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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플러스 / 오일뱅크 ‘그린샤워’ 가동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80여개 직영 주유소에 친환경적 이온세차 설비인 ‘그린샤워’를 21일부터 본격 가동한다.그린샤워는 기존 화학세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만 가지고 별도의 특수 전기분해 장치에서 생성된 천연 알칼리 이온수로 세차하는 방식이다.
  • 메디칼 라운지

    2010년 아시아 선도병원 도약 삼성서울병원(원장 이종철)이 오는 2010년까지 아시아 선도 병원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발전전략을 담은 ‘비전 2010’을 확정,최근 발표했다.병원측은 지난해 세계적 컨설팅전문사인 보스톤컨설팅그룹에 의뢰,확정한 발전전략을 통해 계획 기간중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의료의 질 향상 ▲진료시스템을 ‘진료과’ 중심에서 ‘전문진료센터’ 중심으로 전환 ▲심장혈관센터와 암센터 집중 육성 등의 실천방안을 제시했다.또 진료를 중심축으로 연구와 교육을 동반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선진국형 협진시스템 등 ‘의료 서비스라인제’ 도입 ▲첨단 의료정보화시스템 조기 구축 ▲1·2차 병·의원과의 협진시스템 활성화 등을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심근경색·협심증 새 치료법 발표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사진) 교수의 연구논문 ‘관상동맥 재협착 예방을 위한 탁솔코팅 스텐트’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www.nejm.org)' 최근호에 게재됐다.순수 국내 의학자의 연구논문이 이 저널에 게재된 것은 박 교수가 처음이다.박 교수의 논문은 심장마비의 원인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연구한 것으로,심장 혈관의 확장에 사용되는 그물망(스텐트)에 특수한 약물을 코팅한 결과 재발률을 크게 줄여 심장 돌연사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천식예방 무료강좌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가 후원하는 ‘천식관리 및 예방법 무료강좌’가 다음달까지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 주최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열린다. 서울의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을 비롯,충남대·전남대병원 등이 참여하는 행사에서는 천식 강좌에 이어 알레르기성 비염,아토피 피부염 등 3대 알레르기 질병에 관한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참가자에게는 무료 임상검사가 실시되며 천식 관련 인형극 ‘몬티와 루카스의 지구여행’ 등 이벤트 행사도 열린다.확정된 지역별 강좌 개최일정과 장소는 다음과 같다. ▲서울=29일,경희의료원 기숙사 소강당(02)958-8195 ▲청주=23일,충북대병원 2층 대강당(013)269-6605▲대전=5월3일,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1층 강당(042)220-7240. 당뇨환자용 기능성 쌀 수출 바이오기업인 알앤엘생명과학㈜(www.irnl.co.kr)이 서울대와 공동 개발한 당뇨쌀 ‘소당미’가 해외에 수출된다.회사측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당뇨 환자용 기능성 쌀 ‘소당미’를 이달중 미국 동부 6개주의 홈쇼핑 회사와 주요 백화점을 통해 시판한다고 13일 밝혔다.회사측은 일본에서의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현지 제약회사와 공동 마케팅을 펴고 호주,뉴질랜드와 유럽 등에도 수출할 계획이다.(031)291-1843. 비만주간 선포식 가져 대한비만학회는 1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비만주간 선포식을 갖고 ‘비만선언’과 함께 ‘한국 비만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체질량(체중/키의 제곱) 25 이상이나 허리 둘레가 92㎝(여자는 82㎝)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꽃마을 경주한방병원 개원 꽃마을 경주한방병원(병원장 김동길)이 최근 경북 경주시 탑동 신축병원 현장에서 개원식을 갖고 본격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이 병원은연면적 1030평에 건평 330평 규모의 전통 한옥양식으로 한방내과,침구과,한방부인과,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와 양방 내과 등의 진료과를 설치하고 있다. 유방암 무료검진 분당차병원(원장 이경식)은 21일부터 5일 동안을 ‘유방암 무료검진과 예방홍보 주간’으로 정해 저소득층 주부 20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무료검진을 실시한다. 이번 행사는 최근들어 젊은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방암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031)780-5250,5257.
  • 지방병원이 무너진다 / 경영난·의사난… ‘중환자 신세’

    지방 중·대형 병원들의 경영난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들의 전문화,대형화 바람을 타고 속속 개원했던 지방의 중·대형 병원들이 과당경쟁과 자금난 등에 시달리면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와 함께 인구 및 환자수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하는 등 과잉투자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환자입장에서 보면 진료부실과 과잉진료의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병원마다 특성화를 내걸고 ‘죽기살기식의’ 환자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일부에서는 과잉진료 논란이 이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그동안 잘 나가던 대형 대학병원들도 환자수가 크게 줄자 살아남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200∼300병상 규모의 병원이 10여곳이나 문을 열었던 광주지역은 병원경영난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수년 전만 해도 전남대·조선대부속병원과 광주기독교병원 등 4∼5개에 불과했던 종합병원이 지난해 말에는 11개로 늘었다.30병상 이상 병원 43곳,의원급은 690여곳으로 의약분업 이전보다 병원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개원한지 6개월도 채 안된 병원이 부도가 나 주인이 바뀐 경우가 있으며 일부 병원은 부도설이 파다하다.지난해 10월 개원한 광주시 광산구 S병원은 지난 2일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220병상,직원 110명으로 개원한 이 병원은 설립자가 전문 의료인이 아닌 데다 과도한 차입경영으로 건축비마저 감당하지 못해 무너졌다. 이 병원 김모(46) 행정부장은 “최근 병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밀린 임금과 공과금 등이 3억∼4억원에 달해 구조조정이 시급한 형편”이라며 “그러나 환자를 살리는 마음으로 이미 개설된 11개 진료과목 외에 이비인후과,신경외과 등을 신설해 종합병원으로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 초기부터 부도설이 나돌던 광주 북구 B병원도 최근 1차 부도를 낸 뒤 가까스로 최종부도를 막았다.시내 C병원과 D병원 등 4∼5개의 중·대형 병원은 건강보험공단 급여가 채권은행에 의해 압류되는 등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이에 따라 각 병원들의 의료인력이 빠져나가고 있으며,일부 병원은 이로 인해 심각한 ‘의사난’을 겪고 있다.자연 진료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내 J병원은 경영난으로 당초 8명이던 전문의가 절반으로 줄었다.이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와 과잉진료 논란도 일고 있다.K병원 전문의 이모(44)씨는 “의약분업 이전에는 제약회사로부터 받는 리베이트도 만만치 않았으나 요즘은 자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건물 임대료와 직원 월급주기에도 급급한 만큼 한명의 입원환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가벼운 증상을 가진 환자에 대해서도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가 잦다.”고 털어놨다. 대형 종합병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광주의 대표적 의료기관인 J,K병원 등도 IMF 경제위기 이전보다 환자수가 최고 20%가량 줄었다.이들 병원은 그나마 명성과 인지도 때문에 적자경영은 면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김정만(45) 홍보계장은 “200병상 이상의 준종합병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자체 경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근 병원 리모델링과 함께 암센터,치매병원,영안실,유방클리닉 등을 설치하고 선진 의료기술 도입을 위한 관련학과 교수들의 해외유학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와 인접한 경북 경산지역도 병원들의 환자유치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인 곳이다.환자 유치를 위해 셔틀버스로 읍·면·동의 경로당 등을 일일이 돌면서 ‘노인환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이 과정에서 일부 병원은 퇴행성질환 등 각종 노인병에 대한 과잉진료를 하다 적발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또 병원들끼리 불·탈법 의료행위에 대해 고소·고발을 일삼는 등 ‘상대 죽이기’에도 혈안이 돼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IMF때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MRI,CT 등 비싼 장비에 대한 리스 부담금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병원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도 갖가지다.광주의 B병원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친절서비스교육 전담부서를 설치했다.소년소녀가장과 무의탁 노인은 의료비를 30% 감면해 준다. 인천지역에서는 특정과목 진료를 위주로 하는 전문클리닉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종합병원의 난립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한 자구책이다.남구 주안동에는 산부인과·소아과 중심의 서울여성병원이 개원했고,부평에는 일종의 안과 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는 한길병원이 생겨났다.이들 병원은 특정계층이나 특정과목 중심으로 진료를 펴 나름대로 경쟁력을 굳히고 있다.이와 관련,대전의 S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도 살아 남으려면 규모의 경쟁보다 척추관절,산부인과,소아과 등으로의 전문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400병상 규모의 울산지역 U병원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 가다가는 올해 말쯤 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병원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의사회 이환 정책이사(외과원장)는 “환자 수는 고정돼 있는 데도병원만 무분별하게 난립해 경영난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도 의료보험재정의 건전화쪽으로 기울면서 병원의 진찰료 인하 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국 정리 최치봉 기자 cbchoi@ ■복지부 3가지 대책 추진 보건복지부는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크게 세가지 방향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개방병원을 대폭 늘려 의원과 병원의 수익성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개방병원은 병원급의 진료시설이나 장비를 의원급에서 공동으로 활용하는 형태로,의료 선진국인 미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진료시스템.의원급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입원이 필요하다면 연계된 병원에 환자를 넘기는 식이다. 의원에서는 진료장비 등 불필요한 투자를 막을 수 있고,병원에서는 ‘놀고 있는’ 병상을 메울 수 있는 ‘윈-윈 시스템’인 셈이다. 이 제도를 지난 2001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30개 병원에서 시범실시한 결과,지방공사 의료원과 의원,진료과목이 겹치지 않는 사립병원과 사립의원 등 경쟁관계에 있지 않은 병원-의원 사이에서 효과가 두드졌다. 복지부는 세부시행 방침을 정해 올해부터 이같은 ‘짝짓기’를 통해 개방병원을 늘릴계획이다. 두번째는 3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아닌 병원들을 ‘전문병원’으로 정책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의원에서 진료하기는 부담되고,종합병원에서 꼭 다루지 않아도 되는 분야를 전문병원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틈새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크게 늘어난 대장·항문 전문병원이 좋은 예다.의료계는 전문병원 지정과 관련,일반 병원보다 수가를 높여줄 것과 전문의들의 수련기관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복지부도 이의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세번째는 중소병원들의 수익활동을 적극 보장하는 방안이다.현재 의료정보,출판 등 일부 분야에서만 허용되는 병원의 부대사업을,장례식장·식당·휴양소 운영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복지부 양병국(梁秉國)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수익금을 병원에 재투자한다는 조건으로 비영리법인의 틀안에서 병원의 부대사업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
  • [열린세상] 이라크전과 종교적 근본주의

