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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은 비엔날레의 달

    9월은 비엔날레의 달

    9월은 비엔날레의 달이다. 광주비엔날레 개막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비엔날레가 잇달아 열린다. 먼저 오는 11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너에게 주문을 건다’를 주제로 열린다. 주제는 1956년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의 노래 ‘아이 풋 어 스펠 온 유’(I put a spell on you)에서 따왔다.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정보기술(IT)이 어떻게 예술에 접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제니 홀저, 홍승혜 등 17개국 50개 팀이 참가한다. 11월 4일까지. 이어 대전은 19일부터 ‘프로젝트 대전’을 대전시립미술관, 한밭수목원 등에서 연다. 올해 처음 시작되는 미술 행사로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을 살려 미술과 과학 간의 만남, 동양과 서양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래서 주제도 ‘에네르기’(Ener氣)로 정했다. 로랑 그라소, 마르코스 노박, 모토히코 오다니, 장지아, 양아치 등 13개국 작가 64팀이 참여한다. 11월 18일까지. 20일부터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린다. 주제는 ‘포토그래픽! 사진다움!’이다. 이 주제는 요즘 사진 작품들이 단순히 대상을 찍어둔 평면 작품의 개념에서 벗어나 오리고 붙여 조각이나 설치 작품 같은 느낌을 주는 것으로까지 발전한 데 따라 설정된 것이다. 대니얼 고든, 아서 오우 등 2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0월 28일까지. 22일부터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막을 여는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주제로 ‘배움의 정원’을 택했다. 김용익, 김주현, 다다스 다카미네, 리드빈 판 더 펜, 구톰 구톰스가르드 등이 참여한다. 11월 24일까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엇, 집이 아니라 차였던겨?

    엇, 집이 아니라 차였던겨?

    보면 볼수록 귀여운 아이디어다. 1.2t짜리 트럭을 개조해 짐칸에다 1인용 호텔방을 만들었다. 1인용이라지만 호텔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목, 천연 가죽, 인조 대리석 같은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썼고 미니 바나 샤워 시설에다 TV와 냉장고, 에어컨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별도의 안내 데스크도 마련해 호텔 주변 편의시설 정보 같은 것도 제공한다. 그런데 그래 봤자 봉고 트럭이다. 오토 캠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캠핑카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이리 비좁아 터진 호텔방이 웬 말인가 싶다. 그런데 차 바깥에는 일종의 위장막을 덧붙여 놨다. 일단 이번에 공개된 것은 빨간 벽돌 문양이다. 자석으로 차체에 붙였다 뗄 수 있기 때문에 공간 환경에 따라 위장막은 갈아 끼울 수 있다. 차 짐칸의 뒷문, 그러니까 호텔방으로 치자면 정문 옆에다가는 상황에 따라 펼쳤다 접었다 할 수 있는 날개를 붙였다. 그러니까 주택가 어딘가 적당한 골목길에 자리 잡고서 날개를 활짝 펴면 골목길은 사라지고 집 한 채가 덩그러니 세워지게 된다. 이 작품을 누가 만들었을까. 꼼꼼한 바느질로 자기가 살았던 집들을 원형 그대로 복원해 내는 작업을 통해 다른 문화 간 충돌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유명한, 그래서 지난 5월 서울 리움미술관 전시 때 10만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서도호(50) 작가의 신작 ‘틈새 호텔’이다. 이번 작품도 집을 돌돌 말아 싸서 다니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전작들의 연장 선상에 있다. 그래서 비엔날레 기간에는 앞마당에 놔두지만 전시가 끝나면 실제 호텔 영업에 나선다. 작가는 “3~5m 정도의 폭을 가진 골목이라면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광주에서 적용 가능한 골목 60곳을 뽑아 그 가운데 12곳 정도는 이미 허락까지 받아둔 상태”라면서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말 투숙객을 받아 실제로 운영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텔식 서비스 제공은 광주 라마다호텔이 맡고 예약 접수 등은 별도의 홈페이지(www.inbetweenhotel.com)를 통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용료는 무료다. 40개국 92개 팀이 300여 점을 선보이는 제9회 광주 비엔날레가 지난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그간 준비해 온 작품을 광주 광산구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공개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라운드 테이블’. 원탁에 둘러앉는다는 것은 위계질서 없이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자기의 입장을 가감 없이 털어놓겠다는 얘기다. 보통 비엔날레는 총감독이 제시한 주제 아래 작품들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김선정(한국), 마미 가타오카(일본), 와산 알쿠다이리(이라크), 캐럴 잉화 루(중국), 알리아 스와스티카(인도네시아), 낸시 아다자니아(인도) 등 무려 6명의 큐레이터가 공동 감독으로 나섰다. 아시아에서, 그것도 여성 큐레이터들이 평등을 강조하는 원탁을 주제어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돌직구’ 같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계 미국인 작가 마이클 주의 ‘분리불가’. 투명 플라스틱 방패 108개를 얽어 기와지붕을 만들어 뒀다. 그 방패 밑에 늘어뜨린 줄마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재도구다. 우리의 일상은 완고한 방패들에 의존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완고한 방패들이 우리의 일상을 그렇게 묻어버린 것일까. 광화문에 큼직한 컨테이너 산성을 쌓는 것으로 시작해 사설 용역업체의 폭력 행위를 국가 공권력인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던 우리나라의 살풍경도 떠올려봄 직하다. 국가의 폭력성에 집중해 왔던 한국의 사진작가 노순택의 작품은 다른 전시장에 마련돼 있으니 비교해봐도 좋다. 본 전시장과 떨어져 있긴 하지만 광주극장에서 선보이는 스웨덴 작가 망누스 베르토스의 ‘라이브 바이오그래피’도 꼭 한번 챙겨볼 만하다. 극장에서 공개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무성영화에다 변사가 내레이션을 입히는 방식을 택한 것이 이채롭다.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스웨덴어로 말하고 영상에는 영어로 자막이 뜨고 한국인이 한국말로 낭독해준다는 점에서 이 세계의 공통성을 은근히 드러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뚱뚱보라 놀림받았지만 사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학생 때부터 정치 활동에 활발하게 나섰던 친구 스벤손의 얘기를 들려준다. 그토록 적극적이고 유순했던 스벤손이었건만 말년에는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야위어 버린다. 이 결정적 변곡점은 1991년, 그러니까 스웨덴이 구제금융 사태에 휘말리면서 사민당이 정권을 내놓을 때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영국 영화감독 켄 로치의 시선을 떠올리게 한다. 무각사에서는 평온한 동양적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우순옥 작가는 무각사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 내 8개 방에다 차츰차츰 색이 변해 가는 영상을 설치한 ‘아주 작은 집-무각사’(색의 방)를 선보인다. 전시는 11월 11일까지. 1만 4000원. (062)608-411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안철수 불출마 종용] 朴측 “安, 의혹에 출구전략 삼아 역공”

    [안철수 불출마 종용] 朴측 “安, 의혹에 출구전략 삼아 역공”

