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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이 탄핵한 노대통령 소환 추미애, 정권 몰락 자초”

    “자신이 탄핵한 노대통령 소환 추미애, 정권 몰락 자초”

    국민의힘 등 야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3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37.4%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 TBS 의뢰, 11월30일~지난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가 나오자 문 정권을 향한 맹공격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의 검찰총장 찍어내기, 법치주의 유린을 해외 주요 언론이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한국 법치주의 파탄 우려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희대의 국제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을 힘으로 누르고 법무부에 자기파를 넣어서 검찰을 해체에 가까운 수준으로 압박해도 절대 성공할 수 없고 이 과정 자체가 또 다른 범죄로 남아 뒤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의 권력남용의 정점에는 ‘배드덕’(나쁜 오리) 추미애가 있다”며 “본인이 배드덕이 된 줄도 모르고 이제는 ‘크레이지덕’이 돼 설치니 국민의힘은 참으로 ‘추미애 복’이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확산되는 상황을 난장판, 콩가루 집안에 비유하면서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 꼴을 보라. 추 장관이 벌인 난장판 속에 법무부와 검찰은 어용 검사와 진짜 검사가 설전까지 벌이며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 됐다”며 “모든 문제의 발단은 대통령인 만큼 대통령이 결자해지하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 개혁위원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올리며 검찰개혁을 주장한 추 장관에 대해 “노무현의 낡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것이 마지막 믿는 구석이라 생각했겠지만 영정 속의 노무현도 이제 그만 내려놓고 국민의 뜻과 순리에 따르라 했을 것 같다”면서 “최소한의 정무감각과 국민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내일 법무부의 (윤석열 총장) 징계위는 취소 또는 연기하고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는 포기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9일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 변호사는 “굳이 윤 총장 징계와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하겠다면 말릴 도리는 없지만 정권의 몰락과 민주당의 파산을 재촉하는 초고속 엑셀레이터를 밟는 것인 줄 알기나 하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자신이 탄핵했던 노 대통령 영정사진까지 소환하는 추 장관. 더이상 밀리지 않도록 친문진영 재결집하고, 본인을 내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는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추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찍어내려다 무리해서 되치기 당하고 여론의 역풍을 맞아 문재인 정권의 폭망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미 이용구 법무부 신임 차관을 (윤 총장) 징계위원장에 맡기지 마라고 지시하고, 징계는 전적으로 추 장관의 결정이며 대통령은 법에따라 징계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며 “최악의 경우 추 장관과 손절 가능성을 이미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이웃 종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이웃 종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지난 10월 어떤 개신교도가 경기도의 한 사찰 건물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어떻게 종교가 다르다고 불까지 지를 수 있느냐고 의아해했다. 그러나 종교학이 전공인 필자는 이런 소식을 자주 접해서 별로 이상하지 않았다. 주로 극소수의 개신교도들이 이런 일을 자행하는데 십수년 전에 수유리의 화계사에 있던 국제선원에 불을 지른 사건도 있었다. 그때도 범인은 개신교도로 기억하는데 당시 그곳에 있던 외국인 승려들은 ‘어떻게 사람이 사는 데에까지 불을 지를 수 있느냐’면서 개탄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한국신학대의 김모 교수는 신학과 학생들과 함께 화계사에 가서 이 선원을 재건하는 데에 힘을 도왔다고 한다. 이참에 사람들이 갖는 신앙 혹은 종교관에 대해 살펴보면 좋겠다. 필자가 미국 템플대 유학 시절 은사였던 스위들러 교수는 ‘종교 간 대화’의 세계적인 대가인데 그와 함께한 세미나에서 많이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먼저 배타주의(exclusivism)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신앙만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태도다. 이른바 배타적 진리관이다. 절에 불을 지른 개신교도는 이런 종교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종교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저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종교관을 가진 사상이나 종교는 거칠게 말해서 개신교와 성리학, 이슬람, 마르크스주의 등을 들 수 있다. 내가 여기서 ‘거칠게’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이 종교나 사상들의 전반적인 경향이 그렇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이런 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 사이에 많은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 중에도 배타주의적인 진리관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태도는 포괄주의(inclusivism)다. 이 태도를 가진 사람은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 다른 종교를 믿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가진 신앙이 가장 우월하다고 여긴다. 이런 종교관은 주로 불교나 가톨릭에서 가르치고 있다. 여기서 주목을 요하는 것은 가톨릭이다. 가톨릭은 지난 2000년 동안 배타적 진리관, 즉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는 교리를 고수했다. 그러다 1960년대에 당시 교황인 요한 23세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열면서 경천동지할 만한 변혁을 이룬다. 이 회의에서 타 종교를 이웃 종교로 인정하는 듯한 교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20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뒤로 가톨릭은 배타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바뀌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톨릭의 사제나 교도들이 이웃 종교들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였던 에리히 프롬은 가톨릭은 공의회 이후 전제(專制)주의적인 종교에서 인본주의적인 종교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태도는 종교적 다원론(pluralism)이다. 이 종교관을 가진 사람은 자기 신앙이 다른 신앙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이른바 종교적 상대주의다. 모든 종교는 그 종교가 처한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을 뿐 지향하는 목적지는 같다는 입장이다. 이 태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비유는 산 정상으로 향하는 여러 개의 길 비유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든 상관없다. 모든 길은 정상으로 향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 가지 태도 중에 어떤 것이 더 낫다 못하다는 등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어떤 종교관을 갖고 있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내외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겸손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등의 높은 도덕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지 믿는 종교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종교인들을 만날 때에 그의 언행만을 본다. 굳이 내 종교관을 말한다면, 인도의 성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1929년에 자신을 메시아로 섬기던 집단을 해산하면서 선언한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그때 그는 ‘진리로 가는 길은 없다’(Truth is a pathless land)고 설파하면서 모든 종교의 한계를 지적했다. 인도판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고나 할까?
  • 90살 동갑내기, 70년 전 함흥의 풍경을 되살리다

    90살 동갑내기, 70년 전 함흥의 풍경을 되살리다

    김일성 사진이 걸린 공회당 2층 지붕은 날아갔고 벽은 반 정도가 아예 주저앉았다. 폐허가 된 도시지만, 사람들은 명절을 즐기며 춤을 춘다. 1955년 함경남도 중심지 함흥의 풍경이다. 최근 출간된 사진집 ‘함흥, 사진으로 보는 전쟁과 재건의 역사’ (논형)엔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무도를 닦던 반룡산을 품은 1940년대 함흥의 모습을 비롯해 폭격을 맞아 유령도시가 된 풍경, 옛 동독이 참여한 복구 활동, 당시 북한 주민의 생활상 등 70년 전 함흥의 풍경과 생활상이 담겨 있다. 함흥 출신의 1930년생 동갑내기 신동삼(오른쪽)씨와 한만섭(왼쪽) 전 서울대 공대 교수의 공동 저작물이라 의미 깊다. 1952년 동독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된 신씨는 1955년 동독 함흥시 재건단(DAG) 통역으로 합류해 고향을 찾았다. 함흥은 B29기의 맹렬한 폭격으로 전체 건물의 95%가 파괴된 상황. 신씨는 “당시 함흥에는 모래와 점토, 그리고 인민들의 정열적인 힘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시설계가, 건축가, 현장감독, 지질학자, 측량사, 벽돌공 등 500명의 독일 기술진이 8년 동안 여러 인프라 시설을 건설하는 장면이 책에 생생하다. 신씨는 1995년 한국 관광을 왔다가 ‘동독과 북한-1954년/62년 함흥시 재건사´를 낸 독일 작가를 40년 만에 다시 만나 자료를 넘겨받았다. 여기에 개인 소장 자료 등을 모아 사진집 ‘신동삼 컬렉션´(2013, 눈빛)을 냈다. 2018년 1월 미국에 살던 한 전 교수가 지인의 소개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씨를 만나 컬렉션에서 다루지 못한 자료 900여장을 다시 분류하고 디지털 보정 작업을 했다. 중학교 때까지 함흥에서 지낸 한 전 교수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한씨는 “한국전쟁 직후 북한 사회상을 연구하는 사가들에게 좋은 사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사진집에 관해 “반세기 전 떠나온 북녘 동포들에 대한 채무감에서 시작한 일”이라며 “분단된 우리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마음의 소’를 찾는 새해를 기다리며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마음의 소’를 찾는 새해를 기다리며