    숨겨진 구실이 자원 쟁탈이든 아니면 주도권 쟁탈이든 이라크를 둘러싼 재앙은 이제 깊은 시름의 찌꺼기를 남긴 채 서서히 마감되는 듯하다.처음부터 수그러들지 않고 꾸준히 제기되는 전쟁구실로 이 같은 가시적 이유 외에도 종교적 근본주의를 꼽고 있는 주장들에도 이제는 주목할 때인 것 같다. 근본주의라는 말은 원리주의라고도 불리며,다양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개념으로 현대사회에 대한 우려를 직접,간접으로 나타내고 있기에 현대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즈음 유행하는 주제이기도 하다.근본주의가 단순히 현대사회 현상을 투영하고 있는 수동적 피사체인지,아니면 비인간화되는 사회구조로부터의 능동적 탈피 몸부림인지 아직까지는 그 성격이 분명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근본주의라는 매개는 우리로 하여금 오늘의 복잡한 제현상에 손쉽게 다가가게 하고,다루게 하고,해결책을 강구하게 하므로 매우 실용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현대사회의 정치,경제,문화,종교 현상의 특징을 다루는 개념으로 근본주의라는 용어를사용하는 데 우리는 익숙하다. 이러한 장점과 함께 우리가 경계해야 할 매우 위험한 가능성도 근본주의는 내포하고 있다. 근본주의자들은 의도적으로 근본주의라는 매개를 계획적으로 유포하는데,이 경우 총체적 재앙으로 근본주의는 등장하고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왜냐하면 이 때의 근본주의는 으레 상대방을 근본주의로 몰아세워 감정차원에서 손쉽게 적대감을 조성하지만 상대방이 이쪽의 주장이나 실천방안의 내용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도록 일방적으로 대결구조 양상만을 증폭시키는,즉 이성보다는 전폭적으로 감성에 호소하게 만드는 최면적 전개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주의가 무엇인지,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근본주의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다루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여하튼 근본주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다음의 세 가지 특성을 보편개념의 근본주의든 특수개념의 근본주의든 모든 근본주의는 반드시 지니고 있다는 점에 일치하고 있다. 첫째,이념적 차원으로,환경론자나 여성해방론자 등 진보적 주장에 대한 거부입장으로 보수성을 강조하는 형태인데 보수주의라는 보편적 용어보다는 근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내용상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 둘째,사회심리적 차원으로,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하는 사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형태로 개체의 자유나 다양성보다는 전통권위에 무조건적 복종을 요구하는 현상으로 지배통솔의 논리에서 병영과 같이 규율과 통제를 강조하는 단세포적 획일주의를 의미한다. 셋째,경험적 차원으로,근본주의자들의 ‘준거의 틀’은 기계적 고정관념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다양한 발상이나 유연한 사고보다는 진지함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판에 박힌 반응만을 고집하고,최상의 덕목은 경직된 감정이야말로 바로 지조라고 믿는 형태이다. 이처럼 근본주의는 보수성,획일성,경직성을 핵심적 사고체계로 하고 있으므로 자유와 책임,다양성과 신축성,참여와 유연성을 부인하는 이념체계이다.따라서 상황이 이 같은 의식구조로 기울어질 때 구체적으로 그 분야가 학문세계이든,정치무대이든,경제현장이든,종교문화차원이든 결과는재앙이라는 어두운 모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지금의 이라크가 바로 그 실례이다. 앞에서 보듯이 전쟁구실이 ‘자원 쟁탈’이나 ‘주도권 쟁탈’이라면,이른바 북한핵과 관련된 한반도 긴장상태는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그러나 만약 일부의 주장처럼 감추어진 이유가 종교적 근본주의라면 참으로 우려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그리고 ‘악의 축’과 같은 정치 외교적 차원의 어휘로서는 심히 부적절한 용어가 난무하는 오늘의 상황은 이 논거가 단순히 가정만이 아닌 것 같아 두렵다. 김 어 상 서강대 교수 경제학
  • [사설] 北, 유엔 인권 권고 이행해야

    북한 인권침해 문제가 북의 유엔 가입 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공식·정례적인 의제로 떠 올랐다.유엔인권위원회가 16일 채택한 북한 인권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은 북한 당국에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비록 유엔인권위의 결의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같이 구속력은 없지만 53개 위원국 가운데 28개국의 찬성을 얻어 내린 결론이어서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이는 내년 제60차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이 얼마나 결의안을 이행했는지를 보고하도록 한 점이나 앞으로 정례적인 의제로 다뤄지도록 한 점 등에서 보여주듯이 유엔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북한 당국은 이같은 압력에 굴복해서라기보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인권문제에 관한 유엔의 권고를 이행해야 할 것이다. 유엔은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정치범 고문과 사형 등 비인간적 대우,강제수용과 노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 점은 다른 보고서와 비슷하다.그러나 탈북자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인도적인 처리를 촉구한 점과 납치자와 억류자의 인권에 대해서도 비인간적인 처벌을 하지 못하도록 한 점은 진일보한 것이다.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식량 등 국제원조의 분배 투명성을 강도 높게 제기한 점이다.이에 대해서도 북한은 유엔 전문기구와 국제 단체 대표들이 분배를 감독할 수 있게 자유로운 접근권을 보장해야 마땅하다. 북핵 문제 해결의 절박성을 감안하더라도,정부가 이번 유엔인권위의 표결에 불참한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북한의 핵이나 인권상황은 모두 우리와 직결되는 문제다.핵문제 때문에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를 북한 당국에 제기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인권은 전술·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 부모님 눈에 쏘~옥 아이들 눈에 꼬~옥/ 어린이·어버이 날 어떤 선물 고를까

