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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직 ‘코드통일’ ‘朴力’ 더 세졌다

    당직 ‘코드통일’ ‘朴力’ 더 세졌다

    한나라당이 강재섭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그간의 당내 갈등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아가는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표는 후속 당직 인선을 통해 ‘행정도시 특별법’ 국회 통과로 촉발된 당 내분 사태를 수습하고,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수도이전 저지투쟁위원회’(이하 수투위) 등 비주류는 시민단체와 연계해 무대를 장외로 옮기기로 했다. 정면 충돌을 피하고 일단 ‘제 갈길’을 가는 형국이다. 박 대표는 미국 방문에 앞서 14일 인사위와 운영위를 잇따라 열어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후속 당직 인선을 단행할 계획이다. 다만 국제위원장과 기획위원장에 대한 인선은 미국에서 돌아온 뒤 마무리하기로 했다. 새 정책위의장에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낙선한 3선의 맹형규 의원이 내정됐다. 박 대표는 지난 12일 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정책위의장직을 제의, 수차례 권유 끝에 승낙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맹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직과 국민생각 대표직을 내놓고 백의종군할 생각이었지만 당이 안팎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박 대표의 제의를 쉽사리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정책위의장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대권 탈환에 일조할 수 있다면 개인적인 자존심이나 욕심은 언제든 버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위의장과 함께 당 정책을 이끌어갈 정책위부의장 겸 제1정조위원장에는 재선의 서병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밖에 초선의 이종구·최구식 의원이 각각 3·6정조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황진하(제2정조)·이혜훈(제4정조)·이주호(제5정조) 위원장 등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제출한 김무성 사무총장, 유승민 비서실장, 전여옥 대변인 등 현 지도부의 재신임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김 총장과 유 실장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변인은 본인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박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강 원내대표는 원내부대표단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의 후임에는 재선의 임태희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한편 ‘수투위’는 14일 발족하는 ‘수도분할 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에 합류, 장외 투쟁에 주력키로 했다. 범국민운동본부에는 한나라당 수투위 소속 의원들 외에도 김진홍 목사가 이끄는 기독교사회책임 등 시민단체와 190개 공공기관노조가 가세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11일 원내대표 경선

    한나라 11일 원내대표 경선

    “구주류냐, 신주류냐, 비주류냐.”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10일 강재섭·권철현·맹형규 후보측은 저마다 우세를 장담하며 막판 표심몰이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경선전이 가열되면서 상대후보를 겨냥한 신경전의 강도도 더욱 강해졌다. 경선 판세는 강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맹 후보를 앞서는 가운데 권 후보가 막판 추격을 벌이는 형국이라는 분석이다. 누구도 1차 투표에서 재선 과반수를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TK(대구·경북)의 맹주’로 꼽히는 5선의 강재섭 후보는 대구·경북 의원들의 몰표(23표)를 기대하고 있다. 이탈표가 있다 하더라도 3∼4표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자체 분석이다. 수도권 및 경남·강원지역 중진들도 강 후보를 지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강 후보측은 “적어도 50표는 확보한 상태”라며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후보 지지층이 TK 의원들과 다른 지역 중진들로 집중되다 보니 “민정계 출신들이 혼란을 틈타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음해성 비난이 나돌고,“강 의원으로는 행정도시 건설에 찬성했던 수도권 민심마저 한나라당을 떠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3선의 맹 후보는 수도권 및 PK(부산·경남) 초·재선과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 소속의원, 비례대표그룹을 든든한 지지층으로 보고 있다. 소장·개혁그룹인 수요모임의 일부도 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김덕룡 전 원내대표 등이 정치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강 후보보다는 맹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맹 후보측은 “1차 투표에서 최소 45표 정도는 확보한 만큼 결선투표에서는 낙승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력과 협상력이 검증되지 않은 맹 후보에게 당장 ‘3대 입법’을 처리해야 할 4월 임시국회를 맡겨서야 되겠느냐.”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역시 3선인 권 후보는 PK 및 수도권 초·재선과 ‘수요모임’ 소속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행정도시법을 반대하며 지도부에 반기를 든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와 비례대표 일부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후보측은 “1차 투표에서 적어도 40표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행정도시법을 놓고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후보를 투톱으로 내세웠다가는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는커녕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시론] ‘문화 다양성’이란 말의 비극성/채승훈 서울연극협회 회장·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

