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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심리상담 나선 노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심리상담 나선 노원

    노원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를 위한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등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선다. 17일 구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는 근무현장에서 반복·악성민원, 폭언 등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제도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구는 지난해 사회복지 현장 방문과 수요조사 등 사전 의견을 수렴했다. 종합사회복지관 9곳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과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면밀히 검토해 반영했다. 지원 대상은 지역 내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자활센터, 여성·가족시설, 아동·청소년시설 종사자 600여명으로 이들에게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리상담과 기타 성격검사 비용을 전액 구비로 1인당 최대 7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원이 필요한 종사자는 구와 계약된 전문 상담위탁기관에 직접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개인상담 후 필요 시 집단상담 프로그램도 병행할 수 있다. 상담결과에 따라 위기관리 대상일 경우 병원과도 연계한다. 상담은 대면 뿐 아니라 전화 등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며 종사자가 다른 곳을 통하지 않고 직접 상담기관에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동 지원을 위해 전액 구비로 1인당 12만원의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지원한다. 지역 내 노인, 장애인, 아동, 청소년시설, 종합사회복지관 등 173개 시설종사자 1901명이 대상이며 정규직뿐 아니라 비정규직 종사자도 지원받을 수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종사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일선 현장에서 애쓰는 종사자의 사기진작과 복지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오뚜기와 미역/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뚜기와 미역/임병선 논설위원

    오뚜기는 등산객이 예전에는 상상도 못한 먹거리들을 산행 중 챙기게 해준 중견 식품회사다. 코로나19 시대에 식단 짜는 데 애를 먹는 주부나 혼자 끼니를 때워야 하는 이들의 고민도 덜어 준다. 케첩, 카레, 마요네즈, 식초, 당면 등은 독보적 경쟁력을 지녔다. 하지만 오뚜기 하면 다양한 햇반과 라면, 미역국 제품이 우선 떠오른다. 3년 전 겨울 지리산 만복대 정상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맛본 미역국 맛은 일품이었다. 고(故) 김자옥씨가 케첩을 깍두기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고 했던 흑백 광고가 나온 것이 1970년이었다. 희한하게 촌스러운 기업 로고와 제품 글자체는 지금도 그대로다. 맞춤법 파괴 기업이란 오명도 들었다. 오뚜기, 쇼팅, 마요네스, 마아가린, 쨈, 도나스, 스프 모두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이지만 이 기업은 고집스럽게 바꾸지 않는다. 1969년 조흥화학공업 사장 함형준의 장남 함태호가 식품부를 들고나와 차린 풍림산업이 모태가 된 이 회사는 내수 식품시장을 살리겠다는 집념과 오기로 똘똘 뭉쳐 한국인의 입맛을 풍족하게 가꿔 왔다. 1980년 오뚜기식품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듬해 ‘3분 요리’를 내놓아 국내 레토르트 시장을 열었다. 2013년 하반기에는 삼양을 누르고 라면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2016년 9월 함태호 명예회장이 타계하자 많은 이들이 애석해했다. 24년간 심장질환을 앓은 어린이 4242명에게 경제적 후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듬해 비정규직을 없앴고, 라면값을 동결했다. 1500억원대 상속세를 ‘정직하게’ 납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식이 3년 만에 6배가량 올랐다. ‘갓뚜기’와 함께 사원들을 심하게 다룬다는 뜻에서 ‘헬뚜기’란 별명이 나란히 붙었다. 이 회사에 궂긴 일이 잇따르고 있다. 미역은 국내산만 쓴다고 광고하는데, 납품업체가 10년 동안 중국산 미역에 염화칼슘을 뿌려 썼다는 해양경찰청 수사 발표에 회사는 다음날 곧바로 리콜 조치를 했다. 방역 수칙을 어기고 유흥업소를 출입해 물의를 빚은 유노윤호가 하필 오뚜기 컵밥 광고를 찍었다. 어제는 함영준 회장이 지난 7년 동안 수천억원의 일감을 몰아준 가족 소유 광고회사를 오뚜기에 매각해 챙긴 돈을 상속세로 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대 회장을 승계한 함 회장이 사용한 방법을 장남 함윤식씨에게 대물림한다는 의심도 샀다. 오너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몸집을 키운 뒤 그 회사를 매각해 상속세로 내는 것은 재벌기업들의 전형적인 사익 편취 형태로 계열사를 사금고로 만드는 추악한 짓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소비자들의 믿음을 배신한 대목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길 바란다. bsnim@seoul.co.kr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로’ 시민특별위원회 선언문 내기까지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을 사람답게… 뉴노멀의 안전망

