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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논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결국 사임

    ‘막말 논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결국 사임

    사내 회의를 진행하면서 신용카드 선택을 ‘룸살롱 여자’, ‘와이프’에 비유하는 등 막말 논란을 일으킨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이 결국 사임했다. 장경훈 사장은 6일 “금일 오후 회사 감사위원회가 열렸으며 감사위의 결과와 상관없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하나카드는 장경훈 사장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경훈 사장은 지난해 임원회의에서 “우리가 여자를 구할 때, 예를 들어 룸살롱에 가거나 어디 갈 때 목표는 딱 하나야. 예쁜 여자야. 예쁜 여자는 단가가 있어요. 오늘 갔을 때 옆에 앉으면 20만원 얼마, 시간당 얼마 이렇게 차지(charge)가 정확하잖아”라고 말한 음성파일이 보도돼 논란이 됐다. 그는 “아무리 예쁜 여자여도 내가 하루 오늘 즐겁게 놀건 모르겠지만, 이 여자하고 평생 간다고 했을 때 너 그런 여자랑 평생 살겠냐, 안 살지. 무슨 이야기냐면 카드를 고르는 일이라는 것은 애인이 아니라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거든”이라고도 말했다. 룸살롱에서 여자를 선택할 땐 ‘예쁜 것’만 보고 결정하지만 아내를 선택할 땐 많은 고민을 한다면서 신용카드를 고를 때도 아내를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장경훈 사장의 ‘룸살롱 발언’ 요지였다. 장경훈 사장은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지하고는 “룸살롱 미안하다, 이거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른 회의에서 “사장한테도 이렇게 가리네? 자료를. 야 ××× ×××야”, “저 ×× ××들이. 너희 죽여버릴 거야, 아주” 등의 폭언을 한 음성파일도 공개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판매 상품인 카드를 여성에 빗대 말하거나, 여성을 남성의 잣대로 급을 나눠 이분화하는 이런 발언은 장경훈 사장의 낮은 성인지감수성과 인권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장경훈 사장의 임기는 내년 주총까지로 1년 정도 남았지만 여성혐오성 발언과 막말 논란으로 중도 사퇴하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별’ 포착

