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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객수수료 영업의 ‘그늘’… 보이스피싱·암시장·탈세 통로 악용 [홍희경의 탐구]

    송객수수료 영업의 ‘그늘’… 보이스피싱·암시장·탈세 통로 악용 [홍희경의 탐구]

    고객 유치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팬데믹 때 외국인 손님 사라지자판매액 10% 수준서 45% 치솟아中다이궁에게 캐시백 형태 변질수억 현금 결제해도 출처 안 물어구입한 면세품 온라인서 되팔아환급받은 부가세도 안 내고 폐업정부, 부가세 납부 대책 내놨지만비정상적인 수수료 체계는 방치“겉모습만 바꾸는 미봉책” 지적 #1. “240억 결제합니다” 큰손 다이궁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중국인 다이궁(보따리상)이 검거됐다. 국내 면세점에서 물품을 대량 구매한 이력이 있는 이였다. 그를 붙잡은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반년째 보이스피싱 수사를 벌이던 중이었다. “보이스피싱 범죄 계좌를 추적 중 시내 면세점에서 A씨가 1억 6000만원짜리 수표를 사용한 걸 포착했습니다. A씨는 그날 240억원어치 화장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그 수표를 사용했습니다.” A씨를 검거한 형사의 설명이다. 수표를 포착한 뒤 수사팀은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하고 A씨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다이궁 활동을 위해 한국에 자주 올 것이라 판단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여죄를 캘 심산이었다. 실제 얼마 지나지 않아 A씨가 입국했고 이번에도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 칭다오로 가려던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어 구속영장까지 발부됐지만 수사는 곧 난관에 부딪혔다. A씨가 “왜 그 수표를 지니게 됐는지 모른다”며 범죄 연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구속이 취소됐다. A씨는 풀려났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수많은 질문이 남았다. 어떻게 보따리상 한 명이 수백억원대 물품을 거래할 수 있었을까. 거래 물품은 어떤 경로로 유통될까. 무엇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면세품이 범죄 자금 세탁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들이 쌓였다. #2. 팬데믹, 면세점 판도를 바꾸다 국내 시내 면세점의 다이궁 거래는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사라지자 한국의 면세점들이 생존을 위한 극단적 선택에 나섰기 때문이다. 판매액의 30~45%에 달하는 파격적인 송객수수료를 제시한 것이다. 송객수수료는 본래 면세점으로 고객을 데려오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대가성 비용이었다. 그런데 사드 사태에 이어 코로나로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중국 하이난에 초대형 면세점까지 들어서면서 송객수수료는 현금 캐시백의 형태로 국내 면세점이 다이궁에게 표시된 가격의 절반 가까이까지 물건값을 깎아 주는 비용으로 바뀌게 됐다. 여행사 인센티브 성격이 강하던 시절 통상적으로 판매액의 10% 남짓한 수준이던 송객수수료는 코로나 이후 3배 이상 치솟게 됐다. 이에 따라 2020년 8626억원이던 면세점 송객수수료 규모는 2021년 3조 8745억원으로 폭증했다.<‘연도별 송객수수료’ 표 참조> 송객수수료 지급 방식은 꽤 복잡했다. 우선 면세점은 모객 계약을 맺은 여행사에 고유 코드 번호를 부여했는데 이런 여행사를 ‘코드 여행사’ 또는 ‘상위 여행사’라고 부른다. 상위 여행사들은 소규모 하위 여행사들과 계약을 맺어 다이궁들을 모집했다. 여행사들은 이 과정에서 다이궁에게 면세물품 구매 자금을 대여하거나 환전을 알선하기도 했다. 하위 여행사가 모객수수료와 면세품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도 있었다. 면세점-상위 여행사-하위 여행사-다이궁을 순환하며 현금과 면세물품이 계속 거래되는 체계가 만들어졌다.<‘송객수수료 영업 흐름도’ 그래픽 참조> #3. 범죄자의 눈으로 면세점을 본다면 “현금은 국경을 넘을 때마다 추적이 가능하지만 면세품은 다릅니다. 특히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 화장품은 전 세계 어디서나 정가로 재판매할 수 있어 자금 세탁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관할 내 면세점이 있어서 관련 사건들을 다뤄 본 서울 남대문·영등포 지역 일선 경찰들은 면세점이 자금 세탁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면세점 입점 제품은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물품들이니 세계 각지에서 환금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면세점은 고액 거래가 용이한 장소이기도 하다. 수억원대 현금이나 수표로 결제해도 신용 정보나 자금 출처를 증명할 의무가 없어서다. 범죄자의 나쁜 눈으로 면세품을 본다면 마치 암호화폐처럼 자금 세탁용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여기에 온라인 오픈마켓의 성장이 면세품의 판로를 열었다. 병행 수입이나 해외직구 형태의 물품 판매가 일상화되면서 대량의 면세품을 팔 길이 생겼다. 실제로 주요 오픈마켓에선 아예 ‘면세에서 다이렉트로 대량으로 공급받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정가보다 싸게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는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오픈마켓 앱 사진 참조> “외국인이 홍삼이나 국내 브랜드 화장품을 시내 면세점에서 사면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바로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있어요. 이를 악용해 외국인 신분증으로 국내 브랜드 제품을 면세점에서 싸게 사서 온라인으로 되파는 일이 불가능할까요.” 면세점 근무 경력자는 면세점을 설립 취지에 맞게 활용하는 건 순전히 개인의 선의에 달린 일이라고 단언했다. #4. 부가세 탈루 대란, 폭탄이 터졌다 불법성 여부를 떠나 면세품을 되파는 것이 목적이라면 다이궁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구매가이다. 원가를 낮춰야만 충분한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궁 이외의 고객이 사라졌던 코로나 시기 면세점들이 파격적인 송객수수료를 제시한 것 역시 다이궁에게 보다 저가로 물품을 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다이궁들의 끝없는 욕심은 세금을 건드리는 방향으로 향했다. “면세점이 송객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 돈에는 10%의 부가세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가세 납부 의무를 지닌 최하위 여행사들이 이를 내지 않고 폐업하는 수법이 반복됐죠.” 국세청은 이처럼 다이궁을 알선하는 용역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부과된 부가세를 내지 않고 폐업한 업체들을 ‘폭탄 업체’라고 설명했다. 폭탄 업체의 탄생 과정은 이러했다. 면세점은 다이궁의 구매액에 비례해 코드 여행사에 송객수수료(30~45%)와 부가세(10%)를 함께 지급했다. 코드 여행사는 수수료의 1% 정도만 수익으로 떼고 나머지를 중하위 여행사를 거쳐 다이궁에게 전달했다. 문제는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했다. 다이궁에게 수수료를 건넨 하위 여행사들이 부가세를 납부하지 않은 채 폐업 신고를 한 것이다. 관세청 집계대로 2021년 송객수수료가 3조 8745억원이라면 이 중 10%인 약 3870억원이 부가세로 책정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세청은 이미 매년 면세점에 부가세를 정산해서 환급해 준 상태였는데, 정작 하위 여행사는 부가세를 내지 않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5. 법정에서 맞붙은 두 개의 진실 “상위 여행사들이 실제 송객 행위 없이 허위로 세금계산서만 주고받은 정황이 있습니다. 상위 여행사들이 폭탄 업체들과 공모한 정황으로 판단했습니다.” 조세당국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폭탄 업체들이 내지 않은 부가세를 상위 여행사들에 추징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새로운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판결은 엇갈리고 있다. 정당한 과세로 인정하는 판결이 있지만 최근에는 국세청이 부과한 부가세 추징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도 쌓이고 있다. 이를테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는 2023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여행사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부산지법과 서울행정법원에서도 상위 여행사가 원고인 부가세 추징 처분 취소소송에서 “상위 여행사들의 매출 세금계산서는 실질적인 용역의 대가”라는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들이 나오고 있다. 여러 상위 여행사들을 대리해 승소 판결을 받은 김권우 변호사는 “면세점이 상위 여행사에 발급한 세금계산서는 합법으로 인정받았다. 부가세 탈루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러한 법리에서는 면세점과 직접 소통하며 실무를 진행하는 상위 여행사가 하위 여행사에 발급한 계산서도 합법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점에 대해선 여행사가 폭탄 업체인 줄 몰랐다고 선의를 인정하면서, 상위 여행사에 대해선 폭탄 업체와 결탁했다고 쉽게 단정 짓는 것은 현재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6. 면세점은 왜 침묵하는가 “여행사 중 최상위 업체라고 해도 우리는 부가세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마땅히 지급해야 할 부가세를 매입자인 하위 여행사에 보냈을 뿐입니다.결과적으로 면세점은 직접 책정했던 부가세를 아무런 제재 없이 환급받았고, 다이궁은 부가세를 탈세하고 그만큼 더 싸게 물품을 구매하는 효과를 얻었죠.” 수십억원대 부가세와 가산세 판정을 받고 회사 보유 부동산을 가압류당한 뒤 행정소송 중인 한 상위 여행사 대표는 수사·조세심판 과정에서 면세점만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고의 폐업한 하위 여행사에 대한 배신감도 크지만 송객수수료에 의존한 영업 체계를 만든 면세점에 책임을 묻지 않는 점 역시 대마불사를 연상케 하는 부조리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런 복잡한 수수료 체계를 만든 건 면세점”이라면서 “당시 하이난에 대형 면세점이 생겨서 한국 면세점들은 중국 수입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형태가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 주요 면세점들이 관광객에게 직접 할인 혜택을 주거나 현장 환급을 하는 단순한 방식을 택하는 가운데 송객수수료 영업은 한국 면세점의 고유한 특징으로 꼽힌다. “면세점이 원한다면 송객수수료를 환급하는 대신 그만큼 할인 판매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랬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죠.” #7. 개혁인가, 생색내기인가 면세점은 국가가 관광 진흥과 외화 획득을 위해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혜구역이다. 하지만 현재의 송객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은 특혜가 본래 취지와는 정반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관광 진흥은커녕 암시장 물품의 공급처가 되고 외화 획득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범죄 자금의 해외 반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최근 부가세 탈루 문제의 해결책으로 ‘면세점 송객용역 매입자 납부특례’ 도입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면세점은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의 부가세를 금융기관 전용 계좌로 관리하고 국세청에 직접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깊게 팬 골 위에 흙 한줌을 덮어 가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객수수료라는 비정상적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부가세 납부 창구만 바꾸는 것은 겉모습만 바꾸는 미봉책이라는 것이다. 2023년 국회에서 열렸던 ‘국내 면세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에선 송객수수료 영업 관행에 대해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은 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고, (다이궁과 같은) 특정 고객군에게 부당하고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건 공정거래법의 부당한 고객 유인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미 나왔다. 그럼에도 면세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유지한 채 드러난 부작용만 봉합하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홍희경 논설위원
  • SKT AI 에이전트 ‘에스터’, 3월부터 북미 소비자 공략