    [시론] ‘문화 다양성’이란 말의 비극성/채승훈 서울연극협회 회장·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비극작가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 대왕’이란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주인공 오이디푸스가 자신이 과거에 행한 비 인륜적 죄악을 찾아가는 행적을 그린 이 작품의 줄거리는 끔찍하기까지 하다. 마치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보는 것과 같이 흥미로운 추리전개방식의 이 작품은 세계 연극사에서 가장 위대한 비극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문화다양성 포럼’이라는 단체가 창립되었다. 문화가 다양해지기를 갈망하는, 그리고 그러한 다양한 문화가 동등하게 인정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소박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등장한 이 ‘문화다양성’ 이란 단어를 가만히 음미해 보면 무척 비극적인 사연을 지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화’라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에 이미 백화제방과도 같은 다양성의 존재는 너무도 당연한 것 같은데 왜 구태여 ‘다양성’이란 단어를 사족처럼 붙였는가라는 의문이다. 작금에 이르러 문화라는 것이 그 당연한 본질성을 잃고 미아처럼 길을 잃고 헤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다양성’이란 말이 씁쓰레한 비극적 모습으로 비추어진다면 다음의 경우는 어떠한가. 즉 문화 패권주의, 문화 획일주의, 배타적 문화, 일방적 문화 등과 같은 언어들의 경우 말이다.20세기 중엽 이후에 ‘문화’라는 유쾌한 단어 앞뒤에 위와 같은 흉측한 수식어들이 붙기 시작했다. 물론 문화가 20세기의 격동적인 정치, 사회, 경제의 부침 속에서 큰 시련을 받아온 결과일 것이다. 전쟁일보 직전의 음모적인 수사와도 같은 이러한 명칭들은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에도 국가 간에, 민족 간에 엄연하게 그 구체적 증거들을 감추지 않고 있다. 거대한 물량을 앞세워 시장을 계속 지배하고자 하는 미국영화, 동양문화에 대해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서양문화의 우월감, 품격 있어 보이려 하는 모든 광고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서양예복과 클래식음악, 그리고 TV드라마의 클라이막스 때마다 꼭 등장해야 하는 서양음악, 점점 더 인기를 끄는 미국 뮤지컬, 오랜 세월 동안 작위적으로 형성된 주류문화에 의해 박대 받는 비주류문화, 불행한 사회구조를 그대로 본떠서 형성된 문화계의 수직구조, 오랫동안 문화 예술인들의 의식을 점유했던 순수와 상업이라는 기이한 이분법, 이런 식으로 언변을 전개하면 촌스러운 국수주의자로 명명되지나 않을까 스스로 행하는 어설픈 자기검열의 노이로제 등등… 문화다양성이란 합성어가 내포하고 있는 궁극적인 비극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답은 아주 쉽다. 그것은 바로 세계 속에서 같은 하늘을 이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인종 간에, 민족 간에, 국가 간에, 사람 하나하나 간에 평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평등하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리이다. 그러한 평등의 권리는 누구에게 지배받거나 속박받을 이유가 없다. 또한 그러한 평등한 권리에서 나온 모든 자연스러운 표현, 즉 문화 또한 당연히 그런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문화다양성을 위한 운동은 자연회귀의 한 방식일 수 있다. 원래 문화, 즉 삶의 방식과 표현이라는 것은 인간의 수효만큼 다양한 것이 아니겠는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에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과거 행적을 알기 위해 생각을 짜낸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렇게 머리를 써서 모든 것을 알고 난 다음 파멸한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결말을 통해 소포클레스는 인간의 지에 대한 욕구, 즉 문명에 의한 맹목적 역사진행을 엄중히 경고하였다. 문명이 그의 사촌인 문화의 손과 발에 족쇄를 채우고 유토피아로 진행되어야 할 역사가 도리어 역행하는 현상은 결국 문명을 만들어낸 인간밖에는 막을 도리가 없다. 채승훈 서울연극협회 회장·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
  • 강재섭·맹형규 단일화 관건

    한나라당 지도부가 지난 5일 ‘11일 원내대표 경선’이라는 카드판을 벌이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7일 당내 메인 스트림에서는 후보군들이 ‘에이스 카드’를 쥐기 위해 합종연횡에 부산하다. 반면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 중심의 비주류 의원들은 지도부가 만든 판 자체에 반발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비춘 의원들은 개별 의원 접촉은 물론 후보군에 오른 의원들과 입장을 조율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은 강재섭·권철현·김문수·맹형규 의원 등이다. 강 의원은 7일 오전 같은 대구·경북권의 안택수·권오을 의원과 만나 단일화 여부를 논의했다. 강 의원은 또 5일에 이어 8일에도 맹 의원을 만날 예정인데, 두 의원의 단일화 여부는 당내 초미의 관심사다. 최대 모임인 국민생각(41명)의 두 의원이 단일화하면 막강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 의원이 단독으로 나오면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 25명이 지지 세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TK 출신인 강재섭·권오을·안택수 의원 등의 후보단일화 작업이나 권철현·김문수·안상수 의원 등 ‘반박 세력’ 내의 후보단일화도 변수다. 맹 의원측은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불가피하면 단독 출마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맹 의원측은 혼자 나올 경우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과 국민생각 의원 가운데 대구·경북 의원 외에 다수 의원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권철현 의원은 부산·경남 의원 일부와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는 5월 경선에 대비해 의원들을 상대로 사전 준비를 많이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투쟁위 주축인 김문수 의원은 출마 결정 이전에 경선 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참여가 불투명한 상태다. 만약 출마할 경우 수도권 의원들 중심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덕룡 전 원내대표는 전날 사의를 표명한 원내대표단과 만찬을 하면서 “지도부에게 물러나라고 한 사람들이 출마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인물難’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투톱’을 이룰 상근 부회장 인선이 꼬여가는 모양새다. 강 회장이 지난달 23일 총회에서 늦어도 4일까지 상근 부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회장단 구성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무소식’이다. 특히 현명관 부회장도 최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주 안에 LG그룹과 현대차그룹에서 추천한 인사 중에서 새 상근 부회장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LG와 현대차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돌아가는 판세는 신통찮다. 여기에는 LG와 현대차그룹의 무관심이 큰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전경련은 강 회장 2기 체제를 맞아 재계 단합을 위해 그동안 ‘비주류’로 겉돌던 LG와 현대차에 상근 부회장 인사를 추천토록 요청했지만 이들 그룹들은 과거의 태도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삼경련’의 오명을 벗고 LG와 현대차 끌어안기에 나선 전경련만 머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뒤에서 쓴소리만 하다가 앞에서 하라고 멍석을 깔아주니 안 하겠다.’는 심보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LG 관계자는 “지난주 전경련으로부터 부회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아직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라면서 “회원사로서 협조는 하지만 전경련 일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LG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LG의 추천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현대차 관계자도 “최고 경영진에서 전경련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상근 부회장 인사 추천과 관련해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LG와 현대차가 사실상 인사 추천을 포기함에 따라 상근 부회장은 중립적인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단합을 위해 ‘부회장 카드’를 빼든 2기 강 회장 체제가 출발부터 삐걱거린 모습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LG와 현대차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전형위원회를 다시 열어 제3의 인물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행정도시’ 후폭풍] ‘차기 후보군’ 메이저 3인방은 대권레이스 1차 ‘수능’

