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비주류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가비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취업난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육아휴직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안보리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12
  • [열린세상] ‘이념갈등’ 은 있는가/ 임춘웅 언론인

    우리 사회갈등의 핵심은 이념이 아니라 주류와 비주류 간의 싸움인 것이다.지난 반세기에 걸쳐 형성된 한국사회의 주류계층과 이에 맞서는 비주류 간의 갈등인 것이다. 우리 사회에 언제부터인가 ‘이념갈등’ ‘보수 대 진보’ 같은 말들이 자주 쓰이고 있다.그러나 이런 말들이 과연 우리의 갈등현상을 바로 표현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 보아야 한다.그런 말들이 한국사회의 갈등의 골을 이분법적으로 쉽게 나누는 편리성은 있으나 실상을 바로 보는 것은 아니다.우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좀더 실상에 가까이 접근할 필요가 있다.개념 파악이 잘못되면 해법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념갈등’이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말할 것이다.그렇다면 세칭 보수진영이 지향하는 것과 진보진영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가 서로 달라야 한다.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대립하고,갈등하며,싸울 만큼 목표지향적이어야 한다.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 요인이라는 이른바 ‘이념갈등’이 이데올로기의 대립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일까. 반세기전 해방정국에서 우리 사회는 극심한 이념갈등을 겪었다.이승만과 한민당을 중심으로 한 우익진영,박헌영과 남로당을 중심으로 한 좌익진영 간 이념갈등이 치열했다.그때는 우파와 좌파 간 이념적 지향점이 전혀 달랐고 좌와 우의 대칭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층에 이념적 좌파가 과연 얼마나 될까.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수는 무시해도 될 만한 수준일 것이다.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까지도 시장경제의 장점과 사회주의의 장점을 아우르는 이념을 창출하겠다고 하고 있다. 또 만일에 지금의 이념갈등이 이데올로기적 갈등이라면 보수를 대표하는 한나라당 지지세력과 진보정당인 민노당 지지세력 간의 대립이 돼야 할 것이다.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갈등의 한 축에 민노당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민노당이 진보진영의 일부일 수는 있어도 중심은 아니다. 지금 대립하고 있는 양대 축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세력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세력이다.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의 이념이 진보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그런데 한나라당과 열린 우리당이 표방하고 있는 정강정책엔 이념적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탄핵규탄 시위 때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진보이고 시청앞에 모인 사람들은 보수일까.시청앞 사람들이 보수층인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이 진보라는 데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두 자리에 따로 모인 사람들 사이 미국에 대한 태도,북한에 대한 인식에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광화문 사람들을 ‘반미’라거나 ‘친북’으로 보는 것은 음해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 사회갈등의 핵심은 이념이 아니라 주류와 비주류 간의 싸움인 것이다.지난 반세기에 걸쳐 형성된 한국사회의 주류계층과 이에 맞서는 비주류 간의 갈등인 것이다. 비주류 계층이란 정치적으로 민주화투쟁을 했던 민주화 세력,경제적으로 소외돼 있는 계층,지역주의의 피해자들,이념적 진보주의자들,기득권사회의 부패와 불의를 용납치 않으려는 개혁세력들이다.이들이 열린우리당을 구성하고 있고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기득권사회에 맞서 사회갈등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문성근씨가 말하는 ‘잡탕’이다. 우리의 사회갈등 해소를 위해 신 좌우합작론을 말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진단을 잘못한 처방이다.이번 총선에서도 대결의 핵심은 이념이 아니라 주류와 비주류 간의 싸움이다.지역주의의 색채가 현저히 완화됐고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이런 분류에 얼마간 변수를 제공할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사회나 이념 간,파벌 간,이해관계 간 갈등이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갈등의 근본은 밥그릇 싸움이 돼서 치사스럽고 끈질길 소지를 안고 있다.또 이 싸움의 뿌리는 ‘과거’에 있기 때문에 비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 않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따라서 우리의 사회갈등은 이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에 설 때나 풀리게 될지도 모른다. 임춘웅 언론인˝
  • ‘가계 주름’ 엥겔계수 상승

    가계의 생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외환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에 엥겔계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엥겔계수가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경기침체로 가계가 불요불급한 지출을 억제하면서 식료품 지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의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는 14.4%로 2002년의 14.2%에 비해 0.2%포인트 올라갔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수치가 높을수록 가계의 생활 형편이 궁핍함을 의미한다. 엥겔계수는 1995년 16.5%에서 96년 15.4%,97년 15.2%로 계속 떨어지다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98년 16.1%,99년 16.2%로 2년 연속 상승한 뒤 2000년 15.5%,2001년 14.8% 등으로 하락세를 유지해 왔다. 식료품에 술 이외의 음료를 합한 지출의 비중은 2002년의 15.1%에서 지난해에는 15.2%로 0.1%포인트 상승했다.이 비중 역시 95년 17.2%에서 96년 16.2%,97년 16.0%로 뚝 떨어진 뒤 98년과 99년에 각각 17.0%와 99년 17.2%로 뛰었다가 2000년 16.5%,2001년 15.7%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했었다. 식료품에 비주류와 주류 음료까지 포함한 지출의 비중도 15.7%에서 15.8%로 올라 역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에 산출한 엥겔계수는 통계청이 도시근로자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산출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한은의 엥겔계수는 도시뿐 아니라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외식비도 식료품비가 아닌 음식숙박비로 분류하는 등 산출 기준이 통계청과 다르기 때문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서울광장] 촛불이 남긴 것/이기동 논설위원

