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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MS ‘독점’ 깨고 실리 택했다… 전방위 우군 확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가 7년간 이어온 독점적 협력 관계를 비독점 구조로 전환했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플랫폼, 인프라, AI모델 등 주도권 경쟁이 전방위적으로 치열해지자 양측 모두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27일(현지시간) 기존의 독점 파트너십을 수정해 오픈AI 모델의 활용 범위를 다른 클라우드로 확대했다. 이에 그간 MS의 애저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던 GPT 계열 모델을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 경쟁 인프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에 경쟁사들도 즉각 반응했다.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링크트인에 “앞으로 몇 주 안에 AWS의 AI 모델 플랫폼 ‘베드록’에서 고객들이 오픈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구조도 현실적으로 손질됐다. MS는 오픈AI에 대한 수익 배분을 중단해 현금 유출을 줄였다. 오픈AI는 기술료에 상한선을 설정해 초과 수익을 자체 투자에 활용할 여지를 확보했다. 양측 갈등의 핵심 쟁점이었던 ‘범용인공지능(AGI) 조항’도 삭제됐다. ‘오픈AI가 AGI를 만들면 MS가 어디까지 권리를 갖느냐’를 규명한 조항이나, 양측은 적용 범위와 시점 등에 대해 해석 상 차이를 보였다. MS와 오픈AI 간 독점 구도 전환에는 급증하는 AI 수요와 자본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AI는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더 다양한 유통 경로와 인프라 선택지가 필요했고, MS 역시 막대한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과 규제 리스크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규제 당국이 양사의 밀착 관계를 사실상의 ‘록인’(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으로 보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양사 모두 실리를 챙겼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 분석가는 “MS는 그간 다중 모델 전략에 관심을 보여왔고, 오픈AI 역시 시장 전반으로 배포를 확대할 동기가 있었다”며 “이번 개정은 예상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바클레이즈도 “MS가 오픈AI를 위해 모든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코파일럿 등 자사 서비스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오픈AI가 퀄컴·미디어텍과 협력해 2028년 스마트폰 출시를 추진한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AI를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구현하려는 흐름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전기차 배터리 구독 시대… 현대차의 실험

    전기차 배터리 구독 시대… 현대차의 실험

    소비자에겐 전기차 차체를 판매하고, 배터리 소유권은 분리해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빌려 쓰는 ‘배터리 구독 경제’가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승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2022년 제시했던 배터리 구독 서비스 청사진이 현대자동차그룹을 통해 실제 데이터 검증 단계에 돌입하면서 ‘반값 전기차’에 대한 기대가 높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올해 상반기 중 보증 기간이 끝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 사업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승인한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규제 특례에 따른 사업이다. 우선 현대차는 수도권 법인 택시 ‘아이오닉5’ 5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한다. 실증에 참여한 법인택시는 월 구독료를 현대캐피탈에 내며, 배터리 소유주는 현대캐피탈이다. 일반 고객 대상 실증 사업은 오는 하반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배터리 구독 경제가 현실화하면 소비자는 전기차 가격의 약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제외하고 차량을 구매한다. 예컨대 4750만원인 아이오닉5의 경우 국고·지자체 보조금 등으로 4150만원에 구매가 가능한데, 배터리 가액으로 추정되는 1500만~1800만원을 덜어내면 차량 가격은 절반 수준인 2300만~2600만원대로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구독료를 월 20만~30만원 안팎으로 본다. 또 지금은 배터리의 수명 감소나 성능 저하 부담을 차주가 짊어져야 하지만 구독제 하에서는 소유권자인 금융사가 배터리의 유지·관리·교체를 전담한다. 배터리 구독제는 중고 전기차 가격 방어에도 유리하다. 전기차는 출시 5년 경과 시 중고차 가치가 신차 대비 약 40% 수준으로 하락하는데, 배터리 교체 비용 때문이다. 구독제가 도입되면 중고 전기차 구매자는 차체 가치만 지불하고 배터리는 구독 계약을 승계하면 된다. 배터리 업계도 기회다. 금융사가 배터리 명의상 소유권을 가져도 자원 회수권은 산업 생태계로 환류되는 구조다. 배터리 제조사는 금융사와의 협약만으로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고, 회수된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재사용하거나 고가 광물을 추출해 다시 생산 공정에 투입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전반적으로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배터리 교환 및 구독 시장 규모는 약 28억 1000만 달러(약 4조 1000억원)로 추산되며 2032년에는 77억 8000만 달러(11조 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니오’의 경우 이미 세계 각국에 3750개 이상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이는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면 이를 충전하는 대신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 [씨줄날줄] 다시 ‘버터’ 대신 ‘총’

    [씨줄날줄] 다시 ‘버터’ 대신 ‘총’

    경제학 원론의 첫 페이지를 장식해 온 고전적 비유가 있다. 한 나라가 가진 한정된 자원으로 국방(총)을 택할 것인지, 민생과 복지(버터)를 택할 것인지 설명하는 ‘총과 버터’의 이론이다. 냉전 종식 이후 지난 30여년간 세계는 이 비유를 조금은 잊고 살았다. 하지만 이 낡은 가설이 현실의 언어로 되살아나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의 최신 보고서는 세계가 다시 군비 확장 국면으로 들어섰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은 약 4250조원. 11년 연속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기록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복지국가의 상징이던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다. 러시아와 긴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최근 의료와 사회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병원비는 올리고 약자 지원은 줄여서 짜낸 돈을 고스란히 군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도 교사 수를 줄여 국방비를 확보하고 나섰다. 네덜란드는 안보 비용을 국민이 분담하자는 취지의 ‘자유세’ 도입까지 검토하는 중이다. 국가 존립을 위해 버터를 포기하겠다는 선언 앞에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핀란드와 프랑스 곳곳에서는 사회안전망 사수를 외치는 시위와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 대의를 위해 고통을 참아 내던 민심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복지를 줄여서라도 총을 들어야 하는 비정한 선택은 이제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아시아의 풍경도 다르지 않다. 중국의 위협 속에 일본은 1958년 자위대 출범 이후 역대 최대로 군사비를 늘렸고, 대만 역시 군비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 또한 70조원이 넘는 국방비를 지출하며 이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 있다. 미국의 안보 우산이 언제 접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동맹국들로 하여금 스스로 무장을 서두르게 하고 있다. 평화가 공기처럼 공짜였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 영덕 영해읍성·장터거리, 첫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만든다

