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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도 마음도 힐링’ 그 섬에 가고 싶다… 완도, 치유 산업 활성화

    ‘몸도 마음도 힐링’ 그 섬에 가고 싶다… 완도, 치유 산업 활성화

    전남 완도군이 지방 소멸 해법으로 치유산업 활성화를 통한 치유 도시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23일 완도군에 따르면 국내 최초 해양치유 시설인 완도해양치유센터가 2023년 말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100만명과 프로그램 이용객 13만명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안착했다. 그동안 숙박·식음·관광 소비 확대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은 이 성과를 기반으로 해양치유를 단순 관광이 아닌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핵심은 치유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기반 고도화, 체류형 치유 프로그램, 치유 상품 산업화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다. 먼저 해양치유 산업의 핵심 기반인 해양치유센터는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전문 치유시설로 구성된 딸라소풀, 머드테라피, 해조류 거품테라피, 명상풀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해수와 해조류를 활용한 테라피는 혈액순환 개선과 근육 이완, 피부 재생 효과를 유도하고 명상 풀과 해수 미스트는 심리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돕는 ‘치유 목적의 전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인피니티풀도 조성한다. 바다와 수평선이 이어지는 경관 속에서 치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관형 치유 인프라’다.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기반 치유 효과 검증에도 나선다. 군은 오는 5월부터 해양치유센터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건강 상태와 심리 변화를 측정하는 생체인식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건강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치유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된 치유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해양치유센터에서 사용되는 테라피 제품 중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상품화하고 제품에 사용되는 미역, 톳, 다시마, 유자, 황칠 등 지역 특산물을 관광 연계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치유산업도 추진한다. 해양 치유의 성공 기반은 산림 치유와 체류형 치유 관광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난대림을 보유한 군은 국립난대림수목원에 숲속 야영장, 휴양림, 산림 레포츠 시설, 치유의 숲, 목재 문화체험장 등을 갖춘 산림치유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체류형 치유 관광사업으로 1박 2일 체험형부터 2박 3일 특화형, 3박 4일 실속형, 5박 6일 치유형 등으로 구성된 해양치유와 산림치유, 섬 투어, 해조류 채취 체험 치유, 치유 식단 등이 담긴 프로그램을 개발해 완도 전역을 하나의 치유 관광 공간으로 조성한다. 관광 동선이 아닌 신체, 심리 치유와 회복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힐링 풀하우스와 힐링 테마 캠핑장, 힐링 명소 거리 등의 시설 조성과 힐링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힐링해 완도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해 힐링 관광 생태계를 완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집 앞에서 평생학습… ‘성동 동네배움터’

    집 앞에서 평생학습… ‘성동 동네배움터’

    서울 성동구가 ‘2026년 성동구 동네배움터’ 운영에 나섰다고 23일 밝혔다. 배움터는 일상에서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 마을 공방, 꽃집, 스튜디오, 운동 시설 등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맞춤형 평생학습을 제공하는 동 단위 평생학습센터다. 올해 비전은 ‘내일의 가치를 더하는 평생학습 레이어링(겹겹이 쌓기)’으로 구민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이다. 구는 3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17개 전 행정동에 ‘1동 1배움터’ 체계를 구축했다. 운영 체계는 4개 권역별 거점 배움터와 13개 특화 배움터로 이원화된다. 거점 배움터는 인공지능(AI)·디지털 강좌,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육 등을 진행한다. 특화 배움터는 공방, 스튜디오, 운동기관 등을 활용한다. 구는 작가나 소상공인 등과 협업해 체험·창작 중심의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학습 효과를 높이고 주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학습소통활동가’를 현장에 배치한다. 상반기 프로그램은 27일 성동구청 누리집(홈페이지) 신속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고 교재 및 재료비를 제외한 수강료는 무료다.
  • “인천시민 뛰는데 시정이 발목 잡아… 압도적 구조 전환 필요”[6·3선거 후보 인터뷰]

    “인천시민 뛰는데 시정이 발목 잡아… 압도적 구조 전환 필요”[6·3선거 후보 인터뷰]