    ‘왜 하필 이 시점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 후보가 국민통합을 내걸고 행보를 넓혀 가는 와중에 터져 나온 ‘안철수 원장 대선 불출마 협박’ 의혹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분위기다. 캠프 측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와 서울법대 동기인 정준길 공보위원이 개인적 친분관계를 과시하다가 빚은 사건으로 규정했다. 박근혜 후보는 6일 광주 비엔날레 전시장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 종용 의혹과 관련) 보도를 보고 알았고, (친구 간에) 개인적 이야기를 나눈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한 오후 3시 전까지 전혀 사안을 몰랐다.”면서 “박 후보 캠프나 공보단과는 관련없는 순전히 정 위원 개인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양측의 기자회견을 종합해 볼 때 정 위원이 불필요한 전화를 걸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안 원장 쪽도 포스코 스톡옵션 행사, 재개발 딱지 등 각종 의혹이 잇달아 터져나오자 정 위원의 전화를 출구전략 삼아 정치 역공을 펴고 있다.”고 불쾌해했다. 정 위원이 검찰 출신인데 ‘전공’이 다른 공보단에 들어오다 보니 사고를 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가 국민에게 ‘박 후보 측의 계획된 공작’으로 비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공보단은 기자회견 직후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당사자인 정 위원을 상대로 경위 파악에 나섰다. 박 후보는 전남 태풍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기 때문에 대신 최경환 비서실장이 정 위원으로부터 직접 해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보단의 한 관계자는 “정 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금 변호사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당장 사퇴를 수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 김효섭·서울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내가 만들고 내가 느낀다…광주 참여비엔날레 D-7

    내가 만들고 내가 느낀다…광주 참여비엔날레 D-7

    제9회 광주비엔날레(9월 7일∼11월 11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 미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운드 테이블’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40개국 92명(팀)이 참여해 300개 작품을 선보인다. 광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과 동구 대인시장 등지에서는 현재 작품 설치가 한창이고 ‘레지던시 작가’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전시장 공간 구성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작품 설치도 60% 이상 이뤄졌다. 행사는 전시관을 비롯해 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등지에서 열린다. 올 비엔날레의 특징은 예년에 비해 신작(新作)이 전체의 60%를 넘을 만큼 많다는 점이다. 비엔날레 홍보팀 관계자는 “스타 작가 위주의 기획 대신 시민들이 참여하는 실험적인 신작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복합 매체 설치, 인터랙티브 비디오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퍼포먼스, 회화, 공공미술 등 다양한 형식을 망라한다. 로이스 응은 광주의 대인시장에서 만난 제바디아 애링톤, 고수휘, 그리고 소이치로 미쓰야와 함께 ‘제바디아 애링톤의 발라드’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는 작품에서 창극의 형식을 빌린 퍼포먼스와 비디오, 그라피티 작업을 통해 사회의 계급 문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를 다룬다. 인도의 아티스트 콜렉티브 캠프 비디오, 영화 시나리오, 퍼포먼스로 구성돼 최근 인도를 떠들썩하게 한 ‘2G 스펙트럭’이라 불리는 사건을 다루는 ‘라디오 도청’을 선보인다. 마그누스 뱃토스는 개인의 일대기와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와 비디오, 오브제, 설치 등을 이용해 작업하는데 광주극장에서 ‘스벤손 일대기 생중계’란 작품을 내놓는다. 시징맨은 중국의 첸 샤오시옹, 한국의 김홍석 그리고 일본의 오자와 쓰요시가 2006년에 결성한 프로젝트 기반의 협력 그룹이다. 시징맨은 ‘서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선보인다. 한국 작가 우순옥은 광주 무각사 내에 있는 여덟 개의 작은 명상의 방들을 하나로 이어 구성한 ‘아주 작은 집-무각사’를 선보인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 길초실은 광주에서 발견한 이미지들로 콜라주, 페인팅, 조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공동체’란 작품을 만든다. 대인시장이나 오래돼 안전상의 문제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대학교 기숙사의 입구 같은 장소에서 작가가 발견한 이미지를 찍은 사진을 재구성한 것이다. 태국 작가 리크릿 티라바니자의 탁구대를 형상화한 작품 ‘무제 2012(크롬 존) (불/규칙적)’은 14개의 네트를 통해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국의 모습을 암시한다. 관람객들이 이 네트에서 직접 게임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인도네시아 작가 틴틴 울리아의 ‘우리는 꽃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지도에 기반한 과정 중심적 작업이다.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대인시장 사람들을 만나 개인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특히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200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출신의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는 비엔날레 전시장 1층 로비에 아트숍 공간을 꾸민다. 작가는 이곳에 대안공간이나 소규모 기관들을 초대하고 기관에서 제작한 한정판 작품 등을 전시하면서 협동조합의 형태로 판매하는 공간 작업을 벌인다. 작품명은 ‘나는 당신에게 빚을 졌습니다. 당신은 내게 아무것도 빚진 것이 없습니다, 2012’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문자예술의 거장’ 네빌 브로디

    31일 오전 7시에 방송하는 아리랑TV ‘코리아 투데이’에서는 타이포그래피의 거장 네빌 브로디(55)를 만난다. 브로디는 영국 왕립예술대학 커뮤니케이션 아트디자인학과 학장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타이포그래피로 주목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체 ‘블러’를 만든 그는 한국 대기업과 브랜딩 작업을 하고 영화 타이틀 폰트를 디자인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7일에 열린 ‘서울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참석차 방한한 브로디는 이날 방송에서 감성을 담은 문자 예술, 타이포그래피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 “현대적 공간에 맞게 음악·영상 등 협업을”