    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별’ 포착

    우리은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그 주변으로는 블랙홀의 중력에 이끌려온 많은 별과 가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은하 중심부 근방에서 새로운 별이 생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왔다. 별의 재료가 될 가스는 풍부하지만,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와 빈번한 초신성 폭발, 그리고 강한 자기장 등 여러 가지 방해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국립천문대 싱 루가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 팀은 강력한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별이 은하 중심부에서 생성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과거 새로 생성되는 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중심 분자 지대(Central Molecular Zone)를 관측하던 도중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중심 분자 지대는 천문학적 관점에서 은하 중심 거대 질량 블랙홀 인근인 1000광년 이내에 위치한 거대한 분자 구름으로, 만약 블랙홀에서 충분히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면 내부의 가스가 뭉쳐 수많은 아기 별이 탄생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연구팀은 분자 구름 내부에서 생성되는 별이 매우 드물 것으로 예상했다가 800개에 달하는 가스 핵(gas core)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국소적으로 밀도가 높아진 가스가 뭉쳐 가스 핵을 만드는데, 이는 새로운 별이 생성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두꺼운 가스와 먼지를 뚫고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ALMA의 강력한 성능으로 43개의 가스 핵에서 에너지와 물질이 방출되는 확인했다.(사진) 이는 가스 핵이 더 뭉치면서 내부 온도가 상승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기별이 아기 새처럼 껍질을 뚫고 나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장면을 여럿 목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중심 분자 지대에서 새로운 별이 생성되는 속도가 기존 이론처럼 은하 다른 지역의 10%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론과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아기 별은 꿋꿋하게 태어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그럴 듯하고 초기 관측 역시 이론과 부합되는 결과가 나와도 과학자는 끊임없는 이론을 검증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참고로 ALMA는 칠레의 고산 지대에 설치된 여러 개의 거대 전파 망원경 집합으로 광학 망원경이나 일반 전파 망원경보다 더 긴 파장인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파장에서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파장이 길수록 가스나 먼지를 뚫고 관측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에 ALMA의 진가는 두꺼운 가스에 가린 천체를 연구할 때 드러난다. 앞으로 비슷한 천체를 연구하는 데 있어 ALMA의 활약을 계속해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아, 한날한시에 이집 저집에서 터져 나오던 곡소리.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 낮에는 이곳저곳에서 추렴 돼지가 먹구슬나무에 목매달려 죽는 소리에 온 마을이 시끌짝했고 오백위(位) 가까운 귀신들이 밥 먹으러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중략) 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 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직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4월 3일 10시, 제주 전역에 1분 동안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누군가에게는 73년 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며 또 다른 누구에게는 그날의 산 지옥이 먼저 펼쳐질 날의 소리들이다. 자신의 귓전에만 울려대는 사이렌을 어찌해 보지 못하고 꼼짝없이 일생을 그 소리에 함몰된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귓속 사이렌이, 이젠 시대가 바뀌어 섬 전체에 크게 울린다. 섬이 우는 것 같다. 지천으로 떨어진 끝 무렵의 동백꽃들도 파편처럼 흩어진 채로 그 소리를 듣는다. 이날만큼은 섬이 아니라 죽은 이의 원통한 소리를 담는 커다란 귀가 되는 자리, 제주다.1940년대 말 남측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제주 시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주 인구 27만명 중 3만명가량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적혀 있다. 많은 곳에서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간 까닭에 그때 제주의 곳곳에 사람이 죽지 않은 자리를 찾는 게 더 빠를 정도가 돼 버렸다. “아, 떼죽음당한 마을이 어디 우리 마을뿐이던가.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에 누구 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군경 전사자 몇백과 무장공비 몇백을 빼고도 삼만 명에 이르는 그 막대한 주검은 도대체 무엇인가.”(‘순이삼촌’ 중에서) 이념과 사상에 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너무 많은 사람이 지은 죄 없이 죽임을 당했는데도 엄혹한 시대엔 이를 언급하는 건 금기였다.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입에 올리기 꺼리던 그 일을, 소설로 쓴 사람이 있다. 바로 제주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이다.그는 1941년 지금의 제주시 노형동 함박이굴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오현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에 서울사대부고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가 됐다. 1979년 첫 소설집 ‘순이삼촌’에서 제주 4·3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죄목으로 1979년 10월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한다. 금기를 깬 대가였다. 4·3항쟁을 온몸으로 겪은, 제주 출신 작가가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 아니었을까. 선생의 용기 덕에 드디어 4·3항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사람들은 제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순이삼촌’을 시작으로 다른 작품들에서도 4·3사건들이 다뤄졌는데 그 일은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순이삼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선생은 소설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도대체 비무장공비란 것이 뭐우꽈? 무장도 안 한 사람을 공비라고 할 수 이서 마씸? 그 사람들은 중산간 부락 소각으로 갈 곳 잃어 한라산 밑 여기저기 동굴에 숨어 살던 피난민이우다.”(‘순이삼촌’ 중에서)어떤 작품은 문장과 서사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넘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사실이 된다. 사관의 붓이며 판결문의 자리에 선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순이삼촌’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그리하여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뇌리에 스치는 ‘순이삼촌’ 속의 문장들과 현기영이라는 기표, 그리고 그 속에서 기의들이 펄펄 끓는다. 제주 북촌의 너븐숭이 4·3 기념관에는 현기영 소설가의 저서들이 전시돼 있고, 그 옆 옴팡밭에는 ‘순이삼촌’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북촌이 어떤 곳인가. 한날한시에 양민 400여명이 군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장소가 아니던가. 그 어느 곳보다 더 처참하게, 끌려간 거의 모두가 죽은 곳이 아니던가. 무덤도 세우지 못하고 모두 모아 묻어버린 곳들이 즐비한 곳이 아니던가. 소설 속의 순이삼촌은 도피한 남편 때문에 입산자 가족으로 분류되어 모진 고문 끝에 집단 학살의 현장으로 끌려갔다. 창졸간에 남매를 잃고도 살고, 옴팡밭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들어내어 그 자리에 고구마 농사를 지으면서도 살았던 사람이다. 순이삼촌은 30년이 지난 후에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옴팡밭으로 들어가 목숨을 끊는다. 소설 바깥의 현기영은 4·3사건으로부터 꼭 30년이 지난 후에 소설로 그 사건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의 문장들이 끌어올린 사건 덕분에 이제는 모두가 4·3의 실상을 알았다.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삼십 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삼십 년 전 그 옴팡밭에서 구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삼십 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었다.”(‘순이삼촌’ 중에서)순이삼촌비 곁의 붉은 화산송이는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의 피를 상징하고,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돌비는 제대로 안장하지 못한 관들이다. 애기무덤에 올려둔 동백꽃이 여기저기 놓인 옴팡밭과 돌비 사이에 옹송그리고 순이삼촌이 누워 있다.이것은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니 4·3사건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번에 알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는 소설을 넘어선 그때의 그 현장이다. 소설이 소설이 아니고, 과거가 더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로 공존하는 공간이다. 애기무덤들 위에 놓인 동백꽃이 유독 선연히 빛나는 장소다. 인기척처럼 다가든 파도가 그들을 위무하는 공간이며 사원이 된 곳이다. 제주 토박이이자 제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김동현 박사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행불인묘역까지의 길을 안내해 줬다. 그는 ‘순이삼촌’에 대해 “1978년이라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커다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문학이 4·3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커다란 질문이 아닐까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박사는 외지인들이 4·3사건과 제주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는가 하는 질문에 “제주의 아픈 역사로만 바라보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전해 왔다. 이것은 비단 제주의 역사뿐만 아니라 해방정국임을 감안했을 때 한반도 어느 지역이라도 겪을 수밖에 없는 비극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비극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사실들이 존재하는 역사라서 4·3사건은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건이나 진실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나간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은 사건이라는 말이었다. 그 거울은 계속해서 닦아 주어야 한다. 먼지가 쌓이지 않게, 누구다 잘 들여다볼 수 있게. 일흔세 해가 지난 4·3사건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것들투성이다. 가장 큰 예로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인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행불인묘역이 있다. 그때 사라졌다고 짐작만 할 뿐, 어디서 어떻게 언제 죽었는지조차 몰라서 그들의 몰시는 아직 묘비에 쓰여 있지 않다. 유족들 또한 제삿날을 알지 못해 각자 정한 대로 제사를 지내러 온다.그러는 동안에도 북촌의 애기무덤은 해마다 새로운 동백꽃을 머리에 이고, ‘순이삼촌’의 문장들은 또 누군가에게 4·3사건을 새롭게 일러주고 있을 따름이다. 비단 이 작품뿐만 아니라 제주 전체가 그들의 아픔을 덮거나 도려내려 하지 않고 함께 앓고 보듬어 주려는 노력을 끊임없기 계속했기에 그 섬이 금기의 사월을 터놓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제주의 4월은 동백꽃으로도 유명하다. 문학은 떨어지는 동백꽃만큼도 힘이 없을 때가 있지만 때로 그 꽃 아니 문장은 떨어지는 순간을 영원으로 기록한다. 그 기록의 힘으로 사람들이, 제주가 산다. 옴팡밭의 애기무덤 위로 동백꽃들이 매년 떨어져 내리고 오름마다 새겨진 원통한 마음들에도 꽃은 떨어지겠지만 멀리서나마 제주의 모든 ‘순이삼촌’들에게 붉은 마음의 구절 하나 남긴다. “밑바닥 터진 젯상에 진설할 거라고는/ 봄을 일으켜 세운/ 꽃밥밖에 없어서/ 언 마음 녹이시라고 동백꽃 송이 올립니다.”(홍경희의 시 ‘동백 밥상’) 4월의 사이렌이 동백꽃 속에서 울리는 제주다.소설가 이은선
  • 소수자 울리는 ‘민주주의의 축제’