    5월5일 어린이 날과 8일 어버이 날….‘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정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날짜가 임박해서 선물을 준비하면 아무래도 낭비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미리미리 어떤 선물을 할지 알아보는 것이 알뜰 쇼핑의 지혜가 아닐까. ●받는사람 기호 고려해 골라야 선물을 구입하기 전 예산을 미리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받는 사람의 기호를 충분히 감안해 구입하는 게 좋다.따라서 받는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성향,좋아하는 것 등을 참고한다.너무 비싼 것은 받는 사람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형편에 맞고 받는 사람도 부담을 갖지 않는 정도의 선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정병권 신세계백화점 판촉팀 부장은 “선물을 고를 때는 나이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는 창의력 높여주는 것으로 어린이들은 호기심이 많고,스스로 만들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레 창의력과 수리능력 등을 키워주는 선물이 좋다.4세 이상의 장난감인 ‘실바니안 숲속의 학교’는 동물 인형 캐릭터를 중심으로 모형 학교와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제품이다.인형이 6000∼7000원,모형 학교 5만 8000원,소품 6000∼8000원이다.디지털 피아노의 축소판인 ‘둘리 키보드럼’은 피아노 기능만 아니라 드럼이 달려 있어 박자 감각도 익힐 수 있다.드럼채와 의자를 포함해 9만 9000원이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로봇을 활용한 액션 전략게임인 ‘레고 스파이 보틱스’(12만 4000원)나 보행과 인라인 롤러 주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15만∼19만원) 등이 인기다.PC게임 CD로 귀여운 캐릭터 인형이 함께 들어 있는 ‘PC게임-BnB 어드벤처’(3만 3000원),디즈니 만화 ‘토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 장난감인 ‘버즈 로봇’(4만 8000원),여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드레스 바비인형’(3만 5000원),800문장 내에서 말을 하고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는 ‘디지털 토이’(30만원) 등도 추천할 만하다. ●부모님은 건강·장수용품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발이 편안해 효도 신발로 불리는 컴포트 슈즈(6만 9000∼16만원)와 편안한 숙면을 도와주는 매직폼 베개(8만 8000원),국내산 냉동 자연 송이 세트(35만원) 등의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꿀(2만∼10만원),한방차(3만∼15만원),영지(3만∼10만원),인삼(3만∼20만원),지리산 쌍계 작설차(4만 2000원),태평양 세작 특선 세트(3만 9900원),장생 도라지 세트(2만 6000∼9만원) 등도 인기다.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골프웨어(11만∼18만원),폴로·빈폴 등의 T셔츠 세트(9만 8000∼10만 8000원),면바지(10만 8000원),사계절용 실크 스카프인 에트로 스카프(19만 8000원),카운테스마라 넥타이(6만 9000∼7만 9000원),프랑스 레드 와인 세트(5만∼10만원) 등도 권할 만하다. 김대현 현대백화점 판매촉진 팀장은 “선물을 주는 사람을 다시 한번 떠올리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을 하는 것이 좋다.”며 “선물을 줄 때 카드에 간단한 인사말을 적어 함께 전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khkim@
  • 유엔제재 따른 이라크 실태/ 식량난 극심… 어린이 30% 영양실조

    이라크는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10년 이상 유엔의 군사 및 경제제재를 받아 왔다.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유엔 안보리는 90년 8월 이라크 제재조치에 대한 첫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7차례에 걸쳐 결의안을 채택,제재조치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식품·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 및 물자의 금수조치 ▲이라크 해상과 항공 봉쇄 ▲해외에 있는 모든 이라크 자산 동결 ▲쿠르드 반군 거점인 이라크 북부지역과 시아파 이슬람반군 근거지인 남부지역에 이라크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이 걸프전 이후 지금까지 시행된 이라크 제재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전면적인 교역 금지는 식량의 75%를 수입에 의존했던 이라크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조치였다.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어린이의 25% 정도가 저체중아로 태어나고 5세 미만 어린이의 약 30%가 영양실조에 시달릴 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영양실조,탈수,곱사 등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어린이도 매달 수천명에 이른다.또한 콜레라와 소아마비가 만연하고 있다.이라크는 지난 2000년 경제제재로 인한 사망자가 129만 5000여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2만명이 5살 이하의 어린이라고 밝힌 바 있다.유니세프도 이라크의 유아사망률이 10년 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며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10년 동안 최소 50만명의 어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을 제한한 조치로 이라크는 20년이라는 시간을 잃게 됐다.이라크 주요 도시의 사회기반시설들은 70∼80년대 그대로다.고속도로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관리부실로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식수와 전력공급 상황도 열악한 형편이다.또 이라크로의 직항로가 폐쇄돼 인접국 요르단 암만에서 바그다드를 가는 데도 10시간 이상이 걸린다. 결국 유엔제재로 죄없는 이라크 국민들만 후세인 정권의 폭정과 경제고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그동안 국제인권단체 등은 비인도적 조치라며 제재 완화 혹은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이같은 비난으로 유엔은 지난 96년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의약품 구입을 위한 석유수출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석유식량계획’을 도입하기도 했다.하지만 미국이 이라크 무장해제를 명목으로 강경입장을 고수,제재조치 완화를 위한 논의는 번번히 무산됐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사스 신드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드롬’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예방을 위한 각종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혹시나’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는 감기 등 기관지계통 환자가 줄지 않고 있다.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까지 나돌고 있다.전문가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스의 발병 원인과 전염경로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술 활개,민간요법까지 등장 A사에서 제조·판매하는 ‘손소독 살균 비누’는 한 개에 8000∼2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하루 50건 이상씩 주문이 밀리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주로 병원에서 소독용으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보험사는 사스에 감염되면 입원비와 수술비를 지급한다는 ‘사스보장보험’을 새 상품으로 내놓았다.지난 1일 판매를 시작한 지 보름만에 400여명이 가입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업체는 ‘꽈샤(물소뿔 요법),출장전문 1만원,마사지로 사스 예방’이란 전단을뿌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일부 시민에게 무허가 시술을 해주고 있다.업체측은 “40분만 물소뿔로 몸을 마사지하면 면역력이 강화돼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수십명을 치료했다.”고 주장했다.경찰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물소뿔을 이용한 사기극일 수 있어 피해사례를 점검하고 있다.일부 한약방에서는 “중국에서 사스 치료제로 유행하고 있다.”며 갈근이나 국화꽃 등을 원료로 한 약재를 비싼 값에 팔고 있다.또 마늘이 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시장 상인들은 ‘사스 예방 마늘’ 등의 선전문구를 내걸고 있다. ‘괴질퇴치 부적’도 나돈다.인터넷의 한 역술 사이트에서는 ‘괴질로부터 여러분을 지켜드린다.’라는 선전문구와 함께 4종류의 부적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유료 제공하고 있다. ●불안한 시민들 보건당국은 우리나라에 사스 발병 환자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판업체를 운영하는 이일남(58)씨는 “얼마 전 감기에 걸렸는데 사스가 아닌지 걱정돼 평소에 잘 가지도 않던 대학병원을 찾았다.”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어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일부 주부들 사이에서는 “경남지역 한 도시의 비밀장소에 사스환자를 격리해놓고 쉬쉬하고 있다.”는 등 근거없는 악성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음주운전 단속 때 다른 사람의 침이나 입김 때문에 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시민들의 글도 잇따르고 있다. J이비인후과 전문의 정영보 박사는 “환절기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고열의 감기환자들은 대부분 혹시 사스가 아닌지 묻곤 한다.”고 말했다.국립보건원 방역과에는 이같은 환자들의 문의 전화가 하루 200통 이상 폭주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해야 불안감 해소 전문가들은 사스의 정체가 의학적으로 규명될 때까지는 시민들의 공포심이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사스의 원인과 치료·예방책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이 과잉반응을보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현재 80∼90% 수준인 사스의 원인규명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스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표 유영규 이두걸기자 tomcat@ ■“2차감염 차단이 관건” 우리나라는 다행히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국,홍콩 등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만 하루 1600여명.왕래가 빈번한 미국까지 지난 12일 위험지역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첫 환자발생은 시간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1차 감염자의 발생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2차 감염을 통한 사스의 확산을 막는 데 방역당국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사스가 처음 발생한 중국을 비롯,홍콩에서 단시간에 급격히 환자가 늘어난 것도 초기에 2차 감염을 제대로 막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실제로 싱가포르의 26세 여성환자는 부모를 포함해 주변인물 100여명에게 사스균을 전파시켰다. 국립보건원은 이에 따라 국내에서 사스환자가 발생하면 제1군 법정 전염병에 준해 격리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했다. 전국에 지정된 11개 격리병원도 13개로 늘리는 한편 국내에 환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전국 43개 종합병원을 격리병원으로 자동지정,철저한 격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환자와 빈번하게 접촉한 가족,의료인 등이 집중관리 대상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선촬영등 제한… 사스 조기진단 어려워”/ 의료계 ‘건보 진료지침’ 반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급성호흡기감염증(ARIs)에 대한 진료비 지급기준 심사원칙에 대해 의료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진료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과와 소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 등 4개과 개원의협의회는 심평원이 최근 의료계에 설명한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원칙이 의료계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진료거부도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개원의협의회측은 “심평원이 건강보험 재정절감을 목적으로 치료지침을 마련하면서 흉부 X-선 촬영이나 항생제 사용을 지나치게 제한했다.”면서 “이 지침대로 하면 환자가 조기치료의 기회를 놓쳐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침은 환자가 기침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나야 X-선 촬영을 하도록 했는데 사스의 경우 심평원 지침대로하면 이미 위험한 상태가 된다.”면서 “결국 지침대로라면 사스가 국내에 상륙해도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지침이 아니라 심사원칙을 담은 초안일 뿐이며 적용시기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임종규(任鍾奎) 보험급여과장도 “최근 이런 원칙을 논의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확정짓지는 않았다.”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들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국세청 세정개혁 시동 안팎/‘고액 현금거래 통보’ 진통예고