    “다원예술쪽, 그러니까 음악, 영상 같은 것을 한데 묶어 협업으로 작업하는 쪽으로 일단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3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김승덕(58) 큐레이터가 13일 선임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구상이다. 김 큐레이터는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만들어졌는데 가장 늦게 만들어지다 보니 오래전에 지어진 다른 국가관과 달리 고전적이라기보다 현대적인 건물이 됐다.”면서 “이런 건축적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비단물결은 깊은 산림을 지나 백제의 옛 도시 공주로 휘감아 돌아간다. 공산성의 깃발, 고마나루의 황포돛은 옛 정취를 자아내고 백제의 옛 숨결을 전해주듯 비단 물결에 나부낀다. ‘잊혀진 왕국’ 백제의 옛 도읍인 공주에 역사의 향취를 느끼며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고마나루 명승길’이 조성됐다. 백제 웅진시대의 숨결과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고마나루길은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돌아보는 코스가 14㎞에 달한다. 단순히 보고 지나칠 수 없는 명승지가 많아 완주하려면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고마나루 등 웅진시대와 황새바위~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답사하는 근현대사 코스 설계가 가능하다. 공산성과 고마나루, 무령왕릉은 공주시민이 선정한 ‘공주 10경’에도 포함됐다. ●“공산성은 천혜의 요새” 접근성이 좋은 공산성이 출발점이다. 웅진시대 방어거점이었던 공산성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포곡형(包谷型) 산성으로 길이가 2.66㎞에 달한다. 강 건너편에서 보면 성곽이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 석성으로 개축했다. 성벽은 높이 2.5m, 폭 3m 정도로 보수됐고 성벽을 따라 노란색 바탕에 봉황 등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공산성은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지로 통일신라시대 김헌창의 난이 일어났고, 조선시대 이괄의 난 당시 인조가 피란한 역사를 품고 있다. 금서루·공북루·영동루·진남루 등 동서남북 4개 누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이 복원됐다. 금서루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의 구도심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성왕의 연회 장소였던 임류각, 조선시대 임금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던 쌍수정, 우물인 연지, 영은사 등을 통해 역사 속에만 있는 ‘웅진’을 만나게 된다. 4~10월(7, 8월은 제외)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정시마다 수문장 교대식이 열린다. 오인숙 문화관광해설사는 “공산성은 금강과 계룡산, 차령산맥을 품고 있는 천혜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입구는 서문이지만 과거에는 호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남문을 거쳐 북문에서 배를 타고 한양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남문 앞에는 박찬호 선수가 운동을 했던 느티나무가 있어 관심을 끈다. 무령왕릉 가는 길에 황새바위에 들렀다. 황새가 많이 살았다는 설과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목에 씌우는 칼인 ‘항쇄’를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돼 황쇄바위로 불렸다는 설이 함께 존재한다. 1801년 2월 28일 김대건 신부의 외조부로 ‘내포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이 서울에서 충청 감영(공주)으로 환송돼 황새바위에서 참수된 후 순교지가 됐다. 사형이 집행될 때면 백성들은 공산성에 올라 그 광경을 구경했다고 한다. 순교자 337위와 순교탑, 명상의 길 등이 조성돼 있으며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지가 되고 있다. 송산리고분군의 7호분으로 불리는 ‘무령왕릉’은 묘지석과 최초의 토지거래서인 매지권이 발견돼 피장자를 확인할 수 있는 삼국시대 유일의 왕릉이다. 무덤에서는 다량의 유물이 발굴됐는데 12종목 17건이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절대연대가 확인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백제사 연구의 보고(寶庫)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무덤 형식인 벽돌무덤으로 중국제 도자기와 일본산 금송을 사용한 관재 등을 통해 백제사회의 국제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997년 영구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후 고분의 내부를 직접 볼 수는 없고, 지난 4월 리모델링한 송산리고분재현관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다. ●현대의 공주 속으로 지난해 10월 공주보가 완공됐다. 총연장 280m의 보는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을 모티브로 비단수(금강)를 지키는 모습을 상징화했다. 수변공원과 32.4㎞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수려함을 더한다. 연미산은 연미터널이 건설되기 전까지 공주와 청양을 연결하던 연미치고개로 유명하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 입구에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나무, 흙 등 자연 재료를 주로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숲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안천생태공원은 공무원과 시민들의 참여로 조성된 상징적인 공원이다. 33만㎡에 연꽃 연못(9만㎡)이 만들어졌고 10만여 송이의 튤립, 100만 포기의 꽃잔디 등이 식재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산책로와 메타세쿼이아길, 앵두나무길 등 테마길이 조성돼 있다. 1만 5000㎡의 자연학습장은 장미동산과 물레방아 연못, 모래놀이터 등을 갖춰 유치원생들의 생태학습 및 체험 장소로 활용된다. 공주시 산성동과 신관동을 연결하는 다리인 금강교는 1933년 만들어졌다. 1986년 공주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던 유일한 ‘통행길’이었다. 6·25 전쟁 당시 교량 대부분이 파괴돼 복구가 이뤄졌다. 현재는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차량만 이용 가능한 일방통행로로 공산성과 연계, 명소로 부상했다. 택시기사 김정권씨는 “전에는 다리가 이것밖에 없어 버스 2대가 묘기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녔다.”면서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보니 운전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의 즐거움 중에는 맛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공산성 서문 맞은편에는 대표적 음식거리인 ‘백미고을’이 있다. 공주의 대표음식을 만날 수 있는데 밤의 고장답게 밤국수와 밤피자 등을 내놓는 음식점은 물론 쌈밥, 60년 전통의 따로 국밥집, 칼국수집 등 다양하다. 가까운 거리에 ‘백미백선’(백가지 맛과 백가지 볼거리가 있는)을 지향하는 산성시장에서 장터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고마나루 인근, 공주보에서 시내방향으로 한옥마을이 조성됐다. 한옥 10여채가 모여 있는 이곳은 지자체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한 숙박촌이다. 공주를 둘러본 뒤 부여에서 숙박, 단순히 지나치는 지역에서 머무는 도시로 변화하는 첫 시도로 전통 한옥의 구들장 체험을 할 수 있다. 숙박객이 직접 나무를 때보고, 공주 밤과 감자 등을 구워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 인기가 높다. 공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13회는 대구 ‘칠성로’와 광주 ‘육판서길’을 소개합니다.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현대음악 개척 강석희 前서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현대음악 개척 강석희 前서울대 교수