    [‘행정도시’ 후폭풍] ‘차기 후보군’ 메이저 3인방은 대권레이스 1차 ‘수능’

    ‘행정도시법안’의 국회 통과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의 대선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내홍이 당내 대권 예선전을 조기에 불붙인 형국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누구에게 득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누구의 손실이 가장 적으냐를 따져 상대적 득실을 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에는 박 대표의 손실이 가장 커 보인다. 수도권 강경파 의원들과 일부 당직자들의 극한 반발과 함께 믿었던 박세일 정책위의장 등 비례대표들까지 반대파에 가세해 박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를 안겨준 까닭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박 대표에게 손해만 안긴 것은 아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박 대표를 흔들어선 안 된다.”는 ‘박근혜 옹호론’이 주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의 결속력이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특히 반대파의 반발을 큰 무리없이 수습할 경우 박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시장과 손 지사는 이번 당론 결정과정에서 한발 물러나 ‘훈수’를 두는 입장이었다. 이 시장은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힘으로써 여야 합의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먼발치에서 지원했다. 한나라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 시장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파의 주류인 이재오·김문수·박계동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이 대부분 이 시장과 돈독한 관계라는 점에서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여론의 추이뿐만 아니라 비주류의 처지에 따라 이 시장의 당내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박 대표가 이번 사태를 무난히 수습하고 당 대표의 입지를 굳힐 경우 비주류의 입지는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이 시장도 덩달아 하종가를 기록할 개연성도 있다. 손 지사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가장 적게 본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당내에서는 이렇다하게 반발을 사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가장 크게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이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각각 충청권과 수도권 민심에 호소하는 기반을 다진 반면 손 지사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이렇다할 과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행정도시’ 후폭풍] ‘수도권 텃밭’ 마이너 3인방은 反朴연대속 ‘동상이몽’

    [‘행정도시’ 후폭풍] ‘수도권 텃밭’ 마이너 3인방은 反朴연대속 ‘동상이몽’

    한나라당의 ‘비주류 3인방’으로 분류돼 온 김문수·이재오·홍준표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표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인식하는 공통 분모는 여전하지만, 행정도시특별법을 놓고 입장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쪽은 김문수 의원. 그동안 그나마 박 대표에게 덜 비판적이었던 그는 2일 밤 본회의장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전선을 총지휘했다.‘의외’라는 반응과 ‘소신’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3일에도 이재오 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지은 국회가 해산되어야 한다.”면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충청표를 의식한 대권욕”이라고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재오 의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그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양식 있는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편법·야합으로 날치기 처리된 법의 무효화 투쟁을 하는 데 의원직 사퇴가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사퇴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박근혜, 열린우리당과의 위험한 야합’이라는 제목의 팝업(pop-up) 창이 뜨도록 했다.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나란히 ‘충청표’라고 적힌 어린이의 손을 잡고 달리는 장면이 담겼다. 설명으로 “대권에 눈먼 치졸한 정략적 야합이 펼쳐진다!”고 적혀 있는 그림이었다. 반면 촌철살인 논평으로 지도부에 쓴소리를 던졌던 홍준표 의원은 요즘 부쩍 ‘자제’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당 혁신위원장으로 이날 첫 회의를 주재했다. 며칠 전 그는 “반대파 의견에 동조하지만, 당직을 맡은 이상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다.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에 가입했다. 행정도시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지도부를 겨냥해 의원총회도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수도이전 반대가 당권싸움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명박 시장 등 대권주자와의 ‘연대설’을 차단하려는 제스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朴대표 ‘과거사’ 정면돌파

