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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땐 부담 없는 소형 가전, 버릴 땐 어쩌죠?

    살 땐 부담 없는 소형 가전, 버릴 땐 어쩌죠?

    박진영(29)씨는 최근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를 샀다가 골머리를 앓았다. 사용 이틀 만에 제품이 고장났는데 반송도 어렵고 버릴 곳도 마땅치 않아서다. 박씨는 11일 “빌라에 살고 있어 아파트 단지처럼 별도로 소형 폐가전 수거함이 없다”며 “공공 무상 수거 서비스에 연락해 봤지만, 배터리 등 소형 가전은 5개 미만이면 수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손선풍기, 휴대용 보조배터리, 무선 이어폰, 무선 스피커, 스마트워치 등 소형 전자제품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폐기 방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고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준도 달라 처리 과정에서의 안전사고와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배터리류 재활용을 담당하는 한국전지재활용협회에 따르면 소형 전자제품에 내장된 2차전지의 폐기량은 지난해 약 131t으로 4년 전인 2019년(약 34t)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테무와 알리 등 초저가 소형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늘면서 폐기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통계청이 집계한 ‘가전·전자·통신기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2021년 3630억원에서 지난해 4243억원으로 증가했다. 소형 전자제품은 대형 아파트 단지나 주민센터에 마련된 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버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은 지자체나 아파트 단지가 더 많다는 점이다. 설치가 의무가 아니라서다. 또 빌라나 단독주택 등에 수거함이 설치된 경우도 극히 드물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과 별개로 환경부가 허가한 공제조합이 운영하는 수거함에도 소형 폐가전을 버릴 수 있지만 지역마다 설치 현황은 천차만별이다. 공제조합 수거함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국 9245개였지만 대구에 1607개가 설치된 반면 전북은 0개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전자제품처럼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배출하는 통일된 폐기 원칙도 없는 터라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소형 폐가전을 버리는 이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이 경우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시정 한국전지재활용협회 사무국장은 “소형 전자제품에 내장된 2차전지 리튬을 소비자가 직접 분리배출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파쇄 등 처리 과정에서 쉽게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제품 등 자원순환법에 규정된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은 세탁기와 냉장고 등 50종에 그친다. 폐기나 재활용 기준이 일부 대형 전자제품 위주로만 돼 있어 소형 전자제품의 폐기와 재활용은 책임 주체도, 기준도 없다는 얘기다. 이 사무국장은 “소형 폐가전과 2차전지를 재활용 제도권으로 편입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자원순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경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환경부는 “소형 폐가전 수거함 지도를 만드는 등 지자체별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2026년부터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내 재활용 의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보조배터리 어디에 버리죠?”… 소형 전자제품 급증하지만 폐기 처리는 회색지대

    “보조배터리 어디에 버리죠?”… 소형 전자제품 급증하지만 폐기 처리는 회색지대

    박진영(29)씨는 최근 해외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를 샀다가 골머리를 앓았다. 사용 이틀 만에 제품이 고장났는데 반송도 어렵고 버릴 곳도 마땅치 않아서다. 박씨는 11일 “빌라에 살고 있어 아파트 단지처럼 별도로 소형 폐가전 수거함이 없다”며 “공공 무상 수거 서비스에 연락해 봤지만 배터리 등 소형 가전은 5개 미만이면 수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손선풍기, 휴대용 보조배터리, 무선 이어폰, 무선 스피커, 스마트워치 등 소형 전자제품 사용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폐기 방법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고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준도 달라 처리 과정에서의 안전사고와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배터리류 재활용을 담당하는 한국전지재활용협회에 따르면 소형 전자제품에 내장된 2차전지의 폐기량은 지난해 약 131t으로 4년 전인 2019년(약 34t)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테무와 알리 등 초저가 소형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늘면서 폐기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통계청이 집계한 ‘가전·전자·통신기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2021년 3630억원에서 지난해 4243억원으로 증가했다. 소형 전자제품은 대형 아파트 단지나 주민센터에 마련된 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버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거함이 설치되지 않은 지자체나 아파트 단지가 더 많다는 점이다. 설치가 의무가 아니라서다. 또 빌라나 단독주택 등에 수거함이 설치된 경우도 극히 드물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과 별개로 환경부가 허가한 공제조합이 운영하는 수거함에도 소형 폐가전을 버릴 수 있지만 지역마다 설치 현황은 천차만별이다. 공제조합 수거함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국 9245개였지만 대구에 1607개가 설치된 반면 전북은 0개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전자제품처럼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배출하는 통일된 폐기 원칙도 없는 터라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소형 폐가전을 버리는 이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이 경우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시정 한국전지재활용협회 사무국장은 “소형 전자제품에 내장된 2차전지 리튬을 소비자가 직접 분리배출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파쇄 등 처리 과정에서 쉽게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제품 등 자원순환법에 규정된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은 세탁기와 냉장고 등 50종에 그친다. 폐기나 재활용 기준이 일부 대형 전자제품 위주로만 돼 있어 소형 전자제품의 폐기와 재활용은 책임 주체도, 기준도 없다는 얘기다. 이 사무국장은 “소형 폐가전과 2차전지를 재활용 제도권으로 편입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자원순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경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환경부는 “소형 폐가전 수거함 지도를 만드는 등 지자체별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2026년부터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내 재활용 의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마당] 바가지요금 없는 일본 축제의 고민

