 “정당 간에 입장을 달리하는 중요한 쟁점의 등장으로 이념적인 분극화가 초래되고 이에 따라 중요 정당의 지지 기반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때 정당 재편성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런 변화를 가져온 선거를 중대 선거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30여년을 주기로 정당 재편성을 초래한 중대 선거가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32년 미국 대선이다. 현직인 공화당 후버 대통령은 모든 것을 시장의 자율적 조정에 맡기고 어떤 경우에도 정부는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작은 정부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도전자인 민주당 루스벨트는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루스벨트의 승리로 뉴딜 민주당 시대가 열렸고 새로운 정당 체제는 1960년대까지 지속됐다. 지난해 총선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정당 체제의 변화, 새로운 사회 분열, 유권자 재편성 등 중대 선거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국민의당이 38석을 획득함으로써 1990년대 이후 20년 이상 지속됐던 양당 체제가 깨지고 3당 체제가 만들어졌다. 더구나 1987년 이후 형성된 지역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촛불 집회에서 보았듯이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중대 선거가 되려면 대선 이후가 더 중요하다. 차기 정부가 실패하면 중대 선거도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승리에 도취해 치명적인 혼동과 착각으로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초라한 ‘시화종빈’(始華終貧)의 길을 걸었다. 이런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새 대통령은 무엇보다 통치와 정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통치가 힘에만 의존하는 것이라면 정치는 설득에 바탕을 둔다. 차기 정부는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고 국민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끌고 가려는 ‘계도 민주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은 정치로 풀고, 지역, 세대, 이념을 뛰어넘는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개혁과 파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역대 정부들은 집권 초기 자신은 개혁의 주체이고 나머지는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취급했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고 파괴와 분열을 막을 수 있다.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해서도 안 된다. 권위는 국민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특권이다. 그런데 권위주의를 청산한다고 이런 권위를 잘못된 말과 행동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가령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재미를 봤다”는 식의 발언은 대통령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끝으로 선거 치르듯이 통치를 해서는 안 된다. 선거 때는 편을 갈라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통치에서는 ‘100% 대한민국’을 위한 길을 걸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은 남은 선거 기간에 표가 아니라 이런 혼동과 착각의 실패 DNA를 끊어 낼 수 있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 [지금, 이 영화] ‘런던 프라이드’ 연대의 힘, 눈물이 왈칵

    [지금, 이 영화] ‘런던 프라이드’ 연대의 힘, 눈물이 왈칵

    “나는 이 영화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아주 가끔,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 매슈 워처스 감독의 ‘런던 프라이드’가 그런 영화다.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나는 펑펑 눈물을 쏟았다. 오해할까 봐 밝혀두지만, 내가 울보라서 그런 게 아니다. 나도 명색이 텍스트를 전문적으로 비평하는 평론가다. 한 발짝 떨어져서 작품을 분석하는 일이 주업이다. 이제껏 ‘지금, 이 영화’ 원고를 쓰기 위한 작품을 보면서도, 한 번도 나는 운 적이 없었다. 그런데 눈물이라니…. 이것은 작품과의 감정적 거리 두기에 능하다고 믿어 왔던 나 자신에게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그럼 ‘런던 프라이드’를 보고 왜 울음이 터졌는가를 해명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연대’ 때문이다. 그간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 연결돼 있음을 느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대하자!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이야기해 온 것이다. 그러나 줄곧 연대를 염두에 둔 채 어떤 주장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가 ‘연대의 힘’을 잘 믿지 못했던 것 같다.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이 같이 뭉쳐서 활동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쉽게 될 법한 일인가. 애석하게도 나는 연대보다는, 반목하는 광경을 훨씬 더 많이 보고 자랐다.한데 이런 내게 ‘런던 프라이드’는 공허하게 외치고 있던 ‘연대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막연하게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연대의 가능성’을 새삼 확인시켜 줬다. 어째서 그러냐 하면, 이 영화가 광부 노조와 성소수자 연합의 연대를 다루고 있어서 그렇다. 이 작품은 1984년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당시 마거릿 대처 총리는 석탄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탄광 폐쇄 정책을 발표했다. 거기에 광부들은 전면 파업으로 맞서며 장기 투쟁에 나섰다. 그때 이들을 도운 집단 가운데 하나가 LGSM(광부를 후원하는 동성애자 연합)이다. LGSM은 모금 운동을 벌여 그 돈을 경제적 수입이 끊긴 광부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대다수 광부 노조는 LGSM의 지원금을 거절했다. 제안을 수락한 것은 웨일스의 탄광 마을 사람 몇몇뿐이었다. 사실 그것도 그들이 LGSM의 정체를 오해해 엉겁결에 맺어진 인연이었다. 웨일스 광부 대표로 온 다이(패디 콘시딘)는 게이바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한다. “여러분은 우리에게 돈 이상의 것을 주었습니다. 바로 우정이지요. 당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난 상황에서, 있는 줄도 몰랐던 지원군을 만난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겁니다.” 이번에는 웨일스 탄광 마을에 간 LGSM의 리더 마크(벤 슈네처)가 화답한다. “여러분을 돕고 싶어서 모금을 시작했고 다른 뜻은 없습니다. 우리도 당신들이 겪고 있는 일―멸시와 탄압을 겪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눈물샘 자극 1단계 수준이 이 정도다. 27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김기춘, ‘좌파 우수도서 선정’ 진흥원장 사표 요구”