    오는 27일 런던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성화가 아닐까. 시곗바늘을 잠시 1988년 서울올림픽 현장으로 돌린다. 9월 17일 저녁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 숱한 곳을 돌고 돌아온 성화가 드디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제우스 신, 천둥, 번개, 투창대회, 춤 등의 이미지가 컴퓨터와 트럼펫, 여성 보컬 등에 의해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형상화됐다. 그 음악을 타고 성화대에 점화가 되는 순간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전 세계 음악인들이 놀라움과 찬사를 아낌없이 보냈다.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 음악을 성화에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 오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문명의 다양성을 잘 조화시켜 세계 음악사적으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10월 2일 저녁 성화가 꺼질 때에도 이 같은 광경이 다시 연출됐다. 당시 이 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감독까지 맡았던 주인공이 바로 강석희(77) 전 서울대 교수다. 지금도 그날의 광경을 잊지 못한다. 그의 이름 석 자를 세계 음악인들에게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그는 1966년 국내 최초의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을 작곡했다. 이를 시작으로 30인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 ‘예불’, 관현악을 위한 ‘생성69’, 피아노를 위한 ‘정점’ 등의 작품을 연이어 쏟아냈다.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음악의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전자음악을 비롯한 음악극, 칸타타, 독주곡, 관현악곡, 협주곡, 실내악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만들어내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아울러 1969년 그가 처음 주도한 ‘판 뮤직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면서 세계 음악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1970년 일본 오사카 국제박람회 때 그의 창작곡이 연주되면서 일본과 유럽의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1984년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주최 세계 음악제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선출돼 세계 무대에서 확실히 인정받기에 이른다. ●11월 도쿄·내년 4월 루브르박물관서 연주 올해로 그의 음악 인생은 55년째다. 지금까지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모두 80여 곡에 달한다. ‘가야금을 위한 다섯 개의 정경’, 국악 관현악을 위한 ‘취타향’ 등 전통과 접목시킨 것도 있고 김수용 감독의 ‘화려한 외출’ 등 영화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보다 유럽과 미국, 남미 등 해외에서 초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는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솔로, 오케스트라, 오페라, 실내악 등 전통적 형식의 작품들을 형식에 따라 각기 적합한 어법으로 소화해 낸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젊은 청년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악보와 여러 음악 관련 책들이 이리저리 널려 있었다. 그런데 피아노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으면서 그 까닭을 먼저 물었다. “저는 원래 피아노가 없습니다. 작곡할 때 미리 다 소리를 알고 하기 때문에 피아노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물론 피아노 앞에 앉아 소리를 들어보며 작곡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방법이지요. 제 경우는 창작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가져야 하거든요.” 그렇다면 곡을 다 쓰고 나서 어떻게 듣느냐고 했더니 “연주하는 무대 객석에서 처음 듣습니다. 연주는 연주가의 몫이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다. “작년에 일본으로부터 위촉받은 ‘8중주’가 있는데 8월 말까지 끝내야 합니다. 오는 11월 도쿄에서 첫 연주회가 예정돼 있거든요. ‘8중주’가 끝나면 곧바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를 써야 합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측에서 오래전에 위촉을 받아 놓은 상태거든요. 이 곡은 내년 4월에 루브르박물관에서 연주될 예정입니다.” 이렇듯 그의 곡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찾는다.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와 미국 뉴욕에서 그의 오케스트라곡이 연주됐다. 11월에는 일본, 그리고 12월에는 토론토 연주회가 있으니 하반기에만 4차례 해외에서 연주되는 셈이다. “오사카엑스포 당시 오케스트라곡인 ‘생성69’와 실내악 2곡이 연주됐을 때 일본의 신문이나 음악잡지에 크게 게재됐습니다. 얼마 뒤 독일에 갔을 때였지요. 저를 알아보는 음악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에게 대중들이 현대음악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음악이 어려우냐 쉬우냐가 문제가 아니라 좋은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라면서 “좋은 음악은 분명 감동을 던져 줍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개 현대음악에는 기립 박수가 없다고들 하지만 1997년 ‘피아노 콘체르토’ 파리 연주 때와 서울 연주 때 등 그동안 기립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작품의 성공적인 연주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함과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고 말했다. 대중들도 음악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런 행복과 감동을 맛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1년에 2곡 정도 작업… 지금까지 80여곡 탄생 그는 한 해에 2곡 정도 쓴다. 곡을 쓸 때마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고통을 이겨내며 난해한 수학문제를 풀 듯이 논리적으로 연결해 나가는 작업을 한단다. 마치 건축가가 설계해 놓은 전체의 디자인에 따라 그려 나가듯이. “작곡가가 작곡한다는 것은 순수한 음과의 대결을 의미합니다. 소리는 차갑고 냉정한 것이지요. 그런 소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작곡가가 할 일입니다. 음악은 보이지 않는 예술이기 때문에 그 구조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흐르는 건축물이라는 표현을 쓰지요.” 어떻게 해서 작곡과 인연을 맺었을까. 초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탐정과 추리소설에 심취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증조부와 손을 잡고 집을 나섰는데 도착한 곳이 경성공업고등학교 교장 선생 댁이었다. 당시 할아버지는 고종 때 장원급제하고 1900년에 일본 유학을 다녀올 만큼 공부를 많이 한 분이었고 경성공고 교장은 바로 할아버지의 제자였다. 이때 할아버지는 경성공고 교장에게 손자를 부탁했다. “그런 인연으로 나중에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경성공고에 진학했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런데 대개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그 과목을 잘하게 되잖아요. 미술 선생님이 좋으면 미술을 공부했고 음악 선생님이 좋으면 음악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미술과 음악, 수학 등을 좋아했지요. 또 32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을 독파했는데 그게 나중에 음악에 대한 집중력과 저력을 키우는 원천이 됐습니다.” 그는 음악대학에 진학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종로6가에 살 때였다. 하루는 서울대 음대에 놀러갔다. 우연히 작곡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이 아주 멋있게 다가왔다. 문득 작곡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는 청음 실력이 남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있던 터였다. 곧바로 책을 몇 권 읽고 서울대 음대에 응시했다. 당시 47명이 시험을 치렀는데 8명이 합격했다. 이강숙, 백병동, 송해섭, 장광열, 이영욱, 임종영, 장성덕 등이 동기들이다. “1964년 급성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습니다. 대학 동기 백병동이 ‘전기와 전자’라는 책을 놓고 갔습니다. 평소 관심이 있어서 단숨에 읽었지요. 전자음악이란 이렇게 만드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퇴원하자마자 KBS 스튜디오를 빌렸고 3개월의 작업 끝에 전자음악을 만들어 냈지요.” 이후 전자음악과 컴퓨터를 접목시키는 등 오늘날까지 한국의 현대음악을 개척하며 꾸준히 이끌어 오고 있다. “예술가란 기존에 닦아 놓은 길을 따라서 가는 것이 아니라 험한 정글에서 길을 찾아 나가는 모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작곡가 강석희는 국내 첫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 발표 1934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1946년 경성공고 토목과에 진학했다가 6·25전쟁 때 경북 안동으로 피난 가서 안동고를 졸업했다. 이 무렵 성가대 활동을 통해 음악을 접했다. 이후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6년 동안 정신여고 음악 교사로 재직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 서양의 현대적 작곡 방식에 관심을 가졌으며 1966년 한국 최초의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을 첫 작품으로 발표했다. 1968년 잠시 한국에 와 있던 윤이상 선생에게 작곡을 배웠다. 1969년 ‘판 음악제’의 모태가 되는 ‘서울 현대음악 비엔날레’를 개최했다. 1970~1971년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배웠다. 이후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음향학자 프란츠 빈켈 등을 사사했다. 1982~1999년 서울대 작곡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4~1990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부회장을 맡았다. 이후 서울올림픽 폐회식 음악감독(1988), ISCM 서울 세계음악제 집행위원장 및 예술감독(1997), 계명대 특임교수(2000) 등을 지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90), 보관문화훈장(1998), 서울사랑시민상(2004) 등이 있으며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 차이나 아방가르드… ‘유희적 저항’展

    차이나 아방가르드… ‘유희적 저항’展

    우에민준, 왕강이, 장샤오강, 쩡판즈. 이들에게는 흔히 ‘차이나 아방가르드의 4대 천왕’이라는 표현이 따라붙는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이들 작품의 가격은 불과 몇천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폭발적인 중국 경제성장에 힘입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00억원대를 넘나들기도 하고 돈은 있어도 작품이 없어서 못산다는 말까지 나돌 지경이 됐다. 그렇다면 새로운 중국 작가들은 이들 4대 천왕의 뒤를 잘 이어나갈 수 있을까. 아직은 평이 엇갈린다. 의외로 뒷받침해줄 만한 젊은 작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혹평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의미 있는 작업들을 선보이는 작가들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5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유희적 저항’전은 가능성 있는 후속세대를 골라보는 자리다. 지난해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이자 10여년 동안 중국 현대미술 현장을 누벼 온 윤재갑 큐레이터가 루쩡위안, 마치우샤 등 8명의 20~30대 작가들의 작품 60여점을 선별했다. 이전 선배들의 작품은 정치적 격변을 겪었기 때문에 몹시 반항적이고 냉소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이데올로기나 상업주의에 대한 저항 같은 것이 중요한 주제의식이었다. 물론 비싼 작품으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무한한 자기복제에 빠져들었다거나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에 반해 이후 후배들의 작품은 그보다는 현대미술에 더 많이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이런 평가는 양날의 칼이다. 기법 등이 세련되고 정교해져서 좋다는 평이 있는 반면 날이 무뎌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윤재갑 큐레이터는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겉보기에는 유약하고 진지함이라고는 없어 보이지만 사회나 인간에 대한 격렬한 마음을 담고 있다.”고 봤다. 달라진 것은 방법이지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시제목도 여기에서 나왔다. 겉보기에는 유희적이지만 속으로는 강렬한 저항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른 작품도 이런 맥락 위에 있다. 가령 짱쿤쿤은 주택단지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그렸다. 정부에서 동네마다 설치해 주는 것인데 이에 대해 작가는 권력이 개인의 삶을 길들이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작업을 내놓은 셈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밌는 점이 발견된다. 운동기구들을 희한하게 조합해 결국 작동하지 못하도록 해둔 것이다. 마치우샤는 면도날을 입에 물고 말하는 여성을 찍은 영상 작품을 내놨다. 자유권의 심각한 박탈에 대한 직설적인 언급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황징위안은 괴상한 옷을 입은 괴상한 여자를 중국의 일상 생활 속에 배치해 둔 기괴한 그림을 선보인다. 이물감이 느껴질 정도로 융화되지 않은 그 무엇에 대한 묘사다. 작가는 여기에다 C도시, 컨퓨즈(Confuse) 도시의 풍경이라는 제목을 달아뒀다. 또 전통에 대한 복권도 눈에 띈다. 중국 예술계의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는 문화대혁명 때문에 봉건잔재로 치부당하면서 전통의 맥이 상당히 끊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점점 세대가 지나면서 전통의 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산수화를 바탕으로 중국풍 표현주의를 이끈다고 평가받는 투훙타오는 중국 남부 청두에 있는 아미산에 접한 풍경들을 그렸다. 대신 옛 산수화의 웅장함 대신 개인이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성을 표현해 낸 것이 돋보인다. 하오량 작가도 중국 전통이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송대 필법은 물론 일본 우키요에 기법에 서양의 바로크적 기법까지 연구해 한 화폭에 녹여내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윤 큐레이터는 “선배들이 거대담론을 얘기했지만 미학적 긴장감이 결국 떨어지고 말았다고 보기 때문에 이들 젊은 작가는 거대담론 대신 경험적이고 구체적인 현실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02)720-152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광주~광산IC 6차로로 확장