    사람을 사람답게… 뉴노멀의 안전망

    ‘격차가 재난이다.’ 직면한 팬데믹은 우리가 방치한 기존의 격차가 소외된 이들에게 어떻게 더 큰 재난이 되는지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지구적 시장의 자기책임의 윤리 아래 승자독식의 원칙과 각자도생의 삶이 지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뒤에 남겨지는 사람들을 위한 공적 보호망은 부재하거나 부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선언문을 마련한 우리 시민특별위원회는 더이상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다음 사항을 국가와 사회에 제안한다. 첫째, 교육 격차를 해소하자 열악한 가정 배경을 극복하고 양호한 학업성취에 도달한 학생들이 늘어나게 하려면 복지 확충을 통해 소득분배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능력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교육 격차 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상당한 저항과 반발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 하지만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급속한 소득 양극화 때문에 자녀 교육에 투자할 여력을 완벽하게 상실한 저소득층이 예전의 교육열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둘째, 불안정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자 팬데믹 아래 위기는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에게, 공공부문이나 대기업 종사자보다는 민간부문 중소영세기업 종사자에게, 임금근로자보다는 특수고용직종사자·프리랜서·자영업자에게 집중됐으며, 이들은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배제돼 있었기에 일자리 위기는 곧바로 소득 위기로 전이됐다. 따라서 코로나 위기의 극복은 기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의 개선을 동반해야 한다. 고용 형태, 기업 규모, 종사상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을 통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누구나 노동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고 일하려 할 때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 셋째, 돌봄을 공공화하자 급격한 고령화, 1인가구의 증가, 더 나아가 팬데믹 상황은 돌봄의 중요성을 재차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지속적으로 가족의 역할, 여성의 역할로 치부돼 왔다. 더불어 사회서비스는 민간 중심으로 공급이 이루어지며 질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자에게 충분한 소득과 처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지역공동체와 밀착된 사회적 돌봄의 공공화이다. 넷째, 사각지대 없는 소득보장을 구현하자 팬데믹 재난 속에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는 소득 격차로, 돌봄의 가족화는 저소득층에 더 깊은 타격을 안겼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기본소득, 기초자산 등 전통적 소득보장틀을 넘어서는 대안 논의가 활발해지는 상황은 고무적이다. 이 논의가 기존 사각지대를 넘어 진취적 시도로 발전하여 적절한 보장성을 구현하며 합리적 재정방안까지 지닌 사회적 합의안이 마련되기 바란다. 특히 촘촘한 소득보장을 위해 실시간 완전소득파악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섯째, 국가의 역할 확장 위해 튼튼한 재정을 마련하자 팬데믹 같은 위기 시에는 국채 등 단기 대책에 의존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종합계획이 요구된다. 재정지출 합리화 및 투명화, 과세 형평성 개선 등을 통해 시민의 조세 신뢰를 높이고 일부에 한정된 핀셋증세를 넘어 다수 시민이 사회연대를 위해 누진적으로 참여하는 종합증세 로드맵을 마련하자. 모든 위기는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다. 우리 동료 시민들이 각자도생의 원칙 대신, 남보다 탁월한 능력 대신 연대를 나눌 수 있는 ‘뉴노멀의 안전망’을 더불어 구축하자. 2021년 3월 14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DBpia, 자체 연구자 지원사업 ‘아카루트’ 통해 신진연구자 지원

    DBpia, 자체 연구자 지원사업 ‘아카루트’ 통해 신진연구자 지원

    학술지 논문 투고 과정에서 겪는 신진연구자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DBpia(디비피아)가 발 벗고 나섰다. 국내 대표 학술 플랫폼 DBpia는 ‘아카루트’와 손잡고 ‘젊은 연구자 논문 투고료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DBpia와 함께 학술 전문 기업 누리미디어에 속한 아카루트는 2020년 4월부터 논문 투고료 지원, 해외 논문번역 지원, 연구자 단체 지원 등 국내 학술 생태계를 위한 연구 지원 사업을 지속해 왔다. 아카루트는 아카데미(Academy)와 루트(Root & Route)의 합성어로 연구자들이 학술계에 뿌리를 내리고, 연구자로 나아가는 길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카루트가 단독으로 논문 투고료 지원 사업을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DBpia와 힘을 합친 올해는 지원 규모와 학문분야가 늘어났다. 지원하는 연구자는 40명에서 70명으로 인문, 사회과학 분야로 제한됐던 학문분야는 자연과학, 공학, 예술체육에까지 확대됐다.이번 지원 사업 신청은 오는 3월 31일까지이며, 신청 자격은 한국연구재단 분류 기준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예술체육 분야를 전공하는 석박사 대학원생 및 수료생과 박사학위 취득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비정규직 연구자들이면 가능하다. 이번 지원 사업의 자세한 신청 요강과 방법은 DBpia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학술지 논문 투고를 준비하는 한 대학원생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때마다 심사비와 게재료 등을 납부하는 게 적잖은 부담이었다”며 “연구지원 사각지대에 지속적으로 관심갖는 DBpia의 이런 지원이 정말 반갑다”고 반색했다. 지원대상자로 선정된 연구자들은 단독 또는 제1저자로 집필한 논문이 KCI 등재지나 등재후보지 게재가 확정되면, 심사비와 게재료가 포함된 투고료 일체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단, 다른 기관에서 해당 학술지 투고료를 지원받지 않아야 한다. 이와 관련, DBpia 최순일 대표는 “DBpia는 독립연구자, 학문후속세대, 신진연구자 등 지원 사각지대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지원사업도 DBpia의 오랜 노력의 일환이다”라며, “논문 투고료 지원사업을 통해 학문후속세대 등 신진연구자들의 발돋움에 기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학술콘텐츠의 발굴과 학술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하는 기업인 누리미디어는 국내 대표 학술플랫폼 DBpia를 비롯, 한국학 전문 지식콘텐츠 KRpia, 연구 지원사업 아카루트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의진의 교실 풍경] 나중에 온 일꾼에게도 품삯을 주시오

