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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네덜란드 자유당(PVV)과 프랑스 국민전선(FN),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약진에 이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이제 독일에서 명실상부한 3당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다.”(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이번에 역사적 점수를 올린 동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브라보’를 보낸다. AfD는 유럽 사람들을 각성하는 새로운 상징이다.”(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12.6%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연방 하원의 제3당 자리를 꿰차자 유럽 각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환호했다. 나치 정권의 역사적 과오 때문에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독일에서 AfD의 약진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5년 국경을 개방해 100만명이 넘는 중동권 난민과 이주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라는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민 정책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유럽내 정체성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독일경제연구소 IFO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안보, 이민, 세계화 속에서 독일 경제 모델에 대한 회의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유럽의 ‘정체성’이란 결국 중세 십자군 전쟁 때부터 뿌리깊게 이어져온 문명의 충돌로 기독교 중심의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 정서로 대표된다. 미국도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인종적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됐지만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 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라고 주장해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도박에 가깝지만 사실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는 뿌리가 깊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년)이 1865년 발표한 우생학은 미국에서 1880년대 새로운 과학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도 유색 인종의 높은 출생률에 주목하면서 1913년 “우리는 좋은 형질을 가진 시민은 자신의 좋은 혈통을 후대에 남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나쁜 형질을 가진 시민이 후손을 통해 나쁜 혈통을 이어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우월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도 연관이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지난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우월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퓨리서치센터는 2015년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퓨리서치센터는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가 470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지만 2030년에는 686만여명(10.3%)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경우 2010년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5%인 411만여명이었으나 2030년에는 7.1% 수준인 554만여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편영화 보고 독서 골든벨 울리고… 관악의 가을

    단편영화 보고 독서 골든벨 울리고… 관악의 가을

    ‘고시촌 단편 영화제’부터 강감찬 축제까지 서울 관악구는 10~11월 가을을 맞아 풍성한 축제를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먼저 귀주대첩 998주년을 맞아 다음달 20~21일 이틀간 ‘관악 강감찬 축제’가 낙성대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북두칠성의 네 번째별 문곡성을 타고 태어난 강감찬 장군의 설화를 배경으로 7개의 별 테마로 나눠 진행된다. 귀주대첩 당시 강감찬 장군의 출병식, 전승행렬 퍼포먼스 등이 선보인다. 이외에도 초청 가수 공연, 비보잉, 검무, 불꽃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11월 16~18일에는 ‘관악 책 잔치’가 열린다. 관악구청에서 열리는 책 잔치는 책을 통해 지식과 재미, 감동을 공유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만나 어울릴 수 있는 공감형 축제다. 저자와의 만남, 책 벼룩시장, 리빙라이브러리 등의 행사가 예정돼 있다. 18일에는 구청 강당에서 책 읽고 나누기 발표마당, 독서 골든벨이 진행된다. 11월 25~26일에는 ‘고시촌단편영화제’가 열린다. 올해는 ‘내 말 들려?’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 비주류 계층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고시촌 단편 영화제는 청년예술과 영상문화를 선도하는 관악구만의 특색 있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이번 가을도 성공적인 축제 개최를 위해 주민과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했다”며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많은 이들이 관악구의 특색 있는 축제에 참여하여 행복하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광수 정유미 배성우, 노희경 작가 ‘Live’의 경찰들 ‘제복 뒤 사람 이야기’

    이광수 정유미 배성우, 노희경 작가 ‘Live’의 경찰들 ‘제복 뒤 사람 이야기’

    배우 이광수 정유미 배성우가 ‘Live(라이브)’ 주인공으로 확정됐다. 21일 tvN 새 드라마 ‘Live(살다)’(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측은 “이광수 정유미 배성우가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Live’는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중심으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루는 드라마다. 기존 경찰드라마가 사건 위주의 드라마였다면 ‘Live’는 장르물적 재미와 진한 여운의 감동을 무게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먼저, 정유미는 지구대 순경 한정오로 분한다. 한정오는 남성우월주의 세상을 향해 싸우는 독종 여순경이다. 자신만큼이나 삶의 투지가 강한 동기인 ‘염상수’와 함께 좌충우돌 지구대 사건들을 해결 해 나간다. 한정오의 동기인 지구대 순경 염상수는 이광수가 맡았다. 염상수는 군 제대 후 사회의 비주류로 살아오다 공무원을 통해 주류로 살아남겠다는 투지와 오기를 갖춘 캐릭터다. 하지만 맡는 사건마다 불운의 아이콘이 되며 바로 위 사수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상수와 정오가 근무하는 지구대의 경위 오양촌 역은 배성우가 맡았다. 강력계에서 희대의 사건들을 처리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했으나, 뜻밖의 사건으로 강등되며 험난한 지구대 생활을 맞이하게 된다. ‘Live’의 제작진은 “이 작품은 저마다의 다른 사연으로 경찰이 된 한정오, 염상수, 오양촌을 통해 경찰들의 제복 뒤 숨겨진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바탕으로 풍자와 해학도 함께 있는 작품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ive’는 ‘디어 마이 프렌즈’,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인간애에 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집필해온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감독이 의기투합해 방송 전부터 높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만간 배우 캐스팅을 마무리 짓고 크랭크인에 들어가, 2018년 상반기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스포츠서울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라면, 월마트 전매장 입성…美도 울린 ‘한국인의 매운맛’

