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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을 깬 마이너리티] 해외영화제 잇단수상 김기덕 감독

    [벽을 깬 마이너리티] 해외영화제 잇단수상 김기덕 감독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한 발자국 비켜나 세상의 다른 영상을 감싸 안았던 영화감독. 그래서 우리는 그를 ‘이단아’라 불렀지만, 세계 영화계는 오히려 그만의 독특한 영상 미학을 높이 샀다. 올 한해 베를린과 베니스영화제에서 각각 ‘사마리아’와 ‘빈집’으로 잇따라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44) 감독의 이름 석자는, 이제 아이로니컬하게도 어느 주류 상업영화 감독보다 널리 알려졌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장 등을 전전하다 파리로 떠나 3년 동안 그림을 그렸고, 귀국해 1996년 ‘악어’로 데뷔한 김 감독. 이같은 ‘숙명적인 비주류성’이 아마도 그의 작품이 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았는지 모른다. 잇따른 충격적 영상으로 평단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단골손님이 됐지만, 작품성에 대한 영화계의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이미지는 세계를 매혹시켰고 꾸준히 해외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았다.‘섬’(2000)과 ‘수취인불명’(2001)이 베니스영화제 본선에 진출하면서 국내에서도 그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올해 감독상 수상으로 그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는 명실공히 해외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 일등 공신이다. 하지만 그 유명세가 곧 한국에서의 주류 진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는 여전히 독립적인 시스템으로,10억원 미만의 제작비를 갖고 영화를 찍는 ‘비주류 감독’이다. 그리고 흥행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빈집’(10월 개봉)이 전국관객 10만명에 그쳐 상심이 컸을까? “우리 사회는 소통이 불가능한, 대중성의 뻔한 공식만 살아 남는 사회다. 주류·비주류의 이분법으로 나를 가두는 시각이 지겹다.”는 그의 말이 범상치 않다. 그래도 자기 길을 걸어온 한 예술인의 영화가 세계와 소통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은 올해 문화계의 큰 수확이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한나라 ‘참칭’삭제등 2개안 압축… 공표 시기 저울질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노동당 입당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도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마련, 공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12일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TF팀에서 심도있게 논의해 결론을 맺을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머지않아 안이 확정되면 의총을 거쳐 당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당론 결정을 서두르지 말자는 여론도 있다. 장윤석 법률지원단장은 “여당이 건축물을 부수겠다고 나오는 마당에 맞서 싸우는 게 급하지 어떻게 고치는가는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 그 동안 당 TF팀은 당내 모든 입장을 반영한 7개 개정안을 놓고 논의의 폭을 좁혀 왔다. 최근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과 비주류 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의 안을 합친 안과 보수성향의 자유포럼의 안 등 두가지로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모임’과 ‘발전연’안을 합친 안은 핵심쟁점인 국보법 2조 반국가단체 조항의 ‘정부참칭’ 문구를 ‘정부를 표방하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단체’로 대체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태도에 따라 반국가단체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또 테러단체의 위험성을 감안,2조에 테러단체 조항을 추가한 뒤 법이름도 ‘국가안전보장법’으로 바꾸기로 했다. 제7조 찬양고무죄 조항은 ‘선전선동죄’로 바꾸되 요건을 강화해 단순 찬양고무 행위는 처벌하지 않도록 했다. 한편 자유포럼안의 골자는 ‘정부참칭’ 문구는 유지하되 제10조 ‘불고지죄’를 삭제한 뒤 일부 조항의 구성요건을 강화하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도 무조건 버티지만 말고 13일 의총이라도 열어서 결정한 뒤 국보법 개정안을 빨리 내야 한다.”면서 “그 뒤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론이 결정되더라도 국보법 개정안을 당장 국회에 제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폐지 방침을 철회하지 않으면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엔 박근혜 대표는 물론 당론을 조기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의원들도 같은 의견이다. 논의구도를 ‘폐지 대 개정’이 아니라 ‘폐지 대 폐지반대’로 끌고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포가튼’ 의 줄리언 무어

    할리우드에서 줄리언 무어(44)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여배우도 드물다.‘파 프롬 헤븐’‘디 아워스’같은 작품성 높은 영화에서 ‘쥬라기공원2’‘한니발’등의 블록버스터, 그리고 ‘숏컷’‘위대한 레보스키’같은 비주류 영화까지 그녀의 행보는 거침없다. 얼마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에서는 피어스 브로스넌과 함께 엎치락뒤치락 사랑다툼을 벌이는 색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영화 ‘포가튼’은 줄리언 무어가 지금까지 보여준 폭넓은 연기력의 집합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눈빛 하나에 담아내는 내면 연기와 기억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집단에 맞서 온몸을 던지는 액션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녀의 카멜레온 같은 연기는 이 영화를 떠받치는 중심축이다. 보스턴대학 드라마스쿨에서 연기를 익힌 줄리언 무어는 90년 ‘어둠속으로부터의 이야기’에서 미라에 희생되는 단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요람을 흔드는 손’‘도망자’‘베니와 준’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여느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달리 까탈스럽지 않고, 어떤 배역이든 최선을 다하는 그녀에 대한 감독들의 신뢰도 남다르다.‘적과의 동침’을 연출했던 조셉 루벤 감독은 “액션 소리가 나면 당장에라도 지옥에 떨어질 수 있는 대단한 배우”라고 혀를 내두르는가 하면,‘애수’의 감독 닐 조던은 그녀를 감독에게 가장 이상적인 배우로 꼽았다.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배우, 줄리안 무어. 그녀의 차기작이 늘 궁금한 이유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우익 ‘왜곡 총력전’] 日 “우익역사책 채택률 내년 10%로”

    [日우익 ‘왜곡 총력전’] 日 “우익역사책 채택률 내년 10%로”