    소수자 울리는 ‘민주주의의 축제’

    4·7 재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절정에 이르면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의 현수막이 연거푸 훼손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공보물을 게시해 비난을 샀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동성결혼·차별금지·퀴어축제 전면 지원’ 등의 공약을 적은 현수막 20여개가 서울 마포구·관악구 등 7개구에서 훼손됐다고 지난달 29일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했다. 오 후보 측은 “현수막의 얼굴과 문구 부위를 찢거나 현수막 끈을 잘랐다”면서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지난 2~3일 사전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은 색각(색을 분별하는 감각) 장애인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게시글은 “아래 숫자가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지금”이라는 문구와 함께 ‘나의 권리’ 문항에서 글자가 보이지 않는 색각 이상 검사지를 배치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색각 장애인이나 시각 장애인이라는 뜻이냐”며 “장애인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삭제됐다. 후보들의 질병 혐오·비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에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느냐”며 스스로를 두둔했다. 같은 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을 “3기 암 환자 같은 신세”로 빗댄 것도 부적절한 비유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강화되지 않도록 선거 기간 빈발하는 혐오 표현을 규제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의 발언이나 선거 공보물을 관찰한 결과 총 92건의 혐오 표현이 발생했다. 성소수자(25건) 혐오 표현이 가장 많았고 장애인(14건), 여성(13건), 노동조합(11건)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성소수자 정책 현수막 찢기, 장애 혐오 공보물…소수자 혐오 선거판

    성소수자 정책 현수막 찢기, 장애 혐오 공보물…소수자 혐오 선거판

    4·7 재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절정에 이르면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의 현수막이 연거푸 훼손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공보물을 게시해 비난을 샀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동성결혼·차별금지·퀴어축제 전면 지원’ 등의 공약을 적은 현수막 20여개가 서울 마포구·관악구 등 7개구에서 훼손됐다고 지난달 29일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했다. 오 후보 측은 “현수막의 얼굴과 문구 부위를 찢거나 현수막 끈을 잘랐다”면서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이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라고 지적했다.민주당이 지난 2~3일 사전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물은 색각(색을 분별하는 감각) 장애인을 조롱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게시글은 “아래 숫자가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지금”이라는 문구와 함께 ‘나의 권리’ 문항에서 글자가 보이지 않는 색각 이상 검사지를 배치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색각 장애인이나 시각 장애인이라는 뜻이냐”며 “장애인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은 삭제됐다. 후보들의 질병 혐오·비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26일 유세에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야당이 그런 말도 못 하느냐”며 스스로를 두둔했다. 같은 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부산을 “3기 암 환자 같은 신세”로 빗댄 것도 부적절한 비유라는 비판이 나왔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강화되지 않도록 선거 기간 빈발하는 혐오 표현을 규제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의 발언이나 선거 공보물을 관찰한 결과 총 92건의 혐오 표현이 발생했다. 성소수자(25건) 혐오 표현이 가장 많았고 장애인(14건), 여성(13건), 노동조합(11건)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사설]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최근 낸 책에서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비유해 논란을 유발했다. 그제 온라인으로 출판간담회까지 하는 바람에 책은 주목받았다. 김 원장은 책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에 중독돼 왔다.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며 “(가스라이팅은) 사이비 종교를 따르는 무리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백악관 청원에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라’는 한국인의 청원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이 한국의 이성을 마비시킨 가스라이팅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데이트 폭력이나 사이비 종교의 양상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되는 말이다. 국립외교원은 외교부 산하 기관이고 원장은 차관급이다. 이런 인사가 외교적 언사를 사용해야 하는 한미동맹에 대해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것 자체가 매우 경솔하고 충격적이다. 김 원장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국 국민이 미국의 교묘한 심리 조종에 길들여져 사이비 종교처럼 추종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5000만 한국 국민의 수준을 모욕하는 발상이다. 한국 국민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이 외교안보적·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인생을 파탄 내면서까지 가해자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가스라이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김 원장의 논리대로라면 미군이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등 유럽 선진국 국민들도 모두 가스라이팅 상태가 된다. 한국은 이미 미국에 주권을 당당히 요구하며 국익에 가장 유익한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러니 김 원장의 가스라이팅 운운은 현실 분석에도 맞지 않는다. 김 원장이 오히려 철지난 1980년대식 반미(反美)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나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한다. 외교부도 이 일을 “학자의 개인적 소신”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 학자적 소신은 퇴임하는 8월 후에 표출해도 됐다. 국립외교원장은 학자가 아니라 엄연히 공직자인 만큼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안철수 “더는 민주당 ‘댓글 조작’ 속지 않아…부정선거 차단”

    안철수 “더는 민주당 ‘댓글 조작’ 속지 않아…부정선거 차단”

    安, ‘대선 드루킹 댓글 사건’ 언급하며 “선동·왜곡 당한 게 지난 대선 결과”“잘 감시하면 부정선거 차단, 사전투표 부탁”“부산, 내가 나고자란 곳…정권교체 위해 간다”‘네거티브 선거전 최대 피해자’ 부각 예정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1일 “더는 더불어민주당의 여론조작, 댓글 조작에 속지 않으실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은 오는 2일 청년들과 함께 4·7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요청으로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잇따라 부산을 찾아 지원사격에 나선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공원에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2017년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그것에 선동, 왜곡 당한 것이 지난번 대선의 결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사전투표에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하지만, 시민들이 잘 감시해준다면 차단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안 대표는 다음 날 부산 방문에 대해서는 “제가 태어나고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곳”이라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꼭 야당 후보가 돼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간다”고 했다. 안 대표는 유세차에 올라 “선거를 통해 심판을 해주셔야 이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남은 1년 동안 조금이라도 제대로 일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安, 금태섭과 부산행…박형준 지원사격‘무능과 위선’ 내세워 文정부 실정 성토 국힘 “‘꼼수 아닌 정수’ 안철수·금태섭으로 민주당 네거티브 프레임 바꿀 것” 안 대표는 다음 달 1일 부산에서 박형준 국민의당 부산시장 후보와 합동 유세를 벌인다. 국민의힘 부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식 요청을 받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양해를 구한 뒤 부산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를 에워싼 네거티브 공세의 힘을 빼고, 집권 세력의 독주에 대한 견제로 흐름을 바꿔놓으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이번 유세에서 자신이 ‘네거티브 선거전의 최대 피해자’라고 부각할 예정이다.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의 아픈 기억을 소환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서울 유세에서 반복해온 ‘무능과 위선’이라는 키워드로 거듭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성토할 방침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부산 시민들이 초중고를 부산에서 나온 안 대표를 ‘고향 사람’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런 호감을 바탕으로 네거티브에 현혹되지 말라 설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원 사격으로 박 후보가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의혹 등에 대한 부담을 덜고 지지율 우위를 굳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 금태섭을 앞세워 프레임을 바꿀 것”이라면서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꼼수를 정수로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반대하다 미운털이 박혀 민주당을 탈당한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2030 세대가 많은 금정구 부산대 사거리에서 마이크를 잡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최상위층 무상급식 반대한 것”…10년전 얘기에 소매 걷은 오세훈

