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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용세습 국정조사 제대로 해 공정성 확보해야

    여야가 그제 공공부문(공기업,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된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과 강원랜드의 채용비리 의혹 등이 이번 국조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교통공사 협력업체, 한국가스공사, 한전KPS 등에서도 고용세습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조사에 포함될 전망이다. 고용세습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구태이자 적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필요하나 편법 꼼수가 판치면서 취업 절벽에 선 구직자들의 가슴은 피멍만 들고 있다. 국정조사를 통해 고용세습 세력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필요하다면 실명 공개도 검토해야 한다. 한데 여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이번 국정조사가 ‘차기 대선 주자 흠집내기용’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마치 권력형 비리라도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민생을 인질로 삼은 야당의 정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자칫 국정조사가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될까 우려스럽다. 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를 떠나 오로지 고용세습의 실상을 밝히는 데 매진하길 바란다. 정부도 이참에 현대차 협력사에서 확인된 고용세습 등 민노총 산하 노조가 관여된 고용세습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그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1차 자동차부품 협력사인 S사가 노조의 요구로 2011~2013년과 올해 노조 조합원의 자녀와 친인척 등 40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 우선순위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1∼3순위는 회사 현직 및 퇴직자의 자녀, 친인척, 지인이고 일반 청년은 4순위였다고 한다. 노조에 연줄이 없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어 간 도둑질과 다를 게 없다. 정부는 단체협약을 통해 고용세습을 보장한 기업이 있는지 등을 조사해 불법 여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 [사설] 경사노위, 균형 갖춘 사회적 대화 기구 역할해야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경사노위에는 기존 노사정위원회에 참가한 주요 노사 대표뿐 아니라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이 포함됐다. 탄력근로제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국민연금 개혁 등 앞으로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타협을 모색해야 할 현안은 하나같이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참여할수록 시행착오를 줄이고, 합의 이행에 추동력이 생기는 만큼 폭넓은 위원회 구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 맥락에서 경사노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끝내 출범식에 불참한 것은 매우 안타깝다. 대결보다 협력을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지 말고, 하루빨리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 한국 경제와 사회의 핵심적인 현안들을 다루는 유일무이한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경사노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임에 걸맞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일이 관건이다. 노동계에 치우치거나 사용자 편을 들거나 정부 눈치를 봐서도 안 된다. 그랬다간 갈등의 조정이나 타협은 고사하고,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경사노위는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와 관련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을 인정해야 한다는 권고를 담은 공익위원 안을 내놨다. 민주노총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동계 입장을 대폭 반영한 공익위원 안을 발표한 게 과연 온당했는지 의문이다. 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이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도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과거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경사노위는 의제 선정, 논의 방식, 결론 도출 모든 과정에서 노동계·경영계의 자율적인 대화·타협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마땅히 그래야 할 일이다. 경사노위가 오로지 각 주체 간 대화와 설득, 양보의 미덕을 통해 대타협을 도출하는 균형 있는 사회적 대화 기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 [길섶에서] 길 위의 젖은 낙엽처럼/김성곤 논설위원

    요즘은 송년 모임도 일찍 시작한다. 12월엔 날을 잡기가 쉽지 않아 11월 모임도 많다. 형식도 가지가지다. 산이 좋은 사람은 같이 산에 오르는 것으로, 영화를 본 뒤 차 한 잔으로 송년회를 대신하기도 한다. 저녁자리, 밥으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송년 모임의 정형이 깨진 지는 오래다. 하기야 먹고 마시는 게 능사인가. 살림 걱정에 자식들 챙기고, 거기에 노부모까지 계시면 퇴근 후든 휴일이든 시간 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밥 먹고 술 먹는 송년 모임에 다녀왔다. 회사 그만두고 쉬고 있는 친구부터 아직 직장에 다니며 법인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친구, 퇴직 후 작은 회사에서 비정규직 일자리를 찾은 친구까지…. 예전엔 거의 샐러리맨이었는데 이젠 다양해졌다. 술이 거나해지고 이들은 하나둘씩 빠져나간다. “야 회사 오래 다녀라. 바깥은 지옥이다. 나와보니 쥐꼬리만 한 월급이 그렇게 큰돈인지 이제 알 것 같다.” 퇴직하고 쉬니까 좋다던 친구의 얘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온 날 쓸어도 쓸어도 떨어지지 않는 아스팔트 위의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회사 오래 다니자”고 같이 건배했던 친구다. 70은 기본, 80세까지 일하는 세상이라지만, 밖이 아무리 춥고 지옥이어도 안 나오고 버틸 수 없는 세상이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LG전자 “서비스센터 3900명 직접고용”