    2001년 역사왜곡 논란을 빚었던 일본 후소샤(扶桑社) 역사교과서 검정이 2005년 4월로 바짝 다가왔다.‘이번에는 질 수 없다.’는 일본 우익과,‘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일본 내외의 학자·시민단체들간 대립이 팽팽하다. 이같은 대립을 반복하기보다 한·중·일 공동으로 교과서를 만들자는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비주류의 목소리에 머물고 있다. 내년 첨예하게 불거질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짚는다. “일본 우익은 총력전, 한국은 지리멸렬….” 2005년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을 앞둔 일본과 한국의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 역사교과서 검정은 내년 4월 초부터 시작해 그달 말쯤 마무리된다. 교과서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각급 교육위원회가 선택하는 8월 초쯤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2001년 역사교과서 파동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후원하는 후쇼사 교과서도 포함된다.2001년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0.039%에 그쳤다. 그러나 내년에는 2001년과는 양상이 크게 다를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일본 우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 10% 달성을 위한 일본 우익의 공세는 조용하게, 그러나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과서가 일찍 공개되는 바람에 시민사회단체들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줘버렸다는 2001년의 경험에서 나온 전략이다. 그러나 내부의 응집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번에 채택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우선 내각 주요 인사들이 우익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지난 9월 단행된 고이즈미 총리 2기 내각에서 외무상으로 기용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는 96년 문부상 때 위안부, 난징대학살 등에 대해 ‘지나치게 자학적’이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연히 새역모의 후원자다. 지난달 ‘역사교과서에 자학적 표현이 줄어 잘됐다.’고 발언했던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문부상 역시 대표적 우익인사다.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문부상은 묵인하고, 한·중 등 주변국 비판에 외무상은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역사교과서 문제가 처음 터졌던 1982년 일본정부가 교과서 검정 기준에 ‘근린제국조항’(주변국들과의 친선관계를 배려하겠다는 조항)을 삽입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의회 차원의 물밑 지원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새역모를 지지하는‘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는 24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전체 720여명 의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 참여한 것이다. 이들은 재계로부터 상당한 지원금을 받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2001년의 분노를 잊은 채 아무런 대응책이 없다. 외려 내년은 ‘한·일 우정의 해 2005’로 정해져 있다.‘나가자 미래로 다같이 세계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 중이다.‘역사교과서 왜곡’이라는 이슈가 끼어들 여지가 없을 수도 있다. 뜻있는 시민단체나 전문 연구자, 역사 담당 교사 등을 중심으로 역사교과서 부교재 공동 제작 사업이나, 일본 지자체에 압력을 넣기 위해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 지자체가 해야 할 행동요령을 담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매년 20억원씩 책정되던 이런 활동에 대한 정부예산이 내년에는 14억원대로 줄었다. 애초 9억원대까지 깎였던 것을 생각하면 나아졌지만 그나마도 확정되지 않았다.‘전쟁’이 코앞인데 보급을 줄여버린 꼴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중도론/임춘웅 언론인

    근자 우리사회에 중도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를 양분시켜 왔던 좌와 우, 보수와 진보 같은 이념적 분화현상이 우리사회를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속으로 몰아 넣었고 그 결과 사회파탄마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러 그에 대한 반성과 대안으로 중도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도론의 토양은 비교적 비옥한 편이다.‘미네르바의 부엉이’처럼 극도의 혼돈 속에서 자기 모습을 찾아 내는 데는 그 소용돌이가 얼마간 잦아든 다음, 그러니까 해가 지고난 저녁 무렵에나 가능하듯이 피투성이 싸움에 쌍방이 지쳐 있을 무렵에서 중도를 생각하게 된 것일 것이다. 수구적인 좌파와 수구적 우파의 극복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달 23일 창립된 ‘자유주의 연대’가 그 하나이다. 일부 대학교수들도 비슷한 목적으로 내년초 ‘자유주의 교수 협의회’를 구성한다고 한다. 종교계에서는 ‘기독교 사회책임’이 있다. 노동계에서는 ‘대안 연대’가 재계와 노동계의 합리적 주장들을 함께 포용해 보겠다고 나섰다. 정계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 한나라당의 ‘새정치 수요모임’이 그런 것들이다. 극단을 피해보자는 노력들이다. 그러나 중도가 이 나라의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적 기능을 과연 해낼 수 있을까.‘자유주의 연대’는 “이제 제2기 민주화 운동을 시작해야 하고 그 핵심은 자유화 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의 정체가 모호하다.‘시장의 인간화’라든지 ‘상생의 자유주의’라는 말도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중도론자들이 우리사회의 분열현상을 이념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동안 좌파, 우파 하며 수없는 논쟁을 해왔지만 그런 이념논쟁에 과연 실체가 있었는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좌와 우의 구분은 본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정부의 개입정도, 복지예산의 비율, 세금정책 등이 그 기준이 되는데 그동안 있었던 좌우논쟁은 실체없이 수사만 난무했다. 다시 말하면 오늘의 사회 갈등은 상대를 서로간 좌와 우로 색칠한 가공의 싸움이었다.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 합의서’는 우파이고,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성명’은 좌파이며, 박정희 정부가 도입한 고교평준화 정책이 노무현 정부에서 좌파로 비판을 받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를 아예 통제했던 때는 우파였고 아파트 분양가 일부 공개는 좌파적이라는 식이 이념논쟁의 실상인 것이다. 우리사회 갈등과 대립의 핵심은 주류와 비주류간의 밥그릇 싸움인 것이다. 건국이래 한국사회의 중심에 서 있었던 기득권 주류와 그동안 소외돼왔던 비주류간의 갈등이다. 비주류란 계층적 비주류, 지역적 비주류, 학문적·이념적 비주류가 혼합돼 있다. 이념적 비주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진단이 정확해야 해법도 나오는 법이다. 이런 현상을 덮어두고 이념적으로 접근하려 들면 중도가 상황을 헛짚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또 중도가 어느편에 서면 곤란하다.‘뉴 라이트’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다른 편에서 ‘올드 라이트’와 뭐가 다르냐고 묻게 되면 이미 중도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정치권내의 중도론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중도는 무엇보다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순수해야 한다.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중도가 하나의 세력화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밥그릇 싸움을 위해 이념을 빌려 쓰듯 중도가 세력화하자면 이념적 정체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 일 같지 않다. 기든스의 ‘제3의 길’도 좌우 양편에서 협공을 받고 있는 터에 실체도 없는 이념논쟁에서 중도이념이란 공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오늘의 이념 갈등의 실체를 규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돼 있는지를 밝히고 차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고 중도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도론은 오늘의 잘못된 현상에 대한 하나의 반성이고 모색이란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새 출발은 반듯한 자기성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 때문이다. 임춘웅 언론인
  • [여의도 IN] 이재오의원, 박대표와 ‘화해’