    [이의진의 교실 풍경] 나중에 온 일꾼에게도 품삯을 주시오

    어느 날 포도밭 주인이 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자기 포도밭으로 보낸다. 다시 아홉 시쯤에 나가 역시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는 포도밭으로 보낸다.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같은 일을 한다. 그런데 오후 다섯 시쯤에 나가 보니 여전히 하는 일 없이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여기 서 있소?” 묻자 그들이 말한다.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다른 이들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라고 말한다. 저녁 때가 되자 주인은 관리인에게 ‘품삯을 내주라’고 지시한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으니, 맨 먼저 온 이들은 자신들이 더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들에게도 한 데나리온씩만 주어졌다. 당연히 투덜거릴 수밖에.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받는군요.” 성경에 나오는 포도밭 주인과 일꾼들의 이야기다. 젊은 날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발끈했다. 무슨 소리인가, 어떻게 이른 아침부터 일한 사람과 오후 늦게 일을 시작한 자가 똑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분개했다. 그런데 차차 ‘오후 다섯 시’까지 ‘일을 얻지 못하고 서 있던 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생각이 닿았다. 하루종일 ‘아무도 사 가지 않은 자’, 오늘날로 치자면 노동력을 상실했거나 혹은 다른 이들보다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신체가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너무 어리거나, 아이가 딸린 여성이었거나. 해가 지기 직전까지 아무도 ‘사 가지 않던 자’들에게 기계적으로 주어지는 노동시장의 평등한 기회는 정말 공정한 기회였을까? 많은 이가 공평하게 교육받고 각자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사회를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경쟁의 결과로 얻게 된 불평등은 오롯이 무능하고 게으른 개인이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암묵적으로 전제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모두가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달콤한가. 모든 것이 오로지 ‘너’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하면 마음은 또 얼마나 편안한가. 그러나 자기 방을 가진 아이와 반지하 셋집에서 공부방은커녕 머물 공간 하나 확보하지 못한 아이가, 학원가가 형성된 도시에서 공부하는 아이와 벽촌의 아이가, 장애가 있는 아이와 건강한 아이가, 정규직 부모를 가진 아이와 비정규직 부모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공부할 수 있는 아이가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 출발선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기회의 평등이 곧 공정으로 이어진다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 ‘21세기 자본’에서 토마 피케티는 “과거가 미래를 잡아먹는다”고 했다. 심지어 눈에 보이는 경제적 부, 계급, 학력, 지역 격차만이 아니라 학습능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화자본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이란 ‘눈 가리고 아웅’이기 쉽다.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걸 잊고 있다. 모두에게 출발선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도착 지점은 비슷하거나 최소한 차이가 적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말이다. 지금의 격차가 단지 한 개인의 노력 부족을 탓할 문제만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나중에 온 일꾼에게 얼마의 품삯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합의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초·중·고를 거치는 12년 동안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과정과 토론을 통해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할 시민사회의 핵심 과제다.
  • 파업 83일째…“복직 포기 못한다” LG 해고 청소노동자의 손편지

    파업 83일째…“복직 포기 못한다” LG 해고 청소노동자의 손편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때가 나았겠다 생각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전 혼자가 아니에요. 같이 투쟁하는 언니들 생각하면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지 다짐하게 돼요. 이기고 싶어요. 꼭 이길 거예요.” 용역업체 변경으로 집단해고된 LG트윈타워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8일 파업 농성 83일째이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청소노동자의 약 70%가 여성인 청소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통해 고용 불안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LG트윈타워분회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여의도역으로 도보 행진을 한 뒤 여의도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 승계는 청소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라면서 “(집단해고 문제를) LG가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LG의 자회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지수아이앤씨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하고 백상기업과 새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백상기업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 청소노동자 80여명이 지난 1월 1일 해고됐다. 이 중 30여명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파업 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파업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노동자 2명의 손편지를 공개했다. 조합원 김모씨는 편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말 해고 통보를 받고 솔직히 고민이 됐었어요. 평생을 저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살아왔어요. 그런 제가 계속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가난하고, 없이 살아온 내가 너무 욕심부리는 건가 몇 번을 고민했습니다. 그치만 이렇게 쫓겨나듯 나갈 수는 없겠더라고요. 열심히 일했는데 그냥 포기하기는 싫었어요.”LG트윈타워에서 청소노동을 한 지 5년 정도 됐다는 김씨는 “청소일하고 남편 돌보는 것 말고는 몰랐던 제가 우리처럼 해고돼서 싸우는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고, 우리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청소노동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꼭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또다른 파업 참여자인 조합원 안모씨는 “지난해 말 해고 통보를 받고 80일 넘게 농성을 하며 투쟁하는 저에게 가족들은 마음이 아프다며, 어떻게 대기업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냐고 걱정하듯 말한다. 저는 담담하게 ‘건강하니까, 더 일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라고 대답한다”면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끈처럼 여기저기 연결된, 연대해주는 분들 손을 놔버릴 수 없다. 꼭 이겨야겠다는 오기도 생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파업에 참여한 청소노동자 전원이 LG트윈타워가 아닌 LG마포빌딩에서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노조 측에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고용 승계가 업계 관행이었던 이유는 해당 건물에서 숙련된 노동자들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백상기업도 그동안 다른 사업장에서는 늘 (이전 용역업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해왔다”며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을 굳이 다른 건물로 보내려는 것은 원상 회복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올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20만 5000명 정규직 전환

