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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분단 55년 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1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평양으로 떠난다.부끄럽게도 냉전의 마지막 대결장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드디어 해빙과 화해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느낌이다.통일을 염원하는한민족은 부푼 가슴으로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으며 동북아에 지정학적 이해를 갖고 있는 4강,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그들의 국익과 세계전략 차원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이 초래할 지정학적 파문을 측정하면서 평양회담을 주시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왜 세계가 떠들썩하는가? 한국은 박정희 정권 이래 역대 정권이 30여년 동안 남북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북쪽에 제의해 왔다.그러나 북한의 김일성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94년 미국 카터 전 대통령의주선으로 날짜까지 잡힌 남북정상회담은 김일성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회의를며칠 앞두고 무산되고 말았다. 따라서 김일성의 후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베를린 제의를 받아들여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에 응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회담결과에 따라서는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세력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어찌 세계가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55년이나 거부해온 정상회담에 응했다면 그것은 북한의 대남 태도에 하나의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변화가 곧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조국통일 문제를 진지하게 토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응한 것은 식량난과 경제파탄으로 직면해있는 체제위협을 넘기기 위해선 김 대통령의 도움이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북한은 그동안 남한에 흡수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한국정부와의 공식접촉을 기피해 왔는데 김 대통령의 꾸준한 ‘햇볕정책’으로 이같은 공포를 어느 정도 떨치고 마침내 정상회담에 동의하게 된 것이다. 역사적인 최초의 정상회담인 만큼 국민들의 기대도 크다.언론이 이러한 기대를 부추겨 ‘북한붐’까지 조성해 놓았다는 비판의 소리가 많다.언론은 역사적인 사건의 보도와 해설에 극히 신중해야 한다.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마련이다.분단을 반세기가 넘게 고착시키고 있는 남북한의 이념 차이,이해가상충되는 강대국들과 맺고 있는 남북한의 국제관계를 고려할 때 한 차례의정상회담으로 극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국내외 북한전문가들이 첫 회담에 너무 큰 성과를 기대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라고 한결같이 충고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민감한 문제들은 서로의 원칙만 천명하면서 토의는 뒤로 미루고 이산가족 상봉같은 인도적 문제,상호 이해를 돕고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그래야 정상회담이 지속될 수 있다.만나는 횟수가 늘고 이해와 신뢰가 깊어지면 어려운 문제도 차츰 토의할 수 있을 것이다.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면 북한에 대한 지원이 일방통행이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한국에는 아직도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회의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않다.비판자들은 남쪽의 호의에 대해 북한의 상응한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한국은 여론을 무시할수 없는 민주국가이다.두 정상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두 정상은 이회담이 같은 민족이면서도 이데올로기 대결과 정치적 적대관계로 반세기가넘게 분단상태를 견지해온 두 체제 두 정권을 대표해 만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그러면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한계가 분명해진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싸우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따라서 두 정상이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눈앞의 성과에 급급하거나 서두르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면 성공의 확률은 아주 높다.회담이 실패로 끝난다면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타격이 크다.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회담을 성공시켜 할 ‘의무’를 지고 있다.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성공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장행훈 한양대 겸임교수.
  • 언론인 정계진출 찬반 팽팽

    선거철을 앞두고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논란은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언론계 활동의 경험을 살려 정치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이들이 권부에 들어가 언론발전을 저해하거나 정치개혁의 걸림돌이 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교차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언론정보지 ‘기자통신’ 2월호는 ‘언론인 정계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의 특집을 마련했다. 언론인들의 정치참여는 제헌국회 이래로 줄기차게 이어져왔다.제헌국회 12명을 시작으로 2∼9대까지 10명 안팎을 유지해오다가 10대에서 20명으로 늘어난 후 11대에서 32명을 기록했다.12∼14대까지는 20명 수준을,15대에서 다시 32명으로 늘어났다.이번 16대 총선에도 출마를 준비중인 언론계 인사는 60여명 정도(현역의원 제외)로 추산되고 있다.언론계가 정치권의 ‘인력풀’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주언(전 한국일보 기자)사무총장은 “언론계의 전반적인 견해는 다소 부정적인 것 같다”고 전한다.김총장은 “권위주의시절 정계로진출한 언론인들의 경우 대부분 독재정권의 홍보첨병 노릇을 해온 대가로 선발됐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면서 “특정 정치세력에 호의적 보도를 한대가로 하루아침에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치권으로 옮겨간 언론계출신 인사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한국유권자운동연합 의정평가단의 ‘98년 국회의정활동평가’에 따르면,언론인 출신 국회의원들의 평균점수는 71.1로 사회운동가(73.9),법조인(73.5),정치인(72.9)보다 낮으며 전체 국회의원 평균 72.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15대 국회의원 공천반대명단’ 67명 가운데는 언론인 출신이 8명(11.9%)이나 포함돼 있다.언론계 출신 가운데는 당대표급 인사들도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 지명도를 발판으로 ‘얼굴 마담’ 노릇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박민 문화일보(정치부)기자는 “비판자에서 비판대상으로 180도 전환을 시도할 때는 보다 철저한도덕적·철학적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이미영 자민련 부대변인(전 MBC 아나운서)은 “‘물갈이’란 이름으로 각 정당은 선거때마다새 인물들을 수혈하지만 이들 가운데 국회법 한번 읽어보지 않은 ‘정치문외한’들이 허다해 두드러진 의정활동 없이 임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지적하고 “공정한 기자정신과 경험으로 익힌 예리한 안목,정치감각 등을 접목시킬 경우 언론인 출신들이 정치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학진 새정치 하남·광주포럼상임위원장(전 한겨레신문 기자)은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에는 일정한 조건과 제한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 잣대로 ▲민주화기여도 ▲투철한 직업(기자)정신 ▲권위주의 정권에 집착해온 언론인 배제 등을 들었다.한 정치학자는 “언론계 출신들의 정계진출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바람직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올곧은 기자정신과 정치감각을 겸비한 언론계의 인재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시민·언론단체 올 활동 평가