    규제 많고 혜택 적은 ‘이중소외’ 타파AI·바이오·컬처·에너지를 중심으로구조부터 바꾸면 성장 잠재력 충분서울·경기·인천은 경제생활공동체상시 협력 체계 만들어 시너지 유도송영길 연수갑 공천… 든든한 파트너수도권 승리 위한 ‘전략적 총동원령’ “인천이 성장이 멈춘 도시로 주저앉을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인천 경제의 포장지를 벗기고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참담한 위기 상황”이라며 “시민이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는데 시정이 제자리걸음을 하니 거대한 도시가 발목 잡혀 멈춰버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인천 경제성장률이 뚝뚝 떨어지는데 지난 4년 시정을 보면 큰 변화를 만들기보다 현상을 유지·관리하는 데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형 시장으로 한계가 있다. 지금 인천은 유지가 아닌 ‘압도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인천시장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인천 토박이’로 연수갑 3선 의원을 지낸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춘 대표적 친명(친이재명) 인사로 꼽힌다. 그는 “중앙정부와 호흡하면서 예산과 정책을 끌어오고, 그걸 현장에서 바로 결과로 만들어야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천 경제가 위기인가.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잠정치는 -0.5%까지 떨어졌다. 인천은 구조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를 받으면서 동시에 혜택은 서울, 경기에 밀려 ‘이중소외’에 빠졌다. 단순한 행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구조만 바꾸면 인천은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압도하라 인천’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유다.” -국민의힘 후보 유정복 시장을 ‘용역시장’이라고 비판했는데. “유 시장의 공약은 거창했다. 1·2호 공약이었던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같은 원도심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제물포 르네상스 관련 용역비만 약 80억원이 투입됐고, 뉴홍콩시티도 약 12억원의 용역비가 들어갔다. 결국 정책을 직접 끌고 가기보다 용역에 의존하고, 계획 단계에서 머무르는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용역시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공천받고 출마 선언까지 50일 정도 걸렸는데. “‘현장형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 사이 서해5도를 시작으로 인천 곳곳을 돌며 시민들을 만났고 지역이 겪는 문제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특히 원도심을 돌며 인천 내 균형 발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인천이 왜 정체가 돼 있는지, 이중소외 구조를 어떻게 풀지, 인천의 자원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지 고민하고 전략을 짜는 시간이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다. 뜨겁게 환대한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정치적 효능감에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는 것 같다. 지방정부도 유능하게 일을 잘 한다면 진짜 대한민국의 삶이 바뀌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는 것 같다.” -출마 선언 후 송도 바이오 업체를 찾은 이유는. “인천의 미래 비전으로 ‘ABC(인공지능·바이오·컬처)+E(에너지)’를 내세웠다. 이중 인천 바이오는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그러나 복제약, 바이오 시밀러 중심으로 성장하다 보니 일자리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다. 업체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인천은 신약 개발 인프라를 만들어 모자란 부분을 지원할 것이다.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을 송도에 설립하고 1500억원 규모의 바이오펀드도 조성하겠다.” -수도권 다른 후보와 공동 행보도 눈에 띈다. “서울, 경기, 인천은 행정 구역만 나뉘어 있을 뿐 시민의 삶은 하나로 연결된 ‘경제생활 공동체’다. 교통, 주거, 산업 등 수도권의 핵심 현안은 한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앞으로 ‘수도권 행정협의회’를 중심으로 상시 협력 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칸막이를 허물고 속도감 있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진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로 송영길 전 대표가 공천됐는데. “인천의 압도적인 승리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해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라는 ‘전략적 총동원령’이라고 본다. 당 대표와 인천시장을 지낸 송 전 대표와 함께 힘을 합쳐 인천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푸틴 다음 타깃은 나토? 유럽 위기감 속 커진 K방산 [밀리터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친 뒤 1년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네덜란드 정보기관의 공식 경고가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멈추더라도 유럽 안보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나토도 한국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 첨단 기술과 현지 생산 전략을 점검했다. 유럽 안보 위기가 K방산의 새 기회와 맞물리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MIVD)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투가 멈춘 뒤 가장 유리한 조건에선 1년 안에 나토를 상대로 지역적 도전에 나설 수준까지 전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가 곧바로 유럽 전면전에 뛰어든다는 뜻이라기보다, 제한적 군사 행동이나 영토 도발로 나토의 결속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고에 가깝다. MIVD는 러시아를 유럽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중국과의 밀착도 위험을 더 키운다고 봤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경제·기술 측면에서 떠받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쌓은 경험으로 서방의 군사·민간 목표를 겨냥할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MIVD가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유럽이 스스로 더 큰 안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 “전쟁 끝나도 끝 아니다”…유럽 안보 불안 확산 영국도 비슷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영국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최근 사이버UK 2026 행사에서 국가가 직접 관여했거나 국가와 연계된 고충격 사이버 사건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NCSC는 인공지능이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짚었다. 유럽 안보 당국이 군사 위협과 사이버 위협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토도 한국 방산 역량을 직접 점검했다. 나토 주재 30개국 대사단은 지난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아 K9 자주포, 천무, 유무인복합체계(MUM-T), 무인차량, 무인기, 위성 등 현대전 포트폴리오와 협력 비전을 공유받았다. 이어 같은 날 경기 판교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무인수상정과 AI 기반 자율운항,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기술을 확인했다.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토 32개 회원국 가운데 스페인과 헝가리를 제외한 30개국 대사단이 한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정례 일정이 아니라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대외협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뤄졌고 현장 방문지로 방산기업을 택한 점이 의미 있다고 짚었다. ◆ 현지 생산이 승부처…폴란드와 협력 확대 유럽이 주목한 대목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현지 생산 체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현지 생산 공장 ‘H-ACE 유럽’ 착공과 폴란드 합작법인을 통한 천무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계획을 제시했다. 유럽 각국이 기술 이전, 공급망 안정, 자국 일자리 창출을 함께 따지는 만큼, 현지화 전략이 수주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상회담도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체결한 442억 달러(약 65조 5220억원) 규모 방산 총괄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는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도 방산 협력을 양국 관계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고 기술 이전, 폴란드 현지화, 생산기지 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결국 유럽은 러시아 견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전쟁이 멈춘 뒤 다시 커질 수 있는 군사 위협과 공급망 불안, 역내 생산능력 한계가 한꺼번에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면에서 K방산은 성능과 납기 경쟁력에 더해 현지 생산과 공동개발 카드까지 내세우며 유럽 안보 지형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사설] 살상무기 수출 허용 日… 더 치열해질 방산 경쟁 대비해야