    SKT AI 에이전트 ‘에스터’, 3월부터 북미 소비자 공략

    “태양의 서커스는 어때.”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설치된 SK전시관. SK텔레콤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개인 에이전트 ‘에스터’(Aster)에 “11일에 일정이 없는데 뭘 하면 좋을까”라고 묻자 고난도 곡예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 쇼를 추천해 줬다. 이에 긍정적인 답을 하니 ‘저녁을 어디에서 먹을지’를 묻고 과거 검색 경험을 토대로 계획을 짜 줬다. 서커스 티켓 예매, 레스토랑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을 바로 화면에 띄워 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도 쉬웠다. 에스터가 오는 3월부터 북미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에 나선다. 정석근 SK텔레콤 GPAA 사업부장은 이날 SK전시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챗GPT 등 기존 AI 서비스가 이용자의 질문에 정답을 내놓는 것에 집중했다면, 에스터는 액션(실행)까지 연결하는 데 집중해 문제를 풀어 가려고 한다”고 했다. 에스터가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에이전트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SK텔레콤은 CES 2025 기간부터 북미 시장 소비자를 대상으로 에스터 베타 서비스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를 에스터에 탑재하는 파트너십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미국 정식 출시를 거쳐 내년에는 다른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이날 SK전시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AI 어시스턴트가 에이전트, 그다음에는 아바타라는 콘셉트까지 갈 것 같다. 에이전트 서비스를 글로벌 무대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보는 차원으로, 본격적으로 (미국에) 들어가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이후 삼성전자, 파나소닉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 일상 전반에 스며든 AI 기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외에 김영섭 KT 대표는 현대모비스와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봤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은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을 찾았다. 최태원 SK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간 회동 여부도 관심사다. 황 CEO는 이날 “최 회장과 만날 계획이 있다”며 “내일(8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 “2016년 박근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내수 꽁꽁

    “2016년 박근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내수 꽁꽁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년 만에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KDI는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언급한 건 2023년 1월호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이번 탄핵정국이 과거와 비교할 때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 지표의 동요는 제한적 수준에 머물렀으나, 경제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KDI는 12·3 비상계엄 이후 금융시장이 다소 불안정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2016년 10월 24일 이후)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이 제한적인 가운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낮은 수준에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짚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 수치는 높을수록 국가 파산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한다. 문제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 위축이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에 걸쳐 9.4 포인트 하락한 반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작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1개월 만에 12.3 포인트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 때보다 하락 속도도 빠르고 낙폭도 크다. KDI는 “기업심리지수도 과거와 달리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내수는 여전히 부진하며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는 게 KDI의 평가다. KDI는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인다”고 밝혔다.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은 장기화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0.3% 줄었다. 건설업생산은 12.9% 급감했고, 광공업생산(0.1%)은 반도체(11.1%)의 높은 증가세에도 자동차(-6.7%), 전자부품(-10.2%) 등이 감소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상품소비인 소매판매는 승용차(-7.9%), 가전제품(-4.5%), 통신기기 및 컴퓨터(-6.2%), 화장품(-9.8%) 등 주요 품목에서 모두 줄어 1.9% 감소했다.
  • “광주 미래 AI·모빌리티·RE100, 세계 흐름에 부합…CES서 확인”