    朴대표 ‘과거사’ 정면돌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8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으로 인식돼 온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이를 계기로 한나라당과 박 대표의 과거사 대응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여권은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를 박 전 대통령이 행한 ‘독재의 잔재’로 몰아세우며 틈날 때마다 박 대표를 공격해 왔다. 당내 비주류도 정수장학회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고는 과거사 문제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며 박 대표의 결단을 요구해 왔다. 박 대표로서도 이같은 공세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는 그동안 “여권에서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날 일은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적당한 기회를 봐서 사퇴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누군가의 압박이나 공세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한 것 같다.‘타의’가 아닌 ‘자의’로 장학회 정기이사회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측은 27일 “지난해 열린우리당이 정수장학회 문제를 파헤치겠다고 특별조사팀까지 만들어 활동했으나 결국 아무 것도 꼬투리를 잡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다만 장학회에 대한 여권의 압박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든 부담이 장학회로 돌아가는 만큼 이사장으로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사 공방에서 박 대표의 눈치를 봐야했던 한나라당은 그간의 수세에서 벗어나 공세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당 관계자는 “여권이 추진중인 과거사 진상조사가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니라 ‘박근혜 죽이기’로 흐를 경우, 정면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도 지난 4일 의원연찬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나 저로 인해 당이 부담스럽다면 결코 대표직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며 “당은 저를 의식하지 말고 과거사 문제를 다뤄 달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식 탕평책’ 결실 거둘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탕평책 실험’이 성공할까. 박 대표가 21일 당 쇄신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장에 자신을 비판했던 비주류그룹의 한 축인 홍준표 의원을 내정하면서 ‘탕평 인사’의 성공 여부가 화제로 떠올랐다. 나아가 박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지속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소속 의원 120명 전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혁신위의 모든 결정 사항을 의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혁신위에는 박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언급, 박 대표의 ‘화합 의지’를 뒷받침했다. 김 사무총장에 따르면 혁신위는 선진화추진위, 여의도연구소, 정치발전위와 당외 인사 등이 참가하며 전체 위원 가운데 30%를 여성으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혁신위는 당내 모든 계파를 아우르면서 당 개혁의 틀을 만들 강력한 기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혁신위의 이런 위상을 감안할 때 박 대표가 홍 의원을 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당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이다.‘비주류 끌어안기’를 통해 당 결속을 다지면서 당 혁신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 개혁과 관련, 지난 3일 연찬회에서 제기된 많은 문제점을 다 수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비주류인 홍 의원을 내정한 소식이 발표되자 지난번 당직 개편을 ‘친위대 구성’이라고 비판했던 의원들이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혁신위는 2007년 대선에 대비, 당 조직개편을 비롯해 당권·대권후보 분리, 진성당원제 도입 등 연찬회에서 제기된 모든 사안을 중심으로 4월 중순까지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本社후원 韓·日수교 40주년 세미나