    [사설] 살상무기 수출 허용 日… 더 치열해질 방산 경쟁 대비해야

    일본 정부가 그제 각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방위장비의 수출 규정을 정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비전투 목적으로 한정됐던 기존 무기 수출 규정이 폐지되고 살상무기 수출이 전면적으로 가능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소셜미디어 X에서 “지금까지 국산 완제품의 해외 이전은 구조·수송·경계·감시·소해로 한정돼 있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원칙적으로 모든 방위장비의 이전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평화헌법에 따라 억제된 일본의 방위산업이 전폭적인 성장 지원 정책으로 전환됨에 따라 군사 대국화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앞서 지난 18일 일본은 모가미급 호위함 11척을 호주에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계약 규모 10조원대인 이번 수출은 ‘살상무기는 외국과의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예외가 아니면 수출할 수 없도록’ 돼 있던 기존 제도의 틀 속에서 이뤄낸 것이다. 이번 개정으로 이 같은 제한까지 없어져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본 방위산업의 약진이 한국에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신호와 다름없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출 순위에서 한국은 10위, 일본은 51위였다. 국방 예산은 일본이 더 많지만 수출이 비살상용으로 제한돼 시장점유율은 미미했다. 일본은 2014년 아베 신조 내각부터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맞서 방위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 개정 이전에라도 무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행정조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 역량과 기술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방산 소재·부품·장비 측면에서도 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베트남 뚫은 韓철도… 원전·공급망도 협력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신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 철도 차량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1조원이 넘는 신도시 개발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약 222조원) 달성을 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내일(23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도시철도에 대한 한국의 차량 수출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이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 개선에 기여하길 바라며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형 교통·물류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 간의 협력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현지 타코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호찌민시 메트로 2호선에 최대 3억 5000만 달러(5169억원) 규모의 철도 차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은 “베트남이 국가 발전 비전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 신공항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인프라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베트남 측에 동남신도시개발 1지구 7억 4000만 달러(1조 937억원), 자빈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 7000만 달러(1034억원) 규모 사업에 한국의 협력 의지를 전했다고 한다. 양국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권 확보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총 12건의 MOU도 체결했다. 우선 양국은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통해 최초로 열처리 가금육 상호 수출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11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육류 시장 진출 지원으로 이어지는 데다 한국산 의약품의 베트남 수입 시장 진출 확대로 연 1000억원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MOU 중에는 전력망 고도화를 통한 베트남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도 포함됐다. 인공지능(AI), 통신, 전파, 사이버보안, 디지털전환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한국 정부 최초로 수중 유산 조사 협력으로 베트남 해역 내 수중 유산 공동 발굴 조사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MOU도 포함됐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946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액을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1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중동 전쟁 상황에서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 불안정성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하고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인 베트남 측으로부터 남북 대화 협력 의지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며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 협력 재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인적 교류 활성화도 강조했다. 한국에서 10만명 규모의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한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라고 지칭한 이 대통령은 “또 럼 당서기장님께선 베트남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과 베트남 내 우리 재외동포와 한·베트남 2세들의 편리한 체류를 지원하겠다 말씀해 줬고 저도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의 권익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했다. 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 럼 서기장은 “베트남 기업이 한국 기업의 생산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베트남의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며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스마트시티, 반도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원전, 스마트 항만 및 차세대 항만 건설 등 우선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정의선·모디 8년 전 약속 결실… 인도 맞춤형 ‘3륜 EV’ 만든다

    정의선·모디 8년 전 약속 결실… 인도 맞춤형 ‘3륜 EV’ 만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8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들여 온 인도 맞춤형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이 구체적인 결실을 보게 됐다. 현대차는 인도 기업과 손잡고 ‘3륜 전기차’(EV) 상용화에 나서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현대차는 20일(현지시간) 인도 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인도의 3륜 차량 생산업체인 TVS 모터 컴퍼니와 ‘3륜 전기차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차와 TVS는 인도의 도로 환경, 도시 인프라 등을 고려한 맞춤형 차량을 설계하고 나아가 가격 경쟁력, 지속가능성, 안전성을 모두 갖춘 소형 이동 수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2018년 인도 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교감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당시 모디 총리는 정 회장(당시 부회장)에게 “인도의 열악한 교통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깊이 공감하며 인도 시장에 최적화한 새로운 모빌리티 개발 검토를 지시하며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이후 현지 특화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에 힘을 쏟았다. 특히 2024년 인도법인 상장(IPO) 당시 현지를 방문한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 다시 만난 자리에서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신규 모빌리티의 디자인 방향성을 논의하며 굳은 협력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엔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에 참가해 ‘인도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했고, 3륜 및 마이크로 4륜 전기차 콘셉트를 선보이며 TVS와의 협력 계획도 공개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등에서 대중교통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친환경 동력 기반 소형 이동 수단이다. 새로 개발되는 3륜 전기차에는 미래지향적인 외관과 안전 및 편의 사양이 적용된다. 현대차와 TVS는 차량 양산에 필요한 주요 부품을 인도 현지에서 조달·생산해 인도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와 고용 창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 유연한 통화정책 꺼낸 신현송… “물가·성장 사이 균형 찾겠다”

    유연한 통화정책 꺼낸 신현송… “물가·성장 사이 균형 찾겠다”

    “중동戰에 물가 상방·경기 하방 압력 물가·금융 안정 동시에 도모” 강조‘실용적 매파’ 시장 평가 시각 일축원화 국제화·디지털 금융혁신 언급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취임 일성으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물가와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총재의 발언은 시장에서 평가했던 ‘실용적 매파’라는 시각을 일축하고 물가 안정과 성장 정책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총재는 우선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짚었다. 그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증대됐고,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과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으로 대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국내적으로도 인구구조 변화, 양극화 심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로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총재는 그러면서 향후 4년간 중점을 두고 추진할 4대 과제로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금융 안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 ▲원화의 국제화 ▲경제 구조 개혁 등을 제시했다. 그는 “통화정책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면서 “정책 수단을 재점검하고 정부와 필요한 부분에서 공조하겠다. 시장과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이어 금융안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틀만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면서 “기존 건전성 지표와 함께 시장 가격지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비은행 부문 정보 접근성을 제고하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 비전통 금융상품 등으로 분석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화의 국제화와 디지털 금융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원화의 국제화는 우리 경제 위상에 걸맞은 통화 인프라를 갖춰 나가는 중요한 과제”라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 등을 언급했다. 이어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 활용도를 높이고 아고라 프로젝트 등 국제협력을 통해 디지털 지급결제 환경에서도 원화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한은을 포함한 7개국 중앙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지급·결제 실험을 말한다. 신 총재는 전임 이창용 총재의 역점사업이었던 구조개혁 과제 의제 제시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구조적 요인은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면서 “한은이 깊이 있는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찾아 “인사청문 과정이 순탄치 않아서 국민께 심려를 끼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 총재는 취임 사흘 만인 오는 23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국내외 경제 상황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 IMF 부채 경고 반박한 박홍근… “과한 전망 많아, 실제와 차이”

