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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플러스] 협재~비양도 케이블카 본격 추진

    제주시 한림읍 협재 해안가와 비양도를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관광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는 최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라온랜드의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이 원안 의결됐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68 일원 3만 7527㎡의 협재 해안과 비양도간에 길이 1952m의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사업 시행 예정자인 라온랜드는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협재·비양도 정류장과 타워 등 높이 60m의 삭도시설을 갖춰 20인승 케이블카 12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아울러 ‘지역주민과 협의해 비양도내 관광객 이용시설을 병행 정비할 수 있는 방안과 야간 경관조명 방안을 강구할 것’ 등을 권고했다.
  • [사고] 바로잡습니다

    ●바로잡습니다 서울신문 3월31일자 26면에 실린 “우린 더이상 제주 부속섬이 아냐” 기사의 비양도와 가파도 위치가 서로 바뀌었기에 바로잡습니다.
  • “우린 더이상 제주 부속섬 아냐”

    “우린 더이상 제주 부속섬 아냐”

    ‘작은 섬들이 뜬다.’ 추자도와 우도, 가파도, 비양도 등 제주의 작은 부속섬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천혜의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보존된 ‘섬속의 섬’에 눈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부속섬들이 저마다 관광자원과 특산품을 앞세워 손님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섬속의 섬들은 더 이상 변방의 작고 못사는 섬이 아니다.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을 통한 미래 부자섬의 꿈에 한껏 설레고 있다. 추자도는 최근 참굴비와 천혜의 해양관광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에 ‘추자도 참굴비·섬체험 특구’ 지정을 신청하는 등 부자섬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추자도가 참굴비·섬체험 특구로 지정되면 전남 영광군 등 다른 지역 굴비 주산지를 제치고 굴비특구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할 수 있어 섬의 인지도와 브랜드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추자도 지역 705만 5303㎡를 특구로 지정해 참굴비 가공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참굴비 홍보마케팅, 추자 섬체험 관광, 추자도 휴양관광 등의 특화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굴비 특구뿐만 아니라 섬 체험 특구를 조성, 관광 추자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가파도는 선사문화 체험공간으로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파도는 선사유적을 활용한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가파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방식 고인돌 문화의 전형을 그대로 간직한 길이 7m, 무게 30t이 나가는 거대 고인돌 등 135기의 고인돌이 널려 있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모두 47억여원을 투입, 고인돌 등 선사유적을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선사마을 복원과 함께 선사문화유적공원(고인돌공원) 및 선사문화체험학습장도 조성된다. 가파도는 고인돌을 따라 대규모 청보리밭을 조성, 섬 전체를 파랗게 물들이면서 최근 제주의 이색 봄 관광지로 부상했다. ●우도, 어촌체험형 체류관광지로 제주 부속섬 관광의 1번지인 우도는 관광객 체류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을 잇는 우도에 1~2시간대 어촌체험 체류형 관광상품을 만든다는 것. 올해 4억 7000여만원을 들여 우도항과 속칭 ‘톨칸이’ 해안에 관광체험어장과 특산물 판매장 시설을 설치하고 제주 올레길과 숲길 등을 복원할 예정이다. 관광체험어장에는 멸치와 숭어잡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야간 낙지잡이도 허용할 계획이다. 활소라와 돌미역, 땅콩 등 지역 특산물의 명품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올해 처음 관광객이 대거 참여하는 소라축제(4월10~12일)를 연다. ●비양도 1952m 케이블카 설치 추진 올해부터 협재해수욕장에서 비양도까지 1952m 구간을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해상 약 60m 높이를 따라 20인승 케이블카 12기를 도입해 비양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이색 해양체험 관광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남단 마라도는 10년 뒤 한번 더 마라도를 찾을 수 있도록 소망의 글을 담아 두는 추억의 타임캡슐을 설치, 마라도를 추억의 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라항공여행사 최경달 사장은 “제주의 외딴 부속섬에서 호젓함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천혜의 해양 관광자원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기생화산 ‘오름’ 생태관광지로

    화산섬 제주만의 독특한 생태자원인 오름(기생화산·한라산 옆쪽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이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생태체험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 제주도는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노꼬매 오름과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 오름 등 2곳에 10억원을 들여 자연경관 조망 데크와 탐방 편의시설 등을 갖추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노꼬매 오름과 다랑쉬 오름은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자랑하는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으로 최근 자연체험 생태관광 바람이 불면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는 곳이다. 높이 833.3m 노꼬매 오름은 세계자연유산 한라선 서북쪽 지역과 비양도 등 제주 서부지역을, 높이 384.2m의 다랑쉬 오름은 한라산 동쪽과 성산 일출봉, 우도 등 제주 동부지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도는 이들 오름과 연계해 오름의 역사·문화 등과 관련된 생태관광 체험코스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관광 상품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곳을 청소년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제주만의 특화된 자연풍경과 생태체험 관광지로 추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도는 오름 생태계의 영구 보전을 지난해 12월부터 훼손이 심한 제주시 조천읍 교례리 물찻오름과 서귀포 안덕면 동광리 도너리오름에 대해 13개월간 자연휴식년제를 도입,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에는 제주시 210곳, 서귀포시 158곳 등 모두 368곳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Let’s Go]4월의 가볼만한 곳

    [Let’s Go]4월의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는 4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꿈결보다 아름다운 길에서 쉼표를 찍다!(전남 신안)´ ‘제주 바다를 따라 걸으며 봄 향기를 마시다(제주)´‘마음을 다스리는 반나절 걷기 예찬(인천 강화)´ ‘사람과 사람 속으로 내딛는 발걸음, 강축해안도로(경북 영덕)´ 등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테마는 ‘아름다운 해안선 걷기 여행´. 1 꿈결보다 아름다운 길에서 쉼표를 찍다 흑산도는 가는 곳마다 비경이 펼쳐진다. 그 비경 한편으로 소담스러운 섬마을이 있고 그곳에서 질펀하게 살아가는 뱃사람들의 향기도 물씬 풍긴다. 목포항에서 93㎞ 뱃길을 달려 흑산도 예리항에 닿는 순간 두 번 놀란다. 거대한 섬의 덩치에 한번 놀라고, 예리항의 분주함에 또 한 번 놀란다. 흑산도 여행은 크게 육로와 해상으로 나뉘는데, 백미는 육로인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여행하는 것. 흑산도 일주도로를 제대로 즐기려면 걷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일주도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그림 같은 포구들과 만날 수 있다. 마리를 지나면 상라봉 전망대 입구에 닿는데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표지석이 있다. 상라봉에 서면 흑산도 전경과 함께 예리항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뒤돌아서면 탁 트인 다도해를 배경으로 대장도와 소장도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총 24㎞에서 11개의 섬마을을 만나는 흑산도 일주는 완연한 봄날의 풍취를 온전하게 보여 준다. 도해를 수놓는 아름다운 섬들은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놓을 여행지다. 신안군청 자치관광과 (061)240-8355, 신안군청 관광안내소 240-8531. 2 제주바다를 따라 봄향기를 마시다 천 년 전 섬이 된 비양도는 자동차가 없어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걷기´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2001년 완공된 약 3.5㎞의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바다와 함께 천천히 걸어 보자. 해안일주도로에서 가장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코끼리바위, 애기 업은 돌 등 기암을 만날 수 있는 북쪽 해안이다. 동남쪽 해안에는 염습지인 펄랑못이 있다. 습지 안의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나무다리산책로가 놓여 있는 것이 특징. 산책로 끝부분에는 비양도 사람들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할망당이 있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형제섬, 송악산 등이 길을 따라 이어지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해안도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제주의 해안도로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064)742-8861∼4, 한림항도선장 796-7522, 비양도 관리사무소 796-2730. 3 마음을 다스리는 반나절 걷기 예찬 등 뒤로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4월, 포근한 햇살을 맛보고 싶은 이는 강화도로 떠나기를. 강화대교와 강화초지대교를 사이에 둔 2차선 강화 해안도로를 거닐며 따스한 봄볕과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맛볼 수 있다. 강화 해안도로는 차로는 15분 남짓한 짧은 코스이지만 풍광을 맛보며 쉬엄쉬엄 걸으면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해안도로를 산책하던 중 바다가 다소 물린다면,53곳의 크고 작은 돈대에 올라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다. 해안도로 산책 후에는 더리미마을에 들러 밴댕이회를 맛보자. 물컹거리는 보통 회와 달리 미세한 가시가 주는 고소함이 일품이다.1600년 불교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전등사가 주는 평화로운 휴식도 마음껏 누리자. 강화도의 마스코트 마니산은 해발 468m의 완만한 산세로 2∼3시간이면 오르내릴 수 있어 등산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624∼5, 전등사 937-0225. 4 사람과 사람 속으로 내딛는 발걸음 따스한 봄볕을 즐기며 해안도로를 걷는 기분, 상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길을 따라 무작정 걷고 싶다면 대게의 고장 경북 영덕으로 떠나 보자. 최고의 해안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강축해안도로는 사실 뚜벅이 여행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걷기 코스다.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 힘이 들면 사람 없는 자그마한 해변을 찾아 지친 발을 잠시 쉬어 보는 것도 괜찮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살랑살랑 발끝에 와 닿는 파도가 무척이나 시원하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망중한을 즐기다 보면 겨우내 쌓였던 피로가 저만치 물러선 듯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강구항에서 축산항을 거쳐 대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강축해안도로는 그런 길이다. 무작정 걷다가 잠시 쉬고 그렇게 쉬다가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면 그만인 길.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삼사해상공원 733-0300, 영덕풍력발전단지 734-587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그를 보면 ‘작은 거인’이란 표현이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명장(名匠) 장공익(78)옹.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현무암 조각에만 천착해 살아왔다.1m53㎝의 단신임에도 다루기 까다로운 거대한 현무암들을 공깃돌 다루듯 조탁해 6m가 넘는 돌조각으로 변모시킨다. 2000년 금릉석물원을 연 이후 전시용으로 만든 돌조각들이 1만여점.20대 후반부터 기념품 등 상업용으로 제작한 돌하르방까지 포함하면 10만여점을 상회한다. 1993년 뒤늦게나마 세상은 그에게 ‘석공예 명장’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한 장인의 삶과 그가 속했던 제주의 시대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곳, 서귀포시 한림읍 금릉석물원을 다녀왔다.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의 해학 제주공항에서 1132번 일주도로를 타고 한림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 금릉리에 닿는다. 에머랄드빛 바다 위에 비양도가 그림처럼 떠있고, 수평선을 따라 고깃배와 갈매기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금릉석물원은 이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금릉석물원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정신은 제주인의 삶에 대한 풍자와 회고다.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은 물론,‘돗통시’(제주 전통 화장실)등 사라져가는 옛문화, 그리고 ‘설문대 할망(사진 (3))’ 등의 신화와 조우할 수 있다. 투박하고 익살스러운 작품마다 질박한 삶을 살아 온 제주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촉촉하게 배어있음은 물론이다. 석물원 초입의 정여굴과 미륵불 등에서 종교적인 색채도 느껴지지만, 한 발짝 더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린다. 옷 벗는 여인을 훔쳐보는 남정네 모습(사진 (2))이 인상적인 앙작쉬내집을 지나면 백록, 청장 등 제주의 전설적인 다섯 동물을 형상화한 야생오축, 돗통시에서 큰일(?)치르는 아낙네(사진 (1))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기발하고 정겹다. 공원 중간쯤의 ‘조롱굴’에서부터 장옹의 해학과 익살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조롱굴은 사람 한 명 정도가 들어갈 만한 조그만 동굴. 예전 제주 사람들은 수많은 조롱굴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오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손에 여의주를 들고 풍만한 젖가슴과 둔부를 드러낸 채 남정네를 유혹하는 조롱굴 입구의 조각품은 진국태라는 서생과 사람으로 변신한 여우의 전설을 희화화한 것. 이웃집 처녀와 질펀하게 희롱하는 유생 녀석을 지나면 곧바로 ‘헛깨비 골목’이다. 제주의 전설에 등장하는 갖가지 도깨비들을 모아놓은 미로다. 미로 끝자락의 ‘코부재’란 작품은 코에 남성의 생식기가 달려 있다.‘아무리 급해도 서두르지 말라.’는 교훈을 담았단다. 석물원 끝자락의 ‘동심의 고향’은 ‘4·3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장옹의 고향 ‘한산왓마을’(한림읍 상대리)을 재현했다. 임신한 처녀가 ‘동네북’을 메고 가는 작품은 제주판 ‘주홍글씨’. 이 밖에도 바람을 피운 간부(姦夫)를 벌주는 동네사람들, 말똥을 그릇에 받는 아낙네 등 해학과 재기가 번득이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 돌하르방 조각의 살아있는 역사 장옹은 제주도 돌하르방 제작의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돌하르방 공예품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려니와,60명이 넘는 제자들이 그를 사사했다. 그가 만든 돌하르방을 선물로 받아간 국내외 국빈들도 적지 않다.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 샌타로사, 중국 산둥성의 리이저우 등 도시에는 지금도 장옹이 제작한 대형 돌하르방이 서있다. 그가 처음 돌하르방 제작에 손을 댄 것은 27살되던 해였다. 한국전쟁 중 입대한 해병대에서 5년만에 제대한 그에게 가족들의 생계문제는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할망하고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애가 팡팡 쏟아지는 거여. 그때부터 호구지책으로 돌하르방을 만들기 시작했지.” 살림살이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애써 만든 돌하르방들이 팔려 나갈 때면 “부잣집에 아들을 놔두고 돌아서는 듯한 느낌”에 아파해야 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교통사고로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잘라내기도 했다. 장옹의 가족사 또한 가시밭길로 점철돼 있다. 그의 어머니는 12명의 자식을 낳았지만,10명이 10세를 전후해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남은 누이마저 38세 나이로 장옹의 곁을 떠났다. 고난은 게서 멈추질 않았다.‘눕기만 하면 생겼다.’던 자신의 자식 열 명 중 다섯 명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것. 그 신산했던 삶의 편린들이 금릉석물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넓지 않은 공원이지만, 주마간산처럼 지나다 보면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자분자분 걸음을 옮겨가며 여유있게 살펴보시라. 해학적이되 천박하지 않고, 호색(好色)적이되 농염하지 않은 석물(石物)들과 만날 수 있다.(064)796-2174,3360.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제주 우도 관광객 차량 규제 추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 우도에 렌터카 등 관광객 차량의 진입이 규제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섬 지역의 자연생태계 보존을 위한 대기오염 방지와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부속도서 자동차 운행제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조례안에 따르면 외부 차량의 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섬은 우도, 추자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등 5개 섬이다. 이에 따라 관광차량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우도에 대한 차량 진입 규제가 가능해졌다. 도는 우도의 교통영향 평가를 실시, 차량총량제를 도입해 차량 반입을 일부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OUR STORY] 유채와 쪽빛 만났을때