    제발 법을 지켜달라고 외치는 공권력의 호소는 거리의 판관들 앞에 무력하다.만인이 스스로 지켜야 할 법과 지키지 않아도 될 법의 준거를 결정한다면 국가는 설 자리가 없다. 잔치는 끝났다.보름에 걸쳐 이땅의 도심을 메운 촛불의식은 썰물이 빠지듯 깨끗이 자취를 감췄다.연인의 손을 잡고,어린아이를 목말 태우고 거리로 몰려나온 수많은 시민들은 6·29선언을 연상케 하는 평화시위의 새 장을 열어보였다.하지만 서울 광화문 지하도 계단 군데군데 검회색 자국을 남긴 촛불은 우리의 의식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남겼다. 누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간에 총선은 대통령의 재신임과 연계된 제2의 대선이 돼버렸다.두주일만에 두배씩 뛴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그 짧은 시간에 후보들의 인품이,능력이 두배씩 뛰었을 리 만무한데.재신임의 연장선에 놓이게 된 이번 총선은 분란의 씨를 잉태하고 있다.촛불군중들이 요구한 것은 순수 민주주의였다.절대선을 추구하는 구도자들처럼 촛불의 밝음을 조금이라도 헤살놓는 불순물은 용납하지 않는다.‘사망선고를 받은 16대 국회’,‘차떼기 한나라당’,‘지역주의 민주당’은 이들의 눈에 불순물일 뿐이다.그 야당의 지지율은 두주만에 모두 반토막이 났다. 민심의 대전환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거대 야당의 상상력 빈곤이 낳은 결과다.야당은 60% 이상의 탄핵반대 여론이 잉태한 대지각변동을 차마 상상치 못했다.하지만 지금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촛불이 드리우는 그림자를 이야기해야 할 때다.첫번째는 법치의 영역이다.우리도 한때는 ‘법대로’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다.추상같은 법의 잣대앞에 추풍낙옆처럼 쓰러지는 철밥통 공무원조직,재벌,하나회의 장성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그래 이게 바로 개혁의 참맛이야.’하며 환호했다.그 법대로의 대명사이던 사람이 차떼기로 만신창이가 된 탓인가.법대로는 지금 국민의 함성을 외면하는,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이들의 처신으로 폄하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전교조를 향해,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향해 제발 법을 지켜달라고 외치는 공권력의 호소는 거리의 판관들 앞에 무력하다.만인이 스스로 지켜야 할 법과 지키지 않아도 될 법의 준거를 결정한다면 국가는 설 자리가 없다.그럼에도 그게 민주주의의 힘이라고,민주주의는 참여하는 것이라고,민중들이여 거리로 나가라고 외치는 지식인,법률가들이 이땅에는 무수하다.하지만 환희는 찰나이고 군중은 야속하다.십수년 전 동유럽 도시들,소피아,부쿠레슈티,프라하,바르샤바,부다페스트의 도심을 밝힌 반공산 촛불을 우리는 기억한다.하지만 지금 그곳의 군중들은 그때의 촛불시위를 주도한 민주 지도자들을 기억하지 않는다.짧게는 한두해,길게는 5년안에 민심은 경제난,민생고에 무능한 그들을 버렸다.개혁의 대명사 고르바초프는 조롱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보수 쿠데타군에 맞서 사자후를 토하던 옐친은 병약한 술주정뱅이로 물러났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명실상부한 주류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스스로를 족벌언론,거대 야당,재벌에 둘러싸인 조각배로 칭하는 비주류의 언행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중국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데 한국경제는 터널로 진입중이라는 전경련 부회장의 고언을 새겨들어야 하고,한국의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나라밖 보수인사들의 발언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발상전환이 없다면 “이러자고 공무원들이 처벌을 각오한 탄핵반대 성명을 내고,선생님들은 학부모들에게 욕먹어가며 총선수업을 감행했던가.”하는 배신과 허탈감의 소리가 금방 들려온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혹자는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이 땅의 보수세력이 재건축을 거쳐 다시 물줄기를 되돌리는 데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한다.하지만 촛불군중들이 지금의 행복감을 불만으로 바꾸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눈앞의 승리감에 도취되기에는 촛불의 밝음 뒤에 드리운 그림자가 너무 짙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한나라 박근혜 체제] 박근혜 새대표 누구

    ‘첫 부녀(父女) 당수’,‘제1당 첫 여성 당수’,‘39년만의 여성 당수’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56년 헌정사에 3대 이정표를 세웠다.23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기록했다.민주공화당 총재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원내 과반수인 거대 야당 한나라당의 대표로,박순천 전 민중당 당수에 이어 원내 의석을 가진 주요 정당의 두번째 여성 대표에 오른 것이다. 박 대표는 국회만을 기준으로 하면 재선 의원에 불과하다.그러나 쉰두해를 살아온 경력은 화려하다.무엇보다 18년간 장기 집권한 박 전 대통령의 딸이다.권력의 중심에서 아버지가 겪었던 영욕을 같이 했다.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의 저격으로 숨지자 5년간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다.불과 22세 때 시작한 일이다. 그녀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에 너무나 큰 충격적인 일을 겪고도 국가 경영과 역사를 바라보는 높은 안목을 키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대통령의 딸’은 79년 10·26사태로 마감됐다.이날 청와대 2층에서의 아침 식사는 그녀가 아버지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보고받았을 때 그녀의 첫마디는 “지금 전방의 상태는 괜찮습니까.”였다고 한다. 그 뒤부터는 교육문화 사업에 몸을 담았다.육영재단 이사장,영남대학교 이사장,한국문화재단 이사장,정수장학회 이사장,한국문인협회 회원 등 경력이 말해준다.뒤의 두 직책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정치인 박근혜’는 IMF가 터진 이듬해인 지난 98년부터다.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2000년 16대 때 재선에 성공했다. 그동안의 정치 역정은 비주류에 머물렀다.이회창 전 총재의 ‘1인 체제’를 비판하면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그러곤 같은 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선대위 의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년간의 정치경험은 박 대표를 ‘승부사’로 키우는 데 밑거름이 됐다.한나라당을 탈당할 때,그리고 그 뒤에도 이 전 총재측으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공주’라는 깎아내림도 있었다.하지만 2년 뒤 ‘홀로서기’에 성공하면서 당당히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박대출기자 dcpark@˝
  • [열린세상] 탄핵사태,대통령 책임은 없는가/임춘웅 언론인