    本社후원 韓·日수교 40주년 세미나

    지난 19일 고려대 LG포스코관에서는 ‘일본역사교과서와 역사인식’을 기획테마로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신문이 후원하고 한국일본학회가 주최한 제70회 학술대회의 역사문화 파트 가운데 하나였다. 그동안 어학·문학 위주의 연구를 진행해오던 한국일본학회로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일본학회는 1600명을 넘는 규모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일본학 연구자 모임이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된 활동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일감정 탓에 일본을 연구한다는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일부 작용했다. 이번 역사문화 토론회의 좌장이자 새 학회장에 선출된 성균관대 구태훈 교수는 “한국인으로서 일본학을 연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봐야 한다.”면서 “한·일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쇼샤(扶桑社)교과서 파문은 여러 결과를 낳았다. 일본 우익에 대한 비판은 물론, 우리의 근현대사 연구성과와 역사교과서에 대한 자성론까지 낳았다. 그러나 올해 3∼4월로 예정된 일본 문부성의 역사교과서 검정 때 이런 파문은 또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본학회가 마련한 ‘일본역사교과서와 역사인식’ 토론회가 19일 오후 고려대 LG포스코관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앞선 주제 발표에서 서울시립대 정재정 교수는 0.039%의 채택률에 그친 후쇼샤 교과서 대신 50%이상의 채택률을 기록한 도쿄교과서를 분석, 도쿄교과서도 후쇼사 못지않다는 결론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대 김기봉 교수는 미조구치 유조의 ‘인식의 공유’에 빗댄 ‘문맥의 공유’를 내세워 한국적인 대응을 비판, 참가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세종대 오성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이외에도 고려대 최덕수 교수, 경복고 현명철 교사, 경기대 남상호 교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김종식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순 교수, 역사문제연구소 이신철 연구원이 참가했다. 김기봉 역사교과서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일본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접근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운동’으로서가 아니라 ‘학술’로 접근해야 한다. 정재정 냉전 이후 유일하게 동아시아에서만 내셔널리즘이 강고하다. 더구나 관련 나라가 모두 연동되어 있어 실타래를 풀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가 역사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단, 문제를 볼 때는 일본 교과서 시장의 경쟁관계라는 자본의 논리와 납치·수교·미국의 압박으로 얽힌 대북관계문제 같은 정치적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 남상호 후쇼샤 교과서 처음에 나오는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이라는 글이 문제다. 역사상대주의를 천명하고 있는데 굉장히 기술(테크닉)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을 편의적으로 적용한다는 데 있다. 오성 개인적으로 보편주의를 내세워 일본을 비판했더니 일본학자들이 굉장히 냉소적이어서 놀란 적이 있다. 역사에서 보편적 인식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김기봉 사실과 해석을 나눠 생각해야 한다. 사실은 연구해서 바로잡으면 된다. 그러나 해석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후쇼샤 서문은 랑케의 역사주의 입장과도 비슷한데 아주 훌륭한 문장이다. 우리 역사책은 그렇지 않다. 우리 역사책은 객관성을 전제로 두는, 신(神)의 사관을 내세우고 있다. 주입식 역사교육은 비판받아야 한다. 김종식 기본적으로 일본역사 해석은 문부성 편수관들이 맡고 있다. 신의 관점을 비판했는데 행정관료인 편수관이 일본에서는 신이다. 좋은 지적이지만 일본 역사교과서 역시 편수관이 짜준 틀 내에서만 움직인다는 게 문제다. 정영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는 후쇼샤 내용이 그대로 실린 교과서를 쓴다. 인도네시아 학자들은 아예 ‘역사학 자체가 해석학’이라면서 ‘우리는 말할 권리가 없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일본연구자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지 않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이신철 운동과 학술의 병행을 얘기했는데 물론 학문적 접근도 중요하다. 그러나 홀로 서있는 학문은 없다. 강제동원의 경우 피해자는 해마다 죽어가고 일본은 자료를 숨긴 채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뛰어넘어 인식을 공유하자는 것인가? 보편주의도 마찬가지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보편주의는 다르다. 이라크전을 보면 잘 드러난다. 그 대신 ‘평화공존’을 내세워야 한다. 지금 일본측과 접촉해보면 머리 좋은 청년들은 우익단체에 다 가고 진보단체에는 노인들밖에 없다. 진보진영이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다. 반면 피스보트 같은 평화단체에는 젊은이들이 넘친다. 이들은 동남아 각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 와중에 일제시대 피해자들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한다. 우리도 이런 걸 제시하지 못한 채 반일만 내세우다가는 자멸할 수 있다. 김기봉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민족주의는 포기해야 한다. 일본도 여러 측면이 있다. 일본 우익이면서도 욘사마에 열광하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다. 이런 사람들과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해야 한다. 오성 예전에 후쇼샤 서문을 보고 개인적으로 역사학 훈련이 덜 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평가하니 당혹스럽다. 최덕수 내세우는 명분·이론과 드러나는 사실·역사상을 구분해야 한다.2001년 후쇼샤 교과서를 보고 일본 우익이 굉장히 두려워한다는 인상을 받아 안심한 적이 있는데 계속 그렇게 간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정재정 학자들이 흔히 접하는 일본인들은 일본사회의 비주류이고 별종이며 사회적 영향력은 거의 없다. 그걸 알아야 한다. 보통의 일본인은 내셔널리즘만 나오면 입을 다문다. 여기에다 천황제 얘기까지 나오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일역사공동연구회에 몸담고 있는데 이 모임의 일본 학자들은 그래도 중도쪽을 택한 ‘국제파’들인데도 대화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역지사지는 굉장히 어려운 말이다. 국제사회의 여건도 좋지 않다. 김종식 비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일본은 지역운동이 굉장히 발전해 있다.2001년도 지역운동과의 연계가 상당히 힘을 발휘했다. 이들과 밀착해야 한다. 이신철 두 개의 칼을 떠올렸다. 시민·지역단체와는 ‘평화공존’으로 연대를 이끌어내야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달려들어야 한다. 어떤 장기적인 방향성으로 민족주의에서 탈피하자는 것은 그 자체로는 정당하지만 현실 운동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근대화 이론가 후쿠자와 유키치 ‘동아시아와의 연대’ 사상가 아니다” 한국일본학회 비판 일찍이 근대를 향한 욕망에 경도된 춘원 이광수가 “하늘이 일본을 축복하셔서 이러한 위인을 내리셨다.”고 평가했던 일본 근대화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메이지시대 사상가임에도 일본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미래를 제시했던 계몽사상가이자, 게이오 대학을 설립한 교육가로서 이름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 후쿠자와는 ‘탈아론(脫亞論)’으로 제국주의를 정당화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후쿠자와에 대한 이런 평가를 달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후쿠자와의 제국주의적 측면은 비판하되 그의 사상사에서 ‘동아시아와의 연대’ 부분을 부각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제국주의를 노골적으로 찬미했던 후쿠자와의 메이지의 중·후기 글들이 후쿠자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 일본 우익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는 주장도 한몫했다. 이런 관점은 아시아주의 혹은 아시아연대 문제를 고민하는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한때’에 불과했더라도 후쿠자와는 정말 일본과 동아시아와의 연대를 주장했을까. 고려대 일본학 연구센터 박삼헌 연구원은 ‘근대 일본의 대외관과 위기론의 구조’라는 글을 통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후쿠자와 사상사에 대한 기존 연구가 아시아와의 ‘연대-개혁-탈출’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고 정리한 뒤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서구열강의 압도적인 힘 앞에 노출된 상황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순차적으로 변해갈 수는 없다.”면서 “후쿠자와의 연대는 진정한 연대라기보다 불쌍하다는 연민과 우리도 저들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후쿠자와 논의의 출발점은 강대한 서양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동아시아와의 연대를 주장하지만 내용은 중국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이었고, 동아시아의 개혁 대상은 조선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김옥균을 중심으로 한 개화파의 조선개혁이 실패하자 터진 청·일전쟁을 후쿠자와가 ‘문명과 야만의 전쟁’으로 규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그의 탈아론은 서구문명을 따라잡자는 것만이 아니라 아시아 침략을 당위로 삼는 논리인 셈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이미 메이지 초기 문헌에서 이런 논리가 등장했다.”고 말해 후쿠자와 저작의 진위논란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서울대 최장근 교수 역시 “메이지유신 직후 일본은 홋카이도와 유구(오키나와)를 통합했고 이것이 제국주의 팽창으로 이어졌다.”면서 “후쿠자와의 논리는 팽창을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균관대 구태훈 교수는 “개항 직후 일본은 교린하는 아시아의 소국이냐, 아니면 대국지향이냐 하는 국가 진로를 두고 심각히 고심했다.”면서 “결국 일본은 대국지향을 선택했는데 이런 근대국가설계 논란과 함께 묶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나라 혁신위원장 홍준표 내정

    한나라 혁신위원장 홍준표 내정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당 개혁 작업을 주도할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박근혜 대표는 21일 상임운영위에 혁신위원장 인선 내용을 보고한 뒤 의원총회와 운영위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라면서 “혁신위원장에는 홍준표 의원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도 “지난 15일 박 대표로부터 위원장직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18일 최종입장을 전달했다.”면서 “당 선진화추진위원회 등이 마련한 안을 참고로 하되 영국 노동당이 18년 만에 집권한 전략을 벤치마킹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당내 대표적 비주류 인사인 홍 의원에게 요직을 제의한 것과 관련 비주류를 끌어안으면서 당내 갈등을 봉합하면서 동시에 당의 혁신에 추진력을 부여하려는 ‘다목적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親朴’ 국민생각 주류선언?