    LG전자 “서비스센터 3900명 직접고용”

    별도 자회사 설립 없이 정규직 전환 조성진 부회장 “고객에게 최상 서비스” 노사 “노경문화 선진화에 힘 모을 것”LG전자가 전국 13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3900여명을 직접 고용한다.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회사가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LG전자는 22일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그동안 협력사가 운영해 온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결정에는 LG전자 노동조합 배상호 위원장의 지속적인 요청이 크게 작용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배 위원장은 “고객 서비스를 통한 사후 품질관리 역시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비스 엔지니어들의 직접 고용을 계속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협력사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직접 고용 절차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부회장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노조는 이번 직접 고용을 계기로, 고유의 ‘노경(勞經)문화’를 선진화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1993년 수직적 개념인 ‘노사관계’ 대신 수평적 개념의 ‘노경관계’를 도입했고, 올해까지 29년 연속 무분규 임금교섭을 이어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삼성전자서비스가 87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 비정규직 전환’ 등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다. 앞서 조 부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98개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해 열린 ‘2018년 협력회 워크숍’에서도 상생 행보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조 부회장은 “협력사와의 상생으로 융복합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LG전자는 지난 60년간 변화와 혁신, 상생협력을 통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했다”면서 “6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이 되도록 협력사들과 힘을 모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사의 생산라인 자동화, 정보화 시스템 구축을 확대하는 등 노하우를 적극 전수하겠다”며 “다양한 혁신 기술들을 경영 전반에 접목해 다가오는 융복합 시대를 함께 선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ILO ‘맞불’… 文 “역지사지 대화로 절충안 끌어내야”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ILO ‘맞불’… 文 “역지사지 대화로 절충안 끌어내야”

    노사정위보다 위원구성 확대… 18명 체제 청년·비정규직·여성·소상공인까지 참여 첫 회의 “민노총 조속 합류” 권고문 의결 노동시간개선委 발족… 노동계 원성 커 재계도 “10 받고 100을 내준 느낌” 불만22일 우여곡절 끝에 닻을 올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1998년 출범한 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다. 노사정위보다 위원 구성을 크게 늘려 비정규직과 청년, 여성, 소상공인도 테이블에 앉는다. 그러나 노동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데다 일부 안건에서 경영계의 불만이 적지 않아 합의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경사노위가 노사정위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위원 규모다. 모두 18명의 위원이 경사노위를 이끈다. 참여 결정을 미룬 민주노총을 제외하고 17명의 위원이 이끈다. 근로자대표 4명, 사용자대표 5명, 공익위원 4명, 경사노위 2명, 정부대표 2명으로 꾸려졌다. 노사정위(위원 10명)가 말 그대로 노사정만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체였다면 경사노위엔 근로자대표로 청년과 비정규직, 여성이 추가됐고 사용자대표에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위원도 들어왔다. 기존 노사정 틀만으로는 담지 못했던 사회 양극화 문제부터 청년실업, 비정규직 처우개선, 여성의 유리천장까지 우리 사회의 시급한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셈이다. 경사노위 하부 조직으로 의제·업종별·특별위원회가 설치됐거나 발족을 기다리고 있다. 의제별 위원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7월 꾸려진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다. 최근 고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사회보험 등의 사각지대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시스템을 논의하고자 조직됐다. 업종별 위원회로는 지난 20일 만들어진 ‘금융산업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금융업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비 방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해운산업위원회’가 23일 발족하며 보건의료산업위원회와 공공기관위원회는 출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구성된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에선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성을 놓고 각 주체 간 합의점을 찾는다.이처럼 경사노위의 목표와 포부는 거창하지만 순탄치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특히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1차 본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노총의 조속한 합류를 바라는 권고문을 의결했다. 경사노위는 “민주노총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년 1월(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 이전이라도 각급 위원회 논의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경사노위는 노동계가 강력 반대하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논의할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경영계는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지난 20일 내놓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다.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 등을 비롯해 노동계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담아 경영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10(탄력근로제 확대)을 받고 100(ILO 핵심협약 비준)을 내준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경사노위는 ILO 비준 관련 법안을 늦어도 내년 1월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로 역지사지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노총 빠진 경사노위 출범… 탄력근로제 논의 기구 설치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2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1월 문성현(경사노위 위원장) 당시 노사정위원장이 사회적 대화 복원을 제안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최근 노정 갈등 원인이 된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확대 여부도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다시 한번 논의하기로 했다. 경사노위는 이날 청와대에서 출범식과 1차 본위원회를 가졌다. 기존 양대노총 위원장과 정부, 경영계에 이어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을 더해 18명의 위원으로 꾸려졌다. 다만 경사노위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민주노총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 등 이미 발족해 운영 중인 6개 의제를 포괄 승계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조속한 시일 안에 경사노위에 공식 참여할 것을 희망하는 권고문도 채택했다. 여야가 연내 합의 처리하기로 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안건은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문 위원장은 “노동시간개선위원회를 빠른 시일 안에 가동시켜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사노위 첫 회의에서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의제로 논의한다면 장시간 노동 등 부작용을 없애는 장치와 임금을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합의를 반영해 노동계 우려를 완화할 보완책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양보와 고통 분담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는 사회를 이끄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나눠 가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친노동 간판 떼려는 기류에… 민노총 “현정부와 선긋자” 강경

