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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국가 경쟁력 제고, 그 시작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에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 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국가 경쟁력 제고, 그 시작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에서/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 조사에서 한국은 2011년 이후 3년 연속 최고 수준이었던 22위에서 2015년 25위로, 2016년에 다시 29위로 떨어진 것이다. IMD는 올해 한국의 국가 경쟁력 하락이 네 가지의 분석 분류인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중에서 정부 효율성을 제외한 나머지 세 부문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네 가지 부문을 좀더 살펴보면 기업 효율성의 경쟁력이 하락폭이 가장 컸는데 이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에 더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비윤리적 기업행위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시장의 문제점으로는 그동안 지적돼 온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더해 금융 등 전반적 산업 부문에서 숙련 노동자의 확보와 노사관계, 경영인의 능력 등에서의 어려움을 들었다. 인프라 부문은 기술, 과학, 보건 및 환경, 교육 등에서 경쟁력 수준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보건 및 환경 인프라는 최근의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 이슈들의 영향으로 경쟁력 하락이 크게 나타났다. 저조한 경제 성과는 부진한 국내 경제가 주요인이었으며, 정부 효율성의 경쟁력 상승은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 축소 등 재정건전화 노력, 연금개혁 등에 의한 것이었지만, 기업 관련 법제의 경우 경쟁력이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가 발표된 이후 정부는 잠재 수준의 성장과 고용을 위한 노동,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과 함께 신산업 육성, 적극적인 거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 및 금융개혁은 기업의 효율성을, 교육개혁은 교육 인프라를, 그리고 신산업 육성과 적극적 거시 정책은 경제성과를 제고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정부가 지난 3년간 이러한 구조개혁과 신산업 육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올해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이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2%대 중반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재정건전화 노력에 대한 평가가 개선됐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얼마 전까지 하반기의 재정절벽 가능성과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를 줄이기 위한 추경 편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추경은 아니더라도 정부 기금이나 한국전력과 같은 공사들의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재정 보강으로 경기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재정 보강은 중기적 시계에서 진정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아니라 향후의 지출과 투자를 현재로 빌려 오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된다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이번 처방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세와 교역량의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또한 가계부채의 증가와 고령화는 내수 경기의 제약 요인이다.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구조개혁의 추진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성과를 높임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할 것이다.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은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는 데 필요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 사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4대 부문 구조개혁으로 경제의 비효율성과 노동시장이나 기업환경 등 경제와 사회의 전반적인 인프라의 경쟁력 제고에 중장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여러 문제가 이러한 인프라의 부재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운영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개혁을 통한 새로운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프라에 대한 법과 규칙의 엄격한 실천과 이에 수반되는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모든 노력의 기본이 돼야 할 것이다.
  • 기업들 죽이기? 책임감 살리기! 불매의 사회학

    기업들 죽이기? 책임감 살리기! 불매의 사회학

    우리나라 성공 사례 적은 보이콧 불모지 기업 매출은 하락해도 분위기 쇄신 없어 최종 목표는 퇴출 넘은 사회적 책임 고양 최근 SNS 통한 네티즌 불매운동 줄이어 소비자 주권 발휘 가능한 제도 도입해야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지난달 2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환경 관련 등 37개 시민 단체가 불매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옥시의 점유율이 높은 표백제와 제습제의 경우 이마트에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판매량이 각각 28.9%, 41.3% 급감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의 경우 최근 2주간 옥시 제품군의 판매량이 직전 2주보다 24%가량 줄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단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성공했다고 속단하기 힘들다고 했다. 옥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는데다 특정 기업의 퇴출을 넘어 기업 전체의 사회적 책임을 한 단계 고양시키는 것이 불매운동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아동착취 논란’ 나이키 전세계 공장 환경 개선 “나이키가 파키스탄 및 인도네시아 아동에게 시간당 15센트만 주고 하루 11시간의 노동을 시켰다.” 1996년 6월 미국 잡지 ‘라이프’에 파키스탄 어린이들이 열악한 공장에서 축구공을 열심히 꿰매는 한 장의 사진이 실리자 사회 운동가의 폭로가 이어졌다. 아이들이 붙이던 것은 나이키의 로고인 ‘Swoosh’(스우시). 임금은 당시 환율로 시간당 120원꼴이었다. 나이키는 “파키스탄의 하청업체가 아동에게 노동을 시켰기 때문에 본사는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나이키의 어이없는 해명은 공분을 불러일으켜 전 세계적으로 나이키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다. 결국 나이키는 전 세계 공장에 소방시설과 비상구 등 안전시설을 갖추는 작업환경 개선에 나섰다. 아동노동 금지 규칙을 선포했고 이런 정책은 20년간 지속되고 있다. 1999년 코카콜라는 인도 남부 케릴라주에 16만㎡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많은 물이 공장용수로 사용되면서 마을의 우물이 메마르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인도 주정부는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고 환경단체도 비판에 나섰다. 인도 곳곳에서 코카콜라 공장이 지하수를 고갈시킨다는 폭로가 계속됐고 농사를 짓기 힘들어졌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코카콜라 인도 식수 고갈 논란에 ‘재충전’ 캠페인 2014년에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가 바라나시시(市)에 있는 코카콜라 공장에 같은 이유로 폐쇄를 명령했다. 이런 사례는 코카콜라를 압박했고 업체 측은 2007년부터 물을 자연에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재충전’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2014년 룩셈부르크의 아마존 유럽 본사는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런던지사에서 발생한 이익을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 본사에서 집계하는 ‘꼼수’로 세금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4년 영국법인의 매출은 53억 파운드(약 8조 8700억원)였지만 영국에 낸 법인세는 매출의 0.2%(1190만 파운드·약 199억 2000만원)뿐이었다. 영국에서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1년 만인 2015년 5월 아마존 본사는 영국에서 번 이득에 대해 영국에 세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냄비근성 탓에 불매운동 금방 식어” 국내 소비자단체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 같이 사회적 변화를 일으킨 소위 ‘성공한 불매운동’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불매운동의 불모지’로 부르기도 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냄비근성이라는 말과 흡사하게 우리나라의 불매운동은 확 끓어올랐다가 금방 식는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불매운동으로 특정 기업의 매출이 급락하지만 사회적 운동으로 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불매운동 사례는 남양유업 갑질논란이었다. 2013년 5월 남양유업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 점주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록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남양유업이 대리점에게 ‘밀어내기’식 불공정 영업을 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소비자뿐 아니라 전국 편의점 등 판매처가 동참하면서 2012년 428억원이었던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 140억 적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같은 해 상반기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0.9% 포인트 상승한 13.4%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대용량 커피는 1년 만에 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나마 지난해 말 국회에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힘겹게 통과된 게 성과다. ●‘황제경영’ 롯데, 불매운동에도 매출액은 상승 지난해 7월 오너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롯데그룹은 황제경영 및 불공정 경쟁 등의 문제가 지적되자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진행된 7월 26일부터 8월 1일까지 1주일간 롯데마트의 매출액은 직전 2주와 비교해 오히려 15% 정도 상승했다.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면서 불매운동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국내 불매운동의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옥시 불매운동은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옥시 불매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맡은 소비자단체협의회 임은경 사무총장은 “기업의 비윤리적 행태로 인해 소비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생겼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옥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책 마련”이라며 “다국적기업의 횡포에 소비자가 합심해 제동을 거는 전례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삼양라면·OB맥주 업계 1위서 밀려나기도 오래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 위협을 주는 경우 기업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준 불매운동 사례가 있다. 1989년 11월 검찰은 “삼양라면이 공업용 우지(소고기 기름)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의 외면으로 국내 1위 삼양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40%에서 5%까지 떨어졌다. 1997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업계 1위 자리를 재탈환하는 데는 실패했다. 경상북도 구미공업단지의 두산전자에서 1991년 3월과 4월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출됐다. 의도적 방류는 아니었지만 두산그룹의 안일한 대처로 시민과 슈퍼마켓연합회가 두산그룹의 주력 상품인 OB맥주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다. 수십 년간 1위 맥주기업이던 OB맥주는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이번 옥시 불매운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확산이 심상치 않다. ‘부도덕한 기업을 몰아내자’는 네티즌의 게시물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한편 옥시 제품의 검색을 제한하는 ‘옥시 블로커’(oxy-blocker)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김준호 동서울대 전기정보제어공학과 교수는 구글맵과 연동해 옥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정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옥시 보이콧’(oxy-boycott)을 만들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지난 3일 옥시 제품 판매를 전면 중지했으며 티몬과 쿠팡도 4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일부터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지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판촉행사를 중단했다. 손상희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옥시가 표면적으로라도 5년 만에 사과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 이미 불매운동에 위기감을 느꼈다는 증거”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옥시 불매운동이 단순히 기업의 매출 하락 운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미경 인제대 생활상담복지학부 교수는 6일 “불매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보복성 징벌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산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서정희 울산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피해자의 일부가 전체를 대표해 제소하고 판결의 효력은 모두에게 미칠 수 있도록 하는 미국의 집단소송제를 비롯해 소비자 주권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소비 부추기는 대형마트가 무너뜨린 공동체