    영덕 영해읍성·장터거리, 첫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만든다

    근현대 시범 지구 지정 추진읍성지·관아 터·성곽 흔적 그대로‘3·18 만세운동’은 한강 이남 최대역사·근대 생활상 담긴 문화 자산‘보존·활용’ 시너지 모델 구축읍성·장터거리 25만㎡ 복원·정비근현대 건축물 무분별 변형 자제골목상권 살려 관광객 유입 기대 경북 영덕군이 전통과 근대, 현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역사 마을 도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영해면 영해읍성과 영해장터거리 일원을 전국 최초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영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 쌓인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보존하고 이를 역사 문화 콘텐츠로 활용해 미래 세대와 공유할 계획이다. 28일 영덕군에 따르면 군은 근현대 문화유산 시범 지구 지정을 위해 관련 용역 착수를 시작으로 지정 타당성 분석, 현장 조사, 주민 의견 수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대응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정 사업은 2024년 시행된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등록 문화유산 집적지를 해당 지구로 지정하고 종합적인 보존·활용과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 정책 사업이다. 등록문화유산을 포함해 인근에 근현대 역사문화 자원이 밀집된 지역이나 근현대 역사문화 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선정해 지정한다.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지정되는 지역에는 최대 800억원(국비 50%·도비 25%·군비 25%)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된다. 군은 국가 등록문화유산인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중심으로 형성된 영해읍성 및 영해장터거리 일원을 대상으로 지구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구역의 역사적 가치와 생활문화 자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영해면 중심에 있는 영해읍성은 고려 말 축성돼 조선시대까지 행정과 군사 핵심 거점으로 역할을 했다. 동헌과 객사, 향교 등 주요 관아시설이 밀집돼 있었다. 지금도 읍성지와 관아 터, 성곽 흔적 등이 남아 있어 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준다.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2019년 국가 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1871년 최초의 농민운동인 이필제 영해 동학혁명, 평민 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항일투쟁, 1919년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3·18 만세운동 등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다. 근대 상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며 형성된 거리로, 당시 건축물과 생활 흔적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다. 오래된 점포와 골목, 건물 구조 등에 근대 생활상이 묻어나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해면은 조선시대 읍성과 근대 장터 문화가 동시에 공존해 전국에서도 몇 안 되는 역사문화 공간”이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해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을 상징하는 영해읍성과 근대 생활상이 남은 영해장터거리, 일제강점기 항일의 출발점이 한데 모인 차별화된 역사문화 자산인 셈이다. 군은 집중관리지역인 ‘읍성 체성 및 성내 행정·주거권’·‘영해장터거리 근대상가·생활권’과 경관관리지역인 ‘해자 및 성외 완충·배수권’ 등 총 25만 7000㎡ 면적에 대해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읍성 핵심 권역은 성곽과 방어시설, 성내 행정시설 및 주거지 등이 있다. 군은 전통 읍성의 원형을 조사·발굴해 복원과 정비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영해장터거리 근대상가·생활권을 중심으로는 생활·창업·문화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해자 구간에는 복원과 성외 경관 정비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군은 체계적인 지구 관리를 위해 지구 내 경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수립할 계획이다. 건물 색채와 조명, 간판과 옥외광고물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통일성 있는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재료가 갖는 고유의 색을 연출해 전통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간판의 크기와 수량을 최소화해 건축 요소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등 지침을 준비 중이다. 특히 근현대 건축물의 경우 필수 요소와 건축 조성 기법을 보존하고, 무분별한 변형을 막기 위한 지침도 수립할 예정이다. 원형 보존이 필요한 등록문화유산의 경우 노후화 및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만 리모델링을 허용하고, 부분 보존이 필요한 등록문화유산 및 예비등록문화자원은 기존 형태와 색채 등 상징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일반 주거 및 상업 건축물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전체 리모델링을 하도록 권장한다.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건축·리모델링 시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심의 기간을 단축한다. 건물 디자인 설계 가이드 및 표준 디자인을 제공하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효과적인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건축물에 대한 건폐율과 용적률, 높이 제한도 완화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앞서 영해장터거리 일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각종 사업과도 연계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곳에서는 2020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근대역사문화공간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해장터거리 내 문화재 보수정비, 역사경관개선, 3·18 만세운동 활성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청년 유입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이웃사촌마을 사업, 청년 정착 프로그램인 뚜벅이 마을 사업 등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연계 사업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체험·문화 등 각 분야별 지역 주민 주도형으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청년 창업 공간을 추가 조성해 청년 유입과 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각종 체험·교육·주거 공간을 조성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한다. 근현대유산을 리모델링해 문화 테마공간을 마련하고, 지역 축제도 운영하도록 연계한다. 또한 각종 사업 추진이 외형적인 정비 수준에 그치지 않고 주민 삶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주차장과 편의시설 확충, 숙박 인프라 개선, 해설사 운영 및 주민 교육 등을 병행해 실질적인 주민 편익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관광객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특색 있는 축제와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늘리고,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한다. 더 나아가 군은 지구 지정과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 근대역사문화공간에서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로 이어지는 보존·활용·관리의 정책 선도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근현대 문화유산의 활용과 정비, 지구 내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운영 등 모델을 정립해 타지역에 적용 가능하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또한 규제 중심의 보존이 아닌 적극적인 활용을 통한 인구 유입, 소득 증대, 관광 활성화 등을 실현시켜 역사문화 자산이 지닌 잠재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해읍성과 영해장터거리 일원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고 있는 핵심 문화 자산 중 하나”라며 “전국 최초로 추진되는 근현대 문화유산 지구 지정 사업인 만큼 보존과 활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자원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학생 줄어도 재정은 급증…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 ‘재점화’

    내국세의 20.79% 자동 배정 구조기획처, 연동 비율 단계 축소 검토고등교육 예산으로 전환 방안 거론 교육감 후보들, 일제히 우려 표명돌봄·복지·AI 교육 추가 재원 필요개편 두고 부처 간 이해관계 얽혀“李대통령이 구체적 방향 설정해야”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일제히 우려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는 6월 3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재정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 감소를 들어 교육교부금 개편을 검토 중이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배정돼 재정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확보된 재원을 다른 사업에 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중학교 1학년생 100만원 지원(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후보), 신입생 입학 준비금 30만원 지원(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등 교육감 후보들은 예산 확보가 더 필요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가 시행된 이후 지방교육재정 운용체계를 둘러싸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25년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를 통합하는 안을 검토하면서 논의가 재점화됐다. 오는 지방선거 이후 이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내국세 연동 방식의 교육교부금 산정 구조 조정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2015년 616만명에서 올해 483만명으로 21.6% 감소했지만, 교육교부금은 39조 4000억원에서 76조 4000억원(추경 포함)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지원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60년 학령인구는 2020년에 비해 44.7%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교육교부금은 3배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교육교부금 불용·이월액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OECD 국가에 비해 초·중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5’에 따르면 한국의 학생 1인당 초등, 중등 공교육비는 각각 OECD 평균의 155.1%, 179.2%에 달한 반면,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8.6%에 그쳤다. 이에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 지원 예산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대두된다. 이경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고등교육 예산이 현재보단 많이 확충되는 게 한국 교육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해 일부 교부금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기계적 개편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교사 인건비, 학교 시설 유지·관리비 등 ‘경직성 비용’이 교육재정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해 감축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해서 학교나 교원을 비례적으로 감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존재하고, 전체 학교 건물의 40%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라는 통계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성명에서 “지방교육재정의 약 56%가 인건비이며, 약 80%가 경직성 고정 경비”라면서 “저출생에도 불구하고 학급과 교원을 유지해야 하는 신규 택지개발 지역과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공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교육 지원이 필요한 ‘고수요 학생’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이주배경 학생, 특수교육대상 학생, 기초학력미달 학생 등의 비율이 늘고 있어 맞춤형 교육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교의 역할이 돌봄을 포함한 ‘사회안전망’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초·중·고 방과후학교(늘봄학교)의 참여율은 2021년 28.9%, 2022년 36.2%, 2025년 36.7%로 상승세다. 학생의 마음건강 지원 강화, 학교폭력 대응 등 새로운 사회적 요구도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교육, 고교학점제 도입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재정 투입 필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향후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이 본격화될 경우, 연평균 최소 1조 9200만원에서 최대 5조 7500만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때문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입장이다. 부처 간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점도 남은 숙제다. 교부금을 산정·배분·심사·사후관리하는 주무부처는 교육부지만, 현재 개편 작업은 기획예산처가 주도하고 있다. 교부금이 예산처럼 집행돼서다. 교부금이 내국세 연동이라는 점은 재정경제부, 지방재정이라는 점은 행정안전부와 맞닿아 있다. 각 부처는 구체적 개편 방향을 놓고 ‘동상이몽’이다. 기획처는 교육교부금을 ‘고등교육’에, 행안부는 지역균형발전에 쓰길 희망한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개편 방향을 설정하고 힘을 실어줘야 부처 간 충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휴 기간 온누리 할인 10%로 상향… 철도·국내 항공편도 늘려