    신라면, 월마트 전매장 입성…美도 울린 ‘한국인의 매운맛’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인 농심 ‘신라면’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내 모든 월마트 점포에 입성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글로벌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4859억 달러(약 545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 유통기업이다. 월마트 모든 점포에 제품을 들인 기업은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일부에 한정돼 있다.16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 6월 신라면이 미국 전역의 월마트 점포 4692곳에 모두 입점했다. 농심은 “45년 이상의 현지시장 공략 노력이 일궈 낸 성과”라고 밝혔다. 농심은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소고기라면’을 처음 판매하면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도 바로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부터는 LA 현지 공장 가동이 시작됐다. 그러나 판매 물량이 적다 보니 소규모로 납품을 대리하는 벤더(중간유통업자)를 거쳐야만 현지 판매를 할 수 있었다. 월마트에 신라면이 공급되기 시작된 것은 2010년이었다. 그러나 일부 매장밖에는 판매되지 않았다. 농심 미국 법인은 적극적으로 월마트를 설득하고 나섰지만 그들은 “수많은 비주류 아시아 음식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쉽사리 문을 열지 않았다. 농심은 좀더 적극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라스베이거스, LA, 한류 콘서트 현장 등 사람들이 몰리는 현지 주요 지역에서 대대적인 시식 행사 등을 벌였다.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에서도 판매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입맛에 호소했다. 결국 현지인들 수요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고, 콧대 높던 월마트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2013년부터 벤더를 거치지 않는 월마트와의 1대1 직거래가 시작됐다. 이는 본사 차원의 대규모 납품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미 지난해 5월부터 미국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국립보건원, 특허청 등 7개 정부기관 내 상점들은 매장에서 라면류로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너구리’ 등 농심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미국 워싱턴 백악관, 뉴욕 유엔본부, 휴스턴 항공우주국(나사) 등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너무 조용한 거 아닙니까… 강경화호 혁신TF에 묻다

    [퍼블릭IN 블로그] 너무 조용한 거 아닙니까… 강경화호 혁신TF에 묻다

    최근 외교부 내부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개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북핵·북미 라인을 한번도 거치지 않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지명해 강도 높은 외교부 개혁을 예고했다. 강 장관 지명 당시 정부 안팎에서는 외교부가 ‘검찰 개혁’에 맞먹는 수준의 ‘대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강경화호(號) 출범 50일가량이 됐지만 검찰과 달리 외교부 청사는 아직 조용하다.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인사 개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개혁 강도가 기대처럼 높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조직 전반 적폐 청산하겠다면서… 외교부는 장관 지시에 따라 지난달 ‘외교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장관 직속 조직으로, 일부러 고위급들을 배제하고 과장급 이하 실무 직원들로 구성했다. 또 싱크탱크, 기업, 시민단체 소속 외부 인사로 구성된 외부자문위원회도 만들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국제사회로부터 평가받는 외교부’를 목표로 인사, 조직·예산, 업무방식 등 외교부 조직 전반에 걸친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게 TF의 계획이다. TF 관계자는 “외시 중심의 폐쇄성으로 급변하는 환경과 국민의 기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창의적 외교 대응 역량 강화 등을 위해 TF가 구성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TF는 3개 분야에서 혁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교부 안팎에서는 결국은 인사가 가장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예산이나 업무 방식은 크게 바뀌어도 국민들이 쉽게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사 개혁은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다. 특히 엘리트 코스라는 외시 출신 북핵·북미 라인이 일종의 ‘특권층’처럼 비춰지면서 이 같은 시선이 과연 정당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서기관급 외교관은 “북핵·북미가 핵심이라는 건 그만큼 업무가 중요하고 어렵고 또 많기 때문”이라면서 “격무를 견디며 일하는 사람들에게 순혈주의, 폐쇄적이라고 말하는 건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사 개혁의 손쉬운 방법 중 하나인 이른바 주류와 비주류 간 전면 교체가 국익 측면에서 옳으냐는 지적도 있다. 협상 대상이 존재하는 외교부의 특성상 특정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을 완전히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릴 경우 그간 쌓아 온 인적 네트워크가 대부분 무너질 위험이 크다. 이에 주재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 결국은 국익 손실이라는 얘기다. # 인적네트워크 무시하고 외시 출신 대수술? TF의 활동은 아직 초기 단계로 개혁 방향도 결정된 것은 없다. TF는 최근 재외공관을 포함해 외교부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인사, 조직·예산, 업무 방식 등 3개 분야에 대해 각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써내라고 했다고 한다. 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우선 들어보자는 취지이지만 외교부 개혁을 외교부 직원들에게 먼저 묻은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한 외교관은 “조직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책을 내라고 하면 결국은 내가 불편한 거, 내게 필요한 것을 주로 말하게 된다”면서 “솔직히 소원수리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전했다. TF는 다음달 하순에 최종 혁신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외시 출신 강 장관에게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이 큰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혁신안은 ‘무늬만 개혁’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해관계에 달라지는 혁신…잡음만 커지는 여야 혁신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 후 당 재건을 목표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이달 안으로 혁신위를 꾸릴 계획이다. 4당 중 3당이 혁신위 체제에 돌입하는 것이다. 혁신을 통해 당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혁신이 이뤄지면서 혁신은 없고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기구(가칭 혁신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추미애 대표는 “당의 힘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며 “혁신기구를 통해 ‘100년 정당’을 목표로 당 체질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 룰(규칙) 변경에 나설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혁신위원장으로 추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이 내정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공천 룰 변경은 후보자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인 만큼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혁신위 주도로 결정된 ‘현역의원 20% 총선 컷오프(공천배제)’ 방침은 당내 비주류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결국 분당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당 혁신위는 ‘극우·수구’ 행보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혁신위 출범과 동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 태극기 집회 참가자 등 일부 혁신위원의 이력이 공개되면서 우(右)편향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류석춘 위원장의 ‘탄핵은 부당한 정치적 보복’ 발언도 구설에 올랐다. 혁신위 내부의 이견 조율 과정에서도 연일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지난달 28일 ‘당 혁신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언문에 ‘서민중심경제’라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혁신위원 간 갑론을박을 벌이다 결국 선언문 발표를 연기했다. 또 혁신위원들 사이에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여부 및 핵심 친박(친박근혜) 의원에 대한 인적청산 문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일 발표할 선언문에는 과거 성찰 부분에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명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원은 1일 “당 혁신은 반성위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박근혜’라는 이름은 선언문에 담지 않을 것 같다”며 “‘친박’이라는 표현도 포함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혁신위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당초 혁신위는 최고위원을 없애고, 당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면서 최고위원을 축소하는 등의 수정안이 채택됐다. 첫 혁신안부터 어그러지면서 앞으로 남은 혁신위 활동에도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2014년 8월 출범한 새누리당의 ‘김문수 혁신위’도 국회의원 세비 동결 등 의욕적으로 혁신안을 내놨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사,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한다/김성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인사,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한다/김성수 정치부장