    국세청이 세정개혁추진위원회를 통해 제시한 국세행정의 혁신방향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과세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세정개혁과는 차이가 있다. 이 위원회의 실무작업을 맡은 세정혁신추진기획단의 오대식 단장은 “국세청은 권력·사정기관이라는 좋지 않은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세정개혁은 종전처럼 국세청의 인력을 동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제도와 환경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단장은 세무조사의 개편 방향에 대해 “재수가 없어 세무조사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청탁받은 직원에 대해 신고를 의무화하고,금품을 제공한 납세자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강조했다.또 국세청 조사국 직원들의 명단 자체를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세무조사에 따른 로비나 비리를 막기 위한 수단을 수요와 공급의 양 측면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특별세무조사라는 용어를 없애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특별세무조사는 법에 없는 행정 용어다.고질적이고 악질적인 납세자에 한해 적용되어야 하는 데도 일반 납세자에게까지 확대해 ‘고무줄’ 조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별세무조사가 없어지면 법에 명시된 일반조사와 조세범칙조사 등 두가지만 적용하게 된다.특별세무조사는 검찰고발을 전제로 한 범칙조사로 통합된다.국세청 내부의 사무처리규정으로 돼 있는 세무조사 기간,조사장소,조사대상,과세기간 등의 구체적 조사절차를 시행령 수준으로 법제화,세무조사 절차의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당한 세무조사를 하는 대신 납세자의 협력의무도 제도화된다.자료제출 요구,납세자의 출두,발언내용 녹취 등 원활한 세무조사에 필요한 납세자의 협력의무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외국에서는 납세자가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추후 소송 과정에서 자료를 제시하더라도 증거물로 인정해 주지 않고 있을 정도다. 위원회는 또 정보인프라망을 대폭 확충,세무조사 및 세원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소득 재산가와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종,대형 유흥업소 업주에 대한 ‘인별’ 전산파일도 구축할 방침이다. 그러나 위원회가 추진키로 한 접대비 경비인정 축소나 일정액 이상의 현금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통보토록 하는 내용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접대비 범위 변경은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을 필요로 하지만 오랜 관행을 일시에 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고액 현금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통보토록 하는 방안도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해야 한다.거래통보는 ‘비밀보장’ 조항이 얽혀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오승호기자
  • [여성으로 살기 엄마로 살아가기]3부 이중적인 가정교육