    이번 일에 국회의 잘못과 함께 대통령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었는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분명히 불난 국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졸지에 닥친 대통령 탄핵사태의 충격에서 차츰 벗어나면서 국민들은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기 시작한 것 같다.국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여러 통계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이번 탄핵이 원천적으로 잘못됐다고 보고 있으며 그런 탄핵을 몰아붙인 국회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부패하고 민생을 외면해온 국회가 명분 없는 탄핵을 강행한데 분노하고 있는 것 같다.우리 국민은 정치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현명하고 사태를 정확히 보고 있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된다.여러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일에 국회의 잘못과 함께 대통령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었는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분명히 불난 국회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11일 회견이 열리기 직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문제와 관련해,경위야 어떻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도 있었고 하니 사과를 하고 탄핵정국을 풀 것을 국회에 당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많은 국민들이 이런 기대를 갖고 이날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180도 빗나가고 말았다.회견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노대통령의 그런 초강경 자세를 보며 한편 놀라고 한편으로는 탄핵안은 어차피 국회통과를 못할 것으로 보고 야권과 정면으로 맞서 총선 정국을 이른바 ‘친노’ ‘반노’양대 진영으로 끌고 가려는 선거전략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고 있었다.어쨌건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지금까지 드러난 것으로는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탄핵 국회 관리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국회 관리도 하지 않고 막연히 국회가 그렇게까지야 하겠느냐고 안이하게 보았다면 대통령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 아침에야 이상기류를 감지한 듯 청와대 공보수석 이름으로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노대통령은 무엇을 믿고 그런 강공책을 쓴 것일까.어떤 이는 대통령이 탄핵안의 가결까지를 염두에 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는 듯하나 지나친 비약이다.국회에서 탄핵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통령이 이런 결과까지 내다보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그런 예상을 했다손 치더라도 아무려면 대통령이 총선에서 의석 좀더 얻자고 탄핵사태를 자초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이 불행한 사태를 극복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태의 원인을 좀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우선 10여일 전까지만 해도 탄핵안이 국회에서 발의나 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발의가 됐고 가결까지 이루어졌다.왜 이렇게 된 것일까.이런 결과의 저변에는 이 나라의 기득권 정치권이 비주류의 신 권력에 대해 갖고 있는 생래적인 거부감이란 것이 짙게 깔려있다.그렇기 때문에 비주류 권력은 기득권 보수사회의 반동을 막기 위해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그 전술은 이번처럼 작은 꼬투리를 잡아 반격하지 못하도록 빌미를 제공치 않는 일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정면 대결하려는 성향을 보여왔다.이것은 어쩌면 대통령의 콤플렉스인지도 모른다.대통령 못 해먹겠다,나를 대통령으로 보고 있기나 한 것이냐 같은 말들이 다 이와 관련이 있다.그래서 탄핵사태를 대통령의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보는 이도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우리는 침착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뿐이다.그러나 지금까지와 다르게 이번 사태로 우리의 기득권 사회가 엄연한 비주류 권력의 실체를 인정하고,비주류가 주류에 대한 콤플렉스를 털게 된다면 그나마 한국의 정치가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임춘웅 언론인˝
  • 조순형의 속내-타협보다 ‘준법 관철’ 의지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의 주역은 단연코 ‘미스터 쓴소리’ 민주당 조순형 대표다.탄핵 얘기를 처음 꺼냈고,탄핵안 발의를 주도했고,결국 발의를 관철했다.선관위로부터 노 대통령 선거법 위반 결정을 이끌어낸 것도 그다.탄핵안을 둘러싸고 당 안팎의 논란이 거셌고,여론조사 결과도 대부분 부정적이다.그래도 그는 고집스럽다.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계획이 알려진 10일에도 그는 “탄핵안 표결은 헌법절차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탄핵 정국을 주도하는 그의 코드는 ‘준법(遵法)’이다.언뜻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대로’를 연상케 한다.그러나 지금껏 비주류에 머물도록 보여온,고집과 ‘허심(虛心)’이 보태어져 있다.얼마전 추미애 의원이 개혁공천을 주장하며 당무 거부에 돌입했을 때도 그는 타협 대신 ‘당헌당규 준수’를 택했고,결국 그런 고집이 추 의원을 돌려놓았다.불모지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서도 이런 정치 기질이 묻어난다. 그는 노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이 불거진 뒤 국회 대표연설 등 네차례에 걸쳐 탄핵을 경고했다.그러나 청와대 반응은 그의 기대와 방향을 달리했고,선관위 결정에 정면으로 반발한 청와대의 대응은 그로 하여금 쓴소리를 넘어 ‘쓴 행동’을 택하도록 했다. 정치권 주변에선 “이번 탄핵안 발의는 조 대표였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많다.그가 다른 정치 지도자에 비해 도덕적 흠결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정상적인 탄핵절차 진행을 주장했다.“탄핵안이 발의된 이상 노 대통령의 사과 여부와 관계없이 헌법에 따라 탄핵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표결 역시 “가결되든 부결되든 의미가 있다.“며 관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노 대통령에 대해 조 대표는 극도의 불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11일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대통령 특유의 화법으로 처리할 텐데… 기대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열린세상] 누가 미국의 주류인가/임춘웅 언론인

    부시가 이끄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저버리며 국제 사회의 자유와 독립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요즘 미국에 때 아닌 ‘주류’ 논쟁이 한창이다.돌발사태가 없는 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확실시되는 존 케리 상원의원이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 정부는 극단이고 우리가 주류”라고 주장하고 나선 데서 비롯된 논쟁이다.그는 이어 “오는 대선은 미국민이 주류의 편에 설 것인가,아니면 반대의 길을 갈 것인지를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사회나 그 사회의 주류는 보수파인 게 보통이다.보수파란 결국 그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며 나라의 중심에 서있는 세력인 때문이다.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주류라 하면 보수당인 공화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세력인 것이다.지금의 공화·민주 양당 체제가 굳혀진 제16대 링컨 대통령 이래 27명의 대통령만 해도 공화당 출신이 17명으로 단연 많다. 그런데 미국의 리버럴리스트 집단인 민주당의 케리 의원이 미국의 주류는 부시의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선언한 것이다.현재의 판세만 보아도 공화당은 백악관은 물론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대법원 판사 수에서도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이런 판국에 민주당이 우리가 미국의 주류라고 나선 것이다.특이한 현상이다. 지금 미국에 일고 있는 주류 논쟁의 핵심은 부시에 대한 ‘반(反) 부시’ 바람이다.부시가 이끄는 미국에 대한 불안과 위기의식이 민주당을 한층 결속시켜주고 있고 케리 후보가 일찌감치 민주당 경선을 압도하게 된 것도 부시를 무너뜨리는 데 민주당이 힘을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면서 반 부시편에선 ABB(Anybody But Bush·부시만 아니면 누구라도 좋다)라는 배지를 달고 다닌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이유는 간단하다.주류 보수가 보수해야 할 것들을 스스로 버리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자유와 독립 같은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부시 정부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자유와 독립은 미국 건국의 뿌리이다. 그런데 부시가 이끄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저버리며 국제 사회의 자유와 독립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9·11 테러는 미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갖게 한 게 사실이다.그런데 네오콘(neo-con)으로 불리는 이들 신(新) 보수주의자들이 이를 극단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다.여러 가지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목표는 쉽게 말해 미국 지배하의 세계질서 구축이다.공화당 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필요하다면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부시 독트린’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을 통해 미국은 선제공격이 어떤 것인가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이는 미국이 건국이래 취해온 대외정책 기조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의미한다.미국은 전통적으로 고립정책을 유지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만 해도 미국의 외교정책 기반은 ‘봉쇄와 억제’였다.그러나 이제는 미국이 제국의 길을 갈 것이며 그것을 성취하는 데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을 공세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네오콘들의 내심이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가치와 대외정책의 기조를 뒤엎는 혁명적인 발상이다.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동안에는 국제적 ‘합의와 동의’라는 과정을 중시해 왔다.그러나 지금은 아니다.이들 네오콘들은 제국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는 제국처럼 행동하고 있다.제국처럼 생각하고 제국처럼 행동하면 제국인 것이다. 미국의 주류 논쟁은 미국의 주류들이 오만에 빠져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지켜야 할 덕목을 스스로 저버렸기 때문에 비주류가 나서서 그것들을 지켜 내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금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힘을 통한 ‘충격과 공포’가 아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는 통합된 지구 공동체를 구현해 내는 데 미국의 힘을 활용하는 참다운 리더십의 구축인 것이다. 임춘웅 언론인˝
  • [盧대통령 취임 1년] (上) 파워엘리트 100인 분석