    소비 부추기는 대형마트가 무너뜨린 공동체

    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신승철 지음/위즈덤하우스/280쪽/1만 5000원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폐업이 속출하지만 대형 마트의 매출은 연간 50조원에 달한다. 시장과 동네 슈퍼, 자영업 가게와의 대결에서 유독 대형 마트만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편리한 대형 마트 뒤에 숨어 있는 자본주의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대형 마트는 ‘상품을 하나 살 때마다 당신의 삶이 바뀌고 지금과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소비의 주문을 끊임없이 건다. 팍팍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삶의 패턴을 바꾸거나 이웃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대형 마트는 소비의 욕망을 자극하며 사회를 개인화시키는 주범이라는 게 저자가 꿰뚫고 있는 마트의 실상이다. 저자는 “도시에서 낯선 익명의 사람들 사이에 던져진 이들은 관계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소비를 통해 해결하는 데 익숙하다. 또한 그 소비가 생활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관계를 대체하기 위한 임시방편인지, 이미지·영상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도 모호하다”고 꼬집고 있다. 마트는 수많은 포장지와 광고 문구들, 가격 할인을 홍보하는 문구로 유행을 생성하고 소멸까지 유도한다. 마트가 소비자들에게 화려한 환상을 주며 우리가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마트가 도시 사회의 자원과 부, 에너지 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문제점과 비윤리적인 임금으로 노동자를 착취하고, 제3세계의 먹거리를 착취하는 행태와 나아가 마트의 출현으로 인해 도미노처럼 무너지기 시작한 전통 시장과 동네 골목, 마을 공동체 등의 다양한 사례도 소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마트가 무너뜨린 공동체와의 관계 회복이다. 특히 자본주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생활협동조합이나 골목 가게, 전통 시장 등에서 사회적 경제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낮은 곳으로, 사랑 나누고… 이웃 곁으로, 웃음 더하고

    [꿈과 희망 주는 기업 특집] 낮은 곳으로, 사랑 나누고… 이웃 곁으로, 웃음 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CSR)이 국내에 본격 도입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였다.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만이 기업의 생존을 지켜 준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됐다. 당시부터 약 20년 동안 기업들은 사회공헌 노하우를 쌓으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각 회사의 핵심가치와 특성을 고려해 연관성이 높은 사회공헌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인적자원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단순 물적 기부를 압도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진화하는 추세이다. 기업의 윤리적 발달에는 5단계가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익의 극대화를 유일한 목표로 하는 1단계와 위법만 안 하면 비윤리적이지 않다고 인식하는 2단계를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졸업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3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일부 대기업은 윤리와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는 4단계에 진입했으며 윤리가 항상 앞서는 경영을 추구하는 5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비윤리적 코끼리 관광 중단하라”…캄보디아서 청원운동

     “코끼리 등에 타고 하는 관광을 중단하라!”  최근 캄보디아에서 무더위 속에 관광객을 태우던 코끼리가 과로로 숨지자 코끼리 관광을 없애야 한다는 인터넷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캄보디아 대표 유적지 앙코르와트에서 40∼45살쯤 된 암컷 코끼리가 관광객을 40분가량 태우고 난 뒤 쓰러져 죽었다.  코끼리 관광회사 측은 이 코끼리가 40도가 넘은 더위 속에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와 탈진 등으로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 소식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자 국제적인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 코끼리 관광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까지 2만 9명 넘는 네티즌이 청원에 서명했다.  코끼리 관광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해당 관광회사의 오안 키리 매니저는 유감을 표시하면서 온도가 떨어질 때까지 남은 코끼리 13마리의 일하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 실험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 실험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

    스탠리 밀그램의 충격적인 실험을 다룬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예고편이 공개됐다. 1961년 예일대학교에서 특별한 실험이 진행됐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이자 대학교수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은 참가자들이 각자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교사와 학생이 된다. 교사의 질문에 학생이 오답을 말할 경우, 처벌로 최대 450볼트까지 전기 충격을 준다. 오답이 계속될수록 상대의 신음이 칸막이 사이로 들려온다. 하지만 권위를 가진 참가자들은 그들을 처벌해야만 한다.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는’ 인간 본성에 대해 파헤치는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공개된 예고편은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복종 실험 현장으로 시작된다. 역할을 부여받은 참가자는 전압이 올라갈 때마다 칸막이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고통의 소리에 힘겨워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괴로워했지만, 마지막 450볼트 스위치를 눌렀다”는 스탠리 밀그램의 말처럼, 거의 대부분 참가자가 마지막 버튼을 누른다. ‘인간의 도덕성에 관한 고통스러운 진실. 권위에 도전했던 위대한 실험’ 이라는 카피처럼, 스탠리 밀그램은 이 실험을 통해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복종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심리학계는 그의 비윤리적인 실험과정에 대해 거세게 질타한다. 이에 스탠리 밀그램은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복종도 선택의 문제죠.”라고 당당하게 답할 뿐이다.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의 논란의 실험을 그린 ‘밀그램 프로젝트’는 5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7분. 사진 영상=THE 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In&Out] 감정평가 3법, 평가업계 역량 강화에 방점 찍어야/이용훈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대화감정평가법인 이사