    여성우위 시대 왔다지만 출생성비는 여전히 왜곡 “남자가 울면 안돼” “사내자식이…” 소극·위축적 아들로 만들수도 “내 딸은 나처럼 대접받지 않게 하겠다.”던 지난 시대의 딸들이 엄마가 되면서 딸들에 대한 대접을 달리하고 있다.사회적인 남녀평등의 순풍도 불어 초등학교부터 반회장과 전교회장을 차지하는 딸들이 많아졌고,각종 시험에서 여성들이 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또 전통적인 ‘금녀구역’도 차례로 여성에게 점령당하고 있다.엄마들의 결심은 딸들의,여성의 가치를 달라지게 했다. 그러나 딸 교육에는 그토록 확고한 엄마들이 아들교육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아들 역시 최고의 대접으로 ‘기죽이지 않고’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인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딸에 비해 상대적 ‘푸대접’을 주기도 한다.자녀교육의 이중성,이는 혼란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이자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민주네-어려서 대접받은 딸이 복 많다? 민주엄마는 중학교 2학년인 오빠보다 초등학교 6학년인 딸 민주의 밥을 먼저 푼다.쌀을 적게 놓고 시커먼 보리밥 먹던 시절도 아니고,압력전기밥솥에서 밥푸는 순서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만 엄마는 “남자야 언제든 대접받는다.그렇지만 딸은 집에서부터 이렇게 특별대접을 받지 않으면 어디서도 대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엄마는 어린 시절,오빠는 청소와 설거지는 물론 심부름도 안 했고 어려운 살림에서도 늘 새옷을 입었던 특별대접에 분개했고 “나는 절대로 딸을 차별하지않겠다.”던 결심을 현재 실천중이다. ●현석이네-왜 아들만 부엌일 시키나 현석엄마는 초등학교 5학년 현석에게 가끔 부엌일을 도움받는다.바쁜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로서는 현석이의 부엌일이 꽤 도움이 된다.최근에는 ‘홈 알바(가정 아르바이트의 준말)’로 설거지 한번에 300원씩 용돈을 주고 있다.아이가 부엌 일을 좋아하고,야무질 뿐 아니라 집안 일을 여자의 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교육적 의미까지 담고 있다.그러나 현석아빠는 “왜 누나(초 6)는 일 안시키면서 아들만 일 시키느냐?”고 현석의 ‘알바’에 반대 입장이라 현석엄마는 고민중이다. ●진수네-능력있는 아이에게 투자하라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진수는 4개의 학습지외에 원어민 강사에게 배우는 영어와 피아노,미술,글짓기,컴퓨터 등 최고급의 사교육을 받고 있다.그리고 몸매관리를 위한 발레와 수영,스케이트도 함께 배운다.반면 두 살 아래 남동생은 누나에 비해 ‘초라한’ 몇가지 사교육을 받고 있다.“딸이 똘똘해서 이것저것 시켜도 모두 잘했다.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동생에게는 상대적으로 혜택이 줄었다.딸·아들 구별한 것이 아니라 능력있는 아이에게 더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수엄마는 말했다. 오빠나 남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누이가 희생하던 시대가 있었다.아무리 누이가 뛰어나도 딸은 시집갈 ‘남의 식구’이기 때문에 그리 많이 투자할 필요가 없었고,아들은 집안의 대표 주자로 교육의 기회를 얻는 것은 당연했던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엄마들은 지난 시대의 사고를 거의 ‘혁명적으로’ 뒤집었다.자신의 결혼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서 기대나 이론만큼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는것을 느낄수록 딸 교육에서는 더욱 이를 강조했다.그래서 초등학교에서는 거칠어진 여자애들이 집단적으로 남자애들을 괴롭히는 예도 드물지 않다는 것이 초등학교 교사들의 지적이다. 아들을 키우면서 ‘극성 여자애’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는 김남진(35·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아들교육에 더 자신이 없어져 간단다.“평소 아들에게 여자애를 때려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는데 여자애가 오히려 남자애들을 때리고 있다.지금와서 이를 바꿀 수도 없고 요즘에는 아들의 기를 살리는 교육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딸은 귀엽고 아들은 귀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양성 평등을 넘어서 여성 우위의 시대가 왔는가.‘그렇다.’고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남성들이 있다하더라도 여성 우위 시대를 단언한다면 성급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딸 하나,둘을 낳고 ‘아들에의 미련’을 드러내지 않는 ‘딸딸이’가족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물학적 균형을 이루는 출생성비는 여전히왜곡돼 있다.즉 여아 100명당 태어나는 남아의 비율을 나타내는 출생성비는 93년 115.2에서 조금씩 내려가서 2002년 평균 110명이다.즉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10% 더 태어나고 있는 것으로 이는 생물학적 자연성비 106보다 여전히 높다. 인위적인 조작이 개입됐다는 의심은 우리나라 출산통계에서 첫째 아이의 성비는 세계적인 평균인 106선인데 반해 셋째와 넷째의 경우는 141.7과 166.9라는 점이다.셋째와 넷째아이가 여아이면 출생의 기회를 봉쇄해 남아가 훨씬 더 많이 태어난다는 것이다.이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남아선호의 단면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선택받은 아들에게 과연 엄마는 남녀평등을 가르칠 수 있을까.남자의 선민의식은 태중에서 이미 익힌 것은 아닐까. 의식이 깨었다는 젊은 엄마들도 “딸은 귀엽고,아들은 의지가 된다.”고 말한다.조금 목소리를 낮추기는 하지만. 그래서 딸에게 특별 대접을 하면서 아들에게도 ‘전통적인’ 대접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난다.”는 식의 낡은 전통은 없어졌다지만 여전히가치중심적이고 성취지향적으로 아들을 양육하는 것은 딸 대접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장난감 선택은 물론 미래의 직업 선택까지 엄마들은 딸은 ‘좋아하는 일’을 권하지만 아들에게는 보다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길을 권한다.때로 ‘아들에게는 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들의 뜻도 이와 다르지않다.“남자는 울면 안돼.”“사내자식이…”라고 많은 부모들이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고 아들을 ‘기 죽이지 않고’ 키워내야 한다는 것을 믿고 있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소아정신과) 교수는 “이런 혼란스러운 가정교육은 최근 남자아이들에게서 소극적이고 위축적인 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왕자+공주=불화?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결국 이런 혼란스러운 이중적 가정교육은 요즘 아이들을 ‘버르장머리 없게 키운다.’는 비난으로 연결된다.집안의 공주와 왕자로 자라난 탓에 이기적이고,자기주장이 강할 수 밖에 없다.더욱이 남녀평등을 기조로 하지만 가부장적 분위기도 혼재한 가정에서 자란 탓에 더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최근 늘고 있는 결혼 3년미만의 20대 신혼 이혼의 경우 이런 측면이 두드러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기적인 ‘왕자’와 ‘공주’가 만나서 가정을 꾸미지만 여기에는 양가의 신·구 가족윤리의 공존으로 인한 가정질서의 혼란 및 윤리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아내를 가정에서 속박하지 않고 사회 생활·직장 생활을 허용한다는 남편이 정작 아내가 벌어오는 돈이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거나 가사를 분담하지 않는 젊은 남편이 된다.한편 부인의 경우 가사 분담을 하지 않는 남편을 ‘비인간적인 인간’으로 몰아붙여 가정을 파탄으로 이끌기도 한다. 이를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남자가 변해야 남자가 산다’는 책에서 “이런 혼란은 자기 유리한 대로 신·구 질서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하며 “행복한 가정이란 누구도 지배당하지 않으면서 지배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칠 것을 권했다. ●아들을 남자다움에서 해방시켜라 ‘내 딸은 귀하지만,내 아들은 더 귀하다.’거나 ‘딸에게 더 애틋한 정이 간다.’‘나중에 아들은 독립시키고 딸과 살겠다.’는 조금씩 다른 생각들이지만 결국 한두명의 아이는 부모의 상전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이중성은 이기심을 바탕에 깔고 있어 ‘남의 아이’,즉 아들과 딸의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는 여전히 전통적인 잣대를 들이댄다.사위나 며느리는 고생하더라도 괜찮지만 내 딸,내 아들은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아들 기 죽이면 안된다.’식의 부모들 태도는 큰 문제다.그래서 아들에게 시대에 맞는 남성 교육·남편 교육·아버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는 세계적인 생태학자 러프가든 박사의 예를 통해 ‘남자답게’‘기를 살려서’키우는 아들교육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공격적이고 경쟁심이 강했던 러프가든 박사는 52세에 여자로 성전환,믿기지 않을 만큼 상냥한 여자가 됐다.“남성일 때 왜 그렇게 공격적이었느냐.”고 묻는 사람에게 박사는 “공격적인 남자를 흉내내면서 사는 것이 제일 쉬운 삶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그는 “본래의 인간에 ‘남자다움’이란 덧칠이 씌워지는 순간 시작되는 ‘맨 콤플렉스’는 바로 당신의 아들 발밑에 덫을 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흔히 여성성을 말하면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말을 인용한다.그러나 이는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남성 역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짐을 인정한다면,그리고 ‘맨 콤플렉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으로 키우려면 ‘이중적인 가정교육으로는 안된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때다. 허남주기자 hhj@
  • [사설] 日의 반인륜적 위안부 판결

    일본 최고 재판소는 25일 3명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상고심 재판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대해 배상할 필요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이번 판결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을 인정했던 지방법원 판결을 뒤집은 반인륜·반인권적 처사다.일본 야마구치(山口)지법 시모노세키(下關)지부는 지난 1998년 “일본 정부는 3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각각 30만엔씩 총 90만엔을 위자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위안부에 대한 국가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었다.당시의 판결은 국가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와 사법부의 확고한 입장에 반하는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었다.그러나 양심적 판결도 결국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일본 보수세력의 거대한 힘에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위안부에 대한 이번 판결은 일본이 아직도 과거의 전쟁범죄를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불행한 일이다.위안부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반인륜적인 범죄임이 인정되고 있다.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이 1998년 제출한 ‘맥두걸 보고서’는 군대위안소를 강간센터로 규정하고 있다.이 보고서는 “군대 위안부 문제는 범 국제적 차원의 전쟁 중 성적 노예 범죄이므로 일본 정부의 손해배상과 법적 책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그러나 위안부 문제는 조약과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일본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기금’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그러나 민간차원의 보상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손해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일본 정부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위안부는 가장 비인간적인 전쟁범죄다.위안부 문제에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일본의 비인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위안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일본의 역사 왜곡이 계속되면 일본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한·일관계도 악화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75회 아카데미 영화제 / 反戰무드속 조심스러운 잔치,‘시카고’ 6개 부문 석권