    노무현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그 방향이 옳았느냐에 대한 논란은 거세다.서울신문은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인적 배경이 집권 초 어떻게 시작,어떻게 바뀌고 있으며,이와 같은 파워엘리트 그룹의 변화가 정책에 어떻게 투영될지를 분석했다.이어 국민들은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여론조사를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 파워엘리트그룹 교체를 시도했다.운동권 출신과 재야,지방대·실업고·이공대 출신,여성 등 그동안 인사에서 소외됐다는 평을 들었던 ‘비주류’들을 발탁했다.기수파괴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발탁도 많았다. 그러나 집권 1년만에 권력지도는 변하고 있다.서울신문이 현 내각의 장·차관급 61명과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39명 등 100명의 파워엘리트 그룹 성향과 출신 등을 분석한 결과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평균 연령이 높아지고,행정 경험이 많은 인사들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인사의 변화가 집권 2년차 정책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노 대통령이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인사들을 잇따라 기용함으로써 경제 및 외교안보 등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정책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그러나 총선을 앞둔 일시적 현상이며,총선 이후 다시 ‘코드인사’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집권2기 ‘경험중시’ 실험? 지난 1년간의 인사는 ‘코드인사’와 ‘깜짝인사’,‘발탁인사’,‘서열파괴’로 불렸다.노 대통령의 기본인식은 지금도 근본적으로는 변한 것 같지 않지만,파워엘리트의 면면은 바뀌고 있다.현장을 잘 모르는 학자나 386 대신 관료를 비롯한 경험자들이 집권 2년차에 중용되고 있다.개혁이라는 ‘코드’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검은 고양이든,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중국의 개혁·개방시대 초기를 연상케 할 정도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는 윤덕홍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총리와 다를 게 없다.하지만 장관을 이미 지내 경륜에서 차이가 난다.행시 6회 출신인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13회 출신인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행시 3회,장승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7회 출신이다.전임자보다는 까마득한 선배관료다.초대 내각의 경우 관료 출신들의 주축은 행시 10∼14회였지만,2년차에 접어들어 거꾸로 가는 셈이다.이는 집권 초에 주류를 바꾸기 위해 지나친 발탁을 했다는 뜻도 된다. 과거 정부에서 여러 장관을 두루 거쳤던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도 전임자인 교수 출신의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보다는 관록이 있다.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안정감도 교수 출신인 윤영관 초대 장관과는 비교할 수 없다. ●장차관·참모 평균나이 높아져 현 내각의 장관(급)과 차관(급),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등 100명의 파워엘리트들과 집권 1년차의 114명(숫자 차이는 일부 자리의 통폐합과 현재 공석 중인 자리 때문)을 비교해보면 중요한 추세들이 드러난다.노 대통령 1기 내각 장·차관급의 평균 나이는 54.6세였으나,2기는 56.2세로 높아졌다.특히 장관의 평균 나이는 54.5세에서 57.9세로 3.4세나 높아졌다.보다 경륜있는 인사가 발탁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나이도 높아진 셈이다. 청와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1기 비서진의 평균 나이는 46.9세였으나,올해에는 48.5세로 높아졌다.386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청와대를 나간 뒤 관료를 비롯한 ‘유경험자’들이 자리를 메워나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청와대 1기 비서관 39명 중 관료 출신은 2명에 불과했으나,현재 28명의 비서관 중 관료 출신은 8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청와대 1기 실장과 수석 13명 중 권오규 정책수석,박주현 참여혁신수석,정찬용 인사수석,조윤제 경제보좌관 등 4명만 남았다.비서관 39명 중에는 윤태영 대변인,천호선 의전비서관을 비롯해 11명에 남았다 물갈이와 재편도 이뤄진 셈이다. ●영호남 출신 강세 내각과 청와대 파워엘리트의 출신지역은 역시 영·호남 출신이 우세하다.2년차로 접어들면서 지역간 차이가 심해졌다.호남 출신은 27명이다.부산·경남(PK) 출신은 18명,대구·경북(TK) 출신은 17명이다.영·호남 출신이 62%인 셈이다.충청 출신은 1기 때에는 16명(전체의 14%)이었으나 11명으로 줄었다.경기·인천 출신은 7명에서 4명으로,강원 출신은 7명에서 2명으로 각각 줄었다.충청·경기·인천·강원을 합해야 TK와 같은 17%다. 출신고교를 보면 비평준화 전의 명문고 출신이 아직도 우세하지만,생각보다 두드러지지 않다.청와대의 젊은 비서관 중 평준화 세대가 많은 것도 관련이 있다.경기고 출신은 이헌재 경제부총리,안병영 교육부총리를 포함해 장관급만 7명이다.권오규 정책수석을 포함한 차관급을 포함하면 11명으로 가장 많다.노 대통령 정부 출범 직후 경기고 출신 장관은 정세현 통일·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두 명뿐이었으며,파워엘리트에 모두 6명이 포함됐지만 1년도 안돼 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복고 출신은 지난해에는 문희상 전비서실장과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등 8명이 내각과 청와대에 포진해 서울고 출신과 공동 1위를 기록했지만,지금은 김희상 비상기획위원장만 남아 있다.서울고 출신은 장관급은 한 명도 없으나,조건식 통일부 차관을 포함해 차관급 7명,비서관 1명(김영주 정책기획비서관) 등 8명으로 2위다.광주일고와 광주고,전주고 등 호남의 명문고는 4명씩이다.김대중 정권 시절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강세는 유지하는 셈이다.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은 김우식 비서실장 등 7명이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출신이 37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연세대(13명),고려대(12명)의 순이다.지방대 출신은 모두 12명이다.파워엘리트 100명 중 여성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 등 8명,이공대 출신은 곽결호 환경부 장관 등 11명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데스크 시각] 감동의 정치지도자 없다/이목희 정치부장