    “광주 미래 AI·모빌리티·RE100, 세계 흐름에 부합…CES서 확인”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기술 전시회 ‘CES 2025’ 개막과 함께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광주공동관’과 ‘통합한국관 내 광주관’이 문을 열었다. 광주시는 ‘CES 2025 광주공동관’ 개관식을 8일 오전 7시(현지시간 7일 오후 2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했다. 강기정 시장과 부시장, 실국장 등 광주시는 온라인 영상으로 개관식에 참여했다. 현지에서는 박성철 인비즈 대표,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 등 참가기업과 이경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병인 전남대학교 교학부총장과 학생들, 김동진 광주대학교 총장, 박세진 금호고속 상무, 양향자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는 당초 강 시장 등이 포함된 광주대표단을 꾸려 ‘CES 2025’에 참가하려 했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을 위해 방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담당 실무자를 중심으로 참가 규모를 최소화했다. 광주공동관에는 ㈜인비즈, 주식회사 정션메드, ㈜트위그팜, 이-솔테크, ㈜아트랩, ㈜인디제이, ㈜호그린에어, ㈜리버트리, 주식회사 유니컴퍼니, 에코피스주식회사, ㈜블루캡슐 등 11개사가 우수 기술·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강 시장은 온라인 영상을 연결, 참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회사와 전시 제품·기술 등에 대해 설명을 듣는 투어를 진행했고, “광주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시장에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광주시는 이번 ‘CES 2025’에 광주공동관 11개사, KOTRA 통합한국관 내 광주관 4개사 등 15개사를 지원해 참가하고 있다. CES 혁신상 신청 지원을 포함해 비즈니스 교육, 비즈 매칭 등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했으며, 전시 참가 이후에도 수출 지원 사업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광주시 지원 기업 외에도 지역기업 21개사 등 총 36개사가 ‘CES 2025’에 출전, 우수한 기술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CES 참가와 관련해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이 핵심으로, ‘대한민국 AI 대표도시 광주’가 그동안 쌓아온 AI 신제품·기술을 세계시장에 알리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역기업의 해외판로 개척 및 수출 활성화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공동관은 바이어와 방문자들의 편의와 전시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방형으로 운영된다. 전면에 안내부스를 설치해 전시관 안내와 광주시 홍보를 동시에 진행하며, 공간 내부에는 기업 홍보와 피칭 공간을 꾸렸다. 이 곳에서는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지역기업들의 소개와 혁신제품들을 선보인다. ‘주식회사 정션메드’의 음성(목소리)를 활용한 시니어 건강관리, ‘㈜트위그팜’의 맞춤형 다국어 제공 서비스 플랫폼, ‘㈜아트랩’의 피부 등 AI뷰티 솔루션, ‘㈜리버트리’의 전 세계 도서정보 격차 제로화를 목표로한 실시간 사서업무지원 솔루션 등이 전시되고 있다. 강 시장은 광주공동관 온라인 투어 이후 삼성C-LAB관을 찾아 ‘CES 2025’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고스트패스와 혁신상을 받은 마인스페이스의 전시 제품을 둘러봤다. 강 시장은 “CES 2025는 AI와 모빌리티 등이 중심이고, 이는 광주 미래산업 방향이 세계적 흐름과 정확히 부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큼 AI 대표도시 광주의 힘을 세계에 많이 알려 달라”고 참가기업들을 격려했다. 한편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전시회다.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며 세계적 혁신 기술과 제품, 글로벌 시장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 ‘CES 2025’ 주제는 ‘몰입(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으로 기술과 기술,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열린세상] 민주주의 지표 된 미디어 문해력

    [열린세상] 민주주의 지표 된 미디어 문해력

    두 달 전 칼럼에 허위조작정보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이 중요하다고 썼다. 그때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부재의 극단적 폐해를 드러내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경제지표가 하락하고 사회불안이 확대되며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마가노믹스는 우리의 대외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자 국가 위기 상황이다. 이번 위기의 배경과 원인으로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급격한 디지털화로 휴대전화 사용 가능자는 누구나 정보 생산의 주체와 소비자가 될 수 있는, 다양화되고 개인화된 디지털 미디어 현상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디지털 미디어의 정보는 접근성, 편리성, 신속성의 장점과 함께 진위가 불분명한 정보가 공존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디지털화는 콘텐츠의 의도적, 악의적 유통에 매우 용이하다. 알고리즘이 정보와 사고의 확증편향을 가중한다. 오죽하면 2024년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허위조작정보에 뇌가 절여져 비판적 사고와 상식적인 판단이 불가한 ‘뇌 썩음’(brain 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겠나.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해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 즉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가 매우 중요해졌다. 2023년 9월 유네스코의 16개국 대상 정보 출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비중이 선진국과 개도국에서 각각 37%와 68%로 나타났다.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53%가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는다. 여타 선진국에 비해 소셜미디어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한국에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는 시급하고 중요한 국가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 2000년부터 3년마다 실시되는 15세 학생들의 문해력, 수리력 및 과학지식과 능력을 평가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서 한국은 늘 상위권에 오른다. 81개국이 참여한 2022년 평가에서도 싱가포르, 마카오, 대만, 일본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5위를 기록했다. 반면 16~65세 성인 문해력 조사에서 한국의 순위는 15세 학생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에서 한국의 순위는 하락했고, 미국은 오히려 올랐다. 2012년과 2023년 실시된 PIAAC에서 하락폭이 가장 큰 나라 역시 한국이다. 문해력은 24점, 수리력은 10점, 문제해결 능력은 13점이나 떨어졌다. OECD 평균보다도 훨씬 뒤처진다. 성인 문해력의 하락은 디지털·미디어 문해력의 하락과 직결된다. 세계 최고 고령화 속도를 보이는 한국의 성인 문해력과 수리력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은 더욱 위협받을 것이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언어적 표현력과 협상력이 떨어진다. 협상력이 떨어지니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기 쉽다. 한국인이 협업에 특히 취약하다는 평가도 이와 무관치 않을 듯하다. 문해력은 신기술 수용 및 활용 능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성인 수리력이 높을수록 자국의 정치에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OECD 조사 결과도 있다. 디지털화로 미디어 리터러시는 민주주의의 지표가 됐다. 국가정체성 유지에 꼭 필요한 교육이다. 따라서 시대 변화를 반영한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사회화가 시작되는 유치원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때부터 논리적, 수학적 사고를 배양해 주는 단계별 논리와 수학 그리고 철학 교육이 필요하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지식과 정보 및 신기술 습득 기회 제공 그리고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해 주는 평생교육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교육과 인식 제고에 플랫폼 및 디지털 기업의 적극적인 태도와 투자가 요구된다. 송경진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 ‘KBO 최고 2루수’ 영입 직후 주전 2루수 판 다저스

    ‘KBO 최고 2루수’ 영입 직후 주전 2루수 판 다저스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김혜성(25)을 영입한 뒤 사흘 만에 주전 2루수 개빈 럭스(27)를 전격 트레이드했다. 붙박이 2루수인 럭스가 빠지면서 ‘KBO 최고 2루수’ 평가를 받는 김혜성의 주전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MLB닷컴과 디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언론은 7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신시내티에 럭스를 내주고, 외야수 마이크 시로타와 신인 드래프트 균형 경쟁 라운드 A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럭스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053⅓이닝을 2루에서 보낸 다저스의 주전 2루수였다. 김혜성은 한국 프로리그에서 유격수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각각 수상할 정도로 수비력을 인정받았지만, 다저스는 MLB 최고의 유격수 무키 베츠가 있고 2루에는 럭스가 버티고 있어 치열한 주전 경쟁이 전망됐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주전 2루수 교체라는 예상보다 과감하고 빠른 결정을 했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센터 내야수 자원이 넘칠 정도로 많아졌다”며 “김혜성은 럭스와 같은 20대 중반의 내야수고 같은 왼손 타자다. 하지만 럭스는 2023년 무릎 수술을 받아 주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트레이드 배경을 분석했다. 다만 럭스의 이탈이 김혜성의 2루 주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저스에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미겔 로하스,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크리스 테일러 등 뛰어난 백업 자원이 버티고 있어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병역 특례 대체복무에 따른 해외 체류 제약으로 지난달 26일 LA에서 귀국한 김혜성은 미국 비자 등 서류가 완비되는 대로 다시 미국으로 떠나 입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진행되는 다저스 캠프에 합류한다.
  • [공직자의 창] 쌀 산업 구조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