    2021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21년은 소의 해이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재산이자, 식구이자, 일꾼이었다. 그만큼 친숙하고 가까운 존재였다. 우리는 무던하고 순한 성정을 지닌 사람을 소에 비유하기도 한다. ‘소 같은 사람’이라 하면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칭찬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 좋은 뜻으로만 쓰이지는 않았다. ‘소 힘줄 같다’고 하면 어지간해서는 끊기 힘든 고집을 말하기도 한다. 쉽게 변하지 않고, 진중한 성격 때문에 소는 불교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에 비유된다. 특히 선종에서 소는 인간의 ‘본성’(本性)에 비유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심우도’(尋牛圖)이다.심우도는 처음 선종의 수행을 시작한 동자가 소를 찾기 위해 산중을 헤매다가 마침내 도를 깨우치고 결국 수행의 최고 단계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소를 찾아 나선 동자의 여정을 열 가지 장면으로 나타냈기 때문에 십우도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동자가 찾는 것은 열 마리의 소가 아니라 단 한 마리의 소이고, 이때의 소는 진정한 본성을 상징한다. 선종 수행의 10단계를 10개 장면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심우도라는 주제가 유명해진 것은 불교식 시(詩)인 게송 때문이다. 중국 송나라의 보명(普明)과 곽암(廓庵)이 쓴 두 종류의 심우도 게송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비슷한 내용의 시가 여러 종류인 것을 보면 지난한 구도의 길을 동자가 소를 찾아다니는 내용으로 빗댄 이야기가 원래 불교계에 있었던 모양이다.우리나라에는 사찰 건물 외벽에 그린 근대의 심우도가 남아 있다. 중국 사천성 대족(大足)의 조각이 심우도의 원형에 해당한다. 대족의 보정산 석굴은 대형의 석가 열반상과 지옥변상 조각으로 유명해서 입구에 조각돼 있는 심우도는 놓치기 쉽다. 입구에서 안쪽으로 길게 늘어선 심우도는 그림처럼 10개 장면이 명확하지는 않다. 동자가 소를 찾아 헤매는 산과 숲이라는 배경은 생략됐지만 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도의 여정을 묘사한 것임은 분명하다. 사진은 동자가 소를 찾아 길들여서 자신을 따라오게 하는 다섯 번째 순복(馴伏, 혹은 牧牛)의 단계를 묘사한 부분이다. 뻣뻣해 보이는 소의 안쪽으로 휜 큰 소뿔은 중국 남방과 동남아에 사는 물소를 나타낸다. 대족 보정산은 남송의 승려 조지봉(趙智鳳)이 1179년부터 70여년간 조성한 석각(石刻)이다. 방대한 주제를 다채롭게 표현한 회화적 조각으로 눈길을 끈다. 불교조각이지만 내용상으로 충효와 선악을 강조하는 유교적인 성격의 조각도 섞여 있다. 부모의 은혜를 강조하는 ‘부모은중경 변상도’나 ‘지옥변상’은 지역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유교적 이념을 불교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자신을 찾는 수행의 길을 촉구하는 선종의 심우도를 새긴 것은 보정산의 조각이 얼마나 다채롭고 풍부한 세계를 바탕에 깔고 있는지 보여 준다. 자기의 본성이자 어쩌면 도에 해당하는 소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소는 산속에 숨었을 수도 있고, 숲이나 늪 깊숙이 들어가 버렸을 수도 있다. 소가 숨은 곳이 어디든 새해에는 자신의 소를 찾아 묵묵히 정진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 누가 알겠는가, 소가 어떤 형태로 자신을 찾아올지. 복 짓는 새해, 덕으로 일구는 소의 해를 기다린다.
  • “中 아니라 ‘성형 K팝’이 침략…한국인 되려는 필리피노, 자존심도 없냐”

    “中 아니라 ‘성형 K팝’이 침략…한국인 되려는 필리피노, 자존심도 없냐”

    미인대회 출신 필리핀 가수가 케이팝(K-Pop)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25일(현지시간) SCMP는 2016년 ‘미스 어스’ 필리핀 출신 가수 이멜다 바티스타 슈바이하트(25)가 “정체성을 잃었다”며 케이팝 팬들을 저격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이 개최국인 ‘미스 어스’는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주제로 한 미인대회로,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4대 국제미인대회로 꼽힌다. 2016년 이 대회에서 미스 어스 필리핀 타이틀을 거머쥔 슈바이하트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케이팝이 싫다”는 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독일계 필리핀인 슈바이하트는 “필리핀 사람이 한국인처럼 되려고 애쓰다 정체성을 잃고 있다. 자존심 좀 지키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필리핀 사람이 한국인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우월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을 침략하는 게 중국인 줄 알았느냐. 뭔가 오해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침략을 받고 있다”며 필리핀 문화가 케이팝에 잠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케이팝 스타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도 이어갔다. 슈바이하트는 케이팝이 성형수술을 부치기고 불안감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을 케이팝 스타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아마 성형수술을 엄청나게 많이 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것일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반대로 서구 문화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서양 영향력은 최고 수준이다. 우리는 오늘날까지도 그들 발밑에 있다”면서 “모든 것의 모범이 되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필리핀 사람인 우리에게는 그들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우리보다 우수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슈바이하트의 글이 공개되자 케이팝 팬을 중심으로 항의가 쏟아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위선과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케이팝 애호는 단지 예술적 감성의 진가를 알아본 현상일 뿐”이라며 정체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다른 페이스북 이용자는 “순전히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발언”이라면서 “음악의 한 종류를 탄압하도록 사람들을 선동하려 잘못된 민족주의를 끌어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기업가이자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프란시스 바란 4세 역시 “케이팝을 사랑한다고 해서 정체성을 잃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화가 난 일부 케이팝 팬들은 슈바이하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신고해 정지시켰다. 최근 그녀가 발매한 싱글 앨범에 대한 악평도 쏟아냈다. 하지만 슈바이하트는 물러서지 않았다. 다른 계정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법적 절차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그녀는 “사이버 불링, 사이버 스토킹, 사생활 침해, 인격 모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현재도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이와 별개로 다른 쪽에서는 케이팝의 긍정적 영향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특히 연이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본 필리핀에서 자발적 구호 활동을 펼친 케이팝 팬들에 대한 감사가 잇따랐다.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은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케이팝 팬들이 태풍 피해자 구호 활동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랙핑크 팬덤과 방예담 팬덤을 콕 집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2016년 미스 어스 필리핀에 오른 슈바이하트는 미스 어스 우승자로 뽑힌 미스 에콰도르를 모욕해 거센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CNN필리핀에 따르면 당시 슈바이하트는 “가짜 코, 가짜 턱, 가짜 가슴”이라며 우승자가 성형수술을 했다고 비난했다. 대회 기간 같은 방을 썼는데 우승자 본인도 성형수술 사실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그녀는 “사실을 말한 게 죄라면 미안하다”는 의미 없는 사과와 함께 대회기구를 탈퇴, 자진해서 왕관을 내려놓았다. 슈바이하트는 이후에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다가 “진실을 말한 게 죄라면 미안하다”라고 사과하는 등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예비군이 승진·월급 1.5배 수당… 중동 최강 이 나라 ‘軍금해’