    취재 기자와 내근 데스크간에는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식으로 원고를 고치려면 내 이름은 빼 주세요.” 현장 기자들의 직설적인 항의도 받는다. 정치부장 모임에서 얘기를 꺼내 봤다. “그런 건 약과요.낮에 고쳐 놓으면,밤에 들어와 다시 바꿔놓기도 하는데….” “기사 심하게 고쳤다고 사표도 내던데,뭐.” 정치부는 조그마한 세상이다.다양한 스펙트럼과 소신을 가진 기자들이 모여 있다.자기 기사에 애정과 자부심을 갖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하지만 특정정파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80년대 중반 처음 정당을 출입했다.당시 데스크-기자 갈등은 주로 여야 문제에서 비롯됐다.현장기자들은 심정적으로 야당을 지지했다.지면에 맘 같이 반영이 안 되니 욕구불만이 쌓였다.곱씹어 보면 특정인을 좋아했던 것 같다.YS,DJ,JP ‘3김씨’가 야당판을 주도할 때다.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정당 출입기자들과 얘기해 보면 특정 정치인을 향한 애정은 없어 보인다.보수·진보,정치적 관점의 차이가 주로 드러난다. “타사를 둘러봐도 최병렬 대표를 좋아하는 기자들이 별로 없다.” “조순형 대표는 범접 자체가 어렵다.” “정동영 의장은 가볍고,이벤트성이다.” 대부분 자신이 출입하는 정당 대표 평가를 넉넉하게 하지 않았다. 한편으론 기자들이 옹호하려는 정치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단순히 정치권력과 언론의 유착 약화라고 보긴 힘들다.그보다는 ‘감동의 정치지도자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기자도 한 명의 유권자다.바로 곁에서 호(好)-불호(不好)를 느낄 수 있는 1차적 관찰자다.기사는 객관성을 강조한다 해도 개인 감정은 가질 수 있다.기자들에게 감동을 못 주면서 정당의 리더가 되려는 것은 무리다. 최병렬 대표가 사면초가에 처했다.대표 취임 불과 7개월만이다.출입기자들에게도 평가받지 못한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한 후배기자는 “훈수는 잘 두지만 스스로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고 최 대표를 평했다.다른 기자는 “힘이 없으면 통합력이라도 발휘해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최 대표의 결정적 미스는 여론의 흐름을 잘못 읽은 것이다.이회창·서청원씨가 질타를 받으니 마치 자기가 도덕적 우위에 있는 양 착각에 빠졌다.‘떠넘기기’ 발언이 나왔다. 야당 대표의 선명성은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집중될 때 효과가 있다.전체 구도를 잊고 당내 입지에만 신경 쓴다면 결과는 뻔하다.‘이회창 세력’은 역사가 떨어낼 수 있는 것이다. 여권의 총선 전략에 편승,뜻을 이루려 한다면 무리가 따른다. 야당 대표로서 명분을 잃지 않아야 최 대표가 산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같이 책임지는 자세로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조 대표와 정 의장도 최 대표의 곤경을 즐길 처지는 아니다.연쇄 리더십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조 대표가 영원한 비주류라고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스킨십 강화가 필요하다.”,“정 의장은 깊이를 더해야 한다.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출입기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각 당 출입기자들이 “OOO대표를 잘 써 줍시다.”라고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을 그려본다.데스크 노릇이 더 불편해지더라도 재미는 있을 듯싶다. 이목희 정치부장 mhlee@˝
  • [한국영화 1000만시대] (下) 문제점과 과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19일 우리 영화사에는 새 기록이 탄생한다.18일까지 관객 999만을 모은 ‘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가 개척한 ‘관객 1000만명 시대’.이 화려한 기록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에는 환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단 환대의 이면에는 우리 영화시장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현실에 대한 자부심이 자리잡고 있다.인구 4800만중 1000만명의 관객이 한 영화를 본 것은 인구수가 훨씬 많은 중국·인도나 일본 등의 관객규모에 견줘도 적지않은 시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제작사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는 “시장이 확대되고 제작비가 풍부해져서 큰 기획이 가능해졌다.”고 환영하면서도 “내수시장 1000만명에 만족할 게 아니라 아시아 시장 1위를 확보한 뒤 할리우드와 경쟁할 채비를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선 규모 뿐 아니라 창의력과 프로덕션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다르게 우려하는 시선은 관객 1000만명이 상징적 숫자라는 데 꽂히고 있다.관객 증가추세로 볼때 이같은 관객규모는 4년전 ‘친구’가 819만명을 넘어서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고,다만 1000만명에 이르는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짧아졌다는 것이다.따라서 1000만명이라는 수치적 신화보다는,그를 낳은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2∼3년전부터 영화 자체가 거대한 이벤트 메카니즘에 편입되면서 작품성보다는 이벤트화 여부가 흥행의 관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추세는 막을 수 없겠지만 지나친 이벤트화와 마케팅의 비대화로 영화시장의 외형만 커지고 내용은 부실해질 수 있다.”며 “향상된 영화의 질적 측면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정책적·산업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계 안팎에서 문화의 다양성이 위축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현재 기록의 주역 ‘실미도’와 맹렬히 추격하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내건 스크린 수는 720여개로 전국 1100여개 가운데 65%를 차지한다.스크린 독식이 아닐 수 없다.최근 다른 한국영화나 외국영화들이 스크린을 잡지 못해 상영 일자를 미룬 소동을 벌인 것도 이런 후유증을 대변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1000만 관객시대는 영화가 사회현상을 주도할 정도로 가장 파급력이 큰 대중문화임을 입증한 셈”이라면서도 “문화 다양성의 문제가 큰 과제로 남는 만큼,이는 시장에 맡겨서만은 곤란하고 소수 취향의 비주류 영화를 살릴 수 있는 진흥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또 “이처럼 강화된 위상을 바탕으로 이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이며 이를 위해서는 스크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비디오·DVD시장의 확충도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계 밖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한 문화평론가는 “이제는 ‘실미도’의 1000만명시대나 ‘대장금’의 55%시청 시대 등 호사가적 취미에서 현상을 볼 게 아니라 대중의 문화취향이 특정 장르로 편중되는 문제를 제기할 때”라며 “진지한 분석보다는 자본의 논리를 내세운 작품의 흥행 이벤트에 장단을 맞추는 비평과 언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 與野지도부 '위기의 계절’

    여야 지도부가 위기다.안팎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급기야 퇴진 요구까지 나왔다.‘리더십 부재’가 자초한 결과다. 여야 수장들은 국가적 사안에도,당내 현안에도 무력했다.정치 실종,무능 국회를 이끈 책임을 면키 어렵다.결국 여론의 질타는 당내 비판과 맞물려 수장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한나라 소장파 崔대표 불출마 요구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1일 소장파들의 퇴진 요구에 부딪혔다.이들은 긴급모임을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최 대표가 국민의 절망과 분노 앞에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자기 희생적 결단도 내려라.”고 주장했다.자기 희생에는 최 대표의 퇴진과 총선 불출마 등을 포함시켰다. ▶관련기사 5면 최 대표는 ‘서청원 의원 석방 결의안’이 통과되는 복병을 만났다.이날 “옹졸한 사람으로 비쳐질까봐 막지 못했다.”고 해명했다.서 의원과의 ‘불편한 관계’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정적(政敵)의 자유’를 막지 못한 대가는 너무 컸다.석방동의안을 전격 통과시킨 뒤 한나라당에는 여론의 질타가 빗발치고 있다.한나라당 총선 후보들의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갈수록 깊어지는 공천 내홍도 그 연장선에 있다.최 대표는 “석방결의안을 발의한 의원 31명에게 공천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고 전했다.공천 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는 또다른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 소장파 조기 선대위체제 촉구 민주당 조순형 대표 역시 당내 소장파들로부터 ‘추미애 선대위 체제’로 조기 전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조-추’ 공동구도로 가더라도 사실상 조 대표는 ‘얼굴마담’에 그칠 공산이 크다.조 대표의 인격이나 정치행보가 ‘상품성’은 있지만,평생을 비주류로 걸어온 ‘나홀로’ 리더십 스타일이 총선 체제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조 대표는 이라크 파병안과 한·칠레 FTA에 있어 “국익을 생각하자.”고 외쳤으나 당내 대부분 의원들은 반대 당론을 편 추 의원에 동조했다. ●우리당, 鄭의장 소극자세 불만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도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리더십의 도전을 받고 있다.당내 일각에서는 이라크 파병안 등 현안과 거리를 둔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하면서 책임있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불만들이다. 정 의장은 당내 2인자인 김근태 원내대표가 반대 목소리를 내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이날 파병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당정협의에서도 김 원내대표는 여전히 제동을 걸었다.내용을 떠나 정 의장에게 딴죽을 거는 모양새가 됐다. 박대출 박정경기자 dcpark@seoul. co. kr ˝
  • '서청원 석방’ 찜찜한 崔대표