    예비역 육군 중령 피우진이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게 된 건 사연이 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국가보훈처장 인선을 할 때 그는 3순위 후보였다고 한다. 인선안대로라면 피 중령이 선택을 받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그를 보훈처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위주 사회인 군대에서 비주류인 여성으로 소신 있게 일해 온 업적을 높이 산 것이다. 보훈처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곧 장관급으로 격상될 만큼 중요한 자리다. 피 처장에게 이전 보수 정권 시절의 구태를 깨고 보훈처를 개혁하라는 중임을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피 처장은 흔히 말하듯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상고(청주여상)를 나와 대학(청주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교사로 일하다가 여군사관후보생으로 군에 입문했다.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특전사 중대장을 지낸 헬기 조종사 출신이다. 2006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군이 부당하게 전역 조치를 하자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승소한 뒤 군에 복귀한 전력도 있다. 군 복무 시절 출격 암호명인 ‘피닉스’(불사조)처럼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피 중령이 보훈처장에 내정되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인사를 넘어선 정의의 실현으로, 그 자체가 ‘보훈’”이라고 했다. 국민에게 감동을 준 문재인 정부 인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나 장하성 교수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한 것도 이전 정부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성 30%’라는 공약에는 못 미쳤지만 17개 부처 장관(후보자)중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4명(23.5%)을 여성으로 임명한 것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코드 인사’라는 비난도 있지만 검찰, 국정원, 재벌, 노동 분야에서 전면적인 개혁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으니 생각이 같은 사람을 쓰는 건 당연하다. 역대 모든 정부가 다 그랬다. 하지만 일부 인사는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얘기다. 음주운전 등 고구마 줄기처럼 끝없이 나오는 도덕적 흠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실적인 한계는 이해가 된다. 국방장관 후보의 경우 “직업 특성상 원 스타 이상을 지낸 장군 중에 위장 전입을 안 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세계가 있어요…”라면서 매달 3000만원의 자문료를 챙기거나 음주운전을 하고 제자들을 위로하느라 함께 술을 마신 것이라고 변명하는 사람은 공직자로서 기준 미달이다. 범부(凡夫)들이 근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가 따로 있다면 몰라도. 두 후보자를 임명해야 하느냐, 아니면 지명을 철회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문 대통령은 어제 국회에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논의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쯤 최종 결단을 내린다. 두 명 모두 임명하거나 한 명만 임명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송 후보자만 살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어느 쪽이든 피우진, 김상조, 장하성을 발탁하며 줬던 감동에는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구나 하고 느꼈던 국민들도 실망할 수밖에 없다. 개혁도 도덕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래야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도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추후 인사에서는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해 본다. sskim@seoul.co.kr
  • “젊어진 클래식… ‘디토’의 10년은 대박”

    “젊어진 클래식… ‘디토’의 10년은 대박”

    “지난 10년은 한마디로 대박(great)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난해 베토벤 현악 4중주 사이클을 연주했을 때 관객 여러분의 열의와 열정적인 응원을 보며 우리가 쏟아부어 온 노력이 헛되지 않았고, 가치가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악이고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꿈을 성취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앙상블 디토의 리더인 비올라 연주자 리처드 용재 오닐(39)은 19일 서울 서초동 심산아트홀에서 열린 디토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디토 10년을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특별한 순간을 하나 꼬집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순간이 선물이자 추억”이라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가장 잘한 일이라고 한다면 (디토를 통해) 젊은 친구들과 무대를 공유하며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분 한 분 따져보면 어마어마한 솔리스트들로, 함께해서 오히려 제가 영광이었다”고 웃었다.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2007년 꾸려진 프로젝트 그룹인 디토는 클래식계 아이돌 실내악단으로 불린다. 클래식의 대중화, 특히 클래식에서도 비주류였던 실내악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2009년부터는 용재 오닐이 음악감독을 맡고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를 초청해 협연하는 페스티벌로 규모를 키웠다. 처음에는 클래식에 아이돌 콘셉트를 적용한 이벤트가 아니냐는 평가도 받았으나 세미 클래식이 아닌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젊은 감각의 화보와 비주얼, 뮤직 비디오, 온라인 미니 콘서트, 거리 퍼포먼스, 지역 투어, 각계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시도하며 클래식 문턱을 낮춰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까지 진출해 치른 연주회만 모두 117회. 2008~2009시즌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유료 관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용재 오닐과 함께 디토 프로젝트를 기획한 크레디아 정재옥 대표는 “겉으로 드러난 디토의 10% 외에 보이지 않는 90%는 관객과 서포터스, 스태프들이 만들어 준 것”이라면서 “지난 10년이 또래 친구들이 뭉쳐 실내악을 들려줬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거목으로 자라날 아시아의 젊은 연주자들과 멘토와 멘티 관계를 이뤄 음악을 함께 배우고 나누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린, 지용(이상 피아노), 자니 리, 스테판 피 재키브(이상 바이올린), 마이클 니컬러스, 패트릭 지(이상 첼로) 등이 그간 디토를 거쳐 갔거나 함께하고 있다. 올해는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유치엔 쳉, 세계 첼로 거장의 산실인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문태국,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우승자 김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 20대 초중반 연주자들을 새로 수혈했다. 가장 어린 만 15세로 디토에 두 번째 참여한 첼리스트 여윤수는 “처음 디토를 알게 된 것은 첼로를 전공하기도 전인 초등학교 3학년 때”라면서 “용재 오닐은 나이로는 선생님뻘이지만 세대차보다는 함께 어우러져 음악을 한다는 프렌드십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지난주 개막해 새달 4일까지 진행되는 ‘디토 10주년 페스티벌 카니발’은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게 열린다. 세계적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듀오 공연(6월 27일),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와 신구 디토 멤버들이 호흡을 맞추는 갈라 콘서트(7월 1일), 배우 한예리 등이 함께하며 음악극 형식의 영상을 곁들이는 패밀리 공연(7월 2일) 등이다. 용재 오닐은 “저의 영웅이자 제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인 정경화 선생님이 18년 전에 함께 연주해 보자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번에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튜브 ‘미용 스타 할머니’ 홈쇼핑 떴다