    [In&Out] 감정평가 3법, 평가업계 역량 강화에 방점 찍어야/이용훈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대화감정평가법인 이사

    2016년 9월 1일은 감정평가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올 디데이일 수 있다. 다름 아닌 지난해 말 통과된 감정평가 3법의 시행일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작업에 한창이고, 이해 당사자인 한국감정평가협회와 한국감정원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거나 제출하려고 준비 중이다. 하위 법령은 모법을 구체화한다. 위임 한계 내에서 제정되겠지만 이해 당사자의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이 이곳에 고스란히 자리를 잡기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감정평가 업계는 요 몇 년 큰 부침을 겪었다. 일단 업무 영역에 대한 다툼이 지속됐다. 감정평가 업계의 관리감독권에 대한 문제가 업무조정과 맞물려 상당한 내홍을 빚은 것이다. 업태 간 갈등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출된 적이 없었다. 타 전문직과 달리 특정한 개인이나 회사로 의뢰되지 않은, 협회로 의뢰된 공통물건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협회로 의뢰된 물건은 자체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공평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업계 내 상존하는 업태 간 진입 장벽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어떻게 보면 업계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외연 확장이 더디면서 언젠가는 불거질 일이긴 했다. 감정평가 업계의 신뢰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언론에도 노출된 크고 작은 ‘감정평가 사고들’은 내부 경쟁 격화에 따른 결과물일 수도 있으나 침소봉대된 측면도 강하다. 특정 이해 당사자를 일방적으로 대변했거나 전문자격자의 비윤리적 행태가 결합된 ‘도덕적 해이’라면 곪은 부분을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상반된 입장의 이해 당사자가 개입된 경우 어느 누군가의 재산을 평가한 결과물에는 ‘환영’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진다. 이럴 때 제기되는 불공정한 평가에 대한 불만은 ‘사심’이 가득 담긴 항의에 불과하다. 평가 과정에서 문제를 찾을 수 없다면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한 상시 민원이라고 봐야 한다. 언론에 기사화됐지만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정상적인 감정평가로 드러날 때가 태반이다. 감정평가 업계는 25세를 넘어 3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바둑계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의 파괴력을 제대로 경험하지 않았나. 자연스럽게 감정평가사도 이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과연 10년, 20년이 지나면 인공지능이 감정평가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공공에서 쏟아내는 무수한 ‘빅데이터’는 부동산 가격 정보를 지도에 입히고 있다. 통계 전문가는 수작업으로 수행되는 감정평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공언한다. 이런 분위기에 극히 일부 평가업자의 ‘부도덕함’ 또는 ‘비전문성’이 끼어들어가 감정평가 무용론의 불쏘시개가 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우리가 원하는 게 ‘개략적’인 가치인지, 아니면 ‘정확한’ 가치인지에 따라 감정평가 업무의 생산성과 효용성을 두둔할 수 있다. ‘자산’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중재가 필요한 경우 알고리즘과 로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작업에 의한 미세 조정만이 외길이다. 부동산의 가치 또는 무형자산의 가치는 정량적인 분석만으로 도출할 수 없다. 정성적인 분석만큼은 사람의 손을 타야 한다. 투자의 타당성을 대할 때 비용과 수익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상식이다. 왜 선진국에서 감정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이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자격자를 양산하고 있겠는가. 그들에게 지급하는 보수를 그들로 인해 사회가 누리는 편익으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평가 업계의 활성화는 곧 이 나라 경제활동이 그만큼 왕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행 예정인 감정평가 3법에는 업계를 선진화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관리감독 조항이 들어가 있다. 반면 업무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활로 개척 부분은 미미하다. 후속 입법이 업계 활성화, 더 나아가 감정평가 업계의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오늘도 부장님은 부서 회식을 제안했다. 기러기 아빠는 늘 저 모양이다. 저녁을 함께 먹어줄 사람을 찾으면서, 그걸 또 법인카드로 해결하려는 얄팍한 심산이다. "오늘 별 약속 없는 사람들은 간단하게 '치공'이나 하지." 다들 얼굴이 이그러진다. 게다가 또 '치공'이다. '닭 몸통에 달린 공룡 다리'라니… '디노치킨' 정말 지겹다.나도 그 옛날 먹던 '정통 치맥' 먹고 싶은데… 없는 약속까지 급히 만들고 싶은 심경이다. 미래 어느날 회사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묵시록적' 풍경이다.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를 뜯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울한 직장인의 얘기다. 하지만 이는 엉뚱한 상상력만은 아니다. 최근 칠레대학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닭의 배아에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이번 연구는 닭의 다리 부분 형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1개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짜, 혹은 악당 박사가 뿜어내는 해괴한 상상력, 비윤리적인 창조물의 주인이 되려는 탐욕의 결과물은 아니다. 바로 조류 진화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것.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바르가스 박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공룡 다리를 가진 닭 배아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닭 같은 조류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론이 존재하지만 현대 조류는 공룡으로부터 수천 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된 결과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중 닭이 공룡의 가장 ‘직계 후손’ 이라는 주장도 있어 미국 등 서구 고생물학 연구팀은 닭의 배아를 이용해 공룡의 특성을 재현하는 소위 ‘역진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바르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새의 진화를 알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공룡으로부터 조류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실험"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 예일대학 연구팀도 닭의 배아 속 부리 대신 그 자리에 수각류 공룡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의 코(주둥이)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해외언론들은 이같은 닭에 ‘디노-치킨’(dino-chickens)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치맥 대신 ‘치공’? 닭에 공룡다리 유전자 조작 성공

    오늘도 부장님은 부서 회식을 제안했다. 기러기 아빠는 늘 저 모양이다. 저녁을 함께 먹어줄 사람을 찾으면서, 그걸 또 법인카드로 해결하려는 얄팍한 심산이다. "오늘 별 약속 없는 사람들은 간단하게 '치공'이나 하지." 다들 얼굴이 이그러진다. 게다가 또 '치공'이다. '닭 몸통에 달린 공룡 다리'라니… '디노치킨' 정말 지겹다.나도 그 옛날 먹던 '정통 치맥' 먹고 싶은데… 없는 약속까지 급히 만들고 싶은 심경이다. 미래 어느날 회사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묵시록적' 풍경이다.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를 뜯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울한 직장인의 얘기다. 하지만 이는 엉뚱한 상상력만은 아니다. 최근 칠레대학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닭의 배아에 닭다리 대신 공룡 다리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이번 연구는 닭의 다리 부분 형성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 1개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괴짜, 혹은 악당 박사가 뿜어내는 해괴한 상상력, 비윤리적인 창조물의 주인이 되려는 탐욕의 결과물은 아니다. 바로 조류 진화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것.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바르가스 박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공룡 다리를 가진 닭 배아가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닭 같은 조류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론이 존재하지만 현대 조류는 공룡으로부터 수천 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된 결과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중 닭이 공룡의 가장 ‘직계 후손’ 이라는 주장도 있어 미국 등 서구 고생물학 연구팀은 닭의 배아를 이용해 공룡의 특성을 재현하는 소위 ‘역진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바르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새의 진화를 알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공룡으로부터 조류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는 실험"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 예일대학 연구팀도 닭의 배아 속 부리 대신 그 자리에 수각류 공룡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의 코(주둥이)와 유사한 것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해외언론들은 이같은 닭에 ‘디노-치킨’(dino-chickens)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사진=포토리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장례복장 입은 ‘소녀 섹스인형’ 출시 논란