    연휴 기간 온누리 할인 10%로 상향… 철도·국내 항공편도 늘려

    텀블러 사용·대중교통 환급액 높여과채·닭고기·계란 등 최대 40% 할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이 7%에서 10%로 높아진다.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사용하면 탄소중립포인트를 기존보다 2배 많은 600원을 받을 수 있다. 노동절에서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다음 달 1~5일에는 철도와 항공편이 늘어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친환경 녹색 소비·관광 붐업 방안’을 발표했다. 중동전쟁발 고유가로 내수 경기가 위축되자 에너지를 절약하는 동시에 소비를 늘려 내수를 진작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먼저 ‘녹색 소비’를 유도하고자 현금성 혜택을 늘린다. 다음 달 6일부터 17일까지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에서 텀블러를 이용했을 때 지급되는 탄소중립포인트가 300원에서 600원으로 상향된다. 이르면 6월부터 에너지절약 마크가 부착된 ‘에너지 저소비’ 제품을 구매하면 5% 포인트 이내의 캐시백 혜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제공한다. 대중교통 환급 카드인 ‘모두의 카드’ 정액형(일반 기준)의 환급 기준금액은 기존 6만 2000원에서 3만 원으로 낮춰 혜택 대상을 확대한다. 정부는 지역 소비 확대를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기존 7%에서 10%로 높이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 100억원을 투입해 달걀 한 판당 1000원 정액 할인, 노지채소·시설 과채·닭고기 최대 40% 할인도 추진한다. 관광 활성화 대책은 대중교통 이용에 초점을 맞췄다. 6~7월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에게는 숙박쿠폰 30만장을 배포한다. 인구감소지역에서 쓰는 식사·체험 비용의 5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반값 여행’ 혜택 항목에 지역 내 대중교통 이용 금액을 추가한다. 인구감소지역 관광지 방문을 인증한 사람에게는 열차 운임 10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국내 관광 참여율을 높이고자 정부는 5일치 연가보상비를 5월 중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외국인의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천공항과 김해·제주공항 간 노선도 확대한다. 6월까지였던 중국·인도네시아 등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기간은 12월까지 늘린다.
  • 넷플릭스, 법인세 소송 사실상 승소

    세무당국이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 한국 법인에 부과한 세금 대부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넷플릭스 한국 법인이 해외 법인에 지급한 금원을 저작권료로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나진이)는 2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이 부과한 762억원의 세금 중 687억원이 취소됐다. 과세당국은 2021년 넷플릭스코리아에 762억원을 과세하면서,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법인에 지급한 돈을 ‘저작권 사용료’로 판단했다. 또 넷플릭스코리아가 구입해 설치한 OCA(넷플릭스 캐시 장치)를 실질적 넷플릭스코리아 자산으로 보고 과세했다. 반면 넷플릭스코리아는 해외 법인에 지급한 돈이 ‘사업 소득’에 해당하고, 이는 한국과 네덜란드 간 조세 조약 등에 따라 국내에서 과세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가 지급한 돈을 영상 콘텐츠의 저작권 사용 대가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국내 소비자에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저장이나 전송 등 핵심적인 기능은 네덜란드 법인이 관리 및 통제하고, 국내 법인은 보조적 활동에만 그친다는 판단이다. 또 해외 법인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넷플릭스코리아의 비용 공제와 더불어 일정 영업이익을 보장하고 남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산정 방식을 고려할 때 넷플릭스코리아가 독립적으로 저작권을 사용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OCA를 넷플릭스코리아의 자산으로 보고 과세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가 해외 법인에 준 돈을 저작권 사용 대가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판단한 최초 판결이다. 넷플릭스코리아 측은 선고 이후 “오늘 결정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한국 및 한국 콘텐츠에 대해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美, 입법 안 된 ‘망 사용료’ 또 때렸다… EU는 ‘공정기여’ 검토

    美, 입법 안 된 ‘망 사용료’ 또 때렸다… EU는 ‘공정기여’ 검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정책에 대해 또다시 불만을 터뜨리자 청와대는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도 미국의 문제 제기에 특별한 의도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는 28일 “2025년 11월 한미 정상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된 디지털 비차별 약속은 변함없으며 성실히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업이 망 사용료, 플랫폼 규제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국회에서 발의된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이 있으나 통과된 법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디지털 분야에 대해 미국은 일관되게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한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7일(현지시간) 엑스(X)에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인터넷 트래픽 전송에 따른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썼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콘텐츠 제공사업자(CP)가 통신망을 통해 대규모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발생시키는 만큼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ISP)에 일정 대가를 내야 한다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 고속도로’를 통해 돈을 벌었다면, 그에 따른 ‘통행료’를 내라는 뜻이다. 망 사용료 갈등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통신사들은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의 트래픽이 급증하자 추가 망 사용료 부과를 주장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이미 트래픽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반면 일부 미국 빅테크는 ‘무임승차’를 하니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공연 중계로 서울 광화문 일대 트래픽이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하자 해당 논쟁이 재부상했다. 한국방송학회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CP 중 하나인 구글이 국내에 지불해야 할 망 사용료는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 CP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시청자가 이미 인터넷 요금을 내고 있는데 CP에까지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갈등이 반복되면서 통상 문제로 확대됐다. 미국은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대표적인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지적한다. USTR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올해 ‘연례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 보고서)에도 망 사용료 정책을 한국의 플랫폼 규제법안, 위치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결제 서비스와 관련한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등과 함께 서비스 분야의 장벽으로 지적했다. 다만 USTR이 엑스에 게재한 한국만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부분은 맞지 않다. 유럽연합(EU) 역시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공정 기여’(Fair Contribution)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규제기관이 개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도 “소수 빅테크가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통신망 투자 부담이 통신사에 집중된다”며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USTR의 이번 언급에 대해 데이터망 입법 추진을 문제 삼으려는 과장된 통상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아르헨티나 산부인과병원에서 죽은 태아 무더기 발견…경찰 수사 착수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 산부인과병원에서 죽은 태아 무더기 발견…경찰 수사 착수 [여기는 남미]

    아르헨티나의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죽은 태아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여자어린이 성폭행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태아 사체를 발견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27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주 경찰이 사건의 배후에 불법 입양을 알선하는 조직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사체로 발견된 태아들의 DNA 검사를 실시하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연방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근교에 있는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12살 여자어린이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문제의 병원을 압수수색하다가 태아 사체 8구를 발견했다. 죽은 태아들은 쓰레기봉투에 담겨 병원 화장실 한구석에 던져져 있었다. 경찰은 병원 측에 경위를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와 직원 모두 모두 모르는 일이라고만 할 뿐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문제의 병원을 압수수색한 건 아르헨티나 북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의 수사 당국으로부터 수사협조를 요청받은 때문이었다.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 검찰은 성폭행 피해자로 임신 8개월인 12살 여자어린이가 사라졌다면서 문제의 산부인과병원으로 갔다는 정보가 있으니 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이닥쳤을 때 12살 여자어린이는 병원에 없었다. 신병 확보에 실패한 경찰은 추가 추적을 통해 인근 숙박업체에서 여자어린이와 엄마를 찾아냈다. 여자어린이는 이미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후였다. 경찰은 태아의 행방에 대해 물었지만 여자어린이와 엄마는 모두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사체로 발견된 태아들 중 여자어린이가 임신했던 복중태아가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면서 DNA 분석이 완료되고 결과가 나오면 태아의 행방이 확인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수술 직후 버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북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에 사는 여자어린이가 1000㎞ 이상 떨어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동해 수술을 받은 이유도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경찰에 따르면 모녀는 한 민간단체의 후원을 받아 장거리 여행 후 수술을 받았다. 이 단체는 모녀의 여행비와 숙박비 등 비용 전액을 지원했다고 한다. 이 단체는 문제의 산부인과병원과도 깊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여자어린이가 왜 1000㎞나 떨어진 곳으로 와 수술을 받았는지, 연방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민간단체가 왜 굳이 근교에 위치한 문제의 산부인과병원으로 아이를 보낸 것인지 등 수사로 밝혀내야 할 의문점이 많은 사건”이라면서 불법 입양을 알선해온 것이 아닌지 의심돼 이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 “미사일 대신 함포 쐈다”…美구축함, 이란 선박 엔진룸 겨냥한 이유 [밀리터리+]

    “미사일 대신 함포 쐈다”…美구축함, 이란 선박 엔진룸 겨냥한 이유 [밀리터리+]