    한나라당이 공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내 비주류의 핵심인 서청원 전 대표가 일시 석방됨에 따라 서 전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 전 대표의 석방요구결의안 처리가 당 상임운영위의 ‘본회의 상정 유보’ 방침에도 불구하고 서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의 발의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지도부를 겨냥한 원내 쿠데타’라는 풀이까지 나오고 있다.당무감사자료 유출에 따른 공천 파문이 최병렬 대표의 ‘사당화(私黨化)’ 기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던 서 전 대표가 다시 주류측을 향해 공세에 나선다면 당이 크게 술렁거릴 가능성도 있다. 서 전 대표의 석방기간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2일까지로,공교롭게도 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지역구 공천일정과 겹친다. 당 지도부는 공천작업을 진행해오는 동안 산발적으로 반발해온 현역의원들이 서 전 대표를 축으로 뭉쳐 한 목소리를 낼 경우,자칫 당이 또다시 내홍상태에 빠져들 여지가 있다고 보고 서 전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고위관계자는 “서 전 대표의 파괴력이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겠지만 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높아지는 시점이어서 지도부로서는 그의 석방이 여러가지로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주류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서 전 대표는 지난 9일 밤 서울구치소를 나온 뒤 아직까지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공천작업에 불만을 품고 있는 상당수 현역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들의 면담 요청도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설령 할 말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삼기자 hisam@˝
  • ‘공천내홍’ 커지는 한나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영남권 16곳에 이어 서울지역에서도 20곳을 단수공천 유력 지역구로 분류함에 따라 형평성 논란과 함께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공천심사위 내부에서도 특정인을 공천심사자료 유출자로 지목,‘왕따(집단따돌림)’시키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수공천 유력지역구’에서 배제된 공천신청자들은 형평성과 절차상의 잘못 등을 문제삼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특히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은 한나라당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공천개혁과 ‘물갈이’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심사위가 최근 영남권 12곳을 ‘단수공천 유력 지역구’로 분류한 사실이 보도되자 지도부와 공천심사위는 즉각 해명에 나서는 한편 유력한 발설자로 심규철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공천심사위에 참여한 현역의원 중 유일하게 비주류인 서청원 전 대표와 가깝다는 것도 심 의원을 발설자로 지목한 배경으로작용된 듯하다. 주류인 비대위에서 활동한 이방호 의원은 지난 27일 공천심사위 회의에서 “누가 발설했는지 다 알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심 의원을 지목,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한동안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심 의원은 28일 기자와 만나 “그날(26일) 오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부산·울산·경남지역 공천심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모르는데 왜 나를 발설자로 지목하는지 저의를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영남권에 이어 서울지역에서도 20곳가량이 단수공천 유력지로 분류되자 대상에서 제외된 예비후보들은 “당내 경선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시 지부장인 박원홍 의원은 “공천 의결권을 가진 시·도 지부장들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심사가 진행되는 데 대해 불쾌하기 이를 데 없다.”고 혹평했다.단수공천 유력지에서 빠진 송파을의 맹형규 의원도 “서울에서는 여론조사와 당무감사 모두 당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단수공천을 안 해주면 당이 온전하겠느냐.”고 압박했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이날 인천지역의 이윤성(남동갑) 이경재(서·강화을) 황우여(연수) 이원복(남동을)씨 등 4명,경기지역의 임태희(성남분당을) 안상수(과천·의왕) 전용원(구리) 박혁규(광주) 정병국(가평·양평) 이사철(부천 원미을) 박종운(부천 오정) 고조흥(연천·포천) 등 8명을 단수 공천자로 확정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서청원의원 정치생명 기로에/입문 23년만에 최대위기

    한나라당 서청원 전 대표가 정계 입문 2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서 전 대표는 지난 11대 총선에서 민한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서울에서만 5선을 기록하며 제1야당의 대표까지 지낸 거물(巨物)이다.그런 그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직전까지 몰리며 정치적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검찰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화그룹으로부터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26일 서 전 대표를 소환한 데 이어 사전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영장이 발부될 경우,서 전 대표는 ‘영어의 몸’이 되면서 정치 생명마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그는 한때 이회창 전 총재에 이어 당내 서열 2위를 차지하면서 ‘포스트 昌’까지 노릴 만큼 탄탄대로를 걸었었다.그러나 대선 패배 후 ‘책임론’에 휘말리며 대표직을 중도사퇴했고,당내 경선에선 최병렬 대표에게 패배하면서 비주류로 내몰리게 됐다. 특히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천파문의 와중에서 최 대표에 맞서며 활로를 모색했으나 엉뚱하게 불법 정치자금 수사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것이다.서 전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는 한나라당 내 비주류의 세력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반면 최 대표로서는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데 부담을 더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날 서 전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 뒤에도 최 대표측이 침묵으로 일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서 전 대표측은 “검찰이 한화의 허위진술을 토대로 일방적으로 수사를 몰아가고 있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하며 버티기를 계속했지만 힘에 부친 인상이 역력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열린세상] 노무현 리더십을 위하여

    대통령이 직접 ‘전쟁’에 끼어들었다가 실수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그런 일들로 해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손상되고 검투사의 인상만 남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4일 연두회견에서 다소 엉뚱해 보이는 토픽인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했다.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굳이 거론한 ‘불확실성’이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모든 게 불확실하다는 시정의 비판을 의식해 꺼낸 화두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는 이 말이 지난 1년동안 자신을 가장 괴롭힌 단어였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과연 무엇이 불확실한가요.”라고 물어보았다고 한다.“투자입니까,노사입니까,정치입니까.”하고 물었으나 아무도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면서 불확실한 것은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만약에 대통령이 질문을 “남북문제입니까,대미문제입니까,경제정책입니까.”하고 물었어도 ‘두루뭉수리’한 반응만 나왔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질문이 잘못되면 답변이 잘못 나오게 된다.대통령의 결론,즉 불확실한 것은 없었다는 진단은 자기 위안은 될 수있을지 모르나 문제를 푸는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어쩌면 오만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1년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은 있는가? 대통령의 비전은 무엇인가? 라는 의문과 싸워야 했으며 대통령에 대한 이런 불확실성이 하루빨리 걷히기를 기대해 왔다.대통령의 비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국민의 책임일 수는 없다.지도자란 국민에게 어디로 가자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다.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아시아-유럽 프레스포럼에 참가했던 세계 언론인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된 것은 내가 바람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바람에 떠밀려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술회한 바 있다.정확한 분석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대통령은 바람의 존재는 알지만 바람의 정체는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히 시대가 불러온 대통령임에 틀림없다.그러면서도 그는 그 시대를 대변하지도,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어디로 가자고 하는지 모르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무엇보다 대통령은 취임후 자주 ‘전쟁’을 시도해,큰 그림이 흐려진 측면이 있다.사람들에게 노무현 정부가 한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언론과의 전쟁’이라고 대답한다.언론과의 전쟁이란 이른바 한국의 주류,기득권 사회와의 전쟁인 것이다.한국의 주류는 비주류의 권력진입에 생리적인 거부 반응을 보여왔다. 바로 그것이 우리사회 갈등의 핵심이다. 한국의 기득권 사회는 대단히 탐욕적이어서 그것을 결코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두번씩이나 선거에 진 엄연한 소수이면서도 그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기득권층의 이런 아집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노무현 정권의 역사적 소명인지도 모른다.그러나 그것은 전략의 문제이지 ‘전쟁’으로 될 일이 아니다.대통령이 직접 ‘전쟁’에 끼어들었다가 실수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그런 일들로 해서 대통령의 리더십은 손상되고 검투사의 인상만 남기고 있다. 21세기는 세계화시대이고,지식정보가 중심가치가 되는 20세기와는 사뭇 다른 사회가 될 것이다.노 대통령이 선거 때 제시한 평화-번영정책,동북아중심국가 같은 ‘21세기 새한국 건설’에 몰두하는 것이 리더십 회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그런 측면에서 노 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새해 정부가 추진할 중점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의 따뜻한 기운이 서민의 피부에 닿도록 하겠다는 정책추진 방향은 한축으로 적절해 보인다.외교라인의 정비도 도움이 될 것이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쓴 리더십연구의 대가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올라갈 사다리를 바로 고른 뒤 올라가는 일에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이 리더십의 요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춘웅 언론인
  • 한나라 총선후보 1차 마감/468명 신청… 1.71대1

