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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자·효녀라고요?…미래마저 저당잡힌 ‘영 케어러’

    효자·효녀라고요?…미래마저 저당잡힌 ‘영 케어러’

    지난해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을 계기로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법적·정책적 인지는 전무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놓인 효자·효녀로 호명되고 칭찬 또는 연민의 대상으로만 여겨진 탓에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실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영 케어러 관련 법률 및 제도, 현황 자료도 없다. 최근에서야 보건복지부가 ‘가족 돌봄 청년 지원대책 수립방안’을 발표하고, 현황 조사를 시작했을 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6일 ‘헤외 영 케어러 지원 제도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외국과 같은 별도의 전국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영 케어러 18만~29만 추정 우리나라에는 부모·형제나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이 약 18만 4000~29만 5000명 가량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11~19세 청소년 인구 368만 4531명에 5~8%를 단순 대입한 수치다. 앞선 해외 국가별 조사에서 대략 청소년 인구의 5~8%가 영 케어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고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해외에선 ‘숨겨진 집단(hidden army)’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군분투하지만 쉽게 인지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잊혀진 최전선(forgotten front line)’에 비유되기도 한다. 한국은 지난해 5월 20대 청년이 간병 부담에 아픈 아버지를 내버려 둬 숨지게 한 ‘부친 간병살인 사건’이 발생하고서야 영 케어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사회복지공무원 간담회에서 한 지자체 복지사업 담당자는 “가족 돌봄 청년을 (복지사업 대상자로) 발굴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며 “사례가 없어서가 아니라 복지 대상자로서의 공식적인 분류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영국은 2018년 기준 잉글랜드 지역에만 16만 6363명의 영 케어러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10~14세 46%, 15~17세 41%, 10세 미만 13%로 10세 미만 아동의 가족 돌봄 비율도 낮지 않았다. 영 케어러 12명 중의 1명은 주당 15시간 이상 가족을 돌보고 있고, 21명 중 1명은 돌봄으로 인해 결석하고 있었다. 주당 50시간 이상 가족을 돌보는 영 케어러들은 자신의 건강마저 ‘좋지 않다’고 답변했고, 최근 슬픈 감정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은 10명 중 4명, 외로움을 느꼈다는 비율은 4명 중 1명, 2명 중 1명은 분노감을 느꼈다고 답변해 심리 상태도 불안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는 이들의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영 케어러의 50%가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했고, 67%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고 답변했다. 또한 69%는 고립감을 느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주간 돌봄 부담 시간은 약 30시간 이상 증가했다. ●영 케어러, 학업·진로탐색 기회 줄어 빈곤의 악순환 청소년·청년기에 돌봄 부담을 떠안은 청년은 학업이나 진로 탐색 기회가 줄고, 취업 준비를 하기도 어려워 결국 전 생애가 취약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21학년도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 3만 2027명 중 1만 9189명이 장기결석, 기타 및 가사의 사유로 유예·면제·자퇴했는데, 이들 중 가족 돌봄이 사유인 청소년이 있을 수 있어 학업중단 사유를 더 세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영 케어러 지원 제도의 핵심은 영 케어러가 청소년 본연의 지위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돌봄과 보살핌을 받으며 충분한 성장과 발달의 기회를 얻는 것,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의 기회를 보장받는 것, 심리적·정서적 안정, 신체적 안전 속에서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는 것이 지원의 원칙이자 핵심이다. 허 조사관은 우선 청소년복지지원법에 영 케어러 실태조사·지원에 관한 법률 근거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미성년 청소년과 후기 청소년에 대한 세밀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 케어러를 ‘가족돌봄청소년’으로 한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보육원 퇴소 청소년 등 가족이 없는 청소년 간 간병 사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조사관은 “지원대상을 가족으로 한정하면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접근하기 쉽도록 어려운 복지제도 정비해야 영 케어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마련 필요성도 제기했다. 아동·청소년이 자신과 환자에게 필요한 복지제도를 간파하고 필요 서류를 갖춰 지원을 받기는 어려워서다. 기존의 위기지원 제도를 일제 점검할 필요도 있다. 장애연금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본인 발급 서류를 내야 하고, 서비스 지원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본인부담 액수를 넘는 비용을 의료비로 지출했을 경우 초과 금액을 돌려주는 ‘재난적의료비지원제도’의 경우 사전완납 이후 사후정산의 방식으로 지원된다는 문제가 있다. 비급여와 간병비를 포함해 환자는 한 해 일정금액까지만 부담하고 나머지를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방식의 의료비 상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처럼 영 케어러에게 돌봄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허 조사관은 “외국의 온라인 플랫폼들은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대면하여 서비스에 직접 연계해 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우리도 영 케어러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구호 신호를 빠르게 수신하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좌우 이념 대립과 독재의 상흔이 남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 희생자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주류 집단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질적 존재는 더욱 큰 고통과 침묵을 강요당했다. 여성이나 성소수자가 당한 성폭력이나 혐오 범죄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로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줄리아나 도쿄’(2019)로 오늘의 작가상을 탄 한정현(사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는 주류 역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재조명했다.작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본에 사는 연구자 설영은 6년여 전 우연한 사고로 기억 일부를 잃었다. 어느 날 사고가 난 즈음부터 연락이 끊긴 친구 ‘셜록’에게서 암호 같은 말이 잔뜩 쓰여 있는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둘은 남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빨치산 여성 생존자에 대한 논문을 같이 썼던 사이였다. 교수 임용 문제로 서울로 돌아온 설영은 셜록의 담당의였던 성형외과 의사 연정과 함께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이메일의 단서를 추적해 간다. 설영과 연정이 설영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은 고통을 풀어낸다. 연정의 환자 춘희는 1950년대에 함께 빨치산 활동을 하던 혁명 동지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자신에게 고통을 준 남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설영의 할머니 영옥은 임금을 달라는 정당한 요구만으로도 구금되고 성폭행 위협을 당했다. 연정의 의붓딸이었던 도영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친구들에게서 고립됐다. 이 밖에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은폐된 사건들을 다루며 작가는 역사적 격동기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자행되는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재현했다.특히 “우리 다 마릴린 먼로 같지 않나요?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 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 여자로서의 삶은 평생 어딘가에 전시되는 것만 같았어요.”(314쪽)라는 춘희의 말은 남성에게 인정받는 무대 위가 아닌 곳에서는 남성과 같이 주체가 돼선 안 된다는 남성의 젠더 권력을 꼬집는다. 아름다움에 집착하길 권하면서도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는 사회의 모순을 강남 성형외과 의사인 연정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셜록을 추적하는 설영은 폭력이나 범죄의 경과보다 셜록의 경험과 감정에 집중해 폭력의 근원을 추적한다. 작가는 “많은 국가 폭력 희생자의 복권이 시급하지만, 그 안에서 더 약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구조가 있다는 부분을 좀더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는 폭력과 혐오에 대한 분노만을 내보이지 않는다. 빨치산 내 성폭력 피해자 춘희와 의선은 폭력의 구조를 파악하고 스스로를 치유해 내며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갔다. 연정에게 아빠를 좋아하냐고 묻는 도영처럼 사랑의 흐름을 기억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여전히 살 만하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가 일상화된 최신 풍경을 반영한 소설은 신선하다. 이렇게 우리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메우려는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서도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길 수밖에 없던 약자들의 삶이 오롯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길 바라게 된다.
  • 겨우 ‘40분’ 태워주고 올림픽 준비… 김민석·정재원 메달 비하인드