    [문화마당] 바가지요금 없는 일본 축제의 고민

    지난해 바가지요금으로 홍역을 앓던 지역축제가 본격적인 축제 시즌을 맞아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단무지 세 조각에 돼지고기 몇 점을 올린 제육 덮밥이 1만원(여의도 봄꽃축제), 데우지 않은 치킨 몇 조각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1만 5000원(경주벚꽃축제), 부실한 돼지 바비큐로 시끄러웠던 진해군항제 등이 올해도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축제장 바가지요금이 논란을 부르면서 일본의 저렴하고 안정적인 축제 먹거리가 새삼 주목받는다. 강력한 음식 부스 입점 규제 때문에 일본 축제장에서는 가격도 싸고 물가 관리가 잘 된다는 이유다. 실제로 일본의 마쓰리(축제)는 가격이 싼 먹거리도 많고 종류도 다양해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일본에서 1년간 연수한 적이 있는데, 돈 없는 유학생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었다. 다만 한국에 알려진 것처럼 일본이 지역축제에서 강력한 입점 규제를 하게 된 것은 가격관리 차원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집단식중독, 그러니까 위생 문제 때문이었다. 1998년 와카야마현의 작은 마을 축제에서 한 주민이 카레에 독극물을 넣어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다. 4명이 죽고 63명이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초반에는 식중독으로 잘못 알려져 한동안 축제장 집단식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생선이나 조개 같은 해산물을 통해 감염되는 아니사키스 기생충도 일본에선 큰 골칫거리다. 1965년 처음 발견됐고 한국에는 고래회충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본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은 나가시소멘(흐르는 물에 소면을 흘려서 떠먹는 면요리)도 식중독을 자주 일으키는 전통 음식이다. 이 때문에 축제장에서 엄격히 통제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됐다. 그래서 오늘날 일본의 축제에서는 카레류, 초밥류, 냉면류를 찾아보기 어렵다. 가열된 음식만 판매할 것, 보건소 직원에게 요리 과정을 시연할 것, 식재료 위생을 위해 식수대와 냉장고를 구비할 것 등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의 입점 절차는 사실상 섬나라 특유의 ‘식중독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제도인 셈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의 축제장 음식 가격이 안정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일본도 고민이 많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고 조리가 쉬운 간식류만 발달하고 전국 마쓰리의 음식 품목도 비슷해져서다. 또 상인협회의 권한이 점차 강화돼 상업 논리가 지배적이고 결국 지역 음식문화의 다양성보다는 운영의 편리성만 강조되는 한계에 봉착했다. 독특한 식문화는 사라지고 간편식만 파는 일본 축제장 먹거리가 과연 바람직한 모델일까. 우리의 문제가 시급하다고 해서 경솔하게 도입해서는 곤란한 이유다. 올해 한국도 가격표시제, 전매 금지 보증금 제도, 바가지요금 신고 포상금제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번 퇴색된 이미지를 되살리기가 이토록 어렵다. 바가지요금으로 점철된 축제 뉴스도 싫지만, 일본처럼 비슷비슷한 간편식만 발달한 축제 음식도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니다. 모쪼록 올해는 상술보다 시민의 마음을 얻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상술로 뒤덮인 축제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 [서울 on] ‘알테쉬’ 공습에도 느긋했던 정부

    [서울 on] ‘알테쉬’ 공습에도 느긋했던 정부

    알리익스프레스가 ‘대면 만남’에서 풍긴 첫인상은 허술함 그 자체였다. 배송까지 닷새나 걸린 것쯤이야 ‘한 달 넘도록 안 올 수 있다’는 소문에 비하면 준수했다. 그런데 얇고 꾸깃한 비닐 포장지에 담겨 현관 앞에 덩그러니 놓인 초라한 모습이라니…. 주먹만 한 물건도 수십 배 크기의 견고한 상자로 받아보는 데 익숙했기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보름 전 알리에서 첫 구매를 했다.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대표되는 C커머스(중국 e커머스)의 공습이 거세다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알리에서 초저가 물건을 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되파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지인 전언을 들은 지 한참 지난 때였다. 결제 직전 시스템 오류로 9000원 상당의 첫 구매 할인쿠폰을 날렸음에도 결국 결제 버튼을 누른 건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도 안 되게 싼 가격 때문이었다. 알리는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818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국내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테무는 최근 ‘알리보다 더 싸다’는 입소문을 타고 한국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토종 유통업체 보호와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지만, 다수 소비자들은 C커머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 직구(직접 구매)로 그간 국내 중간상인을 거쳐 많게는 몇 배 비싸게 물건을 사는 ‘호구’ 노릇을 자처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다. 하지만 양보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소비자 안전이다. 유해 물질을 대량 함유한 중국 제품들이 최소한의 ‘거름망’인 안전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 개인의 직구에 일일이 개입해 들여다볼 수 없는 한계 때문이다. 정부 대응은 굼떴다. 지난 2월 기자가 국내 수입제품 등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중국 직구 제품에 대한 조사 여부를 물었으나 “조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관계 부처 논의도 없다고 했다. 언론에서 C커머스 경고음이 높아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7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한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산업부에 TF 관련 통보가 온 건 2월 말쯤이었다고 한다. TF 출범 후 관계 부처 담당자들은 수시로 만나 C커머스 대응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국표원은 지난 4일 나라장터에 8320만원 규모의 ‘해외 직구 플랫폼 위해 제품 판매 모니터링 사업’ 용역을 발주했다. 해외 리콜 제품 판매 모니터링을 통해 위해 수준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그런데 사업 기한이 오는 12월까지다. 연말이 돼야 용역 결과를 받아 보는 느긋한 계획이다. 최근 인천본부세관과 서울시가 각각 C커머스 판매 제품 일부에 대해 조사를 벌여 발암물질 기준치 초과 제품 등을 적발한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중국발 유통 환경 격변 속에 소비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속하고 촘촘한 대응 방안이 나와야 할 때다. 이정수 세종취재본부 기자
  • ‘전관예우’ 변호사 광고 기승에도… 변협 징계는 ‘0건’

    “판사의 ‘마음’은 판사 출신 변호사가 가장 잘 압니다.” 10일 한 포털 사이트에서 ‘부장판사 출신’이라고 광고하는 한 변호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여러분의 형사사건을 확실하게 해결해 드리겠다”며 이런 내용의 소개글이 떴다. 판사 경력이 있는 만큼 현직 판사들이 선호하는 법리를 잘 알고 있어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취지다. 포털 사이트에 ‘전관예우’만 검색해 봐도 ‘2023년 퇴직 부장판사 출신’ ‘전관예우 태스크포스(TF) 구성’ ‘부장검사, 판사 출신 직접 소송’ 등을 내세운 변호사 광고가 수두룩하다. 최근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배우자로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던 이종근 변호사의 ‘거액 수임’이 논란이 된 가운데 온라인에는 이처럼 전관예우를 앞세운 변호사 광고가 우후죽순이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전관예우를 내세운 광고를 금하고 있지만 이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확정한 사례는 현재까지 전무한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전관예우 광고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처벌하더라도 수백만원 수준의 과태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호사법 제23조 제2항은 ‘변호사가 소비자에게 부당한 기대를 갖도록 하는 내용의 광고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력과 경력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전직 판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해 고객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변호사 법정 단체인 변협은 이에 근거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위반 시 과태료 등의 징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변협에서 광고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0’건이다. 변협에서는 징계를 내렸는데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해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심사 중인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은 내부 인력 부족 등으로 수많은 광고를 일일이 조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변협이 ‘제 식구 감싸기’로 전관예우 광고 규제에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최근 들어 전관예우나 과장 광고 등에 대한 신고가 늘면서 변협도 대응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변협 관계자는 “광고 규정 위반 건으로 10건 정도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면서 “앞으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변협에서 징계를 내려도 이의신청을 제기해 시간을 끌면서 광고를 계속하는 편법 행위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변호사는 변협에서 징계를 받으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3개월 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그사이 문제가 된 문구만 살짝 바꿔 광고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징계를 받아도 과태료 500만원 정도이니 광고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광고 규정 위반 때 정직이나 제명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판사 마음은 판사출신 변호사가 알아”…‘전관예우’ 광고 기승에도 변협 징계는 ‘0건’