    [OUR STORY] 유채와 쪽빛 만났을때

    ‘영변에 약산 진달래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제주의 유채꽃은? 와락 품에 안겨 절대 보내지 못한다고 해볼거나. 맞다. 노란 유채꽃 색깔은 사람의 마음을 꽉 붙잡는다. 연인의 품, 그립고도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님의 품이라고 하면 어디 덧나지는 않을 터. 노랑색과 더불어 명시성을 가장 도드라지게 하는 것이 검정색이다. 그래서 노오란 유채꽃과 검은 돌담길이 어우러진 이맘때의 제주는 도도한 자태로 이방인의 시선을 송두리째 차지한다. 언제 가도 좋은 제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스쿠터 여행. 서울에서 일어난 클래식 스쿠터 열풍이 지난해 여름 제주에 상륙해 이젠 어엿한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오른 제주의 봄내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데다, 렌터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 조작방법 또한 간단해 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면 누구나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스쿠터 하나 빌려타고 노란 유채꽃에 파묻힌 제주의 봄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마침 주말께면 벚꽃도 만개한다 하니 금상첨화 아닌가. 길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나만의 길을 달려보자.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배기량 50㏄ 스쿠터를 빌려 타고 해안도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포근하고 촉촉한 봄바람이 온몸을 애무하듯 훑고 지나간다. 코끝을 스치는 봄내음 연둣빛 신록으로 빛나는 들녘, 노오란 유채꽃이 감싸안은 검은 돌담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들이 줄을 잇는다. # 바다를 벗하며 달리다 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조그만 마을길을 돌고 돌아 애월읍 신엄리에 스쿠터를 세웠다.‘남쪽에 있는 뜨락’이라는 뜻에서 ‘남뜨리’라고도 불리는 곳. 새로 조성한 유채꽃 단지에 노오란 유채꽃들이 가득 차 있다.2차선 도로 사이로 이웃한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비릿한 바다냄새를 음미하며 천천히 스쿠터를 몰았다. 도로 곳곳이 시속 50㎞ 제한구역. 과속단속 카메라에 찍힐 일도 없지만, 구태여 빨리 달릴 이유도 없다. 애월읍 한담동 아침하늘 휴게소에서 바라본 지중해풍의 바다는 너무도 이국적이어서 비췻빛이라는 순우리말보다는 에메랄드빛 바다라고 해야 제격일 듯하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도의 3요소가 변화와 통일, 그리고 균형이라던가.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 빛 바다, 손바닥만한 이름없는 모래사장과 검은 수중여 등이 어우러지며 진경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 언덕 바로 아래는 ‘4·3 사건’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곳. 처절한 핏빛 아픔이 쪽빛 바다와 노란색 유채꽃 물결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것이리라. 한담동에서 곽지리를 잇는 해변 산책로는 화가들과 사진 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협재와 금능해수욕장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다. 제주에서 가장 바다빛이 곱다는 곳. 걸음 한번 내디디면 닿을 듯한 비양도가 호박빛을 띤 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차귀도를 지나 물질을 끝내고 돌아오는 해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방산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거름. 뉘엿뉘엿 해가 질 때 다시한번 유채꽃을 유심히 들여다 보시라. 화사했던 한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절반쯤 남은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 사이에 선 유채꽃들의 요염함에 가슴이 두방망이질 친다. # 반드시 둘러봐야 할 여행코스 제대로 일주를 하자면 3박4일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그 정도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제주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짧은 일정이라도 반드시 둘러봐야 하는 구간이 있다. ●하귀∼애월간 해안도로 제주공항을 나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해안도로다. 전체길이는 약 10㎞. 독특하고 아름다운 카페 등이 밀집해 있어 다른 해안도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천혜의 자연미가 다소 훼손돼 있다는 느낌도 받지만, 화려하고 들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코스다. ●귀덕∼협재간 해안도로 제주에서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등을 만날 수 있다.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코스. 비양도가 지척으로 보이는 하얀색 해변을 따라 승마체험도 해볼 수 있다. ●고산∼일과간 해안도로 한치 건조대 위로 떨어지는 차귀도의 낙조와 고산리 드넓은 보리밭 등을 보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코스. 총길이는 10㎞가량 된다. 고산리에서 신도리를 거쳐 일과리에 이르는 구간은 소박한 어촌풍경 일색이다.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어 드라이브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리에서 신도리로 향하다 보면 제주 서부지역 최고의 천연전망대라는 수월봉과 만난다.‘노꼬물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수월봉은 정상까지 포장돼 있어 이름만큼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해발 77m의 조그만 오름이지만, 바닷가 쪽으로 돌출되어 있어 탁월한 전망을 제공한다. ●신산∼세화간 해안도로 가장 다채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코스다. 신산리에서 하도리, 성산, 종달리를 거쳐 구좌읍 세화리까지 연결돼 있다. 영화촬영지였던 섭지코지와 큰 소가 엎드린 형상의 우도, 성산일출봉,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세웠다는 별방성지, 제주의 민속신앙을 엿볼 수 있는 종달리 신당 등을 품고 있다. 특히 우도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천국. 유채꽃 만발한 13㎞의 해안도로를 도는데 스쿠터로 1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산포 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성인 5500원. 스쿠터는 3300원(왕복 기준, 해상공원 입장료 포함). 우도에서 마지막 배가 오후 5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064)782-5671. # 여행일정 짜기 대부분의 대여업체들이 민박 등 숙박업소와 제휴체제를 갖추고 있다. 가급적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유리하다. 또 해안도로를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볼거리도 많고 안전하다. ●1박2일 첫째날은 차귀도와 산방산을 거쳐 중문에서 하룻밤 자는 것이 좋다. 협재·금능 해수욕장 등 그림같은 해안도로와 마주할 수 있다. 일몰 포인트는 산방산 일대를 추천할 만 하다. 유채꽃밭 위로 붉은 기운을 쏟아내는 일몰이 장관. 이튿날은 선택관광이다. 서귀포와 성산 등 해안도로를 따라 달릴 수도 있고,95번 국도를 타고 새별오름 등 내륙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2박3일 중문과 성산에서 각 1박씩 하는 것이 좋다. 중문과 서귀포 지역에 유명관광지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아예 중문에서 2박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 경우 첫째날은 차귀도 낙조와 모슬포 용머리해안, 둘째날은 산방산과 천제연폭포, 주상절리대, 마지막날은 서귀포시 쇠소깍, 남원읍의 큰엉해안 등으로 계획을 짜면 된다.1만원 정도 수수료를 내면 중문에서 스쿠터를 반납할 수도 있다. # 비가 오는 날이면 이곳을 가보자 ●제주 워터월드(www.jejuwaterworld.co.kr)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 내에 마련된 물놀이 시설로 바데풀과 스파 등은 물론, 닥터피시탕과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길이 200m 실내 유수풀 등을 갖추고 있다.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25일 재개장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감귤이벤트탕. 서귀포시 법환동 마을과 일사일촌 협약을 맺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귤을 이용한 각종 체험 상품들을 준비했다. 무료로 양껏 감귤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감귤즙으로 전신 마사지를 할 수도 있다. 어른 2만 5000원, 어린이 2만원.(064)739-1930∼3. ●건강과 성 박물관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입장금지 박물관’으로 유명해졌다. 여태껏 숨겨오기만 ‘성(性)’을 낮뜨겁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펼쳐놓았다. 한 성 건강교육 자료, 가격이 천만원에 달하는 리얼 돌(real doll) 등 성 관련 기구와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성교육전시관 3개관, 세계 성문화전시관 2개관, 섹스판타지관, 북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입장은 만 18세 이상. 보호자를 동반할 경우 청소년과 어린이 입장도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9000원. 남제주군 안덕면 감산리.(064)792-5700. ■ 출발전 점검 이렇게 하세요 여행동화(064-713-4779), 스쿠터하이킹(742-5006), 제주 바이커스(711-4979), 한라 하이킹(712-2678∼9) 등의 업체가 영업중이다. 50㏄는 2만원,125㏄는 3만원을 받는다(24시간 기준, 헬멧 포함). 카드를 받지 않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미리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안전 스쿠터는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여행자 보험에서도 가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안전운전이 최선. 스쿠터는 엔진출력이 낮기 때문에 고속화도로나 산간도로를 달리는 데 무리가 따른다. 사고위험이 큰 고속화도로(1100.516.99.11.1117번 도로, 산록도로)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 자전거와 스쿠터를 위한 길이 잘 마련된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준비 1. 스쿠터를 몰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동차운전면허증이나 원동기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2. 봄이라고는 해도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차다. 겉옷 속에 덧입을 얇은 방풍재킷 하나쯤 가져가야 한다. 장갑은 필수. 가방은 메고 탈 수 있는 배낭형이 좋다.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나 하이힐은 금물. 3. 연료통이 작기 때문에 따로 연료게이지가 달려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40∼50㎞정도 주행한 다음 연료를 채워넣는 것이 좋다. 또 1시간 정도 주행한 다음 10분정도는 쉬어야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 e-18세기 탐라

    e-18세기 탐라

    한 해 500만명이 찾는 국민 관광 1번지 제주의 300년 전 모습은 어떠했을까. 제주시는 26일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한 ‘사이버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구축사업’을 마무리해 본격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보물 652-6호로 지정된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년) 제주 목사 겸 제주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제주의 모습을 화공 김남길로 하여금 채색도로 그리게 한 41폭의 화첩. 18세기 초 제주도의 관아와 성읍, 군사 등의 시설과 지형, 풍물 등을 제주목사 순력행사를 통해 자세하게 묘사한, 현존하는 제주 유일의 옛 기록화이다. 순력이란 매년 봄, 가을로 지방관이 관할 방어지와 군민풍속을 친히 살피는 것을 말한다. 제주목사 이형상은 당시 알몸으로 작업하던 해녀에게 처음으로 잠수복을 입게 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탐라순력도에는 진상에 필요한 말을 각 목장에서 징발하여 제주목사가 확인하는 광경을 그린 공마봉진(작은 사진 위·貢馬封進), 감귤 과수원에서 관리들이 여흥을 즐기는 귤림풍악(橘林風樂) 등 말과 감귤로 유명한 지금의 제주와 비슷한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또 추사 김정희의 귀양지로 유명한 대정현 일대의 모습을 담은 대정조점(작은 사진 아래·大靜操點)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와 우도, 비양도 등 제주 부속섬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 복원한 제주목 관아지 망경루는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당시의 모습대로 복원해 화제를 모았다. 복원한 망경루는 조선시대에 지방의 20개 목(牧) 가운데 제주에만 유일하게 존재했던 2층 누각으로, 바다 건너 멀리 떨어진 변방에서 임금님이 있는 한양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주시는 모두 41면으로 구성된 탐라순력도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해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했다. 탐라순력도 원본 이미지와 함께 그림 내용과 제주지역 문화 풍습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담았다. 또 어린이들이 흥미를 갖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90쪽 분량의 캐릭터 만화 ‘철이와 보람이의 신나는 탐라순력’도 제작했다. 탐라순력도 화폭을 인터넷 메일로 그대로 보낼 수 있는 E-카드, 여러 개의 화폭들을 번갈아 볼 수 있는 화면보호기 등도 서비스한다. 제주시 관계자는 “탐라순력도는 300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변방의 섬, 귀양의 섬, 제주를 여행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고 말했다(www.tamnamap.jejusi.go.kr).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5) 북제주군 한림읍 비양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5) 북제주군 한림읍 비양도