    [공직자의 창] 쌀 산업 구조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

    쌀은 오랫동안 국민 식탁을 채워 준 가장 소중한 식량이지만 최근 쌀 산업은 소비 여건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쌀 소비량은 빠른 속도로 줄었다. 1990년대 연간 100㎏을 웃돌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20년대 들어 50㎏대로 감소했지만, 생산량은 더디게 줄어 구조적 공급과잉이 굳어지고 있다. 소비 트렌드는 맛과 품질 중심으로 변화했지만 여전히 수확량 중심의 관행적인 생산체계가 지속되고 있다. 쌀은 매년 과잉 생산되고 있고 정부는 남는 쌀을 사들여 보관하는 ‘시장격리’가 2005년 이후 12차례 반복됐다. 지난해에도 신곡 20만t을 시장격리했고 정부양곡 40만t을 사료용으로 처분했다. 시장격리는 일시적으로 수급이 불안정한 경우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하는 임시 정책일 뿐 근본적인 수급 안정책이 될 수 없다. 정부의 사후적 지원에 의존하는 쌀 산업은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청년농, 스마트팜 등 미래 농업·농촌의 발전에 쓰일 소중한 재원을 잠식하게 된다. 그동안 정부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3·2010·2018년 시행된 ‘생산조정제’나 2023년 도입한 전략작물직불제와 같이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한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전략작물직불제는 생산조정제에 비해 법령에 근거해 지속 추진한다는 점에서 사전적 생산조정보다 진일보한 정책으로 평가받지만 자율적 참여 방식만으로는 급격한 소비 감소와 벼 재배로 회귀하는 문제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결과 쌀 생산 감축은 일부 농가만 참여하고, 인센티브가 없으면 벼 재배로 회귀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쌀 산업을 시장의 수요와 공급 원리가 작동하는 자생력 있는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생산량 감축을 위한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난해 12월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을 발표했다. 첫 번째 핵심은 벼 재배면적 감축이다. 사상 처음으로 모든 쌀 농가와 지자체에 감축 목표 면적을 부과하는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올해부터 시행한다. 올해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보다 8만㏊ 줄이는 것이 목표다. 농가는 타 작물 전환, 휴경, 친환경 벼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면적을 감축할 수 있다. 원활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확대하고 논 타작물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 신규 임대 간척지에서의 일반 벼 재배 제한도 추진한다. 아울러 수량·밥쌀 중심 생산 체계를 소비자가 선호하는 다양한 고품질 쌀 생산체계로 개편한다. 맛과 품질이 좋은 쌀이 시장에서 고평가받도록 만들고 국내 밥쌀 위주의 수요처를 벗어나 해외시장, 가공용 쌀 등 미래지향적 수요처를 창출해야 한다. 정부는 고품질 쌀이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양곡표시제, 정부 보급종 공급체계 등 관련 제도를 개편한다. 쌀가공산업의 성장세가 민간 신곡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쌀가공산업의 정부양곡 의존도는 낮추고 식품기업의 민간 신곡 소비를 유도한다. 전통주 세제 혜택 강화, 유망 쌀가공식품 수출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처도 창출할 계획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쌀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 수요에 맞게 적정하게 생산돼야 쌀값이 안정된다. 생산을 줄이고 고품질 생산체계로 전환해야 쌀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한 목표 의식을 정부, 농업인, 산지유통주체 등 모든 관련 주체가 공유해야 한다. 새해에는 만성적인 공급과잉과 쌀값 불안정의 악순환을 끊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쌀 산업 구조개혁에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 AI 이을 게임체인저 ‘양자컴퓨팅’… 올해 열풍 원년 조짐

    AI 이을 게임체인저 ‘양자컴퓨팅’… 올해 열풍 원년 조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가 올해 인공지능(AI)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양자컴퓨팅’을 주목하면서 관련 기술과 산업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하는 양자컴퓨팅 기술은 아직 상용화에 이른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해 AI가 그랬듯 이번 CES를 통해 올해가 양자컴퓨팅 열풍의 원년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ES는 오는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양자 기술 콘퍼런스인 ‘퀀텀 월드 콩그레스’와 협업해 ‘양자 기술이 곧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나절 동안 이어지는 세션엔 전 세계 리더들이 참여해 양자 기술과 광학, 센서 등 인접 기술의 발전에 대해 논의한다. CES는 매년 차세대 혁신을 이끌 분야를 신설해 왔는데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게 다름 아닌 양자컴퓨팅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양자 기술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산업을 재편하고 우리의 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하는 혁신적인 힘”이라면서 “양자 미래는 그리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마침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유엔이 정한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이기도 하다. CTA는 이번 전시에서 양자 기술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구글,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를 꼽았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를 장착한 컴퓨터를 발표하면서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10자(10의 24제곱)년에 걸쳐 풀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 수 있었다고 밝혔다. IBM은 2019년 CES에서 세계 첫 회로 기반 상용 양자컴퓨터를 공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거나 수천 년이 걸릴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이나 암호 해독, 항공 우주 등 대규모 정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산업에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팅이 AI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추론하는 AI는 과도한 전력 소모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는데,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면 학습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서다. CES 2025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구글과 차세대 양자컴퓨팅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내놓은 ‘CES 2025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이미 양자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11월 양자컴퓨터 연구에 25억 달러(약 3조 6835억원)를 투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에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으로 포함하고 150억 달러(22조 98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억 9834만 달러(1조 6100억원)에서 2034년 162억 2310만 달러(23조 87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 타고 입고 날고… 일상 해결하는 AI

    타고 입고 날고… 일상 해결하는 AI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의 화두는 일상에 스며든 인공지능(AI)이다. 언젠가 되리라고 막연하게 상상했던 기술들이 성큼 현실로 다가와 실현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일 라스베이거스 도심 곳곳은 전 세계 160개국 4800개 기업 관계자, 취재진, 관광객들이 모여들며 장사진을 이뤘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 세계에서 14만명이 CES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는 AI를 슬로건으로 내건 전시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컨벤션센터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규모(3368㎡·약 1019평)로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홈 AI를 준비했다. LG전자는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2044㎡(약 618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해 AI 비전을 구체화했다. 올해 CES에선 다양한 산업에 AI가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전시와 네트워킹 기회가 마련된다. 지난해엔 AI를 화두로 던지면서 디지털 경험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연결하고 문제를 풀고 발견하라. 그리고 그 속으로 뛰어들라)이라는 주제처럼 AI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다. CTA에 따르면 올해 AI 분야 출품작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증가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AI 시대를 이끄는 대표주자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년 만에 다시 CES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는 점 또한 AI 기술의 중요성과 트렌드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에서 주목할 만한 분야로 스마트홈을 비롯해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양자컴퓨터, 디지털헬스, 로보틱스 등을 꼽았다. 특히 CES가 모터쇼를 방불케 할 만큼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올해 처음 신설된 모빌리티 스테이지에도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제품군에 미용, 패션, 반려동물 등 생활 밀착형 분야가 새롭게 추가된 점도 눈에 띈다. CES 2025는 한국 기업에도 도전 과제다. 특히 중국의 기술 공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제재가 더 심화할 거란 전망 속에서도 중국은 지난해(1104개 기업)보다 더 늘어난 1339개 업체가 참가했다. 미국(1509개 기업)에 이어 2위다. 중국의 대표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컨벤션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 바로 옆에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하고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을 선보인다. 하이센스는 ‘AI 유어 라이프’를 주제로 스마트 주방, 점보 양문형 냉장고, 프레시볼트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올인원 미니 세탁기·건조기 콤보 제품 등을 공개한다. TCL은 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세탁기 등을 통합 제어하는 지능성 솔루션과 스마트홈 에코시스템을 공개하고 전문가용 모니터부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자책 태블릿PC 등을 내놓는다. 한국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31개 기업이 참가한다. 중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한국 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지만 한국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제대로 보여 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CES 2025 개막에 앞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퍼스트룩’ 행사를 열고 전 세계 500여개 미디어 관계자에게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홀로 디스플레이’와 ‘미러 디스플레이’ 등 미래형 스크린 등을 공개했다. 참석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홀로 디스플레이는 공중에 영상이 맺히도록 해 영상 속 장면이 바로 눈앞에 실재하는 것처럼 보여 준다. 거울 형태의 미러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화면을 거울처럼 보면 피부 상태 등을 진단해 스킨 케어 방법 등을 추천하는 기능을 갖췄다.
  • 설 앞두고 배추 59%·무 77% 급등… 이상기후·고환율에 밥상 물가 비상