    올해 언론계의 과제는 단연 ‘언론개혁’이었다.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민단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3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결성된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는 활동범위를 한층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언개연은 특히 지난해말 국회에 입법청원했던 통합방송법 및 정간법제·개정운동에 힘을 쏟았다.또 신문(언론)개혁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는 등법·제도적 언론개혁을 추진한 일도 관심을 모은다.이와 관련,20여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마련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이밖에 신문사주 비리와 소유구조개혁,권언유착과 언론윤리 등에 관해 토론회·세미나를 여는 등 사안의 공론화에 앞장섰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등의 단체들도 언론계의 문제점이 발견될 때마다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비판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 단체의 일관된 노력은 해묵은 숙원인 ‘통합방송법의 국회 상임위 통과’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중심축은 지난 10월 출범한 ‘민주방송법 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상임대표 김중배).300여개의 단체로 구성된 국본은 수차례의 철야농성 및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통합방송법의 제정에 힘을 쏟아왔다.현재 국본은 향후 방송위원회 구성과 시행령 제정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언론개혁을 향한 길은 아직 먼 것으로 분석된다.언개연의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속출하고 있고,통합방송법 이외에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지적이 있다.아울러 모니터단체들의 전문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언개연의이성희 간사는 “큰 이슈에 매달리다보니 언론계의 전반적인 개혁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광운대 주동황 교수(신방과)는 “시민단체의 언론개혁활동이 정치권이나 현업 언론계의 비협조로 인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내년에는 언론개혁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 현실적인 언론개혁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쉽게 읽기] 역사와 영화

    [마르크 페로 지음] 지난 몇십년 동안 우리는 매우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타며 지내왔다.변화에둔감하면 뒤쳐지고 민감해야만 살아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고 나면 세상은 또 새롭게 변한다.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얼마나 놀라운지 우리를지배하던 제국의 권좌를 교체할 정도이다. 지난 수천년간 우리를 지배하던 글의 제국은 20세기 들어 새롭게 영토를 구축한 이미지의 제국에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이제 영상문화가 문화의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게 되었다.영화나 텔레비전은 비판자들이 조롱 삼아 부르는 대로 ‘바보들의 스펙터클’이나 ‘바보 상자’가 더 이상 아닌 것이다.이들은 새로운 권력을 형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역사의 영역에까지 발을 뻗친다.즉 이미지의 제국은 문자와는 다른독특한 방식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시대를 증언한다. ‘역사와 영화’는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영화가 단순히 20세기의 신종 대중 예술이 아니라 역사의 주체라는 관점은 역사가들뿐만 아니라일반인들에게도 새로운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저자인 마르크 페로는 역사가로서 영화감독이 된 희귀한 인물이다.그는 특히 서방 역사가 중에서 최초로 소련 고문서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인물로서 프랑스의 저명한 역사 잡지인 ‘아날 Annales’의 편집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영화를 역사의 주체이자 자료로서 연구한 선구자라는데 있다. 이 책은 저자가 풍부한 사례 제시를 통해 영화를 역사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참신한 방법론을 선보이고 있다는 데에 그 장점이 있다.예컨대 에이젠슈테인의 ‘파업’은 1917년 이전의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투쟁을 보여주는대파업들의 요약이며 개요이지만,그의 분석에 따르면 일정 단계에 들어서 있는 산업사회의 ‘모델’이다.그리고 노동자들의 요구,위기,파업,선동,억압등은 이 모델의 구성요소들이며 이 모델은 동시에 사회적 기능성과 자발성그리고 혁명과정의 발전에서 필연성과 비합리성의 조직 등에 관한 문제들도제기한다는 것이다.즉 ‘파업’이라는 픽션을 통해 현실에 대한 성찰을 심화시킴으로써 영화가 역사의중요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사례들이 이 책 속에는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다.그러므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영화학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된다.더구나 우리 나라에 잘알려져 있지 않은 구 소련의 영화들이 많이 소개된 것과 유명하지만 비교적소개가 덜 된 영화 장면들이 화보로 꾸며진 것, 그리고 책 뒤에 영화감독 및작품 목록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도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는반가운 정보다. 까치글방 펴냄.값 9,000원윤재웅 문학평론가 동국대 강사
  • 언론개혁 정부·국회가 뒷받침해야/ 정간법개정 입법청원 몇년째

    ‘언론개혁,이대로 둘 것인가’ 중앙일보사태를 계기로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절정에 달해 있다. 학계는 학계대로,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언론개혁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찾아볼수 없고 이들의 주장은‘메아리없는 외침’에 그치고 있다. 이유는 정부와 국회가 언론계의‘자율개혁’을 내세우며 이같은 ‘외침’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시민단체의 정간법 개정 입법청원 두 건이 문화관광위 소위에 계류중이나 정부도 국회도 내몰라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학계·시민단체들은 “우리는 그동안 할만큼 했다. 수차례 세미나를 통해 의견수렴도 했고,정부와 국회에 언론개혁 관련법 제·개정도 몇년째 건의해 왔다”면서 “이젠 정부와 국회가 나서 법제정이나 제도개혁 등으로 ‘공’을 받아줘야 할때”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국회가 내세우는 언론의 자율개혁과 관련해 전북대 김승수(신방과)교수는 “자율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말도 안된다”며 “원래 ‘개혁’은 타율적인 것으로 자기혁신과는 다르다.개혁이란 국가가 나서 조직·시스템을바꾸는 것으로 그 방법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이다.국민들이 할 수 있는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현재 한국언론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 가운데 관련법·규정의 적용을 통해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 있다.우선 사주 1인이 인사·편집권에서 전횡을 휘두르는 족벌언론 문제는 정간법 개정으로 대부분 해소가 가능하다.이밖에 언론사나 사주의 불공정거래,탈세 등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이 법집행을 엄격히 할 경우 역시 발본색원이 가능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장 전해철 변호사는 “특별법을만들라는 것이 아니다.기존 관련법을 손질해 개혁하자는 것인데 당국이 자율개혁 운운하며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인 동시에 손도 안대고 코 풀려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정부당국이 손에 쥔 ‘칼’을 묵히고있는 것이나 관련 법의 손질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성균관대 이효성(신방과)교수는 “정치권력은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언론권력을 두려워한다”면서 “언론과 전면전을 펼 경우 권력차원에서도 출혈을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언론과 권력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공존공영해왔다.권력층에서 간헐적으로 언급하는 언론개혁은 사주에게 보내는 ‘정치적 협박장’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격으로 방치되어온 언론개혁. 권력의 감시와 비판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대통령만들기’를 자처해온언론은 오히려 청산해야할 또다른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김승수 교수는 “유럽·일본의 경우 2차대전후 언론 대정화를 통해 사회기강을 바로잡는 동시에 언론 관련법에 공정보도와 언론자유·기자윤리 문제를명시,자유언론의 기틀을 다졌다”면서 “현정부는 기형적으로 과대성장한 언론권력의 해체를 통해 건전언론 육성에 나서야 하며 이는 시대적, 국민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가을 독서가에 서구철학 선풍