    제주도 한림에서 배로 15분 거리. 헤엄을 쳐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가까운 섬이지만, 비양도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한라산에 올라가서 축구공을 ‘뻥’ 차서 바닷물에 ‘첨벙’ 공이 빠졌다가 떠오른 섬이 ‘비양도’입니다.” 함께 배를 탄 마을 주민의 섬에 대한 첫 설명이다. 해안에서 바라본 섬은 흡사 어린왕자가 그린, 코끼리를 삼켜버린 ‘보아뱀’의 모습이다. 섬이 곧 오름(산봉우리의 제주도 방언)이라는 말이 이해가 갈 만큼 ‘날아온 섬’인 비양도(飛揚島)는 한림항 서남쪽에 듬직하게 앉아 있다. 제주도에도 꽤 많은 섬이 있지만 사람이 상주하는 섬은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뿐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권에는 서기 1002년 6월에 산이 바다 가운데에서 솟아 나왔다는 기록이 있다. 비양도는 이렇듯 유일하게 역사시대(고려)의 화산활동 기록을 가진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포장된 해안도로는 4㎞가 채 안 된다. 도로에는 자동차가 다니질 않는다. 차가 없는 섬. 한쪽으로는 바다를, 다른 한쪽으로는 비양봉을 끼고 여유작작하게 걸었다. 작지만 아름답고 오밀조밀한 섬의 정경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온다. 비양도는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다. 큰 인기를 얻은 덕에 이름도 낯설었던 섬이 새로운 관광지로 뜨고 있다. 극중 여주인공(고현정 분)은 비양도에서 할아버지의 보건소 일을 도우며 산다. 해안가의 바로 그 보건소에서 송윤자(52) 소장은 2년째 휴일도 없이 동네어르신들의 진료를 해주고 있다. 드라마에서 그렸듯이 그녀는 훈훈한 인술을 펼치는 데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었다. 동이 틀 무렵 부두로 나가니 이른 새벽인데도 해녀들의 물질이 한창이다.15세 때부터 물질을 해온 문복순(47)씨는 예전에 비해 바다가 오염되었다며 줄어드는 어획량에 속상해하고 있었다. 문씨는 5시간 넘는 고된 하루 작업이 끝나면 직업병인 만성두통을 달래기 위해 거의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단다.“조그만 해수욕장이라도 생겼슴 조카수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생계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섬에는 신비한 전설을 간직한 기암들이 많다. 북쪽 해안가의 속칭 ‘애기업은 돌’은 아기를 못 낳는 사람이 치성을 드리면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돌고래형 및 거북형의 대형 용암괴는 제주도 본 섬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든 화산탄과 기암괴석들이다. 지독한 바닷 바람에 탈색되버린 억새 가득한 산책로를 따라 비양봉으로 오르는데는 20분이 채 안걸렸다. 산꼭대기에는 두개의 굼부리(분화구)가 있고 무인 등대도 있다. 주변에는 지방기념물인 비양나무가 밀집해 자라고 방목하는 검은염소들은 이방인을 피해 몰려다닌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편안함으로 다가선다. 제주를 닮은 섬 비양도. 하늘을 날아온 섬. 그래서 비양도라는 전설이 담긴 ‘섬 속의 섬’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비양도는 확실히 ‘빠름’보다 ‘느림’의 재부(財富)를 잘 간직한 ‘미완의 섬’이다. 우리 모두가 상상으로만 그리는 ‘유토피아’가 바로 비양도인 지도 모른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주강현의 관해기(전3권)/주강현 지음

    ‘바다는 크고 깊고 유장하여 동서고금의 야광주 같은 이야기가 많으며,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절대적 지식량이 요구되는 지구 유일무이의 미지의 공간이다.’ 역사민속학자 주강현의 바다예찬은 유별나지만 논리와 진정성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파도나 구경하고 조개나 구워먹다 오는 바다에서 그는 인류의 시원을 찾아내고, 무궁무진한 인문학적 이야기거리를 끄집어낸다. 그가 이번엔 비닷 사람들의 일상의 삶을 다룬 ‘주강현의 관해기’(전3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냈다. 제주의 섬 비양도,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속초 아바이마을, 은빛 멸치떼의 향연이 펼쳐지는 기장, 원시어법이 살아 있는 삼천포 등 한반도에 면한 세 바다의 생활, 민속, 생태, 역사 등을 종합 탐사한 결과물이다.2004년부터 1년여간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보완해 책으로 엮었다. 저자에 따르면 ‘관해’(觀海)란 ‘바다 읽기’ ‘바다 가로지르기’다. 바다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읽을 수 있게 접근한다는 개념이다. 저자는 이런 관점으로 바닷가 구석구석 70여곳을 찾아다녔고, 이를 질박한 글솜씨를 발휘해 인문학적으로 풀어냈다. 각권 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8] 비양도는 보아뱀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8] 비양도는 보아뱀

    여러분은 어떤 눈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감상하나요. 어떤 이들은 사진을 통해 어릴 적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거나, 어른의 눈이 아닌 아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합니다. 물론 피사체를 바라보는 주관이 서로 다르기에 소수의 의견으로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또 다른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 또한 매번 같은 장소를 가도 서로 다른 이미지를 연상하곤 합니다. 아래 사진을 예로 들자면 처음 제주의 협재 해수욕장에서 비양도를 촬영했을 때 그저 비양도의 멋진 모습을 담고 싶었죠. 두번째, 세번째, 맑은 날, 흐린 날 모두 촬영을 해보니 어느날 갑자기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연상되기도 하며 잠시나마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진지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사진작업을 하는 데에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피사체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것 이외의 시선을 가지고 촬영하는 일 또한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장난으로 피사체를 촬영하는 일은 삼가야 하겠지만요. 자신의 사진에 한계를 느끼거나 조금 더 색다른 표현방법이 없을까 하는 분들은 가끔 눈에 보이는 피사체를 다른 의미로 해석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셔터스피드:1/60초, 조리개:f11,ISO:200) (www.pewpew.com) ■ 디카리뷰 ‘1인3역’ 삼성케녹스 #11 디카는 계속 진화한다. 디카와 캠코더의 벽이 어느 정도 허물어지더니 이젠 디카와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MP3의 기능을 모아놓은 삼성 케녹스 #11이 젊은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37만∼60만원대. 현재 나온 개인용 멀티미디어 플레이 기능을 모두 모아놓은 제품이 바로 ‘케녹스 #11’이다. 일단 카메라부터 보자.610만 화소,39∼117㎜의 이너 방식의 광학줌을 채택한 #11은 무난한 편이다. 특히 웨이브진 디자인과 편리한 그립감이 아주 돋보이는 디카다. 또한 흔들림 방지장치인 ASR시스템은 꽤 쓸만하다. 실내에서 촬영할 때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비록 2.5인치의 작은 화면이지만 영화를 볼 수 있는 PMP기능은 그야말로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세련된 외모와 달리 실제 디카로서의 기능은 별로다.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징징 우는 때가 많으며 기능이 다양해서인지 버튼이 너무 많아 초보자들은 사용하기가 어렵다. 가격대에 비해 디카로서의 기능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PMP 기능은 어떤가. 영화의 화질은 충분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를 받은 영화를 일반 PMP처럼 그냥 볼 수가 없다.#11전용 확장자로 바꾸는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만 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인코딩하는 시간은 영화를 보는 시간과 같아서 다운로드를 받고 인코딩 하면 거의 하루가 소요된다. 또 2.5인치 화면은 너무 작다.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외국 영화의 자막은 거의 잘려서 짜증이 난다.MP3의 경우도 요즘 음악 파일인 ogg,wav 등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사진도 찍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지만 화려한 기능에 비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아무리 추가 배터리를 사도 크레들에 꽂은 채 충전을 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보조 배터리 외에 보조 충전기와 케이블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젊어지는 특별한시간 ‘걷기’

    젊어지는 특별한시간 ‘걷기’