    장애인·여성·예비군도 투입 시스템이민자에겐 영주권 주고 인력 충원90 만에 1개 부대 소집 체계 갖춰엄격 기준 탓 전체 여성 60%만 징집국위 선양해도 면제 없어 병력 과잉이스라엘은 인구 865만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1948년 건국 이후 1973년까지 4차례의 전쟁에서 완승하면서 중동 지역 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주변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가급적 많은 국민을 군에 투입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여성, 예비군을 전력에 투입하는 독특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폐증 환자’도 군 정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26일 호서대 연구팀이 작성한 ‘이스라엘 군사제도 분석에 의한 대한민국 국군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국 소속인 ‘9900부대’는 시각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 정보부대입니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이용해 얻은 지형 사진을 분석한 뒤 군사 정보를 얻는 곳입니다.●자폐증 요원, 사진 분석에 ‘천재성’ 보여 이스라엘군은 2013년부터 새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자폐증 환자를 이 부대에 투입한 겁니다. 자폐증 요원들은 적의 이동과 건물 변화 등의 세밀한 변화를 포착하는 데 특유의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시리아,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큰 성과를 냈습니다. 요원들은 9900부대에 배치되기 전에 군의 사회화 프로그램 ‘로힘 라호크’를 거칩니다. 대상자들은 텔아비브 인근의 ‘오노 아카데믹 칼리지’에서 영상 및 미디어 분석, 지도 분석 등 3개월 과정의 특수 교육을 받은 뒤 타인과의 의사소통 등 추가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투입된 자폐증 요원들은 수많은 위성사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유용한 군사 정보를 추출하는 실전 교육을 받습니다. 목표물의 행동을 파악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교육받기도 합니다. 첩보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도 이들의 일입니다. 이스라엘군 특수조직 중에는 ‘베두인 부대’도 있습니다. 1500명 규모로 사막지대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비유대계 소수민족 부대입니다. 평소 험지와 열사의 기후에 잘 적응해 국경지역 정찰 업무를 맡겼더니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예하 ‘사막 정찰부대’에 속한 베두인들은 하마스 테러부대가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경로를 사전 차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베두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도 영주권을 주는 조건으로 군 병력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병사들은 1973년 4차 중동전쟁에서 ‘감청 작전’에 집중 투입돼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인구 감소에 대비해 이런 이민자 정책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베두인 부대’도…이민자 적극 유입 이스라엘에는 엄격한 유대교리를 강조하는 강성 유대인 ‘하레디’가 있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거부해 정부가 면제 특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건국 초기 소수였던 하레디가 최근에는 전 국민의 12%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었고, 납세 의무도 거의 지지 않아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병역 의무를 질 수 있도록 ‘하레디 부대’를 창설했습니다. 하레디 부대는 일과 시간에 경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전통적 식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급식체계도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입대자가 급증했고 부대 창설 초기와 비교해 30배의 병력이 충원됐습니다. 중부사령부에 이어 남부사령부와 공군에도 하레디로만 구성된 부대가 잇따라 창설됐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예비군’도 주력군입니다. 현역이 17만 6500명, 예비군이 46만 5000명으로 전체 병력의 72%가 예비군입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2012년 하마스와의 ‘8일 교전’ 등 각종 전쟁과 분쟁에서 예비군이 주력으로 싸웠습니다. 현역 복무를 마친 39세 이하 남성과 34세 이하 여성은 ‘제1예비역’으로 최전방에 지원병, 공수, 기갑, 공병 등으로 투입됩니다. 제1예비역을 마친 44세 이하 남성은 ‘제2예비역’으로 보병 지원병에 편성됩니다. 의무복무자는 1년에 30일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2박 3일에 불과한 우리와 큰 차이가 납니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1시간 30분 만에 1개 대대급 부대를 소집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동원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예비군도 ‘승진’ 제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군 계급이 사회적 지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예비군 승진에 목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강도 높은 훈련만큼 장학금·대출 등 혜택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지만 한편으로 혜택도 많습니다. 전역 병사는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공무원과 공채 및 국가시험 가산 특전이 있으며 주택대출 지원도 받습니다. 예비군 수당은 개인 월평균 임금의 1.5배를 지급하고 동원훈련 일정이 연장되면 추가 수당도 줍니다. 만약 직업이 없으면 실업수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훈련수당으로 준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하고 20대 초반에 사회로 복귀해 학업을 하거나 사회로 진출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장교’는 매우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반드시 병사, 부사관 단계를 밟아야 하고 단계별로 지휘관 평가도 받습니다. 과거 병사로 있었던 부대로 돌아가 소대장으로 임관하기 때문에 장교와 부대원의 결속력이 매우 높습니다.많은 분들이 모든 여성이 징집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징집되는 비율은 전체 여성의 60% 정도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징집기준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수 여성만 전투병과에 배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행정, 복지, 인사, 교육 등 비전투병과에서 활동합니다. 체육, 예술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위선양을 했다고 해도 병역 면제 혜택은 없습니다. 이런 정책들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해마다 병력 부족은커녕 인력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넘치는 인력은 어디로 갈까요. 다른 정부 부처에 배치돼 병역 의무를 수행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은정 검사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

    임은정 검사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

    검찰 내 ‘내부고발자’로 활약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검찰을 지는 해에 비유하며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었습니다만,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테니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할 밖”이라고 현재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을 보는 자신의 시각을 전했다. 임 부장검사는 “그럼에도,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라며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 장관의 윤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청구 이틀째인 이날 일선 고검장들과 대검 중간간부들이 추 장관에 ‘재고’를 요청하며 항의 행렬에 동참했다. 전날 대검 연구관들과 부산 동부지청 평검사들이 추 장관의 조치에 반발한 데 이어 간부들까지 집단 행동에 나섰으며 일선 지검장들도 전국 검사장 회의 소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 장관은 이날 12월 2일을 징계심의 기일로 정하고 윤 총장에 출석을 통보하며 물러남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일선 고검장들은 26일 오전 10시10분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감찰 지시를 비판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이 대표로 적은 글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6개 일선청 고검장들이 모두 동참했으며 현재까지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고기영 법무부차관을 제외한 고검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는 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포함해 총 8명이다. 조 차장검사는 전날 오후 추 장관에 대한 비판 성명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고검장 모임을 갖기로 했으나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검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징계 청구의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 등 대검 중간간부 27명도 고검장 성명서가 올라온 지 약 한 시간 후인 오전 11시9분쯤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검찰총장에 대한 11월24일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는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충분한 진상확인 과정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kt 강백호와의 맞대결서 승리한 야구선수가 작가가 됐다고?...강인규 작가의 ‘제3의 삶’

    kt 강백호와의 맞대결서 승리한 야구선수가 작가가 됐다고?...강인규 작가의 ‘제3의 삶’