    “최상위층 무상급식 반대한 것”…10년전 얘기에 소매 걷은 오세훈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10년 전 무상급식 백지화를 위한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것은 자기 정치 아니었느냐’는 패널 질문이 나오자, 양복 재킷을 벗고 소매를 걷었다. 오 후보는 “상의를 좀 탈의하고 해도 될까요”라고 말한 뒤, “단순하게 아이들 밥을 안 줬다? 이건 너무 억울한 평가”라며 격정을 토로했다. 오세훈 “최상위층 무상급식에 반대한 것” 그는 소득 최상위 20∼30%에는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말고, 그 돈으로 공교육을 강화해 ‘교육 사다리’를 놓자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원칙으로 시의회를 설득하려 했으나, 과반의 민주당 시의원들이 중앙당 방침에 따라 100% 무상급식을 강행하려 해 주민투표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무상 의료, 무상 등록금 줄줄이 해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전략이었다”며 “총대를 메고 십자가를 지고 싸워야 할 입장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다 허물어진다”는 위기감으로 희생한 것이라며, ‘자기 정치’라는 낙인을 적극 부인했다.“세상에 정책 선거에서 나쁜 투표가 어디 있나” 오 후보는 “주민투표는 시민 여러분 약 90만명이 서명해서 된 것”이라며 “민주당은 ‘나쁜 투표’라고 참가 거부 운동을 펼쳤는데, 세상에 정책 선거에서 나쁜 투표가 어디 있나”라고 성토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그 이후 시정이 퇴보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제가 자책감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 시금석을 세운다는 심정으로, 제방에 뚫린 조그마한 구멍을 막는다는 심정으로, 손을 들이밀었던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중증 치매’ 막말 논란에 “‘독재자’ 표현에 더 아파해야” 이날 오 후보는 지난 2019년 광화문 집회와 최근 유세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라고 불러 막말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국민과 동떨어진 인식을 가진 문 대통령을 보면서 정말 가슴 아프고 분노해 나왔던 비유적 표현”이라며 “이 시간 이후 그런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유로 얘기하면 망언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며 “사실 문 대통령이 더 가슴 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독재자 문재인’이라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뒤틀린 일상에… ‘집 나간 밤잠’을 찾습니다

    뒤틀린 일상에… ‘집 나간 밤잠’을 찾습니다

    죽음을 잠에 비유하는 것은 인류의 오래된 언어습관이지만 사실 잠은 죽음보다는 오히려 생명활동과 더 관계가 깊은 신체활동이다. 깊은 잠 속에서 우리는 피로를 씻어 내고 기억을 저장하고 불쾌하거나 불안했던 감정을 풀어 준다. 다시 말해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수면시간 자체가 부족하면 ‘힐링’을 하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된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잠을 못 자는 코로나 불면증, 이른바 코로나섬니아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장을 맡고 있는 조용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과 교수는 30일 “코로나19 이후 수면장애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먼저 실업이나 소득 감소, 경제적 불안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거기다 재택근무 확대도 수면장애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출퇴근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우리 몸이 일과 휴식, 근무시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더 늦게 자고 더 늦게 일어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취미생활이나 각종 모임이 힘들어지면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이들은 2019년 64만 2280명에서 2020년 66만 8743명으로 4.1% 증가했다. 이로 인한 진료비 역시 2019년 1361억원에서 2020년 1461억원으로 7.4%나 증가했다. 특히 여성은 진료비가 14.8%나 늘었다. 진료비 증가추이를 보면 특히 연령에 따른 차이가 확연하다. 반면 60대는 14.6%(남성 8.8%, 여성 20.3%), 70대는 17.1%(남성 13.8%, 여성 20.2%), 80대는 22.5%(남성 23.5%, 여성 21.9%)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진료비 증가율이 높다. 코로나 불면증은 외국에서도 여러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건강 관련 현안으로 자리잡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에서 불면증 경험자가 6명 중 1명에서 코로나19 이후 4명 중 1명으로 늘었다. 중국 역시 봉쇄 기간에 불면증 비율이 14.6%에서 20%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캐나다 오타와대 발표를 보면 의료 종사자들은 불면증이 2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즉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비만, 불안, 우울증,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일에 집중하기 힘들고 실수가 많아진다. 이를 오타와대 연구 결과와 연결시키면 불면증은 단순히 개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게 분명해진다.불면증이란 환자 자신이 잠이 불충분하거나 비정상적이라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잠이 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의 기간이 한 달 미만이면 일시적 불면증이라 하고, 6개월 이상이면 만성적 불면증이라고 한다. 성인의 경우 일시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3분의1에서, 만성적 불면증은 전 인구의 10% 내외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두통이 있거나 열이 날 때 무조건 두통약이나 해열제를 복용하기 전에 그 원인을 찾아야 하듯 불면증의 경우 에도 어떤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야 한다. 특히 만성적 불면증 환자나 노인 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불면증을 2차적으로 초래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주기적 사지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약물남용이나 금단, 통증 등이 꼽힌다. 최창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시적인 불면증에는 적절한 수면제를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만 불면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면제 사용이 수면무호흡과 같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음주 후의 수면제 복용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만성 불면증의 경우 원인질환이나 동반질환을 치료해도 불면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건강한 수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자신의 잘못된 수면습관이나 믿음을 교정하며 수면제를 줄여서 끊도록 도와주는 인지행동치료가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면증이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우울증에 대한 철저한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불면증의 경우 신경안정제, 수면제, 소량의 항우울제를 사용하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과도 밀접히 연관된다. 대한수면연구학회 총무이사인 김혜윤 가톨릭관동대 국제 성모병원 교수는 “예방접종 후 면역반응을 통해 필요한 항체가 생성되는데, 수면은 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A형 간염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한 날 밤에 제대로 잠을 잔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수면을 제대로 취했을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조절T세포 생성이 두 배로 증가했으며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생성도 늘어났다. 또 수면을 제대로 취한 대상자들에게서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성장호르몬과 프로락틴의 분비가 늘었으며,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코티졸의 분비는 줄었다. 김 교수는 “수면과 항체 생성의 연관성은 독감 예방접종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도 수면의 양이 충분해야 항체 생성이 원활해지며, 접종 전 이틀간 수면시간도 항체 생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도넘은 中외교… 트뤼도 향해 “美 사냥개” 佛 초치엔 “바빠”

