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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광역시 청약 매번 치열…분양 성공 지름길은?

    광주광역시 청약 매번 치열…분양 성공 지름길은?

    지난해 청약경쟁률은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치열했다. 두 자리 대는 기본에 최대 수백 대 일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새 아파트 공급이 적어 지방 광역시의 청약 문턱이 여느 때 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광주광역시도 마찬가지다. 공공임대 1개 단지를 제외한 28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이 중 27개 단지는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였다. ‘용봉동아델리움in비엔날레’의 1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14개 단지가 두 자리대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치열한 경쟁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 품귀 현상과 전셋값 상승에 지친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매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전년 못지 않게 뜨거울 것이란 전망이다. 광주는 연초부터 예상이 들어맞고 있다. 지난달 분양된 ‘봉선로 남해 오네뜨’는 평균 20대 1의 경쟁률로 지난달 1순위 청약경쟁률을 놓고 보면 전국 4위다. 247가구 모집에 4954명이 몰렸다. 낙첨자도 그만큼 많아 추후 분양 물량을 학수고대하는 수요자들이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 구모씨(44세)는 “광주광역시의 경우 지난해 총 청약자수만 14만명이 넘어 청약 당첨에 실패한 사람이 많다”며 “이들 중 다수가 청약에 계속 도전하고 있으며 분양중인 단지를 노려보는 현명한 수요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광주 계림2차 두산위브’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중 치열했던 열기 속에서도 알짜 분을 분양 중인 단지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다. 두산건설의 ‘광주 계림2차 두산위브’다. 단지는 지난 해 12월 이미 평균 14대 1에 최고경쟁률 47대 1로 전 타입 마감된 바 있다. 현재 회사 보유분을 특별 분양 중이다. 단지는 계림동 재개발사업(5-2구역)에 지하 2층~지상 20층, 9개동, 총 648가구다. 이 중 59~84㎡ 427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단지가 높은 경쟁률로 인기를 끈 원인은 전세난 외에도 다양하다. 우선 계림동의 미래가치다. 일대는 재개발사업을 거치면 1만 2,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으로 거듭난다. 동시에 이 곳은 광주의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교통,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이 완비되어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특히 ‘광주 계림2차 두산위브’는 동구 재개발 정비사업에서도 그 중심에 위치해 남다른 인프라를 갖췄다. 단지를 중심으로 1km안에 다양한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필문대로가 가깝고 동광주IC를 통해 호남고속도로 이용이 수월하다. 또한 각화IC를 이용해 제2순환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광주 지하철 1호선인 금남로4가역이 도보권이다. 광주 명문 학교가 몰린 우수한 학군도 눈길을 끈다. 계림초, 광주교대부설초, 충장중, 전남여고, 광주고 등이 단지 인근에 위치하여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편의시설로는 롯데백화점 광주점, 이마트, 홈플러스 이용이 편리하고 광주 최대 중심 상권인 충장로도 가깝다. 의료시설로는 전남대학병원, 조선대학병원이 인접하다. 단지는 계림1차 두산위브 이후 계림동에 8년만의 두산건설이 신규 공급하는 브랜드 아파트다. 쾌적한 조경과 설계로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지상 주차공간을 최소화한 공원화 아파트, 단지 내 잔디마당과 산책로를 따라 조성한 운동시설, 입주민 전용 배드민턴장과 체력단련장 등 운동, 놀이, 휴식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테마 공간이 마련된다. 전세대 남향위주로 배치하여 일조권을 확보했으며 무등산 조망도 가능하다. 금융혜택도 있다. 계약자를 대상으로 계약금 분납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 특별분양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분양관계자는 “이번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에서도 전세난 등에 지친 수요자들과 낙첨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우수한 입지에서 마지막 분양 물량을 잡으려는 현명한 방문객들의 내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계림2차 두산위브’의 견본주택은 서구 광천동 621-3 일대에 있으며 입주 예정은 2018년 4월이다. 문의는 전화(062-531-5101)로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림 같은 도자기, 도자기 같은 그림