    친노동 간판 떼려는 기류에… 민노총 “현정부와 선긋자” 강경

    정부, 탄력근로 확대 신중한 입장에서 갑자기 ‘6개월 방안’ 추진하자 틀어져 비정규직 대거 참석해 총파업 이끌어 ‘밥그릇 챙기기’ 비판에도 투쟁전선에 탄력근로 부결·ILO협약 통과에 총력“보수언론은 노조혐오·가짜뉴스를 찍어내고,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노총을 적대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하루 총파업에 나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민주노총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정치권과 시민들이 총파업을 보는 시선은 싸늘했다. ‘탄력근로 기간 확대 반대’가 총파업의 핵심 구호였으나, ‘노조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듯했다. 국회 앞 집회에서 만난 노동자들 역시 열악한 외부 환경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친노동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방향을 틀고 있는 현시점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총파업의 동력이 된 듯했다. 이날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9만여명(고용노동부 추산) 중 상당수는 대기업 노조원들이었으나, 국회 앞 집회에 참가하는 등 실제로 총파업을 이끈 이들은 조직화되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탄력근로 기간이 확대되고 정규직화 정책이 폐기될 경우 그 피해를 온몸으로 감내해야 할 노동자들로 대정부 대화를 고려하던 민주노총 지도부를 대정부 투쟁으로 돌려놓은 당사자이기도 하다.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와 맞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대통령과 여당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방향을 잡으면서다.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늘리면 다른 근로일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2주 또는 3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 한도에 맞추는 방식이다. 당초 정부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제도개선을 준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한 이후 정부와 여당은 노사합의로 3개월까지인 탄력근로제를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 정부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탄력근로제 확대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경영계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오래 일하는 문화는 물론 임금도 삭감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황수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외협력부장은 “현장에서는 에어컨 수리 수요가 늘어나는 6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를 ‘죽도록 일하는 기간’이라고 부른다”면서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6, 7월과 8, 9월을 앞뒤로 찢어서 1년을 6개월씩 나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수기 4개월(2, 3, 4, 5월)의 소정근로시간을 아껴서 성수기 2개월(6, 7월)에 갖다 붙이면, 연장수당도 아끼면서 성수기에 일을 더 많이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노조 관계자는 “보통 개발기간이 짧은 게임은 6개월이 걸린다”면서 “자유한국당 안대로 탄력근로제가 1년으로 확대되면 6개월은 무한 ‘크런치’(밤샘 근무)하고 이후 결과가 나쁘면 권고사직을 하는 꼼수가 등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 안대로 6개월로 확대되면 4달의 크런치를 위해 비정규직으로 사람을 채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노총은 여당이 최저임금에 매달 지급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밀어붙이자 이에 반발해 지난 5월에도 시한부 총파업을 한 바 있다. 이후 노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해 정부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20일 공익위원 안으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법 개정을 요구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 전부다.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의료연대 본부장은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기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안을 국회가 기습처리했을 때에도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면서 “이번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은 반신반의였던 대정부 투쟁을 확신 쪽으로 돌려세웠다”고 말했다. 총파업으로 결속력을 다진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안의 국회 통과를 막는 데 투쟁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관련 법안은 다음달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은 또 지난 20일 발표된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법 개정도 압박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에 최악의 경우는 탄력근로제 확대안이 통과되고 ILO 협약 비준은 부결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는 더 멀어지고 현 정부와의 관계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동정책이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강한 불신이 총파업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정부가 전략 없이 노동정책을 끌어오고 사후적으로 땜질 처방한 것이 노정 갈등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촛불정부 대주주’ 실력행사… 커지는 勞·政 갈등

