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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9

    ◎제임스 본드와 맥가이버의 대결/견구조와 유구조의 미래관계는/가방형에서 보자기형으로 바뀌는 문명/빈틈없는 계획… 합리성의 절정/서구 가방형문화/우연 극대활용… 임기응변 능통/한국 보자기형/「넣기」와 「싸기」/가방은 산업사회의 대표적 상징물/기능성 앞서지만 고정된 하드웨어/보자기는 입체적 자기부피 안가진/가변적인 복합기능의 소프트웨어 □황규호문화부장=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융통성이 있는 유구조가 합리주의 일변도의 견구조보다 더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그점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특히 평소의 지론이신 보자기문화와 관련하여 이 문제를 풀어가 보았으면 합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우리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 만해도 보자기로 책을 싸가지고 다녔지요.책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그런데 근대화와 함께 점차 이 보자기는 책가방에 밀려 사라지고 맙니다.그러니까 책가방은 산업사회의 근대성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책보는 전근대의 유물로 생각되었지요.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 기억은 가죽으로된 란도셀(등에 메는 책가방을 그렇게 불렀지요)을 처음 메고 학교에 갔었을 때의 그 느낌입니다. ○원초적인 근대체험 □보자기에서 가방으로…이것이 가장 원초적인 근대체험이 되었다는 말씀이시군요.확실히 보자기보다는 가방이 편리하지요.일일이 싸고 매는 번거로움도 없고 들기도 편하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교과서에서 근대를 배운 것보다는 그 교과서를 들고 다니는 방법을 통해서 더 많은 근대의 의미를 배우게 된 것같습니다.(웃음)무명 책보를 버리고 가방을 등에 메었을 때 아이들은 편리성 기능성 그리고 상품성이라는 근대의 마력을 몸에 익히게 된 것입니다.그런데 동시에 책보에서는 볼수 없는 가방의 비극이라는 것도 차차 눈치채게 된 것입니다.책보는 푸르면 그만이지요.책이나 공책을 책상안에 넣으면 한장의 보자기만이 남습니다.그리고 그것은 아무데나 구겨서 넣을 수 있습니다.그런데 가방은 그렇지가 않아요.책이나 도시락을 꺼내도 여전히 가방은 가방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책을 넣을 때나 꺼낼 때나아무 관계없이 그 부피 그 형체 그대로입니다.정말 눈치도 모르는 멍청한 놈이지요. □그러고 보니 정말 가방이야말로 융통성이 없는 견구조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군요. ■어디 그뿐입니까.책가방은 미리 용도에 따라 설계된 공간이므로 얇은 공책을 넣는데와 두꺼운 책을 넣는데가 다르고 필통과 도시락을 넣는데가 따로 칸막이가 되어 있습니다.책보는 모든 물건을 한꺼번에 두루 뭉실로 싸버리면 그만이지만 책가방은 분류하고 구분하고 그 크기를 가려서 정해진 곳에 넣어야 합니다.그러기 때문에 어쩌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참외밭에서 일하던 동리 아저씨가 참외를 따주면 그것을 넣어가지고 올데가 없지요.(웃음)그러나 책보같으면 문제가 없습니다.어떤 우연의 행운이 생기더라도 가방과는 달리 보자기는 둥그런 것도 네모난 것도 그리고 수박이나 술병이나 어떤 형태이든 관계없이 모두 포용할 수가 있습니다.보자기는 가방처럼 칸막이가 없습니다.딱딱한 그리고 입체적인 자기 부피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이것이 바로 포용성과 융통성그리고 가변성으로 이루어진 보자기 특유의 유구조이지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가방을 하드웨어라고 한다면 보자기는 소프트웨어 쪽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지요.어떻게 쓰느냐.보자기는 쓰기에 따라 여러가지 기능을 갖게 됩니다.가방은 물건을 넣는 용기로서 고정되어 있지만 보자기는 상황과 쓰는 사람의 욕망에 따라 수시로 그 기능과 목적이 달라집니다.들어 올때에는 쓰고 나갈때에는 싸가지고 가는 것이 바로 도둑의 보자기입니다.(웃음)이렇게 얼굴에 쓰기도 하고 싸기도 하고 가리고 덮고 깔고 매고 펴고 온갖 경우에 복합적으로 쓰입니다.시쳇말로 하면 「멀티」기능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의 문화적 원형은 보자기적인 것이고 서양의 그것은 가방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지요. ■맞습니다.보자기와 가방의 비교는 서구문화와 동양문화(한국 일본)의 차이와 그 특성을 유효하게 설명해주는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단순한 상징적 모델만이 아니라 실제로 서양의 근대화는 가방의 발명과 사용에서 비롯되었고 한국 일본의 전통문화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보자기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어느나라나 보자기 형태의 도구는 있지만 한국처럼 다양하고 다채롭게 보자기를 개발한 민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그 증거로 보자기의 수집 연구가인 허동화씨는 유럽각지에서 그리고 같은 동양문화권인 일본에서도 보자기 전시회를 열어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사실을 들 수가 있습니다. ○한·양복기능의 차이 □그러나 단순히 보자기라는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펼치고 있는 상상력이나 상징성이나 구조적인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입니다.문화의 비교에서 촉매어(동사)처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보자기에 걸리는 기본적인 술어는 싸다(포)입니다.그리고 가방에 걸리는 그것은 넣다입니다.어떤 물건을 싸느냐 넣느냐의 선택자에 따라서 아주 다른 문화가 형성됩니다.가령 사람의 몸을 두고 생각해 봅시다.옷을 몸을 싸는 것으로 생각했느냐 그렇지 않으면 몸을 넣는 것으로 생각했느냐에 따라 의상의 개념이 근본적으로도 달라집니다.양복과 한복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있습니까.양복이 인체를 넣는 가방이라고 한다면 한복은 인간의 몸을 싸는 보자기라고 할수 있지요.한쪽 옷은 넣으려 하였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만들어져 사람이 입지 않아도 자기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그래서 양복은 걸어놓아야 하지요.그러나 한복은 보자기처럼 싸는 것이기 때문에 벗어놓으면 마치 보따리를 푼 보자기처럼 평면성으로 돌아갑니다.그래서 한복은 거는 옷이 아니라 개켜두는 옷이지요. □정말 그렇군요.갑주(갑주·갑옷과 투구)같은 것이 바로 인체를 넣는 옷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물건을 꺼내도 형체가 달라지지 않은 가방처럼 갑주는 벗어도 입체적인 자기 형태가 변하지 않습니다.「넣기」와 「싸기」의 두 지향성은 어느 분야 어느 경우에도 선명하게 적용될 것같군요. ■도시도 그렇지요.서양의 도시는 바둑판이나 방사형같은 길거리를 미리 만들어 거기에 집과 사람을 집어넣은 것입니다.그러나 한국이나 일본의 도시를 보면 먼저 사람과 집이 생기고 길거리와 구획이 이들을 보자기처럼 싸지요.아무리 계획도시라고해도 동양의 도시는서양의 그것에 비해 규격성이나 정형석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바로 그점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넣기의 가방문화와 싸기의 보자기문화는 조직론과 같은 추상적인 현상에서 건축물과 같은 구체적인 형태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데 신발하나만 보아도 가죽구두는 발을 넣으려 한 것이고 우리의 짚신은 발을 싸려고 한데서 비롯된 산물입니다. □그런데 조금전에 보자기가 가방에 밀려나는 국민학교 교실에서 근대체험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결국은 「넣기」와 「싸기」두 지향성에서 결국 보자기는 가방에게 패배하고 만 것이지요. ■되풀이 되는 말이지만 산업화시대에서는 그러했습니다.그러나 앞으로 오는 세기에는 다 그것이 다시 역전되어 「넣기」에서 「싸기」로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지요.내말을 오해하지 마십시오.국민학교 아이들이 책가방을 버리고 책보를 들고다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새로운 형태의 보자기 문화가 생겨난다는 것이지 과거로 복고한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새로운 보자기의 문화란 어떤 것입니까.그리고 정말 그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 어떤 것인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수 있으십니까. ■백화점에 가서 아이들 장난감 가게를 들여다보면 금시 알수 있어요.종래의 장난감은 고정형입니다.비행기라든가 자동차라든가 완성형이지요.그러나 요즈음 장난감은 변신로봇처럼 한가지 장난감이 비행기모양이 되기도 하고 자동차로 바뀌기도 합니다.단 기능에서 복 기능으로 장난감의 개념이 바뀐 것입니다.장난감은 미래의 현실이 아닙니까.모든 것이 그렇게 변화할 것입니다. ○변신 장난감의 시사 □기업에서는요.현재 어떤 징후가 있습니까. ■탱커나 도크를 예로 듭시다.지금까지의 탱커는 대형이든 소형이든 일정한 용적이 정해져 있습니다.몇t급으로 말입니다.그런데 유가가 오르면 큰 탱커가 유리하고 하락할 때에는 작은 탱커가 효율성이 높다고 합니다.그래서 큰 탱커를 부숴서 소형 탱커를 만들기도 하고 거꾸로 소형을 버리고 큰 탱커로 바꾸는 일이 많았지요.그러나 요즈음에는 상황변화에 적응하여 보자기처럼 커지기도 작아지기도하는 신축성 있는 탱커설계를 연구중이지요.이에따라 독크설계도 큰배도 작은 배도 접안할 수 있도록 다목적 신축성을 지닌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지요.이렇게 모든 정형성을 넘어서 융통성을 주어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때 미래 사회에 살아남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예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예거할 수가 없습니다.지금까지 경기장은 노천이냐 옥내냐 하는 이분법에 의해서 설계되었지요.그러나 앞으로는 날이 갤때에는 노천 경기장이 되고 비가 올때에는 옥내경기장으로 형태가 바뀌는 보자기 형 경기장이 출현하게 됩니다.벌써 일본 후쿠오카에 건립중인 도에이 야구 경기장은 그 지붕 돔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가변식으로 되어 있습니다.이것과는 좀 다른 예지만 이탈리아에는 기후와 일광조건에 따라 지붕기와 색깔이 수시로 변하는 최첨단 집을 지은것도 있습니다. □추상적인 조직이론에서도 보자기와 가방의 교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요…. ■그래요.전번에 말씀드린 관료조직은 가방식입니다.넣을 것이 있든 없든 용기자체의 틀이 있는 가방처럼 관료조직은 일이 있든 없든 조직자체가 선행합니다.그러나 조직을 보자기 식으로하면 일거리가 있을 때에는 조직이 있고 일거리가 없을 때에는 그 조직도 해체됩니다.뷰로크래시에 대응하는 애드호크래시의 예를 들었는데 바로 후자가 물으면 없어지는 보자기 조직입니다.영화는 8할이 인건비인데 영화조직을 관료조직처럼 했다가는 다 망합니다.영화를 만들때에는 생겨났다가 다 찍으면 해체되어 버리는 이른바 프로듀서식 제작방법이 보자기식 조직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가방같은 조직을 가진 기업은 망하게 될 것이며 보자기 같은 유구조로된 기업은 반드시 흥하게 될 것입니다. ○탄피로 교회종 제작 □산업문명이 가방문화에서 보자기문화로 전향된다면 결국 보자기 문화의 왕국인 한국 또는 일본은 서구사람들보다 더 많은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른바 합리주의로 굳은 카르테시언의 서구의 세계시스템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제임스 본드의 영웅형은 이제 구식이 되어버리지 않았습니까.제임스 본드는 사람보다도 그가 들고 다니는 007가방으로 유명하였지요.위기에 대처하는 빈틈없는 계획성 합리적 대비등이 바로 서구 산업문화의 절정을 나타내는 그 가방이지요. 그런데 요즈음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영웅은 어때요.맥가이버는 이미 007가방같은 것을 들고 다니지 않은 것으로 인기가 높습니다.그는 언제나 빈손으로 들어가 임기응변의 변통술로 위기를 벗어나지요.믹사기를 이용하여 전파 방해를 하여 탈출한다거나 권총의 방아쇠를 몽키스파너의 대용물로 이용한다거나….맥가이버는 합리성과 예비성보다는 항상 우연성을 이용합니다.어떤 물건을 본래의 용도와는 달리 응용하는 것으로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맥가이버의 영웅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한국인은 합리성보다 임기응변하는 변통술에 능합니다.6·25 전쟁때 포탄의 탄피를 주워다가 교회당 종을 만들어 치고 찌그러진 헬멧을 두레박으로 만들고 맥주깡통이나 드럼통을 응용하여 난로에서 지붕에 이르기까지 별의 별 것을 다 만들어 냈습니다.사실 오늘날 한국의 전자기술이나 자동차기술은 미군부대에서 버려진 물건들을 모아 폐품들을 응용하는 특이한 기술에서부터 탄생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일본은 발명보다 개발에 더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것 역시 보자기 기술이라고 보아도 좋을는지요. ■객관적인 과학기술도 따지고 보면 그 나라의 문화성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사운드 센서라는 것은 소리를 감지하여 반응하는 자동제어장치인데 이 기술은 원래 미국에서 월남전때 게릴라들의 야간 기습을 막기 위해 생겨난 것이었지요.그런데 일본사람들은 이 군사기술을 맥가이버식으로 엉뚱한 분야에 응용하여 히트 상품을 개발해 냈지요.가령 요람에 재우던 아이가 일어 나 울면 그 소리를 듣고 사운드 센서가 자동으로 요람을 흔들어 주는 베이비 용품을 만들고 또는 코고는 소리를 사운드 센서를 이용해 정정지로 자극을 주어 그 소리를 멈추게 하는 코골기 방지기를 만든 것등이 그렇습니다(웃음). ○밀착형 육아법 중시 □보자기의 발상을 정보화사회에 적용하면 새로운 상품개발은 물론이고 인간관계 경영조직관리등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모든 문제에 봉착하였을 때 이것을 넣을 것이냐 쌀 것이냐로 판단하여 지금까지 넣어왔던 것을 싸버리는 발상으로 패러다임을 바뀌어 가면 새로운 지평이 보인다는 것이 내 실제 경험이고 소신입니다.아이를 기르는 것도 그렇지요.아이를 요람이나 유모차에 넣고 끌고 다니는 것은 생명을 넣어기르려는 발상이고 우리처럼 업거나 포대기에 싸서 안고 다니는 것은 아이를 싸서 기르는 발상에서 나온 산물입니다.지금 서양의 육아법에서도 스킨십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서 종래의 상자에 격리해서 기르는 것보다 한국의 경우처럼 모자 밀착형 육아법이 바람직 한 것으로 변해가고 있지요.세계에서 한국만이 요람을 사용하지 않고 애를 기른 유일한 민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육아법에도 보자기 형과 가방형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요람은 가방이고 포대기는 보자기인 셈이군요.아이도 넣느냐 싸느냐에 따라 그 육아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를테면 격리형육아에서 밀착형육아법으로….대담을 해 갈수록 우리의 옛 것속에 바로 21세기의 새로운 길이 있다는 온고지신의 마음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원익/비바람도 막기힘든 초가서 생활(역사속의 청백리)