    실무자 “김종덕 ‘창비’ 지원 짜증 김종덕(60·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은 어렵다’는 실무자 보고에 “창작과 비평(창비) 같은 곳을 왜 지원하느냐. 차관과 상의하라”며 짜증을 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모 전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 등 3명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015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적용이 어렵다”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한 상황을 증언했다. 김 전 정책관의 말에 따르면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로부터 문예지 창비 등이 배제된 리스트를 받고 김소영 당시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을 찾아가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무수석실에서 지시했다’는 설명을 듣고 김 전 장관을 찾아가 “배제를 풀어 달라”고 건의했지만 묵살됐다. 김 전 정책관은 김 전 장관이 “‘창비 같은 걸 뭘 지원하냐. 나는 (배제를 푸는 것을) 못한다. 차관하고 상의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이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해 창비는 배제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김 전 정책관은 2015년 7월 말 비정기 인사로 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으로, 사실상 좌천 인사가 났다. 박 전 차관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2014년 2월쯤 한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가 ‘문체부가 좌파와 종북 성향 도서를 우수도서로 선정했다’고 보도하자 ‘우수도서를 선정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의 사표를 받아내라’는 지시가 청와대에서 내려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우수도서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지만,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은 “김기춘 실장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하니까 진흥원장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다만 박 전 차관은 “실제로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전남 해남의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김영택(72) 화백의 대웅보전 펜화를 보고 “사진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미황사의 미(美)가 그림으로 전해진다”고 벅차했다. 갤러리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는 그의 펜화에서 “조선백자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1인 ‘0.03㎜ 선’이 창조하는 미학. 일본인 비평가는 그의 작품을 가리켜 독자적 일가를 이룬 장인에 빗대 ‘김영택류(流)’라고 평가했다.20년 넘게 펜으로 국내외 전통 건축 문화재의 미를 담아온 김 화백이 최근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책만드는집)을 펴냈다. 책에는 담양 소쇄원 광풍각,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영주 소수서원 취한대, 경주 안강 독락당 계정, 순천 선암사 승선교, 고창 선운사 내원궁 등 우리 건축 유산에 얽힌 이야기와 펜화 96점을 담았다.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화실에서 만난 김 화백은 루페(확대경)를 보며 펜촉을 갈고 있었다. 김 화백이 쓰는 펜은 직접 만든 수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는 0.1㎜ 펜촉을 다시 사포로 갈아 먹을 찍어 그린다. 그가 작품당 긋는 먹선 수는 50만~70만개. 곱게 치고, 둥글게 치고, 깍아 치다 보면, 그의 주름진 손을 따르던 ‘선’은 ‘면’이 되고, 어느새 화폭 밖으로 뛰쳐나올 듯 본연의 기세를 품은 펜화가 된다. ‘책을 보는 순간 공력이 범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건네자 김 화백은 “20년어치의 세월이 담긴 작품들을 담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며 “친구인 출판사 사장이 ‘당신 그림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며 책에 그림을 최대한 많이 싣자고 한 결과”라고 말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였던 그는 1995년 세계 디자인 비엔날레에 참석했다가 프랑스에서 본 펜화에 매료돼 펜화가로 전업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은 300점. 1점당 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작품이 적지 않지만 상당수가 그를 떠나 주인을 찾았다. 그만의 화법은 무엇일까. 김 화백은 ‘순천 선암사 승선교’ 작품을 꺼냈다. “장대석인 승선교 아치뿐 아니라 쌓아 올려진 돌 하나, 사이 사이 끼어넣은 잡석 개수까지 실제와 똑같아요. 사물이 가진 진면목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는 주의죠. 그러면 ‘김영택의 승선교’가 아닌 그 자체가 승선교인 그림이 됩니다.” 그는 채식주의자다. “대상이 가진 본질 이외의 ‘삿된 기운(氣運)’을 작품에 더하지 않으려고 펜화를 시작한 후 단 한번도 육식을 한 적이 없어요.” 그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되, 배경의 잡스러운 건 쳐낸다. 이를테면 건축물의 본질을 가리는 잡목이나 보호 시설들은 삭제하는 식이다. 대신 역사적 고증을 거쳐 유실되거나 손실된 부분은 그림에서 복원한다. 김 화백이 가장 애착하는 작품은 ‘황룡사 9층 대탑’ 복원도 2점. 그는 “1억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죽고 남은 작품은 모두 미술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펜화 기행문이지만 우리 건축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그가 이야기꾼이 돼 풀어낸 ‘입담’이기도 하다. 그는 경북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가리켜 화려함보다 윗길인 ‘조선 맏며느리의 미’에 빗대고, 인근 성혈사 나한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창’이 있다고 소개한다. 또 병산서원 만대루의 ‘천장 보’를 눈여겨보라며, 특유의 파도치는 형상이 조선 목수들의 심성을 닮았다고 눙친다. 김 화백은 현재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1호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걸 작품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 동안 파르테논을 끝내고 나면 현대 서울의 전경을 묘사하는 대형 펜화 작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마크] ‘반역자’들을 위한 변명