    겨우 ‘40분’ 태워주고 올림픽 준비… 김민석·정재원 메달 비하인드

    “외국 선수들은 타고 싶을 때 언제든지 탈 수 있지만 우리는 ‘타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야 했다. 어떤 때는 하루에 40분 밖에 타지 못했다.” 20일 막을 내린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2연속 1500m 동메달로 한국의 첫 메달을 안겼던 김민석(23·성남시청)과 매스스타트 은메달로 마지막 메달을 안긴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코로나 상황 때문에 유독 힘들었던 올림픽 준비 과정을 고백했다.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은메달 곽윤기는 22일 자신의 유튜브에 김민석과 정재원을 만나 이야기한 영상을 공개했다. 선수들끼리 편하게 나눈 대화였지만 4년 뒤 밀라노 올림픽을 위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었다. 김민석은 2020년, 2021년 코로나로 인해 국제 시합이 열리지 않아 시합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데다 훈련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어떤 때는 하루에 40분 밖에 타지 못했다. 주말도 안 된다고 하고 공휴일이면 닫고 그래서 심할 때는 일주일에 4일 밖에 훈련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 선수들은 하루에 두 번씩 타고 싶을 때마다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언제든지 탈 수 있는 외국선수들에 비해 우리는 ‘타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재원은 감각적·기술적 스포츠인 스케이트에서 훈련 부족은 치명적이었다고 토로했다. 정재원은 “타면 탈수록 다루기 편해지는데 타다 안타다 하고, 조금 타게 해주다 보니 빨리 타야하고, 그러면 자세도 신경 못쓰게 되고 디테일이 떨어지고 해서 너무 힘들었다”라며 올림픽을 수능에 비유했다. 정재원은 “외국 선수들은 꾸준하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온 학생이라면 우리는 방에 가둬놓고 책도 못보게 하다 수능 날에 책을 던져주는 케이스”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김민석은 남자 1000m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에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석은 올림픽 경기 후 취재진에 “마지막을 좋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좀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1, 2등 선수를 보면서 아직은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석은 밀라노 올림픽에서는 정상에 올라서겠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중거리 대신 1000m와 1500m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평창올림픽 시설들 비활성상태동계스포츠 새 얼굴 없는 한국 평창올림픽 시설과 경기장은 대회 직후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추고 문을 닫았다. 해당 연맹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 공과를 놓고 권력 싸움을 벌이다 선수 육성을 소홀히 했고, 외국인 지도자 영입 등 평창 대회 때 추진했던 정부의 많은 지원책도 일회성으로 끝났다. 그로 인해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금2, 은2) 이후 가장 적은 금메달 타이기록을 썼다. 평창올림픽(금5, 은8, 동4)에 견주면 총 메달 수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새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올림픽 베테랑 이승훈은 “다음 올림픽에도 내가 가야 할 상황이 되면 정말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 사랑하는 이와 이별은 힘든 법… 당신의 슬픔을 존중해

    사랑하는 이와 이별은 힘든 법… 당신의 슬픔을 존중해

    이중적인 공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도착하는 역 같은 곳이 그렇다. 공간으로 세상을 비유한다면 이 또한 역에 속한다. 여기에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도 누군가의 떠남이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 존재가 생전 나와 끈끈한 사이였다면 상실에 의한 상처는 평생 간다. 그러니까 자꾸 바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당신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기를, 그때 미처 하지 못했던 작별 인사를 제대로 나눌 수 있기를. 이 영화는 바로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역을 가르쳐 달라고 호소하는 제목을 가졌다. 여덟 살 소녀 사야카(니쓰 지세)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외톨이다. 사야카의 등에 난 흉터를 “더럽다”고 경멸하는 동급생 무리에서 지내고 있어서다. “남의 외모를 함부로 말해선 안 돼”라고 사야카는 대꾸한다. 하지만 윤리 의식이 있는 아이들이었다면 애초에 사야카를 집단 따돌림하지 않았을 테지. (이런 에피소드에는 영화의 원작 단편소설을 쓴 작가의 상황이 반영됐을 듯하다. 그는 재일한국인 2세다.)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다고 다 친구는 아니다. 사야카는 현명하다. 형편없는 반에 녹아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잘 안다. 대신 그녀는 루라는 이름의 개와 우정을 나눈다. 동물 가게에 홀로 방치된 루에게 사야카는 동질감을 느꼈으리라. 그녀와 루는 서로의 반려가 돼 일 년 여의 시간을 즐겁게 보낸다. 그런데 루가 심장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만다. 사야카는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이를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하면 그뿐이겠지만, 그렇게 뭉뚱그리면 사야카와 루가 맺은 고유한 관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때 중요한 점은 “남들도 다 너와 비슷한 고통에 시달려”라면서 누군가의 슬픔을 빨리 보편화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개별적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핵심이다. 노인 후세(오이다 요시)는 그것을 실천하는 인물이다. 오래전 어린 아들을 잃은 아픔을 그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십 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사야카와 후세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더불어 두 사람은 잃어버린 대상이 돌아오기를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어딘가에 있을, 각자의 무언가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위에 언급한 의미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 달라고 절대자에게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으로 가는 길을 함께 궁리하는 모습을 통해 이 영화는 아름다워진다. 메시지를 전하는 만듦새가 단순하고, 사색보다는 눈물을 쏟게 한다는 등의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리라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드라이브 마이 카’의 순한 버전으로 볼만한 영화다. 탈것이야 다를지언정 둘 다 상징적인 역을 상정하고 경유하니까. 이중적인 공간들은 도처에 있다. 2월 17일 개봉. 전체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이재명 “당선땐 과잉방역 중단”… 尹겨냥 “아마추어는 나라 망친다”

    이재명 “당선땐 과잉방역 중단”… 尹겨냥 “아마추어는 나라 망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들어 첫 일요일인 20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았다. 영하의 날씨 속에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몰렸다. 이 후보는 “경기도민이 키워 주셔서 이 자리에 섰다. 대한민국을 경영할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아마추어’로 규정한 채 파상공세를 이어 갔다. 이 후보는 오전 11시 10분쯤 수원 만석공원 제2음악당 유세에서 “제가 (당선돼) 3월 10일이 되면 불필요한 과잉방역을 중단하고 부스터샷을 접종한 분들은 밤 12시까지 식당 다니고 당구도 좀 치도록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코로나도 진화해 작고 날쌔졌지만, 위험성은 떨어졌다. 위험한 ‘곰탱이’에서 ‘작은 족제비’로 바뀐 것”이라며 “3번씩이나 부스터샷을 맞고 나면 걸려도 거의 치명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독감을 약간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누구 당구 많이 친다던데”라며 “한쪽 눈만 뜨고도 당구 칠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의 부동시 병역면제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부터 유세 때 마스크를 벗은 것을 국민의힘이 비판하는 것을 두고도 “무동 타고 마스크 벗는 것을 뭐라고 했지, 규칙을 지키면서 마스크 벗는 것을 뭐라고 했느냐”며 “적반하장이다. 방귀 뀐 뭐가 성낸다고, 맨날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한술 더 떠 윤 후보를 연산군에, 이 후보는 정조에 비유했다. 그는 “조선시대에 주색잡기와 폭탄주로 나라를 망친 사람이 연산군이었다. 여러분 폭탄주 대장 술대장 연산군을 선택하겠나, 조선의 개혁군주였던 정조를 선택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안양 안양중앙공원 유세에서 “아마추어가 국가 경영을 맡으면 나라가 망한다. 국정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5200만명의 운명을 걸고 대한민국을 시험, 연습하겠냐”고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꼭 오늘 해야 하느냐’고 그랬다더라”며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바로 오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환경에서 ‘국민이 더 고통받으면 표가 나오겠지, 상대방을 더 증오하면 우리에게 유리하겠지’라며 추경 편성을 막는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며 국민의힘을 성토했다. 이어 “일단 굶어 죽게 생겼으니 300만원씩 지급하고, 당선되면 곧바로 특별추경이 아니면 긴급재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50조원을 확보해 확실하게 다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노후 신도시 특별법’ 공약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쪼개지고 비 새고 배관 다 썩고 못살겠지 않느냐”며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잘 안 된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서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 [핵잼 사이언스] 통가 화산 폭발 역대 가장 높은 연기…58㎞ 치솟았다