    조선중기의 대신인「오리대감」 이원익(1547∼1634)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지배층과 피지배층으로부터 동시에 존경과 흠모를 받으며 산 완벽한 청백리로 꼽히고 있다. 그는 광해군과 인조 2대의 임금에 걸쳐 영의정을 지냈으나 그가 기거하는 초가는 비바람도 가리기 힘들 정도여서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임금이 집을 지어 하사했을 정도였다. 재상으로서 집을 하사받은 것은 세종때의 황희,선조때의 이원익,숙종때의 허목등 세사람밖에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그의 청빈한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천성이 대쪽같았으나 항상 백성을 위한 선정을 펴는데 관심을 쏟았다.그가 안주목사로 부임했을때 그곳은 군사적인 요충지였음에도 오랜 세월동안 방치돼왔기 때문에 기근이 늘 이어지곤 했다.이에 부임길에 조 만석을 빌려 굶주린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대파하는 종자로 사용케 함으로써 기근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했다.또 백성들에게 부업으로 뽕나무 심기를 권장,양잠업을 크게 일으켜 「이상공」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광해군때 왕대비인인목대비를 폐하려는 왕의 불륜을 극력 반대했다가 홍천으로 귀양을 가게 됐을때 그가 오자마자 가뭄에 시달리던 관동지방에 큰비가 내려 사람들은 오리정승이 가져온 「상공우」라고 불렀을 정도로 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원익이 유배지에 있을때 김유와 이귀등은 광해군에 대한 반정모사를 일으키기 전 그에게 먼저 거사를 논의했다.그러나 그는 아무말없이 김유와 장기만 두었다.그런데 갑자기 「장군」을 부르며 상대편의 「장」을 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인조반정을 결행했다는 일화를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신망을 받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인조반정이후 인목대비가 폐위된 광해군을 죽이고자 했을때 폐모론에 반대했다가 유배까지 갔던 이원익만이 결단코 반대,죽음직전의 광해군을 살려냈다. 어느 재상은 「누가 오늘날 성인이 없다고 하는가? 완평(이원익)이야말로 참 성인이다」라고 생전에 그의 높은 학문과 인격을 칭송했다.그런가하면 그가 인조 12년 8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인조는 이례적으로 세자로 하여금 조문토록 했을 뿐만 아니라 문충공이라는 시호를 하사했다.
  • 3백20점이상 득점자 4백75명 서울대 낙방