    그림 같은 도자기, 도자기 같은 그림

    ‘현대의 옷’을 입은 전통 도자기…시간·공간 아우른 반부조 작품 조선의 청화백자와 철화백자, 그리고 달항아리가 널따란 판에 놓여 벽에 걸렸다. 용, 소나무, 새 등 도상부터 매끄러운 질감까지 분명히 도자기인데 한 발 옆으로 걸어가 보면 평면이다. 약간의 부조감만 있을 뿐이다. 판의 두께는 8㎜ 정도다. 기능성을 배제한 채 순수한 이미지만 지닌 도자기다. 백자평면 작업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이승희(58)의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오는 18일부터 열린다. 중국 도자기의 본고장인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鎭)에서 주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2년 만에 갖는 국내 개인전에서 2014년 이후 제작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도자와 회화가 결합된 그의 작품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3차원의 도자기를 어떻게 평면에 담을 생각을 했을까. 그의 평면도자기 작업은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일본 도자기 전시에 작품을 보내면서 ‘이렇게 운송이 불편한 도자기를 아예 이미지만 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평면도자 작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였다. 30년 넘게 흙덩이를 주무른 그였지만 재료부터 소성 방법(굽는 방법)까지 생각대로 되는 게 없었다. 이런저런 구상을 해 보다가 한계에 부딪혀 고민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자기 도시인 징더전을 방문하게 됐다. “그동안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징더전에서 다 가능해 보였습니다. 1000년이 넘게 도자기를 생산하고 수출한 곳이어서 작업 과정이 매우 세분화돼 있고, 분야마다 대대로 이어 온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들이 도처에 있거든요.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구경 삼아 갔다가 아예 눌러앉아 작업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그는 말도 통하지 않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골목골목을 뒤지며 재료상부터 가마, 전문 기술자를 찾아다녔다. 어느 정도 작업할 체제가 갖춰지자 구도자처럼 틀어박혀 온갖 구상과 실험을 거듭했다. 단순히 입체를 평면에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조형성을 살린 예술적 평면을 구현하고 싶었던 그는 4~5㎝ 두께의 흙덩이 판에서 시작해 5㎜의 두께를 얻기까지 수없는 실험을 반복했다. 끈질긴 인내심과 실험 정신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전통 도자 기법으로 3차원의 도자기를 2.5차원의 평면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통적인 도자 기법으로 사각의 넓은 판을 만든 후 그 중심에 묽은 흙물을 70여회 발라 평면적 두께감을 주고 그 표면에 안료로 그림을 그린다. 붓 자국을 조심스럽게 긁어내 미묘한 입체감을 표현하고 면도칼로 선을 정리해 마무리한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험을 거듭하는 그는 시각과 촉각, 그리고 시간과 노력을 통해 터득한 미세한 바람의 흐름과 빛의 반사까지도 정교하게 계산해 가며 작업을 한다. 고전적인 도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 그의 반부조 작품을 통해 현대의 옷을 입고 재탄생한다. 그는 흙의 종류, 수분량, 불의 온도, 염료의 농도 등을 매일매일 작업노트에 기록하고 소성 전후의 유약 색 변화를 정확하게 감지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기록으로 남긴다. 고난의 실험을 계속하면서도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어느 정도 제작의 기법이 완성되고 나니 도자기를 보는 방법도 달라지고, 단순히 도자기를 평면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회화적인 표현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대작의 경우 30㎏이 족히 넘지만 담박한 동양적인 미감에 현대적인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어 호기심과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전시를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와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등 국제적인 작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도 박여숙화랑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이 계획돼 있고, 7월에는 프랑스 발로리스 도자비엔날레에 초대돼 바쁜 한 해를 기약하고 있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경주엑스포 예술총감독에 윤범모 교수

    경주엑스포 예술총감독에 윤범모 교수

    윤범모(65) 가천대 예술대학 교수가 21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에 위촉됐다. 윤 교수는 한국큐레이터협회장,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창립회장, 광주비엔날레 특별 프로젝트 책임 큐레이터 등을 지낸 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다.
  • 한국미술의 ‘새로운 길’을 만나다

    한국미술의 ‘새로운 길’을 만나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작가들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그룹전 형식의 ‘제3지대’ 전시를 갖고 있다. 참여작가는 김기라, 김태헌, 노동식, 배종헌, 윤상렬, 이중근, 이환권, 조습, 진기종, 함진, 홍경택 등 11명. 영상 설치부터 회화, 조각, 사진 등 장르와 표현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분모를 지닌다. 지금은 가천대학으로 이름이 바뀐 경원대학교 출신들이고, 각자의 영역에서 기성의 주류권력과는 다른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윤범모 가천대교수는 “개성 추구는 예술가의 생존가치와 동의어이고, 복잡한 현대사회처럼 예술도 다양성이 중시되지만 과거의 우리 미술계는 특정 화풍이나, 특정 학맥 중심의 주류세력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미술이 다변화, 다양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참여 작가들이 보여주는 내용과 형식의 다양성, 즉 주제의식과 표현 형식에서의 다채로운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작가들은 1965~1985년생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마침 비엔날레 같은 국제무대에서의 대형전시나 세계 미술계에서 작품성 위주로 작가를 발탁하면서 출신 대학 중심의 화단 형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일류대학 출신이 아니지만 이들이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며 중견 작가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성을 존중해 주는 경원대의 학풍도 큰 몫을 했다고 작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기라 작가는 “학교에는 다른 미술대학 같은 권위의식은 없었고, 건전한 비판이 있었다”면서 “과제전시를 통해 자유롭게 보여주고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교육방식은 거리낌 없이 작업을 풀어나가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홍경택 작가는 “90년대 데뷔할 당시 만해도 양강구도가 강했지만 경원대의 학풍 덕분에 개성을 살려 작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며 “경원대 동문전이지만 1980년 말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 출신의 ‘yBa(young British artists)’ 작가들이 영국 현대미술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처럼 중요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교수는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개성을 살리도록 가르쳤던 방목주의가 이번 전시의 바탕에 있다”며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사제동행의 의미를 정리해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서울 전시는 24일까지 열리고, 경기도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내달 19일부터 4월 3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드레스 코드는 밀착 롱드레스’…여자스타들의 볼륨 대결

    ‘드레스 코드는 밀착 롱드레스’…여자스타들의 볼륨 대결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비벌리 힐스 포시즌 호텔 비버리 월셔에서 열린 ‘제6회 비엔날레 유니세프 볼(Biennial UNICEF BALL)’ 행사에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큐레이터 이원일, 짧지만 굵은 삶의 궤적