    동광주~광산IC 6차로로 확장

    광주제2순환도로의 일부인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IC~광산 IC(11㎞) 간 왕복 4차로가 오는 2019년까지 6차로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구 용봉동에서 이 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용봉 IC가 새로 건설된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를 위해 정부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재원분담 조정안을 확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후 국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구간은 시내를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의 일부였으나 2006년 말 장성~담양 쪽으로 우회도로가 개설되면서 제2순환도로에 편입, 운영 중이다. 그러나 광주 북부에서 동서로 이어지는 유일한 간선도로 역할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대에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상습적으로 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시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동광주 IC~광산 IC 간 통행 차량은 하루 평균 9만 555대로 이는 왕복 6차로 확장 기준인 하루 5만 2000대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에 서광주 IC, 용봉 IC로 빠져나가는 차량과 빛고을대로와 제2순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합류하는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기 일쑤다. 동광주 IC 부근도 제2순환도로 진입 차량과 고속도로로 향하는 차량이 섞이면서 혼잡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2009년 12월부터 국토해양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호남고속도로의 확장을 건의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정부가 3700여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부담에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는 이를 꾸준히 건의했고, 최근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국토부, 광주시, 도로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재원분담 방안에 대해 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면서 도로 확장의 실마리를 찾았다. 회의에서 ▲확장공사비 2345억원 전액 국비 부담 ▲환경개선비용 1217억원 국비와 시비 50%씩 부담 ▲용지보상비 160억원은 시비로 충당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현재 시내 진입로만 개설된 북구 용봉 IC에 진출로를 추가 개설하고, 우산동 주공아파트와 문흥동 근린공원을 연결하는 덮개를 비롯해 비엔날레전시관 인근 통로박스(교량) 5곳, 방음시설 재원 등도 환경개선공사비에 포함시켰다. 시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과 내년 기본설계용역비 지원을 국토부에 건의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청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 도로가 확장되고 용봉 IC(진입로)가 신설되면 광주 북부지역 일대의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비디오 아트’ 지고 ‘무빙 이미지’ 온다

    ‘비디오 아트’ 지고 ‘무빙 이미지’ 온다

    20세기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는? 백남준이다. 그렇다면 21세기의 비디오 아트는? 비디오 아트 대신 ‘무빙 이미지’를 내걸었다. 비디오가 나왔을 당시 그것은 분명히 새로운 매체였으나 디지털 기술 발달로 지금은 워낙 다양한 이미지, 영상 작품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무빙 이미지를 택한 것이다. 대안공간 루프를 창구로 해서 아시아 지역 영상 예술가들을 네트워크화한 ‘무브 온 아시아’가 ‘동양적 은유’(Oriental Metaphor)를 주제로 8월 16일까지 서울 서교동 대안공안 루프와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등 세 곳에서 열린다. 2004년 처음 시작된 무브 온 아시아는 그간 비디오 아트의 최신 경향을 서로 소개하고 공유하는 전시였다. 매번 전시 때마다 아시아 지역 작가 4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전시를 총결산해 보고, 또 이제까지의 작업에다 무빙 이미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기 위한 자리다. 해서 48명의 큐레이터와 144명의 작가가 참여해 3개 전시관에서 나눠 진행하는 대규모 작업이 됐다. 메인 전시장은 대안공간 루프다. 김홍식·박찬경·함경아·임민욱 등 익숙한 한국 작가들뿐 아니라 아시아 유망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김기라(한국), 벤저민 듀크로즈(호주), 리에코 시가(일본), 앙군 프리암 보도(인도네시아) 등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 10명의 대표작들이 상영된다. 아무래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시아 대표작가 4명의 작품이 선보여서다. 아핏차뽕 위라세타쿤(태국), 호 추 니엔(싱가포르), 양푸둥(중국), 쑹둥(중국)이 그 주인공이다. 위라세타쿤은 영화팬에겐 이미 익숙한 이름의 작가다. 201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011년 아시안필름어워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위라세타쿤은 ‘무빙 이미지’ 개념에 걸맞은 작가다. 영상 작가로 시작했으나 영화로 보폭을 넓혔고 영상예술과 영화의 간극을 무너뜨리고 있어서다. 니엔은 지난해 베네치아비엔날레 싱가포르관 단독 작가였고, 양푸둥과 쑹둥은 베네치아비엔날레뿐 아니라 카셀도큐멘타 등 세계적 전시에 늘 불려다니는 중국의 대표적 영상 작가들이다. 무브 온 아시아의 총괄 기획자인 서진석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론가들로부터 1960~70년대부터 시작된 비디오아트는 이제 끝났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는 데다 실제 작가들 사이에서도 독립영화와 영상예술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요즘은 영상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상이 생활화됐기 때문에 뭔가 다른 전망을 보여 줘야 한다는 점에서 큐레이터와 작가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스페인 전시를 거쳐 한국에 왔고, 한국 전시가 마무리되는대로 독일, 중국, 뉴질랜드까지 순회 전시가 이어진다. 무빙 이미지 개념을 세계적으로 전파하려는 노력이거니와 전시작들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영상작품인 만큼 인터넷 사이트(www.moveonasia.net)에다 동영상도 올려둘 예정이다. 저작권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의가 끝나는대로 10초 정도 맛보기 영상을 올릴 계획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광주 폴리’ 애물단지 되나