    “우리는 하나다.” 평소 껄끄러운 관계로 꼽히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1일 ‘화해’했다.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서울 지역구 의원과 총선 출마자들이 송년모임을 가진 자리에서였다. 박 대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이 의원은 몇번씩 농담을 섞어가며 “제가 박 대표와 불편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오늘은 이렇게 옆에 앉지 않았느냐.”고 말한 뒤 “박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 현안에 잘 대처한 것처럼 내년에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자.”고 건배를 제의했다. 건너편에 앉아 있던 이명박 서울시장도 “제 계열이라고 하는 이 의원을 오늘 ‘방출’했다. 당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으면 좋겠다.”고 덕담해 좌중이 배꼽을 잡기도 했다. 이 의원도 기자들에게 몇번씩이나 “오늘 제가 박 대표 옆에 앉았다. 최측근이다.”고 농을 건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 의원, 김문수 의원과 함께 ‘비주류 3인방’으로 거론됐던 홍준표 의원이 일어나서 “김문수는 예전에 ‘전향’했고, 저는 국가보안법 폐지 때문에 박 대표가 밥을 사줘서 ‘전향’했는데, 오늘은 이재오가 ‘전향’한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했다. 자리를 옮겨다니며 총선 낙선자들을 위로하던 박 대표도 “이재오 의원은 당 원내총무도 지냈고, 국회 경험도 많으니 우리가 앞으로 4대 입법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지혜를 주시라.”고 이 의원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 의원 역시 “열심히 하겠다.”고 답해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길섶에서] 나는 주류인가/우득정 논설위원

    프랑스의 세계적 문호 프랑수아 보트렐은 ‘창작자는 다수의 의견에 따르지 않으려는 영원한 비주류’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래서 창작자는 지배세력에 대해 투쟁하려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배세력, 주류가 짜여진 틀을 강요하는 반면 창작자는 속성상 강요를 거부한다. 그래서 작가는 시대의 창살을 뚫고 끊임없이 새로운 출구를 만들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혹독한 군사독재시절에도 창작열을 불태웠던 K형이 요즘 들어 글쓰기가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 부재와 결핍, 인간성 회복을 위한 저항이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는 게 변명이다. 외부의 ‘작용’이 줄어들어 ‘반작용’의 용수철이 약해진 게 아니라 난무하는 도그마 때문에 저항의 초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비주류라는 영원한 좌표가 상실된 게 아닌가 하는 회의에 빠지게 된다고도 했다. 진보가 주류로, 보수가 비주류로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이는 비단 K형만이 아닌 것 같다. 필요 이상으로 목청을 높이고 있는 주변인물들도 따지고 보면 또 다른 K형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화음은 간 곳 없고 불협화음, 파열음뿐이다. 나는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나라 주류·비주류 ‘4대입법’ 또 파열음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의 물밑 기(氣) 싸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 이후 국회 등원 여부와 관련해 치열한 격론을 벌인 데 이어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대응방향을 놓고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르면 17일부터 정책의총을 잇달아 열어 여당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당론 확정 작업에 착수한다. 그동안 4대 입법의 위헌 소지를 들어 입법철회를 주장해 왔으나 열린우리당이 이미 법안을 제출한 마당에 철회만을 주장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보다 구체적 반대 논리나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주류 “대응 미숙땐 지도부 퇴진” 압박 비주류측은 지난주부터 잇따른 모임을 갖고 ‘4대 입법’ 관련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4대 입법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미숙할 경우 지도부 퇴진 등 불신임을 추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주류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의 홍준표 의원은 “당 지도부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며 “4대 입법 처리를 앞두고 지도부의 리더십을 거론하는 것이 적전분열로 비쳐질까봐 더이상 문제삼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성향 의원모임인 ‘자유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방호 의원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내팽개친 상황에서 야당이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데 지난번 국회 파행과정에서 보여준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기대 이하였다.”면서 “지도부가 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한다면 더이상 믿고 따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자유포럼은 최근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수진영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물밑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선 “자유포럼의 지도부 비판은 딴살림을 차리기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류 “지도부 흔들기는 해당행위” 반발 이에 대해 주류측에선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강경투쟁만 주문하고 있는데 결국 그렇게 해서 당이 얻는 것이 무엇이냐.”며 “비주류의 대책없는 지도부 흔들기는 선봉에 선 아군의 등에 총구를 들이대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주류의 공세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주류측은 지난 주말 잇따른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당직자 10여명과 골프회동을 가지는 등 전에 없는 ‘스킨십’을 보여주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사과’ 내용 싸고 격론