    글로벌 큐레이터 이원일, 짧지만 굵은 삶의 궤적

    “세계사가 백인들을 중심으로 쓰인 것에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이지요. 나는 아시아인이고, 한국인입니다.” 국제미술계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열정을 바친 큐레이터 이원일(1960~2011)의 삶과 예술정신을 추적한 평전이 그의 5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그의 대학 후배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성호가 쓴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사문난적)은 1부에서 어린 시절 모습부터 학창시절을 거쳐 아시안 큐레이터, 글로벌 큐레이터로 활동한 짧은 삶을 다룬다. 2부에서 이원일의 큐레이팅 세계를 학술적으로 조명한 세 편의 글을 통해 그의 전문적인 큐레이팅을 분석하고 부록에서는 동료비평가들의 글과 연보, 생전에 촬영한 사진들을 선별해 실었다. 중앙대 회화과와 뉴욕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원일은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군 제대 후 토탈미술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전시기획자의 길로 접어든다. 이후 성곡미술관 수속 큐레이터,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5회 광주비엔날레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일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제2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전, ‘청계천 프로젝트1-물 위를 걷는 사람들,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시티넷 아시아’ 등의 전시를 기획·총괄했던 그는 2004년 2월 서울시립미술관을 나와 독립큐레이터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아이러니, 상상, 구조적 모순, 해학과 풍자, 대비, 혼성 등의 개념을 내세워 ‘창조적 역설’에 대한 재해석과 조형적 실천을 감행하는 가운데 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영향력을 촉진하는 데 집중했다. 2004년 5월 대만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디지털 숭고’전, 2006년 독일 칼스루에 미술관 ZKM의 글로벌뮤지엄 심포지엄, 제6회 상하이비엔날레, 2007년 폴란드 포잔미술관 ‘아시아-유럽 매개’ 전 등 국제전을 기획하며 아시아미술을 알렸다. 2007년 6월 독일 ZKM의 개관 10주년기념으로 열린 ‘미술인 터모클라인-새로운 아시아물결’전 큐레이팅을 계기로 글로벌 큐레이터로 발돋움해 2010년 이탈리아미술잡지 ‘플래쉬아트’가 선정한 세계큐레이터 101인 중 20위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큐레이터로 역량을 과시했다.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는 2011년 1월 11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2015 문화계 결산] 키워드로 본 미술

    [2015 문화계 결산] 키워드로 본 미술

    올해 미술계는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다.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임흥순 작가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미국 체류 중 사망설에 휩싸였던 천경자 화백의 뒤늦은 별세 소식과 함께 ‘미인도’ 위작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단색화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매시장이 미술경기를 주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을 관장으로 받아들였다. 임흥순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1895년 시작된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의 제56회 미술전에서 임흥순 작가(46)가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국가관이 아닌 본전시에 초청받은 국내 작가로서는 처음이고 최고의 수상이었다. 지난해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조민석 건축가가 커미셔너를 맡아 ‘한반도 오감도’전을 선보인 한국관이 최고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은 쾌거여서 의미를 더했다. 이숙경 큐레이터가 커미션을 맡은 올해 한국관에선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영상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별세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린 천경자 화백이 91세를 일기로 지난 8월 6일 미국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 10월 22일 뒤늦게 알려졌다. 천 화백의 딸 이혜선씨(70·미국 거주)가 유골함을 들고 기증 작품이 전시된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컸다. 천경자 파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내 미술계 최대 위작 시비로 꼽혔던 1991년 ‘미인도’ 논란이 재점화됐다. “어머니를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화가로 예우해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던 나머지 유족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에 대해 “본인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했다”며 위작임을 다시 주장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단색화 인기·옥션시장 활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색화의 인기가 국내외에서 이어졌다. 박서보·윤형근·정상화·하종현·김환기 등 1세대 단색화 작가의 작품이 해외 유수의 아트페어와 경매 시장에 소개되며 인기를 이어갔다. 덕분에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의 양대 옥션사는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서울옥션의 경우 10월에 연 제16회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19-Ⅶ-71 #209’가 국내 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인 3100만 홍콩달러(한화 약 47억 2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6일 평창동 본사에서 열린 제135회 경매와 온라인 경매까지 합쳐 올해 낙찰총액 1081억원을 기록했다. 한 해 낙찰 총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1998년 서울옥션 설립 이후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첫 외국인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채용 파문으로 지난해 10월 직위해제된 뒤 1년 2개월 동안 그 자리의 임자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1차 공모에 미술계의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문체부에서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발표했고 결국 스페인 국적의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임명됐다. 외국인 관장을 맞기는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처음이다. 한국말도 못하는 외국인 관장이 미술인의 결집을 꾀하며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 등 현안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에 우려의 소리가 크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외국인 관장 선임에 침묵하는 이유/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외국인 관장 선임에 침묵하는 이유/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4일자로 스페인 국적의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임명했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첫 외국인 관장이며, 외국인이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기관 수장으로 취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2000년 개방형 직위 제도 도입 이후 공모로 선임되는 국내 공공기관의 첫 외국인 수장이다. 의미심장한 사건임에도 미술계의 반응은 잠잠하다. 몇 달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 김이 빠져서일까. 논란이 거셌던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조용하다. 이렇게 조용한 것이 1년 2개월간 장고 끝에 진짜 제대로 된 적임자를 뽑았다고 보기 때문일까? 아니라고 본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장 임명을 강행한 문체부는 이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 채용 파문으로 직위해제된 뒤 올해 1~3월 관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인사혁신처는 미술평론가 윤진섭씨와 최효준 전 경기도 미술관장을 최종 후보로 문체부에 통보했으나 두 달간 뭉그적거리다 6월 재공모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종덕 장관은 8월 미술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홍익대와 서울대의 ‘파벌싸움’을 거론하며 “외국인 관장도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미술계에 두 학교 출신만 있는 것도 아닌데 서울대와 홍대의 파벌을 다스리겠다면서 외국인을 영입하겠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실험적인 예술을 다루는 비엔날레의 예술감독도 아니고 스포츠 경기 감독도 아닌, 우리의 정신 문화를 다루는 한국 유일의 국립미술관 수장으로 외국인이 선임되는 것에 국내 미술계는 강력 반발했다. 그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 재직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전시하지 않으려고 행사를 전시개관 직전에 취소하고, 두 명의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전적을 거론하며 집단적인 반대 의사 표명을 하기도 했다. 김 장관의 의지대로 짜인 프레임에서 제대로 능력을 갖춘 인사가 지원할 리 만무했다. 외국인 한 명을 포함해 3명으로 후보가 압축됐지만 마리 관장이 낙점됐다. 한 미술계 인사는 “결과적으로 내국인 중에 적격자의 범주에 들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미술계 발전을 위해 몸 바쳐 일한 사람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처가 크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늬뿐인 공모제, 책임운영 기관의 한계, 지지부진한 법인화 문제 등.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소통의 부재였다. 문체부와 미술계, 국립현대미술관과 미술계가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없었다.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골라서 정보를 흘리는 것을 소통이라고 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마리 관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외국인이 선임된 데 대해 국내 미술계의 반대가 크다고 하자 “애석하고 아쉬운 일”이라며 “앞으로 활동과 결과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했다. 1년 안에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를 습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가 미술인들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lotus@seoul.co.kr
  • “어떤 검열도 반대… 표현의 자유 보장”