    장례복장 입은 ‘소녀 섹스인형’ 출시 논란

    일부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상술이 이제는 '소녀 섹스인형'까지 만들어냈다. 최근 영국 데일리미러 등 외신은 중국의 한 성인용품 제작회사가 12세 나이의 소녀를 테마로 한 성인용 인형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있다고 보도했다. 일명 ‘섹스돌’이라 불리는 이 인형은 한마디로 외로운 남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제작됐다. 세계 각국의 성인용품 제작회사들이 이같은 섹스돌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지만 이번의 소녀 인형은 그 정도를 한참이나 넘어섰다는 것이 언론들의 평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행위가 불법인 점을 감안하면 인형이라도 소녀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 돈으로 약 130만원에 판매되는 이 인형은 70cm 키로 더욱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장례복장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언론들은 "고객의 주문시 회사 측은 인형을 관에 넣어 배달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한다"면서 "헤어스타일, 피부색, 눈 색깔 등 고객 취향에 맞게 주문 제작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회사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일반인들도 소아성애자로 만들 수 있는 그릇된 제품"이라고 비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대출심사 로봇이 인종 차별한다면… 은행 책임? 개발사 책임?

    대출심사 로봇이 인종 차별한다면… 은행 책임? 개발사 책임?

    은행 대출심사 업무에 인공지능(AI) 로봇이 투입됐다. 이 로봇은 대출자들의 대출이력 등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날 로봇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인종과 성별, 학력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은 로봇 개발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로봇 개발사는 “로봇이 스스로 학습해 판단한 결과”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사람처럼 판단하고 행동하는 로봇에 어떻게 윤리성을 담보할 것인지, 로봇의 비윤리적 행동에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는 머지않아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의 과제다. 통제권을 쥐어야 할 인간이 오히려 인공지능에 의존할수록 인공지능은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인공지능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각자의 주인을 대신해 일을 하고 돈을 벌 뿐이지만, 인공지능으로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불편한 진실은 정작 못 보고 지나갈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전쟁에 투입된 드론은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낳고 있지만 ‘얼굴 없는 폭격’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모호하다. 자율주행차가 승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길을 걷던 어린이와 노인 중 한 명을 덮쳐야 한다면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와 같은 윤리적 문제는 자율주행차 개발 진영의 난제다. 인공지능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술적으로 윤리성을 구현하는 방안이 미국 등에서 논의돼 왔지만, ‘킬러 로봇’처럼 위험하고 통제 불가능한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보다 현실에 와 닿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제는 따로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 노동과 서비스직에서부터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 부유층만이 인공지능을 통한 첨단 의료 서비스를 누리게 되면 의료 불평등도 발생한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인공지능이 산업 인프라가 되는 시대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지식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심각한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될 빅데이터의 수집과 공유, 확산이 본격화되면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환자의 질병 진단에 활용될 경우 개인의 의료정보가 병원과 보험사, 의료장비업체 사이에서 퍼져 나갈 위험도 높아진다. 인공지능에 모든 의사결정을 맡긴 채 의존하는 인간은 자연스레 존엄성을 상실한다. PC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지금까지의 신기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파장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인간 사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이고 기술 개발과 사용, 통제에 대한 윤리적·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윤리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독일 다임러벤츠재단은 2012년부터 150만 유로(약 19억 8000만원)를 투자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구글도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윤리위원회를 만들었다. 당시 딥마인드 창업자들이 구글에 “군사적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회사를 구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통제권은 기업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인공지능 기술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인공지능의 사회·윤리적 규범의 토대를 닦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2014년 ‘로봇법’(RoboLaw)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로봇 규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총무성 산하에 ‘2045 연구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보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도, 윤리에 관한 논의도 뒤처졌다. 2007년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부)는 ‘로봇윤리헌장’의 초안을 마련하며 선진국보다 먼저 로봇윤리 법제화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지금은 논의가 중단됐다. 지난해 학자들이 모여 ‘한국포스트휴먼학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에 인문학과 법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정보 사회 플랜’ 수립에 돌입했다.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알파고’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산업의 잠재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면서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인공지능이 불러올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준비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사람들은 왜 권위에 복종하나

    [사이언스 톡톡] 사람들은 왜 권위에 복종하나

    영국·벨기에 공동 연구진 ‘뇌파 측정’ 실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박해의 실무 책임자였던 독일 나치 친위대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1906~1962)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나. 아이히만은 재판에서 “유대인을 죽이라는 상부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을 뿐 내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지. 그 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장본인이 자신의 책임이 없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내 소개가 늦었군. 난 미국 예일대 교수 스탠리 밀그램(1933~1984)일세. 난 다른 사람들도 아이히만처럼 ‘명령에 따른 행동에는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가 항상 궁금했지. 그래서 1961~1962년 저 유명한 ‘복종 실험’을 수행했지. 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옆방에서 단어 외우는 훈련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실수를 할 때마다 버튼을 눌러 전기 충격을 주라”고 지시했지. 참가자들이 버튼을 누를 때마다 학습자는 전기 충격으로 비명을 질렀지. 사실 학습자는 연기자였고 전기 충격도 없었어. 그런데 놀랍게도 참가자들의 3분의2는 학습자가 기절한 시늉을 하더라도 옆에서 내가 버튼을 누르라고 하면 무조건 따르더라구.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명령에 따를 경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네. 여기에서 얻은 결과를 1963년 ‘복종에 관한 행동 연구’라는 논문으로 발표했더니 심리학계가 발칵 뒤집혔지. 결과도 결과지만 실험 과정이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이 폭주했어. 그 바람에 미국 정신분석학회 회원 자격이 1년 동안 정지되기도 했지. 그러나 심리학 실험의 윤리적 기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네. 윤리 기준 때문에 똑같은 실험을 할 수 없어서 과연 내 실험 결과가 보편성을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 그러던 중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8일자에서 재미있는 논문을 하나 읽었다네. 영국 런던대(UCL)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공동연구진이 뇌파 측정기를 동원해 내 실험을 재현했더군.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효과를 피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을 여성으로만 구성해 두 명씩 짝지어 마주 앉게 했어. 한 사람은 행위자, 다른 한 사람은 피해자 역할을 맡도록 한 뒤 실험 책임자가 행위자에게 피해자에게 전기 충격을 주거나 피해자의 돈 5파운드를 받을 수 있는 버튼 중 하나를 누르도록 지시했어. 내 실험과 다른 점은 중간중간에 책임자가 관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해 지시를 받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비교했다는 것이지. 결과는 나와 같았다네. 특히 뇌파 측정 결과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아서 키를 누를 때는 뇌를 거치지 않고 반사적으로 행동이 이뤄져 그래프가 일직선으로 표시됐다더군. 지시로 타인에게 해를 입힐 경우 뇌는 자신의 행동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지. 이렇듯 권위에 대한 복종이 도덕이나 윤리보다 앞선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무장병원’ 탈법 적발 전담조직 뜬다