    [핵잼 사이언스] 통가 화산 폭발 역대 가장 높은 연기…58㎞ 치솟았다

    지난 1월 대규모 분화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의 해저화산인 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이하 통가 화산)이 역대 가장 높은 연기 기둥을 내뿜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 연구센터 측은 지난달 1월 15일 통가 화산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역대 가장 높은 지점이 58㎞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화산의 분화와 함께 생성되는 연기 기둥의 높이는 그 위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58㎞는 중간권에 속한다. 통가 화산 분화 이전 최고 높은 연기 기둥은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뿜어냈으며 최대 35㎞로 측정됐다. 다만 이 수치는 모두 인공위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된 것으로 현대 만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기 높이 측정은 미국의 GOES-17 위성, 일본의 히마와리8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됐다. 앞서 영국 우주 관련 연구기관 RAL 스페이스 측은 통가 화산의 연기 기둥 높이를 55㎞라고 측정한 바 있다. 이 연구는 미국과 일본의 위성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기상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GK2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랭글리 연구센터 측은 지난달 15일 부터 13시간 동안 화산 분화로 인한 연기 기둥이 상승 및 확산, 분산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았다.랭글리 연구센터 대기과학자 크리스토퍼 베드카는 "이번 화산 분화는 역대 가장 높은 연기 기둥을 보여줬다"면서 "최신 위성을 통해 보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인구 84%가 주택 파괴 및 식수 부족 등의 피해를 입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과학자 제임스 가빈은 통가 화산이 “히로시마 핵폭발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역학 에너지를 방출했다”라며 “이번 폭발로 방출된 에너지양이 TNT 폭탄 4~18메가톤이 폭발한 것과 같다”고 위력을 비유했다.  
  • 어퍼컷 맞선 이재명의 ‘하이킥’…“코로나 쬐깐한거 한 번 차보겠다”

    어퍼컷 맞선 이재명의 ‘하이킥’…“코로나 쬐깐한거 한 번 차보겠다”

    발차기 선보인 이재명 “국민의힘 사람들 죽기 기다리나” 손바닥 卒(졸)자 새긴 지지자 “동학의 고장에서 윤석열 안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북지역 유세일정 중 전주를 찾아 “코로나19를 나락으로 골인시키겠다”며 발차기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연일 어퍼컷 세레머니를 선보이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는데, 이에 맞선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동참하지 않은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힘은) 사람들이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전북대학교 인근을 찾아 유세 도중 “코로나19 쬐깐한거 한 번 차보겠다”며 기습적인 발차기를 선보였다. 이 후보는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구단주로 있었던 성남FC가 전주를 연고로 하는 전북현대모터스에게 자주 졌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 같은 퍼포면스를 했다. 그는 “제가 성남FC 구단주였는데 전북과 싸우면 판판이 졌다. 경기 끝날 때마다 속이 상했다. 전북 경기장도 자주 왔는데 올 때마다 지고, 잘 하면 비기고 어쩌다 한 번 이겼다. 그 때의 한을 담아 깔끔하게 슈팅 한 번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새벽 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추경안과 관련해 “우리 대신 희생을 치른 국민들에 대해 책임져주는 게 맞다”며 “추경을 놓고 싸우다 결국 민주당이 강행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어떤 태도냐. 조건을 실현불가능하게 내서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는 “3월 9일(대선)이 지나면 이재명이 그간 손실을 다 보전하고 특별긴급재정명령으로 손실을 보전해 놓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동계스포츠인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쇼트트랙 경기에 비유하면서 “직전주로에서는 순서가 바뀌지 않는데 코너에서 바뀐다. 코너가 위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역전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10대 경제강국이지만 앞으로 5년 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날 전북대 앞 광장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거리를 가득 메웠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 중간중간 “이재명”을 외치며 호응하는가 하면,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수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수흥, 윤준병, 양경숙, 김성주, 안호영, 이원택 의원 등도 지지자들에게 “검찰독재의 군화발이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힘을 몰아줄 것을 호소했다. 또 이들은 전북지역이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을 언급하면서 “다시 한 번 전북도민의 저력을 보여달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이 후보를 지원유세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도 자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중 김윤택 전북정책포럼 교수는 손바닥에 졸(卒) 자를 적어보이며 “동학의 고장(전주)에서 자기를 뽑아준 주인을 배신하고 물어 뜯은 졸, 윤석열을 뽑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어떻게 졸을 뽑나. 국민의힘도 물어뜯고 스스로도 물어뜯고 국민을 물어뜯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 대표 유니폼 입었다가…결국 은퇴 선언 대만 스케이팅 선수 논란

    中 대표 유니폼 입었다가…결국 은퇴 선언 대만 스케이팅 선수 논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만 선수가 은퇴를 시사하자 중국 언론은 은퇴가 대만 누리꾼의 악성 댓글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나섰다. 은퇴를 시사하며 돌연 양안 갈등의 중심에 선 선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중국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려 논란이 됐던 대만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황위팅(34)이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대만 선수단을 인솔하는 기수로 등장했으나, 이달 초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중국을 의미하는 ‘CHN’이 적힌 중국 국가대표 스킨 슈트를 입은 영상을 공개하며 대만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 바 있다. 당시 영상이 공개된 직후 대만 누리꾼들은 그를 겨냥해 '중국이 좋으면 중국에서 살고 두 번 다시 대만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등의 악성 댓글을 게재했다. 이후 황위팅은 지난 17일 여자 스피트 스케이팅 1000m를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 경기에서 그는 전체 24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의 은퇴 의사가 알려진 직후 중국 기관지 글로벌타임즈는 그의 저조한 올림픽 성적과 은퇴시사가 대만 주민들의 무자비한 악플과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중국 유니폼 사건 이후 처음으로 황위팅을 두둔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매체는 18일 보도한 논평을 통해 ‘황위팅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타이베이 선수 중 유일하게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면서 ‘경험은 물론이고 가장 높은 명성을 가진 선수로 이전 경기에서 수상한 금메달도 여럿이었다. 하지만 그를 겨냥한 유니폼 사건이 선수 생활에 갑작스런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고 대만 누리꾼들을 비난했다. 유니폼 사진이 공개된 직후 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황위팅을 겨냥한 각종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황 선수가 직접 나서 “중국 대륙 선수와 독일에서 훈련 중 만나서 친하게 지내게 됐다”면서 “보통 선수들은 훈련이 끝날 무렵 서로의 유니폼을 선물하는데 이때 중국의 유니폼을 받았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대만의 일부 민진당 의원들은 황 선수를 현대판 ‘여포’에 비유하며 ‘대만의 수치’라고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황위팅 선수가 지난 7일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1500m 경기를 마친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승점을 통과할 때 뜨거운 박수와 응원소리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관람객들의 열정에 감동 받았다. 마치 홈경기에 참여한 느낌이었다”고 답변한 영상이 공유되면서 그에 대한 대만 누리꾼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이와 함께, 중국언론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비교하며 대만 민진당의 올림픽 참여 선수단에 대한 눈에 띄는 차별적 대우 행태를 비난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만 배드민턴 선수단이 탄 여객기에 대만 공군 미라주2000전투기 4대를 뛰워 ‘공중’ 환영식을 개최했던 것을 지적한 것. 당시 대만으로 귀국하는 대만 국적기 중화항공에는 배드민턴 남자 복식 금메달리스트 리양과 왕치린이 타고 있었다. 리양-왕치린 팀은 남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며 당시 대만의 국민적 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 장면은 전 세계 각국 외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중국의 압력 때문에 국호를 ‘대만’이 아닌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대만 정부의 통쾌한 복수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번 베이징올림픽에는 황위팅 선수를 포함한 총 5명의 대만 선수단이 있지만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대중의 주목도는 이전과 달리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중국 기관지는 ‘대만 주민들은 황위팅 선수의 등장이 아니었다면 대만에서 올림픽에 선수들을 파견한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민진단 당국이 스포츠를 정치화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 이재명 “전북특별자치도 만들겠다”...與 “윤 당선되면 대통령 욕도 못할 것”