    “어떤 검열도 반대… 표현의 자유 보장”

    1966년생. 젊었다. 그리고 워커홀릭(일중독자) 같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42년 만에 첫 외국인 관장으로 14일 임명된 스페인 출신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관장의 첫인상이다. 마리 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적 역량 강화와 창의적인 미술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학술기관과 파트너십 구축 등 재임 기간에 해야 할 목표를 줄줄이 밝혔다. 그러더니 “휴가를 가고 싶지 않아서 (전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한국에 온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며 “요즘 미술관은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장 겸 콘텐츠까지 직접 관여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싶다”며 “좋아하는 일을 (한국에서) 하게 된 즐거움과 기쁨 자체가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검열 논란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MACBA) 관장을 사퇴하게 된 과정과 관련해선 “나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면서 “나는 어떤 검열도 반대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스페인 국왕을 풍자한 조각 작품에 대한 전시를 보류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관장직을 그만뒀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항명한 큐레이터 2명을 해고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마리 관장은 “공개적인 문서에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당시 특정 정보를 내게 숨겼기 때문에 전시 개관이 지연됐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현대미술의 취약점으로 “내러티브가 구축되지 않아 해외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점”을 꼽으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을 발전시키는 데 외국 모델을 수입해 쓰지 않을 것이며 한국만의 새롭고 독특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술계의 히딩크’라는 표현에 대해선 “참으로 부담이 되는 비유”라면서도 “예술계는 (축구와 달리) 팀과 경쟁하는 게 아니고,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닌 만큼 퇴임 후 참 잘했다는 느낌으로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한국 작가와 국립현대미술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1년 안에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만들겠다는 개인적 목표도 제시했다. 바르셀로나대학에서 철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마리 관장은 네덜란드 비테 데 비트 예술감독, 베니스비엔날레 스페인관 큐레이터,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현대미술로 풀어낸 ‘이산가족’

    현대미술로 풀어낸 ‘이산가족’