    ‘오늘도 걷는다만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어디선가 다가오는 봄의 기운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따사로운 햇살을 맞고 있으려니 무작정 걷고 싶어진다. 걷는 것만큼 좋은 운동도 없을 것이다. 새는 두 날개가 있어 하늘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다리가 있어 열심히 뛰어야 한다. 두 다리가 있는 사람은 계속 걸어야 건강해진다. 따뜻한 봄의 상징인 노란 유채꽃이 핀 제주.3월 한달 동안 크고 작은 축제로 가득하다. 그 중 서귀포와 우도에서 열리는 걷기대회는 압권이다. 걸으면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이 기가막히기 때문. 또 어머니의 그리움이 가득한 ‘오름’을 오르는 재미는 기쁨 100배짜리를 연출한다. 글 사진 제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제주도에서 제일 먼저 ‘오름’을 찾았다. 오름이란 제주화산도상에 산재하는 기생화산구(寄生火山丘)를 일컫는다. 오름의 어원은 자그마한 산을 말하는 제주도 방언으로서 개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는 소화산체를 의미한다. 즉 화산의 정상에 메인 분화구가 있고 산 곳곳에 용암이 분출되는 기생화산들의 자국이다. 제주도에는 38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용눈이오름으로 향했다. # 용눈이오름 -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에서 성산읍으로 향하는 중산간 도로인 16번 국도 변에 있는 용눈이오름은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운 부챗살 모양이다. 또 여러 자락의 등성이에 용암이 흘러내려 만든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용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고 ‘용논이(龍遊)’ 또는 용이 누워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용눈이(龍臥)’이라고 불린다. 남동쪽으로 얇게 벌어진 말굽형이며 남서쪽 비탈에는 곱다랗게 생긴 알오름이 딸려 있다. 오름 위에는 굼부리가 있고, 그 둘레에는 큰 덩치의 봉우리 세개가 있는데 그 중 북동쪽이 가장 높다. 미나리아재비, 할미꽃, 꽃향유 등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제주의 날씨는 소문대로 정말 변덕스러웠다. 비가 간간이 뿌리다가 갑자기 그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도 했다. 중산간 마을의 한적한 도로를 달린다. 차창 밖엔 크고 작은 오름들 사이로 붉은 흙밭이 나타나고 검은 밭담들이 정겨워 보이듯 열을 지어 서 있다. 삼나무 방풍림들이 초록의 봄기운을 가득 뿜어낸다. 오름에 풀어놓은 말들이 밭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쳐 놓은 철조망 아래로 시멘트 블록을 발견했다. 계단처럼 쌓아 놓은 곳이 바로 용눈이오름을 시작하는 곳이다. 갑자기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휘이잉∼”. 봄바람에 머리가 흩날리고 옷가지가 춤을 춘다. 봉긋한 어머니의 가슴처럼 편안한 곳. 오르면 제주의 비경을 발아래 품을 수 있어 마음에 평안이 깃드는 곳. 제주 사람들에게 오름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오름에서 태어나고 뛰어놀며 결국에는 오름의 양지 바른곳에 누워 생을 마감하는 그런곳이 오름이다. 아직 겨울의 잔재를 털어 내지 못한 황금빛 오름의 발아래 섰더니 잠깐 망설여진다. 멀리서 보기보다는 가파르고 바람 또한 심상치 않게 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바람 부는 저 능선에 서서 모든 것을 털어 내고 싶었다. 그래서 세차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쉬엄쉬엄 걸었다. 한 20여분 정도 오르니 아름다운 선이 살아 있는 용눈이오름의 자태가 드러난다. 능선을 따라 계속 걸었다. 거센 바람이 몰아쳐 휘청댄다. 걸음을 제대로 떼기가 쉽지 않을 정도. 무엇인가 몸을 의지할 것도 없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오름의 능선에는 오직 제주의 바람만이 몸을 감싼다. 겨우내 먼지 가득했던, 지치고 힘들어했던 것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북쪽 정상 봉우리에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제주의 낯선 아름다움에 정신을 놓고 있을 때 바람을 타고 봄내음이 가득 실려온다. 내려오는 기분은 달랐다. 따사로운 봄햇살 정겨운 흙냄새를 가슴에 가득 담아 오히려 평화스러웠다. # 어승생악오름 - 눈(雪)속에서 찾은 봄 해발 1169m로 제주 오름 중에서 가장 크고 높다는 어승생악오름을 찾았다. 아직 그곳에는 겨울과 봄이 함께 살고 있다. 어승생악은 임금이 타는 어승마(御乘馬)를 기르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다. 어승생악은 한 시간정도면 어린 아이라도 충분히 갔다올 수 있는 곳이다. 어승생악 들머리는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자리한 어리목광장이다. 어승생악은 일반 오름과는 참 다른 모습이었다. 일단 파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잔뜩 봄의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계단도 오르기 쉽게 잘 만들어져 있다. 파란 봄 하늘로 향하는 걸음은 가벼웠다. 이름 모를 새들까지 지저귀며 봄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한 10여분을 걸었을까. 갑자기 눈을 의심했다.3월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어승생악의 능선은 하얀 눈으로 가득했다. 믿겨지지 않는다. 조심조심 눈길을 10여분 지나니 이젠 파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난다. 곧 정상이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더위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외투를 벗어 던진다. 파란 하늘 아래로 펼쳐지는 제주의 아름다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눈앞에 웅장하고 시원스러운 한라산의 당당함이, 북쪽으로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제주시내가, 봄아지랑이 뒤편에는 비양도, 추자도, 성산일출봉 일대까지 시야가 탁 트인다. 제법 흘린 땀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쉽지도 그렇다고 아주 힘들지도 않은 오름의 여행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 조른모살 해수욕장 - 그대와 나만의 바닷가 제주도 토박이들도 조른모살 해수욕장하면 “거기가 어디지.”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제주 하얏트호텔 서쪽에 펼쳐져 있는 조용하고 아담한 조른모살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하얏트 호텔로 들어서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경사가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섰다. 눈을 들어 보니 믿기 어려운 풍광이 펼쳐진다.조물주라는 조각가가 만든 수십 m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 형상들. 그 앞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만 해변. 정말 제주 제일의 절경이다. 성급한 마음에 모래사장을 걸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금모래밭. 하얀 포말을 연신 뱉어내는 파도소리의 정겨운 노래가 상쾌하다.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40m가 넘는 수직절리의 웅장함을 느끼며 해변을 누볐다. 아무런 말이 필요 없다. 그저 몸으로 마음으로 느낄 뿐이다. 잠시 걷다가 지친 몸을 모래에 누이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가 곧 하늘이고 하늘이 바로 나였다. 조른모살 해변에서 조금 더 걸으면 색달해안 갯깍 주상절리대. 겹겹이 쌓인 검붉은 사각·육모 꼴의 돌기둥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모습이 태고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또한 갯깍 주상절리대 반대편에 있는 개다리 폭포도 볼 만하다. # 노오란 바다에 빠져 제주 봄의 상징은 누가 뭐래도 ‘유채꽃’이다. 출렁이는 노란 바다에 빠져 보자. “와∼ 봄이다.”라는 감탄사가 입밖으로 흐른다. 굽이굽이 파란 바다를 따라 난 해안도로가에 핀 유채는 제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유채꽃은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 주변과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이 유명하다. 또한 산굼부리옆 교래리의 정석비행장 가는 길은 오름 사이로 놓인 10㎞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유채가 가장 아름답다는 섭지코스를 찾아 나섰다. 북제주군 세화에서 종달리와 성산을 거쳐 섭지코지에 이르는 약 20㎞의 해안도로는 풍광도 아름답거니와 나지막한 돌담에 둘러싸인 밭이 겹겹이 층을 이루어 이국적인 느낌이다. 밭담 안에는 어김없이 초록색 마늘밭과 보리밭, 그리고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유채밭이 꼭꼭 숨어 있다. “너무 너무 예쁘다.”며 노란 유채꽃 바다를 보자마자 ‘풍덩’하고 뛰어든 이경희(28·서울 강서구)씨는 어쩔 줄 모르며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꽃향기에 취해 시간 가는줄 모른다. 곱게 물든 유채꽃 밭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그림 속의 주인공같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요즘 제주에는 사시사철 유채를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맘때 유채꽃과는 감히 비교를 할 수 없다. # 흥겨운 축제가 가득한 제주 제주를 걸으면서 느껴 보자. 이번 주부터 각종 걷기 대회와 축제가 제주에서 열린다.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는 24일부터 3일 동안 제주 유채꽃잔치와 국제 걷기 대회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일대에서 열린다. 24일은 제주난타공연과 몽골민속음악 축하공연, 불꽃축제 등 전야제를 시작으로 풍물패 판굿, 유채꽃잔치 도전 한마당, 유채꽃 관악의 향연, 꽃길 걷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064)735-3544 또한 26일 우도 사랑 걷기 대회가 우도 천진항에 열린다. 천진항을 출발해 산호사와 검멀레, 우도봉을 돌아오는 12.5㎞코스로 3시간이면 넉넉하다. 우도가 가진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또 완주 배지, 행운권 추첨, 다양한 먹거리 장터가 함께 열린다.(064)783-0004 # 제주도 색다른 패키지로 한국관광공사에서 2006년 선정한 5개의 우수 국내 여행 상품 중 하나인 제주 비경 발품여행은 새로운 형태의 제주 패키지 여행이다. 제주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직접 걸으며 느끼는 장점이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하다. 제주를 동부권과 서부권을 나누어 이틀에 돌아보는데 점심과 교통, 관광지 입장료를 포함해 3만 5000원이다. 동부권은 용눈이오름 트레킹, 승마체험과 마상쇼를 감상하고 점심은 성읍 민속마을에서 돼지 불백으로 먹는다. 환해장성,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행원리 풍력발전소, 북촌 돌하르방 공원을 돌아본다. 서부권은 도깨비도로, 한라산 어승생악, 외돌개 관광을 하고 제주 하얏트호텔에서 고등어조림으로 점심을 먹는다. 눈이 즐거우니 점심이 더욱 맛있다.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조른모살해변, 도예촌, 수월봉을 돌아본다. 물론 자유여행과 비교했을 때 장단점은 있겠지만 숨겨진 제주의 비경을 저렴한 가격으로 돌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옵션이나 관광 상품점 등은 절대 들르지 않는다. 제주를 처음 찾는 사람이 아니라면 꼭 한번 이용볼 만하다.투어버스여행사(064)747-4004
  • 외로운 섬 하나 (2)해녀의 고향 우도

    외로운 섬 하나 (2)해녀의 고향 우도

    이 풍진(風塵) 세상, 먼지를 털어볼거나. 산다는 것이 싱겁거든 어디로 떠나볼거나. 그렇담, 섬에 가보자. 바로 그 섬, 뭔가 들려온다. 태초부터 켜켜이 쌓인 무수한 세월을 떠안고, 깊디깊은 바다 물길속에 돌아앉아 꽁꽁 굳어버린 해녀의 한(恨)이 들려온다. 우도 김문기자 km@seoul.co.kr ‘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이없는 해녀들/비참한 세상살이 세상이 안다/추운 날 더운 날 비가 오는 날에도/저 바다 저 물결에 시달리는 몸/아침 일찍 집을 떠나 황혼되면 돌아와/우는 아기 젖먹이며 저녁밥 짓는다/∼배움없는 우리 해녀 가는 곳마다 왜놈들은 착취기관 설치해놓고/우리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간다’ 제주의 섬 우도(牛島)에 전해오는 민요 ‘해녀가’의 일부이다. 흥미로운 전설도 있다. 먼 옛날, 물 부족으로 고민하던 우도 주민들은 섬 남서쪽의 동천진동에 우물을 열심히 팠다. 그러나 기대하던 물은 나오지 않았다. 지관(地官)을 불러 연유를 물었다. 지관 왈,“여자없이 어떻게 자식(물)을 낳는가. 각시를 데려와라. 그것도 서쪽 어두운 곳의 색시여야 해.”라고 했다. 주민들은 수소문끝에 바다 건너 구좌읍 종달리 ‘서느렝이굴’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를 발견했다. 정성껏 제(祭)를 지내고 물을 항아리에 담고 새색시를 모셔오듯 가마에 실었다. 이어 섬으로 운반해온 생수를 우물에 쏟아부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습기가 금방 차면서 물이 솟구쳐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곳의 물보다 더 깨끗하고 벌레가 생기지 않았다. 우도는 제주의 동쪽 끝자락 바다 건너에 평화롭게 누워 있다. 비록 한 점 땅밖에 되지 않지만 여름철 한반도에 불어닥치는 태풍을 가장 먼저 온몸으로 막아내는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 주말 성산포 선착장에서 우도행 도항선에 몸을 실었다.1박2일동안 머물기 위해서였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은 최고의 자연산 선풍기.10분 후쯤 되자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을 연상케 하는, 바람과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작은 해협을 만났다. 오랜 세월동안 우도를 지켜온 텃세이기도 하겠지만 곳곳의 손님을 마중하는 인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15분후,50여명의 승객을 태운 도항선은 우도 선착장에 닻을 내렸다. 우도 토박이인 여찬현 면장이 마중나왔다. 면장의 안내로 선착장에서 승용차로 10여분 정도 떨어진 한 콘도식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우도 여행 중 궁금하거나 도움을 얻으려면 ‘면장님’을 찾으면 친절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064)783-0005. 현재 우도 주민은 724가구에 1700여명. 자동차 보유대수는 1.5가구당 1대꼴. 지난 한해동안 우도를 찾은 관광객이 42만 338명으로 전체 제주 관광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면장은 설명했다. 우도는 제주 부속 도서 중 가장 면적이 넓다. 해안선 길이 17㎞, 최고봉은 해발 132m이다.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3.8㎞에 위치하며 부근에 비양도(飛揚島)와 난도(蘭島)라는 작은 무인도가 있다. 이같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성산 일출봉보다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어 최근 해돋이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역사적으로 1697년(숙종 23년) 국유 목장이 설치됐고 국마(國馬)를 관리·사육하면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1844년(헌종 10년) 김석린 진사 일행이 입도, 정착했다. 원래는 구좌읍 연평리였으나 1986년 우도면으로 승격됐다.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워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해서 우도라고 이름지었다. 우도는 해녀의 섬이라고 할 만큼 450여명의 해녀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30,40대의 젊은 해녀들만 해도 30여명이나 된다. 이들이 수확한 싱싱한 수산물은 어느 식당에서든 맛볼 수 있다. 부근 해역에서는 고등어 갈치 전복 등이 많이 잡힌다. 주요 볼거리로는 산호 해수욕장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우도 8경’이 있다. 가는 곳마다 ‘잠수소리’‘해녀가’ 등의 설화와 전래민요가 있어 관심갖기에 따라 여행의 재미를 더욱 느낄 수 있다. 동천진동 포구에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일본인 상인들의 착취에 대항한 우도 해녀들의 항일항쟁을 기념한 해녀노래비가 있어 당시를 되새기게 한다. 소머리오름에는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등대가 있다. 우선 성산포에서 몸만 이동후 우도에서 우도관광버스로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인 5500원의 비용이 든다. 군립공원이 있어 이를 관람하는 우도 입장료와 1인 뱃삯을 포함한 금액이다. 관광버스 이용료는 1인당 5000원. 승용차를 배에 실을 경우 왕복 2만2000원과 군립공원 주차료 4000원이 소요된다.1박을 하지 않고 승용차로 우도를 여행할 경우 총 여행시간은 4시간정도. 관광버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버스가 각 도착지마다 20∼30분정도 대기하기 때문에 약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우도 도항선은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3∼4척이 수시로 다닌다. 최근들어 1박2일 코스의 바다낚시 여행객이 늘고 있다. 어느 곳이든 민박집 주인에게 낚시를 원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우도와 연륙도로 연결된 비양도가 우도 제1의 낚시터. 그러나 우도 어디든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배를 타고 나갈 경우 1시간당 5만원정도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고기 종류는 ‘어랭이’로 불리는 잡어.1시간정도면 수십마리를 낚을 수 있어 임대료가 결코 아깝지 않다. 대표적인 곳으로 중앙낚시(064-783-9869)에 문의하면 된다. ‘검멀레해수욕장’의 검은색 모래로 찜질을 하면 성인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산호사해수욕장’은 마치 남국의 섬에 있는 느낌이 든다.‘수동해수욕장’은 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해변. 해와 달 그리고 섬(064-784-0941)=해녀가 직접 해산물을 캐서 공급하는 식당이어서 신선도가 그만이다. 성산포에서 승선하기 전 미리 연락을 하면 봉고차로 마중나와 섬 안내를 친절하게 해준다. 민박과 유람선 예약도 가능하며 바다풍경을 보면서 각종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소라물회 성게미역국 보말된장찌개 생선구이와 조림요리가 일품이다. 낚시와 민박집도 있어 가족들이 함께 여장을 풀기에 좋다. 우도횟집(783-0508)우도에서 가장 큰 음식점으로 물회맛이 독특하다. 우도항 바로 앞에 위치해 오고갈 때 시장기를 달래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성산포쪽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우도는 지형이 평탄해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서쪽 해안을 따라 이어진 해변도로는 낭만적인 하이킹 코스다. 동천진항 왼편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가족끼리 해안선 17㎞를 따라 속보로 걷거나 달리는 것도 추억이 될 만하다. ■ 기타 숙박시설 해오름동산(0784-3331), 빨간머리앤의 집(784-2171), 우도드림빌리지(784-1880) ■ 배편 문의 우도해운(782-5671), 우림해운(784-2335) 자료제공 우도면
  • 섬은 삶이다