    미사일과 드론이 현대 해전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군함의 함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이란 선박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127㎜ 함포로 엔진룸을 겨냥한 사실이 군사전문매체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쓰는 대신 함포탄으로 선박의 추진력만 제거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DDG-111)는 지난 19일 북아라비아해에서 이란 국적 선박 M/V 투스카를 차단했다. 이 선박은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으로 향하던 중이었고 미군은 투스카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위반하려 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군은 투스카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선박은 약 6시간 동안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스프루언스함은 투스카 승조원들에게 엔진룸에서 대피하라고 통보한 뒤 함정에 장착된 Mk 45 127㎜ 함포로 엔진룸을 겨냥해 사격했다. 중부사령부는 이 사격으로 투스카의 추진력이 무력화됐고 이후 미 해병대 31해병원정대가 선박에 승선했다고 설명했다. ◆ 미사일 대신 127㎜ 함포…목표는 ‘격침’이 아니었다 이번 작전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미 해군이 미사일이 아니라 함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스프루언스함은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각종 함대공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지만, 이번 차단 작전에서는 함수에 장착된 Mk 45 127㎜ 함포가 선택됐다. 이 선택은 작전 목적과 맞닿아 있다. 미군의 목표는 투스카를 침몰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선박 전체를 파괴하면 승조원 피해와 해양 오염, 외교적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엔진룸을 비워둔 뒤 추진 계통만 무력화하면 선박을 세운 채 승선 검색을 이어갈 수 있다. 미 군사전문매체 워존(TWZ)은 미 해군 함정이 다른 선박을 상대로 함포를 실전 발사한 것은 현대 해전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988년 페르시아만에서 벌어진 ‘프레잉 맨티스’ 작전 이후 거의 40년 만에 나온 사례라는 점을 짚었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상 검문이 아니라 실전적 함포 운용 사례로 거론되는 이유다. ◆ 아미 레코그니션 “정밀 함포 사격의 드문 실전 사례” 아미 레코그니션은 이번 작전을 현대 해상 차단 작전에서 함포의 가치가 다시 드러난 사례로 평가했다. 이 매체는 스프루언스함의 사격을 “고위험 해상 차단 작전에서 정밀 함포 사격이 실제 전투적으로 사용된 드문 사례”로 해석했다. 단순히 선박을 향해 무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해상 요충지에서 통제된 힘을 적용하면서 확전 위험을 관리한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아미 레코그니션은 비폭발성 탄 사용에 주목했다. 폭발탄으로 선박을 파괴한 것이 아니라 엔진룸에 운동에너지 충격을 가해 추진 계통을 멈춰 세웠다는 설명이다. 이 방식은 화재나 2차 폭발, 침몰 위험을 줄이면서도 선박의 항해 능력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 무력 사용의 사례로 평가된다. 이 매체는 Mk 45 127㎜ 함포를 단계적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봤다. 경고와 정선 명령, 제한적 사격, 승선 검색으로 이어지는 해상 차단 작전에서 함포는 미사일보다 부담이 작고 통제 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함포는 ‘구식 무기’가 아니라 격침과 방치 사이의 중간 선택지를 제공하는 장비로 재평가됐다. ◆ ‘구식 무기’ 아니었다…드론·미사일 시대의 함포 재발견 함포는 한때 군함의 주무장이었다. 하지만 대함미사일과 함대공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등장하면서 중심 무기 자리에서 밀려났다. 현대 구축함의 전투력은 수직발사관과 레이더, 미사일 방어 능력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함포는 여전히 군함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미사일보다 저렴하고 대응 속도가 빠르며 제한된 목표를 선택적으로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 차단 작전에서는 상대 선박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고 멈춰 세워야 하는 상황이 많다. 이때 함포는 미사일보다 정치적·군사적 부담이 작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함포의 재평가는 대형 함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드론과 해상 무인정이 함정을 위협하는 시대가 되면서 각국 해군은 76㎜ 이하 속사포와 근접방어체계 개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값비싼 미사일로 저가 드론을 요격하는 방식에는 비용과 수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 함포의 가치는 ‘적 함정을 격침하는 주무장’에서 ‘위협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상 드론과 자폭 드론은 함정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러시아 흑해함대 함정들이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 공격을 받고 손실을 입으면서 저가 무인체계가 대형 함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국은 76㎜ 함포와 35~40㎜급 속사포, 전방분산탄 등을 활용해 드론 방어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함포 체계를 개량하고 있다. Mk 45 127㎜ 함포는 미 해군 구축함과 순양함에 널리 탑재된 대표적 함포다. 대수상전과 해안 표적 공격, 경고 사격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작전처럼 상선의 추진 계통을 겨냥하면 격침보다 낮은 수준의 무력 사용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6시간 버틴 이란 선박…봉쇄 작전 긴장도 커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물리력 행사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투스카는 미군의 정선 명령에 장시간 응하지 않은 끝에 함포 사격을 받았다. 이후 미 해병대가 선박에 승선했고 선박은 미군 통제하에 놓였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에서 이란 관련 선박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봉쇄 조치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크게 줄었고 일부 이란 유조선이 회항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해상 교통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투스카 차단 작전은 미국의 봉쇄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됐다. 다만 함포 사용은 그 자체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선박을 침몰시키지 않았더라도 군함이 상선을 향해 직접 사격했다는 사실은 이란과 미국 간 충돌 위험을 키울 수밖에 없다. 아미 레코그니션이 이번 작전을 ‘확전 통제’의 사례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강한 군사적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사일 공격이나 격침으로 이어지는 더 높은 단계의 충돌은 피했다는 해석이다. ◆ 비싼 미사일보다 싼 함포탄…해상 차단의 현실적 선택 이번 작전은 현대 해군이 왜 여전히 함포를 포기하지 않는지 보여준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은 고가치 군사 표적을 파괴하는 데 적합하다. 그러나 상선이나 유조선처럼 민간 승조원이 탑승한 선박을 멈춰 세우는 임무에는 지나치게 강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함포는 경고 사격부터 제한 타격까지 단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함정 지휘관 입장에서는 상대가 명령에 불응할 때 곧바로 미사일을 쏘는 대신 함포로 압박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처럼 엔진룸만 겨냥하면 선박을 침몰시키지 않고도 항해 능력을 빼앗을 수 있다. 결국 투스카 차단 작전은 ‘낡은 무기’로 여겨졌던 함포의 현실적 가치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드론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가 주목받는 시대에도 해상에서 선박을 멈춰 세우고 통제해야 하는 임무는 사라지지 않았다. 미 해군이 이란 선박을 상대로 미사일 대신 127㎜ 함포를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기름 쌓이는데 팔 길 없다”…이란, 빈 유조선까지 저장고로 [핫이슈]

    “기름 쌓이는데 팔 길 없다”…이란, 빈 유조선까지 저장고로 [핫이슈]