    도넘은 中외교… 트뤼도 향해 “美 사냥개” 佛 초치엔 “바빠”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중국과 서구국가 간 충돌이 본격화된 가운데 중국 일부 외교관들의 발언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주재 외교관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미국의 사냥개’로 비유했고, 파리 주재 대사는 프랑스 정부의 초치 요구에 “바쁘다”며 응하지 않았다. ‘전랑(늑대)외교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리양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재 중국 총영사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트뤼도 총리를 ‘꼬맹이’(boy)로 지칭한 뒤 “당신의 가장 큰 업적은 캐나다와 중국의 우호 관계를 망치고 캐나다를 미국의 ‘사냥개’(running dog)로 만든 것”이라고 적었다. 리 총영사가 사용한 사냥개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쩌우거우’(走狗)가 된다. ‘권력자를 위해 나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앞잡이’라는 뜻이다. 국공내전(1927~1950) 당시 국민당을 지지하던 지주와 자본가, 관료 등을 부르던 단어다. 가디언은 “중국에서 사냥개라는 단어는 마오쩌둥 시대의 유물”이라면서 “미국 등 강대국에 복종하는 나라를 비꼬려고 쓰는 모욕적인 용어”라고 설명했다. 일개 외교관이 특정 국가 지도자를 대놓고 조롱하는 것은 심각한 외교 결례다. 데이비드 멀로니 전 주중 캐나다 대사는 “디지털 외교와 소프트 파워라는 측면에서 리 총영사의 트윗은 엄청난 실패”라고 지적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이 23일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각각 초치했다. 전날 중국이 유럽연합(EU)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제재를 한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외무부가 문제 삼은 건 루샤예 중국대사가 자국 현직 의원에게 쏟아낸 비난 발언이었다. 이들이 대만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어린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 ‘이데올로기 선동자’ 등 막말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 대사는 프랑스 외무부의 초치 요구에 “바쁘다”는 이유로 하루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외교 관례상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루 대사의 행보가 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례 없이 공격적인 외교전을 펼치면서 외교관들의 언사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힘의 외교’를 중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나친 강경 기조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14개 선진국 주민 1만 4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나라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준형 “韓, 한미관계서 판단력 잃은 가스라이팅 상태”

    김준형 “韓, 한미관계서 판단력 잃은 가스라이팅 상태”

    “美에 압도당해 우리 스스로 지나친 제어국익에 입각한 의견 개진 할 수 있어야”외교부 “개인적 소신… 한미동맹 확고”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을 내면서 ‘한국이 한미관계에서 가스라이팅(gaslighting)된 상태’라고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한미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이와 상반되는 듯한 용어를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30일 발간한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데이트폭력 사건에서 주로 사용된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음모를 가지고 우리를 조정했다는 게 아니라, 미국에 압도당해 우리가 지나치게 알아서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면서 “국익에 입각해 상식적으로 미국과 ‘딜’(거래)을 할 수 있고 미국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외교부는 김 원장의 저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해당 저서는 국립외교원장이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아 저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며,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노소영, 세자녀와 환갑잔치…“6학년이 되면서 열심히 달려”

    노소영, 세자녀와 환갑잔치…“6학년이 되면서 열심히 달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근 자녀들과 조촐하게 환갑 잔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 만 60세 생일을 맞는 노 관장은 자신의 생일을 나흘 앞둔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자녀들과 생일 파티를 열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렸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60세 생일을 ‘6학년이 된다’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노 관장은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남긴 글에서 “6학년이 되면서, 열심히 달려왔다. 모자란 점도 많았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이 6학년이 되는 친구들을 한껏 초대해 우리의 삶을 자축하는 파티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가 막았다. 이삼 년 후로 미룬다”라고 아쉬워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사이에 큰딸 최윤정씨(32), 둘째 최민정씨(30)와 아들 최인근씨(26)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최민정씨는 SK하이닉스 대리급으로 2019년 입사했고, 최인근씨는 지난해 SK E&S 전략기획팀에 사원으로 입사해 근무 중이다. 장녀 윤정씨는 SK바이오팜에서 근무하다 2019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세 자녀는 어머니의 환갑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으며 노 관장은 자녀들이 직접 집을 꾸미고 요리를 했다고 소개했다. 또 큰딸 윤정씨가 직접 연출한 뮤지컬 ‘맘마미아’ 콘셉트의 가족 출연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고 덧붙였다. 노 관장은 “뒷동산 파파 벚나무가 올해도 변함없이 꽃을 피우고 있다”는 글로 환갑잔치 소식을 마무리했다.노 관장은 최태원 회장과 이혼 소송 중으로, 최 회장은 이날 가족 생일잔치에 참석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로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에 다니다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최 회장을 만나 1988년 결혼했다. 최 회장은 2015년 세계일보에 편지를 보내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합니다”라며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식의 존재와 이혼 의사를 밝혔다. 노 관장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에 실패해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은 2019년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고,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 가운데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현 시가로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액수다. 한편 노 관장은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광주디자인비에날레 큐레이터에 선임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 도넘은 ‘늑대외교’ 논란…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사냥개”