    “판사 마음은 판사출신 변호사가 알아”…‘전관예우’ 광고 기승에도 변협 징계는 ‘0건’

    “판사의 ‘마음’은 판사 출신 변호사가 가장 잘 압니다.” 10일 한 포털 사이트에서 ‘부장판사 출신’이라고 광고하는 한 변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여러분의 형사사건을 확실하게 해결해 드리겠다”며 이런 내용의 소개글이 떴다. 판사 경력이 있는 만큼 현직 판사들이 선호하는 법리를 잘 알고 있어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취지다. 포털 사이트에 ‘전관예우’만 검색해봐도 ‘2023년 퇴직 부장판사 출신’ ‘전관예우 태스크포스(TF) 구성’ ‘부장검사, 판사출신 직접 소송’ 등을 내세운 변호사 광고가 수두룩하다. 최근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배우자이자 검사장이었던 이종근 변호사의 ‘거액 수임’이 논란이 된 가운데, 온라인에는 이처럼 전관예우를 앞세운 변호사 광고가 우후죽순이다. 특히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은 전관예우를 내세운 광고를 금하고 있지만 이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확정한 사례는 현재까지 전무한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전관예우 광고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처벌하더라도 수백만원 수준의 과태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호사법 제23조 제2항은 ‘변호사가 소비자에게 부당한 기대를 갖도록 하는 내용의 광고를 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력과 경력을 표시할 수는 있지만, ‘전직 판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해 고객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변호사 법정 단체인 변협은 이에 근거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위반 시 과태료 등의 징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변협에서 광고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0’건이다. 변협에서 징계를 내렸는데, 이의를 제기해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심사 중인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은 내부 인력 부족 등으로 수많은 광고를 일일이 조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변협이 ‘제 식구 감싸기’로 전관예우 광고 규제에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최근들어 전관예우나 과장 광고 등에 대한 신고가 늘면서 변협도 대응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변협 관계자는 “광고 규정 위반 건으로 10건 정도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라면서 “앞으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변협에서 징계를 내려도 이의 신청을 제기해 시간을 끌면서 광고를 계속 하는 편법 행위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변호사는 변협에서 징계를 받으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3개월 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그 사이 문제가 된 문구만 살짝 바꿔 광고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징계를 받아도 과태료 500만원 정도니 광고하고 징계 받아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광고 규정 위반 때 정직이나 제명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열린세상] 사과값 급등과 검역 주권

    [열린세상] 사과값 급등과 검역 주권

    정부는 연일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사과, 배, 상추, 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농산물은 다른 상품에 비해 국민이 자주 구입하는 먹거리로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한 식생활 물가의 핵심 품목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 예산을 투입해 가격급등 농산물을 구매할 때 소비자 가격의 20~30%를 할인해 주는 정책이다. 또 다른 하나는 수입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해 수입을 촉진하는 할당관세 정책이다. 가격 할인 정책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직접적으로 경감해 주기 위한 것이고, 할당관세 정책은 수입 확대를 통해 시장 공급을 늘려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러한 정부의 농산물 가격 안정 대책에 대해 농업계는 크게 반발한다. 과일과 채소 등 국산 농산물의 높은 가격은 지난해 나쁜 기상 여건과 병해충 발생 등으로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고, 실제 가격이 크게 오른 듯 보여도 오히려 소득은 평년보다 적다는 것이다. 특히 유통업체를 통한 소비자 가격 할인 정책은 몰라도 할당관세를 통한 수입 농산물 공급 확대 정책은 국내 농업생산 기반을 붕괴시키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시장 개방의 어려움 속에 기후재앙마저 닥쳐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물론 치솟은 밥상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이 가급적 농업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단기적으로 신중히 추진된다면 농업계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최근 금사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식물 검역절차를 완화해서라도 사과를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의 공론화 움직임은 국가의 검역주권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발상이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느 국가나 사과와 같은 생과일은 과학적 수입 위험분석 절차를 거쳐 병해충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된 뒤에나 수입을 허용한다. 우리나라의 식물 검역절차는 185개국이 가입한 국제식물보호협약(IPPC)에 근거해 시행 중이다. 국제무역 질서를 관장하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과학적 기반 아래 투명하게 시행되는 검역 조치는 회원국의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동식물 보호 등을 위한 과학적 검역절차 없이 외래 병해충이 유입돼 국내로 전파된다면 국내 해당 농작물의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들로의 피해 확산, 막대한 방제비용 발생 등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로 불법 반입된 묘목을 통해 과수 화상병이 유입돼 2015년부터 우리나라의 사과와 배 나무를 말라 죽게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로 인해 해마다 600억원 이상의 손실보상 및 방제비용이 지출된다. 또한 사과와 관련된 위험 병해충인 과실파리류 등이 유입된다면 이를 근거로 우리의 대표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 배, 딸기, 포도, 감귤, 단감 등의 수출까지 중단될 수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선진국들은 검역을 ‘제2의 국방(안보)’이라 칭하며 오히려 우리보다 더 철저하게 과학적 검역역량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합리적 검역절차와 검역주권까지 포기하며 사과 수입을 빠르게 승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적절한 이유다. 최근 높은 먹거리 물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와 자연재해 증가로 작황이 부진한 가운데 농자재비 등이 상승하며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다. 이제는 농산물값을 잡기 위해 단기적 미봉책에 매달려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긴 안목에서 농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설 때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K팝 동경해서 온 유학생들에게, 좋은 기억 남겨 주고 싶어요”

    “K팝 동경해서 온 유학생들에게, 좋은 기억 남겨 주고 싶어요”