    [북마크] ‘반역자’들을 위한 변명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해외판 제목이 ‘고블린’으로 번역돼 논란이 됐습니다. 서양 신화에 등장하는 고블린은 작고 추한 외모를 가진 탐욕의 상징입니다. 잘생기고 멋진 도깨비 역할을 한 배우 공유의 이미지나 드라마 부제인 ‘찬란하고 쓸쓸하神’의 애잔한 사랑과는 꽤 거리가 있는 제목입니다. 이걸 창작으로 이해할까요, 아니면 오역 나아가 원작의 훼손으로 봐야 할까요. 우리 문학을 외국어로 번역하든 해외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든, 번역자는 ‘모국어(원작)의 반역자’라는 업보를 짊어지고 삽니다. 작은 ‘흠’도 신뢰와 결합해 번역자들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있죠. 국내에서도 수년 전 번역을 둘러싼 갈등이 번역자와 비평가 간 고소 사건으로 비화된 적이 있습니다. 언제든 씹어댈 준비가 된 원작자와 비평가, 독자 앞에서 번역자는 ‘을 중의 을’입니다. 미국 그레고리 라바사(1922~2016)가 쓴 ‘번역을 위한 변명’(세종서적)은 ‘반역의 영혼’을 지닌 번역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남미 문학 번역자로, ‘번역자들의 교황’으로 불린 인물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백 년 동안의 고독’의 작가 가브리엘 마르케스는 라바사를 가리켜 그의 번역이 스페인어 원작보다 더 뛰어나다고 칭송했습니다. 마르케스가 라바사에게 ‘백 년 동안의 고독’ 영역을 맡기기 위해 3년을 기다린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가 말년에 쓴 이 책은 번역자들의 고뇌와 옹호를 담은 변론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암호병으로 복무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는 번역자가 저지르는 원작에 대한 배반 혹은 반역의 불가항력적인 측면들을 자신의 길고 긴 작업 명세서를 통해 변명합니다. 번역자가 진부한 규범에 얽매여 직감을 희생할 때 더 큰 반역을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하죠. ‘원작을 읽으면서 번역하는’ 일명 동시 번역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고수하는 그는 “단어들이 자신을 이끌도록 내버려두는” 본능과 자유 의지를 중시합니다. 그는 번역자도 작가라고 외칩니다. 하지만 비평가들을 악착같이 시비 거는 ‘번역 경찰’로 부르는 대목에서는 그 역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번역자 이종인씨는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의 한 구절을 “내 배가 이처럼 남산만 한데도 당신은 나를 사랑해줄 거야”로 옮겼다가 편집자와 옥신각신한 경험을 전합니다. “헤밍웨이가 서울의 남산을 어떻게 알아 이렇게 썼겠느냐”고…. 위대한 번역자의 회고록이지만 모국어의 일탈이 어디까지 용인될지 정답은 없습니다. 최종 판결은 독자의 몫입니다. 일본 근현대 문학의 대가 나쓰메 소세키는 서양 소설의 사랑 고백(I love you)을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번역했다죠. 수줍은 고백이 설레고 낭만적이지 않나요. 안동환 문화부 기자 ipsofacto@seoul.co.kr
  • ‘칸 초청장’ 받을 한국영화는…