    한나라당의 주류가 ‘새정치수요모임’을 중심으로 한 소장·개혁파에서 ‘국민생각’을 앞세운 중도파로 바뀌고 있다. 지난 3∼4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연찬회를 계기로 본격화한 주도세력 교체는 박근혜 대표체제 2기의 당 운영방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당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같은 변화를 뒷받침하듯 당내 최대 계파인 ‘국민생각’은 지난 17일 밤 정기총회를 열어 “지도부의 당 혁신작업에 힘을 보탤 것”이라면서 “맹목적으로 지도부를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당 지도부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비주류 의원들의 고강도 비판에 시달려온 박 대표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국민생각’은 다만 ‘친박(親朴)’으로만 각인되는 것을 경계한 듯 “동시에 실망스러운 정국 운영에 대해서는 앞장서 저항해 나갈 것”이라고 박 대표와 일정 선을 긋기는 했다. 모임 대표에 연임된 맹형규 의원은 “그동안 소수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지도부 흠집내기에 앞장서다 보니 당이 중심을 못잡고 흔들린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국민생각은 그같은 소모적 논쟁을 배제하고 당을 위해 희생하고, 정권 창출에 ‘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생각’은 원내대표 등 선출직 당직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오는 5월 실시될 원내대표 경선에는 맹 의원과 이 모임 고문인 강재섭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내 무게중심이 ‘국민생각’으로 쏠리면서 새로 가입하려는 의원도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직전 사무총장인 김형오 의원과 중도 성향의 나경원 의원이 새로 가입한 데 이어 5∼6명의 의원들도 가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부영前의장 사법처리 검토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는 2일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을 소환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을 상대로 2002년 8월쯤 한화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이날 조사후 귀가하면서 “(수사내용은)그동안 내가 했던 말에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생명 인수 당시 한나라당 비주류인데다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이어서 로비 대상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한화 임원에게 채권 3000만원을 받아 음식점을 개업했다는 비서관 C씨와 관련,“당시엔 전혀 몰랐고, 최근 전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대생 인수에 개입했다고 증명하기 어려워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나 비서관 C씨가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이 전 의장을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나라 “이대로 가면 250만표 진다”

    “이대로 가면 250만표차로 진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2일 내놓은 ‘2007년 승리를 위한 당 혁신방안 보고서’의 내용이다. “전멸”“패배주의”“근성 부족”“구심력 없다.”등 통렬한 자성이 담겨져 있다. 이런 가운데 3일 시작되는 연찬회는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비주류의 공세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보고서는 ‘위기의 한나라당’을 보여주는 6가지 징후를 들었다. 무엇보다 ▲당 지지층조차 귀족적이고 수구적인 정당으로 꼽고 있고 ▲전체 유권자 과반을 차지하는 20,30대의 33.2%가 한나라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당과 보수는 이 사회의 소수일 뿐이라는 게 골자다.20대와 30대의 표심이 한나라당에 부정적이고, 인터넷 대응능력이 부족하며, 당 체질은 둔감하다는 지적도 포함됐다. 이를 밑바닥에 깔면서 전체적인 기류는 ‘희망’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 정치로 내부를 혁신해야 한다.”는 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주된 처방이다. 보고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지도부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대선에서 두번이나 실패하고도 제대로 반성하지 못한 당 전체의 체질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 때문에 ▲중도 실용주의에 기반한 민생정치 ▲반부패·탈기득권을 위한 내부혁신 ▲외연확대를 통한 전국정당화 ▲정책·디지털·도덕정당화 등을 이루면 대권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소속 의원이 여름에는 농활을, 겨울에는 공활을 가도록 했고, 의원 세비를 재원으로 나눔펀드를 조성하고 의원 한명이 소년소녀 가장을 한명씩 후원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8가지 제시했다. 당의 이미지 쇄신 방법으로는 국가보안법 명칭을 변경하고 ‘한반도 선진공동체통일방안’을 제시하는 등 반(反) 통일정당 색채도 씻자고 제안했다. 반면 비주류로 손꼽히는 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전연과 수요모임 의원 13명이 모여서 의논한 결과 연찬회에서 함께 목소리를 낼 사안을 6가지로 압축했다.”며 ‘반박(朴) 행보’를 공식화했다. 모임에는 홍준표·김문수·박계동·배일도·이재웅·고진화·정병국·남경필·권오을·권영세·이성권·박형준 의원이 참석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부영씨 한화서 수천만원 받은 단서 포착

    이부영씨 한화서 수천만원 받은 단서 포착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는 이르면 다음주에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을 소환, 한화 비자금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검찰은 대생 인수 과정에서 한화가 조성한 비자금 87억원의 행방을 추적,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9억원 중 수천만원이 2002년 말 채권으로 이 전 의장측에 건네진 단서를 포착했다.27일 구속수감된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도 채권 전달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장은 이날 “김 부회장을 만난 적도 없고, 대생 인수 당시 정무위원회가 아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이라 영향력을 미칠 수 없었다.”면서 “야당 비주류인 내게 한화가 로비를 벌였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어 “한화 임원 이모씨가 언론사 후배여서 자주 의원실을 방문했다.”면서 “다만 비서진 중 한 사람이 음식점을 냈는데 그 임원한테서 채권 형태로 돈을 빌렸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장의 비서 J씨는 “한화에서 1000만원짜리 채권 3장을 받았다.”면서 “검찰이 부르면 가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나라 각 계파 “黨혁신” 비판 목소리 커져