    IMF 부채 경고 반박한 박홍근… “과한 전망 많아, 실제와 차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2031년 63.1%까지 불어날 거란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에 대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실제보다 과하게 전망된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부채비율은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 IMF는 한국의 2024년 부채 비율을 61.5%로 예측했으나 실제 49.7%였다”면서 “전망은 경제 여건과 재정 상황, 대응 노력, 시점 등에 따라 실제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예산에서 역대 최대인 27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고, 내년 예산에서 처음으로 의무지출 구조조정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 지출 구조조정 규모로 ‘50조원’을 제시한 데 대해선 “설령 악역이라 할지라도 (삭감될 예산 이해 당사자를) 더 설득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막 밥상을 차려놓고 숟가락도 뜨기 전”이라며 “(26조 2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기획처가 마련하는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45’의 연내 발표를 공식화했다. 그는 “대한민국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의 미래 모습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와 전략, 주요 정책 과정을 본격 수립할 계획”이라면서 “노무현 정부가 2006년 발표한 ‘비전 2030’을 차별화하고 고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과 연계되지 않는 국가전략은 뜬구름에 그칠 가능성 높기 때문에 추정치라도 재원을 산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올해 재정경제부와 분리된 점에 대해 “기획처가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예산 편성의 프로세스, 미래 전략과 지출 구조조정 등을 집중할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재경부와의 ‘경제 컨트롤타워’ 논쟁에 대해선 “재경부는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로 조세 정책을 통해 뒷받침하는 부처”라며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 심화로 비대해진 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 대해 박 장관은 “학령인구는 많이 감소했고, 내국세가 증가하면서 교육재정은 중앙·지방정부 재정보다 형편이 낫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대안을 찾아 나갈 것”이라며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 [열린세상] 도시 품격, 지자체장 안목에 달렸다

    [열린세상] 도시 품격, 지자체장 안목에 달렸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의 도시 행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시장, 군수, 구청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한 도시의 최고위직 도시 계획가이자 사실상 건축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된 이후 도시의 인허가 권한과 각종 개발사업 방향은 지자체장의 판단에 크게 좌우돼 왔다. 임기 4년 동안 시청과 구청, 군청에는 수많은 민간 건축과 공공사업이 제안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도시 건축의 디자인과 창의성, 경관의 조화보다 사업성과 공사비, 속도와 실적이 먼저 고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시의 미래는 단순한 예산 절감이나 공정 관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전에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그것이 도시 경관과 시민 생활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야말로 지자체장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국민 90% 이상이 도시에 사는 현실에서 도시의 품격은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다. 도시의 품격은 건물의 높낮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주거의 디자인과 질, 가로 시설물의 품격과 질서, 공공 공간의 조화, 생활권의 연결성, 지역 커뮤니티의 다양성까지 포함한 종합적 공간 수준이 도시의 얼굴을 만든다. 시민이 매일 마주하는 도로, 광장, 아파트 단지와 상가, 공원과 공공 건축물이 얼마나 정돈되고 아름다운지에 따라 도시의 만족도와 품격은 달라진다. 이런 공간을 이해하는 지자체장일수록 더 나은 도시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 한 나라의 도시 건축 수준은 그 사회 리더들의 수준을 반영한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인허가를 책임지는 정치인, 사업을 발주하는 기업가와 자본가, 도시를 설계하는 도시 계획가와 건축가가 도시 건축의 품격을 함께 결정한다. 이들이 단기적인 이익에만 매달리는 데다 도시 건축에 대한 지적 기반이 약하다면 도시는 획일화되고, 시각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피로한 공간이 되기 쉽다. 반대로 도시 건축의 아름다움과 공공성을 함께 고민한다면, 도시는 단순한 생활의 터전을 넘어 국가와 도시의 품격을 보여 주는 무대가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선진국 주요 도시들과 비교할 때 아쉬움이 적지 않다. 지난 20여년 동안 추진된 기업 도시와 혁신 도시를 보더라도 비슷비슷한 형태의 건축물이 반복돼 표지판이 없다면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판박이 아파트와 건축물, 의미 없이 난립하는 가로 시설물과 광고물은 도시의 풍경을 어지럽힌다. 건물들은 서로 경쟁하듯 서 있지만, 정작 도시 전체의 조화와 품격은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런던의 역사적 건물과 현대적 스카이라인, 파리의 고풍스러운 거리와 건축미, 뉴욕의 상징적 랜드마크, 도쿄의 정교한 도시 계획은 각각 그 도시를 넘어 국가의 비전과 리더십을 상징한다. 도시의 아름다움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시간 축적된 행정가의 안목과 공공의 철학이 빚어낸 결과다. 이제 대한민국의 지자체장들도 도시를 단순한 개발 대상이 아니라 품격을 설계해야 할 공공의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획일적인 개발보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눈에 보이는 규모보다 삶의 질을 우선하며, 무분별한 시설물보다 조화로운 경관을 우선시하는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 도시의 아름다움은 곧 시민의 자부심이고, 국가의 품격이며, 미래 세대가 창조성과 천재성을 발현할 토양이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국토에 걸맞은 아름답고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군구를 그저 행정청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선거 후에라도 당선자는 도시 건축에 대한 지식과 안목을 높여야 한다. 지자체장의 안목이 높아질 때 도시의 미래 비전도 함께 높아진다. 이제는 도시를 건설하는 일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막 내린 쿡 시대… AI 지각생 애플, ‘기술통’ 택했다