    ‘칸 초청장’ 받을 한국영화는…

    이달 중순 발표… 영화제 새달 17일 개막제70회 칸영화제 개막(5월 17일)이 다가오며 올해는 어떤 한국 작품들이 꿈의 영화제에 입성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으며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청받지 못할 경우의 역효과를 우려해 출품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편이다. 결과는 이달 중순 발표된다. 해외 영화 전문지인 버라이어티와 스크린 데일리, 할리우드 리포터가 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공히 꼽은 한국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스무 번째 연출작 ‘클레어의 카메라’다. 국내에선 홍 감독과 김민희의 사생활 문제로 이들의 활동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가 일부 있지만 해외 평가는 다른 셈. 지난해 5월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프랑스 칸을 찾았을 때 홍 감독과 함께 현지에서 찍은 작품이다.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았다. 프랑스 고교의 비정규직 교사 이야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페르가 출연하고, 칸이 배경이며 홍 감독 또한 칸의 단골손님이라는 점에서 초청이 유력시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경쟁 3회를 포함해 모두 다섯 번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번 경쟁 부문에 오르면 위페르와 함께했던 ‘다른 나라에서’ 이후 5년 만이다. 버라이어티와 스크린데일리 두 곳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후보군에 넣었다. ‘설국열차’에 이은 봉 감독의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다. 글로벌 유료 영상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560억원을 투자했다. 브래드 피트가 대표인 영화사 플랜B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인간과 돌연변이 동물의 우정을 그린 이 작품에는 한국의 안서현, 변희봉 외에 해외 배우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등이 출연한다. 원래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으나 한국에서는 6월 극장 개봉까지 한다. 버라이어티는 ‘옥자’가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봉 감독은 ‘괴물’, ‘도쿄!’(옴니버스), ‘마더’로 감독 주간, 주목할 만한 시선 등에 오르며 칸과 인연을 맺었다. 스크린 데일리는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을 보탰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군함도’는 군함 모양의 일본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됐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 조선인 400여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캐스팅에 순수 국내 작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순제작비만 230억원 안팎에 달해 한국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최고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류 감독은 2005년 ‘주먹이 운다’로 칸 감독주간에 초청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경험이 있다. ‘유리정원’은 문근영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명왕성’, ‘마돈나’ 등으로 호평을 받았던 신 감독은 2012년 단편영화 ‘순환선’으로 칸에서 비평가들이 주는 카날플뤼스를 수상한 바 있다. 이 밖에 장훈 감독의 ‘택시 운전사’, 이용승 감독의 ‘7호실’ 등이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실화를 소재로 했으며 송강호와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호흡을 맞췄다. 신하균·도경수가 출연한 ‘7호실’은 망해 가는 DVD방을 배경으로 한 코믹 스릴러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3無 선거’에서 벗어나야 희망이 있다