    中 도넘은 ‘늑대외교’ 논란…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사냥개”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중국과 서구국가 간 충돌이 본격화된 가운데 중국 일부 외교관들의 행보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브라질 주재 외교관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미국의 사냥개’에 비유했고, 파리 주재 대사는 프랑스 정부의 초치 요구에 “바쁘다”며 응하지 않았다. ‘전랑(늑대)외교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리양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재 중국 총영사는 지난 28일 트위터에 트뤼도 총리를 ‘꼬맹이’(boy)로 지칭한 뒤 “당신의 가장 큰 업적은 캐나다와 중국의 우호 관계를 망치고 캐나다를 미국의 ‘사냥개’(running dog)로 만든 것”이라고 적었다. 리 총영사가 사용한 사냥개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쩌우거우’(走狗)가 된다. ‘권력자를 위해 나쁜 짓도 마다하지 않는 앞잡이’라는 뜻이다. 국공내전(1927~1950) 당시 국민당을 지지하던 지주와 자본가, 관료 등을 부르던 단어다. 가디언은 “중국에서 사냥개라는 단어는 마오쩌둥 시대의 유물”이라면서 “미국 등 강대국에 복종하는 나라를 비꼬려고 쓰는 모욕적인 용어”라고 설명했다. 일개 외교관이 특정 국가 지도자를 대놓고 조롱하는 것은 심각한 외교 결례다. 데이비드 멀로니 전 주중 캐나다 대사는 “디지털 외교와 소프트 파워라는 측면에서 리 총영사의 트윗은 엄청난 실패”라고 지적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이 23일 자국 주재 중국 대사를 각각 초치했다. 전날 중국이 유럽연합(EU)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에 제재를 한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프랑스 외무부가 문제 삼은 건 루샤예 중국대사가 자국 현직 의원에게 쏟아낸 비난 발언이었다. 이들이 대만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어린 불량배’, ‘미친 하이에나’, ‘이데올로기 선동자’ 등 막말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 대사는 프랑스 외무부의 초치 요구에 “바쁘다”는 이유로 하루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외교 관례상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루 대사의 행보가 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례 없이 공격적인 외교전을 펼치면서 외교관들의 언사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힘의 외교’를 중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나친 강경 기조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도 많다. 지난해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14개 선진국 주민 1만 40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나라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김준형 원장,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출간일방적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로 빗대“미국이 압도당해 스스로 제어할 필요 없어”동맹 강화 필요...다만 군사 측면 강조 안 돼외교부 당국자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근간”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을 내면서 ‘가스라이팅’이란 표현을 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한미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 인사가 이와 상반되는 듯한 용어를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최근 펴낸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소개글에는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인 한미 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책은 1882년 미국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부터 2019년 하노이 회담까지 한미관계가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양국 관계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짓는듯한 표현이 부각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미관계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는 자취를 감춰버린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다. 김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이 음모를 가지고 우리를 조정했다는 게 아니라, 미국에 압도당해 우리가 지나치게 알아서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면서 “국익에 입각해 상식적으로 미국과 ‘딜’(거래)를 할 수 있고 미국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가스라이팅 상태라는 뜻이 아니라 과거에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일부 인사가 북한이 우리를 가스라이팅한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 논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김 원장은 책에서 “이러한 ‘동맹 중독’을 극복하고 상호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이 건강한 한미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라며 새로운 동맹 관계를 제시했는데 ‘중독’이란 표현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그는 “한미관계는 깊어지는 게 늘 바람직하지만 동맹의 군사적 측면이 강조되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대외 환경이 안 좋아진다”면서 “마치 (군사)동맹이 없으면 우리나라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처럼 비약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분리 불안감 같은 중독 현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군사력, 경제력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의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 원장은 한동대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전략가이다. 김 원장의 책이 논란이 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김) 원장이 어떻게 기술했던간에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며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지역 및 세계의 평화·번영·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해왔고, 앞으로도 더 굳건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28개국 과학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1년 안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3분의 1은 “현 백신 9개월도 못 가”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 단체들의 연합체 ‘피플스백신’이 최근 28개국 과학자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1년 안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응답자 3분의 1은 현재까지 나온 백신이 9개월 안에 효력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간 백신 격차가 변이 발생 위험 높여미국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등 저명한 기관에 속한 응답자들은 변이 발생 위험이 높은 이유로 국가 간 백신 ‘빈부 격차’를 꼽았다. 현재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최소 1차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이 25%가 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등에선 1% 미만 수준이다. 국민 중 단 한 사람도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나라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코로나19 세계 백신 접종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아프리카 내륙 국가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나라에 북한도 포함됐다. “백신 접종과 변이 전파 사이의 속도전” 조사 응답자 88%는 많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이처럼 계속 낮을 경우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통상 병원체의 내성은 세균이나 박테리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바이러스의 경우 세포에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이가 나타나면서 백신의 효과가 무력화되는 것을 뜻한다.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백신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접종해도 다른 나라의 접종률이 낮다면 언제든 변이가 출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의대의 아담 고트치크 생의학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 논문에서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효과적인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 전파 사이의 속도전’에 비유한 바 있다.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지 않으면, 변이 코로나의 지배력이 점점 강해져 모든 백신을 무력화할 거라는 의미다. “전 세계 균등한 접종 못 하면 더 많은 변이 출몰”피플스백신 설문조사에 참여한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역학 부교수는 “매일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데 가끔 이전 유형보다 더 효율적으로 전파되고, 원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변이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를 (균등하게) 접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은 변이가 출몰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현재 백신은 통하지 않는 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그런 변이에 대응하려면 기존 백신을 보강하는 이른바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스 로슨 피플스백신 의장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저소득국가의 인구 27%까지 백신을 맞히겠다고 목표하는데, 이는 충분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은 꽤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영선 역질문에 오세훈 “서울 월평균 임대료 24만원”(종합)