    비윤리적 의료 행위도 적극 단속하기로 보건 당국이 전담반을 꾸려 과잉 진료, 보험 사기의 온상인 ‘사무장병원’ 단속에 나선다. 갈수록 진화하는 사무장병원의 탈법행위에 대응하고자 사무장병원 단속, 불법 청구 진료비 회수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내에 사무장병원 전담조직인 ‘의료기관 관리지원단’을 설치해 불법 의료기관을 근절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사무장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하거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빌려 불법 개설한 요양기관을 말한다.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운영하다 보니 과잉 진료, 보험 사기 등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무장병원으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누적 부당이득금은 올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재정이 줄줄 새고 있지만 건강보험공단 내에는 이를 전담 관리할 조직과 인력조차 없어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의료기관 관리지원단은 사무장병원의 불법 개설을 막기 위한 입법·정책을 지원하고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의료기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경찰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사무장병원 개설자의 은닉 재산을 발굴하고 강제집행하는 업무, 의료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도가 사무장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실태조사하고 관리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월부터 각 지역본부에 사무장병원 징수 전담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비윤리적 의료 행위에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에 문제가 다시 불거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기관에 대한 공익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현장조사를 벌여 불법 의료 행위를 한 의료기관을 단속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사기 재사용하면 의료인 형사처벌

    3 ~ 5월 의심 기관 현장 조사… “개당 40~50원 아끼려 재사용” 주사기 재사용과 이로 인한 C형 간염 확산 사건이 잇따르자 보건당국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끼친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하고 형사처벌하는 등 벌칙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 간염이 확산된 사태를 겪고도 처벌 규정을 강화하지 않다가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지고서야 부랴부랴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의사들의 비윤리적 의료행위와 보건당국의 무능이 ‘제2의 다나의원’ 사태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행위에 대한 의료법상 벌칙 규정을 강화하고, 의료인 면허취소처분 근거를 마련하는 등 의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제87조)상 가장 강한 벌칙 규정은 ‘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무면허 의료행위, 처방전·의무기록의 개인정보 누출 행위 등에 적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거나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제87조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다 적발된 의료기관에는 시정명령과 면허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 정도만 내릴 수 있다. 충북 제천시 소재 ‘양의원’의 주사기 재사용 행위를 적발하고도 제천 보건소는 ‘즉시 재사용 금지’라는 하나 마나 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의료인 면허 관리 강화, 보수교육 운영 개선 방안은 오는 3월까지 내놓기로 했다. 정신질환, 알코올·약물중독 의료인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면허신고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 3~5월에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심 기관에 대한 일제 현장 조사도 벌인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처벌 규정을 강화하더라도 의사들의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이 고질적으로 되풀이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수십 년 전에는 의사들이 유리 소재 주사기를 소독해 재사용했는데 아직도 그때처럼 개당 40~50원 하는 플라스틱 주사기를 아끼려고 일회용 주사기를 다시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다”며 “이번 건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자정 노력을 펴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천연두로 인디언들 멸족’ 英 전쟁영웅 대학서 퇴출

    영국의 ‘전쟁 영웅’인 제프리 애머스트(1717~1797) 장군이 생전 아메리카 원주민을 천연두 균을 이용해 멸절시키려던 비윤리적 행위가 드러나 대학의 상징에서 퇴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애머스트대학 이사회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식민시대 영국 총독인 제프리 애머스트 경을 더이상 캠퍼스의 상징으로 떠받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 측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애머스트의 이름을 따서 지은 대학의 명칭만은 바꾸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애머스트는 1755~1763년 북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벌인 영국과 프랑스의 ‘7년 전쟁’(프렌치 인디언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장이다. 영국령 북아메리카의 총독이 된 뒤에는 소신대로 미국 독립전쟁 참전을 거부해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애머스트는 영국령 북아메리카의 초대 총독을 지내면서 현지 원주민인 인디언과 반목하며 폰티악 전쟁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압적 통치에 반발한 원주민 반란군은 영국군을 위협했고, 이에 총사령관인 애머스트는 천연두 균을 활용해 북아메리카 역사상 최초의 생화학전을 벌일 것을 부하인 헨리 부켓 대령에게 서신으로 지시했다. 그는 편지에서 “천연두에 오염된 담요를 원주민에게 선물해 감염시킨 뒤 멸족시키라”며 “이 형편없는 종족을 쓸어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방법도 동원하라”고 서술했다. 250년 전의 생화학전 시도가 성공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일부 요새에서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 기록이 남아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패륜·폭력 ‘막장 드라마’에 법원 첫 제재

    패륜·폭력 ‘막장 드라마’에 법원 첫 제재

    #1.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딸이 복수를 위해 어머니의 의붓아들에게 접근한다. 딸은 ‘예비 며느리’ 신분으로 만난 자리에서 어머니에게 혈연관계를 밝히며 “당신 같은 사람이 날 낳았다는 게 싫어, 버러지가 버러지를 낳았겠지”라고 소리친다. #2. 결혼식 당일, 아들이 맹장염에 걸려 입원한 어머니를 병문안하러 가는 길에 비명횡사한다. 병원에서 건달들과 시비가 붙어서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을 “하늘의 뜻”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인다. 버려진 친딸이 며느리가 된다는 설정의 MBC TV 일일 드라마 ‘압구정 백야’는 2014년 10월 첫 방영 당시부터 패륜적이면서 황당한 설정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인 오후 9시에 방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4월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고 폭언이 심한 장면을 여러 차례 방송해 방송 심의 규정에 어긋난다”며 방송사 관계자들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드라마 관계자들은 징계 이후에도 폭언과 폭력 장면을 계속 내보내 다시 경고 처분을 받았다. MBC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고려하면 폭언은 사회 통념의 범위 내에 있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재심 결정 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다. 방송사가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도, 드라마 징계에 대해 법원이 판단을 내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는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극의 내용이 사회적 윤리 의식을 저해하고 가족 정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송사가 이 드라마를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에 방영한 것은 청소년의 정서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MBC는 ‘압구정 백야’를 쓴 작가 임모씨의 다른 작품으로 2013년 방통위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재판부는 “과거 동일 작가가 쓴 드라마가 제재 처분을 받았고, 당시 방송사는 저품격 드라마에 대한 집중 심의 기간임을 알고 있었다”며 “제재의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막장 드라마 논란이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받은 것은 그만큼 해당 콘텐츠가 일반 정서에 어긋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청자들은 막장 드라마를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만큼 창작자에 대한 징계는 최소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씨줄날줄] 송유근군 표절 시비/박홍기 논설위원