    미국의 해상봉쇄로 이란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석유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배에 실려 해외로 나가야 할 원유가 국내 저장시설에 쌓이자 이란은 낡은 저장탱크와 빈 유조선까지 동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의 해상봉쇄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낡은 탱크와 임시 저장시설을 다시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원유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중국행 철도 운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이란 전쟁은 이제 군사 충돌을 넘어 ‘버티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아 돈줄을 조이고 있고, 이란은 저장공간을 늘리며 시간을 벌려 하지만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봉쇄 뒤 선적량 급감…원유가 국내에 쌓였다 이란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해상 통행을 위협했다. 이후에도 자국 원유는 한동안 계속 수출했지만, 미국이 지난 13일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상대로 해상봉쇄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유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 선적량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하루 평균 210만 배럴이었다. 하지만 봉쇄 이후인 14일부터 23일까지는 하루 평균 56만7000배럴로 급감했다. 전쟁 전인 지난 2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수준이었다. 수출이 막히면 원유는 저장탱크나 빈 유조선, 임시 저장시설에 쌓일 수밖에 없다.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 WSJ는 이란 국영석유회사가 이미 산유량 감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케이플러는 봉쇄가 이어질 경우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5월 중순까지 하루 120만∼13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 수 있다는 의미다. ◆ 폐탱크·빈 유조선까지…“시간 벌기용 고육책” 이란은 저장공간 확보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남부 석유 중심지인 아흐바즈와 아살루예 등에서 컨테이너와 사용하지 않던 낡은 탱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부 탱크는 상태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사용을 피해온 시설로 알려졌다. 빈 유조선도 해상 저장고처럼 쓰고 있다. 케이플러는 페르시아만에 이란산 원유를 실은 전력이 있는 대형 유조선 여러 척이 남아 있으며 이들 선박의 저장 능력이 약 1500만 배럴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 유조선에 원유를 실어도 세계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면 해상에 떠 있는 저장고에 불과하다. 낡은 탱크와 임시 시설도 안전성과 운영 효율에서 한계가 있다. 이란은 자국 철도망을 통해 중국 이우·시안 방면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운송은 유조선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운송 기간도 길어 실질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럼비아대 중국 에너지정책 전문가 에리카 다운스는 WSJ에 “절박한 때에는 절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의 철도 운송 검토가 해결책이라기보다 석유 시스템이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 저장공간 꽉 차면 생산 중단…노후 유전엔 치명타 이란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강제적인 생산 중단이다. 원유를 뽑아낼 곳은 있는데 저장할 곳이 없으면 유정 밸브를 잠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래된 유전은 한 번 생산을 멈추면 다시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일부 유정은 장기 생산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이란 유전의 약 절반은 압력이 낮은 상태다. 이런 유전은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에 더 취약하다. 이란은 오랜 제재 속에서도 원유 생산을 관리해온 경험이 있지만, 노후 장비와 성숙 유전이 많은 구조적 약점은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이란이 원유 저장공간이 한계에 도달하는 이른바 ‘탱크톱’ 상황을 언제 맞을지 주목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2주 안팎이면 저장 압박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이란의 석유 인프라가 며칠 안에 막힐 수 있다는 취지로 압박했다. 이란 에너지 당국자는 봉쇄 과정에서 이란 유정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 봉쇄는 바다에서 시작됐지만 압박은 유전으로 미국의 해상봉쇄는 단순히 선박 통행을 막는 조치가 아니다. 이란 경제의 핵심인 원유 수출을 조여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압박전이다. 이란이 원유를 팔지 못하면 외화 수입이 줄고, 저장난이 심해지면 생산 차질까지 감수해야 한다. 미국과 세계 소비자도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과 걸프 지역 공급 불안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WSJ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7일 평화 협상 진전 부재 속에 배럴당 108.23달러까지 올랐다.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밀어 올리고 항공유 등 일부 석유제품 공급에도 부담을 준다. 결국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글로벌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 증가라는 역풍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이란 전쟁은 “누가 먼저 더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이란은 저장공간을 늘리며 시간을 벌려 하고, 미국은 그 압박이 협상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협상 막히자 석유가 인질 됐다 이란은 최근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공격 중단과 전쟁 종료, 미국의 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새 제안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프로그램 논의는 일단 뒤로 미루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포기라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핵 문제를 빼고 종전과 해협 문제만 먼저 처리하는 방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협상이 막힌 사이 배에 실려 중국 등 해외로 나가야 할 기름은 낡은 탱크와 빈 유조선에 머물고 있다. 이란은 석유로 버티는 나라지만 지금은 팔지 못한 석유에 갇히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 원유가 쌓일수록 이란의 시간은 줄어들고 유가가 오를수록 세계 경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 “트럼프 올까 봐?”…나토, 2028년 정상회의 통째로 건너뛸 수도 [핫이슈]

    “트럼프 올까 봐?”…나토, 2028년 정상회의 통째로 건너뛸 수도 [핫이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최근 수년간 이어온 연례 정상회의 관행을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회의 효율성과 장기 전략 수립이 명분이지만,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충돌을 피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6명을 인용해 나토 회원국들이 정상회의 개최 주기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국가는 매년 열던 회의를 2년 주기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인 2028년에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나토는 2021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열어왔다. 올해 회의는 7월 7∼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다. 2027년 회의는 알바니아 개최가 예정돼 있지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2027년 회의가 가을로 밀릴 가능성이 크고, 2028년 회의를 건너뛰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 변수” 거론…동맹의 만남이 부담 됐나 회의 축소 논의의 배경을 두고 소식통들 사이에서도 설명은 엇갈렸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이란을 상대로 한 미국의 군사작전에 나토 동맹국들이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커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그는 정상회의 무대에서도 동맹국들이 충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방위비 압박은 이미 정상회의 의제 자체를 바꿔놨다. AP통신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 관련 지출에 쓰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 속에 나온 결정이었지만, 일부 회원국은 목표 달성에 부담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이란 전쟁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문제 삼았고,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앙카라 정상회의도 단순한 정례 회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로이터는 앞서 튀르키예가 회원국들에게 이번 회의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미국의 나토 관여 축소 가능성에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상회의 축소 논의가 갑자기 튀어나온 일정 조정이 아니라 트럼프 재집권 이후 흔들리는 대서양 동맹 관리법을 둘러싼 고민과 맞물려 있다는 뜻이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토 내부의 불편한 분위기를 키웠다. 덴마크는 나토 회원국이다. 동맹국 영토를 둘러싼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반복되면서 정상회의가 결속의 무대가 아니라 갈등을 노출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 “나쁜 정상회의보다 줄이는 게 낫다” 다만 나토 안팎에서는 이번 논의를 트럼프 한 사람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외교관과 안보 전문가들은 연례 정상회의가 매번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만들고 장기적인 군사·외교 전략 수립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한 외교관은 로이터에 “나쁜 정상회의를 여는 것보다 횟수를 줄이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는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외교관도 동맹의 진짜 평가는 회의 횟수가 아니라 논의와 결정의 질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나토 관계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나토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국가 및 정부 수반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정상회의 사이에도 회원국 간 협의와 기획, 공동 안보에 대한 의사 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있다. 아직 확정된 방침은 없지만, 복수 회원국이 회의 주기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례 개최 관행은 흔들리고 있다. ◆ 냉전 때도 드물었던 정상회의…연례화는 최근 관행 나토 정상회의가 처음부터 매년 열린 것은 아니다. 나토는 1949년 창설됐고 첫 정상회의는 1957년에 열렸다. 냉전 시기 미국 중심의 나토와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대치했지만,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오히려 드물었다. 회의 빈도는 1970년대 이후 조금씩 늘었다. 냉전 종식 전후 안보 질서가 급변한 1988∼1991년을 거치며 개최 횟수는 더 잦아졌다. 최근처럼 매년 여름 정상들이 모이는 흐름은 2021년 이후 굳어진 관행에 가깝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필리스 베리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정상회의 횟수를 줄이면 나토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여러 차례 대서양 양안 회의에서 두드러진 극적인 갈등 장면도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도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장감을 언급했다. 그는 2018년 나토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너무 적다며 회의장에서 나가겠다고 위협했다고 회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전 총장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퇴장했다면 남은 회원국들이 “산산조각 난 나토의 잔해를 수습해야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결국 나토의 고민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다. 매년 정상들을 한자리에 세우는 방식이 동맹 결속을 보여주는 장치인지 아니면 트럼프식 압박과 돌발 발언을 키우는 무대인지 따져보는 단계에 들어섰다. 2028년 정상회의를 실제로 건너뛴다면 나토가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의 돌발 변수까지 고려해 동맹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장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 노인 부축 로봇 넘어지면?… 안전 가이드라인 필요해 [가정용 로봇, 특이점이 온다]

    노인 부축 로봇 넘어지면?… 안전 가이드라인 필요해 [가정용 로봇, 특이점이 온다]