    ◎인문계 전원 3백8점이상 득점 서울대는 4일 93학년도 신입생전형시험 합격자를 발표,4천8백98명의 합격자 가운데 대입학력고사성적이 3백점이상인 합격자가 모두 4천4백98명으로 91.8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3백점이상 합격자수는 지난해의 3천9백24명보다 8.1%인 5백74명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3백20점이상 탈락자가 지난해의 1명에 비해 올해는 무려 4백75명이나 돼 고득점자의 엄청난 탈락사태를 빚었다. 또 3백29점을 받고도 내신등급이 낮아 탈락한 응시자도 2명이나 있었다. 학력고사가 이처럼 쉽게 출제됨에 따라 고득점 동점자가 속출,모두 5백여명을 웃돌아 입시사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학과별 합격선도 지난해보다 5∼10점이나 높아져사.예·체능계와 일부 비인기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도 합격선이 3백15점을 넘었다. 서울대측은 그러나 동점자 탈락생의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합격자의 평균점수는 인문계가 3백25점,자연계는 3백15점으로 지난해의 3백17점,3백11점보다 각각 4∼8점이 올랐다. 비공식 집계된 학과별 합격선은 법학과가 3백2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학과가 3백25점,정치·외교·의예·물리학과 3백24점,영문·경영·국제경제·컴퓨터공학과 3백23점,전자·전기·제어계측 3백22점,치의예·원자핵공학과 3백20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문계열은 합격자 1천6백60명 전원이 3백8점이상으로 드러났다. 자연계별 3백점이하 합격자는 1백10명이었으며 2백84점이 최하 합격선이었다. 서울대 백충현 교무처장(54·법학과교수)은 『올 입시에서는 3백점이상 고득점자가 대거 탈락하고 변별력이 줄어들어 입학자사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 밀려드는 외국산 검사실태와 문제점(심층취재)

    ◎“수박 겉핥기식” 농산물검역 이대론 안된다/서류보고 냄새맡고 겉모양본뒤 “통과”/인력·장비달려 탁상처리가 62% 차지 /잔류농약·중금속검출 타기관에 의존/호주밀회수,허술한 통관실상의 실례/유해물질 나와 통관불허된 식품 0.7%… 미·일은 30%선 외국산 농산물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으나 보건사회부 산하 검역기관의 인원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수박 겉핥기식이다.웬만한 농산물은 서류검사로 대체하기가 일쑤인가 하면 심지어는 눈으로 보거나 코로 냄새를 맡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잔류농약이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원과 장비를 갖춰 미생물검사나 이화학적검사를 거쳐야함은 물론이다.지난 국정감사 때 드러나 말썽이 된 호주산 수입밀 회수소동은 바로 이같은 우리나라 수입농산물에 대한 검역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목포·부산·인천항 등 국내 주요농산물 수입항의 검역실태와 문제점·대책들을 알아본다. ▷목포항◁ 올들어 10월현재 목포항으로 들어온 수입농산물은 말썽을 빚은 호주산밀 2천2백여t을 포함,코코아분말·키위·파인애플농축액·옥수수등 20만여t으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수입된 농산물의 2배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국립목포검역소의 검사요원은 20여년전 설립 당시의 3명(소장포함)그대로 인데다 잔류농약검사및 변질여부를 가릴 수 있는 이화학적검사장비는 아예없어 이같은 검사는 전남도 보건환경원등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감때 드러난 호주산밀 사건도 따지고 보면 이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이 사건은 당시(6월5일)목포검역소에서 (주)한국제분으로부터 호주산밀 2천2백여t에 대한 수입신고를 받고 사흘뒤에 밀을 싣고온 배에서 표본을 채취,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뒤 전량을 일단 통과시킨데서 비롯됐다.그러나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로부터 한달뒤에서야 호주산밀에서 허용기준치(0·05㎛)를 무려 16배나 초과한 살균제(치오파트파네이트메틸)성분이 다량 함유됐다는 검사결과를 국립목포검역소에 통보해온 것이다.이때 검역소측은 국립환경보건원에 재검사를의뢰,같은 결과를 통보받고서야 부랴부랴 회수할 것을 시달했다. 목포검역소에 근무하고 있는 검사요원가운데 2명은 하위직(보건직 8급)들로 이들의 원래 임무는 외국항을 거쳐 들어오는 각종 선박과 선원들에 대해 전염병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방역활동을 맡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입농산물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농산물에 대한 검사업무까지 이들이 맡게 된 것이다. 이들 검사원들이 처리하는 업무량은 한달에 줄잡아 배15척 정도.t수로 따지면 수천만t에 이른다. 이에따라 검역소측은 수입농산물이 들어오면 일단 서류검사를 한뒤 배에 올라가 표본을 채취,냄새를 맡고 눈으로 확인하는 이른바 관능검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이때문에 잔류농약검사나 이화학적검사는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과 인천검역소에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나마도 방사능검사와 중금속검사 등은 그 결과가 한달이 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목포검역소는 국제항인 여수항과 완도항까지 관장하고 있으나 이곳에는 단1명의 검사요원조차 없는 형편이다. 목포항 검역소손덕균씨(33)는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물량은 80% 이상이 농산물인데도 이를 검사할 인원과 장비가 없어 수박 겉핥기식 검사밖에는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국내로 반입되는 농산물의 80%를 차지하는 부산항의 검역을 맡고 있는 국립부산검역소도 인원및 장비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청사도 늘어나는 업무에 비해 너무 비좁다. 국립부산검역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수입농산물은 모두 4만2천3백93건으로 이가운데 0·7%인 3백건에서 잔류농약이나 유해물질이 검출돼 통관을 불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수입농산물가운데 6천9백1건(16·3%)은 단순한 서류검사로 대체하고 1만9천4백94건(45·9%)은 관능검사로 대신했다는 것.한마디로 서류·관능검사가 전체의 6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의 수입식품에 대한 부적합판정률이 27∼33%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검역이 얼마나 소홀한 것인가를 극명하게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검역소가 현재 갖추고 있는 주요장비는 잔류농약분석 장비인 가스크로마토그라피,중금속 검출장비인 인덕티브리 카플더 플라즈마등 64종으로 구색은 갖췄으나 폭증하는 물량에 비해 검사장비 절대량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따라 20명의 식품검사과 직원과 16명의 유해물질과 직원들은 검사장비 부족으로 시일이 급박한 농산물들이 들어올 경우 토·일요일을 비롯,한밤중까지 검역작업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부산검역소 관계직원은 『수입상들이 미국산이나 중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 전에 해당국가가 발행한 식품안전검사서류등을 갖춰야 검역업무가 간소하면서 부적합판정률도 낮아지고 외화낭비를 크게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 인천항에도 수입되는 농산물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으나 인원·장비 등의 부족으로 과학적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수입식품중 식품원료·청과물·가공식품등은 잔류농약·세균 등을 검출할 수 있는 이화학적 검사대신 서류·관능검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천검역소는 지난 한햇동안 5천5백35건만을 이화학적 방법으로 검사했을뿐 나머지 1천3백41건은 서류심사로,2천8백7건은 관능검사를 실시하는데 그쳤다. 인천검역소의 한 관계자는 『검사인원의 태부족으로 식품원료·청과물 등은 처음 수입되는 것에만 이화학적검사를 실시하고 동일회사 제품이면 일정기간(3개월)동안 서류·관능검사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학적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도 극히 일부분만을 샘플로 채취,검사하고 있다. 현재 인천검역소 식품검사과에는 전문적으로 이화학적검사를 할수 있는 검사요원이 과장을 포함해 모두 5명에 불과하다. 또한 55종에 달하는 각종 검사장비가 있으나 거의가 1대씩 뿐이어서 하루 15건에 달하는 검사를 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인천검역소의 한 관계자는 『수입식품은 1백% 이화학적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는 원칙론에도 불구,인원·장비가 부족해 정밀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 검사요원 의대생 활용토록”/실험장비 유지·관리 전담기구설치 시급/김돈균 부산대 의대학장(전문가의견) 『농산물검역소는 국민보건의 방패역을 맡고 있는 곳입니다.검역소의 검역업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장 김돈균박사(58·예방의학)는 『그러나 우리나라 농산물 검사는 서류나 관능검사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늘어나는 수입농산물에 대비,『검역인원과 검사장비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박사는 『현재 수입농산물가운데 60∼70%가까이가 서류나 관능검사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히고 농산물에 뿌려지는 농약의 종류나 성분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생물검사나 이화학적검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박사는 이를 위해 방부제나 방축농약에 대한 정보수집과 실험검사장비를 유지·관리하는 전담기구설치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족한 검사인원확충을 위해서는 의대졸업생들이 군입대대신 보건소등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검역기관에서 각대학과 협조,의대생들을 일정기간 검사요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제시했다. 그는 또 밀려드는 농산물검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수입을 억제하고 현재 몇몇곳에서만 맡고있는 검사업무를 각 부두별로 직통관업무와 함께 검역할 수 있도록 검역소를 늘리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근로여성 가장 큰 고충은 부당해고