    남북 분단 상황에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는 이산가족 문제를 현대미술 작업으로 풀어낸 전시회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 임민욱(47)은 ‘만일(萬一)의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설치미술과 비디오 작업을 통해 남북 분단의 시대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반추한다. 숨 가쁜 도시근대화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장소와 사람들, 그리고 시간에 의해 마모된 삶과 기억을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독특한 방식의 영상으로 담아온 작가의 중간 회고전 성격의 전시다. 전시장 로비에 해당하는 글래스파빌리온 중앙에 설치된 신작 ‘시민의 문’은 4대의 대형 컨테이너 문을 연결해 제작한 설치조형물이자 사운드작업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의 지형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남북한 대표 건축물이 한데 뭉쳐서 올라앉아 있는 ‘통일등고선’(오른쪽)이 설치돼 있다. 어느 미지의 땅을 연상시키는 작품은 분단국가로서 한국의 고유한 상황과 그로 인한 모순과 상처에 주목해 온 작가의 오랜 인식을 반영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만일의 약속’(왼쪽)은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의 장면들을 재배치한 몽타주 영상작품이다. 최근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만큼 한국 현대사의 주요사건으로 기억되는 이 방송에서 1만명이 넘는 6·25 전쟁 이산가족들이 상봉했다. 400시간이 넘는 기록적인 방송분량과 방대한 아카이브에도 불구하고 10만명이 넘는 신청자의 사연은 아쉽게도 역사 속에서 잊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이던 1983년에 진행됐던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은 미디어 작가로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라며 “미디어의 제한된 프레임에 모두 담아낼 수 없었고, 찰나로 잊혀졌던 인물들의 모습을 좀 더 긴 시간 초상화처럼 되돌아볼 수 있도록 몽타주 분할화면 기법과 사연판을 실어나르던 카메라의 움직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으로 두 화면이 마주하고 있는 이 작품은 화면에 비친 주인공들이 한눈에 한 핏줄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닮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임민욱은 이화여대 서양화과에서 수학하고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조형예술 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광주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리버풀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2007 에르메스 미술상, 2010 제1회 미디어아트 코리아 상을 수상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잊혀졌던 전통사경의 맥을 잇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흔히 사경(寫經)은 그저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정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따져 보면 한국의 전통 사경은 세계문화사적으로 탁월한 가치를 요란하게 자랑할 만한 우수한 문화유산이다.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외길 김경호(54)씨는 조선시대 이후 600년간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고려 전통 사경의 우수성에 눈떠 그 원형 복원에 천착해 사는 한국의 독보적 전통 사경 전문가이다.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만들어 최근까지 이끌면서 잊혀졌던 불모지대의 전통 사경을 힘겹게 국내외에 알려 전통예술의 한 분야로 인식되게 한 주인공이다. →사경은 일반적으로 불교 경전 베껴 쓰기쯤으로 인식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사경은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불교 교리의 전파와 교육의 핵심이었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그런 기능은 점차 인쇄술에 넘어갔고 사경은 공덕을 쌓는 신앙 행위이자 수행의 방편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 일환으로 금자경, 은자경 같은 고귀한 것들이 나오게 됐다. →사경의 문화사적인 가치를 들자면. -한국은 현존 최고의 목판인쇄물(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금속활자인쇄물(직지심체요절)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인쇄문화의 종주국인 셈이다. 인쇄술이 사경을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발됐으니 세계 문명문화사 속 한국 사경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는 세계 불교문화예술사에서 최고 성취를 이뤘다는 점이다. 고려시대에는 중국에 전문인력을 역수출한 유일한 분야였다. 원(元)의 지배를 받던 시기 중국의 요청으로 여러 차례 고려의 사경전문가들이 100명씩 파견돼 금은자경을 제작해 주고 돌아왔고, 원나라에서 감독관을 보내 금은자대장경을 제작해 갔다. →사경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일반의 관심과 국가적 지원이 일천한가. -사경은 억불숭유정책을 기조로 삼았던 조선왕조 500년 동안 묻혀 있었고 이후에도 최근까지 100년 이상 잊혀졌다. 600년 이상 전통이 단절되었던 탓에 전문 연구자조차 전무하다. 사경 연구에는 불교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서예이론 및 실기에 대한 천착이 기본이다. 동양미술사 및 불교미술사, 역사 전반에 관한 깊은 지식과 사경의 역사적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 크다. 지금으로선 중요무형문화재 지정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는 게 왜 어렵다는 말인가. -고용노동부에서 전통 기능 중 단절 우려가 있는 종목을 선정, 기능전승자(숙련기술전수자)를 지정해 계승자 육성 차원의 교육비를 한시적(3~5년)으로 지원하는 게 고작이다. 내가 2010년 전통 사경 종목의 유일한 기능전승자로 지정된 게 국가 차원에서 전통 사경 종목을 처음으로 신설한 것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는 지원이 지속적인 데 비해 기능전승자는 지원이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전문 연구자 부족도 문제이다. 전통 사경 연구 학자들이 늘어나 집단적으로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면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증폭되리라고 생각한다. →불교 아닌 다른 종교에서도 사경이 이뤄지나. -넓은 의미의 사경까지 포함할 때 현재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도 200점이 넘는다.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수의 유물이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기독교의 성경 필사(사경), 원불교의 교전 사경 등 종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사경을 한 번쯤 해 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전통 사경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과거 찬란했던 전통과 수행으로서의 체계적인 사경은 안 되고 있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지금 전통 사경을 연구하는 단체가 있나. -조사나 연구, 홍보 등 종합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할 것이다. 2~3개 단체가 간헐적으로 전시회를 갖는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최근 그마저도 중단된 상태이다. 문제는 사경 관련 단체 지도자들이 전통 사경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서예가들이란 점이다. 전통 사경 기법과 동떨어진 금니, 은니를 제각각의 기법으로 사용해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제대로 고려사경의 전통을 계승해 창작 사경을 하는 단체는 한국사경연구회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경연구회는 어떤 단체인가. -2002년 전통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당시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 동국대 역경원장 월운 스님, 동국대박물관장 고 장충식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고 한국사경연구회를 발족했다. 초대회장을 맡아 최근까지 이끌어 왔으며 지금 10회째 회원전을 열고 있다. 미국 뉴욕, LA 등 해외전을 3회 열었고 동국대박물관과 뉴욕 플러싱타운홀, LA한국문화원 등 국내외 초대전을 5회 열었다. 회장을 맡아 활동한 14년 동안 한국 전통 사경의 가치와 의의, 예술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그 때문인지 원광대 서예학과와 대학원에 사경과목이 개설됐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선 사경전이 3회 열렸다. 고용부 기능전승자 지정이 이뤄졌고 현재 몇몇 공모전에서 사경을 정식 부문으로 채택하고 있다. →사경 작업은 뼈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라고 들었는데. -최고의 사경 작품은 붓끝 0.1㎜, 아니 어쩌면 0.01㎜에 집중한 채로 수백, 수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눈만 한 번 깜빡여도 선이 삐뚤어지고 숨만 한 번 크게 쉬어도 선이 흔들린다. 금니와 은니를 사용하는 장엄경을 제작할 경우 온도는 최소한 35°C 전후, 습도는 70% 이상이어야 좋다. 습식 사우나 같은 작업실을 생각하면 된다. 높은 온도와 습도의 작업 환경 탓에 어금니가 모두 빠지고 앞니까지 빠지는 경험을 했다. →사경 연구와 작업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학자도 공식 연구자도 아니기 때문에 사경 유물 조사의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고 선행 연구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 특히 재료, 도구 사용법 관련 자료는 전무해 일본 자료와 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큰 도움이 된 자료는 고려 사경유물이었다. 고려사경을 직접 조사한 후 실험을 거듭하며 접근해 갔다. 경전의 저본 또한 큰 어려움 중 하나이다. 사경을 하려면 경전의 신뢰할 만한 저본을 여러 종 구해 정밀한 대조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현재 발행되는 경전은 오·탈자가 너무 많다. 한자 음을 한글로 표기할 때도 통일된 규정이 없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고려사경의 조사, 연구부터 홍보까지 모든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미국을 포함해 오히려 외국에서 전통 사경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2005년 뉴욕에 진출해 10년 동안 15회에 걸쳐 한국 전통 사경과 관련한 특강, 전시, 사경법회, 제작시연회,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다. 2012년 뉴욕시 랜드마크라는 플러싱타운홀 건립 150주년 기념행사로 한국사경연구회원전이 개최되었는데 이때 뉴욕 퀸즈 자치구 의장은 전시 개막일을 ‘외길 김경호의 날’로 선포했다. 뉴욕시 감사원장, 뉴욕주상원의원, 뉴욕주의회의원, 뉴욕시의회의원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뉴욕시민 자격을 인정한다는 성명서를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시 기간(12주) 내내 연속 보도했고 데일리뉴스는 전면기사로 다뤘다. 이 초대전은 종합문화공간인 타운홀에서 수년 동안 개최한 각종 문화행사 중 가장 성황을 이룬 성공한 행사라는 찬사를 받았고 시민들로부터 정성 어린 선물도 받았다. 한국 전통 사경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경 전문 연구가의 입장에서 어떤 점이 가장 눈에 거슬리나. -고려 전통 사경은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를 갖고 있고 최고 성취를 이룬 예술이다.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런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지 않다. 기복적인 불교가 깊이 뿌리박힌 탓이다. 폰트체로 인쇄된 사경본을 펜으로 베껴 쓰는 정도의 하향평준화를 지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사찰에서 사경법회가 빈번하게 열려 대중적인 신앙행위가 되어 가고 있지만 전통과 다른 엉터리 행사가 대부분이다. 전각과 불상에는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도 핵심인 사경은 주먹구구식으로 사성된 사경이 봉안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저급한 사경 교재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팔아 수익만 얻으려는 사경법회가 판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경 써야 할 사경 진흥책이 있다면. -사경 분야 종사자들이 안정되게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고려시대 때 중국을 월등히 추월해 사경을 역수출할 수 있었던 건 국가기관인 사경원 때문이다. 국가적 지원을 통해 많은 사람이 사경으로 성인의 말씀들을 접하고 행한다면 사회적인 화합과 양보의 미덕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형문화재 지정으로 격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선정된다면 전통 사경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고 문화적 자부심도 갖게 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지난 10년간의 미국 활동을 발판 삼아 뉴욕을 중심으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성경 사경과 코란 사경 그리고 만다라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품을 창작해 한국 전통 사경을 세계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인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겠다. 불교문화 속에는 인간 정신 활동의 극점인 삼매 속에서 행해지는 아름다운 수행이 있다. 수행 결과로 얻어지는 사경이 고귀하고 아름다운 예술이자 가치 있는 정신세계의 산물임을 인식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영문 작품집을 편집 중이다. 사경수행의 표준이 될 교본 시리즈(현재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이 발행되었다)와 이론서도 계속 발간할 예정이다. 새로운 작품 서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은 전북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와 동국대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공부한 등단 시인·시조시인 겸 서예가이자 한국 전통 사경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서예를 연마하면서 한문에 친숙해졌고 학창 시절 불교학생회를 통해 불교와 인연을 맺어 집중적으로 불교 교리를 공부했다. 경전과 게송들을 세필로 필사하면서 불교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섭렵했으며 고교 시절 선승들의 선문답에 취해 생사를 초탈하는 선승이 되고자 출가하려 3번이나 야간열차를 탔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번번이 실패했다. 대학, 대학원 시절 여초 김응현 선생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실장, 동국대 미술사학과 장충식 교수 등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고려 전통 사경에 매달리게 됐다. 2002년 첫 사경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사경연구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해 말까지 이끌었으며 국내외 전통 사경 개인전 및 초대전을 15차례 열었다. 특히 미국 LA 카운티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의 전통 사경 특강과 전시, 제작시연을 통해 한국 전통 사경의 우수성과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예총회장상(1984), 국방부장관상(1988), 교육부장관상(1996)을 받았고 201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전통 사경 첫 기능전승자로 지정됐다. 그가 펴낸 사경 개론서 ‘한국의 사경’을 비롯해 ‘전통 사경 교본’ 4종과 ‘한지사경본’ 2종은 사경 연구자, 창작자들에겐 필독서로 꼽힌다.
  • 예술의 역할·본질·방향성… 광주비엔날레 주제 포럼