    유튜브 ‘미용 스타 할머니’ 홈쇼핑 떴다

    71세의 미용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홈쇼핑에 등장했다. 롯데홈쇼핑은 14일부터 ‘막례쑈’를 진행한다.박 할머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독특한 화장법, 구수한 입담 등으로 구독자 15만명, 각 영상 조회수 100만을 기록하고 있는 화제 인물이다. 박 할머니는 ‘이데베논 앰플’, ‘시크릿에이지 기미크림’ 등 롯데홈쇼핑의 미용 상품들을 직접 사용하며 솔직한 평가와 사용법을 소개한다. 독특한 화장법, 스태프들과 옥신각신하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전달할 예정이다. 김종영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1인 크리에이티브, 비주류 문화가 각광을 받으면서 상품 영상에도 코믹요소가 더해지고 있다” 며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유머코드를 활용해 영상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흙수저’ 드라마 ‘쌈, 마이웨이’ 금수저 된 비결은?

    ‘흙수저’ 드라마 ‘쌈, 마이웨이’ 금수저 된 비결은?

    살아있는 대사와 코믹연기 인기…시청률 첫회 5%서 11%로 점프여타의 트렌디 드라마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뭔가 내 얘기처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화제의 드라마로 급부상한 KBS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 이야기다. 신인 작가의 입봉작이고 한류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첫회 5%대로 시작한 시청률은 11%대까지 뛰었고 화제성 지수에서는 전체 3위,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도깨비’ 이후 끊었던 드라마를 다시 시작했다”는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가 두텁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현실성’으로 꼽힌다.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해 재미를 봤지만, 이 작품에는 그 흔한 재벌 2세 한 명 등장하지 않는다. 스물아홉 동갑내기 주인공 네 명은 서른을 목전에 뒀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 중이다. 화려한 스펙이나 배경 없는 ‘흙수저’지만 의리 있고 정의감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이다. 한때 태권도 선수 유망주였으나 진드기 박멸기사가 된 고동만(박서준), 뉴스 앵커를 꿈꿨지만 백화점 인포데스크에 앉은 최애라(김지원), 현모양처의 꿈 대신 홈쇼핑 상담직원이 된 백설희(송하윤), 절대 미각을 가졌지만 홈쇼핑 구매담당 일을 하는 김주만(안재홍). 주인공들의 캐릭터부터 지극히 현실적이다. 매번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이들의 이야기에는 판타지는 없지만 그만큼 공감지수는 올라간다. 친구인 듯 애인인 듯 애매한 애라와 동만의 관계, 6년째 장기 연애를 하고 있지만 결혼이 쉽지 않은 주만과 설희의 사랑도 현실적이다. 최근 방송가에는 청년 실업, 삼포 세대 등 ‘흙수저’들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들이 사랑받았다. 최근 종영한 MBC ‘자체 발광 오피스’에서는 주인공 은호원(고아성)이 이력서를 100장이나 쓰고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어렵게 정규직이 되는 과정을 통해 60만 취업준비생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지난해 방송된 ‘또 오해영’, ‘역도요정 김복주’, ‘청춘시대’도 돈 없고 배경 없는 이 시대 ‘흙수저’ 청춘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 공감을 얻었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기존에 비주류나 루저들의 애환과 성공담을 그린 드라마가 꾸준히 사랑받았지만 ‘쌈, 마이웨이’는 리얼리티에 기반해 그들의 이야기를 우울하거나 칙칙하지 않고 경쾌한 코미디로 승화시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면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재벌 2세나 출생의 비밀을 앞세운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허탈감에 빠졌던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여성 작가, PD의 섬세한 대본과 연출도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논술 강사 출신의 임상춘 작가는 지난해 KBS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 등 단막극을 주로 쓰다가 이번에 처음 미니시리즈로 입봉했다. 또래 감성을 잘 이해하고 틀에 박혀 있지 않은 살아 있는 대사가 기존의 드라마 문법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회에 “수많은 여성들에게 약을 판 신데렐라보다 삼국지의 장비가 더 섹시하다”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출연자들도 캐릭터에 강한 공감을 표했다. 고동만 역으로 출연 중인 박서준은 “연기자의 꿈을 갖고 군에서 제대했지만 높은 현실의 벽에 막혀 내가 티끌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면서 “‘나 하나 꿈 없어도 세상 잘만 돌아간다’는 대사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애라 역의 김지원은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 같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집중해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건준 KBS CP는 “요즘 청년 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이 사회적으로 급부상하면서 꿈은 있지만 현실에 좌절하고 부유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최근 검사, 의사, 재벌 등을 내세운 드라마가 많았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20~49세 시청자들의 호응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3년 만에 해군 출신… 육군 기득권 청산·국방개혁 예고