    막 내린 쿡 시대… AI 지각생 애플, ‘기술통’ 택했다

    팀 쿡, 재임기간 시총 10배 키워9월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 맡아새 수장엔 엔지니어 출신 터너스존재감 약화된 AI 성과가 시험대 스티브 잡스(1955~2011)에 이어 15년간 애플을 이끌어 온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9월부터 ‘정통 엔지니어’ 출신 존 터너스 신임 CEO 체제로 전환하는 애플이 공급망 관리 중시 운영에서 압도적 기술 혁신이라는 본연의 DNA로 회귀해 정체된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부사장이 오는 9월 1일부터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쿡 CEO는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쿡 CEO는 “터너스는 25년 넘게 애플에 기여한 선구자이자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터너스 부사장은 “잡스 아래에서 일하고 쿡 CEO를 멘토로 모실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쿡 CEO는 공급망·운영 전문가로 2011년 잡스 사망 직전 CEO에 올라 애플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임 동안 애플워치와 에어팟, 비전 프로 등 새로운 제품군을 안착시켰다. 그가 취임한 이후 애플의 시가총액은 3500억 달러(약 515조원)에서 4조 달러(5885조원)로 100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최근 들어 애플은 AI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에 직면했다. 삼성전자가 2024년 출시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한 반면 애플 아이폰은 AI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 CNBC는 “애플이 복잡해지는 공급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관세 문제, 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부족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판한 터너스 차기 CEO는 전형적인 ‘엔지니어형 리더’로 평가된다.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2001년 애플에 합류해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2021년 수석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특히 인텔 칩에서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애플 이사회가 터너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장기 안정성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터너스 신임 CEO는 50세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해 장기간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향후 애플은 하드웨어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소프트웨어(SW), 서비스, AI 경험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 안경이나 초소형 AI 기기 등 새로운 제품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터너스 체제 초기에 AI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가시화하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자체 대규모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기보다 구글의 ‘제미나이’ 등 외부 AI를 활용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생성형 AI 경쟁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메타보다 뒤처졌고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것도 삼성전자 갤럭시에 뒤졌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터너스는 특히 AI 분야에서 출범 초기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AI 기반 웨어러블과 스마트홈 기기 등 파급력이 큰 차세대 제품군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
  • 샤헤드 잡는 日 드론 우크라 투입…韓도 장거리 대응형 개발 [밀리터리+]

    샤헤드 잡는 日 드론 우크라 투입…韓도 장거리 대응형 개발 [밀리터리+]