    한나라당이 17대 총선 공천 신청을 11일 1차 마감한 결과 중량급 인사나 눈에 띄는 인사들은 별로 없다.12일부터 16일까지 이뤄지는 2차 공모에서야 ‘빅카드’가 나올 것 같다.1차 공모에는 468명이 신청했다.비공개 신청자는 4명이다.현 의원 정수 273명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1.71대1이다. 신청자 면면을 보면 김영선(여·비례대표) 의원이 최병렬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에 신청했다.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만제 의원과 이원형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맞붙었다.불출마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던 목요상 의원과 이해구 의원은 경기 동두천·양주와 안성에 각각 신청서를 냈다. ●불출마 검토 목요상·이해구의원도 신청 언론인으로는 국회의장 공보수석을 지낸 최구식 전 조선일보 기자가 경남 진주에 도전장을 냈다.김형태 전 KBS 국장은 이상득 사무총장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최동철 전 KBS 앵커는 강원 춘천에 각각 신청했다. 4년 전 16대 총선 직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강제 구인하러 갔던박준선(38·당시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 변호사는 충남 논산·금산·계룡에 신청해 눈에 띄었다.TV 오락프로그램인 ‘솔로몬의 선택’에 나오는 김동성(33) 변호사는 서울 성동에서 이세기(67) 전 의원,구상찬(46) 부대변인 등 6명과 함께 신청서를 냈다. ●정형근의원 강제구인 박준선변호사 서울 광진갑에는 김태기(47) 단국대 교수가 신청서를 냄으로써 언론인 출신 홍희곤(40)씨와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 수성을에 신청한 박세환(63·비례대표) 의원과 동명이인도 강원 철원·화천·양구를 선택했다.‘빠떼루 아저씨’ 김영준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한선교 아나운서는 이날 명단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경기 용인에 도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빠떼루아저씨 김영준씨도 출사표 그러나 서청원 전 대표 등 일부 비주류 의원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은 신청하지 않았다.최병렬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갑에 신청할 예정이다.홍사덕 원내총무는 12일이나 13일 불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신청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12일부터 16일까지 2차 공모에 들어간다.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가 변동되면 3차 공모도 추가하게 돼 신청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광삼기자
  • [최홍운 칼럼]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하는 시대

    새해 벽두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정치권 안팎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정작 떠나야 할 비리 연루 의원 등은 방탄국회 뒤에 숨어 버티고 있는 마당에 나온 선언이어서 파장은 더욱 컸다.오 의원은 한나라당내 개혁을 이끄는 386세대의 대표주자다.의정활동 성적도 높은 편이며 비리에 연루된 의혹도 없다.그런 그가 “정치개혁의 실현을 목표로 삼았으나 오히려 상실을 경험했다.”면서 “부끄러운 입으로 선배들에게 용퇴를 요구한 그 용감함이 부끄럽다.”고 했다.부끄러움을 아는 그의 겸손이 아름답다. 이 용기있는 결단의 저변에 아름다운 부부애가 깔려있다고 해 잔잔한 감동이다.부인 송현옥 서경대 교수는 남편이 금배지를 떼려할 때 “정치 전체를 바꾸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격려했다. 그 송 교수가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그만둘 때 미련없이 물러나는 풍토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말했다.‘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정치개혁의 핵심일 것이다.새해 화두는 단연 정치개혁이다.노무현 대통령도,각 정당들도 경쟁적으로 정치개혁을 강조한다.그러나 8일 끝난 임시국회는 정치권에 더 이상 정치개혁을 맡겨둘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줬을 뿐이다.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동의안을 좌절시켰을 뿐 아니라 중앙선관위와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가 제출한 정치개혁안 처리를 모두 미뤘다.이 개혁안들에는 그나마 평범하고 상식을 갖춘 사람들과 전문적 정책능력을 갖춘 신인들이 대거 정치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이 담겨있다. 정치권은 오히려 이 개혁안들을 후퇴시키려 들고 있다.범개협안이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기로 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반대하며 오히려 지역구를 늘리려는 시도가 그렇다.정치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정경유착과 불법 정치자금,금권선거의 고리를 끊는 정치자금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않고 있다.전형적인 기득권 챙기기다.그런 가운데 비리 의원을 감싸기 위해서는 “방탄국회라도 열어야겠다.”는 야당 대표의 발언이 터져나와 국민을 좌절시킨다.그러니 개혁적인 한 젊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모처럼 정치권 전체에 물갈이 태풍이 불고 있으나 비리를 저지른 의원들은 단 한명도 아직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 사회는 크게 변하고 있다.세계도 변하고 우리 사회도 구석구석 변하지 않은 곳은 한 군데도 없다.정치권도 마찬가지다.대통령도 비주류이던 노무현 대통령으로 바뀌었고 야당 역시 중심축이었던 이회창씨가 떠나고 없다.그 자리를 주요 당직이나 국회직을 한번도 맡지 않았으며 15대 대선후보 경선 때 꼴찌였던 최병렬씨가 차지하고 있다.원내총무와 사무총장,당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서청원씨가 패배한 것이다.변화를 희구하는 시대정신의 반영이다.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의원,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원이 앞서 나가는 이유도 같다.새로운 인물의 출현을 갈망하는 변화의 바람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그런데도 국회의원들만 변화의 바람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 개혁의 시작은 오세훈 의원이 댕긴 불출마선언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다.우선 퇴출대상 의원들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지금처럼 버틴다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또 각 정당의 공천경선 과정에서 참신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돈 안 들이고 자유롭게 선거운동할 수 있는 제도의 정비와 정치관계법 개정이 필수다.그것이 16대 국회가 국민과 역사에 져야 할 마지막 책무다.4·15 총선은 반드시 새로운 제도로 치러지는 정치개혁의 검증대가 되어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hwc77017@
  • 한나라 ‘공천갈등’ 일단 봉합