    최근 현역 야구선수로는 최초로 소설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강인규 작가(24). 그는 작가인 동시에 고려대학교 야구부에서 활동하는 야구선수다. 올해 졸업반인 그는 지난 10월 21일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이유를 본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저와 같은 선수가 프로야구에 많았기 때문에 제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그는 다른 야구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야구를 시작했다. 당시 잠신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는 부모님과의 긴 실랑이 끝에 “야구부 입단 테스트에서 합격하면 야구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냈고 결국 입단 테스트에서 합격했다. 하지만 당시 잠신중학교 야구부의 인원이 모두 차 있는 상태였고, 어쩔 수 없이 그는 해체 위기에 있는 신월중학교 야구부에 입단했다. 해체 위기에 놓여있던 신월중학교 야구부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2013년 히어로즈기 우승을 하게 되었다. 이후 야구 명문 덕수고등학교에 진학해 2016년 청룡기 MVP, 타점상, 홈런상을 휩쓸며 덕수고등학교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서울고와 덕수고가 맞붙은 2016 청룡기 결승전은 프로야구 최고 스타 강백호(서울고·현 kt위즈)와 덕수고 4번 타자 강인규(개명 전 강준혁)의 맞대결로 화제가 되었다. 4회 말 무사 1,2루, 덕수고 강인규는 서울고 투수 강백호의 공을 받아쳐 2타점 2루타로 연결하며 덕수고에 우승을 안겼다. 덕수고등학교 우승과 동시에 개인 타이틀인 MVP, 타점상, 홈런상까지 거머쥔 그에게 프로 지명은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 하지만 ‘201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저는 지명이 안 될 줄 알고 있었어요. 워낙 제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대학 가서 조금 더 실력을 쌓은 후 재도전하자고 생각했죠.” 늘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그는, 오히려 드래프트 미지명을 기회로 삼고 고려대학교에 진학해 실력을 더 쌓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한계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아무리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대학교 1학년 들어가 보니 한계에 부딪힌 거예요.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도 여기까지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먼저 나서서 저를 잡아주셨어요.”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던 그를 붙잡은 건 부모님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네가 야구 열정이 떨어진 것 같으니 네가 야구를 가장 좋아했을 때인 중·고등학교 시절에 썼던 야구일지와 현재의 마음을 공유하는 글을 써봐라. 소설로 써봐라”며 소설 집필을 추천했다. “처음에는 그냥 소설이니까 속는 셈 치고 한번 써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근데 쓰다 보니 너무 재밌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야구에 대한 애정이 제일 강할 때였던 고등학교 시절을 모티브로 쓰다 보니 다시 야구 열정도 생기고, 글 쓰는 것도 재밌어졌어요. 그렇게 쓰다 보니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썼던 야구일지가 소설을 쓰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야구일지에 힘들었던 점, 아쉬웠던 점들을 쓰면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힘든 감정을 야구일지에 털어놓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져 긍정적인 멘탈 관리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소설을 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은 ‘강파치’라는 야구선수가 온갖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달려 나가는 스토리입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 야구부 생활을 모티브로 쓴 책이죠. Q. 책 제목을 선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처음에 책 제목을 선정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었어요. ‘내일은 홈런왕’, ‘홈런’ 등의 제목은 너무 식상하잖아요. 그래서 책의 내용과 맞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야구 용어인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이라는 제목을 정하게 되었죠.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은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자가 헛스윙한 공을 포수가 잡지 못하고 뒤로 흘린 상황을 의미해요.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모든 타자가 출루하는 게 아니라 있는 힘껏 1루를 향해 열심히 달려야 출루할 수 있는 거예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 나가는 모습이 내용과 적절하다 생각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야구선수에서 작가의 도전이 두렵지는 않았는지? 솔직히 두려웠죠. 책이 이렇게 출판될지 전혀 상상도 못했고요. 제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조건이 신문 사설을 베껴 쓰는 것이었어요. 야구일지 쓰는 것, 신문 사설 베껴 쓰는 것 등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던 습관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출판 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책이 출판된 후 많은 분이 놀라시더라고요. 현역 야구선수가 장편 소설을 냈다는 것에 한번 놀라고, 동기나 친구들, 선·후배들은 “이게 다 내 이야기가 아니냐”며 두 번 놀라시더라고요. 소설 속 에피소드는 제 이야기가 1~20%, 나머지 80%는 주변에서 들었던 야구부 이야기들을 짜깁기해 녹여냈습니다. 아마 모든 야구선수들이 한 번씩은 겪을 만한 내용이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Q. 글을 쓰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 한 편을 한 달 동안 공들여서 완성했는데, 부모님과 출판사 대표님이 보시고 “아, 이건 내용이 별로다”하셔서 그 에피소드가 하루 만에 날아간 적이 있어요. 공들여서 썼는데 허무하게 날아갔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소설 속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아무래도 야구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극한의 순간들이 정말 많이 찾아와요. 그렇지만 이 소설을 보면서 그 순간을 슬기롭게, 현명하게 극복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많은 분이 이 소설을 보고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도 작가의 삶을 계속 이어갈 생각인지? 네. 저는 계속 이어갈 생각이고요. 후속작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구를 주제로 하는 추리 소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나의 삶을 야구로 표현한다면? 저는 지금 제 삶을 2회 초, 투 아웃, 주자 만루, 투 볼 상황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1회 말에 제 실책으로 3점을 준 거예요. 마치 제가 드래프트에 지명이 되지 못한 것을 이 상황에 비유한 거죠. 0대 3으로 지고 있는데 마침 제 타석, 히팅 찬스를 의미하는 투 볼 상황에서 다음 공을 기다리는 상황이 온 거죠. 여기서 치면 역전도 할 수 있고, 1회 말에 실수한 것도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해요.최근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독자들에게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화가 바뀌어서 복이 된다’는 뜻의 사자성어 ‘전화위복’은 그가 평소에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항상 행복하고 성공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분명 모든 사람은 전부 실패를 하게 되고, 또 안 좋은 순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순간이 언젠가는 복으로 바뀌어서 찾아온다는 의미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장민주 인턴기자 goodgood@seoul.co.kr영상 문성호·김민지·임승범·장민주 기자 sungho@seoul.co.kr
  • [기고] 마약 전쟁의 최전선에서/노석환 관세청장

    [기고] 마약 전쟁의 최전선에서/노석환 관세청장

    “선생님도 학생도… 편의점에서 담배 사듯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의 대중화, 보급형 뽕의 시대.” 마약 조직을 검거하는 경찰들을 코믹하게 그려 지난해 1000만명 넘는 흥행 대박을 터뜨린 영화 ‘극한직업’에 등장하는 대사 한 구절이다. 실제 영화와 현실은 얼마나 가까울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마약 실태는 심각하다. 국경 세관의 마약 적발은 2017년까지 연평균 50㎏ 이하였지만 2018년부터는 100㎏을 넘어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출입국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는데도 지난 9월 말까지 134㎏이 국경을 넘다가 적발됐다. 필로폰 100㎏은 우리나라 인구의 6%에 해당하는 3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국내 마약 밀반입 규모가 커진 이유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라오스·태국 국경지대)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필로폰 증가에 따른 전 세계 공급 확대로 풀이된다. 과거엔 국내 밀매 조직이 사람을 통해 한 번에 수백그램씩 들여오는 게 고작이었지만 요즘은 밀수에 특화되고 추적이 까다로운 해외 조직이 직접 생산지에서 국내로 공급하고 있다. ㎏ 단위 적발이 잇따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천에서 김포·김해 등으로 공항을 수시로 바꾸는가 하면 세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마약을 특송화물이나 국제우편에 교묘히 숨기는 수법도 이용한다. 구매자가 공급책을 만나 거래하는 위험 부담 없이 인터넷 클릭 몇 번으로 마약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층에서 마약류 사용이 늘어난 이유다. 다크웹에서 활동하는 해외 판매상을 통해 마약을 주문하고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결제하면 며칠이면 마약이 들어 있는 택배상자를 문 앞에서 받아 볼 수 있다. 그 결과 전체 마약사범 중 20대 비중이 2015년 10.9%에서 2019년 21.9%로 2배로 늘었고 대마는 20대가 44.4%로 가장 높다. 옛사람들은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온다’고 했다.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비유한 말이다.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 구현은 세관의 기본 책무 중 하나다. 국경의 사소한 빈틈조차 철저하게 차단해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켜 내는 데 한 치의 오류도 없도록 세관의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다.
  • ‘조국 말바꾸기’ 비판한 김근식 “참 무식…버닝썬 사건 승리 꼴”