    한나라, ‘사과’ 내용 싸고 격론

    1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등원을 앞둔 막판 ‘통과의례’를 연상케 했다. 파행국회를 끝내기로 결론을 냈지만, 이해찬 총리에 대한 거친 성토와 함께 이 총리가 만족스럽지 못한 사과를 한데 대해 당지도부의 책임울 묻는 발언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언론에 공개한 맺음말을 통해 “이 총리의 사과가 미흡하지만 국민 앞에 잘못됐다는 것을 사과하고 국회 안에서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국민을 보고 국회에 등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행은 이 자리에 있는 어떤 사람도 원치 않았으며 하루하루 안타까웠고 한편으로는 국민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며 대국민 사과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들은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의총에서는 이해찬 총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박진 의원은 “이 총리의 사과는 올바른 사과가 아니다. 야당과 비판 언론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당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적 원인제공자는 이 총리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파괴한 노무현 대통령에 있다.”며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용갑·이방호·홍준표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은 “원내 전략 부재로 이번 파행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김덕룡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이 총리의 혓바닥에 놀아나지 말자.”며 이 총리를 정면 비판하면서도 “그런 사람 때문에 당 지도부의 진퇴를 결정해서야 되겠느냐.”며 김 원내대표를 엄호했다. 파행 기간 중 당 지도부의 ‘강경 회귀’를 비판하며 ‘무조건 등원’을 주장했던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홍준표 의원은 “‘조용히 해.’ 의원 어디로 갔습니까?”라며 이날 중국으로 출국한 원 최고위원을 조롱하듯 몰아세웠고, 임인배 의원도 “최고위원이 술이나 먹고 다니면 되겠느냐.”고 가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국보법 “현행 유지” “전면 폐지”

    국보법 “현행 유지” “전면 폐지”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과 관련,‘폐지 불가’ 입장만 내놓은 채 세부적인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아직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내 의견이 워낙 제각각이다 보니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지 한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TF팀에 속한 의원들의 성향만 보더라도 ‘현행 유지’를 주장해 온 김기춘·이방호 의원에서부터 ‘전면 폐지’를 외치는 고진화 의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최근 열린 TF팀 회의에서 ‘정부 참칭’ 조항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지만 김기춘·홍준표·이방호 의원 등은 ‘현행 유지’, 김재원·주호영·나경원 의원 등은 ‘개정’, 김기헌·고진화 의원 등은 ‘삭제’를 주장하며 장시간 격론을 벌였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TF팀은 당내 모든 의원들에게 국보법 관련 의견을 제시토록 하고, 이를 토대로 TF팀 회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최종 당론을 확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내 보수파인 ‘자유포럼’과 개혁파인 ‘새정치수요모임’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모임은 당론이 자신들의 주장과 다를 경우, 별도의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수도 있다며 TF팀과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자유포럼’은 9일 불고지죄 삭제를 골자로 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마련, 조만간 TF팀에 제출키로 했다. 자유포럼 개정안은 현행 국보법 제2조의 ‘정부 참칭’ 조항을 현행대로 유지하되 제10조의 불고지죄는 삭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밖에 찬양고무·잠입탈출·통신회합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조항에 대해선 가급적 현행대로 유지하되 범죄구성 요건을 목적범으로 제한키로 했다. 반면 수요모임은 ‘정부 참칭’뿐 아니라 불고지·잠입탈출·통신회합 등 쟁점조항을 전면 삭제하는 쪽을 가닥을 잡았다. 다만 찬양·고무죄에 대해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선전·선동에 한해 처벌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수요모임은 당론과 달리 현행 국가보안법의 명칭을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중도 성향의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은 지난 2주간 여론수렴 작업을 거쳐 오는 16일 최종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비주류 의원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의 경우는 소속 의원들간 입장 차이가 커 발전연 차원의 개정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登院 내홍’

    한나라 ‘登院 내홍’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시작된 국회 파행이 7일로 열하루째 접어들자 한나라당은 등원 명분과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파행 초기 강경론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다 양비론으로 온건론이 잠시 힘을 얻는 듯하더니 국회 파행 열흘이 넘도록 청와대와 여권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다시 강경 기류가 돌아선 상태다. 그동안 등원론에 무게를 두던 박근혜 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의 사과 요구 거부 이후 강경론으로 돌아섰고, 김덕룡 원내대표도 ‘총리 사과 후 등원’이라는 강경론에서 ‘장외투쟁 등 일전불사’라는 초강경론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자유포럼’ 등 비주류 강경파뿐 아니라 중진들과 중도성향 의원들까지 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5선의 박희태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강재섭·이상득 의원,4선의 이규택 최고위원 등 중진그룹이 ‘선(先)사과 후(後)등원’이라는 강경론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맹형규·임태희·김성조·박혁규·유승민·김충환·박찬숙·안명옥 의원 등 중도성향의 ‘국민생각’ 회원들도 “이 총리의 대국민 사과 등 여권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받아내지 않고는 등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주류인 발전연의 이재오·김문수·홍준표 의원과 자유포럼의 이방호·김용갑·이상배·김재원 의원 등은 한걸음 더 나아가 여권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얻어내지 못하면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 총리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김덕룡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선 등원 후 원내투쟁’을 주장하는 온건론도 비등하다. 당내 온건론은 주로 개혁 성향의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초선 소장파들이 주도하고 있다. 재선의 원희룡·정병국·권영세 의원과 초선의 박형준·이성권·김희정 의원 등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초선 소장파인 고진화·정문헌 의원 등은 “대다수 국민은 국회 파행을 바라지 않고 있다.”면서 “지도부는 당원들만 의식할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무조건 등원’을 요구하고 있다. 온건론에는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영 대표비서실장 등 일부 당직자와 비례대표그룹인 김애실·박재완·진수희 의원 등도 가세하고 있다. 남 수석부대표는 “여권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자신들의 잘못으로 비롯된 파행 정국을 풀어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확인된 이상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그럴 경우 원내에서 여야 대립은 더욱 격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영 실장도 “파행 사태로 총리의 자질 부족과 대통령의 ‘제편 감싸기’가 국민 모두에게 확인된 만큼 더이상 등원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막말정국’ 위험수위 넘었다