    설 앞두고 배추 59%·무 77% 급등… 이상기후·고환율에 밥상 물가 비상

    폭염·늦더위에 농산물 생육 부진설 성수품·과일류 가격도 오름세 가공식품 69%, 1년 새 가격 올라 고환율에 물가 2%대로 상승 우려 이달 말 설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1.9%)이 4년 만에 최저폭으로 둔화했지만 이상기후 등으로 농산물 공급이 줄고 고환율 영향으로 식품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밥상물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3일 기준 한 포기에 5027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8.9%, 평년에 비교해 33.9%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무는 한 개에 3206원으로 1년 전보다 77.4%, 평년보다는 52.7% 올랐다. 배추와 무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에 추석 이후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부진한 탓이 크다. 지난해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 조기 출하가 이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설 성수품인 배, 사과 등의 과일도 가격이 최근 오르고 있다. 배(신고)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만 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6%, 평년보다 23.5% 올랐다. 사과(후지)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 6257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3.1% 올랐다. 겨울철 소비자가 즐겨 찾는 감귤, 딸기 등 과일류 가격도 오름세다. 감귤은 10개에 4804원으로 1년 전보다 12.3% 상승했고 평년과 비교해서는 63.3% 올랐다. 딸기는 100g에 2542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10.4%, 25.4% 비싸졌다. 고환율에 식품 물가도 오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원재료를 외국에서 수입하기에 가공식품값이 오른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500여곳을 조사해 발표하는 ‘생필품 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초콜릿, 카레, 커피 등 주요 가공식품 175개 품목 가운데 121개(69%) 품목의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175개 품목의 평균 물가 상승폭은 3.9%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2.3%)보다 높았다. 문제는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식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점이다. 지난달까지 4개월간 1%대를 유지한 물가 상승률이 이달에는 2%대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설 성수기를 앞두고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설 성수기에는 사과와 한우 등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할인 행사를 최대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 테슬라 추격 BYD 국내 상륙 임박…‘전기차 빅2’ 격전 속 시험대 오른 현대차

    테슬라 추격 BYD 국내 상륙 임박…‘전기차 빅2’ 격전 속 시험대 오른 현대차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해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미국 테슬라와의 판매량 격차를 3만대 이내로 좁히는 등 바짝 추격하고 있다. BYD가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글로벌 전기차 선두를 다투는 두 회사가 국내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돼 현대차그룹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178만 9226대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BYD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176만 4992대로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테슬라가 BYD에 2만 4234대 앞서 세계 1위를 유지했지만,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BYD는 오는 16일 미디어행사를 통해 한국에 전기 승용차 모델을 처음 선보인다. 중형 세단 ‘씰’, 소형 SUV ‘아토3’, 소형 해치백 ‘돌핀’ 등 모델이 유력하다. 트럭 등 BYD 상용차는 이미 2016년 한국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2023년 대비 59.2% 증가한 1038대의 상용차를 판매해 수입 상용차 브랜드 2위에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를 맞이한 상황에서 중국 BYD가 본격 국내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BYD가 국내에 출시되면 국내 전기차보다 500~1000만원가량 저렴할 것으로 전망한다. BYD의 가성비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등 중국 내 잘 발달한 전기차 부품 공급망 덕도 보고 있다. 테슬라도 올해 상반기 중 ‘모델Q’로 불리는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모델Q의 출시 가격은 3만 7500 달러(5500만원) 정도로 예상돼,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3’의 최저가격인 4만 4100달러(6500만원)대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할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도 2017년 한국 진출 이래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왔고, 지난해 2만 9754대를 판매해 수입 승용차 브랜드 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올해 신차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아이오닉9’을 출시한다. 현대차가 아직 아이오닉9의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먼저 출시된 기아의 동급 차량인 EV9과 비슷한 7000만~8000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중국차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의 약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월등히 높고, BYD는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수직 계열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현재 전기차 시장에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얼마나 싼지를 따지는 고객층만 남아 저가형 전기차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도 저가형 모델을 만들고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는 수준이 되면 전기차 판매는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 전기차가 기술·품질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만큼, 이제 국내 업체들도 효율적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 ‘MZ세대 알코올 기피’에 佛 보르도 와인 양조장 포도나무 뿌리 뽑는다

    ‘MZ세대 알코올 기피’에 佛 보르도 와인 양조장 포도나무 뿌리 뽑는다

    주류에 ‘알코올은 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경고문구가 담긴 라벨을 담배와 마찬가지로 의무적으로 붙이게 하자는 비벡 머시 미국 의무총감(SG)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의 제안이 나온 가운데 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청년 세대는 음주를 삼가는 경향을 보여왔다는 외신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와인업계는 전통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높은 레드 와인 제품 대신 화이트 와인, 저알콜, 무알콜, 알콜대체음료 생산을 늘리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주류에 경고 문구를 부착하자는 머시 총감의 제안이 미국 의회에서 실현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최근 10년간 미국 청년들은 이미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 대신 목테일(알코올이 섞이지 않은 칵테일)과 주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에이미 허드슨(35)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2021년에 만성 편두통이 시작된 후 일주일에 여러 번 마시던 술을 한 달에 세 번 이하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목테일이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동시에 항염증 식품을 식단에 포함시키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파인애플, 체리 주스, 생강과 같은 재료가 편두통 관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미국 약물 남용 및 정신 건강 서비스국의 전국 연례 설문조사 수치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응답한 18~25세 미국인은 49.6%로, 10년 전인 2013년(59.6%) 비해 10% 감소했다. 무알코올 음료 이커머스 플랫폼인 ‘더 제로 프루프’의 션 골드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음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스미스는 “연말연시 이후 금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드라이 1월’이 연중 가장 바쁜 시즌 중 하나”라며 “더 제로 프루프 고객 중 약 90%가 더 건강한 음료를 찾는 애주가”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60% 이상이 여성이며 대부분은 28세에서 43세 사이의 밀레니얼 세대”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공중보건기관은 강력한 담배 규제에 진전을 이룬 뒤 규제의 무게 중심을 점점 더 알코올로 옮기고 있다. 미국의학협회는 지난 3일 성명에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암 위험 증가에 대해 수년 동안 경고해 왔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러한 연관성에 대한 수십 년간의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영업직 사원인 사라 마틴(42)은 “드라이 재뉴이어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도 “직장 파티에서 목테일은 훌륭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술을 많이 마시는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의 젊은 사람들이 강제적인 술 문화에 반발하고 있어 기쁘지만, 주류에 암 위험 표시만으로 음주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배와 폐암을 확고하게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대중 인식 캠페인이 필요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계 와인의 본산인 프랑스의 젊은 세대가 와인 대신 맥주를 마시거나 아예 음주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프랑스 레드 와인이 ‘실존적 위기’에 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3일 보도했다. 프랑스 보르도와인협회(CIVB)에 따르면 프랑스 내 레드 와인 소비량은 1970년대 이후 약 90% 감소하면서 와인업계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태로 인식하고 있다. 닐슨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레드, 화이트, 로제를 포함한 전체 와인 소비량은 1945년 이후 프랑스에서 80% 이상 감소했고, Z세대가 이전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을 구매하는 등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장 피에르 듀랑 CIVB 이사는 “프랑스의 모든 세대에서 이러한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면서 “할아버지가 연간 300리터의 레드 와인을 마셨다면 아버지는 180리터, 아들은 30리터를 마신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음료 분석가인 스피로스 말란드라키스는 “와인 업계가 젊은 세대와의 소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와인 업계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충성심으로 인해 자만심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레드와인 업계는 또한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급격한 수요 감소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르도 남서부에 있는 와인 생산업체 애드비니의 대표인 듀랑은 “젊은 세대가 양보다 품질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앞으로 저가 와인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고급 와이너리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테밀리옹의 소규모 가족 경영 와이너리인 샤토 모비농의 2024년 수확은 기후 변화에 따라 고온과 곰팡이의 영향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문제는 보르도 지방 전체가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브리짓 트리보도는 고품질 그랑크뤼 레드 와인이 여전히 샤토 모비농 생산의 핵심이지만, 수년 전부터 젊은 층의 음주 습관 변화를 감지하고 시장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생산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부터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오렌지 와인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올해 판매할 예정인 저알코올 와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와이너리는 2017년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아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려 노력하고 있다. 트리보도는 “제 주변의 여성, 특히 젊은 여성들이 술을 덜 마시고 적포도주를 훨씬 덜 마시는 것을 보면서 음주 패턴이 변화하고 있음을 일찍이 감지했다”고 말했다. 일부 와이너리는 비용이나 전통을 고수하기 때문에 혁신을 꺼려한다. 레드 와인에서 화이트 와인 생산으로 전환하려면 새로운 포도나무와 다양한 장비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모든 재배 지역이 포도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말란드라키스는 대부분의 와인 제조업체들이 와인 믹서나 캔 와인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와인 애호가를 모집하는 데 저항해 왔다고 말한다. 또한 와인을 구매할 때 경험과 스토리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와이너리 관광과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이었다. 이러한 압박으로 인해 보르도 지역에서는 과잉 생산을 억제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포도밭을 통한 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9500헥타르 규모의 포도나무를 뿌리 뽑기 시작했다. 2023년에 시작된 이 2개년 계획은 헥타르당 6000유로를 지원하며, 정부와 CIVB가 총 5700만 유로의 예산을 지원한다. 듀랑은 “마셔지지 않는 와인을 계속 생산할 수는 없다”면서 “수익 모델이 깨지면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씨줄날줄] 트럼프 2기의 내홍