    가을을 맞아 독서가에 ‘철학’붐이 일고 있다.현대 서구철학자의 대작들이 속속 선을 보이면서 고급독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이는 20세기말의 혼란과 방황 속에서 사상의 새로운 좌표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서적은 이정우 전 서강대교수가 옮긴 질 들뢰즈(1925∼1995)의 ‘의미의 논리’(한길사 펴냄,2만5,000원).들뢰즈는 ‘금세기 최대의 형이상학자’‘현대의 위대한 스콜라철학자’ 등의 찬사를 받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후기구조주의 철학자이다. 들뢰즈 철학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다만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사건은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지만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데서 들뢰즈의 철학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들뢰즈의 철학이 요즘 한국지식인 사회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80년대 마르크스,90년대 푸코에 이은 대안으로 들뢰즈 읽기 열풍이 한창인 것이다.들뢰즈의 저술은 이번 ‘의미의 논리’발간으로 대부분 국내에 번역됐다.지금까지 ‘반오이디푸스’ ‘감각의 논리’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니체와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베르그송주의’ ‘영화’ ‘소수집단의 문학을 위하여’ ‘들뢰즈의 푸코’ 등이 나왔다.이정우 전교수는 들뢰즈 철학을 풀이한 ‘시뮬라크르(사건)의 시대’를 펴낸 바있다. 들뢰즈에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이 있다.퀘틴 스키너의 사상사연구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을 다룬 ‘의미와 콘텍스트’. 제임스 탈리 영국 맥길대 교수가 묶은 ‘의미와 콘텍스트’(유종선 울산대교수가 옮김,아르케 펴냄,2만5,000원)는 ‘사상사란 무엇인가,사상사는 어떤 방법론과 문체로 기술돼야 하는가’등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스키너는지난 78년 37세 때 케임브리지 대학의 정치학교수에 선임된 석학.그는 역사적 저술의 해석,이데올로기 형성과 변화,이데올로기와 정치행위의 관계 분석으로 분석틀을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비판자들은 사상사연구에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수 없으며 스키너의 방법은 연구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반박한다.이는 방법론에 관한 논쟁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 지식사회에 큰 교훈을 준다.유교수는 “그들의 논쟁은 우리가 얼마나 학문에 습관적으로 매달리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이밖에 독일 철학자인 베르크마이스터가 쓴 ‘가치론의 역사적 조명’(최병환 대전대 교수 옮김,서광사 펴냄,2만6,000원)과 김상환 서울대 교수가 지은 ‘예술가를 위한 형이상학’(민음사 1만5,000원) 등도 지식에 관심있는 독자를 매료시킬 만하다. 박재범기자 jaebum@
  • 포용정책 결실 맺게 超黨的합의 절실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은 남북이 적대성을 해소하고 화해협력으로 공존의 틀을 마련해 평화정착을 실현하자는 정책이다.강력한 안보태세에 바탕을 두고,남북간의 화해와 교류협력을 실현하려는 이중적인 과제 실현이 목표다. 이 정책은 분단의 안정적 관리와 통일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정부는 정경분리와 상호주의에 입각해 북한과의 대화·협력을 추진하고있다. 남북한간의 역량격차에 따른 대북 자신감이 이 정책의 출발점이다.게다가북한은 사회주의진영의 붕괴와 자원고갈로 경제위기를 겪고있다.김정일(金正日)체제의 뒤에는 군대라는 수단(레버리지)이 남아있지만 탈냉전의 상황에서 활용도는 제한적이다.김정일은 아직 정책적으로 우왕좌왕하며 갈 지(之)자형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포용정책은 정책입안과 공감대 형성과정을 지나 본격적인 정책집행단계로 이행중이다.그러나 1년반이 넘도록 국내적으론 야당의 비난 등 원론적인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민적 합의기반을 넓히는 것이 탈냉전을 지향하는 포용정책의 수행을 위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단체는 국내의 냉전구조 해체를 위해 노력하고 초당적인 협력을 구해야 한다.이 정책은 특정 지도자나 특정정파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가 달리 선택할 수 없는 모든 정치세력이 공유하는 최대공약수가돼야 한다. 국내 냉전구조의 해체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우리사회의 진일보한 민주화를 위해서도 절박한 과제다.민주화의 진행 속에서 민주화의 핵심사안 중 하나인 이데올로기적 포용성이 오히려 감소돼 왔다.‘대북 승리론’과 ‘경계론’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과도적인 상황이다. 북한에 대한 낮은 관용의 태도는 전향적인 통일정책의 발목을 잡는 국내적조건으로 작용한다.또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는 것을 방해한다.이러한 방해는 여론이란 이름 아래 국민적 의사인 것처럼 치장되지만 사실 일부 강성 보수언론에 의해 주도·가공된 여론인 면도 크다. 우리사회가 감성적 반북의식에 포로가 돼 있고 냉전구조가 지속되는 상황속에서 정부의 전향적인 대북정책의 성공적 구사도 어렵다.냉전해체 노력이그만큼 크다. 대북정책의 초당적 협력을 위해 야당의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모색해야 하고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포용정책의 성과가 모든 정치세력과 사회세력의 공동의결실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정치세력간의 경쟁을 완승게임으로 풀지말고 ‘상대방과 함께 이익을 취하는 부분승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햇볕정책’이란 용어를 공식폐기할 것을 제의한다.이 용어가 비판자들에 의해 유화주의로 매도되면서 말의 뜻이 변질돼 국민홍보에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3∼94년 북한핵문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을 때 호전적인 북한을평화로 이끌어 내기위해선 강풍보다는 햇볕이 유효하다는 주장에서 유래됐다. 李 鍾 奭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 연구실장
  • 윤관 대법원장 퇴임 간담회

    “사법부에 대한 외부의 압력이나 불순한 도전을 막는 것은 대법원장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이제 그같은 간섭은 상당 부분 불식됐고 법관들 스스로도외부의 간섭을 물리칠 힘이 축적됐다고 봅니다” 오는 22일 퇴임하는 윤관(尹관) 12대 대법원장이 14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장 접견실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그는 취임 이후 6년의 재임기간 동안 공식일정 이외의 내·외부 인사 접촉을 자제하고 점심조차 구내식당에서 배달시켜 해결하는 등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해왔다. “공적 활동 외에 정치인이나 경제인,동문,심지어 법관들과의 사적인 만남도 자제했습니다.대법원장으로서 공평무사한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사적인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 예상치 못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8대 유태흥(兪泰興·81∼86년) 전 대법원장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채운 소회를 묻는 질문에 윤 대법원장은 “임기있는 공직자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6년 내내 ‘어려운 마음’이었다고 고백한윤 대법원장은 “특히 21세기를맞이하는 사법부의 기초를 다지고 청사진을 마련해야한다는 시대적 임무를항상 염두에 둬 왔다”고 술회했다. “24개 개혁과제를 선정,6개의 법률을 제정하고 개혁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그 결과 사법부 독립,재판제도의 혁신,인신구속제도의 개선,사법적 봉사의 확대 및 사법의 현대화·민주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윤 대법원장은 최근 대통령의 사면권에 의해 사법부가 무력해지고 있다는지적에 대해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적 합의하에 합리적으로 이뤄졌을 때정당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선 법관들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사법적 정의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후배 법관들에게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법관은 자신에 대한 냉철한 비판자가 되어야 합니다.주관을 배제하고 자신의 사고를 객관적인 잣대로 저울질해 정의와 국민의 편에 설 때 법관의 독립은 지켜질 것입니다”이종락기자 jrlee@
  • 언론매체 ‘해부’ 칼날 매서워졌다