    文정부 친기업 움직임에 ‘백기’ 요구 “勞 주장, 청년·자영업자와 괴리” 지적 당정, ILO협약 내년 2월 국회 비준 검토 민주노총이 21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에 반발해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주주’임에도 정부가 자신들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입장을 반영하려 애쓰고 있다고 판단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친기업 움직임을 보인 정부에 사실상 ‘백기’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노정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4개 지역에서 조합원 9만여명(고용노동부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문에서 “우리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국회 비준과 모든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력투쟁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표류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비판했다. 그간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부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까지 모든 노동 현안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총파업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인 ILO 협약 비준은 전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 안이 제시돼 사실상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당정은 경사노위 논의를 거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ILO 핵심 협약 중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등 4가지 협약에 대한 비준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화와 해고자,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논의와 연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회 비준과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길도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철폐 역시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사안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이를 논의하려고 마련된 경사노위 참여를 민주노총 스스로 거부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역시 중소 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해 “총파업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이 ‘촛불시위로 만들어진 정부’에 자신들의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노동정책에 민주노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는데, 되레 정부가 거시경제 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광주형 일자리’를 포함해 자신들의 이해에 반하는 사안을 밀어붙여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민주노총은 취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2030세대’나 실직 위기에 몰린 ‘4050세대’, 일반 노동자와 소득 차이가 크지 않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성남시 용역 비정규직 165명 내년 정규직 순차 전환

    경기 성남시는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해온 비정규직 근로자 170명 중 청소, 시설물관리, CCTV관제 직종 165명을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12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년이 초과된 42명은 기간제 근로자로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정년 초과자의 경우 곧바로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령자 친화 직종인 청소는 60세 이상인 경우 최대 65세까지, 65세 이상자와 청소 외 직종의 경우는 1년간 고용을 보장한다. 업무특성에 따라 5명은 전환에서 제외했다. 시는 지난 9월 사측 대표, 근로자 대표, 외부 전문가, 이해관계근로자(공무직, 공무원 노조) 등 14명으로 구성된 ‘성남시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 3차에 거쳐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용역근로자의 정규직 대상, 채용방식, 전환 시기, 정년, 임금체계 등을 결정했다. 성남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불안과 차별적인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2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추가 전환되는 용역근로자 165명은 별도 채용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용역업체 계약종료 시점에 맞춰 점차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은 1~2년마다 소속업체가 바뀌는 고용불안과 처우개선을 해소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모범적 사용자로서 합리적인 고용 관행 정착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변함없는 ‘올스톱 국회’… 예산심의도 법률심사도 손놨다