    [김형준의 정치비평] ‘3無 선거’에서 벗어나야 희망이 있다

    대통령 선거가 40일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대 승부처인 호남과 충청 경선에서 압승(55.9%)하면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호남과 영남 지역에서 펼쳐진 초반 4연전에서 압승(66.3%), 사실상 경선 승리를 굳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63%의 득표로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런 ‘압승 도미노 현상’은 우세를 보이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가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각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지켜보면서 기대보다는 불안이 앞선다. 이번 대선이 ‘3무(無) 선거’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공학만 있고 미래는 없다.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정부가 그동안 잘했는지를 기준으로 ‘회고적 투표’를 한다. 심판의 기능이 강하다는 뜻이다. 총선과 달리 대선에서는 누가 미래를 잘 이끌어 갈지 ‘전망적 투표’를 한다. 따라서 대선 후보들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심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대선 판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간의 ‘반문(反文) 연대’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2년 대선에선 3당 합당을 통해 영남과 충청이 연대했고, 1997년 대선에선 호남과 충청이 결합한 DJP 연대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문 연대’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대선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정치 실험이 될 수 있다. 영남과 호남이 결합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념적으로 배타적이고 가치가 다른 후보들이 오직 대선 승리만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이제 득보다 실이 많다. 결국 권력 나눠 먹기식으로 변질돼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공방만 있고 정책은 없다. 최근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에 벌어진 ‘보조 타이어’ 대 ‘폐타이어’ 논쟁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의 현실은 이런 비생산적인 논쟁을 벌일 만큼 한가하지 않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고,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노골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차기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현대 자동차가 구글,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불안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대선 후보들과 정당들은 저급한 말장난보다는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정책을 갖고 피 터지게 경쟁해야 한다. 셋째, 탐욕만 있고 참회는 없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민이 뽑은 6명의 대통령 모두 실패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되고 구속된 대통령마저 등장했다. 왜 그럴까. 자신의 친위 세력을 만들어 권력을 사유화하고, 집권당을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화한 다음 이를 통해 국회를 지배하고, 진영의 논리에 빠져 국민과 야당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옳다면서 끊임없이 국민을 가르치려고 했고, 말만 무성했지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구태에 익숙한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반대로 능력 있고 겸손하며 공공성이 투철하고 국민을 하늘같이 섬길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자신의 지지층으로부터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국민 통합에 앞장설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눈물을 흘리며 미래의 씨를 뿌리지 않는 사람은 결코 기쁨을 거두지 못한다. 적폐 청산을 부르짖으면서 패권을 강화하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며, 줄 세우기를 강요한다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친문 세력은 참여정부 실패를 반추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대한민국 보수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보수가 보수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주범은 호가호위했던 강성 친박들이다. 이제 강성 친박은 뼛속까지 참회하고 폐족 선언을 한 다음 당을 떠나야 한다. 그래야만 분열된 보수가 통합되고 진보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 “더 강력해진 사회 더 위험해진 사회”

    “더 강력해진 사회 더 위험해진 사회”