    공천문제로 충돌을 빚었던 한나라당의 지도부와 비주류측이 빠르게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양상이다.당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 해체 등 비주류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핵심 당직자는 8일 “내분사태 종식을 위해서는 그동안 비주류측이 요구해온 사항 중 일부는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상득 신임 사무총장이 최병렬 대표에게 비대위 해체를 건의했고,최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앞서 비대위원들은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재오 전 사무총장 겸 비대위원장 주재로 조찬모임을 갖고 해단식을 가졌다. 아울러 공천심사위를 보강하는 방안도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이 총장은 당 화합을 위해 명망있는 중진급을 포함,1∼2명을 공천심사위원으로 추가 선임하기 위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3선의 박헌기 의원 등에게 공천심사위원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다.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공천심사위의 반대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하지만 최 대표의 한 측근은 “그 정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떻게꼬인 실타래를 풀어가겠느냐.”고 말했다.최 대표 역시 당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 입장이었으나,주변의 권고가 워낙 강력해 태도를 바꿨다는 후문이다. 공천심사기간 연장 문제는 이미 공고가 나간 만큼 추후 재공고를 하는 쪽으로 해결될 전망이다.당은 이같은 방침들을 오는 15일 상임운영위에서 확정키로 했다. 이처럼 빠르게 수습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중진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이 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촉매제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최 대표가 비주류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도 이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하기엔 이르다.이날 의원총회에서 서청원 전 대표는 “최 대표가 당을 위해 사심을 버리고 총선에 임하라.”며 여전히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그는 “당이 1인 사당화나 1인 지배체제의 정당으로 가는 것은 뿌리뽑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맹형규 의원도 “‘(반발하는 사람들) 공천 신청 안해도 줄서고 있다.안나와 주면 고맙다.’고 말하며 공천심사에 임하는 위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선배 등에 칼 꽂는 이런 식은 안 된다.”고 거들었다. 다시 조직적으로 반발할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지만,비주류측이 이같은 문제제기는 계속 할 태세여서 내홍의 불씨로는 남을 것 같다. 이지운기자 jj@
  • [데스크 시각] 최대표의 승부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게는 두 가지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 있다.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개혁공천’을 완수하는 것이고,둘째는 오는 4월 총선에서 ‘제1당’의 자리를 뺏기지 않는 것이다. 둘 다 최 대표 의도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무엇보다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 세력의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당무감사 자료 유출 및 공천심사위 구성 등을 둘러싸고 불거진 갈등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하나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형국이다.휴화산이랄 수 있다. 개혁공천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간과해선 안 될 일이 있다.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쪼개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적전(敵前) 분열은 총선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다. 최 대표가 만의 하나 4년 전 민국당 분당 사태를 떠올리며 “나가 볼 테면 나가라.”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면 큰 오판이다.16대 총선 수치만 놓고 보면 그럴 법도 하다.민국당은 ‘30석,제3당’을 바라봤지만 전체 지역구(227개)에서 1석(한승수 의원)을 건지는 데 그쳤다.총선 득표율도 3.68%에 머물러 고작 비례대표 1석(강숙자 의원)을 확보했었다.또 ‘TK 맹주’임을 자처하던 고 김윤환(虛舟·경북 구미) 전 의원을 비롯해 부산의 김광일(서구),박찬종(중·동),이기택(KT·연제)씨 등도 추풍낙엽처럼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분당의 와중에서도 전체의석(273명)의 절반에 가까운 133석을 얻어 ‘제1당’을 차지했다.이번 총선의 화두처럼 ‘개혁 공천’이 성공했다며 만세를 불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은 어떤가.한마디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선에서는 졌고,‘차떼기’ 등 상상을 초월한 대선자금 모금으로 사법적 단죄마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이회창씨도 얼마 전 숨진 허주의 상가에 들러 ‘그들’을 내팽개친 데 대해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허주나 KT 등이 당에 남아 있었으면 대선 결과가 어땠을까를 곱씹으면서…. 정당의 최종 목표는 ‘정권 장악’이다.원내 제1당을 차지하려고 사생결단의 대결을 하는 것도 정권을 유지하거나 뺏어오는 데 유리하기에 더욱 그렇다.어쨌든 ‘정권 장악’의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개혁 공천’이 빛을 발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4년 전 분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최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까지도 심각히 검토하는 승부수를 띄우라고 권하고 싶다.정치지도자는 자기를 던질 때 더 큰 기회도 오고,나중에 평가를 받게 된다.그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을 거부했을 때 정당사상 초유의 ‘대표 단식’을 시도,당을 똘똘 뭉치게 하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만약 최 대표가 이 시점에서 지역구든,비례대표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 살리기’‘민생 챙기기’에 전념한다면 정국지형을 바꿔 놓을 것으로 본다.당내 갈등을 잠재우면서 ‘개혁 공천’을 통해 ‘제1당’의 위치를 고수하는 데 성큼 다가서게 할 듯하다.아울러 사당화(私黨化) 논란도 설 땅을 잃게 됨은 말할 나위가 없다. 15대 대선의 신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아름다운 꼴찌’를 한 데 이어 ‘대표 단식’까지 보여준 그의 다음 ‘승부수’가 궁금해진다. 오풍연 정치부 차장 poongynn@
  • [사설] 한나라당 공천싸움 할 때 아니다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간 공천싸움이 점입가경이다.어제 열린 운영위에서는 양측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치달았다니 거대 야당의 장래가 걱정스러울 뿐이다.정치권의 물갈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그런데도 의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다투고 있으니 지금이 그럴 때인지 묻고 싶다.공천싸움은 불법 대선자금으로 깊어진 국민의 실망만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당무감사 문건 유출로 촉발된 한나라당 공천논쟁에 대한 잘잘못을 가릴 생각은 없다.물갈이 기도에 제동을 걸려는 비주류의 반격이나 공천개혁을 명분으로 대세를 장악하려는 주류의 전략도 당내 문제이기 때문이다.다만 ‘바꿔야 산다’는 당위성 만큼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한나라당도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총선때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러나 공천싸움은 지난 대선때 ‘차떼기’ ‘책포장 채권’으로 불법 대선자금을 거둬들여 국민에게 석고대죄한 정당이 보일 모습이 아니다.굳이 공천심사위원인 이문열씨의 말을빌리지 않더라도 많은 국민들의 눈에 한나라당은 ‘수구 기득권 세력쯤’으로 비쳐지고 있는 현실이다.대선자금 관련 당직자들이 도피중이고,삼성 채권을 현금화한 단서가 검찰에 포착된 것도 한나라당의 수구 이미지를 덧칠할 것이 뻔하다.뼈를 깎는 일일신(日日新)의 노력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공천문제로 사생결단을 하고 있으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한나라당은 60% 가까운 유권자들이 물갈이를 원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그제 최병렬 대표가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공격을 자제하고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다.반사이익이나 챙겨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집권측의 무능을 비판하고 측근비리를 공격한다고 해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를 읽고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당장 할 일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