    올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20만 5000명 정규직 전환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 20만 50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완료키로 했다. 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3단계로 진행 중인데 1단계는 중앙행정기관·지자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교육기관, 2단계는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및 지방공기업 자회사, 3단계는 민간위탁 사업이다. 현재 추진 중인 공공부문은 1단계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기관은 총 853곳, 20만 4935명이다. 정부가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19만 9538명이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가운데 19만 2698명이 전환했다. 정책 목표의 94%를 달성한 셈이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1단계가 마무리 단계지만 일부 기관에서는 자회사 등 정규직 전환 방식과 채용 절차 등을 놓고 노사 갈등이 빚고 있다. 고용부는 정규직 전환 대상 결정을 못 내린 기관에 대해서는 전담자를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전문가 컨설팅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공공부문 정규직화 1단계에서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인원 가운데 해당 기관 직접 고용 인원은 14만 1222명(73.3%)으로 집계됐다. 4만 9709명(25.8%)은 자회사, 1767명(0.9%)은 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에 고용됐다. 정규직 전환 대상 업무에 기존 비정규직을 전환 채용한 경우는 16만 1265명(83.7%), 경쟁 채용은 3만 1433명(16.3%)이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비정규직이 오랜 기간 고용 불안과 차별을 감내해온 점을 고려해 전환 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전문직 등 청년 선호 일자리는 경쟁 채용을 하도록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청년고용의무제 위반 공공기관장 문책하라

    공공기관조차 지난해 청년 고용을 줄였다. 고용노동부가 어제 발표한 공공기관 청년 고용 현황에 따르면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지방공기업 포함) 436곳의 청년(만 15∼34세) 신규 채용 인원은 2만 2798명으로 2019년 적용 대상 공공기관 442곳의 2만 8689명보다 5891명 줄었다. 해당 기관의 전체 정원이 38만 5862명에서 38만 7574명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코로나19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2014년에 도입된 청년고용의무제에 따라 공공기관은 해마다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명단이 공개되고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된다. 강원랜드·그랜드코리아레저(GKL)·88관광개발 등은 코로나19로 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지만 APEC기후센터·국립박물관문화재단·예술의전당·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한국건설관리공사·대한법률구조공단 등 6개 공공기관은 2년 연속, 한국석유공사·우체국물류지원단·예술경영지원센터 등 3개 공공기관은 3년 연속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지난해 청년(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줄었다. 20대만 보면 감소폭이 2.5% 포인트로 더 커진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로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현재 고통을 겪는 청년들은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경력 상실로 인한 임금 손실 및 사회적 격차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청년층의 ‘취업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 준수는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그제 밝힌 대로 청년고용의무제를 올해 말에서 2023년 말로 연장하기 위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하루빨리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공공기관 운영평가에서도 청년고용의무 준수 반영 비중을 높이고 연속해서 지키지 않는 경우 공공기관장 문책 등 더 강한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청년을 지키지 않고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복지부동 공무원, 19세기에도 있었다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복지부동 공무원, 19세기에도 있었다