    대학가 숙소 소개 네트워크화서울 에이전트 역할하며 ‘창업’“외국 학생들 친구 되는 게 목표” K팝 음악에 빠진 앨리스(20·스웨덴)는 2022년 9월 그토록 동경하던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지갑을 분실했다. 며칠간 한국에서 쓸 현금을 모두 잃었고, 당장 카드 재발급도 할 수 없어 막막했다. 한국에 있던 다른 외국인 친구에게 급하게 SOS를 쳤고, 그때 한 한국외대 학생을 소개받았다. 그 친구는 임시 거처를 찾아 주고 생활비로 쓸 돈을 빌려주면서 초반 적응에 큰 도움을 주었다. 지난해 한양대에 입학한 엘리스는 “악몽으로 남을 뻔한 한국의 경험이 미래의 진로까지 바꿔 놨다”고 했다. 그 한국외대 학생은 또 다른 엘리스들을 만난 뒤에 아예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을 돕는 스타트업 ‘스테이포틴’을 시작했다.“코로나19 팬데믹 때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의 숙소를 알아봐 주면서 이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게 뭔지 알게 됐다”는 윤하경(26) 스테이포틴(Stay14) 대표는 호주와 미국에서 1년 반가량 공부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이들에게 공감하고 도움을 주게 됐다고 했다. 유학생들은 본국에서 유학 비자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거주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코로나19 이후 게스트하우스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서울에서 숙소를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외국인들을 받지 않으려는 임대인들을 설득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하나하나 뚫고 가니 유학생들의 문의가 갈수록 늘고 대학가 주변의 좋은 임대인, 중개인 네트워크를 다지게 됐죠.” 그렇게 이들의 ‘서울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진지하게 창업까지 결심했다.처음 자취를 해 보는 학생들은 곰팡이 문제부터 시작해서 사소하게 집주인과 갈등을 많이 겪는다. 해외에서는 도어락 대신 열쇠로 문을 잠그는 것도 많아 하나하나 다 설명이 필요하다. 심지어 집을 빌려 머무는 4개월 동안 청소를 한 번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소셜미디어(SNS) ‘스테이포틴’에 공유했다. “낯선 한국땅에 온 외국 학생들에게 사소한 질문을 쉽게 던질 수 있는 친구가 되는 게 목표”라는 그는 “K컬처가 좋아서 한국에 온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겨 주고 싶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 100달러 ‘경고음’… 한국경제 고물가 신음 커지나

    국제유가 100달러 ‘경고음’… 한국경제 고물가 신음 커지나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벽을 뚫고도 상승세를 이어 갈 태세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산유국 감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터라 정부가 장담했던 2%대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구간’이 더 험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91.17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6.91달러)와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70~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90.74달러)도 동반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대사관을 공습하자 이란이 보복을 다짐하고 2일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상반기 감산 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해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중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 에너지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엔 10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도 “OPEC+가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할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브렌트유가 9월에 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물가다. 한국은 원유의 70~80%를 중동에서 수입해 두바이유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원유는 배에 실어 들여오는 만큼 통상 2~3주쯤 시차를 두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아직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이 덜 됐다는 의미다. 물가통계에 반영되는 458개 품목 중 휘발유는 전세, 월세, 휴대폰요금에 이어 네 번째로 가중치가 크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제조업 원가와 운송비, 냉난방비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진다. 물가가 불안정해지면 금리를 내리기도 어렵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 급등한 농산물(20.5%)과 함께 석유류를 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언급했다.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1.5% 내렸던 석유류 물가가 3월엔 1.2% 상승 전환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석유류 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14개월 만이다. KDI는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과 운송 차질 등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유가 상승에 민감한데 최근 환율까지 오르면서 물가 불안 요인이 커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 불안정성이 커지면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금융 부실이 심각해져 재정을 더 풀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최근 유가 흐름이 당초 예상했던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분명하지만, 100달러를 돌파하거나 ‘오일쇼크’에 준하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면서도 “당분간 90달러 전후를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같은 듯 다른 듯 거대 양당 ‘최우선 공약’ 물어보니

    같은 듯 다른 듯 거대 양당 ‘최우선 공약’ 물어보니

    4·10 총선을 이틀 앞둔 7일 서울신문이 거대 양당에 ‘저출생’, ‘물가’, ‘국토 균형 발전’, ‘미래 먹거리’ 등 22대 국회가 노력해야 할 4가지 대표 정책을 물은 결과, 양당은 같은 문제를 놓고도 다른 해법을 내놨다. 특히 세부 해법에서는 차이가 컸는데 일례로 물가 상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가계에 대한 직접적·즉각적 지원에, 국민의힘은 규제 혁신과 시장의 인프라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국민의힘이 1호 공약으로 강조한 ‘저출생’ 부문에서 민주당은 저출생 정책의 가장 큰 이유를 청년층의 낮은 소득, 과도한 부채, 결혼 비용 부담, 육아 부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1순위 공약으로 ‘결혼 시 소득 자산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해주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육 환경 개선을 중시했다. 아빠 유급휴가 1개월 의무화,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 동료에 대한 업무대행 수당 도입, 가족 친화 우수 중소기업의 법인세 감면 등 일·가정 양립을 1순위 실행 과제로 꼽았다. 양당은 물가 상승 대책에 대해서도 최근 급등한 농산물 가격 안정을 모두 1순위 공약으로 꼽았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은 달랐다. 민생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당은 소비자 할인쿠폰과 취약계층에 농식품 바우처를 제공하는 ‘기후물가 쿠폰제’를 앞세웠고,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나서 납품단가 지원 대상을 현행 13개 품목에서 21개로 확대하고 지원 단가를 1㎏당 최대 4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를 보였다. 민주당은 또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 같은 통신비 경감과 천원의 아침밥 등 취업 전 청년 취약계층에 대한 먹거리 바우처 지원처럼 가계 지원 정책을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자결제대행(PG) 업계의 구조 단순화를 통한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 부담 경감, 소상공인 맞춤형 전기요금 도입,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 등 시장 지향 정책을 우선순위에 뒀다. 국토 균형 발전 과제에 대해 민주당은 교육, 행정제도 개편, 지역 전략 산업 육성을 1~3순위로 뒀고, 국민의힘은 교통, 지역 의료(교육), 문화·예술 격차 해소 등을 순위권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거점 국립대 강화를 통해 서울대를 10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거점국립대 9곳에 집중 투자하고 강력한 취업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지역 균형 발전과 대학 서열 체제를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지역 투자와 고용을 이끄는 ‘지역 대표 중견기업’의 발굴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프라 건설 등의 공약을 순위권에 뒀다. 1순위로 철도 지하화를 통해 거점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전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건설해 촘촘한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어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 의대를 신설하고 지역 공공 병원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의 낙후 시설을 복합 랜드마크로 개발해 문화 격차를 줄이겠다고 했다. 미래 먹거리 부문에서는 양당의 접근법이 대체로 비슷했다. 다만 민주당은 청년의 노동권 강화를, 국민의힘은 기후테크 산업을 우선 순위에 배치한 게 눈에 띈다. 먼저 민주당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맞아 반도체, 바이오의약품, 이차전지 같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 일몰 기한을 2024년에서 추가로 연장하고,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장비와 중고 장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첨단 산업 규제 혁파와 고급 인재 양성을 1순위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2027년까지 글로벌 우수 인재 1000명을 유치하고, 연구생활 지원금을 통해 젊은 과학자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또 2순위로 한국의 나사인 우주항공청 설립과 함께 바이오, 게임, K콘텐츠 육성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전문가들은 거대 양당의 공약에 대해 시도해볼 만한 아이디어가 많다면서도 이용자 중심 사고, 민간 참여 유도, 연속성을 보장하는 재정 마련 등에선 구체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양당의 저출생 정책에 대해 “러프한 지원, 일괄적 제도 도입보다는 다양해진 개인의 삶에 맞춰 선택지를 늘려주는 이용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민주당의 서울대 10개 공약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여당의 복합랜드마크 개발 역시 “단순 개발로는 효과가 미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권 내 효과가 안 나와도 연속성 있게 정책을 끌고 가야 한다. 결국 실행이 되냐 안 되냐에 공약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했다.
  • 20살 베트남 아내 속마음 “47세 한국 남편 가임 능력 문제”