    ◎여성민우회,올 1년간 상담사례 182건 분석/“결혼하면 퇴직종용·차별대우 등 극심” 사무직 근로여성들의 가장 큰 고충은 부당해고 및 조기퇴직종용등 고용불안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근로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상담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여성민우회(회장 한명숙)가 지난 1년간 상담창구를 통해 접수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상담사례 1백82건 가운데 고용불안 문제가 63건으로 전체의 32.6%를 차지했다.그 다음이 차별임금 및 체불임금·승진차별·직종차별(24.4%),폭언·폭행등 비인격적 대우(17.6%),생리휴가·산전후휴가등 모성보호문제(10.9%)등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고용문제관련 사례들을 내용별로 세분화해보면 결혼·임신·출산으로 인한 퇴직종용 및 해고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감원으로 인한 퇴직종용 및 해고가 16건,임시고용으로 인한 고용불안 및 부당대우문제 16건,결혼을 이유로 정규직에서 임시직으로의 이동강요가 6건,부당해고 5건,부당인사 및 차별정년이 각1건씩으로 나타났다. 내담자들의 직종은 일반사무직이 1백1명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으며 교사·간호사·약사·컴퓨터프로그래머등 전문직이 40명(21.4%),단순노무직 11명(6%)등이었다.사업장별로는 은행·보험·증권등 금융권이 31개소,공공기관·정부출연기관등 공공부문이 29개소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그외 제조업·대학·사립학교·학원·유통·무역회사·판매서비스업소·출판·방송사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었다.이처럼 올해는 고용불안문제가 압도적으로 많은것 외에 전문직여성들의 상담이 많아졌으며 여성들의 업무를 보조·말단업무로 하고 차별임금을 고착시키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분석한 민우회의 정양희상담간사는 『내년에는 변칙고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더욱 활발히 하여 여성근로자 문제를 연대를 통해 집중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고전시가문학 총정리 「주해악부」 출간

    ◎조선말∼30년대 시조·민요 등 1,454수 수록/한말 이용기 수집 필사한 「악부」에 주석 덧붙여/고전문학·민속학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 조선조말에서 일제시대인 1930년대까지 구비전승돼오던 우리의 문학유산을 망라한 작품집이자 주석서인 「주해 악부」가 편찬돼 우리나라 고전 시가문학의 진수를 맛볼수 있게 됐다.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정재호)가 펴낸 이 책은 각장르에 걸쳐 모두 1천4백54수의 방대한 작품이 수록하고 있어 이 분야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악부는 한말 선비인 이용기씨가 10여년간 수집해 상·하2책으로 필사해놓은 것.노산 이은상선생이 고려대에 기증,보관해오던 것을 이 대학 정재호 김흥규 전경욱교수에 의해 하나하나 주석이 달려 활자화된 것으로 우리의 고전문학뿐 아니라 민속학적인 측면에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악부는 시조 1천36수,가사 1백74수,창가가사 3수,잡가 66수,민요 1백37수,소설 3편,한시문 17수,기타 18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동안 다른 시가집에서 발견되지 않았던작품들이 다수 수록돼 있다.또 가사나 잡가등에 있어서는 제목은 같을지라도 내용이 변이된 이본들을 수집해 함께 수록,자료로서의 가치를 높여 놓았다. 특히 시조의 경우 진본 청구영언이 5백80수,해동가요 6백수,대학본 청구영언 9백99수등 기존의 시조집보다 많은 양을 수록했다.가사의 경우도 불교적 내용의 가사,유교적 교훈의 가사,강호가도 주제의 가사,내방가사등으로 나뉘며 「송여승가」「승답사」등 남승과 여승이 주고받는 편지형식의 가사등도 포함시켰다. 잡가로는 서울의 속가인 휘몰이잡가와 서울·경기지역의 12잡가,경기잡가,판소리 단가,서도창,경서도입창등이 포함되었다.민요에는 경기·충청·황해·평안·경상·전라민요등이 수록돼 있으며 각도동요에는 함남 북청의 「전갑섬타령」을 비롯하여 각지방의 특징을 잘보여주는 민요 69수가 소개됐다.특히 소설로 분류돼있는 「훼절가」는 악부에서 처음 발견된 신작 단편 판소리계소설로 시대에 따라 판소리가 재창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도청 정당화 안된다/문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국민당이 지난 15일 폭로한 부산지역기관장 회식모임은 중립내각과 각 후보자들의 공명선거의지를 훼손시킨 행위임에 틀림없다.비록 대화형식이 사담에 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현직 고위공직자들로서 자중했어야 했다.때문에 이들에 대한 징계조치가 내려졌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목적을 위해 그것도 정치공세를 위한 폭로를 목표로 미리 치밀한 계획아래 고성능 장비를 동원,도청행위를 했다는 사실이다. 도청은 동기가 어떻든 또한 결과의 긍정·부정을 떠나 비난받아 마땅한 비인도적인 행위다.「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김언을 들먹일 필요조차 없다.도청은 고문·미행같은 단어들과 함께 히틀러·스탈린 등을 떠오르게 하는 과거권위주의 독재시대의 몸서리쳐지는 낡은 유물이다. 도청은 우리에게 그렇게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니다.전에도 여러차례 도청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문제화됐었다.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도청의 실제여부를 차치하고 심정적으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쪽에 서려고 했었다.도청은 늘 기득권을 지키려는 힘을 가진 세력에 의해 자행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독재를 거치는 동안 어느틈엔가 우리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국민당이 밝힌 도청은 오히려 권력을 담당하고 있는 쪽이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입에 침이 마르도록 공작정치를 비난해온 정당이 스스로 도청을 이용한 공작정치를 한 것이다.도청이 이제는 어느 일방의 전유물이 아니라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일반도 얼마든지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수단이 됐다는 점에서 당혹과 우려를 금할 길 없다.도청이 보편화되어 우리들의 사생활이 위협받게 된다면 끔찍한 일이다. 국민당은 공당이다.불법 범죄단체나 하는 짓으로 여겨졌던 도청같은 행위를 통해서만 비로소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만큼 허약한 정당이 아니다.따라서 자신들이 관에 의해 탄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있어 좀더 떳떳한 방법을 택했어야 옳았다. 국민당은 관권개입의 현장을 들춰냈다는 자기도취에 앞서 도청이라는 반문명적,반지성적행위에 대한 국민적 의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반성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마치 교회 헌금을 내기 위해 도둑질이 묵인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철제 투표함 배치…“투·개표 준비끝”/비상근무 돌입한 선관위 표정