    ‘광주 폴리’ 애물단지 되나

    광주시가 옛 도심 활성화와 재생을 위해 세계적 건축가를 초빙해 설치한 일부 ‘광주 폴리’(Folly·작은 건축물)가 애물단지로 변해 가고 있다. 옛 도심의 중심인 동구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세워진 ‘광주사랑방’은 흉물로 변한 지 오래다. 벽면은 낙서로 가득하고, 이 낙서를 지우고 야간 경비하는 데 수천만원의 예산까지 세울 정도다. 충장 파출소 앞에 건축된 폴리는 설치 때부터 주변 상인들의 반발을 샀다. 간판을 가리고 통행 불편이 예상된 탓이다. 광주 폴리가 처음 시도된 도심재생 프로젝트로 소문나면서 초창기엔 다른 지자체의 견학도 이어졌으나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 그럼에도 올해 10개가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 프로젝트로 옛 도심인 광주읍성터를 에두르는 2.5㎞ 구간에 10개와 푸른길 1개 등 모두 11개의 폴리를 설치했다. 총예산은 28억원. 이어 올해 10개를 추가 설치하기 위해 최근 니콜라우스 허쉬 독일 건축가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장소 물색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린 ‘시민 포럼’에서는 폴리의 문제점과 향후 추진 방향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무용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작품이 설치된 공간과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들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단기간에 11개의 폴리를 건립하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쿠바 출신 난민이다. 동성애자다. 에이즈 환자였다. 남자 애인이 죽고 5년 뒤, 그 역시 에이즈 합병증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 서른아홉의 나이로 숨졌다. 그럼에도 숱한 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불린다.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1957~1996). 일부러 그랬을 턱은 없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불멸의 신화로 되살아나기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였으니까. 이제 작품만 나오면 된다. 작품을 통해 화냈을까, 싸웠을까, 항의했을까. 작가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대답했다. 생존작가들이 나서는 베네치아비엔날레에 2007년 미국관 작가로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안소연 부관장은 “소수자의 정치적 작품이라 해서 변방을 떠돌 것이 아니라 중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로 치자면 민중미술 대신 미니멀리즘을 표현기법으로 정한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애인과 자신에게 예정된 죽음을 잔잔하게 응시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9월 28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더블’(Double)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빌린 44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시아지역 첫 회고전이다. 플라토뿐 아니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신촌역, 남이섬 등 곳곳에 사탕, 종이, 전구 등을 응용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이라는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따뜻하게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작은 열망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분신과도 같은 애인의 죽음과 자신의 예정된 죽음이라는 것이 더블의 의미다. 가령 흑백사진이 즐비한 가운데 유일하게 화려한 꽃 컬러사진이 있다. ‘무제 - 앨리스 토클라스와 거트루트 스타인의 묘지, 파리’다. 거트루트는 헤밍웨이의 스승이자 미술후원자로 피카소가 그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던 여류작가. 그런데 레즈비언이었다. 사랑만은 영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들어 있다. ‘무제 - 완벽한 연인들’ 역시 마찬가지. 흔히 볼 수 있는 아날로그 벽시계를 두개 나란히 붙여뒀는데 아무리 시간을 딱 맞춰놔도 기계적 특성 때문에 시간은 다소 엇갈리게 마련이거니와,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다. 알록달록한 사탕을 한가득 깔아놓고 관람객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해둔 설치작품도 마찬가지다. 남이섬 등 야외 현장에 설치되는 침대 사진도 그렇다. 새하얀 시트 위에 베개만 덩그러니 놓인 사진인데, 불과 몇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다정하게 누워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장면이다. 아니, 지금도 누군가 누워있는데 사람만 말끔히 지워버렸다 해도 상관없는 장면이다. 작가는 그 사진 속에서 죽어버린 애인과 곧 사라질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어둔 듯 보인다. 하나 예외가 있다면 ‘무제 - 고고댄싱 플랫폼’이다. 전시공간 사방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세운 자연사박물관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들여다보면 애국가, 작가, 탐험가 같은 단어가 새겨져 있는 단상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백열등이 둘러쳐진 무대가 있다. 반짝이 팬티만 입은 무용수가 하루 가운데 딱 5분 그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춘다. 주류 백인 남성 문화에 대한 비주류 비백인 동성애 작가의 묘한 비웃음이다. 3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영상·설치·출판 버무렸더니 20년 만에 한국 작가를 불렀다

    13회 카셀 도큐멘타가 55개국 150여명의 작가가 참가한 가운데 9일 개막했다. 9월 16일까지 100일간 열린다. 카셀 도큐멘타는 5년마다 독일 중부의 소도시 카셀에서 열리는 세계적 미술행사다. 일반인들에게는 무슨무슨 비엔날레보다 덜 익숙하지만, ‘지금 보는 미래예술’을 주제로 상업성을 배제한 가장 실험적인 작품을 다 모아둔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서는 가장 주목 받는 전시 가운데 하나다. 1992년 육근병 작가 이후 20년만에 한국 작가들도 초청받았다. 전준호(43)·문경원(43) 팀과 양혜규(41) 작가다. 양혜규는 미국·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작가로도 참여한 베테랑. 이번에는 카셀 중앙역에 ‘진입 : 탈-과거시제의 공학적 안무’를 선보인다. 전준호·문경원 작가는 프로젝트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를 내놓는다. 전시개막을 앞두고 카셀 현지에서 설치작업을 마무리한 두 작가를 이메일로 만났다. 영상작품 ‘EL FIN DEL MUNDO’(세상의 저 편)에는 배우 이정재·임수정이 출연해 화제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예술감독인 캐롤린 바카르기예프가 2010년 한국에 왔었다. 전시 때문에 예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최근 작업이 궁금하다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더니 이번에 함께 전시해 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어떤 작품인가. -영상에서부터 책 출판까지 한데 버무렸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물어보고 싶었다. 가령 영상작업 ‘EL FIN DEL MUNDO’는 지구 환경 변화를 배경으로 최후의 순간 인류가 남길 예술은 무엇이고, 새롭게 나타날 인류의 미의식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다뤘다. 설치작업 ‘Voice of Metanoia’(공동의 진술)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새로운 인류에게 필요할 생필품과 거주공간을 디자인하도록 했다. 네덜란드 건축그룹 MVRDV, 일본 디자인 엔지니어링 그룹 타크람, 한국과 일본의 디자이너 정구호와 쓰무라 고스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출판물인 ‘뉴스 프롬 노웨어’를 내놨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국적의 전문가들에게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것인데 한국인으로는 시인 고은, 생물학자 최재천, 미산 스님 같은 분들이 나와 미학, 생물학, 종교학에 대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관객은 무엇을 얻어갈 수 있나. -문제점이 이런 것이고, 그러니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 목표가 아니다. 과정이고 질문이고 여정이다. 그 분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공유하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이 여정에 동참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작품에서 보듯 건축가, 디자이너, 과학자, 종교인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였다. 그 분들을 두루 참여시키기 위해 찾아가서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많은 스태프와 함께하는 영상작업 역시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많이 배우고 겸손해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육근병 이후 20년 만의 한국작가다. 소감이 어떤가. -이번 프로젝트를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기쁘고 설렌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미술의 대표자도 아니고 우리를 통해 한국미술의 위상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있으니 그들의 작업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활동 계획은. -8월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늘의 작가 전시가 있다. 9월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여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문 동기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쇼핑, 음식, 명소 탐방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한류 붐을 탄 공연 등의 문화예술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파리는 매년 1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뉴욕타임스는 파리가 외국인을 끄는 매력 중 하나로 분위기 있는 동네문화를 들었다. 카페, 치즈가게, 빵집, 푸줏간 등이 전통적 영업과 형태로 도시 미관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라파랭법’으로 불리는 제도가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작은 상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의 매력은 누라 뭐라 해도 문화예술이다. 세계 문화의 수도답게 사람들은 문화예술 명소를 순례하듯 다닌다. 파리 체류 당시 필자는 이 도시만의 특별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숨은 명소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들의 요청을 종종 받곤 했다. 그때 안내한 곳 중 하나가 자크마르 앙드레 박물관이었다. 이곳은 19세기 은행가이며 미술수집가였던 에두아르 앙드레와 그의 부인 넬리 자크마르의 저택으로 티에폴로의 천장벽화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그림, 18세기 프랑스 회화와 당시 풍요로웠던 귀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시와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도 있다. 프랑스가 세계문화의 중심이 된 핵심 요소는 세계 각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 수 있게끔 그 판을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예술인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 분야의 경우 주요 인상파 작가를 제외하면 근현대 미술 사조의 프랑스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도처에서 피카소와 고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이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다. 명품 패션분야는 어떤가. 샤넬의 제2전성기를 연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독일 출신이고, 150년이 넘는 전통의 루이뷔통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어 역시 루이뷔통이라는 찬사를 듣게 한 사람은 뉴욕 출신인 마크 제이컵스였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현 지휘자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파보 예르비다. 국립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은 정명훈씨가 맡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문화예술의 강점은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이들을 지원한다. 국적은 의미가 없다. 이들의 창작품은 프랑스에서 전시 공연되고 프랑스에 남으며, 메이드 인 프랑스로 판매된다. 이를 보고 즐기고 사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프랑스를 찾는다. 지금 광주에는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이 한창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여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국책사업의 일환이다. 무려 70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여 2014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문화예술의 공연·전시·연구·교육 등의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을 지향하며, 다양한 아시아문화 원형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아시아 예술커뮤니티를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는 아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예술인들의 작업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며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적 예술가도 배출되고 이것이 다시 전 세계 예술인을 불러 모으는 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도 찾아올 것이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랑스는 복합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 운영재원의 80% 가까이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사업은 단순히 전당의 건립과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전당과 연계한 도시의 문화예술적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관광산업도 육성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가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도 작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변변한 갤러리조차 없고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태부족인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 아시아 문화중심도시가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이를 계기로 광주가 아시아 문화예술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거대한 판이자 진정한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
  • 지자체 국제행사 9건 KIEP서 타당성 조사