    일본산 소형 요격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되면서 값싼 자폭 드론을 더 싸고 빠르게 막으려는 ‘저비용 공중요격’ 경쟁이 본격화했다. 한국도 장거리 자폭 드론 대응형 개발과 해외 통합 운용을 추진하며 대드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방산 매체 디펜스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일본 테라드론이 개발한 요격 드론 ‘테라 A1’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실전 운용 평가에 들어갔다. 이 기체는 러시아가 운용하는 이란산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을 겨냥한 저비용 대응 수단이다. 초도 물량은 이미 현장 부대에 전달됐고 가격은 3000달러(약 440만원) 수준부터다. ◆ 값싼 자폭 드론 막으려 더 싼 요격 수단 찾는다 테라 A1의 등장은 전장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러시아가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을 대량 투입하자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막기 위해 훨씬 비싼 지대공 미사일을 써야 했다. 값싼 드론을 막으려고 고가 방공망을 계속 소모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각국은 더 싸고 더 많이 띄울 수 있는 요격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대드론 대응도 한계를 드러냈다. GPS 교란이나 통신 차단이 통하지 않거나 외부 신호 의존도를 낮춘 자율 비행형 드론이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 표적을 직접 들이받아 떨어뜨리는 물리적 요격 능력이 중요해졌다. 테라 A1도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기체로 읽힌다. ◆ 한국도 해외 통합 추진…장거리 표적 대응 확대 한국 업체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니어스랩은 앞서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산 자율 요격 드론의 대응 범위를 넓힌 버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저고도 소형 드론 대응에서 나아가 샤헤드 계열 같은 장거리 자폭 드론까지 상대할 수 있도록 기체 크기와 임무 범위를 키우는 방향이다. 니어스랩은 해외 대드론 체계 통합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글로벌 포스 심포지엄에서 MSI 디펜스 솔루션스와 국산 요격 드론을 대드론 체계 ‘이글스(EAGLS)’에 통합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는 이를 국내 요격 드론이 단독 장비를 넘어 해외 통합 방어망의 한 축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보여준 첫 단계로 본다. 실제 통합 운용이 이뤄지면 기존 탐지·추적 체계 위에 고속 물리적 요격 수단을 추가할 수 있다. 전파방해만으로 막기 어려운 표적에 직접 충돌 방식의 대응층을 더하는 셈이다. 업계는 이런 구조가 앞으로 글로벌 대드론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국산 요격 드론은 이미 공개 시연으로 기본 성능도 입증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블로그에 따르면 이 기체는 시속 250㎞ 이상으로 비행하며 약 5㎞ 범위에서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한 뒤 요격할 수 있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말 실사격 시연에서 표적을 직접 맞히는 장면도 공개했다. 다중 기체를 동시에 운용하는 군집 기능과 비전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탐지·추적 능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의 우크라이나 실전 투입은 저비용 요격 드론 시장이 시험 단계를 넘어 전장 검증 경쟁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대응형 개발과 해외 통합 운용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실전 투입보다 검증 단계 성격이 강하다. 다만 값싼 자폭 드론이 전장을 바꾸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진출 경쟁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 삼성전자, 혁신의 오스카상 휩쓸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린 ‘2026 에디슨 어워즈’에서 혁신 기술을 인정받아 금상 2개·은상 2개 등 총 4개의 상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에디슨 어워즈는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이다. 상업 기술, 몰입과 상호작용 경험, 라이프스타일과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등 총 14개 분야에서 혁신적인 신제품과 서비스 등에 수상작을 선정해 금·은·동상을 시상한다. 삼성전자의 금상 수상작은 인공지능(AI) 홈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주택 디자인 프로젝트 ‘스마트 모듈러 하우스’와 삼성 TV만의 통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이다. 은상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안경 없이 3D(입체)로 보이게 만드는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가 이름을 올렸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사장)는 “삼성전자는 사람들의 필요와 꿈, 감정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엘리트 코스 밟다 파산 후 종이접기도피하듯 떠난 일본에서 종이접기“남자가 무슨” 비웃음과 창작 고통TV 출연하고 버티니 새 경지 도달‘인생과 닮은꼴’ 종이접기실패·반복·선택의 과정 서로 닮아잘못 접었다면 방향 바꿀 기회로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 해야K종이접기 리더십 전파美·日 등 자비로 세계에 재능기부지시보다 많이 듣는 리더십 필요어른 된 코딱지들, 초심 잃지 않길 누구나 가슴 속에 추억 하나쯤은 안고 산다. MZ세대(1981~2011년생) 초입에 있는 1980년대 초중반생이라면 대부분 ‘종이접기 아저씨’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아침마다 TV를 틀면 “코딱지(어린이 애칭) 친구들 잘 따라오고 있나요”, “손톱만큼만 남기고 접어요”, “어때요. 참 쉽죠”라며 종이접기를 가르쳐 주던 ‘코딱지들의 대통령’, 바로 김영만(76)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이다. 충남 천안 동남구 병천면에 있는 ‘아트오뜨’에서 지난 15일 김 원장을 만났다. 핑크색 셔츠에 하늘색 재킷을 입고, 흰색 뿔테 안경을 쓴 영락없는 ‘영 세븐티’ 노신사였다. 젊음이 넘치는 패션 감각만큼 열정도 그대로였다. 김 원장은 1988년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처음 등장해 어린이도 쉽게 따라 접을 수 있는 종이 작품을 선보이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명성을 쌓았다.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미술 전공자로서의 내공과 익살 넘치는 입담은 동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종이접기를 시작한 지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9일 만에 돌아온 늑대 ‘늑구’를 단 3분 만에 색종이로 뚝딱 접어 완성한 김 원장은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그는 “좀 비뚤게 접어도 괜찮다. 용을 접다 곰이 나오면 그것도 새로운 발견”이라며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번 잘못됐다고 끝이 아니다. 벽이 나오면 주저앉지 말고 돌아가면 된다. 벽이 지구 세상 전부를 막았나. 색종이 바꾸듯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30대 시절 대기업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뒤 일본에서 처음 종이접기를 접했다. “남자가 그 나이에 무슨 종이접기냐”라는 세간의 비웃음과 창작의 고통으로 우울증과 공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은 끝에 ‘종이접기=김영만’이라는 공식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종이접기 분야 일인자에 오를 수 있었다. 김 원장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이접기는 잘못 접으면 비뚤어짐이 눈에 보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 틈을 파고들었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나 역시 일본에서 틈을 발견하고 뛰어들어 내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를 배웠던 ‘코딱지’들이 어느덧 40대로 성장해 각자 ‘삶’이라는 색종이를 접어가고 있다. 김 원장도 어느새 70대 중반에 들어섰다. 40년간 종이접기로 세상을 바라봐 온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는 어떤 의미일까. 종이 한 장으로 깊숙이 숨어 있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 추억에 눈물짓게 하는 김 원장의 ‘마력’은 무엇일까.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TV 앞에 앉아 종이를 접던 코딱지들이 어느새 어른이 됐는데. “행사장에서 만난 한 어머니가 유치원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코딱지였다’고 하더라. 2015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나서 ‘그간 어디 계셨나. 보고 싶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눈물이 났다. 종이접기만 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늘 감사하다.” -처음 종이접기를 하게 된 계기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대우실업(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기획·총괄 디자이너로 잘 다니다 사표를 냈다. 디자인 에이전시를 내고 싶었는데 동업자가 갑자기 이탈하면서 집을 날리고 파산했다. 그러다 잠깐 일본에 갔다가 능숙하게 종이접기를 하는 일본 유치원생들과 ‘덕후’(마니아)들을 봤고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 교과 과정에 종이접기가 없는 걸 보고 이걸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동창들이 ‘종이접기로 코 묻은 돈을 벌겠다는 거냐’라며 혀끝을 찼다. 부모님도 반대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딱 1년만 해보겠다고 설득한 뒤 ‘김영만표 색종이 작품’을 만들고 종이접기 무료 강의도 했다. 그러다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39세였다. 웅변학원에 가서 사투리도 고치고 아동 심리도 공부했다.” -종이접기가 힘들진 않았나. “힘들 때도 있었다. 금요일에 5일치를 미리 한꺼번에 녹화했었는데, 3년쯤 지나니 아이템이 고갈됐다. 창작의 고통이 몰려와 수요일만 되면 불면증이 찾아왔고, 우울증과 공황 장애까지 겪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끝에 새로운 경지에 오르게 됐다.” -색종이 한 장의 의미는. “내 인생을 바꿨다. 사업 실패로 도피하다시피 떠난 일본에서 가로·세로 각 15㎝의 색종이를 붙잡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종이접기는 내게 희열과 감동을 준다. 나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종이접기가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나만의 인생철학이 있다면.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 실패와 반복, 선택의 과정이다. 용을 접으려 했는데 곰이 되면 이조차도 새로운 것이다. 하다 안 되면 옆으로 빠져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나 역시 안정된 길에 머물렀다면 수많은 코딱지들의 기억 속 ‘색종이 아저씨’는 없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했다. 노력이 없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 -종이접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정확함’인가. “각을 맞춰 접는 건 어른의 기준이다. 아이들은 비뚤어지고 찢어져도 괜찮다. 그 과정에서 배운다. 그래서 ‘1㎝’ 대신 ‘손톱만큼’ 접으라고 말한다. 부모의 지나친 지적은 흥미를 잃게 한다. 부모들도 코딱지 시절엔 잘 못하지 않았나. 중요한 건 통제보다 공감이다. 아이들이 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게임도 함께 즐기며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종이접기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아이들의 인지력을 향상시키고 인성의 발달을 돕는다. 일종의 ‘오감 만족’ 교육이다. 종이 냄새, 사각사각 소리, 색깔, 손바닥 전체를 쓰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길러지고 참을성과 집중력이 자란다. 작품 완성에서 오는 쾌감도 있다. 아이들은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접는다. 부모가 함께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챗GPT 같은 AI에서 인성을 배우긴 어렵다. 어른에게는 아날로그 감성과 더불어 삶의 여유를 준다.” -한번 잘못 접으면 자국이 남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인생과 닮은 걸까. “인생을 색종이에 비유해보자. 한번 잘못 접었다고 끝이 아니다.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실패는 방향을 바꿀 기회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찾아가는 것이다.” -K종이접기 세계화도 추진하나. “일본·미국·캐나다·독일·몽골·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비로 재능 기부를 해왔다. 종이문화재단은 비영리 단체라 수익이 없어 선생님들이 개인 비용으로 참여한다. 현재는 종이나라(국내 1위 색종이 제조사)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도쿄 인근 일본조선학교에서 학부모회 초청으로 강의했는데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비행기와 마술 꽃, 요술 지팡이를 던지는 움직이는 종이접기를 하며 ‘비행기를 김영만 콧구멍에 던지세요’라고 했더니 애들이 금세 깔깔대며 웃었다. 아이들이 그렇게 크게 웃었던 게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요즘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지시하는 것보다 많이 듣는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수행원 없이 나 홀로 서비스센터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모습과 그런 자세는 의미가 있다. 말은 짧게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또 손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도 하고 예의를 지켜야 ‘어르신’으로 존중받는다. 낮은 자세가 오히려 나를 높이는 길이다. 종이접기를 배운 아이들은 나를 친구로 본다.” -이 시대 청년에게 인생의 어른으로서 해 주고 싶은 말이라면. “요즘 청년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벽이 있으면 돌아가면 된다. 앞으로 나아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그런 실패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다. 젊음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 그래야 젊었을 때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덮지 말고 책과 인터넷으로 공부해 전문성을 키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른이 된 코딱지들에게 편지를 쓴다면. “정말 잘 자라줘서 고맙다. 힘들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과한 욕심보다 현재에 만족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어른이 됐으니 어른다운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자녀를 대할 때도 늘 공감해 주고 배려해라. 세상이 무너져도 색종이 한 장은 남는다. 걱정하지 말고 힘내라.”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원장은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9년간 출연하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이름을 알렸다. KBS ‘혼자서도 잘해요’, EBS ‘딩동댕 유치원’과 ‘보니하니’, 대교어린이TV ‘김영만의 미술나라’ 등 다양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재능 기부로 종이접기 세계화에도 힘써왔다. 2009년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어린이 미술체험 공간 ‘아트오뜨’를 설립했고, 현재 개인작업실로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여대 아동미술과 겸임교수, 한국미술연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만과 함께하는 만들기 나라’, ‘코딱지 대장 김영만’ 등 저서도 다수 출간했다.
  • 이란 외무 ‘호르무즈 개방’ 선언 하루 만에… 군부 “얼간이 명령 안 따를 것”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군부가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며 비교적 실용적인 정치 지도부와 군부 강경파 간에 균열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과의 휴전협정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한 직후부터 혁명수비대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걸프만에 있는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돼 있다며, 통과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무전을 보냈다. 무전 내용은 “얼간이의 트위터가 아니라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명령에 따라 문을 열겠다”는 것으로, 여기서 ‘얼간이’는 소셜미디어 엑스로 해협 개방을 발표한 아라그치 장관을 가리킨다. 혁명수비대 출신 모하마드 갈리바프 국회의장도 이날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해협의 개방은 소셜미디어가 아니라 현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아라그치 장관을 에둘러 비판했다. 군부를 대변하는 타스님통신은 “외무장관의 예상치 못한 게시글과 뒤이은 트럼프의 초조한 허세가 동시에 터져 나와 이란 사회가 혼란에 빠져들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상황은 이란 정부와 군부 간에 심각한 내분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WSJ는 이란 고위 군사관계자를 인용해 아라그치 장관이 협의 없이 발표한 해협 개방에 혁명수비대가 분노했다고 전했다. 강경파 의원인 모르테자 마흐무디는 미국에 선물을 안겼다며 아라그치 장관의 탄핵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은 전쟁 초기에도 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웃인 걸프만 국가들에 자국의 보복 공격에 대해 사과하자 군 지도부가 이를 반박한 적이 있다. 새로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인한 이란 정권 내부의 분열은 종전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 1초에 모기 30마리 ‘격추’…중국 개발한 AI 레이저 모기 퇴치기 인기 [여기는 중국]