    ① 가장 우선해야 할 안전성투입 대상 어린이·환자 돌봄 분야국내 로봇안전인증센터 막 시작② 쓸모에 대한 고민, 유용성감각·지능·손재주 3개 핵심 요소산업·생활 등 제한 없이 활용돼야③ 인간 노동력과 경쟁, 수익성시제품 대당 2억에서 최대 7억선“최소 2900만원 선은 돼야 경쟁력”④ 데이터 규제도 큰 숙제‘규제 샌드박스’가 또 다른 한계로너무 엄한 개인정보 보호도 문제 휴머노이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명실상부 ‘1가구 1로봇’ 시대가 되려면 현실적인 과제들도 적지 않다. 주로 정해진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가정용은 인간과 부대낄 만큼 안전해야 하고,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은 수준의 유용성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동시에 기업의 손익분기점도 넘어야 한다. 27일 리서치 인텔로에 따르면 가정용 휴머노이드(홈로봇)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억 달러(약 2조 6500억원)로 평가됐으며, 2034년에는 623억 달러(약 91조 7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8.9%다. 인공지능(AI), 고성능 액추에이터 시스템, 전고체 배터리 플랫폼 등이 동시에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홈로봇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 유니트리, 미국 피규어나 테슬라의 옵티머스 등이 선두에서 경쟁 중이다. 지구촌의 노령 인구 급증으로 홈로봇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아직 숙제는 적지 않다. 모건 스탠리는 ‘인공지능 구현과 휴머노이드의 부상’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의 일상 도입은 휴머노이드가 인간 노동력과 경쟁할 수 있거나 그 이상의 효율을 내는 데 달려 있다”며 “광범위한 상업적 활용으로 이어지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 문제가 첫 과제다. 상업용 휴머노이드는 돌봄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먼저 도입될 전망이다. 노인, 어린아이, 환자, 반려동물 등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대상을 안전하게 돌보는 것은 쉽지 않다. 류요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안전펜스를 통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환경에서 주로 운용됐으나 휴머노이드는 가정 환경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만큼 통합적 안전 확보가 핵심 과제”고 말했다. 이어 “인체 유사 구조를 지닌 휴머노이드는 전도 시 충격이나 관절 구동계 고장으로 예상 외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 기반 학습으로 로봇이 스스로 행동을 변경하기 때문에 전통적 하드웨어 중심의 안전 대응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정용 휴머노이드의 안전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국제 표준(ISO)과 안전 가이드라인은 아직 개발 중이다. 국내 휴머노이드의 안전·보안 인증을 지원하려 산업통상부가 추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안전인증센터도 지난달 공고돼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유용성은 또 다른 과제다. 이미 빨래는 세탁기, 청소는 로봇청소기, 설거지는 식기세척기 등이 돕는다. 가정용 휴머노이드는 여러 가전제품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것인데, 너무 고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번 충전으로 2~4시간밖에 작동하지 못하는 배터리도 개선돼야 한다. 박동일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장은 “사람의 감각과 지능, 손재주까지 3개의 핵심 요소가 결합된 것이 휴머노이드”라며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는 인간에 맞춰져 있는 산업·생활 환경에 더 쉽게 적응시킬 수 있어 ‘범용성’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어떤 영역도 넘나들 수 있다는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성은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결정지을 핵심 과제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현재 휴머노이드 시제품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대당 15만 달러(2억 2000만원)에서 50만 달러(7억 4000만원)”라며 “휴머노이드가 주류 산업 전반에서 인간 노동력과 경쟁하려면 제품 가격이 대당 2만~5만 달러(2900만~7400만원) 범위로 떨어져야 하고, 가정·소매·숙박업에서 사용되는 휴머노이드는 더 큰 폭의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대량 양산은 필수적이다. 휴머노이드의 대량 생산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정도가 걸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8000대 수준이었던 휴머노이드 판매량이 2030년에는 13만 6000대로 증가한 뒤 가속도가 붙어 2035년에는 210만 대로 급증하는 ‘J자형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머노이드 산업 규제도 혁신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변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에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바퀴 달린 실외이동로봇이 보행자처럼 보도를 다니게 됐고, 2025년에 배송로봇을 택배 수단으로 쓰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런 규제들도 휴머노이드를 포괄한 것은 아니다.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제한된 조건에서만 시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규제 샌드박스’를 한계로 지적한다. 데이터 규제도 큰 숙제다. 휴머노이드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을 보고 들으면서 배우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 얼굴이나 목소리가 찍힐 수 있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 규정은 공개된 장소 촬영과 원본 데이터 활용에 엄격하다. 얼굴 등 신분을 가리면 AI 학습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정인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결국 휴머노이드를 쓰려는 이유는 사람이 여기저기서 마음대로 쓰려는 것”이라며 “(로봇의) 이동성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설] 걱정스런 반도체 성과급 파동, 황금알 거위 배 가를 때인가

    [사설] 걱정스런 반도체 성과급 파동, 황금알 거위 배 가를 때인가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여명이 일손을 놓고 집회를 열었던 지난 23일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이 58.1% 급감했고, 메모리 생산도 18.4%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조 스스로 밝힌 수치다.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18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하면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와 설비 복구 비용을 합쳐 3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영업이익 300조원의 15%인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입장이다. 결국 ‘돈을 더 주지 않으면 회사가 망가질 것’이라고 협박하는 꼴이다. 과연 일말의 주인의식이라도 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달 파업 첫날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발상도 당혹스럽다.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첨단 기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 후진적 모습이 외신을 타면 기업 이미지는 곤두박질 칠 수 있다. 테슬라 직원들이 일론 머스크 집 앞으로 몰려가 성과급을 더 내놓으라며 시위를 벌인다고 상상해 보라. 황당하지 않나. 상황은 이미 심상찮다. 지난번 집회 이후 글로벌 빅테크들이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을 확인하는 모양이다. 노조발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큰 착각에 빠져 있다. 기업의 이익은 직원들이 나눠 갖는 것이라는 착각이 무엇보다 그렇다. 이익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경영진의 권한이다. 특히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서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반도체 같은 업종은 이익의 거의 대부분을 재투자에 쏟아부어야 정상이다. 그렇게 해도 중국 등의 맹추격을 뿌리칠까 말까 하다. 그런 마당에 기업의 장래는 어떻게 되든 말든 눈앞의 자기 이익만 챙기고 보자는 건가. 민간 기업의 수익 배분은 기업 내부만의 문제라는 착각도 심각하다. 오늘의 삼성전자는 삼성 임직원들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시설 투자에는 세액공제로 연간 수조원대 세금 혜택이 들어갔다. 전력·용수 우선 공급, 금융 혜택 등 정부의 전폭적 지원 및 국민의 암묵적 동의와 희생이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기업이 경영난에 처하면 회복하기 위한 공적 자금 등으로 천문학적 혈세가 들어간다. 이 모든 것들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국민 기업’이다. 그럼에도 내 주머니만 불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퇴행은 염치없는 일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금 국민이 얼마나 걱정스럽게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노조의 빗나간 욕심이 회사를 흔드는 사이에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회복 불능의 초격차를 당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 [공직자의 창] 장애인 고용, 기업에 보내는 편지