    한참 송유근(17)군은 기억에 없었다. 7살 때 대학 수준 미적분을 풀고, 상대성 이론을 이해했다는 ‘천재 소년’이다. 초·중등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8살 때 대학에 입학한 어린이다. 또 대학생이 된 지 2년 만에 자퇴했다. “반복되는 강의실 교육이 재미없어서”였다. 이후 미디어 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매체의 ‘거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송군이 지난 18일 이래 뉴스 메이커다. ‘천재 소년 송유근 최연소 박사 된다’라는 제목으로 매스컴을 탔다. 앳된 얼굴은 간데없고 의젓했다. 송군의 지도교수인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연구위원이 “송군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UST) 박사 학위 논문심사를 최종 통과해 내년 2월 18세 3개월의 나이로 박사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pJ) 측은 25일 게재했던 송군의 ‘선대칭, 비정상 블랙홀 자기권: 재고’라는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게재도 철회했다.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은 자기 표절의 근거를 댔다. 박 연구위원은 “저널 측의 조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유근이는 내 지도를 받아 공부한 죄밖에 없는 만큼…”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표절’, 전혀 낯설지 않다. 표절은 타인의 의견을 훔치는 비양심적·비윤리적 행위다. 학문적 범죄다. 논문 표절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것은 2006년 8월쯤이다.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임명된 지 18일 만에 제자의 박사 학위 논문을 베껴 썼다는 의혹 등이 불거져 자진 사퇴하면서다. 논문은 인사 검증의 핵심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인사들이 논문 표절 거름 장치에 곤욕을 치렀을 정도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논문 표절의 기본적인 모형은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적 표현이 일치하거나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같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으로 이용했을 때다. 논문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확실하게 큰 따옴표(“ ”)와 작은따옴표(‘ ’)를 이용, 연구자 이름과 연도, 페이지를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표절 유형도 표현 바꾸기, 문헌 숨기기, 문제 표절, 아이디어 표절 등 적잖다. 자기 표절도 한 유형이다. 논문 심사는 한층 엄격해졌다. 오죽하면 자기 언어가 아니면 무조건 인용 부호를 쓰라고 권고하겠는가. 표절이라는 낙인이 무섭고 두려워서다. 송군에게 연구 지도와 함께 논문 작성 지도도 뒤따랐어야 하는 이유다. 송군은 분명히 천재다. 이제 ‘최연소 박사’라는 부담을 주지 말자. 명분에 휘둘리지 않았도록 배려하자. 송군도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세계적인 학자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말이다. “만약 열한 살 나이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나이에 하지 못할 것들을 하면서 내 또래들과 어울리며 재밌게 살고 싶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미술인들 국립현대미술관 외국인관장 선임설에 항의 성명

     미술인 400여명이 바르토메우 마리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예술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관련,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선임에 관한 공청회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언론에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미술인 성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배포하고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미술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성훈 구정아 김범 노순택 양주혜 이수경 임옥상 임흥순 등 이름있는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술인들은 성명서에서 최종 3인에 오른 후보 중 유일한 외국인인 마리의 관장 유력설에 대해 큐레이터로서의 현장윤리 논란을 거론했다. 이들은 “마리의 검열윤리 문제를 들어 그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미술관협의회(CIMAM)의 이사 3명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마리가 관장 재직시절 검열로 전시를 파행시키고,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으로 처신해 CIMAM의 위상을 해쳤다며 마리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 문화계 전반이 정부의 검열과 관료주의로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사전검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전의 일부 작품 철거 등을 거론하며 “정부지원 체계 및 국공립기관들은 행정을 앞세운 반예술적 태도로 예술가들을 길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직격 인터뷰] “대장금 덕에 소주방이 특별하듯…제조업에도 문화의 힘 입혀야”

    [직격 인터뷰] “대장금 덕에 소주방이 특별하듯…제조업에도 문화의 힘 입혀야”