    ◎섬지역 악천후대비,군함·경비정 대기/집계실수 막게 통계부에 은행원 배치/전기 특선 가설… 비상발전기도 준비 중앙선관위는 16일 공명선거를 당부하는 윤관위원장의 담화문 발표와 함께 실질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투표및 개표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선관위는 특히 2만6천여명으로 확대개편된 기동단속반을 전면 가동,불법선거운동 적발을 위한 24시간 비상감시활동을 시작했다. 선관위는 또 가장 중요한 투·개표관리를 위해 몇차례의 도상훈련을 거쳤다. 선관위는 이미 전국 1만5천3백46개투표소(도서투표소 3백68개와 오지투표소 40개포함)와 3백8개 개표소의 장소지정을 끝마치고 지난 12일부터 악천후등으로 인한 수송차질에 대비,해군함정과 경찰경비정의 도움을 받아 도서지역과 산간오지 등에 대한 투표함 발송을 시작,전국적으로 17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선관위는 이날 투표사무종사원 7만8천53명과 개표사무종사원 3만8백85명을 위촉·공고했으며 투표소마다 평균 5명씩의 투표종사원과 개표소당 90∼1백30명의 개표종사원이 배치된다. 이들 종사원은 행정공무원,교원,법원공무원,시중은행원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개표종사원에는 5∼10명의 은행원을 반드시 포함,통계부에 배치해 집계실수를 사전방지토록 하고 행정공무원은 만약의 오해를 살 것을 우려,통계부 배치를 금지토록 했다. 또한 개표종사원 가운데 선관위직원을 책임자로 선임,1백장단위의 집계뭉치에 서명토록 했다. 선관위는 이와관련,17일 투표종사원에 이어 18일 하오 개표종사원을 소집해 유·무효표구분방법및 후보자별 득표수 집계착오방지등을 집중 교육한다. 이와함께 투표시작 30분전까지 4명씩 선정하는 각 후보자의 투표참관인은 전국적으로 42만9천6백88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8명씩 선정하는 개표참관인은 1만7천2백48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관위는 투표종사원 1인당 8천원을 비롯,투표참관인 1만1천원,개표종사원 3만원,개표참관인 1만8천원씩의 수당을 국고에서 지급한다. 선관위는 특히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십분 고려,알루미늄제 조립식투표함을 많이 사용한 지난 3·24총선때와 달리 이번에는 대부분 「철제고정식」투표함을 사용키로 했는데 투표함은 투표소당 1개를 원칙으로 하되 투표인이 많은 극히 일부 투표소에만 2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전국 투표함수는 1만8천4백63개이며 기표대수는 4만6천9백49대로 최종 집계됐다. 선관위는 또 경찰의 지원을 받아 투표소와 개표소에 각각 3만6백92명,2만1천6백90명 총 5만2천3백82명의 경비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며 투표함 수·회송차량 5천2백4대도 이미 갖춰놓았다.선관위는 투·개표소 난방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소방관서의 협조를 얻어 사전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투표구 간사를 방화책임자로 선정하는 한편 방화수·방화모래·소화기등 필수비품을 반드시 설치토록 지시했다. 또한 개표소의 경우 정전에 대비,한국전력측의 협조아래 기존전기시설외에 별도의 특선을 가설토록 하고 자가발전기와 손전등,축전기등도 준비토록 각 선관위에 시달했다.
  • 상속임야 5년간 토초세 안물려/세법시행령 개정안 내용

    ◎임시투자 세액공제제 6개월 연장/자사브랜드수출,손비 1% 더 인정 14일 재무부가 확정한 세법시행령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쟁력강화를 위한 지원◁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시행기간 연장=대기업의 자동화설비와 중소기업의 모든 기계설비에 대해 국산설비금액의 10%를 납부할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이 제도의 적용시한을 올해말에서 내년 6월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자사고유상표 수출에 대한 해외시장개척준비금의 손비인정한도 인상=현재 일반수출 1%,무역적자국 및 총수출액 10%미만 국가에의 수출·중소기업수출등 특례수출에 2%씩 인정해오던 손비인정한도를 자사고유상표 수출인 경우 1%포인트씩 추가로 인정. ▷토초세보완◁ ▲공해공장 부속토지=공장용지중 입지기준면적 초과토지와 공장밖 토지는 지금까지 유휴토지로 분류했으나 앞으로는 공해공장 주변 주민의 요구에 따라 공장밖 인접토지를 취득할 경우 공장입지 기준면적 범위내에서는 공장용 부속토지로 인정한다. ▲임야에 대한 유휴토지 판정기준=산림법에 의한 산림자원조성·산업용지개발·농어민소득기반 확대용 준보전임지 내의 임야로서 토초세법 시행 이전부터 영림계획인가를 받아 조림중인 임야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상속임야=상속농지와 같이 5년간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농지유휴토지판정기준◁ ▲도시계획구역에 편입된 토지=자경하지 않더라도 유휴토지에서 제외되는 상속농지·이농농지는 도시계획구역 편입후 1년간 유휴토지에서 제외한다. ▲자경농지의 통작거리 확대=거주지와 동일한 시·구·읍·면 또는 거주지로부터 통작거리 24㎞이내의 지역안에 있는 자경농지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현재는 통작거리 8㎞까지만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있다. ▲법령 등에 의해 사용이 제한된 토지=건축법등 관계법령에 의해 도시미관을 위해 보존하도록 돼있는 공공공지로 제공되는 토지는 공공공지 해제일까지 과세대상에서 제외.또 산업정책심의회에서 의결된 산업합리화 계획에 따라 일정기한 내 처분하기로 된 토지는 그 기한까지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상속·증여세제의 보강◁ ▲증자시 특수관계 주주의 실권으로 인한 지분율 증가이익에 대해 증여세 과세=증자시 발생한 실권주를 재배정하지 않더라도 실권주주와 부모형제등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의 지분비율이 높아지는 경우 그 특수관계주주가 얻는 이익에 과세한다. ▲비상장주식 평가제도 개선=지배주주및 특수관계자 주식은 주식평가액에서 10%를 가산한 가액으로 과세한다. ▲배우자·직계존비속간 거래시 증여의제 범위조정=세무서에 신고된 소득금액이나 소유재산 처분대금으로 대가를 지급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면 증여의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 소아의 잠잘때 무호흡증(건강한 삶)

    최근 수면도중의 무호흡증에 관한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이 질환이 성인뿐 아니라 소아에게도 생기는데 그 양상이 다소 다르며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더 심할수도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기에 이에 간단히 적어보려고 한다.소아에서는 수면시의 호흡장애가 중추신경 계통의 이상으로 올수 있으나 더 흔한 원인으로는 만성 편도선염으로 인한 편도선비대,또는 후두 임파조직의 비대등을 위시한 상기도 협착을 들수 있다.또한 만성축농증,만성비염등을 포함한 상기도 및 구강의 후천성 또는 선천성 협착으로도 생길수 있다.따라서 성인에서와 마찬가지로 비만증이 심한 아이들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항상 입을 벌리고 호흡을 하며 목소리도 대개 비음을 내며 흔히 많은 콧물을 흘리기도 하고 잘때 코를 심하게 골며 매우 뒤척거리는 것이 특징이다.잠들었을때 이러한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주기적으로 호흡을 멈추기도 하고 이때에는 약간의 청색증을 나타내기도 하며 잠시후에 숨을 몰아쉬면서 호흡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결과적으로 이러한 아이들은 대개 혈중 산소의 포화도가 떨어지게 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으므로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고 낮에도 졸리며 학동기 아이들의 경우에는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지게 된다.이러한 현상이 치료없이 오래 지속될 경우 저산소증이 폐동맥의 미세혈관을 수축시켜 폐동맥 압력이 증가하며 폐동맥으로 혈류를 보내는 심장의 우심실에 큰 부담을 주게되어 우심실이 커지고 궁극적으로 우심방도 커지며 우심실 근육의 기능저하및 심부전증을 일으키게 된다.그러므로 만성적으로 수면장애를 위시한 위의 여러증상들을 나타내는 소아에서 편도선 비대등 상기도의 협착이 의심될 때에는 즉시 소아과및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이때 심혈관 계통의 자세한 진료및 검사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는 심혈관계통의 이상이 이미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진단 즉시 치료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의 정확한 진단및 그 중증도의 평가에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신체의 여러 중요 생리현상들,즉 심박동수,심전도,뇌파,호흡수,호흡근육의 움직임,혈중산소 포화도,눈근육의 움직임,그리고 수면양상 등을 동시에,그리고 연속적으로 관찰,기록하는 장치가 개발되어 차츰 그 이용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 검사를 하여 진단을 확인하고 그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되었을 경우 즉시 수술을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소아에서의 이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는 소아과,신경과,이비인후과,마취과등 여러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며 그후에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내과적및 외과적 치료방침을 정하여 시행해 줌으로써 이 질환에 의한 단기적,그리고 장기적인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예방할수 있다.
  • 남북 종군위안부 첫 상면/일 국제공청회서

    남북한 종군위안부 2명일 국제공청회서 첫상면【도쿄=이창순특파원】 일본군에 강제연행되었던 한국과 북한의 종군위안부 출신여성들이 9일 도쿄에서 열린 최초의 종군위안부 국제공청회에서 처음 만나 당시 상황과 일본의 비인간적인 전쟁범죄를 고발했다. 원한의 땅 일본에서 「비극적인」해후를 한 한국의 강순애할머니(65)와 북한의 김영실할머니(68)는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가 되었던 자신들의 아픈 과거와 반세기동안 침묵을 강요당한 한맺힌 삶의 고통을 생생히 증언하고 일본의 윤리적 불감증을 비난했다. 이들 남북한 종군위안부출신들은 연단에 올라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들의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얘기했다.한국의 강할머니와 김학순할머니는 북한의 김할머니에게 『얼마나 고생했느냐』『이렇게 만날 줄 몰랐다』고 안부를 물으며 눈물을 흘렸다.
  • 신임 이화의료원장 김영명박사(인터뷰)