    ‘조국 말바꾸기’ 비판한 김근식 “참 무식…버닝썬 사건 승리 꼴”

    김근식, 이틀 연속 조국 향해 일침“윤석열을 참모총장에? 버닝썬 승리 꼴”“신공항…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는 찬성했지만, 과거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는 반대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냐며 일침을 가했다. 김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창피 떨지 않으려면 다음부터 본인(조 전 장관) 트윗을 확인해보고 끼어들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대해 “신공항 10조면 고교 무상 교육 10년이 가능하며, 4대강 투입 22조면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3년을 먹여 살린다”라고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반면 현재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신공항 명을 ‘가덕도·노무현 국제공항(RohMooHyun International Airport)’으로 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찬성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내가 한 말을 내가 기억 못 한다?”며 “이번에 한 말도 나중에 또 바꾸면 된다는 것인가. 차라리 검찰개혁이랑 기자 고소 이야기만 하라, 헛소리라도 그건 일관성이라도 있지 않으냐”라고 덧붙였다. 김근식, 조국 향해 “윤석열을 참모총장에? 버닝썬 승리만큼 무식” 앞서 김 교수는 21일 조 전 장관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육군참모총장’에 빗댄 것은 마치 버닝썬 사건 때 총경을 ‘경찰총장’이라고 불렀던 승리 꼴”이라고 비꼬았다. 김 교수는 “이제는 조국 스스로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고 내지르는 거 같고 지식의 한계도 드러난다”며 전날 조 전 장관의 글을 문제 삼았다. 전날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육군참모총장이 국방부장관에게 맞서면서 ‘나는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군대는 국민의 것이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라며 국민의 검찰을 주장한 윤 총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에 김 교수는 “(조 전 장관이)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에 반항한다면서 육참총장이 국방장관에 대든다고 비유하는데, 참 무식한 이야기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특수관계가 유사한 것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관계다”고 교정했다.김 교수는 “법무장관은 법무검찰 사무의 감독자이지만 수사와 소추를 담당하는 검찰의 수장은 법무장관이 아닌 검찰총장이듯이, 국방장관은 국방사무 감독자이고 군정권을 갖지만 군대의 작전지휘권과 군령권은 현역 군인인 합참의장이 갖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수사와 소추의 권한은 검찰총장 책임하에 있고 작전지휘권과 군령권은 합참의장에 있기에 검찰총장이 수사와 소추에 관한 한 법무장관 앞에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합참의장이 국방장관의 군령권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군대를 동원해서 국민을 사살하라고 명령하는 것을 합참의장이 따를 수는 없는 것으로 그래야만 광주의 비극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명색이 서울대 법대 교수라는 사람이 검찰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어 기껏 예를 든다는 게 무식하게도 국방장관과 육참총장을 들고 있다. 총경을 경찰총장이라고 불렀던 버닝썬 사건의 승리 꼴로 갈수록 한심하다”고 거듭 힐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마존 약국과 애플 맥북, 왜 시장 파괴적인가