    권력은 묘한 속성이 있다. 권력을 잡기 전엔 측근들이 일치 단결하다가도 집권 후엔 급속하게 분열하곤 한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그랬다. 경쟁을 부추기는 트럼프의 독특한 리더십과 다양한 이념적 배경을 가진 참모진, 그리고 졸속 추진된 정책들이 빚어낸 합작품이란 평가다. 당시 코어그룹 내에서 갈등을 일으킨 대표적 인물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다. 대선 일등 공신인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민족주의적 접근, 즉 무슬림 여행금지·국경장벽 건설 등을 주장하며 분란을 일으켰다. 공화당의 전통적 엘리트는 물론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실용주의 실세들과도 충돌했다. 배넌의 과격한 안보 정책을 둘러싼 국방부 관료와의 갈등도 동시다발로 터졌다. 참다못한 트럼프는 취임 6개월도 안 돼 ‘트러블 메이커’ 배넌을 쫓아냈지만 후유증이 꽤나 오래갔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도 시작 전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이번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갈등의 핵’이다. 얼마 전까지 트럼프 내각 인선을 둘러싸고 온갖 개입설이 나돌더니 최근 전문직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이민 비자(H1B) 문제를 놓고 구주류 충성파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그룹과 충돌했다. 한술 더 떠 선거 중인 독일의 한 극우정당을 공개 지지한 탓에 독일 대통령이 발끈할 정도로 선거개입 논란마저 불거진 상태다. 측근 그룹 내에서도 ‘좌충우돌 머스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친중파로 불리는 머스크의 존재 자체가 안보 위협이라는 우려도 있다. 급기야 “머스크의 행동과 언론 보도 폭풍에 (트럼프가) 100% 화가 났다”며 ‘허니문이 끝났다’는 보도마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인 머스크가 ‘제2의 배넌’ 신세로 전락해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될지, 명실상부한 트럼프 2인자가 될지 주목된다.
  • 2024년 물가 4년 만에 최저폭 상승… 고환율發 유가 올라 새해엔 들썩

    2024년 물가 4년 만에 최저폭 상승… 고환율發 유가 올라 새해엔 들썩

    2024년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2020년 0.5% 이후 4년 만의 최저 상승폭이지만 고환율에 따른 원유값 상승으로 새해에 물가 오름폭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말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 100)로 지난해보다 2.3% 올라 2022년 5.1%, 2023년 3.6%에 이어 상승폭이 둔화했다. 문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12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를 기록했다. 10월 1.3%, 11월 1.5%에 이어 오름폭이 확대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월 석유류 가격이 1.0%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면서 “환율 상승 영향과 기저 효과,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통화당국도 앞으로 물가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곧바로 석유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다른 품목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고환율 영향으로 다음달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1월 2025년 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했다. 여기엔 ‘비상계엄’이란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었다. 새해 물가 오름폭이 안정 목표치인 2.0%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연말 환율 상승에 새해 물가 오름폭 더 커진다

    연말 환율 상승에 새해 물가 오름폭 더 커진다

    2024년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2020년 0.5% 이후 4년 만의 최저 상승폭이지만 고환율에 따른 원유값 상승으로 새해에는 물가 오름폭이 더 확대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연말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 100)로 지난해보다 2.3% 올랐다. 2022년 5.1%, 2023년 3.6%에 이어 상승폭이 둔화했다. 하지만 작황 부진으로 고공 행진한 농산물값은 국민의 먹거리 지출 부담을 키웠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10.4% 오르며 2010년 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는 71.9%, 귤은 46.2%, 사과는 30.2%, 배추는 25.0% 급등했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신선식품지수는 9.8% 올랐다. 신선 과실은 17.1%, 신선 채소는 8.2% 상승했다. 신선 과실 상승률은 2004년 24.3% 이후 20년 만의 최고치다. 생산비와 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가격은 1.1% 하락했다. 하지만 ‘-11.1%’의 낙폭을 기록했던 2023년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주춤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영향이다. 문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12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를 기록했다. 10월 1.3%, 11월 1.5%에 이어 오름폭이 확대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월 석유류 가격이 1.0%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면서 “환율 상승 영향과 기저 효과, 유류세 인하폭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통화당국도 앞으로 물가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곧바로 석유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다른 품목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고환율 영향으로 다음달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1월 2025년 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했다. 여기엔 ‘비상계엄’이란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었다. 새해 물가 오름폭이 안정 목표치인 2.0%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새 판형 정착·정년연장 기획 주목… 현안 즉각 못 다룬 칼럼 아쉬워 [독자권익위]