    변함없는 ‘올스톱 국회’… 예산심의도 법률심사도 손놨다

    국회 정상화 되더라도 날림심사 불가피 ‘윤창호법’ 등 산적한 민생현안 발 묶여 野 “文정부 막무가내 도 넘었다” 비방 與 “당 의견 수렴할 것” 협상 여지 열어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과 이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강대강(强對强) 대치를 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은 물론 주요 법안 심사가 모두 마비됐다.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한 상황에서 이를 풀기 위해 국회의장과 각 당 원내대표 간 협의를 했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해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이 불참하면서 개회조차 못 했다.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안건으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위한 ‘윤창호법’이 상정돼 있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역대 최대 규모인 470조원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 12월 2일로 2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증·감액을 결정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조정소위가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 정상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처리 시한에 쫓겨 날림 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 앞서 한국당 등 야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송곳 검증하겠다고 별렀지만 공수표로 그치게 된 셈이다. 여야는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며 국회 마비 상태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한국당·바른미래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일정 거부 방침을 확정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막무가내식 국정운영이 이미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국회 일정 고비마다 문재인 정권은 방해하고 패싱하고 훼방 놓는 놀부 심보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올바르게 이뤄졌는지 국민이 실상을 소상히 알 수 있도록 국정조사를 피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거부 방침을 밝히면서 “예산심사, 법안심사에 민생을 막아서는 민주당의 행태를 바른미래당이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야 4당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중재로 만났지만 합의점 찾기엔 실패했다. 한국당은 정의당이 주장한 강원랜드까지 포함한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면서 야 4당이 함께 민주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야당의 요구 사항이 압축된 만큼 협상 가능성을 보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받으면 야당이 국회 일정은 정상화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당내 의견을 수렴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기업 3.4%만 활용하는 탄력근로제…“노동계, 정부와 힘겨루기용 아이템”

    기업 3.4%만 활용하는 탄력근로제…“노동계, 정부와 힘겨루기용 아이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노사정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영계의 어려움이 이어지자 정부와 여야가 대안으로 내놨지만 양대 노총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정책 전반을 두고 노동계가 정부와 힘겨루기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라는 해석도 나온다.탄력근로제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매스컴을 타자 노동계 일각에선 “(탄력근로제 확대가) 이렇게 큰 이슈로 번질지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인 이상 사업장 기준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는 기업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탄력근로제는 정해진 단위기간 내 평균 근로시간을 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이내로 맞추는 것이다. 현행법에선 최대 3개월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노동계에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3개월까지 늘리려면 사용자와 근로자대표가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단위기간이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된다고 해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근로자 과반 이상의 선출을 받은 근로자대표가 사용자의 요구를 반대하면 단위기간을 늘릴 수 없다. 조선업을 비롯해 탄력근로제가 반드시 필요한 특수 업종이 아니라면 단위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노동계가 탄력근로제에 목매는 이유와 관련해 일각에선 ‘앞으로 펼쳐질 노정 힘겨루기를 위한 아이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영계가 반대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비준, 최근 고용세습 논란으로 빛이 바랜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에 대해 노동계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계와 정부가 앞으로 전방위적인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데 노동계로선 당장 전선을 형성할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최근 고용세습 논란 등으로 노조가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이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임금 삭감이다. 한국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으로 약 7%의 임금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추정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감안해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고용부는 “소정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이 변하기 때문에 단위기간 전체로 보면 일률적인 임금 감소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비정규직 규제, 고용규모 줄었다”

    정부가 기업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비정규직법(기간제법·파견법)을 시행한 뒤 정규직은 늘었지만 전체 일자리는 줄었고, 법의 보호를 못 받는 사각지대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회사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해고가 어렵고 월급도 더 많이 줘야해서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 부문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쉬운 해고’보다는 호봉제 등 임금 체계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시간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박우람·박윤수 연구위원은 19일 ‘비정규직 사용 규제가 기업의 고용 결정에 미친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07년 7월 비정규직법을 시행했다. 기업이 2년 이상 일한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파견근로자는 직접 고용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KDI 연구 결과 이 법은 기업의 정규직 비중을 높였지만 전체 고용 규모는 감소시켰고, 사용기간 제한 대상이 아닌 용역·도급 등 기타 비정규직은 늘렸다. 박우람 연구위원은 “보호받는 기간제와 파견 비정규직은 줄고 보호받지 못하는 기타 비정규직은 늘어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풍선효과는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박윤수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경직성이 기업에서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큰 요인이었다”면서 “시간이 가면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 대신 철저한 직무 평가를 기반으로 맡은 업무에 따라 연봉을 달리 주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근로시간도 사업주가 바쁠 때 당겨 썼다가 한가할 때 덜 쓰는 탄력근로제 등을 노사정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강서, 전국 첫 지역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