    내년 열리는 제11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 포럼이 3일 오후 서교동 홍익대 홍문관에서 열렸다. 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에서는 2016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마리아 린드 총감독이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한데 이어 고은 시인이 ‘예술이 가는 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예술과 화평의 이상’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린드 예술총감독은 “세계적으로 예술이 도구화되고 상업화되는 시점에서 예술을 무대의 중앙에 놓고 예술이 지닌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투사와 상상력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2016년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에 대한 신뢰 회복’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 ‘매개체로서의 예술’을 주요 키워드로 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와 한국이라는 특수한 지리적·문화적 맥락에서 예술의 다양한 매개자인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함께 이 논제가 심화되고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을 주제로 열린 200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주제시 ‘먼지’를 창작했던 고은 시인은 “일회성 성격을 지닌 설치미술의 성행 등 세계 각처의 숱한 비엔날레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예술에 대해 회의를 지니고 있다”며 “예술은 생동성을 지녀야 하며, 이는 심오한 예술적 본능과 사유의 축적이 예술성을 획득해야 하는 것이 예술의 덕망”이라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김우창 평론가는 “예술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그것 자체만으로도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고,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의 화평과 평화에 기여한다”면서 ‘화평과 평화를 위한 예술’, ‘예술과 삶의 일체성’, ‘예술의 아름다움과 삶의 조화’ 등을 제언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오픈 포럼을 통해 도출된 예술의 가치와 역할,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 국제 미술계를 선도할 수 있는 담론 등을 반영해 내년 초 2016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에서 먼저 만나는 베니스 영화제