    1초에 모기 30마리 ‘격추’…중국 개발한 AI 레이저 모기 퇴치기 인기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레이저 모기 퇴치기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9일 콰이커지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창저우의 광즈쥐 스마트기술 유한공사가 개발한 ‘Photonmatrix’ 휴대용 레이저 모기 퇴치 장비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에 출시되자마자 목표 모금액 2만 달러의 80배에 달하는 160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2600명이 넘는 해외 후원자가 몰렸고 주문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기존 모기 퇴치 제품과 달리 이 장비는 가정용 소형 레이저 방어 시스템이다. AI 비전 모듈을 탑재해 2~20밀리미터 크기의 목표물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사람과 반려동물을 자동으로 구별한다. 0.003초 안에 고에너지 펄스 레이저를 발사해 모기 날개를 순식간에 관통하며, 초당 최대 30마리를 잡아낼 수 있다. 모든 과정이 너무 빨라 사람 육안으로는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해당 제품은 2024년 초에는 3미터 이내 모기 탐지율이 97%였는데, 현재는 유효 거리가 6미터로 늘어났고 탐지율은 안정적으로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비행 자세가 복잡한 모기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정용이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1대 당 600~620달러로, 4월 초 기준 3000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누적 판매액이 2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첫 번째 생산 물량 5000세트는 올 여름 정식 출하될 예정이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6미터가 반경이라면 야외 식사나 텐트 안에서도 충분히 커버된다”, “온라인에서 수제로 만든 실험 버전이 드디어 양산화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실제 모기 퇴치 영상이 해외에서 1만 회에서 2000만 회로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일평균 모금액이 2000달러에서 최고치로 치솟았다.
  • [사설] 선거 왜 하나 싶게 ‘정치공학’만… 유권자가 심판할밖에