    강서, 전국 첫 지역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

    어린이 114명 입소 가능… 새달 개원서울 강서구는 다음달 지역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한다고 19일 밝혔다. 지역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은 직장 내 어린이집이 없거나 이용이 어려운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들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다. 강서구는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와 업무 협약식을 체결하고 전국에서 최초로 지역거점형 어린이집의 문을 연다. 화곡3동에 들어서는 지역거점형 어린이집은 지상 2층 규모로, 모두 114명의 어린이가 입소할 수 있다. 강서구는 고용부와 협의, 어린이집 정원의 80%에 대해 강서구 거주 아동 혹은 근무지가 강서구인 부모 자녀가 우선 입소할 수 있도록 했다. 원아 모집은 다음달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질 높은 보육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 비평] 3대 위기에 빠진 정부, 무엇을 해야 하나?

    [김형준의 정치 비평] 3대 위기에 빠진 정부, 무엇을 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됐다.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과 함께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실현하겠다는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70년 이상 지속됐던 남북 대결 구도를 평화 구조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년 반이 됐는데도 50%를 넘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치명적인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첫째, 경제 위기다. 경제 3대 지표인 생산, 소비, 투자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경제성장률은 2%대로 추락했고, 고용참사와 소득 분배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경기 지표와 고용 상황은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기간이었던 2009년 봄과 2000년 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내고 있어 우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국민 인식과는 참으로 동떨어진 것이다. 둘째, 참여 폭발의 위기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을 쓴 하버드대 고(故) 헌팅턴 교수는 사회 전반에 참여가 폭발하는데 이를 대처하는 정부의 능력이 떨어지면 국가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에서 이런 경고가 무시되면서 사회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현 정부 탄생에 일조한 민주노총은 촛불 청구서를 제시하면서 무소불위에 가까운 힘을 과시하고 있다. 셋째, 협치 절벽이다. 청와대가 야당을 적폐 세력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국회를 무시하면서 협치는 사라졌다. 오죽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대의 민주주의에서 국회의 뜻은 국민의 뜻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 뜻만 따른다고 하면 독선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했겠는가. 통상 집권 1년 반이 지나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되고 민심이 이반하기 시작한다. 정부가 3대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고,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또한 자신의 지지층으로부터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고, 야당과 뜨겁게 협치해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것을 실천하면 된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빅데이터 분석 기관인 타파크로스의 트렌드 업 분석을 통해 문재인 정부 1년 반 동안의 핵심 정책을 분석한 결과 정부는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 수단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정(68.5%)이 긍정(31.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부정이 60.0%, 긍정이 40.0%였다. ‘근로시간 단축’도 부정(54.7%)이 긍정(45.3%)보다 앞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책 기조를 안 바꾸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만약 정부가 “모든 것이 망가져도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괜찮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으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추락하고 있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또다시 급상승할 것이다”라는 믿음 때문에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큰 착각이다. 베스트셀러 책인 ‘습관의 힘’ 저자인 뉴욕타임스의 두히그 기자는 “조직이든 개인이든 성공하려면 스스로에게 깊은 생각을 강요해야 한다”고 했다. 정책이 아무리 방향이 옳더라도 속도와 방식이 잘못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단언컨대 취임 1년 반이 지나면 경제 앞엔 장사가 없다. 경제가 망가지면 정부가 추진하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 협치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선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야당에 이런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 ‘완전하고 체감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협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사회에 위기와 분열이 사라지고 번영과 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다.
  • 6개월 탄력근로제 검토에… 노동계 “임금 78만원 감소” 총력 투쟁