    박영선 역질문에 오세훈 “서울 월평균 임대료 24만원”(종합)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 첫 TV 토론을 벌였다. 두 후보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보육 △부동산 △공약 △각종 의혹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에서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오세훈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세훈 후보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 예산 추계에 대해 “제 계산이 맞다면 박 후보는 빚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의 소상공인 지원 부분 비판이 잘못됐다며 “서울시내 소상공인 임대료 평균은 얼마로 계산하셨느냐”고 되물었다. 오세훈 후보는 도표까지 들고 와 박 후보의 공약을 비판해놓고 “저는 서울시 임대료 평균은 계산한 적이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박 후보가 “거기 나와있던데요”라며 도표에 표기가 돼 있음을 지적하자 오 후보는 뒤늦게 도표를 다시 꺼내 들고 한참 확인을 하더니 “월평균 임대료가 24만원이 돼 있네요”라고 답했다. 오세훈 후보는 월평균 임대료를 24만원이라고 말하고 뒤늦게 다시 도표를 확인한 뒤 “아, 165만원 곱하기 63만명으로 돼 있다”고 수정했다. 박 후보는 “그 계산은 엉터리”라며 “늘 하시는 일이 부풀리고 남이 한 거 읽어보시지 않고 성급하게 하시는 거 같다”며 오 후보를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는 “실제 임대료 지원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은 70% 정도 밖에 안된다. 저는 오 후보가 시장할 때처럼 빚을 내서 시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일률적으로 평균 임대료에 소상공인 수를 곱한 오 후보 측 설명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제가 있을 때 낸 빚은 건전한 빚이었다”고 되받았다.“MB 아바타” vs “나랑 무관” 신경전 박영선 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시절 민주당이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한 당헌 개정 당원 투표에서 ‘기권’을 한 것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오세훈 후보는 “당헌 바꾸는 개정작업 투표에 박 후보가 참여 안해 기권한 것은 사실상 2차 가해에 동의하신 것이라고 본다”고 하자, 박 후보는 “중기부 장관 하고 있어서 당의 일을 안 했다. 함부로 상대방을 규정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박영선 후보가 “계속 말을 바꾸는 게 MB(이명박 전 대통령)하고 어쩜 이렇게 똑같나”라며 오 후보를 ‘MB 아바타’로 몰고 가자, 오 후보는 “자꾸 MB랑 비유하려는 데 저와 MB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무상급식’ 찬반 여부를,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해 “10년전, 소득수준과 무관한 복지가 시작한다고 생각해 반대한 것이다”라며 “부자한테 갈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쓰자는 게 잘못된 것이냐”고 말했다. 박 후보는 수직정원의 비효율성 지적에 “모기도 많지 않고, 겨울에 동파 걱정도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시아나항공 떼낸 박세창의 금호산업… ‘금호건설’로 새출발

    아시아나항공 떼낸 박세창의 금호산업… ‘금호건설’로 새출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서 재계 60위권 밖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드는 금호산업이 ‘금호건설’로 새출발한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46) 사장이 금호가(家)의 명맥을 이으며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호산업은 금호산업과 금호건설로 혼용했던 회사명을 금호건설로 통합·일원화 한다고 29일 밝혔다. ‘금호산업’이란 이름은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금호건설은 고속버스, 타이어, 항공 등 다양한 사업부를 통합하면서 각종 사업 계약에서는 금호산업을, 아파트 분양에서는 금호건설을 사용해 왔다. 이후 고속버스, 타이어 사업은 분리됐고,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매각 예정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건설업만 남은 상태다. 금호건설 측은 “상호를 일원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분주히 뛰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대기업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비해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출발하기 위한 상호변경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8년 아시아나IDT 사장에 올랐다가 지난 1월 금호산업 사장으로 돌아왔다. 동갑인 조원태(46)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양대 국적 항공사 수장에 오를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매각되면서 꿈이 좌절됐다. 박 사장은 금호건설의 최대주주(44.6%)인 금호고속의 2대 주주(28.6%)다. 최근 금호건설 지분 0.3%(약 10억원)를 처음 사들이며 지배권 강화에 나섰다. 사세가 기울어가는 금호그룹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 사장이 아직 건설업 경영 경험이 부족해 당장 금호건설 대표이사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건설업에 몸 담은 지 고작 2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시공능력 23위, 직원 수 1100여명의 중견 건설사를 이끌려면 적어도 2년간의 경영 수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박세창을 주목하라”… 아시아나항공 떼낸 금호산업 ‘금호건설‘로 새출발

    “박세창을 주목하라”… 아시아나항공 떼낸 금호산업 ‘금호건설‘로 새출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서 재계 60위권 밖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드는 금호산업이 ‘금호건설’로 새출발한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46) 사장이 금호가(家)의 명맥을 이으며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호산업은 금호산업과 금호건설로 혼용했던 회사명을 금호건설로 통합·일원화 한다고 29일 밝혔다. ‘금호산업’이란 이름은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금호건설은 고속버스, 타이어, 항공 등 다양한 사업부를 통합하면서 각종 사업 계약에서는 금호산업을, 아파트 분양에서는 금호건설을 사용해 왔다. 이후 고속버스, 타이어 사업은 분리됐고,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매각 예정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건설업만 남은 상태다. 금호건설 측은 “상호를 일원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분주히 뛰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대기업집단에서 배제되는 것에 대비해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출발하기 위한 상호변경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18년 아시아나IDT 사장에 올랐다가 지난 1월 금호산업 사장으로 돌아왔다. 동갑인 조원태(46)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양대 국적 항공사 수장에 오를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매각되면서 꿈이 좌절됐다. 박 사장은 금호건설의 최대주주(44.6%)인 금호고속의 2대 주주(28.6%)다. 최근 금호건설 지분 0.3%(약 10억원)를 처음 사들이며 지배권 강화에 나섰다. 사세가 기울어가는 금호그룹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 사장이 아직 건설업 경영 경험이 부족해 당장 금호건설 대표이사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건설업에 몸 담은 지 고작 2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시공능력 23위, 직원 수 1100여명의 중견 건설사를 이끌려면 적어도 2년간의 경영 수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사설] 정책 대결 하랬더니 막말공방, 유권자 우습게 보나