    언론의 비판자격인 ‘매체비평’이 일부 개혁성향의 신문과 언론전문지·언론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그동안 우리사회에서 강력한 권력집단으로 군림해오면서도 정작 비판과 견제의 사각지대에 몸을 숨겨온 언론매체에 대한 언론계 내외의 감시와 비판이 한층 심화됐다는 점에서 향후언론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김문원)에서 발행하는 언론전문지 ‘신문과 방송’은9월호에서 매체비평의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고 나섰다.우선 매체비평 담당인력을 신문,방송 두 분야로 나눠 각각 3명씩 두고 지면도 대폭 늘렸다.그동안에는 신문과 방송 두 분야로 나눠 전문가 1명씩이 해당 매체의 비평을 맡았다. 운영·집필방식도 바뀌었다.종래의 1인전담 방식에서 신문·방송 각각 3인의 비평자가 토론 1주일전에 주제를 선정,자료수집과 사전취재를 바탕으로토론을 거친 후 최종비평문은 대표집필자가 집필하는 형식으로 전환했다. ‘신문과 방송’측은 “새 매체비평은 인상기 수준이 아닌,깊이있고 구체적인 비평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하고 “또 좋고 나쁨을 지적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잘 됐으면 잘 된 배경을,잘못 됐으면 잘못된 이유를 짚어보기를적극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실명비판에도 소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종래의 익명성 매체비평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문과 방송’의 정봉근 출판팀장은 “기존 매체비평은 현장성이 결여된데다 매체 전반의 보도경향을 소극적으로 다룬 형태여서 별로 공감을 얻지못했다”고 지적하고 “향후로는 언론계 현장의 인사들이 비평자로 참여하여 특정인이나 특정기사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비평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창간초부터 매체비평을 해온 한겨레신문은 한동안 이를 중단했다가 올해부터 재개했다.한겨레 여론매체부 손석춘 부장은 “특정 언론사와 관련된 비평이 나갈 경우 해당 언론사가 소송 운운하며 협박성 항의를 해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며 매체비평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1년여 ‘한겨레’ 매체비평의 필자로 활동한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교수는 “아이템 선정과 보도내용의 사실확인이 힘든 작업이었다”며 “의학·환경 등 전문분야의 기사는 비평에 앞서 관련분야 공부가 필수적”이라고밝혔다.강 교수는 특히 “단발성 비평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기획성 매체비평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체비평 고정란을 두고 있는 중앙일간지는 대한매일과 한겨레 두 곳뿐.언론전문지로는 ‘미디어오늘’과 ‘기자협회보’,기관지로는 ‘PD연합회보’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시민과 언론’ 등이 있다.이밖에도 언론개혁시민연대,바른언론을 위한시민연합,경실련방송모니터회,여성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KNCC언론대책위원회 등 10여개 단체가 매체비평을 해오고 있다. 한편 ‘신문과 방송’측은 매체비평 확대에 이어 반응을 봐가면서 매체비평 전문잡지의 발행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현기자 jwh59@
  • [김상웅 칼럼] 지식인의 소신·용기·도덕성

    “나에게 사랑할 수 있는 최상의 용기를 주소서.이것이 나의 기도이옵니다. 말할 수 있는 용기,행동할 수 있는 용기,당신의 뜻을 따라 고난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일체의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남을 수 있는 용기를 주옵소서”­마하트마 간디는‘진리 파악’운동을 실천하면서 스스로‘용기’를 다짐하고 기도하였다. 지난 8일 오후‘반민주적 대학정책의 전면 개혁을 위한 전국교수연대회의’소속 대학교수 900여명은 명동성당에서 집회를 열어‘교육발전 5개년계획’과‘두뇌한국21’(BK21)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정부 세종로청사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각종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은‘장관’이었다. 대학교수 수백명이 가두시위에 나선 것은 4·19혁명 이후 처음이라 한다.그래저래 이번 교수 시위는 화제가 되고 시국현안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대학교수들이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이슈로 거리로 나선 것이 학자의 신분으로 타당한 것인가,그리고 집회장소를 명동성당으로 택한 것이 과연합당한 가를 묻게 된다. ‘BK21’사업은 문제점이 적지않다.일부 내용과 성안 과정이 그렇다.하지만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고등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는 타당하며 필요하다. 한정된 국가 재원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선별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잔칫날 떡 나눠주 듯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솔직히 우리나라 대학의 학문연구 수준은 저개발국 수준이다.국내에서 일류대로 꼽히는 서울대학교의 경우 국제적으로 학문연구 수준의 잣대라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게재되는 교수들의 논문편수가 세계 128위에 머물고 있다.서울대가 세계 500대 대학 수준에도 못 든다는 평가는 오래 전 일이다. 이런 현상에는 대학교수들의 책임이 적다고 하기 어렵다.“사실 우리 지식인들은 그동안 원전과 논문의 형식성, 위협적인 이론과 낯선 외국학자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줏대없는 베끼기와 무책임한 짜깁기를 해왔습니다”라는 한‘변방’교수의 고백은 자기 비하의 독백일 뿐인가.‘기지촌 지식인’들의 신민주의(臣民主義)적 행태가 우리 대학을 후진성에 묶어두었다면 지나치다할까. 교수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면서까지 비판하는‘BK21’은 진정 용기 있는 교수라면 설혹 자신의 이해가 따르더라도 내용을 보완하면서 실천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시위에 나선 교수들이 교수 신분과 관련된 교수계약제·연봉제의 완전 철폐,대학 이사회제도 도입 철회,교수협 의결기구화 등 현안과동떨어진 문제까지 들고 나온 것은 순수하지 못한 대목이다.또한 집회장소를명동성당으로 삼은 것도 많은 사람의 거부반응을 일으켰다. 종교상이나 시민교통불편의 문제만은 아니다. ‘4·19 이후’처음 있는 대학교수의 집회라면 명분과 시기와 장소가 적합해야 한다.지금이 과연 4·19에 버금갈 만큼 위기의 상황인가,그리고 학생·종교인·정치인·재야인사들이 반독재투쟁을 벌이고 명동성당이 그 중심지가되었을 때 다수의 대학교수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든가.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항의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다.그러나 비판해야 할 때는 침묵하고 침묵해야 할 때는 비판하는 것은 용기 있는 지식인의 행동이 아니다. 밀로반 질라스는 ‘신계급’을 논하면서 자신이 참가한 혁명이 새로운 독재와 귀족계급을 탄생시키는 방향으로 반동화하자 단호한 자세로 그들과 결별하고 추상 같은 비판자로 나섰다.형벌을 예상하면서 그 길을 택한 것이다.이것은 지식인의 전범(典範)이다. 베토벤은 나폴레옹에게 바칠‘영웅교향곡’을 만들었다가 그가 권력에 눈이멀어 황제에 취임하자 이를 찢고 다시 교향곡을 만들었다. 이것은 지식인의용기다. 공자는 위(偉)의 영공(靈公)이 환자(宦者)와 같은 수레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위나라를 떠나 진나라로 갔다고 한다.이것은 지식인의 도덕성이다.토크빌은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에 반대하여 고발장에 서명한 후 스스로 감옥을택했다.이것은 지식인이 소신이다.우리 지식인들이 소신과 용기와 도덕성으로서 정부정책과 사회현안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지지할 것은 지지할 때대학발전과 국가발전은 가능할 것이다. 주필
  • [포커스 투데이]유고 민주당 당수 진지치