    13년 만에 해군 출신… 육군 기득권 청산·국방개혁 예고

    참여정부 국방개혁 2020 관여… 제1연평해전 완승 이끌었던 주역 국방전력·방위산업에 조예 깊어 11일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송영무(68) 전 해군참모총장은 대선 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군사 분야 ‘브레인’ 역할을 해 오며 장관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렸다.참여정부 시절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국방개혁 2020’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계획 수립에 관여한 인물로,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함께 정부에서 고강도 국방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송 후보자는 해군사관학교 27기로 임관한 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쳤다. 1999년 해군2함대 제2전투전단장 시절 남북한 함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충돌한 제1연평해전을 완승으로 이끌어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해군본부에 근무할 당시에는 이지스 구축함, 대형수송함(LPH), 214급 잠수함 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국방 전력 및 방위산업 분야에 조예가 깊다.전역 후 민주당에 입당한 송 후보자는 2012년 문 대통령 지지단체인 담쟁이포럼 창립 멤버로도 참여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해당 분야 공약을 수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송 후보자는 대선 직후부터 일찌감치 문 대통령의 국방개혁 청사진을 실현한 인물로 거론됐다. 하지만 후보자 지명이 늦어지고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간 전문가 출신의 서 차관이 임명되면서 장관 후보자는 군 출신이되 무난한 인물이 지명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결국 청와대는 ‘강성 장관-강성 차관’ 조합을 선택해 빈틈없는 국방개혁을 예고한 셈이다. 주로 육군 출신이 차지하던 장관직에 해군 출신인 송 후보자가 지명된 점도 군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군 내 비주류인 해군 출신을 장관 자리에 앉혀 ‘육군 기득권’을 청산하고 군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뜻이 읽힌다. 송 후보자가 청문회 후 장관으로 임명되면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윤광웅 장관 이후 13년 만에 해군 출신 장관이 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공약한 전작권 조기 환수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작권은 애초 2012년 우리 군이 환수하기로 했으나 시기상조 논란 끝에 한·미는 2014년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아예 빼 버렸다. ▲충남 논산 ▲대전고-해사 27기 ▲합참 해상작전과장 ▲제2함대 제2전투전단장 ▲제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해군 참모총장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건양대 석좌교수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복고 열풍… 다시 ‘LP 전성시대’ 오나

    국내 유일 LP 제작 브랜드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LP 제작 공장 ‘바이닐 팩토리’를 공식 가동했다. 지난 3년간의 연구와 개발, 3만여장에 대한 프레싱 테스트, 음악 애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청음 테스트 등을 거쳐 LP 원재료인 PVC에서부터 프레스 머신, 금형까지 모든 공정을 순수 국산화한 결과물이다. 국내에서 LP가 다시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것은 2004년 11월 경기 고양 서라벌레코드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13년 만이다. 그동안은 LP를 만들려면 해외 주문 생산을 해야 했다. LP 붐이 일며 2011년 경기 김포에 엘피 팩토리가 생겨 몇몇 한정반을 찍어 내기도 했으나 품질 문제가 생기며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마징뮤직은 바이닐팩토리를 론칭하며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의 신보와 지난해 나온 전설적인 포크 가수 조동진의 정규 6집을 LP로 선보였다. 곧 펑키 솔 밴드 커먼그라운드의 신보도 나온다. 느림의 미학,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는 LP는 1980년대 CD, 1990년대 MP3가 등장하는 등 보다 간편한 디지털 음반과 음원에 밀려 사양길을 걸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세계적으로 복고 열풍이 일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세계 LP 판매량이 2008년 500만장에서 2015년 3200만장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음반과 턴테이블 등 LP 관련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서는 LP 신보가 종적을 감춘 뒤에도 음악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옛 가요 음반이나 클래식 음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유지됐었고 복고 바람을 타고 중고 LP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대규모 LP 축제가 생겨나기도 했다. 오는 17~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리는 제7회 서울레코드페어가 대표적이다. 지난 주말 같은 장소에서는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 주최의 바이닐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최근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는 신보를 낼 때 LP를 특별 한정판으로 곁들이는 경우도 잇따랐다. 지난해 국내 LP 판매량(중고 거래 제외)은 28만장, 매출액은 9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LP가 복고 마케팅을 뛰어넘어 음악 감상 방법의 하나로 다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가격대와 턴테이블 보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LP로 제작된 조동진 6집의 경우 5만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박종명 마장뮤직 이사는 “비주류 음악의 경우 뮤지션 지원 차원에서 소비자 가격도 2만원대로 책정할 예정”이라면서 “간편하게 LP를 즐길 수 있는 턴테이블과 스피커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黨·靑 협력 강조한 4개 부처 장관 인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0일 만인 어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을 행정자치부, 도종환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김영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모두 민주당 현역 의원이다. 지난 21일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한 데 이은 두 번째 내각 인선이다. 문 대통령은 인사 원칙 논란과 관련해 직접 야당과 국민에게 “양해해 달라”고 당부한 이튿날 곧바로 이른바 ‘의원 입각 카드’를 꺼냈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국회에 묶여 있는 탓에 인선 자체가 상당히 미뤄진 만큼 인사 검증이 끝난 장관 후보자들의 발표마저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정 공백의 최소화와 함께 국회 인사청문회의 통과를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총리 인준을 둘러싼 인선 정국에 대한 정면 돌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야당의 공세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위장 전입이란 게 부동산 투기나 자녀의 강남 학군 입학을 위한 ‘악성’을 전제로 한 상식적인 기준이 있었음에도 가타부타 위장 전입이란 틀을 씌우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문 대통령은 그제 “한시라도 빨리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고자 했던 노력이 허탈한 일이 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결국 야당의 처분만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 아래 이번 인선을 단행한 것이다. 상고 신화의 김동연 부총리 후보자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근으로 불린 강경화 장관 후보자의 기용 자체만을 놓고 보면 파격과 탕평이라고 충분히 평가할 만했다. 의원들의 내각 중용도 인정할 대목이 적잖다. 넓게는 국회와 정부, 좁게는 민주당과 청와대와 정부 간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데 비교적 수월하다. 또 당 내부적으로도 지역 안배와 비주류 달래기라는 다목적 의도가 깔려 있을 것 같다. 김부겸 후보자는 20대 총선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당선돼 지역 통합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 김영춘 후보자도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고향인 부산에서 3선 고지에 오른 개혁 성향의 정치인이다. 시인 출신인 도종환 후보자는 재선에다 선대위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았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상임위원장인 김현미 후보자는 강경화 후보자에 이은 깜짝 인사다. 의원 출신의 장관 후보자들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제대로 관료사회에 전파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나름 전문성도 갖췄거나 의정 활동도 남달랐거나 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한 의원들인 까닭에서다. 다만 관료를 장악하지 못해 정책이 겉돌았던 과거의 행태를 경계해야 함은 당연하다. 야당 쪽에서 논공행상이라고 비난하며 철저한 검증을 벼르는 상황을 신경쓸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국정 정상화가 국민의 바람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씨줄날줄] 전직 주한 일본 대사의 일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직 주한 일본 대사의 일탈/황성기 논설위원