    4·7 재보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우려했던 대로 거대 양당 간 막말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에서 “제가 (2019년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에 거듭 비유했다. 그러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다.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해야 한다”며 오 후보를 쓰레기에 비유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우리 부산은 3기 암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빗대자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암과 투병하는 환우들도 모독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국밥을 먹고 있는 오 후보 사진을 올리고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식탁 앞에 앉아서 담배 피우면 노무현 아바타냐”라고 맞받아치는 유치한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를 두고 ‘대마도 뷰’라고 하자 국민의힘이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를 놓고 ‘야스쿠니 뷰’라고 맞공격한 것도 저급하긴 마찬가지다. 선거라지만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23일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로 선거 구도가 확정되면서 여론은 건전한 정책경쟁을 기대했다. 자치단체장의 업무는 시민의 살림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대 양당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주고받으며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울지, 외국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볼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특히 치매, 암 등을 언급하는 것은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만큼 금기시돼야 한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선진국 대접을 받는 한국이 정치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거대 양당이 이처럼 대놓고 막말을 주고받는 것은 각자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속셈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얄팍한 계산은 유권자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막말로 정치 혐오증이 높아진 국민은 결국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당장은 양당 구도가 영원할 것 같지만 막말들이 쌓이면 정치판 물갈이에 대한 욕구도 커질 것이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여야는 유권자의 수준을 존중하는 품위 있는 선거운동을 펼치기 바란다.
  • [아하! 우주] 우리는 외계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냈나?

    [아하! 우주] 우리는 외계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냈나?

    외계인에게 보낸 인류의 메시지에 관한 이소벨 위트콤의 흥미로운 칼럼을 소개한다. 스페이스닷컴의 24일자에 게재됐다.  19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천문학자 요셉 요한 폰 리트로는 사하라 사막에 거대한 기하학적 무늬의 도랑을 판 후 거기다 등유를 채우고 불을 붙일 것을 진지하게 제안했다. 태양계의 다른 곳에 살고있는 외계 문명들에게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폰 리트로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야심찬 그의 제안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살아남아 인류의 외계문명 접촉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래서 우리는 외계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냈을까?  지구에 사는 인류의 존재를 알리는 데는 전파가 이용되었다. 1962년 구소련 과학자들은 금성에 무선 송신기를 겨냥하고 모스 부호로 인사를 건넸다. 우주공간으로 쏘아보낸 최초의 이 메시지 머리말에는 Mir('평화' 또는 '세계'를 의미하는 러시아어), Lenin, SSSR('소련'의 키릴어 이름의 라틴 알파벳 약어)의 세 단어가 포함되었다. '우주생물학 국제 저널'에 게재된 2018년 기사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대체로 상징적인 성격의 것이었다. 태양계 천체를 관찰하고 매핑하기 위해 우주로 전파를 보내는 기술인 행성 레이더 테스트의 일환이었다. 거리의 측면에서 ET에 접촉하려는 다음 시도는 훨씬 더 야심적이었다. 1974년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칼 세이건을 포함한 과학자 팀은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에서 전파 메시지를 송출했다. 2진 코드로 전송된 이 이미지는 막대기 표시로 사람의 모양, 이중 나선 DNA 구조, 탄소원자 모델 및 망원경 그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전파의 행선지는 지구에서 2만 5000 광년 떨어져 있는 헤르쿨레스 대성단(M13)으로, 북반구에서 가장 크고 밝은 구상성단이다. 170광년의 지름 내에 무려 50만 개의 별들이 밀집되어 있어, 그 중에 어느 곳엔가 외계인들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 선정된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MTI(Messaging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인터내셔널 대표 더글러스 바코치는 "아레시보 메시지는 우리가 수학과 과학의 언어로 인류에 관한 스냅샷을 제공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레시보 메시지는 문자 그대로 우주공간의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코넬 대학 천문학과에 따르면, 광속으로 날아가는 이 메시지가 M13에 도달하는 데는 약 2만 5000년이 걸릴 것이며, 그 동안에도 성단은 움직일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만약 외계인이 이 메시지를 감지하고 답신을 보낸다면 우리는 또 2만 5000년을 더 기다려야 그것을 받아볼 수 있다.  아레시보 메시지의 전파 신호는 우리 태양의 전파 강도보다 천만 배 더 강하다. 하지만 외계인이 그 메시지에 응답해올 가능성은 낮다고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연구소의 천문학 자 세스 쇼스탁은 전제하면서 "어떤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지만, 아주 외진 고속도로변의 거대한 광고판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마찬가지로 인류의 메시지를 부착하고 1977년 지구를 떠난 보이저 우주선은 태양계를 벗어나 ​​지금도 성간 공간을 날아가고 있지만, 외계인이 그것을 발견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외계 지성체 연구 전문인 언어학자 셰리 웰스-젠슨은 "제로"라고 말했다. 그녀는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소통의 측면에서는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인류의 실체를 최적으로 요약한 것으로, 아름답고 시적이고 사랑스럽고 용감한 시도였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도가 외계문명에 접촉할 가능성이 낮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물론 그 결과는 우리 항성계에 외계 생명체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외계인이 우리의 전파 신호를주의 깊게 듣고 메시지를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수학과 과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모든 메시지가 무의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찾고 있는데 왜 그들은 우리를 찾고 있지 않을까?" 하고 웰스-젠슨은 의문을 표한다. 그리고 '우리의 메시지가 외계문명이 이해할 수 없다면?'이라는 의구심에 대해서 그녀는 "괜찮아. 우리가 지금까지 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그 자체이니까"라고 답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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