    [공직자의 창] 장애인 고용, 기업에 보내는 편지

    기업인 여러분께, 4월 장애인고용촉진 강조 기간을 맞아 이 편지를 드립니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우리는 장애인 고용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에 장애인 고용은 ‘해야 하는 의무’, ‘추가적인 부담’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을 촉구하는 노동부 장관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로서 기업인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노동시장은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력 절벽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기업은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며 더 나은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합니다. 우리는 정말 모든 사람에게 일할 기회를 넓게 열어 두고 있는가. 장애인 고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장애인 고용은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기회의 문을 열어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기회의 문이 넓어질수록 기업이 만나는 가능성 또한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장애인고용촉진 강조 기간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일할 기회는 넓게, 가능성은 더 크게.” 이 문장은 장애인을 위한 구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이 기업과 함께 경쟁력을 갖추고 나아가기 위한 지향점입니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과 성장입니다. 그 어떤 기업도 손실을 감수하며 존속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이 처음에는 그저 의무고용률을 충족하려고, 부담금을 덜어내려고 장애인을 채용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성실하게 주어진 업무를 해나가는 모습,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자긍심과 동료애, 장애인 고용은 조직의 분위기를 바꾸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제 장애는 능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아니라 업무 환경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도입과 디지털 전환은 전통적인 일의 방식을 바꿨으며 장애인이 할 수 없다고 여겼던 많은 일들은 이제 더이상 장애물이 아닙니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누구를 배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조직 안으로 끌어들이느냐’로 결정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상식’이라고 여겼던 낡은 생각이 이제는 ‘편견’이 됐음을 인정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기업의 고민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적합한 직무는 무엇인지, 조직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비용 부담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변화하려 합니다.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의무 이행으로 관리하는 데서 나아가 기업의 ‘동반자’로서 직무 발굴, 고용 컨설팅, 근무 환경 개선, 직무 적응 지원을 강화해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 기업이 일할 기회를 넓히는 순간 정부는 가능성이 더 크게 실현되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기업인 여러분. 장애인 고용은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이 혁신을 만들고, 혁신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합니다. 기회의 문을 열었을 때 그 문으로 들어오는 건 단지 한 명의 노동자가 아니라 새로운 조직 문화, 새로운 경쟁력 그리고 새로운 성장의 가능성입니다. 이번 4월, 장애인 고용을 의무가 아니라 기회로 다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할 기회는 넓게, 가능성은 더 크게. 그 변화의 시작을 기업인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미국 F-35, 중국 J-20, 러시아 Su-57. 세계 제공권 경쟁을 상징하는 전투기 명단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6일(현지시간) 미국·중국·러시아와 동맹국들이 제공권 장악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분석하면서 KF-21을 주요 전투기 사례 중 하나로 다뤘다. 다만 매체는 KF-21을 F-35나 F-22 같은 완전한 스텔스기로 보지는 않았다. 4세대와 5세대 전투기 사이에 놓인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했다. 해당 분석에는 미국의 F-35 라이트닝Ⅱ와 F-22 랩터, 중국의 J-20 ‘웨이룽’, 러시아의 Su-57(나토 코드명 펠론)이 대표적인 현용 스텔스 전투기로 포함됐다. 튀르키예의 칸(KAAN), 한국의 KF-21 보라매, 미국의 차세대 공중우세 전투기(NGAD), 유럽 주도의 미래항공전투체제(FCAS)와 영국 주도의 템페스트처럼 개발 중이거나 미래형으로 분류되는 기체들도 함께 제시됐다. KF-21이 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지금 당장 F-35급이냐’가 아니다. 아미 레커그니션은 KF-21이 완전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저피탐 설계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현대적 데이터링크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내부 무장과 스텔스 성능 강화까지 이뤄질 경우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 “완전 스텔스는 아니다”…그래도 명단에 오른 이유 KF-21은 현재 기준으로 F-35A처럼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숨기지 않는다. 미사일과 폭탄을 외부 무장 장착대에 다는 방식이어서 탑재량을 늘릴수록 레이더 노출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KF-21을 5세대기보다는 4.5세대 또는 4.5세대 플러스급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외신은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 안에 넣었다. 판단 기준을 단순히 ‘완전 스텔스 여부’에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공중전은 저피탐 성능뿐 아니라 센서 융합, 장거리 탐지, 실시간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전 능력을 함께 요구한다. KF-21은 이 가운데 일부를 이미 반영했고, 나머지는 단계적 개량으로 보강할 여지를 남겼다. 특히 KF-21은 처음부터 한국 공군의 노후 F-4·F-5 전력 대체에 그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한국은 개발 단계부터 수출 가능성과 성능 향상 여지를 함께 고려했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KF-21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현대적 전투 능력을 제공하면서 업그레이드 잠재력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 F-35보다 싸고 4세대기보다 앞선 틈새 KF-21의 강점은 이 ‘중간 지대’에 있다. F-35 같은 완전 스텔스기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과 운용비 부담이 크다. 반대로 기존 4세대 전투기는 도입 장벽은 낮지만 스텔스기와 네트워크전 중심 전장에서는 생존성 한계를 드러낸다. KF-21은 이 틈을 파고든다. 완전 스텔스기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에는 F-35보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4세대기보다 탐지·교전·정보 공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공군 입장에서도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가 아니라 대량 운용 가능한 고성능 플랫폼이다. 이 점은 수출 전략과도 맞물린다. FA-50 수출로 한국 항공산업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신뢰를 쌓았다. KF-21은 그보다 높은 급의 전투기 시장을 겨냥한다. 가격, 성능, 정비성, 개량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면 중동과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 진짜 승부는 KF-21EX부터 KF-21의 현재형은 시작점에 가깝다. 블록 1은 공대공 임무 중심으로 전력화되고, 이후 블록 2에서 공대지 능력을 강화한다. 정밀유도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통합이 이뤄지면 임무 범위도 넓어진다. 더 큰 관심은 향후 개량형인 KF-21EX에 쏠린다. 내부 무장창을 적용하고 스텔스 성능을 끌어올리면 KF-21은 지금보다 훨씬 더 5세대기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센서 융합, 인공지능 기반 전투 지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까지 결합하면 한국형 차세대 공중전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과 함께 작전할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개념도 제시하고 있다. 유인 전투기가 앞에서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인기가 정찰·교란·공격 임무를 나눠 맡는 구조다. KF-21이 이런 무인 전력과 연결되면 단독 기체 성능 이상의 전투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변화는 전투기 세대 구분 자체와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공중전은 기체 한 대의 스텔스 성능만으로 결판나지 않는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멀리서 쏘고, 더 많은 전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KF-21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국형 전투기, ‘추격자’에서 ‘선택지’로 KF-21이 이번 분석에 포함된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한국이 이미 F-35나 F-22급 완전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형 전투기가 세계 제공권 경쟁을 설명하는 주요 사례 안에 들어갈 만큼 존재감을 키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은 오랫동안 고성능 전투기를 수입에 의존했다. 이제는 자체 개발 전투기를 양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텔스 강화형과 무인기 연동형까지 준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KF-21은 이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이다. 실제로 KF-21은 올해 양산 체계 진입을 본격화했다. KAI는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고, 정부는 올해 안에 공군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산 1호기는 출고 22일 만에 첫 생산시험비행에 성공하며 전력화 일정에 속도를 냈다. 결국 KF-21의 경쟁력은 F-35와 같은 전투기가 되는 데 있지 않다. 고가의 완전 스텔스기와 기존 4세대기 사이에서 현실적인 가격, 빠른 전력화, 단계적 개량, 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데 있다. 아미 레커그니션이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에 넣은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완전 스텔스기와 거리가 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설계 여지를 갖춘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한국형 중간 해법’을 넘어 차세대 전투기 시장의 선택지로 평가받기 시작한 셈이다.
  •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日, 자국 세금으로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한국에게 ‘나쁜 소식’인 이유 [핫이슈]

    일본이 자비를 들여 주일미군의 기지 시설 지하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건물 구조 강화, 시설 분산 배치 등 주일미군 시설의 각종 방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적에게 주일미군 기지가 공격받는 유사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 기능은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강화해 미·일 동맹의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본 당국은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에 필요한 비용도 직접 부담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은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을 근거로 주일미군의 병영과 가족용 주택 등을 ‘시설 정비비’ 명목으로 지원해 왔다. 여기에 대규모 비용을 더 투입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본은 5년마다 체결하는 주일미군 분담금 특별협정에 새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당 항목에는 폭발물과 전자기파 공격 등으로부터 주일미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올여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일본의 주일미군 분담금 협상에서는 GDP 대비 방위비가 2%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동맹국에 재정 기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지만 일본의 향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주일미군 경비로 쓴 돈 2조 이상현재 일본에 주둔하는 주일미군은 약 5만 5000명이다. 지난해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 관련 비용에 쓴 돈은 2274억 엔, 한화로 2조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압박해 왔다. 일본은 이미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기준 방위비 예산을 총 10조 6000억 엔(약 98조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일본은 현재 방위비보다 최소 19조 엔(약 175조 6000억원)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시설 강화를 위한 비용을 부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방위비 증액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에도 영향 미칠 듯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방위비 예산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 비용 부담 역시 동일한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2025년 당시 2026~2030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1조 5192억원에 합의했다. 이는 전년보다 8.3% 오른 것이며 2027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올린다. 다만 증가율이 5%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지난해 기준 한국 GDP(2663조원)의 약 0.06% 수준이다. 일본이 주일미군 기지 지하화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확대한 만큼, 일본과 비슷하게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는 한국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료 1~2년 전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다음 협상 시기는 2028~2029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029년 1월 20일까지인 만큼 차기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이냐 일본이냐”…군함 급한 美 해군, 130년 원칙 깰까 [밀리터리+]

    “한국이냐 일본이냐”…군함 급한 美 해군, 130년 원칙 깰까 [밀리터리+]