    ‘전반부는 뮤지컬쇼,후반부는 반전(反戰)쇼.’ 이라크전의 와중에 열린 제75회 아카데미는 한판 ‘눈치작전’을 구사했다.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오스카상 시상식은 13개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 여우조연상 등 6개의 트로피를,2차대전 유태인 대학살을 다룬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반전 영화 ‘피아니스트’에 감독상·남우주연상·각색상 등 3개의 트로피를 각각 안겼다.남녀주연상은 ‘피아니스트’의 애드리언 브로디와 ‘디 아워스’의 니콜 키드먼에게 돌아갔다.10개 부문 후보작에 오른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은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하는 이변을 낳았다. ●스타들 의상 간소하고 차분 올해 아카데미가 전쟁을 의식한 흔적은 곳곳에서 여실했다.‘피아니스트’는 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겼다.잭 니콜슨,대니얼 데이 루이스 등 막강후보들을 제치고 할리우드의 신예나 다름없는 브로디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건 최대의 ‘뉴스’.보수적이기로 악명높은 아카데미가 폴란드 출신의폴란스키 감독에게 감독상을 넘긴 것도 파격적인 선택이다. 단골 사회자인 코미디언 스티브 마틴 특유의 재담에 간간이 폭소가 터질 뿐 무대는 시종 ‘표정관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45초 룰(수상소감 제한시간)이 중반까지 칼같이(?) 지켜졌을 정도.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의 대리전을 방불케 했던 레드 카펫 행사가 빠지면서 스타들의 복장도 간소하고 차분해졌다.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최고의 눈요깃거리인 여배우들의 보석치장은 거의 볼 수 없었다.불참 소문과는 달리,행사장에 나타난 니콜 키드먼과 메릴 스트립은 장식없는 검정색 이브닝 드레스를,여우주연 막강후보인 르네 젤위거는 빨간 드레스 차림에 액세서리는 일절 달지 않았다. ●쏟아진 반전 멘트들 행사장에서 ‘전쟁’이야기를 꺼내 반전 무드를 띄운 건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자인 마이클 무어 감독.‘로저와 나’로 유명한 그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세계는 허구다.선거 결과도 허구이며,미국 대통령은 허구적인 이유 때문에 전쟁에 우리를 보냈다.부시 대통령,우리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부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해 객석이 동조와 야유로 술렁거렸다. 이래저래 가장 돋보인 스타는 캐서린 제타 존스였다.줄리언 무어,메릴 스트립을 꺾고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그는 보름여 뒤 둘째아이를 낳을 만삭의 몸으로 ‘시카고’의 쇼무대를 재연해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올해의 공로상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내 생에 최고의 해’ 등에 출연했던 원로배우 피터 오툴에게 돌아갔다. 황수정 김소연기자 sjh@ ●부문별 수상자(작 ▲남우주연상 애드리언 브로디(피아니스트) ▲여우주연상 니콜 키드먼(디 아워스) ▲남우조연상 크리스 쿠퍼(어댑테이션) ▲여우조연상 캐서린 제타존스(시카고) ▲장편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감독상 로만 폴란스키(피아니스트) ▲작품상 시카고 ▲시각효과상 반지의 제왕 ▲미술상 시카고 ▲단편애니메이션상 첩첩스 ▲단편영화상 디스 차밍 맨 ▲의상상 시카고 ▲분장상 프리다 ▲작곡상 프리다 ▲외국어영화상 노웨어 인 아프리카 ▲음향상 시카고 ▲음향편집상 반지의 제왕 ▲장편다큐멘터리상 볼링 포 콜럼바인▲단편다큐멘터리상 트윈 타워스 ▲촬영상 로드 투 퍼디션 ▲편집상 시카고 ▲주제가상 8마일 ▲각색상 피아니스트 ▲각본상 그녀에게 ◆남녀 주연상 브로디.키드먼 나치 치하,유령처럼 텅 빈 도시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피아니스트는 24일 그 고통의 보상을 받았다.쟁쟁한 대선배들을 제치고 ‘피아니스트’로 당당히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애드리언 브로디(33).그는 단연 가장 빛나는 스타였다. 결과가 발표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못 다물던 그는 “소감을 미리 쓰면 상을 못 탄다기에 준비를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불면증에 시달린 나날이었지만 사랑과 격려가 충만했다.”고 회고했다. 마른 몸,긴 얼굴,처진 눈썹,매부리코를 가진 이 청년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 힘든 얼굴.지금까지 ‘신 레드 라인’ ‘섬머 오브 샘’ ‘빵과 장미’ 등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그가 수상한 데는 물론 연기력이 뛰어났지만,아무래도 반전 여론에 힘입은 바가 크다.“이번 영화를 통해 전쟁이 가진 비인간적인 면을 깨달았다.하나님을 믿든 알라를 믿든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니콜 키드먼(36) 역시 수상대에 올라서서 울음을 참지 못했다.지난해 ‘물랑루즈’로 처음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그녀는,올해 매부리코를 붙이고 버지니아 울프로 열연한 영화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베를린영화제 등의 여우주연상을 독식했었다. 불참설을 의식했는지 키드먼은 “사람들이 전쟁 시국에 왜 시상식에 참석하느냐고 묻는다.”면서 “예술이 중요하고 아카데미가 전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9·11테러 직후 많은 가족들이 고통을 받았고,지금 이라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오스카가 사랑한 두 배우는 한목소리로 반전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편집자에게/퇴직연금제 전환 신중히 판단해야

    -'노동부 ‘대통령 업무보고’ 기사(대한매일 3월20일자 1면)를 읽고 업무보고 가운데 노동계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보호 대책과 관련,차별해소 남용규제 관련법을 상반기 중에 마련하겠다고 시기를 못박은 점과 특정 일자리에 파견근로자를 교체해 계속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기간제 근로자 보호의 핵심인 사용사유 제한과 특수고용직 노동자 인정을 주저하고 있는 듯해 아쉽다.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와 권익 확보는 노대통령의 중요한 대선 공약이기도 한 만큼 꼭 실현돼야 할 것이다.노동자들의 노후생계비인 퇴직금제도를 퇴직연금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은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이다.기존 퇴직금제도가 안고 있던 사내 적립,5인 미만 사업장 미적용 등의 문제점을 개선할 대책을 내놓은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지만,퇴직금을 불안정한 주식시장에 투입해서 노후소득을 날려버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씻지는 못하고 있다.미국 엔론 파산의 또 다른 피해자가 바로 퇴직금을 증권시장에 투자해 놓았던 노동자들이었다는 점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사례다.퇴직금을 증시안정자금으로 쓰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이밖에도 공무원 노조 인정·필수공익사업장 범위 축소와 직권중재 폐지·손배가압류 금지·산별교섭 관련 제도 정비 등도 보다 개혁성 있는 내용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 책/수학, 내 친애하는 공포여 - 골치아픈 수학 ? 근거없는 공포깨기