    공무원 생리학/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류재화 옮김/페이퍼로드/216쪽/1만 5800원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이 공무원시험에 관심 있다고 한다. 한 취업 포털이 지난해 10월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이 37.4%, ‘앞으로 공시를 준비할 의향이 있다’는 답이 무려 48.4%였다. 청년층이 공시에만 매달리면서 생산 활동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도 17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사실주의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인간 희극’ 연작으로 잘 알려진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은 공무원 사회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공무원에 대한 정의부터 보자. 발자크는 “관공서 수위”는 물론 프랑스 국왕까지도 공무원 범주에 넣는다. 그는 당대 법학자 코르므냉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 국왕이 1200만 프랑 급료를 받는 공무원”이라고 규정한다. 발자크는 국왕도 세비를 받는 공무원이니 법의 감시 아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40년대 프랑스 공무원은 대략 4만명, 평균 월급은 1500프랑이었다. 발자크는 그들의 유용성을 이렇게 표현한다. “하찮은 물건이어도 이것 없이는 기계가 안 돌아가지.” 이유가 있다. 국가를 막론하고 현대에도 공무원을 가리키는 말, 복지부동(伏地不動)은 당시에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발자크는 “공무원이 나랏일을 한다고 해서 모든 책임이 공무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두둔한다. 국가 경영의 잘못은 정치인의 몫이다. 발자크는 보통 비정규직으로 일컬어지는 ‘임시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임시직은 ‘가난한 임시직’과 ‘부유한 임시직’ 두 종류밖에 없다. 가난한 임시직은 말 그대로 자리 하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다. 부유한 임시직은 요즘으로 치면 ‘낙하산’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고위직 공무원한테 위임되거나 청장 같은 최고 간부 옆에 배치”되는데 “관청의 최고 직무”를 차지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19세기 프랑스 공무원 사회에서 21세기 한국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발자크는 19세기 당시 공무원들의 직책과 역할 등등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일견 프랑스 사회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분업화된 세계임을 보여 준다. 하지만 한발 더 깊이 들어가면 경직될 수밖에 없는 공무원 사회가 속절없이 퇴보하고 있으며, 비효율은 말할 것도 없음을 보여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와도 닮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교직원 빠른 접종 필요”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교직원 빠른 접종 필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된 가운데 병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오는 3분기에 예정된 교직원에 대한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된다. 26일 노동건강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성명에서 “의료기관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우선 접종 대상인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서 보건의료인을 제외한 이송, 환경과 시설 관리, 간병 노동자 등 비의료인이나 간접 고용 노동자 등 비정규직은 제외될 예정”이라며 “향후 접종 대상인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와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등 보건의료인으로 대상이 한정돼 이러한 의료기관에서도 비정규직 이송·간병·시설·청소 노동자가 배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는 차별적 조치일 뿐만 아니라 감염병 차단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를 초래해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안전한 등교 수업을 위해서는 3분기로 예정된 교직원의 우선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교직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독일과 미국은 등교 확대를 위해 교사 우선접종을 실시했다”면서 “질병관리청에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학교행정실에서는 예외?”

    양민규 서울시의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학교행정실에서는 예외?”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전국 시·도교육청 차원의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이들은 같은 학교 행정실에서 같은 업무를 해도 ‘호봉제’와 급여 차이가 나고,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지난 25일에 열린 제299회 임시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감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의 호봉제 전환과 수당지급 등 현실적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에 따르면, 현재 10년차 기준‘월급제 행정실무사’의 연봉은 호봉제에 비해 약 1300만원이나 차이가 나며 이는 전국시도교육청 동일하다. 그러나 광주광역시교육청과 전라남도교육청의 경우 이러한‘동일노동’에 발생하는 차별을 해소하고자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를 호봉제로 전환했다.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는 교육공무직원으로서 임금체계가 ‘초·중등학교 회계직원 계약 관리기준(안)’에 따라 호봉제가 아닌 월급제를 적용해 왔고, 2014년 이후 적용되는 월급제 유형구분에 따라 임금유형2(비자격소지자 및 일반적 업무지원자 등 대상)에 해당한다. 양 의원은 “임금유형구분에 있어 자격증 유무에 업무 특성과 노동강도,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나, 현재 임금유형은 관련 자격증 유무로만 나누어 같은 업무를 해도 급여차이가 크고 상대적 박탈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공무직 차별해소는 공공부문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며 조희연교육감도 2014년과 2018년 월급제 행정실무사에 대한 처우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호봉제 전환에 대한 공약을 표명한 바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행정실에 신규인력이 발령받으면 10년차 이상 된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가 현장에서 교육하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들은 병가라도 낼 수 있지만, 월급제 사무행정실무사는 업무마비가 우려돼 그마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현실을 질타하며, 노동인권차원에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진보교육감 정책에 부합하는 것인지 교육감의 답변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양 의원은 “동일업무임에도 동일 임금을 받지 못한다면 차별당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지적하며, 5개 시·도교육청에서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교육청이 다양한 논의를 거쳐 해결 방안을 찾아나갈 것을 주문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에 충분히 공감하고 수긍한다고 대답하고 총체적으로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살아남기’ 포기한 6463명… 그 뒤에 남겨진 ‘꿈의 흔적들’