    여야의 ‘막말 대치’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꼬인 정국이 풀리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에 이어 31일에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으로부터 “고문을 못해 안달”이라는 ‘박근혜 때리기’가 보태어졌다. 여야간 감정싸움으로 생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린 격이다. 대치 정국은 당분간 해법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1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쉽사리 국회 의사일정 거부방침을 철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장외투쟁’쪽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이고, 국정을 책임진 열린우리당 역시 한나라당을 돌려세우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막말정국’이 ‘막가는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 이부영의장 “박대표 고문못해 안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작심한 듯 맹비난하고 나섰다. 기자간담회에서 “독재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고문을 못해 안달났다.”는 극언을 퍼부었다. 이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부와 집권여당을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야당이 그 얘기를 시정하지 않고는 대화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왜 근거없이 색깔론을 벌여서 국민 속에 불화를 일으키고 외국자본이 투자를 못하게 방해를 하느냐. 좌파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못하게 하고 경제를 계속 악화시켜 이 정권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성공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이 의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우 커머셜리즘(안보상업주의)’이 나타나는 나라”라며 “이번에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조심스레 이해찬 총리의 유감표명을 촉구하던 것과 정면 배치된다. 주말을 거치면서 여권 지도부가 한나라당에 대해 ‘색깔론 중단’을 앞세워 사실상 정면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이와 관련, 여권은 지난 30일 이 총리와 이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가 회동해 대치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당분간 국회가 파행하더라도 한나라당의 이념공세를 방치해선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관계법 제·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과거사기본법 제정 등 ‘4대 입법안’ 처리를 앞두고 어차피 한나라당과의 이념공방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의 이념공세가 ‘정략에 따른,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이 의장의 발언은 내부에서 수위를 조율한 것”이라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의 반발과 이에 따른 국회 파행을 불 보듯 뻔히 알면서도 야당과의 가파른 대치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열린우리당이 지금의 국면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낮은 지지도,10·30 재보선 패배 등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4대 입법’마저 무산된다면 더이상 정국을 주도할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절박감이 야당에 대한 강공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나라 “더이상 못참는다” 강경일색 한나라당이 요즘 전례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미묘한 입장차를 견지해온 주류·비주류가 한 목소리로 ‘총리 파면’을 외치고 있고, 틈만 나면 튀는 목소리를 내던 일부 소장파도 입을 다물었다. 이처럼 당이 일시적으로나마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은 ‘공동의 적’인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등 극단적인 발언 파문이 나온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1일에는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박근혜 대표를 향해 “과거와 같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 있다.”고 거칠게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준 이하의 막말 정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격앙된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1일 대정부질문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대신 같은 시각에 ‘이해찬 총리 국정농단 보고회’라는 이름으로 의원총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박재완·최경환 의원 등이 5분 발언 형식으로 ▲수도위헌 결정 불복종 ▲총리 취임 후 국정 파탄 등을 집중 성토할 계획이다. 또 총리 해임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정치는 대화 채널이 있기만 하면 제자리에서라도 굴러가게 마련인데, 지금은 그런 채널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국회 정상화가 그만큼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서도 총리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거기에 대고 야당이 먼저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이 먼저 좌파 공세를 사과하라.”고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런 강경 일색의 당론 가운데 고민 섞인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계속 국회를 공전시킨 채 여권만 성토하다간 국민이 또 등을 돌리게 될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정병국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총리 해임결의안을 빨리 상정해 자연스럽게 국회가 열리도록 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그래야 명분도 없는 4대 법안을 처리하려는 여당에 말려들어가지 않고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총리의 망언을 그대로 용인하고 국회를 운영하자니 야당을 지지해준 유권자에 대한 결례이고, 그렇다고 맞붙어 같이 싸우자니 수준이 맞지 않아 당 지도부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타계한 자크 데리다의 삶과 철학