    조란 진지치 민주당 당수(47).현재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퇴진시위를 주도하며 세르비아의 새지도자로 급부상중인 인물이다. 코소보 전쟁후 밀로셰비치에 사임압박을 가하면서 차기 대권도전자 1순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그가 유고 정계에 등장한 것은 지난 93년.총선 하루 전 ‘쿠데타’식 방법으로 전격 민주당 당수에 오른 뒤 총선에서 자신을 포함,31명을 대거 당선시키며 혜성처럼 나타났었다.7일 진지치는 베오그라드 근처 우지체에서 열린시위에서 밀로셰비치를 “세계 최악의 지도자”라고 비난하면서 무조건 퇴진을 촉구했다. 베오그라드 대학 철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시절 반독재 학생운동을 하다 당국에 체포돼 1년 옥살이를 했다.이후 반독재 이미지를 트레이드마크로 갖게 됐고 코소보전 때는 밀로셰비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한때 세르비아를 떠나,몬테네그로 공화국으로 피신한 뒤 유럽 여러국가들을 돌아다니며 유럽 정치인들과 교분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비판자들은 그를 “밀로셰비치 이후 또하나의 밀로셰비치가 될 것”이라며 비난한다.비록 반밀로셰비치 선봉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자신도 비민주적인 성향의 ‘포장된 국수주의자’라는 것이다. 이경옥기자 ok@
  • 루리, 金대통령 최상의 평가

    [필라델피아 양승현특파원] 지난달 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면담한 미국의 세계적 시사만화가 루리씨가 4일 김대통령과의 대화 소감을 담은 기고문을 자신과 전재 계약을 맺은 104개국 1,105개 신문사에 배포했다.루리씨는 ‘한국인,한마음 두 철학’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김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존경을 받고,우호·친근감을 느끼게 했다”며 최상의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의 지도층중 많은 사람들이 더 강경한 정책으로 북한에 접근해야 한다고 믿고,김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단견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그것은 소수의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들(김대통령 비판자들)은 한국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뒤 “김대통령은 연령으로 70대의 권위와 200세의 시각을 지니고 주저없이 말을 한다”며 소감을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이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북한 함정이 영해를 넘어왔을 때 주저없이 저지했다”고 소개했다.
  • 로버트 달교수의‘…그 비판자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로버트 달 예일대 명예교수(84)의 ‘민주주의와그 비판자들’은 유럽과 미국의 민주주의를 다원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옹호한다. 달 교수는 지난 89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에서 민주주의의 근원,민주적과정의 문제,민주주의의 한계와 가능성 등을 설명하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예측한다.(조기제 옮김,문학과 지성사 2만5,000원) 서구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평등이라는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실행 가능한 자유를 최대한 실현할 뿐만아니라 개인적 이익을 보호하고 인간 발달의도구가 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민주적 결정 방법의 문제,과정과 실질의 문제,기본권과 공동선의 문제 등은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진전을 요구한다. 달 교수는 이상적 민주주의는 아니지만 민주주의 요건을 어느정도 충족시키는 현실의 민주주의를 ‘폴리아키(polyarchy·多頭政治)라고 정의한다.
  • [대한광장] 진보잡지들과 명예훼손