    코로나19로 초래된 경제 위기는 청년 누군가에게는 ‘코로나 감염’보다 더 위협적이다. 지난 한 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1만 2592명(잠정치)이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900명의 약 14배에 이르는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30대 청년층이다. 지난해 1~8월까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치료받은 1만 5090명 가운데 20대는 421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전 연령층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다. 30대는 2250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 시도 증가율(13%)을 보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취업난이 심화되고 빈부 격차가 커지면서 약자가 더 약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면서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상실감이나 좌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청년들은 어떤 말을 남겼을까. 고독사·살인 현장 등을 정리하는 전문 업체 크린키퍼스 이창호 대표, 박세환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의 유품에 담긴 사연을 재구성했다.‘부디 견디길….’ 윤지수(24·가명)씨가 ‘아 유 해피’(Are you happy)라고 쓰인 일기장 표지에 꾹꾹 눌러쓴 표현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지수씨는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를 꿈꿨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취준생의 간절함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평소 롤모델로 생각했던 유명 언론인을 만난 후 벅찬 기쁨을 기록한 지수씨는 그다음 문장에서 그게 ‘꿈’이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책장에는 학교에서 받은 상장들이 보관돼 있었다. 지난해 6월 짧은 생을 마친 그녀의 원룸에서는 먹다 남은 신경안정제가 발견됐다. 지난해 청년 고용시장은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유례없는 ‘빙하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 규모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인 ‘확장실업률’도 25.6%(지난해 7월 기준)로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은 공식 실업률이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실업자 외에도 주당 36시간 이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식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잠재 구직자 등을 포함해 산출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에 몰려 있고, 코로나로 더 큰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면서 “특히 20대 여성은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7만 5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했다. 30대 중반의 박주호(가명)씨는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방에는 팔다가 재고가 된 독수리연이 쌓여 있었다. 다른 쪽에는 그가 노점으로 했던 솜사탕과 달고나 기계가 있었고, 인근 공터에는 그의 푸드트럭이 주차돼 있었다. 주호씨가 생전에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보여 주는 흔적들이다. 그의 형은 “주호가 안 해 본 것이 없다. 결혼도 미루고 열심히 살던 녀석이…”라며 애통해했다.경기는 불황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청년층의 심리적 박탈감도 커졌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의 고시원에서 숨진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된 30대 초반 김민준(가명)씨. 그의 거처인 창문도 없는 3평 남짓한 방은 전등을 켜지 않으면 종일 어두컴컴했다. 층마다 얇은 합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7~8명이 살았지만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아채지 못했다. 냉장고 안에는 꽁꽁 얼어붙은 김치뿐. 유품이라곤 10벌도 채 되지 않은 옷가지가 전부인 그의 방에서 눈에 띈 건 단 한 권의 소설책이었다. ‘오피스텔’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창업한 회사가 부도난 후 재기에 성공하는 사업가의 야망과 로맨스가 줄거리다. 그는 이 소설을 보며 고시원 삶의 탈출을 꿈꾼 게 아닐까.30대 초반의 민재현(가명)씨는 지난해 6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월세 한 번 밀리지 않았다. 옷장에는 그가 산 ‘태그’도 안 뗀 새 점퍼가 걸려 있었고, 유튜브 방송을 위한 촬영 장비들도 세팅돼 있었다. 그가 성공을 꿈꿨던 유튜버의 실상은 2019년 종합소득을 신고한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기준 상위 10%가 2억 1600만원을 벌 때 하위 33%는 연 1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유품을 손수 거둔 박 이사는 “현장에 나가면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이나 아픔이 느껴진다”며 “자식 같은 이들이 채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심화시킨 사회적 관계의 단절감은 정서적으로 시한폭탄의 뇌관 같다. 스스로를 고립 청년으로 소개한 장현태(24·가명)씨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쉼터 친구들이 유일한 사회적 관계였다고 했다. 가족과의 연결도 끊어진 그는 경기도의 한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했다. 나이가 차 쉼터를 나온 뒤 하루 12시간씩 주 6일 동안 하던 식당 일도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후 그만뒀다. 장씨는 그해 3월부터 6월까지 경기 성남의 반지하방에서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고립감과 우울감도 커졌다. 장씨는 “쉼터에 있을 때는 그곳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동력이었는데, 코로나 이후 관계들이 다 끊기면서 악순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울증 위험 진단을 받고 고립 청년들의 회복을 돕는 민간단체 ‘리커버리센터’에서 공동체 생활 중이다.주지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은 “이제까지 자살 예방 대책은 중장년과 노년층 위주였고, 청년층에 대해서는 ‘젊으니깐 이겨내라’는 방식에 그쳤다”면서 “고립과 우울감, 경제적 박탈감 등 청년층의 심리 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실직, 생활고, 기댈 곳 없는 빚순환… ‘살아남기’ 버거운 청춘