    서울에서 먼저 만나는 베니스 영화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신작을 국내에서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영화제인 ‘2015 베니스 인 서울’이 4일부터 열흘간 서울 종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베니스비엔날레재단,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함께 개최한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이탈리아 영화 13편이 준비됐다. 첫 번째 섹션인 ‘베니스 72’에서는 올해 72회를 맞은 베니스영화제의 경쟁 부문 초청작을 만날 수 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와 함께 1960년대 이탈리아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의 신작 ‘나의 혈육’과 명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신작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등 3편이다. 두 번째 섹션 ‘베니스 클래식’에서는 이탈리아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의 대표작 ‘아마코드’와 새롭게 복원한 이탈리아 영화사의 주옥같은 작품 4편을 접할 수 있다. 마지막 섹션인 ‘새로운 물결’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이탈리아의 동시대 영화 6편을 소개한다. 독특한 영화적 형식을 취한 ‘이탈리안 갱스터’ 등이다. 관람료는 8000원. 문의 (02)741-9782.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시아 도시 텍스트·텍스처’ 전

    ‘아시아 도시 텍스트·텍스처’ 전

    삼성전자가 UHD TV로 선보인 ‘아시아 도시 텍스트·텍스처’전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이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에서 열리는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에서 만날 수 있다. 연합뉴스
  • “광주 정신 닮은 무등산… 나는 평화의 붓춤 추었다”

    “광주 정신 닮은 무등산… 나는 평화의 붓춤 추었다”

    “모든 문화의 원천은 사람이고 땅이고 생명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기획전에 출품한 임옥상 화백은 25일 문화창조원 복합 2관 출입구 벽면에 걸린 자신의 ‘무등을 그리다’란 작품의 의미를 이렇게 답했다. 이 작품은 종이펄프 위에 붓 터치만으로 무등산을 형상화한 가로 22m, 세로 8m 규모의 초대형 수묵화이다. 바탕에는 ‘땅의 찬미’란 시구와 각종 고사성어, 손·발자국 등이 어지러이 섞여 있다. 크기에서 최대치를 보여 준 이 작품에 붓 터치를 내고자 그는 빗자루, 대걸레 등을 붓으로 사용했단다. 임 화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무등산을 수없이 그리며 ‘광주정신’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늘 마음 한편에 풀리지 않는 뭔가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운동장에 나가서 신명 난 듯이 붓춤을 추면서 평화와 희망의 감정이 분출했다”고 말했다.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생명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내 상처받은 묵은 가슴 위에 빛나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다오”라고 뜨겁게 소리쳤다는 것이다. 그는 무등산 그림과 이미지가 겹쳐진 ‘절망의 산’ ‘분노의 산’ ‘침묵의 산’을 우리를 넉넉하게 감싸주는 ‘어머니’로 묘사했다. 임 화백은 “내가 가진 것은 달랑 붓 한 자루”라며 “이 붓으로 말하고 싸우고 어제를 쓰고 내일을 본다”며 “쾌도난마로 무등세상을 일필휘지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관 기획전 출품을 요청받고 솔직히 부담스러웠지만 살아남은 자로서 부끄러움과 부채의식 등이 소명의식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과거의 분노나 한에 갇히기보다 생명과 사랑과 희망으로 바꾸는 작업이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많은 문화전당 운용과 관련, “규모나 하드웨어에 묶여 공허한 공간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며 “광주비엔날레를 수십 년 치러낸 광주 시민 스스로 전당을 가꾸고 콘텐츠를 채우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지원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민주·인권·평화 등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적 가치가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시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갖는 것도 문화전당이 아시아의 문화발전소로서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낯선 동식물 모형들, 신선한 충격

    현대미술은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매체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자에게 색다른 감동을 안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벨기에 출신의 설치미술가 카르스텐 휠러(54)의 개인전이 25일부터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농업과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식물병리학 연구소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과학자이자 예술가인 휠러의 작품은 관람객과 공간, 관람객과 작품 간의 상호 소통을 유도하면서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2000년 프라다 재단 전시에서 선보인 ‘거꾸로 선 버섯 방’은 붉은 빛깔의 독버섯들이 거꾸로 매달린 채 관객을 홀리듯이 천천히 회전하는 작품이다. 2006년 런던 테이트모던의 터바인홀에 설치했던 대형 미끄럼틀 ‘테스트 사이트’와 2011년 뉴욕 뉴뮤지엄 개관전에서 선보인 미끄럼틀은 유쾌하고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공간에 대한 관람객의 인식을 뒤흔들며 설치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거울로 이뤄진 7개의 자동문 설치작업을 통해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며 순간적으로 새로운 공간에 고립되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마주함으로써 관람객은 주인공이 된 듯한 흥미로움과, 끊임없이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공간에 갇히는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휠러의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50%’라는 제목으로 휠러의 근작과 신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 조각작품 시리즈로 꼽히는 ‘자이언트 트리플 버섯’ 시리즈는 대형 버섯모형으로 흰색 점이 있는 새빨간 광대버섯과 다른 종류의 버섯으로 이뤄져 기이한 분위기를 준다. 샤머니즘 역사 속 광대버섯의 향정신성 성분과 주술적 맥락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또 다른 문화 존재의 가능성과 문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는 고글 ‘업사이드-다운 고글’과 보라색 ‘문어’, 초록색의 기이한 동물 모형 작품 또한 대상과 장소에 대한 낯선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작업 중인 카르스텐 휠러는 뉴욕 뉴뮤지엄, 밀라노의 프라다 재단, 런던 테이트 모던, 프랑스 디종의 르 콩소르시엄 등 각국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3년,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2010년,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故 김근태 의원 4주기에 떠올리는 ‘민주주의·평화’