    이재명 “전북특별자치도 만들겠다”...與 “윤 당선되면 대통령 욕도 못할 것”

    이재명 “전북 호남 한 부분 아니라 대한민국 일부로” 김수흥 “대통령이 경제 모르면 나라 망해”호남지역을 순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북 익산 지역을 찾아 “새만금 전북 특별 자치도를 만들겠다”며 전북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와 함께 유세장을 찾은 전북 지역 의원들은 일제히 “박빙상황이다. 도와달라”고 호소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 이제 마음대로 대통령 욕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윤 후보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지역 유세 일정 중 하나로 익산역 광장을 찾아 이처럼 밝혔다. 이 후보는 “이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중부 즉, 서울·경기·인천 지역이 중심인 수도권 한 극, 전북 이하 영남·호남의 남부 수도권을 만들어 대대적인 국가투자를 하고 자치권을 확대해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 단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북도 호남의 한 부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부로서 새만금 전북 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도를 높이고 재정역량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전북 경제 부흥 시대를 저 이재명이 확실히 열어젖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일자리를 얻고 짝을 얻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잘 기를 수 있는 그런 세상, 그런 전북과 익산을 이제는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지지자를 향해 “3월 9일 투표가 끝나고 3월 10일 어떤 날이 될 것 같으냐”고 물으면서 “3월 10일은 두 가지 세상이 열릴 것이다. 첫째는 정치보복이 횡횡하고 정쟁이 난무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의 나라. 또 하나는 역량있는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손 잡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라다”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익산 유세 현장에는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인 김수흥, 이원택, 김성주, 신영대, 윤준병 의원도 함께했다. 의원들은 일제히 “상황이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그래도 윤석열이 당선될 순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흥 의원은 “지금 큰일 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뒷치락이라고 한다”며 “전북도민 여러분이 이재명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경제를 모르면 나라를 망치고 청년을 망치고 전북이 망하고 익산이 망한다”며 “윤석열은 부자집 아들로 태어나서 고시 합격해서 검찰에 가서 26년 동안 몸담아 왔다. 경제를 아나”라고 비판했다. 신영대 의원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이제 마음대로 대통령 욕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검찰에 찍히면 털면 먼지가 나오니까 조심해야 하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고 5년짜리 정권이 법 없이 날뛴다는 정권이다”라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 ‘안철수 부인’ 김미경, 확진 후 퇴원하자마자 19일 또 의료봉사

    ‘안철수 부인’ 김미경, 확진 후 퇴원하자마자 19일 또 의료봉사

    의료봉사 중 김미경 13일 확진 판정퇴원 다음날 보건소 부부동반 의료봉사安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미안” 울먹김 “安 원래 세운 뜻 꺾지 않길 바라”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병원에 입원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18일 퇴원했다. 김 교수는 유세버스 사망 사고로 선거전을 중단했던 안 후보의 선거전 재개 첫 일정으로 함께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 의료봉사에 나선다. 퇴원한 지 하루 만이다.  安, 선거재개전에 김미경 8개월째 매주 의료봉사하던 중구보건소로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후보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 교수가 동행한다. 중구보건소는 김 교수가 지난해 7월부터 매주 의료 봉사활동을 해온 곳이다. 안 후보의 후보등록일이었던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기저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김 교수는 이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다음날 봉사활동에 나서서 안 후보를 돕기로 한 것이다. 김 교수는 잦은 의료봉사를 하던 도중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안 후보는 설 연휴 직후 부인 김 교수와 미국서 연휴를 맞아 잠시 귀국했던 딸 설희씨와 함께 온 가족이 중구보건소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했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유튜브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부인 김 교수에 대해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는데 남편으로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라면서 “그저 잘 이겨내길 바란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울먹였었다.김미경 “남편 실패해도 그 자체가 진실”“김혜경·김건희 동병상련, 건강히 완주” 앞서 김 교수는 지난 12일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를 묻는 언론 인터뷰에 “저는 남편이 원래 세운 뜻을 꺾지 않길 바란다”면서 “지금까지 말하는 것을 들어볼 때 피니셔(완주자) 하겠다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정말 기적이 없으면 되지 않을 만한 상황에서 이기겠다고 항상 나서지 않나. 그게 어쩌면 가장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며 안 후보가 처한 정치적 상황을 ‘처절한 경기장’으로 비유했다. 김 교수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경기장 안에서 지금 먼지와 땀, 피가 다 범벅이 돼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 실수도 하고 모자랄 때도 많지만 계속 싸우고 있다”면서 “남편이 그런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크게 패함으로써 그것 자체가 하나의 또 다른 진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선거운동 기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건지 묻자 “어떻게 보면 가장 서로 잘 이해할 사람들, 그런 면에선 동병상련이고, 무엇보다 선거운동 건강하게 완주하자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각자 다른 일을 하다가 공인은 아닐지라도 법적으로 공인에 맞춘 삶을 살아야 하지 않나”라면서 “또 배우자가 밖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걸 바라봐야 한다는 면에서 동병상련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사설] 양산되는 조롱성 네거티브, 유권자가 두렵지 않나

    [사설] 양산되는 조롱성 네거티브, 유권자가 두렵지 않나

    여야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롱성 망언이나 막말을 했다가 역풍을 맞아 곤욕을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 판세가 접전 양상을 보이는 데 따른 조급함이 불러온 현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조롱성 네거티브는 외려 유권자의 정서를 거슬리게 해 반감만 살 수 있다는 점을 후보와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조롱성 네거티브는 여야 모두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 이경 선대위 대변인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빗댄 가수 안치환씨의 신곡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에 대해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한 건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가 ‘얼평’(얼굴평가) 조롱이란 비난에 휩싸였다. 현근택 대변인은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갑질·횡령’ 의혹을 제보한 경기도청 공무원을 겨냥해 “별정직에 불만이 있었다면 그만두면 됐다”고 해 별정직 공무원 폄하 논란을 불렀다. 최민희 선대위 미디어특보단장은 ‘김포시 2억~3억 아파트’ 논란과 관련해 “여기요, 2억~3억짜리 아파트 있네요”라며 매물 캡처 사진을 SNS에 올려 지역 주민을 조롱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소속 김경영 서울시의원은 “아이를 품어 보지 못한 빈 가슴으로 약자를 품을 수 있을까요”라며 김건희씨를 겨냥했다가 난임 부부를 비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윤 후보 측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많은 반려동물들(반려인)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자랑하자 “우린 사람이 우선이다”라고 비꼬았다.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려인 조롱’ 규탄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에서 활동하던 이한상 교수는 민주당 유세차 전복 사고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저쪽은 서서히 침몰”이라고 조롱했다가 역풍이 일자 사퇴했다. 또한 윤 후보의 사법제도 개혁 공약 자료에 ‘오또케’란 단어를 사용해 여성혐오 논란이 일자 사과한 뒤 책임자를 해촉했다. 박빙의 선거에서 조롱이나 폄하성 네거티브는 부메랑이 돼 지지율을 깎아 먹기 십상이다. 부동층의 반감을 살 수 있어서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이 대표적이다. 조롱으로 유권자 마음을 잡고 득표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저급한 선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 [마감 후] 24년 전 대통령 취임사에 대한 회상/임주형 경제부 기자