    ◎“목동병원 8백병상 규모/지역사회 의료봉사 주력” 『대학병원들간의 무분별한 경쟁에 편승하기 보다 환자들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이화다운 병원상」을 일구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지난 1일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에 새로 취임한 김영명박사(57·전연세대교수)는 운영관리면에서 다른 병원과 차별화를 통해 제2도약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8백병상 규모의 목동병원 신축으로 이화의료원은 이제 다병원시대를 맞고 있습니다.기존의 동대문병원과 유기적인 역할설정이 큰 과제이지만 목동병원은 지역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주민을 위한 지역의료제공을 목표로 병원특색이 갖춰질 것입니다』 지난 60년 연세의대 졸업후 연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비인후과 학교실 주임교수와 영동세브란스 병원장등 주요 보직을 수행,탁월한 행정능력을 인정받아온 김의무부총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신과 활약을 기대케하고 있다. 『의료원 산하 전직원 모두가 「이화」의 모습을 다듬어 간다는 자세로 병원업무에 임해주길바란다』는 그는 『타대학 출신임에도 믿고 최고사령탑을 맡긴 이화여대측의 배려에 감사하며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실천에 옮겨지는 “금권척결 의지”/현대수사 배경·정치권 반응

    ◎“빙산의 일각… 실제론 수천억 살포” 추정/민자/“유리한 국면만은 아니다” 국민당 간접지원 양상으로/민주/대응책 선택폭 제한적… 동정표에 기대/국민 현대그룹계열사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및 국세청의 세무조사등 정부가 김권선거척결의지를 단호하게 보인 것은 얼마남지 않은 대선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민자·민주·국민 3당은 이번사태에 대한 여론의 동향과 당국의 조사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민자당과 국민당은 서로 김권·관권시비공방전을 더욱 치열하게 펼쳐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민자당◁ 그동안 현대그룹 전체직원을 동원한 선거운동과 이를 통한 자금살포가 중반전에 들어가면서 극에 달하고 있다고 판단,바로 이점에 정부당국의 수사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또한 이것은 공명선거정착차원에서 너무나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5일새벽 현대중공업 경리직원 정윤옥양의 양심선언으로 「현대기업의 국민당선거자금조성」이 분명한 사실로 드러난 이상 관권탄압 운운하는 국민당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것이다. ○「경제일체」 재확인 나아가 양심선언에서 밝혀진 비자금 3백20억원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 자금살포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때문에 민자당은 국민당이 전혀 신빙성없는 「부인」으로 일관할게 아니라 현대로부터 끌어다 쓴 정확한 자금규모와 함께 김권선거의 실상을 명백히 밝힐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또 국민당이 정부와 민자당을 연결지어 대대적인 공조탄압음모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중립내각의 출범으로 민자당의 「희망사항」이 결코 먹혀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따라서 이번 수사는 전적으로 정부의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만약 그같은 주장을 계속한다면 결국 국민당의 심대한 자충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희태대변인은 이와관련,『현대기업조사를 국민당탄압이라고 한다면 「국민당이 바로 현대재벌이며 국민당은 현대의 껍데기」라는 주장을 자인하는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중립내각출범이래 민주당마저도 관권선거시비를 하지않고 있는데 유독 국민당만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잠꼬대』라고 일갈했다. 사실 민자당은 일찍부터 이번선거의 혼탁분위기 조성의 주범으로 국민당의 현대직원 동원및 자금살포를 지목,이를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해 왔다. 현대그룹의 17만직원을 전국 방방곡곡에 투입,강제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선거법위반은 물론 기본권을 침해하는 비인도적 행위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정주영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상승한 것도 따지고보면 이같은 국민당의 「정경일체」선거운동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정부당국의 현대계열사 본격수사가 국민당의 불법적인 자금줄을 봉쇄함으로써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종의 위기감 느껴 ▷민주당◁ 기본적으로 민자당과 국민당의 대결이라는 시각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한걸음 물러서 지켜보는 것이 그동안의 입장이었다. 따라서 정부측에 대해서는 민자당의 시계배포행위등을 들어 법집행의 형평성을 유지하도록 촉구하면서 현대측에 대해서는 법을 위반한 일은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현대및 국민당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민주당으로서도 일종의 위기감을 느끼고 간접적으로 국민당을 지원하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이는 국민당이 민자당의 표를 잠식함으로써 민주당에는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수 있다는 당초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선거의 분위기가 금권 부정선거의 단속이라는 한쪽면만으로 몰려갈 경우 민자당이 벌이는 각종 탈법사례가 간과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포함돼 있다. 홍사덕대변인은 5일 이와관련,성명을 통해 『정부는 현대그룹에 대해 수사기관과 국세청까지 동원한 전대미문의 대규모 수색을 감행하면서 그것이 금권선거풍토의 근절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법집행의 형평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있다』고 지적하고 『선물용시계를 돌리고 선거법이 금지하는 녹음 전화 자동선전및 전화선거운동을 조직적으로 자행하는 민자당의 위법행위는 왜 모른체하느냐』고 공평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광옥선거대책본부장도 『금권선거는 국민당뿐 아니라 민자당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기 때문에 현대의 선거법위반 부분만 수사할 경우 부당한 탄압을 받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거부정을 둘러싼 민자·국민당의 갈등이 민주당에는 아직 불리한 국면은 아니지만 선거의 흐름이 가닥을 잡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으로 갈 경우 유리할 게 없다고 보고 한본부장이 각당의 선거대책본부장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제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3당참여 조사 검토 ▷국민당◁ 국민당은 현대그룹 산하 5개사에 대한 불법선거운동 수사및 세무조사를 당에 대한 「우회적이면서도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당은 현대직원일지라도 국민당 당원이면 국민당 선거운동을 돕는 것은 당연한데도 정부가 이를 문제삼는 것은 『그동안의 유세에서 정주영후보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이에 당황한 민자당측이 직간접적인 영향권안에 있는 일부 관료들을 부추긴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측은 이와관련,이날 상·하오에 걸쳐 정후보 주재로 비공식당직자회의와 긴급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정면대응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국민당측으로선 대응방법에 대한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현대에 대한 수사가 국민당을 겨냥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겉으로는 현대그룹에 대한 수사이므로 섣불리 나섰다간 스스로 국민당과 현대와의 고리를 내보이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면대응은 하나 수위는 상황을 보아가며 적절히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국민당은 우선 지구당별로 관권선거 규탄집회를 동시다발로 갖는 한편 유세현장에서 민자당의 금권·관권선거 사례를 들어 당국과 민자당을 집중공격할 계획이다. 그러나 야당출신 당직자들이 현승종내각은 물로 노태우대통령의 중립의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등 청와대에 직접 공세를 취해야한다고 주장했으나 채택되지 않고 다만 현내각의 중립성에 대해 좀더 지켜본뒤 총사퇴요구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온건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민당측은 이와 함께 금권선거에 대한 결백성을 입증하기 위해 민자·민주·국민 3당과 선관위·공선협이 참가하는 「부정선거 진상조사단」구성을 제의할 것과 금권·관권선거 방지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노대통령과 3당후보의 청와대 회동제의를 검토하고 있다.
  • 3당,치열한 쟁점 공방/대재야 제휴·금권·관권 싸고 비방전

    민자·민주·국민등 3당은 3일 민주당과 재야 「전국연합」의 정책제휴와 김권·관권선거문제를 놓고 유세연설과 기자회견및 대변인성명등을 통해 상호 비난하는 공방전을 벌였다. 민자당 정원식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과 전국연합의 제휴와 협력은 누가 봐도 북한의 통일전선 전략의 일환이라는 강한 의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양측의 정책연합을 비난했다. 정위원장은 『더욱이 놀랄일은 민주당과 전국연합이 선거승리후 새정부를 구성할경우 전국연합이 추천하는 인물을 장관에 기용하는 문제를 상호협의 결정키로 합의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는 사실상 대한민국에 친북한 정권을 세우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민주당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희태대변인도 성명을 발표,『민주당은 전국연합과 연대한다고 발표해놓고 여전히 중도우파임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모든 국민은 김대중후보의 색깔이 무엇인지에 관해 날로 의혹을 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이원종부대변인은 금권선거에 대한 논평을 통해 『현대직원들이 국민당 정주영후보의 금권타락선거에 대거 동원되고 있다』면서 『정후보는 현대직원을 볼모로 이용하는 비인간적 불법선거운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홍사덕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민자당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은 내용 자체가 제멋대로 조작된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주한미군철수,안기부 폐지등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전국연합측과 의견을 달리했으며 마침내 그들을 설득했다』고 민자당주장을 반박했다. 국민당은 이날상오 정주영후보와 김동길선대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안기부의선거개입설 부인을 반박하고 공명선거실현을 위한 3당대통령후보 회담을 제의했다. 정후보는 『금권·관권선거문제와 깨끗한 선거문화 풍토조성등을 논의하기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3당후보가 만날 것을 제의한다』면서 『국민당에 대한 근거없는 금권선거비난과 흑색선전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안기부가 선거개입을 위해 설치한 「보좌관실」을 즉각 해체하고 관련자를 구속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새한국당의 이종찬후보도 이날 인사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국민당과 내각제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새한국당은 이들 두당과 정책연합을 추진할 수 있으며 이번 선거기간동안 3당 사이의 상호비방을 자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후보는 이어 『대선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내각제실시를 위해 협조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3당간 정책연합이상은 고려치않고 있다』며 후보단일화및 합당가능성은 부인했다.
  • 핸드폰에… 망원경에… 눈치작전 여전/전기대 원서마감 이모저모