    |파리 함혜리특파원|8일 타계한 자크 데리다의 삶과 철학은 다수보다는 소수,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가까웠다.누구보다 난해한 철학자였지만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자 중 한 명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1930년 프랑스령 알제리의 수도 알제 인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리다의 학창시절은 평탄치 못했다.파리로 이주한 뒤 유대인이란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비시정권 때 중학교에서 1년간 쫓겨나기도 했고,고교생 때에는 축구에 빠져 대학 입학 자격 고사(바칼로레아)에도 떨어졌다.재수 끝에 1952년 명문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졸업 후에도 역시 한번 낙방한 후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그가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고등사범학교 교수 재직중이던 1967년 ‘그라마톨로지’,‘목소리의 현상’,‘글쓰기와 차이’ 3부작을 잇따라 발표하면서부터.텍스트 뒤의 구조를 밝혀내려는 구조주의가 유행하던 당시 ‘텍스트의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철학계에 일대 논쟁을 불러일으킨 그는 프랑스 철학계의 미운오리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70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 홉킨스,예일 대학 등에서 가르쳤다.1983년엔 국제철학학교를 설립,초대 교장에 취임하는 등 철학 연구에 평생을 바치며 플라톤 이후 서양철학의 전통에 반기를 든 해체주의를 다듬어 갔다.문학,예술,법률,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독특한 시각과 해석을 선보였던 그는 서재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문제에도 적극 참여했다.1980년대 초 해체론을 강의하며 체코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린 ‘죄’로 체코 당국에 감금되기도 했으며 만델라 석방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알제리 이주민의 권익을 위해 싸웠고 동성애자 차별철폐에도 앞장섰다.예술가들과도 교류해 미국 건축가 피터 아이스만과 함께 공원을 설계하고,비디오 아티스트 게리 힐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체주의란 데리다는 전통적인 텍스트 읽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텍스트에는 저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다극적 의미가 들어 있다고 전제하면서 지난 수천년간 서구 철학이론을 지배해온 이른바 ‘현전(現前)의 형이상학’을 뒤집고 해체론이라는 혁신적 사유방식을 도입했다.해체주의는 플라톤 이후 서양 철학사를 주도해 온 이성 중심 사고를 회의하며 극복을 시도하는 데서 출발한다.텍스트가 불변의 의미를 지닌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으며 글쓴이의 의도가 무조건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각 텍스트는 다극적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그는 서구 철학의 근저엔 본질과 현상의 이항대립이 자리잡고 있으며 본질은 현상에 비해 우선적이자 우월한 것이고 현상은 본질에서 파생된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lotus@seoul.co.kr ■해체주의 철학 창시 佛자크 데리다 사망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배출한 최고의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해체주의 창시자 자크 데리다가 8일 밤(현지시간) 파리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74세.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데리다는 텍스트는 단지 그 이면에 숨겨진 여러 가지 의미를 보여주는 단어의 배열에 불과하다며 서양 형이상학의 해체를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동시에 난해하고 도발적인 그의 사유세계로 인해 프랑스 철학계의 이단아로 취급받기도 했다. 1930년 7월15일 프랑스령 알제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리다는 프랑스 명문 고등사범학교 철학과를 졸업,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오랫동안 프랑스와 미국의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1981년에는 체코 지식인을 지원하다 체코 당국에 구금당한 적이 있고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기아,인종주의,핵 등 현실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차이와 반복’‘그라마톨로지’‘글쓰기와 차이’‘철학의 여백’‘마르크스의 유령들’ 등 수백권의 저서를 남겼다. lotus@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야구 영화는 도덕 교과서?

    1982년은 프로 야구 출범 원년이다.박철순,최동원,김봉연,이선희,윤동균,이만수,김유동 등은 프로 야구 원년을 장식한 대표적 선수들. 현재 극장가에서 선을 보이고 있는 이범수 주연의 ‘슈퍼스타 감사용’은 프로야구 출범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패전처리 전문투수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얻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감사용 선수의 행적을 통해 ‘만년 꼴지 야구 선수가 겪는 애환’을 잔잔하게 묘사해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다. ‘난 너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유행어를 남긴 만화가 이현세 원작,이장호 감독의 ‘공포의 외인 구단’은 충무로에서 야구 영화가 흥행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 시켜준 본보기가 됐다.그렇지만 송강호 주연의 ‘YMCA 야구단’에 이르기까지 ‘야구 영화’는 잊혀질 만하면 공개되는 비주류 장르로 대접 받고 있다. ‘야구 영화’의 본산지는 단연 메이저 리그로 상징되는 미국.풋볼과 함께 국기처럼 대접 받고 있는 ‘야구’는 할리우드 초창기인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흥행 소재이다.야구는 ‘영웅을 갈망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적 욕구를 가장 잘 드러내 주고 있는 종목’으로 평가 받고 있다.평범한 소시민들이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을 성취해 주는 프로 선수들의 활약은 단연 야구 영화의 백미.뉴욕 양키스의 타격왕 루 게릭을 비롯해 홈런왕 베이브 루스,화이트 삭스팀의 주전 선수였던 슈레스 조를 소재로 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꿈의 구장’ 등은 메이저 리그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형 스크린으로 재탄생돼 박수 세례를 얻어낸 대표적 작품 목록.인간답게 살아가야 한다는 처세술이나 잠언과 같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 월터 매튜,테이텀 오닐 주연의 ‘배드 뉴스 베어스’(1976)는 오합지졸 처럼 분파를 이루는 것 보다는 단결된 팀웍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흡사 ‘한 개의 나무를 부러지기 쉽다.그렇지만 여러 개의 나무를 뭉치면 부러지지 않는다’는 속담을 떠올려 주었다. ‘엔젤스 인 더 아웃필드’(1994)에서는 아나하임 엔젤스 팀을 지지하는 열성 소년 야구광이 천사의 힘을 빌어 연전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정을 담아 스포츠 광들이 갖고 있는 주술적인 욕구를 자극 시켰다. 2차 대전 발발하자 야구 선수들이 전쟁터로 차출된다.이에 후방에 남아 있는 팬들을 위해 1943년 여성 프로 야구단을 출범 시켜 1954년까지 활동하게 된다는 ‘그들만의 리그’(1992)는 각선미를 부각 시킨 스커트 차림의 여자 야구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의 열기를 전해 이목을 끌어냈다. 1927년 시리즈 60개 홈런을 기록하면서 통산 홈런 714개를 돌파,행크 아론(홈런 755개)에 이어 개인 기록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베이브 루스는 메이저 리그 출신으로 가장 많은 야구 영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인물이다.타석에 들어선 뒤 외야 스탠드를 가르킨 방향으로 홈런을 쳐서 전설적인 인물이 된 그는 소년원 출신이라는 불우한 환경에서 입지전적 출세를 해 청소년들의 인생 사표로도 대접 받고 있다. 현역 시절 베이브 루스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뉴욕 양키스 4번 타자 루 게릭은 불치병에 시달리면서도 홈런 행진을 지속 시켜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칭송 받았다.야구 영화는 이런 구성 요소들로 인해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교훈과 신화가 있는 존재’로 주목 받고 있다.
  • 한나라 ‘수도이전’ 우왕좌왕