    지난해 코로나19가 할퀸 청년들의 면면은 닮아 있다. 기약 없는 재취업을 기다리고 있는 계약직 해고노동자 전연정(31·가명)씨와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를 잘린 김준영(25·가명)씨, 실직 후 카드론으로 생활 중인 이주현(34·가명)씨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같지 않다. 비정규직, 계약직, 최저임금 아르바이트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에게 코로나는 생존의 위협이다. 지난해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여전히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중’이다.●月40만원으로 끼니만… 전월세 대출도 막혀 2015년부터 지방의 한 복지관에서 계약직 사회복지사로 일해 온 전연정씨는 2019년 12월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전씨는 곧바로 재취업에 나섰지만 이듬해 1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후 비자발적인 ‘구직 악순환’에 빠졌다. 다른 복지관에 최종 합격했지만 감염병 우려로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매달 160만원씩 받던 실업급여가 끊기면서 생활고에 빠졌다. 지병을 앓아온 홀어머니와 사는 20평대 아파트 월세 50만원을 내기 위해 300만원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깼다. 전씨 모녀는 한 달 40여만원으로 쌀과 반찬만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전씨는 1인 가구만 대상인 주택기금의 청년 전월세대출도 신청할 수 없었다. 전씨는 현재 지자체의 공공일자리로 생계를 잇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청년 대상 지원을 받으려 해도 문턱이 높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시 덮친 코로나에 또 계약직 일자리 잃어 올해 대학교 4학년인 김준영씨는 지난해 2월 대구의 한 유통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중 점주로부터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았다. 일시적인 휴점일 거라고 애써 불안한 마음을 눌렀지만 한 달 후 김씨는 권고사직됐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며 본사가 전 지점에 계약직 정리 지침을 내린 여파다. 다행히 고용보험 가입 기간 180일이 넘어 실업급여가 나왔다. 3월부터 110만원가량씩 나오는 실업급여로 6개월을 버텼다. 그가 일했던 매장은 매출이 회복되자 9월에 다시 판매직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3차 코로나 유행으로 3개월 만에 또 권고사직됐다. 이번에는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도 받지 못했다. 김씨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려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생활금 대출 150만원과 신용카드 단기대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1년 새 두 번이나 권고사직되고 궁핍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가족도 돕기 힘들어… 구직·생계 ‘빈곤의 늪’ 전씨나 김씨처럼 한시적이라도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이주현씨는 지난해 1월 학원이 폐업하면서 실직했다. 학원장은 주말도 없이 하루 12시간씩 이씨에게 강의하도록 했지만 4대 보험을 적용해 주지 않았다. 그는 과외로 생계를 잇다 이마저도 일이 끊겼다. 이씨에게 구직과 생계는 현실 속 늪이었다. 은퇴한 부모와 정신지체장애를 겪는 언니에게 지원까지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신용카드 2개로 카드론을 받아 돌려막다 빚이 1000만원대까지 늘었다. 결국 그는 월세가 6개월째 밀리면서 부모와 언니가 사는 본가로 씁쓸히 귀향했다. 이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카드론 이자를 더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의 프리워크아웃(이자율 채무조정)을 상담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어떻게든 동아줄이라도 잡아 보려는 사람들은 쥐고 있던 동아줄도 놓치기 쉬운 세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들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내 18개 시중은행(수출입은행 제외)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대의 신용대출 잔액은 9조 6000억원으로 전년(7조 4000억원)보다 29.7% 늘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도 52조 1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41조 6000억원) 대비 25.2% 늘었다. 반면 40대부터 6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은 10%대에 그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의 부채는 지금처럼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이들이 다시 취직해 갚기 어려운 성격의 부채라는 점에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액수 자체는 적지만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소비자 개인에게는 가계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소득이 적은 20대의 경우 지난해 카드론과 신용카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크게 늘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의 ‘연령별 카드론 잔액 및 리볼빙 이월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카드론 잔액은 1조 1410억원으로 전년(9630억원) 대비 18.5%, 일부만 결제하고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전년 대비 6.8% 늘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율이다. ●“수당 등 용돈주기 아닌 일자리 대책 내놔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청년 수당 등 지원금 위주의 정책에 지나지 않았다”며 “단순 용돈 주기식의 대책이 아니라 청년고용 문제에 대한 특단의 일자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index.php?section=section2)로 연결됩니다.
  • 이재명 “청년들 ‘존버’에서 주식으로…선택 여지 없어”

    이재명 “청년들 ‘존버’에서 주식으로…선택 여지 없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청년들의 주식 열풍은 ‘가장 불평등한 불황’에서 나오는 절박한 외침”이라며 “‘기승전 경제’여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청년들은 ‘존버(엄청나게 버티는 상황)’를 택했다. ‘엄빠찬스’가 없어 하루 몇시간씩 알바를 하면서도 도전의 끈을 이어갔다. 그러나 소위 ‘눈높이’를 낮춘다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코로나19의 쓰나미가 고용시장 자체를 삼켜버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마음이 급하다. 파카라도 걸칠 수 있는 사람과 맨몸으로 추위를 견뎌야 하는 사람에게 코로나19의 칼바람이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택트 특수를 맞은 일부 IT기업들은 일자리도 연봉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억대 연봉 개발자 모셔가기 경쟁이 이루어진다”며 “반면 한편에서는 택배나 배달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당장의 생계를 해결하는 압도적 다수의 청년들이 있다”고 했다. 또 “병을 오래 앓을수록 회복도 오래 걸린다. 설사 1~2년이 지나 경기가 회복되어도 한 번 벌어진 격차는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며 “지금의 2030 ‘코로나 세대’는 어느새 신규 채용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중고신인’이 되어버린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최근 우리 청년들이 주식과 비트코인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열심히 일해서 가족은 커녕 본인도 건사하기 힘든데 취업문조차 급속히 좁아졌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청년 문제는 단지 청년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청년기에 벌어진 격차는 40대, 50대가 되어서도 회복하기 어렵다. 청년이 희망을 잃으면 장년은 여유를 잃고 노년은 빈곤해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저성장이 실업, 청년, 저출산 등 모든 사회문제의 주 원인이고,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 지속성장이 가능해야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린다”고 했다. 이 지사는 “모두가 경제적 풍요를 일부나마 함께 누리고, 소비와 수요 확대를 통해 지속성장의 길을 가야한다”며 “그리고 가장 유용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라고 역설했다. 또 “늘 기본소득, 기본금융(대출), 기본주택 등 경제적 기본권에 대해 말씀드린다. 때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기승전경제’를 외친다”며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례없는 불황과 불평등에는 유례없는 해법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과거의 제도나 관습, 사상에 얽매여 있을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저 임금으로 몸살앓은 중국…올해는 얼마나 더 받나?