    ◎9개대 14개학과 정원­지원자 동수/올 미스코리아진 동국대응시 눈길/66세할머니 중대 일문과 당당히 도전 ○막판에 수백명 쇄도 ○…서울대원서접수창구가 마련된 체육관3층은 마감시간인 하오5시쯤 접수현황판만을 지켜보며 눈치작전을 펴던 5백여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큰 혼잡. 학생들은 체육관1층 바닥에 엎드려 공란으로 비워둔 지원학과란을 채워 써넣거나 지원율이 낮은 학과로 막판에 고치는 모습. 특히 예상외로 지원율이 저조하던 경제학과와 전기전자제어공학과등 공대일부학과에는 마감직전 지원자가 크게 몰려 치열한 눈치작전을 실감. 서울대측은 이에따라 「마감시간5시」를 접수창고폐쇄시간이 아니라 교문통과시간으로 유권해석해 한꺼번에 밀려드는 학생들에게 접수시간을 30분동안 연장해 주었다. ○…사범대·문과대·공대·이과대등 고려대의 일부 비인기학과 접수창구는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한산한 반면 창구옆 학부모대기실과 수험생상담실은 몰려든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북새통. 대기실과 상담실에는 안전합격여부를 묻는문의가 빗발쳤고 원서접수상황과 예상점수대에 대한 정보 교환에 열중하는 모습. 반면 의예·법학등 인기학과들과 서창캠퍼스학과들은 소신지원파와 하향지원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아 대조를 이루기도. ○…서울대 입시원서접수창구가 마련된 체육관 주변에는 「수험생의 이빨을 책임지는 치의예과일동」「계산통계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떨어질 확률은 부시가 클린턴을 이길 확률과 같다」등 재학생들이 수험생을 격려하는 벽보가 나붙어 눈길. 또한 학원생 2백여명을 인솔,새벽에 상경했다는 부산 B학원강사 정모씨(45)는 이화여대 원서창구에 있는 같은 학원강사와 시간별로 접수상황등 정보를 무선전화기로 교환하며 막판눈치작전에 총력. ○…이날 중앙대 일어일문과에 육순의 김순남할머니(66·경기도 부천시 중구 원미1동)가 지원해 눈길. 90년 고입에 이어 올해 4월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한 김할머니는 그동안 대학입시를 앞두고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손자뻘의 학생들과 함께 8시간씩 시험준비를 해 왔으며 매일 새벽2시에 일어나 2∼3시간씩 자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자부. ○…올해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서 진(진)으로 뽑힌 유하영양(18)이 동국대 연극영화학과에 지원. 유양은 『어렸을때부터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희망대로 연영과에 응시했지만 경쟁률이 높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양은 지난해 서울 대원여고를 졸업하면서 진학에 실패,이번에 재수생으로 원서를 냈다. ○…성균관대·이화여대등 일부대학에서는 컴퓨터와 폐쇄회로TV등 첨단장비를 이용,수험생과 일선고교등에 지원상황을 알려줘 인기. 성균관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데이콤 메일400팩스서비스를 이용,시간대별 지원현황을 최근 3년간 20명이상을 졸업시킨 서울·경기지역 1백여고교와 언론기관등에 동시전송. 이화여대는 가정관 지하1·2층에 3대의 폐쇄회로TV를 설치,전산입력된 학과별·시간별 모집정원·지원자수·경쟁률등을 알려주었다. ○…눈치지원과 하향 안전지원이 두드러진 가운데 마감된 올 전기대입시에서는 모집인원과 지원자가 똑같은 학과가 세칭 명문대학에서 쏟아지기도 했다.결국 막판까지 끈질기게 「지원학과 사냥」에 나서 올 입시에서 학과선택 한번을 잘해 지원자에게 합격을 안겨준 학과는 모두 9개 대학에 11개 학과에 달했다. 고려대 서창캠퍼스 응용통계학과와 성균관대 전기공학과와 기계설계학과,한양대 의류학과,중앙대 안성캠퍼스 음악과의 아쟁전공과 튜바전공,경북대 국악이론과 작곡전공,아주대 물리·정보과학·계산통계,부산대 전자계산,안동대 작곡전공,제주대 음악과의 비올라전공 등이었다.
  • 수출 「고유·공동상표제」도입/내년부터/금융·세제상 지원 확대 방침

    내년에도 국제교역환경의 악화로 무역수지(통관기준)가 2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인정 산업연구원장은 26일 서울 삼성동 무역회관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념세미나에서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9.2% 증가한 8백63억달러,수입은 6.6% 늘어난 8백87억달러에 달해 통관기준으로 24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무역수지 전망은 올해(42억달러 전망)보다 나아진 것이나 수출증가율이 올해(9.9%)에 비해 둔화되고 수입증가율은 올해(2.8%)보다 다소 높아지는 것이어서 교역환경이 악화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수출의 안정적 증대를 위해 내년부터 수출상품의 고유·공동상표제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같은 상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끼리 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동으로 고유상표를 개발토록 하고 이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준비금의 손비인정범위를 현행 수출액의 1∼2%에서 2∼3%로 늘려주는등 금융·세제상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봉수 상공부장관은 이날 세미나 기조연설을통해 『그동안 우리 수출상품이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에 의존함으로써 제값을 받기 어려웠고 수출가격인상시 해외바이어의 이탈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하고 『수출상품의 공동상표제 도입과 함께 해외 마케팅에 대한 세제상 유인책을 강화,수출기업의 취약한 판매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주체헌법」(외언내언)

    「공산주의는 지상에선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이다」「마르크스 레닌주의 실험결과 러시아국민은 문명세계참여의 길을 봉쇄 당했다」「국민은 사실상의 노예상태에 빠졌으며 러시아부흥의 제1보는 사회의 비이데올로기화에 있다」 러시아의 민주화를 주도하고 있는 옐친의 마르크스 레닌주의관이다. 세계유일의 철저한 사회주의고수국 북한도 지난4월 개정헌법에서 그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삭제했다면 큰 뉴스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북한국가활동의 기본이되는 주체사상 표현에서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계승하여 창조적으로 현실에 적용한것」이란 구헌법 표현이 「사람중심의 세계관이며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으로 바뀌었다.「공화국의 사회제도는 사람중심의 사회제도」란 조항도 보인다.마르크스 레닌이 빠지고 사람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타계한 「프라하의 봄」의 주인공 두브체크가 30여년전에 지향했던 「인간의 얼굴을한 사회주의」가 페레스트로이카를 시작한 고르바초프의 이상이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구공산권이 추구한 사회주의란 인간을 무시한 비인간적 이데올로기란 이야기다. 북한이 「사람중심」이란 말을 쓰기시작한 사실만도 변화라면 변화랄 수 있다.그러나 정말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지향하겠다는 말인가.마르크스 레닌의 종주국 구소련과 동구의 사회주의 인간성회복개혁을 마침내 시작하겠다는 것인가.실망스럽게도 그렇지는 못하다.「인간의 얼굴을 가장한 사회주의고수」가 고작이다. 개인의 인격과 존엄성 존중,정치적·시민적 자유의 보장,그리고 반대당을 용인하는 의회주의보장등은 인간중심주의의 기본요건.북한개정헌법의 어디를 찾아봐도 그런 참모습의 인간얼굴은 보이지 않는다.시대착오적인 「부자세습과 적화통일」 의지의 흔적만 역연할뿐.헌법개정내용을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만하단 생각이 든다.
  • 악법과 소크라테스/차정미 시인·가정법률상담소 출판부장(굄돌)