    한나라 ‘수도이전’ 우왕좌왕

    한나라당은 22일 여권이 추진하는 천도(遷都) 수준의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기로 최종 당론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의원 총회를 열어 6시간여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조만간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한 대안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당 수도이전문제특위가 마련한 대안을 당론으로 결정,박근혜 대표가 공식 발표하려던 계획은 격론 끝에 취소됐다.결국 대안 없이 ‘반대 당론’이라는 ‘요식’만 갖춘 채 땜질할 셈이다.이마저도 무산될 뻔했으나 여론의 비난을 의식해 겨우 반대당론은 내놨다. 당초 특위가 마련한 지방분권 강화방안은 청와대를 비롯한 외교통상·국방부 등은 서울에 남겨 ‘수도 서울’의 상징성을 유지토록 하고,교육부와 과학기술부 등 7개 부처와 20여개 관련기관을 충청권으로 이전해 ‘행정특별시’를 건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또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세 비율을 높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위 간사인 최경환 의원이 이 방안을 발표하자 비판들이 쏟아졌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충청권을 버리자는 안”이라며 “행정부처 분산은 명분도 없고 설득력도 약하다”고 주장했다.김재원 의원은 “어정쩡한 상태에서 발표하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될 것”이라고 나섰고,한선교 의원은 “비빔밥 같은 안”이라고 거들었다.특위 위원인 박진 의원도 “수도 이전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국가 안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기에 국민투표 요구도 검토하자.”고 말했다. 이에 특위 간사인 박형준·권경석 의원은 대안을 보충 설명하면서 한나라당이 법을 통과시켰고,충청권은 수도가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현실 등을 들어 최선책이라고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심재철 의원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기능이나 개념이 모호한 연구논문 같다.”며 “찬반만 분명히 하고 필요하다면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박계동 의원은 “국민 시각으로 보면 이 시점에 수도 이전은 헛소리”라며 “국민투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내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안을 발표하는 것은 문제”라며 절차상의 허점을 들어 당론 발표를 미루자는 주장도 잇따랐다. 오후에 속개된 의총에서도 상황은 선뜻 호전되지 않았다.결국 천도 수준의 수도 이전을 반대한다는 이전의 입장만 당론으로 공식 확정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등을 강화한다는 큰 틀에 합의하는 수준으로 매듭지어졌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23일 오전 특위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지역균형발전,수도권 성장,충청권 특별 배려 등에 관한 대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도 이전 문제를 쟁점화한 뒤 4개월이 지나도록 당론을 확정하지 못하고 당내 반발을 막지 못한 지도부의 리더십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박근혜 ‘배수진’ 강경투쟁 배경과 전망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여권의 국가보안법 폐지에 맞서 ‘대표직을 걸고’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박 대표는 9일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특별 기자회견에서 국보법 폐지를 막는 데 대표직을 포함한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연설문 작성작업은 밤새 계속됐다.특히 ‘모든 것을 걸겠다.’는 문구를 넣느냐,마느냐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문구는 연설문 작성과정에서 들어갔다 빠졌다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야당 대표로서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쪽과 굳이 직을 걸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쪽이 팽팽히 맞섰던 것이다. 한 측근은 “직을 걸고 싸우는 것은 ‘최병렬식 도박’이라며 수차례 문구 삭제를 건의했다.”면서 “그러나 박 대표는 ‘국가의 정체성과 존립기반이 무너지는 판에 그런 직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도리어 질책만 받았다.”고 털어놨다.이 문구가 박 대표의 분명한 의중을 담은 것임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시종 강도 높은 어조로 기자회견을 이끌어 갔다.무엇보다 “국보법 폐지는 친북활동의 합법화”라며 “우리 체제가 무너지는 마당에 대표직 하나 그런 게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듣기에 따라서는 대표직은 물론이고 정치생명까지 걸겠다는 의미로도 비쳐진다. 박 대표가 초강수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친일법’,‘과거사문제’,‘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 정기국회에서 예상되는 여권의 파상 공세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는 것 같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폐지 반대’ 의견이 압도적 우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박 대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국보법 폐지 반대에 당력을 집중함으로써 당내 비주류의 공세를 자연스럽게 무마하려는 계산도 담겨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박 대표와 한나라당의 기류를 감안하면 장외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이날 ‘선언’에서 그쳤다.그 뒤의 ‘행동’은 언급하지 않았다.그러나 당 국가수호비상대책위는 단계별 시나리오와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어쨌든 박 대표의 이날 강공으로 국보법 개폐문제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루기는 한층 가열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盧 TV출연’ 놓고 한나라 옥신각신

    한나라당은 5일 노무현 대통령이 MBC-TV 인터뷰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소신을 강력하게 밝히자 “주요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방송을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대응 방안을 놓고는 지도부끼리도 혼선을 빚고 있다. 주요 당직자들은 해당 방송사에 야당 대표의 반론권을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박 대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MBC측에 반론권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국민들의 눈에 지루한 정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앞서 이성헌 제2사무부총장은 노 대통령의 TV 출연과 관련,“노 대통령이 주요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방송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정치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만일 노 대통령이 TV에서 여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야당 대표에게도 당연히 반론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단 이 부총장뿐 아니라 상당수 당직자들도 반론권을 요구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의 TV 출연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공식적으로 반론권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틀전 당 홈페이지에 올린 부대변인 논평을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등 당직자들의 반론권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옥 대변인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이 무슨 얘길 하더라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박 대표의 뜻”이라고 전했다.또 “국민들이 민생고에 지쳐 있는 지금 야당 대표마저 지루한 정치공방을 벌인다면 이 나라의 장래는 누가 책임 지느냐.한나라당만이라도 민생·경제 해결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박 대표의 언급도 소개했다. 그러나 비주류 일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노 대통령이 공영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는데도 제1야당 대표라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있다.”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언론 조명받는 차기 대권주자들