    국정 2기 산적한 과제 앞에서 여느 장관이라고 여유로울 리는 없다. 취임 1년 2개월에 접어든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융성’이라는 핵심 국정기조에 대한 실무 부처 책임자로서 특히나 바빴다. 문화뿐 아니라 체육, 관광, 국정홍보 등 결이 다른 굵직한 분야를 두루 챙기느라 좀체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추석 연휴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장에서 김 장관을 만났다. 디자인 전문가인 김 장관은 전통문화를 활용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과 국가브랜드 구축을 설명하는 데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계 편파 지원 논란과 인사 전횡 의혹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했다. →추석 연휴에 경복궁을 찾아 관광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고 들었다. -경복궁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봤다. 젊은 여성들이 한복을 곱게 입고 머리를 땋고 와서 외국 관광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사진도 찍고 하는데 참 보기 좋았다. 10월 중순 한복의 날 행사도 경복궁에서 한다. 지난해엔 한복 입고 인사말을 했는데 올해는 아예 무대에 서 보라는 얘기도 있어서 고민이다. 오늘 저녁엔 경복궁 달빛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타 부처 장관들도 부인과 함께 올 예정이다. 아주 기가 막히다는데 기대가 크다. 궁궐을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다양하게 세울 생각이다. →문화재청에서 추진하는 궁스테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오해가 많이 있다. 이미 어려운 계층, 장애인 등을 위해 1만원을 받고 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을 일반인에게까지 확장하자는 것이다. 하룻밤에 300만원 운운은 과장이다. 문화재는 단순히 구경만 하다 보면 죽은 공간이 된다.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소주방 자체는 아무리 들여다봐야 죽은 공간이지만 드라마 ‘대장금’의 이야기를 덧입히니 생생해지지 않았나. →문체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전통문화의 가치 창출, 우수상품 인증마크제 등도 같은 맥락인가. -좀 낯선 용어지만 ‘리패셔닝(refashioning) 코리안 컬처’라고 이름 붙여 봤다. ‘한국 문화의 재발견 혹은 재창조’ 정도로 뜻이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컨대 한국 자동차나 휴대전화는 유럽과 서구의 것을 흉내 낸 비싼 제품일 뿐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동양적 이미지 안에서도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 줘야 할 때다. 기술력은 이미 충분한 만큼 문화적인 힘을 보충해서 제품에 묻어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수상품 인증마크는 이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 국가브랜드 개발과 국가상징체계 개편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다양성의 공존을 통한 갈등의 치유를 이루는 한편 밖으로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갖고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 자산들을 한국의 프리미엄으로 알리는 것이 또 다른 기능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을 단순한 행정조직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자산을 알리는 전진기지가 되도록 만들려고 한다. 누가 원장으로 가느냐에 따라 문화원의 역할과 역량이 들쑥날쑥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시스템과 업무 성취 기준을 갖추려고 한다. 현재 뉴욕, 파리문화원을 통해 시범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대통령이 해외문화홍보원의 역할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맞다. 문화원을 쭉 지켜보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싶은 고민이 누적돼 있으셨던 것 같다. →이번 대통령 방미 때 뉴욕문화원 방문도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인가. -그렇다. 2주 전에 갑자기 결정됐다. 직원들이야 피곤하겠지만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예산협조 등을 비롯해 그 파생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실세 부처라는 얘기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다. -문화융성은 이 정부의 국정기조다. 내 역량이 높고 낮은 것과는 관계없다. 사실 김구 선생 이래 우리 역사에서 어느 정부가 문화를 핵심적인 국정기조로 삼은 적이 있었나. 대한민국 최초다. 국정기조로 탄생하기까지는 그만 한 관심이 쌓였던 것이다. 매뉴팩처링(제조업)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문화가 얹혀야 한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등을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지방에서는 잘 체감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공연문화 관련 지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업해서 관광콘텐츠, 공연콘텐츠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중앙의 공연이 내려가는 것은 일회성에 그칠 우려가 있다. 예컨대 중국 서호에서 펼쳐지는 공연 ‘인상서호’처럼 그 지역에서, 그 지역 이야기를 갖고, 그 지역 사람들이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가 할 일이 많다.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콘텐츠 스타트업은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곳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공연을 올릴 만큼 역량 있는 단체에 지원한다.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산업적인 측면에 치중돼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문체부 전체 예산에서 문화콘텐츠실이 가져가는 몫은 13% 남짓밖에 안 된다. 문화예술실 예산이 27%다. 순수예술 하는 사람들의 투덜거림에 여론이 흔들리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만 해도 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결정(지원액 절반 삭감)에 박수를 쳤다. 지금 전체 예산 120억원 중 70%가 공공기금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유료관객은 오히려 줄었고 상영편수도 그대로다. 늘어난 것은 조직위원회 직원뿐이다. 칸영화제 조직위 직원이 35명인데 부산영화제는 45명이다. (바깥에서 논란을 삼았던) ‘다이빙벨’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제대로 운영되도록 확실히 매듭지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예산 119억원 중 국비는 8억원, 시비는 60억원으로 58%가 공공기금이며 영화제 상근직원은 27명이라고 밝혔다.) →국감에서 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계 편파 지원 의혹이 제기됐다. 공연계에서는 정치 검열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 -답답한 일이다. 가령 홍성담씨는 정치행위를 해 놓고 예술행위라고 우긴다. 정치행위인 만큼 책임져야 한다.(※최근 서울시립미술관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당한 테러 사건을 다룬 홍성담 작가의 그림을 설치했다가 비판이 일자 작품을 철거했다.) →정치색을 띠는 작품은 정부의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얘기인가. -그건 아니다. 사회 정서에 반하는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일인 데다 시민들로부터 안 좋은 얘기를 들었으니까….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실무진이 알아서 그런 작품을 배제할 수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항상 실무 국장, 담당자들에게 (정치적 논란에) 개입하면 할수록 시끄러워지고 논란이 되는 만큼 휘말리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라고 얘기한다. →홍익대 인맥 발탁 등 인사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아이까지 엮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일반인 신분이면 아마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을지도 모른다. 인사와 관련한 생각과 원칙은 분명하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문화예술 쪽에는 서울대보다 홍익대, 중앙대, 국민대 출신들이 더 많다.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익대라는 이유로) 안 쓸 수는 없다.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진다.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으로 기사화됐던 사람들 중에서 문제 되는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의 인사에 만족한다. →오랫동안 수장이 공석인 산하기관이 많았다. 적임자를 끝까지 찾는 스타일인가. -아무나 그 자리에 앉히지 않는다.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이 필요하다. 나와 커뮤니케이션도 잘돼야 한다. 산하기관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 매번 거기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나와 가치와 목표를 맞춰서) 알아서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난 1년 최고의 성과로 ‘문화가 있는 날’을 꼽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 달에 하루는 적은 듯해서 일주일로 늘릴 계획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이 아니라 매달 마지막 주를 ‘문화가 있는 주’로 하는 식이다.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일단 국립기관부터 시행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 조만간 국가브랜드 상징체계도 성과를 낼 예정이다. 내년에는 관광 시장도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담 이순녀 문화부장 정리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종덕 장관은 ▲충북 청주(58) ▲경동고, 홍익대, 서울대 대학원 ▲홍익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 주식회사 보라존 대표이사, 아시아디지털아트앤 디자인학회 회장, 홍익대 영상대학원 원장,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원장, 사단법인 한국디자인학회장 ▲제1회 한국디자인학회 학술상 수상(2003), 영국 SHOT선정 아시아TV-CF 최우수상(1996), SBS광고대상 의류부문 대상(1993), 한국광고대상 제과부문 대상(1992)
  • [2015 불륜리포트] 불륜 기회비용 4013만원+가족 눈물… 그래도 하겠습니까