    20살 베트남 아내 속마음 “47세 한국 남편 가임 능력 문제”

    “병원에서 남편의 나이 때문에 임신이 쉽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 남편을 둔 베트남 아내들이 베트남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20세의 베트남 여성 A씨는 결혼중개 서비스를 통해 한국 남성 20명의 신상정보와 배경 등을 확인하고, 약 6개월간의 결혼 이민 서류 작업과 한국어 학습을 거쳐 47세의 현재 남편과 결혼했다. A씨의 최우선 목표는 한국 국적을 얻고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직업을 갖고 살 수 있게 된 뒤 이혼하는 것이다. 그는 “많은 고향 사람이 한국에 불법 입국해 가혹한 조건에서 노동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비자 우려를 피하기 위해 현지인과 결혼하는 것을 택했다”라며 “한국인 여권이 있으면 나는 또 자유롭게 여행하고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으며, 우리 가족의 (한국) 이주를 후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진정한 결합을 바랐지만 고령에 따른 남편의 가임 능력 문제가 결혼생활의 걸림돌이었다고 A씨는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남편의 나이 때문에 임신이 쉽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남편은 부당하게 내 책임이라 했다”라며 “언어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집 밖에서 활동은 슈퍼마켓 장보기뿐이었으며,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에도 침묵만이 흘렀다”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의사소통할 때는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였다. 고립과 고향에 대한 향수병으로 매일 밤 눈물을 흘렸다”라고 말했다.“부모 또래 남편에 애정 못 느껴요” 27세의 베트남 여성 B씨는 2000만 동(약 108만원)을 들여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 남성과 결혼했다. 남편의 나이는 41세로 장모(45세)보다 불과 네 살이 적었다. B씨는 “나는 결혼을 2∼3년 안에 (한국) 국적을 얻는 수단으로 보며 영구적으로 같이 살 뜻은 없다”면서 “내 목표는 국적 취득 시험을 위해 체류 자격을 충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남편에 대한 애정을 못 느끼며 이 때문에 매일 짜증과 스트레스를 겪는다”면서 “이는 내 정신건강에 부작용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 법에 따르면 결혼 이주 여성은 한국 남성과 2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 한국 국적 취득을 신청할 수 있다. 2019년 이혼한 결혼 이주 여성의 체류 자격이 확대되자 일부 베트남 여성들은 한국인과 결혼한 이후에 이혼하는 것을 목표로 어려운 생활을 감수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베트남 현지의 한 결혼중개업자는 국적을 따기 위해 결혼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결혼 생활을 최소한 1년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베트남 신부들로부터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결혼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의 결혼은 5000건으로 7.5% 늘어난 가운데 베트남 남성과의 결혼 건수가 792건으로 35.2% 급증했다. 2022년 기준 베트남 남성과 재혼한 한국 여성 556명 중 482명(86.7%)이 귀화한 한국인이었다. 이 중 국적 확인이 어려운 2명을 제외한 480명의 귀화 전 국적은 모두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남성과 결혼한 한국 여성 대다수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한 베트남 출신 한국 여성이었다.
  • “백종원 도시락 먹다가 퉤”…제육볶음 속 ‘플라스틱 뚜껑’에 고객 날벼락

    “백종원 도시락 먹다가 퉤”…제육볶음 속 ‘플라스틱 뚜껑’에 고객 날벼락

    유명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백종원 도시락’에서 플라스틱 기름뚜껑이 나왔다. 편의점은 도시락을 만든 하청업체 책임이라는 입장이었고, 업체는 고객에게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사과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40대 개인사업자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0시쯤 CU편의점에서 ‘백종원 뉴 고기 2배 정식’ 도시락을 구매했다. A씨는 제육볶음을 먹던 중 물렁뼈처럼 딱딱한 게 씹혀서 뱉었고, 살펴보니 플라스틱 뚜껑이었다고 한다. A씨는 편의점 본사의 고객센터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편의점은 하청을 맡은 제조업체가 A씨에게 연락하도록 했다. 그러나 제조사는 A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자기들은 해줄 게 없다고 밝히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당국 조사 결과 도시락의 플라스틱은 제육볶음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식용유의 뚜껑으로 파악됐다. 식약처 경인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조업체를 불시에 방문해 조사한 결과,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상태로 가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인청이 도시락의 제육볶음에 사용하는 원재료와 포장 용기 등을 살펴본 결과, A씨가 신고한 이물질이 제조사에서 사용하는 식용유 뚜껑과 모양, 재질이 같았다. 경인청은 해당 제조업체 관할기관인 경기도 광주시청에 행정처분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제조업체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도시락은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백종원 대표와 협업해 메뉴를 개발한 후 생산, 판매하는 상품이었다. 안일하게 대응하던 편의점과 제조사는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제조사는 고객에게 연락해 이물질이 나왔음을 인정하고 제품관리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상품 품질과 관련해 불편하게 한 점 사과드린다. 정중한 사과와 더불어 보상방안 등에 대해 고객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해결하겠다. 앞으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씨는 “식품에 작은 이물질도 나와선 안 되는데 대기업이 만드는 도시락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플라스틱이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지금까지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물질을 먹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걱정된다. 이번 일이 공론화해서 업체들이 소비자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 5명과 불륜 ‘오체 불만족’ 오토타케, 日국회의원 보선 출마