    [마감 후] 24년 전 대통령 취임사에 대한 회상/임주형 경제부 기자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베이징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땄던 지난 11일. 생방송으로 경기를 볼까 하다가 대선후보 토론을 틀었다. 후회했다. 5년간 지도자가 되겠다는 그들이 어떤 국정 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대장동’ ‘도이치모터스’ ‘백현동’ ‘성남FC’ 등으로 120분이 채워졌다. 인터넷으로 토론회 품평을 보던 중 고(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달변’을 회상하는 글이 있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어땠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해 유튜브로 갔다. 1998년 2월 25일 김 전 대통령 취임식 영상이 있었다. “올 한 해 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날 것입니다.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어찌해서 이렇게 되었는지 냉정하게 돌이켜봐야 합니다. 잘못은 지도층들이 저질러 놓고 고통은 죄 없는 국민이 당하는 것을 생각할 때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학교에서 생중계로 봤던 것 같다. 외환위기로 시름이 큰 부모님의 한숨에 뭣도 모르면서 덩달아 걱정하던 시절. 새 대통령 취임사를 보면서 뜨거운 감정이 솟구쳤던 게 기억난다. 24년 전이라 자세히 떠오르진 않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공감했던 것 같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나랏빚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걸 가까이서 봤다. 위기 때 재정으로 불을 끄는 건 당연하고 응당 그래야 한다. 하지만 지도층이란 사람들이 노름판 판돈 올리듯 ‘받고 더’를 외치며 재정을 주무르는 행태엔 공감할 수 없다. ‘선출된 권력’을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35조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안(14조원)보다 21조원이나 많은 규모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한다는 국민의힘은 한 술 더 떠 50조원을 불렀다. 잠깐 숫자놀이를 해 보려 한다. 1조원을 5만원권(두께 0.1㎜)으로 차곡차곡 쌓으면 약 2000m다. 한라산(1950m)이 미치지 못한다. 5조원(1만m)만 해도 에베레스트산(8848m)을 내려다본다. 민주당이 제시한 35조원을 쌓는다면 무려 7만m다. 태양계에서 가장 높다는 화성의 올림푸스화산(2만 7000m)을 소환해도 어림없다. 이렇게 큰 돈을 쓰자면서 왜,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합리적이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빚이 적으니 더 써도 된다고 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를 기축통화국인 그들과 견주는 건 맞지 않다. 초과세수가 생겼으니 써야 한다고 한다. 더 걷힌 세금을 감안해도 지난해 나라살림은 30조원 적자다. 누군가가 들었던 비유가 적절한 것 같아 인용해 본다. “빚덩이 집이 공돈 좀 생겼다고 바로 소고기를 사 먹자는 것 아닌가요.” 코로나19로 누구보다 고통이 큰 소상공인은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10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피해 경중을 따진 뒤 부족한 곳은 더 주고, 넉넉한 곳은 덜어내는 게 타당하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중립적 의견을 내는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괄적으로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층이 이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흥청망청 진 빚은 언젠간 갚으라는 청구서가 날아온다. 24년 전 대통령 취임사처럼 ‘잘못은 지도층이 하고 고통은 죄 없는 국민이 당하는’ 일이 또 벌어져선 안 된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유권자는 토끼가 아니다/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이은경의 과학산책] 유권자는 토끼가 아니다/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토끼는 전래 동화와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다. 그 속에서 토끼는 자만심에 빠져 승부가 뻔한 경주에서 지고, 위기의 순간에 영리한 꾀를 내어 살아남고, 뛰어난 자가 없는 곳에서 득세하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는 사람들이 토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 준다. 사람들은 이런 토끼를 목적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이용했다. 야생의 산토끼는 일찍부터 사냥감이었다. 번식력이 강한 토끼 일부는 길들여져 고기와 털을 제공하는 집토끼가 됐다. 집토끼 중 일부는 고대부터 과학 실험에 이용됐다. 토끼를 이용한 실험 중 팬데믹 시기에 관심을 끄는 것은 루이 파스퇴르의 광견병 백신 개발이다. 파스퇴르는 이미 닭콜레라와 탄저병 백신을 연구한 적이 있었고 독성이 약화된 병원체를 주사하면 면역이 생기는 원리를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광견병은 그가 처음 도전하는 인체 대상 전염병이었다. 광견병의 병원체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당시 기술로는 이를 분리해 배양할 수 없었다. 파스퇴르는 공동연구자 에밀 루와 광견병이 신경계통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 착안해 광견병에 걸린 개의 뇌 일부를 다른 개의 뇌에 주사했다. 주사를 맞은 개가 곧 죽어버리는 바람에 이 실험은 조금도 진전하지 못했다. 파스퇴르와 루는 뇌가 아니라 척수에서 병원체를 배양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개 대신 다루기 쉬운 토끼를 실험동물로 택했다. 그들은 광견병에 걸린 토끼의 척수를 분리해 무균 상태의 병에서 건조시켜 독성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파스퇴르 전기를 보면 광견병에 걸린 토끼 척수가 담긴 유리병들이 실험대 위에 날짜별로 놓여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개발된 백신은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1884년에 학회에서 발표됐다. 그리고 1885년에는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린 아홉 살 소년에게 처음 접종됐다. 이것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인체 백신이다. 토끼는 지금도 많은 과학연구에서 실험동물로 선택된다. 토끼는 특히 심혈관계 관련 질병 연구나 화장품 등 독성실험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실험동물로서 토끼는 개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쥐나 기니피그보다 몸집이 커서 한 번에 많은 혈액을 채취할 수 있으며, 눈물샘이 없기 때문에 안구 독성 실험에도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동물실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동물실험을 대신할 방법들이 개발 중이고, 의약품 개발같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실험동물의 고통을 최대한 덜어 주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실험동물의 권리 보호에 대해 아직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쥐, 토끼 같은 실험동물의 희생이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은 확실히 줄고 있다. 실험실 토끼나 반려토끼 외에 우리가 매체를 통해 토끼라는 단어를 자주 만나는 때는 선거기간이다. 1980년대에는 정치집단이 달성해야 하는 두 가지 목표를 말할 때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또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속담을 자주 인용했다. 그러다가 1987년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부터 유권자들을 토끼에 비유했다. 확고한 지지자들을 집토끼, 마음을 못 정한 유권자들을 산토끼라고 부르면서, 더 많은 토끼를 잡을 전략과 방법을 고민했다.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나는 오랫동안 들어온 이 비유가 불편하다. 산토끼든, 집토끼든, 심지어 실험실 토끼든, 토끼는 사람들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유권자를 토끼라 부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유권자는 그들의 목적을 위해 집에 잡아들여야 할 토끼가 아니라, 인권과 가치를 가진 존중받아야 할 개인들이다. 유권자를 표현하는 언어도, 유권자를 바라보는 인식도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 인공지능 ‘결함’에서 찾은 인간 존재의 미덕 [OTT 언박싱]

    인공지능 ‘결함’에서 찾은 인간 존재의 미덕 [OTT 언박싱]