    故 김근태 의원 4주기에 떠올리는 ‘민주주의·평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고 김근태 의원의 4주기 추모 기획전시인 ‘포스트 트라우마’가 다음달 6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 18일 서울 중구 시민청에서 열린 김근태 4주기 추모전 ‘포스트 트라우마’ 개막식에서 진선미(왼쪽 두 번째부터) 의원과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 인재근 의원, 신기남 의원, 유기홍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리가 3개뿐인 탁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서울시 제공18일 축사를 한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김근태 선배가 강북 도깨비시장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셨다가 그해 겨울 고통스럽게 돌아가셨다”며 “김 선배가 살아 계셨다면 너무나 슬퍼했을 세상을 지금 우리가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저절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며 “힘과 용기를 내어 민주주의를 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시회 개막식은 고 김 의원의 딸 병민씨와 외손자가 출연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2012년 결혼한 병민씨는 “(고문)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는 아버지를 정상인으로 대하고 내 생각만 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버지가 감옥에서 보냈던 엽서와 편지들이 현재 자신에겐 ‘김근태 바이블’이자 육아서라고 말했다. 고 김 의원은 엽서에서 병민씨를 ‘조잘이 아가씨’라 부르며 그리워했다. ‘포스트 트라우마’는 문화예술인 모임인 ‘근태생각’과 서울문화재단이 준비한 전시회로 8명의 미술작가가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2014’로 선정된 노순택씨,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씨 등이 고 김 의원이 생전에 강조한 ‘한반도의 평화’를 주제로 회화, 영상, 설치미술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 시장은 축사에 이어 개막식에 참가한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이목희 의원 등과 개막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즉석에서 만들어진 다리가 3개뿐인 사각형 나무 탁자의 빈 한쪽 다리를 이어 받치는 퍼포먼스로 ‘불완전한 민주주의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조광훈씨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 고민 표현”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조광훈 작가는 “대학 때부터 선망하던 선배 작가들이 대부분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출신이어서 언젠가는 꼭 대상을 받고 싶었다”면서 “도예를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8회, 32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입선에 이어 지난해 작품 ‘관계의 조건’으로 우수상을 받았던 그는 올해 숙원하던 대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작품을 출품하고 입상자 전시를 하면서 다른 작가들과 나란히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고 최고의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힘겨운 현대 사회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겪게 되는 갈등과 고민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불안하고 안타까운 젊은 세대의 초상을 올해 중반부터 ‘백조가 될 줄 알았던 미운오리 새끼들’이라는 제목에 담아 전시회도 갖고 그 주제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시대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현대 사회 속에서 발버둥치는 청년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갈등을 모두 녹여 냈다”면서 “치열한 경쟁 후에도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굴복하고 타협해야 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겪는 인간성의 상실과 내적 갈등을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계속 살아가며 마주하게 될 갈등 앞에서 조금은 더 인간다운 선택과 삶에 대해 고민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그는 “공모전 대상 수상작가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좋은 작가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건국대 공예학과에서 도자를 전공하고 홍익대 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했으며 2011년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2012년 대만 국제도자비엔날레, 2013년 터키 한국 초대전 등에 출품했다.
  • 미술인들 국립현대미술관 외국인관장 선임설에 항의 성명

     미술인 400여명이 바르토메우 마리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예술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관련,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선임에 관한 공청회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언론에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미술인 성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배포하고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미술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성훈 구정아 김범 노순택 양주혜 이수경 임옥상 임흥순 등 이름있는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술인들은 성명서에서 최종 3인에 오른 후보 중 유일한 외국인인 마리의 관장 유력설에 대해 큐레이터로서의 현장윤리 논란을 거론했다. 이들은 “마리의 검열윤리 문제를 들어 그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미술관협의회(CIMAM)의 이사 3명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마리가 관장 재직시절 검열로 전시를 파행시키고,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으로 처신해 CIMAM의 위상을 해쳤다며 마리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최근 문화계 전반이 정부의 검열과 관료주의로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사전검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전의 일부 작품 철거 등을 거론하며 “정부지원 체계 및 국공립기관들은 행정을 앞세운 반예술적 태도로 예술가들을 길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도시에 새긴 문자 문자에 서린 예술 그 가치를 찾다

    도시와 문자의 관계는 생각보다 각별하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새 브랜드 ‘I.SEOUL.U’를 둘러싸고 가시지 않는 논란이 그 구체적인 사례다. 문자가 품은 예술적 가치와 도시 이미지 사이의 긴밀한 상관관계는 물론,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지대함을 증명하고 있다. 11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리는 ‘제4회 국제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는 문자의 형태가 가진 예술적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하며 문자와 도시의 관계를 탐색하는 실험과 국제적 교류의 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타이포그래피학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도시와 문자’라는 주제 아래 문화의 근간인 문자가 도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총 22개국 91명의 개인 작가 또는 팀이 참여한다. 타이포그래피는 각종 출판물에 사용되는 글자체를 선정·운용·배치하는 것으로, 최근 예술 장르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전시에서는 도시와 문자 풍경, 문자 문화에 대한 작업을 해온 뉴질랜드의 캐서린 그리피스, 영국의 대니얼 이톡, 중국의 왕츠위안, 한국의 김두섭 등 국내외 초대작가 25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또 10개의 전시 프로젝트는 특정 작가가 아닌 ‘도시와 문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주제를 다룬다. ‘( ) on the wall’, ‘SEOUL( )SOUL’ 등 여러 작가들이 빈 괄호 안을 채우는 형태의 전시 프로젝트도 시도한다. 전시 기간 매주 토요일에 큐레이터와 참여 작가와의 만남이 준비된다. 총감독을 맡은 김경선 서울대 교수는 “거대한 마천루나 화려한 도시 계획이 아닌 문자나 기호와 같은 거리 언어들을 통해 도시의 진짜 본성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계기로 문자와 도시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은 공식홈페이지(www.typojanchi.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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