    5명과 불륜 ‘오체 불만족’ 오토타케, 日국회의원 보선 출마

    불륜 파문으로 2016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공천받지 못했던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가 오는 28일 치러지는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2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도쿄 15구에 자체 후보를 내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오토타케를 추천하는 방향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토타케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특별 고문인 지역 정당 ‘도민퍼스트회’가 국회 진출을 위해 설립한 ‘퍼스트회’ 부대표다. 다만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그가 과거 여성 문제와 관련된 보도로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을 고려해 추천에 소극적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 15구에는 오토타케 외에도 야당인 입헌민주당, 공산당, 일본유신회가 후보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선천성 사지 절단증으로 태어난 오토타케는 와세다대 재학 중이던 1998년 자서전 ‘오체불만족’을 출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이후 그는 약 1년간 일본 TBS 방송국에서 리포터로 활약했으며, 2001년 대학 후배와 결혼해 2남 1녀를 얻었다. 자민당은 2016년 선거에서 그를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불륜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보류했다. 당시 한 주간지는 “오토타케가 20대 후반 여성과 함께 튀니지, 파리를 여행했다. 결혼생활 중에 5명의 여성과 불륜을 저질렀다고 그가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오토타케는 이후 불륜을 인정하고 이혼했으며 한동안 활동을 자제하다 2020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복귀했다.한편 자민당은 중의원 의원 3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시마네 1구에만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선거 대상 지역은 모두 자민당 의원들이 활동했던 곳이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사망하면서 공석이 발생한 시마네 1구를 제외한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서는 기존 의원들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비자금 스캔들’ 등 불명예스러운 일로 물러났다. 현지 언론은 ‘보수 왕국’으로도 불리는 시마네현에서 자민당 후보가 패배하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USTR “한국의 망 사용료 법안 反경쟁적”

    USTR “한국의 망 사용료 법안 反경쟁적”

    미국 정부가 대외 무역 장벽을 줄이기 위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 분량이 올해는 크게 줄었는데도 한국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내는 문제를 ‘반경쟁적 사안’이라며 또다시 언급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2021년부터 해외 콘텐츠사업자(CP)가 망 사용료를 한국 ISP들에 내도록 요구하는 법안이 다수 국회에 발의됐다”며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부 ISP는 CP를 겸해 미국 CP가 내는 사용료는 한국의 경쟁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의 주요 3개 ISP의 과점체제를 더욱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3대 ISP 사업자는 SK브로드밴드·KT·LG U플러스를 지칭한다. 보고서는 “미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 같은 CP가 ISP 망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내는 대가를 말한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와 정치권에서는 넷플릭스 등 외국 CP들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1대 국회에는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7건이 계류돼 있다. 그러나 외국 CP들은 한국 ISP가 이미 소비자들에게 이용료를 받으면서 망 사용료까지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지난 2월 한국 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USTR은 2022년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법안들이 미국 기업을 특정해 규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지난해 3월 보고서에선 해당 법안들이 한국 특정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망 사용료 의무 부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망 이용 대가 논의는 통상 문제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한미 FTA 등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NTE는 지난해에 비해 70페이지 정도 줄어든 394페이지로 나왔고 한국 관련 내용도 지난해 8페이지에서 6페이지로 축소됐다. 각국 무역 장벽 조치의 국제법적 근거를 인정하는 내용도 담겨 미국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 尹 대통령 “의료개혁 성공 위해 과감한 재정지원 필수”

    尹 대통령 “의료개혁 성공 위해 과감한 재정지원 필수”

    세종서 국무회의 주재“보건분야에 막대한 재정 투입해야…예산 내역·규모 별도 보고”“제2집무실, 대통령실·부처 벽 허물것”“긴급 농축산물안정자금 무제한·무기한 투입”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장관과 협의해서 의료개혁을 위한 예산의 내역과 규모를 제게 별도로 보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그동안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 치안과 같은 국가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보고 여기에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의료분야에 대한 과감한 재정투자를 약속했다. 이어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의사 증원과 함께, 지역·필수의료를 위한 의료기관 육성, 전공의 수련 등 의료인력 양성, 필수진료 유지를 위한 보상,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등에 대한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지역의료, 필수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료, 필수의료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 특별회계’, ‘지역의료 발전기금’ 같은 별도의 재원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세종시는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인 지방시대를 실현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거점이 될 중요한 지역”이라며 세종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들의 청와대와 달리 저와 참모들을 비롯한 대통령실 모든 직원들이 하나의 건물에서 늘 상시 가깝게 소통하며 벽을 허물어서 일하고 있다”며 “세종에 만들어질 제2집무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사이의 벽을 허물고,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물가대책과 관련,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고, 이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대형마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할인 지원과 수입과일 공급 대책을 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를 향해 “지원대책이 실제 물가안정으로 이어지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구조적인 문제도 점검해 주기 바란다”며 “온라인 도매시장을 비롯한 새로운 유통경로를 활성화해서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 환자·소비자 단체 포함 땐 의료계 반발… 의료개혁 협의체 구성도 험난

    환자·소비자 단체 포함 땐 의료계 반발… 의료개혁 협의체 구성도 험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안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거듭 제안했지만, 협의체 구성이 현실화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말씀드린 바 있다”며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고 제안했다. 지난 2월 민생토론회에서 언급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거나,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하자는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의료개혁이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 의료계, 전문가, 환자·소비자 단체, 정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별도로) 구성하는 아이디어도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협의체 형식으로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달 제안한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형태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의료개혁특위에서 필수의료 정책 등 의료개혁 문제를 논의하고, 별도 사회적 협의체에선 의대 증원 문제를 협의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가동될 수도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이미 이달 출범을 목표로 구성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환자·소비자 단체 추천 전문가들을 모아 구성하려고 한다. 특위 위원은 30명 이내로 구성하고, 산하에 분과별 전문위원회와 사무국을 두고선 의료개혁 4대 과제 중 쟁점이 되고 있는 것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은 민간 전문가로 하고 위원은 관계 부처와 공급자, 수요자, 부처 추천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를 별도로 제한한 것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의료개혁특위는 단체 추천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니 사회적 협의가 이뤄지도록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별도 협의체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의료개혁특위와 사회적 협의체를 통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의체에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높은 국민, 환자·소비자 단체까지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료계가 반발할 수도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사들이 대화 의지가 없는데 협의체를 꾸린들 대화가 되겠나. 의협, 의대 교수, 전공의 등이 각자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 주고 설득하는 게 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대통령실, 의대증원에 “2000명 절대적 수치 아냐”

    대통령실, 의대증원에 “2000명 절대적 수치 아냐”