    미국 해군이 한국과 일본의 군함 설계와 조선소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을 더 빨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의 조선 능력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배경에는 중국 해군의 빠른 확장과 미국 조선업의 생산 지연이 있다. 중국은 함정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미국은 새 함정 건조와 기존 함정 정비에서 병목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100년 넘게 유지해온 ‘주요 전투함 자국 건조’ 원칙까지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해군 전문 매체 USNI뉴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해외 호위함·구축함 설계와 해외 조선소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개발비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7210억 원)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돈은 차세대 순양함·구축함과 호위함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연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USNI뉴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해군에 한국과 일본 조선소, 그리고 이들 국가의 함정 설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모가미급 호위함과 한국 해군의 대구급 호위함이 대표적인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국의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도 동아시아 수상함 건조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 “배가 당장 필요하다”…흔들린 미 조선업 이번 검토는 단순히 외국 군함을 비교해보자는 차원이 아니다. 미국이 현재 조선소만으로는 필요한 함정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최근 해군 관련 행사에서 “우리는 더 많은 배가 필요하고 지금 당장 필요하다”며 “기존 공급원에서 필요한 배를 비용과 일정에 맞춰 얻지 못한다면 다른 조선소에서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안에서 해외 조선소 활용론이 공개적으로 나온 셈이다. 존 펠런 전 해군장관도 해임 직전 USNI뉴스 인터뷰에서 외국 전투함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함대에 넣을 수 있는 함정을 찾는다면 생산성 면에서 한국과 일본이 자연스럽게 후보가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 조선업의 병목은 감사기관 지적에서도 드러난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주요 함정 건조 프로그램이 최대 38개월까지 늦어졌고 대형 함정의 75%는 정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예산을 늘려도 조선소와 숙련 인력, 정비 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면 함정은 제때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 해군은 2027회계연도 예산 설명에서 해군 총예산을 3775억 달러(약 555조 4150억 원)로 제시했다. 전년보다 23% 늘어난 규모다. 디펜스뉴스도 백악관 예산 개요를 인용해 2027회계연도 조선 예산이 658억 달러(약 96조 7910억 원) 규모로 제시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규모 함대 증강을 추진하지만, 이를 실제로 지을 산업 기반이 충분한지는 별도 문제로 떠올랐다. ◆ 한국·일본 왜 보나…동맹 조선소의 힘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두 나라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능력을 보유한 국가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상선뿐 아니라 이지스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군수지원함까지 자체 설계·건조 경험을 쌓아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만든 이지스 전투체계와 레이더를 핵심으로 하는 구축함도 운용해왔다. 미 해군이 동맹국 함정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체계 운용 경험과 함정 통합 능력 면에서는 협력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해 미 해군 정비·수리·창정비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필리조선소 인수 뒤에는 50억 달러(약 7조 3540억 원) 규모의 현대화 투자를 추진하며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조선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미 해군 함정 건조에서 연간 22억 달러(약 3조 236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울산에서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진수했다. 회사 측은 같은 급의 함정을 미국 조선소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건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함정은 미국 업체의 전투체계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한미 조선·방산 협력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 법·노조 벽 높지만…K조선 기회 앞에 가장 큰 걸림돌은 법이다. 미국은 해군 함정을 원칙적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서 만들도록 제한해왔다. 이른바 번스-톨레프슨 조항은 외국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을 짓는 것을 막는 핵심 장벽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한국 조선사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갖고 있더라도 곧바로 미 해군 함정 신조 사업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조합도 해외 건조가 자국 산업 기반과 숙련 노동력을 약화시키고 전시 동원 능력까지 흔들 수 있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인 절충안은 ‘한국에서 완성 군함을 사오는 방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대신 한국·일본 조선사의 투자와 기술을 미국 조선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벤 레이놀즈 미 해군 예산 담당 부차관보도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를 미국이 원하는 방향의 사례로 언급했다. 이번 논의가 당장 한국산 구축함의 미 해군 도입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군함은 높은 생존성 기준, 전투체계 통합, 사이버 보안, 핵심 부품 공급망, 의회 승인 등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미국은 더 많은 군함을 원하고, 중국은 더 빠르게 함대를 키우고 있다. 미국 국내 조선소만으로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커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조선 역량이 미 해군 전력 재건 논의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조선업 부활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부활의 방식은 역설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미국이 끝내 자국산 군함 원칙을 일부라도 흔들 경우 K조선은 상선과 정비를 넘어 미 해군 전투함 시장이라는 새 문턱 앞에 서게 된다.
  • 피해 경미하다더니…이란 공격에 박살 난 미군기지 복구 비용 7조원 [핫이슈]

    피해 경미하다더니…이란 공격에 박살 난 미군기지 복구 비용 7조원 [핫이슈]

    이란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시설 피해가 애초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는 피해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 6명을 인용해 이란 공격으로 발생한 복구 비용이 최대 50억 달러(약 7조 4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중동 지역 내 미군의 지휘 본부, 격납고, 활주로, 첨단 레이더 시스템, 수십 대의 항공기, 위성 통신 인프라 등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미군 당국은 그간 피해가 경미하며 작전에 영향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이란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 알 다프라 공군 기지와 알 루와이스 기지에서는 연료 저장소, 의료시설, 격납고, 창고와 건물이 부서졌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 기지, 쿠웨이트의 캠프 아리프잔 등도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본부 건물과 최소 두 개의 방공 시스템도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피해를 본 주요 자산으로는 전투기 최소 1대, MQ-9 리퍼 드론 12대, MC-130 공중급유기 2대, 헬리콥터 및 E-3 센트리 항공기 1대 등이 있다. 특히 NBC뉴스는 최대 50억 달러에 달하는 예상 복구 비용에는 복구가 불가능한 레이더 시스템, 무기 시스템, 항공기 및 기타 장비에 대한 수리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매켄지 이글런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해외 미군 기반 시설 재건에 들 수 있는 미래 비용에는 수리, 재건, 완전 교체, 심지어 해당 지역의 폐쇄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3월 10일 열린 비공개 상원 브리핑에서 이란전 발발 후 첫 6일간 쓴 전쟁 비용이 최소 113억 달러(약 16조 7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NBC뉴스는 “국방부가 사상 최고 수준의 예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쟁 비용에 대한 브리핑이 부족해 선출직 공무원들과 참모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기계 700대 밤낮없이 돌려 월 매출 2100만 원”…中 3D 프린터 창업 열풍

    “기계 700대 밤낮없이 돌려 월 매출 2100만 원”…中 3D 프린터 창업 열풍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 가정용 3D 프린터로 월 수백만 원을 번다는 젊은이들의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 언론 중신징웨이가 실제 창업 현장을 취재했다. 95년생 장쑤성 창업자 선산메이(가명)는 명절 연휴마다 부모와 함께 시장 노점을 열어 직접 출력한 제품을 판다. 올해 춘절 연휴 하루 매출은 1600위안(약 35만원)이다. 재료비·자리세·인건비를 빼면 “적을 때는 수백 위안, 잘 되면 하루 1000위안(21만원)”이라고 밝혔다. 프린터 2대 구입에 3500위안(75만원), 재료비는 100롤에 4000위안(86만원)을 썼다. 전기료는 두 대를 종일 돌려도 하루 2.20위안(473원)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에서 부업으로 3D 프린터를 운영하는 80년대생 디잔(가명)은 반년 전 장비를 들여 시작했다. 초기 비용만 1만 위안(215만원)이 넘었다. 그는 운영 비용은 건지고 있지만 “아직 본전 회수 중”이라고 전했다. 재활 장비 제품화와 소셜미디어 맞춤 주문을 병행하며, 소형 장식품 디자인비는 100~400위안, 제품 평균 단가는 300~400위안(6만~8만원)이다. 항저우의 95년생 샤오K(가명)는 차원이 다르다. 2025년 10월 친구들과 동업으로 3D 프린터 700대 규모의 농장을 차렸다. 장식품·완구·산업 부품을 출력해 수출과 기업 주문을 소화하며 가동률은 80% 안팎을 유지한다. 그는 “주문이 몰릴 때는 700대가 밤낮없이 돌아간다. 월 순이익이 10만 위안(2154만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프린터 여러 대를 집중 운영하는 사업자를 ‘농장주’라 부른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월 5만~6만 위안을 버는 것은 샤오K 같은 농장주 이야기다. 일반인은 월 3000~4000위안 수입이 대부분이고 월 1만 위안(215만원)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3D 프린터 창업 붐이 일어난 배경에는 장비 성능의 상업적 수준 도달이 있다. 프린터 제조사들도 창업자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3D 프린터 창업 열기, 얼마나 갈까 올해 1분기 중국 3D 프린터 수출이 119.00% 늘고 장비 생산량도 전년 대비 54.00% 증가하는 등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미 뛰어든 창업자들은 시큰둥하다. 이들은 “열정이 두세 달이면 식고, 기계에 먼지만 쌓인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AI 모델링 도구 보급으로 비슷한 제품이 넘쳐나면서 디자인으로 차별화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개성화·한정판 수요 폭발이 3D 프린터의 소량 신속 납품 특성과 맞아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AI가 모델링 문턱을 낮추고 스마트 장비가 조작 문턱을 낮추면서 3D 프린터 소형 매장이 복사 가게처럼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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