    문명사적으로 언어의 중요성은 상당부분 훼손돼 가고 있다.그리고 그 자리에 이미지가 들어서고 있다.그러나 인류가 지금까지 개발해온 탁월한 소통수단이었던 언어를 이미지가 완전히 대체할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이미지는 언어의 추상성을 교정하는 직접적 매체로서 강렬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지의 즉물성’은 언어의식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세련된 발화양식이 될 수 없다.더군다나,이미지 언어는 그것의 생산을 위해서 기술과 자본에 매여 있다는 한계를 드러낸다.따라서,인류는 여전히 소통수단으로서 언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더구나,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언어문화를 폐기처분하고 이미지문화로 달려갈 만큼 충분히 심화된 언어의식을 갖고 있지못하다. 이렇게 문명사적으로 근원적인 논의까지 하지 않더라도,우리사회의 언어의식은 별로 높은 수준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그러나 최근 몇년사이 다양한방식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한 말의 봇물은 우리 사회가 어느덧 심화된 언어의식을 향해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실감나게 한다. 세계 안에서 ‘말한다’는 것은 왜 중요한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말’이 권력을 구성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이 점을 인지하는 것은 대단히중요하다.왜냐하면,현대사회처럼 모든 것이 간접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삶의모든 요소는 절대로 직접적 방식으로 구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을 통한 진실의 조작은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따라서‘말의 운용’을 지켜본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권력행위를 감시한다는 아주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사회 안에 ‘일인잡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그 잡지들이 대중의 환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이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옛날처럼 거대 언론들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 ‘말’을 통해 진실을 조작하는 형태를 그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민의식의 각성과 맥을 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이라고 할수 있는 잡지가 ‘말’이란 표제를 택한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이 잡지가 보수언론처럼 두루뭉수리한 비판전략을 택하지 않고,매우 구체적인 비판대상을 적시한다는 것은,오피니언의 구성방향을 정하는 말의 운용자들에게 투명성과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위험한 전략의 선택은,그럴듯한 수사와 대중들에게 겁을 주는 현학적 논리 뒤에 숨어서 권력자들에게 아부하는 말의 운용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말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다.그러나 당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라. 그런데,이런 잡지들이 줄곧 ‘명예회손’이란 덫에 걸려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말의 정당성’을 묻는 비판자들에게 말로 정당성을 설득하는 대신,힘에게 도움을 청하겠다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라 보여진다.실명비판을 한 당사자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비판의 대상에게 정당성을 증명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것은 ‘법’이라는 제도 이전에,한명의 논객이 사회 안에서 지고 있는 개인적·실존적 책무에 관한 문제이다.‘법’이라는,모든 개인적인 차이를 지워서 일반화된 경우로 다루는,종래엔 비판의 구체적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단어의 시시비비나 가리게 되는 기술적 영역의 일이 아니란 것이다.논쟁의 장으로 나와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일이 툭하면 명예훼손으로 겁을 주는일보다 훨씬 더 떳떳한 일이다. 설사 명예훼손 재판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논쟁의 장에서 정당성을 증명하지 못했던 비판 당사자의 도덕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법은 도덕성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당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당신의 거짓말은 언제라도 당신을 노리고 있다.그것은 당신 스스로의 손으로 당신 자신을 향해 저지른 존재론적 명예훼손이다. ‘말’은 만만한 물건이 아니다.그것을 녹록하게 생각지 말라. [金 正 蘭 시인·상지대 교수]
  • [金三雄 칼럼] 민주와 개혁은 양립되는가

    우리는 실패한 개혁의 역사를 안고 있다.대표적으로는 고려시대의 묘청과신돈,조선 건국기의 정도전,중기의 조광조·율곡·정조,후기의 전봉준·대원군·고종을 들 수 있다. 이들의 개혁이 성공했다면 한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개혁은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이들 중에는 국왕을 비롯한 권력자도 있고 학자와 개혁사상가도 포함된다. 개혁의 추진에 있어서 가장 무난한 방법은 권력자가 스스로 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다.이 경우 피를 흘리지 않고서도 가능하다.두번째는 개혁사상가들의 뜻을 받아 권력자가 추진하는 옆으로부터의 개혁이다.상당한 불안과 정쟁의 요인이 따르는 방법이다.마지막은 개혁운동이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혁명적 방법이다.자칫하면 내란 또는 정변으로 이어지고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다.①은 정조와 대원군,고종의 개혁정치를 들 수 있고 ②는 신돈,정도전,조광조,율곡 ③은 묘청과 전봉준의 경우를 든다. 묘청은 서경천도·칭제건원 등 획기적인 자주국가 건설을 주창하다가,신돈은 무신란과 원(元) 간섭기를거치면서 득세한 권문세족에 맞서 개혁작업을시도하다가,정도전은 신권론(臣權論)으로 집약되는 국정쇄신을,조광조는 훈구세력의 특권과 비리를 혁파하고 합리적이고 기능 위주의 관료체제 확립과지치주의(至治主義)의 실현을,율곡은 10만 양병설 등 국방강화와 왕도정치를,‘탕평 군주’ 정조는 정치개혁을 총론으로 사회개혁과 경제개혁을 각론으로 하는 국정개혁을,전봉준은 척왜척양과 12개 폐정개혁,대원군은 서원철폐와 부패척결 등 갑오경장,고종은 황제권과 자위군대의 강화에 역점을 둔 광무개혁을 각각 추진했으나 대부분이 실패하거나 좌절되었다. 토인비는 문명이 발생-성장-쇠퇴-해체의 과정을 밟는다고 주장했다.왕조나국가의 흥망성쇠도 마찬가지다.쇠퇴기에 이르기 전에 반드시 개혁이나 경장을 서둘러야 해체의 비극을 겪지 않게 된다. 고려가 신돈의 개혁정치를,조선조가 조광조와 율곡의,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봉준의 개혁요구만이라도 수용했다면 ‘해체’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0여년의 군사통치유산과 김영삼 정부가 남긴 국가부도위기 그리고 남북대결과 지역갈등구조 등 그야말로 쇠퇴 또는 해체기의 국정을 맡아 ‘제2의 건국’의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사 대부분의 개혁작업이 기득권 보수세력의 도전에 의해 좌절되었듯이DJ개혁도 이들에 의해 크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현재의 기득세력은 친일세력으로부터 시작하여 역대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했거나 정경,정언유착을 통해 수혜를 받은 계층이다.이들은 국가의 안위보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더 연연한다.때문에 개혁에 도전적이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 보수 기득세력은 또 그렇다 치자.입만 열면 개혁과 통일,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언론인·지식인,노동계는 어떤가.국난극복과 개혁의 당위보다는 지역,파벌,계층,집단이기주의를 우선한다.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오만과 독선에 빠지기 쉽고 타락하고 부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비판은 도덕성과 정당성에서 비롯된다.독재·부패정권에 협력하거나 기생해온 지식인·언론인들의 오늘의 비판자세는 어떠한가.최근 칼럼 미게재에 항의하면서 신문사를 떠난 한 언론인은 “포악한 정권에겐 비굴하고 온건한 정권 아래선 교활하다”고 토로하면서 “과거 정권 아래선 능동적으로 나쁜 짓 하던 언론이 이제는 매사를 트집잡고 비판해.집권세력을 보는잣대는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하고 있는 것의 ‘동기’,집권자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해야지”라고 말했다.이런 언론인이 ‘국민의 정부’ 아래서도 설 땅이 없는 것이 우리 언론풍토이고 지성계이며 개혁의 딜레마이다. 민주주의와 개혁이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4·19후 장면 정권과 독일 바이마르 공화정이 이를 말해준다.DJ정부의 개혁작업이 주춤거리는 것도 반개혁 세력의 도전과 자율에 대한 악용에서 비롯된다. ‘자율’을 존중하되 악용·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개혁이 요구된다.남한 180만 실업자,북한 300만 아사자를 둔 민족적 재앙과 문명사적 쇠퇴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혁세력의 네트워크가 시급하다.우리에겐 실패한개혁의 역사를 되풀이할 여지가 없다. 김삼웅 주필
  • 세계 언론 금창리협상 평가