    무토 마사토시 전 쿠웨이트 대사가 2010년 8월 주한 일본 대사로 부임해 왔을 때 한국과 일본의 기대는 상당했다. 한국에선 외무성의 ‘코리안 스쿨’(한국 전문)의 첫 한국 대사이고, 네 차례의 한국 근무를 거친 ‘한국통’이 왔다는 점에서 한·일 소통에 큰 기대를 가졌다. 일본도 마찬가지. 당시 민주당의 간 나오토 총리는 미국 일변도의 일본 외교를 아시아 중시로 전환하면서 주한·주중 일본 대사에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국장 경험은 없지만 한국통인 무토 대사의 발탁을 통해 양국의 폭을 넓히려 했다.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본 대사는 처음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환영을 받았다. 무토 대사는 통역 없이도 누구라도 대화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였다. 이듬해 2011년 3월 11일의 동북아 대지진 때 일본을 도운 온정에 감사하며 한국을 돌아다닌 그였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게 한·일 관계다. 지진 참사 때 돕고 도움을 받은 우정도 잠시, 그해 3월 말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기술을 강화한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무토 대사 개인에게도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정부 책임이라는 2011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한·일 협상이 재개돼 긴장감도 고조됐다. 게다가 2012년 6월에는 무토 대사의 유일한 공적이 될 뻔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1시간 전에 무산됐다.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지지부진한 위안부 협상을 빌미로 2012년 8월 10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함으로써 양국은 파탄에 이른다. 무토 전 대사가 6월 1일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책을 낸다. 3년 연속 혐한(嫌韓) 서적 출간이다. 혐한 표변에는 여러 설이 있다. 도쿄대 법대 중심의 외무성 주류가 아닌 지방대 출신에 국장 경험무의 비주류가 한국에서 실은 찬밥, 푸대접을 당한 자격지심과 설움이 배경에 있다는 설이 그 하나다. 하지만 무토 전 대사와 일해 본 전·현직 외교관의 말은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할 줄 알았던 외교관 인생을 2012년의 한·일 파탄과 더불어 불명예스러운 대사 교체로 끝나게 만든 한국에 앙심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아주 가볍게 친한에서 혐한으로 얼굴을 바꾼 셈이다. 외무성 후배들조차 “시간 낭비”라고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구라 가즈오 같은 쟁쟁한 역대 한국 대사와 달리 무토 전 대사가 스스로 품격을 낮추는 책을 써 대는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 검증 부담에 ‘의원+지역 안배’ 카드… 인사 갈등 與지도부 달래

    인사청문회 신속하게 마무리…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의도 도종환 뺀 3명 비주류 ‘탕평’… 영남·충청·호남 출신 배분… 女각료 30% 공약 실현 주목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 논란으로 꽉 막혔던 인사 물꼬가 트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현직 국회의원으로 이뤄진 ‘의원 입각’을 발표하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5대 비리자 배제 인사원칙’ 위배 논란과 관련해 양해를 구한 뒤 국민의당이 인준안 처리에 협조하기로 하는 등 엉킨 실타래가 풀리자 추가 변수가 등장하기 전 내각 구성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발표는 총리 인준과는 무관하다”면서도 “다만 총리 인준과 관련해 국민께서 질문 주신 부분에 대해 겸손하고 겸허하게 설명해 드리는 과정을 거쳤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한꺼번에 입각시킨 것도 되도록 안전하고 신속하게 청문회를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관에 지명된 현직 의원이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마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출발이 순조로우면 추가 내각 인사청문회도 한결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엿보인다. 이런 점에서 ‘의원 입각’은 원활한 내각 구성의 초석 다지기용 성격이 짙어 보인다. 2차 의원 입각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더불어민주당 정부’로 불러 달라며 여당과의 협치를 강조해 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당정치를 통한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소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결코 검증을 쉽게 지나가기 위한 인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사 추천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여당 지도부 달래기 차원의 인선이란 해석도 나온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당의 적극적인 인사권 행사를 강조해 왔고, 대선 직후에도 당내 ‘인사추천위원회’ 설치를 추진하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1기 내각 구성에 당 차원의 인사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부겸(행정자치부·경북 출신), 김영춘(해양수산부·부산 출신), 김현미(국토교통부·전북 출신),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충북 출신) 의원 가운데 도 의원만 확실한 ‘친문’이고, 김부겸·김영춘 의원은 비주류란 점에서 ‘탕평인사’란 평가도 있다. 출신지도 경북, 부산, 전북, 충북 등으로 골고루 배분해 지역적 안배를 따졌다. 이른바 ‘실세’ 장관을 임명해 부처 장악력을 높이고 국정 초기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도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문체부의 경우 블랙리스트와 최순실 게이트로 조직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진 상태다. 여성 각료의 비율을 30%까지 높이겠다던 대통령 공약이 실현될지도 관심이다. 30% 비율을 맞추려면 17개 부처 중 5~6개 부처의 장을 여성으로 임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은 여성 몫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 국토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을 지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의원 4명’ 장관 발탁… 인사 암초 정면 돌파

    ‘의원 4명’ 장관 발탁… 인사 암초 정면 돌파

    행자 김부겸·문체 도종환 국토 김현미·해수 김영춘 ‘5대 비리 관련자 고위공직 배제 원칙’ 위반 논란에 봉착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을 한 묶음으로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지난 21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뒤 중단됐던 ‘조각’(組閣)을 9일 만에 재개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전날 “양해해 달라”고 밝힌 데 이어 내각 인선을 서둘러 취임 후 처음 만난 ‘암초’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김부겸(59)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도종환(63)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미(55)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춘(55) 의원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행자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의 4선 의원으로, 국민통합 메시지는 물론 대구·경북(TK) 출신 진보 진영 정치인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박 대변인은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사회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국민통합에 헌신했다”며 “지방분권, 균형발전, 국민통합 목표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 출신 재선인 도 후보자는 4·13총선 당시 노영민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된다.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하며 19대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아 문체부 장관 0순위로 거론됐다. 박 대변인은 “문화적 통찰력과 의정 경험이 시급한 숙제가 많은 문체부 장관직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정읍 출신인 김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남초’ 현상이 유독 심한 국토부의 첫 번째 여성 수장을 예약했다. 지난해에는 ‘유리천장’을 깨고 첫 여성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다른 후보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 것과 달리 그는 국토부와 ‘연결’되지 않았으며 관련 상임위원회 경험이 없어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맏형이다. 2003년 김부겸 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었고, 당내에선 비주류로 꼽힌다. 부산 출신 3선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대변인은 “위기의 해운 산업을 살리고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을 해결할 최고 적임자”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우원식호, 당·정·청 협력… 野와 협치의 묘 발휘해야