    “이 사회는 기회를 살 수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민주주의 시대에 살지만, 독재 치하에서 일하고 있어.”, “시험, 점수, 자격증…그 사회에는 중독이 만연했다.”2014년부터 인스타그램에 매주 게재되기 시작한 한 장의 그림과 한국어로 쓴 짧은 글이 입소문을 탔다. 스페인 만화 제목을 딴 아이디 ‘blameblameblameblame’(블레임X4)의 그림과 글은 타임라인에서 강한 여운을 남기며 팔로어 독자가 1만명으로 늘었다. 주인공은 서른 살 스페인 청년 다니엘 로드리게즈 코르네호. 그는 스페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3년간 머물며 한국문학번역원의 스페인어 번역 과정도 마쳤다. 독학으로 공부해 쓴 한국어 글과 직접 그린 그림은 최근 ‘번개’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번뜩이는 이야기’라는 부제대로 스페인 청년이 느끼는 민주주의, 정치, 재벌, 성차별 등 한국 사회의 비틀린 구조에 대한 문제 의식을 풀어낸다.한국을 사랑하는 스페인 청년이 본 우리 사회의 민낯은 무엇일까. 그는 “민주주의 틈새에 수많은 작은 독재들이 있다. 얼마나 모순적인가. 독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 우리는 이런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라 부른다”(27쪽)고 말하고,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슬로건은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에게만 희망의 언어일 뿐 ‘기회를 살 형편’조차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사치품”(89쪽)이라고 꼬집는다.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코르네호를 만났다. 한국어로 드러낸 그의 생각은 청년 특유의 패기와 비판 의식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더 강해졌지만 더 위험해진 사회, 더 많이 가지고 있지만 더 적게 베푸는 사회”라고 진단하는 식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얘기인가’라고 묻자 “한국을 포함한 전 지구적 사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이 큰 것 같다’고 묻자 “민주주의는 없다”는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한국이 스페인보다 더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부러운 눈치를 드러냈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스페인 모두 독재(박정희, 프란시스코 프랑코)와 전쟁(6·25전쟁, 스페인내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광화문 촛불집회를 보면서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모습이 다르게 보였어요. 스페인 국민들은 집권당의 부패와 무능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선거 때면 또 그들을 찍어요. 한국은 민주주의에 있어서는 스페인과 다른 길을 가지 않을까요.” 그는 한국 사회의 인상에 대해 “보수적이고 비윤리적인 가치관을 정당화하고 강요하는 사회”, “여유가 잘 느껴지지 않고 다양한 압력이 많은 사회”라고 비평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스페인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자본주의는 세계를 똑같이 만들려고 해요.” 미국의 진보적 지성인 놈 촘스키와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사유를 좋아한다는 코르네호는 “저 같은 청년들이 민주주의, 부패, 불평등, 성차별, 환경 등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구체적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무관심은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현재의 부조리한 상황이 계속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해석될 뿐”이라고 말했다. 책 제목 ‘번개’는 그의 작명이다. “어둠 속에서는 타인의 고통과 불평등, 불의를 보지 못하죠. 잠깐 번뜩이는 번갯불 덕에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실체를 볼 수 있어요. 그 세계를 밝혀줄 번개가 필요한 시대 아닌가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평생학습도시 선언 10주년. 안양시 25개 맞춤형 평생학습 사업 추진.

    평생학습도시 선언 10주년. 안양시 25개 맞춤형 평생학습 사업 추진.

    평생학습도시 선언 10주년을 맞아 경기 안양시는 25개의 세대·계층별 맞춤 평생학습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평생학습도시는 교육부가 공모를 통해 평생학습 관련 인프라 구축과 평생학습 추진 계획이 우수한 지자체를 선정한다. 평생교육은 1970년 유네스코 교육정책 문서에서 중요 개념으로 처음 등장했다  2007년 평생학습 도시로 선정된 안양시는 배움을 배달하는 평생교육 강좌 ‘두드림’을 상·하반기로 나눠 운영한다. 성인 7명 이상이 원하는 강좌와 시간, 학습장소 등을 정해 신청하면 강사비를 최대 72만원 지원한다. 시민들의 평생학습 참여를 돕고, 지역 주민간의 학습모임 동아리 형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현재 안양시에는 26개 ‘학습동아리’가 활동 중이며, 동호회나 소모임과 달리 학습을 주목적으로 한다. 시는 지역내 동아리의 네트워크를 조성하기 위해 오는 9월 워크숍, 성과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인들의 위한 웰에이징(Well-aging) 교육인 ‘그린나래’는 가족, 건강, 웰다잉(Well-dying)을 주제로 역활극 등을 하는 참여형 학습으로 호응이 좋다. 노인통합교육지도사들이 72곳의 경로당을 방문, 월 4회 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소외계층을 위한 강좌인 ‘다꿈세’(다함게 꿈꾸는 세상)는 사랑의집 등 5곳의 공동생활시설을 방문 진행한다. 맞춤형 인문강좌로 인성, 문학, 예절, 공동체 마인드 등의 교육을 한다.  시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위한 ‘안양시민학당‘은 다음달 시작된다. 명사들을 초청 인문학, 자녀교육, 건강 등의 다양한 주제로 11월까지 15회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인과 가족, 모든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낭송대회를 오는 11월 개최한다. 올해 두번째로 열리며, 안양 대표적인 인문행사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평생학습도시가 비평생학습도시보다 평생학습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143곳의 기초자치단체가 평생학습 도시로 지정됐으며 경기도는 25곳으로 가장 많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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