    |뉴욕 이도운특파원|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올해의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행사이지만 2008년을 겨냥한 차기 후보군을 자연스럽게 선보이는 기능도 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일찌감치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출마가능한 후보로 지목,전당대회 기간중 이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두 사람은 공화당내의 중도온건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31일 저녁 나란히 프라임 타임(미 TV의 황금시간대)대에 등장한 두 사람은 매우 대조적인 연설을 했다.매케인 의원은 공화·민주 양당의 화합을 강조한 반면,줄리아니 전 시장은 부시 대통령을 칭송하고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31일 저녁 대표연사로 나선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지사도 당원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아 은막에서뿐만 아니라 정치무대에서도 ‘슈퍼스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슈워제네거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외국인이어서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지만,공화당이 승리를 위해 그가 꼭 필요할 경우 관련 헌법을 바꿀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만일 공화당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한다면 대선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매케인과 줄리아니,슈워제네거는 모두 대중적인 인기가 좋은 반면 공화당 내의 ‘비주류’라는 한계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도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빌 클린턴 대통령과 96년 선거에서 격돌했던 밥 돌 전 상원의원의 부인인 돌 의원은 노동장관과 적십자사 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돌 의원은 ‘온정적 보수주의’를 주제로 한 행사 둘째날 연사로 나와 보수적 색채가 강한 연설로 공화당의 ‘주류’임을 과시했다. 최근 수십년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산실이 주지사였기 때문에 공화당내의 주지사들도 주요 후보군이다.이번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인 2일 부시 대통령을 소개하는 역할을 맡은 조지 파타키 주지사는 일찌감치 ‘대권’에 도전할 뜻을 밝혀 왔다.그는 민주당 색깔이 짙은 뉴욕주에서 94년 이래 3선을 기록 중이다. 매사추세츠주의 미트 롬니 주지사도 민주당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지역의 공화당 주지사라는 점이 부각돼 거명되고 있다.햄프셔주의 크레이그 벤슨 주지사와 콜로라도의 빌 오웬스 주지사도 지역에서 후보로 나서라는 부추김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선거에서 케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2008년 선거에서 ‘복수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에는 인물이 부시 집안밖에 없느냐.”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dawn@seoul.co.kr
  • 한나라 중도파 “우린 중재자”

    주류와 비주류의 치열한 싸움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입장 표명을 유보해온 한나라당의 중도 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강재섭,김영선,김학송,맹형규 의원 등 모임 소속 의원 10여명은 2일 저녁 만찬 회동을 통해 박근혜 대표의 ‘유신 과거사’를 둘러싼 주류·비주류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국민생각의 회장인 맹형규 의원은 이날 “양측이 싸울 일도 아닌데 싸우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이제 우리가 나서 당 분열을 막아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송 의원도 “한나라당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호남 연찬회를 기획하자 호남 지지율이 12%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지지도가 상승했지만 연찬회에서 일부가 ‘당 지도부 때리기’에 나선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화합과 협력을 주장했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해온 국민생각이 새롭게 ‘중도세력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마련한 자리다.특히 지난 연찬회에서 주류와 비주류가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생각이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는 자성 섞인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수도 이전 대책을 논의하는 당내 기구가 이미 구성됐고,당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김문수 의원 등 ‘국가발전연구회’ 일각에서 따로 반대 운동을 벌인 것은 사실상 박 대표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우려도 표출됐다는 후문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수도이전’ 격론 오간 野토론회

    ‘수도이전’ 격론 오간 野토론회

    “수도 이전을 안해주면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또 패할 것이다.”(대전시 주민) “국민투표가 국론을 분열하고 지역갈등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뭔가.”(서울 주민) 31일 한나라당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도 이전 국민대토론회’는 지역이기주의의 격돌장으로 변했다. 발제와 약정토론이 끝난 뒤 마련된 방청석 질의 응답시간에서 일부 청중들은 대전·서울 등 자기 지역의 이익을 옹호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감정적이고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지자 사회자가 폐회를 선언했지만 고성이 계속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물론 이날 토론회는 찬반 논쟁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기존 행사와는 달리 1부 찬반토론에 이어 2부의 대안 모색도 곁들임으로써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당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한나라당 지도부가 당론을 빨리 결정지으려고 기획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최막중 서울대 교수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수도 이전의 대안’이라는 발표문에서 ▲기존 기능 이전이 아닌 새 기능 창출 ▲지방정부 스스로가 주도하는 내생적 국토균형발전 ▲민간기업이 적극 참여하는 시장지향적 개발 등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경영체제,지방분권,지역별 특화산업,기업별 지방 거점도시,지방대학 육성과 지방 명문고의 부활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양재 원광대교수는 “‘내생적 개발’만으론 안 되고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외생적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수도 이전이라는 방향에는 찬성하지만 통일수도에 대한 정부의 대비책은 미흡하다.”면서 “입법부는 옮기되 사법부는 서울에 남겨두었다가 통일 이후 평양으로 옮기자.”는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서승환 연세대 교수는 “수도권 정책은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이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가 없고 특정지역 중심의 개발보다는 지역간 생산성 관계를 변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그는 경제주체의 자발적 참여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반면 황희연 충북대 교수는 이전 반대론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그는 “반대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수도 이전의 대안인 지방 분권화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이 신행정수도 건설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 비주류인 김문수·이재오 의원이 주도하는 ‘수도이전 반대서명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지방의회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향후 행동 계획을 밝혔다.이날까지 의원 92명의 서명을 받은 이 모임은 1일 수도이전 반대 국회의원·지방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한 뒤 9일에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수도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갖기로 하는 등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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