    우원식호, 당·정·청 협력… 野와 협치의 묘 발휘해야

    16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은 10년 만에 되찾은 정권의 첫 원내사령탑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무엇보다 우 원내대표는 집권 초기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협력적인 당·정·청 관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 정권 초반부터 당·청 간 삐걱거리는 모습을 연출한다면 ‘개혁 드라이브’에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지나치게 수직적인 당청 관계가 설정된다면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게 우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지도부의 역할이다. 우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질서 있는 개혁을 위해 당·정·청 간 대화와 신뢰, 소통이 중요하다”며 “당정 협의를 활성화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협치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점도 우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입법 및 각종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야당들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첫 시험대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대야 관계에서는 3년 동안 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쌓은 협상력과 포용력을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조하면서 국민의 삶과 변화에 도움이 된다면 야당의 어떤 정책도 과감하게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저희들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당”이라면서 “(대선 공약을 살펴봐도) 우리당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을 누르고 우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여당의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친문 직계는 아니지만 범주류로 분류된다. 고 김근태(GT)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 몸담고 있으며,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도 가까운 편이다. 우 원내대표가 선출된 데에는 친문계가 요직을 독차지하는 데 대한 비주류의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단 인선에서 ‘계파 안배’를 고려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에 박원순계 재선인 박홍근 의원을 임명했다. 원내대변인으로는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왔던 강훈식·제윤경 의원을 임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포스트 대선 정국] 黨지도부·친문 주도권 경쟁 개시… 원내대표 경선·당직 개편에 촉각

    더불어민주당이 5·9 대선 승리로 10여년 만에 집권여당 지위에 오르면서 여권 내 새로운 권력지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집권 초기 여당은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청와대가 추진하는 개혁입법 추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당내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지도부와,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친문(친문재인) 세력 등을 중심으로 역학구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후유증이 가시지도 않은 채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다른 정당들보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분위기 쇄신에 대한 부담이 적다. ‘포스트 대선’ 국면을 수습할 지도체제 방향을 고민하는 야당들에 비해 지도부 교체 압력도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 초기마다 여당 내 요직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 경쟁’이나 계파 갈등은 되풀이돼 왔다. 민주당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하루아침에 당의 위상과 영향력이 막강해진 만큼 권력의 핵심에 가까이 가려는 내부 경쟁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당·청 관계 정립에 주도권을 잡으려는 신경전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문계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당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앙당의 ‘인사추천위원회’ 설치 문제를 놓고 양측이 갈등을 빚은 것 역시 주도권 다툼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 의원들의 역할과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7선의 이해찬 의원을 좌장으로 세를 결집, 당 안팎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친문 진영은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원조 친문’과 19대 대선·20대 총선 과정에서 합류한 ‘신친문’ 등 여러 갈래로 구성돼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그동안 한목소리를 냈던 이들이 주요 국면에서 분화될 수도 있다. 존재감 부각이 시급한 당내 비문계 의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승리에 기여했던 비주류 인사들이 앞으로 입각 및 당직 임명에서 배제된다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계파별·의원별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연대 논의 문제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하지만 당내 갈등이나 세력 다툼이 일어난다고 할지라도 당분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칫 내부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집권 여당이 되자마자 싸운다”는 비판 여론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 성적표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참여정부 초기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실패와 좌절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당내 역학구도 재편의 첫 분수령은 16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과 김근태(GT)계의 우원식 의원이 맞붙는 만큼 세(勢) 대결의 결과가 주목된다. 조만간 실시되는 당직 개편 역시 당내 권력지형을 바꿔 놓을 변수로 꼽힌다. 추 대표가 사무총장직을 비롯한 주요 정무직 당직자 교체를 예고한 가운데, 집권 초기 힘의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쏠릴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인생학교 PD “어른 성장 버라이어티… 가장 많이 성장해야할 사람은 김용만과 정준하”

    인생학교 PD “어른 성장 버라이어티… 가장 많이 성장해야할 사람은 김용만과 정준하”

    tvN ‘우리들의 인생학교’가 오늘(14일) 첫방송을 앞둔 가운데 김유곤 CP와 손창우 PD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들의 인생학교’는 미완성 어른들이 고민하는 인생의 주제를 선정해 선생님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현장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으로 옮겨보는 색다른 형식의 야외버라이어티다. 김용만, 정준하, 안정환, 전혜빈, 이홍기, 곽동연이 출연해 저마다의 인생고민을 나누고, 공감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첫 방송에 앞서, ‘우리들의 인생학교’를 기획한 제작진의 인생고민부터 들어봤다. 아래는 김유곤CP와 손창우PD 제작진에게 들어본 1문1답. Q. ‘우리들의 인생학교’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김유곤CP :우리는 학교에서 지식은 배우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판단이 안서고 답을 모를 때가 많다.그 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답답함과 불안함으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럴 때 판단과 선택하는 법을 알려주는 수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은 이런 수업에 대한 목마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됐다 Q.김용만,정준하, 안정환, 전혜빈,이홍기, 곽동연을 섭외하게 된 이유는? 손창우PD :기획의도를 보고 인생학교에 정말로 입학하고 싶다는 출연자들을 선정했다. 선정된 출연진들은 인생의 굴곡이 있거나 인생에 대해 배우고 싶은 인생 주제들이 많은 학생들이다. 김용만은 고3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멋진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정준하는 늦깍이 아빠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껏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안정환은 30년이란 시간동안 축구만 해와서, 경험하고 새로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아 인생학교를 원했다. 전혜빈은 가끔 슬럼프가 찾아오는데 그걸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너무 힘든데 이런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홍기는 본인의 록 음악이 요즘 비주류가 되면서 슬럼프에 빠지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Q.어른 성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데 누가 가장 많이 성장할 것 같은가? 손창우PD:가장 정신연령이 높은건 곽동연이다. 가장 많이 성장해야할 사람은 김용만과 정준하 두 큰형이다.(ㅎㅎ) Q. PD님의 인생고민은? 김유곤CP :최근 인생고민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어느덧 회사에서도 선배보다는 후배가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별 생각 없이 나이만 먹은게 아닌가 싶더라. 그냥 ‘어른’이 아닌, ‘좋은 어른’이 되어야 겠고 어떻게 살아야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Q.앞으로‘우리들의 인생학교’에서 다루는 주제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손창우PD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법이 첫 화 주제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나 자신을 이해하는법, 글로 나를 표현하는 법, 대인관계를 잘하는 법 등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음직한 주제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시청자들도 많이 공감하고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첫 방송되는 ‘우리들의 인생학교’의 주제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법’이다. 김용만, 정준하, 안정환, 전혜빈, 이홍기, 곽동연 전 출연진들이 사전에 듣고 싶어했던 주제 중 하나로, 이들은 춘천에서 강의를 듣고 실전까지 해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인생에도 학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미완성 어른들을 위한 ‘우리들의 인생학교’는 오늘14일(일)밤 9시20분 tvN에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盧 유서 늘 품고 다녀…두 번째 도전 ‘10년 만에 정권 교체’