    안 시에티 지음 전재연 옮김 / 궁리 펴냄 미국의 천재수학자 존 내시의 삶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내시는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자폐증 환자였다.영화를 본 사람들은,유리창에 깨알같은 숫자를 채워놓고 문제를 푸는 그의 정신불안증을 기억할 터.수학천재는 그렇게 편집증 비슷한 정신장애를 겪어야 하는 걸까.평범한 정서로는 도무지 친해지지 못하는 것이 수학일까. 프랑스의 수학교육 심리학자가 제목에서부터 만인의 공감을 얻어낼 책을 선보였다.수학에 관한 유서깊은(?) 편견을 걷어내는 독특한 비평서 ‘수학,내 친애하는 공포여’(안 시에티 지음,전재연 옮김,궁리 펴냄)다. 수학이 불면을 부르는 공포로 인식되는 건 세계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심리치료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지은이는 수학에 거부반응하는 프랑스 중고교생들과 오랫동안 면담하고 그 경험으로 얻은 정보와 제언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수학기피증의 원인을 짚는 책의 접근법이 우선 흥미롭다.심리·교육학적 지식을 두루 동원해 수학장애를 앓는 여러 유형의현장사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예컨대 수학문제를 풀 때마다 괄호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여중 2년생 쥐디트.오빠가 노크도 없이 자기방을 들락거려 스트레스를 받아온 그녀는 괄호안 숫자가 계산에서 특별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을 망각했다.반대로,개별 경험으로 수학을 좋아하는 사례도 있다.오빠들한테 억눌려 말주변이 없는 마리에게는 부호화된 언어를 무작정 암기하면 되는 수학이 가장 편한 과목.이렇듯 수학장애의 여부는 개인환경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책의 주장이다. 수학이 ‘억울하게’ 비인간적 학문으로 전락하는 또 다른 주요이유는 수학교사의 전형적인 이미지.놀랍게도 현장인터뷰에서 많은 학생들은 수학선생님을 ‘신체개입을 부정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손가락 셈을 금지시킨다고 수학의 추상적 개념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게 아닌데 말이다. 현장에서 간추려진 수학장애 극복담은 실용서 역할도 톡톡히 한다.수학시간에 환상과 상상을 허용하면 수학적 잠재력이 깨어난다는 사실.한 중학생은 난쟁이들과 마녀가 사는 백설공주의 숲을 연상한 결과 거짓말처럼 쉽게 수직이등분선의 개념을 이해했다.이 대목에서 지은이는 “수학시간에 덮어놓고 상상력을 부정하는 것도 수학장애의 함정”이라고 꼬집는다. 수학용어나 도형이 자주 등장하긴 한다.하지만 난해할 거란 선입견을 가진다면 그 또한 ‘불합리한 공포’다.책이 하고 싶은 말은 일관되고 명료하다.근거없는 수학기피증을 극복하고 수학에 대해 새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해보자는 자상한 배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
  • [인권 프리즘]반항심 가르치는 보호감호소

    요즘 인권유린 논란에 자주 휘말리고 있는 것이 보호감호제도다.사회보호법에 규정된 보호감호는 같은 죄로 두 번 이상 실형을 선고받고 형기가 합해서 3년이 넘는 사람에게 형벌 외에 별도로 내리는 처벌이다.때문에 이중처벌이라고 인권운동가들은 주장한다. 문제는 이중처벌보다 보호감호소 내의 대우가 매우 비인간적이라는 데 있다.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이유다.지난 11일 16개 인권·시민단체와 함께 보호감호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서영철(가명·44)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감호제도의 개혁은 참으로 시급하다. 93년 5월 강도 혐의로 5년 동안 복역한 서씨는 ‘상습범’이라는 이유로 청송보호감호소에서 5년을 더 보냈다고 한다.지난 1월 자유의 몸이 된 서씨는 감호소의 5년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치고 있다.유리가 박혀 손에 난 상처가 덧나도 약이 없어 보름 이상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3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연이어 10일 만에 교통사고로 숨진 누나의 장례식에도 가보지 못했다. 서씨는 그래도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 서씨는 나쁜 조건 속에서도 공부에 매달려 전국 구금시설 수용자로는 처음으로 학사학위를 땄다.하지만 감호소에서는 공부도 사치스러운 일이었다.“한자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 안 되느냐.”고 따지다 0.7평짜리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출소할 때 손에 쥔 돈은 근로보상금 43만원이 전부였다.10년을 ‘감옥’에서 보낸 서씨에게 바깥의 사회는 아직 낯설기만 하다.가게에서 주인을 상대로 물건값을 계산하기가 꺼려져 자판기만 이용한다.막노동판을 전전하는 서씨가 5년간의 보호감호만 받지 않았어도 더 빨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구혜영기자 koohy@
  • ‘걷기의 역사’ 思惟를 따라 걸어본 적 있나요

    장 자크 루소는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했다.“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 걷기를 처음으로 신성한 이데올로기로 만든 루소에게 걷기는 곧 존재 방식이었다.홀로 산책하면서 그는 사유와 몽상에 잠긴 채 살아갈 수 있었고,자족적일 수 있었으며,자기를 배반한 것으로 여긴 세상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걷기와 사유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또 한 명의 철학자는 쇠렌 키에르케고르다.“지금 거리 저 아래에서 풍각쟁이의 노랫소리가 들린다.멋지다.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연하고 사소한 것들이다.”라고 한 그는 일기에서 모든 작품을 걸으면서 구상한다고 고백했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레베카 솔닛이 쓴 ‘걷기의 역사’(김정아 옮김,민음사 펴냄)는 사유의 방편이자 영감의 원천인 걷기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인문교양서다.저자는 걷기와 생각하기,걷기와 문화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며 속도 위주의 현대인에게 걸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걷기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보다 오래됐다.하지만 걷기를 의도적인 문화적 행위로 본다면 그 역사는 불과 몇 세기 전 유럽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저자는 헤겔이 걸었다는 하이델베르크의 필로소펜베크,칸트가 매일 산책했던 쾨니히스베르크의 필로소펜담,키에르케고르가 언급한 바 있는 코펜하겐의 ‘철학자의 길’ 등을 따라가며 걷기와 철학의 관계를 짚어나간다. 걷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산책이란 문화적 개념으로 발전했다.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걷기를 즐겼던 인물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걷기는 그의 삶과 예술의 중심이었으며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자 시를 쓰는 방편이었다.그의 시는 대부분 길을 거닐며 친구나 스스로에게 큰 소리로 읊으면서 지은 것이란 얘기도 있다.워즈워스 이후 걷기는 19세기 낭만주의자들을 규정하는 징표가 됐다.그러나 18세기까지만 해도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은 야만인이나 기인 취급을 받았다. 걷기는 종종 내면의 투쟁을 상징적 행동으로 옮기는 방식이 되기도 했다.소금을 만들어 영국의 세제법을 이겨낸 간디의 ‘소금행진’이나 ‘마틴 루터 킹 암살 30주년 추모행진’,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이끈 ‘네바다 사막체험’,핵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반대하는 인디언 부족의 ‘영혼의 달리기 대회’,농민조직을 결성한 케사르 차베스의 탄생을 기린 ‘정의를 위한 행진’ 등에서 보듯 걷기는 다양한 문화적·사회적·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20세기 초는 걷기 클럽의 황금기였다.미국의 ‘시에라 클럽’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국가정책에 저항했고,오스트리아의 ‘자연의 친구들’은 귀족의 공유지 독점에 반대했다.그리고 중세의 방랑학자와 음유시인을 모방한 독일의 ‘소년 방랑 철새회’는 권위주의에 저항했고 포크송을 부활시켰다.정치색에 상관없이 걷기를 즐겼던 이들은 세상을 담장 없는 정원으로 만들었다.갈 곳을 잃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결속감을,산업화로 인한 비인간적 흐름에 저항력을,사회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적 이념을 제공했다.이렇듯 자연에 대한 열정과 맞물린 걷기는 사회적 해방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이 책은 각 도시를대표하는 작가들의 삶을 보여준다.그리고 도시의 역사와 걷기의 역사를 나란히 펼친다.19세기 영국엔 무기력한 군중이 넘쳐났다.당시의 도시 보행 문제를 철저하게 파헤친 작가가 찰스 디킨슨이다.뉴욕을 남성적인 도시로 간주하는 저자는 휘트먼,긴즈버그,오하라,보즈나로빅츠 같은 게이 시인들이 뉴욕 거리를 찬양한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본다.센트럴 파크엔 배회하는 길이 있었다.이곳은 게이들의 배회 장소로 ‘결실의 들판’이란 별명이 붙었다. 파리는 위대한 보행자들의 도시다.파리를 ‘19세기의 수도’라고 부른 발터 벤야민은 ‘만보객(漫步客)’을 학문의 주제로 삼았다.‘파리를 거니는 예민하고 고독한 남자’의 이미지를 풍기는 만보객의 특징은 여유.파리에선 거북을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1920년대 말 파리에 정착한 벤야민은 자신이 좋아한 문학작품의 한 조연처럼 일생의 대부분을 떠돌며 살았다.위대한 도시의 방랑가였다. 여성의 걷기는 사회적으로 적잖은 제약을 받았다.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그 정황을 생생히 보여준다.저자는 여성이 걷기 위해 치러야 했던 숱한 희생을 보여준다. 19세기 말 영국 여성들은 밤에 부적절한 거리를 걸어다녔다는 이유만으로 창녀로 몰려 경찰서에서 ‘의학검사’를 받았다.거부하면 감옥에 갇혔으며 검사 결과 처녀인 경우에만 풀려났다.당시 프랑스에서도 경찰은 노동계급의 여성을 임의로 체포할 수 있었다.체포된 여성들은 대부분 유죄판결을 받아 생라자르 감옥에서 혹사당하거나,매춘부로 등록해야만 풀려날 수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미국 시인 실비아 플래스는 열아홉 살 때의 일기에 “여성으로 태어난 것,그것이 나의 끔찍한 비극”이라고 적고 있다.저자는 제인 오스틴에서 버지니아 울프,실비아 플래스까지 여성 작가들이 남성작가들과 달리 협소한 주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같은 여성의 제한된 걷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 ‘걷기의 상실’을 안타까워한다.그저 러닝 머신 위에서 시시포스처럼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현대의 군상.저자는 그 무기력한 ‘박제인간’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금 걷기의 활력을 회복하자고 호소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男男女女]궁합과 운명