    정부와 여당이 현행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자 노동계가 총력투쟁에 나서고 있다. 임금이 크게 줄고 연장근로도 일상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대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그 평균치를 법정 한도에 맞추는 것을 말한다. 18일 한국노총의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6개월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노동자는 연장근로에 적용되는 가산수당을 받지 못해 임금이 7% 정도 줄어든다. 시급 1만원을 받는 노동자 A씨가 6개월(26주) 단위 탄력근로제를 적용받으면 이 기간 동안 78만원 정도를 덜 받게 된다. A씨가 전반 13주는 주당 52시간, 후반 13주는 주당 28시간을 일해 주당 40시간을 채우면 연장근로에 적용되는 가산수당이 발생하지 않아 1040만원만 받는다. 만약 이 사업장이 탄력근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A씨의 임금은 가산수당을 포함해 1118만원이 된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움직임에 반대하고자 ‘2018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가졌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거꾸로 가는 노동정책’을 바로 세우고 노동자 탄압에 여야가 따로 없는 국회에 분노를 보여 주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제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를 통과시키려 한다면 우리는 총력투쟁 국면으로 즉각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무대에 올라 “저는 노동존중 특별시장”이라며 “서울시는 그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펼쳤고 앞으로 더 나아가 노조를 만들고 활동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는 시(市)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16일 보도자료를 내 “노동시간 단축, 좋은 일자리 창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에 대해 노사 당사자와 정부, 국회가 참가하는 TV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1일 열리는 총파업에도 ‘탄력근로제 확대 중단’을 핵심 의제로 내걸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북도 출연기관 246명 정규직 전환

    전북도가 12개 출연기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246명을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는 대상자 302명의 81.5%다. 전북도는 16일 “지난 5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후 대상자를 파악해 총 24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전북 여성교육문화센터의 비정규직 28명 전원이, 자동차 융합기술원은 21명 중 2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에코 융합 섬유연구원은 5명 중 2명, 군산의료원은 32명 중 1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전환율은 각각 40%, 47%에 그쳤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연중 9개월 이상 상시 근무하거나 앞으로 2년 이상 지속하는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이다. 도는 이들에 대한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정원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연기관들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사전심사제를 운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헌법소원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

    강제징용, 전교조, 통합진보당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법원행정처가 헌법재판소 사건까지 개입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2년 2월 접수 뒤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처는 2015년 7월부터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헌재 파견 판사를 통해서다. 한일협정 헌법소원, 민주화운동 보상, 과거사 소멸시효, 형사소송 성공보수 무효, GS칼텍스 사건 등 당시 법조계가 주목하던 사건들이다. 이런 내용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대부분은 정보 수집으로 끝났지만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업무방해 사건은 청와대를 통해 압박을 시도한 정황이 나온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2년 업무방해와 관련해 헌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앞서 2010년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특근을 거부했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이미 특근 거부 등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한 상태였다. 행정처는 헌재 평의에서 한정위헌이 다수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대법 판결과 배치되고, 최고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 전 차장은 2015년 11월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 판결의 법률 해석을 전면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두 기관의 정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결국 국가 안정의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업무방해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숙원 사업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고, 불법 파업이 폭증해 산업계와 재계의 부담이 급증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임 전 차장은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뒤 청와대 관계자에게 해당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헌재 소송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민주노총 숙원사업으로 불법 파업 폭증”

    헌재 소송까지 개입한 법원행정처…“민주노총 숙원사업으로 불법 파업 폭증”