    [사설] 선거 왜 하나 싶게 ‘정치공학’만… 유권자가 심판할밖에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놓고 여야가 보여 주는 후진적 정치 행태는 한마디로 개탄스럽다. 선거가 두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뒤늦게 출마를 결정하는가 하면, 심지어 출마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고 저울질을 계속한다. 유권자의 선택권은 안중에 없이 오로지 당략만 따지는 얄팍한 정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때 고향인 부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4일 별다른 연고도 없는 ‘경기 평택을’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한때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더니 결국 부산 북구갑 출마를 결정하고 주소지를 옮겼다. 검사 시절 한 전 대표가 부산고검에 잠시 근무했던 인연밖에 없는 곳이다. 그러니 그 지역구의 유권자들이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의 부산 북구갑 출마 여부는 아직도 결정되지 않고 있다. AI 국가 전략을 수립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은 사람이 대뜸 출마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은 가운데 출마 여부조차 매듭짓지 않고 어수선한 분위기만 이어 가고 있다. 저렇게 마음이 떠 있는데 일이 손에 잡힐까 걱정스럽다. 재보선의 경우 선거구 획정이 늦다는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즉흥적으로 출마를 결정한다면 유권자로서는 숙고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백번 접어 국회의원이 지역 연고에 엄격히 얽매일 필요 또한 없다 하더라도, 왜 그곳에서 출마하려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비전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온통 정치공학으로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공천을 저울질하는 것 자체가 정당정치의 본질을 몰각한 행태다. 조 대표는 민주당 귀책사유로 인해 평택을 보선이 치러진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한다. 무소속인 한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는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거나 한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유권자의 권리에는 애초 관심조차 없는 이들의 노골적인 갑론을박을 듣고 있자면, 해당 지역구가 특정 정당의 소유물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상식과 동떨어진 황당한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거미줄처럼 얽힌 당내 공천 난맥상에도 아랑곳없이 미국으로의 외유에 나섰다. 처음 보는 일이다. 비상식적인 행보는 그만큼 유권자를 가볍게 보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 스스로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판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
  • 장애가 더는 장애 되지 않게… 공동체의 힘으로 돕는 구로[현장 행정]

    장애가 더는 장애 되지 않게… 공동체의 힘으로 돕는 구로[현장 행정]

    발달장애인에 일상책임보험 지원 청소년 상해·전동휠체어 사고 보장“장애인 권익 향상 위한 노력 지속”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길 바랍니다.”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이 16일 구로동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과 관계자, 주민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구로구장애인단체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는 700여명이 참석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장애인 생활공동체 시설인 ‘브니엘의 집’의 박상준 원장은 “평소 외출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장 구청장은 역경을 극복하고 자립에 성공해 모범이 된 장애인, 복지 발전에 헌신한 유공자 등 17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장애인의 날 주간을 맞이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지난 14일 에덴복지재단을 시작으로, 18일 구로장애인자립생활센터, 20일 구로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 23일 구로구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등에서 체험활동 등을 마련했다. 구는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 등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은 일상생활 중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입혀 발생한 배상 책임을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자기부담금은 2만원이고 1년 단위로 갱신된다. 장애청소년 상해보험은 상해 후유 장해에 1000만원, 골절 수술비 20만원 등을 보장한다. 만 9~24세 이하 장애청소년이 대상이다.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 장애인 전동보장구 운행 중에 발생하는 사고에서 대인·대물 배상을 보장하는 보험도 지원한다. 사고당 최대 5000만원, 변호사 선임비 500만원을 보장한다. 지난 2월에는 교육부가 선정한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에 신규 지정됐다. 구는 국비 3600만원을 확보해 지역 여건과 장애 특성을 반영한 평생학습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 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인의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AI TV 대중화 시대… 삼성, 2026년형 TV 신제품 출시

    AI TV 대중화 시대… 삼성, 2026년형 TV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 모델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더 퍼스트룩 서울 2026’에서 통합 인공지능(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이 탑재된 마이크로 RGB 115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마이크로 RGB를 비롯해 OLED, 네오 QLED 등 전 라인업에 고도화된 혁신 AI 기능을 적용해 TV 시청 경험을 지능형 서비스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3년 전과 달라진 KB금융… 회장 자격 ‘세부 기준’ 상시 공개 [경제 블로그]

    KB금융지주가 지난 14일 1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냥 “다음 회장 누가 되냐” 이야기 같지만, 이번 판은 조금 다릅니다. 핵심은 사람보다 ‘룰’이 먼저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부터 ‘회장 자격요건 세부기준’을 별도 문서로 만들어 홈페이지 이사회 공지사항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경영승계규정에 따라 매년 상반기 자격요건을 수립·공시하고 있으며, 이를 세부 기준 형태로 정리해 공개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시험 문제를 미리 공개하고 시험 보는 구조입니다.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직전 2023년 회장 인선 당시에도 회추위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그룹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경영 등 5개 항목 아래 25개 세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설명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현재는 이를 문서 형태로 정리해 상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부분입니다. 통상 금융지주들은 회장 자격요건을 지배구조 내부규범 등에 원칙 수준으로 규정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KB금융은 세부 항목 기준을 외부에 공개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개된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려는 흐름으로 읽힙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 회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조 클럽’을 달성했고, 총주주환원율 52.4%를 기록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내부적으로 뚜렷한 경쟁 후보군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도입을 추진하면서, 기존보다 강화된 주주 동의 요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관련 개선안을 확정하고 10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준은 공개됐지만 실제 판단 문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의 또 다른 변수가 생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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