    인류가 이뤄 낸 문명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최근 공개된 프랑스 영화 ‘빅버그’는 이 흥미로운 질문을 연극의 형태로 풀어낸 SF다. 제목 그대로 ‘큰 결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2045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공간은 인공지능(AI)이 보편화가 되어 있으며 가정마다 안드로이드 로봇이 있다. 인간은 여가를 즐기고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는 형태가 정착된 미래를 그린다. 레트로 감성을 지닌 알리스는 모니크와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구식 로봇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녀의 집으로 하나둘 모여들어 각자 욕망을 풀던 사람들은 AI 네스트로에 의해 집에 갇히게 된다. 이들이 처한 위험은 표면적으로 교통체증이다. 이 교통체증의 이유는 로봇 경찰 부대 요닉스에 생긴 결함으로 반란이 일어나 교통통제를 해 줄 존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계에게 손발을 맡긴 인간이 결박을 당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구식이란 점 때문인지 모니크 등 알리스의 로봇들은 이 버그(결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외부의 위험이 요닉스라면 내부의 위험은 인간 자신들이다. 이들은 탈출 시도와 함께 서로 갈등을 빚으며 욕망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곱 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욕망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성경의 칠죄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기계에 비유하자면 인간의 결함으로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 결함은 앞서 언급했던 인류 문명 발전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연약하게 태어난 인간이 지배자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두뇌에 있다. 도구를 통해 신체적인 결함을 채워 나간 것처럼 인류 문명은 이 결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신체의 영역을 넘어서 두뇌 영역까지 확장된 형태가 바로 AI이다. AI에 의해 위협을 받는 인간의 모습은 결함을 채우려는 끝없는 욕심이 만든 재앙이다. 흥미로운 점은 모니크를 비롯한 로봇들이 인간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결함은 소통의 매개라는 역설을 지닌다. 개인으로는 완벽할 수 없기에 협동을 하고 교감을 나눈다. 때로는 희생과 자기파괴 같은 이성적이지 못한 선택을 할 때도 있지만 모니크에게는 그 모습 또한 인간이 지닌 아름다운 결함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큰 결함’이 만든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는 미덕을 선보인다. 영화를 연출한 장 피에르 주네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1995), ‘아멜리에’(2001) 등을 통해 선보인 환상적인 영상미와 동화 같은 스토리를 장점으로 보여 줬다, 한정된 공간을 바탕으로 대사로 사건을 풀어내는 구성은 연극적인 묘미를 지닌다. 다소 기괴한 표현과 화려한 색감은 영화적인 재미를 더한다. 15세 이상 관람가.미래사회 인간과 AI의 관계를 다룬 이 영화와 함께 보기 좋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러브, 데스+로봇’을 추천한다. 20분이 넘지 않는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 2019년 1시즌 18화, 지난해 2시즌 8화까지 나왔다. 디스토피아의 세계관보다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를 그려 냈다는 점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SF에 장르적인 바탕을 두면서 미스터리, 호러, 괴수물, 스팀펑크 같은 장르적인 매력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데드풀’을 통해 큰 인기를 얻은 팀 밀러와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가 손잡은 만큼 영상미에서 큰 만족을 선사한다. 에피소드를 보면 ‘요거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 ‘아이스 에이지’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 있는가 하면, ‘숨겨진 전쟁’, ‘무덤을 깨우다’처럼 장르적인 색깔이 강한 작품도 있다. ‘목격자’의 경우 구성적인 측면에서 미스터리를 자아내는 기교가 뛰어난 만큼 관람을 추천하는 에피소드다. 청소년관람불가.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지구를 보다] “번개 59만 번”…통가 해저화산 폭발 때 역대급 번개 발생(영상)

    [지구를 보다] “번개 59만 번”…통가 해저화산 폭발 때 역대급 번개 발생(영상)

    지난달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해저화산 폭발로 인구의 84%가 화산재와 쓰나미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화산 폭발 당시 수십만 회의 번개(낙뢰)가 발생했다는 관측 보고가 나왔다. 핀란드 환경기상센서 제조업체인 바이살라의 낙뢰 보고서에 따르면, 통가 해저화산 폭발 당시 관측된 낙뢰의 횟수는 약 59만 회로, 이는 지금까지의 낙뢰 관측 기록상 최다에 속한다. 바이살라 소속 기상학자인 크리스 바가스키는 “낙뢰가 통가 군도의 주변 섬들을 거의 집어삼킬 듯 내리쳤다. 해저화산의 폭발 전후로 59만회의 낙뢰가 관측됐다”면서 “통가 섬 주민들의 머리 위로 거대한 화산재 구름이 드리워졌을 것이며, 쓰나미가 그들의 모든 것을 쓸어가고 지상으로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들이 아포칼립스처럼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살라가 공개한 영상은 통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통가 주변에 내리꽂히는 번개의 모습을 담고 있다. 13일부터 내리치기 시작한 번개는 해저화산이 분출한 15일 절정에 달했으며, 대규모 분화가 발생한 시간 전후로 6시간 동안에는 약 40만 회의 번개가 관측됐다.바이살라 측은 “사흘 동안 약 59만 회의 낙뢰가 발생한 것은 2018년 인도네시아 아낙 크라카타우섬 화산 폭발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면서 “아낙 크라카타우섬 화산 폭발 당시 1주일 동안 약 34만 회의 번개가 내리쳤는데, 통가 해저화산의 경우 단 몇 시간 만에 약 40만 회가 관측됐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살라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해저 화산 폭발 당시 통가 주변에서 발생한 번개의 약 55%가 육지와 바다 표면을 강타했으며, 나머지 45%가량은 화산재 기둥 또는 구름 사이로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바가스키 박사는 “이번 해저 화산 폭발 당시 낙뢰가 유독 많았던 것은 바닷물 때문일 수 있다. 용암과 물이 접촉하면 용암의 입자가 더 작게 분해되고, 미세한 입자의 상호 작용이 번개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이어 “과학자들은 화산 폭발의 크기부터, 쓰나미와 번개에 양 등을 통틀어 통가 해저 화산 폭발의 원인을 밝히려 애쓰고 있다. 앞으로 수개월 또는 수 년 동안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발생한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인구 84%가 주택 파괴 및 식수 부족 등의 피해를 입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과학자 제임스 가빈은 통가 해저화산이 “히로시마 핵폭발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역학 에너지를 방출했다”라며 “이번 폭발로 방출된 에너지양이 TNT 폭탄 4~18메가톤이 폭발한 것과 같다”고 위력을 비유했다.
  • 굿판, 흡연, 마이클 잭슨, 업무추진비… ‘다 던져’式 네거티브 격화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양강 후보 간 네거티브 대결도 격화되고 있다. 양당은 굿판 논란, 흡연 논란, 업무추진비 의혹, 신천지 논란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원색적으로 상대를 깎아내리고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무속인 이모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주관한 전시회에서 축사를 했다며 무속 논란을 이어 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소속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의 부산 유세차 전복 사고를 거론하며 “뭘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런 것이다. 저쪽은 서서히 침몰하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일만 남았다”고 썼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강훈식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KBS에서 “야당 후보의 신천지 연루설은 홍준표 의원이 문제 제기한 것 아닌가”라고 윤 후보의 신천지 연루설을 거듭 제기했다. 윤 후보가 열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린 채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돼 ‘에티켓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공방이 반복됐다. 윤 후보의 ‘에티켓 논란’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음식점 내부에서 흡연했던 사진을 올리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논란을 정조준했다. 허정환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횡령 한우, 횡령 초밥’ 의혹에 이어 터진 본인의 식사비 횡령 의혹에 대해 즉각 해명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자리가 없어 하다하다 안 되면 마지막으로 가는 게 택시인데 요즘은 그 길도 막히는 것 같다”며 “(택시는) 도시의 탄광”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택시기사 직업 비하성 발언이라는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택시업계와 종사자의 어려움에 공감을 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경 민주당 대변인은 MBN에서 김건희씨를 겨냥한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가수 안치환의 노래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을 놓고 “이렇게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해 줬다는 건 오히려 더 감사해야 될 일 아닌가”라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순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은 일반인들이 게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특정 후보자를 유추하게 하면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반대가 포함된 문구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한된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서다. 다만 “신천지 비호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습니다”처럼 반대 표현이 명시적이지 않은 문구는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 與대변인 “김건희, 안치환 ‘마이클 잭슨’ 비유 감사할 일”… 이준석 “이성 찾아라”