    한나라 각 계파 “黨혁신” 비판 목소리 커져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의 취임 일성은 “당이 왁자지끌해야 한다.”였다.‘적전 분열’을 지나치게 의식해 당내 이견을 쉬쉬해 온데서 벗어나, 격론 속에 당이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언급이 신호탄이 된 듯 최근 중도성향의 국민생각을 비롯해 개혁소장파 의원들의 수요모임 등 각 계파들이 잇따라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나섰다. 공동의 타깃은 지난해 말 4대 법안을 놓고 박근혜 대표가 보인 강경·보수화 행보. 이런 비판은 새달 3일 충북 제천에서 열릴 연찬회에서 당명 개정, 당 혁신 방안 등을 놓고 더 번질 전망이다. 이들의 다원화된 주장이 ‘생산성의 보(褓)’에 담길 지, 당 울타리마저 무너뜨릴 ‘혼돈’으로 치달을지 주목된다. ●모임 정체성 강화하면서 결속 다져 한나라당 주요 계파는 의원 39명이 소속돼 당내 최대 모임인 국민생각을 비롯해 비주류 의원들의 국가발전연구회와 수요모임, 보수 성향의 자유포럼, 재선의 당직자 중심의 푸른정책연구모임 등 5개. 이들은 그동안 ‘당중당’ 개념이 아닌 인적 네트워크 중심으로 만난 ‘공부 모임’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구체적 정체성을 확보하려고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대미 외교관계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수요모임 소속 의원 12명은 현지에서 박 대표의 보수·강경화 회귀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말 귀국, 지도부에 대한 요구를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국민생각도 지난 17일 제주 합숙토론을 통해 박 대표에 대해 ‘지지’보다는 ‘비판’쪽으로 ‘반클릭’이동하면서 온건파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중도·중간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폭넓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의 보수·강경화가 주된 타깃 이에 앞서 푸른정책연구모임도 지난 7∼8일 워크숍을 갖고 지도부의 유연성 부족을 지적했다. 한 소속 의원은 “당직자가 많아 그동안 관망했지만 이제는 사안에 따라 비판과 견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발전연구회는 여전히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새달 초 ‘장보고 프로젝트’ 등 독자적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자유포럼은 박 대표 지지에 가깝지만 지도자로서의 콘텐츠를 더 보강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구체적 언급 없이 관망하고 있다. 다만 김 사무총장과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이 ‘전방위 접촉’으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주로 계파간 조정·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 유 비서실장은 박 대표와 의원간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도록 가교 노릇에 주력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민주 경선 2파전 대세론 한화갑 vs 변화론 김상현

    민주당 당권을 놓고 한화갑 전 대표와 김상현 전 의원이 맞붙게 됐다. 김 전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전제로 위기의 민주당을 구하기 위해 대표경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면서 다음달 3일 열리는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얼마 전까진 다자대결설이 나돌았다.17대 총선에서 낙선한 과거 지도부들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솔솔 나왔다. 그러나 한 전 대표의 ‘막강 파워’를 의식한 이들은 ‘각개전투’를 포기하고 ‘반(反) 한화갑’ 세력을 만들었다. 그 중심에 김 전 의원을 세웠다. 이정일 의원과 장재식 전 사무총장, 김충조 전 당중앙위원회 의장, 김경재 전 연수원장, 강운태 전 의원 등이 ‘반 한화갑’쪽에 섰다.‘신세대 기수론’을 내세웠던 김영환 전 과학기술 장관이 출마 뜻을 접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40년 정치인생에서 첫 당권쟁취의 기회와 ‘비주류’ 꼬리표를 뗄 기회를 동시에 맞았다. 김 전 의원은 26일 한 전 대표가 미국에서 돌아오면 전당대회를 4월로 연기하는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중도파 중심 ‘朴 친정체제’ 강화

    중도파 중심 ‘朴 친정체제’ 강화

    ‘중도 실용주의 노선과 집안 단속’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1일 단행한 대규모 당직개편의 성격을 요약할 수 있는 말이다. 박 대표의 ‘2기 체제’는 당의 이미지를 ‘정책 정당’으로 쇄신하고 이를 위해 중도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내 계파간 갈등도 중재할 전망이다. 먼저 박세일 여의도연구소장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한 것은 박 대표가 정체성과 이념경쟁에 비중을 둔 1기 체제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적 정책 대결로 선회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이날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한 체제 정비”라면서 “국민들은 정당이 정책으로 경쟁하기를 원하기에 정책 정비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박세일 내정자도 기자간담회에서 “민생·교육 등 경제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여권의 책임만을 묻는 게 아니라 ‘협력적 정책 파트너’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고 밝혀 한나라당의 정책 방향의 청사진을 보여주었다. ●중도 실용노선 표방 정책정당 지향 이런 맥락에서 당내 정책통인 박재완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제3정조위원장으로 포진시킨 것을 비롯, 경제전문가 이혜훈 제4정조위원장, 교육전문가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 등 분야별 정책통들로 정책위의장단을 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사무총장 기용은 그의 통합 중재력과 당 살림 관리능력을 높이 샀다는 관측이다. 당내 다양한 계파의 목소리를 중재하면서 박 대표를 중심으로 구심점을 높이기에 김 신임 총장 특유의 친화력이 적절하다는 차원이다. 김 사무총장도 이날 “당내 세대간, 제 세력간에 중간에 서서 사심없이 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세대와 계파를 아우르는 징검다리 역할을 자임했다. 또 취임 일성으로 “가능한 한 여의도 가까이 가도록 하겠다.”며 당사 이전을 공식 거론했다. ●비주류·소장파 반발 무마도 숙제 신임 비서실장으로 현안마다 순발력 있는 전략적 대응을 해온 유승민 의원이 기용됨으로써 비서실의 실질적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영 전 실장의 ‘그림자 수행’ 스타일에서 벗어나 시의적절한 대응책 마련 등 정무 기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이해된다. 당 관계자는 “박 대표는 정책위의장단을 중심으로 한 정책 경쟁과 유 실장의 정무 능력을 겸비, 앞으로 보폭을 대폭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향후 가시화될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 등과의 대권 경쟁에 대비, 대권 후보로서의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인선에서 제외된 비주류 그룹과 중진 의원들의 불만을 안고 가게 됐다. 한 소장파 의원은 “개개인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친위체제 구축 성격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비주류의 김용갑 의원은 “박근혜 대표의 치마폭이 보이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질책하는 목소리에 더 귀를 열고 그들까지 치마폭에 싸안는 진정한 지도자로 변화하라.”고 ‘쓴소리’로 주문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대마초 마약논쟁 제기 김부선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대마초 마약논쟁 제기 김부선