    세계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금창리 북·미협상 타결에 대해 핵비확산에 있어 큰 진전으로 평가했다.그러나 북한이 식량지원을 담보로 유사한 시도를할 수도 있다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워싱턴 포스트 이번 협상타결은 미 의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그러나 벤자민 길먼 하원국제관계위원장은 지하시설 사찰과 식량지원 연계가 북한의 지속적 도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미국 고위관리들은 금창리 사찰 수락과 대북 경제제재 완화는 별개임을 강조했다. ▒뉴욕 타임스 북·미 합의는 몇가지 미해결점을 남겼다.그중 가장 중요한문제는 북한의 지속적인 대륙간 탄도탄 개발이다.지난주 페리 조정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핵개발과 동등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명확한 증거는없지만 북한은 제3의 장소에서 다른 핵개발을 진행중일 수도 있다. ▒LA 타임스 미 행정부 관리들과 백악관 정책에 대한 비판자들은 사찰팀이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유럽]▒르몽드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선 보기에 북한이 금창리에서 핵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의심되지는 않으나 이 시설에 대한 정기적 사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긴장국면인 가운데 나온 이번 뉴욕 합의는중국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아사히 지하시설을 둘러싼 의혹은 일단 해소될 것이지만 북한은 많은 지하시설의 존재가 확인되고 있어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식량지원을 담보로 수습하는 수법은 미 의회의 비판대상이 되고 있다. ▒요미우리 미국은 식량지원 카드를 최대한 이용,최종합의를 성립시켰다. 이것은 미국의 북한정책이 여러가지 외교카드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포괄적 접근으로의 전환을 나타냈지만 앞으로 같은 의혹이 떠오를 경우,미국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 불확정 요소로 남아 있다.
  • 러 ‘포스트 옐친’ 논의 가속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67)이 17일 출혈성 위궤양으로 또다시 입원하자후계 논의가 급부상하며 크렘린 정국이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2000년 임기 만료 전까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이번 입원을 계기로 그에 대한 퇴진 압력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겐나디 셀레즈뇨프 국가 두마(하원) 의장도 17일 병세가 장기화할 경우,옐친 대통령은 군대를 비롯해 외무·내무·연방 보안부처 등의 통제권을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에게 넘겨야 한다고 지적,‘포스트 옐친’ 논의를 가속화시켰다.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프리마코프 총리는 차기 대통령 후보 1순위.옐친의 충성파인데다 총리 직함 때문에 옐친이 사망하거나 중도 사퇴할 경우 대통령직을 우선 승계하게 된다.더구나 러시아내 유력 정파와도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현재 가장 확실한 포스트 옐친 주자로 꼽히고 있다. 한때 옐친을 열렬히 지지했으나 지금은 옐친 비판자 그룹의 선두에 서있는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과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 역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두 사람 모두 유력한 후보로 이미지를 쌓으며벌써부터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외 여론조사에서 20% 내외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공산당의 겐나디주가노프 당수도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 옐친 대통령이 사실상 ‘의전용’으로 전락했다는 판단 때문에 옐친 이후를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러시아 국내외에서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99년은 개혁완성의 해』시민단체 올 활동목표

    국민의 정부 2년째인 99년의 화두는 ‘제2의 건국의 실천’이다.정치 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기본’이 바로서도록 하는 개혁의 패러다임이 뿌리를 내릴 전망이다. 개혁은 21세기를 준비하는 우리 민족의 최우선 과제이자 시대적 요청이다.여기에는 50여년 전 외세의 속박에서 벗어나 나라를 세울 때의 순수한 열정이 요구되고 있다.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국민,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청렴하고 진지한 정치인과 공직자상(像)은 서구 선진사회의 점유물이 아니다.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하면 우리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개혁의 불길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지난해 12월 민주개혁을 위한 새 국민공동체를 표방하며 출범한 민주개혁국민연합을 비롯,경실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개혁이 지속력을 갖도록 하는 견인차로 평가받고 있다.개혁의 감시자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의 활동계획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개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짚어본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경실련(공동대표 金潤煥 고려대 명예교수)은‘올 한해가 개혁의 성패를 가름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정부에 대한 ‘건설적 비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사회개혁의 성공 여부는 시민단체에 달려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이에 따라 올해의 기본 활동방향으로 ‘IMF 경제위기 극복’과 ‘새 정부의 개혁드라이브’를 꼽고 있다.경제 분야에서는 재벌·세제개혁 등을,정부 및 정치 분야에서는 정부조직 개편과 정당민주화,정치자금 실명제등을 과제로 설정했다. 경실련은 재벌개혁과 관련,정부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발판삼아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총수 일인지배라는 소유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미완의 개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특히 계열사 지배수단으로 악용돼온 계열사간 출자를 규제하는 법안이 제정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다음달 ‘2차 정부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할 수 있도록 대안제시 및 감시활동도 펼친다. 경실련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정치 분야에 대해서도 일대 수술이 단행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민주적인 공천제도 확립,정치자금 실명제,국회 소위활동 공개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론을 통한 압박작전을 편다는 전략이다. 柳鍾星사무총장은 “개혁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도 냉엄한 비판을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金煥龍dragonk@ [참여민주사회 시민연대] 지난해 말 전국 55개 시민단체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참여연대(공동대표 金重培 朴相增)가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선정됐다. 이 단체의 사무처장인 朴元淳변호사는 지난해 참여연대가 펼친 소액주주권리찾기운동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참여연대는 이밖에 부패방지법 제정운동,의정·사법 분야의 권력감시운동,작은 권리찾기운동 등 각 분야에 걸쳐 괄목할 만한 감시운동을 펼쳤다.그럼에도 지난 1년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참여연대는 올해에는 기존 사업을 확대·심화시키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폭로 위주의‘한건주의’가 아니라 21세기를 겨냥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정책활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운동도 지난해 시도했던 5대 재벌 주주총회 참여를 강화하는 한편주주대표소송,장부열람권 행사 등 좀더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하반기에는 기업감시센터를 발족시켜 보다 체계적인 기업감시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IMF사태 이후 사회복지 분야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저소득실업자의 생계보호를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실업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전달체계 개혁,의료보험 등 4대 사회보험 통합,보험약가의 인하 및 의약분업 실시 등을 주요 사업과제로 설정했다. 입법부 및 사법부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판·검사 및 국회의원 개인별 모니터체계를 확립해 실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朴元淳사무처장은 “참여연대가 한국형 시민단체의 모델로 자리매김해 새로운 1000년을 여는 디딤돌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李鍾洛 jrlee@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갯벌살리기,에너지 및 물 절약캠페인,어린이가 중심이 되는환경운동 등을 올해의 목표로 설정했다.지난해 12월 회원 5만명을 돌파한 데이어 올해에는 8만명,내년 6월까지 10만명을 돌파,환경운동의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각계 전문가 50명으로 ‘21세기 국토 생태환경위원회’를 발족,환경친화적인 국토개발계획을 수립한 뒤 정부에 대해서도 이를 요구한다는복안이다. 국민실천 과제로는 물 절약과 에너지 절약캠페인을 꼽는다.가정마다 적정물 소비량을 산정해 불필요한 물 소비를 줄여 댐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자는 의도다.기업체를 중심으로 진행해온 에너지절약운동도 가정 단위로 확대한다.에너지절약지수를 마련,에너지절약에 앞장선 모범가정을 선발해 포상한다. 올해에는 또 어린이를 환경운동의 주역으로 육성한다.어린이들이 방학 때철새도래지,강과 산을 직접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토의 아름다움과환경훼손의 실상을 알릴 계획이다.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추진운동본부도 결성한다. 金性洙 sskim@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의 池銀姬회장은 “시민운동에서 올 한해는 어느 때보다중요하다“고 역설했다.올해는 2000년대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는마지막 시간인 만큼 반드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池회장은 시민단체가 앞장서야 하는 이유로 “정부의 개혁이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정치와 재벌 부분의 개혁이미진해 총체적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정치·경제권이 스스로 개혁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이상 시민·사회단체가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池회장은 이에 따라 여성단체연합이 이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여성계는 특히 오는 2000년까지 정치계에서의 여성 할당비율을 30%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李志運 jj@
  • 美 공화 의원들 성추문 도미노/모두 클린턴 비판자