    탄핵 정국, 한국경제 돌파구 시리즈내수·저성장 등 잘 구분해 해법 제시탄핵 인용 가능성·헌법재판관 분석기사와 그래픽 일목요연하게 정리두 지면 연계 국내·국외 10대 뉴스 베를리너판 강점 살린 편집 돋보여정우성이 쏘아올린 비혼 출산 관련유럽 실패 사례 등 부작용 논의 부족‘뚱뚱 이대남’ 등 테마 잡아 차별화국민건강영양조사 기본 내용 빠져청년 공무원 해외연수 기회 확대퇴사·이직 근본 해결책 제시했으면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81차 회의를 열고 12월 한 달과 2024년 한 해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탄핵 정국에서 발 빠르게 준비한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시리즈가 시의적절했고 ‘탄핵 인용 가능성’, ‘헌재 심판 늦출 변수’ 등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쟁점을 정리하는 서울신문의 탁월함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5회차로 다룬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도 많은 공감을 샀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지난 7월 도입한 베를리너판형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마감 시간 임박으로 인해 12월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해야 했던 점, 오피니언면에서 곧바로 계엄 사태를 다루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9일자 비상계엄 후폭풍에 대한 경제 전문가 7인의 진단, 16일자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한 헌법학자의 의견, 헌법재판관·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그래픽이 일목요연하게 잘 담겼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잘 정리했다. 지면을 그래픽에 크게 할애하는 건 방송 등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 탄핵 직후인 16일자 1면 ‘국회 둘러싼 준엄한 민심’ 사진 기사는 많은 의미와 큰 울림을 준다. 27일자에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국내·국외 10대 뉴스를 선정, 두 지면으로 배치해 개방감 있고 한눈에 들어올 수 있게 주요 이슈를 잘 정리했다. 두 면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기사를 배치할 때 베를리너판 도입의 강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이제 도입 6개월이 지났으니 어울리지 않는 편집에 대해선 더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직후인 5일자의 1면 사진은 긴박성이 조금 떨어졌다. 이날 계엄 관련한 사설은 있었지만 오피니언 칼럼은 아쉬웠다. 국가적 위기가 있는 사건에 대해 서울신문을 대표하는 필진의 글이 실리지 못했다. 4일자에 실린 ‘뚱뚱해지는 이대남… 술·담배 더 하는 이대녀’ 기사는 테마를 잡아 차별화했으나 질병관리청이 1998년부터 매해 해 오는 국민건강영양조사란 기본적 내용이 빠져 아쉬웠다. 허진재 계엄 사태 직후 5일자 ‘계엄 해제 시기도 불분명’이란 기사는 우리나라의 계엄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타지에서 볼 수 없던 차별화된 기사였다. 17일자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3회 시리즈는 내수 부진과 저성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대응 등으로 구분해 한국 경제의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해법을 잘 제시했다. 11일자 ‘슈퍼 선거의 해는 정권 심판의 해’ 기사는 올 한 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선거 결과를 한번 정리해 줬는데 타지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사였다. 3일자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문예지에선 어떻게 조명했는지 다룬 기사도 좋았다. 한강의 소식이 잠시 뜸한 시점이었는데 문학평론가들은 어떻게 작가를 평가하는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4일자 서울신문이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담지 못하고 호외를 발행한 건 아쉽다.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 큰일이 터졌을 때 다음날 지면에 소식을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어 놓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26일자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대담 기사가 나왔는데 정치 원로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만 더 빨리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승필 16일자 ‘헌법학자 10명 중 7명 탄핵 인용 가능성’이란 기사는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망과 주요 근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같은 날 헌법재판관과 후보 9인을 다룬 기사는 이들의 이력과 성향, 주요 판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했고 재판관의 입장도 개략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어 좋았다. 24일자 ‘헌재 심판 늦출 변수 3가지 더 있다’는 기사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공판 갱신 요구 가능성 등을 표로 만들어 정리가 매우 잘됐다. 27일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를 다룬 기사에선 여야뿐 아니라 국회입법조사처, 헌법재판연구원의 입장을 잘 정리했다. 이런 정리 능력은 서울신문이 보유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됐다. 부모와 자녀를 돌보는 세대가 연금 수급이 늦어지는 아픈 현실을 서울신문이 잘 찾아 기사로 썼다. 앞으로 기사에서 전문가 의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11일자 ‘난데없는 계엄에 다 꼬였다’ 기사는 계엄 사태 후 공직사회가 멈춰 선 내용을 다뤘는데 말미에 달린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의 코멘트가 촌철살인이다. 공무원들이 용산만 바라보고 일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행정이 안 돌아간다는 취지인데 이런 말씀이 진짜 코멘트다. 반면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관련 기사는 등록동거혼제도 등을 다뤘는데 경제학자의 코멘트가 나온다. 사회학자 내지는 친족상속법 전문 교수의 코멘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6일자 ‘방문객 뚝 상가는 텅텅’이란 기사는 소비지출 하락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를 기사에 썼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를 텐데 그런 의미를 기사에 더 녹여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3일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돼 정책·외교 맥이 끊긴다고 지적한 기사엔 ODA 예산 감액 내용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말이 나온다. 이 말을 그냥 받아 기사에 넣을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는지 조금 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윤광일 18일자 ‘친박 때와 다른 친윤의 건재함’을 다룬 기사는 일목요연하게 왜 여당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뭉치고 있는지를 잘 다뤘다. 19일자 ‘먹방 빠진 아이들 기사’와 ‘소득분위 상승, 10명 중 2명도 안 된다’ 기사는 눈에 잘 들어오게 썼다고 본다. 24일자 ‘17만명 방사선 위험’ 기사는 필요한 게 아님에도 자주 찍는 영상단층촬영(CT)의 위험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전하고 있다.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개인 건강에도 오히려 안 좋다는 걸 아주 잘 보여 준 기사였다. ‘탄핵 정국,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아라’ 기사는 발 빠르게 경제 난맥에 대해 보도해서 좋았는데 계엄 사태가 민주주의 가치에 큰 영향을 준 것에 관한 기획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탄핵의 요건 등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기사는 반복적으로 보여 줬고, 경제 영향에 대해서는 기사가 과잉됐다. 반면 헌법과 기본권,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영향에선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16일자 ‘트럼피즘·내수 부진·고환율 ‘3각 파도’’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쉽게 풀어 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정책 결정자들이 보기에 위기라는 게 아니라 실제 체감하는 소비자, 월급쟁이, 자영업자에게 탄핵 국면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좀더 보여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계엄 사태가 향후 민군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다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재현 10일자 Z세대의 시위 동행을 다룬 기사는 재밌는 소재를 발굴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는 정치 논의에서 배제되는데 왜 그런 세대가 시위에 뛰어들었는지, 투쟁인지 유행인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시위엔 젊은 여성이 많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이 부분에도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다. 3일자 ‘정우성이 쏘아 올린 비혼 출산’ 기사는 다양한 가족관계 입법 시도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 기사였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부족해 보인다. 입법 이후 부작용으로 유럽 국가의 실패 사례를 다뤘으면 논의가 더 풍부했을 것 같다. 4일자 ‘청년 공무원의 해외연수 기회 확대’를 다룬 기사는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 방향이 잘 전달된 기사였다. 하지만 직급, 연차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조기 퇴직에 있어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 건 아닌지 비판적으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퇴사와 이직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했으면 좋겠다. 김영석 올 한 해를 되짚어 보면 서울신문의 베를리너판으로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하고 싶다. 기획 기사도 타지와 비교해 좋은 게 많았다. ‘정년 연장, 공존의 조건을 묻다’ 시리즈는 상당히 좋은 기획이다. 호봉제는 유능한 인재를 데려오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인데 이를 잘 짚었다. 이런 좋은 기획 기사가 서울신문에 대해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4일자에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이 담기지 못한 신문이 배달된 것은 서울신문엔 아픈 부분이었다. 다음날 분석력이 예민한 칼럼니스트가 현안에 대한 칼럼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 시의에 맞지 않는 칼럼이 나온 것도 아쉬웠다. 신문이란 레거시 미디어는 속보성은 굉장히 떨어지지만 팩트에 근거한 분석 능력이 있는데 이런 장점을 살려야 한다. 사건이 일어났다면 왜 일어났는가, 이슈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석적으로 해 줘야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재테크+] 2025년 전 세계 ‘이것’이 휩쓴다…구글·MS·애플 총출동

    [재테크+] 2025년 전 세계 ‘이것’이 휩쓴다…구글·MS·애플 총출동

    2024년 인공지능(AI) 챗봇이 전 세계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면, 2025년은 ‘AI 에이전트’가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야후파이낸스는 29일(현지시간) 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이메일 데이터 처리나 앱 정보 이동과 같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초강력 AI 봇’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이미 ‘AI 에이전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이들은 AI 에이전트가 기업과 소비자들의 AI 기술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의 주요 목표는 경비 보고서 작성과 같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 도입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및 산업 코파일럿 부문 찰스 라마나 부사장에 따르면, IT 문제 해결과 영업 성과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이 있었습니다. 영업 사원당 수익이 9.4% 상승했으며 관련 업무 처리 시간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크널리시스리서치의 밥 오도넬 수석분석가는 “AI 에이전트가 빠르고 정확하며 의미 있는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업무 습관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레이 스미스 AI 에이전트 부사장은 AI 에이전트의 작동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사용자가 챗봇이나 디지털 비서에게 작업을 요청하면,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갖춘 AI 에이전트가 작업을 완료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챗봇에 항공권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이 챗봇이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사용자의 항공편 선호도와 일정을 확인한 뒤 금융 앱과 연동한 예산 범위를 확인해 몇 가지 항공편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구글은 최근 실험적인 시제품(프로토타입)으로 ‘프로젝트 마리너’를 공개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웹을 탐색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이 프로젝트는 예를 들어 구글 문서에 나열된 여러 기업 연락처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애플도 AI 에이전트 개발에 가세했습니다. 향후 음성 비서 시리를 활용해 ‘남편이나 아내를 데리러 공항에 언제쯤 가야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시리는 이메일과 항공편 착륙 시간을 확인하고 지도 앱 데이터에서 교통 상황을 확인해 공항으로 출발할 시간을 제안하는 등의 고도화된 기능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퓨처럼그룹의 대니얼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AI 에이전트가 잠재적 사업 기회 발굴이나 고객 만남 일정을 조율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업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5년 초부터 이러한 고도화된 AI 에이전트가 즉시 주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기업들이 우선 기본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오도넬 수석분석가는 “내년에는 정보기술(IT) 프로세스 자동화나 단순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가 정말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재테크+] “2025년 ‘이것’ 어쩌나”…연말 휩쓴 월가의 걱정거리