    섬은 삶이다

    제주도를 감싼 바다는 아름답다. 수심이 얕은 곳은 바닥의 흰 모래가 투명하게 반짝이는 크리스털 같다가 점점 수심이 깊어지면서 짙푸른 바다색을 뿜어낸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마을 앞바다의 파도는 옹기종기 정박한 배와 함께 소박한 마을의 정취를 더하고,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의 파도는 거칠게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제주도의 해안일주도로인 12번 국도 주변에는 이런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이 펼쳐진다. 비록 일제시대 식민지화의 수단으로 만들어졌다는 슬픈 역사를 안고 있지만 12번 국도만큼 제주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길도 드물다. 올 여름에는 제주도 명소 곳곳을 연결하는 이 길을 달리며 시원한 바다를 즐기고, 지치면 잠시 쉬면서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자동차를 렌트해 가족과 함께, 친구와 연인과 제주도를 여행하는 데 12번 국도는 필수 코스다. 12번 국도는 제주시에서 출발해 제주도 해안가를 따라 북제주군, 남제주군, 서귀포시를 거쳐 다시 제주시로 돌아오는 제주 해안의 경치를 완벽하게 품고 있는 해안일주도로다.180㎞에 이르는 거리는 단순 계산으로 시속 60㎞로 달렸을 때 3시간 정도 걸리지만 볼거리가 워낙 많아 서쪽 해안으로 하루, 동쪽 해안으로 하루 등 이틀 정도 잡아 관광해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 해안만 본다든가, 자연과 함께한다든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만 찾는다든가, 주제별로 여행일정을 만들어 관광하는 것도 좋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쪽 해안을 따라 제주 12번 국도 여행을 시작해보자. ●자연·예술·인간의 만남, 제주조각공원 12만 5000여평의 대지에 국내 조각가 109명의 작품 160여점을 아름다운 경관에 따라 배치해 인간과 자연을 환상적으로 조화시킨 곳이다. 현대와 원시를 조형화한 삼각수정탑, 현대조각 공모전의 역대 우수작을 전시한 원형광장, 인도네시아 아스맛족의 원시조각과 사진작품 전시관, 무병장수를 비는 제주토속신앙 제당인 일렛당, 한라산과 산방산, 마라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등 다양한 테마로 공원을 꾸몄다. 곳곳에서 제주의 문화, 작가를 통한 삶의 활력, 태고의 숨결, 예술의 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문화 관광지.794-9680,www.jejuarts.com ●필수코스 한림공원과 협재해수욕장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10만여평의 대지에 아열대식물원, 제주석·분재원, 재암민속마을 등이 조성되어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아열대 식물원은 제주에서 자생하는 꽃과 식물을 재배하는 제주산야초원, 열대 식물이 시원하게 솟은 관엽식물원, 허브·플라워 가든 등으로 구성됐다. 아열대 식물원과 비교되는 아기자기함으로 무장한 제주석·분재원에서는 기이한 바위와 다양한 분재를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협재굴을 거쳐 두 개의 쌍용굴을 지나는 동굴지역은 학술적인 가치를 지닌 곳. 일반인에게는 동굴 모양의 신기함과 시원함을 안겨준다.(064-796-0001∼4,www.hallimpark.co.kr) 협재해수욕장은 물이 맑기로 소문이 나 가족 해수욕장으로 인기다. 싱싱한 전복, 소라 등을 맛볼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제주도 사진 여행의 필수코스인 비양도를 향해 유람선 관광을 하거나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한립읍사무소 741-0619.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함덕해수욕장 모래사장이 300m나 펼쳐져 있고, 동쪽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경치가 아름답다. 바다 속에 수심이 얕은 모래밭이 500m정도 펼쳐져 있고, 파도가 없는 편. 이호해수욕장과 함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해수욕장이다. 주차장, 야영장, 탈의실,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피서객이 찾으면 좋다. 윈드서핑, 모터보트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뒤편은 온통 수박밭이다. 함덕리 홈페이지 www.hamdok.or.kr ●말이 필요없는 성산일출봉 동쪽 끄트머리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윗덩어리,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182m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일출은 더없이 장엄하다. 은은한 파도소리와 함께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면 3만여평의 푸른 초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분화구 가장자리에 99개의 날이 선 석봉이 마치 커다란 성곽 같다고 해 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784-0959. ●사계절이 아름다운 섭지코지 그 옛날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던 곳이라는 섭지코지.‘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집’을 연상시키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그래서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화, 올인 등 많은 영화·드라마의 촬영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 언덕 위의 푸른 초원, 여유롭게 풀을 뜨는 제주조랑말, 우뚝 솟은 전설의 선바위 등이 전형적인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730-1544. ●바다의 장관, 지삿개바위(주상절리) 올해초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된 곳. 중문관광단지 1.75㎞ 이르는 해안을 따라 높낮이가 다르고, 크고 작은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깎아지른 절벽(사진 왼쪽)을 이루고 있다.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겨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등의 폭포도 만들어낸다. 돌기둥 사이로 파도가 부딪쳐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 파도가 심하게 칠 때 10m이상 용솟음치는 모습은 제주를 다시 찾게 하는 경이로운 장관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더욱 아름답다.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735-3544. ●인형놀이터, 테디베어박물관 아이들의 넋을 빼놓고, 어른들의 시선을 빼앗는 이색 박물관 중 하나(사진 오른쪽).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곰인형 테디베어와 ‘그들’의 역사,‘그들’과 함께 하는 모험 등이 1200여평 공간 안에 펼쳐진다. 제주를 여행한 사람들이 꼭 들러 사진을 찍어오는 곳이다. 산책공원에는 북극곰가족과 테디베어가족이 소풍을 나와 있기도 하고, 고급 테디베어인 루이 뷔통 베어도 만날 수 있다.738-7600,www.teddybearmuseum.com ●제일의 관광지, 제주중문관광단지 서귀포시 서쪽 끝 중문동 바닷가로 특급호텔들이 밀집해 있고, 바다 전망이 아름다운 50∼60m의 해안절벽, 고운 모래의 중문해수욕장, 천제연 폭포와 계곡, 온갖 식물들이 자라는 여미지 식물원, 골프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모여있는 제주 제일의 관광지다. 해안 산책로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해안가 언덕 위로 이어진다. 특히 한국영화사를 다시 쓴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쉬리의 언덕’은 제주를 찾은 연인이 지나칠 수 없다. 쉬리의 언덕에는 바닷가를 향한 두개의 벤치와 해송 세 그루가 고작이지만 중문해수욕장을 껴안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사랑의 전설,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다.738-8550. ●영주10경 산방산 옥황상제가 한라산 정상을 뽑아 던진 것이 남제주군 사계리 해안에 박혔다고도 하고, 산 중턱 동굴인 산방굴 속에 떨어지는 석간수는 산을 지키는 여신이 흘리는 눈물이라고도 하는 다양한 전설을 가진 산. 딱 백록담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아름다운 제주 해안과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내 영주십경으로 꼽힌다. 산방산-화석발견지-송악산 구간 해안도로에 자연석을 이용한 이색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794-2940.
  • [드라마세트장 유치열풍](下) 세트장 흔적없이 허허벌판으로