    아마존 약국과 애플 맥북, 왜 시장 파괴적인가

    아마존 파머시, 처방약 집으로 배달해줘코로나 팬데믹 틈타 약국시장까지 진출애플은 자체 개발 칩 내장한 맥북 공개하드웨어·운영체제·콘텐츠·칩까지 통합빅테크기업, 기존 시장 붕괴시키고 독점시장 경계 모호해져 독점규제 쉽지 않아 지금 전 세계의 눈은 ‘백신’으로 향해 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잇단 백신 개발 소식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백신 개발 소식을 다룬 커버 기사에서 “어두운 겨울에 갑자기 희망이 왔다”(Suddenly, in a dark winter, there is hope)고 표현했다. 이런 희망 속에서도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은 현재 ‘백신’보다 독점 또는 반독점이란 단어에 더 민감해한다. 빅테크 기업 직원들은 재택근무 중에 온라인 혁신 통합서비스를 끊임없이 만들어 냈지만, 이런 혁신이 아날로그 시장을 쉽게 붕괴시키고 독점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아마존의 ‘아마존 약국(파머시)’ 서비스와 애플의 새 반도체는 빅테크 공룡기업의 시장통합 전략과 독점 유발 그리고 이에 대한 견제장치를 고민하게 된다. 아마존 파머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처방약을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아마존 프라임 고객은 배송비가 무료다. 약국에 가지 않고도 아마존에서 약을 주문하고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이 발표가 ‘파괴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 때문이다. 미국의 약국 시스템은 복잡하고 불편한 데다 소비자의 불만도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형 약국에 가기 꺼리는 상황을 아마존이 파고든 것이다. T J 파커 아마존 파머시 부사장도 아마존 파머시 발표 자료에서 “사람들이 집에서 쉽고 편안하게 처방약을 받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약국 시장 진출은 시장 파괴적 서비스이다. 아마존 디지털 마켓의 파워와 막강한 배송 시스템 때문이다. 아마존의 약국 시장 진출 발표에 미국의 약국체인 CVS의 주가는 8.6% 하락했고 월그린의 지주회사 월그린부츠얼라이언스 주가도 9.6%나 하락했다. 아마존의 ‘아마존 파머시’는 아마존닷컴, 아마존프라임을 ‘약국’까지 확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소비자 편의를 내세우지만, 아마존의 파워가 넓고 깊어지며 결국 아마존과 경쟁하는 오프라인 회사들은 힘들어지고 스러지게 된다. 이에 앞서 애플도 지난 10일 자체 개발한 칩 ‘M1’을 내장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 3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M1은 컴퓨터 작동에 필요한 칩을 한데 모은 시스템온칩(SoC)이다.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8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기능을 수행하는 16코어 뉴럴엔진, D램 등을 합쳤다. M1이 탑재된 뉴 맥북에어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 5배 빠른 GPU 성능, 최대 9배 빠른 머신러닝 연산을 제공한다.이로써 애플은 하드웨어 기기(아이폰, 맥북, 아이패드)와 운영체제(맥OS, iOS), 콘텐츠(애플 뮤직, 애플TV 등)와 반도체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만든 완벽한 수직통합 체계를 만들게 됐다. 애플의 ‘수직통합’은 오랜 비즈니스 전략이다. 애플은 반도체를 자체 설계해 만들고 내장하는 반도체 회사가 됐음에도 반도체 ‘전문’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뛰어난 성능의 칩을 삼성전자나 레노보, 델,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판매하지는 않는다. 즉 자사 제품에만 사용해 시장 독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칩까지 통합해 ‘소비자의 편의와 소비자 선택’을 강조하지만, 디지털 기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마존과 애플 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등이 서비스와 제품을 ‘수직통합’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범접할 수 없는 경제적 해자(垓子, Moat·원래 침입방지용으로 성곽을 따라 파놓은 못. 현대에는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해자에 비유함)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수직적 통합과 경쟁 배제라는 빅테크 기업의 접근 방식은 점차 ‘독점’으로 인식되고 각국의 규제를 초래했다. 실제 유럽연합(EU)이 미국 아마존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지 않은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한 뒤 자체 상품을 내놓는 데 이를 활용했다는 반독점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아마존 플랫폼을 사용하는 15만 유럽 기업들에 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대해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며 반독점 소송을 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달 내로 페이스북을 반독점 혐의로 제소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처럼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수직 통합) 및 인수합병(M&A)을 각국 규제기관이 제대로 막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송에 1~2년씩 걸리지만 ‘독점’의 정의에 대해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즉 온라인 디지털 기업이 탄생하기도 전에 만들어진 ‘반독점법’을 어떻게 적용하는가의 이슈다. 우선 “회사가 내놓은 제품(서비스)이 시장 경쟁을 방해하고 독점하는가” 하는 점을 판단하려면 시장에 대한 정의(획정)를 내려야 한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회사는 시장의 정의를 최대한 넓혀서 자신들을 ‘큰 전체 시장 중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 EU를 포함한 각국 정부(법무부 및 검찰, 의회)는 가능한 한 시장을 최대한 좁게 보고 규제하려 한다. 아마존이 대표적 사례다. 아마존이 반독점 소송 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미국 전체 소매 시장(Retail market)의 일부다. 전자상거래는 지난 2019년에 전체 소매 시장의 16%를 차지했고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20% 이상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쇼핑을 누가 밖에서 하는가”라고 묻지만 그래 봐야 전체 소매 시장의 20% 수준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점유율은 20%일까 40%일까? 시장을 최대한 넓게 보려는 아마존은 점유율이 20%임을 주장한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만 놓고 보려는 미 법무부나 각국 규제기관은 40%를 주장한다. 어느 한쪽의 주장이 아닌 “둘다 맞다”고 봐야 하는 데서 딜레마가 나온다. 아마존은 특히 “전체 소비 시장의 일부일 뿐이며 점유율 40%도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소매 유통 업체 및 쇼피파이, 엣지 등 온라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일 뿐 독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 시장이 ‘의류, 신발’이 아니라 ‘출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 출판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50%가 넘고 전자책 판매의 4분의3이 아마존에서 판매된다. 미국의 출판사에 아마존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나 전자제품 판매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도서시장’ 점유율이 중요하다. 아마존은 전체 식료품(그로서리) 및 온라인 식료품 판매에서는 신생업체(아마존은 미 식료품 판매의 1%를 차지함)지만 출판 시장에서는 명백한 독점이다.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시장 점유율은 15%이다. 이렇게 보면 독점 사업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25%는 아이폰이며 특히 미국은 절반 이상이 아이폰 또는 애플 운영체제 제품을 사용한다. 시장을 더 좁히면 미국 모바일 검색의 60%가 iOS에서 나온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전체 광고 시장(TV, 신문, 라디오, 실외광고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디지털 광고’에서는 양사가 80~90%를 차지한다. 때문에 미 법무부의 구글에 대한 소송과 정치권의 빅테크 기업 규제에 대한 결과의 예측이 쉽지 않으며 이번 소송이 미래 20~30년, 심지어 100년을 좌우할 만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애플의 iOS에 기본 검색이 되도록 하기 위해 연간 50억~100억 달러를 지불해 경쟁을 배제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은 이에 대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있다. 빅테크 기업은 모호한 경계를 타고 계속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경쟁사를 조용히 사라지게 하고 있다. 규제 기관들은 ‘시장 획정’에 고심하면서 반독점 소송 승소와 ‘기업 분할’을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이용자 편익’이 당장 눈앞에 놓인 제품, 서비스의 가격뿐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사라지는 기업도 고려해 소비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기업 간 M&A가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배제되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 더 밀크 대표
  • 태국 반정부 시위에 오리인형 ‘러버덕’?

    태국 반정부 시위에 오리인형 ‘러버덕’?

    군주제 개혁과 개헌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센 태국 반정부 시위 현장에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노란색 오리인형 ‘러버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태국 방콕의 반정부 시위대는 경찰이 쏘는 물대포에 맞서 ‘대형 오리 튜브’를 동원했다. 우산과 같은 도구로는 물대포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하자 수영장에서나 볼 법한 ‘러버덕 튜브’까지 동원한 것으로, 공권력에 대한 조롱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태국 의회가 17~18일 반정부 진영이 찬성하는 개헌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의사당 밖에서는 개헌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이 나뉘어 거센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가 제안한 이번 개헌안은 군부가 지명하는 상원의원 250명이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하원의원이 아닌 사람은 총리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7일 시위에서는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은 물론 고무탄까지 쐈고, 반정부·왕당파 시위대가 충돌하며 최소 41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태국에서는 왕실을 모독할 경우 최대 15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지만, 시위에 나선 젊은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청년은 ‘러버덕 튜브’로 물대포를 막으며 자신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시위대는 러버덕 튜브를 자신들을 지원하는 ‘해군’에 비유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중순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태국 민주화 시위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중단됐다가 7월부터 재개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러버덕이 왜 태국시위에서 나와?

    러버덕이 왜 태국시위에서 나와?

    군주제 개혁과 개헌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센 태국 반정부 시위 현장에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노란색 오리인형 ‘러버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태국 방콕의 반정부 시위대는 경찰이 쏘는 물대포에 맞서 ‘대형 오리 튜브’를 동원했다. 우산과 같은 도구로는 물대포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하자 수영장에서나 볼 법한 ‘러버덕 튜브’까지 동원한 것으로, 공권력에 대한 조롱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태국 의회가 17~18일 반정부 진영이 찬성하는 개헌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의사당 밖에서는 개헌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이 나뉘어 거센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가 제안한 이번 개헌안은 군부가 지명하는 상원의원 250명이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하원의원이 아닌 사람은 총리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17일 시위에서는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은 물론 고무탄까지 쐈고, 반정부·왕당파 시위대가 충돌하며 최소 41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태국에서는 왕실을 모독할 경우 최대 15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지만, 시위에 나선 젊은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청년은 ‘러버덕 튜브’로 물대포를 막으며 자신을 찍는 취재진을 향해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시위대는 러버덕 튜브를 자신들을 지원하는 ‘해군’에 비유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중순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태국 민주화 시위는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중단됐다가 7월부터 재개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14일 ‘전태일 정신을 모독했다’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입니까”라고 반격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운동권 서클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책임을 공유하는 거대 여당이라면 이제 도그마와 허세는 버리라”며 “2년 만에 최저임금을 29% 올려 알바 일자리를 뺏고,(무인) 주문 기계 제조업자만 배불렸으면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던 전날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논평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런 소리 하는 데 왜 전태일을 파느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아직까지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 이념이나 붙들고 앉아있다”면서 “이념에 눈이 뒤집혔으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분신한 노동자 내세워 기껏 노동시간 축소하지 말자는 전도된 얘기나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쯤 되면 광신이다. 이 분이 전태일 일기나 평전 읽어는 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망했으면 반성을 해야지 욕먹고도 왜 욕먹는지조차 모른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윤 의원은) 정치 감각도 꽝이다. 고립을 뚫고 탈출을 해야 할 상황에서 스스로 성안으로 기어들어가 농성을 하고 앉아있다”고도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윤 의원의 주장이 친기업이 아니라 친자본인 것도 소구력 있게 설명할 의무가 남았고, 전태일과의 비유는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크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의원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추구하는 자가 전태일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계 최대 IPO 앤트그룹 상장 중단시킨 이는 시진핑”