    [2015 불륜리포트] 불륜 기회비용 4013만원+가족 눈물… 그래도 하겠습니까

    사람과 돈이 몰리는 곳에는 장(場)이 서기 마련이다. 불륜도 마찬가지다. 동네 러브호텔이나 성인나이트만 가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하는 성인 남녀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외도에 빠진 남녀는 서로에게 호감을 사려고 쉽게 지갑을 열기 마련이다. 배신당한 배우자 역시 증거를 잡아 단죄하기 위해 쌈짓돈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불륜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경제의 규모는 구체적인 추산은커녕 어림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배우자에게도 영수증을 꼭꼭 숨기는 판에 신뢰할 만한 통계가 있을 리 만무하다. 흥신소나 성매매 등은 지하경제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특성상 매출 파악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불륜에 기생해 온 일부 업종의 사정을 통해 ‘불륜 시장’의 규모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 사회 ‘불륜의 경제학’을 거시적, 미시적으로 살펴봤다. 심부름센터 먹여 살리는 불륜 뒷조사 : 2926억~3414억 심부름센터는 불륜 덕에 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예전과 달리 ‘민간조사업체’라는 간판을 달고 산업 스파이나 실종자 분야로까지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돈줄은 여전히 불륜 뒷조사다. 한 대형 흥신소 관계자는 “배우자의 외도 현장을 잡아 달라는 의뢰가 업무의 60~70% 정도 된다. 다른 업체 사정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경찰청이 파악한 국내 심부름센터는 모두 1574곳이다. 직원 수는 3055명 정도다. 하지만 추정치일 뿐이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허가 없이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는 심부름센터의 특성상 업체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유우종 민간조사협회장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민간조사업체에 불법 심부름센터까지 포함하면 업체 수가 4000여곳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 경찰이 파악한 연간 심부름센터 매출액은 1574곳 기준으로 1700억원 정도다. 하지만 거시적 접근법으로 계산하면 국내 심부름센터의 한 해 매출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주장도 있다.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탐정업이 법제화된 일본에서는 탐정업 매출이 일본 내 경비산업 전체 매출의 약 7분의1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비율을 적용해 장 교수가 추정한 우리나라의 민간조사시장의 매출 규모는 4877억원에 이른다. 전체 경비산업 매출액(3조 4140억원)에 일본의 사례를 준용해 7분의1(14%)을 적용한 액수다. 불륜 뒷조사가 전체 업무의 60~70%라고 본다면 2926억~3414억원 정도가 불륜이 낳은 매출로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민간조사업법(일명 탐정법)이 통과돼 심부름센터 운영이 합법화되면 관련 산업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준인 1조 4850억원(2014년 기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혼 남성의 ‘간통 창구’이기도 한 성매매는 불법 시장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이른바 ‘죄악산업’이다. 일부 남성들은 ‘성매매를 간통에 포함할 수 있느냐’고 주장하지만 법률상 기혼 남녀가 배우자 이외의 이성과 성관계를 가지면 모두 간통에 해당된다. GDP 4.5% 건설업 비중 맞먹는 성매매 : 매출액 10조 2500억, 모텔 투숙비 6600억 여성가족부가 2010년 실태조사로 파악한 국내 성매매 시장 규모는 최대 8조 7100억원이었다. 당시 GDP 대비 약 0.69%로 목재·종이·인쇄업을 합한 것(0.68%)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해 계산한 지난해 성매매 매출은 약 10조 2500억원에 달한다. 일부 경제학자는 성매매 산업 규모가 GDP의 4.1%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건설업 비중(4.5%, 2014년 기준)에 맞먹는 수치다. 성매매 중 간통에 해당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여가부가 2013년 존스쿨(성매매 재발 방지 교육) 수강자 2241명 중 10회 이상 성매수 경험이 있는 32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기혼자의 비율은 37.0%였다. 지난해 성매매 시장 규모(10조 2500억원)에 이 비율을 적용하면 약 3조 7900억원이 기혼자 성매매, 즉 간통에서 파생된 매출이라고 볼 수 있다. 러브호텔이나 모텔로 대표되는 숙박업도 불륜 남녀가 지갑을 여는 주요 공간이다. 호텔, 모텔 등 국내 4만 4000여곳(2013년 기준)의 숙박업소 매출은 10조 5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불륜만을 따로 골라내기는 어렵다. 단, 불륜 남녀들이 주로 이용하는 모텔 투숙객 중 불륜 커플의 비중이 30%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2013년 모텔(여관업) 매출 2조 2000억원 중 6600억원이 불륜으로부터 파생된 수익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호텔 등 다른 형태의 숙박업소에서 불륜자들이 쓴 돈까지 합치면 그 액수는 훨씬 늘어난다. 이혼 법률 시장 역시 불륜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법조계는 ‘이혼 변론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들떴지만 아직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향후 ‘파탄주의’(현실적으로 혼인 관계가 깨졌다면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 개념) 기조가 도입돼 바람을 피운 배우자의 이혼 청구권이 인정된다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호 이혼 전문 변호사는 “파탄주의가 도입되면 이혼 청구 건수가 10~20%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변호사업 매출액은 약 3조 6000억원(2013년 기준)이다. 지난해 전체 민·형사 소송 사건 중 가사 사건 비율은 2.2%고 이 가운데 82%가량이 이혼 사건이었다. 변호사 수익 중 650억원가량이 이혼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기혼자 간 만남을 주선하는 소셜데이팅앱 등 온라인 서비스 시장도 최근 떠오르는 불륜 관련 산업이다. 현재 200개 가까운 소셜데이팅앱이 있는데 시장 규모가 연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미혼 남녀의 만남 주선이 목적이지만 기혼자 만남을 노골적으로 주선하는 앱도 최소 10여개가 되는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캐나다 불륜 주선 사이트 정보 유출 : 6800억 집단소송 기혼자 만남 주선 사이트 운영 업체의 관계자는 “기혼자를 대상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니 미혼자 매칭 사이트를 운영할 때보다 수익이 10배가량 늘었다”면서 “미혼자들은 어디에서나 인연을 찾을 수 있지만 기혼 남녀는 외도 대상을 찾을 창구가 마땅치 않아 적지 않은 돈을 내고라도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윤리적인 사업인 만큼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는 매우 크다. 기혼자 만남 사이트의 선두 주자 격이었던 애슐리매디슨의 대표 노엘 비더먼은 최근 수천만명의 고객 정보 해킹 파문으로 사임했으며 캐나다에서는 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애슐리매디슨을 상대로 5억 7800만 달러(약 6800억원)의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식 시장에서도 간혹 불륜 산업이 이슈가 되기도 한다. 간통죄 폐지 당일에는 콘돔과 피임약, 등산복 업체 등 이른바 ‘불륜 테마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간통죄 폐지로 불륜 커플이 늘면 성 관련 제품 등의 판매가 늘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간통죄 폐지로 특정 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건 비합리적인 예측이고 기업 가치 등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흐름에 따라 주식을 사는 건 바람직한 투자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터무니 없는 테마주는 뉴스나 소문으로 기대감이 피어날 때 주가가 오르지만 실체가 드러나면서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심리에 기대 ‘단타’(급등주에 일시적으로 투자해 순간적 차익을 얻고 파는 투자 행위)를 하는 것인데 바람직한 투자 문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불륜이 발각돼 이혼 소송을 당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는 얼마나 될까.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9~2011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의 가정법원 이혼소송 1심 판결문 1098개를 모두 분석한 결과 평균 위자료는 2680만원(재산 분할은 제외)이었다. 단, 이혼 사유가 부정행위(간통) 때문인 경우에는 위자료가 전체 평균보다 496만원 더 많았다. 이는 배우자와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사유로 이혼당했을 때의 평균 위자료보다 142만원 정도 많은 것이다. 가족을 방치했을 때보다 간통했을 때 배우자가 느끼는 심리적 충격이 더 크다고 재판관들이 판단한 셈이다. 들킬 확률 X 이혼 확률 X 재산 분할 = 중형 세단값 육박하는 외도의 비용 외도에 대한 욕망을 품었던 모든 사람이 실제로 간통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참아내지만 누군가는 행동으로 옮긴다. 개인이 외도를 할지 결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윤리관이나 종교, 가족애, 자기 절제 등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간통 때 치러야 할 위험비용, 즉 ‘불륜의 기회비용’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인 마리나 애드셰이드는 저서 ‘달러와 섹스’에서 불륜의 기회비용 계산법을 제시했다. ‘외도의 비용=발각될 확률×배우자가 떠날 확률×발각됐을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는 단순한 공식이다. 예컨대 전 재산이 10억원인 남성 A씨가 아내를 두고 외도할지 고민한다고 가정해 ‘불륜의 기회비용’을 계산해 보자. 서울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설문조사 결과<2015년 9월 14일 1, 2, 3면>를 보면 국내 기혼 남녀가 외도하다가 배우자에게 발각될 가능성은 10.7%였고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아챘을 때 이혼 의사가 있는 비율은 71.2%였다. 이혼 소송 때 불륜 가해자가 지불하는 평균 위자료는 2680만원이고, 재산 10억원 중 절반인 5억원가량을 아내에게 떼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 수치를 적용해 A씨가 불륜 때 치러야 할 기회비용을 계산해 보면 ‘5억 2680만원×10.7%×71.2%’로 4013만원이 나온다. 외도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만족감이 이 액수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면 일탈을, 적다고 생각한다면 욕망을 자제해야 한다. 물론 이는 철저하게 경제학적 관점에서만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형 세단 한 대쯤은 날릴 각오가 된 사람은 외도를 해도 되는 걸까. 애드셰이드 교수의 계산에는 경제학적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손해는 포함이 안 돼 있다. 무엇보다 가족과 아이들이 받을 심리적 충격, 주변 사람들의 비난과 도덕적 타격 등 그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하면 불륜의 기회비용은 천정부지로 늘어난다. 결국 허벅지를 꼬집어서라도 달콤한 유혹을 참는 것이 합리적이란 이야기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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