    [드라마세트장 유치열풍](下) 세트장 흔적없이 허허벌판으로

    “세트장이라니, 무슨 세트장이요.” 19일 낮 충남 금산군 제원면 용화리 금강상류변 자연부락 ‘마달피’. 이곳에서 만난 50대 공사장 인부는 MBC드라마 ‘상도’ 세트장이 있던 곳을 묻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인근에서 전원주택을 짓는다며 측량을 하던 20대 청년도 같은 대답을 했다. 엉뚱한 데만 사진을 찍고 나오다 마을 주민으로부터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찾아간 세트장은 허허벌판이었다. 수면보다 1∼2m 높은 바닥은 울퉁불퉁한 황토흙으로 뒤덮여 있고 주변 나무에는 장마 때 밀려온 비닐조각과 덤불이 걸려 있다. 세트장 위에는 모 교회재단의 청소년수련원 건립공사가 한창이고 입구에 쳐놓은 쇠줄엔 ‘공사차량외 진입금지’란 팻말이 붙어 있다. ‘영상시대’의 파괴력에 너도나도 자치단체들이 유치했던 드라마와 영화 세트장이 드라마가 끝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사라지거나 애물단지 되거나 이 세트장은 2003년 7월 장마에 떠내려갔다. 마을 주민 최종만(54)씨는 “너무 강가에 붙여 지어 물에 떠내려갈 줄 알았다.”고 말했다. 유실되기 전에는 민가·주막·어물전이 각각 2채, 가게 3채, 정자 1동, 원두막 1채 등이 있었다. 나루터와 7척의 배들도 있었지만 모두 장마에 휩쓸려 부서졌다. 지금은 허허벌판 위에 베개 크기의 돌들이 네모 모양으로 놓여져 있어 세트장 흔적임을 짐작할 뿐이다. 충북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 충주호변에 설치됐던 ‘상도’ 세트장도 같은 해 말 불에 탔다. 지금은 호수변에 중형 배 2척만 덩그러니 방치돼 있다. 배 1척은 그나마 바닥이 완전히 부서져 있다. 불이 나기 전까지 ‘다모’‘대장금’ 등의 세트로도 사용됐던 3839평의 이곳에는 초가 60채를 비롯해 한옥 4채, 기방 1채, 주막 2채 등이 있었다. 선착장이 2개나 됐고 30척의 소형 배가 있을 정도로 대형 세트였다. 경찰은 방화로 보고 수사했으나 범인은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이다.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변 공지천에 설치됐던 영화 ‘청풍명월’ 세트인 ‘도하주교’(배를 엮어 만든 다리)도 촬영 후 나무 배가 부식돼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애물단지로 변하자 제작된 지 2년여 만인 2004년 해체했다. ●주민혈세도 함께 사라져 금산 ‘상도’ 세트장은 군에서 2001년 말 1억 5000만원을 지원,MBC가 건립했다. 군은 처음에 2억 5000만원을 올렸으나 군의회에서 “군재정이 열악한데 웬 돈을 그리 많이 들이느냐.”며 1억원을 깎았다. 하지만 종영 이후의 관리는 소홀했다. 최씨는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직원 1명이 상주하면서 세트장을 관리했으나 끝난 뒤에는 방치했다.”고 말했다. 충주시도 같은 해 2월 ‘상도’ 세트장을 지을 때 MBC에 5억원을 지원했다. 주민 김모(34·주부)씨는 “갈수록 관광객은 줄어들었고 관리도 안 했다.”고 귀띔했다. 화마에 세트장을 잃은 전 충주시장은 국회에 입성했고, 수마에 세트장을 떠내려보낸 금산군수는 직원을 시켜 수천만원의 예산을 빼돌린 혐의(검찰발표)로 감옥에 가 있다. 춘천시도 ‘청풍명월’ 세트장을 만들어주는 데 3억원을 들이고 연간 3500만원의 관리비를 투입하다 해체해 이 돈을 고스란히 날린 꼴이 됐다. ●발길도 끊기고…떨떠름한 주민들 최씨는 “방영 때와 종영 후 1∼2개월까지는 관광객이 꽤 됐지만 그후로는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금산군이 1500만원을 지원해 부리면 독파리에 지어진 ‘대장금’ 세트장은 보존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지만 이를 찾는 관광객 발길은 끊긴 상태다. 신안군은 지난해 SBS드라마 ‘섬마을 선생님’에 7억원을 투자했다가 드라마도 실패하고 주민들로부턴 원성을 샀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 지역이 조직폭력배가 날뛰는 곳으로 그려져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면서 “앞으로 드라마 제작 지원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양주 ‘대장금 테마파크’ 관광명소로 MBC가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 5만여평에 조성한 ‘양주 MBC 문화동산’내 ‘대장금 테마파크’는 방송사가 자치단체에 부담을 안기지 않고 조성, 지역 관광명소가 된 사례다. 1982년 MBC 청룡야구단 연습장으로 확보했다가 사극 ‘허준’‘상도’‘대장금’과 현대물 ‘왕초’‘국희’ 등의 촬영세트를 세웠고 실내 스튜디오 4곳도 시설돼 있다. ‘대장금’이 종영된 후 높았던 인기를 업고 이들 세트장을 철거하지 않고 상설시설로 유지하고 있다. ‘대장금’세트엔 대전·옥사·정자·저잣거리·술도가·수라간 등 촬영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계절별로 음식축제도 열고 있으며, 양주시에서 매주 일요일 양주별산대놀이·소놀이굿·회다지소리·버들소리와 양주농악 등을 번갈아 공연한다. 지난해 12월 유료(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로 개장했지만 월 2만∼3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다녀가 양주시 관내 유적·문화시설 중에서 내방객이 가장 많은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한류열풍을 타고 홍콩·타이완·중국 등 관광객이 인천공항 출국 전 들르는 투어상품의 마지막 경유지가 되고 있다. SBS ‘올인’의 촬영지인 남제주군 성산읍 섭지코지는 방송사가 세트장을 만들어 사용한 후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파손되자 남제주군이 자청해서 30억원을 투입, 완전복원을 앞두고 있다. 2003년 5월부터 일본인 등 관광객이 하루 6000여명 연간 200여만명이 다녀가자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섰기 때문. 지난해 6월부터 1100평의 부지에 연건평 270평의 극중 성당과 러브하우스가 복원됐고 이달말까지 내부 인테리어 시설공사도 끝난다. 내달부터 촬영세트 성당에 일본인 예비부부들을 위한 예식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 지난 15일부터 일본 NHK-TV가 ‘올인’을 방영, 일본인 관광객이 대거 몰릴 전망이다. 양주 한만교·제주 김영주기자 mghann@seoul.co.kr ■ 세트장 성공하려면 자치단체가 지원해 성공한 드라마 세트장은 그리 많지 않다. 세트장이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제대로 된 관광자원이 되려면 각종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오히려 드라마제작사가 직접 세운 세트장이 뜬 경우가 대다수다. 최고의 영상을 뽑아낼 수 있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제작이 편리한 서울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 세트장을 고르기 때문이다. 이들 세트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조건은 어떤 것이었을까. 우선 드라마 자체의 인기다. 시청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는 드라마여야 난립하고 있는 세트장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다. 관광객들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찾아와서도 감탄할 수 있는 자연경관도 뒤따라야 한다. 드라마 촬영지 열풍의 ‘원조’로 여겨지는 SBS ‘모래시계’의 강원도 정동진이 그런 예이다. 숙박시설 등이 들어서 좀 산만해졌지만 당시에는 바다와 간이역이 어우러져 그림을 연상케 했다. 호젓한 운치도 있다. 드라마도 광주민주항쟁 등 민감한 시대를 관통하면서 친구간의 엇갈린 운명을 다뤄 동시대를 산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으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세트장이 관광지 주변에 있으면 흥행(?)에 훨씬 더 유리하다. 보통 드라마가 끝나면 세트장 자체보다는 관광을 겸해서 들르는 여행객이 많기 때문이다.‘겨울연가’의 남이섬이나 춘천,‘올인’의 제주 섭지코지가 이에 해당된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들이다.‘겨울연가’ 촬영지는 별다른 세트 없이도 한류열풍으로 일본 등 외국인들이 몰려와 외화벌이에 한몫했다. 덩달아 내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진 대표적 성공사례다. 제주도는 섭지코지 말고도 MBC ‘대장금’의 남제주군 표선민속촌,SBS ‘봄날’의 북제주군 비양도, 영화 ‘시월애’‘화엄경’과 TV드라마 ‘러빙유’‘여름향기’ 촬영지 북제주군 우도 등이 대부분 명소가 됐다. 접근성도 중요하다. 서울에 있는 드라마제작사가 제작편리를 위해 거리가 가까운 곳에 세트장을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성공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이기 때문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인천은 당연히 드라마제작사들이 탐을 내는 곳이다. 그래서 자연히 지자체가 세트장 건립비를 부담하는 일도 없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인근 섬이 연출자들 사이에 촬영지 ‘헌팅1호’로 꼽힌다. 말이 섬이지 연륙화된 영종도에서 뱃길로 10여분 거리인 데다 섬 정취도 뛰어나 사랑받고 있다. 영종도 남단 무의도에는 하나개해수욕장에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 광명항에 MBC의 ‘김약국의 딸들’ 세트장이 있다. 영종도 북단에 있는 옹진군 북도면 시도에는 KBS ‘풀하우스’,‘슬픈 연가’ 세트장이 잇따라 들어서 한적하기만 하던 이 섬에 관광객들이 서서히 모여들고 있다. 시도 세트장은 옹진군에서 별 의욕을 안 보여 개인이 바다에 인접한 소유부지를 방송사의 요청으로 제공했었다. 영화 ‘실미도’로 이름을 날린 무의도 인근 실미도는 세트장이 철거된 이후에도 주말이면 10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그러나 경북 문경시가 2000년 2월 건립비 일부를 보탠 문경새재 ‘태조 왕건’ 세트장은 ‘불멸의 이순신’,TV문학관 ‘메밀꽃필 무렵’ 등 많은 드라마가 촬영됐지만 추가시설 미비로 식상해지며 관광객이 줄고 문경새재 환경도 파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멸의 이순신’‘해신’과 ‘서동요’ 등은 종영 후 보수·관리비로 연간 1억∼2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한양대 관광학부 김남조 교수는 “드라마가 끝난 뒤 철거비나 보수·관리비가 문제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갖가지 조건을 꼼꼼히 따져 세트장을 유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실험쇼 진짜?진짜!(MBC 오전 9시55분) 목욕탕에서는 음치가 없다?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목욕탕에서는 노래가 더 잘 불러진다고 대답했다. 목욕탕은 물, 높은 습도, 밀폐된 공간이라는 3가지 특징을 가진 곳인데, 이 시간에는 목욕탕을 전격 해부하고 목욕탕과 음치와의 관계를 파헤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독재정권을 청산하고 자유선거로 새 정부가 들어선 인도네시아는 독재정권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만연된 부패와 국정의 비효율로 경제상황이 심각했다. 이에 정부는 빈곤한 농민들을 위해 생활 필수시설인 양수펌프와 수도관,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설, 도로와 교각 건설에 주력했다. ●청소년 원탁토론(EBS 오후 7시10분) 같은 교복을 입더라도 남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하는 청소년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8명이 교복을 고쳐 입는다고 한다. 튀고 싶고, 예뻐 보이고 싶은 학생들은 교복 고치기를 통해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하려 하는데, 이 문제를 토론에 붙인다. ●봄날(SBS 오후 9시45분) 비양도 보건소로 전화를 한 은호는 은섭의 목소리가 들리자 휴대전화를 꺼버린다. 우울해진 은호는 술에 취한 채 다시 전화를 하고, 정은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인다. 은호는 은섭에게 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아 갈 수가 없으니 서울로 돌아오라고 부탁한다. ●드라마시티(KBS2 오후 11시15분) 병원 물리 치료사인 화진은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한 채 혼자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이웃에 사는 문 여사는 유일한 친구이다. 문 여사 때문에 알게 된 세탁소 배달원 승주는 화진에게 새로운 친구로 다가오고, 그 즈음 화진에게 누구 보냈는지 모를 장미와 메일이 전해지는데…. ●도전!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45대 골든벨을 향한 김해고등학교 학생들의 힘찬 도전이 시작된다. 골든벨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은 김해고. 초반부터 대거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50문제와의 승부에서 최후의 1인으로 남은 배순영 학생의 손에 달린 경남 김해고의 명예. 과연 그는 골든벨을 울릴 수 있을까?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8)느림의 財富를 간직한 미완의 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8)느림의 財富를 간직한 미완의 섬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어찌될까.‘시인의 마음’이라면, 두 손도 초록으로 물들 게 분명하다. 그래서 ‘초록빛 바닷물’은 오랫동안 인기 동요로 불려지는 게 아니겠는가. 그러나 ‘현실의 바다’에서 순진무구한 초록빛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바다처럼 오묘한 빛깔의 원천이 있을까. 바다는 시시각각 변한다. 칠면조나 카멜레온의 변신 차원이 아니다.‘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처럼 ‘바다의 변신도 무죄’라고나 할까. 아침의 짙은 해무, 한낮의 강렬한 태양, 저녁의 노을진 풍광, 게다가 험악한 파도, 심지어는 적조같이 붉게 오염된 해양 조건까지 개입하여 변화무쌍한 신화를 낳는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려왔지만 한결같은 바다는 없다. 색깔이 가장 아름다운 우리 바다를 꼽으라면 어딜 들까? 아름다움의 기준 자체가 애매한지라 결론이 쉽지 않다. 같은 바다라도 앞에 든 이유 때문에 늘상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꼭 집어서’ 말하라면 필자는 제주도에 딸린 작은 섬 비양도를 먼저 떠올린다. 바다의 색이 투과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초보적 과학지식이다. 빛의 파장과 흡수 정도에 의해 바다의 색깔이 결정된다. 수심 10m 이내에서 대부분의 빛은 흡수되며 미생물이나 부유물질이 많은 경우에는 감소된다. 햇빛은 스펙트럼을 통해서 보면 무지개색이다. 빨강이 가장 먼저 흡수되며(보통 수심 5m 이내), 가장 늦게 파랑이 흡수된다. 그래서 바다는 파랗다. ●햇빛이 흰모래빛과 어우러져 오묘한 빛 탄생 그러나 파란색조차도 수심 70여m에 이르면 모두 흡수되고 만다. 수심 1000m가 넘는 독도 근해가 검정에 가까운 검푸른색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비양도는 왜 ‘전국 최고의 초록빛 바다’를 늘상 유지하고 있을까. 협재를 다녀간 이들은 건너편에 보이는 비양도까지 5m 내외의 얕은 바다가 이어짐을 기억하리라. 까만 용암이 많은 여느 제주 바다와 달리 고운 모래밭의 천해(淺海)다. 빛의 파장이 흰모래빛과 어우러져 오묘한 빛깔을 탄생시켰다. 흡사 신이 현현(顯現)하는 듯, 에메랄드빛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천혜의 바다 빛깔이니, 경관 가치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바다이리라. 관해(觀海)의 미학에서 그동안 너무 자주 바다 빛깔의 경관이 무시돼 왔다. 외국에서는 바다빛 고운 해변에 친수공간, 이른바 워터프런트(Water front)를 조성하여 바다를 바라보게 하는 것만으로 떼돈을 벌어들이곤 한다. 이런 점에서 협재에서 비양도에 이르는 물목은 엄청난 경관적 재부(財富)를 지닌 곳이 아닐 수 없다. 가오리 형상의 비양도(飛揚島)는 글자 그대로 ‘날아온 섬’. 비양도 소개 책자에는 ‘천년의 섬 비양도’라고 적혀 있다.‘산이 바다 가운데서 솟았다. 산의 네 구멍이 터지고 붉은 물을 5일 동안이나 내뿜다가 그쳤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고려 목종5년(1002) 기록 때문이리라. 그러나 산견되는 신석기 유적으로 미뤄 불과 천년 전 화산 폭발로 이 섬이 생겼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본디 있던 섬에서 다시 화산이 폭발해 오늘과 같은 화산섬이 조성되었음직하다. 비양도를 가자면 아침 9시 정각에 한림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을 타야 한다. 불과 20여분이면 닿는다. 거리는 짧아도 작은 섬인지라 교통 편한 제주도 같지 않다. 피서철에는 자주 배편이 있다지만 늦가을 아침 그 배에는 필자를 포함, 고작 다섯명이 탔을 뿐이다. 겨울철에는 손님 한두 명을 태우고 운항하기도 예사다. 당국의 지원 없이는 운항 자체가 불가능한 항로다. 섬을 한 바퀴 돌았다. 대형 화산탄이 즐비한 해변에는 큰자재여, 구븐들, 밧서비녀, 안서비녀 등의 여, 애기업개돌 같은 용암굴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화산 등성이에 밭은 없고 갈대만 우거져 있어 식량 마련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섬으로 떠나오기 전날 밤,“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런데 먹고살기는 척박한 섬이니 제대로 보고 오세요.”