    與대변인 “김건희, 안치환 ‘마이클 잭슨’ 비유 감사할 일”… 이준석 “이성 찾아라”

    이경 “솔직히 성형 안 한 것도 아니잖아”이준석 “민주당, 이제 외모 품평까지 하나”與우상호 “대변인, 상대 후보에 말 지나쳐…국민 눈높이·정서에 맞게 쓰길 엄중히 당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측 대변인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한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된 가수 안치환의 노래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을 놓고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일”이라고 발언했다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이성을 찾으라”며 설전을 벌였다. 이경 “위대한 뮤지션 비유, 저 같으면 기분 안 나빴을 것” 민주당 선대위 이경 대변인은 15일 MBN 방송에 나와 이 노래에 대해 “이렇게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해 줬다는 건 오히려 더 감사해야 될 일 아닌가”라면서 “저 같으면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솔직히 (김씨가) 성형 안 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저는 과거 얼굴보다는 성형 예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대표는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이제 여성에 대한 외모 품평까지 하면서 선거에 임하려나 보다.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요즘 시대에 성형이 죄인가. 아니다. 당당한 선택”이라면서 “핵심은 ‘뭘 탐하려는 거니, 뭘 꿈꾸는 거니’ 가사를 담은 이 노래가 왜 이토록 확장성을 가졌냐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안치환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서尹후보 부인 김건희 외모 비하 논란윤석열 “엽기적… 인신공격·여성혐오” 가수 안치환이 최근 발표한 새 디지털 싱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은 ‘왜 그러는 거니/뭘 탐하는 거니/얼굴을 여러 번 바꾼 여인/이름도 여러 번 바꾼 여인/뭘 꿈꾸는 거니/바랠 걸 바래야지 대체/정신없는 거니’ 등 가사로 김씨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안치환의 소속사(A&L엔터테인먼트)는 “해학과 비판의 정서를 담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안치환은 “저항가요에 있어서 풍자와 해학의 가치는 언제나 최고의 예술적 덕목”이라면서 “하나의 대의명분과 가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대는 갔다”고 짚었다. 그러나 안치환의 해명과 달리 온오프라인에서는 그의 신곡 앨범 커버 이미지에 들어간 여성의 일러스트가 김건희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할 당시 머리 모양과 옷차림을 그대로 본땄고, 반복되는 ‘거니’ 가사도 김씨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성형 사실을 인정한 김씨의 외모에 대해 비하하는 듯한 가사도 담겨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 안치환의 노래에 대해 “위대한 뮤지션을 저급한 공세에 소환한다는 것이 너무 엽기적”이라고 비판한 뒤 “제가 정치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제 아내가 이런 저급한 공격까지 받게 되는 것에 대해 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서도 “대선 후보이기 전에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면서 “제가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국민들 앞에 외모까지 평가받고, 한 여자로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고 썼다. 윤 후보는 “표현의 자유도 상식의 선을 지켜야 한다. 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여성 혐오를 일삼는 노래까지 만들다니”라면서 “정치공세에 위대한 뮤지션이 소환된 것도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덧붙였다.당내서도 이경 대변인 발언 부적절 지적“자극적 공격 안돼… 재발시 인사 조치” 이 대변인의 언급에 대한 우려는 당내에서도 제기됐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당내 공지에서 “대변인께서 방송 패널, SNS 활동 등에서 지나친 언사로 논란이 생기고 있어 매우 뼈 아프다”면서 “과도하거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상대 후보와 당을 공격하는 언사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우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글과 말을 써주시길을 엄중하게 당부드린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인사조치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관왕’ 스웨덴 금메달리스트 “중국에 올림픽 넘긴 IOC 무책임” [이슈픽]

    ‘2관왕’ 스웨덴 금메달리스트 “중국에 올림픽 넘긴 IOC 무책임” [이슈픽]