    [재테크+] “2025년 ‘이것’ 어쩌나”…연말 휩쓴 월가의 걱정거리

    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관심사였던 인플레이션 문제가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월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탄탄한 기반과 연준의 정책 대응 능력을 저울질하면서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매튜 루제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서 점진적으로는 둔화하겠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여전히 불편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죠. 지난달 기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1년 전에 비해 2.8%, 3.3% 올랐습니다.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주로 서비스 부문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며 의료, 보험, 항공료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주거비의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데, 내년 들어서는 하락하겠지만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 전망치 2.2%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58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다수는 2025년 개인소비지출 지수가 2.5%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2026년에는 연준의 전망보다 높은 2.4%를 예상했죠. BNP파리바는 관세 정책 시행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내년 말 2.9%에서 2026년 말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낸시 반덴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확실히 상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많은 리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시행될 예정인 관세와 이민 정책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수입품 고관세, 법인세 감면, 이민 제한 등의 정책이 안정세를 찾아가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관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공약 중 가장 화제가 된 공약 중 하나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를 포함해 모든 무역 상대국에 최소 10%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달 미국 경제가 물가를 안정시키고 실업률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연착륙’에 성공했다면서 이 연착륙이 끝나는 시점으로 다음달 20일을 지목한 바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高)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와 다른 국가들의 보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 또는 저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죠. 투자자들도 이러한 리스크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는 계속 성장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노 랜딩’ 시나리오에 대한 전망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언급하며 “내년에도 꽤 견고한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매 판매가 11월 예상을 상회했고,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 역시 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 TSMC·삼성전자 그리고 SMIC···중국 ‘반도체 굴기’ 현주소

    TSMC·삼성전자 그리고 SMIC···중국 ‘반도체 굴기’ 현주소

    중국은 매년 막대한 양의 반도체를 수입해왔습니다. 한국산 메모리, 미국 인텔이나 대만 TSMC가 만든 GPU·CPU 등을 수입하고 노트북,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게 오랜 국제 분업 형태였습니다. 중국은 당연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를 내제화하는 걸 희망했습니다. 외국에 핵심 부품을 의존하는 것은 안보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미래 핵심 산업인 반도체 부분에서 완전히 뒤처지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되려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 주도로 엄청난 자금이 반도체 분야에 투자되었고 이는 흔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기반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크게 앞서 있는 선두 주자들을 따라잡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는 3기 반도체 투자 기금으로 3440억 위안(약 64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조성했고 지금까지 수백조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중국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막대한 투자의 결과로 일부 영역에서는 하나씩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공개한 화웨이의 메이트60은 중국 국영 파운드리 제조사인 SMIC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한 기린 9000s를 탑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 삼아 TSMC, 삼성 다음인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내 대형 메모리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DDR5 메모리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는 DDR4 양산에 성공해서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이에 따라 DDR4 메모리 가격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영향은 이제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도 인정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DDR5 메모리가 추가되면 DDR5 메모리 가격도 같이 추락할 수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역시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역시 국영 기업으로 낸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양쯔강 메모리 테크놀로지스(YMTC)는 최근 232층 3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 이 회사의 5세대 3D 낸드 메모리를 탑재한 PCIe 5.0 SSD 메모리를 선보였습니다. YMTC의 소비자용 메모리 브랜드 지타이(Zhitai)에서 내놓은 티프로9000 2TB PCIe 5.0 SSD는 자체 개발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LPDDR4X 메모리, 그리고 대만 실리콘 모션의 SM2508 컨트롤러를 사용해서 최고 읽기 1만 4527MB/s, 쓰기 1만 3869MB/s의 속도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PCIe 5.0 기반 고성능 소비자용 SSD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YMTC의 시장 점유율 역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국 레노버 등 내수 기업에 낸드플래시를 제공하면서 일단 사업 자체는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이제야 성과를 하나씩 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국은 노광장비를 비롯해 반도체 제조 장비 개발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 EUV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장치를 유일하게 제조하는 네덜란드 ASML은 중국에 이 장비를 수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국내에서 EUV 노광장비를 자체 제조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하루가 빠르게 발전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그만큼 남을 따라잡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막대한 손해를 입으면서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인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중국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민간 부채는 이제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불어났고, 최신 미세 공정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AI 같은 주요 미래 먹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반도체 산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이슈인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될 주제일 것입니다.
  • DDR5에 3D 낸드플래시까지… 반도체 굴기 속도 내는 中 [고든 정의 TECH+]

    DDR5에 3D 낸드플래시까지… 반도체 굴기 속도 내는 中 [고든 정의 TECH+]

    중국은 매년 막대한 양의 반도체를 수입해왔습니다. 한국산 메모리, 미국 인텔이나 대만 TSMC가 만든 GPU·CPU 등을 수입하고 노트북,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게 오랜 국제 분업 형태였습니다. 중국은 당연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반도체를 내제화하는 걸 희망했습니다. 외국에 핵심 부품을 의존하는 것은 안보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미래 핵심 산업인 반도체 부분에서 완전히 뒤처지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되려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 주도로 엄청난 자금이 반도체 분야에 투자되었고 이는 흔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기반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크게 앞서 있는 선두 주자들을 따라잡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는 3기 반도체 투자 기금으로 3440억 위안(약 64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조성했고 지금까지 수백조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중국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막대한 투자의 결과로 일부 영역에서는 하나씩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공개한 화웨이의 메이트60은 중국 국영 파운드리 제조사인 SMIC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한 기린 9000s를 탑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 삼아 TSMC, 삼성 다음인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내 대형 메모리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DDR5 메모리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는 DDR4 양산에 성공해서 이미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이에 따라 DDR4 메모리 가격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영향은 이제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도 인정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DDR5 메모리가 추가되면 DDR5 메모리 가격도 같이 추락할 수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역시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역시 국영 기업으로 낸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양쯔강 메모리 테크놀로지스(YMTC)는 최근 232층 3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 이 회사의 5세대 3D 낸드 메모리를 탑재한 PCIe 5.0 SSD 메모리를 선보였습니다. YMTC의 소비자용 메모리 브랜드 지타이(Zhitai)에서 내놓은 티프로9000 2TB PCIe 5.0 SSD는 자체 개발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LPDDR4X 메모리, 그리고 대만 실리콘 모션의 SM2508 컨트롤러를 사용해서 최고 읽기 1만 4527MB/s, 쓰기 1만 3869MB/s의 속도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PCIe 5.0 기반 고성능 소비자용 SSD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YMTC의 시장 점유율 역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국 레노버 등 내수 기업에 낸드플래시를 제공하면서 일단 사업 자체는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이제야 성과를 하나씩 내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중국은 노광장비를 비롯해 반도체 제조 장비 개발에도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 EUV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장치를 유일하게 제조하는 네덜란드 ASML은 중국에 이 장비를 수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 국내에서 EUV 노광장비를 자체 제조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하루가 빠르게 발전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그만큼 남을 따라잡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막대한 손해를 입으면서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인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중국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민간 부채는 이제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불어났고, 최신 미세 공정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AI 같은 주요 미래 먹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반도체 산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이슈인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서도 안될 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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