라며 이런저런 사람을 소개시켜 주던 오승국(4·3연구소 사무총장) 시인의 말이 생각났다. ●밀물에 수위 줄고 썰물에는 높아지는 염습지 ‘펄낭’ 비양도 경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염습지인 ‘펄낭’이다. 바닥으로 바닷물이 스며 형성된 ‘펄낭’은 조수운동과 반대로 밀물에는 수위가 줄고 썰물에는 높아진다.‘펄낭’의 끝에는 마을 본향당이 있어 비양도 사람들이 ‘펄낭’을 얼마나 신성스럽게 여기는지를 말해 준다. 염습지의 소금기가 배어들 만한 용암에는 신목인 사철나무가 서있어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사철나무의 녹색과 검정 용암의 강렬한 대조는 모진 풍토에서 살아남은 생명의 힘 그 자체이다. 오죽하면 마을민이 공동체의 신목으로 모셔 왔을까. 비양도 신목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근을 지나는 배들이 일부러 찾아들어와 인사를 드리고 가는 순례 코스였다. 본 마을이 형성된 앞개포구까지 걸어 왔는데도 한 시간이 안 걸렸으니 작은 섬이다. 비양봉을 올랐다. 불과 30여분이면 오르는데, 한림항은 물론이고 자잘한 오름들, 그리고 한라산 정봉이 성큼 다가선다. 한라산이야 제주도 어디서나 보이지만, 이처럼 제주도에 딸린 섬에서 바라보는 멋이 색다르다. ●피서철 빼면 찾아들 음식점 없어 끼니 거를 판 비양봉 정상에는 무인등대가 있어 밤새워 신호를 내보낸다. 푹 꺼진 분화구 너머 초록빛 바다가 한눈에 잡힌다. 펄낭의 좁고 긴 물매, 앞개포구의 고즈넉한 풍경, 한림항의 조금은 번잡스러운 풍경이 모두 들어온다. 지금은 잠든 쌍둥이 분화구가 다시 폭발할 것 같은 백일몽에 빠져든다. 등대 옆 풀밭에서 팔베개를 하고 누우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섬의 시간이란 이렇듯 무한대다. 시간은 충분하다. 오후 3시30분이 되어야 배가 나가므로 작은 섬에서 남은 건 시간뿐이다. 번잡스러운 음식점이 많은 곳이라면 대개는 질펀한 술판에 끼어들어 거하게 잔을 나누며 시간을 때우기 십상이지만 이곳에는 피서철 빼면 찾아들 음식점도 없어 끼니를 거를 판이다. 우리들의 여행이란 늘상 과보호, 과식, 가속도 등으로 점철되어 이렇듯 한가한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섬의 시간’,‘느림의 시간’을 배울 양이면 어느 섬에서건 해산(海山) 정상에 올라 1∼2시간쯤 누워 있다가 내려오길 권한다. 비양도는 물이 없는 섬이다. 오로지 빗물에만 의존해서 살았다. 빗물조차도 금세 밑으로 빠지는 화산토인지라 본섬에서 가져온 질흙을 다져서 빗물을 모았다. 닭똥 같은 오물이 이 물에 섞여 온갖 풍토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 없는 섬의 삶이란 참으로 절박하다. 조금 전까지의 초록빛 예찬과는 판이한 현실이다. 다행히 1965년, 해역사령부가 나서 협재에서 이곳으로 해저파이프를 연결, 식수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오죽 큰 사건이었으면 포구에 송덕비까지 세워 식수가 들어오게 된 역사적 내력을 각인시켰을까. 고종13년(1876)에 서(徐)씨 일가가 처음 이 섬에 입도했다고 전해 온다. 재미있는 점은 ‘펄낭’의 본향당 주신(主神)이 건너편 금릉에서 갈라졌다는 당(堂)의 내력이다. 금릉당은 임씨하르방이고 비양도당은 김씨할망이란다. 금릉당과 비양도당이 ‘도채비불’이 되어 예의 그 ‘초록빛 바다’쯤에서 만나 빛을 발하곤 한단다. 하르방과 할망이 데이트를 하는 셈이다. 이 전설은 금릉에서 최초로 누군가가 비양도로 입도한 역사를 말해 줌이 아닐까. 당의 갈래퍼짐을 통하여 유사무서(有史無書)의 역사를 알 수 있으니, 섬 민중의 역사란 어느 곳에서나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한즉 어느 섬에 가서나 ‘섬 무지랭이’들에게 기록 없음을 탓하지 말 것이며, 기록만으로 섬의 역사를 함부로 재단할 일도 못된다. ●감태가 무성함은 물고기집이 많다는 증거 포구에서는 주민들이 말린 감태를 묶고 있다. 올해는 태풍으로 감태가 많이 밀려와 제법 풍년이란다. 일제시대는 폭약 재료로 쓰였으며, 지금은 의약품에 쓰이는 감태는 사실 ‘물고기의 숲그늘’이다. 비양도 주변에 감태밭이 무성함은 그만큼 물고기집이 많다는 증거이리라. 작년에는 60㎏에 6만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3만 8000원에 불과하다며 볼멘소리들이다. 바다의 삶이란 늘 그렇다. 풍어기에는 가격이 떨어져 속상하고, 흉어기에는 고기가 안 잡히지만 대신 값이 올라 그런대로 버틸 만하다. 횟집에 가격표 대신 ‘시가(時價)’라고 쓰여 있는 것도 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여름 한철, 한치와 갈치잡이가 주업이다. 잠녀 물질로 거둬들이는 전복, 오분작, 소라 등도 중요한 산물이다. 물론 제대로 된 전복이 잡힐 리 없다. 어장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다. 비양도를 마주보는 제주도 서북해안의 월령 귀덕 협재 웅포 한림 금릉 수원 한수리 용운동 등 아홉 어촌계가 ‘관행’을 내세워 이곳에서 대대적으로 어패류를 채취하기 때문. 무인도 시절부터 비양도를 주어장으로 조업하던 이들 아홉 마을에서 100년 이전의 관행을 내세워 공동어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관습법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바, 비양도에서도 지난 100여년의 관행이 현실의 법이다. 수백년간 지속되어 온 관행 어법의 역사적 권한이 존재한 뒤에 이 섬마을이 형성된 결과이리라. 그런즉 협재쯤에서 ‘초록빛 바닷물’만 보고서 물장구치다 돌아가는 사람들이 어찌 비양도의 진실을 알 수 있겠는가. 비양도는 가난한 섬이다. 그러나 떠나오는 뱃전에서 다시 필자를 감동시킨 사실을 확인했으니, 그것은 비양도에 차가 한대도 없다는 것이다. 차가 없는 섬! 바로 우리가 꿈꾸던 유토피아 아닌가. 초록빛 바닷물에 차까지 없는 섬 비양도는 확실히 ‘빠름’보다 ‘느림’의 재부를 잘 간직한 ‘미완의 섬’이다.
  •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제주 휴가의 최대 강점은 여유로움이 보장된다는 점. 항공편이 한정돼 있어 성수기에도 번잡스러운 곳이 거의 없다. 에메랄드빛 해변과 울창한 숲에서의 휴식,이색 레포츠 체험 등으로 2박3일 제주 휴가 일정을 짜보았다. #첫째날 오후 제주에 닿은 첫날.우선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다.바다에 빠져 놀고,아이들과 함께 조개도 잡았으면 좋겠다.공항을 나와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몰고 성산으로 내달린다.일출봉을 지나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곳,바로 종달리해변이다.이곳은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해안에서 200m 이상 바다쪽으로 들어가도 물이 허벅지를 넘지 않는다.고운 모래가 깔린 바닥을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손으로 바닥을 몇번 뒤적이면 어김없이 조개가 손가락에 걸린다.고동,골뱅이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것부터 이름도 모르는 갖가지 조개가 잡힌다.손에 걸리는 느낌이 가장 묵직한 것은 길쭉한 맛조개.등산 가서 산삼이라도 캔 기분이다. #둘째날 오늘은 본격적으로 에메랄드빛 제주의 바다에 몸을 맡겨볼까.물빛이 가장 예쁜 해수욕장으로는 제주 서부의 협재해수욕장과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을 꼽을 만하다.해수욕과 더불어 하루쯤 즐기기엔 우도가 안성맞춤. 성산포에서 배를 타면 15분만에 우도 천진항에 도착,다시 순환버스를 타면 우도봉,검멀레해수욕장 등을 거쳐 산호사해수욕장에 닿는다.이름 그대로 산호가루가 쌓여 생긴 해변.영화 ‘시월애’가 촬영됐던 곳이다. 물속은 모래를 한 알 한 알 셀 수 있을 정도로 맑다.백사장 중간중간에 펼쳐진 검은 빛의 화산암,옥이 녹아내린 듯한 물빛이 어우러져 진귀한 바다풍경을 연출한다. 해변의 ‘빨강머리앤의 집’은 산호사해수욕장의 액세서리.만화영화속의 주인공 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초록지붕이 인상적이다.건물 1층에선 전세계의 유명 인형과 초콜릿을 전시 판매한다.2층 객실에선 숙박이 가능하다. #셋째날 서늘한 오전엔 좀 다이나믹한 체험을 한번 해볼까.요즘 제주에서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른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를 즐겨보자. 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다. ATV는 타기 쉽다.10분 정도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헬멧과 가슴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갖추고 나면 준비 끝.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기면서 전진하다 보면 이내 익숙해진다.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혼자 탈 수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으로,스릴 만점이다.요금은 거리에 따라 2만 5000원부터 7만원까지. 성읍마을 입구의 ‘제주조이’(711-8555)를 비롯,한라산 기슭의 ‘한라ATV’(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에서 탈 수 있다. 오후엔 시원한 계곡을 찾아 ATV를 타며 흘린 땀을 식혀보자.성읍마을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20분쯤 내달리면 서귀포시 상효동에 이르러 돈네코계곡이 나온다.사스레피나무 등 난대 상록수림이 계곡 양편을 울창하게 덮고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고 맑은 물이 흐르고,주변경관 또한 빼어나 물맞이를 비롯한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다.문의 돈내코유원지 관리사무소(733-1584).서귀포시 관광진흥과(735-354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여기서 묵어요 제주는 펜션의 천국이다.휴가철 성수기엔 펜션이 다 차야 호텔이나 여관도 손님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깔끔한 시설과 쾌적하고 시원한 전망 때문에 선호된다.다음은 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가 가족여행객을 위해 추천하는 베스트펜션 4. ☆ 재즈마을(www.jazzvillage.co.kr) 중문단지 근처에 최근 들어선 목조펜션으로 조용한 숲속에서 이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이색숙소.23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와 15평형의 객실내부가 고급스럽다.더왈츠,노래하는 산호,재즈시네마,푸른지붕 등 신생 숙소들이 작은 공동체 마을(재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738-9300∼9303,738-4478. ☆ 포시즌(www.fourseason365.com) 서귀포 범섬 앞에 위치한 신생 펜션으로 탁트인 바다전망이 좋다.15평,22평,27평,32평형 등 다양한 객실평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요금은 평형별로 15만∼25만원.732-5222. ☆ 섬뜰(www.sd.jeju.kr) 제주시 용두암 해안도로에 위치한 숙소로 공항근처 숙소를 원하는 여행객에게 좋다.12평 11만원(2인 기준),15평 14만원(4인 기준) 738-6638. ☆ 드림힐 펜션(www.jejudreamhill.co.kr) 중문단지 근처에 위치한 가족펜션으로 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강점.11평 10만원(2인 기준),23평 20만원(6인 기준),25평 22만원(6인 기준).738-6638. ■물회 맛 꼭 보세요 제주의 여름 먹을거리는 다양하다.그중에서도 자리돔,한치,해삼 등을 숭숭 썰어 된장을 풀어서 맛을 내는 물회가 으뜸.가격도 5000∼7000원으로 저렴한 편.자리물회는 제주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여름 보양식.뼈째 씹히는 자리돔 육질의 촉감이 일품이다.한치,해삼물회는 자리돔의 가시 때문에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물회 잘하는 집 도라지식당(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정문 앞 722-3142),유리네식당(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앞·748-0890),어진이네(서귀포시 보목동 서귀포방송국중계소 입구·732-7442),아미식당(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초등학교 옆·738-9221). ■패키지로 떠나요 항공사들이 성수기 항공요금을 대폭 올려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대장정여행사(www.djj.co.kr)가 항공편과 고급펜션,렌터카(뉴EF쏘나타 54시간)를 묶은 2박3일 상품을 30만원(성인 1인)에 판매한다.숙소와 렌터카만 필요한 경우 가족당 38만 4000(2인)∼52만 4000원(4인).문의 1577-4241. 제주탑여행사는 펜션(15,20평)과 뉴EF쏘나타 54시간을 묶은 2박3일 상품을 50만 2000∼58만 2000원에 판매.749-9000. ■제주를 즐기는 7가지 방법 (1) 비양도 ● 특징 고려 목종(1002년)때 화산 폭발로 생긴 작은 섬.화산재와 다양한 모양의 화산암이 섬 전체에 널려 있다.나즈막한 비양봉(114m)에 오르면 제주의 반쪽인 남제주가 한 눈에 들어오고,섬 주변 해안가를 따라 산책이나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과 오후 2회 비양도행 배가 있다.796-2518. ● 숙식 비양도와 마주 보고 있는 협재해수욕장 옆의 ‘상록가든’(796-8700)의 흑돼지 구이. ● 들를만한곳 협재해수욕장. (2) 곽지해수욕장(북제주군 애월읍 곽지리) ● 특징 산호빛 백사장이 곱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해안 곳곳에서 지하수가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해변 한쪽에 방파제처럼 쌓아놓은 돌그물이 있는데,밀물때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었다가 썰물때 잡는다. ● 숙식 애월 해안도로변의 통나무형 우뚜리펜션(799-2200) 10만∼23만원,전망과 음식맛이 뛰어난 바다동굴횟집(796-9967). ● 들를 만한 곳 조랑말공연장 (3) 김녕해수욕장(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 ● 특징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작고 고즈넉한 제주 북부의 해변.검은빛 화산암과 어우러진 흰 모래사장이 압권이다.수심이 낮고 물이 맑다. ● 숙식 해안가의 ‘펜션 시실리’(783-2887),‘씨월드펜션’(784-7447).12만∼20만원.오조리 ‘해녀의집’의 전복죽 1만원. ● 들를 만한 곳 김녕미로공원,만장굴 (4) 하도리해변(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 특징 종달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 앞에 있다.인근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을거리와 돗자리는 필수. ● 숙식 펜션 해뜨는 집(784-8812) 숙박료는 평형별로 7만∼12만원.해뜨는식당(782-3380)의 성게국은 8000원. ● 들를 만한 곳 성산 일출봉 (5) 차귀도(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 특징 대섬과 지실이섬,와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갖가지 모양의 바위들과 부드러운 초원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멋지다.섬에 들어갈 땐 낚싯대도 하나쯤 들고 가자.제주에서 입질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 찾아가는 길 자구내 포구에서 섬까지 소형 어선을 빌려 타고 가야 한다.8명이 탈 수 있는 낚싯배 임대료는 1시간에 4만원.배에는 낚시도구도 갖춰져 있다. ● 숙식 포구 인근 ‘섬풍경리조트’(726-8811))는 차귀도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펜션.2인1실 7만원,4인1실 12만원.낚시로 잡은 고기를 선착장 앞 ‘수용횟집’(773-2288)에 가져가면 회,튀김,매운탕으로 요리해 준다.1인당 5000원. ● 들를 만한 곳 분재예술원 (6) 남원큰엉 산책로(남제주군 남원읍) ● 특징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 왼쪽에 끼고 걸을 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가족끼리 오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숙식 남제주의 비취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 올리브하우스,별주부전(064-764-8899)의 해물뚝배기(8000원),흑돼지양념구이(9000원). (7) 신양해수욕장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 특징 각종 영화와 드라마,CF 촬영지인 섭지코지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수심이 낮고,모래가 고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에 적당하다.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백사장이 매력 만점.승마체험장에서 말을 빌려 해변을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김녕,구좌,성산일출봉을 지나 신양해수욕장에 닿는다. ● 숙식 성산포 오조리 해안가의 ‘오조해녀의집’(784-0893)의 전복죽 1만원,객실에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펜션 ‘해뜨는집’(784-8812) 7∼12만원. ●들를만한 곳 성산일출봉,미천굴 ˝
  •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그섬에 가고싶다] 제주도