    12월18일,대통령선거일이 확정,발표되었다.앞으로 남은 한달여 각당 후보는 물론 우리 국민들에게도 숨가쁘게 돌아갈 시간이 펼쳐졌다.하지만 「선거일의 공고」는 단지 형식적인 절차상의 것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는 성 싶다.올 하반기부터 이미 대통령선거로 정국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비합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거운동 역시 시작된지 오래이며 각당이 내놓은 공약도 본격적인 홍보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민자 민주 국민당 등 여야 주요 3당의 여성정책 관련 공약내용을 살펴보니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이 있다.민주당이 내놓은 동성동본 불혼제도 폐지에 관한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동성동본끼리 혼인하지 않는 것이 미풍양속으로 오인되어 결혼을 금하는 법률까지 만들어져 있으나 그릇된 미풍양속의 족쇄에 묶인 피해자들의 정신적인 고통과 생활상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동성동본 금혼법이 얼마나 비인간적 법률이며 악법이며 그래서 폐지되어야 마땅한 법률인지 그 근거를 들라면 참으로 많다.하지만 지면관계상 두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동성동본 불혼제도가 유래했던 중국에서도 이미 19 07,8년에 폐지되었다는 사실이다.둘째,근친혼을 막는다면서 어머니 쪽은 가깝건 멀건 상관하지 않고 아버지쪽 혈통만 따져 혼인을 금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이다.이점은 이태영변호사가 펴낸 「쪽박으로 한강물을」에서 인용한 글을 살펴보면 그 사실이 보다 분명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내가 이태영인데 내 혈통을 좀더 분명히 이름 속에 표현하자면 외가가 김씨니까 이­김 태영이다.여기서 한대(대)만 위로 올라가면 네가지 성씨가 붙어야만 내 핏줄의 성분이 확실해 진다.내 피가 현재 2분의1은 이씨이고 2분의1은 김씨지만 10대만 내려간다면 이씨의 피는 5백12분의1 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30대만 되면 이씨의 피는 5억3천6백87만12분의1만이 남게 된다.1백대 1천대로 넘어간다면 그때 이씨의 피는 제로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일찍이 그리스의 철학가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설파했던가,그러나 그는 기원전 인물이며 그 시대와 지금은 장강(장강)보다 더깊고 넓은 시간의 간격이 가로놓여 있다.21세기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 소크라테스가 살았다면 악법도 법일지는 모르나 반드시 그 법은 개폐되어야 마당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파하지 않았을까?
  • “굶주림…절망…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요덕15호 정치범수용소:1)

    ◎북한탈출 안혁·강철환씨 수기연재 앞서 회견/5만명 가족·독신자동 나눠서 감시/탈출하다 적발되면 돌팔매질 사형/강냉이죽 연명… 사람 죽으면 옷차지 아귀다툼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그것은 죽음자체보다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지금 이 순간에도 그곳에서는 죄없는 북녘 동포들이 절망과 공포에 시달리며 죽어가고 있다. 함경남도 요덕군 정치범수용소는 북한에 있는 12곳의 수용소 가운데 가장 크고 처참한 곳이다. 북한 주민들은 「조선인민경비대 2915부대」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이 곳을 「15호 관리소」또는 「15호」라고 부른다. 15호는 구읍리·입석리·용평리·평전리·대숙리등 5개 리(이)가 있는 요덕군전체 지역에 설치된 거대한 「수용소군도」이다. 이 수용소에는 이른바 반동분자·사상불순자라는 누명을 쓴 북한 주민과 북송교포등 5만여명이 가족세대와 독신자세대로 나뉘어 완전통제구역과 혁명화구역에 수용되어 있다. 이곳에 9년6개월동안 가족과 함께 수용되었던 강철환씨(24·북송교포 2세)와 1년3개월간 혼자 갇혔던 안혁씨(24·전탁구선수). 강씨는 조총련 교토(경도)본부 상공회장을 지내다 지난 61년 일가족과 함께 북송된 할아버지 강태휴씨(92·생사불명)의 손자로 북한에서 결혼한 아버지 강리명씨(89년 병사)와 어머니 신도옥씨(90년 병사)사이에서 68년 출생했다.강씨 가족들은 소문난 부자였던 할아버지 덕분에 평양시 중구역 경림동 아파트에서 자가용차와 냉장고까지 갖추고 부유하게 살았다. 그러나 77년 7월 강씨의 할아버지가 영문없이 행방불명된지 한달만에 할머니·삼촌·아버지·남동생등 일가족 4명은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다.강씨는 당시 10살이었고 성분좋은 집안 출신인 어머니는 강제로 이혼 당해 헤어졌다. 한편 안씨는 중학생 대표 탁구선수로 중앙체육학교에 다니던 중 호기심으로 압록강을 건너가 중국의 연길등지에서 놀다 돌아온뒤 간첩으로 몰려 87년 11월부터 1년3개월간 수용되었다. 그들은 기적적으로 사지에서 풀려난뒤 지난 3월 북한을 탈출,중국을 거쳐 남한에 귀순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눈에 선한 수용소의참상을 상세히 폭로하고 싶어한다.그들은 인간다운 삶을 되찾게 된 만큼이나 비인간적인 수용소 생활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인간에게 온갖 잔인한 고통을 주어 죽어가는 과정을 처참하게 체험토록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말했다. 1인당 하루 5백g의 강냉이알맹이가 주식의 전부이며 반찬은 굵은 소금.이때문에 수용소 사람들은 풀을 뜯어다 강냉이를 삶아 으깬뒤 죽을 쑤어 먹거나 풀범벅을 만들어 먹고 있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흙벽돌과 나무판자로 지은 낡은 집은 흙방바닥이며 1년에 한번 지급되는 마대로 짠 겉옷이 의복의 전부여서 사람이 죽으면 서로 헌옷을 차지하려고 다투며 신발은 아예 지급되지 않아 나무껍질과 헝겊으로 감발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용소안의 모든 사람들이 극심한 노역과 영양실조로 펠라그라병(단백질 결핍증으로 심한 피부병·설사증세와 정신이상을 일으켜 곤충등을 잡아 먹는 병)에 걸려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수용소에서는 약을 구경할 수도 없어 병에 걸리면 곧바로 죽을 수 밖에 없다』면서 『폐렴·결핵등에 걸리면 치료는 커녕 산속에 있는 격리수용건물에 넣어 죽을때까지 방치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또 가족세대인 경우에는 드물게 출산을 하는 여자들도 있으나 아이들은 모두 태어난 직후 죽거나 살아도 기형아가 된다고 말했다. 수용소 생활을 견디다 못해 가끔 작업장에 나간 틈을 이용,탈출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지역이 워낙 넓은데다 제대로 걷지를 못해 모두 곧바로 붙잡히고 만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안씨는 『탈출하다 붙잡히면 수용자들이 모두 모인 공터에서 처음에는 총살을 시켰으나 얼마전부터는 총알이 아깝다며 목을 매단뒤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하도록 명령하고 있으며 부녀자들은 이같은 끔찍한 광경에충격을 받고 까무러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수용소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이듬해 새풀이 돋는 3∼4월까지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한다.
  • 은행도 「퇴직적립보험」취급/새달부터/신탁상품 개발… 생보사와 경쟁

    그동안 생명보험회사들이 독점해 왔던 종업원퇴직적립보험(종퇴보험) 시장에 다음달부터 은행이 참여하게 된다. 10일 금융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15개 은행은 지난달 은행연합회에서 근로자 퇴직급여 충당금 사외적립 시장에의 참여를 위해 공동으로 상품개발을 벌여와 24일께 생보사의 종퇴보험과 같은 성격의 「근로자퇴직 적립신탁」을 개발,다음달부터 취급피기로 했다. 은행의 이같은 상품개발은 재무부가 올해초에 지금까지 생보사가 독점해 오던 종퇴보험 시장에 은행도 은행의 퇴직급여 충당금 사외적립금만 취급한다는 조건으로 참여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근로자퇴직 적립신탁 상품은 은행이 종업원의 퇴직금 지급을 위해 은행에 신탁금을 예치하고 종업원이 퇴직하면 은행에서 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이자수입 이외에 예탁금에 대해서 전액 손비인정을 받게 된다. 생보사의 종퇴보험에는 근로자 5인이상 기업체나 단체가 가입할 수 있는데 해당 기업 및 단체는 사내에 유보할 경우 퇴직급여 충당금중 50%까지만 손비로 인정받고이를 초과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생보사에 사외적립을 해야만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생보사에 가입되어 있는 종퇴보험 규모는 3조5천억원 규모로 이가운데 은행이 생보사에 예치한 퇴직급여 충당금은 7천3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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