    연기자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다. 주위에서는 모두 말렸다. 하지만 또다시 누군가가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을 푹 숙인 채 여론 재판과 법의 처벌을 받고, 평생을 ‘마약쟁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살아야 하는 현실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배우 김부선(42)은 지난 10월 대마초를 마약으로 규정하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그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지난 7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김씨가 구속 기소될 때만 해도 대부분은 “또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씨에게, 근거는 몰라도 법적·관례적으로 ‘대마초=마약’이라는 인식을 가져왔던 국민의 다수는 ‘반성하고 조용히 지내라.’는 묵시적 합의를 보냈다. 사실 미혼모로 밑바닥을 전전했던 김씨의 삶은 비주류의 연속이었다.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하듯, 세상 물정 모르던 배우는 오랜 마이너리티의 삶 속에서 저항하는 정신을 배웠고, 더이상 참지 않았다. 물론 사회의 벽은 높았다. “과잉 처벌 금지의 원칙과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위배된다.”며 낸 위헌신청을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대마초 합법화 주장’으로 비약시켰고 “과거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지지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건 이달 초.‘대마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이 기자회견을 연 뒤, 연일 지상에서는 ‘마약이다. 아니다.’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수원지검은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김씨는 요즘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위헌신청 지지 서명을 받느라 바쁘다.“평생을 범죄자 취급받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국민의 인권 문제”라면서 “기각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는 김씨. 그의 행동은, 소수의 목소리를 공론화시켰다는 점만으로도 우리사회의 큰 벽 하나를 넘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되돌아 본 2004 문화] ① 출판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출판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2004년 출판계를 주도한 책들은 몇가지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먼저 소설시장을 중심으로 자기 상상력을 추구한 책들이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역사적 사실성(fact)에 상상력(fiction)을 보탠 팩션(faction)류 작품이 각광을 받았다. 올해 종합 1,2위를 다툰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 베텔스만)와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반응이 식지않는 것으로 보아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적 실용서 확대와 땅테크 서적이 유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 화제를 일으킨 인문서는 ‘미쳐야 미친다’(정민, 푸른역사),‘책문’(김영완, 소나무),‘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지음, 김영사) 등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책들은 주로 역사의 비주류, 또는 당시로선 톡톡 튀던 사회 부적응자들을 다루거나, 파격적인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별성, 차별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사서와 달리 마치 이야기를 듣듯 쉽게 읽힌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어필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경영서중에선 ‘땅테크’ 관련 책들이 주목받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 등, 황금가지)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랜덤하우스중앙)와 같이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개인의 경제적 마인드를 제고하는 책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올해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집 없어도 땅은 사라’(김혜경, 국일미디어),‘한국의 땅부자들’(조성근, 한국경제신문)은 각각 10만부를 훌쩍 넘어섰으며, 땅테크를 다룬 책은 적어도 1만부는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류바람의 덕도 톡톡히 보았다. 중국의 세계지식출판사는 ‘귀여니’(전9권)를 수입해 열풍을 일으켰으며,‘국화꽃 향기’(생각의 나무)도 중국에서 번역 출판돼 수십만부가 팔렸다.‘가을동화’‘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영상물을 모태로한 책도 물건이 없어 못팔 정도라고 한다. 타이완에서도 드라마 ‘대장금’의 원작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 행진을 계속하며 20만부 이상 판매됐으며, 일본에선 ‘욘사마’ 열풍 속에 ‘겨울연가’의 원작소설이 120만부 이상 팔렸다. 하지만 전체적 장기 불황속에 출판업계 또한 전반적으로 힘겨운 한해를 겪었다. 특히 매출액 10억 미만의 소형 출판사들의 어려움이 극심했다. 이들은 더구나 1000억원대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는 랜덤하우스중앙이 조직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데다가 학습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일부 출판기업들이 단행본 시장으로 진출, 시장확대를 꾀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힘겨운 생존경쟁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중앙M&B와 랜덤하우스가 합작해 출범한 랜덤하우스중앙을 비롯해 민음사, 김영사, 시공사, 웅진닷컴, 문학동네, 창비 등 매출 상위를 달리고 있는 출판사들은 작년에 비해 상당한 매출신장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즉 전반적인 출판 불황 속에서도 출판사들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던 한해였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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