    “세계 최대 IPO 앤트그룹 상장 중단시킨 이는 시진핑”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올해 11월 11일 ‘솽스이’(광군제)에서 우리돈 80조원이 넘는 매출 실적을 거뒀음에도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을 규제하겠다는 법안을 내놔 축제 분위기가 퇴색한 가운데, 최근 내려진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증시 상장 연기 결정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이 중국의 보수적인 금융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자 시 주석이 이에 분노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마 전 회장의 발언이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와이탄 금융 포럼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 금융에는 (선진국들이 고민하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시중은행들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리스크 관리에만 전념하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간과해 많은 기업가들이 (제대로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했다”면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가 ‘작심하고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 2일 중국 금융당국은 마윈을 불러 소환조사한 뒤 “뒤늦게 재조사가 필요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의 중국 증시 상장이 중단됐다. 예정대로면 앤트그룹은 5일 상장을 통해 340억 달러(약 38조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다. WSJ는 “시 주석이 마윈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통치와 공산당의 안정성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인구의 70%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결제수단이다. 사용자가 결제나 교통카드 이용 등을 위해 맡겨놓은 현금을 모아 2000만개 이상 중소기업과 5억명의 소비자에게 대출해 준다. 앤트그룹은 이번 상장에서 모은 자금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마이크로 파이낸싱’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2030 세대] 웃기 전에 생각할 것들/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웃기 전에 생각할 것들/한승혜 주부

    근래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김아무개’라는 동양인 여성으로 미 군복을 입은 사진을 프로필에 걸어 놓고 활동한다. 물론 이 ‘김아무개’는 내가 임의로 붙인 이름으로 당연히 가명이다. 이러한 김아무개가 유명해진 것은 SNS의 헤비유저들이 그의 사진을 캡처해 공유하면서부터인데,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지에서 김아무개의 이름을 검색하면 유사한 게시물이 줄줄이 나온다. 대부분 드디어 본인도 김아무개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듣기로 김아무개는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잡이로 친구 신청을 한 뒤 수락해 준 사람에게 성적으로 유혹하는 내용이나 돈을 빌려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탈레반에게 인질로 붙잡혀 있는데 보석금 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거나 “너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고 결혼을 원합니다” 유의 멘트는 얼핏 생각하기에도 이상하다. 문장 또한 번역기를 돌린 듯 부자연스럽다. 당연히 사진 속 여성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누군가가 만들어 낸 가짜 계정일 확률이 높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어설픈 사기 행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김아무개의 프로필을 캡처해 종종 담벼락에 전시하곤 한다. “저 돈 없습니다” 혹은 “남자인 거 다 알아요” 하는 멘트와 함께 가짜 계정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피력하고, 그걸 본 사람들은 그 밑에 “앗, 김아무개 형님. 예쁘게 생기셔서 무서운 분”이라거나 “왜 이러고 산데요” 혹은 “관상을 보니 혁명을 하실 분 같군요” 등의 댓글을 달며 즐거워한다. 말하자면 김아무개 자체가 하나의 밈(Meme)이자 유머코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광경을 볼 때마다 나는 다른 이들처럼 웃을 수 없다. 웃음은커녕 마음 한구석이 착잡해진다. 이런 나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유머도 모르냐며 ‘프로불편러’ 납셨다는 유의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 역시 과거에 이상한 메시지를 받아 본 경험이 있다. 복권에 당첨됐는데 안타깝게도 보증금이 없어 수령이 불가능하다고, 100달러만 빌려주면 나중에 상금의 절반을 나누어 주겠다는 터무니없는 내용이나 “너의 좋은 미소. 너 한국인”과 같은 문법도 맥락도 맞지 않는 이상한 것들. 그 얄팍함과 황당함에 어이없는 실소를 흘린 적이 있으므로 그들이 왜 웃는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들이 비웃는 대상이 사진 속 인물이 아닌 그 뒤의 누군가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다만 나는 그러한 광경을 볼 때마다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혹여라도 그러한 광경을 사진의 ‘진짜’ 주인공이 보게 되는 경우 그가 느끼게 될 심정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수많은 사람에게 강제로 얼굴이 노출된 사람의 마음을, 자신의 얼굴을 두고 수많은 사람이 품평을 하고 비웃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의 안위를. 그걸 생각한다면 아마 프로불편러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쉽게 웃을 수 없을 것이다.
  • 하급자에게 ‘확찐자’ 발언한 청주시청 공무원 벌금형

    하급자에게 ‘확찐자’ 발언한 청주시청 공무원 벌금형

    하급직원에게 ‘확찐자’라는 외모 비하성 발언을 한 공무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 오창섭)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청주시 공무원 A(6급)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18일 오후 5시쯤 청주시청 시장 비서실에서 “‘확찐자’ 여기 있네, 여기 있어”라며 하급자 B씨를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확찐자’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살이 찐 사람을 비유한 표현이다. A씨는 “살이 찐 나 자신에게 한 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평소 친분이 없는 피고인을 무고할 만한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벌금형이 선고되기까지 A씨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B씨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 발언이 수치심을 줄 의도가 없었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발언의 모욕성을 인정해 기소했다. 이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배심원 7명이 모두 ‘무죄’ 의견을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지만 재판부는 A씨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배심원 평결은 권고적 효력만 있다. A씨는 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할 뜻을 전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삼성증권, ‘고독한 투자가’ 유튜브 영상 시리즈 진행