    대통령실은 1일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로 고수해온 ‘2000명’에 대해 처음으로 조정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KBS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설명하던 중 ‘2000명 숫자가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단 것인지 대통령실의 구체적인 입장이 궁금하다’는 사회자 물음에 “2000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란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오랜 기간 동안 절차를 거쳐 산출한 숫자이기 때문에 이해 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갑자기 1500명, 1700명 이렇게 근거 없이 바꿀 순 없다”며 “그래서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해 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성 실장은 그러면서 “정부는 2000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대통령실 입장이 좀 전향적이란 생각이 든다’는 사회자 반응에 긍정하면서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전향적인 입장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 이탈이 한 달 넘게 이어진 가운데, 대통령실이 2000명 수치 조정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계에 대해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조정 여지를 열어놨다. 이처럼 의료계와 정부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해온 ‘2000명 규모’를 두고 정부가 ‘의료계 통일안’을 전제로 먼저 조정 가능성을 밝힘에 따라 양측이 대치를 풀고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성 실장은 ‘증원 규모 재검토를 위한 전제 조건’에 대해선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불법 집단행동은 자제해 주시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제안한 ‘사회적 협의체’에 대해선 “의료 개혁이 전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에 국민과 의료계, 전문가, 환자, 소비자 단체, 정부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될 것으로 설명했다. 전공의들과 협의를 위한 진행 상황에 대해선 “전공의들과 대화하기 위해 문자도 남기고, 제3자를 통한 연락도 취하고, 또 날짜와 장소를 정해 기다리기도 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총선 이후 의료 개혁 추진 방향에 대해선 “의대 정원 증원은 의료 개혁의 필수이지만 이것만으로 되지 않는다”며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 필수·지역 의료 관련 투자 확대,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병원의 전문의 중심 진화 등을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많이 의견을 내주길 부탁드린다”며 “환자 단체와 소비자 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민과 함께 이런 의료 개혁 부문을 개선하기 위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젊은 전문가들을 세계로 보내자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젊은 전문가들을 세계로 보내자

    우리 사회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진출하는 직업은 의료•법조계다. 그런데도 국제경쟁력은 한참 떨어지는 직업군이다. 이미 한국 기업인들은 세계를 주름잡고 있고 K팝은 세계문화 속에 우뚝 섰는데도 말이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국내용에 머물고 있으니 글로벌 시대의 자원 낭비가 크다. 그 이유가 뭘까. 과거엔 언어장벽 때문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으나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는 영어에 문제가 없다. 일본 변호사는 싱가포르 등 영어권 국가에 대거 진출해 있다. 일본 의사들도 해외 일본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료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젊은 전문가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투자 시 발생하는 법률 및 의료서비스 수요를 자국인 전문가로 충원하도록 암암리에 로비를 벌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요즘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의료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거 로스쿨 정원을 확정할 때도 무척 시끄러웠다. 필사적으로 정원 확대를 막으려는 의사•변호사협회와 정원의 대폭 확대를 강행하는 정부 간 극한 투쟁은 예견된 것이다. 전문직 종사자 개인이 누리는 기득권의 크기는 그 수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전문직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 자체를 넓혀 주는 것이다. 왜 한국 변호사와 의사는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기다. 해외에 투자하는 우리 글로벌 기업의 레버리지가 우리 전문인력의 진출과 연결되도록 정부가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우리 기업이 미국과 중국에 대규모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현지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대가를 정부가 제대로 챙기고 있는가.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맞춘 정치적 퍼포먼스용으로 이런 레버리지를 소진할 때가 아니다. 우리 젊은 인력이 해외 현지에서 다양한 전문직에 취업할 수 있도록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전문직 비자(H-1B) 발급 정책은 철저하게 로비력에 따라 좌우된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 칠레, 호주, 싱가포르 등은 국별 취업비자 쿼터를 확보했다. 싱가포르는 매년 5400개, 호주는 1만 500개, 칠레는 1500개의 취업비자를 받는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비자쿼터 무제한의 혜택을 누린다. 한국은 0개다. 한국인은 국별 쿼터 없이 전체 취업 수요에서 국별 쿼터 총수를 뺀 나머지 수요에서 매년 추첨으로 결정된다. 이것도 인도인이 50%, 중국인이 15%대를 가져가기에 한국인은 1%대를 차지할 뿐이다. 그 결과 매년 2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2000개의 비자를 놓고 경쟁한다. 수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비싼 등록금으로 미국인 학생들에게 교차보조를 해주는 대가로는 초라한 배분 성적이다. 어렵게 현지에서 취업해도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돌아오거나 체류 연장을 위해 대학원에 억지로 진학하는 등 눈물겨운 사례가 허다하다. 2007년 타결된 한미 FTA 협상 당시 전문직 비자 쿼터 문제에 우리측은 비중을 두지 않았다. 2010년에도 미국측 요구를 대폭 수용한 추가 협상이 있었고, 2018년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개정 협상까지 있었다.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정부는 전문직 쿼터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했어야 마땅하다. 번번이 기회를 놓친 대가가 오늘날 한국 우수 인력의 기회비용으로 떨어지고 있다. 요즘 국내의 치솟는 과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과일 수입 체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걸 보면 FTA에서 과일 품목을 집중방어했다는 성과도 되돌아보게 된다. 전문직 쿼터는 미 의회가 입법으로 결정하는 사안이기에 FTA의 의제가 아니라는 변명도 더는 통하지 않아야 한다. 전문직 쿼터를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조속히 올려야 마땅하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형배의 판판한 시장경제] 거대 플랫폼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되돌리기

    [김형배의 판판한 시장경제] 거대 플랫폼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되돌리기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가 애플을 상대로 반경쟁적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애플폰의 독점력을 남용한 결과 미국 소비자와 경쟁자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는 게 이유다. 작년 9월에도 법무부가 구글의 자사 우대 행위와 같은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제소했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는 메타와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지난 25일 유럽연합(EU) 경쟁위원회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구글·애플·메타가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해 유럽의 소비자와 경쟁자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로 정식 조사를 개시했다. 자사브랜드(PB) 상품을 경쟁 상품보다 우대했다는 이유로 아마존에 대해서는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 대륙의 최근 경쟁법 집행 동향을 소개한 이유는 거대 플랫폼에 대한 두 경쟁당국의 법 집행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구글·애플,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국내외 거대 플랫폼의 반칙행위에 대해 처벌한 바 있으며, 지금도 조사가 진행 중인 기업이 있다고 알려졌다. 거대 플랫폼은 독점적인 플랫폼을 이용해 자사의 서비스나 상품을 우대하거나 경쟁사를 차별하고자 하는 유인과 힘이 있다. 자사 서비스와 상품 판매에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거나 수정·변경·조작해 여러 경쟁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시장에서 규칙(알고리즘) 설계자인 플랫폼(심판)이 선수(플랫폼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 또는 상품 판매) 역할도 동시에 하게 되므로 자사 서비스와 상품에 유리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고자 하는 유인과 유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쟁당국은 공정한 시장환경 조성을 위해 거대 플랫폼이 자신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지 못하게 해야 하며, 이미 기울어졌다면 이를 평평하게 펴는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최근 꽤 큰 택시 회사를 경영하는 인사를 만났다.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므로 심판을 선수로 뛰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거대 플랫폼의 사업 부문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주에는 플랫폼에 관심이 많은 다른 지인을 만났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의 애플 조사 사례를 꺼내면서 애플의 자사 우대 행위나 경쟁사업자 차별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업 부문을 쪼개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구조적 분할에 반대한다. 의사가 환부를 도려내듯이 플랫폼의 반경쟁적 행위만을 정밀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용자가 선 탑재된 앱 사용을 꺼리면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하고, 경쟁사의 앱을 쓰고 싶어 하면 쉽게 깔 수 있게 하는 한편 호환성에도 문제가 없도록 하고, 수수료가 낮은 타사 결제수단을 쓰고 싶어 하면 깔 수 있도록 하고, 자사 우대행위가 알고리즘 때문이라면 알고리즘을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설계하면 된다는 논리다.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와 경쟁자에게 피해를 주는 거대 플랫폼의 반칙행위를 제대로 감시해 기업이 뛰노는 운동장이 거대 플랫폼에 유리하게 기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플랫폼의 혜택은 최대한 살리면서 폐해를 제대로 치유하는 방법과 수단이 있다면 찾아야 한다. 김형배 더 킴 로펌 고문
  • “24년 묶인 예금보호한도 1억으로” vs “보험료 오르면 서민만 부담”[경제의 창]