    궁합(宮合)이란 현상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의식적 병리 상태는 그리 건강한 것이 아니다.마치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말한 ‘우매한 부족들’처럼,아니라고 하면서도 거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곁눈을 거두지 못한다.운명예정설이 주는 살벌한 경고성 때문이다. 예컨대,점술가들은 남토여토(男土女土)면 부귀(富貴)하고,남토여수(男土女水)면 장수(長壽)한다고 한다.남토여목(男土女木)이면 단명(短命)하고,남목여금(男木女金)이면 대흉(大凶)한다고도 한다.또 남화여수(男火女水)면 사별(死別)할 팔자고,남화여금(男火女金)이면 무자(無子)하다고 하니,우선 신통함에 놀라고,또 그 칼날 같은 단호함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운명의 또뽑기’같은 이 궁합이 너무 오래,그리고 너무 가혹하게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일종의 집단중독증이다.더러는 문화라고도 하고,더러는 관습이라고도 한다.과거의 폐단이 살아남는 미혹의 생존술이다. 정보의 통로가 막힌 폐쇄사회,오로지 중매에만 의존하던 가부장적 사회에서 결혼을 위해 보조적 장치로 존재한 궁합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엄연한 도그마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그 단순·획일성과 인간의 성정을 점괘로 규제하려는 무지함 때문이다. 남녀의 사주를 견줘 생극(生剋)과 길흉(吉凶)을 점치는 궁합은 제한적인 ‘경우의 틀’ 속에 수많은 운명을 우겨넣는 점술이다.이게 바로 파시즘적 획일성이다.여기다 불확실한 궁합의 예단 때문에 선남선녀가 개인의 의지에 상관없이 ‘함께 살거나 아니거나’를 결정해야 하는 몰가치한 비인간성도 문제다. 그뿐이 아니다.근래의 궁합에 나타난 괘라는 것도 삶의 극한 단면을 여과없이 투영시켜 ‘사별’ ‘무자’ ‘대흉’ 등 듣기만 해도 오금 저리는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누구든 그 괘를 보고는 끝내 의연하기가 쉽지 않다.면역성 강한 세태를 겨냥한 사술의 노림수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세금을 체납하면 하루 아침에 ‘일제정리’되기 십상이고,주차 한번 잘못했다가는 ‘책임 못짐’의 앙갚음에 타이어가 결단나기 일쑤다.그뿐인가.취객들이 방뇨하는 벽위에는 겁주느라 그려진 큼지막한 가위가 마치 뭔가 일(?)을 낼 것같이 살벌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세상이다.이런 세태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사별’이나 ‘대흉’ 같은 처방이 아니면 씨알이나 먹힐까. 요즘의 젊은 신세대 가운데 궁합을 신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조사 결과는 뜻밖이다.40%가 넘는 응답자가 ‘궁합이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고 있다.‘연애궁합’을 봤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았다. 결혼 풍속이 바뀌어 아예 ‘중매’라는 말조차도 듣기 어려운 세상에 신세대들이 노랑머리 멋적게 궁합 운운하는 게 우선 딱하고,자신만만해야 할 그들이 고리타분한 운명결정론에 쉽사리 풀죽는 모습도 마뜩찮다. 마침내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점괘를 주고 받는 ‘인터넷 궁합’의 세상이 됐다.도대체 천변만화의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의 미래를 언제까지 복채 몇 푼의 궁합으로 재단할 것인가. 심재억기자 jeshim@
  • 3월의 문화인물 명창 이동백

    ‘3월의 문화인물’에 중고제 판소리 명창 이동백(李東伯·1867∼1950)이 선정됐다. 충남 서천군 비인 출신으로 예술가 기질을 타고난 이동백은 15살 무렵부터 소리공부를 시작했다.중고제 명창 김정근,김세종에게 배우고 1902년 상경한 뒤에는 김창환,송만갑 등과 창극운동에 참여했다. 고종 어전에서 소리를 해 통정대부의 벼슬을 얻기도 한 그는 경성구파배우조합과 조선성악연구회를 주도하며 20세기 전반 판소리 공연문화를 이끌었다.1939년 서울 부민관에서 은퇴공연을 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중고제(中高制)는 동편제나 서편제보다 고졸한 옛 형태를 많이 간직한 소리.유성기 음반에 남아 있는 그의 소리는 20세기 이전의 판소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문화관광부는 새달 4∼30일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이동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시회를 연다.그가 1920∼1930년대 녹음한 ‘새타령’과 ‘춘향가’ ‘심청가’ ‘적벽가’ 등의 유성기 음반도 콤팩트디스크(CD)로 복각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Anycall프로농구/LG 첫 우승길 “남은건 굳히기뿐”

    “이제는 선두 굳히기다.” 02∼03프로농구 정규리그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LG가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정상 정복을 향한 스퍼트에 나선다. 한국프로농구(KBL) 출범 다음해인 97년 9번째 팀으로 창단돼 첫 출전한 지난 97∼98시즌과 00∼01시즌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이룬 LG로서는 이번 시즌 우승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그 첫번째 발판을 이번 주말 연전에서 마련하겠다는 복안.팀당 8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32승14패로 2위 동양에 불과 1게임 차 앞서 있는 만큼 주말 연전에서 모두 이겨 우승 고지 점령 가능성을 보다 확실히 하겠다는 계획. 주말 경기 일정은 22일은 삼성과의 창원 홈경기,23일은 KCC와의 전주 어웨이전이다.두 팀 모두 올 시즌 전적에서 LG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자신감은 충분하다.삼성에는 4승1패,KCC에는 5전 전승을 거두고 있다.물론 역대 전적에서 앞선다고 또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시즌 마지막 대결인 만큼 그동안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상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6승20패로 4위를 달리는 삼성은 2게임 차 앞서 3위를 유지하고 있는 TG와의 순위 바꿈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투혼을 발휘할 게 뻔하다. 하지만 김태환 LG 감독의 반응은 단호하다.“무조건 이긴다.특히 삼성전은 막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느냐,아니면 기세가 꺾이느냐를 가름할 고비인 만큼 전력을 총동원해 승리를 거두겠다.” 물론 시즌 개막 이전 우승후보로 꼽힌 KCC와의 경기를 쉽게 보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16승30패로 9위에 그쳐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입도 물건너 간 상태라 상대하기에 여유가 있는 건 사실.김 감독이 주말 2연전 승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또 있다.운이 좋으면 2위 동양과의 게임차를 더 벌릴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 동양은 22일 7위 SBS,23일 5위 코리아텐더와 쉽지 않은 격전을 치러야 한다. 6위 모비스에 2게임 뒤진 SBS는 6강 진입을 위해,4연패에 빠진 코리아텐더는 연패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동양으로선 덫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LG의 장밋빛 꿈이 주말 2연전 승리를 통해 가시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곽영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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