    제주 휴가의 최대 강점은 여유로움이 보장된다는 점. 항공편이 한정돼 있어 성수기에도 번잡스러운 곳이 거의 없다. 에메랄드빛 해변과 울창한 숲에서의 휴식,이색 레포츠 체험 등으로 2박3일 제주 휴가 일정을 짜보았다. #첫째날 오후 제주에 닿은 첫날.우선 시원한 바다가 보고 싶다.바다에 빠져 놀고,아이들과 함께 조개도 잡았으면 좋겠다.공항을 나와 미리 예약해 둔 렌터카를 몰고 성산으로 내달린다.일출봉을 지나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이는 곳,바로 종달리해변이다.이곳은 해수욕장이라기보다는 조개잡이 체험장으로 더 알려져 있는 곳.해안에서 200m 이상 바다쪽으로 들어가도 물이 허벅지를 넘지 않는다.고운 모래가 깔린 바닥을 밟는 촉감이 부드럽다.손으로 바닥을 몇번 뒤적이면 어김없이 조개가 손가락에 걸린다.고동,골뱅이처럼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것부터 이름도 모르는 갖가지 조개가 잡힌다.손에 걸리는 느낌이 가장 묵직한 것은 길쭉한 맛조개.등산 가서 산삼이라도 캔 기분이다. #둘째날 오늘은 본격적으로 에메랄드빛 제주의 바다에 몸을 맡겨볼까.물빛이 가장 예쁜 해수욕장으로는 제주 서부의 협재해수욕장과 우도의 산호사해수욕장을 꼽을 만하다.해수욕과 더불어 하루쯤 즐기기엔 우도가 안성맞춤. 성산포에서 배를 타면 15분만에 우도 천진항에 도착,다시 순환버스를 타면 우도봉,검멀레해수욕장 등을 거쳐 산호사해수욕장에 닿는다.이름 그대로 산호가루가 쌓여 생긴 해변.영화 ‘시월애’가 촬영됐던 곳이다. 물속은 모래를 한 알 한 알 셀 수 있을 정도로 맑다.백사장 중간중간에 펼쳐진 검은 빛의 화산암,옥이 녹아내린 듯한 물빛이 어우러져 진귀한 바다풍경을 연출한다. 해변의 ‘빨강머리앤의 집’은 산호사해수욕장의 액세서리.만화영화속의 주인공 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초록지붕이 인상적이다.건물 1층에선 전세계의 유명 인형과 초콜릿을 전시 판매한다.2층 객실에선 숙박이 가능하다. #셋째날 서늘한 오전엔 좀 다이나믹한 체험을 한번 해볼까.요즘 제주에서 승마 못지않은 인기 레포츠로 떠오른 사륜 오토바이크인 ATV를 즐겨보자. 울퉁불퉁한 제주의 들판을 오르락내리락,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스릴과 재미가 요즘 사람들의 구미에 딱 맞는다. ATV는 타기 쉽다.10분 정도 간단한 조작술을 배우고 헬멧과 가슴보호대 등 안전장구를 갖추고 나면 준비 끝.엄지손가락으로 손잡이 바로 아래 달려 있는 액셀러레이터를 조금씩 당기면서 전진하다 보면 이내 익숙해진다.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혼자 탈 수 있다.속도는 시속 30∼40㎞ 정도.하지만 체감속도는 60㎞ 이상으로,스릴 만점이다.요금은 거리에 따라 2만 5000원부터 7만원까지. 성읍마을 입구의 ‘제주조이’(711-8555)를 비롯,한라산 기슭의 ‘한라ATV’(794-5577),산방산 인근의 ‘산바다ATV’(794-0117),중문의 ‘X-존 스포츠’(738-4500) 등에서 탈 수 있다. 오후엔 시원한 계곡을 찾아 ATV를 타며 흘린 땀을 식혀보자.성읍마을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20분쯤 내달리면 서귀포시 상효동에 이르러 돈네코계곡이 나온다.사스레피나무 등 난대 상록수림이 계곡 양편을 울창하게 덮고 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얼음같이 차고 맑은 물이 흐르고,주변경관 또한 빼어나 물맞이를 비롯한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다.문의 돈내코유원지 관리사무소(733-1584).서귀포시 관광진흥과(735-3544).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여기서 묵어요 제주는 펜션의 천국이다.휴가철 성수기엔 펜션이 다 차야 호텔이나 여관도 손님이 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깔끔한 시설과 쾌적하고 시원한 전망 때문에 선호된다.다음은 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여행사’가 가족여행객을 위해 추천하는 베스트펜션 4. ☆ 재즈마을(www.jazzvillage.co.kr) 중문단지 근처에 최근 들어선 목조펜션으로 조용한 숲속에서 이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이색숙소.23평형의 복층 펜트하우스와 15평형의 객실내부가 고급스럽다.더왈츠,노래하는 산호,재즈시네마,푸른지붕 등 신생 숙소들이 작은 공동체 마을(재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738-9300∼9303,738-4478. ☆ 포시즌(www.fourseason365.com) 서귀포 범섬 앞에 위치한 신생 펜션으로 탁트인 바다전망이 좋다.15평,22평,27평,32평형 등 다양한 객실평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여행객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다.요금은 평형별로 15만∼25만원.732-5222. ☆ 섬뜰(www.sd.jeju.kr) 제주시 용두암 해안도로에 위치한 숙소로 공항근처 숙소를 원하는 여행객에게 좋다.12평 11만원(2인 기준),15평 14만원(4인 기준) 738-6638. ☆ 드림힐 펜션(www.jejudreamhill.co.kr) 중문단지 근처에 위치한 가족펜션으로 중문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전망이 강점.11평 10만원(2인 기준),23평 20만원(6인 기준),25평 22만원(6인 기준).738-6638. ■물회 맛 꼭 보세요 제주의 여름 먹을거리는 다양하다.그중에서도 자리돔,한치,해삼 등을 숭숭 썰어 된장을 풀어서 맛을 내는 물회가 으뜸.가격도 5000∼7000원으로 저렴한 편.자리물회는 제주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여름 보양식.뼈째 씹히는 자리돔 육질의 촉감이 일품이다.한치,해삼물회는 자리돔의 가시 때문에 거북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먹기에 좋다. 물회 잘하는 집 도라지식당(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정문 앞 722-3142),유리네식당(제주시 연동 신제주 주택은행 앞·748-0890),어진이네(서귀포시 보목동 서귀포방송국중계소 입구·732-7442),아미식당(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초등학교 옆·738-9221). ■패키지로 떠나요 항공사들이 성수기 항공요금을 대폭 올려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다.대장정여행사(www.djj.co.kr)가 항공편과 고급펜션,렌터카(뉴EF쏘나타 54시간)를 묶은 2박3일 상품을 30만원(성인 1인)에 판매한다.숙소와 렌터카만 필요한 경우 가족당 38만 4000(2인)∼52만 4000원(4인).문의 1577-4241. 제주탑여행사는 펜션(15,20평)과 뉴EF쏘나타 54시간을 묶은 2박3일 상품을 50만 2000∼58만 2000원에 판매.749-9000. ■제주를 즐기는 7가지 방법 (1) 비양도 ● 특징 고려 목종(1002년)때 화산 폭발로 생긴 작은 섬.화산재와 다양한 모양의 화산암이 섬 전체에 널려 있다.나즈막한 비양봉(114m)에 오르면 제주의 반쪽인 남제주가 한 눈에 들어오고,섬 주변 해안가를 따라 산책이나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 찾아가는 길 한림항에서 오전과 오후 2회 비양도행 배가 있다.796-2518. ● 숙식 비양도와 마주 보고 있는 협재해수욕장 옆의 ‘상록가든’(796-8700)의 흑돼지 구이. ● 들를만한곳 협재해수욕장. (2) 곽지해수욕장(북제주군 애월읍 곽지리) ● 특징 산호빛 백사장이 곱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해안 곳곳에서 지하수가 용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해변 한쪽에 방파제처럼 쌓아놓은 돌그물이 있는데,밀물때 들어온 물고기를 가두었다가 썰물때 잡는다. ● 숙식 애월 해안도로변의 통나무형 우뚜리펜션(799-2200) 10만∼23만원,전망과 음식맛이 뛰어난 바다동굴횟집(796-9967). ● 들를 만한 곳 조랑말공연장 (3) 김녕해수욕장(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 ● 특징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작고 고즈넉한 제주 북부의 해변.검은빛 화산암과 어우러진 흰 모래사장이 압권이다.수심이 낮고 물이 맑다. ● 숙식 해안가의 ‘펜션 시실리’(783-2887),‘씨월드펜션’(784-7447).12만∼20만원.오조리 ‘해녀의집’의 전복죽 1만원. ● 들를 만한 곳 김녕미로공원,만장굴 (4) 하도리해변(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 특징 종달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5분 정도 달리면 나온다.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 앞에 있다.인근에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을거리와 돗자리는 필수. ● 숙식 펜션 해뜨는 집(784-8812) 숙박료는 평형별로 7만∼12만원.해뜨는식당(782-3380)의 성게국은 8000원. ● 들를 만한 곳 성산 일출봉 (5) 차귀도(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 특징 대섬과 지실이섬,와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갖가지 모양의 바위들과 부드러운 초원 등이 어우러진 풍광이 멋지다.섬에 들어갈 땐 낚싯대도 하나쯤 들고 가자.제주에서 입질이 좋은 곳으로 손꼽힌다. ● 찾아가는 길 자구내 포구에서 섬까지 소형 어선을 빌려 타고 가야 한다.8명이 탈 수 있는 낚싯배 임대료는 1시간에 4만원.배에는 낚시도구도 갖춰져 있다. ● 숙식 포구 인근 ‘섬풍경리조트’(726-8811))는 차귀도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황홀한 낙조를 볼 수 있는 펜션.2인1실 7만원,4인1실 12만원.낚시로 잡은 고기를 선착장 앞 ‘수용횟집’(773-2288)에 가져가면 회,튀김,매운탕으로 요리해 준다.1인당 5000원. ● 들를 만한 곳 분재예술원 (6) 남원큰엉 산책로(남제주군 남원읍) ● 특징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철썩철썩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 왼쪽에 끼고 걸을 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오른편엔 신영영화박물관의 이국적 풍광이 분위기를 띄운다.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가족끼리 오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숙식 남제주의 비취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펜션 올리브하우스,별주부전(064-764-8899)의 해물뚝배기(8000원),흑돼지양념구이(9000원). (7) 신양해수욕장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 특징 각종 영화와 드라마,CF 촬영지인 섭지코지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수심이 낮고,모래가 고와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기에 적당하다.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백사장이 매력 만점.승마체험장에서 말을 빌려 해변을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김녕,구좌,성산일출봉을 지나 신양해수욕장에 닿는다. ● 숙식 성산포 오조리 해안가의 ‘오조해녀의집’(784-0893)의 전복죽 1만원,객실에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펜션 ‘해뜨는집’(784-8812) 7∼12만원. ●들를만한 곳 성산일출봉,미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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