    “24년 묶인 예금보호한도 1억으로” vs “보험료 오르면 서민만 부담”[경제의 창]

    5000만원에 묶인 한도 상향해야美 3억·英 1억… 주요국보다 낮아경제 규모·물가 수준 반영 필요성98% 보호한도 내… 실효성 없다소수 부자만 거래비용 줄어 실익 자금 대이동 때 소형은행 직격탄은행만 1억 상향? “형평성 어긋나”작은 금융사가 뱅크런 위험성 커당국의 위험 투자 감독 강화해야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총선 공약으로 예금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예금보호한도 증액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당론으로 추진했으나 금융위원회 검토와 국회 논의 끝에 ‘현행 유지’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여야가 번갈아 가며 보호한도 상향을 공약한 만큼 24년째 5000만원에 묶인 예금보호한도가 늘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현재 예금보호한도는 금융사별로 1인당 5000만원으로, 2001년 2000만원에서 상향된 이후 줄곧 같은 금액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과 7월 새마을금고 위기 등을 지나면서 예금보호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4년간 경제는 성장하고 물가는 훨씬 올랐는데, 예금보호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만으로도 예금자의 98%가 보호받고 있어 보호한도 상향 시 실질적인 혜택은 소수의 현금 부자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오히려 금융기관의 예금보험료가 올라가면서 그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절충안으로 금융업권에 따라 보호한도를 달리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예금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면 수혜자는 누구이며, 금융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31일 전문가 찬반 의견을 통해 예금보호한도의 경제적 효과를 짚어 봤다.●“예금 안전성 높여야 저축 늘어”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20여년간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예금보호한도는 5000만원에 묶여 있어 소비자 보호를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은행들도 영업실적이나 자산건전성 면에서 예보료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예금보호한도는 크지 않은 편이다. 미국은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3700만원), 영국은 8만 5000파운드(1억 4500만원), 일본 1000만엔(8900만원)을 보호하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봐도 미국이 3.1배, 영국이 2.2배, 일본이 2.1배인 데 비해 우리는 1.2배에 불과하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의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예금자는 한 사람당 평균 7.4개 금융사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한도를 늘리면 예금 보호를 위해 분산해 둔 예금을 몇 군데로 모아서 관리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호한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예금에 대한 안전성도 커지면서 예금 수요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위험한 투자에 대한 인기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예금보호한도를 늘려 안전성을 높여야 예금 수요도 늘어나고 금융시스템도 좀더 보호될 수 있다”고 말했다.●“모든 소비자가 혜택 누리지 못해” 금융사 파산과 같은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지킬 수 있는 예금의 한도가 늘어난다면 소비자에겐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실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은 수억원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소수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반대쪽에서는 국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지방은행까지 포함해 일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 10곳이 넘고, 모바일뱅킹 등으로 자금 이동이 쉬워진 만큼 현행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분산 예금하면 4억~5억원가량의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예금 5000만원을 넘게 보유하고 있는 예금주는 전체의 1.9% 수준으로, 현재도 예금자의 98.1%가 보호한도 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예금 비율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보료가 인상되면서 금융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호한도 상향의 혜택은 자산가 중에서도 현금을 많이 보유한 극소수에게만 해당한다”면서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 등에선 리스크 때문에 오히려 보험료가 올라가 2금융권 소비자들의 혜택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 무브’ 이자 많이 주는 쪽으로 이동 예금보호한도를 늘리면 소비자들은 어느 금융사로 움직일까. 실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날까. 금융위가 공개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보호한도 1억원 상향 시 저축은행 예금이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도 작은 은행에서 큰 은행으로 이동이 일어나면서 소형 저축은행에는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5000만원 분산 저축의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더 괜찮은 은행 한 곳으로 예금이 쏠릴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그러나 실제 예금 한도를 올렸을 때 누가 가장 유리할지 예측하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자를 많이 주는 쪽으로 자금이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자연스러운 금리 경쟁을 통해 예금 금리가 높아진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1억원까지는 큰 금융사든 작은 금융사든 모두 안전하다고 본다면 이자를 더 많이 주느냐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면서 “다만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의 경우 여러 금융기관에 걸쳐 보유하던 예금을 합칠 수 있어 거래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겠지만 고액 자산가가 아니면 큰 효용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예금에 높은 금리를 주려면 그만큼 대출이나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영업 사정이 좋지 않은 저축은행들은 한도 상향을 그리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현재 0.4%에 달하는 보험료가 한도 증액 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보험료가 더 안 오른다면 한도를 늘리는 데 찬성한다”면서도 “저축은행들이 대출 자체를 줄이고 있어서 예금보호한도를 늘린다고 해도 당장 예금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권별 보호한도 차등 적용, 대안 될까 저축은행의 건전성 등의 우려가 제기되자 절충안으로 최근에는 업권별 보호한도를 차등 적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말 보고서에서 은행의 보호한도는 1억원으로 높이되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의 보호한도는 현행 5000만원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차등 적용하는 안을 내놓았다. 업권별 위험 부담의 정도가 다르고, 보호한도를 똑같이 올렸을 때 저축은행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이 나타나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업권별로 한도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한다. 언뜻 합리적인 제안 같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업권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자산가들보다는 서민들이 이율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데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나 지난해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인출) 등을 보더라도 예금자 보호의 필요성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쪽에서 더 많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업권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것은 애초에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업권별로 보호한도에 차등을 두는 것은 은행을 우대하고 소비자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상향하는 것이라면 모든 업권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석 교수 역시 “보호한도 상향의 필요성은 저축은행에서 더 많이 나온다”면서 “작은 금융사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투자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소비자의 예금보호한도를 제한해 줄일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독을 강화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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