    최저 임금으로 몸살앓은 중국…올해는 얼마나 더 받나?

    중궈신원왕(中国新闻网) 등 다수 매체들이 중국 각 지역정부의 2021년도 최저임금 인상 방침을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지 신랑차이징(新浪财经)은 ‘새해에는 월급을 올려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제목으로 2021년 다수 지역의 최저 임금 인상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시, 헤이룽장, 산시성 등 다수 지역에서 최저임금기준 인상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임금 인상안에는 기존 정규직 직원 외에도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도 포함됐다. 이번에 공개된 최저임금 인상안은 오는 4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된다. 전국 31개 성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법정 최저 월급을 공표한 지역으로는 상하이 시가 꼽혔다. 상하이의 월최저임금은 2480위안(약 42만6000원)으로 확인됐다. 최저 월급이 2000위안을 넘은 지역으로는 상하이, 광둥, 베이징, 텐진, 장쑤성, 저장성 등 6개 지역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낮은 수준의 법정 임금을 지급 중인 지역으로는 기존 월평균 1680위안(약 28만9000원)에서 1850위안(약 31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장시성이 꼽혔다. 다만 장시성 내에서도 도심을 벗어난 외곽 2류 지역에서의 최저 임금은 기존 1580위안(약 28만원)에서 1730위안(약 29만7000원)으로 조정, 장시성 농촌 다수의 지역에서는 기존 1470위안(약 25만원)에서 1610위안(약 27만6000원)으로 조정하는데 그쳤다. 이는 최저 시급으로 환산할 시 도심 소재 업체에서 근로할 경우 1시간 당 기존 16.8위안(약 2885원)에서 18.5위안(약 3177원)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이어 헤이룽장성에서는 최저 월급을 지역마다 3등급으로 구별, 도심 소재 회사에서는 월 최저 임금으로 1860위안(약 31만9000원)을 지급토록 했다. 단 도심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수록 2등급 지역에서는 각각 월 최저 1610위안(약 27만6000원), 1450위안(약 24만9000원) 등을 지급토록 했다. 이는 시급으로 환산할 시 시간당 각각 18위안, 14위안, 13위안 수준이다. 산시성 역시 오는 5월 1일을 기준으로 최저 임금 인상안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지역에서는 기존 최저 임금에서 150위안(약 2만5000원)이 일괄 상향 조정된다. 도심 중심지 소재 회사의 경우 기존 최저 임금 1800위안에서 150위안 상향 조정된 1950위안을 지급, 이어 도심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수록 기존 1700위안, 1600위안이었던 최저 임금이 각각 1850위안, 1750위안 등으로 일괄 상향 조정됐다. 최저 시급은 시간당 1위안(약 170원) 씩 일괄적으로 상향 조정, 기존 18위안에서 19위안, 17위안에서 18위안, 16위안에서 17위안 등으로 올려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최저 임금표는 전일제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최저 월급 기준을 적용, 비전일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은 최저 시급 기준을 적용 받게 된다. 이들은 이와 함께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악덕 업주’를 적발하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산시성 인사청은 성 전체 각급 인사부서와 노동조합이 협력하는 공동 조직공동체를 신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조정된 최저 임금 표준 시행 상황을 점검,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또 일부 악덕 업주의 규정 위반 및 불법 행위를 조사해 법정 최저 임금 이하의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 법에 따른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노동학회 쑤하이난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다수 지역은 최저 임금을 동결하는 것을 기본으로 시행했었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성장 둔화 탓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동결됐던 최저 임금 상승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스타벅스, 보호종료청년 자립 지원… 아름다운재단에 ‘3억원 기금’ 전달

    스타벅스, 보호종료청년 자립 지원… 아름다운재단에 ‘3억원 기금’ 전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다음달 12일까지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2021 청년 자립정착꿈 지원사업’에 참여할 보호종료청년을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3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아름다운재단에 전달한다. 이 기금은 일용직, 비정규직으로 생활하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보호종료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진출을 돕는 데 쓰인다. 선발된 청년에게는 1년간 최대 5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지원한다. 대상은 전국 아동복지시설과 가정위탁 보호 종료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거나 정규직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만 19세부터 24세 이하 청년이다. 지원 방법은 아름다운재단과 한국사회복지관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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