    내년에 열리는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주관 청주시), 대장경세계문화축전(경남), 광주 디자인비엔날레(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9개 국제행사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타당성 조사를 처음으로 받는다. ●국고 지원 10억·총 50억 이상 대상 기획재정부는 29일 지자체 등이 주관하는 국제행사 가운데 국고 지원금이 10억원 이상이면서 총사업비가 50억원 이상인 국제 행사 9건이 KIEP의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국제행사 유치를 막기 위해 국제행사 관리지침을 개정, 사전 타당성 조사 대상을 확대(총 사업비 100억원 이상→50억원 이상)한 데 따른 조치다. 타당성 조사도 올해부터는 KIEP가 총괄 수행하도록 했다. 전에는 행사 주관기관이 직접 정할 수 있게 해 신뢰성과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KIEP, 올해부터 첫 총괄 수행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경북),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충북), 완도 해조류 박람회(전남 완도군), 광주 비엔날레(광주광역시), 부산국제영화제(부산광역시), 슬로푸드국제대회(경기 남양주시)도 KIEP의 조사 대상이다. 조사는 4개월가량 걸릴 예정이다. 주요 심사 기준은 필요성과 적정성이다. 행사 목적이 공익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주관기관과 개최지가 적정한지, 지역 주민들이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지 등이 감안된다. 외국인 유치 계획이 구체적 근거 아래 세워졌는지, 소요 경비와 재원 조달 계획이 적정하게 마련됐는지 등도 검토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공간에 옷 입히는게 건축 개념” 천으로 지은 집 미술관에 즐비

    “공간에 옷 입히는게 건축 개념” 천으로 지은 집 미술관에 즐비

    “그러게요. 6분의1만 해도 제가 참 편했을 텐데…. 신체와 공간의 비율을 따지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왜 하필 5분의1이라는 축소 비율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약 6분의1이라는 비율을 적용했다면 아마 작업이 엄청 편해졌을 겁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런저런 미니어처들을 고스란히 쓸 수 있었겠죠. 5분의1을 택하는 바람에 일일이 따로 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전 작품에 들어선 사람이 복도나 문 같은 공간에 꽉 들어차길 바랐어요. 그래서 그 비율을 택한 거지요.” 꽉 들어차야 하는 이유는 집을 옷으로 보기 때문이다. “옷의 개념을 확장한 게 건축이라 생각해요. 공간에 옷을 입히는 게 건축인 거죠. 옷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옷이야말로 정말 건축적이에요.” 옷을 지어 입듯 건축도 짓는다는 개념이다. 해서 진짜 천으로 집을 지어버렸다. 지금이야 작품이 인정받아 15명 안팎의 스태프진이 있지만 처음엔 오직 혼자서 해야 했다. 그때 작품 가운데는 만드는 데만 10년 걸린 것도 있다고 하니 그 땀방울이 눈물겨울 정도다. 그럼에도 5분의1이라는 몸에 딱 맞는 사이즈다 보니 작품들을 들락거리면서 집들을 입었다 벗었다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구임에도 자그마한 승용차를 타고 다녀서 차에서 내리는 것이 마치 차처럼 생긴 조끼를 벗어버리는 듯하다던 소설 ‘7년의 밤’의 묘사가 떠오른다. ●삼성미술관 리움서 6월 3일까지 6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서도호(50) 작가의 개인전 ‘집 속의 집’ 전시장에는 작가가 그렇게 한 꺼풀 허물 벗어던지듯 내던져 둔 과거의 옷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옷치고는 규모들이 제법 거대하다. 특히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살 때의 3층짜리 타운하우스 전면부를 축소해 둔 ‘청사진’은 높이만 무려 13m에 이르는 작품이다. 미술가로서는 특이하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초대받았었는데 이때도 이 작품은 눕혀서 전시해야 했다. 소화해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다. 18m 높이를 가진 리움미술관 덕택에 이번에 처음으로 똑바로 섰다. 이 외에도 작가가 거주했던 뉴욕의 스튜디오, 서울집, 뉴잉글랜드의 집, 베를린 집을 모두 모사해 뒀다. 세면기, 스위치, 손잡이는 물론 벽에 걸린 안내문이나 경고문까지 완벽하게 재연했다. 그렇다 보니 작품 제목은 ‘뉴욕 웨스트 22번가 348번지-A 아파트, 복도, 계단’ ‘서울 집/서울 집’ ‘베를린 집, 3개의 복도’ 같은 식이다. ●한옥 중문에 동물 영상 투사한 게 가장 인상적 이런 건축 소재를 틀어쥐게 된 것은 유학 경험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옥에서 살다 서양식 집에 들어가니까 어색하더군요. 공간과 친숙해지기 위해 했던 일이 줄자로 사이즈를 재는 거였어요. 그러다 건축에 대해 공부하게 됐고 동서양의 차이를 들여다보게 됐고 그게 작품으로 이어진 겁니다.” 원래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가장 근원적인 것은 한옥에 살았던 경험이었어요. 어릴 적 살았던 경험. 그 숨결이 어디엔가 남아서 나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해서 정교한 작품들 그 자체도 좋지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전통 한옥의 중문을 형상화한 뒤 해가 뜨고 지고 새들과 사슴 같은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영상을 투사한 작품이다. 그 공간에 앉아있노라면 정말 하루 정도 늘어지게 한옥 앞마당에서 뒹굴뒹굴하면서 노닥거린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작가가 가진 기억의 원형질 같아 더 좋다. 7000원. (02)2014-69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영화 ‘하녀’ 마지막에 전도연이 매달렸다가 떨어진, 바로 그 샹들리에라고 했다. 샹들리에? 그 화려하고 어여쁘고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그것?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처럼 ‘천한’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제목도 술의 신 이름을 빌려 ‘불면증 - 디오니소스의 노래’다. 그러고 보니 영화의 테마인 날카로운 욕망에 딱 어울린다. 배영환(43) 작가의 2008년 작이다. ●깨진 병조각을 샹들리에로 소재는 그렇다 치고 영화판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을까. “미술 작업은 수많은 얘기를 극도로 응축시킨 결과물을 내놓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술만 하면 서사의 결핍을 느끼는 순간이 와요.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그래서 했었지요.” 단편 쓰다 감독과 인연이 닿아 장편도 하나 썼다. “그 왜,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하죠. 2000년에 개봉한 안성기·박신양 주연의 ‘킬리만자로’라고…. 실패라곤 생각 안 해요. 한 20만 정도 들었을려나. 제 전시 와 주신 분들에 비하자면 많은 거죠.” 농담처럼 툭툭 말을 던지다 쑥스러운 웃음을 흘리고 만다. 작가는 5월 20일까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유행가 -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다. 그간 작업을 농축한 것이다. 작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앞서 말한,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 같은 것을 응용한 것들이다. 그 조각들로 웅장하고 화려한 샹들리에도 만들고, 유행가 가사를 캔버스 위에 수놓기도 했다. 버려진 나무판자나 가구의 자개를 이리저리 조합해 기타를 만들기도 했다. 2004년 광주비엔날레,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이름을 쌓아 갔다. 전시 제목도 그렇게 나왔다.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우아한 것을 끌어내리는 것.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키치, 저급한 것을 끌어올리는 팝아트의 충돌이자 접점이다. 안소연 큐레이터는 이를 ‘버내큘러’(Vernacular·자생적)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 안 큐레이터는 “자생적이라 하면 동양적인 기법이나 소재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의 작품은 기법이나 소재를 의도적으로 따 왔다기보다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우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기사 수많은 사연과 눈물의 영원한 동반자는 자취방에서 소주 한 병 앞에 놓고 기타 뚱땅거리며 불러 댔던 유행가가 아니었던가. 이제 청춘의 시간은 지나갔고, 밤새 통음한 뒤 게워 낼 것은 다 게워 냈다. 이제 무엇으로 이 텅 비어 있는 쓰린 속을 달랠까. 상황은 대조적이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한, 실제 사각의 링을 4분의1로 축소한 ‘황금의 링 - 아름다운 지옥’은 소주병 움켜쥐고 울게 만드는 현대사회의 정글이 여전함을 드러낸다. 서울 시내 사찰 30곳의 종소리를 한데 합성해 둔 ‘걱정-서울 오후 5:30’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 은은히 퍼져 나가고 있는 위로와 위안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추상동사 작품 더 이어가고 싶어” 작가는 ‘추상동사’ 작품을 더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추상명사는 있는데 추상동사는 왜 없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해서 살풀이춤 추는 장면과 장구 두드리는 장면을 찍어 놨는데 사람을 깨끗하게 지웠다. 말 그대로 추상동사다. 살풀이춤에는 ‘댄스 포 고스트 댄스’, 장구에다가는 ‘노크’라는 제목을 붙여 뒀다. 해장국으로 ‘저주받은 걸작’ 영화 대신 영상 작품을 택한 셈이다. 입장료 3000원. 1577-759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실험작 한자리에… 23~25일 화랑 미술제