    ◎“백악관의 음모다” FBI에 수사 요구/블루멘탈 보좌관 배후 지목… “믿을만한 증거 있다” 요즘 미국 정가에서는 정치인들의 추문 폭로전이 한창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이 파문을 일으키며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된 게 첫단추가 되었다. 공화당은 17일 하원 법사위원회 헨리 하이드 위원장의 간통사건이 폭로되자 루이 프리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즉각 수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서한은 “의원들에 대한 조직적인 중상과 협박운동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면서 백악관의 시드니 블루멘탈 보좌관을 직접 거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직접 다루고 있는 하원 법사위원장의 성추문이 폭로되자 백악관이 배후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고 본 것이다. 성추문 파문이 확산되면서 클린턴 비판에 앞장서온 댄 버튼 하원 정부개혁 감시위원장이 혼외정사로 자식까지 낳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공화당의 여성의원인 헬렌 체노웨스도 지난주 한 기혼남과 오랫동안 불륜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들통나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민주당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사임을 맨먼저 요구했던 폴 맥헤일 의원은 남의 공적을 가로채 무공훈장을 받았다는 투서로 곤욕을 치러야 하기도 했다. 비리가 뒤늦게 들춰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클린턴 비판자들이다보니 의혹의 눈길은 그대로 백악관으로 향했다. 백악관은 물론 펄쩍 뛰었다. 배후로 지목받은 블루멘탈 보좌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나는 그런 것을 공개하는 것이 잘못된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비록 추문 폭로전에 백악관이 개입하지는 않았더라도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위기로 몰고 있는 공화당과 우익의 공세에 대한 견제세력들의 소행이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캘리포니아 민주당원 봅 멀홀랜드가 “만약 클린턴에 대한 탄핵절차가 강행될 경우 공화당 의원이나 배우자들의 사생활 비리를 계속 폭로,수개월내에 하원 법사위원회는 의결정족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던 터라 의구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 湖湖不可라(林春雄 칼럼)

    金大中 정부가 출범한지 4일로 백일이 됐다.새정부가 들어선지 백일이 됐다고 해서 언론들이 이런저런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불과 석달여에 무슨 평가가 가능한 일일까 마는 언론들은 이러쿵 저러쿵 토를 달고 있다.이른바 캘린더 저널리즘이다. 정권이 새로 들어섰으면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그정권이 갈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아니면 길을 잘못들었는지 무엇인가 가닥이 잡히는 법이다.金泳三 정권이 출범한지 1년 무렵인 94년초 그정권의 인기는 하늘 높은줄 몰랐었다.그런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1년이라고 충분한게 아니다.하물며 3개월에야 무슨 이야기가 가능하겠는가. 어떻든 金大中 정부에 대한 지금까지의 전반적인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가장 최근의 한 여론조사 결과만 해도 수 우 미 양 가중 신뢰도 50∼90%에 해당하는 우 미의 평점을 준 사람들이 전체 조사대상의 82%를 웃돌았다.비록 정권 초기라고는 하나 그 정도면 괜찮은 편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그중에도 세칭 인사편중(人事偏重)문제는 새정부가 들어선 이후비판의 중심 표적이 돼 있는 것 같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호남 사람들이 이런저런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다는 불만이다.한나라당에서는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이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호호불가(湖湖不可)론이다.반면에 정부나 국민회의 쪽에서는 그동안 차별을 받았던 부분이 시정되고 있을뿐 독식 한게 아니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이젠 영호남 인구비 시비(是非)까지 나오고 있다. 각자의 주장이나 제시된 수치가 어떻든 아닌게 아니라 새정부가 들어선 이후 권력이동(權力移動)을 실감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권력계층을 제도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게 민주주의 제도의 핵심인 것이다.5년마다 권력의 중심이 바뀐다는 사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한지역 사람들이 40여년이나 되는 긴긴 세월동안 권력을 장악 한데서 오는 폐해가 어떠했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이다.그런 점에서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새정부의 요직에 호남인사들이 상당부분 포진하게 됐다면 역설적으로 金大中 정권 탄생 의미의 반은 이미 성취된 셈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이나라의 가장 큰 정치 이데올로기는 지역주의다.아무도 시인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이제 정치권력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특정지역쪽에서 보면 불과 몇달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어김없는 현실이다. 반대자들의 혹독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런 권력이동 현상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金壽煥 추기경 같은 이는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호남편중인사가 좀더 더 돼도 괜찮다고 말한 일이있다. “너는 안돼”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해왔던 정계 학계 언론계의 다분히 의도적이고 허구적인 고정관념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사고(思考)의 균형감각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지(陽地)가 음지되고 음지(陰地)가 양지 되는 세상이라야 한다.그래야 양지의 사람들에게는 겸손을,음지의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것이다.그것만이 양지의 사람들이나 음지의 사람들을 다같이 자유롭게 할 것이다.햇빛이 한쪽에만 내리 쬐는 세상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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