     강제징용, 전교조, 통합진보당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소 재판까지 개입하려 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제기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이다. 행정처는 청와대에 청탁을 넣었고, 2012년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은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처는 2015년 7월부터 헌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의혹을 받고 있다. 헌재 파견 판사를 통해서다. 한일협정 헌법소원, 민주화운동 보상, 과거사 소멸시효, 형사소송 성공보수 무효, GS칼텍스 사건 등 당시 법조계가 주목하던 사건들이다. 이런 내용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대부분은 정보 수집으로 끝났지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의 업무방해 사건은 청와대를 통해 압박을 시도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조 간부 강모씨 등 4명이 2012년 업무방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들은 2010년 3월 비정규직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뒤, 특근을 거부했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미 특근 거부 등 합법 파업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한 상태였다.  법원행정처는 헌법재판관 평의에서 한정위헌이 다수였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정위헌 결정이 나올 경우 대법원의 판결과 배치되고,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임종헌 차장은 2015년 11월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인해 불법파업에 대한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해 결국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핵심 내용이 담겼다.  이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게 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률해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대법원 헌법재판소의 정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결국 국가 안정의 저해요소로 작용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또한 업무방해죄에 대한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숙원 사업으로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고, 불법 파업이 폭증해 산업계와 재계의 부담이 급증한다는 내용도 세세히 담겨 있었다. 임종헌 차장은 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뒤 청와대 관계자에게 문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2016년 헌재가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당시 헌재는 이례적으로 행정처 의견서까지 받았다. 2015년 11월 행정처는 ‘헌재가 한정위헌을 결정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헌재는 2012년 2월 접수된 업무방해 헌법소원 사건을 2015년 12월 이후 별다른 심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현재 헌재에서 가장 오래된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헌재에 업무방해 사건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점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권순일, 강제징용 건 지연 과정 보고받아” 공소장엔 적시하면서도 공범 포함은 안 돼 이동원·노정희도 사법처리 대상 제외될 듯 박병대 19일 소환… 고영한·양승태도 수사 국정원 댓글訴 개입 혐의 추가 기소할 듯재판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이 공범으로 적시됐지만 권순일 대법관 등 현직은 빠졌다. 향후 수사도 전직에 한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혐의로 14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 6월 수사 시작 이후 첫 기소다. 공범에서 제외된 권 대법관은 2012년 8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다. 차장 시절 그는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청와대를 방문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상고심 판결 지연 과정에서 권 대법관이 임 전 차장(당시 기조실장)에게 보고받은 사실을 공소장에 명시하면서도, 공범에선 제외했다. 법조계에서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된 이동원·노정희 현 대법관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행정처 간부가 청와대에 갔다는 사실만으로 의혹이 생기는 건 아니고 당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은 242쪽에 달하고, 범죄사실은 30개가 넘는다. 공소장 1쪽에는 공범관계가 적시돼 있고, 사법행정의 역할·한계·직무권한에 대한 서술도 포함됐다. 7쪽부터는 상고법원 추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범 등 당시 상황 설명도 자세히 적혔다. 15쪽부터 기재된 범죄사실은 상고법원 추진, 판사 사찰 및 탄압, 법원 조직 보호, 공보관실 운영비 등 내용상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직권남용을 적용한 재판개입 혐의는 관련 사건만 18개에 달한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위안부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재 내부 평의 결과를 수집하거나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관련 헌법소원에 개입하려 한 부분도 포함됐다. 검찰은 메르스 사태 당시 국가 배상책임, ‘박근혜 가면’ 형사처벌,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혐의 검토에도 직권남용을 적용했다. 공보관실 운영비 3억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바꿔 격려금이나 대외활동비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당초 구속영장에 포함됐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은 공소장에서 빠졌다. 국회 고발이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데, 아직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다. 위증 혐의를 포함해 현재 수사 중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파기환송심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검찰은 최고위 법관에 대한 조사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9일 오전 9시 30분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다. 전임인 차한성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영한 전 대법관도 조만간 공개소환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이수진 “노동자 고통 외면” 홍영표에 쓴소리

    이수진 “노동자 고통 외면” 홍영표에 쓴소리

    민주노총 “촛불 이전과 달라진 것 없어”국회 본청 2층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무실에는 부리와 눈이 가려지고 작은 칼이 몸통을 위협하는 닭 그림이 걸려 있다. 홍 원내대표의 딸이 집권여당 원내사령탑 취임 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닭띠 아빠’의 모습을 형상화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이면서도 최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한국GM 노조와의 갈등으로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운 홍 원내대표의 처지를 대변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하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민주당의 대표적 지지층, 즉 ‘집토끼’여서 홍 원내대표로서는 마냥 무시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약속한 ‘노동존중 사회’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줄곧 불만을 표출해왔다. 그러다 지난 5일 여야정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합의에 폭발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 9일 마주앉아 10개월 만에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그러자 민주당 내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14일 “노동시간 단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한 것”이라고 이해찬 대표와 홍 원내대표 면전에서 쓴소리를 했다. ‘인터넷은행법’ 처리 때처럼 아직 치열한 당내 토론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의당도 “일방적인 윽박지르기로 노동자의 목소리 차단에만 화력을 쏟는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태도는 한마디로 볼썽사납다”고 홍 원내대표를 맹비난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날 민주노총의 동시다발 집회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은 “촛불로 당선된 문재인 정권의 행태를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버금간다”고 비난했다. 일부는 국회 내부로 진입해 홍 원내대표와 면담을 요구하다 국회 관계자에게 제지당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지역구 사무실 점거,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반대하는 거대 정규직 노조와 이날 국회에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오늘 모인 분들은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우리 사회의 약자”라며 “민주당과 원내대표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6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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