    실험작 한자리에… 23~25일 화랑 미술제

    ‘2012화랑미술제’가 오는 23~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협회 소속 화랑들만 참여하는 행사다. 올해 참여 화랑 수는 지난해 66개보다 24개 늘어난 90개다. 참여작가는 모두 500여명, 내놓는 작품은 3000여점에 이른다. 장르는 회화에서부터 설치, 사진, 조각, 도예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있다. 올해의 특징은 젊고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인다는 데 있다. 미술시장이 어렵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처음 열리는 아트페어라 어깨가 무거워서다. 학고재갤러리는 20~30대 젊은 작가 유현경과 이영빈에다 ‘붉은 산수’로 유명한 이세현과 지난해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이용백을 내세웠다. 국제갤러리는 30~40대 작가 강임윤과 센정의 작품을 내놨다. 선화랑은 ‘오로라 작가’ 전명자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아트사이드갤러리도 신수혁, 이승희, 변선영 3인전을 연다. 여러 작가들의 여러 작품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작가 몇몇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다. 인기 작가들의 작품도 끊이지 않는다. 갤러리현대는 강익중·김덕용·김종학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아트갤러리도 고영훈, 두민 등 인기 작가를 내세웠다. 청작화랑은 김흥수·박돈·이두식을, PKM갤러리는 이강소·김지원·함진을 각각 내세웠다. 또 미술제 출범 30주년을 맞아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정신과 의사이자 오페라 평론가인 박종호 풍월당 대표가 23,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전시장 내 VIP 라운지에서 유럽음악페스티벌과 세계공연 현장에 대해 특강을 한다. 온라인에서 출품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7~18일, 22~23일 나흘에 걸쳐 ‘네이버 온라인 미술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작가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함께 넣어뒀다. 협회 관계자는 “직접 코엑스까지 나와보기 전까지 미리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공부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를 통해 볼 수 있는 작품 수는 120여개 작품에 그친다. 1만원. (02)733-370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블록버스터 전시 대신 자체 기획전 늘릴 것”

    김홍희(64) 서울시립미술관장의 운영 계획은 ‘자체발광’으로 요약된다. 샤갈, 로댕 같은 옛 시대 거장의 전시, 흔히 블록버스터 전시라고 일컬어지는 대형 기획전 대신 미술관 자체 기획전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같은 현대미술에 잔뜩 무게를 싣는다.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교육과 홍보 기능 강화도 약속했다. →외부 기획전을 줄이겠다고 했다.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포기하는 셈인데. -19세기 작가들은 이미 충분히 소개돼 왔다. 20세기 중후반 스타 작가들도 충분히 다뤄볼 만하다. 가령 올해 12월에 원래 클림트전시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걸 비엔나화파 전시로 업그레이드했다. 스타 작가, 인물보다는 미술사적으로 접근하도록 한 것이다. →관객 수가 줄지 않을까. -나에겐 광주비엔날레 경험이 있다. 처음엔 비엔날레 작품을 보고 다들 저게 무슨 작품이냐고 했다. 그런데 10여년의 경험이 쌓이면서 광주 시민들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현대미술에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교육, 홍보와 연계시킬 방침이다. →중견작가전, 그러니까 6월 중 ‘SeMA 중간허리 2012’를 처음 연다. 어떤 내용인가. -최근 대안공간이 많이 생겨나면서 젊은 작가들에게 많은 무대가 주어졌다. 원로는 원로대로 충분히 조명받고 있다. 한데 중견작가들은 낀 세대가 되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가 구축된 중견작가들이 그 세계를 미술계 선후배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 →야외조각전도 신설했는데. -봄나들이전이 늘 있었는데 이걸 확대했다. 시립미술관 앞은 물론 정동길 전체를 조각공원화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정동길에만 가면 어디서나 미술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 →9월 열리는 미디어아트비엔날레 확대를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참 좋은 행사인데, 아쉬운 점은 시너지 효과를 못 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는 비엔날레는 비엔날레대로, 시립미술관 전시는 전시대로 따로따로 본다. 이걸 우리의 행사로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외부에서 총감독이 들어오지만 맡겨만 두는 게 아니라 같이 해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연은. -안면만 있다. 경기도미술관장으로 있을 때 공정무역과 관련해 가장 착한 옷 패션쇼를 연 적이 있다. 그때 박 시장을 초청했었다. 나도 그분의 시민단체 활동이 예술의 영역은 아니지만 대단히 창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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