    “노골적 인권침해국 中에 올림픽 넘겨”“중국 상황 끔찍하다고 생각” 작심 비판신장 위구르 인권·대만 독립·편파 판정 겨냥올림픽학자 “러 도핑 논란 최대 승자 中 정부”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빙속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스웨덴 선수가 귀국 직후 “중국처럼 인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나라에 올림픽을 넘겨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극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고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 등이 16일 보도했다. 스웨덴 빙속 국가대표 닐스 판 데 폴(25)은 지난 13일 귀국 후 현지 스포츠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권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상황이 끔찍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판 데 폴은 “아직 중국에 스웨덴 선수들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와 100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中 올림픽은 히틀러 폴란드 침공 전,러시아 크림반도 침공 전 같아” 판 데 폴은 “올림픽은 세계를 통합하고 국가들이 서로 만나는 환상적인 스포츠 행사”라면서도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기 전에 했던 것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했던 것처럼”이라고 비유했다. 독일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한 3년 뒤 폴란드를 침공했고, 러시아는 2014년 소치 올림픽 폐막 며칠 뒤 크림반도를 침공했다. 판 데 폴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이번 올림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거론된 가운데 열리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올림픽이 열리는 내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여부를 놓고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겪었으며 우크라이나 인근 나라와 지역에 야전 병원을 짓거나 병력과 군수 물자들을 이동시켜 일대 전운과 긴장감이 고조됐었다. 러시아는 이날 군사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쳤다며 크림 반도에서 군대를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판 데 폴의 주장은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모토로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의 무력 제압에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경우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 피겨선수 도핑 사건, 中 최대 수혜”펑솨이·신장 위구르 인권 수면 아래로 외신들은 실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논란으로 인해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이슈들이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 비중국인 언론인들이 많이 묻던 중국의 고위 관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실종설이 돌았다가 나타난 테니스 선수 펑솨이 문제,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코로나 폐쇄 루프의 효율성  문제 등 발리예바 약물 논란이 터지면서 중국을 난처하게 하던 질문들이 사라지는 효과를 낳았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발리예바는 도핑 약물 복용 논란에도 미성년자이고 늦게 통보 받았다는 이유로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러 ‘페어 플레이’를 기본으로 한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AP통신은 “발리예바에 대한 도핑 논란은 중국 관리들이 답변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어려운 주제를 제쳐둘 수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게임 체인저였다”고 강조했다.올림픽 역사학자 “발리예바 스캔들로인권 문제 언급 피하게 된 中정부 승자” 올림픽 역사학자 데이비드 월레친스키도 “발리예바 스캔들의 가장 큰 승자는 중국 정부”라면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게 돼 다행”이라고 꼬집었다. AP통신은 “중국 관영 매체들은 계속해서 올림픽에 대한 찬사를 보내면서 성공적인 개최를 칭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고 마스코트 ‘빙둔둔’의 공급 부족에 대해 한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중국 쇼트트랙과 스키 점프 등에서의 중국 선수에 유리한 편파 판정과 이해할 수 없는 실격 처리 등으로도 각국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판 데 폴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동료 선수들과 그러한 의견을 교환했냐는 질문에는 “그들은 선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했다”며 정치에 대한 발언은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IOC는 올림픽 기간 동안 정치적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IOC의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올림픽 경기장은 물론 올림픽과 관계된 장소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 종교, 인종적 선전을 금지하고 있다.  타이완뉴스는 판 데 폴이 앞서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같은 질문에 “오래도록 생산적인 삶을 살려면 내가 이동하는 곳의 체제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에는 경기하는 중간에 불이익을 감안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서울광장] 구둣발 민폐와 폭력 선생님 꿈/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구둣발 민폐와 폭력 선생님 꿈/임창용 논설위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얼마 전 열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린 사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선거운동을 위해 빌린 ‘열정열차’에서 윤 후보가 맞은편 빈 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올려놓은 모습이 논란을 일으켰다. 보좌진 중 한 명이 홍보차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게 외려 탈이 난 모양이다. 윤 후보 측은 다리 경련으로 잠깐 다리를 올렸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타인에 대한 배려도 시민의식도 없다”, “평생 특권과 권위에 의지해 온 노매너와 몰상식이 놀랍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스펙과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인성이 나쁘면 아웃”이라고 직격했다. 다리 한번 잘못 올렸다가 평생 특권에 젖어 노매너로 일관해 온 인성 나쁜 사람으로 비난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사진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거북해 보이긴 한다. 당시 사정과 별개로 상식에 어긋난 행위로 비친다. 선거 정국에서 이런 모습은 상대 진영이 공격할 매우 좋은 소재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연상시키면서 사진 주인공의 비뚤어진 삶의 태도에 연결시키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머리를 자주 돌리는 ‘도리도리’나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 습관 논란도 마찬가지다. ‘혼란스러운 성격 소유자인가?’, ‘옆사람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을 거야’란 의문과 추측으로 이어지기 쉬우니까. 실제로 지하철에서 ‘쩍벌남’ 옆에 타면 불편하고, 말할 때 고개를 수시로 돌리는 사람은 불안해 보이기 쉽다. 현재의 모습이 아닌 과거 글이나 발언, 태도도 다르지 않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한 달 전쯤 이재명 후보의 어릴 적 ‘꿈’을 소환한 적이 있다. 민주당이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녹취록에 ‘내가 정권 잡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내용이 있다고 공격하자 반격차 내놓은 것이다. 이 후보는 2012년 트위터에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첫 꿈이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한데 그 이유를 ‘선생님한테 너무 많이 맞아서 나도 선생님이 돼 애들 때려 보겠다는 것’이라고 해 논란을 불렀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꿈의 이유다. ‘존경받고 싶어서’라든가 ‘가르치는 게 좋아 보여서’ 정도로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후보는 ‘꿈이 세월따라 변했다’고 부연했지만, ‘이런 사람이 대권을 잡으면?’이란 불안감을 갖는 이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준석 대표가 “국민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건 이거”라며 링크를 공유한 것도 그런 효과를 노렸을 터다. 국민의힘이 2014년 한 음식점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 후보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법 경시’와 ‘전과 4범 후보’까지 들먹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한 참석자의 만류에 “내가 세금 거두는 걸 집행하는 사람인데 누가 뭐래?”라고 말했다는 주장까지 공유했다. 이 후보 측은 흡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발언은 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뛴다. 사실이라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듯싶다. ‘폭력 선생님 꿈’이든 ‘구둣발 민폐’든 이·윤 두 후보의 실제 인성이나 삶에 대한 실제 태도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두 후보는 이 같은 비유와 공격이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모두 웬만한 허물은 눈감아 줄 열혈 지지층은 아니다. 일반 국민들로선 보이지 않는 진정성보다는 눈에 잘 띄는 일상이나 과거의 흔적을 믿게 마련이다. 후보들의 백 마디 약속보다 무심결에 내뱉는 한두 마디 말이나 행위가 유권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불교 경전 법화경에 ‘즉사이진’(卽事而眞)이란 말이 있다. 사물과 일상에 진실이 있으니 매사를 진실하게 대하라는 의미다. 작은 일을 소홀히 하면 큰 일도 이루지 못할 것이란 뜻으로도 읽힌다. 대선이 며칠밖에 안 남았지만 여전히 후보들이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 이광형 “카이스트 세계적 대학이 못되는 것은 학생들 꿈이 작아서”

    이광형 “카이스트 세계적 대학이 못되는 것은 학생들 꿈이 작아서”

    “카이스트가 세계 일류대학이 되지 못한 것은 우리 구성원들이 아직 세계 일류대학이라는 뜻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학생과 미국 MIT 학생을 비교했을 때 열정과 실력은 거의 대등하지만 꿈의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졸업 후 창업을 할 때도 네이버, 카카오, 넥슨 정도만 꿈 꾸지만 MIT 학생들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를 꿈꾼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1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현재 카이스트 상황을 로켓 발사의 단계에 비유해 ‘1단 로켓’을 겨우 점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2단, 3단 로켓에 불을 붙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총장은 카이스트 신문화전략인 ‘QAIST’ 추진을 강조했다. QAIST는 질문하는 창의인재, 최고보다 최초를 지향하는 연구,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을 위한 국제화, 기술사업화, 사회기여 활동을 확대하는 신뢰가치라는 이 총장의 5가지 운영전략이다. 이 같은 운영전략을 바탕으로 현재 의과학대학원을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으로 전환설립하고 평택캠퍼스와 미국 뉴욕캠퍼스를 설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카이스트는 이 총장이 미국 빅투자그룹 배희남 회장을 만나 뉴욕에 카이스트 미주캠퍼스를 세우기로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국내에 알려진 것처럼 기부를 받기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캠퍼스 설립에 대한 협력을 받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뉴욕캠퍼스 추진상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총장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야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방문을 못하고 있어서 진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또 그는 “후원자만 만나면 학교를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막상 하려고보니 법도 다르고 제도, 관습이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대학을 만든다는 것이 한국에서 대학 만들기보다 훨씬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당초 카이스트 단독 캠퍼스 설립에서 미국이나 국내 대학들과 공동 협력 캠퍼스 구축으로 진행 중이라고 이 총장은 밝혔다. 이 총장은 현재 운영 중인 의과학대학원을 과기의전원으로 전환 설립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과기의전원은 인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한국형 의사과학자이자 바이오경제를 선도할 혁신 창업가를 양성할 연구중심 교육기관”이라며 “의과학대학원을 확대한 뒤 2026년쯤 과기의전원으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내세우며 의대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교육계는 물론 과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들도 처음에는 기초의학 분야에 종사할 의사들을 키우는 것이 목표였지만 현재는 이름만 바뀐 의대로 전락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질문에서 이 총장은 “카이스트 의전원은 교육 내용도 그렇고 설립될 때 10년 간 임상의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면서도 “10년이 지난 뒤 혹시라도 임상을 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 임상의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카이스트 같은 후발 의전원 졸업장으로 임상의가 가능하겠냐”면서 “카이스트가 과기부와 협조해서 의대에 연구인프라와 연구비를 많이 투입해서 연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연구하는 의사 양성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 총장은 “연구에서 나온 기술들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는 디지털 호스피털이 있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과기의전원 설립 이후에는 부설대학병원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같은 생각에 대해 기초과학을 가르치는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교수는 “우수 인력들이 의·약대로 몰리는 상황에서 연구비와 연구인프라까지 의대에 몰아줘 쏠림현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면서 “카이스트가 후발이라고 하더라도 이름값 때문에 오히려 임상의로 진입하기가 더 쉬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은 의사과학자가 아닌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지금과 같은 의과학대학원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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