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민의와 정국] (중)참패 민주당 어디로
***재신임·쇄신 ‘구심점' 상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흔들리고 있다.특히 영남지역 참패에 따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후보 재신임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노 후보 사퇴촉구론도 비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아울러 제3후보 영입론도 은밀히 유포되고 있다.
외부에 대한 불만도 홍수처럼 쏟아내고 있다.청와대 핵심인사의 책임론이 다시 거론되고,아태재단 해체와 대통령 아들 문제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총리를 포함한 전면 개각을 통한 민심수습을 촉구하는가 하면,청문회등 야당의 요구를 전면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파상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즉각 제기되는 등 내부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따라서 총체적 지도력 부재의 위기를 맞고 있는 민주당은 당분간 안팎의 격랑 속에서 출로를 찾기 위해 몸부림칠 것 같다.
●도전받는 지도부= 14일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를 열어 격론 끝에 참패 원인 규명을 위한 기구를 두기로하고,‘당발전과 쇄신 위한 대책위원회’도 구성,제2의 쇄신문제 등을 논의키로 했다.하지만 일부 동교동구파와 쇄신파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지도력 부재 양상이 노출되고 있다.
특히 당지도부는 선거결과에 따른 후보와 당지도부 재신임 문제와 관련,17일 최고위원·상임고문·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방법과 절차를 결정하기로 하면서 청와대와 정부측에도 화살을 돌렸다.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이견도 심각했다.겉으로는 워낙 충격이 큰 탓에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많다.한화갑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한 대표가 단호히 거절해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재신임 방법과 관련해선 전당대회 소집,중앙위원회 소집,당무회의 처리 등 정파에 따라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정파별 입장차 심각=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은 물론 비당권파 내부에서도 정치적 뿌리에 따라 정국해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당권파 주요 인사들도 쇄신방법에 대해선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의견을 내놓고 있다.
쇄신파는 상당수가노무현 후보 재신임 문제를 즉시 매듭짓고,노 후보 중심체제로 8·8재보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대표 사퇴 등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도 “누가 누굴 탓하나.”라며 불쾌감을 표시한다.
당내 불신감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비주류들은 현 사태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경 입장이다.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측근들은 오해를 우려,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지만,불만이 폭발 직전까지 고조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동교동구파 일부와 쇄신파 중에서도 현재로선 금기사안인 노 후보의 후보직 사퇴까지 은밀히 거론중이다.당권파·쇄신파는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사퇴는 물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정운영이“독단적이고 오만하다.”면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당 간판을 내리고,노 후보중심으로 재창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특히 조기 대통령선대위 구성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