    삼성증권, ‘고독한 투자가’ 유튜브 영상 시리즈 진행

    삼성증권(사장 장석훈)은 재테크 초보자를 대상으로 금융상품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고독한 투자가’ 영상 시리즈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이 영상 시리즈는 TV 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한 것으로 어려운 금융상품과 경제용어를 음식에 비유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줌으로써 투자자들이 금융투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1화 ‘채권편’은 조회 수가 5일만에 45만회, 2화 ‘해외주식편’은 이틀만에 18만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영상은 직관적인 비유를 활용한 점이 특징으로 1화에서는 채권을 소고기에 빗대 특성을 설명했다. 예컨대 조리시간을 채권 만기에 비유해 빨리 익는 차돌박이는 단기채권, 두툼한 안심스테이크는 장기채권에 비유하는 식이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는 ‘차돌박이 먹을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생각 없이 봤는데 채권을 알게 됐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높은 관심을 반영해 향후에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주제로 고독한 투자가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자사 PB로 활동하는 한 엄마가 유치원생인 7살 자녀와 함께 출연하는 ‘주린이 사전’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주린이 사전 시리즈에 출연한 엄마 PB는 7살 아이들과 놀이하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투자 관련 지식을 전달한다. 지금까지 ‘투자’와 ‘증권’, ‘이자’, ‘환율’ 등을 주제로 모두 4편이 제작됐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질문과 엄마 PB의 기발한 설명이 웃음을 자아내며 누적 조회 수가 200만회를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서학개미 운동’이란 별칭이 붙을 만큼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미스터 해외주식’이란 이름의 라이브 방송도 하고 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가 해외 시장과 해외 주식에 대한 이슈를 주제로 강의를 하는 삼성증권 미스터 해외주식 생방송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다. 강의 후에는 접속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을 해주는 Q&A 시간도 운영된다. 방송 초기에는 격주 단위로 방송됐지만 접속자들의 호응이 이어지며 지금은 매주 진행하고 있다. 생방송 뒤에는 전체 영상이 삼성증권 유튜브에 업로드돼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다. 미스터 해외주식 시리즈의 첫 회는 ‘해외주식 종목 선정, 이거 하나면 싹쓰리!’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영상은 실시간 최대 접속자 수가 100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진행한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메가트렌드에 부합하는 종목을 선정할 것을 당부하며 ‘2020년 글로벌 핵심 패러다임 3선’으로 플랫폼, 콘텐츠, 브랜드를 제시했다. 삼성증권이 라이브로 제공하는 방송은 미스터 해외주식 외에도 다양하다. 동학 개미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국내주식 주간유망종목’ 시리즈와 ETF 전용 동영상 서비스인 ‘글로벌 ETF 나우’가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일반 투자자가 아닌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포럼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 출범해 격주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언택트 써밋’(Untact Summit)은 기업의 CEO, CFO 등 핵심 경영진을 초청해 각 분야 석학들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온라인 양방향 소통 강의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장하준 교수,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 등이 강사로 참여해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나타날 신인류에 대한 특강 등을 했다. 삼성증권 언택트 서밋에는 상장법인을 경영하고 있는 1600여명의 CEO와 CFO들이 참가하고 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안정된 고객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코로나 등 다양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엄선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튜브를 활용한 투자정보 서비스 제공은 물론, 언택트 써밋과 같은 고품격 강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니즈를 가진 고객들에게 그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다양한 투자 관련 영상은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Samsung POP’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감사에 예민한 사회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감사에 예민한 사회

    국내서와 번역서의 큰 차이 중 하나는 번역서에는 ‘감사의 말’이 별도의 지면으로 있고 길이도 꽤 길다는 점이다. 예컨대 대니얼 임머바르의 ‘미국, 제국의 연대기’의 감사의 말은 5쪽 분량이다. ‘내가 선학들에게 진 빚은 이루 말할 수 없다’로 시작하는 글은 연구비 지원 단체, 원고를 미리 읽은 이들, 교정해 준 연구자 및 편집자들을 치하하다가 급기야 서적 판매 중개상까지 언급한다. 임머바르는 특히 겸손한 어투를 구사하는 저자다. “연구비 지원 혜택에 죄송스런 마음이 들어 몸을 움찔”거렸고, 동료들이 나의 “지적 무능함을 상세히 짚어” 줬으며, “방사능 폐기물 수준의 끔찍한 초고”를 읽어 준 이들은 피폭을 감수한 것이다. 열거되는 146명의 사람은 저자를 빚 구덩이에서 건져 올린 존재로 비유된다. 반면 국내 저자들은 보통 머리말 끝부분에 한 단락 정도 감사의 말을 쓴다. 분량이 짧아 읽기에 부담 없다. 독자가 모르는 수많은 이름을 열거하다 보면 자칫 본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독자를 지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또한 이 자리에 가끔 이름을 올리는데,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의 삶에 꽤 공헌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다가 누군가 책을 내서 여러 사람이 치하받는 타이밍이 되면 귀를 쫑긋한다. ‘내 이름도 들리나’ 하고. 호명되지 않은 어떤 이들은 저자를 무례하다 여기면서 그 섭섭함을 드러내고 급기야 인연을 끊는다. 그리하여 머리말은 독자를 위해 책의 얼개를 보이는 지면이기도 하지만 한편 저자가 나를 얼마나 인정하는가를 확인하는 곳이 되기도 한다. 누락은 때로 엄청난 결과를 빚는다. 한번은 우리 저자가 어떤 매체에 짧은 원고 몇 편을 게재했고 그것을 다른 원고와 함께 묶어 책을 냈는데 깜빡하고 감사 인사에서 그 매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상상도 못할 상황으로 치달아 해당 매체의 편집자와 저자는 오랜 인연을 끊고 지금은 서로 얼굴도 안 보는 사이가 됐다. 어떤 매체에 글을 쓰든 저자는 그 글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면 제공자는 자신이 책 탄생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여기는 것이다. 또 다른 저자는 연구비 지원받은 곳을 감사 인사에서 놓쳐 해당 부분을 잘라내고 재인쇄를 해 붙여 넣은 적도 있다. 타인의 공로를 인정해 주는 문화는 아름답다. 무(無)에서 탄생하는 글은 없다. 모든 글의 근원은 다른 사람의 문장과 사상과 물적, 심적 지원에 힘입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두 단락에 불과할지언정 대부분의 저자는 자신이 빚진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 주려 노력한다. 특히 교수들은 조교의 이름까지 언급하며 꽤 신경을 쓴다. 동료 학자들에게 진 빚은 참고문헌과 각주를 통해 저절로 밝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없이 바쁘다든지, 왠지 타인을 거명하기가 겸연쩍다든지, 너무 많은 권위자가 책머리에 등장하면 독자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이유로 감사해야 할 이름들을 빠뜨리는 일이 생긴다. 사실 이름이 빠진 자가 나서서 ‘내 공을 인정해 달라’고 하면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그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기도 하며, 책의 중심은 저자와 독자이므로 그 외의 작업자, 공로자들은 원경으로 처리돼도 치명적인 실수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독자들은 모르는, 감사의 말로 인해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출판계에는 꽤 있다. 손바닥만 한 한국사회에서는 관계의 망이 촘촘하고, 상대가 나를 어떻게 여기는지 고도로 신경을 쓰는 문화라서 더 그런 듯하다. 책이 쓰이는 이유는 저자, 독자, 편집자 모두에게 서로 유익함을 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것이 마치 이해관계와 기여도에 대한 정도를 따지는 장으로 바뀌면 그 책은 어떤 이에게는 용서치 못할 물건이 돼 버리곤 한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외국 저자들은 감사의 말에 지면을 몇 쪽씩 할애하게 된 것일까.
  • [우주를 보다] 태양과 달 앞을 ‘슝’…뒷마당서 포착한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를 보다] 태양과 달 앞을 ‘슝’…뒷마당서 포착한 국제우주정거장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태양면과 달을 통과하는 환상적인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사진작가 앤드류 맥카시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촬영한 ISS의 태양면 통과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오렌지 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태양에 ISS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이 사진은 사실 과학적인 지식과 인내가 합쳐진 노력의 산물이다. ISS는 하루에도 16번 우리 머리 위를 통과하지만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속도 때문에 카메라로 담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ISS가 태양면을 통과하는 속도는 불과 0.6초로 그나마 달(0.33초)보다는 길다.맥카시는 "1초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태양과 ISS가 내 뒷마당에 정렬했다"면서 "이 사진은 정확한 촬영 계획과 타이밍 그리고 장비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또한 며칠 후 촬영한 ISS가 달 면을 통과하는 사진도 환상적이다. 맥카시는 ISS가 초승달 앞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생활한 지 만 20년이 된 ISS는 고도 약 402~420㎞에서 시속 2만 7740㎞의 속도로 하루에 16번 지구 궤도를 돈다. 크기는 73m x 108m x 29m에 달하며 천정부근을 지날 때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맥카시처럼 ISS를 사진에 담아내는 사람들은 그 위치를 알려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 예상 통과지점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셔터를 눌러 ‘순간’을 잡아낸다. 물론 촬영 순간 구름 한 점이라도 날아와 하늘을 덮으면 사진을 망치기 일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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