    盧 유서 늘 품고 다녀…두 번째 도전 ‘10년 만에 정권 교체’

    (6) 카트만두에서 접한 탄핵 2003년 12월이 되면서 이듬해 4월 총선에 출마하라는 압박이 거세지자 문 당선인은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무엇보다 총선에 출마하라는 ‘징발론’이 가장 괴로웠다. 이듬해 2월 청와대에 들어온 지 1년여 만에 ‘자유인’ 신분으로 돌아간 그는 오랫동안 꿈꿔 온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 그러던 중 네팔의 카트만두 호텔에서 예상치 못했던 소식을 접하게 된다. 호텔방으로 배달된 영자신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접한 것. 급하게 귀국해 노 전 대통령 대리인단 간사로 실무적 역할과 함께 여론전도 맡았다. 5월 14일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됐고 3일 뒤 그는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다. “대통령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날 염두에 두고 국민참여수석실을 시민사회수석실로 확대 개편했다고. 뿌리칠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이후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7) 생애 가장 길고 힘들었던 날 2009년 5월 23일 새벽. “생애 가장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던 ‘그날’”은 봉하에서 걸려온 김경수 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화로 시작됐다.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지신 것 같다”고 했다. 한걸음에 양산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늦었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그럼에도 ‘나까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고 되뇌며 버텼다. 경황이 없는 유족들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서거 사실을 알렸다. 영결식 상주였던 그는 “그날만큼 내가 마지막 비서실장을 했던 게 후회된 적이 없다. 시신 확인에서부터 운명, 서거 발표, 그를 보내기 위한 회의 주재까지. 나 혼자 있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고 회고했다. 영결식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헌화 도중 백원우 의원이 ‘정치보복을 사죄하라’고 고함치자, 문 당선인이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당선인은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품고 다닌다. 가끔 꿈에서라도 한 번씩 만나는 것이 반갑다고 한다.(8) 운명처럼 불려나온 2012년 대선 2012년 4·11 총선 때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측근들은 그에게 “총선에 출마해 주십시오”라는 말 대신 “안 하겠다는 말씀만 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때만 해도 ‘권력 의지’는 거의 없었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강제 소환’되듯 제18대 대선에 뛰어들었다. 안철수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를 둘러싼 진통 끝에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역대 당선인을 능가하는 득표를 하고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51%(1577만 3128표) 대 48%(1469만 2632표)라는 근소한 차였다. 2012년 12월 19일 밤, 낙선 소식을 접한 그는 패배를 인정했다. “나의 실패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의 실패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대선 패배의 반성문 격인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노무현을 넘어서는 것이 그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것을 안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9) 모두 말린 2·8전대… 4·13총선 승리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주변에서 반대가 컸다. 원로들은 물론 측근들도 “가만히 있으면 꽃가마 태워 대선에 데려갈 텐데 흠집만 잡힐 게 뻔한 대표를 왜 하려고 드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후 가시밭길의 연속. 두 달 만에 치러진 4·29 재보궐 선거 참패로 ‘책임론’이 불거졌다. 4·13총선을 치르기 위한 공천혁신안을 처리하기 위해 당 대표직 재신임 투표까지 내걸었지만, 안철수 전 대표와 비주류들이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당을 박차고 나갔다. 정치인 문재인의 최대 시련이었지만, 문 당선인의 ‘정치근육’은 이때 단련됐다. 4·13총선을 앞두고 또 승부수를 띄웠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씨를 비상대책위 대표로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결국 100석조차 어렵다던 선거에서 원내 1당으로 우뚝 섰다. 문 당선인이 정계은퇴까지 공언하며 공들였던 호남에선 참패했지만, 두 번째 대권 도전 기회를 열기엔 충분했다. 매번 문 당선인의 정치적 승부수에 대해 여의도는 고개를 내저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10) 탄핵과 조기 대선 가장 유력한 주자임에도 박스권 지지율은 움직일 줄 몰랐다. 범보수진영의 강력한 대항마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최순실 게이트가 ‘촛불’에 불을 댕기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에 3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지만 2주 뒤 100만명이 운집했다. 10년간 쌓인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했고, 정권교체의 바람이 거세졌다. 막상 등판한 반 전 사무총장은 제풀에 쓰러졌다. 당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잠시 위협했지만 문 당선인의 조직과 경험, 콘텐츠를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본선에서는 중도·보수표를 흡수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보수층을 결집시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역전을 노렸지만, ‘준비된 대통령론’과 ‘적폐청산’을 내세운 문 당선인이 친구 노무현에 이어 10년 만에 진보정권의 맥을 잇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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